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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나 유족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환경부 등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의 유해성 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안전한 것처럼 고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법원은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은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른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백숙종·유동균)는 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명에게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부 장관 등이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에 대해 불충분하게 유해성 심사를 했음에도 그 결과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공표 단계에서 공무원 과실이 있는지를 면밀히 본 결과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며 “결과적으로 국가 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불충분한 유해성 심사와 고시에 따른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유통은 국민의 건강·생명·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고 직접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상을 인정한 3명에 대해 이미 지급받은 지원금과 구제급여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은 구제급여를 지급받은 경우 그 액수를 빼고 배상액을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원고 2명에 대해선 이미 상당한 금액을 구제급여로 받았기에 추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환경부는 “판결문 검토 및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상고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대리인 송기호 변호사는 “국가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말고 판결을 수용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법원 판결은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어 큰 의미가 있지만 배상 대상을 일부 피해자로 한정했고 배상액도 소액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0명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6년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후 원고 10명 중 5명이 국가를 상대로 패소한 부분만 항소해 2심이 진행됐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유통된 가습기살균제를 쓴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처음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영유아와 임산부 등 569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262명이다.
  • 가습기살균제 국가 손해배상 책임 첫 인정…정부 “상고 검토”

    가습기살균제 국가 손해배상 책임 첫 인정…정부 “상고 검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지용)는 6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명에게 300만~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공표 단계에서 공무원 과실이 있는지를 자세히 본 결과 재량권 행사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위법하다”며 “결과적으로 국가 배상청구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2008~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모를 폐 손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거나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2016년 제조업체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국가에 대한 청구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하지만 원고 10명 중 5명이 국가를 상대로 패소한 부분만 항소해 진행된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애초 지난달 25일을 선고기일로 잡고 재판까지 열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마지막까지 신중히 검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고를 2주 연기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판결문을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 ‘가습기살균제’ 참사 다신 없도록… 화학제품 안전체계 구축

    ‘가습기살균제’ 참사 다신 없도록… 화학제품 안전체계 구축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등 사회적 재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4년부터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영유아와 임산부들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가습기살균제는 가습기의 물때나 세균을 닦기 위한 세정제임에도 가습기에 넣고 사용해도 문제없는 것처럼 마케팅을 한 당시 유공바이오텍(SK이노베이션의 전신) 등 화학기업들의 도덕 불감증으로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2023년 말 기준 1258명이 숨지고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만 5667명에 달한 건국 이래 최악의 화학 재해로, 화학물질과 화학제품 관리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화학물질 공포(케미포비아)를 촉발했다. 2012년 9월 경북 구미산단 4단지 내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저장탱크 폭발이 일어나 근로자 5명이 유출된 유독가스로 인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초동대응 미숙으로 한 달 뒤 불산이 낙동강으로 유입됐다. 주민 1만 2243명이 건강검진을 받고 농작물(212㏊)과 가축(3943마리) 피해가 잇따르면서 피해 복구에만 554억원이 투입됐다. 두 사건을 계기로 2015년 시행된 화평법과 화관법은 국내 화학물질·제품 관리 체계를 안전 중심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끌어냈다. 화평법은 화학물질 수입·제조업체에 대해 유해성·위해성 심사·평가를 강화해 ‘안전하지 않으면 시장에 유통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화관법은 불산 사고에서 드러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사고 예방 취급관리 미비를 바로잡고 안전대책을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어 2019년에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살생 물질과 살충제·방충제 등 살생물 제품의 안전성이 입증돼야 출시할 수 있도록 화학제품안전법이 시행됐다. 물질·시설·제품에 대한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마재정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사회적 아픔을 배경으로 제정된 규제이다 보니 국제 수준보다 강하고 화학물질 생산 및 사용업체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화평법·화관법 개정안은 안전망을 확보한 뒤 불합리한 분야에 대해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으로 개선한 이해조정의 사례”라고 밝혔다.
  • 환경 ‘1호 킬러규제’ 깼다… 1t 미만 화학물질 유해정보 공개

