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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나는 안 되고 탕목욕은 된다?…전문가들 “핀셋 아닌 방역구멍”

    사우나는 안 되고 탕목욕은 된다?…전문가들 “핀셋 아닌 방역구멍”

    “커피요? 요거트랑 같이 시키세요”핀셋방역 비웃는 꼼수김장을 마친 박모(56)씨는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30일 오전 목욕탕을 찾았다. 목욕탕 입구의 직원은 박씨에게 “정부 방역조치로 목욕탕 내부 사우나는 이용할 수 없다”며 “내일(1일)부터는 목욕탕 밖에 있는 사우나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목욕탕에 들어간 박씨는 사우나 대신 탕 근처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다 떠는 모습을 목격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박씨는 “닫힌 사우나 대신 탕에 사람들이 몰려 있고, 목욕관리사가 전처럼 때도 밀어 주고 있었다”면서 “목욕탕 문을 아예 닫으면 모를까, 일부만 이용 제한을 두니 헷갈리고 방역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9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동시에 이미 2단계를 실시 중인 수도권에 대해선 2단계를 일부 보완한 ‘2단계+α’ 조치를 발표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불거진 실내체육시설, 사우나, 노래 교습시설 등에 한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핀셋 방역’이다. 방역을 강화하면서 중소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발생할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묘수겠지만 일반 시민들이 실천하기엔 방역 기준이 복잡하고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정부 방역지침에 따르면 수영장에서는 샤워실 이용이 허용되지만 헬스장, 골프장 등 다른 실내체육시설은 샤워실을 폐쇄해야 한다. 목욕탕에서는 탕 이용과 때를 미는 일이 가능하지만 목욕탕 내부의 발한실과 탕 외부에 마련된 사우나·한증막 등은 이용 금지다. 카페는 프랜차이즈와 소규모 개인 카페 모두 매장 내 취식은 불가하며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 그동안 업종이 모호해 방역 기준 적용에 논란이 있었던 브런치카페·베이커리카페 등은 식사할 경우 음식점 방역수칙을 적용하며, 커피나 디저트류만 주문하면 매장에서 먹을 수 없다. 브런치 맛집으로 유명한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은 “커피만 시킬 때는 불가능하지만 팬케이크나 샌드위치 등을 같이 주문하면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 종로구의 샐러드 가게도 “음료와 함께 요거트를 시키면 된다”며 손님들에게 ‘꼼수’를 알려 주고 있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음식점 이용이 오후 9시로 제한되는 것은 회식이나 모임 등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이해되지만 헬스장 이용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것은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소 골프를 즐기는 60대 오모씨는 “골프장에서 샤워를 못 했는데, 수영장은 된다더라”며 “무슨 차이인지 이해도 안 가고 헷갈리기만 한다”고 불평했다.핀셋 방역으로 이용할 수 없는 매장 대신 대체 장소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 효과도 우려된다. 카페 매장 이용이 금지되자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수도권 방역이 강화되니 지방으로 놀러 가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새 방역 기준을 만드는 대신 단계를 올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방역 기준은 국민들이 따라 하기 복잡하다”며 “서울을 막으면 사람들이 가까운 지방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지금은 핀셋이 아니라 구멍이 뚫려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거리두기를 강화한 시설 외에 다른 곳에서 확산이 계속 될 수 있어 핀셋 방역이 크게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으면 결국 사람들의 모임을 막기 어렵다. 핀셋 방역보다는 5명 이상 집합 금지 등 모임 자체를 자제시킬 수 있는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檢 비판한 文 “공직자, 개혁으로 낡은 것과 결별해야…혼란해도 옳은 방향”(종합)

    檢 비판한 文 “공직자, 개혁으로 낡은 것과 결별해야…혼란해도 옳은 방향”(종합)

