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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김병철 저격 성공 “카타르시스 폭발”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김병철 저격 성공 “카타르시스 폭발”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이 짜릿한 반격으로 통쾌함을 선사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는 완벽하게 흑화한 나이제(남궁민 분)가 선민식(김병철 분)을 잡기 위한 최강 공조팀을 구성해 반격에 나선 모습이 그려졌다. 이때, 남궁민은 선과 악을 오가는 나이제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주 방송 말미, 피투성이가 된 채 선민식을 찾아간 나이제가 “이제부터 어떻게 이기는지 보여주겠다”며 섬뜩한 선전 포고를 날렸던 터. 나이제가 분노한 그 이면에는 한빛(려운 분)이 있었다. 3년전,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재소자의 신분이 된 나이제는 교도소에서 한빛을 만났다. 재소자 신분임에도 불구, 자해한 다른 재소자를 살려낸 나이제는 이내 교도소 나이트 닥터로 활약하며 한빛과 연을 맺게 된 것. 정들기도 잠시, 만나야 될 사람이 있다던 한빛을 다시 만난 나이제는 의구심을 품었다. 밝았던 사람이 한 순간에 불안감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던 것.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나이제는 선민식의 악행은 물론, 또 다른 배후를 알게 됐음을 암시해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역습을 준비한 나이제는 곧바로 교도소 어벤저스 팀을 꾸렸다. 그 멤버는 바로 오정희(김정난 분), 김상춘(강신일 분), 복혜수(이민영 분). 오정희의 병실에 모인 그들은 선민식을 중심으로 한 약 불법 반출 경로를 파헤치기 시작하며 흥미진진한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반격은 쉽지만은 않았다. 선민식의 방해로 인해 정의식(장현성 분) 검사가 작전 회의 중인 병실에 들이닥친 것. 이에, 나이제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무장, 뻔뻔함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뛰는 선민식 위에는 나는 나이제가 있었다. 정의식 검사가 들이닥치는 것까지 모두 나이제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것. 일부로 약 불법 반출 루트가 적힌 화이트보드를 두고 나오는가 하면, 허위 진단서 발급자가 모두 선민식의 사람이라는 정보를 흘리는 등 자신의 뒤를 캘수록 선민식이 드러나게 설계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게다가 나이제는 교도소 내에서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고 있었다. 윌슨 병으로 형 집행정지를 진행했던 김석우가 결국 식도 정맥류 파열로 응급수술을 받게 된 것. 이처럼 나이제는 그만의 방식으로 악행을 저지른 소위 범털에게 응징을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지며 안방극장에 묘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후 오정희, 복혜수의 활약으로 불법 반출 현장을 급습한 나이제는 법무부 감찰관까지 동원하며 선민식 저격에 성공했다. 임의 동행을 거부한 선민식에게 “임의 동행 하지죠”라며 씨익 웃어 보인 나이제는 그 어느때보다 짜릿한 사이다 폭격으로 카타르시스를 자아냈다. 이러한 다크 히어로 나이제의 숨 막히는 반격을 남궁민은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는 평. 특히, 남궁민은 선한 눈빛으로 정의감 넘치는 과거의 나이제를, 차갑게 굳은 얼굴과 냉랭한 어투로는 과거와는 정반대인 나이제의 모습을 그려내며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때로는 천연덕스럽게. 속내를 알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 나이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는 남궁민의 연기에 기대가 모인다. ‘닥터 프리즈너’는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민심 앞에 약해진 ‘스트롱맨’

    민심 앞에 약해진 ‘스트롱맨’

    보수 약진… 연정 꾸려 총리직 유지할 듯 ‘反이란’ 정세에 기댄 승리… 리더십 타격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5선이 유력하다. 이로써 네타냐후 총리의 재임 기간은 최소 13년을 넘어 이스라엘 사상 최장수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나 애초 그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것이라 국정 장악력은 다소 약화될 전망이다.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최근 자신의 정치적 고향 이스탄불 시장 선거 패배에 불복해 재선거를 요구하는 등 체면을 구긴 가운데 양국 ‘스트롱맨’ 권력에 이상이 생긴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이스라엘 공영 IBA 방송 등에 따르면 총선 개표가 97% 진행된 10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이 약 30% 득표율로 35석을,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정당연합 ‘청백’ 역시 약 30%의 득표율로 35석을 확보했다. 양당은 승부를 내지 못했으나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을 눌렀다. 리쿠드를 포함한 우파 및 유대교 초정통파 정당이 이스라엘 의회 120석 가운데 65석을 차지한 반면 중도·아랍 정당은 55석을 갖는 데 그쳤다. 이스라엘 법은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대통령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주게 한다. 따라서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경쟁자 간츠 전 참모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이겼지만 민심이 반(反)팔레스타인·반이란 쪽으로 기운 덕에 얻은 승리인 데다 뇌물 수수 등 각종 비위 행위에 대한 재판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온전한 승리라고 주장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 결과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및 적성국 이란과의 갈등, 시리아 주둔 미군 축소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표심이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등 선거 막판에 지원한 것도 주효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전 2시 텔아비브에서 승리 연설을 통해 “나는 모든 이스라엘인, 즉 우파와 좌파,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유대인들만의 나라’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정착촌 합병, 대이란 공세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던 만큼 앞으로 일대 정세는 더욱 급박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알제리 임시대통령 “90일 내 자유 선거”… 성난 민심 달래기

