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결정
    2025-09-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0,188
  • 특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관련 김홍균 외교부 전 차관 소환

    특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관련 김홍균 외교부 전 차관 소환

    당시 공관장자격심사위원장...절차적 하자 검토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피의자 신분 조사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채해병 특검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 외교부의 자격 심사 과정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김홍균 전 외교부 1차관을 15일 소환했다. 특검팀은 ‘도피성 출국’ 논란이 불거진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 당시 외교부의 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 위원장이던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김 전 차관은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있는 채해병 특검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에 참여했나’, ‘졸속심사를 인정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공관장 자격심사위원회는 외교부 차관과 관련 부처 공무원 등 10명으로 구성되고 원칙적으로 7명 이상의 위원이 출석해야 한다. 특검팀은 최근 관계자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의 자격 심사가 대면회의 없이 서면으로만 진행됐고, 적법한 심사 절차가 생략된 채 외교부 직원들이 사실상 서류에 서명만 받으러 다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호주대사 임명 절차가 채상병 사건의 주요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 목적으로 대통령실이 ‘졸속’으로 진행시킨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서면 심의에서도 반대 의견을 가진 위원은 서명을 거부할 수 있으며 서면 심의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며 “자격심사위에서 서면 심의 전례가 없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외교부는 이 전 장관에게 호주대사 내정 사실을 알리고 인사 검증 절차를 시작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 시기 이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채상병 사건 주요 피의자로,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다. 공관장 자격심사위는 지난해 1월 이 전 장관에 대해 적격 결정을 내렸고,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이후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 전 장관은 공관장 회의 참석을 명목으로 같은 달 21일 귀국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두 번째로 불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김 단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지방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기록을 압수수색영장 없이 무단으로 회수하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부당하게 수사·기소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 한국콜마 ‘경영권 분쟁’ 끝나나…아들, 아버지 찾아가 독대

    한국콜마 ‘경영권 분쟁’ 끝나나…아들, 아버지 찾아가 독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콜마그룹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과 아들 윤상현 부회장이 갈등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모처에서 윤 회장을 독대했다. 이번 만남은 윤 부회장이 먼저 아버지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윤 회장에게 최근 이어진 갈등 상황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과 윤 부회장의 독대는 저녁 식사까지 이어지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취하나 향후 그룹의 경영방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콜마그룹은 윤 부회장이 2019년 윤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콜마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아 최대 주주로 오르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여동생 윤여원 대표가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두고 남매간 갈등이 시작됐다. 콜마비에이치가 수년 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겪자 지난 4월 윤 부회장이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개편을 요구한 것이다. 윤 대표 측이 이를 거부하자 콜마홀딩스는 지난 5월 2일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했으나, 윤 회장이 딸 편에서 윤 부회장에게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걸면서 부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지난달 말 대전지법은 콜마홀딩스가 이사회 개편을 위해 신청한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했다. 이에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총 소집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콜마홀딩스는 대전지법 결정에 따라 다음 달 26일까지 임시주총을 개최할 수 있지만, 이번에 윤 부회장이 윤 회장과 독대함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갈등이 장기화되면 기업 이미지와 주가, 내부 조직 안정성 등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양측 모두에게 생겼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은 대외적으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 대표에게 맡겼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 10대 불안장애 환자, 4년 새 65% 증가… 10세 미만도 87% 늘어

    10대 불안장애 환자, 4년 새 65% 증가… 10세 미만도 87% 늘어

    10대 불안장애 청소년이 4년 전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층일수록 증가 폭이 더 컸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올해 4월 심사 결정분까지 반영)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19세 환자는 4만 1611명으로, 전년 대비 8.7% 늘었다. 2020년(2만 5192명)과 비교하면 65.2% 급증한 수치다. 10대 불안장애 환자는 2021년 3만 2008명, 2022년 3만 7401명, 2023년 3만 8283명 등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10세 미만 환자는 2020년 2311명에서 지난해 4336명으로 87.6% 늘어, 전 연령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전체 불안장애 진료 환자는 75만 7251명에서 91만 385명으로 20.2% 증가했다. 나이별로는 20대가 24.7%, 30대 30.0%, 40대 25.3%, 50대 12.4%, 60대 14.7%, 70대 4.2%, 80대 16.7%, 90대 5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안장애는 비정상적·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질환으로, 공황장애·사회불안장애·범불안장애·분리불안장애·선택적 함구증 등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환자 증가의 배경으로 과도한 학업 부담과 경쟁,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비교 심리, 정신건강 진료 접근성 확대 등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2024년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 조사’(전국 초1~고2 1만140명)에 따르면, 아동행복지수는 평균 45.3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공부 압박을 받는 아동의 행복지수는 평균 44.16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동(45.95점)보다 낮았다. ‘충동적으로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9.6%로, 2021년(4.4%)의 두 배 이상이었다.
  • ‘특허 침해 논란’ 애플워치 혈중산소 측정 기능, 22개월만에 재도입

    ‘특허 침해 논란’ 애플워치 혈중산소 측정 기능, 22개월만에 재도입

    “재설계된 기능은 기존 특허 침해하지 않아” 특허권 침해 분쟁으로 미국내 판매가 중지됐던 애플워치의 혈중산소 측정 기능이 재도입된다. 애플은 애플워치 이용자를 위해 재설계된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을 선보인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기능은 일부 애플워치9과 10, 애플워치 울트라2에 제공된다. 애플이 혈중산소 측정 기능을 재도입한 것은 2023년 10월 이 기술을 두고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와 벌인 특허 소송에서 패한지 1년 10개월만이다. 당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마시모의 혈중 산소 측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해당 기술이 들어간 애플워치의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애플은 2020년 이 기술을 처음 애플워치에 도입했지만, ITC 결정으로 애플워치를 미국에 들여오기 위해서는 이 기능을 제거해야 했다. 애플은 최근 재설계된 기능과 관련한 미 관세청의 결정으로 이번 업데이트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전 기능은 애플워치 자체에서 혈중 산소 수치를 계산해 표시하는 반면, 재설계된 기능은 애플워치에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페어링된 아이폰으로 전송하고 아이폰에서 수치를 계산해 ‘건강’ 앱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미 관세청은 재설계된 기능이 이전 기능과 달리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 국정과제 반영..충북도 조기 착공 총력전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 국정과제 반영..충북도 조기 착공 총력전

