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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때 수백명 살린 ‘제주 쉰들러’ 문형순 서장, 국립호국원 안장

    4·3 때 수백명 살린 ‘제주 쉰들러’ 문형순 서장, 국립호국원 안장

    제주 4·3사건 당시 학살 위험에 놓인 무고한 주민들을 구해 ‘제주의 쉰들러’로 불리는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의 안장식이 10일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열렸다. 문 전 서장은 1897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나 1919년 만주의 독립군 양성학교인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20년대에는 한국의용군 등에, 1945년에는 임시정부 광복군에 몸을 담았다. 광복 이후 제주청 기동경비대장으로 입직한 문 전 서장은 제주 4·3사건 당시 주민 수백 명의 생명을 구했다. 당시 제주에서는 과거 한 번이라도 군이나 경찰에 끌려갔다 온 적이 있거나 무장대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대거 구금돼 집단 희생됐다. 문 전 서장은 무고하게 좌익 혐의를 받던 주민 100여명을 자수케 하고 방면했다. 6·25전쟁이 발발한 뒤인 1950년 성산포경찰서장 시절에는 계엄군이 예비검속자(미리 잡아놓은 혐의자)에 대한 총살 명령을 내리자 ‘부당한 명령은 이행할 수 없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치로 살린 생명이 295명에 달한다.이후 1953년 퇴직한 문 전 서장은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후 문 전 서장의 의로운 행동이 4·3사건 연구자 등에 의해 알려졌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가며 유대인 학살을 막았던 ‘오스카 쉰들러’에 비유해 ‘제주의 쉰들러’로 불리고 있다. 경찰청은 2018년 문 전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했지만 국가유공자 지정은 6차례나 불발됐다. 이에 경찰은 그가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지리산전투사령부(빨치산 토벌부대)에서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참전유공으로 서훈을 요청했고, 국가보훈부는 문 전 서장을 참전유공자로 등록했다. 이날 안장식은 윤희근 경찰청장, 이충호 제주경찰청장, 4·3희생자 유족회, 4·3평화재단, 4·3사건 당시 문 전 서장의 결단으로 생명을 구한 강순주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윤 청장은 추도사에서 “14만 경찰은 문 서장님과 같이 언제나 국민을 지키는 사명을 굳건히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판 쉰들러’ 문형순 경찰서장, 국립호국원에 안치된다

    ‘제주판 쉰들러’ 문형순 경찰서장, 국립호국원에 안치된다

    ‘제주판 쉰들러’로 알려진 문형순(文亨淳, 1897~1966) 성산포경찰서장이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된다. 제주경찰청은 제105주년 3·1절인 1일 문형순 서장의 호국원 안장이 작년 12월에 승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시 오등동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잠든 문 서장의 안장식은 오는 5월10일로 결정됐다.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한 문 서장은 청춘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광복 후에는 경찰에 투신해 1947년 7월 제주도에 부임했으며 모슬포경찰서장 당시 제주 4·3의 광풍 속에서도 좌익혐의를 받고 있던 무고한 주민 100여명 자수시킨 후 훈방조치해 학살 위험으로부터 구해냈다. 특히 1949년 성산포 경찰서장이 된 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였을 때, 예비검속된 주민들에 대한 군 당국의 학살 명령을 거부하여 성산면 지역의 예비검속자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성산포서 예비검속자에 대한 계엄군의 총살명령에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거부하는 등 총 295명을 방면하는 등 관할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구했다. 이러한 업적으로 2018년 경찰청 올해의 경찰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불순분자라는 누명을 쓰고 성산포경찰서에 연행된 후 제주항에 있는 주정공장에 끌려가 취조와 고문을 당했던 4·3사건 생존 수형인 강순주(94)씨도 문 서장의 도움으로 총살을 면했다. 강 씨는 평생 그를 은인으로 생각하며 지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 최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은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인 강씨에 대한 첫 직권재심을 청구해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경찰청은 그간 문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해 독립유공자 심사를 보훈부에 6회에 걸쳐 지속 요청하였으나, 입증자료 미비 등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었다. 이에 경찰청은 문 서장이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 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지난 7월 독립유공이 아닌 참전유공으로 국가보훈부에 서훈을 요청했다. 국가보훈부는 2023년 12월 문 서장에 대한 참전유공자 등록을 마쳤고 그 결과를 경찰청에 통보했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문 서장이 참전유공자로 등록됨에 따라 제주호국원과 협의해 경찰영웅으로서 최고의 존경과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 한편 1953년 9월 제주청 보안과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서장은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생을 마감했다.
  • ‘제주판 쉰들러’ 만나 목숨 구한…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첫 직권재심

    ‘제주판 쉰들러’ 만나 목숨 구한…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첫 직권재심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이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에 대한 첫 직권재심을 청구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단장 강종헌·이하 합동수행단)은 1950년 5월 2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국가보안업위반죄 등으로 금고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일반재판 생존 수형인 강순주(94)씨에 대해 9차 직권재심을 청구했다고 27일 밝혔다. 강 씨는 2011년 1월 26일 희생자 결정된 생존 수형인으로 4·3특별법에 의한 특별재심을 청구했고, 이번 재심청구는 합동수행단에서 일반재판 생존수형인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한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서 합동수행단은 희생자 결정이 없는 군사재판 생존 수형인 2명(박화춘 할머니와 오씨)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직권재심을 청구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거주하는 4·3생존 희생자 강 씨(호적상 1932년 9월생)는 일본 나고야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1945년 광복이 되자 귀국했지만 1948년 4·3의 광풍을 마주했다. 일본말은 유창하지만 한국말이 어눌했던 16세 소년은 동네 지인과 숨어 있다가 영문도 모른채 잡혀갔다가 다행히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1950년 6·25전쟁 이후 또 한번 예비검속으로 붙잡혀가는 운명을 맞았다. 불순분자라는 누명을 쓰고 성산포경찰서에 연행된 후 제주항에 있는 주정공장에 끌려가 취조와 고문을 당한 것. 바로 그때 훗날 ‘제주판 쉰들러’로 불리는 문형순(1897~1966) 성산포경찰서장이 지역에서 예비검속으로 구금된 221명을 총살하라는 군의 명령에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 하겠다’며 강씨 등을 풀어줬다. 문 서장은 제주 4·3사건 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수많은 목숨을 구해 지금은 ‘제주판 쉰들러’로 불린다. 말년에 그는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던 중 1966년 향년 70세에 홀로 생을 마감했다. 강씨는 문 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국군으로 참전하기도 했고 4·3 보상금(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강씨의 가족으로는 현재 배우자와 아들, 딸, 사위 등이 있다. 합동수행단 왕선주 검사는 “생존 수형인이고 연세가 드신데다 배우자 역시 중환자여서 재판부에 최우선적으로 재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며 “3월 중에는 재심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합동수행단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관련 군사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을 2022년 2월 10일 최초 청구한 이래 현재까지 48차에 걸쳐 총 1390명을 청구해 그중 45차로 청구한 수형인까지 총 1300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또한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은 2022년 12월 28일 제주지검에서 1차로 10명을 청구하고 2023년 2월 22일 합동수행단이 그 업무를 이관받아 2023년 5월 11일부터 현재까지 2차~8차에 걸쳐 총 70명을 청구했다. 1차까지 포함하면 모두 80명을 청구한 셈이다. 현재 5차 청구 수형인까지 모두 50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 나보다 더 힘든 이웃들을 위해… 4·3희생자 보상금 기부 훈훈한 감동

    나보다 더 힘든 이웃들을 위해… 4·3희생자 보상금 기부 훈훈한 감동

