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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격랑의 중동] 리비아軍 미사일까지 동원 진압… “최소 200명 사망”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19일(현지시간)과 20일 내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장기 독재정권의 강경 진압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사상자가 속출하는 유혈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민주화 열기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독재정권의 강압에 오래도록 억눌린 시민들의 저항의식이 아랍권의 지형과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리비아 병 원, 수혈할 피 모자라 발 동동 리비아 동부에 위치한 2대 도시 벵가지에서는 20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엿새째 이어졌다. 보안군이 중화기까지 동원한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치면서 시민들은 “이것은 학살”이라며 치를 떨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와치는 이날 누적 사망자 숫자가 최소한 104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20명은 19일 살해됐다고 밝혔다. 반면 알자지라방송은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벵가지 한곳에서만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 각지에서 사상자가 잇따르면서 병원들은 수혈할 피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리비아 정부는 시위가 확산되거나 외부에 구체적인 시위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BBC방송은 19일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문상객들이 14.5㎜ 대구경 기관총 공격을 받아 최소한 15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 희생된 시위 가담자들이 머리와 가슴에 조준사격을 당했으며 한 희생자는 지대공 미사일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벵가지는 마치 시위대와 보안군이 대치하는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은 전했다. ●예멘 보안군, 시위대에 발포 AFP통신에 따르면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20일 사나대학교 학생 수백명이 학교 근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근에서 살레 대통령 지지 시위를 벌이던 100여명과 충돌이 벌어졌다. 19일에는 보안군이 수천명 규모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면서 시위 가담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보건부 당국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는 목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남부 도시 아덴에서도 16세 소년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예멘의 시위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AFP통신은 20일 주요 야당 지도자 하산 바움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남부 도시 아덴에 도착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은 주말을 분기점으로 정부가 유화 국면을 조성하면서 지난 11일 이후 계속된 민주화 시위는 20일 모처럼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17일 수도 마나마 중심부 진주광장에서 야영하던 시위대를 무력진압해 사망자 5명과 200여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냈던 보안군은 19일 셰이크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왕세자의 지시에 따라 군 병력과 장갑차를 진주광장에서 철수시켰다. 진주광장에 다시 모인 시위대 수만명은 “우리는 오늘 바레인의 일부를 해방시켰다. 이제 전 바레인을 해방시키겠다.”며 기뻐했다. 광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이들은 20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다. 알칼리파 왕세자는 19일 “모든 정파와 모든 이슈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반대세력과의 대화를 제의했다. 이에 대해 시아파 정당 소속 야심 후세인은 “(대화 제의는) 정책이 180도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화답했지만 대화를 거부하는 인사들도 있어 시위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야당 지도자들은 20일 회합을 갖고 정부 측 제안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도 보안군의 재진입에 대비해 진주광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란 야당 진영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20일 이란 수도 테헤란 테헤란 발리 아스르 광장과 국영방송 앞에는 각각 1000여명과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곧바로 최루탄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고 이후 경찰과 시위대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반복되며 기습시위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언론매체들의 테헤란 내 시위 취재가 금지된 상태이며, 이란 관영 매체들은 이날 시위와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모로코 “모하메드 왕 권력 이양하라” 모로코에서는 20일 수도 라바트 에서 2000여명, 최대도시 카사블랑카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민주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모하메드 왕에게 새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일부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19일 3000여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시도하다 진압 경찰과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을 포함, 12명의 시위자가 부상했다. 현재 알제 도심에 자리한 ‘5월1일 광장’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9개 경찰 부대 2만 6000여명이 배치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현행법상 불법인 정당 설립을 추진하면서 웹사이트에서 총선 실시와 투명한 정부 등을 요구하던 운동가들을 대거 잡아들였다. 사우디에서는 다음 달 13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계획돼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모로코 등에서 치료를 받던 압둘라 이븐 압둘 아지즈 국왕은 오는 23일 급거 귀국할 예정이다. 박찬구·강국진·정서린기자 ckpark@seoul.co.kr
  • [격랑의 중동] 초강경 시위 진압 카다피는