    “공직자들 마음가짐 가다듬어야 할 때”“부처·집단이익 아닌 공동체 이익 받들어야”추-윤 충돌서 검찰개혁 내세운 秋 손들어줘코로나 대응 관련 “방역·경제 모두 세계 찬사”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마침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과 징계 처분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명령이 법리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위법 부당하다’며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검사들의 항의와 집단행동에 대해 “(공직자들은)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어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며 검찰개혁을 거듭 언급한 추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은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옳은 방향”이라고도 강조했다. “과거 관행·문화서 못 벗어나면 낙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과거 관행이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세계의 조류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라면서 “모든 공직자는 기본으로 돌아가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대한민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빠르게 발전한다는 자신감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등을 관련해 공직사회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취임한 이후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두 차례 발동과 숱한 감찰 지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아왔다. 특히 지난 24일 추 장관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처분을 내린 뒤 대검찰청에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의뢰해 대검은 물론 법무부 내부에서도 항의가 터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방역·경제 모두서 세계 찬사 받아위기에 강한 나라 진면목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굳은 의지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2050, 권력기관 개혁, 규제 개혁 등이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았던 2020년이 한 달 후면 저문다. 코로나19로 위협받고 민생도 위기를 겪어 국민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꿋꿋이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을 만들어왔고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의 찬사를 받으며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한 달이 지나면 각국의 1년 성적표가 나올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위대한 2020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경제에서 국내총생산(GDP) 규모 10위권 국가라는 평가를 넘어 민주주의, 문화예술, 방역·의료, 소프트파워, 외교에서도 경제분야 못지않은 위상으로 평가받는다”며 “어느덧 G7(주요 7개국) 국가를 바짝 뒤쫓는 나라가 됐다는 것을 국민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5일 전을 정점으로 확진자 수가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가 조성된 것은 매우 다행이다. 방역 고삐를 더욱 조여 조기에 코로나 상황을 안정시켜 나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신규 확진 438명, 이틀째 400명대주말·휴일 건수 감소 영향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38명 늘어 누적 3만 4201명이라고 밝혔다. 전날(450명)과 비교하면 12명 줄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26∼28일(581명→555명→503명)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다가 400명대로 내려왔는데 여기에는 주말과 휴일 검사 건수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 통상 주말과 휴일에는 검사 기관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평일보다 검사 수가 적고, 이에 따라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방역당국은 이번 ‘3차 유행’이 특정 집단이나 시설이 아니라 가족·지인 간 모임, 직장, 사우나, 에어로빅학원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어 당분간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하루 뒤인 12월 1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로 유지하되 최근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사우나 및 한증막 시설, 에어로빅·줌바 등 체육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이른바 ‘2+α’를 적용키로 했다.“수능 무사히 치러내면 K방역 우수성 더욱 빛날 것” 문 대통령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코로나 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범정부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해 성공적인 수능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와 격리자들도 불편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시험장 운영과 관리를 철저히 하며 모든 돌발 상황에도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가겠다”면서 “국민들께서도 학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우리의 수능을 주목하고 있다”라며 “선진국들 대부분이 코로나 방역 상황 때문에 전국 단위의 국가 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하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자가 격리자와 확진자까지 예외 없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수능을 치뤄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포토] 차갑게 식어버린 찜질방

    [포토] 차갑게 식어버린 찜질방

    정부가 수도권 사우나 및 한증막 시설, 에어로빅 등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을 당분간 중단하도록 한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α’ 조치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한증막 시설의 온도계가 27.5도를 가리키고 있다. 목욕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선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음식 섭취를 금지하고 있으나 ‘2단계+α’가 적용되면서 사우나·한증막 시설 등 발한시설의 운영을 7일까지 중단해야 한다. 다만 냉탕, 온탕 등 목욕시설은 2단계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운영 가능하다. 19년간 이곳에서 한증막 시설을 운영한 박 사장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인생 최대의 어려움이 시작됐다. 평소 외국인을 주로 대상으로 영업을 했지만, 해외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손님이 줄었고 국내 확산이 이어지면서 내외국인 할 것 없이 줄어 수개월째 하루 평균 10~20명 정도의 손님만 찾고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사우나(발한시설) 운영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한증막 시설 가동이 멈춘 지 오래다. 평소 100도 가까이 올라간다던 찜질방의 온도계는 27.5도를 가리키고 있다. 2020. 11. 30 연합뉴스
  • “3차 유행, 일상 공간 속 확산”...코로나19 신규 확진 438명(종합)

    “3차 유행, 일상 공간 속 확산”...코로나19 신규 확진 438명(종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30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3차 유행’이 특정 집단이나 시설이 아니라 가족·지인 간 모임, 직장, 사우나, 에어로빅학원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어 당분간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12월 1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로 유지하되, 최근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사우나 및 한증막 시설, 에어로빅·줌바 등 체육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이른바 ‘2+α’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규 확진 438명...이틀 연속 400명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38명 늘어 누적 3만4201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438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14명, 해외유입이 24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413명)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이틀 연속 400명대 초반을 나타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서울 158명, 경기 69명, 인천 34명 등 수도권이 261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263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전체 지역발생의 63%를 차지했다.비수도권의 경우 부산이 5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충북 22명, 경남 19명, 전북 16명, 광주 12명, 강원 8명, 대전 5명, 대구·경북·충남 각 4명, 울산·전남 각 3명, 세종 1명 등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동대문구의 한 탁구장을 중심으로 집단발병이 확인돼 전날 낮까지 총 11명이 감염됐고, 노원구의 한 체육시설에서도 총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밖에 강서구 댄스·에어로빅 학원(누적 176명), 마포구 소재 교회(누적 146명), 서초구 사우나(누적 78명), 서초구 사우나Ⅱ(누적 66명), 서울 휴대전화 어플 소모임(누적 26명) 등의 사례에서도 감염 불씨가 이어졌다. 비수도권에서는 충북 제천시의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가 40명까지 늘어났다. 이 외에도 충북 청주시 당구장 선후배 모임(누적 25명), 전남 장성군 상무대(누적 18명), 부산·울산 장구강습(누적 106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는 양상이다. 사망자 3명 늘어... 위중증 환자 누적 76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24명으로, 전날(37명)보다 13명 줄었다. 확진자 가운데 10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14명은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 누적 52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54%다. 코로나19로 확진된 이후 상태가 위중하거나 악화한 ‘위중증’ 환자는 76명이다. 방역당국은 매일 오전 9시 30분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발표하지만, 이날은 1시간 정도 지연됐다. 방대본은 확진자 집계 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 “러시아 선원과 관련된 확진자 변동 사항이 있어 전체 분류별 통계 재정리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부 “코로나19 3차 유행 장기화될 수도...10인 이상 모임 취소해달라”