    환경 ‘1호 킬러규제’ 깼다… 1t 미만 화학물질 유해정보 공개

    과거 배나 갯바위 등에서 낚시꾼들이 사용했던 납이 들어간 낚시추나 니코틴 1% 이상 액상 담배를 소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상 처벌 대상이었다. 집에서 납땜이나 락스 청소를 할 때에도 법이 정한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만 했다. 적발되면 5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었다.이처럼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경직된 기준 탓에 대표적인 ‘킬러규제’로 꼽혔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관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완화하고 위험도에 따라 시설·검사를 차등화하는 등 10년 만의 전면 개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납 낚시추 사용도 처벌 대상유해성 정도 상관없이 규제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정보 없이 출시 없다’는 원칙에 따라 2015년 화평법과 화관법이 시행됐다. 화학물질 등록과 취급시설 관리 등에 강화된 기준을 정하고 기업에 책임을 부과한 것이다. 업계에선 선진국보다 과도한 규제란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사회 재난을 겪으며 제·개정된 법률은 견고했다. 그럼에도 개정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것이 현실이다. 화학물질은 유익함과 유해함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편리하다는 이유로 해마다 화학물질·화학제품 사용은 늘고 있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유통된 화학물질은 3만 1600종, 사용량은 6억 8680만t에 이른다. 2010년(1만 5840종, 4억 3250만t) 대비 사용물질은 2배, 사용량은 58.8%(2억 5430만t) 증가했다. 오는 4월부터 지정되는 유해물질은 총 1210종이나 된다. 화평법은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를 상징한다. 제정 당시 정부안은 1t 이상 물질만 등록하는 것으로 마련됐는데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 중 모든 신규물질에 적용하는 것으로 강화됐다. 특히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살생물제는 제조·수입량과 상관없이 유해성 정보(95종)가 확인돼야 시판할 수 있는 화학제품안전법이 2019년 시행되면서 등록 기준이 0.1t으로 조정됐다. 다만 0.1~1t의 화학물질에 대해 총 9종의 필수 시험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물질당 7~9종의 시험자료 생산에 4~6개월의 시간과 1000만~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신고제’ 알권리 강화정부, 우려물질 등록대상 지정인체·생태계 영향 등급도 나눠 또 등록된 화학물질이라도 사용업체는 설치·정기 검사 등을 받아야 했다. 유해성이나 사용량에 관계없이 획일적인 기준이 적용됐다. 산업계가 고충을 토로했던 지점이다. 매년 이뤄지는 정기 검사는 일주일간 진행되는데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공장 가동까지 중단할 수 있다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뒤따랐다. 화학 규제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추진하면서 개선 필요성이 확인됐다. 화학물질 등록에 드는 시간과 비용, 규제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초기 소량으로 연구개발하다 증산 요청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신고된 물질을 추가 등록하는 절차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 의지나 역량과 무관한 규제가 경쟁력을 약화하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평법 개정안은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1t 이상으로 조정하되 1t 미만 물질에 대해서는 기업이 유해성 정보를 신고·공개토록 했다. 우려물질은 정부가 유해성 자료를 생산하거나 등록 대상 화학물질로 지정해 기업에 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유독물질에 대해 일률적으로 적용했던 규제도 차등화한다. 짧은 시간 노출로도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체급성유해성물질’, 반복 노출·잠복기를 거쳐 영향을 주는 ‘인체만성유해성물질’, 수생생물에 영향을 주는 ‘생태유해성물질’로 구분·적용키로 했다. 황산과 저농도 납의 관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위험 비례형’으로 전환된다. 극소량 사용 사업장이나 유·누출 우려가 없는 시설은 검사·진단을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해화학물질 영업자는 물질별 취급 시설·장비·인력을 갖춰 허가받아야 했던 것을 취급량이 적거나 위험도가 낮으면 신고만으로 가능해진다. 위험도 고려 없이 매년 받던 정기 검사가 위험도에 따라 1~4년으로 확대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1t 미만 신규 화학물질을 등록제로 관리하면 상업화가 지연되고 시장 상황에 대응이 어려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으로서는 비용 절감보다 절차 간소화에 따른 시간 확보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합리화’로 실천 유도산업계·시민·전문가 포럼 개최안전 담보로 규제 유연성 부여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화학 기준 완화가 자칫 기업들의 경각심을 느슨하게 하는 잘못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규 화학물질 관리 부실 및 유해성을 현 시점에서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7일 법 개정 후 처음으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방문해 “개정안은 규제 완화가 아닌 ‘실사구시’ 규제 합리화”라며 “산업계와 시민사회·전문가가 참여한 포럼에서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담보해 규제가 이행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 ‘검찰 2인자’ 대검 차장검사에 신자용…법무부 검찰국장 권순정

    ‘검찰 2인자’ 대검 차장검사에 신자용…법무부 검찰국장 권순정

    법무부가 ‘검찰 2인자’ 자리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신자용(52·사법연수원 28기) 법무부 검찰국장을 임명했다. 검찰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검찰국장은 권순정(50·29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맡는다. 법무부는 22일 대검 검사급 검사 2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24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신임 법무부 차관 취임으로 인한 대검 차장 공백을 신속히 해소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심우정 전 대검 차장은 이노공 전 차관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법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 신임 차장과 권 신임 국장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깊은 ‘엘리트 검사’로 꼽힌다. 신 차장은 2002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법무부 형사기획과, 대검 정책기획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 특수·기획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6년 중앙지검 형사4부장 재직 당시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 한 위원장과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2017년 각각 중앙지검장과 3차장검사일 때는 특수1부장으로 일하며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 등을 수사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된 뒤엔 20개월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신 차장은 한 위원장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을 만큼 ‘한동훈 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국장은 2003년 임관 뒤 2016~18년 법무부에서 법무과장과 검찰과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중앙지검장일 때 형사 2부장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수사 등을 맡았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20년에는 대검 대변인으로서 ‘총장의 입’ 역할을 했다. 추미애·박범계 전 장관 시절엔 좌천됐다가 2022년 5월 ‘한동훈 법무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올랐다. 이날 인사로 다음달 5일 자로 예정된 평검사급 인사 이전에 검사장급 및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급) 추가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 “피해 1등급에도 현역 판정”…어느덧 입대 앞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취중생]