    알제리 임시대통령 “90일 내 자유 선거”… 성난 민심 달래기

    5선 도전 의사를 접고 사임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벤살라 알제리 임시대통령이 90일 안에 자유로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벤살라 상원의장이 임시대통령이 된 데에 반발해 거리로 뛰어나온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임시대통령 자리에 오른 벤살라 상원의장은 9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이같은 약속을 하고 “선거 준비에 전념할 것”이라며 “군대도 위기를 극복려고 헌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수십년간 배후에서 알제리 정계를 뒤흔든 군부가 벤살라 임시대통령을 지지할지, 그리고 시위대의 반발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향후 정국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벤살라 임시대통령은 2000년 초부터 상원 지도자로 활동한 인물로 정치적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5선 도전을 지지한 전력이 있다. 국회가 벤살라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지명하자 시위대는 격렬하게 반발했다. 수도 알제 등에서는 군중 수천명이 모여 임시대통령 퇴진과 낡은 정치 시스템의 해체를 요구했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월부터 수주 간 평화 시위가 이어졌으며,이 가운데 다수는 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 여성 시위 참가자는 BBC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것은 복잡하고 아마도 많은 시간이 걸릴 테지만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에 이란도 맞불… 중동 긴장감 고조

    美 “혁명수비대 접촉·지원땐 형사처벌” 이란도 중동 주둔 미군 ‘테러조직’ 지정 최고지도자 “美의 기만 역풍 될 것”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정예 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뒀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규군을 테러 집단으로 낙인찍은 것은 처음으로, 앞으로 혁명수비대와 접촉하는 개인 또는 기업은 미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전례 없는 이번 조치는 이란이 테러지원국일 뿐만 아니라 혁명수비대가 테러를 조장한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혁명수비대와 사업을 하거나 각종 지원을 하면 테러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혁명수비대와의 접촉을 범죄로 규정해 형사처벌할 수 있다. 미 검찰은 혁명수비대에 물질적 지원을 하는 사람을 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중동에 주둔한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미 정권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칭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와 관련, 아야톨라 알리 하메니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9일 혁명수비대원과 가족을 불러 “이란을 겨냥한 악의와 기만은 미국에 역풍이 돼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것은 미국의 큰 실수다. 이란은 더 단합하고 혁명수비대는 더 지지받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일반 군대와는 별개의 정예 부대로 육·해·공군 등 12만 500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란의 국가 안보와 신정일치 체제, 경제력의 군사적 중심축으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 활동의 70% 정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 이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것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이날 결정에 대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혁명수비대를 도발함으로써) 이란의 인접국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과 외교관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내 정치인, 기업인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에서 미국의 행동 반경이 좁아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에도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했었지만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래 중동 정세 오늘 결정된다...이스라엘 총선 실시

    미래 중동 정세 오늘 결정된다...이스라엘 총선 실시

    중동 일대에 대립과 갈등의 긴장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평화의 싹이 틀 것인지 9일(현지시간) 진행 중인 이스라엘 총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투표가 한창인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의 극우 리쿠드당은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의 중도 성향 정당 연합 ‘청백’과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 결과 양당은 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 중에 각각 28석을 나눠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13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전체적으로 리쿠드당을 포함한 우파 진영 지지율이 중도 및 아랍계 정당들보다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5선에 성공하면 이스라엘과 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는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유대인만의 국가”라고 말하는 등 아랍계 이스라엘인을 배척했으며, 시리아에 주둔한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를 공습하는 등 일대에서 마찰을 조장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에서 이긴다고 해도 검찰 기소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남는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배임·사기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겠다고 공식 발표했었다. 이스라엘 법령에 따르면 현 총리가 물러나려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간츠는 “국민은 우파가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니라 네타냐후가 위험에 빠져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의 부패 의혹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만약 간츠가 막판 판세 뒤집기에 성공하면 중동 정세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 일변도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간츠는 상대적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간츠는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에 반대하는 등 팔레스타인 문제에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총선의 투표는 이날 오전 7시 개시돼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선거가 끝나는 직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다. 한국 시간으로는 10일 오전 4시 이후에 윤곽이 드러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英 인터넷·소셜미디어 ‘자율규제’ 시대 끝났다

    영국 정부가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테러 및 아동학대을 비롯해 허위 정보와 극단주의 콘텐츠, 가짜뉴스 등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와 내무부는 이날 ‘온라인 유해 콘텐츠 보고서’를 공개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콘텐츠와 기업에 대한 규제를 담은 보고서 내용은 12주간의 협의 절차를 거친 뒤 구체적인 입법 과정을 밟게 된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그동안 기업 자율에 맡겨온 온라인 유해 콘텐츠 대응을 강화하도록 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14세 소녀가 인스타그램의 자해 관련 사진 등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뉴질랜드 테러 용의자가 테러 장면을 생중계한 한 동영상이 노출되면서 페이스북 등의 신속한 대응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등에 불법적인 내용이 있을 경우 즉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불법 콘텐츠뿐만 아니라 불법은 아니지만 사회에 해를 미치는 허위 정보, 극단주의 콘텐츠, 가짜뉴스 등도 포함된다. 만약 규정을 위반하면 해당 기업의 고위 간부가 구속되는 것은 물론, 기업은 벌금과 함께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독립규제기구가 설치돼 기업의 규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고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제러미 라이트 문화부 장관은 “온라인 유해 콘텐츠에 대한 업계의 자발적 대응은 일관적이거나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자율규제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온라인 거대기업과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젊은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모디 ‘안보’vs 간디 ‘민생’…‘100억달러 총선’ 달아오르는 인도

