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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들, “내년엔 우리 지역으로 관광 오세요”…너도 나도 ‘2025년 지역 방문의 해’ 운영

    지자체들, “내년엔 우리 지역으로 관광 오세요”…너도 나도 ‘2025년 지역 방문의 해’ 운영

    자치단체들이 ‘2025년 지역 방문의 해’ 행사 개최에 잇따라 나서기로 하면서 관광객 유치전이 후끈 달아 오를 전망이다. 경북도는 지난 11일 경주 더케이 호텔에서 ‘2025 경북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선포식에는 22개 시군 단체장과 관광업체, 세계여성한인회장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도는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관광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방침이다. 2025년 관광객 1억명과 관광객 3일 이상 체류 및 100% 재방문, 관광 수입 5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경북을 경험할 시간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슬로건(It‘s time to Gyeongbuk)도 공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사업 성과를 위해 고부가가치 관광콘텐츠 확충과 세계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 마케팅, 스마트 관광도시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라며 “특히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관광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 경북이 글로벌 10대 관광도시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관광객 4000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 ‘2025∼2026년 충남 방문의 해’로 지정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2025년 관광객 4000만 명, 2026년 5000만 명 시대를 열 계획이다. 충남 방문의 해 슬로건은 ‘충남이면 충분해’로 결정됐다. 도는 이에 앞서 올해를 ‘사전 충남 방문의 해’로 삼고,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는 충남 방문의 해 선포식과 사전 콘서트를 열고 12월에는 범도민 홍보단을 발족한다. 지난해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한 인천시는 오는 18일 경원재에서 ‘2025~2026 재외동포 인천 교류·방문의 해’ 선포식을 개최한다. 앞서 시는 이달 3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여해 ‘2025~2026 재외동포 인천 교류·방문의 해’를 알리는 홍보부스를 운영한 바 있다. 제주도는 오는 19일 제주목 관아에서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선포한다. ‘신화의 섬 제주, 그 유산의 빛, 신들이 사라졌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선포식에서는 내년에 운영될 제주유산 활용의 새로운 모델을 소개한다. 올해 개발된 2개의 스토리텔링과 4개의 유산 활용 코스도 공개된다. 이 밖에 경남 사천시와 산청·남해군, 전북 임실군, 충남 태안군 등도 보다 많은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년을 지역 방문의 해로 지정, 적극적인 운영에 나서기로 했다. 11일 경북 경주 더케이 호텔에서 ‘2025 경북방문의 해’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관광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방침이다.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한국경제를 보라, 가장 놀라운 성공 사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한국경제를 보라, 가장 놀라운 성공 사례”

    “한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경제적 성공담을 이룬 나라 중 하나입니다.” 국가 간 경제발전에 차이를 가져온 정치·경제적 제도 요인을 연구한 공로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 “바람직한 제도에 기반해 이뤄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한목소리로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현재 한국 경제는 고령화, 대기업 집중 등 어려운 당면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론 아제모을루(57)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대학 측이 주최한 온라인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에 대한 질의에 “남북한은 제도의 역할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남북한은 분단되기 이전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서로 다른 제도 속에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격차가 열 배 이상으로 벌어진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발전이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면서 “한국의 민주화 과정은 매우 어려웠지만, 한국은 민주화 이후 성장 속도를 더 높였고 성장 방식도 더 건강하게 이뤄졌다”라고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사이먼 존슨(61) MIT 교수는 아제모을루 교수와 함께 한 공동 회견에서 자신의 배우자가 한국계라고 소개한 뒤 “쉬운 여정이 아니었고 오늘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는 훨씬 나은 상태이며 다른 나라들이 이룬 것에 비해 놀라운 성취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지향하게 만들어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64) 미 시카고대 교수도 “한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경제적 성공담을 이룬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지난 50년간 한국의 성장을 일궈온 성장 모델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한국 경제가 극복해야 할 당면 과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급속한 고령화를 겪은 국가들은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새로운 생각 및 기술에 대한 개방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경쟁 압력을 통해 도전에 대처하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한에 대해선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북한에 대해선 큰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 북한 시스템은 현시점에서 여전히 굳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존슨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좋은 제도가 포용적인 성장을 가져오고 더 많은 사람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고 해서 지배층이 그런 제도를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제도가 국가별 경제 번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공로로 아제모을루, 존슨, 로빈슨 교수 등 3인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세 사람은 국가 간 불평등과 빈부 차에 천착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례에도 주목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지한파’로 꼽히기도 한다. 아제모을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는 국내에서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사회제도에서 찾고 있는 책이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함께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꼽은 책이기도 하다.
  • 뉴진스 하니 “혼자 국감 출석”…‘하이브 따돌림’ 증언한다

    뉴진스 하니 “혼자 국감 출석”…‘하이브 따돌림’ 증언한다

    뉴진스 하니(20·본명 하니 팜)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환노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지방고용노동청 등 고용노동부 소속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하니는 지난 9일 팬들과의 소통 앱에서 “결정했다. 국회에 나갈 거다. 국정감사에 혼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을 향해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나 스스로와 멤버들을 위해서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버니즈’(뉴진스 팬덤) 위해서 나가기로 정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하니는 지난달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산하 타 레이블 소속 걸그룹의 매니저로부터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이런 행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인지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하니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인지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5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는데 연예인의 경우 일반 직원이 아니라 계약을 맺고 일하는 개인사업자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갑질119는 하니의 주장을 토대로 이번 사안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직장갑질119는 “매니저가 하니의 인사를 무시하고 다른 이들에게 뉴진스 맴버들의 인사를 무시할 것을 주문했다면 이러한 행동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는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도 증인으로 참석한다. 국회는 하니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고, 김주영 대표에겐 이에 대한 대응이 부실한 이유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국회는 출입기자단 공지에서 “회의장 질서유지 및 증인, 참고인의 신변 보호 등을 위해 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현장 취재가 제한된다”며 양해를 구했다.
  • 김정은, 무인기 침투에 군 고위간부들 소집…“강경 군사입장 표명”