    4·3 희생자 보상금의 일부를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게 기부해 연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홍수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부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오임종)를 방문,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 중 300만원을 유족회에 기부했고, 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 영남위원회와 서부지회에도 각각 100만원을 전달했다. 김 지회장의 아버지는 1949년 7월 열린 육군 고등군법회의(군사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후 대구·부산·마산형무소 등 3곳의 형무소에서 7년6개월 동안 수형생활을 한 후 1956년 출소했다. 그의 부친은 출소 후에 어렵게 생활을 하다가 2004년에 세상을 떴다. 김 지회장은 “70여 년 전 무고한 양민들이 적법한 재판을 받지도 못하고 수형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을 기부하게 됐고, 미래 세대의 평화와 인권교육, 제주4·3의 진상 규명을 위해 사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법원은 2021년 3월 재심 재판을 열고 국가공권력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행방불명인 331명과 생존수형인 2명 등 33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제주4·3사건을 통해 국가의 존재가치를 묻고 싶다. 해방 후 이념 대립 속에 국가는 청·장년들이 반정부행동을 했다고 죄를 덧씌웠고 목숨마저 빼앗았다. 그 유족과 자녀들은 연좌제의 굴레에 갇혀왔다”며 무죄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8일에는 제주4·3 예비검속 희생자 강순주(90)씨가 국가보상금 1000만원을 유족회에 기부했다. 유족회 관계자는 “여러 유족이 국가보상금으로 후원을 하고 싶다고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민간 재단을 설립해 후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인사]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한현수 ■서강대 △기획처장 전종호(학생문화처장 겸직) △정보통신대학원장 김지환(정보통신원장 겸직) ■건국대 △대학원장 이중복 △건축전문대학원장 겸 건축대학장 강순주 △법학전문대학원장 최윤철 △행정대학원장 겸 사회과학대학장 곽진영 △교육대학원장 겸 사범대학장 박종효 △농축대학원장 겸 상허생명과학대학장 서한극 △예술디자인대학원장 겸 예술디자인대학장 황진숙 △부동산대학원장 겸 부동산과학원장 신종칠 △수의방역대학원장 겸 수의과대학장 최인수 △문과대학장 김진기 △이과대학장 박춘재 △경영대학장 이미영 △KU융합과학기술원장 조쌍구 △상허교양대학장 한정수 △상허기념도서관장 오현정 △언어교육원장 염재웅 △미래지식교육원장 장성호
  • [열린세상] 통영함, 그 이름의 의미를 묻다/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통영함, 그 이름의 의미를 묻다/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해군이 최신예 해상 구조함의 이름을 통영함으로 명명해 진수시킨 건 2012년의 일이었다. 통영함이라는 명칭은 6·25 전쟁 때 한국 해군 및 해병대가 최초로 단독 상륙작전을 펼쳐 북한의 공격을 저지한 통영상륙작전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고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붙였다. 통영은 충무의 옛 이름이다. 그래서 우리는 통영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반사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떠올린다. 그분의 헌신과 희생으로 나라를 되찾은 기억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통영함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국민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6·25 전쟁일까? 국군의 최신예 구조함일까? 이순신 장군일까? 아니면 국방과 관련된 비리일까? 어쩌다가 천문학적인 혈세를 퍼부으며 국방을 튼튼히 하고 호국 영령과 이순신 장군을 기리려 했던 이름이 ‘부패’를 연상시키는 주체가 되었을까. 해상 구조함으로 전쟁이나 재난에서 국가와 국민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지녀야 할 군의 함정이 방산 비리의 상징이 됐는지 안타깝다. 국방의 의무를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고, 이 뜨거운 여름에도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모두가 국방을 위해서다. 그러나 학업을 중단하고 군대로 가는 젊은이들만 있다고 나라가 지켜지진 않는다. 그보다 첨단의 무기가 관건인 시대인데, 장비와 무기는 비리로 구멍이 뚫리고 있다. 통영함의 레이더는 정확한 레이더의 군사용이 아닌 1970년대 성능의 어군 탐지기로, 2억원짜리를 41억원에 들여왔다고 한다. 모든 해군을 지휘해 국가를 보호하고 장병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참모총장이 두 명이나 통영함 납품 비리 때문에 구속되는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이고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가짜 백수오 사건은 어떠한가. 건강에 이롭다는 백수오를 넣었다고 홍보한 제품들의 대부분이 백수오 대신 그와 비슷한 모양의 이엽우피소를 넣었다는 것이다. 무려 3000억원어치의 가짜 백수오가 팔려 나갔다고 한다. 한 달 넘게 그 뉴스가 전국을 술렁이게 하고, 주식시장에까지 충격을 주었다. 식약처가 실시한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 전체 207개 중 진짜는 10개였다고 하니 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의 실태이고 현주소다. 국제투명성기구의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 투명성 순위에서 43위를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가운데서는 27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부패가 개선되지는 않고 계속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의 감정이 국제적인 평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과 부패는 공존할 수 없다. 부패를 떠안은 채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깨끗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며, 나라의 돈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부패를 단호히 없애는 일이 어떤 기술 개발이나 정치적 구호, 혹은 정권 차원의 슬로건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나라가 부패하면 실제의 경제 발전이란 허위와 거짓으로 포장되고, 국가의 재정이 새나가며, 국민들은 불신과 의심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부패한 나라치고 선진국으로 진입한 역사가 없다. 현재 정부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도 부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적폐(積幣)라 하며, 그것을 과거에서 내려온 부담으로 여길 것이 아니다. 그것을 끊어 달라고 지도자를 택한 국민들이 모두 부패의 척결을 염원하고 있다. 대통령의 추상같은 의지와 전문가들의 지혜가 결합돼야 할 듯하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부패의 구조를 밝히고, 끊어 버리는 데는 정치적 지도자의 결단과 현실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힘 있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질시하지 않으며, 그들의 노고에 경의도 표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게 우리가 그렇게 말로 이야기하는 국격을 높이는 일이고, 국가경쟁력도 높이는 지름길이 된다. 6월은 호국 영령들을 기리는 현충의 달이다. 우리는 그분들의 죽음을 어떻게 기리고 승화시킬 수 있을까. 통영함이라는 이름 앞에 다시금 고개를 숙이게 되는 6월이다.
  • [열린세상] 공유사회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공유사회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인간의 소유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끝없는 소유욕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하는가 하면, 충족되지 않는 소유욕 때문에 번민하고, 부패에 연루돼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에리히 프롬은 오래전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에서 소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를 중시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라는 책도 우리에게 큰 공감을 주었다. 주택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갈망하는 소유의 대상이었다. 집을 소유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불리고자 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아 재산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인생행로 같았다. 그런데 최근 집에 대한 소유의 관념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4년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는 소유 의식이 2010년보다 4.6% 포인트 감소해 79.1%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주 연령이 34세 이하인 젊은 층에서는 소유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낮은 70.9%로 나타나 2010년에 비해 감소폭도 가장 크다. 주택에 대한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주거에 공유의 개념이 싹트고 있다. 공유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러 명이 함께 소유하고 사용하는 경제의 한 영역이자 방식이다. 이는 장기적 경기침체, 지구환경 보호,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나타난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2011년 미국 타임지가 세상을 바꿀 10가지 추세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주택이 소유의 대상에서 거주의 공간으로, 더 나아가 공유의 장으로 진화하는 모습은 큰 진전이다. 많은 사람들을 소유와 욕망의 늪에서 조금이나마 해방시켜 주고, 사회적으로는 엄청난 비용의 절감뿐 아니라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사회적기업이 셰어하우스 모델을 만들었다. 집이라는 하드웨어의 공유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출발했으나, 부가적으로는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의 가치와 재능까지 공유하며 공존하는 주거 문화로 발전되고 있다. 한옥 및 노후 단독주택을 임대한 후 대학생이나 외국인, 사회 초년생들인 청년 1인 가구들에 재임대하는 방식의 셰어하우스로 개인 공간 이외에도 공동 사용의 거실, 부엌, 화장실, 다락방, 마당, 옥상 등을 공유한다. 공유 공간은 거주자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개인의 지식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등의 사회 정서적 문화가 공유되면서 고차원적인 가치 창출을 가능케 한다. 공간에 대한 공유의 개념은 단순히 집에 대한 공유로 그치지 않는다. 잠자고 있는 유휴 공간을 찾아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협업소비도 나타났다. 공간 공유의 네트워크인 셈이다. 카페 한쪽을 공부방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공간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평일에는 이용자가 적은 웨딩홀이나 펜션을 기업이나 단체에 세미나나 워크숍 공간으로 저렴하게 빌려줘 서로가 윈윈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젊은 세대에게는 점점 소유 자체가 절대적이지 않다. 소유하여 독점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에 접근해 어떻게 이를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울시는 ‘공유도시’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 같은 거대하고 각박한 도시를 공유도시라 선언하니 조금은 어색하고 의아한 느낌도 있다. 