    모디 ‘안보’vs 간디 ‘민생’…‘100억달러 총선’ 달아오르는 인도

    하층민 출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판 북풍(北風)’으로 재선할 것인가, 정치 귀족 가문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친서민 정책으로 막판 대역전을 할 것인가. 9억명 표심의 향방은 이번 주부터 6주간 100억 달러(약 11조 4000억원)짜리 ‘세계 최대 민주주의 축제’로 불리는 인도 총선거가 끝난 뒤 공개된다. 인도 총선은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29개 주에서 진행된다. 1차전이었던 2014년 총선에서는 모디가 간디 총재에 압승했다. 그가 이끈 인도국민당(BJP)은 과반인 282석을 차지했다. 단일 정당이 하원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었다. 인도 하원 전체 의석은 545석이다. 이 중 2석은 대통령이 지목한다.언어와 민족이 매우 다양한 인도는 마하라슈트라, 웨스트벵골, 델리, 타밀나두, 안드라프라데시 등 지역 정당이 장악한 주가 많지만 결국 전체 판세는 연방의회 집권 BJP와 INC의 대결로 압축된다. 양당이 각 지역 정당과 연대해 각각 BJP가 주도하는 국민민주연합(NDA)과 INC의 통일진보연합(UPA)으로 세력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기 이번 총선에서도 쉽게 이길 수 있을까.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농민들은 모디 총리가 제조업만 챙긴다며 등을 돌렸다. 인도의 실업률은 45년 만에 최고치인 6.1%를 기록했다. 악재가 겹친 가운데 BJP는 지난해 12월 정치적 텃밭인 마디아프라데시 등 3곳의 주의회 선거에서 완패했다. 지난 2월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모디 총리는 인도 경찰 40명이 숨진 이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같은 달 26일 공습을 감행했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격한 것은 4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국은 하루 뒤 공중전을 벌였다.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안보 이슈가 선거판을 집어삼켰다. 인도인들은 파키스탄을 공격한 모디 총리를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주춤했던 지지율이 치솟았다. 인디아TV는 8일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NDA가 이번 총선에서 275석을 얻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직 프리미엄’이 더해져 모디 총리의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31일 개국한 ‘나모 TV’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의 이름을 따 만든 이 채널은 하루 종일 모디 총리의 유세 연설 등 총리의 정보만 전달한다. 모리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나렌드라 모디 총리’까지 제작했다. 당초 지난 5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INC의 반발로 연기됐다. 이외에도 모디 총리를 영웅화한 책 등이 출간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공고한 신분제 카스트 제도 하위 계급인 간치(상인) 출신으로 총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모디 총리는 기차와 거리에서 차와 음료 등을 팔다가 정치계에 입문했다. 이후 구자라트주 총리 등을 거쳐 연방정부 총리에까지 올랐다. 이대로 모디 총리의 재선을 낙관해도 좋을까. 변수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층민이었던 모디 총리가 하층민들의 이익을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이번 총선으로 시험대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불가촉천민 ‘달리트’가 1억표다. 지난 선거에서 달리트는 자신이 하위 계급 출신임을 강조한 모디를 지지했었다. 하지만 달리트들은 더는 모디 총리와 그의 당을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총리가 된 후에 달리트가 당하는 폭압을 모른 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이어 “파키스탄과의 대립은 달리트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디 총재는 모디 총리가 외면한 하층민에 집중했다. 간디 총재는 인도 명문가 ‘네루-간디’ 가문 출신이다. ‘네루-간디’ 가문은 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 네루 초대 총리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 총리, 네루 총리의 손자 라지브 간디 총리 등을 배출했다. 간디 총재는 네루의 증손자다. 다만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간디라는 성은 인디라 총리가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면서 붙은 것이다. 간디 총재는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에 월 6000루피(약 1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인도의 1인당 월 국민소득은 20만원 미만이다. 그는 “인구로는 2억 5000만명, 가구 수로는 5000만 가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간디 총재가 지난해 말 주의회 선거에서 ‘농민 부채 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한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 모디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농촌 빈곤, 방산 비리 등 약점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은 전국 29개 주에서 지역별로 7차례(4월 11일·18일·23일·29일, 5월 6일·12일·19일)에 걸쳐 치른다. 개표는 다음달 23일 하루 만에 끝난다. 하원의 윤곽도 이날 나온다. 하원 과반을 획득한 정당에서 총리가 나오고 정권을 잡는다. 유권자는 8억 7500만여명으로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선거 규모가 큰 만큼 정부 지출이 상당하다. 인도 전역 100만곳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군경 등 1000만명의 선거 관리 요원을 투입한다. 인디아투데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9년 총선에서는 정부가 유권자 1명당 15.5루피를 썼으나 2014년에는 관련 비용이 1인당 46.4루피로 늘었다. 2014년 총선 당시 인도 정부의 전체 지출은 총 387억 루피”라고 전했다. 개별 후보자의 비용까지 합산하면 전체 선거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뛴다. CNN 등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인도 총선은 전 세계 역사상 최대로 기록된 2016년 미국 대선 비용 65억 달러 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면서 “2014년 인도 총선 비용은 5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두 배(1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선거 비용을 최소 70억 달러로 내다봤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 것일까. 치열한 경쟁과 부정 선거 풍토 때문이다. 이번 선거 입후보자만 8000명이 넘는다. 이들 후보는 당선을 목표로 선거 운동원의 일당, 교통비, 식대는 물론 현수막, 마이크, 폭죽 등 선거 전반 비용을 부담한다. 후보자들은 금품까지 살포해야 한다. 현지 설문에 따르면 인도 정치인 90%가 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선거 유세장에서는 각 후보자가 평소 서민들이 맛보기 힘든 치킨카레 등이 든 박스나 현금을 나눠주는 일이 흔하다. 지난 선거 때 일부 선거구에서는 유권자에 염소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비도 급증했다. 각 후보는 홍보요원, 댓글부대 등을 운영하는데 이 비용이 2009년 선거 3600만 달러에서 2014년 7억 2000만 달러로 빠르게 늘었다. 이 와중에 SNS를 타고 확산하는 ‘가짜뉴스’ 문제가 대두됐다. 페이스북은 지난 1일 인도 총선 관련 가짜뉴스를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정 수백개를 폐쇄했다.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 배후에 파키스탄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가짜계정은 28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에 파키스탄군, 인도 정부, 카슈미르 분쟁 지역과 관련한 거짓정보를 흘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거대한 민주주의 축제를 보려는 관광상품이 나와 관심을 끈다. 로이터통신 등은 최근 타지마할 등 인도 관광 명소는 물론 총선 후보자 유세 현장을 체험 가능한 여행 상품이 나왔다고 전했다. 인도 전역의 35개 관광회사가 참여했고, 3500여건 이상의 예약이 완료됐다. 로이터는 “일반 관광객보다는 각국 정치인, 정치학 전공 학생, 언론인,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동정] 강신욱 통계청장, 콜센터 찾아 상담사 격려