    김정은, 무인기 침투에 군 고위간부들 소집…“강경 군사입장 표명”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군 고위간부들을 소집해 ‘무인기의 평양 침투’ 사건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결정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지난 14일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노광철 국방상, 조춘룡 군수담당 당 비서, 리영길 총참모장, 리창호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겸 정찰총국장, 리창대 국가보위상 등이 참석했다. 신문은 총참모부 포병국과 탐지전자전국을 비롯한 주요국 지휘관들이 참석했다고도 전해 군 고위간부 대부분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리창호 정찰총국장은 ‘적들의 엄중한 공화국 주권침범 도발 사건에 관한 종합분석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리영길 총참모장이 대응군사행동계획을 보고했다. 노광철 국방상은 군사기술장비 현대화 대책에 대한 보고를, 조춘룡 당 군수공업담당 비서가 무장장비 생산 실적에 대한 보고를, 리창대 국가보위상은 정보작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맡았다. 신문은 보고를 청취한 김 총비서가 각 보고에 반영된 자료와 대책적 의견들에 대한 평가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총참모부가 진행한 사업의 내용과 주요 연합부대들의 동원 준비상태에 대한 보고를 듣고 당면한 군사 활동 방향을 제시해 ‘나라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억제력의 가동과 자위권 행사에서 견지할 중대한 과업’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한 김 총비서가 협의회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을 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신문은 이날 김 총비서의 결정 및 북한의 향후 대응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일, 9일, 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했다면서 이는 “공화국의 주권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군은 즉각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적 없다”고 반박했으나, 북한은 남쪽을 향해 쓰레기 풍선을 부양하는 도발을 재개했다. 이후 북한은 무인기 침투의 주범이 우리 군이라고 지목하며 전방 지역의 포병부대에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 ‘LG 사위’ 윤관, ‘사적 관계’ 지인에 10년간 학비·아파트 지원

    ‘LG 사위’ 윤관, ‘사적 관계’ 지인에 10년간 학비·아파트 지원

    LG가(家)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국내 한 지인에게 10년간 경제적 지원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윤 대표가 국세청의 종합소득세 추징에 불복해 제기한 심판 청구에 대해 2022년 12월 조세심판원이 기각한 결정문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결정문에는 “청구인(윤 대표)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지인과 사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해당 지인과 그 자녀에게 학비 등 생활비를 지원하고 아파트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한 사실이 있다”고 쓰였다. 이와 관련해 윤관 대표가 경제적 지원을 한 ‘지인’이 유명 연예인의 부인이며, 지원 규모는 10억원 이상이라는 한 언론 보도도 이날 나왔다. 다만 이 지인이 현재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거나 활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 대표는 조세심판원의 기각 결정 이후 지난해 3월 서울행정법원에 불복 소송을 낸 상태다. 미국 국적인 윤관 대표는 종합소득세 납부 관련 123억원 규모 탈세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근 재판 과정에서 국적 위조 의혹도 불거졌다. 윤관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윤 대표는 조세심판원의 기각 결정 이후 지난해 3월 서울행정법원에 불복 소송을 냈다. 미국 국적인 윤 대표는 종합소득세 납부 관련 123억원 규모 탈세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근 재판 과정에서 국적 위조 의혹도 불거졌다. 그는 2004년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이후 미국시민권을 얻었다.
  • “한국 떠납니다” 앞다퉈 사업 접는다는 ‘이 분야’ 글로벌 기업들…왜

    “한국 떠납니다” 앞다퉈 사업 접는다는 ‘이 분야’ 글로벌 기업들…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잦은 약가 인하 압력과 제네릭(복제약) 등장에 따른 시장성 하락 등의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 한국쿄와기린은 최근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을 DKSH코리아(글로벌 시장 확장 서비스 회사)에 양도했다. DKSH가 인수한 내용은 한국쿄와기린 전문의약품의 영업·마케팅·학술·유통·허가권 이전이다. 인수 대상에는 1991년 한국지사 설립 후 성장의 주요 배경이었던 네스프(빈혈치료제), 레그파라(이차성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치료제)를 포함해 올케디아(이차성 부갑상선 항진증), 그라신(호중구감소증), 뉴라스타(호중구감소증), 로미플레이트(혈소판감소증)가 포함됐다. 쿄와기린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전문의약품의 수입·유통·판매를 DKSH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지사 대다수 직원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퇴사했고, 10여명이 남아 희귀질환 사업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한국쿄와기린 법인은 유지되며, 한국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크리스비타’ ‘포텔리지오’만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와 같은 아시아 지역의 비즈니스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 조직 개편의 이유다. 한국쿄와기린 측은 “가격 인하 압력이 증가하고 제네릭에 의한 침식에 따라 아시아에서 기존 의약품을 둘러싼 환경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현재 같은 아시아태평양 사업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점 분야 및 미래 파이프라인 제품의 경우 한국, 대만, 호주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며 “해당 국가 의료시스템은 희귀질환 의약품을 제공하는 데 적합하며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 접근성이 덜 예측 가능한 다른 아시아 시장에선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기존 사업을 철수하거나 세계적으로 구조 조정하는 경향은 몇 년 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스위스 제약사 한국산도스는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6월 한국 시장을 철수했다. 지난해 한국MSD 또한 특허 만료를 앞뒀던 블록버스터 당뇨약 ‘자누비아’ 국내 판권을 종근당에 매각하면서 관련 사업부인 GM사업부를 폐지했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아지는 특허 만료 의약품 사업을 정리하면서 보험급여 혜택을 많이 받는 희귀질환, 항암제 등에 집중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정부 규제가 강한 아시아권 시장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사설] 수위 높인 韓 ‘김 여사’ 해법, 듣기 불편하더라도

    [사설] 수위 높인 韓 ‘김 여사’ 해법, 듣기 불편하더라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연일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는 어제 ‘김 여사 라인’ 관련 질문에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성을 언급한 지 이틀 만에 발언 강도를 더 높였다. 한 대표의 강경 발언은 재보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민심이 그만큼 악화했다는 초조함의 발로로 읽힌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용산 십상시’ 발언 녹취록,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정치 개입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탄탄했던 텃밭 민심조차 싸늘하게 돌아섰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도 검찰은 금명간 불기소 가능성이 크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김 여사 라인’이라는 비상한 처방 없이는 민심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어 보인다. 한 대표가 김 여사를 겨냥한 무리수를 두는 것에 대해 보궐선거에 패배하더라도 책임을 대통령실로 돌리기 위한 계산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대통령실은 어제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연일 파장을 일으키는 한 대표의 발언들에 침묵만 하고 있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잘잘못을 따지는 일이 아니다. 번번이 혼자 발을 빼려는 듯한 한 대표의 처신이 불편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여사 문제의 해법을 한시바삐 찾아야 하는 다급한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다. 무엇보다 다수 여론이 한 대표의 발언에 큰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는 현실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0%대를 털고 일어날 터닝포인트를 찾기 난망하다. 할 말이 많더라도 삼키고 국정 쇄신을 위해 무엇이었든 크게 결단하는 의지를 보여 줄 때다.
  • [서울광장] ‘아프지 말자’가 인사말이라니

