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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컴 투 서울] ①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지구촌 현역 정상 가운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만큼 행복한 ‘말년’이 또 있을까. 무려 80%를 넘나드는 지지율은 그가 올해 말 퇴임하는 ‘말년’이라는 사실을 무색케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운 게 빈말이 아니다. 브라질은 물론 국제사회가 일찌감치 그의 다음 역할을 주시하고 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할 것인지,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넘보는지, 관련 전망이 나올 때마다 세계 언론이 와글댄다. 국제무대에서 중재자로서 활약을 펼쳐 온 룰라 대통령은 이번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불거진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 그는 중국을 옹호하고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는 등 신흥경제국을 대변하는 적극적인 외교행보를 펼치고 있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3전4기 도전 끝에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돼 이듬해 임기를 시작했고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국가부도로 치닫는 위기 속에 취임한 그는 중도좌파라는 정치적 지향점을 견지하면서도 시장경제와 분배정책을 적절히 조화시킨 유연한 정책으로 브라질을 신흥경제강국으로 이끌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5% 가까운 성장을 이끈 배경에는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함께 강력한 분배정책이 있었다. 브라질 북동부 궁벽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룰라는 가난 때문에 10살이 돼서야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고 그나마 4학년 때 자퇴했다. 구두닦이와 행상을 전전하다 금속공장에 취직한 뒤 산업재해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과 결혼했지만 아내는 열악한 작업 환경 탓에 간염에 걸려 뱃속 아기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이후 룰라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1975년에는 조합원 10만명이 넘는 금속노조 위원장에 당선됐다. 1980년 노동자당(PT)을 결성한 뒤 1986년 전국 최다득표로 연방하원에 당선되며 정치에 들어섰다. 성장과정과 대권까지의 여정이 비슷하다 해서 흔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北 ‘대대적 체제 선전’ 왜

    北 ‘대대적 체제 선전’ 왜

    “내가 본 것은 엄연한 현실인가, 아니면 연출된 공연인가.”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점으로 지난주 이어진 관련 행사에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 80여명을 대거 초청해 ‘풍족한 평양’을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는 등 대외 행보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권력교체 및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체제 선전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행보라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평양판 트루먼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외신기자들의 취재 후기의 공통점은 당혹감이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평양방문기를 통해 “북한의 또 다른 면을 슬쩍 엿본 흔치 않은 기회였다.”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가득 찬 식당과 소풍을 즐기는 공원 모습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식당에선 오리와 가리비, 바닷가재, 스파게티 등 맛있는 메뉴가 가득했다. 놀이공원에선 각종 놀이기구를 즐기고 웃음을 머금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2009년 방문 당시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가득했다면서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우리가 목격할 것으로 기대했던 장면은 아니지만 그것(우리가 목격한 것)은 분명히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CNN도 평양취재기를 통해 “평양 거리를 걸으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CNN은 “북한의 디즈니랜드인 어떤 놀이공원에서 만난 가족은 자주 놀러 와 놀이기구와 핫도그, 아이스크림을 즐긴다고 했다.”면서도 “그곳에는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이 있었지만 안은 비어 있었다.”고 묘사했다. 미국 관영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평양에서 햄버거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외국 기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며 미국에 외교공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지그프리드 헤커 소장,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조엘 위트 연구원, 토니 남궁 뉴멕시코 주지사 수석고문 등을 초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달에는 수전 셔크 전 국무부 차관보 등을 초청했다. 이근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방문단을 직접 접견해 미국 기업들의 투자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등 미국과의 대화 노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를 초청하는 것은 미국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 대화의 국면을 이끌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에 쌀 지원이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요청한 것도 남북 관계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모습을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불안정성 제거·대화의지 과시 북한의 적극적이고 이례적인 ‘초청’ 행보에 대해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새 정권이 들어서면 일단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외교방식”이라면서 “그것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북한의 의지와 만나면서 이뤄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규모 언론 초청은 정치국과 중앙위원회 등 조선노동당 조직을 정상화시키고 후계 문제의 첫 단추를 뀄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신에 비친 평양 경제상황에 대해 “지난 해 10월 이후 북·중 관계가 확연히 긴밀해지면서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그것이 북한 전체에 특히 평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창건 65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평양에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이고 그것이 외신들 눈에도 비쳐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인권단체 관계자는 외국 언론의 눈에 비친 평양의 모습은 모두 북한 당국이 사전에 치밀하게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 기자들의 행동 반경에 있는 모든 이들은 사전에 선발된 사람들이며 그들의 말과 행동, 표정까지 모두 사전에 연출된 것”이라면서 “탈북자들 이 그런 경험이 한 번 이상은 다 있다는 증언을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jrlee@seoul.co.kr
  • 칠레 구리산업의 두 얼굴