    △강신욱 통계청장은 5일 과천 소재 정부통합콜센터 ‘국민콜110’을 방문해 통계청 콜센터 상담사를 격려하고 이달 가계금융복지조사와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관련 질의에 친절히 응대해달라고 당부했다.
  • 에르도안의 몽니? 이스탄불 전체 재검표 요구

    에르도안의 몽니? 이스탄불 전체 재검표 요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 이스탄불에서의 패배를 인정할 생각이 없는 것일까.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이 이스탄불 시장 선거 결과에 불복해 전면 재검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AFP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이스탄불 전체 39개 주 가운데 18개 구 재검표를 결정했지만 AKP는 나머지 구 선거 용지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AKP는 재개표 범위를 확대하면 표차가 더 줄어들어 당초 개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보인다. AKP측은 이날 “우리는 투표함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일이 생겼다고 본다. 투표소 최고 책임자들이 손을 쓴 정황이 있다”면서 “조직적인 부정행위와 오류가 있었는데 이것을 덮고 가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끝난 터키 지방선거 개표 결과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48.8%를 얻어 여당인 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에 2만 7000여표 차(0.25%p)로 앞섰다. 이스탄불은 1994년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에르도안이 시장에 당선, 중앙 무대로 발돋움한 곳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박빙 총선 네타냐후 “승리땐 서안 정착촌 영토로 합병시킬 것”

    박빙 총선 네타냐후 “승리땐 서안 정착촌 영토로 합병시킬 것”

