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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국진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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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바그보 체포직후 “살려달라”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이 전격 체포될 당시 군인들에게 했던 첫마디는 ‘살려달라’였다고 AFP통신이 현장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바그보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전을 일으켜 10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다는 지탄을 받아 왔다. 이 목격자는 유엔이 유일한 합법정부 수반으로 인정한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자측 군인들이 그바그보가 피신해 있던 대통령궁에 최루가스를 뿌린 뒤 수색작업을 시작했다면서 “그바그보는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와타라측 군인들과 마주쳤을 때 ‘나를 죽이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군 지휘관들은 일부 군인들이 그바그보를 죽이려 했기 때문에 그에게 방탄 조끼를 입히고 에워쌌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바그보를 차량에 태운 뒤 와타라 대통령 측이 본부로 사용하는 골프 호텔로 이송했다고 덧붙였다. 그바그보는 체포된 뒤 와타라 측 방송인 TCI에 출연해 “무기를 내려놓고 민간인의 일원이 되기를 바란다. 국가가 정상을 회복하기 위해 위기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때늦은 종전선언을 했다. 그바그보는 이날 몇몇 참모들과 골프 호텔의 한 방에 있는 모습이 방송에 공개됐다. 그는 속옷을 입은 채 타월로 몸을 닦은 뒤 셔츠를 갈아입기도 했다. 그는 피곤해 보였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그바그보 체포 작전은 이날 오전 3시쯤 시작됐다. 전날 밤부터 프랑스군 헬기가 그바그보가 은신해 있던 대통령 관저를 공격해 그바그보 세력을 무력화한 뒤였다. 정오를 막 넘겼을 즈음 와타라 측 군병력이 대통령 관저 구내에 진입해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와타라 신임 대통령은 법무장관에게 그바그보를 사법처리하는 절차에 착수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며 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평정을 요구하며 무장한 민병대에 무장해제를 촉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日원전사고 남은 과제는…오염수·8조원대 폐쇄비용 부담으로

    동일본 대지진과 뒤이은 원전사고에서는 전세계 원전국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재난대비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일본조차도 저 정도라면 다른 나라는 어떻겠느냐라는 경각심을 심어 준 것이다. 무엇보다 지진 등 재난대응시스템과 내진설계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원자력발전은 값싸고 안전하다.’는 상식은 증폭되는 의문과 불확실성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원전 사고 가능성에서 보듯 한·중·일 삼국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각인시켰다. 후쿠시마 원전은 추가폭발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여전히 오염수 문제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1979년 사고를 낸 미국 스리마일 원전은 원자로 1기를 폐쇄하는 데 14년이 걸렸다. 일부 원자로와 건물이 파손된 후쿠시마 원전의 해체 과정은 더 위험하고 더딜 수밖에 없다. 때문에 콘크리트로 덮어 버린 체르노빌 해법과 핵연료봉·사용후 핵연료를 제거한 스리마일 해법의 중간 단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농도 방사성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를 특수 천으로 덮은 뒤, 연료봉을 제외한 원전의 모든 구조물과 집기를 제거하고 이후 연료봉을 특수 천을 사용해 영구적으로 밀봉한다는 것이다. 1~6호기를 모두 폐쇄하려면 6000억엔(약 8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원전사고에 따른 피해보상도 수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과 별개로 지진 피해지역을 복구하기 위한 1차 추가경정예산 규모도 4조엔이 넘는다. 가뜩이나 재정건전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바이오연료 만드느라 먹을 곡물 없어진다”

    “바이오연료 만드느라 먹을 곡물 없어진다”

    친환경에너지이자 새로운 에너지 원천이라는 찬사를 받던 바이오에너지가 최근 몇 개월 동안 계속된 전 세계적인 식품 가격 급등과 기아, 심지어 정치적 불안정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바이오연료 개발에 겁 없이 뛰어드는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바이오에너지 제조에 쓰이는 곡물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정작 식용에 써야 할 곡물량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옥수수 생산량의 40%가량을 바이오연료에 쓰는 미국에서는 지난해 옥수수 가격이 6월부터 12월까지 무려 73%나 올랐다. 국제 구호단체인 액션에이드 인터내셔널의 마리 브릴 선임정책분석관은 미국에서의 옥수수 가격 상승은 아프리카에 있는 저소득국가 르완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르완다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19% 증가했다. 그는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그 정도 가격은 옥수수 시리얼이 몇 센트 오른 것에 불과하겠지만 르완다 빈민들에겐 감당하기힘든 재앙”이라고 꼬집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지난 2월 식품가격지수는 관측을 시작한 20여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은행도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식품 가격이 15%나 상승했다면서 “저소득국가와 중소득국가에서 4400만명을 새롭게 빈곤층으로 내몰고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미 알제리,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식품 가격 폭등이 정치적 소요사태를 일으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미국은 2022년까지 연간 360억 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사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고 유럽연합(EU)도 2020년까지 운송 연료의 10%를 바이오연료나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문가들은 각국이 엄격하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연료 사용 의무화 비율을 낮추는 등 최근의 식량난을 감안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은행 개발전망그룹 한스 팀머 국장은 “정책 우선순위는 식량이어야 한다.”면서 “가격에 관계없이 바이오연료의 목표를 설정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FAO 바이오연료 전문가인 올리비에르 뒤부아는 “식품 가격 문제는 대단히 복합적이다. 바이오연료가 좋다, 나쁘다 하는 식으로 단순하게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바이오연료가 식품 가격 상승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아마 20~4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빚더미’ 포르투갈 EU에 구제금융 신청