    초강경 시위 진압으로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는 리비아의 국가원수 무아마르 알 카다피(69)는 현존하는 세계 최장기 독재자로 꼽힌다. 42년째 집권을 이어오고 있는 그 역시 한때는 젊은 혁명 영웅이었다. 부패한 왕과 낡은 전제군주제를 몰아내고 국가의 면모를 일신했던 인물이었다. 1942년 유목민의 아들로 태어난 카다피는 1963년 대학을 졸업한 뒤 군사학교에 들어가 직업군인이 됐다.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나세르를 모방해 젊은 장교들로 구성된 ‘자유장교단’을 구성한 카다피는 1969년 쿠데타를 일으켰다. 일개 대위에서 일약 혁명평의회 의장으로 취임해 권력을 장악한 카다피는 국부 유출의 원흉으로 규탄의 대상이던 외국 석유회사들을 추방하고 석유자원을 국유화했다. 미군기지를 철수시키고 비동맹운동에 참가하는 등 독자외교노선을 견지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지배했던 이탈리아인들을 추방하고 그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등 식민잔재도 철폐했다. 하지만 카다피는 단일 이슬람 국가 건설을 시도하고 엄격한 금욕주의 정책을 시행하는 등 점차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괴팍하고 종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외교무대에서 숱한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중동사 전문가 고 앨버트 후라니는 저서 ‘아랍인의 역사’에서 정권을 잡을 당시의 카다피에 대해서는 ‘장교 출신의 탁월한 인물’로 표현한 반면 권력을 장악한 뒤의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묘사했다. 카다피는 미군기지를 철수시키는 등 반미노선을 견지했고 그 대가로 리비아는 오랫동안 미국과 군사적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대외적으로 고립을 감수해야 했다. 미국은 1979년 시위대가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화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1980년 외교관계를 끊었고 이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다. 미국을 겨냥한 테러사건의 배후라는 이유로 1981년과 1986년 두 차례 리비아를 폭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비아와 미국은 2003년 12월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전격 합의했고 이후 관계개선을 거쳐 2006년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외교관계를 전면 정상화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左 잡스·右 저커버그… 美 IT 권력지도?

    左 잡스·右 저커버그… 美 IT 권력지도?

    미국 백악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 한장이 실리콘밸리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7일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우드사이드 교외에서 열린 한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참석자 14명이 건배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처음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6주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 때문에 잡스의 초췌한 모습만 관심을 받았지만 곧 오바마 대통령을 둘러싼 좌석배치로 관심이 옮아갔다. 조그만 의전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챙기는 백악관의 특성상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의 위상과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IT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명인사들의 권력 서열을 극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사진은 그 자체로) 일종의 사회연결망(소셜네트워크)이다.”고 지적했다.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였다. 최근 신병치료를 위해 기간을 밝히지 않은 채 병가를 내면서 건강이상설과 시한부설에 휩싸인 잡스였지만 이날만큼은 오바마 대통령의 왼쪽에 앉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IT 업계 주요 인사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위상을 뽐냈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3300억 달러로 참석자들이 속한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도 최근 한창 승승장구하는 페이스북의 위상을 과시했다. 전 세계에 걸쳐 사용자가 5억명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선두주자 페이스북은 최근 시가총액 면에서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인 아마존닷컴을 제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저커버그는 올해 27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미국 IT업계의 활력과 도전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좌석배치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이 한눈에 드러난다는 해석도 내놨다. 특히 잡스를 일부러 오바마 대통령 바로 왼쪽에 앉힌 뒤 오바마 대통령의 옆 모습을 찍는 사진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잡스의 병색 어린 맨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면에서 애플 바로 다음인 구글의 회장 에릭 슈밋이 식탁 왼쪽 가장자리에 앉은 반면 야후 회장인 캐럴 바츠의 자리는 정반대 쪽에 배치했다.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쟁사 대표들을 가장 멀리 떨어뜨려 놓은 셈이다. 만찬은 이틀 일정으로 미 서부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회복과 실업률 감소를 위해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독려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수류탄 투척… 野지도자 구금설… 중동 ‘폭풍전야’