    美 등에 업고 ‘보수 표심’ 노려 강경 발언 요르단 서안에 이스라엘인 40만명 거주 팔레스타인 “정착촌은 불법… 제거될 것”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즉석 결정’에 논란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공식 영토로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정착촌은 이미 그 존재만으로 국제법상 불법이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네타냐후 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이스라엘 보수 우파를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도 네타냐후 총리의 거침없는 언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채널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예루살렘과 골란고원처럼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주권을 확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정착촌 단지는 물론 소규모 정착촌을 구분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어떠한 조처와 발표도 사실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곳이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으로 점령한 땅에 정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안보, 종교, 역사 등의 이유로 서안 곳곳에 정착촌을 세웠다. 현재 40만여명의 이스라엘인이 이스라엘군의 보호 아래 정착촌에 거주한다. BBC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팔레스타인에 땅을 내주는 데 반대하는 유권자들을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의 신생 정당 ‘청백’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한 발언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날 이스라엘 채널13 등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리쿠드당과 청백은 전체 120석 중에 각각 28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향후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리쿠드당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여론 조사 결과 친네타냐후 성향의 우파 및 유대교 정당 등이 총선에서 66석을 확보, 청백과 성향이 비슷한 중도좌파 및 아랍계 정당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54석보다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을 들쑤셔놓은 골란고원 사태가 짧은 ‘역사수업’ 후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나는 (참모들에게) ‘약간의 역사 지식을 빨리 달라’고 말했다”면서 “(골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렸고, 좋은 결정을 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우리둘은1학년]방과후학교는 구세주인가, 계륵인가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털어놓습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끝나자마자 엄마에게도 숙제가 쏟아졌다. 새 학기 준비물 챙겨 보내기, 신입생 학부모 연수와 학부모 총회에 참석하는 일 등이다. 그중에서 부담이 제일 컸던 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었다. 정규수업이 끝난 다음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대학 강의처럼 원하는 과목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입학 이틀 뒤인 3월 6일부터 방과후학교 수강신청이 시작되기에 무슨 과목을 들을지 아이와 미리 상의가 필요했다.  ●엄마의 사심이 반영된 과목 선택 수강신청 하루 전, 방과후학교 안내문을 펼쳐놓고 딸과 나란히 식탁에 앉았다. 아이도 나도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딸 쪽이 그나마 나았다. 딸: 친구가 그러는데 마술이 인기가 많대.나: 마술? ‘매주 다른 주제와 기법으로…, 최고로 재미있는 공연예술….’딸: 엄마, 나 마술 할래!나: 인기가 많으면 신청 못 할 수도 있어. ‘플랜 B’를 생각해보자.딸: 플랜 B가 뭐야?방과후학교 과목은 30개 정도였다. ▲사고력 신장 ▲과학영역 ▲미술영역 ▲체육영역 ▲음악영역 등 5개 영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딸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만들기와 바이올린 수업을 원했고, 나는 가능하면 다양한 영역에 참여하길 바랐다. 체력을 기를(솔직히는 ‘방전시킬’) 체육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실험도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중에서도 축구를 강력히 권했다. 16년 전 만난 미국인 룸메이트 때문에 축구는 내 로망이 됐다. 어릴 때부터 여자축구부 선수로 뛴 그 애는 강골이었다. 근육이 적당히 붙은 허벅지와 종아리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나: 축구는 어때?딸: 남자애들 하는 거 말야?나: 미국에서는 여자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한대. 남자들보다 더 잘한대. 엄마 친구도 그랬어.딸: 그래? 그럼 할래! 욕심 많은 엄마, 설득이 쉬운 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들을 다섯 과목을 확정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과후학교를 집어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가 지루해할까봐서다.맞벌이 부부의 아이이기 때문에 딸은 오후 1~2시에 수업을 마치면 돌봄교실로 향한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놀면서 오후 5시까지 엄마나 아빠를 기다린다. 돌봄교실도 교육활동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방과후학교가 더 재미있고,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았다. 저렴한 비용도 한몫했다. 보통 매주 1회, 한 번에 80분 정도 수업을 하는데 3개월(12회) 수업비가 6만 5000~8만 5000원이다. 학원비나 유치원 특별활동비와 비교도 안 되게 쌌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 전쟁 수강신청 당일이 되었다.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서버가 열린다. 학교를 마친 딸을 데려와 집에서 신청할 생각이었다. 때마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던 엄마들에게 귀동냥으로 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엄마1: 수강신청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라는데….엄마2: 인기 있는 과목은 서버 열리자마자 마감된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모바일이랑 컴퓨터 동시에 접속해놓고 신청해요.엄마3: 저는 애들 아빠랑 친정 식구한테 신청할 과목을 분담시켰어요. 고학년 자녀를 키워본 듯한 엄마들이 풀어놓는 ‘꿀팁’이었다. 과목당 수강 정원이 20~25명 남짓이니 금세 마감된다는 얘기였다. 당연히 혼자 5과목을 신청하는 건 무리였다. 남편에게 급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나: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금방 마감된대요. 과목을 나눠서 신청해야겠어. 과학실험이랑 바이올린, 2과목 맡아줘요. 스마트폰으로 동시접속 된다니까 로그인하고 5분 전부터 ‘새로고침’ 눌러요.남편: 알았어요. 서버가 열리기 30분 전, 손가락을 풀며 노트북 앞에 대기했다. 신청 순서는 인기가 많을 것 같은 과목부터, 수강 정원이 다 찼다면 대체할 과목을 바로 신청…. 시뮬레이션도 여러 번 했다. 대학 수강신청보다 더 떨렸다. 원했던 과목 5개 중 4개 성공, 하나는 대체과목으로 신청. 이 정도면 선방했다. 옆에서 맘 졸이며 기다리던 딸도 기뻐서 팔짝 뛰었다. 딸은 그렇게 1분기, 석 달 동안 요일별로 창의로봇, 창의요리, 바이올린, 방송댄스, 축구에 참여하게 됐다. 다섯 과목 수강료는 재료비까지 합쳐 42만 500원이다. ●“방과후를 다섯 개나 한다고요?” 부담스런 숙제를 잘 해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딸이 방과후학교를 매일 한다고 했더니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엄마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엄마4: 5개나 한다고요? 시간이 돼요?나: 방과후, 돌봄교실 외에 아무것도 안 해서요…. 매일 방과후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는 없었다. 시켜도 한두 개 정도, 대부분 학원으로 보냈다. 누구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그리 탐탁지 않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방과후학교 제도를 파보기 시작했다.방과후학교라는 이름은 참여정부 때 처음 등장했다. 교육부가 2004년 12월 발표한 ‘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에서다.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창의적이고 심신이 건강한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대상, 지도강사, 교육비, 운영시간 등을 확대 개방해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2005년부터 48개 방과후학교 시범학교가 지정되는 등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이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시도는 학원연합회 등 사교육 업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교육부 고시(제2013-7호, 제2015-74호)와 초중등교육과정 총론으로 운영 근거를 갖고 있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를 개설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는 선행학습이 제한된다. ●엄마들이 방과후학교를 꺼리는 이유 정부는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비 경감 ▲교육격차 완화 ▲돌봄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학교 실현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달 동안 방과후학교를 경험해보니 사교육비를 줄이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긍정적이다. 사설 축구교실, 쿠킹클래스, 음악학원을 각각 따로 보낸다면, 비용이 족히 배 이상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주 1회 수업인 데다 다음 분기에 또 들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강료를 내더라도 일대일로 집중 교육을 해주는 학원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솔직히 주 1회 단체 바이올린 수업이,매일 다니는 사설 음악학원을 대체하기란 불가능하지 않은가. ●방과후학교 참여율 5년간 13.3%P 하락 한국교육개발원이 2017년 펴낸 ‘방과후학교 참여율 제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2012년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은 464만명이었으나 2017년 337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 감소로 재학생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전체 학생 대비 방과후학교 참여 비율도 72.2%(2013년)에서 58.9%(2017년)으로 하향세를 보인다.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역시 사교육 때문이다. 개발원이 학생 1만명, 학부모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학생의 59.3%가 ‘사교육 참여’를 들었다. 이 아이들의 또 절반쯤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41.7%) 또는 예체능학원(9.4%)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의 답변도 비슷했다. 다만 ‘희망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34.0%), ‘학교에 남기 싫어서’(32.3%), ‘수준에 맞지 않아서’(10.9%),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2.5%)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연구자들은 방과후학교가 소외계층엔 상당한 혜택이 되지만, 가정배경이 좋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교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맞벌이 학부모에겐 선택 아닌 필수? 우리 아이가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는 생각에는 ‘부부일심’이다. 삶의 질을 위해 피아노 학원은 다녔으면 좋겠고, 건강을 위해 수영이나 태권도, 줄넘기도 배우면 좋겠다. 나중에 영어도 배워야하고, 수학도 필요하면 학원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에겐 학원비 이상의 문제가 있다. ‘시간 관리’ 부분이다. 야무진 엄마들은 소문 난 학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아이의 방과 후 스케줄을 알차게 짤 것이다. 직접 데려다주는 ‘픽업 앤 드롭’을 하거나 학원 차량 승하차를 밀착 관리할 수도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세심하게 챙기긴 어려운 부분이다.맞벌이로 자녀를 키운 선배들의 제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최대한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퇴근시간까지 버키는 것. 이러려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다른 방법은 조부모의 도움을 빌리든가 도우미를 써서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이 경우 상당한 돌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이다. 아이가 어설픈 솜씨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 귀여웠고, 고사리손으로 썰고 볶아 가져오는 요리를 맛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요새는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제대로 배우는 거 맞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걱정을 하던 중에 딸은 친한 친구가 없다며 방송댄스 수업을 지난주부터 안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바이올린 시간에는 연습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 지루하다며 돌봄교실로 일찍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음 분기 방과후학교에선 반드시 마술과 쿠킹클레이를 들어야겠다며 벼르고 있다.●갈수록 무거워지는 선택의 무게 결국 다른 엄마들처럼 일정부분을 학원으로 돌리는 선택을 할 듯하다. 방과후학교는 아이가 원하는 수업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줄인 다음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을 보내는 걸 고민하고 있다. 학원은 아이를 학교 앞에서 태워 데려가고 집에 데려다줄 수 있는 곳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결정 장애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자부했는데, 나름대로 명쾌하고 직관적으로 인생의 순간을 결정하며 살아왔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는 번번이 선택의 기로에 번민한다. 선택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삼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 하나만 생각했다.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혼자 감당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결혼과 출산 이후 나의 사소한 결정 하나가 배우자와 아이들, 가족의 삶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아이의 방과후 일정을 결정하는 문제가 아이의 진로를 좌우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가 좋은 교육 정보를 모으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살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것이리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녹색어머니회가 아직도 있어?”입니다.
  • 리비아에 감도는 전운...국제사회 초긴장