    정부 “코로나19 3차 유행 장기화될 수도...10인 이상 모임 취소해달라”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소규모 감염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지속되면 3차 유행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30일 강 1총괄조정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주말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규모가 여전히 크고, 에어로빅 교습소와 탁구장, 학원, PC방, 사우나 등 다양한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소규모 감염이 가족과 지인, 동료를 거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이 늘어나고 있어 기존의 진단검사· 추적 시스템만으로는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상을 숨기거나 검사를 회피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심각한 건강상의 위해가 발생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방역당국은 내일부터 전국에 걸쳐 감염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과 젊은 세대 중심의 위험도 높은 활동에 대한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면서 “무엇보다 감염 위험성이 큰 10인 이상의 모임은 취소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전날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 억제를 위해 수도권에서는 현행 2단계로 유지하면서 사우나와 단체운동, 음악 교습 등 위험한 시설 및 활동에 대한 핀셋 조치를 도입하는, 이른바 ‘2+α’ 조치를 시작하고,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는 일제히 1.5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정부는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이루고 국민 여러분께서 평소의 생활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방역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3차 유행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국민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말연시 모임은 안부 전화나 메시지로 대신해주시고 개인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철저한 실천으로 서로의 건강을 지키는 뜻깊은 연말연시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어정쩡한 거리두기 상향, 위기 돌파할 수 있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어제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α로, 다른 지역은 1.5단계로 올리고 그 이상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방역 전문가 중에는 전국을 모두 2.5단계로 끌어올려 ‘짧게 고통을 이겨내는’ 쪽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도 너무 많은 사회경제적 피해가 우려되며 아직 의료체계가 감당할 능력이 된다며 수도권은 체육시설과 사우나, 비말이 전파되기 쉬운 강습소 등의 시설운영을 제한하고 연말 파티 등을 금지한다고 했다. 다른 지역은 지자체별로 상황에 맞춰 강화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국민이 주체로, 위드 코로나가 아니라 아웃 코로나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일주일 평균은 416명으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는 기준을 맞췄지만 2단계에 이용할 수 있었던 노래연습장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프로스포츠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며, 50명 이상 모임·행사도 금지되고, 주요 다중이용시설은 밤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조금 더 단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만큼 국민들의 방역준칙 지키기가 한층 중요해졌다. 또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수학능력시험이 또 다른 확산의 진원지가 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교육당국은 49만명의 수험생 가운데 172명의 무증상 확진자와 3800명의 자가격리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21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144명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모두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으로 일상의 이동과 만남을 자제하고 수험생은 물론 그 가족과의 만남을 피해 일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일은 막아야겠다. 수험생들도 시험을 마친 해방감을 도심 유흥가에 나와 풀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수험생의 수고를 위로한다고 가족 모임을 갖는 일도 피했으면 한다. 방역 당국은 나아가 연말까지 어떤 모임도 갖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본예산에 1조 3000억원을 추가 편성해 백신 확보 물량을 늘리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백신 조기 확보에 사활을 걸고 구매 경쟁에 나선 만큼 보건 당국은 백신 확보가 국민 생명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고 충분한 양이 확보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방역과 경제 사이 ‘줄타기’… 부담 큰 2.5단계 대신 ‘2+α’로 절충