    충북도 최대 현안인 청주공항 민간항공기 전용 활주로 신설이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되면서 충북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충북도는 첫 고비를 넘겼다며 이제는 조기 착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만나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 등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활주로 건설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 5억원을 정부예산에 반영해달라고 건의했다. 김 지사는 “활주로가 신설되면 물류, 관광, 균형발전 등에서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이번에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가 반영되면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조만간 국토부와 국회에 활주로 신설에 대한 도민들 염원이 담긴 서명부도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4일부터 7월 11일까지 진행한 서명운동에는 총 116만 1908명이 참여했다. 목표인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충북도가 추진했던 서명운동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충북도는 민간 활주로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국토부를 설득하기 위한 활동도 적극 펼치기로 했다. 도는 이런 노력 등을 통해 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년~2030년)에 청주공항 활주로 신설이 반영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공항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공항 개발사업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추진과 향후 공항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올 하반기에 결정될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들어가야 안심할 수 있다”며 “활주로 신설 특별법 제정을 위한 활동도 적극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충북도가 활주로 신설에 사활을 거는 것은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청주공항 활주로는 국방부가 항공기 이착륙에 대한 모든 사항을 통제·관리한다. 길이 2744m 활주로가 2개 있지만 민간 전용은 없다. 하나는 공군 전용(폭 43m)이고 다른 하나는 민군 공용(폭 60m)이다. 이러다 보니 민간 항공기 슬롯은 시간당 7~8회에 그친다. 슬롯은 항공기가 시간당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다. 다른 공항 슬롯은 인천국제공항 70회, 김포국제공항 41회, 김해국제공항 18~26회다. 청주공항 이용객이 급증하는 것도 민간전용 활주로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청주공항은 지난해 457만명이 이용하는 등 제주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과 함께 ‘지방공항 빅4’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주공항은 국토의 중심에 있어 활주로 신설로 노선이 늘어나면 많은 국민이 인천공항까지 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활주로 신설 사업비는 2조 2000억원에서 3조원 사이로 예상된다.
  • “청소 해라” 말에 격분, 아버지 흉기로 찌른 20대 아들 집행유예

    “청소 해라” 말에 격분, 아버지 흉기로 찌른 20대 아들 집행유예

    잔소리를 한다며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두른 20대 아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김용규)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5)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와 마찰을 겪던 중 대단히 사소한 이유로 흥분해 흉기로 살해하려 했다”며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이고 반윤리적인 행위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정신 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미수에 그치고 가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대학생인 A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9시 40분쯤 순천시 남제동 자택에서 아버지 B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버지가 “청소 좀 하고 살아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격분, 부엌에 있는 흉기를 휘둘러 3~4군데 상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아버지 차를 타고 도주하다 전북 정읍IC 부근에서 1시간 40분 만에 긴급 체포됐다. 몸 싸움끝에 집 밖으로 피한 B씨의 모습을 본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해 덜미가 잡혔다.
  • 조지아,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을 목격하다…프로메테우스, 이전과는 다른 삶을 마주하다

    조지아,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을 목격하다…프로메테우스, 이전과는 다른 삶을 마주하다