돈과 미세먼지, 소유에 대한 이기심을 줄이고 따뜻한 공유의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취지일 것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공유 서울 2기’ 정책에 따르면 2018년까지 300개의 공유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교통·주차, 주거 및 환경문제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보육비와 차량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잘 추진만 한다면 이산화탄소 감축과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더 큰 인간다운 따스함이 서울에서 느껴질 것이다. 오늘도 출근하는 길에 나는 서울의 하늘을 보았다. 온통 미세먼지와 황사가 가득하고, 푸른 하늘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우리 모두가 무소유의 경지까지는 못 가더라도 공유의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으면 저 회색빛 하늘조차 푸른 하늘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예술 섬과 문화 수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일본의 ‘예술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直島)를 다녀왔다. 이번이 두 번째다. 인구 3000명 정도의 작은 섬마을이 세계적인 여행 잡지 ‘콩데나스 트레블러’에 세계 7대 관광지로 실린 곳이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나오시마 이후에 만들어진 인근의 데시마(豊島)와 이누지마(犬島)까지 가 보았다. 조금씩 다른 섬마을의 특성이 미술관 형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했다. 데시마는 나오시마 옆의 작은 섬으로 16년간 산업 폐기물 불법 투기장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그런 곳이 예술을 테마로 재생됐다. 원래 이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물이 좋아 벼농사를 많이 지어 풍요로웠다고 한다. 여기에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데시마미술관이 들어섰다. 단연 독보적이다. 미술관은 티켓을 구입하는 곳과 다소 떨어져 있다.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 여유롭게 산책하면서 아름다운 다랭이 밭을 감상하고 숲과 바다를 보며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는 건축가의 의도다. 미술관에 다다르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나지막한 높이의 부드러운 곡선 모양 미술관이 심상치 않다. 미술관은 기둥이 없는 셀 구조로 40×60m 규모에 높이가 4.5m인 얇은 피막 같은 형태다. 어느 개구부에도 유리는 없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었다. 실내외는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낮은 지붕 양쪽으로 타원형의 커다란 구멍을 냈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한쪽 구멍에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다른 쪽의 구멍으로는 숲의 녹음이 펼쳐져 그 자체가 완벽한 예술품이다. 실내에는 일체의 시설물이 없다. 고요함 속에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미술관이 위치한 곳은 예로부터 우물이 있어 주민들에게 소중한 물의 공급원이 됐다고 한다. 바닥 곳곳에 아주 작은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어 각각의 구멍에서 물방울이 봉긋 솟아나온다. 천천히 구르다가 금방 멈추기도 하고, 멈춰 있는 다른 물방울과 합류하기도 한다.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다 큰 곳에서 모두 합쳐지기도 하고, 곳곳에 있는 작은 드레인을 통해 어느새 사라지기도 한다. 뚫린 천장에서 비치는 햇빛으로 물방울이 선명하게 돋보이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기도 한다. 이누지마는 커다란 구리 제련 공장을 예술 공간으로 재생한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소였다. 노인 인구 55명의 작은 섬마을로, 공장 매연으로 자연이 훼손돼 폐허가 됐던 곳이 친환경 건축물인 세이렌쇼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미술관은 이누지마의 근대화산업 유산인 유구(遺構)를 보존하고 재생하면서 동시에 예술과 자연에너지를 일체화해 보여 주고 있다. 자연을 착취해 에너지를 마음껏 쓰는 근대적인 발상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 건축은 지구에 파묻히는 식물과도 같은 것이기를 바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곳이다. 여기에 현대미술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함께했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건축인지 경계가 모호한 어우러짐 속에 역사의 흔적과 환경 보전의 강한 메시지가 전달돼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다. 우리는 일본을 넘어서야 하는 역사적 숙명을 가지고 있다. 산업 폐기물로 버려졌던 섬을 세계적인 예술 섬으로 바꾼 일본 사회의 저력은 간단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것을 그들이 가꾸고 향유하며,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방문객들은 마치 성지 순례자가 된 듯 예술 섬들을 둘러보고 감동을 안고 돌아간다. 우리도 그런 보석을 만들 때가 됐다. 산을 깎고 옛것을 부수는 토건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을 활용하자. 자연 훼손과 시설활용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평창올림픽도 문화올림픽이 돼야 한다. 문화와 예술을 활용해 올림픽 후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나는 ‘아트-평창’을 제안하고 싶다. 산을 깎고 건물 짓는 곳에만 예산을 쓸 것이 아니라 용평과 진부의 골짜기마다 갤러리, 화가와 목수의 작업실을 유치하자. 예술 섬을 시작한 후쿠타케 소이치로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경제는 문화에 종속돼야 하고 인간과 기업의 모든 활동은 좋은 공동체를 창조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누구인가? ‘아트-평창’의 꿈을 시작하고, 한반도에 보석 하나 만들 사람.
  • [열린세상] 노후에 어디서 어떻게 살까/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노후에 어디서 어떻게 살까/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명품의 패션 브랜드 회사가 백발의 모델을 기용한 사진을 본다. 프랑스 브랜드인 ‘셀린느’는 81세 미국 작가 조앤 디디오를 내세웠고, ‘생로랑’의 시즌 모델로는 72세 싱어 송 라이터 조니 미첼이 섰다. 이들은 살아온 세월의 흔적들을 내보이며 젊은 모델 일색이었던 패션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니 노후의 기준도 변하고 있다. 전에는 40만 돼도 중노인이라 했던 적이 있다. 그러다 60청춘이란 말이 유행하더니, 지금은 80대를 88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서 노후에 대한 걱정도 길어지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는지 살펴보니 대략 다섯 가지 유형이 나타났다. 연령적으로 60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첫째,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에너지 지수가 높거나 현실의 금전적 필요에 의해서이기도 하다. 이들은 노인이나 시니어라는 호칭을 거부한다.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60대 연령층은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력도 있고 사회 활동도 활발하다. 베이비부머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데, 은퇴 후 직접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사업에 재도전하며 제2의 삶을 도모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차 베이비부머 세대주의 가계 연소득은 이전 세대 세대주 가계의 2.9배에 달한다. 둘째, 귀촌을 결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삶을 다운사이징하면서 자연으로 회귀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이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과거 투기 억제 차원에서 묶어 둔 1가구 2주택의 매도 시 부담, 농지 구입 규제 등을 과감히 풀어 주고, 오히려 지원해야 할 때가 됐다. 도농(都農) 교류, 도시과밀 해결, 주택경기 활성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지인들끼리 마을을 만들어 귀촌하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셋째, 소수 은퇴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갔던 미국뿐 아니라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목적지가 다양화돼 있다. 그러나 필자의 지인 중 아프리카로 은퇴 이민을 떠났던 사람은 귀국을 하고 말았다. 계획했던 것보다 적응이 안 되니 자연스레 비용이 커지고 실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넷째, 실버타운 같은 노인주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노인주택의 경우 양극화가 심해 도시에서 높은 가격으로 운영되는 노인주택은 입주민 정착률도 높고 만족도가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외면당하기 일쑤다. 도심의 경우 경제적 선택의 폭과 서비스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시골의 경우는 아파트형보다 소규모 단독주택 중심의 코하우징과 셰어하우스 같은 공유주택의 형태를 권할 만하다. 사회문화적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성공의 요체인데, 노인주택의 운영과 서비스, 프로그램에 지역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대안이다. 다섯째, 살던 장소에서 노후를 맞는 사람들이다. 주변 관계에서 연속성을 갖는 장점을 주목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을 비용이 엄두 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93.2%가 ‘노후에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70%가 부모의 생활비를 부담하는 등 부모 봉양에 책임을 느끼는 반면 자식에게는 기대할 수 없거나 기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관계나 지역 환경이 안정되고 지속된다는 건 큰 장점이지만, 기존의 지출 구조를 감축하지 않으면 수십여년에 달하는 노년의 삶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큰 문제점이다. 은행이 도입한 주택 모기지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만든 제도다. 현실에 부합하도록 노인주택 개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자식뿐 아니라 주변의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한 돌봄과 어울림에 지원을 펼쳐야 한다.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풍조인 ‘어모털리티’(amortality)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고령화가 더 진행되면 60대는 장년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아마 2026년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60대는 중년으로 불릴지도 모른다. 대책 없이 노년을 맞기에는 그 기간이 너무 길고, 생활비도 부담스럽다.