    막대한 대외부채에 시달리던 포르투갈이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인 페드로 실바 페레이라는 7일 “오늘 정부가 EU 집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구제금융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지난달 긴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총리직을 사임했으며 오는 6월 5일 총선까지 임기를 유지할 예정이다. 의회 해산 이후 포르투갈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8.8%를 넘어서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위원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이 600억~800억 유로(약 93조~124조원)의 자금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했다. 포르투갈 경제 일간지는 구제금융 규모가 9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7~9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한다. 유로존 국가들의 잇단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는 7일 2008년 7월 이후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존의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집트-이란, 31년만에 외교관계 복원 시동

    오랜 앙숙이었던 이집트와 이란이 31년 만에 외교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면서 중동 정세에 미묘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나빌 엘라라비 이집트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를 갖고 수도 카이로를 방문한 이란 대표 묵타비 아마니와 회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이란 봉쇄의 선봉에 섰던 이집트 외교노선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미국은 중동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엘라라비 장관은 이날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이집트와 이란 양국 국민들이 상호 교류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집트는 이란과 새로운 장을 열게 되는 것을 환영한다. 이집트는 상호 공동의 관심사를 추구하기 위해 모든 나라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1980년 국교 단절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집트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살레히 장관이 테헤란이나 카이로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양국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줄곧 미국·이스라엘과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그해 이란은 이슬람혁명을 통해 친미 왕정을 타도하고 강경 반미노선으로 선회했다.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는 대신 이란 견제의 최선봉에 섰다. 하지만 그가 지난 2월 11일 물러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2월 20일 이집트 임시정부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군함 두 척에 대해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과거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핵잠수함과 전함들을 페르시아만으로 보내 이란을 위협하곤 했던 이스라엘이 이제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집트와 이란은 모두 만만찮은 무력을 갖고 있는 데다 각각 남쪽과 동쪽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위치에 있다. 거기다 서쪽 바다까지 틀어막을 경우 이스라엘은 고립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빼고는 아랍권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바라크에 이어 美 ‘살레 버리기’

    33년에 걸친 독재와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지지해 왔던 미국 정부가 지난주부터 입장을 바꿔 정권교체를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을 버리고 임시정부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예멘이 앞으로도 알카에다를 겨냥한 대테러전쟁에 계속 협조하도록 하려는 목표 때문이다. ●유 혈진압 이후 예멘 정권교체 지지 4일 예멘 타에즈 도심 광장에서 행진하던 시위대에 보안군이 총격을 가하면서 17명의 시위 참석자들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정부의 유혈진압으로 100여명이 숨졌다. 하지만 미국이 리비아와 달리 살레 대통령을 지목해 비난하거나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한 적이 없다. 이는 예멘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알카에다를 축출하는 데 살레 대통령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예멘 양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18일 유혈 진압 이후 미국의 입장이 살레 대통령 퇴진 쪽으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臨政통한 알카에다 견제 목표 미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미 정부 관료들은 우방과 언론 매체를 향해 살레 대통령을 더 이상 두둔하기 어려워졌으며 그가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소식통은 “살레 대통령이 저항 세력의 요구에 부응하는 가시적인 조치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을 발표해야 현재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가시적 조치’에는 퇴진 요구를 수용하는 것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민주화 시위의 주력인 학생 세력은 현 정부 핵심이 정권을 넘겨받는 것에 거부감이 강하다면서 이들은 미국이 대테러전쟁만 생각할 뿐 독재정권을 비호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英해병대 600명 인도적 임무 리비아 파견”