    무슬림(이슬람 신도)이 금요예배를 올린 18일(현지시간) 중동에서는 민주화 시위와 희생자의 장례식이 진행된 가운데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바레인에서는 보안군의 강제 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예멘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에 수류탄이 던져져 수십명이 부상했다. 바레인과 리비아, 이란 등지에서도 희생자가 속출했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는 이날 진주 광장으로 향하는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에게 보안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곳은 전날 경찰에 의해 시위 참가자 5명 이상이 숨진 곳이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친서방 체제의 전복을 요구했으며, 진주광장 인근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사상자의 규모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남부 시트라의 이슬람사원에서는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3명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들은 “하마드 국왕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사원 위로는 경찰 헬기가 비행하며 시위 확산을 경계했다. 바레인 인구 70%가량은 시아파지만 40년간 권력을 차지한 것은 수니파인 알할리파 가문이다. 때문에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소외감이 시위를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남쪽으로 200㎞ 거리인 타이즈의 후리야(자유) 광장에서는 이날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누군가가 수류탄을 던져 시위 참가자 25명이 다쳤다. 시위 참가자들에 따르면 시위 도중 차량 한 대가 광장으로 접근한 뒤 누군가가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났다. 1만여명 규모의 시위대는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독재자 타도”, “압제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은 공포탄과 최루탄을 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남부도시 아덴에서는 경찰 발포로 시위대 1명이 숨졌다. 이란에서는 야권이 이날로 예정된 반정부 시위를 친정부 세력과의 충돌을 우려해 20일로 미뤘다. 사법부 수장인 아야톨라 사데크 라리자니는 “폭동 지도자들이 이끄는 단체의 반역행위는 결코 감춰지지 않는다.”며 야권 지도자들을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야권 핵심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실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17일 보도했다. 무사비의 딸은 야권 웹사이트에서 지난 15일 이후 부모와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당국에 의한 구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시위 참가자 20여명이 사망한 리비아에서는 이날 제2의 도시 벵가지와 알 바이다에서 장례식이 열렸다. 벵가지에서는 군 병력이 처음으로 시가지에 배치된 가운데 시위대 수천명이 집결해 42년째 집권하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 원수를 규탄했다.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시민 수십만명이 무바라크 정권의 종식을 기념하는 ‘승리의 행진’을 벌이며 군부에 정치개혁 이행을 요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英 “구직노력 안 하면 실업수당 안 준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상징되는 영국의 복지제도가 대폭 개편된다. 심각한 재정난에 따른 긴축 정책의 일환이지만, 방만한 실업수당을 대폭 삭감해 실업자들의 구직 노력을 촉진키로 했다는 점에서 복지정책의 근본적 변화로도 평가된다. 1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발표한 복지개혁안의 핵심 내용은 실직수당 감축이다. 한마디로 ‘취업연계복지’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가 보기에 현행 제도는 실업자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유인을 떨어뜨리고 노동을 기피하게 만든다. 이를 막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실업자에게는 실업수당 지급을 최대 3년간 중단해 재고용 프로그램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개편안은 201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개혁안은 복지체계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기본적이고 급격한 변화”라며 “일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고, 특히 극빈층에 혜택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 덩컨스미스 노동연금부 장관도 “이번 개혁안은 최선을 다해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손해를 보는 부조리를 없애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현재 실업수당 수령자가 500만명에 이르고, 10년간 실업수당을 받은 사람도 140만명이나 된다. 50개가 넘는 복잡한 복지수당 체계를 ‘보편적 수당’으로 단순화하고 가구당 최대 수당 지급액을 연간 2만 6000파운드(약 4700만원)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모두 180억 파운드(약 32조 4000억원)의 예산을 절약하고 부정수급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덩컨스미스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극빈층을 포함한 270만 가구에 수당 수령액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복지수당제도를 단순화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벌칙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팀스 노동당 예비내각 대변인은 “진정한 문제는 취직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취업연계복지가 결과적으로 질 낮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자를 양산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가디언은 정부 조치로 270만 가구는 혜택이 늘어나는 대신 170만 가구는 수당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바레인, 계엄령 선포