    칠레 경제뿐 아니라 굴곡 많은 현대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인 구리가 칠레 산호세 광산의 극적인 구조 드라마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리는 칠레에 매장량과 생산량 모두 세계 1위라는 ‘축복’도 안겨주었지만 1973년의 군부 쿠데타와 뒤이은 장기독재라는 ‘저주’도 함께 선사했다. 민주주의의 피를 먹고 자란 구리 산업은 이제 칠레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칠레 전체 수출액은 22억 2900만 달러. 이 가운데 광산물 비중이 6억 4000만 달러나 되고 그 중 절반 가량을 구리가 차지한다.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칠레구리공사는 2006년 기준 정부 재정수입의 15%를 책임졌다. ‘학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16년간 악명 높은 독재자로 군림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1973년 쿠데타를 일으켰던 배경에도 구리산업이 자리잡고 있었다. 1970년 세계 최초로 국민투표에 따른 사회주의 정부를 수립시킨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극심한 빈부격차 해소와 외국계 기업으로 인한 국부유출 폐해를 막기 위해 미국계 광산회사 아나콘다가 소유한 세계 최대 노천 구리광산인 추키카마타를 국유화시켰다. 미국 정부는 아옌데 행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국제 구리값을 폭락시키며 칠레 경제 공황을 유도했다. 이마저도 실패하자 마침내 군부쿠데타를 사주했다. 결국 아옌데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직접 총을 들고 쿠데타군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영 칠레구리공사를 설립한 것은 1976년 피노체트 정권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칠레에선 민간광산을 폐기하거나 국유화하자는 주장과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리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구조현장에 설치한 ‘희망캠프’ 유지비를 빼고도 최소 2200만 달러에 이르는 구조비용만 해도 산호세 광산을 소유한 민간업체 산에스테반 혼자선 감당하지 못해 정부에 손을 벌려야 했다. 2200만 달러 가운데 75% 가량인 1500만 달러는 칠레구리공사가 부담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50년 지구촌 ‘사이버 쓰레기’ 몸살

    2050년 지구촌 ‘사이버 쓰레기’ 몸살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을 통해 미래 세계를 조망한 지 40년이 지났다. 토플러의 다양한 예측은 현실로 입증됐고, 정보 과부하, 권력이동, 디지털혁명, 지식시대 등과 같은 용어는 이미 사전에 실렸다. 미래의 충격은 세계적으로 600만부가 팔렸다. 그렇다면 앞으로 40년 뒤의 2050년 미래 세계는. 토플러협회 소속 미래학자들은 14일(현지시간) ‘향후 40년 뒤 40가지’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50년에 발생할 변화를 제시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여성정치인 전성시대 오는 2015년까지 5년 동안 80개국이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새로운 지도자들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여성 정치 지도자들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교집단을 기반으로 한 세력이 정부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같이 자선활동을 하는 기업가들의 국제적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의 발달로 세계 곳곳의 전문가나 단체들과 더욱 빠르게 접촉할 수 있게 된다. 성공적인 조직들은 ‘해답 찾는 전문가’나 ‘문제 해결사’와 긴밀한 연계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기상 등과 연관된 감지 장치들이 휴대전화와 같은 생활필수품에 내장되는 시대도 열릴 것이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문제가 빈발할 가능성이 크며, 급증하는 데이터들로 인한 불필요한 ‘사이버 쓰레기’(cyberdust)로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업데이트 안 하면 ‘무용지물’ 기업 혁신을 위한 가장 중요한 원천은 소비자다. ‘누리소통망’, 이른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갈수록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기업들은 국경을 신속하게 넘나들 정도로 민첩한 조직으로 변신한다. 기술진보는 저개발국가에도 경제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져 업데이트를 제때 하지 않으면 지식 자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무용지식’이 더 늘어나게 된다. 정수 시스템이 발전해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수인성 질병이 사라지고 물부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볼리비아 광부 마마니 귀국거부 왜?

    볼리비아 광부 마마니 귀국거부 왜?