    반군이 제시했던 조건부 휴전 제안을 즉각 거부한 리비아 정부군이 지난 1일(현지시간) 서부 미스라타를 맹공격하며 반군을 몰아붙였다. 다국적군은 공습 와중에 반군과 무고한 민간인이 다수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해병대가 인도주의적 임무를 띠고 금명간 리비아에 파견될 예정이다. ●반군, 석유수출·무기 구입 등 박차 영국의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는 3일 이번주 초에 영국 해병대 600명이 반군이 장악한 리비아 동부지역 주요 항구에 배치돼 응급 의료와 식료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상륙강습함 알비온, 시킹 헬리콥터 10대, 타이프42 구축함 리버풀, 지원함 4척 등도 함께 파견된다. 유엔 결의는 어떤 형태든 외국 군대의 리비아 주둔을 배제하고 있어 향후 이들의 역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신문은 영국 해병대를 아랍국에서 지원하는 병력과 함께 유엔의 인도주의적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이미 반군에 군사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카다피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앞서 반군은 카다피 정부군이 서부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유엔이 요구하는 정전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다피 측은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반군은 분쟁을 장기화하려는 의도라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비난하면서도 카타르에 석유를 수출하고 무기와 물자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하며 장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다국적군 민간인 희생 진상조사 착수 한편 알자지라 방송은 반군 대원들이 미국과 이집트 특수부대에게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반군 관계자는 자신이 리비아 동부에 있는 비밀 시설에서 미국과 이집트 특수부대원들에게서 로켓 사용법을 비롯한 군사훈련을 받은 사실을 증언했다. 반군을 직접 지원하는 문제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공습이 장기화하면서 오폭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일 현지 의사의 증언을 인용해 다국적군 공습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30명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무력개입 작전지휘권을 지난달 31일 넘겨받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지난 1일 동부 브레가 근교에서 정부군과 교전하던 반군이 다국적군에게 공습을 당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는 소식에 대해 진위 파악에 나섰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지금&여기] 리비아 사막에서 길을 잃다/강국진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리비아 사막에서 길을 잃다/강국진 국제부 기자

    지난 2월 15일 최초로 시위가 벌어지고 한동안은 모든 게 분명해 보였다. 시위는 ‘민주화시위’요, 반정부군은 ‘시민군’이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용감한) 민주시민들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사악한) 독재자. 리비아는 1980년 5월 광주와 겹쳐졌다. 전형적인 ‘민주 대 반민주’로는 제대로 해석이 안 되는 구도가 보이기 시작한 건 3월부터였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넘어 무력 개입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거치지 않는 ‘인도적 개입’에 이르러서는 프레임 자체를 새로 구성해야 했다. 러시아투데이가 보도한 한 전직 영국 정보기관 간부 말마따나 “모든 인도적 지원 조치는 결국 대규모 침공을 위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위 당시부터 리비아 상황을 되짚어 보자. 벵가지 등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경찰이 진압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총을 든 ‘시민군’ 일색이다. 국가임시위원회가 결성된 게 2월 27일이었다. 시위 발생 보름도 안돼 내전에 돌입했다. 카다피가 독재자인 것도 맞고 인권 탄압한 것도 맞겠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급변하는 데는 조직적인 부족 정치와 부족 간 갈등이 주요 요인이지 않았을까. 미 중앙정보국(CIA)과 영국 비밀정보국( MI6) 소속 특수요원들은 몇주 전부터 첩보를 수집하고 반군 지도부와 접촉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조차 “리비아 반군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무기 지원을 반대할 정도로 반군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무엇을 근거로 이들을 ‘민주화 시위 지도부’와 ‘시민군’으로 간주할 수 있겠는가. 상황이 이런데도 다국적군은 목표가 카다피 제거인지, 민간인 보호인지도 모호한 무력 개입을 시작했다. 리비아의 미래는 셋 중 하나가 될 듯싶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혹은 21세기 최초의 분단국가. 이 글을 쓰는 필자나 오바마, 캐머런, 사르코지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리비아 사막 한가운데서 신기루에 홀려 길을 잃었다는 점이다. 오아시스를 향해 달려갈수록 “이 길이 아닌가벼….”하는 소리만 가득하다. betulo@seoul.co.kr
  • “오바마, CIA 통해 반군 지원”

    미국·영국 등이 지난 19일 리비아에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하기 전부터 특수요원 등을 리비아에 잠입시켜 첩보를 수집하는 등 비밀작전을 전개해 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보기관을 활용한 비밀작전은 이미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책임소재와 민간인 살해 등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31일 오전 6시(현지시간) 리비아전 지휘권을 전면 인수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진위가 주목된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리비아로 무기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게 무기금수의 목적”이라면서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역시 유엔 결의안에 위배되는 조치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이츠 “美, 추가군사 조치 고려 안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미 의회에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리비아 반군을 무장, 훈련시켜야 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추가 군사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지난 30일 주요 외신들은 서방국가의 반군 지원 정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몇주 전부터 리비아에서 암약하며 비밀작전을 수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오바마 대통령이 2~3주 전에 리비아 반군을 은밀히 지원하도록 허가하는 비밀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英 MI6도 이미 첩보활동 중 CIA 비밀요원들은 지난 19일 다국적군 공습이 있기 전부터 이미 다국적군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했다. 반군과 접촉해 지도부의 면면과 조직의 충성도 등도 점검했다. 최근에는 영국 특수부대(SAS) 소속 군인들과 비밀정보국(MI6) 요원들도 리비아에 잠입해 첩보수집과 공습 목표물 확인 등 작전을 수행 중이라는 사실이 영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비밀작전 보도에 대해 정보 업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 주요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반군에 대한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리아 내각 32명 총사퇴