    방역과 경제 사이 ‘줄타기’… 부담 큰 2.5단계 대신 ‘2+α’로 절충

    일일 확진자 2.5단계 기준 초과했지만거리두기 격상 땐 소상공인 피해 극심중증환자 병상 감당 가능하다고 판단丁총리 “중증환자·확진자 연령도 감안”전문가 “동시다발 확산에 젊은층 급증이번 조치로 급격한 감소 기대 어려워”정부가 ‘수도권은 2단계+α, 비수도권은 1.5단계’를 적용하기로 한 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 충격 최소화를 고려한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계를 조정할 때는 중증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확진자의 연령층을 보조지표로 활용해 결정한다”며 “국민의 일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 효과는 다 거두는 그런 노력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3일간 회의를 개최하며 수도권 2.5단계 격상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을 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미 이날 0시 기준으로 최근 1주간(23~29일)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416명이었다. 확진자 규모만 놓고 보면 전국 2.5단계(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 범위에 들어온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또 다른 기준인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신규 확진자 비율이 지난 2차 유행 때보나 낮은 데다 중증환자 병상 수용 능력도 아직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실제 이날 신규 확진자 450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85명으로 18.9%였다. 수도권 2차 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8월 27일에 신규 확진자(441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25명으로 28.3%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10% 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전국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도 전날 기준으로 전국 162개 병상 가운데 바로 입원 가능한 병상이 64개 남아 있어 당장은 여유가 있다는 판단이다. 당국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2.5단계 격상 시 중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타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2.5단계에서는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유흥시설 5종에 더해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과 노래방, 실내스탠딩 공연장까지 모두 영업이 중단된다. 또 일반관리시설 14종 가운데 결혼식·장례식장의 인원은 50명 미만으로 제한되고 PC방, 영화관, 오락실·멀티방,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된다. 이러한 고민 끝에 최근 확진자가 여럿 나온 줌바·태보 등 격렬한 GX류 실내체육시설과 사우나 등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도 서울 노원구 체육시설과 관련해 지난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현재까지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체육시설에서는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구호를 외쳐 비말(침방울)이 많이 발생하고 거리두기도 어려웠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비수도권을 1.5단계로 올린 건 지역 발생 확진자가 지난 24일 처음으로 100명대를 기록한 뒤 6일 연속(103명→108명→151명→188명→163명→150명) 세 자릿수를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도 울산과 제주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여기에 지자체 자체적으로 2단계 상향을 추진하는 부산, 강원 영서, 경남, 충남, 전북 등 5개 지역은 이날 기준으로 1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충청권 32.0명, 호남권 32.6명, 경남권 38.0명, 강원 19.4명으로 확진자 규모로는 1.5단계 기준을 충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조치로 확산세를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산세가 다발적으로 퍼져 있고 활동적인 젊은층 가운데 확진자가 많아 (이번 조치가) 과거 1~2차 유행 때처럼 확진자의 급격한 감소를 갖고 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우나·줌바·에어로빅 올스톱 “만남 줄이는 것 외엔 방법없어”

    사우나·줌바·에어로빅 올스톱 “만남 줄이는 것 외엔 방법없어”

    아파트 편의시설·호텔 연말파티 금지내일부터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격상부산·충남·강원 영서 등 5곳 2단계 추진다음달 1일부터 비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고, 그중에서도 감염이 심상찮은 부산, 강원 영서, 충남, 전북, 경남 등은 2단계 상향 조정도 추진한다. 이미 2단계를 적용 중인 수도권은 실내체육시설이나 사우나·한증막 시설은 운영을 금지하도록 하는 등 2단계를 일부 보완한 ‘2+α’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 조정한다”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하는 지방자치단체는 2단계 격상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2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우나와 한증막 시설은 운영을 금지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며 비수도권에선 14일까지 2주간, 수도권에선 7일까지 1주간 적용하기로 했다.수도권은 줌바, 스피닝, 에어로빅 등 격렬한 운동을 함께하는 실내체육시설은 추가로 집합을 금지하도록 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운영하는 헬스장, 사우나, 카페, 독서실 등 복합편의시설도 운영을 중단한다. 또한 호텔과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와 파티도 전면 금지 대상이다. 관악기, 노래 등 비말 발생 가능성이 높은 학원과 교습소는 강습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대학 입시 준비생은 방역을 철저히 하는 조건하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날 정 총리 발표를 앞두고 일각에선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단 정부는 중소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감안해 시설별 조치를 강화하는 ‘핀셋 방역’ 대책을 도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하는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정말 어려운 상대다. 무증상기의 높은 전염력을 어떻게 차단할 것이냐 하면 결국 사람 간의 만남을 줄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방역 위험이 커질수록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수도권 코로나 ‘2+α’ 단계…전국 1.5단계 격상 “경제타격 고려”(종합)

    수도권 코로나 ‘2+α’ 단계…전국 1.5단계 격상 “경제타격 고려”(종합)

