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휴가 간다
산업도시인 울산이 다음 한 주간 대기업들의 동시 여름휴가로 텅 빈다. 공장 가동이 거의 중단되고, 수백개의 협력업체도 올 스톱된다. 음식점, 병원, 학원도 개점 휴업에 들어간다.
26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울산 공장은 28일부터 일제히 여름휴가를 간다. 수천개 협력업체와 음식점 등도 문을 닫아 시내는 차와 사람이 없는 한산한 중소도시 분위기로 변한다.
현대자동차,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27, 28일∼8월5일, 현대중공업은 27일∼8월7일 휴가를 즐긴다. 현대중공업은 노조 창립일인 28일이 토요일과 겹쳐 휴가기간이 예년보다 3일 늘었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미포조선 3개사의 임·직원은 6만 6800여명에 이른다. 사내 협력업체 직원만도 현대중공업 1만 3000여명 등 2만 5000여명이다.
특히 지난 25일 임금협상을 타결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역대 최고의 성과 격려금을 받아 여유로운 휴가를 떠난다.
현대중공업은 1인당 평균 1200여만원(근속연수 19년 기준), 현대미포조선은 1000여만원(13년)의 일시금(세금 포함)을 받았다.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는 다음주 울산 인구 110여만명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는 시민이 울산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은 한 라인이 중단되면 공정이 이뤄지지 않아 같은 기간의 휴가가 불가피하다.”며 “대형 사업장이 많은 울산만의 한여름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치산업으로 석유화학 관련 업체는 공장을 가동하면서 번갈아 휴가를 간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