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3역회담 급진전 안팎
여야의 선거구제 협상이 최종 목적지를 향해 ‘급류’를 타고 있다.여야 협상은 다양한 채널이 가동되는 주말 비공식 접촉에서 ‘순항’의 가닥이 잡힐것으로 보인다.
10일 열린 3당 3역회담에서도 이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우선 선거구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다음주 중에 시한 만료로 폐기된 국회 정치개혁 특위를여야의 공식 협상대표로 인정,법조문화에 들어간다는데 의견접근을 보았다.
절차면에서도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3당 3역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도 괄목할 만하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이날 “(한나라당이) 국민회의가 소선거구제를 받아 주면 α를 줄 수 있으며 α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1인2표)가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내 비쳤다”고 전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이에대해 “‘권역별’비례대표제(1인1표)를 받아 들일 수 있으며 1인2표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것”이라고 말했다.약간의 해석 차이는 있지만 그동안 한나라당이 소선거구+전국단위비례대표제 당론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것이 비하면 큰 진전이다.
이에 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9일 3당 총무회담에서 중선거구제를 포기,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를 협상안으로 공식 제시했다.여권 내부에서 아직 논란은 있지만 중선거구제 포기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한나라당은 여당의 도농 복합선거구제 제의를 소선구제로 향하는 징검다리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여야가 이미 물밑 협상을 통해 ‘소선거구+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중복입후보제 허용 여부를 놓고도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제가 가닥이 잡히면서 선거법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인 의원정수,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인구 상·하한선 문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논의의 여지는 있지만 의원정수는 290명,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은 3·5대1,최소선거구(인구하한선)은 8만5,000명으로 최대선거구(인구상한선)와의 편차는 4대1에서 절충점을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관심을 갖는 일정규모(3억원)이상 법인세 중 1%를 정치자금화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빅딜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10일 여야 3당3역회의에서 도출된 최대 성과는 한나라당이 여당의 1인2투표제와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방안에 신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줄곧 전국단위 비례대표제 유지를 주장하던 야당이 공식 회의에서 처음으로 여당안의 일부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으로풀이된다.
이날 3당3역회의에서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과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은 여당의 소선거구제 수용을 전제로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1인2투표제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이들은 “여당의 복합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로 가는 징검다리로 알겠다”고 덧붙였다.‘소선거구제+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협상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는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고질적인 지역대결 구도의 완화를 명분으로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다.유권자가 지지후보는 물론 지지정당에도 비례대표 몫의 한표를 행사함으로써 호남에서 야당의원이,영남에서 여당의원이 ‘살아남을’ 수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특히 여당은 권역별로 특정정당이 차지할 수 있는 비례대표의 상한선을 3분의 2정도로 설정,특정정당의특정지역 싹쓸이 현상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호남의 야당 지지율이 영남의 여당 지지율 보다 턱없이 낮다”는 일부 야당의원의 현실적인 우려를 감안한 완충장치인 셈이다.
여야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더라도 구체적인 권역의 획정은 추가 협상대상으로 남는다.
현재 여당은 전국을 서울,경기·인천,충청,호남,부산·경남,대구·경북 등6개 일반권역과 강원,제주 등 2개 특별권역 등 모두 8개 권역으로 나눠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8개 권역은 너무 많다”면서 5개권역을 대안으로내놓았다.
박찬구기자 ckpark@ * 선거구제 협상 남은 과제 10일 3당3역회의에서 여야는 논란을 빚고 있는 선거구제 문제를 ‘소선거구+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타협할 가능성을 비쳤다.
그러나 여야가 선거구제에 대해 최종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처리해야 할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자민련과 입장조율 당론인 중선거구제에서 한발 물러나 복합선거구제를 협상안으로 채택한 자민련이 소선거구제+정당명부제로 다시 후퇴하기는 쉽지않다.영남권 반발 등도 심상치 않다.당내부에서는 “복합선거구제를 협상의마지노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그러나 결국에는 공동여당인국민회의와 행보를 같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구 상·하한선 현행은 최소 7만 5,000명,최대 30만명(편차 4대1)이다.여야 모두 인구증가를 감안할때 하한선을 높인다는데는 동의하고 있다.국민회의안은 최소 8만 3,500명,최대 33만 4,000명(4대1),한나라당안은 최소 8만 5,000명,최대 29만 7,500명(3.5대 1)이다.한나라당은 가능한 지역구를 늘린다는 입장이다.
최소 8만 5,000명,최대 34만명(편차 4대 1)으로 여야가 의견을 좁혀가고 있다.
■지역구·비례대표배분 국민회의안은 의원수 270명 감축을 기준으로 2대1(지역구 180,비례대표 90명)이다.반면 한나라당은 현행 의원정수 299명에 5.5대 1(지역구 253명,비례대표 46명)안을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의원수를 290명 정도로 줄인 상태에서 3.5대 1(지역구 226명,비례대표 64명)로 정리하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중복입후보 국민회의가 먼저 제시한 안으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동시 출마방안이다.지역감정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정치신인에게 불리하고 중진들의탈락을 막기 위한 편법이라는 비난도 있다.중선거구제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수 있기 때문에 자민련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한나라당은 반대하고 있지만1인2투표제를 받는다면 이 방안 또한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성수기자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