    시리아 정부 내각 각료들이 총사퇴했다고 AP·AFP 등 주요 외신들이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민주화 시위와 유혈진압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내각 총사퇴가 향후 시리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각 총사퇴 선언은 28일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시위에 뒤이어 나왔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국영TV는 무하마드 나지 알오타리 총리 등 각료 32명이 사퇴의사를 밝혔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를 승인했으며 새 내각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기존 각료들은 새 내각을 구성할 때까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AFP통신은 며칠 안으로 모습을 드러낼 새 내각은 그동안 정부가 민주화시위대에 약속한 각종 개혁조치를 실천에 옮기는 과제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24시간 안으로 긴급조치법 해제와 정치적 자유 등을 제한하는 각종 법령을 개혁하겠다는 의사를 국민들에게 공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화시위대는 그동안 1963년 이후 계속 이어진 긴급조치법 해제와 언론과 집회결사 자유 등을 요구해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시리아 ‘순교의 날’ 수만명 집결… 예멘도 민주화 중대 고비

    부자 세습으로 40년째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시리아와 33년째 한명이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는 예멘의 민주화 시위 사태가 중대기로에 섰다. 시리아 시위 지도자들이 ‘순교의 날’로 정한 25일(현지시간) 시리아 전역에서 수만명의 국민들이 결집, 정부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면서 시위 거점인 남부 도시 다라에서만 최대 100명(인권단체 집계)이 숨진 탓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날 남부 도시 다라에 5만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이곳으로 향하던 시위 참석자 17명이 다라 인근 사나멘에서 보안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시위는 수도까지 옮겨붙었다. 수도 마다스쿠스 도심 광장에서도 남부 도시 다라의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인 수송대가 일부 지역을 통제했으며,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봉으로 시민들을 구타하고 5명을 체포해 갔다. 이날 금요예배 시위에 앞서 미 백악관도 “알아사드 정권의 무자비한 시위진압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시위대 편에 섰다. 시리아 정부는 유화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성난 민심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정부는 2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검토하고 공무원 임금을 20~30% 인상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진압에 따른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샤르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전 대통령은 1982년 하마에서 무슬림형제단이 반정부 움직임을 보이자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모두 2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하마 사건 때와 달리 무력진압할 경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식이 확산돼 더 큰 저항을 부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강경진압 카드를 빼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멘에서도 민주화 시위대가 25일을 ‘자유 행진의 날’로 명명하면서 지난 금요일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음에도 불구, 더 많은 시위대가 수도 사나 사나대학교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고 AP가 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이날도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는 조건부 퇴진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시민들은 즉각 퇴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위대를 지지하는 일부 군부대는 시위 장소인 사나 대학 인근 광장에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시위대 보호에 나섰다. 반면 살레 대통령은 이날을 ‘자제의 날’로 명명하고 관제 시위를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 친위대도 대통령궁과 중앙은행 등 주요 지점에 탱크를 배치했다. 살레 대통령은 전날도 국영텔레비전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예멘의 치안과 안정을 지켜낼 결의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지난주 금요일 시위에서 경찰과 친정부 시위대가 민주화시위를 유혈진압하면서 52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시위대와 정부의 충돌 속에 군부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반군 臨政구성…리비아 ‘분단’ 위기

    리비아 반군세력의 구심체로 알려진 국가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마무드 지브릴(59)을 총리로, 알리 타루니(60)를 재정·경제정책 책임자로 임명했다.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를 거점으로 동부를 장악한 반군세력이 독자적인 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리비아가 21세기 최초의 분단국이 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군 측은 새로운 정부 모양새를 갖춰 나가는 동시에 ‘세속적인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국가 정체성도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브릴 임시총리와 타루니 재정·상업위원장 모두 미국식 사고방식에 익숙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각각 피츠버그대학과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유학파다. 타루니 위원장이 미국에서 활동했던 금융과 경제 전문가라는 점은 향후 반군세력의 경제정책이 카다피와 정반대로 미국식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카다피는 1969년 쿠데타로 전제군주를 몰아낸 뒤 외국자본이 장악했던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강력한 자원민족주의를 견지해 왔다. 외신들은 벵가지 출신인 타루니는 미국 워싱턴대 포스터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카다피 반대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해 왔다고 전했다. 반군 측은 현재 정부운영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당면과제로 삼았다. 타루니 위원장은 “지금 우리가 현금이 모자라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유동성이 있어서 기본적인 것들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인쇄해 카다피 정부에 보내기로 했던 리비아 화폐 4억 디나르(약 1조 2000억원)를 영국정부가 자신들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국 정부가 동결된 리비아 국부펀드 자산을 바탕으로 신용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군 대변인인 니산 구리아니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리비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면서 “우리는 리비아 서쪽과 우리의 수도 트리폴리를 해방시켜 이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언장담과 달리 반군은 여전히 카다피군에 맞설 만한 무력과 군인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미스라타와 아즈다비야 등지에서 카다피군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반군은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국적군에게 무기지원을 요청 중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다국적軍 4차 공습… 美 “방공망 와해”