    칠레 매몰광부 33명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인 카를로스 마마니 솔리스(왼쪽)가 고국 볼리비아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구조 현장에 참석, 마마니에게 국영에너지회사(YPFB)에 취직시켜 주고 살 집도 마련해 주겠다고 제의했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빈 손으로 귀국할 처지에 놓였다. 마마니가 귀에 솔깃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귀국을 거부한 것은 조국 볼리비아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상당히 불만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볼리비아 출신 광부들이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반면 마마니는 중등교육 과정을 마쳤지만 직업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불안한 미래에 10년 전 칠레로 옮겨 광산을 전전했다. 산호세 광산에 취직한지 닷새만에 붕괴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69일 동안이나 지하 700m에 갇혀 있어야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정부의 제의에 대한 판단은 본인 몫”이라면서도 마마니와의 동행 귀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마마니의 애인 베로니카 키스페도 “집을 마련해 준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으면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마마니가 볼리비아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하나로 뭉친 칠레… 역경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하나로 뭉친 칠레… 역경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14일 0시 21분(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지하 622m에 있는 구조작업장. 이제 그곳엔 구조요원 한 사람만 남아 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구조요원은 지상과 연결된 카메라를 향해 경례를 한 뒤 캡슐에 올랐다. 그런데 그만 조명과 카메라 전원을 끄는 걸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69일간 전 세계를 감동시킨 생존 드라마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 뇌리에 남게 됐다. 칠레 국민들은 앞으로도 10월 13일을 결코 잊지 못할 듯하다. 이날 밤 9시 56분 루이스 알베르토 우르수아 이리바렌이 무사히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0시 11분 숫자 ‘1’로 시작해 광부들이 한명씩 지상으로 무사히 올라올 때마다 숫자를 더했던 TV 중계화면이 마침내 33을 가리켰다. ●광부 전원 가족 품으로… 구조 임무 종료 지난 8월 5일 광산 붕괴사고 이후 69일 동안 어둠 속에서 사투를 벌였던 광부 33명은 모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쉬지 않고 “치치치 레레레”를 외쳤다. 먼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된 광부들의 가족들도 마지막까지 구조현장을 떠나지 않고 한명씩 구조자가 늘어날 때마다 함께 울고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매몰된 광부들을 위해 구조 캠프 옆 언덕에 휘날리던 칠레 국기 32개와 볼리비아 국기 1개도 가족들과 전 세계 취재진의 머리 위로 휘날렸다. 광부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사는 인근 코피아포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성대한 축제를 시작했다. 수도 산티아고 주요 광장과 거리에선 시민들이 경적을 울리고 국기를 흔들며 이날을 즐겼다. 칠레 광부들이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는 전 세계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을 뿐 아니라 칠레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외신들도 일제히 “산호세 광산이 오랜 독재정권이 남긴 상처와 극심한 양극화로 갈라져 있던 칠레를 단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칠레에 올 한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도 리히터 규모 8.8로 세계에서 역사상 다섯 번째로 강력했던 지난 2월 대지진은 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300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줬다. 매몰 광부 가운데 한명인 라울 엔리케스 부스토스 이바네스도 이때 발생한 쓰나미로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산호세 광산 드라마는 그동안 고질적인 갈등을 이어왔던 칠레와 인접국 볼리비아 사이의 갈등을 풀어주는 실마리 역할을 함으로써 남미 대륙 간 단합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1879년 전쟁을 치렀던 두 나라는 1978년 이후로는 아예 상호 대사관도 두지 않을 정도로 앙숙 사이다. 이번에 칠레 정부가 매몰 광부 가운데 한명인 볼리비아 국적의 카를로스 마마니 솔리스를 네 번째로 구조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구조 현장을 찾아 기쁨을 함께 나눴다. ●광부들 이젠 후유증 막는 게 급선무 칠레 정부에 따르면 69일 동안 지하 700m 속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광부 33명은 대체로 건강이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환경이 바뀐 광부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불면증 등 후유증으로 길게는 수년간 고통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텍사스 주 존슨 우주센터 마이클 덩컨 박사는 “(구조) 작업은 광부들이 광산에서 나오는 순간부터”라면서 장기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앞으로도 칠레인의 성지 될 듯 매몰 광부들이 떠나 빈 곳이 된 산호세 광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13일 “산호세 광산을 후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국가사적지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칠레 광부들 이야기는 고장난 달 착륙선을 구명보트 삼아 지구로 귀환한 아폴로13호 승무원들처럼 전 세계에 깊은 감명을 줬다고 분석했다. 1970년 아폴로 13호는 당초 임무인 달 착륙에는 실패한 뒤 귀환 도중 고장이 났다. 당시 승무원 3명은 우주 미아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깨고 불굴의 의지로 무사히 지구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그녀들 ‘캐스팅 카우치’ 희생양