    [서울광장] ‘아프지 말자’가 인사말이라니

    운 좋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의료를 경험한 적이 있다. 10여년 전 미국에 잠시 체류했을 때다. 아이가 놀이터 철봉에서 떨어져 팔 골절을 당했다. 당시 살던 곳에는 대학병원이 있긴 했는데 분원이었다. 응급실을 찾았는데 의사가 상주하지 않아 엑스레이를 찍고 부목만 한 상태로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 후 일주일 만에 만난 의사는 완전 골절은 아니고 깊이 금이 간 상태라며 자신보다 더 권위 있는 의사에게 수술 여부를 따져 볼 것을 권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러 본 또 다른 의사는 성장판과 상관있으니 수술이 좋겠다고 했다. 날짜는 다시 일주일 뒤로 잡혔고 당일 자동차로 3시간이나 떨어진 본원에서 무려 3주 만에 수술 후 깁스를 하고 퇴원할 수 있었다. 한국이었다면 하루나 걸렸을까. 첫 청구서를 받았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사고 당일 엑스레이 촬영을 포함한 응급 처치와 이후 두 번에 걸친 의사 진료에 대해서만 무려 1만 8000달러가 나왔다. 한국에서 미리 들고 간 민간보험 한도액(5만 달러) 안에서 수술비까지 모두 처리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 뒤로 의료 민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움이 든다. 아프면 의사를 만나기도 어렵고 돈도 많이 드니 미국인들 사이에 웬만한 병은 ‘기다리다 낫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할리우드 영화 중 이런 실상을 보여 주는 작품이 많다. 명배우 잭 니컬슨이 나오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로맨틱 코미디영화지만 달콤한 연애담보다 내게 ‘미국은 무서운 곳이구나’를 간접 경험하게 해줬다. 주인공인 괴팍한 소설가가 자신의 주치의를 동원해 가난한 웨이트리스의 아픈 아들을 보살펴 호감을 산다. 보건소 진료조차 한번 받기 힘들었던 아들이 번듯한 의사에게 진료받는 모습에 엄마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잊히지 않는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될까 걱정한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2000명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가 떠난 지 8개월째다. 의료개혁에 대한 지지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개혁에는 진통이 따른다며 열정을 불태운다. 맞다. 그러나 뭐 하나라도 좋아져야지 고통도 참을 수 있다. 지금 의료현장과 의과대학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불안감과 불확실성만 키우는 것들이다. 의료대란 이후 투입된 건보재정만 2조원이 넘는다. 이 돈을 처음부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투입했더라면 정부가 원했던 의료체계의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을까. 현 상황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서, 재정 고갈 시기를 앞당겨 결국 한국도 의료 민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주장이 벌써 나온다. 의사 수는 모르겠지만 의료의 질은 정부가 염원하는 ‘OECD 평균’에 도달하고 있다. 위급할 경우 OECD 국가처럼 의사 보기가 쉽지 않다. 돈도 더 내야 한다. 2월 이후 중환자실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응급실 뺑뺑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공의 대체재로 공보의와 군의관을 대거 차출해 지역과 군 의료체계까지 흔들린다. ‘아프면 안 된다’가 요즘 인사말이다. 2학기에 3% 정도 돌아온 의대생의 집단적 유급과 휴학을 막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수업 없이 시험만 봐도 진급하거나 6년제를 5년제로 단축한다는 꼼수뿐이었다. 7500명이 동시 수업을 받아야 하는 초현실적 상황과 부실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머릿수만 맞춘다면 아무나 흰 가운을 입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해도 정도가 있다. 더욱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가그룹을 상대하려면 더욱 정교한 정책 준비가 있어야 했다. 지난달 경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나온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대표의 한마디가 이 사태를 요약해 준다. 소아마취 전문의 꿈을 접었다는 그는 “언제, 어디가 아파도 상급병원에서 VIP 대접을 받는 권력자들이 의료 현안, 의료 정책에 대해 결정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했다. 이런 목소리에 귀를 열 때 의료개혁이 본궤도에 진입하지 않을까. 박상숙 논설위원
  • [공직자의 창] AI·데이터가 이끄는 ‘똑똑한’ 농업의 시대

    [공직자의 창] AI·데이터가 이끄는 ‘똑똑한’ 농업의 시대

    오늘날 우리나라 농업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에 맞닥뜨렸다. 그 안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끌어내야 하는 것이 새 시대 농업의 과제가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데이터 기반 농업’이다. 데이터 기반 농업은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로 분석해 농업의 생산성과 자원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센서, 드론, 위성 이미지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토양과 기후, 작물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농업인은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의 성장도를 예측하거나 병해충을 관리할 수 있고, 작물과 환경에 최적화된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한마디로 농업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데이터가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데이터 기반 농업은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 기반 농업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농업 조력자(Copilots in Agriculture) 기술이 선두 주자다. AI와 데이터를 결합해 농업 경영을 혁신하는 기술로, 농가 단위 소규모 데이터부터 농장 단위의 빅데이터까지 수집·분석해 농업인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농업인이 ‘농업 조력자’에게 음성으로 “오늘 날씨가 어떻게 되지? 그럼 난 오늘 농작업을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물으면 농업 조력자는 상황에 맞게 농작업 일정 등을 안내해 준다. 파종 적기나 작물 생육 상태, 수확 시기, 병해충 발생 가능성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농산물의 품질 향상과 생산성 증대로 이어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농촌진흥청 역시 농업 조력자의 방향으로 데이터 기반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농업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농진청 연구 과정에서 생산되고 취합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농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업인이 작물에 병해충 흔적을 촬영해 플랫폼에 입력하면 AI가 기초 정보부터 방제에 필요한 약품까지 한 번에 안내한다. 현장에선 병해충 피해 현황과 확산 방향 등을 파악해 돌발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 농업은 빛을 발하고 있다. 농진청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면서다. 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은 기상 데이터를 모아 농장 단위별로 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재해 종류에 따른 작물·생육단계별 대응 지침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작물의 유전체 정보, 표현체 정보 등 빅데이터 기반의 AI, 딥러닝 기술 활용이 돋보인다. 디지털 기술을 품종 개량에 활용해 육종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향상하는 ‘디지털 육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그 예다. 표현체 연구 시설과 장비,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디지털 육종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초고속 분석해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AI와 데이터는 미래 농업의 필수 도구다. 농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등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유용하다. 농진청은 앞으로도 우리 농업을 첨단 융복합 기술에 기반해 세계 흐름과 발맞춰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또 데이터 기반 연구개발 노력이 농업 혁신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보탬이 되리라는 신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맨십과 공정경쟁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맨십과 공정경쟁