    바레인, 계엄령 선포

    “분노의 날이 열렸다.” 중동 시민혁명의 불길이 이집트를 넘어 바레인, 리비아 등으로 옮겨간 가운데 17일(현지시간) 바레인 국가안보위원회는 계엄령을 선포, 처음 군부를 시위에 투입해 수도를 장악하는 등 초강경노선으로 돌아섰다. 같은 날 ‘분노의 날’ 시위를 맞은 리비아에서도 시위 격화로 6명의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대규모 유혈사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최장기(40년) 집권자인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 역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바레인 野의원 18명 사퇴서 제출 이날 바레인에서는 군부의 개입이 처음 포착됐다. 바레인 정부는 새벽 경찰을 투입, 최루탄과 곤봉을 동원해 ‘제2의 타흐리르’ 광장이 된 진주 광장의 시위대를 몰아냈다. 이후 도시 곳곳에 탱크와 군용차량을 배치하고 군 검문소를 설치해 수도 마나마를 완전히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의 사망자와 2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군부의 개입은 군부가 시민의 편에 섰던 이집트 사태 때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피해가 확산되면서 바레인의 최대 시아파 야당 이슬람국가협의회(INAA) 의원 18명은 항의의 표시로 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혼돈으로 치달으면서 전날 중동 외교장관들은 마나마에서 긴급 회동을 갖기도 했다. 다음 달 13일 마나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포뮬러원(F1) 대회 개막전도 연기됐다. 내무부 장관은 시위대에 거리에서 떠나라고 경고했다. 은행을 비롯한 주요 시설도 모두 문을 닫았고 근로자들도 대부분 휴무에 들어갔다. 광장에서 쫓겨난 시위대들은 사상자들이 실려간 살마니야 병원 주변에 모여 “국왕에게 죽음을!”, “희생자들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구호를 일제히 외치며 정부를 성토했다. 헌혈을 하려는 시민들의 행렬도 줄을 이었다. ●“리비아, 저격수 배치해 공격” 이날 4개 도시에서 시위가 잇따라 열린 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하고 보안군과 혁명위원회 소속 민병대가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면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권단체인 ‘인권연대(HRS)’는 건물 위에 배치된 저격수들이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최소 14명의 시민들이 리비아 보안군에 체포, 연행됐다. 이날 시위대를 결집시킨 페이스북 그룹의 회원 수는 지난 14일 4400명에서 이틀 만에 9600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예멘·요 르단·이라크 시위 격화 일주일째 반정부 시위를 이어 간 예멘도 정부가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항구도시 아덴에 병력을 배치, 시위대에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수도 사나의 사나대학교는 이미 시위대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대학생을 중심으로 2000여명의 시위대가 이곳에 몰려든 가운데 친정부·반정부 시위대 간 유혈 충돌이 빚어지면서 25명이 부상했다. 이라크에서도 턱없이 부족한 공공서비스와 높은 실업률에 항의하는 반정부시위가 계속되면서 시위자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북부 쿠르드 지역 술레이마니야에서는 시위대가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대통령의 쿠르드민주당(KDP) 사무실에 난입을 시도하자 보안군이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발포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270㎞ 떨어진 나시르에서도 시위자들이 관공서에 불을 질러 경찰관 5명이 다쳤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軍 “총선 전 계엄 해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 이후 국가운영을 맡고 있는 군 최고위원회가 3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비상계엄령을 선거 이전에 해제할 예정이라고 개헌위원회에 참여하는 무슬림형제단 관계자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헌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한 이 관계자는 “군 최고위가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전에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선거는 반년 안에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현지의 민주화 열기는 노동권 보장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카이로 공항 세관원과 관제사, 청소원 등 수백명은 이날 임금인상과 의료보험 보장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국영 방직공장 노동자 2000여명도 임금 현실화를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갔고 인력부 공무원 2000여명도 부패척결과 임금인상 요구 시위를 벌였다. 한편 엘렌 러스트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는 16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민주화 열기의 공통요소로 극심한 빈곤과 부정부패, 빈부격차 등을 꼽았다. 그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자료를 인용해 빈곤선 이하 생활을 하는 인구 비율이 이집트와 알제리는 40%, 예멘은 60%, 시리아는 30%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 변화 욕구가 덜했던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서도 불평등과 독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이 세계에서 가장 실업률이 높다는 점에서 사회불만이 높아진 청년층이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그는 이집트에서 군부가 강경 진압을 자제한 데는 권력층과 국민들이 모두 수니파 무슬림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소수 종파·인종이 지배하는 바레인이나 시리아·요르단 등에서는 가혹한 탄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아마존 주민 17년 恨 풀리나

    석유 시추 과정에서 유독성 폐수를 무단방류하는 거대 석유회사 때문에 건강과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아마존 지역 주민들이 17년이 넘는 집단소송 끝에 10조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에콰도르 법원이 미국의 주요 석유회사 셰브론에 석유시추 과정에서 일으킨 환경 파괴를 이유로 원고에게 95억 달러(약 10조 6485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면서, 환경소송 역사상 최고 수준의 피해배상 규모라고 밝혔다. 이 소송은 당초 석유회사 텍사코가 1972년부터 1990년까지 아마존에서 유전을 개발하면서 막대한 유독성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바람에 하천과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암 발병률이 늘어나는 등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현지 주민들이 1993년 뉴욕연방법원에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출발했다. 2001년 셰브론이 텍사코를 인수하면서 피고가 셰브론으로 바뀐 뒤 2003년에는 에콰도르 법원에 새로 소송을 접수하는 등 전체 소송 기간만 17년이 넘게 걸렸다. 파블로 파하르도 원고 측 변호인은 법원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피해보상액이 너무 적다며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이 임명한 전문가는 셰브론이 일으킨 환경피해 규모가 무려 273억 달러라고 추정했다. 지난해에만 191억 달러를 벌어들인 셰브론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이 불법적이고 실현 불가능하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셰브론은 재판 내내 좌파 대통령이 통치하는 나라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33년 철권 살레 퇴진을” 예멘 극렬시위 나흘째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정치 개혁과 독재자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공격해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레인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위 양상이 격화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예멘 사나에서는 학생과 인권운동가, 법조인 등이 주축이 된 반정부 시위대 3000여명이 사나 대학 캠퍼스에서 출발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알타흐리르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33년째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적 자유, 부정부패 척결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알자지라는 살레 대통령이 최근 2013년 임기를 채운 뒤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엔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도 민생 문제 해결과 개헌, 총리 선출제 도입, 정치범 석방, 시아파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수천명의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고무총탄을 쏘며 강경 대응했다. 시위에 참가한 2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투석전 끝에 시내 중심가에 있는 ‘진주 광장’을 저항 거점으로 확보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무바라크 측근 자산 동결 추진