    “피해 1등급에도 현역 판정”…어느덧 입대 앞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지난 11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죄였던 1심 선고가 뒤집힌 겁니다. 2011년 11월,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처음 폭로된 지 약 12년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의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사용 당시 어린아이였던 피해자들이 자라 어느새 군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도 현역으로 입대하라는 판정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2021년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가습기 살균제 등 독성물질에 의한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에 대한 신체등급 판정기준 항목을 신설했지만, 피해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이 내려질 때가 적지 않은 셈입니다. 물론 정부는 피해자들의 군 복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영대상자나 현역복무자는 ‘군 복무(행정) 지원’ 제도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노출확인자 및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군 복무(행정) 지원 제도를 받은 현역 복무자는 2019~2023년 모두 63명이었습니다. 2020년 11명을 시작으로 2021년 9명, 2022년 18명, 지난해 25명만이 지원을 받았습니다. 올해 기준 만 18세~만 25세 남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493명인 점을 생각하면 적어도 13%(63명)가 현역 판정을 받은 셈입니다. 제도를 아는 사람이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원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폐 손상 1등급 환자도 ‘현역’…“모니터링할 뿐”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대를 앞둔 자녀들을 보는 부모님들은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박기용씨의 아들 박동현(20)씨는 2006년부터 폐 기흉 등을 앓아 폐 손상 1등급 환자이지만 현역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용씨는 “학교를 다닐 때도 공문을 보내서 동현이는 체육활동에 배려를 받았는데 군대는 모니터링만 한다고 한다”며 “차라리 아버지인 내가 대신 입대를 하고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지원을 받더라도 한계가 뚜렷하다고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신체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하는데 지금 제도는 모니터링에 그친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2019년 9월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증상 확인 및 진료 연계 ▲교육훈련 여건 보장 ▲복무 시기별 면담 ▲보호자 연계 ▲건강 모니터링 제도 이용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2년생 아들을 둔 곽윤희씨는 “군대에서 아이가 쓰러졌을 때 바로 응급조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곽씨의 아들 장승원(22)씨는 신체 검사 중 폐가 찢어져 수술을 받은 뒤에야 5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곽씨는 “승원이 같은 아이들은 쓰러졌을 때 바로 대학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군대에서 병원까지 가는 엠뷸런스를 부를 수 있냐”면서 “지금 국방부가 해주는 지원 제도는 관심병사로 지정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만 20살이 된 동현씨는 곧 입대 영장을 받을 예정입니다. 박씨는 “군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누구 하나라도 죽고 나서야 관심을 가질 거 같다”면서 “최소한 구보 등 단체적인 신체 활동이라도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 [단독]“가습기 살균제 독성 0.5㎖, 매일 신생아가 마신 겁니다”

    [단독]“가습기 살균제 독성 0.5㎖, 매일 신생아가 마신 겁니다”

    “변호인단은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던 유독 물질이 극히 작은 양이었다고 주장하는데 앞에 놓인 주사기를 보십시오. 하루에 이만큼을 신생아가 들이마신다고 생각하면 부모들이 과연 이 제품을 사용했을까요.” 2022년 8월 25일 열린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에서 김방글(사법연수원 40기)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검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판사 앞에는 SK케미칼이 실제 판매했던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들이 하루 평균 흡입한 살균제 독성 물질 0.5㎖가 든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유독 물질이 얼마나 많이 포함되었고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 줘 재판부를 설득하려는 의도였다. 지난 11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였던 1심을 뒤집을 수 있었던 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3년여간 전담했던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소속 검사들의 이런 노력이 있었다. 당시 공판5부 부장이었던 김민아(34기) 대검 반부패3과장과 김 검사(현 춘천지검 검사)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심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면서 “과학적 증거를 재판부에 잘 전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정말 고심했다”고 밝혔다. 쟁점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어떻게 피해자의 폐에 도달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여부였다. 하지만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뒤섞인 과학적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재판 초기 공판5부 검사들은 화학과 대학생들이 보는 역학조사, 독성학 교과서까지 찾아 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특히 재판부가 알기 쉽게 살균제의 유해성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재판장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김 과장과 김 검사는 검찰 내부적으로 공판5부가 가습기 살균제 한 사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직관 전담 재판부’로 결정한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김 과장은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빌려 검사들이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시간이 없지, 실력이 없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처리해야 할 사건이 많다는 뜻”이라며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사건만 맡아 검사들의 집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새로운 증거 채택을 안 한다는 관례를 깨고 100개의 증거와 23개의 참고 자료를 새롭게 인정했다. 검찰이 낸 항소심 의견서만 900쪽에 달했다. 검찰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받아 보겠다며 상고했다. 김 과장에 이어 해당 사건을 맡은 유민종(36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부장검사는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가 끝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단독] “가습기 살균제 독성 0.5㎖, 매일 신생아가 마신 겁니다”

    [단독] “가습기 살균제 독성 0.5㎖, 매일 신생아가 마신 겁니다”