    내달 1일부터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수도권은 2단계 유지하되 핀셋 규제 ‘2+α’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일제 격상한다. 이미 2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은 현행 2단계를 유지하되 방역사각지대의 감염다발시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는 ‘2+α’가 시행된다. 나머지 7개 권역 중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부산, 강원 영서, 경남, 충남, 전북 등은 2단계 상향조정이 추진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며 비수도권에선 14일까지 2주간, 수도권에선 7일까지 1주간 각각 적용된다. 정부가 이번에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높인 것은 이번 ‘3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은 2.5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소 자영업자들이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2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집단감염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시설을 중심으로 조치를 강화하는 ‘핀셋 방역’ 대책을 도입했다.특히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우나 등의 목욕장업, 에어로빅 학원 등 실내체육시설, 학원·교습소 등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키로 했다. 목욕장업은 현행 2단계에선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음식 섭취를 금지하고 있으나 이에 더해 사우나·한증막 시설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실내체육시설은 현재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되지만, 다음 달 1일부터는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GX’ 류의 시설은 아예 문을 닫도록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학원·교습소·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관악기와 노래 교습도 비말(침방울) 발생 가능성이 높고 학생·강사의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2021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을 고려해 대학 입시를 위한 교습은 제외된다. 아파트·공동주택 단지 내 헬스장과 사우나, 카페, 독서실 등의 복합편의시설도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호텔,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 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 등도 모두 금지했다. 거리두기 1.5단계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이용 인원이 제한되고, 2단계 지역에서는 인원 제한 확대와 함께 유흥시설 5종 영업금지, 노래방 밤 9시 이후 영업중단, 100명 이상의 모임 및 행사 금지 등의 조치가 진행된다. 또 2단계에서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테이크아웃만 허용되고, 음식점도 밤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 총리, 코로나 대응 수도권 2단계 유지…비수도권 1.5단계 격상

    정 총리, 코로나 대응 수도권 2단계 유지…비수도권 1.5단계 격상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오후 4시 30분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거리두기는 2단계로 유지하되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수도권 사우나, 한증막, 아파트 편의시설 등의 운영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소상공인의 경제적 타격을 감안한 위험 지역 핀셋 규제를 하는 이른바 ‘2+알파(α)’ 방안이다. 정 총리에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 사우나·한증막의 운영이 금지되고, 에어로빅 등 실내 체육시설의 집합금지 명령도 내려진다. 또 수도권 아파트 편의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호텔 연말 파티를 전면 금지한다. 수도권 학원, 교습소의 관악기 및 노래 교습도 전면 금지된다. 통상 중대본 회의 결과는 박 장관이나 정 청장 등이 발표하지만, 3차 대유행 위기를 맞아 대국민 소통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번에는 중대본부장인 정 총리가 직접 나섰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 2.5단계 격상 조치를 검토했지만 국민들의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당장 추진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비수도권은 기준 방역 수위를 1.5단계로 일제 격상한다. 또 확진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부산, 경남, 충남, 전북, 강원 영서 지역은 2단계 격상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 총리, 오후 코로나 방역 강화 발표…2.5단계 격상 대신 ‘2+α’ 유력(종합)

    정 총리, 오후 코로나 방역 강화 발표…2.5단계 격상 대신 ‘2+α’ 유력(종합)

    오후 3시 중대본 회의 직접 주재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오후 4시 30분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관련한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한다. 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난 수도권은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실내 체육시설이나 사우나 등의 시설에 운영 제한 조치를 하는 ‘2+알파(α)’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발표에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정 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비롯해 앞선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한 각종 방역 강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취재진 질문에 직접 답할 계획이다.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이번 간담회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배석 하에 약 50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통상 중대본 회의 결과는 박 장관이나 정 청장 등이 발표하지만, 3차 대유행 위기를 맞아 대국민 소통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번에는 중대본부장인 정 총리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수도권 2.5단계 격상 조치는 당장 도입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 확진자 확산세가 심각한 만큼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면서 실내 체육시설이나 사우나 등의 시설운영 제한 조치를 추가하는 ‘2+α’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비수도권은 지역별 확산 상황이 다른 만큼 기준 방역 수위를 1.5단계 또는 2단계로 상향 조정한 뒤 지자체별로 상황에 맞게 강화 또는 완화 조치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부 “주파수 재할당료 3.2조”… 이통사 반발

    정부가 내년 종료되는 3세대(3G)와 롱텀에볼루션(LTE) 등 기존 주파수 재할당 대가로 적어도 3조 2000억원(5년 기준)가량을 받겠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1조 6000억원을 적정선으로 제시해 온 이동통신 3사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지나친 비용 전가는 통신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이용기간 5년 기준으로 재할당 대가를 이통 3사의 5세대(5G) 투자 시나리오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되도록 산정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과거 경매가격을 참조한 정부 산식에 따르면 ‘4조 4000억원±α’에서 ‘3조 2000억원±α’로 형성될 수 있다. 이통 3사가 사업자당 15만국 이상 무선국을 구축하면 최소치인 3조 2000억원±α로 산정되지만 12만국 이상 15만국 미만이면 3조 4000억원±α로 대가가 올라간다. 이후 3만국 단위로 대가가 점차 인상되며 3만국에 미치지 못하면 최대치인 4조 4000억원±α로 산정된다. 정부는 사업자가 제시한 옵션 가격에 따라 우선 재할당 대가를 정하고 2022년 말에 무선국을 얼마나 구축했는지를 점검해 최종 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공개되자 통신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3사가 제시했던 ‘5년간 1조 600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데다 앞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했던 기금수입 규모 추계액(10년 5조원)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신요금 인상 우려가 나온다. 통신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5G 투자와 연동해 설정하는 게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은 “LTE 재할당 주파수 가격을 결정하면서 5G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의 무선국 투자 조건을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중 통화스와프 5년 더… 규모도 70조원으로 확대