    조지아를 대표하는 게르게티 삼위일체 교회 위로 독수리가 날아오른다. 이토록 거대한 코카서스산맥에 독수리 한 마리쯤 뭐 그리 특별할까 싶지만 이곳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죄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는 카즈베기산. 달아오른 태양에 산봉우리의 눈이 녹기 시작하면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을 덮어 주기라도 하려는 듯 구름이 피어오르고 신화의 세계로부터 전해 온 기억의 유전자를 품은 독수리가 날아간 방향을 좇다 보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천형이 계속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조지아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듣게 될 질문들이 있다. “미국 조지아?”라거나 혹은 “그루지야 말하는 거지?” 그리고 질문은 이어진다. “그래서 거기 뭐가 있는데?” 미국 조지아는 당연히 아니고, 그루지야는 러시아 발음으로 소련 시절 널리 알려졌던 옛 이름이다. 그리고 조지아에는 코카서스산맥을 구성하는 웅혼한 산들이 있다. 해발고도 5000m 안팎의 산들이 즐비한데 물가는 싸 ‘동유럽의 알프스’ 혹은 ‘가성비 알프스’로도 불린다. ●조지아 트레킹의 백미 카즈베기 그 가운데 카즈베기는 조지아 트레킹의 백미로 꼽힌다. 수도 트빌리시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등산 거점인 스테판츠민다(정식 명칭이지만 현지인도 옛 이름인 카즈베기로 부른다) 마을이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조지아 정교회의 자존심인 게르게티 교회, 하늘과 맞닿은 해발고도 5047m의 설산, 그리고 이곳에 깃든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여행자들의 심장을 출렁이게 하는 낭만이 있어서다. 곳곳에 신의 손길이 닿은 듯한 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윈도(windows) 배경 화면’ 같은 풍경은 사진을 못 찍는 사람도 경이로운 순간을 손쉽게 움켜쥐게 만든다. 카즈베기 트레킹 코스는 크게 세 가지로 주타, 트루소밸리, 게르게티 빙하 코스가 있다. 게르게티 빙하는 일정이 빠듯하고 난이도가 높아 관광객 사이에선 주타와 트루소밸리가 인기가 많다. 마을에서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해 시작하게 되는데 주타는 언덕길을 꾸준히 올라가고, 트루소밸리는 완만한 평지를 걷는다. 어디를 선택하든 수고한 인생을 위해 몇 년에 한 번쯤은 선물해 주고 싶은 근사한 경치를 만나는 건 마찬가지다. 변덕스러웠던 날씨가 말끔해진 이른 아침 등산 준비를 하고 주타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한국인들이 주타로 향한다기에 동승하게 된 덕분이다. 좀처럼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여정에서 이처럼 우연히 한꺼번에 하루 일정이 결정되면 깜짝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겨울과 여름이 서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싸움이라도 펼치는 듯 저 멀리에는 영원히 누구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설산이, 당장의 눈앞에는 모든 생명을 껴안으려는 듯한 짙푸른 녹음이 선명하게 대비된 대자연이 펼쳐진다. 멀리 가면 그곳에 또 멋진 그림이 기다릴 것을 알면서도 일단 당장 사진부터 찍게 되는 건 아름다움을 마주한 여행자들에게는 일종의 의식일 터. 첫눈에 반하는 장면들을 켜켜이 쌓아 가며 속도를 내다 보면 중간중간 고뇌를 안겨 주는 갈림길이 나온다. 휴대전화가 세상과 닿지 않는 지역에 표지판 하나 없어 신탁(神託)이라도 해야 하나 싶지만 의외로 고민은 가볍게 풀린다. 조지아 트레킹의 특징 중 하나는 이처럼 종종 불친절하다는 것과 그럼에도 모든 길이 결국엔 친절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주타 코스를 선택한 이들은 1차 목적지인 차우키 호수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호수에서 쉬다가 내려가거나 큰마음을 먹고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 보거나. 물론 적당히 가다가 내려오는 중간 선택지도 있고 많은 여행객이 이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산행의 묘미는 그러하리라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난 풍광들을 황홀하게 마주하는 데 있다. 카즈베기 트레킹을 통해 높다고 믿었던 하늘이 의외로 가깝다고 착각하게 되는 산길을 걷다 보면 몇 개의 다른 세계가 엮인 옴니버스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때론 길인지 모르겠는 바위투성이고, 때론 끝 모를 평원이었다가 저 너머를 알 수 없는 오르막이 한참을 이어지고, 한창 농밀해진 여름을 지나다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마주하는 등 뒤엉키며 끊임없이 변주하는 세계를 지나게 되기 때문이다. 수십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 속을 탐험하는 기분이랄까. 한라산(1947m)은 가뿐히 넘는 고도에서 억세고 거친 이쪽과 순하고 부드러운 저쪽의 공존을 보노라면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을 마주하는 듯하다. 프로메테우스가 가져다준 불로 융성해진 세계와 그가 기꺼이 감당하려 했던 차디찬 비극이 마치 이 풍경에서 탄생한 게 아닐까 싶다. ●웅장한 자연 속에 안긴 게르게티 교회 카즈베기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게르게티 교회를 찾는 일이다. 마을에서 1시간여 걸려 걸어 올라가거나 차를 이용해 갈 수 있다. 게르게티 교회는 14세기 지어진 교회로 웅장한 대자연 속에 놓인 자세가 참으로 일품이다. 전형적인 정교회 양식 형태로 지어졌고 조지아 정교회가 전쟁 등 위기 때 귀중한 성유물들을 보관했던 역사가 있어 현지인에게 신성한 곳으로 꼽힌다. 교회에서는 카즈베기 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카즈베기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많은 이가 인증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다만 2025년 8월 현재를 기준으로 교회는 공사 중이다. 카즈베기와 더불어 조지아 트레킹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메스티아다. 트빌리시에서 차로 가면 9시간, 기차와 차를 함께 이용하면 10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탓에 여행 일정이 짧다면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메스티아에서는 코룰디 호수 또는 찰라디 빙하를 보고 오거나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마을로 해발고도 2200m 정도에 자리한 우쉬굴리에 다녀오는 코스가 있다. 작정하고 트레킹을 하는 이들은 메스티아에서 우쉬굴리까지 며칠에 걸쳐 도전하기도 한다. 우쉬굴리는 메스티아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작은 마을이다. 거대한 산맥의 틈에 자그맣게 놓인 지리적 특성은 마을을 오래도록 외부와 고립되게 했고, 그 외로웠던 역사는 중세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했다. 8~9세기부터 지어진 방어용 석조 구조물인 코시키가 마을의 상징으로 우뚝 선 채 관광객을 맞는다. 이곳은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메스티아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로는 해발고도 2740m에 자리한 코룰디 호수가 꼽힌다. 마을에서부터 호수까지 도보로 왕복 8시간 이상 걸린다. 또 좁은 숲길을 헤쳐 올라가다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 탓에 트레킹의 재미는 카즈베기보다 덜한 편이다. 그래서 대부분 십자가 전망대까지 택시를 이용해 왕복 3시간 정도의 트레킹을 즐기거나 아예 코룰디 호수까지 차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한다. 코룰디 호수로 오가는 길에는 눈앞에 구름, 사방이 설산인 천상의 풍경이 펼쳐져 등산객의 숨을 멎게 한다. 코룰디 호수에 도착해 만년설이 뒤덮인 산봉우리들이 비치는 반영을 마주하게 되면 ‘이걸 보기 위해 왔구나’ 싶어 가슴이 바쁘게 두근거린다. 주섬주섬 담아 오고 싶은 마음을 어쩌지 못하느라 카메라를 놓지 못하다 보면 시간 가는 건 금방이다. 메스티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지역이라 러시아 여행객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전쟁을 피해 이곳으로 온 평범한 러시아 사람들의 눈에 평화를 희망하는 간절함이 툭 하고 스쳤다. 누군가는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로 놀러 오라고 초대했고, 누군가는 친구가 난민 신청을 해 한국에서 지낸다며 부러운 티를 내기도 했다. 바라만 봐도 행복하고, 멀고도 낯선 곳을 찾는 수고를 기꺼이 보상해 주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이 이곳을 다녀가는 게 아닐까. 이 풍경을 보는 시간은 단 하루뿐이겠지만 이 순간을 간직하는 유효기간은 영원하리란 예감. 인생에서 코카서스산맥을 마주하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온 이는 누구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재질로 바뀐 운명을 확신하게 된다. 자신의 앞날을 완벽하게 예지했던 프로메테우스가 그러했듯이. ●트빌리시를 사랑한 푸시킨의 시를 읊고 ‘조지아의 언덕에는 밤이 덮여 있네 / 내 앞에 아라그비강 굽이쳐 흐르네 / 이런 슬픔과 이런 안도감, 내 우울의 빛 / 내 슬픔은 오직 너로 가득 차 있네 / 너로, 오직 너로… 어떤 근심도 고통도 / 내 침울함을 방해하지 않네 / 내 마음은 다시 불타오르고, 타올라 다시 사랑하네 /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조지아의 언덕에서) 트빌리시를 사랑한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은 이런 시를 남겼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은 생전에 조지아 음식과 와인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친조지아’ 인사였다. 이런 애정 때문일까. 비록 사이가 좋지 않은 러시아 출신이지만 조지아인들이 그를 아끼는 마음은 트빌리시에 조성한 ‘푸시킨 공원’을 통해 절절히 드러난다. 트빌리시의 면적은 서울의 80% 정도지만 대부분 관광지가 구도심에 몰려 있어 다니기가 어렵지 않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푸시킨 공원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바로 앞 광장에서 하늘 높이 찬란하게 반짝이는 황금빛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조지아의 수호성인 성 게오르그(St. Georg)로 나라 이름이 여기에서 왔다. 게오르그 조각상이 있는 곳은 자유광장으로 조지아인의 투쟁 역사가 서렸다. 트빌리시를 즐기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만 조각상과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다니면 수월하고 알차다. 도심 곳곳에 조각상이 자리했는데 게오르그 조각상과 함께 트빌리시를 대표하는 게 바로 높이 20m에 달하는 조지아의 어머니상이다. 조지아 조각가 엘구야 아마수켈리의 작품으로 트빌리시 건국 1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58년 목조로 설립했다가 1997년 지금의 동상으로 교체됐다. 조지아의 어머니상은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다. 친구에게는 와인을, 적에게는 칼을 쓴다는 의미다. 조지아가 와인의 발상지이자 손님을 환대하는 나라임을 알리는 한편 오랜 세월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던 역사를 보여 주기도 한다. 트빌리시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는 성 삼위일체 대성당이다. 어머니상 부근에서 보면 맞은편에서 웅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대성당은 전 세계 정교회 건물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밤에는 대성당이 황금빛 조명을 받아 도시 전체를 따뜻하고 명랑하게 빛낸다. 트빌리시 전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 역시 종교시설이다. 해질녘 타보르 수도원에서 담는 사진은 왜 푸시킨이 이곳을 사랑했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만든다. 전통과 현대가 정교하게 뒤얽혀 도심 곳곳이 품은 다양한 매력은 신성하고도 세속적으로 아름답고, 낡았으면서도 찬란한 이질의 공존이 무엇인지 느끼게 한다.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에서 치유를 트빌리시까지 왔다면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리는 므츠헤타도 들를 만하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로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일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는 곳이다. 반나절이면 주요 시설을 둘러볼 수 있어 소풍 가듯 다녀올 수 있다. 특히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을 당시의 옷이 묻혀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 유대인이 로마 군인으로부터 옷을 구해 누이에게 줬는데 누이가 예수의 옷이라는 사실에 감격한 나머지 그만 죽었다고 한다. 누이의 손에서 옷을 빼려 했으나 뺄 수 없어 결국 옷과 함께 묻었고 그 자리에 세운 교회가 스베티츠호벨리다. 이런 연유로 교회가 세워진 초기에는 치유의 역사로 유명했다고 한다. 므츠헤타의 하이라이트는 즈바리 수도원이다. 6세기 원형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곳으로 한국의 사찰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야트막한 언덕에 세워진 수도원에서는 므츠바리강과 아라그비강이 합류해 마을을 감싼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이곳에서 므츠헤타 시내를 바라보는 시간이 무척이나 경건하고 황홀하다. ■ 여행수첩 ① 조지아 여행은 마슈르카로 시작해 마슈르카로 끝난다. 조지아 곳곳을 잇는 시외버스 같은 교통수단으로 20명 정도 탈 수 있는 승합차다. 관광객은 대개 버스터미널에서 이용하고 현지인은 중간중간 정류장에서 타고 내린다. 출발 시간이 정해진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승객이 다 모이면 출발하는 식으로 다른 교통수단보다 가성비와 편의성이 뛰어나다. 카즈베기와 메스티아로 가는 마슈르카는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사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② 조지아를 여행할 때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해 현지에서 라리로 바꾸는 게 일반적으로 제일 저렴하다. 현지 ATM 기기에서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데 수수료는 최저 1달러가 든다. 인출 규모에 따라 현지 인출이 더 저렴할 수 있으니 개인카드의 수수료 정책 등을 따져 보는 게 좋다. ③ 대표 음식은 힌칼리와 하차푸리. 힌칼리는 만두 비슷한 음식인데 꽁지를 잡고 먹고 꽁지 부분은 남겨 둔다. 하차푸리는 치즈가 들어간 빵으로 아자리야식 하차푸리가 대표적이다. 부가세를 받는 곳과 안 받는 곳이 있으니 구글지도 등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가면 돈을 아낄 수 있다. ④ 쿠타이시와 흑해 연안의 휴양 도시인 바투미가 조지아에서 갈 만한 곳으로 꼽힌다. 쿠타이시 역시 하루면 다 둘러볼 수 있게 관광시설이 모여 있다. 인근에 세계문화유산인 겔라티 수도원이 있어 함께 둘러볼 만하다. 다만 겔라티 수도원 역시 현재는 공사중이라 주말에만 일부 관람이 가능하다. 바투미는 현대적인 느낌의 도시로 트빌리시에도 보기 어려운 고층 건물들을 여럿 볼 수 있다.
  • [열린세상] 김여정의 ‘조한 관계론’ 유감