    스포츠 경기엔 승리의 전율과 패배의 아픔이 공존한다. 스포츠를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드는 배경엔 공정한 룰을 전제로 한 스포츠맨십이 있다. 휘슬이 울리면 경기장은 경기 규칙만이 지배하는 공간이 된다. 모든 선수는 평등하다. 성별·나이·체급 등 공정한 조건 아래 실력을 겨루기에 선수들은 결과를 받아들인다. 룰이 깨지면 이겨도 기쁘지 않고 졌을 땐 승복하기 어렵다. 스포츠맨십은 운동선수가 지녀야 하는 바람직한 정신 자세를 말한다.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위해 불의한 일을 행하지 않고 상대편에 예의를 지키고 승패를 떠나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핵심 덕목이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정·정의’의 가치도 녹아 있다. 기업이 신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는 모습도 스포츠 경기와 닮았다. 심판은 공정거래위원회, 경기 규칙은 공정거래법·하도급법·전자상거래법·가맹사업법·대규모유통업법·표시광고법 등이다. 공정위는 링 위에서 체급이 큰 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작은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거나, 몇몇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려고 편을 먹으면(담합하면)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하고 제재한다.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이면 대기업집단으로 분류하고,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해 이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부여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페널티’를 받은 기업은 제재가 과하다고 느낄 때 행정소송에 나선다.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것과 같다. 1심 격인 공정위 의결이 옳았다면 2심과 3심까지 원심이 유지된다. 틀렸다면 법원은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린다. 기업이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소송전에 나서는 건 당연한 권리다. 소송으로 오심을 바로잡고 기업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는 노력은 마땅히 해야 한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분함을 삭이고 받아들이는 시대는 지났다. 공정위도 오심을 줄이려면 ‘제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규제할 법이 없던 시기에 있었던 일까지 현행법 눈높이를 적용해 제재 수위를 높이려 하거나, 공정거래법 위반에 천착하다 다른 법이 허용하는 영역까지 제재하면 대법원에서 판정이 번복될 가능성만 커진다. ‘경고 카드’만 꺼내도 될 일에 ‘퇴장 카드’를 꺼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플랫폼 제재 사례처럼 반칙 행위가 명백한데도 심판 판정을 수용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챌린지’라 불리는 비디오 판독 제도는 요청 횟수를 경기당 2회 정도로 제한한다. 번복되지 않으면 신청 기회가 사라진다. 이의 제기를 무제한 허용하면 원활한 경기 진행이 어려우니 신중하게 하란 뜻이다. 마찬가지로 다툼의 여지가 없는 제재 결과에 행정소송을 거는 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최근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법원을 통해 집행 정지시킨 뒤 위법 행위를 계속 잇는 플랫폼 기업이 늘어나는 점도 문제다. 과징금 취소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약 3~5년이 걸리는데, 그때까지 제재받은 반칙 행위를 지속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종 패소한 뒤 멈춰도 불이익은 없다. 반칙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진행 중인 도중에 저지르는 반칙을 규제하는 별도의 페널티 규정이 없어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격이다. 소비자와 경쟁사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매출을 포기하지 않는 기업 영리주의의 한 단면이다. 기업 경영에도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맨십이 필요하다. 공정거래법 등 룰을 지키며 사업을 확장하면 공정위는 반칙 휘슬을 불지 않는다. 체급이 작은 경쟁사와 하도급 업체에 예의를 지키면 ‘지배력 남용’ 등 갑질이 예방된다. 정정당당한 경쟁은 혁신으로 이어져 국민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든다. 이영준 세종취재본부 차장
  • 北, 49년 만에 평양서 ‘탁구 메이저 대회’ 이례적 유치

    北, 49년 만에 평양서 ‘탁구 메이저 대회’ 이례적 유치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북한의 김금영이 북한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북한은 또 49년 만에 평양에서 202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14일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13일 막을 내린 2024 아시아탁구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서 김금영은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를 3-1(6-11, 11-6, 12-10, 11-6)로 꺾고 우승했다. 북한 선수가 아시아선수권 단식에서 우승한 건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여자탁구의 간판인 김금영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리정식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당시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딴 임종훈-신유빈 조와 함께 웃는 모습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북한은 리정식-김금영이 혼합복식 은메달, 함유성-편경송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금영은 단식 금메달과 혼합복식 은메달 등 2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노동신문은 14일 김금영의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또 아스타나에서 12일 열린 아시아탁구연합(ATTU) 총회에서 평양이 202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북한에서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메이저 탁구 대회가 열린 것은 1976년 아시아선수권, 1979년 세계선수권이 마지막이다. 북한이 49년 만에 주요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북한 탁구의 ‘상승세’가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탁구는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리정식-김금영 조가 강력한 메달 후보였던 세계 2위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 등을 누르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탁구는 북한에서 축구에 이어 제2의 인기스포츠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이 안방에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오랜만에 주요 국제대회를 유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평창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35개국 500여명의 임원과 선수가 참가했다.
  • 황량한 벌판서 기업 특화 메카로… 10조원 투자 유치 ‘새만금의 질주’

    황량한 벌판서 기업 특화 메카로… 10조원 투자 유치 ‘새만금의 질주’