  • [열린세상] 갈등을 넘어 공생의 시대로/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등을 넘어 공생의 시대로/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2014년 갑오년은 우울하고 매서웠다. 세월호 사건으로 시작된 지난해의 어려움과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이제 말의 해가 가고 양의 해가 밝았으니 평화롭고 온순한 한 해가 시작되나 보다. 양은 온순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사회성이 뛰어나 공동체 속에서 잘 융합한다. 한국 사회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성숙해 가기 위해서는 현재 빠르게 늘어나는 갈등의 변곡점을 잘 극복해야 한다. 갈등은 인간 사회에서 불가피한 요소이고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사회는 갈등의 표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듯하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가는 고비의 현상이라고도 한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늘어나도 사회가 여러 가지 갈등 때문에 원심력이 커지다 보면 행복도는 낮아지고 국민소득 또한 더이상 늘어날 수 없게 된다. 며칠 전 TV에서 혼합아파트 단지에서의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 주민들 간 갈등을 소개하는 뉴스를 보았다. 갈등의 내용이 어린아이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었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을 어린이 놀이터 이용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동 번호를 기입해 놓기도 하고, 단지 간 경계에 울타리를 친 후 그 위에 뾰족한 철조망까지 설치해 아이들이 학교 갈 때 분양아파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멀리 다른 길로 돌아가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갈등은 사회를 삭막하게 하고 사람들의 영혼을 우울하게 만든다. 혼합아파트 갈등은 마을이 사라진 삭막한 시대의 주거 문제일 수도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집단 이기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어른들에게서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우며 자라게 될까. 또한 임대아파트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세계화의 영향인지 기술 발전의 영향인지 사회적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임대아파트에 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혜택받은 계층이다. 국토교통부의 2012년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화장실·부엌 등이 없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비율이 전체 가구의 7.2%인 128만 가구로 나타났다. 주거 형태 중 최하위 주택 개념인 ‘무상거주주택 및 기타’ 거주 인구는 2012년 14.6%로 나타나 오히려 2010년 12.2%보다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결국 최저 주거기준 주택의 수는 줄었으나 주거 상태가 열악한 곳에 사는 빈곤층은 더 늘었다는 의미다. 갈등의 해소와 극복이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라고 볼 때 이를 위해서는 구조적 차원의 정부 개입과 일상적 차원의 개인 노력이 함께 절실하게 요구된다. 정부는 소득 몇만 달러 시대라는 목표를 제시할 게 아니라 ‘좋은 사회’가 무엇인지 성찰하고, 그런 사회를 향한 합의를 유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좋은 사회를 향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일깨워야 한다. 국민소득 몇만 달러 시대라는 목표는 한국의 성과 지상주의와 물질 만능의 정책이 표출된 구호다. 공동체를 지향하고 회복하려는 노력, 그런 비전을 정부는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중히 여기지 않고 갈등이 사회를 지배하는 곳이라면 소득이 아무리 높아져도 행복할 리 없다.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가 공생하는 사회로 가기 위해 정부는 빈부 격차를 줄이고,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 기관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일상적 차원에서 개인들은 갈등을 자의적으로 피하고, 타인과 공생하려는 생활태도를 미덕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공동체에 봉사하려 애쓴 어떤 이야기 하나라도 만들면 어떨까? 공생과 평화를 상징하는 양의 해를 맞아 나도 스스로 자문해 본다.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 어떤 이야기의 일부였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 것인가? 자연에 순응하며 이웃들과 아름답게 살았노라고 생의 마지막에 말할 수 있고 싶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꿈꾸며 한 해를 시작한다. ‘좋은 사회’를 위한 공감대를 우리가 함께 넓혀 가길 기원해 본다.
  • [열린세상] 당신은 누구와 밥을 먹는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당신은 누구와 밥을 먹는가/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여성의 사회 진출과 1인 가구의 증가로 가정에서 식사하는 비율이 예전 같지 않다. 식생활 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소위 ‘혼밥’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으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로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비율은 급속히 줄어드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주중 이틀 이상 가족과 저녁을 먹는 사람의 비율은 64% 수준이었으며, 그중 20대는 45.1%로 가장 낮았다. 예전에는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을 먹고 예절을 지키며 식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그마저 다양한 대체 식품을 구입하기도 하고, 아니면 외식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일견, 오늘날은 식사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이 많아져 이상적인 식생활 문화가 펼쳐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공식(共食)공동체가 부활돼야 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만 3세 어린아이가 식탁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배우는 어휘력이 책을 읽을 때보다 10배 많다고 발표했다. 컬럼비아대학 연구진도 가족 식사를 많이 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A학점 받는 비율이 2배 높고, 비행에 빠질 확률은 50% 감소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연구에서는 가족과의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식습관이 좋아지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감정적으로도 안정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밥을 가족과 함께 먹는 건 분명 인성이나 학습에 영향을 주는 게 확실하다. 가족이 해체되고 가족의 수만큼 가족의 형태가 존재하는 오늘날 반드시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만이 공식(共食)공동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웃, 친구, 동료 등 다양한 대상이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집밥 관련 약 11만건의 소셜 버즈(Social Buzz)를 분석한 결과 집밥 관련 내용이 지난해보다 48%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집밥이 개인사가 아닌 집단의 관심사로 부각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외식업계 창업 트렌드 1순위 중 하나도 ‘집밥 콘셉트’라는 결과도 있으니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끼니를 추구하고픈 현대인의 필요성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집밥을 그리워하는 낯선 사람들이 함께 만나 밥을 먹는 ‘소셜다이닝’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 또한 새로운 공식(共食)공동체의 등장이다. 소셜다이닝은 고대 그리스의 식사 문화인 ‘심포지온’에서 비롯된 것으로 식사를 매개로 하여 모르는 사람과도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목받는 트렌드다. 생각해 보면 역설적이다. 인간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를 할 때인데, 더 좋은 삶을 살겠다고 맞벌이를 하는 등 바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정작 식사의 질은 낮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집밥의 느낌이 나는 식사를 사 먹는 게 대부분 직장인들의 열망이 됐고, 그 열망을 쉽게 충족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돈이 있어도 조미료나 농약으로부터 깨끗하고 어머니 손맛처럼 몸으로 전해지는 편하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사 먹는 게 어렵다. 자의든 타의든 가족들과의 식사가 어려워 가정 내에서도 나 홀로 식사가 일상화되고 인간 관계가 축소되고 있는 요즈음이야말로 함께하는 식사를 통해 본질적 행복감을 다시금 느껴야 한다. 식사는 공복을 채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시간이다. 거기서 얻는 정과 유대감은 가족 관계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와 환경과의 관계 형성으로까지 이어진다. 굳이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아니더라도 행복한 끼니를 함께하는 공동체들이 더 늘어나고, 안심하고 신선한 음식을 즐기는 데 관심을 갖는 건 사회적으로도 좋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외식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고, 식량 자급률을 높이며,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면서 농업과 식탁을 연결시키는 로컬 푸드 운동이 활성화될 것이다. 인간과 흙을 위협하는 농약과 비료의 사용도 줄여 갈 수 있다. 공식(共食)공동체의 부활과 진화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한옥에 대한 그리움과 꿈/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옥에 대한 그리움과 꿈/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국토의 75%가 산악으로 되어 있으면서, 산세가 완만하고 작은 구릉이 모인 준평원과 산간분지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나무와 친근했고, 목재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다. 구릉지가 많은 자연환경 속에서 지붕의 곡선이나 건축, 공예품도 자연의 완만한 곡선을 닮아갔다. 초가지붕의 모양은 마을 뒷산의 능선과 유사했으며, 단층으로 된 기와지붕의 높이도 사람의 키보다 조금 높은 정도로 지어져 자연과 사람을 압도하지 않았다. 한옥은 주위의 환경과 어울리도록 집의 향을 잡고 주변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여 지세에 맞는 형태로 지어졌기에 친환경적이며 친인간적이다. 