    리비아에 감도는 전운...국제사회 초긴장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겠다고 천명한 거대 군벌이 트리폴리 주변을 에워싸듯 손에 넣으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리비아 동부의 거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의 리비아국민군(LNA)이 6일(현지시간) 트리폴리 국제공항 점령을 선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공항은 수도에서 약 50㎞ 떨어져 있다. LNA측은 또 트리폴리 남부의 와디 엘라베이아 지역도 차지했다. 파예즈 알 사라즈 리비아 통합정부(GNA) 총리는 이날 “유혈사태를 피하고 분열을 끝내고자 하프타르 사령관에게 양보 의사를 전했으나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LNA에 결연하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4일 트리폴리로 진격을 선언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LNA에 군사 행위를 중단하고 촉구했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 요구를 무시하고 정부군과 교전했다. 5일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나 중재를 시도했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무거운 마음과 깊은 우려와 함께 리비아를 떠난다. 그러나 트리폴리 안팎에서 유혈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같은 날 “LNA의 군사 활동은 유엔의 중재 절차를 방해하고 리비아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동시에 고통을 연장할 뿐”이라면서 “리비아 분쟁에 대해 어떤 군사적 해결책도 없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6일 “리비아인이 스스로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고, 외부에서 부여하는 데드라인 없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 개입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내전을 겪었다. 지금까지도 무장세력 난립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카다피를 따르던 군부를 규합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영국인들은 민주주의에 완전히 신뢰를 잃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 의회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주의에 실망한 시민들이 늘어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최근 분석했다. 최근 난맥상에 대한 냉소와 환멸이 민주주의 자체를 회의하게 했다는 것이다.이런 분위기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영국인은 물론 반대하는 영국인까지, 영국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영국의 소방관 토미 터너는 “(브렉시트 국면에서) 영국 민주주의가 돌아가는 꼴을 본 영국인들이 민주주의에 믿음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나와 내 친구들은 영국이 애초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대로 3월 29일에 브렉시트 하지 않은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의 소멸 중에 어떤 것의 폐해가 더 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찬성했던 또 다른 시민은 “2016년 브렉시트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승리감에 취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브렉시트를 ‘숙취’라고 표현하고 싶다. 고통스럽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시 국민투표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데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제프 페디는 “절반을 겨우 넘는 다수가 이 정도 규모의, 영속적인 국가적 행위를 촉발시켰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다수결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 찬반 투표에서 51.89%의 표를 얻어 브렉시트를 결정했었다. 최근 한 리서치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81%가 “정치 지도자들이 브렉시트를 잘못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7%에 그친다. 2년 전 “잘못 한다” 47%, “잘한다” 29% 보다 크게 악화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가 영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전 세계가 영국을 재평가하게 됐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고 2급임이 드러났다”라면서 “이번 사태는 장기적으로 영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다. 무능력, 혼란, 불확실성은 앞으로 영국인들로 하여금 정치와 정치인들을 존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정치학교수는 “민주주의의 붕괴 조짐을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는 민중이 뜻을 모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은 이제 21세기의 새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는 중”이라면서 “선출된 정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혼란이 고조되는 추세다. 앞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꽉 막힌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돌파하나