    尹정부 친기업·과감한 규제 혁파마음껏 투자할 수 있게 혜택 강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도 호재로첨단산업·푸드·관광 ‘3대 허브’로 교통 인프라·메가시티 조성 통해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전북의 젖줄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 ‘새만금’. 어려운 경제 환경 속 새만금의 질주는 유독 눈에 띈다. 기업 투자가 물밀듯 밀려오며 10조원을 넘기고, 땅은 동이 났다. 국회로 넘어간 내년 예산은 8821억원으로 재정 긴축에도 지난해보다 15.8%가 늘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사력의 질주를 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있다. 교수, 행정가가 아닌 정치인 출신인 김 청장의 발탁은 큰 화제였다. 그는 우려의 시선을 기대로 바꿨다. 기업 투자를 막는 각종 규제를 제거하고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 기조와 가장 잘 맞는 인물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김 청장이 그리는 새만금 청사진은 현재진행형이다. 1년여 만에 새만금의 대변혁을 이끈 그의 다음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김 청장과의 일문일답. -새만금청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소회는. “지난 1년간 새만금에 이차전지를 필두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어지면서 새만금은 이제 첨단전략산업의 중심지이자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도 투자 유치 흐름을 이어 가기 위해 유수의 기업들과 투자를 협의 중이며 구체적인 기업명은 말씀드릴 수 없으나 조만간 투자 유치에 관한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새만금의 개발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한 새로운 기본계획을 재수립하면서 기본계획에 첨단전략산업 허브, 글로벌 식품 허브, 관광·마이스(MICE) 허브의 내용을 담아 3대 허브를 조성해 나가려고 한다. 새만금에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을 실현해 나가겠다.” -새만금 기업 누적 투자액이 10조원을 넘긴 성과의 비결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올해까지 10조원이 넘는 민간투자 유치는 정부의 친기업 정책, 과감한 규제 혁파 등의 결과이며 직원들의 노고로 이뤄 낸 성과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으로 기업들이 받는 세제 및 유틸리티에 대한 혜택이 대폭 강화됐다. 새만금은 국가 소유 부지이기 때문에 민원 규제, 토지 보상 등의 어려움이 없어 대규모 부지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유치한 기업들의 직접적인 투자는 10조 2000억원에 달하며, 투자기업들은 1만명 이상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유발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까지 진행되는 기본계획 재수립의 이유와 현재 상황은. “이번 기본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춰 최근 달라진 개발 여건, 대내외적 환경 변화를 반영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만금 빅픽처’를 제대로 그리기 위한 것이다. 핵심 목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업들의 새만금 투자를 차질 없이 담아내고 새만금을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푸드, 관광·마이스’ 3대 허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새만금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공항과 항만, 새만금과 국내 주요 도시를 잇는 도로와 철도 등 물류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계획도 담을 예정이다. 새만금을 CF100(무탄소 에너지 100%)을 실현하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 자립 도시로 개발하는 한편 농생명 용지와 관광·레저 용지에 대해서도 고부가가치 개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조기에 국민께 선보이겠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내 전력 공급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만금 국가산단이 지난해 6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고 7월에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새만금에 이차전지 기업들의 투자가 많이 늘었다. 대용량 전력을 사용하는 이차전지 기업 특성으로 인해 새만금 산단의 향후 전력 수요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 국가산단은 한국전력에서 변전소 4곳을 건설해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며, 현재는 변전소 1곳(비응1)을 운영 중이다. 비응2 변전소도 완공 시기를 1년 앞당기려고 한다. 또한 국무조정실·산업통상자원부·한전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비응3 변전소도 조속히 건설하도록 하겠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한중 합작기업에 대한 우려가 많다. “새만금에 투자를 결정한 한중 합작기업들은 IRA와 상관없이 새만금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일부 기업이 파트너사와 지분율 조정을 협의 중이나 현재 투자 철회를 표명한 기업은 없고 새만금 투자에 확고한 의지를 보인다. 새만금청은 IRA, 전기차 캐즘(수요 성장세 둔화) 등에 대비해 이차전지 산업 동향을 전방위적으로 파악하고 기업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를 독려하는 등 투자가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어·제도적 장벽이 있는 외국기업에 국가별 투자 유치 전문 인력을 배치해 투자 검토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니즈와 애로사항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 맞춤형 전략을 지속 추진 중이다.” -분양을 앞둔 새만금 수변도시는 어떤 곳인가. “수변도시를 기업지원 특화도시로 조성하고자 개발계획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제 감면이 가능한 투자진흥지구의 도입과 이차전지 기업 투자 쇄도, 2026년 신항만 2선석 개항 등에 따른 용지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계획 변경을 통해 기업인들에게는 비즈니스 기회를, 주민들에게는 안락한 보금자리를, 관광객들에게는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수변도시를 조성하고자 한다. 또 새만금 입주기업·기관 종사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특별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교육기관 유치, 초중고 및 복합커뮤니티센터 건설 등으로 정주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새만금호와 연결되는 물길을 만들어 요트·보트 등 수상레저 활동을 지원하고 수변 주택 및 수변 특화 상가를 조성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새만금은 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빠르게 변화했다. 지난 2년간 10조원이 넘는 민간투자가 몰리면서 이제 새만금은 과거의 황량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기업과 사람이 모여드는 곳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새만금청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3대 허브 조성, 새만금 메가시티 구축, 기본계획 재수립 등을 통해 새만금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자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께 더 가까이, 더 깊숙이 들어가 국민 여러분이 새만금의 발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뛰고 또 뛰겠다. 새만금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 한국의 번영·北의 불평등 가른 열쇠… 노벨경제학상에 미국 교수 3명 영예

    한국의 번영·北의 불평등 가른 열쇠… 노벨경제학상에 미국 교수 3명 영예

    경제·사회적 제도가 소득 격차 결정성공·실패 대표적 사례로 남북 언급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사회제도가 국가 번영과 불평등에 미치는 연구에 천착한 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다론 아제모을루(57)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사이먼 존슨(61)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64) 시카고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엄청난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이들 3명은 세계에서 부유한 상위 20% 국가는 가난한 하위 20%의 국가보다 약 30배 더 부유하다는 점을 연구하고 경제·사회적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충격적이고 놀라운 소식”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 민주주의 국가가 힘든 길을 지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더 청렴한 통치 체제로서 지위를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슨 교수는 “포괄적인 민주주의는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계 미국인인 아제모을루 교수는 2005년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다. 그의 대표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국가 간 빈부 격차가 왜 나타나는지를 분석한 경제학 베스트셀러다. 로빈슨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 책을 필독서로 꼽기도 했다. 이들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지에 대한 연구에 천착했고 국가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제도’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포용적 제도’를 구축한 나라에서 경제성장과 국가 번영이 이뤄진다고 봤다. 반대로 소수집단에 부와 권력이 집중된 ‘착취적 제도’란 개념도 제시했다. 고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자유무역을 국가 번영의 핵심으로 설명했다면 이들은 현대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제도가 나라의 부를 창출한다고 본 것이다. 두 사람은 성공과 실패가 갈린 대표적 국가로 한국과 북한을 꼽았다. 사유재산이 보장되는 한국의 경쟁 체제와 일부 집단이 더 큰 이익을 챙기는 북한의 착취적 제도가 경제의 성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아제모을루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아제모을루 교수의 3부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좁은 회랑·권력과 진보’는 경제는 경제학만으론 풀지 못하며 사회문제를 함께 보며 답을 찾아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서 “경제학의 좁은 시야를 넘어 사회 발전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정치학자처럼 고민했다”고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은 1901년부터 시상된 다른 5개 부문과 달리 1969년부터 수여됐다. 수상자는 메달과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00만원)를 받는다.
  • ‘정부 중재안’에 TK통합 다시 탄력… 대구 전격 수용, 경북 긍정적 반응