한옥을 해체할 때 나오는 모든 재료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들이다. 목재가 수명이 다 되어 폐기할 때, 오히려 에너지를 생성시킴으로써 사람에게 유익하게 쓰인다. 땅속에서 썩더라도 식물들의 영양분이 된다. 지구 생태학적으로 볼 때 목재는 재배하는 식물이고 영구적으로 순환생산이 가능한 자재이기에 미래에 석유가 고갈되고 철이 모두 소진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할 수 있는 천연재료는 나무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옥이 사라지면서 목조 주택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실종의 역사는 근대화와 경제 개발의 출현과 정확히 일치한다. 공동주택이라는 콘크리트 건축 일변도의 길을 걷게 되면서 그 맥이 이어지지 못한 채, 이제는 철근 콘크리트 일색의 아파트 공화국이 됐다. 건축가를 배출하는 대학에서도 목조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무는 얇게 켜서 일부 내·외장재 정도로만 사용하는 재료라는 인식이 깔려 있을 뿐이다. 최근 친환경 웰빙 바람을 타고 한옥에 대한 열풍이 일각에 일고 있다. 그런데, 재료의 생산이나 기술이 끊겨 건축비용이 너무 비싸다. 전통 한옥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정부가 국가한옥센터를 출범시키고 한옥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정보 기반 구축과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한옥을 보전하고 진흥시키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한옥의 부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일반적인 다수 수요자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한옥을 다시 열망하게 하려면, 재료의 생산과 보급, 대학에서의 교육에 더 노력해야 하고, 한옥을 현대적으로 짓는 모델이 보다 다양해져야 한다. 한옥의 부활은 단순히 목구조에 전통 문양 몇 가지 요소를 더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한옥이 어울렸던 주거공동체의 부활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 자연과 집 그리고 이웃의 어우러짐을 추구하던 한옥의 특성이 조화를 이룰 때, 그 아름다움은 빛난다. 건축적으로야, 우리 조상들이 일상적 삶으로 이루어낸 한옥은 감탄의 대상이다. 내부의 공간으로 부족한 것은 공간에 대한 예(禮)와 전용(轉用)으로 해결하고, 집 밖의 자연까지도 채울 수 있는 유기적 어우러짐이 있고, 약한 듯하면서도 강하고, 텅 비어 있는 듯하면서도 꽉 차 있는 매력이 있다. 이러한 아름다움뿐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힘도 있고,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도 강한 장점이 있다. 그 근원은 아마도 나무와 흙이라는 자연 재료의 힘일 것이고, 아름다운 자연을 해치지 않고 포용하면서 덕을 나누고 베푸는 주거공동체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옛 한옥으로 이루어진 마을에 가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한옥의 조형미에 대한 감탄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자연에 순웅하며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고자 하는 곳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게 양반문화의 여유와 품격이든 서민문화의 소박함과 질박함이든 함께 어우러져 다투지 않는 미덕을 갖고 순응하는 그 여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식 한옥의 부활을 보며, 단순히 형태만의 회귀가 아니라 목구조와 재료라는 건축적 요소와 더불어 옛 사람들의 배려하고 나누는 삶과 정신세계 그리고 미의식 같은 내재적 요소까지도 함께 부활되기를 꿈꾸어 본다. 필자도 최근 시골에 작은 집터를 구입했다. 한옥을 어떻게 변용하여 아름답고 편리함을 향유할지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거기에 부합하는 조화로운 삶의 양식까지도 꿈꾸게 된다.
  •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입지 조건이 좋은 강남의 다소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축, 안전 진단 통과’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글귀의 의미를 대부분 안다. 관리를 잘해 안전하다고 평가된 것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의 노후화가 심각해 재건축을 시행할 수 있으니 몇 년 후면 투자 가치 높은 고층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축하의 의미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 열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으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고 얼마 안 돼 다시 9·1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5년 이상 된 아파트 주민들이 기로에 서게 됐다. 노후화 등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리모델링 추진 조합을 결성했다가 최근에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됐다. 수직 증축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조건으로 층을 2~3개층 높일 수 있고 가구 수가 현재보다 10~15% 증가한다. 조합원 부담이 줄고 사업성을 기대할 수 있기에 그동안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대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런데 정부는 9·1 대책을 발표하면서 리모델링이 아닌 기존 아파트를 모두 허물고 다시 신축을 하는 재건축의 길까지 쉽게 열어 주었다. 재건축 추진 연한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했다. 지금까지는 안전진단에서 구조 안전성 항목이 40점을 차지해 지반 침하나 내구성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재건축 판정을 받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주차문제나 일조환경 등 주거환경 평가가 기존 15점에서 40점으로 높아지고 배관 노후화와 층간소음도 포함시켜 재건축이 쉬워졌다. 아파트 안전에 큰 문제가 없어도 생활 불편만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진 셈이다. 재건축 완화라는 발 빠른 부동산 대책이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정부의 정책임을 누구나 다 안다. 아파트로 재산을 형성하던 사회적 욕망도 아직 거기에 놓여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파트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고,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으로서도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욱이 재건축을 기다리기 위해 아파트 관리를 소홀히 할까 우려스럽다. 우리의 미래를 향한 국토부의 주거환경 정책 비전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경제 논리와 이익 추구에 지배되는 재건축 규제를 조였다 풀었다 할 게 아니라, 바람직한 주거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파트 수명이 선진국의 30%밖에 안 되는 평균 27년 정도에 그치는 현실 속에서, 탄산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시멘트로 더 높은 고층화가 진행될 것이니 정부의 무책임이 느껴진다. 그보다는 총체적인 환경과 주거관리 의식을 제고해 보다 행복한 주거환경을 구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경제논리에도 기여할 것이다. 경기부양 효과가 장기적이지도 않고 전국적이지도 않은 메뉴보다는 근원적인 주거환경 개선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주택시장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경제논리에도 부합한다. 국민의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도 증진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스톡(stock)은 개인의 자산이자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실은 경제적 이윤을 우선으로 하는 내구소비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재건축 비율이 증가하면 자원 낭비라는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까지도 수십년 몸살을 앓게 된다. 주거문화가 단절되고 흔들리며, 함께 자라온 나무와 꽃들까지 희생된다. 리모델링은 기존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노후화를 지연시키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주택의 수명 연장과 환경 보존의 성격이 있었는데, 재건축 완화 발표로 흔들리고 있다. 결정은 아파트 주민들의 몫이다. 기존의 자연환경과 커뮤니티를 모두 포기하고 경제성 위주의 재건축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건물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에너지와 탄소 절감형 친환경 리모델링으로 지속성을 선택할 것인지 아파트 특성에 따라 이제 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 [인사]

    ■기획재정부 ◇과장△조세정책 고광효△법인세제 김건영△FTA관세이행 김정홍△종합정책 이형일△경제분석 김병환△자금시장 김진명△물가정책 손웅기△정책기획 주환욱△인력정책 이대희△서비스경제 이형렬△협동조합정책 김서중△국고 성일홍△국유재산조정 윤석호△출자관리 오광만△계약제도 김정우△국제금융 김성욱△협력총괄 나주범△제도기획 김용호△재무경영 정향우△인재경영 선우정택△경영혁신 신상훈△대외경제총괄 유형철△국제경제 강길성△발행관리 신언주◇부총리정책보좌관△정성우 ■연세대 △대외협력처 부처장 전혜정△미래교육원장 이두원△박물관장 한창균△김대중도서관장 문정인△실험동물연구센터소장 이한웅△국학연구원장 도현철△국학연구원 부원장 최연식△동서문제연구원장 이연호△동서문제연구원 부원장 이정훈△글로벌융합기술원 연구부원장 신무환△북한연구원장 김용호△북한연구원 부원장 에머리 크리프턴△항공전략연구원장 이재용△경영교육혁신센터장 박영렬△상남경영원장 손성규△상남경영원 부원장 민순홍△알렌관장 곽동경△영상제작센터소장 이윤영△상담코칭지원센터소장 권수영 ■덕성여대 △종합인력개발원장 원동환△학생상담센터장(성희롱·성폭력상담실장 겸임) 김미리혜△국제통상학과장 김상만 ■건국대 ◇서울캠퍼스△행정대외부총장 이양섭<대학원장>△건축전문 강순주△경영전문(경영대학장 겸임) 김용재△행정 김영철△산업 허정림△농축 정일민△언론홍보 김동규<대학장>△정보통신 조용범△정치 강황선△상경 임천석△동물생명과학 김진회△수의과 송창선△사범 김원중△글로벌융합 권종호<처장>△입학 박찬규△국제협력 김광수△정보통신 윤경로◇글로컬캠퍼스△부총장 이덕만△사회과학대학원장 안형기△교무처장 김해룡△학생복지처장 이창진△총무처장 이훈영△중원도서관장 박혜숙 ■아주대의료원 ◇아주대병원△병원장 탁승제△기획조정실장 한상욱△연구지원실장 박해심△제1진료부원장 박문성△제2진료부원장 김재근△적정진료관리실장 김행수△교육수련부장 박준성△수술실장 문봉기△진료협력센터소장 김대중△외과부장(간이식및간담도외과장 겸임) 왕희정<과장>△위장관외과(위암센터장 겸임) 한상욱△대장항문외과(대장암센터장 겸임) 서광욱△췌담도외과 김욱환△소아외과 홍정△유방외과(유방암센터장 겸임) 한세환△갑상선내분비외과 소의영△이식혈관외과 오창권<센터장>△간센터 조성원△폐암센터 박광주△부인암센터 장석준△통합의학센터 전미선△심혈관센터 신준한◇아주대 의과대학△의과대학장(의학전문대학원장 겸임) 주일로△임상치의학대학원장 정규림△교무부학장 오영택△연구부학장 강엽△학생부학장 정연훈△의학교육실장 정윤석△의학문헌정보센터소장 김병곤△의료정보학과장 박래웅◇아주대 간호대학△간호대학장 유문숙 ■신협중앙회 ◇임원△기획관리이사 주진우◇부서장△IT기획관리부장 직무대리 염성규△감독부장 최영식△신용사업부장 진승현△여신부장 목성태△공제기획부장 임태규△공제지원서비스부장 손일남△리스크관리실장 오동규△서울지역본부장 이환영△인천경기지역본부장 이향우△대전충남지역본부장 유복순△광주전남지역본부장 김영조△충북지부장 박종휘△55주년사업추진단장 정성원 ■대신증권 ◇지점장△부평지점 김태현△광명센터 신재범△분당지점 양영신△사당지점 박경환△송탄지점 김경남△부전동지점 김봉진△창원지점 오인△대구서지점 권기수△동래지점 이정화△무거동지점 김경민△군산지점 김두형△순천지점 박흥철△상무지점 노영래◇영업이사△청담지점 이창화△상무지점 송용호△광화문지점 남재은△명동지점 박영복△부천지점 김성태 윤용광△대림동지점 변상묵△반포지점 이영주 박환기△분당지점 강명승△부전동지점 정주환△창원지점 이수정△무거동지점 이동식△제주지점 박찬정△나주지점 윤형철△둔산지점 박귀현△동대문지점 김혁언△송탄지점 나동익△양재동지점 양은희△수지지점 정지영△동대문지점 신병준△신촌지점 이홍만 ■한라그룹 △대표이사 CEO 성일모◇사장 승진△한라스택폴 안성환◇수석부사장 승진△만도 심상덕◇전무 승진△한라 남규환△만도 윤팔주△그룹 정도경영실 권병찬◇상무 승진△한라 이채윤△만도 김훈태 박영문 장관삼 배홍용 오세준 신희만 하노석△한라마이스터 이우영△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김판조△그룹 신규사업실 정경◇상무보 승진△한라 서영빈△만도 김규선 류기팔 백창렬 김구현 김기봉 김종후 김철우 김종해 이주형 강한신△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권오진△목포신항만운영 임채진△회장비서실 권주상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송영후