    그녀들 ‘캐스팅 카우치’ 희생양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는 속옷 차림으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할리우드 영화배우 샬리즈 시어런) 할리우드에는 밖으로 드러난 화려한 모습과 달리 여배우와 배역 책임자들 간의 성관계 흥정 등의 치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여배우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올해 38세의 영화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최근 배역 책임자와 성관계를 하는 대가로 배역을 얻어내는, 이른바 할리우드의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 사례를 공개했다. 팰트로는 패션잡지 엘르 11월호에서 자신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침대 위에서 미팅을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한 모 인사와 다툰 적이 있다.”면서 “당시 큰 충격을 받고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의 대표 영화배우 샬리즈 시어런도 5년 전쯤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계 입문에 앞서 모델 에이전트로부터 저명한 감독의 집으로 방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어런은 당시 표면상 이유는 엑스트라와 관련된 캐스팅 콜이었지만 막상 감독의 집에 도착하자 그가 속옷차림으로 술을 만들고 있었다고 말해 당시 에이전트의 주문이 성관계와 무관치 않은 상황이었음을 내비쳤다. 리사 린나도 지난주 잡지 팝이터의 한 칼럼에서 자신 역시 ‘캐스팅 카우치’의 희생양이었다고 고백했다. 문제의 칼럼에는 린나가 24세였을 때 감독과 ‘역겨운’ 만남을 가진 뒤 울음을 터뜨리며 현장을 벗어났으나 감독에 대한 생각과 당시의 참담한 상황이 그녀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적혀있다. 2001년 영화 ‘홀리데이 인 더 선’으로 데뷔한 메건 폭스 역시 영국 GQ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험한 캐스팅 카우치를 공개한 뒤 “할리우드의 전설과도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건 대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쿠수마노캐스팅의 소유주인 토니 쿠수마노 캐스팅 감독은 유명 배우들의 경우 명성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큰 만큼 가장 비극적이고 최악인 ‘캐스팅 카우치’는 감독들이 저지르고 있다면서 특히 제작비가 빠듯한 영화에서 배역을 따내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경험 없는 여배우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비디오로 아내 출산 보고…독립기념일엔 자축행사…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지하 700m 어둠 속에서 68일간 이어진 불사조 33인의 생존기는 지난 8월 5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834㎞ 떨어진 코피아포시 인근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가 무너지면서 광부 33명이 매몰됐다. 보름이 넘도록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자 광부들이 모두 사망한 것 아니냐며 포기하는 분위기가 퍼져 나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사고 발생 17일 만인 8월 22일 드라마가 시작됐다. 혹시나 하며 수백 미터 지하 붕괴현장으로 기약 없이 찔러 보던 탐침봉에 하얀 종이쪽지가 매달려 나왔다. ‘대피소에 모두 33명이 있다. 우리는 무사하다.’ 막장이 붕괴되자 서둘러 갱도를 통해 아래쪽 대피소로 달려가 목숨을 건진 광부들이 지상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사진] 칠레 광부들 구조되기까지 이들은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수아 지도 아래 48시간마다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으로 버티며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17일을 버텼다. 붉은 글씨로 적힌 쪽지는 이후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8월 26일 구조팀은 대피소로 연결한 구멍을 통해 소형 카메라를 내려보냈다. 광부들은 이 카메라로 피신처 곳곳을 보여 주며 자신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비둘기’라는 별명이 붙은 지름 12㎝ 금속 캡슐을 통해 광부들에게 물과 음식, 의약품이 공급됐다. 광부들은 가족과 편지 교환도 할 수 있게 됐다. 칠레 독립기념일인 9월 18일에는 갱도를 꽃으로 장식하고 국기를 게양한 뒤 국가를 부르며 고기와 생선, 채소로 만든 성찬도 즐겼다. 지상에 있는 의료진은 광부들이 지나치게 살이 찔 경우 구조용 통로를 통과할 수 없을까 우려했다. 광부들은 하루 2200㎉로 열량을 제한한 규칙적인 식사로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해야 했다. 아울러 구조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고안한 운동 계획에 따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체력과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눈길을 끈 것은 비디오게임기와 캠코더, 소형 홈시어터, DVD, MP3가 포함됐다는 것이었다. 언제 구출될지 모르는 밀폐된 공간에서 자칫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매몰 광부 가운데 한 명인 아리엘 티코나는 9월 15일 친척이 녹화해준 비디오 영상을 통해 부인이 딸 에스페란사를 낳는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며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에스페란사란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이다. 갑론을박 끝에 담배도 공급됐다. 당초 칠레 정부는 구출 예상 시기를 크리스마스 즈음이라고 했다가 곧 11월로, 다시 10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구조가 임박하자 광부들은 구조순서를 정하는 데서도 서로 동료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이런 끈끈한 동료애야말로 이들이 함께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작업조장을 뽑고 전체를 둘로 나눠 한 조가 잠을 잘 때 다른 조는 일을 하거나 여가활동을 했다. 간호사 출신 광부가 동료들을 돌보고,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광부는 오락 활동을 맡는 분업체계를 구축했다. 마침내 지난 9일 구조용 드릴이 매몰 지점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12일 밤 11시 20분(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20분) ‘불사조’라는 이름이 붙은 구명 캡슐이 칠레 국영 구리 회사 코델코 소속 광산구조 전문가를 태우고 지하로 향했다. 17분 만에 광부들이 캡슐을 기다리는 갱도 지하 622m 지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13일 0시 11분 첫 번째 구조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명 캡슐을 타고 지상에 올라왔다. 69일 만의 생환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MB “절망 이긴 불굴의 의지에 찬사”