    ‘정부 중재안’에 TK통합 다시 탄력… 대구 전격 수용, 경북 긍정적 반응

    전국 최초의 광역자치단체 통합 추진으로 관심을 받았다가, 무산 위기에 처했던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통합 중재안을 대구시가 전격 수용하면서다. 이에 경북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다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14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행안부 중재안이 나왔다”며 “중재안대로 가면 지방행정이 개혁되고,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구시는 내부 검토를 거쳐 중재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조만간 이 장관을 만나 후속 절차와 세부 내용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의 중재안에는 총 6개 조항이 담겼다. 기존의 대구시와 경북도를 폐지, 통합해 대구경북특별시를 출범하기로 했으며, 법적 지위는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으로 설정했다. 그간 핵심 쟁점으로 꼽히던 시·군·자치구의 권한 문제와 청사 배치 문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시·군·자치구는 통합 후에도 종전 사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청사는 기존 대구시 청사와 경북도의 안동·포항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되 관할 범위는 별도로 설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또한 행안부의 TK 행정통합 중재안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경북 북부권 발전 대책과 낙후지역 균형 발전 전략과 관련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행정통합 민관합동추진단, 도의회,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지사는 “통합과정에 낙후된 북부 지역의 발전 대책과 균형발전 전략을 핵심 과제로 해야 한다”며 “시·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통합의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이커머스는 물류, 이마트는 체험 강화… 고강도 쇄신 신세계[2024 대한민국 재계 인맥 대탐구]

    이커머스는 물류, 이마트는 체험 강화… 고강도 쇄신 신세계[2024 대한민국 재계 인맥 대탐구]

    백화점 2곳·호텔 1곳, 삼성서 독립이마트 앞세워 재계 강자로 우뚝2010년 이후 쿠팡 거센 도전 직면3조원에 사들인 이베이 효과 그닥정용진 회장 체제, 인적쇄신 속도지역 밀착형 쇼핑몰로 재탄생 박차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다.” 정용진(56)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1년(당시 부회장)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를 약 3조 4400억원에 인수하면서 내린 주문이다. 유통업계 최대 인수합병(M&A) 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는 결국 신세계의 품에 안겼고, 신세계는 일약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 반열에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당시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는 유통 환경에 발맞춰 띄운 ‘승부수’는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그룹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오프라인 강자인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유통 1위 자리를 쿠팡에 내주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독이 든 성배’에 빗대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지난 3월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은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며 강도 높은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격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열사 수장을 대거 교체하는 등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알짜 백화점·할인점으로 매출 40조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를 모체로 하는 범삼성가 계열의 기업집단이다.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할 때 신세계가 가진 건 백화점 2개점(본점·영등포점)과 조선호텔뿐이었지만, 33년이 흐른 현재 전국에 153개(트레이더스 22개 포함)의 이마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12곳에 이른다. 같은 기간 1조 75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40조원을 넘어서며 재계순위 11위에 올라섰고 포스코와 농협을 제외하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는 2011년 이마트를 인적분할하며 그해 ㈜이마트(할인점, 호텔, 스타벅스 등)와 ㈜신세계(백화점, 면세점 등)를 분할 상장했다. 현재는 정 회장과 정유경(52) 총괄사장이 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지분보유율 각 18.6%)로 ‘남매 경영’ 체제를 이어 오고 있다. 두 사람의 어머니이자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막내딸인 이명희(81)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갖고 남매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마트의 매출이 지난해 기준 29조 4722억원으로 그룹(40조 6044억원)의 72.6%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의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지만 순익은 ㈜신세계에 역전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반면 ㈜신세계는 영업이익 6398억원을 달성했다. ●이커머스 공습에 수 조원대 실탄 신세계를 재계 강자로 만든 건 계열분리 2년 뒤인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을 내면서 시작한 대형마트 사업이었지만 2010년 이후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신선제품까지 익일 새벽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내세운 쿠팡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신세계도 2014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온라인 부문을 통합한 SSG닷컴을 설립했고 2018년엔 통합법인 SSG닷컴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45.6%)와 ㈜신세계(24.4%)가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털매니지먼트로부터 1조원의 투자(30%)를 받을 만큼 사업을 키우려고 했다. BRV캐피털이 뿌리를 두고 있는 블루런벤처스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46)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 윤관(49) 대표가 글로벌 파트너로 있는 벤처캐피털이다. 정 회장과 윤 대표는 2008년 결성된 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모임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YFM)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회장은 “이마트는 더이상 오프라인 유통회사가 아니라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SSG닷컴에 힘을 줬지만 역부족이었다. 당시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8%, 쿠팡 13%,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등) 12% 등이 포진된 상태였으며 SSG닷컴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결국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한 수’를 두게 되는데, 이를 위해 이마트 성수동 본사(1조 2200억원)와 서울 가양점(6820억원)을 팔았으며 이마트·이마트트레이더스 서울 월계점과 고양 킨텍스점, 이마트 서수원점과 동탄점 등 서울·경기 핵심 자산을 담보로 1조원 규모의 부동산담보부대출까지 받았다. ●시너지 아직인데 1조원대 ‘풋옵션’까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는 막상 신세계로 편입된 뒤 적자로 돌아섰다. 인수 직전 연간 영업이익 850억원을 내던 지마켓(G마켓, 옥션)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 갔고, 신세계가 원래 가지고 있던 이커머스인 SSG닷컴은 지금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던 당시 이미 쿠팡과 네이버 2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던 상태라 성장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투자를 했다는 얘기다. 거기다 쓱닷컴이 어피너티와 BRV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맺은 계약도 올 들어 문제가 됐다. 당시 계약서엔 2023년까지 쓱닷컴이 총거래액 5조 1600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면 신세계가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풋옵션 조항이 있었는데, 신세계는 쓱닷컴의 거래액이 5조원을 넘었다고 주장한 반면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신세계 매출이 이중으로 잡히는 상품권을 포함해 거래액을 과대상계했다고 문제 삼으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가 FI의 지분을 제3자에게 전량 매도하기로 합의하면서 문제는 봉합됐지만 연말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신세계가 이를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춤하던 사이 공격적인 투자로 ‘저러다 망한다’는 소릴 듣던 쿠팡은 지난해 창립 이후 1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매출(31조 9298억원)과 영업이익(6174억원) 모두에서 이마트를 밀어내고 국내 유통업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23.3%), 신세계그룹(G마켓·SSG닷컴 10.1%) 순이다. ●18년 만에 회장직 오른 정용진 그룹이 최대 위기에 봉착하자 신세계 내부에선 일대 변혁이 일었다. 지난해 9월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 계열사 전체의 40%에 달하는 9명의 대표가 교체된 ‘파격 인사’가 시작점이다. 2019년 신세계에 합류했던 강희석(55) 전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경질됐다. 대신 오프라인 유통사업군인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를 통합하고 한채양(59) 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수장으로 선임했다. 3사 간 시너지를 강화해 구매력을 키우고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인데 올 상반기까진 실적 개선을 이뤄 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이 지난 3월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인적 쇄신엔 속도가 더 붙었다. 지난해 11월 주도적으로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개편한 정 회장은 최근 수시로 ‘똥밭에선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며 조직 쇄신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내며 이마트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신세계건설의 대표이사는 물론 영업본부장(상무)과 영업담당(상무)을 경질했다. 신세계건설에 대해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본업으로 돌아가자” 내실 강화 신세계는 이커머스의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 본업의 경쟁력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엔 G마켓과 SSG닷컴의 대표를 전격 교체하면서 G마켓 대표로는 정형권(51) 전 알리바바 총괄을, SSG닷컴엔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을 맡아 온 최훈학(52) 전무를 내정했다. 신세계 이커머스의 한계점으로 꼽혔던 물류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CJ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은 신세계는 G마켓과 SSG닷컴의 배송과 물류를 CJ대한통운에 맡기기로 했다. G마켓은 CJ대한통운의 내일도착 보장 서비스를 도입했고, SSG닷컴은 물류센터 운영권을 CJ대한통운에 이관했다. 신세계는 가격 경쟁력 강화와 체류형 매장 전환 등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출점을 중단하고 일부 점포를 폐쇄하기도 했던 이마트의 경우 아예 방향성을 고쳐 잡았다. 영업 기반인 외형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이마트는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최근 5년간 10개의 점포(할인점)를 줄였는데 이제 더이상의 매각은 없다는 기조다. 대신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체험과 휴식이 어우러진 지역 밀착형 쇼핑 공간으로 이마트를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 8월 말 5개월 만에 새로 문을 연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오픈 약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향후 전략을 이어 나갈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기준 금리 인하 제한적… 67% “2.75% 될 것”