  • [열린세상] 꽃을 가꾸는 문화와 사회/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꽃을 가꾸는 문화와 사회/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한국 사람이 1년에 꽃을 사는 액수는 1인당 평균 1만 5000원 수준이다. 이것도 대부분은 경조사 위주로 꽃을 구입하는 것이어서, 여기에 전체 소비의 85% 정도가 집중돼 있다. 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꽃을 소비하는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꽃의 소비는 선진화의 수준 혹은 문화의 수준과 비례하는 듯하다. 세계에서 꽃을 가장 많이 사는 사람들은 스위스와 노르웨이 사람들이다. 이들은 연간 1인당 20만원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꽃을 구입한다. 그다음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사람들의 순이다. 일본도 여기에 들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인당 꽃을 구입하는 수준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꽃을 이 나라 국민들이 구입한다. 놀랍고 흥미롭게도 꽃을 많이 구입하는 나라의 순서가 거의 그대로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부패하지 않고 깨끗한 나라’ 평가 순위와 정확히 일치한다. 꽃을 사랑하고 가꾸며, 감상하고, 구입한다는 것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것은 단순한 상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의 인간관계와 국격,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문화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사랑과 축하, 위로, 감사, 존경의 의미로 인간은 꽃을 찾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의 런던을 방문했을 때 매달 일정 요일에 열리는 플리마켓(flea market)을 들러보았다.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한 이동식 꽃가게들이 즐비했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함박웃음으로 줄 서서 꽃다발 묶음을 사들고 가는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꽃을 구입하는 것 말고, 가꾸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 사회의 메마른 모습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집과 동네에서 꽃을 가꾸는 모습은 더 드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의 주거형태가 아파트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더욱 이러한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70%가 아파트에 거주하다 보니 꽃과 나무는 아파트 외부의 녹지 공간에만 있을 뿐, 작은 화단에 물을 주고 꽃을 가꾸는 일은 이제 경비나 관리원들의 몫이 돼 버렸다. 아파트에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 발코니가 존재한다. 발코니는 건물의 외관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장식적 요소다. 서양에서는 집집마다 개성 있는 모양새로 예쁜 꽃을 장식하기도 하고 파라솔과 의자를 놓고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도시 경관에 활력을 준다. 뿐만 아니라 발코니는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의 노래나 꽃다발로 구애할 때 이를 받아들이는 장소로도 이용되기도 하고, 지나가는 이웃의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안부를 묻고 소통하는 곳이기도 해 바깥세상과 연결되는 살아있는 생활공간이다. 그러나 그 발코니는 우리나라에서 다른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다. 발코니 확장이란 말을 어린아이도 다 안다. 아파트 앞뒤로 설계된 발코니를 확장해 새시로 막아버리고 거실, 침실, 창고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추가적인 돈을 지불한다. 정부가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한 이후로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실내 공간화하고 있다. 외부와 소통하며 꽃을 가꾸고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소통하는 공간이 아닌 그저 집 크기를 늘리는 수단으로써 존재할 뿐이다. 거리에서 바라보면 아파트 일색의 삭막한 우리나라의 도시풍경을 닫힌 발코니가 더욱 삭막하게 만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분양 시의 전용면적과는 달리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제 사용면적은 더 커지기 때문에 투명한 주거문화까지도 왜곡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누가 서울을 디자인 도시라 했던가! 공유공간을 확보하고 꽃을 가꾸며 서로의 관계를 보듬는 문화에서 우리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왔다. 생명이 숨 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를 우리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ning)을 장려하는 뉴스를 들으며, 꽃을 생각하게 된다. 꽃을 가꾸는 사람과 문화를 그리워하게 된다.
  • [열린세상] 1인가구가 보편화되는 시대의 주거와 산업/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1인가구가 보편화되는 시대의 주거와 산업/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의 1인가구 증가 추세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수준이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20대의 젊은 층부터 고소득의 경제능력을 갖추고 당당히 사는 30, 40대의 골드미스, 골드미스터 그리고 배우자와 사별한 70대 이상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 층이 다양하다. 1인가구 비율은 2000년 15.6%에서 2035년에는 34.3%까지 늘어날 전망이어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혼자 산다고 할지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외로움에 고통받거나 고독사하지 않으면서, 타인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엮어 나갈 방안에 대한 해법이 중요하다. 독거노인으로 살다 외롭게 혼자 죽었다는 이야기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 시대가 보여주는 주거 측면의 여러 특징을 생각해보자. 첫째는, 네오 페밀리(Neo-Family) 현상으로 인한 소형주택 선호 성향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소량 포장 식재료, 소형 가전제품 등의 싱글산업이 부상하면서 주택시장도 소형 평형대가 청약경쟁률 및 가격에서 대세로 등장하고 있다. 둘째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추구로 인한 멀티 해비태이션 등장이다. 주택시장을 이끌어 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주중엔 도시 아파트, 주말엔 전원주택이라는 이른바 두 집 살림의 주거 공간 선호가 분명해지고 있다. 셋째는, 네오 럭셔리(neo-luxury) 현상으로 고가 상품과 디자인 추구다. 과거의 1인가구는 기본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여 커피포트, 토스트기 등 기본 주방 가전제품만 구매했는데, 이제 싱글족들이 개성을 중시하며 로봇 청소기, 에스프레소 머신 등의 고가품을 마다하지 않고 구매한다. 주거도 디자인과 감성 중심의 상품으로 주방과 욕실을 재발견하고 맞춤형 공간에 대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넷째는, 지속적인 코드 그린(code-green) 물결이다. 지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친환경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거에도 에너지 절약, 그린환경, 친환경 기술 도입이 지속되고 있다. 다섯째는, 일상적 안심을 위한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중시한다. 인적이 드문 지하주차장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이동에 맞춰 조명을 비추도록 해 여성이나 어린이 등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한다. 여섯째는, 남녀의 경계가 사라지고 유니 섹슈얼 등의 남녀 평등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다. 실제 1인가구 중 젊은 층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높지만, 남성의 신체적 특성과 소비성향을 고려한 주방디자인과 관련 상품 개발은 부족하다. 맞벌이 가구 중에는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함께하는 슈퍼맨으로서의 긍정적인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개인의 주거생활이 이렇게 변하는 가운데 지역공동체와 사회 차원에서는 중요한 숙제가 제기되고 있다. 고독하지 않게 생활하며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숙제가 그것이다. 일부 농촌에서는 이미 독거노인들을 위한 공동거주제를 자치단체가 정책으로 도입해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존의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개념을 조금 확대한 것이다. 이런 새로운 추이에 눈을 떠서 대책을 강구하는 자치단체가 모범상을 받고, 관련 기업이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실현하는 삶의 방식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할머니가 혼자 사는 아파트에 젊은 청년이 들어와 방을 임차해 같이 살기도 하고, 한 지붕에 다른 혈연의 여러 가구가 살면서 공유공간에서 함께 식사하고 소통하면서 외롭지 않게 살아야 하는 시대다. 이것이 새롭게 요구되는 사회안전망의 하나인 셈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1인가구를 위한 대응은 하드웨어 측면으로 끝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1인가구가 무연고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고, 또 외롭게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1인가구로 살다 죽는 날이 올까 두렵다.