    “변호인단은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 있던 유독 물질이 극히 작은 양이었다고 주장하는데 앞에 놓인 주사기를 보십시오. 하루에 이만큼을 신생아가 들이마신다고 생각하면 부모들이 과연 이 제품을 사용했을까요.” 2022년 8월 25일 열린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대한 항소심 재판장에서 김방글(사법연수원 40기)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검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판사 앞에는 SK케미칼이 실제 판매했던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들이 하루 평균 흡입한 살균제 독성 물질 0.5㎖가 든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유독 물질이 얼마나 많이 포함되었고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 줘 재판부를 설득하려는 의도였다. 지난 11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였던 1심을 뒤집을 수 있었던 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3년여간 전담했던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소속 검사들의 이런 노력이 있었다. 당시 공판5부 부장이었던 김민아(34기) 대검 반부패3과장과 김 검사(현 춘천지검 검사)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심에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면서 “과학적 증거를 재판부에 잘 전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정말 고심했다”고 밝혔다. 쟁점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어떻게 피해자의 폐에 도달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여부였다. 하지만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뒤섞인 과학적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재판 초기 공판5부 검사들은 화학과 대학생들이 보는 역학조사, 독성학 교과서까지 찾아 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특히 재판부가 알기 쉽게 살균제의 유해성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재판장에서 상영하기도 했다.김 과장과 김 검사는 검찰 내부적으로 공판5부가 가습기 살균제 한 사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직관 전담 재판부’로 결정한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보통 특수부 사건을 전담 사건으로 맡기는 데 형사부 사건을 직관 전담 재판부로 결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 과장은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빌려 검사들이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시간이 없지, 실력이 없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처리해야 할 사건이 많다는 뜻”이라며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사건만 맡아 검사들의 집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새로운 증거 채택을 안 한다는 관례를 깨고 100개의 증거와 23개의 참고 자료를 새롭게 인정했다. 변호사 63명 대 검사 6명으로 수적으로도 열세인 가운데 이뤄낸 성과였다. 검찰이 낸 항소심 의견서만 900쪽에 달했다. 옥시 등의 다른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판까지 합치면 증거기록만 600권 정도로 30만쪽을 넘어선다. 김 과장은 “피해자들이 밤 12시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고 재판을 지켜봤다. 우리의 입을 통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말을 못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매번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김 검사는 “이번 판결은 유해물질 노출로 인한 질환의 인정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면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받아 보겠다며 상고했다.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도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김 과장에 이어 해당 사건을 맡은 유민종(36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부장검사는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가 끝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갈 길 먼 ‘위해 관리센터’… 제2 가습기 사건 못 막는다

    갈 길 먼 ‘위해 관리센터’… 제2 가습기 사건 못 막는다

    11일 유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에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으나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막을 기관은 설립조차 되지 않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2011년 이후 약 12년이 지났지만 미확인 비(非)감염성 질환에 초기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과 국회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비감염성 질환을 조사하고 추적 관찰하기 위한 ‘건강위해관리센터’ 설립 관련 법안은 지난해 1월 발의된 후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다. 관리센터 설립 근거를 명시한 ‘건강위해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3월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은 세 차례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관계 부처와의 이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논의가 멈춘 상태다. 질병청은 관리센터가 설립되면 가습기살균제 사태처럼 초기에 인지하기 힘든 비감염성 질환을 의료진이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봤지만, 17년 뒤인 2011년에야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청)가 가습기살균제 원인 물질을 규명한 뒤 환경부로 피해 구제 주체가 넘어갔고, 그사이 피해자들은 개별 민사소송 등을 통해 구제받아야 했다. 가습기살균제 조사위원회 위원이기도 했던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관리센터 같은 주체가 있었다면 특정 화학 물질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한국의 질병청) 산하 환경보건센터에서 건강위해 요인과 노출 및 영향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리센터가 설립되면 이러한 역할을 맡게 된다. 관리센터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질병청은 우선 2025년을 목표로 건강위해 요인을 모니터링하는 ‘건강위해 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 시스템이 개발된다고 해도 각 부처에서 공개한 건강위해 정보들을 통합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가습기살균제’ 2심서 유죄… 법원 “전 국민에 독성 시험”