    [열린세상] 김여정의 ‘조한 관계론’ 유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8일 ‘조한 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남북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50일 만에 언급한 ‘조한 관계’는 그동안 자신들이 사용해 온 ‘북남 관계’를 대체한 개념이며, 남북이 이제 더는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 부부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및 전단 살포 중지, 개별 관광 허용 검토 등 이재명 정부가 취한 대북 유화 조치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성의 있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통일부를 해체돼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우리를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와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남북을 전쟁 중의 적대관계로 전환하고 통일 민족·개념 삭제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부부장이 새삼 ‘조한 관계’라는 생소한 개념을 강조한 것은 남북한이 더이상 민족 간 특수관계가 아닌 별개의 국가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의 입장 변화에는 문재인 정부 시기에 남북미 정상회담의 성과 도출 실패에 대한 좌절감과 윤석열 정부의 과도한 대북 강경책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남북이 각각 유엔에 가입한 국제법적 별개의 국가라는 현실도 외면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2국가론을 인정하자는 논의와 아울러 ‘통일’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던 독일 사례도 회자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2국가론은 평화 관계의 정착이 아닌 적대관계로의 전환과 한반도 전쟁의 상시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1969년 동독을 부정하는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고 동서독 간 공존을 지향하는 신동방정책을 추진했다. 브란트 전 총리는 서독의 정통성에 입각한 전독부(全獨部) 명칭을 내독관계부로 변경해 중립화했지만, 양독관계의 특수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완전한 2국가론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규정해 남북이 하나의 국가임을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정권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으며, 남북이 서명한 남북기본합의서에는 남북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조국광복=김일성 업적’으로 선전해 왔으며 6·25를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고 있다. 사망 직전 김일성 주석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해 면담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따라서 민족과 통일은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에 해당한다. 김정은 정권의 한반도 적대적 2국가론은 대한민국 헌법은 물론 김일성·김정일의 노선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남북 관계에 대한 전면 거부인 동시에 각각 별개의 국가로서 외교관계 형성은 가능하다는 우회적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남북 국가 대 국가 관계의 공식화는 한반도 영구 분단의 고착화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만일 북한의 한반도 적대적 2국가론이 수용될 경우 헌법정신 위배는 물론 북한 지역에 대한 우리의 모든 권리와 의무도 소멸된다. 유사시 북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개입할 수 없으며 탈북민의 경우도 남북 특수관계의 적용이 아닌 일반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지니게 될 뿐이다. 평화통일의 지향은 헌법상 의무이자 권리이며 남북 민족 관계는 일개 정권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교착 국면 타개를 위해 노력하되 원칙을 훼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전 세계 사로잡은 ‘케데헌’ 작곡가, K팝으로 순국선열에 경의 표하다

