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보다 세다…초속 53m ‘하이선’ 7일 한반도 중앙 상륙(종합)
5일쯤 ‘초강력’으로 발달… 시속 190㎞ 수준7일 오전 5시 제주, 오후 3시 부산, 오후 7시 서울 최근접…강풍·폭우 피해 주의 “강풍 반경 넓다…日열도 거치며 변동 가능”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는 7일 오전 한반도 중앙을 관통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하이선의 풍속이 초속 53m로 130명의 사상자를 냈던 2003년 태풍 ‘매미’(51m)보다 더 강력할 것으로 전망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하이선은 7일 오전 5시 제주에 가장 근접하게 올라온 뒤 오후 7시쯤 서울 등 수도권에 태풍의 눈이 가장 최단거리에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3일 오후 3시 기준 괌 북서쪽 약 11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의 속도로 서북서진 중이라고 밝혔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65hPa, 강풍반경은 340㎞, 최대풍속은 강한 수준인 초속 37m다.
하이선은 4일 오후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며 5일에는 최대풍속이 ‘초강력’에 가까운 초속 53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강력 등급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54m에 달하는 태풍이다.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94㎞에 달한다.
역대 가장 바람이 셌던 2003년 태풍 ‘매미’의 최대풍속은 초속 51.1m였다.6일 오전 9시 제주 해상서 가장 세력 커시속 190㎞ 예상…콘크리트집 붕괴가능
“강풍 반경 520㎞로 넓어 주의”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오는 6일 오전 9시쯤 중심기압 92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53m로 가장 세력이 세져 서귀포시 남남동쪽 710㎞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53m는 강도 초강력에 근접한 세기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190.8㎞에 달한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50m면 콘크리트 집도 무너지는 어마어마한 세기다.
시속 190㎞로 달리는 차에서 고개를 내밀어 본다고 상상하면 짐작이 가능하다. 강한 바람에 고개를 제대로 가누기는커녕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강력한 바람이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으로 분류하는데 초속 25∼33m는 ‘중’, 33∼44m는 ‘강’, 44∼54m는 ‘매우 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나눈다.
강풍 반경도 520㎞에 달해 대형급 태풍이 될 전망이다. 대형 태풍은 한반도를 충분히 뒤덮을 수 있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가장 세력이 셀 때 제주에 최근접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풍 반경이 넓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제주 7일 오전 5시 ‘매우 강’ 최근접서울 7일 오후 7시 거리 최근접
하이선은 7일 오전 4시쯤 강도 ‘매우 강’의 세기로 서귀포 동북동쪽 약 200㎞, 오전 5시쯤 제주 동쪽 200㎞ 해상을 지나며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는 열흘새 바비, 마이삭에 이어 3번째 태풍을 맞게 된다.
하이선이 제주에 접근시에는 중심 최대풍속이 감소하지만 강도 ‘매우 강’을 유지, 마이삭과 유사하거나 더 센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하이선이 제주에 접근시는 중심 최대풍속이 감소하지만 강도 ‘매우 강’을 유지, 마이삭과 유사하거나 더 센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마이삭은 제주를 강타할 당시 중심기압 945hPa,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5m의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이었다.
마이삭은 2일 밤 제주를 지나면서 700건 넘는 시설 피해를 남겼고 4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기상청은 하이선 역시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던 마이삭처럼 많은 양의 비를 쏟아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삭은 2일 하루 한라산 남벽에 1004㎜, 한라산 영실 947㎜, 윗세오름 938.5㎜ 등의 폭우를 퍼부었다.7일 오후 3시 부산 지날 땐 초속 39m 다소 주나 여전히 강풍
하이선은 일본을 거쳐 오는 7일쯤 우리나라 남해안 부근에 상륙한 뒤 대구, 춘천 부근 지역을 지나며 한반도 중앙을 남에서 북으로 관통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큰 이동 경로다.
하이선이 부산 부근을 지나는 7일 오후 3시쯤 최대풍속은 전날보다 다소 줄어든 초속 39m로 예상되나 여전히 강한 수준인 데다 상당수 도시가 태풍의 중심 주변에 놓이면서 피해 규모는 이전 태풍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서해상을 지난 제8호 태풍 ‘바비’나 동쪽 지방에 치우쳐 움직인 제9호 태풍 ‘마이삭’과 달리 하이선은 내륙을 가로질러 올라가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대다수 지역이 태풍을 정통으로 맞게 된다.
하이선이 서울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은 7일 오후 7시, 거리는 80㎞로 예상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하이선이 우리나라 부근으로 올 때 고수온 해역을 거쳐 오면서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구체적인 경로나 일본 열도를 거치는지 여부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