    다국적軍 4차 공습… 美 “방공망 와해”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22일(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등지에 4차 공습을 가했다. 리비아 정부군은 대공포를 쏘며 격렬하게 맞섰다.터키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23일부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리폴리에서 밤 8시쯤 두 차례 폭발음이 난 뒤 10여분간 대공포탄이 밤하늘을 가득 채웠다.  카다피군은 동부 반군 거점인 벵가지로 가는 관문인 아즈다비야에 진지를 구축하고 반군을 막아내는 한편 서부 미스라타 장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스라타를 수주째 포위 중인 카다피군은 탱크와 저격수 등을 시내에 배치한 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리비아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군사작전은 앞으로 며칠이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를 내쫓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이 군사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야야 한다.”면서 “이미 강력한 국제적 제재를 가했으며 카다피의 자산을 동결했고, 앞으로도 카다피를 압박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군을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리비아 상공을 제압한 상황에서 반군도 그들의 전열을 재조직하고 리비아 국민의 열망을 어떻게 표현하며, 합법적인 정부를 창출하느냐를 협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국적군은 21일 트리폴리 외곽 해군기지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시르테 등을 폭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 공군 소속 F15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1대가 리비아 북동부 상공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군이 조종사 2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발포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채널4 방송에 따르면 반정부군을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은 전투기 추락을 목격하고 현장에 달려가 조종사를 찾아내 마실 것과 음식을 주며 보살펴 줬지만 정작 이들을 적으로 오인한 미군 오스프리 헬기가 공격했다는 것이다.  한편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가 23일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개혁주의자인 마흐무드 지브릴을 총리로 선임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나토는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해상 봉쇄에 들어갔다. 리비아에 대한 나토의 공습작전에 부정적인 터키는 함정 5척과 잠수함 1척을 파견하기로 합의, 해상 봉쇄에는 참여했다. 또 쿠웨이트와 요르단이 병참 지원을 약속,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아랍권 국가는 카타르 등 세 나라로 늘어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처음엔 다소 흥분… 갈수록 전문성 돋보여