    전 세계 사로잡은 ‘케데헌’ 작곡가, K팝으로 순국선열에 경의 표하다

    ‘꺼지지 않는 빛’ 음원사이트 공개지금 세대에게 희망·자긍심 전해오늘 국민주권 대축제가 첫 무대음원 수익,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국가보훈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을 축하하고 선열들의 독립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작한 음원 ‘꺼지지 않는 빛’(Keep The Light)을 14일 공개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음원은 여러 위기 속에서도 광복의 빛을 지켜 냈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 대한 경의와 감사를 K팝 스타일의 강렬한 비트와 빠른 랩으로 표현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오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곡 ‘골든’(Golden)의 이재 작곡가가 작곡했다. 가사는 한글과 영문을 섞었다. 후렴구는 광복의 빛을 이어 가는 지금의 세대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깊은 울림으로 전하고자 했다. 가사와 안무 제작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우정잉, 래퍼 미란이, 가수 현진, 댄서 에이미가 참여했다. 네 사람은 ‘광복의 그날이 있어 오늘이 있다’는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 그룹 ‘투데이야’를 결성했다. 이들은 광복절 당일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를 통해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음원 제작 과정도 공개된다. 지난달부터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어서오고’를 통해 투데이야 결정 과정 등을 다룬 웹예능 ‘오늘도 데뷔조’가 송출되고 있다. 다음달까지 음원 녹음 및 안무 제작 과정, 독립운동 사적지 방문기 등 음원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제작해 송출할 예정이다. 보훈부는 음원 수익금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사업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광복절은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결실을 맺은 ‘대한민국의 가장 기쁜 날’”이라며 “이번에 공개되는 음원을 통해 모든 국민이 함께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며 광복 80년의 의미와 가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들의 정신을 기억·계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지방시대] 나라 재정 위협하는 ‘예비타당성조사 완화’

    [지방시대] 나라 재정 위협하는 ‘예비타당성조사 완화’