    칠레 광부들이 속속 땅 위로 무사히 올라오자 세계 각국에서 축하와 환호가 쏟아졌다. 현지 구조 상황은 칠레 국영TV를 비롯해 미국 CNN, 영국 BBC 등 주요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갱도에 갇혀 있던 33명의 광부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시작된 것을 축하하며 33인의 광부 모두가 무사히 구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랜 시간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던 광부들의 불굴의 의지와 가족들의 사랑에 찬사와 격려를 보내며, 구조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 전원이 가족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광부들이 무사히 귀환해 하루빨리 가족들 품에 안기기를 기도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도가 용감한 광부들과 그들의 가족, 그들을 구하려고 나섰던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첫 번째 광부가 지상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주례연설에서 스페인어로 “신이 자비를 베풀어 모든 광부들이 무사히 구조되길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광부들과 구조요원들을 응원하면서 “우리는 칠레와 함께하며 신도 칠레와 함께 계신다.”고 적었다. 김성수·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숫자로 보는 칠레 매몰사고

    숫자로 보는 칠레 매몰사고

    칠레에서 33이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광부들은 모두 33명이었다. 사고가 일어난 8월 5일은 올해 33번째 주였고, 구조 터널을 뚫은 T-130 굴착기가 광부들한테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도 작업을 시작한 지 33일 만이다. 우연히도 광부들이 자신들이 살아 있다고 전한 쪽지도 띄어쓰기를 포함하면 모두 33글자다. 첫 구조자가 나온 연월일을 여섯 자리로 늘려 쓴 10(연도), 10(월), 13(일)을 모두 합한 숫자도 33이다. 심지어 구조 막바지 희망캠프에 등록한 외신 기자들도 모두 33개국 출신이다. 33 말고도 칠레 광부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숫자들을 모아 봤다. ●19 지하 700m에 매몰된 칠레 광부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히미 산체스 라게스는 올해 19살이다. 산체스는 어린 딸을 부양하기 위해 사고 몇 달 전에 광부 일을 시작했다. 그는 편지에서 하루빨리 어머니가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다고 썼다. ●29.5 매몰광부 33명이 갇혀 있던 대피소의 평균 온도다. ●39.4 매몰광부 33명의 평균 연령이다. ●63 매몰 광부들 중 최고령자는 올해 63세인 마리오 니콜루스 고메스 에레디아다. CNN에 따르면 고메스는 12세 때부터 광부 일을 시작한 51년차 베테랑이다. ●69 지난 8월 5일 밤 광산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첫 번째 구출자가 나온 13일 0시 11분까지 모두 69일이 걸렸다. ●700 광부들이 갇혀 있던 곳은 지하 700m 깊이다. ●9700000 칠레 정부는 광산 소유주인 산 에스테반 그룹을 상대로 970만달러에 이르는 모든 자산을 동결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12000000 매몰 광부 33인 중 29명의 가족들이 지난달 30일 광산 소유주를 상대로 1200만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작업반장 우르수아 ‘질서유지’…최고령 고메스 ‘정신적 지주’

    작업반장 우르수아 ‘질서유지’…최고령 고메스 ‘정신적 지주’

    69일 동안 지하 700m에 갇혀 있던 칠레 광부들이 속속 구조되면서 이들이 지닌 사연도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작업반장이자 마지막 구출 예정자인 루이스 알베르토 우르수아 이리바렌은 매 순간 과단성과 지혜를 발휘해 자칫 혼란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지하 700m 대피소를 인간애와 규율이 갖춰진 곳으로 만들었다. 특히 매몰 직후 부족한 음식 배분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고 지상에서 캡슐을 통해 음식이 내려왔을 때에는 무리한 영양섭취를 자제시키는 등 광부들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힘썼다. ●아발로스 ‘갱도 속 카메라맨’ 12세 때부터 광부 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인 마리오 니콜루스 고메스 에레디아는 다른 광부들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했다. 고메스는 광부들이 3명씩 한 조를 이뤄 서로 보살피도록 하는 ‘3인조’ 규칙을 만드는 등 다른 광부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다독였다. 올해 63세로 최고령자인 그는 올해 19세로 ‘막내’인 히미 산체스 라게스와 44살이나 나이 차이가 난다. 33명 가운데 가장 먼저 생환한 플로렌시오 아발로스는 지하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동료들의 모습을 담아냈던 ‘갱도 속 카메라맨’이었다. 그는 구조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돌발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침착성을 인정받아 첫 번째 구출자로 뽑혔다. 그의 동생 레난 안셀모는 ‘갱도 속 의사’ 역할을 했다. 아리엘 티코나 야네스는 갱도 속에서 아빠가 됐다. 스페인어로 희망을 뜻하는 딸 에스페란사가 태어나는 장면을 친척이 촬영해준 덕분에 티코나는 동료들과 함께 동영상으로나마 득녀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아발로스 동생은 ‘의사’ 역할 라울 엔리케스 부스토스 이바네스는 ‘늑대를 피하다 호랑이를 만난’ 경우다. 부스토스는 애초 지난 2월까지 중장비를 다루던 기술자였지만 칠레를 강타한 규모 8.8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아내와 두 아이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4월 가족과 1125㎞나 떨어진 산호세 광산에 취업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오바마·페일린은 먼 친척”