    ‘가습기살균제’ 2심서 유죄… 법원 “전 국민에 독성 시험”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폐 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고 보고 무죄였던 1심을 뒤집었다. 2011년 11월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폭로된 지 약 12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서승렬·안승훈·최문수)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74)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65)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관계자 등 11명에게는 금고 2~4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을 받으면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은 하지 않는다. 재판부는 이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성분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피해자의 폐 질환과 천식을 유발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CMIT·MIT의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기소된 이들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CMIT·MIT가 폐에 도달해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정부의 최신 연구 결과 등 100개의 증거 및 23개의 참고 자료를 2심에서 새로 제출했다. 증거 기록만 총 3753쪽에 달했다<서울신문 2023년 12월 13일자>. 2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이런 증거를 토대로 CMIT·MIT가 폐포에 도달해 폐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봤다. 또 가습기살균제에 기재된 권장 사용량만으로도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의 CMIT·MIT가 검출됐다는 내용 등의 국내외 시험 및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며 1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살균제의 시초인 ‘유공 가습기메이트’ 출시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홍 전 대표 등의 업무상 과실도 인정했다. 유공 가습기메이트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이 1994년 출시한 제품이다. 당시 유공 생물공학연구실이 이 제품에 대해 “독성 시험을 수행해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유공은 출시를 강행했다. 재판부는 “유공 생물공학연구실이 제기한 의문은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할 때도 당연히 고려됐어야 했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상품화하는 결정을 하고 판매했다”며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전 국민이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의 독성을 시험당한 사건”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 질환 또는 천식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 피해자는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번 선고는 ‘CMIT·MIT가 포함된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인정한 첫 형사 판결이다. 앞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관계자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에 대해서도 검찰이 2018년 재수사를 해 98명에게 폐 질환이나 천식 등을 앓게 하고 그중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을 기소했다. 이번 판결로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를 단독으로 사용한 피해자들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MIT·MIT 제품의 경우 형사 사건 결론이 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 모임 등은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죄가 선고돼 다행”이라면서도 “피해자의 규모와 피해 심각성을 볼 때 선고 형량이 낮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피해자 조순미씨는 “가해 기업이 수십년간 화학 물질로 국민에게 온갖 피해를 줬다면 과연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부터 유통된 가습기살균제를 쓴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본 사건으로 2011년 처음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지원 대상 피해자는 영유아와 임산부 등 569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262명이다.
  • 12년 지나도 관리 주체 ‘안개속’…‘제2의 가습기살균제’ 막을 수 있나

    12년 지나도 관리 주체 ‘안개속’…‘제2의 가습기살균제’ 막을 수 있나

    발견되지 않은 미확인 비감염성 질환초기 모니터링 중요한데…관리 주체 없어지난해 3월 상정된 관련법 여전히 계류중 11일 유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기업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지만,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막을 기관은 설립조차 되지 않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2011년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미확인 비(非)감염성 질환에 초기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과 국회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비감염성 질환을 조사하고 추적 관찰하기 위한 ‘건강위해 관리센터’ 설립 관련 법안은 지난해 1월 발의된 후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다. 관리센터 설립 근거를 명시한 ‘건강위해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3월 보건복지위에 상정됐다. 당시 해당 법안은 3차례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관계 부처와 이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논의가 멈춘 상태다. 질병청은 관리센터가 설립되면 가습기살균제 사태처럼 초기에 인지하기 힘든 비감염성 질환을 의료진들이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1994년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이 폐 손상 등의 피해를 봤지만, 17년 뒤인 2011년에야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청)가 가습기살균제 원인 물질을 규명한 뒤 환경부로 피해 구제 주체가 넘어갔고, 그 사이에 피해자들은 개별 민사소송 등을 통해 구제받아야 했다. 가습기살균제 조사위원회 위원이기도 했던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관리센터 같은 주체가 있었다면 특정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CDC(한국의 질병청) 산하 환경보건센터에서 건강위해 요인과 노출 및 영향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리센터가 설립되면 이러한 역할을 맡게 된다. 관리센터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질병청은 우선 2025년을 목표로 건강위해 요인을 모니터링하는 ‘건강위해 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 시스템이 개발된다고 해도 각 부처에서 공개한 건강위해 정보들을 통합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 [포토] ‘항의 받는’ 가습기살균제 애경 전 대표

    [포토] ‘항의 받는’ 가습기살균제 애경 전 대표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도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 관계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 [서울 on] 그러나 그런 일이란 없었다/송수연 사회부 기자

    [서울 on] 그러나 그런 일이란 없었다/송수연 사회부 기자

    작가 김훈은 산문집 ‘자전거 여행’에서 자전거를 타고 국토를 순례하며 만난 몸과 마음에 대해 썼다. 이 중 ‘망월동의 봄’ 편도 있다. 망월동은 5·18 민주묘지가 있는 곳이다. 작가가 만난 이세영씨는 1980년 5월 21일 도청 앞 시위 때 총을 맞았다. 척추를 못 쓰게 돼 목발을 짚고 다닌다. 원래 이씨의 꿈은 구두가게를 차려서 밥 안 굶고 사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영문도 모른 채 군인들한테 두들겨 맞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작가가 그와의 대화 끝에 “용서와 화해는 불가능한가”라고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가해자들은 아무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고 화해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개인의 심정으로는 만일 용서를 빌러 온다면 부둥켜안고 통곡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이란 없었다.” 용서란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빌고 사과할 때 할 수 있다. 아무도 용서를 구하지 않는데 혼자 죄를 사할 수는 없다. 용서하지 못한 피해자는 현재를 살지만 과거에 갇혀 있다. 나에게 상처 입힌 사람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자신을 갉아먹는다. 여전히 우리 주변엔 이런 피해자들이 넘쳐난다. ‘용서하지 못한’ 게 아니라 이씨처럼 ‘용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이들이다. 최근에 만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순미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조씨는 16년 전 요즘 말로 말하면 ‘워킹맘’이었다.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 가습기를 들였다. 문제가 된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가습기 살균제를 5년 넘게 사용했다. 이후 2009년부터 어렸을 때도 한 번 걸리지 않던 폐렴이 1년에 8~9번씩 걸리기 시작했다. 상태가 악화돼 영정사진을 찍어 놨을 정도로 죽음의 문턱 앞에 간 적도 두어 차례였다. 살아남았지만 평생 산소줄과 소변줄을 달고 살아야 하는 몸이 됐다. 조씨는 그럼에도 사태가 터진 2011년 이후 12년간 살균제 제조업체에 대한 처벌 요구를 놓지 못했다. 피해 단체를 만들고, 시위가 있을 때마다 참여했다. 그리고 오는 11일 제조업체에 대한 2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에게 그 오랜 세월 동안 책임 규명을 놓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아직 아무한테도 사과받지 못했다.” 10ㆍ29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도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식을 잃은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최근 영하 10도의 강추위에도 맨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국회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오체투지 시위였다. 생때같은 아이를 잃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하라고도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사과하는 사람이 있어야 용서가 가능하다. 얼마나 많은 고통의 시간이 쌓여야 원수를 부둥켜안고 통곡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고통의 무게를 가늠할 길이 없다.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했던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나길 정말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서사가 이세영씨처럼 “그러나 그런 일이란 없었다”로 끝나지 않길. 2024년 올해는 ‘그런 일’들이 제발 일어나길.
  • [단독] 檢, 가습기살균제 관련 증거 123개 추가 제출… 1심 뒤집나