  • [열린세상] ‘집’에 대한 꿈과 정책의 전환/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집’에 대한 꿈과 정책의 전환/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집에 대하여 사람들은 나름대로 꿈이 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다 그리는 것만은 아니다. 노란색을 칠한 도회풍의 현대적인 집, 소나무 향이 그윽한 한옥, 흰 벽면에 스페인 기와를 얹은 스페인풍 집, 흙으로 지은 편안한 집 등 나름대로의 꿈이 있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 그리고 후손까지 생각한 생태건축 붐이 일면서 흙집을 짓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흙집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옥이었으나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지금도 세계 인구의 30%, 약 18억의 인구가 흙집에 살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 맞게 발전돼 지역의 풍토 건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근래 집에 대한 선호가 요동을 치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는 높으나, 실제로는 60% 정도의 국민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서울 시민의 60% 정도가 전원과 시골생활을 원하지만 실제 이동은 거의 미미하다. 집에 대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괴리가 있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며 사는 셈이다. 이 간극을 줄여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이것을 잘하면 국민의 행복지수가 향상될 것이다. 최근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유동인구가 늘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귀농, 귀촌 인구가 2만 7000여 가구에 달한다. 그 형태도 IMF 외환위기 때의 생계형 귀농에서 은퇴형으로 바뀌다가, 최근에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재능 기부형 귀촌’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금이 도시와 농촌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한 적기다. 국민들의 자연친화적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국토의 균형 발전, 지속 가능한 사회 만들기를 위해서 말이다. 주거지와 농경지가 공생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도시가 무분별하게 고층아파트 단지 일색의 난개발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이걸 국민들의 아파트 선호로만 책임을 돌리고 해석할 수는 없다. 거기에 연관된 자본의 탐욕과 정책의 추진체계, 그리고 부패구조를 빼놓고서는 아파트 단지 일색이 된 신도시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 사회가 이제 여기서 해결책을 찾을 방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도시민의 시골 생활과 농촌인의 도시 생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도시민이 시골에 집터나 주말농장을 마련하는 걸 투기로 보는 분위기를 바꾸어, 오히려 정책과 조세제도 그리고 사회분위기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자연친화적 삶을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생태적 생활과 집에 대한 꿈을 그릴 수 있도록 하여 행복도 증진시키고, 사회,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농촌의 발전 문제인데 새로운 발상을 적극 현실화해 줘야 한다. 지난 20년간 농어촌 지역은 정치적으로 과잉대표됐었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여러 지원이 제공돼 왔는데, 결과에 대해서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확실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안은 자생적 삶터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히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귀감되는 농촌 마을을 바라볼 때, 그들의 공통점은 귀촌, 귀농 리더와 농촌마을 리더가 결합하여 발전을 꿈꾸었다는 점이다. 은퇴나 귀촌으로 시골생활을 택한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유턴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이 수준 높은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귀촌, 귀농인들과 농촌마을 주민들이 상생하는 정책을 발굴하여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줘야 한다. 그들이 농작물 특화마을을 만들 건, 미술관 마을을 만들건, 산림 치유 마을을 만들건 반짝이는 좋은 사례들을 공모하고 발굴해서 지원해 줘야 한다. 이게 농림축산식품부와 안전행정부,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탄생돼야 한다. 경제발전과 주택난 해결이라는 미명하에 오로지 자본의 이윤과 욕심만을 챙기면서 ‘토건국가’적 발상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해 왔다면 이제는 자연과 호흡하고 이웃이 가족이 돼 정을 나눌 수 있는 호혜적 삶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세심히 점검할 때다. 국민을 외국으로 떠나보내지 않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향한 출구 찾기/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안전한 사회를 향한 출구 찾기/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국민 대부분이 언딘을 알게 됐다. 언딘이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그 이름이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이름은 안다. 모든 뉴스와 관심이 세월호의 비극적 침몰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먼바다도 아닌 연안에서 300여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구조’라는 말만 외치다 수장시킨 현실이 모든 국민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죄책감과 공포, 그리고 불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우리가 가야 할 출구는 어디인가. 희생자에 대한 예우를 마치고 우리는 또다시 위험하고 믿을 수 없는 사회로 돌아갈 것인가. 그러다 이미 예정된 비극적 사고들을 한 해가 멀다 하고 다시 맞이할 것인가. 청해진해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와 희생자들에 대한 예(禮)를 넘어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일단 국가안전처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단순히 기구의 설치로 안전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믿는 국민은 이제 거의 없다. 기구와 제도를 급조하는 것은 지금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본질적 과제를 못 보게 할 위험마저 있다. 제도를 만들더라도 몇 개월 내에 급조할 게 아니라 본질적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수년의 시간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필자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컨트롤타워 내지 대책본부의 기능 문제다. 그동안 ‘대책 없는 대책본부’에 대한 질타는 수없이 이뤄졌다. 가장 큰 문제는 대책본부가 권한을 갖고 의사 결정을 위한 기능이 전혀 없이, 숫자만 취합하는 구조였다는 데 있다. 법령의 규정과 상관없이 대책본부가 자료의 취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작동 불능의 기구였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이걸 순조롭게 작동하는 구조로 만드는 게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둘째는 해경의 문제다. 해경이 여러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생각해 보면 해경도 ‘경찰’이다. 한국의 경찰은 기본적으로 진압, 수사, 규제와 통제 그리고 억압의 상징이었다. 아무리 경찰에게 인명 구조를 하라고 임무를 줘도 경찰의 유전자에 ‘구조’란 없다. 육지에서는 119와 소방대가 있지만, 해양사고의 경우 구조를 전담하는 기동대가 없는 셈이었다. 해양경찰에 모든 걸 맡겼지만 구조의 유전자, 의식, 인적 능력, 장비가 안 갖추어졌다는 사실을 이제 와서 확인하고 있다. 셋째는 안전의 구조적인 문제다. 안전사고의 뿌리는 부정부패다. 뇌물, 비리, 관행 의식 때문에 안전은 위협받고 마침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게 된다. 이번과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 관련 제도와 기구, 시설에만 손을 댈 것이 아니라 먼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 민관의 유착, 관피아의 특권과 횡포를 뽑아내지 못하면 우리에게 안전한 사회는 요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또 다른 모양의 세월호가 한국사회의 곳곳에 숨어 있고 구속된 선장과 같은 무책임한 리더들이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방향타를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세월호의 참사 같은 비극적 사건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지럽게 많은 후보자의 이름과 사진이 걸려 있는 걸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너무도 엄숙하고 어려운 책임이 부여된 자리인데 저리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정당한 수당 이외에 생기는 부정한 반대급부 때문에 공직이 저렇게 인기 있는 거라면 이번 기회에 완전히 그런 사람들을 가려내고 그런 범죄에 연루됐을 때는 철저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부패에 대한 관용이 왜 그렇게 너그러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진 상황 앞에서 모든 국민이 참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출구를 모색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섣부른 좌우 이념의 접근도 쓰나미 같은 성난 민심에 의해 묻혀 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집 밖으로 넓혀 가는 삶/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집 밖으로 넓혀 가는 삶/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는 집이라는 상자를 소유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재산을 모은다. 