    꽉 막힌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돌파하나

    꽉 막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국 해소 기미가 안 보이는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 국민에게 길을 묻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국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확정 국민투표’를 포함한 정부안을 야당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확정 국민투표란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한 브렉시트안을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이다. 영국 정치권이 브렉시트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국민투표로 교착상태를 타개하겠다는 포석이다. 메이 총리 정부와 제1 야당 노동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 4시간 30분에 걸쳐 이틀째 협상을 이어갔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자리에서 확정 국민투표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 역시 보수당과 노동당의 타협안 모색에 별 진전이 없다면서 메이 총리가 확정 국민투표안을 포함한 정부안을 담은 서한을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는 또 한 번 국민투표를 하는 방안을 원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거듭 부결되자 국민투표 제안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 언론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 요약본에 문제 있다” 파문

    미 언론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 요약본에 문제 있다” 파문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보고서 요약본에 문제가 있다는 특검팀 내부 인사들의 진술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힐 만한 내용이 보고서에서 누락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특검 수사관들은 ‘바 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메모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2년여에 걸친 수사 결과를 적절히 묘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 장관이 지난달 24일 400쪽에 육박하는 특검보고서를 4쪽으로 요약해 제출한 문서에 담긴 내용보다 더 파급력이 큰 내용이 보고서 전문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또 특검보고서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 장관이 요약본을 공개함으로써 수사 결과에 대한 대중의 초기 견해를 형성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특검팀에서 미리 여러 개의 요약본을 만들어 놓았지만, 법무부는 기밀자료, 배심원단 정보 및 진술 같은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법무부가 판단해 채택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와 관련해 특검팀이 놀랍고도 중대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WP에 “바 장관이 시사한 것보다 훨씬 더 예리하다”고 전했다. 바 장관이 의도를 갖고 ‘핵심’ 내용을 누락했는지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특검보고서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을 끌어내린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한 닉 애커먼 전 특검보는 “바 장관이 나쁜 믿음을 갖고 행동하는 것으로 믿는다. 그는 불장난하고 있다. 일부 기밀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특검보고서는 99%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특검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증거와 정보가 있는 곳은 거기다. 보고서를 보자”면서 “만약 숨길 게 없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원 법사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특검보고서 전문과 증거 일체에 대한 의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소환장 발부 승인안을 가결했다.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조만간 특검보고서 전문을 제출하라며 소환장을 발부할 전망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정은, 삼지연군 6개월 만에 시찰… ‘중대 결심’ 임박했나

    김정은, 삼지연군 6개월 만에 시찰… ‘중대 결심’ 임박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6개월여 만에 다시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대 정치·외교 일정을 앞두고 백두산과 삼지연군을 찾았다는 점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대내외 노선을 결정·공표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4일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군을 현지지도했다”며 “삼지연군 읍지구 건설현장을 돌아보면서 공사진행 정형과 실태를 요해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삼지연군 방문은 올해 첫 경제 시찰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 백두산 방문 이후 고모부인 장성택 숙청에 나섰고, 2016년 9월 5차 핵실험 두 달 후 백두산을 방문한 뒤 이듬해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지난해에는 1차 북미 정상회담 한 달 후인 7월과 평양 남북 정상회담 한 달 전후인 8월과 10월에 삼지연군을 시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11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핵·미사일 실험 중단(모라토리엄) 유지와 북미 비핵화 협상 지속 여부 등에 대해 모종의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신년사에서 강조해온 부분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북한은 아직 러시아의 김 위원장 초청에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보좌관은 3일 타스통신 등과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초청장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구체적 답은 없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혼돈의 터키 부정선거 논란 속 이스탄불 재검표 돌입