    처음엔 다소 흥분… 갈수록 전문성 돋보여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3일 제42차 회의를 갖고 지난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보도내용을 심층 진단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지진 발생 직후 ‘일본침몰’ 등 다소 과장된 표현이 등장하는 등 성급한 모습도 보였으나 곧바로 냉정함과 공정성을 살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성과 시의성 있는 보도를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한국의 원자력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보도와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난 매뉴얼 기획기사로 다뤄주길” 이문형(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위원은 “지도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잘 정리했고 생생한 기사와 흐름을 잘 짚은 사설이 좋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오피니언면에서 지진 발생 뒤 사나흘 동안 아무 반응이 없었다.”면서 “기자들은 굉장히 빨랐던 반면 후방지원은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나중에라도 재난을 다루는 매뉴얼을 기획으로 다뤄 달라.”는 건의도 내놨다. 한경호(행정안전부 기업협력지원관) 위원은 “생생한 기사와 사설·시론 등을 통해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으로 가야 한다는 대국적인 견지를 피력해줬다.”면서 “주필 칼럼에서 ‘한국이 더 걱정이다’고 한 것도 대단히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조유현(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 위원은 일본발 부품쇼크 문제를 기획특집으로 다룬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톱니바퀴 모양으로 일본 지진을 만드는 등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을 자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는 등 정성이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따끔한 비판도 나왔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위원은 “사설 제목에선 원전에 대한 과도한 낙관과 과도한 비관을 모두 피하자고 해놓고는 정작 내용에선 ‘원전 르네상스’를 이어가야 한다고 썼다.”면서 “원전에 대해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것 아닌가 싶어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지진 발생 다음날인 12일자 ‘일본침몰’부터 시작해 그 뒤에도 노심용해, 연쇄폭발, 핵분열가능성 등 1면 제목은 결과적으로 상황을 과장한 것 아니었나 싶다.”면서 “일본보다 한국 언론이 더 흥분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中 원전 안전성에도 관심을” 김형준 독자권익위원장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 동부해안에 집중된 원전의 안전성에도 서울신문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목희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원자력정책과 재난대비 체계를 바로 세우는 데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이들 외에 권성자 책만들며크는학교 대표, 이청수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 표정의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등이 독자권익위원으로 참여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2선 후퇴”·나토 ‘자중지란’ 英·佛 주도 전쟁 되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리비아 공습에서 미국은 제한적인 역할만 할 것이며 작전지휘권도 이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미국이 뒤로 물러날 경우 지휘권을 넘겨받는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리비아 공습 작전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미국은 뒤에서 보조해주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현재로선 나토가 작전을 지휘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금융위기 이후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는 데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 여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리비아 공습작전은 통일된 중앙지휘부 없이 각국 지휘부가 그때그때 협의해 수행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19일 첫 공습 작전명도 ‘오디세이 새벽’(미국), ‘엘라미’(영국), ‘아르마탕’(프랑스), ‘모바일’(캐나다) 등 나라마다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바람과는 달리 나토가 지휘권을 넘겨받을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나토는 주저하는 햄릿? 나토는 지난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상주대표부 대사급 회의를 열어 리비아 공습 지휘권 인수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회원국 간 합의는 요원하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나토가 비행금지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려면 28개 회원국 전원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입장 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관영 도이체벨레는 21일 분석기사에서 리비아 작전을 놓고 주저하는 나토의 고민을 희곡 ‘햄릿’에 등장하는 대사인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에 빗대 표현했다. 나토 전문가인 영국왕립국방연구소 리사 에런슨 연구원은 “나는 오히려 나토 회의에서 대사들이 결론을 끌어냈더라면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나토 회원국들이 “명확한 목표도 없이 불분명한 갈등에 개입하기 위해 나토 영역을 벗어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도 아니고 나토도 아니라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영국과 프랑스가 각자 작전 지휘와 병참 제공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작전을 주도하는 방안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방보안의제(SDA) 자일스 메릿 국장은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영국과 프랑스 정부로서는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는 것이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영·불 주도의 공습을 대단히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합동군사작전을 명시한 안보조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모두 리비아 사태 초기부터 군사개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영국은 카다피를 대상으로 한 인도적 개입을 주창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리비아 반정부군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리비아 제재에 앞장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 하원에서 열린 공개 토론에서도 “군사작전은 필요하고 합법적이고 올바른 것”이라면서 “작전을 벌이지 않았다면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상군 투입할까 카다피군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는 상황에서 공습만으로는 의도한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면서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유엔 안보리 결의만으로 가능한지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캐머런 영국 총리는 카다피가 적법한 목표물일 수 있다고 말한 반면 데이비드 리처드 참모총장은 “카다피 제거는 절대 작전 목표가 아니다. 그 문제는 유엔 결의가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작전목표를 둘러싼 입장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상군 투입이 자칫 이라크나 아프간처럼 수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군 세력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무기와 물자 등을 제공하는 측면지원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공수특전단(SAS) 소속 정예요원들이 이미 리비아 현지에서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회한’ 카다피 對서방 3대 전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벼랑 끝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다국적군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자신의 권력과 정치적 수명을 어떻게든 연장하겠다는 계산이다. 카다피는 42년 동안 권좌를 지켜온 노회한 독재자로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은 변수가 되지 않는다. 자신과 일가·측근의 안위에 대한 고려, ‘제2의 사담 후세인’이 될 수 없다는 집착이 카다피에겐 최우선 순위다. 이를 위해 카다피는 서방을 상대로 다양한 전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하면서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지상군 파견은 사실상 제외했다. 지금으로선 다국적군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공습밖에 없다. 대공 방어망은 막대한 피해를 입겠지만 주력이 도시에 흩어져 시가전으로 나서면 대응하기가 마땅치 않다. 헬리콥터나 저고도 공습에 나설 경우 리비아 정부군의 대공화기에 역습을 당해 다국적군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공습은 민간인 피해 가능성도 높인다. 서방의 1차 공습 직후 리비아 국영TV가 즉각 제기한 문제도 “민간인 희생”이었다. 이는 리비아인에게 외세침략에 맞서 싸우자는 선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카다피는 미국·영국·프랑스 등 서방 강대국들이 언제까지나 공습작전을 계속할 수는 없으며 그들이 석유 수입이라는 국제정치적 이해관계에 목매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 다국적군을 주도하는 3개국 모두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과 실업률 상승, 재정지출 삭감 등으로 국내정치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정권이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고 정국 전환을 꾀하려고 강경책을 주도한다는 언론분석이 나온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리비아 공습이 위헌이라는 이유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인 민주당에서 쏟아나올 정도다. 가뜩이나 지갑은 얇아지고 빚에 허덕이는 마당에 막대한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19일 112발을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은 단가가 130만 달러(약 14억 6000만원)나 된다. 하룻밤 동안 쓴 미사일값만 1억 4560만 달러(약 1639억원)다. 카다피군은 20일 밤 정전을 선언했다. 지난 18일에도 카다피군은 정전을 발표했지만 이튿날 약속을 깨고 반군 거점인 벵가지를 공격했다. 이번에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가뜩이나 리비아 해법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시간을 벌 수만 있으면 카다피로서는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카다피는 수도 트리폴리 인근 지하 핵벙커에 숨어 버텨 내기만 하면 시간은 자기 편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프랑스가 지상군을 투입해 자신을 몰아내려면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중국·러시아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다국적군 공습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20일 비행금지구역 이행계획을 논의했지만 터키와 독일 등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한 것도 다국적군으로선 부담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민주’정부 수립-사실상 지방정부-분단국가 전락