    [단독] 檢, 가습기살균제 관련 증거 123개 추가 제출… 1심 뒤집나

    다음달 11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유통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에 대한 2심 판결을 앞두고 검찰이 살균제 성분과 폐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고자 총 123개의 증거와 참고자료를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꼭 3년 전인 2021년 1월 마무리된 1심에선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입증할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한 만큼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검찰은 유해 가습기 살균제 판매·유통(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 애경산업의 안용찬 전 대표 등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 중인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서승렬)에 총 100개의 증거와 23개의 참고 자료를 새롭게 제출했다. 증거 기록만 총 3753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주된 이유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폐질환을 유발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검찰은 이번 항소심에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경북대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로 CMIT, MIT에 결합시킨 화합물질이 실험용 쥐의 호흡기관을 거쳐 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CMIT, MIT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하는 방법 등이 담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2020년 보고서도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결심 공판에서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에 대해 각각 1심 형량과 같은 금고 5년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남성욱 변호사는 “2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전 대표 등의 변호인은 검찰에서 제시한 연구논문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조순미(54)씨는 지난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몸과 가정이 망가졌다. 이제는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조씨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뿐만 아니라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제품을 2007년부터 5년여 동안 사용했다. 이후 2009년 마흔 살 되던 해부터 어렸을 때도 한 번 걸리지 않던 폐렴을 1년에 8~9번씩 앓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산소줄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한시도 살 수 없는 몸이 됐다.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종합포털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 수는 지난해 11월 31일 기준 7877명에 달한다.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는 폐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인정돼 옥시, 롯데마트 등 제조사 관계자들이 2018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 “이제는 사과받고 싶습니다”…새달 ‘가습기 살균제’ 2심 선고, 뒤집힐까

    “이제는 사과받고 싶습니다”…새달 ‘가습기 살균제’ 2심 선고, 뒤집힐까

    “가습기 살균제로 몸과 가정이 망가졌습니다. 빼앗긴 인생의 시간은 돌려받을 수 없는데 아직 아무한테도 사과받지 못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조순미(54)씨는 제조·판매업체에 대한 2심 선고를 한 달여 앞둔 지난 8일 “이제는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달 11일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 애경산업의 안용찬 전 대표 등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온다. 2021년 1월 12일 무죄 판결을 받은 지 3년 만이다. 조씨는 가습기 살균제 중 가장 많은 피해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 뿐만 아니라 2심 재판 판결을 앞둔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제품을 2007년부터 5년여 동안 사용했다. 이후 마흔 살이 된 2009년부터 어렸을 때도 한번 걸리지 않던 폐렴이 1년에 8~9번씩 걸리기 시작했다. 2011년 영유아와 임산부 수십 명이 원인불명의 폐질환으로 숨지고 정부가 대규모 조사에 나선 뒤에야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몸은 폐허가 된 상태였다. 2017년부터는 산소줄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한시도 살 수 없는 몸이 됐다. 조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참사’로 불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주된 이유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폐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검찰은 이번 항소심에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12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검찰은 재판부에 총 100개의 증거와 23개의 참고 자료를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거기록만 총 3753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에 결합시킨 화합물질이 실험용 쥐의 호흡기관을 거쳐 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경북대 산학협력단 연구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2020년 CMIT, MIT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하는 방법 등이 담긴 보고서도 포함됐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관련자들에게 1심 형량과 같은 금고 5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남성욱 변호사는 “2심 판결에서도 재판부가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제시한 연구논문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종합포털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 수는 지난해 11월 31일 기준 7877명(생존 6042명, 사망 1835명)에 달한다. 가습기 살균제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성분이 들어간 것과 CMIT·MIT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나뉜다. PHMG, PGH 성분 가습기 살균제는 폐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인정돼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제조사 관계자들이 2018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 가습기살균제 836명 피해 구제…총 5417명 인정