    “오바마·페일린은 먼 친척”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세라 페일린(오른쪽)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먼 친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족보 전문 웹사이트인 엔세스트리닷컴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공통 조상은 17세기 초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정착한 존 스미스 목사다. 엔세스트리닷컴은 “스미스 목사는 퀘이커 교도를 박해하는 것을 반대하는 등 사회적으로 매우 의식 있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엔세스트리닷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페일린 전 주자사의 어머니 쪽 조상이 스미스 목사와 연결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페일린 전 주지사 모두 새뮤얼 힝클리라는 조상을 통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연결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인신공격을 남발하는 보수 논객 러시 림보도 오바마 대통령과 핏줄이 이어진다. 두 사람은 17세기 미국 버니지아 대지주였던 리치먼드 테럴을 같은 조상으로 뒀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계보학자 아나스타샤 타일러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가계가 궁금한 명사들의 계보를 따지고, 역사 기록과 대조한 끝에 이번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구조중 죽은 아프간 英인질女 “미군 수류탄 폭발로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가 구조작전 도중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인 여성이 미군의 수류탄 폭발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1일 밝혔다. 미국 구호단체 소속의 스코틀랜드 출신 린단 노그로브(36·여)는 지난달 26일 파키스탄 국경 인근 지역을 방문했다가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미군은 지난 8일 밤 구조작전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노그로브는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외교부는 애초 노그로브가 구조 작전 도중 납치범들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캐머런 총리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녀의 죽음이 미군 수류탄 때문인 것임을 보여주는 새로운 내용이 밝혀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G20 대사에 듣는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獨대사

    [G20 대사에 듣는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獨대사

    “전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은 금융규제 완화였습니다.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공적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울신문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처럼만 한다면 성공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8일 서울 동빙고동 독일대사관에서 1시간 가량 이뤄졌다. 자이트 대사는 “수출상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한다면 이는 명백히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된다고 본다.”고 말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갈등이 전향적으로 조율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G20 서울회의에서 독일이 목표로 삼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도 금융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앞으로 유사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G20 서울회의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나아가 세계의 동반성장을 위한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 금융위기로 더 큰 고통을 당한 빈곤국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자리여야 한다. →독일은 그동안 꾸준히 금융거래세와 은행세 등 금융개혁을 강조해 왔으나 미국 등이 난색을 보이고 있는데.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공적규제를 받지 않은 금융시장이 금융위기 발발 원인이었다. 우리는 지난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시장을 감독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것이 최근 금융위기를 겪은 주요 원인이었다. 또 한 가지 원인을 든다면 재정적자 문제다. G20회의가 적절한 정책을 통해 재정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현 시점에서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긴축재정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기해야 하는지 논쟁이 한창이다. 독일만 해도 최근 대규모 긴축재정에 반발하는 시위가 있었다. -정부재정은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건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물론 긴축재정 정책을 펴면 사회복지예산이 줄게 되고 이는 당사자에게 고통을 준다. 하지만 공공예산 안정화는 세계경제 안정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이 독일 정부의 입장이다. →최근 중국 위안화 환율 문제가 세계적인 논쟁 주제로 부상했다. 이에 대한 독일 정부 입장을 듣고 싶다. -독일은 1990년대 초반 국제 투기자본의 환투기 공격을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유로화를 도입한 뒤로 환투기 우려는 과거 산물이 됐다. 독일은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다. 우리는 각국이 안정적인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국가 간 교역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환투기나 환율조작을 반대한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보나.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서 명확하게 대답하긴 힘들다. 다만 한 정부가 추구하는 환율이란 것은 그 나라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달려 있다. 덤핑 수출을 한다면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된다고 본다. 중국 경제에서 투기나 조작 요소가 있다면 경우에 따라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일은 과거 덴마크·프랑스 등 주변국과 영토분쟁을 겪은 경험이 있다. 현재 동북아시아에 존재하는 여러 영유권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독일의 경험을 듣고 싶다. -유럽 각국은 수백년 동안 숱하게 전쟁을 했다. 언제나 영토분쟁이 원인이었다. 엄청나게 치명적이었다. 사실 한 지역에서 어깨를 맞대고 살고 문화와 역사적 경험과 고통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 이웃 나라들끼리 영토 때문에 서로 으르렁거린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유럽 각국은 분쟁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등 다양한 협력에 공을 들였다. 아세안 등 동아시아의 협력 노력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태평양 지역에서 고전적인 영토갈등이 있다는 걸 우려한다. 영토갈등은 평화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국제법을 통한 해결도 있고 외국의 중재를 받거나 다국적 조정기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성공적인 G20 서울회의 개최를 위해 조언한다면. →준비가 아주 잘되고 있다. 지금처럼만 하면 성공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따로 조언은 필요없다고 본다. 독일은 이번 회의를 굉장히 특별하게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첫 회의인데다, 놀라운 속도로 경제개발을 이뤄내고 2008년 금융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이 의장국 역할을 맡게 됐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 우리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오바마 대외정책 열강 → 아시아