    기준 금리 인하 제한적… 67% “2.75% 될 것”

    금리 인하 상하반기 1회씩 전망“美보다 적게 천천히 내려갈 듯”“경기 고려 2.5%까지 인하 필요”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0.25% 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3.25%인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2.7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지만 국내 가계부채와 미국과의 금리 차,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이 금리 인하의 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시장 및 학계 전문가 1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은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2.75%까지 인하될 것이라고 답했다. 6명 모두 기준금리는 0.25% 포인트씩 2차례 인하될 것이라고 답했다. 33.3%(4명)는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한 번에 그쳐 3.0%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2.5%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 전문가는 16.7%(2명)에 그쳤다. 내년 말까지로 넓혔을 때도 다수(66.7%·8명)는 2.75%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연말에 2.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33.3%(4명)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명목 중립금리의 중간값인 2.5%를 목표로 인하해 나가겠지만 국내 가계부채 문제가 인하 속도를 늦추는 브레이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명목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를 의미하는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기준점이 된다. 한은에서는 지난 5월 중립금리 추정치를 1.8~3.3%로 분석한 바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번씩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립금리의 중간값보다 조금 높은 2.75%에서 멈춰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금리 인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인하는 하지만 금융 안정에 대한 고려를 상당한 정도로 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5.0%)과의 금리 차가 1.75% 포인트로 여전히 크다는 점도 인하폭을 제한한다. 우리나라는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 등을 고려해 통상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해 왔는데, 0%대 금리를 유지하던 미국이 2022년부터 급격히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다. 선진국보다 금리가 낮으면 자본이 선진국 쪽으로 더 몰리면서 원화 약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의 역전 폭을 줄이는 게 우선 과제”라며 “미국보다 적게, 천천히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 가격 상승이나 가계부채 위험성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금리를 빠르게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11월 대선과 중동전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수로 남아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 연준은 피벗을 한번 단행하면 목표치까지 연속적으로 내리는 경향이 있지만 다가올 대선과 중동 확전의 불확실성, 유가 등 인플레이션 자극 요인이 있는 만큼 과거와 달리 쉬어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수와 수출 등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에 2.5% 수준까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이 좋아 보이지만, 가격 효과를 빼고 물량만 보면 최근 3개월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물량은 마이너스”라면서 “내년 초 수출 전망치가 크게 낮아지고 내수도 빠르게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인하가 조금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물가 측면에서 안정화되고 있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 내외로 보면 중립금리(2.5%)까지 낮출 여력이 있다”면서 “더는 제한적인 조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스라엘, 레바논 유엔기지 강제 진입… 美, 사드 추가 배치

    이스라엘, 레바논 유엔기지 강제 진입… 美, 사드 추가 배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주둔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부대의 정문을 부수고 탱크로 강제 진입했다. UN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미국은 이스라엘의 행태를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해 미사일 방공망 지원과 파병을 결정하며 맹방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UNIFIL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탱크 진입 소식과 관련, “충격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해명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UNIFIL 측은 이스라엘군이 벙커 외부 감시카메라에 총을 쏴 망가뜨리는 등 활동을 방해하며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이스라엘이 ‘북쪽의 화살’이라고 부르는 작전을 시작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면서 UNIFIL 대원 5명이 다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UNIFIL에 헤즈볼라의 인질이 됐다며 레바논에서 철수하라고 주장하지만 UNIFIL은 2006년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 설정한 국경인 ‘블루라인’을 지키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블루라인상의 현 위치에서 철수하거나 최장 5㎞까지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만장일치로 머문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UNIFIL에 파병한 미국, 한국을 포함한 세계 40개국이 막무가내 공격을 가한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와 관련 병력 10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조치는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포대는 약 100명의 군인과 트럭에 장착된 발사대 6개, 이동식 레이더, 사격통제장치로 구성되는데 실제 작전을 위해 이스라엘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배치는 네타냐후 총리의 ‘자력 방어’ 정책과 배치되는 것으로 이스라엘 방공망인 ‘애로’와 ‘다윗의 돌팔매’의 미사일 재고가 바닥났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군이 이스라엘에 주둔하면서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한편 이란의 핵시설이나 원유시설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평화를 원한다”며 “전쟁 상황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韓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용산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다”

    韓 ‘김 여사 라인’ 정리 요구에… 용산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다”