    이집트 군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해줄 것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요청하면서 해당국들이 동결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700억 달러(약 78조원)로 추정되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에 대해서는 이집트 군부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무바라크 전 정권의 권력실세들이 소유했던 자산들에 대해 동결조치를 요청해 왔다는 사실을 하원에서 공개하고 15일 열리는 EU 회원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문제를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 텔레비전도 자국의 새 정부가 영국에 이집트 공직자들의 자산을 동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정부 관계자 역시 무바라크 전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 요청을 받았으며 현재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 본인의 미국 내 자산 동결 요청은 받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U의 한 소식통도 “이집트 군부가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 무바라크 정권 고위 인사 6~7명이 EU 역내에 은닉한 자산에 대해 동결 조치를 요청했다.”면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 일가는 요청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랑스 당국자는 이집트군이 일부 인사들의 EU 역내 자산을 동결할 것을 요청해 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무바라크와 그 일가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군부, 8월 권력 민간이양 재천명 한편 이집트 군부는 앞으로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될 민간 정부에 오는 8월까지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군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군 최고위원회는 6개월 내에 평화적이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통령과 민간 정부에 권력을 넘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8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개헌 위원회가 열흘 내에 헌법 개정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최대 야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정치적 정당을 세울 계획임을 밝히고 향후 재편되는 이집트 정계에서 합법적인 정치 활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미성년자와 성매매 혐의 베를루스코니 4월 법정에

    미성년자 성매매와 권력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가 드디어 4월 법정에 서게 됐다. 밀라노 법원은 검찰의 조기재판 요청을 받아들여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첫 심리를 4월 6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해 17세이던 나이트클럽 댄서인 루비와 성관계를 맺은 뒤 대가를 제공하고, 경찰에 수감된 루비를 석방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기재판(주디치오 임메디아토)이란 용의자의 범행 사실이 분명해 보이는 사건 등에 대해 사전 청문 절차를 생략한 채 곧바로 본 재판을 시작하는 이탈리아 형사소송 절차 가운데 하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바라크 은닉 재산 700억弗 추적 속도

    무바라크 은닉 재산 700억弗 추적 속도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일가가 숨겨 놓은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집트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사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하루빨리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두 아들의 재산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540억 달러, 2010년)보다도 많은 최대 700억 달러(약 78조원)로 추정된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무바라크 일가의 부정 축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해 온 이브라힘 유스리 전 이집트 외무장관은 14일 법무장관과 만나 관련 증거들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스리 전 장관은 “이는 매우 긍정적인 징조”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이집트 법무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무바라크가 집권한 30년 동안 이집트에선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다른 한편에선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 극빈자가 전체 인구 8000만명 가운데 40%나 됐다. 지난 며칠 동안 이집트 시민단체와 변호사들은 무바라크 일가와 그 측근들의 부패 혐의를 검찰 차원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伊, 튀니지發 불법 입국자 러시 ‘비상’

    시민혁명에 따른 정국 불안으로 튀니지를 탈출한 불법 이민자들이 지중해 건너 이탈리아로 몰리면서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튀니지의 정치 혼란을 피해 배를 타고 건너온 튀니지인 불법 이민자 규모가 닷새 만에 5000명을 넘어서자 14일(현지시간) 긴급상황을 선포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은 “불법 입국자 가운데 테러리스트와 범죄자가 정치적 망명을 가장해 유럽으로 건너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엔 불법 입국자라도 비상사태에서는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이탈리아 정부는 ‘보트피플’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자 태도를 바꾸고 있다. 무슬림 이민자를 백안시하는 우파정당이 지배하는 이탈리아 정치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불법 입국자를 태운 선박이 해변에 닿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조치를 포함해 불법 입국자 처리에 관한 ‘비상대책’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튀니지에서 건너오는 불법 입국자 처리에 대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긴급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페르시아어 트위터 전송 이번엔 이란 민주화 겨냥?