    한중 통화스와프 5년 더… 규모도 70조원으로 확대

    우리나라와 중국이 지난 10일 만료된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을 5년 더 연장했다. 이전 연장 계약(3년) 때보다 기간을 2년 더 늘렸다. 규모도 70조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같은 비상사태 때 미리 정환 환율로 자국 화폐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계약이다. 따라서 그만큼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셈이고, 위기 때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2025년 10월 10일까지 통화스와프 계약을 유지하고, 규모는 기존 560억 달러(약 64조원·3600억 위안)에서 590억 달러(약 70조원·4000억 위안)로 늘렸다. 중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 중 홍콩(4000억 위안)과 함께 가장 큰 규모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홍콩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 영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는데 각각 3500억 위안 규모다. 우리나라는 2009년 중국과 260억 달러(약 38조원·18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처음 체결했다, 이어 2011년 유럽재정위기 당시 규모를 560억 달러로 늘렸고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 연장했다. 한은은 2017년 맺은 계약이 만료되기 이틀 전인 지난 8일 인민은행과 연장을 합의했고, 이날 구체적인 기간과 규모를 공개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중국·스위스·아랍에미리트(UAE)·말레이시아·호주·인도네시아·캐나다·아세안+3국(CMIM) 등 9곳과 총 1962억 달러+α(캐나다 무제한)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된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1년간 6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캐나다와는 한도와 만기가 없는 계약을 맺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계약은 양국 간 교역 증진과 금융시장 안정, 상대국 진출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 등의 목적이 있다”며 “특히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무역대금을 자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금융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라임 사기’서 로비 수사로… 기동민 부른 檢, 여권 전방위 압박

    ‘라임 사기’서 로비 수사로… 기동민 부른 檢, 여권 전방위 압박

    ‘라임 사태’(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 주요 인물인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최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이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여권 인사들에게 로비를 한 사실이 다시 대두된 만큼 펀드 판매 사기와 주가조작 범죄에 주로 집중된 라임 사태 수사가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으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기 의원을 조사한 사실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검찰은 기 의원에 대한 조사 시점과 방식, 내용 등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 MBC 사장을 지낸 이 대표의 소개로 김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기 의원은 20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2016년 3~4월 선거 사무실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기 의원은 또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에 김 전 회장으로부터 당선 축하 명목으로 양복 선물을 받았다. 기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기 의원은 검찰로부터 출석 요청을 받았던 즈음인 지난 8월 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분명한 사실은 라임 사건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고, 지난 국회(20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김씨와 단 한 번의 연락도, 만남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을 2014년쯤 알게 된 뒤로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소개해 준 인물로 지목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제로 피고인을 통해서 금품 로비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민주당 현직 의원 A씨,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B씨에게도 출석을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015년 9월쯤 김 전 회장이 빌려 놓은 필리핀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B씨는 지난해 7월 24일 김 전 회장과 이 대표,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에게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C씨를 소개해 줬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해결을 위해) 금융기관의 협조를 얻으려면 국회 정무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당시 C씨가 직접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금융감독원 쪽에 직접 전화했다”고 증언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이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가 맡아 왔던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달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로 재배당된 뒤 수사의 성격이 금융범죄에서 정·관계 로비 수사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해당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적극적으로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총장이 법무부에 수사팀 증원 요청을 한 데 이어 이날 수사팀 대폭 증원을 지시한 것도 이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보여 준다. 애초 대검은 법무부에 특수통 검사 4명 파견을 요청했지만, 이날 수사 관련 보고를 받은 윤 총장은 ‘4+α’로 더 큰 규모의 수사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수사팀의 규모를 대폭 늘릴 것을 지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해외에 체류 중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설립자와 관련해 이날 국회에서 “지난 9월 24일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靑·여당 인사 잇단 연루 정황…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재점화