    韓 “김 여사 라인 존재 안 돼” 압박용산 “비선 없어, 尹 인사권” 반박‘독대’ 표현 없이 “면담 일정 조율”정진석·추경호 배석 회동 가능성도尹 ‘김 여사 리스크’ 수용 여부 관건빈손 회동 땐 계파 갈등 증폭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김건희 여사에 대해 “공적 지위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며 ‘한남동 (김건희) 라인’을 겨냥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거듭 요구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며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추진키로 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일정은 다음주 초로 결정됐지만, 주요 의제인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대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지가 불투명하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분(김 여사)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며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 김 여사와 가깝다고 지목된 한남동 라인에 대한 정리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김 여사 관련 인사들이 비선 역할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 등 7명의 이름이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가급적 ‘무대응’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디 있는가”라며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은 모두 공식 직함을 갖고 일하는데 ‘비선’이라고 명명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한남동 라인에는 비서관, 행정관 직책이 있는데 그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부총장은 “그분들이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할 때 이른바 ‘여사님의 뜻이다’라는 식으로 포장했다는 게 여러 기자의 공통된 증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4월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이 보도됐을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검토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는데, 일부 김 여사 관련 인사들이 언론에 이를 흘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 대표와 친한계의 발언 수위가 연일 높아지면서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일단 파국은 피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10·16 재보궐선거 후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주 초 이른 시일 내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세부적인 일정과 의제, 형식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다만 대통령실이 독대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만큼 독대 형식이 아닌 정진석 비서실장이나 추경호 원내대표가 배석하는 3인, 4인 회동 가능성도 있다. 한 대표는 독대 의제와 관련해 “민생과 민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며 “정부·여당이 민심에 맞게 쇄신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독대가 성과 없이 ‘빈손 회동’으로 끝날 경우 당정 관계는 물론 당내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권성동 “국민 눈높이? 여론 재판 동조”… 한동훈 “탄핵 앞장선 분이 공포 마케팅”

    권성동 “국민 눈높이? 여론 재판 동조”… 한동훈 “탄핵 앞장선 분이 공포 마케팅”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공개 압박을 이어 가자 친윤(친윤석열)계도 한 대표를 상대로 공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건희 비선 라인을 정리하라’는 한 대표의 발언은 윤 대통령의 인사권까지 겨냥한 것이라는 판단에 “금도를 넘었다”고 비난했으며 “한 대표가 야당처럼 내부를 공격한다”는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또 친한(친한동훈)계가 김 여사의 비선으로 ‘한남동 7인회’를 언급하자 친윤 인사들은 친한계 스피커들을 싸잡아 ‘도곡동 7인회’라며 맞불을 놓았다. 원조 친윤인 권성동 의원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검찰이 기소할 필요성을 제기한 한 대표의 언급에 대해 14일 페이스북에 “사실상 여론 재판에 손을 들어 준 것”이라고 썼다. 이어 “과거 검사 한동훈은 증거와 법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 왔느냐”면서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했다”고 경고했다. 이에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의 탄핵 공포 마케팅”이라며 “권 의원 같은 분이야말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분인데 그런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김영삼·노무현 정부 모두 당정 갈등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고 한 것을 ‘탄핵 공포 마케팅’으로 맞받은 것이다. 권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권 의원은 재차 페이스북에 “저를 겨냥해 박 전 대통령 탄핵론을 꺼내 든 알량함에는 비애감마저 느낀다. 도곡동 7인회(친한계 핵심 7인)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썼다. 그러자 한 대표는 언론 공지를 통해 “도곡동 7인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허위 사실로 당대표를 음해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의제를 ‘선공개’하는 데 대해서도 “이런 식이면 왜 독대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 재판관 6명이어도 이진숙 탄핵 심판 지속… ‘헌재 마비’ 피했다

    재판관 6명이어도 이진숙 탄핵 심판 지속… ‘헌재 마비’ 피했다

    “정족수 미달로 재판받을 권리 침해”李위원장 낸 가처분 전원 일치 인용“헌재가 여야 정쟁에 ‘경고’ 보낸 듯”與 “민주당의 지연 전략 무산” 환영野 “헌재, 스스로 입법 준하는 결정”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헌법재판관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이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 3명이 오는 17일 퇴임하더라도 나머지 6명의 재판관이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는 등 당장은 ‘헌재 마비’ 사태를 피하게 됐다. 여야는 그간 정쟁을 벌이며 후임 재판관 인선을 하지 않았는데 헌재가 ‘경고’의 메시지를 내며 반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14일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헌법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 심판의 정족수를 규정하는 조항이다. 앞서 이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하는 상황에서 후임자가 없어 재판관이 6명이 되면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사건 심리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지난 8월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 위원장은 심리정족수 미달로 자신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헌재 심판이 정지된다며 이 조항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1일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헌재는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아도 각종 헌법 사건을 심리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남은 재판관 6명 전원이 동의한다면 법률의 위헌이나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헌재는 “3명 이상의 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퇴직해 재판관 공석 상태가 된 경우에도 헌재법 조항에 따라 사건을 심리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사실상 재판 외의 사유로 재판 절차를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 심판 사건 피청구인(이 위원장)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덧붙였다. 또 “(탄핵 심판이 지연될 경우) 이 위원장의 권한 행사 정지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에도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헌재법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으면 다른 사건 당사자도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임 인선을 제때 하지 못해 공석 사태가 발생한 상황을 질타하기도 했다. 헌재는 “재판관 공석 문제가 반복해 발생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의 주관적 권리보호 측면뿐만 아니라 헌법 재판의 객관적 성격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라며 “국회에 공석이 된 재판관 후임자를 선출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존재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음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HB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헌재는 헌법에 의해 구성된 기관인데 헌재법 조항으로 인해 마비 사태가 와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국회가 후임 재판관을 인선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짚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도 재판 지연의 심각성을 고려해 헌재 마비를 막고 후임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재의 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헌재 공석’ 사태는 피했지만 헌재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선 국회가 하루빨리 후임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헌재에는 지난 8월 31일 기준 1215건의 사건이 계류돼 있으며, 이 중에는 조력 존엄사 허용 여부와 5인 미만 사업장 대체공휴일 인정 여부 등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 승이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문제가 되는 법률에 대해 신속히 판단을 해 줘야 일선 법원도 사건을 적시에 처리할 수 있다”며 “특히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의 경우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구성돼 있지 않으면 결론을 내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재 마비를 피하게 됐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헌재 결정을 환영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의 헌법재판관 추천 지연 전략이 무산됐고, 남아 있는 헌법재판관들로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 심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위원장을 임명한 지 단 2일 만에 부당한 탄핵을 시도하며 다시금 정치적 목적으로 공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려 했다”면서 “헌재가 이번 탄핵 시도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결론을 내려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헌재의 이번 결정은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정감사 이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며 “향후 진행될 헌재의 심리가 이 위원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리는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으로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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