    ‘민주’정부 수립-사실상 지방정부-분단국가 전락

    미국·영국·프랑스 등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들이 리비아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전개한 목적은 사실상 ‘카다피 제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20일(현지시간) 지적했듯이 “겉으로는 인도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정한 목적은 정권교체”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다피 이후’ 리비아는 어디로 가게 될까. 선례에 비춰보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키프로스 모델 중 하나가 종착지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라크 시나리오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카다피의 휴전 제의가 다국적군의 공습 위협을 막지는 못했지만 카다피가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미국 등이 1992년부터 이라크에 2개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지만 사담 후세인이 10년 넘게 살아남았던 경우처럼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세계 원유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상군 투입… 카다피 정권 무너뜨려 카다피군의 전력이 반군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 없는 카다피 축출은 요원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정보분석 전문업체인 스트래트포(STRATFOR) 관계자는 “시가전이 벌어지면 (다국적군이) 4500m 상공에서 공군력을 사용하긴 어렵다.”면서 지상군 없는 군사 개입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면적 내전이 현실화된다면 카다피 축출은 고사하고 ‘민간인 보호’라는 명분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2003년 이라크 침공 때처럼 지상군을 투입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 정부를 수립하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후세인처럼 카다피도 공개재판을 통해 전범으로 처형한다면 정치군사적 승리도 과시할 수 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다시 얻어야 한다. 지난 17일 유엔 결의안 1973호는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명시했지만 어떠한 형태든 정권교체나 외국군 주둔에 대해서는 명백히 규정하지 않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지상군 투입에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 ●수도 뺀 대부분 지역 통치권 장악못해 만약 서방세계가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끌어낸 뒤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해 새 정부를 수립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제는 리비아 국내정치가 140개가 넘는 부족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카다피 1인독재가 42년이나 계속됐기 때문에 야당은 고사하고 변변한 시민사회도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족간 이해관계로 인한 분열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후견하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수도 카불을 뺀 대부분 지역에서 통치권을 장악하지 못해 ‘카불 시장’이란 비아냥을 받는 것처럼 서방이 후원하는 리비아 중앙정부도 ‘트리폴리 지방정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카다피의 서부-반군의 동부로 나뉠수도 지상군 투입도 여의치 않고 점령 이후도 불안하다는 이유에서 카다피가 통치하는 서부와 반군이 통치하는 동부로 리비아가 분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중해에 위치한 키프로스는 유엔이 승인한 남키프로스 정부와 승인을 받지 못한 북키프로스 정부로 수십년째 분열돼 있으며 유엔평화유지군이 군사분계선을 담당하는 실정이다. 인디펜던트도 “카다피가 정말로 완강히 버틴다면 트리폴리의 카다피 체제와 동부의 자유 리비아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석유가 동부지역에 있고 카다피는 국제사회의 구제불능 골칫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리비아 내전 국제전 비화… 카다피 “다국적군은 십자군”

    리비아 내전 국제전 비화… 카다피 “다국적군은 십자군”