    정부가 26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손질한다. 총사업비 기준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하고 경제성(BC)·정책성 등 평가항목에 ‘균형성장’이 새로 들어간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기획재정부와 논의해 확정했다고 한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예타는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을 미리 검토하고 검증하는 절차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정된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정치적·지역적 민원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999년 도입했다. 무분별한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그동안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들은 대체로 경제성이 부족하거나 사업 추진 기반이 약한 경우가 많았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있어 예타는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국가적 관점에서 꼭 필요한 기준선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예타는 정치권의 단골 표적이었다. 선거철만 되면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각종 SOC 공약이 쏟아졌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전철 노선 확충, 고속도로 건설처럼 수천억, 수조원이 드는 사업들을 약속했다. 재정 건전성은 뒷전이었다. 일부 지역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전철 연장을 요구했고, 정치인은 이에 호응했다.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사업이 많았다. 이런 무분별한 요구를 걸러내고 재정의 마지막 빗장을 지켜온 게 예타다. 국민 세금 낭비를 막는 방어선이자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을 선별하는 최소한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그 방어선을 느슨하게 할 우려가 있다. 균형성장이라는 추상적인 항목이 추가되고 대상 사업 기준이 상향되면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도 명분만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예타를 피하려고 총사업비를 500억원 이하로 인위적으로 줄인 사례가 있었는데, 교외선 디젤열차 재개통이 그 예다. 이러한 흐름은 예타 완화가 정치적 수요를 뒷받침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으로 선거철마다 각종 철도·도로 건설 요구가 난립하고, 정치인들은 이를 경쟁적으로 공약에 포함시킬 것이다. 필요성과 수익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추진되는 대규모 사업은 재정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구 감소라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현재 5168만명인 인구는 50년 뒤 2072년에는 약 3600만명으로 줄고, 100년 뒤인 2122년에는 1100만명대까지 감소한다. 일부 학자들은 75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그렇게 되면 50년 뒤에는 수도권에서 ‘교통정체’라는 말이 사라지고 100년 뒤에는 전철 객차가 텅 빈 채 달릴 것이다. 표심을 노려 예타를 통과한 사업 상당수는 ‘고추 말리는 지방 공항 활주로’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인구 감소에 따른 세수 축소는 사업 유지·보수조차 어려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인구가 급감하는 시대에 과잉 인프라는 곧 재정 파탄으로 이어진다. 예타 완화는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우는 결정이 될 수 있다. 균형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이 추진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 모두의 몫이 된다. 지금은 예타의 문턱을 낮출 때가 아니라, 그 역할과 기능을 더욱 단단히 지켜야 할 시점이다.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이 묶이면 정작 꼭 필요한 곳에 투자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상봉 전국부 기자
  • 서울 은평구 다래마을에 아파트 2942가구 짓는다

    대림시장 인근엔 90면 공영주차장편익시설 확충, 골목상권 활력 기대서울 은평구 응암동 다래마을이 노후 주택가에서 2942세대의 쾌적한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은평구 응암동 700번지, 755번지 일대에 대해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14일 고시했다. 응암동 700번지 일대는 지하 3층∼지상 35층, 15개동 1456세대, 755번지 일대는 같은 규모의 아파트 14개동 1486세대가 지어진다. 공영주차장, 공원, 공공공지, 공공청사, 보육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과 주민 편익시설도 대폭 확충된다. 특히 대림시장 인근에 9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신설돼 시장 이용객과 지역 주민의 주차 불편 해소는 물론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다래마을 재개발은 ‘쇠퇴지역 균형발전’를 표방한 2세대 도시재생 정책의 대표 사례다. 도시재생사업과 민간 재개발사업을 결합·연계해 낙후된 대림시장 일대 골목상권을 도시재생으로 활성화하는 동시에 노후 주거지를 재개발로 정비한다.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결정안은 지난 4월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정 가결됐고, 주민 재공람도 완료했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응암동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며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첫걸음”이라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돼 주민들이 빠르게 새로운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위기의 PSG 구한 이강인…佛클럽 슈퍼컵 첫 정상에

    위기의 PSG 구한 이강인…佛클럽 슈퍼컵 첫 정상에

    한국 축구의 간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이 새 시즌 첫 공식전에서 천금 같은 추격 골을 터트리며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밝혔다. PSG도 사상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정상에 오르면서 기분 좋게 첫발을 뗐다. PSG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5 UEFA 슈퍼컵 토트넘(잉글랜드)과의 경기에서 정규 90분 동안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슈퍼컵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챔피언(PSG)과 유로파리그(UEL) 우승팀(토트넘)이 맞붙는 대회로, 프랑스 클럽이 승리한 건 처음이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0-2로 뒤진 후반 23분 워런 자이르에메리 대신 투입됐다. 오른쪽에 자리 잡은 이강인은 곧바로 스루패스로 측면 공격을 전개했고 페널티박스로 접근해 상대 반칙을 유도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40분 나왔다. 이강인은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비티냐에게 건네받은 공을 그대로 왼발로 때려 골대 오른 구석을 찔렀다.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이강인이 팀의 새 시즌 첫 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것이다. 이날 PSG는 후반 추가시간 곤살루 하무스가 우스만 뎀벨레의 크로스를 동점 헤더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선 하무스, 뎀벨레, 이강인, 누누 멘데스가 차례로 골을 넣어 우승 트로피를 따냈다.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신임 감독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빠진 전방에 히샤를리송, 모하메드 쿠두스를 배치했고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케빈 단소 등으로 스리백을 구축했다. 판더펜과 로메로가 연속 골을 넣으며 승부수가 적중하는 듯했으나 경기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렸다. 손흥민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서 친정팀 동료들을 향해 “자랑스럽다. 실망하지 말고 새 시즌 남은 일정을 향해 나아가자. 나는 여전히 토트넘을 응원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 “협의는 무슨”… 관가도 의정 갈등 ‘특혜 봉합’ 한숨[세종 B컷]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해 달라는 거 다 해 주면서 무슨 협의를 한다고 시간 낭비를 하시나요.” 14일 관가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 익명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글에는 ‘대한민국이 망하기 전에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 ‘내부에서 봐도 이 정도인데 국민이 느끼는 박탈감은 더 클 것’이란 자조 섞인 댓글이 달렸습니다. 1년 6개월을 끈 의정 갈등이 ‘특혜’로 봉합됐다는 비판입니다. 앞서 복지부는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제3차 수련협의체를 열고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기존 병원에 같은 과목·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보전해 주기로 했습니다. 복귀하는 군 미필 전공의의 경우 입영 시기를 수련 후로 미뤄 주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한 행위에 대한 전공의들의 재발 방지 약속이나 사과는 없었습니다. 한 복지부 사무관은 “1년 반 동안 고생한 의료개혁이 원점으로 돌아온 건 물론이고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허용된다는 선례를 남긴 잘못된 결정”이라며 “다른 직업군이었어도 이랬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한 과장도 “2년째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수조원 투입했는데 허무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간부들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입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등 중장기 과제에 의료계 협력이 필수적인 데다 장기화한 의료 공백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한 국장급은 “복귀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친 후 입대하도록 시기를 조정해 주는 부분은 정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백 번 양보해 어쩔 도리가 없다고 쳐도 끝내는 모양새가 안 좋았던 것은 못내 아쉽습니다. “결국 ‘의사 불패’만 확인됐다. 의료 공백을 초래한 전공의·의대생의 집단행동을 묵인하는 것은 불법행위의 재발을 부추길 뿐”이라는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의 지적을 대통령실과 복지부 수뇌부가 흘려듣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박정원 두산 회장 163억 받고… K뷰티 대박 2인방 170억대 탔다