    美, 페르시아어 트위터 전송 이번엔 이란 민주화 겨냥?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이 이번에는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촉발된 민주화 열기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집트 민주화시위 과정에서 위력을 발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이란 국민들을 겨냥해 13일(현지시간)부터 페르시아어 트위터 메시지 전송을 시작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이날 이란에선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분신자살을 감행할 정신장애인을 물색하고 있다며 미국의 음모를 규탄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트위터 계정인 ‘미국 다르파르시’(USA darFarsi)를 통해 페르시아어로 “우리는 당신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첫 ‘트윗’을 날렸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트윗에서는 이란 정부가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자국 내 민주화 활동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카이로에서처럼 이란 국민에게도 평화적으로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보편적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의 페르시아어 트위터 계정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트위터(@M_Ahmadinejad) 계정을 첫 팔로잉으로 등록했고, 개설 11시간여 만에 1000명이 넘는 팔로어를 확보했다. 팔로잉이란 다른 사람의 트위터 글을 받아보겠다는 일종의 구독신청이고, 팔로어는 내 트위터 계정을 구독 신청(팔로잉)한 트위터 이용자를 말한다. 이란은 미국에 대해 독설로 맞섰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이 이집트 혁명을 이스라엘의 요구에 맞춰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바시지 민병대의 모함마드 레자 나그디 사령관은 서방 정보기관들이 테헤란에서 자기 몸에 불을 지를 정신장애인을 물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튀니지와 같은 분신 사건을 모방해 이란에 대해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매우 저열한 사고방식”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란 당국은 최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낸 민주화 시위 여파가 국내에 미칠 것을 우려해 14일(현지시간) 집회 불허 조치를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가 시위를 강행할 뜻을 밝히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이미 이란에서는 지난 2009년 6월 대선 이후 크고 작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바레인까지 번진 불길

    튀니지와 이집트를 불태운 민주화 불길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옮겨붙고 있다. AP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예멘과 알제리, 요르단, 바레인, 수단 등 5개국에서 크고 작은 민주화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 수도 테헤란의 테헤란광장에서 14일 수백명이 이집트, 튀니지의 시민혁명을 지지하는 거리행진을 펼쳤다고 전했다. 수십년 동안 권좌를 지켜온 권위주의 통치자들은 한편으론 정치 개혁 등의 유화책을 내놓고 다른 한편으론 강경 진압으로 위협하며 불길을 잡으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장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는 곳은 아라비아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예멘이다. 가장 오래된 인류 거주지이며 아라비안나이트의 주요 배경지 가운데 하나인 예멘 수도 사나에선 이날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 1000여명은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1978년 북예멘에 이어 1990년부터 통일 예멘까지 이끌고 있는 살레 대통령은 재임 기간만 33년이나 된다. 그는 최근 시위가 격화하자 2013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것이며, 아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살레 대통령은 국내 상황을 이유로 계획을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방미 연기는 자신의 퇴임을 요구하는 야권과 대화하기 위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왕정국가 바레인에서도 14일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AP통신은 이날 시아파 거주지 남서부 네위드라트 마을에서 경찰이 행진하던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발포해 수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국왕은 가구당 1000디나르(300만원 상당)를 지급하겠다는 유화책을 내놓았지만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주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제리에선 오는 18일 2차 민주화시위가 예고되어 있다. 알제리 야당과 인권단체, 비공식 노조 등으로 구성된 ‘변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협의’(CNCD)는 이날 수도 알제에 있는 메이데이 광장에서 대규모 민주화 행진을 벌일 것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알제리 정부는 1992년 이후 유지해 온 국가 비상사태를 조만간 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경찰 3만명을 배치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인들의 혁명 열기가 뜨겁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는 과연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의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린 아랍 민주화의 물결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의 긴급 지상대담을 통해 코샤리 혁명 이후의 이집트와 중동의 앞날을 짚어 본다. ●무바라크 퇴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뭔가. 서정민 교수 가장 먼저 짚어 봐야 할 대목은 이집트인들이 50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아랍 현대사를 다시 쓰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10일 밤 무바라크가 퇴진을 거부하고 나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봐야 한다. 1952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했지만 그것이 민주화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군부가 얼마나 개혁조치를 취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이집트인들은 이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군부가 실권을 장악했다. 황병하 교수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군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이어받았다. 군부는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당시부터 이집트 정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군부 출신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군부는 지금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1952년 나세르 혁명도 군부 고위장교들이 왕정을 지지하며 기득권에 안주할 때 자유장교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 청년 장교들이 나세르 혁명을 이끌었다. 이번 시위에 일부 청년 장교들이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군부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과 함께 무바라크를 옹호하는 쿠데타와 그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모두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부가 오랜 이집트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무바라크가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만 술레이만 당시 정보국장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다. 군부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집트 정국을 전망한다면. 서 교수 한국이 1987년 경험했던 6월항쟁과 비슷한 경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국민들 요구를 수렴하는 선에서 양보하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게 사실 미국 등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물론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은 보장할 것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9월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에 따라 이집트 정세가 안정으로 갈지 혼란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이다. 무바라크 측근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가장 큰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번 혁명은 민족적·세속적 성격이 강했고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약진할 것이다. 2005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전체 의석의 20%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향후 총선에선 최소한 3분의1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황 교수 무바라크가 퇴임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공동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부터는 각자 소속 정파와 조직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 현재 야권세력은 외형상으로는 크게 4·6청년운동, 변화를 위한 이집트운동(키파야), 무슬림형제단으로 나눌 수 있다. 4·6 청년운동과 키파야 등은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지지한다. 변화를 위한 민족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파루크 아흐마드 술탄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서 이집트 민주화와 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전체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빈곤구제 등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오랜 경험과 열정으로 서민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앞으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이다. ●중동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황 교수 튀니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열기가 이집트로 옮겨 왔지만 이집트와 튀니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튀니지는 서구나 다름없는 국가지만 이집트는 관광산업을 빼고는 그동안 철저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는 말 그대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혁명이 곧바로 중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이집트에서 이슬람 정당을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진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요르단만 해도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고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완충작용을 한다. 예멘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4개 유력부족 대표가 대통령과 협의하면서 운영하는 이 나라에서 이집트식 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들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흡수할 충분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혁은 가능하겠지만 이집트식 혁명은 힘들다. 서 교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니파의 대표주자였던 이집트가 격랑에 싸였다. 그동안 이란과 국교까지 단절했던 이집트에서 발생한 정치변화는 이란에 대한 단일전선을 흔들게 되고 이는 중동 전체 정치 역학에서 이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동안 이집트는 중동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였다. ●이번 혁명이 ‘쇠퇴하는 미국 헤게모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서 교수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입만 열면 중동 민주화와 인권을 외쳤지만 사실 지역 안정을 가장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에서 발생한 혁명 국면에서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으니까 외교적 승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바라크가 사임을 거부했다가 번복하는 약 24시간 동안 미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힘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무바라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대표적인 친미 인사라는 점도 미국엔 부담이다. 무바라크에 대한 역풍 때문에 이집트가 과거처럼 친미정책을 펼 여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황 교수 군부가 지켜주는 한 무바라크가 이집트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이집트 국내에서 무바라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독재자 단죄에 있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전통적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아파는 지도자가 잘못하면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묻지만 수니파는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록 각종 부정부패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임한 이상 무바라크 쪽에서 볼 때 수니파 정부가 무리한 요구까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거기다 군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마냥 내칠 수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국제유가, 수에즈 쇼크?