    靑·여당 인사 잇단 연루 정황…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재점화

    부실 펀드사의 금융사기 의혹으로 시작된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점차 청와대와 여권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각각 수사 중인 두 사건은 각 기업의 대표와 임원 등이 구속기소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재판과 추가 수사 과정에서 전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여당 인사 등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가 맡아왔던 옵티머스 수사는 지난달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로 재배당된 뒤 수사의 성격이 금융범죄에서 정·관계 로비 수사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해당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적극적으로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총장이 법무부에 수사팀 증원 요청을 한 데 이어 이날 수사팀 대폭 증원을 지시한 것도 이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보여준다. 애초 대검은 법무부에 특수통 검사 4명 파견을 요청했지만, 이날 수사 관련 보고를 받은 윤 총장은 ‘4+α’로 더 큰 규모의 수사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수사팀의 규모를 대폭 늘릴 것을 지시했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옵티머스의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내부 문건에는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되어 있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가 되어 있다”고 적혀 있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변호사)도 다시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미 구속기소된 윤석호(43)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인 이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옵티머스의 지분 9.8%를 차명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위해 세운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의 최대주주 역시 이 변호사로, 옵티머스의 1조 2000억원대 펀드 판매액 중 500억원가량이 셉틸리언을 통해 다른 업체에 투자된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신이 이강세(58·구속기소)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한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또 김 전 회장의 증언을 통해 자신의 실명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 3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를 비롯한 그 누구로부터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하여 검은돈을 받은 바 없고, 라임을 구명하기 위한 어떤 활동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관련 의혹에) 강 전 수석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기동민 의원의 이름까지 언급되고 있다”면서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정상간 진심 전달… 위기국면 돌파구 마련 유용쿠바 미사일 위기때 美蘇정상 친서 핵전쟁 막아트럼프·김정은 27통… 타이밍 안맞으면 역풍도“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간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는다…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는 고도의 정치적·외교적 행위다. 현안에 대한 디테일을 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만큼 공을 들이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친서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소통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쓰임새가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정상 간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이기도 하고, 위기국면의 상황관리나 돌파구 마련에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가 꼽힌다. 소련이 미국의 뒷마당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전쟁 위기가 드리웠다. 파국을 막은 단초는 친서였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친서를 보냈다. 편지에는 “(미소 모두) 전쟁의 매듭을 묶은 로프의 끝자락을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 다 더 잡아당길 경우 매듭이 더 조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씌여있었다. 결국 ▲미국의 쿠바 불가침 보장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에 합의, 핵전쟁을 막았다.2000년 10월,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손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조 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적대관계 종식,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담은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친서외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접견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툭 불거져 나왔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줄만 알았지만,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 코로나19와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위로한 뒤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흘 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관례상 친서 공개는 상대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다 ‘최고 존엄’의 발언이 알려지는데 민감한 북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핫라인’이 긴박하게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그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12월 30일 보내온 친서를 설명하면서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고, 새해에도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 북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알려주고 필요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보면 현 정부 들어 친서가 오간 사실이 몇 차례 공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며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거쳐 최소한을 공개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껏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공개된 것은 11차례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편하신 시간에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같은 해 3월 5일 1차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9월 5일에는 2차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찾은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귀결됐다. 그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서울 답방이 성사 못돼 아쉽다”는 뜻을 밝혔다. 12월초부터 청와대가 ‘답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럽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뜸했던 친서외교는 2019년 10월 30일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11월 5일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답신을 보냈지만, 이미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터. 같은 달 21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면서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야당은 청와대가 답방과 특사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묵묵부답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에 대한 위로와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은 직후라 더 주목받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냈지만, 북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진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6월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트윗을 날리지 않는 날이 드물만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통수단인 친서를 애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뒤흔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외교적 파장을 낳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북미 정상 사이에 오간 27통 중 트럼프가 공개한 2통을 빼고 나머지 전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상 간 은밀한 소통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소상공인 2차대출 한도 1000만원+α로 늘린다

    소상공인 2차대출 한도 1000만원+α로 늘린다

    중복 지원… 대출금리 2~3%서 인하손병두 “뉴딜펀드 실무준비단 가동”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정책대출 한도를 높이고 이미 대출받은 사람도 중복 신청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영상 회의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점검하겠다”면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한도 조정 등을 통해 금융 지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진행하는 2차 대출은 소상공인 1명당 1000만원씩 받을 수 있는데 한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대출한도 인상 외에 다른 지원책도 검토하고 있다. 1차 대출 프로그램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은 현재 2차 대출을 받을 수 없는데 중복 지원을 허용하거나 2~3%대에 달하는 대출금리를 조금 더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원책들을 다양하게 조합해 보며 가장 나은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인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높은 금리 등의 영향 탓에 목표금액 10조원 중 6.4%(6400억원·지난 4일 기준)만 집행돼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또 최근 대폭 증가한 가계 신용대출이 경제 위험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권의 가계대출 흐름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최근의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주 발표한 뉴딜 금융지원 방안이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신속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 등을 중심으로 정책형 펀드 실무준비단을 가동해 펀드 조성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원금보장 오락가락… ‘뉴딜펀드’ 믿어도 될까