    다국적군이 19일(현지시간) 오후부터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반정부군 거점인 동부 벵가지 등의 주요 군사시설을 목표로 한 공습을 전격 단행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실질적인 공격을 담당했으며 캐나다와 이탈리아도 작전에 일부 참여했다. 이번 작전은 일단 리비아군이 보유한 주요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국적軍 8년만에 아랍권 공격 이번 공습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아랍권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 군사개입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다국적군이 본격 행동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진영과 반정부군이 벌이던 내전은 국제전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날 오후 6시 45분 프랑스 공군 소속 라팔·미라주 전투기 20여대가 벵가지 인근에서 정부군에 조준사격을 가하면서 ‘오디세이 새벽’ 작전은 시작됐다. 몇 시간 뒤에는 지중해에서 대기하던 미군 잠수함 3척과 미·영 해군 함정 25척이 리비아 영내 방공망 시설들을 목표로 토마호크 미사일 112발을 발사했다. AFP 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수도 트리폴리 동쪽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다국적군은 20일 오전 2시 30분쯤에는 B2 스텔스기를 비롯해 여러 전투기들을 동원해 트리폴리를 공습했다. 일부 포탄은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인근에도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벼랑끝 카다피 “무기고 개방할 것” 이번 작전은 미 아프리카 사령부 사령관 카터 햄 대장이 총지휘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비행금지구역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며 향후 추가 작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가 “리비아군 피해 정도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리비아 정부군 대공 방어망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국적군은 전력을 속속 보강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 소속 HMCS샬롯타운 함정이 다국적군에 합류하고 이탈리아가 시칠리아 트라파니기지에 전투기 수십대를 배치했으며 스페인과 덴마크 공군 등도 전투기를 파견하는 등 다른 서방국들도 후속 작전 참여를 위해 합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리비아 반정부군이 다국적군 공습 다음 날인 20일 벵가지에서 150㎞ 떨어진 아즈다비야까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취재진은 이 도로에서 시신 14구를 직접 봤고, 탱크 14대와 장갑차 20대, 트럭이 파괴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전격적으로 공습하자 카다피는 20일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전화연설에서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침략에 맞서 자위권을 발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다국적군 공격을 “리비아를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공격이자 야만적이고 부당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다국적군을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중동을 침략한 “십자군”으로 묘사했다. 리비아 관영 자나(JANA)통신은 리비아 정부가 20일부터 100만명 이상에게 무기를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군, 미스라타 진격 트리폴리 국제공항과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자지야, 군사시설이 운집한 복합단지 주변에는 19일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이 모여들었다고 국영TV가 밝혔다. 이 시설들은 모두 프랑스 등 다국적군의 공습 목표물이다. 이들은 녹색 국기를 흔들며 카다피를 찬양하는 응원가를 불렀고 스스로 “인간방패가 되겠다.”고 소리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군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다피군이 20일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미스라타 중심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로이터통신과 전화통화에서 “건물 지붕에 저격수들이 있고 정부군 탱크 4대가 미스라타 시내를 돌고 있는 등 아비규환상태”라면서 “미스라타 항구를 에워싸고 원조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영TV는 트리폴리 부근에서 프랑스군 전투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격추된 전투기가 반군에 소속된 미그23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이탈리아인 선원 8명과 인도인 선원 2명, 우크라이나인 선원 1명 등이 승선한 이탈리아 민간 예인선 한척이 전날부터 리비아 당국에 억류돼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그나지오 라 루사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강국진·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中 지준율 0.5%P 인상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들어 세 번째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외부 불확실성보다는 치솟는 물가를 잡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18일 은행 지준율을 오는 25일부터 0.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 시중은행들의 지준율은 20%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인상은 올해 세 번째이자 작년 말 이래 아홉 번째다. 동일본 대지진과 잇따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인상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목표치 4%를 상회하는 4.9% 상승하는 등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정책 우선순위가 물가 안정이 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日 최정예부대-佛로봇 ‘방사능戰’ 투입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최정예 특수부대와 세계 각국의 첨단 로봇이 투입된다. ●IAEA, 회원국에 첨단장 비 요청 미국 국방부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현장에 직접 투입돼 작전 활동을 벌일 전문 부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약 450명에 이르는 방사선 피해 관리 전문가들을 일본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일본엔 미국 북방 사령부 전문 부대에서 파견된 9명의 ‘피해 관리 평가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파견될 전문 부대는 단계별 방사능 위기 상황 대처법을 집중적으로 훈련받은 최정예 인력이다. 일본 원자력 안전·보안원도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 살수 작전에 도쿄소방청 소속 소방구조기동부대(일명 하이퍼 레스큐)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방구조기동부대는 지진과 쓰나미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구조와 구급 지원을 담당하는 최정예 부대다. 부대원들은 모두 엄격한 훈련을 통과한 구조 전문가들이고 다양한 첨단 특수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체 3개 부대 가운데 하나는 화생방(화학·생물학·방사능) 상황을 전담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로봇, 원자로에 들어가 작업 세계 각지의 첨단 재난 구조 로봇들도 대거 투입될 예정이다.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EDF) 앙리 프레글리오 회장은 18일 원전사고에 대비해 개발한 로봇들을 일본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긴급 전자메일 공문을 통해 각 회원국에 후쿠시마 원전에 투입할 공중 방사능 조사를 위한 무인 원격 조종 항공기, 방사성물질 수치가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는 원격 조종 로봇과 운반 차량 등을 급히 수소문한 상태다. IAEA가 회원국에 로봇 지원을 요청한 이유는 일본에 이 같은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방사성물질이 누출된 위험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특수 로봇 등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프랑스의 경우 원전 운영 주체인 EDF와 원자력위원회(CEA), 원자력 설비제작사 아레바가 원전 사고 시 긴급 대응할 수 있는 인력 훈련과 장비 개발을 전담하는 인트라(INTRA)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함혜리·강국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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