    가습기살균제 836명 피해 구제…총 5417명 인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41명이 피해를 인정받아 구제급여 지급 대상자로 추가됐다. 구제급여 대상자는 총 5417명으로 늘게 됐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6~22일까지 ‘제37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해 총 836명에 대한 구제급여 지급 여부 및 피해등급 결정 등을 심의·의결했다. 위원회는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던 피해자 241명의 구제급여 지급 결정과 피해는 인정받았으나 피해등급을 결정받지 못했던 피해자 등 408명에 대한 피해등급을 결정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액은 1553억원이 지급됐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 9월 5일 제36차 피해구제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가습기살균제 폐암피해 구제계획’과 관련해 신청자별 폐암 피해인정 여부는 대면회의를 통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2월 개최 예정인 제38차 회의에서 논의키로 결정했다. 36차 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PHMG)로 인한 ‘폐암’ 사망자 피해를 첫 인정했다. 다만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폐암이 발병했더라도 다른 유발요인이 있을 수 있어 개별 피해 판정시 사례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예산·주택 등 법안 처리 시급한데… 여야 대치 속 부처는 ‘전전긍긍’ [정책의 창]

    예산·주택 등 법안 처리 시급한데… 여야 대치 속 부처는 ‘전전긍긍’ [정책의 창]

    국가재정법, 野 추경 요구에 지연 국회 문턱 걸린 ‘실거주 의무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도 계류 중연내 통과 안 되면 자동폐기 우려22대 국회서 재논의 땐 국민 피해 2023년이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각 부처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부처별 현안이 담긴 쟁점 법안들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여야 대치 속 ‘시계 제로’ 상황이 이어지면서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정기 국회에서 가장 처리를 벼르고 있는 법안은 ‘재정 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이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때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지 않도록, 국가채무비율이 GDP의 6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재정 준칙은 문재인 정부 때 입법 토대를 마련해 큰 틀에서 여야 이견이 없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입법을 미뤄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시급한 법안으로 꼽았다. 패키지로 묶이는 전매제한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완화됐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국회 문턱에 가로막혀 집을 팔아도 실거주는 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으로 인해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 등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또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부,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사활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가동 후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저장 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통과에 사활을 걸었다. 고준위 방폐장 처분 시설은 부지 선정부터 완공까지 37년이 걸려 당장 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2060년이 돼야 설치가 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구 정지된 월성 원전 1호기를 해체해 복원하려고 해도 고준위 방폐물을 저장할 공간이 없으면 해체작업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4월 총선 전에 정당 현수막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진흥법’을 통과시키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정당 현수막이 도시 경관을 해치는 데다 환경오염과 안전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 연내 통과가 급하다. 내년부터 둘째 아이 이상에겐 현행보다 100만원 오른 300만원의 ‘첫만남 이용권’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현행법에는 200만원으로 규정돼 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 줄줄이 대기 고용노동부는 공정채용법과 육아휴직 확대를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외국인 근로자를 출국 없이 계속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시급한 법안으로 꼽았다. 환경부에서는 가습기살균제 사고 이후 강화된 규제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하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학물질관리법’의 개정이 시급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린바이오산업육성법’ 제정을 우선 과제로 본다. 문제는 법안들이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해를 넘기면 내년에는 ‘총선 정국’과 맞물리며 국회 논의가 더 지지부진할 수 있다. 4월 총선이 끝나면 21대 국회 회기가 종료된다. 정부 관계자는 “법안이 폐기되면 22대 국회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기에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보건환경연구원 행정사무감사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보건환경연구원 행정사무감사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김대일)는 지난 10일 보건환경연구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2023년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2024년 주요업무추진계획을 보고받은 위원들은 감염병과 유해물질에 대한 선제 대응 등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과 관련된 연구원의 업무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질의를 통해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다. 먼저 임병하 의원(영주)은 코로나19는 과거에 없던 초유의 감염병이었으며 보건환경연구원이 코로나 확산 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며, 현재는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트윈데믹 상황이므로 이를 고려한 선제적 검사 등으로 감염병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숙 의원(비례)은 정부가 빈대 방제를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살충제 유해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연구원의 장비가 10년 20년이 다 되어가는 장비가 많다며 도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 노후장비 수리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라도 최신 장비의 구축에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용현 의원(구미)은 감염병 분석센터 증축 사업이 2023년 결산에서 이월이 많이 됐다고 지적, 필요한 예산을 신청할 때는 적정성을 점검해 신중하게 처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연구원에서의 사업이 끝난 커피박 사업이 경북 자활센터 사업으로 전환된 것을 언급, 향후 유사 연구 진행 시에는 성과물의 경제성에 관한 연구도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박규탁 의원(비례)은 방사능 검사수요가 한꺼번에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비상체계 구축과 피폭에 대응하는 방안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원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화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골프장 잔류농약 측정과 관련해 도 산하기관에서 운영하는 골프장 2개소에 대해 시군이 아닌 연구원에서 직접 표본을 재취하고 검사해 관리해 주라고 요구했다. 연규식 의원(포항)은 울릉도·독도 보건환경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과 관련해 문제성이 제기될 때만 우리 땅이라 외치치 말고 독도에 관한 생태·환경에 관한 연구가 평상시에도 꾸준히 이뤄져 관련 자료가 비축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식어류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 시기를 확대해 양식장에서는 물론 출하, 유통 시나 정전 등으로 인한 집단 폐사 후에도 잔류농약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경민 의원(비례)은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르면 연구실의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경우 그 결과를 바로 공표하게 되어 있음에도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 연구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자칫 큰 위험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연구실 환경 파악이 정확하게 이뤄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업 의원(포항)은 메르스 등 감염병 대유행이 10년 주기로 왔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 유행이 4년 정도 지난 지금 새로운 감염병 유행에 대한 사전적 예방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드기 피해 방지를 위한 기피제나 살충제 등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문제처럼 유해성 여부에 관한 선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김대일 위원장(안동)은 “코로나 이후 연구원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지원 등으로 많은 검사장비가 도입됐지만, 감염병 발생 시 적기에 대응하고 선제적으로 검사해 조속히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커피박을 수거한 후 악취가 심한 시설에 우선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체계 마련과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도 중요하다”라며 커피박 활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확보를 주문했다.
  • 대법,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배상 책임 첫 인정… “위자료 500만원”