마침내 집 한 채를 소유하게 되면 그다음은 이 상자 안을 가득 채우는 일에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때론 남의 집과 비교하기도 하면서 트렌드에 따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내부 장식을 바꾸어 본다. 아파트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더구나 집 밖의 마당이나 정원을 가꿀 기회조차 없이 콘크리트 상자를 꾸미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최근에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집의 범위가 상자가 아닌 집 주변의 가로, 마을까지 확장되고 있는 듯하다. 집안에서 행해졌던 기능을 주변 가로나 마을에서 찾으려 한다. 마을을 쉼터로 가꾸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다. 테블릿 PC나 노트북을 들고 주변의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일을 하는가 하면, 집 주변의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는 빈도도 늘어난다. 건강을 위해 집 주변의 산책로나 헬스, 수영장 등 운동시설을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집에서는 간단히 샤워만 하고 목욕은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이용하기도 하며 이웃과 시간을 보낸다. 집 주변의 편의점이나 시장은 집의 냉장고가 되기도 한다. 집안에 있던 서재, 부엌, 식당, 거실, 욕실의 기능을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 상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은신처로서의 기능만 필요하고, 삶의 반경은 집 밖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가족의 해체와 가구원 수 감소가 놓여 있다. 2010년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가구원수가 2.71명으로 감소하고 있고, 1~2인 가구가 48.2%로 주된 가구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 1인 가구 비중은 23.9%다. 이 비율은 점점 증가해 2030년에는 32.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게 진행돼 노동 인구도 감소하게 된다. 퇴직자들은 역설적으로 제2의 인생을 집 밖의 공간에서 찾게 된다. 이제 우리가 집 밖으로 넓혀가는 삶터를 아름답고 가치 있게 가꿔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밖에서 펼쳐지는 가로나 마을 풍경이 아름다워야, 새로운 욕구를 수용하고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스탕달은 “아름다움은 행복의 약속”이라고 하면서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이나 아름다움의 스타일도 다양하다”고 말한다. 필자는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는, 도시든 시골이든 예술을 매개로 직주(職住)일체를 실현하는 흐름을 지원하자. 이것이 마을을 아름답게 하고, 삶터와 쉼터를 결합시키는 지름길이다, 샐러리맨에게는 회사가 삶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예술을 업으로 하는 이들에겐 직과 주가 동일한 거점이고, 그 활동을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정부가 추상적이고 인위적으로 ‘문화가 있는 주말’을 외칠 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하는 마을 만들기를 지원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나 문화체육관광부, 안전행정부는 그 동안의 많은 지역개발 사업의 실패를 거울 삼아 예술로 가꾸는 마을 만들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과밀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갖고 노후를 즐기거나 직주일체를 구현하려는 뜻있는 시도들을 키워줘야 한다. 둘째는, 도시와 농촌의 결합을 새로운 차원에서 지원해 자원이 순환하는 삶의 방식을 확대하자. 최근 평일 닷새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엔 전원주택에서 보내는 ‘5도2촌’ 생활을 하거나, 역으로 평일에는 전원주택에 살다 주말엔 도시를 찾는 은퇴자의 ‘5촌2도’ 생활 방식이 늘고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7.8%가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세컨드 하우스를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삶의 실천은 국민의 행복 증진과 도농 결합, 지역 재생, 은퇴자의 안정된 생활, 친환경적 자원 순환에 도움이 된다. 자연생활을 통해 영농(永農:permaculture) 라이프 스타일이 보편화될 계기도 된다. 이것이 더 확산되면 로컬푸드 운동이 늘어나고,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도 넓어져 사회자본의 형성도 촉진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 주거와 예술을 잇는 정부의 정책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여기에서 창조경제의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 집 밖으로 넓혀 가는 삶의 추이와 욕구들을 건전하게 수용할 때가 왔다.
  • [열린세상] 평창 문화 올림픽으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평창 문화 올림픽으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올림픽의 힘은 대단했다. 무려 16일간 세계의 모든 이목이 거기에 집중됐다. TV만 켜면 ‘여기는 소치’라는 구호가 모든 나라의 매스컴을 장식했다. 한국에서는 이상화 선수의 결승 경기 때 시청률이 43.5%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도 김연아 선수가 출전했던 피겨 쇼트 시청률이 전국 평균 12.2%에 최고 20%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만 2020만명이 TV를 통해 그 경기를 지켜본 셈이다. 전 세계의 신문들도 연일 자국 선수들의 경기 결과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4년 후 ‘평창’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유명해질 것이다. 세계인들이 평창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고, 그 브랜드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 소치 올림픽 개막식을 보며, 그 화려한 색감과 대서사시를 우리도 잘 해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88올림픽과 월드컵 때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우리가 잘 해내리라 믿는다. 문제는 우리가 거두어야 하는 수준 높은 성과다. 지금까지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메가 이벤트를 치르면서 단순한 홍보에 치중했지만, 아마 평창 올림픽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국민들도 모두 우리가 투자하고 땀 흘리고, 환경을 파괴한 대가로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질 것이다. 올림픽 후 경기장과 시설들은 무엇에 활용할 것이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투자의 효과는 어디서 뽑을 것인가.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될 평창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수준 높게 각인시킬 수 있을까. 개·폐막식과 경기의 진행 자체는 지금까지 그랬듯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보여주고 우리가 심어줄 콘텐츠다. 올림픽 기간 동안 전 세계에 우리는 평창의 어떤 면을 보여줘 평창을 홍보하고, 그 후 어떤 효과를 얻을지가 핵심이다. 평창의 산과 경기장만을 보여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평창과 그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터와 문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한국이 국제사회에 내놓기 쑥스러운 부분이 바로 삶터다.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 삶터가 문화의 핵심인데 그 부분에서 평창이 내놓을 곳이 어디인가. 평창 올림픽에서도 다시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경주의 양동마을만 보여 줄 수는 없다. 필자는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강원도와 평창군은 이제라도 문화올림픽을 다짐하고, 올림픽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향유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횡계 쪽 메인 스타디움에서는 경기가 열리고 여러 시설들이 건설되겠지만, 지금 한적한 진부의 거문리와 상월오개리 쪽에 미술관 마을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내세우는 것이다. 몇 개의 화가 작업실이나 개인 미술관만 들어서도 그것은 눈부신 시작이다. 그 주변에 예쁜 마을 하나만 들어서도 훌륭하다. 또 기업가 중 한 명이 큰 미술관을 하나 지으면 한반도에도 보석 하나가 생길 수 있다. 일본의 나오시마 예술섬은 불과 30년 사이에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 명소가 되었고, 스페인의 빌바오 지역 역시 미술관 하나로 온 지역이 먹고살게 되었다. 한 해 100만명 이상이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찾는다. 다른 하나는 올림픽 주변지의 마을, 삶터를 단장하는 게 필요하다. 미술관 마을을 조성하고, 그 주변에 예쁜 마을이 들어서도록 유도하는 게 하나의 대안이다. 그것이 그 나라 사람들의 수준이고 삶의 질이며 문화다. 귀촌과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은 합류할 준비가 돼 있다. 강원도와 평창군은 인프라만 제공하고 아름다움의 수준만 가이드하면 된다. 올림픽의 성패는 경기시설이나 일회성 공연으로 판가름나지 않는다. 문화적 감동과 국격을 보여줄 수 있는 삶터를 보여주는 게 지속 가능성과 고부가가치 상품을 결정한다. 그래야 국민적 지지도 받는다. 창조적 문화의 바탕과 지속 가능한 터전을 가꾸지 않으면, 낭비와 자연 파괴의 후유증과 비판이 무성할 것이다. 평창을 시멘트 일색의 시설과 일회성 공연이나 행사로 가득 차게 하지 말고, 문화의 향기가 자생하게 하자. 그 향기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며 경제적 효과를 몇 세대에 걸쳐 거두자. 아름다운 삶터를 가꾸고 보여주는 데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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