    박정원 두산 회장 163억 받고… K뷰티 대박 2인방 170억대 탔다

    한화 상승세… 김승연 회장 124억신동빈 롯데 회장 99억… 16% 줄어 올 상반기 국내 기업 총수 중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순으로 보수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핵심 사업에서 호실적을 낸 데 따른 영향이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K뷰티 대장주로 떠오른 에이피알에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덕에 170억원 넘게 받은 임원들이 나왔다. 14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박 회장은 ㈜두산 등에서 상반기에 총 16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89억 3000만원에 이른다. 급여와 단기 성과급은 총 73억 800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데 현금으로 주던 장기 성과급을 올해 처음 주식으로 지급하면서 금액이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지급 시점 두산의 주가는 3년 전 부여 시점보다 4.3배 올랐다. 한화의 주요 사업 실적이 상승세를 타면서 김 회장의 보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화 등 계열사 5곳에서 상반기 보수로 124억 2200만원을 받았다. 1년 전(54억원)에 비해 약 2.3배 증가했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계열사 3곳에서 46억원을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전년 대비 43% 늘어난 92억 2400만원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성과급이 늘어난 데다 진에어에서 받는 보수도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상반기 118억원을 수령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비상 경영 여파로 16.2% 감소한 98억 8100만원을 받았다. 업황 부진을 겪는 롯데케미칼에서 보수(12억 2500만원)를 전년 대비 39% 적게 받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보다 2배 넘는 92억 900만원을, 지난해 용퇴를 결정한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퇴직금 57억여원을 더한 64억 6600만원을 받았다.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이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급여를 받지 않았다. 코스피 상장 1년 6개월 만에 화장품주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에이피알에선 정재훈·이민경 전무가 스톡옵션을 행사한 덕에 각각 172억 7800만원, 171억 3500만원을 수령했다. 창업자인 김병훈 대표의 보수(1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두 사람은 에이피알 초창기에 합류해 회사를 키워 왔다. 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퇴직금 85억원을 비롯해 134억 700만원을 받았다. 게임업계에선 배틀그라운드 담당인 장태석 크래프톤 이사가 57억 3500만원을 받아 김창한(39억 1400만원) 대표보다 많았다.
  • DL, 부도 위기 여천NCC에 1500억 긴급 수혈

    DL그룹이 부도 위기에 놓인 여천NCC에 15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다만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갈등이 이어지면서 여천NCC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DL은 자회사인 DL케미칼이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여천NCC에 1500억원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자금은 오는 20일 지급되며, 회사 운영 경비로 쓰일 예정이다. 이번 지원 금액은 여천NCC를 공동 경영하는 한화솔루션의 지원 규모와 같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15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그러나 DL이 에틸렌 단가 협상 등을 놓고 한화와 갈등을 겪으면서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가 악화했다. 이에 DL케미칼은 지난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여천NCC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DL그룹은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자금 지원으로 여천NCC는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경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회사 정상화 방안을 두고 대주주인 한화와 DL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실적 부진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경신…‘4년 주기’ 사이클은 깨졌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경신…‘4년 주기’ 사이클은 깨졌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한 달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내 20만 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 공식처럼 여겨졌던 ‘4년 주기’ 가격 사이클이 깨졌다는 평가다. 1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오전 9시 30분 12만 4529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이 12만 4000달러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12만 3218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다. ●美 금리 인하 전망·트럼프 행보 기대감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많은 이더리움 역시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장중 한때 4770달러 선까지 오르는 등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전고점인 4800달러대를 넘보고 있다. 이처럼 가상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9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인 친화적 행보도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들이 경쟁적으로 오르는 양상을 이어 가면서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연내 비트코인이 20만 달러를, 이더리움은 7500달러를 각각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금리·환율·규제 변화 등 영향력 커져” 한편 비트코인 ‘4년 주기’ 패턴도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2009년 탄생한 비트코인은 2012·2016·2020년 세 차례 반감기 이후 1년간 가격이 각각 7000%, 291%, 541% 급등하는 랠리를 보이며 ‘반감기=상승’ 공식을 따라 왔다. 반감기란 약 4년을 주기로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희소성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21일 맞은 4차 반감기는 양상이 달랐다. 한 달 전 이미 7만 3000달러를 돌파하며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기대가 선반영돼 1년 뒤 상승률은 43%(카이코 기준)에 그쳤다. 이날도 한 달 만에 다시 최고가를 찍었는데 과거처럼 ‘반감기 이후 1년 랠리’ 공식이 작동했다고 보긴 어렵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반감기는 여전히 공급 축소라는 구조적 요인이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절대 변수는 아니다”라며 “금리·환율, 지정학, 규제 변화, 기술 혁신 등 외생 요인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 野 ‘전대 소란’ 전한길에 가장 낮은 경고… “솜방망이 징계” 비판