    이집트 정국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이집트뿐 아니라 석유시장을 비롯한 국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전체 인구의 40%가량이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갈 만큼 열악한 이집트 경제는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집트파운드화 가치는 지난 6년간 최저 수준인 1달러당 6이집트파운드까지 떨어졌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이날 35억 이집트파운드(약 6673억원)에 이르는 6개월 만기 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민주화 시위 여파로 주가가 이틀만에 17% 폭락하자 지난달 28일 문을 닫았다가 13일 다시 여는 이집트 증권거래소는 증시가 요동칠 가능성에 대비, 세이프가드 조치도 준비해 놓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가파른 낙폭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은행 EFG-헤르메스의 이집트 분석 책임자 와엘 지아다는 증시가 재개장되면 지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의심할 여지없이 (증시에) 부정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석유시장은 수에즈운하 관련 노동자들의 전면 파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운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만약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수에즈 운하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석유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거기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정부에도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도 하다. DPA통신은 11일 알아라비야 방송을 인용해 일부 시위대들이 수에즈운하와 관련된 정부 건물 여러 곳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오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배럴당 원유가격이 25센트 오른 86.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 관계자는 민주화시위로 인해 발생한 관광수입 감소액이 이미 10억 달러에서 15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11일 유럽 주가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가 오전 중 한때 0.5% 떨어진 것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도 한때 0.46% 하락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소설 ‘모비딕’ 선장 포경선 좌초 188년만에 뭍으로