    오바마 대외정책 열강 → 아시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제임스 존스(왼쪽)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이 이달 말 사임하는 것과 관련, 토머스 도닐런(오른쪽) 부보좌관을 후임으로 내정했다. 2년 가까이 유지해 온 외교안보팀을 다음 달 중간선거를 전후해 새롭게 개편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도닐런 내정자 임명이 주목받는 이유의 하나는 그가 부보좌관 시절 열강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아시아에서도 장기적 전략과 균형을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민간인 출신인 도닐런 부보좌관을 내정한 것은 앞으로 국가 안보 문제에서 민간인 출신의 정치 참모들에게 발언권을 더 주기 위한 포석이라고 9일 보도했다. 지난해 가을 군 장성들이 아프간 전쟁과 관련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도닐런 내정자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국방부·군부와 갈등을 빚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이 최근 발간한 ‘오바마의 전쟁’에 따르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도닐런을 차기 백악관 안보 보좌관으로 선택하는 것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닐런 내정자는 지미 카터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때는 국무부에서 활동하는 등 민주당 지도자들과 30년 넘게 호흡한 인물이다. 존스 보좌관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백악관 참모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막후 핵심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아침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외교 안보 핵심 현안을 브리핑해 왔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 핵과 중동 문제 등 여러 현안에 관한 실무회의를 주재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과 해병대 사령관 등을 거친 존스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해 초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동안 외교안보팀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등 다른 핵심 참모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격주간지 ‘롤링스톤’과 무단으로 인터뷰한 사건으로 낙마한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은 존스 보좌관을 “1985년에서 시간이 멈춘 광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당초 존스 보좌관은 올 연말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의 참모진을 구성할 때 물러나려 했지만 ‘오바마의 전쟁’에서 그가 발언한 것으로 보이는 인용 문구가 백악관을 분노케 하면서 사임 시기가 빨라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저수조 또 붕괴위험… 2차 슬러지 공포

    독성 슬러지(산업폐기물 찌꺼기) 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헝가리가 이번에는 2차 유출 공포에 떨고 있다. AP통신은 오르번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9일(현지시간) 슬러지를 보관해 놓은 저수조 벽면이 또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다음 날 헝가리 정부가 균열 부분을 수리해 추가붕괴 위험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스스로 “경고수준을 낮추는 건 너무 성급하다.”면서 “저수조는 언젠가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오르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수조가 추가로 붕괴될 경우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유출 규모는 약 50만㎥”라면서 “저수조에 남아 있는 슬러지가 어느 정도로 끈적끈적한 상태인지가 유출 규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2차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인력과 차량을 대기시키는 한편 저수조가 무너질 경우 슬러지 유출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저수조와 콜론타르 사이에 여러 겹으로 둑을 쌓는 작업도 벌이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은 이 둑이 길이 400m, 높이 5m 규모로 11일 완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피해 확산 방지와 함께 사고를 일으킨 알루미늄 회사(MAL)에 대한 수사에도 본격 착수했다. AP통신은 경찰이 MAL에 대해 관련 문서를 압수하고 국가정보부(NIO)가 저수조 관리 과정에서 부주의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특히 저수조 관리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르번 총리는 “법적 조치는 매우 엄정할 것이다. 누군가는 반드시 이 문제에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서부 베스프렘 주 어이커 시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에서 독성 슬러지를 보관한 저수조 댐 일부가 파열된 지난 4일 이후 사고 지역 주변으로 70만㎥ 규모의 산업폐기물이 유출됐다. 슬러지는 사고 발생 몇 시간 만에 공장 인근의 4개 마을을 덮쳐 40㎢까지 피해가 확산됐으며, 지금까지 최소 7명이 사망하고 123명이 다쳤다. 슬러지는 마르칼 강과 라바 강을 거쳐 지난 7일 도나우 강 본류에 도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나우 강 산성도 지표인 pH 농도는 정상치인 9 이하에 머물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헝가리 정부는 밝혔다. 하지만 굳어서 먼지 상태가 된 슬러지가 바람에 날려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엄청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고] 美 R&B 거장 솔로몬 버크