    대법,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배상 책임 첫 인정… “위자료 500만원”

    기업 보상 1·2단계 피해자에 집중대법 “피해 여부 증명 따라 판단”유사한 민사 배상 청구 이어질 듯 유해 원료가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 질환을 진단받은 소비자에게 제조·판매 회사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조·판매 기업의 민사 배상 책임을 대법원이 처음 인정한 사례로 유사한 배상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피해자인 김모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김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9일 확정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가 사건의 쟁점이었다. 김씨는 2007년 11월~2011년 4월까지 옥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고 2010년부터 폐 질환 소견으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2013년 상세 불명의 간질성 폐 질환 등을 진단받았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조사 결과 질병과 제품 사용 사이에 인과성이 낮다며 2014년 ‘가능성 낮음’(3단계) 판정을 내렸다. 김씨는 이듬해 제품 결함 탓에 신체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옥시와 한빛화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은 “옥시 가습기살균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을 사용한 설계상 결함과 ‘인체에 안전하다’는 문구를 표기한 표시상 결함이 있다”고 보고 김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그로 인한 질환의 발생·악화에 관한 인과관계 유무 판단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증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유아와 임산부 등이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는 사례가 늘어나자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조사가 거듭되면서 피해자가 급증해 올해 7월 기준 총 504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참사 초기 제품 사용과 폐 손상 사이 인과관계를 따져 피해자를 4단계로 분류했다. 이 중 인과성이 높다고 판단된 1·2단계 피해자에게 주로 정부 지원금과 가해 기업의 보상이 집중됐다. 2020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김씨와 같은 3단계 피해자도 정부 지원을 받게 됐지만 옥시 등은 1·2단계 피해자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을 지고 나머지는 배상하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인해 옥시와 SK케미칼, 애경산업 등을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소송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에는 피해자와 가족 298명이 정부와 제조·판매·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계류 중이다.
  •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피해자에 위자료 500만원”…대법서 확정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피해자에 위자료 500만원”…대법서 확정

    대법원서 민사 배상책임 처음 인정…“제품 결함으로 사용자 신체 손상”신현우 전 대표는 2018년 유죄 확정…SK케미칼·애경은 1심 무죄 가습기살균제 제조사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본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업자의 민사 배상책임을 대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결과여서 향후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김모 씨가 제조·판매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9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제조물 책임에서의 인과관계 추정, 비특이성 질환의 인과관계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그는 2013년 5월 간질성 폐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낮다며 2014년 3월 3등급 판정을 내렸다. 3등급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다른 원인을 고려할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이에 김씨는 2015년 2월 옥시와 한빛화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2심 법원은 2019년 9월 “피고들이 제조·판매한 이 사건 가습기 살균제에는 설계상 및 표시상의 결함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원고가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며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를 치료한 병원의 진료소견서와 옥시 관계자들의 유죄 판결, 질병관리본부 실험 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가습기살균제에 일응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추단할 수 있고 원고가 정상적인 용법으로 사용했는데도 신체에 손상을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들은 원고의 손해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가습기살균제에 하자가 존재하며 그 하자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제조사가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등 문구를 이용해 제품의 유해성 여부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손해배상 책임으로 인정됐다. 김씨와 옥시, 한빛화학이 각각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자가 제조·판매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민사소송 중 첫 상고심 사건 판결”이라며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그로 인한 질환의 발생·악화에 관한 인과관계 유무 판단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증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가습기살균제 사태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유아, 임산부 등이 원인불명의 폐 손상을 앓는 사례가 늘어났고 보건당국 조사 결과 1994년부터 시중에 유통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처음 수십명에 불과했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규모는 조사를 거듭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7월 기준 피해자는 총 5041명이다. 정부는 2014년 3월 공식 피해 판정을 내려 구제에 나섰다. 2017년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형사 사건은 가습기살균제에 쓰인 성분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다. 옥시가 제조한 가습기살균제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포함했는데, 법원은 피해자들의 사망과 인과관계를 인정해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8년 1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반면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은 2021년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로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 11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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