    소설 ‘모비딕’의 모델이 됐던 조지 폴라드 선장이 마지막으로 탔던 포경선 ‘투브러더스’ 호가 태평양 하와이 인근에서 좌초된 지 188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지역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투브러더스호 잔해 발견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탐사를 주도한 해양고고학자 켈리 글리슨은 2008년 하와이 근처 ‘프렌치 프리깃’ 모래톱 근처 바닷속을 조사하다가 닻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고고학자들은 2년간 탐사한 끝에 1820년대에 제작된 것이 틀림없는 주철 요리도구 등을 발견하면서 투브러더스호 침몰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브러더스 호는 목선이었기 때문에 선채 대부분은 물 속에서 사라졌지만 작살과 고래기름 정제용 냄비와 솥 등이 산호초에 둘러싸인 채 발견됐다. 투브러더스 호는 1823년 2월 11일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하와이섬 근처를 지나다가 산호초에 좌초됐다. 당시 폴라드 선장은 다른 포경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소설 ‘모비딕’의 모티브가 된 포경선 ‘에식스’ 호의 비극을 딛고 재기를 꿈꿨던 폴라드 선장의 꿈도 함께 바다에 잠겨 버렸다. 허먼 멜빌이 쓴 해양모험소설 모비딕이 탄생하는 데 영감을 준 에식스호의 선장으로 유명한 폴라드 선장은 1820년 11월 20일 에식스호가 태평양에서 거대한 향유고래에 받혀 침몰한 뒤 3년 만에 투브러더스 호를 타고 항해에 나섰지만 이마저 침몰하자 이후 바다를 떠나 여생을 뭍에서 야경꾼으로 살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곤경에 빠뜨릴 동맹 8國’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요르단, 에티오피아,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8개국이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동맹국’으로 꼽혔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0일(현지시간) 이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전제주의적 성격을 지닌 정치지도자, 선거나 의회 등 민주적 절차 부재, 인권 무시, 부정부패, 민생고 등을 꼽았다. 하지만 가장 역설적인 공통점은 이 나라들이 모두 미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FP는 경제와 안보라는 전략적 이해관계 때문에 민주주의를 바라는 현지 국민들의 바람에 역행하고 있다며 이를 ‘부끄러운 동맹’으로 표현했다. 최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예멘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예멘 정부가 올해 미국으로부터 받을 지원금만 2억 5000만 달러나 된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978년 북예멘 대통령이 된 뒤 1990년 통일 예멘공화국 대통령이 돼 현재 33년째 집권 중이다. 재임 중인 국가 정상으로는 리비아 카다피(42년)에 이어 두 번째다. 20세기 이후 역대 기록으로 따져도 쿠바 카스트로(49년), 북한 김일성(46년), 가봉 봉고온딤바(43년), 카다피에 이어 5위다. AP통신은 최근 미국 등 서방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쓰라며 예멘에 제공하는 현대식 무기와 하드웨어 대부분은 대통령 측근과 가족들이 이끄는 엘리트 부대 차지가 된다고 지적했다. 절대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는 둘도 없는 동맹국이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치하는 사우드 왕족에게 민주주의를 요구한 미국 대통령은 지금껏 한명도 없었다. 대신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제공한 군사원조는 전투기와 미사일을 포함해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역시 나란히 소련에서 독립한 뒤로 21년째 한 대통령이 장기집권 중이지만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데다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와 막대한 천연자원 때문에 미국과 좋은 친구로 지내는 실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하야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하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11일 대통령직 사퇴를 선언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이로를 떠나 홍해 연안 휴양도시인 샤름 엘셰이크로 거처를 옮긴 뒤 대통령직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CNN등 외신들이 12일 새벽 긴급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무바라크의 퇴진을 외치던 100만명의 시민들은 일제히 ‘이집트 자유’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로써 지난달 25일부터 본격화한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18일만에 무바라크의 퇴진으로 한 매듭을 짓게 됐다. 1981년부터 시작된 무바라크의 30년 독재 정치도 이날로 막을 내리게 됐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11일 저녁(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저녁 권력을 군에게 넘겨주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9월 대통령 선거 때까지 퇴진하지 않겠다며 시민들의 퇴진 요구를 강력히 거부하던 무바라크가 전격적으로 사퇴한 데는 이집트 군부의 압력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헬기편으로 샤름 엘셰이크의 대통령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와 관련, 알아라비야 방송은 정치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가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알아라바야 방송은 “군부가 무바라크를 물러앉힌 뒤 새로운 권력 창출 작업에 나섰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미 내각도 임명해 놓은 상태”라는 한 정치분석가의 말을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무바라크의 엘셰이크 행에는 사미 하페즈 에난 합참의장이 동행,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내비쳤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이집트 정국은 앞으로 이집트 군부의 주도 아래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야권 지도부간의 정치개혁 협상을 통해 과도정부 구성작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CNN은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가 무바라크의 권력을 승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바라크의 퇴진 소식이 전해지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있던 100만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한 시민은 “시민의 힘으로 무바라크의 장기 독재를 끝냈다.”면서 “오늘은 이집트 시민 혁명의 날”이라고 기뻐했다. 강국진·나길회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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