    리듬 앤드 블루스(R&B)와 솔(Soul) 음악의 거장인 솔로몬 버크가 10일 타계했다. 70세.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은 버크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숨졌다고 공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현지 공영방송인 NOS는 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비행기를 탄 뒤 기내에서 숨졌으며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193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버크는 전도사로 활동하며 찬송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가수로 전향해 ‘크라이 투 미(Cry To Me)’ 등 여러 히트곡을 발표해 인기를 얻었다. 버크는 2001년에는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3년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벨평화상 中반체제인사 류샤오보

    노벨평화상 中반체제인사 류샤오보

    노벨평화상 선정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중국을 대표하는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55)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중국 안팎의 인권운동가들은 일제히 환호한 반면 수상자 발표 이전부터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 정부는 수상자 발표 직후 “죄인인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은 노벨상 취지에 배치되는 일이며 향후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위원회는 “류샤오보는 중국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위해 오랫동안 비폭력적인 투쟁을 벌이면서 중국 인권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투쟁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평화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佛 결국엔 부르카 금지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인권 및 종교 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온 ‘부르카금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AFP통신은 격렬한 인권·종교차별 논쟁을 불러일으켜 온 부르카금지법안이 법시행에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장애물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집권 대중운동연합이 주도한 부르카금지법은 공공장소에서 전신을 가리는 베일을 쓰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법안에 직접 무슬림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일부 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부르카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500만~600만명의 무슬림 인구 중 부르카를 착용하는 여성은 1900여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반이슬람 정서에 기대려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더구나 법 적용 대상인 공공장소가 관공서와 대중교통, 길거리, 시장, 도로, 오락시설까지 포함할 정도로 폭 넓게 규정한 것도 논란거리다.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합헌결정과 함께 종교자유 침해 우려를 이유로 공공 예배장소에선 예외로 한다고 밝혀 이슬람사원에서의 부르카 착용은 허용했다. 법안은 6개월간 ‘교육’기간을 거친 뒤 법 위반 여성에게 벌금 150유로 혹은 시민교육 이수를 강제하도록 했다. 여성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한 남성은 벌금 3만유로와 최고 1년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도나우강 ‘붉은 재앙’… 물고기 떼죽음

    도나우강 ‘붉은 재앙’… 물고기 떼죽음

    “뭔가 붉은 진흙 같은 것이 마을로 아주 천천히 흘러왔다. 30분 만에 온 마을에 50㎝ 높이로 차올랐다. 사람들도 멍하니 있다가 아무것도 못 가지고 부랴부랴 대피하기 시작했다. 공포영화 같았다.” 헝가리 서부에서 발생한 독성 슬러지(산업폐기물 찌꺼기) 유출사고로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던 콜론타르 마을 주민들은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난 7일(현지시간)까지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주민들은 두려움 때문에 정든 땅을 버리겠다면서도 갈 곳이 없어 고민하고, 어떤 주민들은 별다른 안전장비도 없이 슬러지를 양동이로 치우는 모습이었다. 슬러지가 도나우강에 본격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환경재앙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도나우강이 지나는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환경당국이 주기적으로 강물을 채취해 수질검사를 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 정부는 오르번 빅토르 총리가 직접 사고현장에 나가 슬러지 차단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는 한편 생태계 재앙 위험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헝가리 정부는 이날 슬러지가 유입된 도나우강 지점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PH 농도가 정상치인 9 이하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수질오염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발생 지역에서 최근 며칠 동안 계속된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로 슬러지가 점차 말라 먼지 상태가 되면서 호흡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헝가리 국립환경친화개발위원회 베네데크 자보르 위원장은 “슬러지가 아직 젖어 있는 상태라 독성 물질이 호흡기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슬러지가 마르면 위해 성분이 호흡기를 통해 폐나 혈관에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칫 슬러지 먼지가 강한 바람에 실려갈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유출사고를 일으킨 알루미늄 공장은 이미 4년 전 도나우강 유역 14개국 환경단체 협의체인 도나우강 보호 국제위원회가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산업시설 감시대상으로 선정한 150여곳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피해 지역인 여커 시에서 열린 주민대책회의에서는 이 공장이 과거에도 최소 한 번 이상 소규모 유출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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