    혼돈의 터키 부정선거 논란 속 이스탄불 재검표 돌입

    터키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이스탄불과 앙카라 시장선거 개표에 문제가 있었다며 불복을 선언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선거당국이 일부 지역 재검표에 착수했다. 이날 AFP통신 등은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이스탄불 8개 지역 투표함에 대한 재검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AKP가 이스탄불 시장 선거 개표과정에서 여당 후보인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자 “조작과 부정이 있었다”며 재검표를 주장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재검표와 관련해 야당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는 “일부 개표상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선관위는 선거 결과에 따라 나를 이스탄불 시장 당선자로 확정 발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을드름 후보 역시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잠정 개표 결과에서는 이마모을루 후보가 득표율 48.79%로, 이을드름 후보(48.51%)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마모을루 후보는 지난 1일 아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나돌루통신이 실제 개표 결과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달리 터키 언론은 개표 결과를 선거관리 당국으로부터 직접 수신하지 않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제공하는 정보를 받아 쓴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터키 지방선거 후 언론의 실시간 개표 보도 도중 이스탄불 광역시장 개표 결과가 밤 11시 30분부터 약 10시간 동안 갱신되지 않아 언론 보도에 혼선을 빚었다. 이와 관련, 아나돌루가 불순한 의도로 야당이 역전한 개표 상황을 숨기려 결과 업데이트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YSK마저 집계가 완료된 후 결과를 공지하겠다면서 개표 상황 웹사이트를 닫았다. 줌후리예트 등 에르도안 정부에 비판적인 현지 언론은 아나돌루가 선거관리 당국이 아니라 집권당 시스템으로부터 개표 정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셰놀 카잔즈 아나돌루 사장이 ‘윗선’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후 개표 결과 업데이트를 중단하라고 직원회의에서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나돌루측은 “카잔즈 사장의 발언이 왜곡 전달됐다”고 반박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中 ‘최장수 주재’ 청융화 주일대사 교체

    中 ‘최장수 주재’ 청융화 주일대사 교체

    9년 넘게 일본에 주재해 최장수 대사 기록을 세운 청융화(程永華·64) 중국 대사가 일본을 떠난다. 3일 마이니치신문 등은 중국 정부가 최근 청 대사를 교체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청 대사는 2010년 2월 취임했다. 일본 언론은 후임 대사로 조선족 출신인 쿵쉬안유(孔鉉佑·59)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쿵 부부장은 공사 등으로 일본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일본통’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수도·이스탄불 뺏긴 에르도안, 선거 불복… 위기설에도 ‘발끈’

    대통령실 “‘에르도안 종말의 시작’은 허구” 16년간 집권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최근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의 지방선거 패배를 계기로 ‘몰락’하기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개표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위기설은 허구라며 강경 대응했다. 2일(현지시간) 터키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이날 “이스탄불 39개 구의 모든 선거위원회에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개표 과정에서 위법 행위와 변조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투표소 기록과 선거위원회 데이터 사이에 과도한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AKP는 앙카라 전체 25개 구 선거위원회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AKP는 지난달 31일 끝난 지방선거에서 최대 도시 이스탄불 및 수도 앙카라 광역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전통적으로 터키에는 지방선거와 관련, ‘이스탄불에서 이기면 터키에서 승리하고, 앙카라에서 지면 터키에서 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두 지역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AKP 쪽 후보를 2만 8000표 차로 이긴 에크렘 이마모을루 공화인민당(CHP) 후보는 AKP의 선거 불복에 대해 “자기 장난감을 뺏긴 아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이날 “‘에르도안 종말의 시작’이라는 레퍼토리를 또 퍼뜨리는 자들이 있다.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서 “AKP의 득표율은 44.3%이고 (AKP를 포함한) 여권 선거연대는 51.6%를 얻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까지는 아무 선거가 없다”며 AKP가 최후의 승자라고 강조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멕시코, 한인 이민자 기려 ‘한국의 날’ 제정

    멕시코 한인 최초 정착지이자 독립운동의 해외 전초기지였던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시의회가 한국 이민자들이 멕시코에 도착한 1905년 5월 4일을 기려 이날을 ‘한국의 날’로 정했다. 2일(현지시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유카탄주 메리다 시의회가 한국의 날 제정 조례안을 지난달 30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메리다는 114년 전 제물포항을 출발해 최초로 멕시코 땅을 밟은 한인 1033명이 정착했던 도시다. 메리다 한인들은 1909년 대한인국민회 메리다 지방회를 창립했다. 숭무학교 등을 세워 사관을 양성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했으며 고국으로 독립자금을 송금했다. 광복 후에는 국가재건의연금을 보냈다. 현재 메리다와 그 일대에는 3~5세대 한인 후손 7000여명이 거주한다. 아루투로 레온 메리다 시의원은 “메리다 시민의 DNA를 검사하면 한국인의 DNA가 검출될 정도다. 한국의 날 제정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한국의 날 제정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었던 선조들의 망국 한을 달래고 독립운동 정신을 기릴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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