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출신 구청장 힘겨운 행보
진보정당 소속 구청장의 제도권 진입후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관행과 형식을 깬 튀는 언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민주노동당소속 이갑용(李甲用) 울산 동구청장이 상급기관은 물론 구의회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구청장이 구의회와 충돌,추경예산안 전액이 부결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은 것.
동구는 올해 제 1회 추경예산안 108억원을 편성,구의회의 승인을 요청했으나 지난달 23일 열린 본회의에서 부결됐다.노동계 의원 4명이 불참한 가운데 비노동계 의원 6명이 부결시킨 것.
예산액 2080만원에 불과한 노동상담소 설치를 둘러싼 구청장과 비노동계 출신 구의원들의 감정대립으로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편의사업 등 다른 구정이 파행을 맞게 된 것이다.
동구는 이 구청장의 선거공약인 ‘노동상담소’ 설치에 따른 사업비를 올해 본예산에 편성했다가 구의회가 “상담소를 구청사 안에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관련 예산을 삭감했으나 이 구청장이 이를 무시하고 구청 4층에 상담소를 마련한 것이 발단.동구는 상담소를 미리 설치한 뒤 추경안에 편성,구의원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구의원들은 “노동상담소를 굳이 구청안에 두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를 강행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예산안을 손질,다시 제출하면 심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추경예산은 대부분 구민 편의사업과 관련돼 있어 의회 승인이 늦어지면 구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부결된 추경안을 그대로 구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혀 양측의 기싸움은 다음 임시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공무원 연가파업 때 연가신청을 모두 허가한 뒤 연가파업에 참가한 공무원을 징계하라는 행자부의 징계방침을 거부,마찰을 빚었다.
지난 1월에는 현대중공업 해고근로자들이 길가에 컨테이너 농성장을 설치,복직요구 집회를 하자 “나도 노동자 출신으로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참석하는 바람에 불법 시설물 철거담당 직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