    野 ‘전대 소란’ 전한길에 가장 낮은 경고… “솜방망이 징계” 비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전한길씨에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전씨가 전과도 없고, 본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향후 재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에 이 정도로 그치기로 했다”며 다수결로 징계 수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규상 징계에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가 있는데, 윤리위는 이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인 징계를 내린 셈이다. 윤리위의 솜방망이 처분에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에선 그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가벼운 결정”이라고 했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줌도 안 되는 극단 유튜버와 절연도 못하면서 어떻게 당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의힘 치욕의 날”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씨는 윤리위 결과 발표 후 유튜브 방송 ‘전한길 TV’를 통해 “국민의힘 내에서 (자신을) 불편해하는 세력은 한동훈 세력”이라며 “앞으로 평당원으로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더불어민주당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당원 명부를 확보하겠다며 압수수색에 나선 김건희 특검을 향해 “전 국민을 검열하겠단 것”이라며 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검이 이날 새벽 1시쯤 철수했지만 국민의힘은 특검이 요구한 당원 명부를 ‘절대 사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검은 당원들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연락처·계좌번호·당비 납부 현황 외에도 당원 유형 정보와 과거 당원 탈퇴 여부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특검에 맞서 철야 농성한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이것은 ‘수사’가 아니라 ‘폭력’이다. 국민의힘은 절대로 이러한 부당한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고, 장동혁 의원은 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인 피켓 시위에 나섰다. 전씨의 소란 등으로 ‘무관심·무혁신·무흥행’의 3무(無) 전당대회로 흘러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특검의 압수수색과 수도권 지역을 할퀸 ‘괴물 폭우’로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기로 한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합동연설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 혁신당 ‘조국맞이’… 11월 전당대회 개최할 듯

    혁신당 ‘조국맞이’… 11월 전당대회 개최할 듯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0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하면서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혁신당은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조 전 대표가 출소와 함께 전할 대국민 인사 메시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조국 체제’로의 복귀를 위한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앞서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당무위원회에서 본인을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의 임기 단축을 결의한 바 있다. 내년 7월까지였던 현 지도부 임기를 단축하고 조 전 대표의 당대표직 복귀뿐 아니라 혁신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혁신당은 이달 안에 전당대회 준비위를 구성해 전대 준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대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정감사 이후인 11월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전당대회는 정기 전당대회로 개최한다”며 “전국 지역위원회 구성, 지역별 전국 대의원 선정, 시도당 개편대회 및 대표·최고위원 선출 등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다음주 중에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해 최고위와 당무위 의결 사항에 대한 당원 승인도 받을 예정이다. ‘자유의 몸’이 된 조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지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비롯한 구체적 행보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서울·부산시장 등 내년 지방선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당내에선 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원내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 전 대표 출소 이후 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수석대변인은 “지금 단계에서 합당과 관련해 저희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김건희 “다시 남편과 살 수 있을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김건희 “다시 남편과 살 수 있을까,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구속 후 첫 조사가 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대부분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변호인단에는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라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14일 오전 9시 52분쯤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오전 9시 56분부터 11시 27분까지 1시간 31분간 오전 조사가 이뤄졌고, 오후 1시 32분 조사를 재개해 약 38분 만인 오후 2시 10분에 조사가 종료됐다. 쉬는 시간을 제외한 총조사 시간은 2시간 9분에 그쳤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건희를 상대로 부당 선거개입, 공천개입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대부분 피의사실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술 거부로 조사가 일찍 종료된 셈이다. 특검팀은 나흘 뒤인 오는 18일 오전 10시 다시 출석할 것을 김 여사에게 통보했으나 김 여사 측은 응하겠다는 확실한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수용된 서울남부구치소는 “김 여사 측이 당일 오전 10시 30분 변호사 접견 후 출석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검팀이 통지한 시간에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다음 주 병원 진료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서 통보된 시간에 출석할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소환 불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특검팀 소환 일정에 맞추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가 특검팀에 조사받은 건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12일 오후 늦게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는 첫 조사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료로 받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이른바 ‘나토 목걸이’에 관한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는 조사 초기 간단한 소회를 밝힌 후 대부분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진술 당시 명태균과 관련해 본인이 지시를 내리고 그런 게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오전 조사 후 점심시간에 변호인단에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명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 평당원이 최고위원 된다…정청래식 ‘당원주권 정당’ 성공할까

    평당원이 최고위원 된다…정청래식 ‘당원주권 정당’ 성공할까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첫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위원 중 한 명을 평당원에게 배정한다는 취지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8·2 전당대회 당시 제시한 핵심 공약 중 하나다.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 준비단장을 맡은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개 선발은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원주권정당을 실현하겠다는 정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당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에 평당원의 목소리를 반영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준비단은 이날부터 20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받는다. 이후 21~25일에 걸친 서류 심사를 통해 부적격자를 제외하고 약 30~50인 사이로, 27일에는 면접 심사로 10~20명까지 후보군을 압축한다. 오는 30~31일에 정견발표·토론·배심원 질의응답 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다면평가로 3~5명의 후보를 최종 선정하고 내달 3일 온라인 토론 및 합동연설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달 3~4일 진행되는 전 당원 온라인 투표로 평당원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5일 최고위원회에 공식 보고된다. 장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평당원 권한 강화로 인한 대의원제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도 대의원을 ‘정책 대의원’으로 강화하는 안을 혁신안으로 보고했고, 많은 최고위원들과도 공감대가 있었다”며 “현재 당원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의원제를 보다 정책 중심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정당법상 대의원제는 유지해야 한다”며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대의원 권한을 동일하게 하는 안 등을 특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평당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치문화를 바꾸고 정치 신인을 키워내는 기능적 역할도 할 것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대의원제 약화 시각에 대해서는 “1인1표제가 갖는 의미는 대의원들의 권한 약화보다는 당원들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라고 반박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평당원이라고 해서 최고위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정치적 의도가 어떻든 명분이 비판받을 소지는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