    원금보장 오락가락… ‘뉴딜펀드’ 믿어도 될까

    친환경·디지털 산업 분야에 시중 자금을 끌어오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괜찮은 재테크 상품을 제공하겠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내놓기로 한 정책형 뉴딜펀드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민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인 원금 손실 가능성을 놓고 경제당국 수장들이 혼선을 주는가 하면 ‘정부 주도 펀드들은 정권이 바뀌면 모조리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우려와 평가가 나온다. 뉴딜펀드의 향후 세부 설계와 투자 결정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정리했다.①말 바꾼 손실부담률… 원금보장 될까 가장 큰 혼란은 정책형 뉴딜펀드에 부은 원금이 보장되는지 여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정부 재정이 (정책형 펀드에) 평균 35%를 후순위 출자한다. 펀드 손실이 35% 날 때까지는 (재정이) 이를 다 흡수한다는 얘기”라면서 “사후적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와 금융위는 이후 설명자료를 내고 “정책형 뉴딜펀드의 정부 손실 부담 비율은 기본 10%로 하고 필요에 따라 정책금융기관과 협의해 추가 부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측은 예를 들어 설명하다가 발생한 오해라고 설명했지만 장관들이 펀드 흥행에 부담을 느끼다 보니 상품을 과장해 홍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사실상 원금 보장이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국민들의 투자가 몰린 펀드 상품에는 재정의 후순위 출자 비율을 평균보다 높여 손실을 막겠다는 것이다. ②2~3% 수익률로 유동성 흡수할까 정부는 ‘국채수익률(1.5%)+α’를 정책형 뉴딜펀드의 목표 수익률로 제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연 3% 안팎의 수익률을 제시했었다. 전문가들은 2~3%의 수익률이 나온다면 유동성(돈)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투자 안정성과 기대수익률은 보통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면 세금(정부 출자분)으로 막는 구조인데 만약 정권이 바뀐 뒤 손실률이 커지면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고위 공무원들도 이런 상황을 예상해 투자 프로젝트 선정 때 위험한 건 다 빼고 예상 수익률이 떨어지는 투자처만 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이라 매력있는 투자처에는 이미 돈이 몰려 거품이 끼었고, 남은 곳은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③장기투자 매력 있을까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 3종(정책형 뉴딜펀드, 공모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 가운데 인프라펀드는 투자 기간이 최소 10년에서 20~30년까지 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돈이 묶인다는 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홍 부총리가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투자 접근성을 높여 주기 위해 존속 기간이 약 5~7년 되는 짧은 공모 인프라펀드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컨대 15년 만기의 폐쇄형 펀드라면 개인이 들어오기는 어렵기에 전반 3년만 투자하고 뺄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수익률을 조금 낮추는 식의 설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④정책펀드 ‘흑역사’ 피할 수 있을까 이명박(MB)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도 각각 녹색성장펀드, 통일펀드 등 정책 펀드들을 내놨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설정액과 수익률이 크게 빠지는 부침을 겪었다. 대표적 녹색펀드인 미래에셋 그린인덱스펀드는 2011년 4월 25일 수익률이 94.0%(설정일 이후)까지 치솟았지만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8월 24일에는 -27.4%로 떨어졌고,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올해 3월 19일에는 -46.8%까지 폭락했다가 현재 4%대를 회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권 색깔이 씌워졌던 통일펀드 등과 달리 뉴딜펀드는 디지털과 그린(친환경)이라는 국제적 투자 흐름을 반영해 설계된 것”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투자 필요성이 강조될 분야라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차기 日총리 거론’ 스가 누구? “아베는 공격형, 스가는 수비형”(종합)

    ‘차기 日총리 거론’ 스가 누구? “아베는 공격형, 스가는 수비형”(종합)

    ‘포스트 아베’ 일본 차기 총리, 스가 유력당내 7개 파벌 중 ‘5곳+α’ 확보…과반 득표 전망 일본 집권 자민당의 차기 총재 경선이 사실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추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표의 70% 이상을 확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파벌 등의 표를 단순 합산 시 국회의원 표 394표 중 약 294표(약 75%)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스가 장관이 집권당인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총리를 집권당 총재 선거로 결정하고, 자민당 총재는 국회의원 표 394표에 자민당 각 광역자치단체 지부연합회 대표가 행사하는 141표를 더해 총 535표로 결정된다. 일본 언론의 추산대로라면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표만으로 전체 투표수의 과반이 넘는 55%가량을 확보한 셈이다. 아사히신문도 “스가 장관이 총재로 선택되는 흐름이 더욱 강해졌다”고 분석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스가 장관이 우세해졌다”고 전망했다. 스가 장관, 아베 총리 이어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할 것 다이치생명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누가 이기든 정권을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금융시장은 정책 연속성을 보장받으려 할 것이고, 국민들은 (새로운 리더가) 코로나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차기 총리가 대규모 재정 지출, 금융 완화, 규제 완화 등 성장전략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에서 이탈하려는 신호를 내비치는 순간 엔화 강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아베 총리가 사임한 이후 일본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건, 차기 총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가 장관은 특히 수출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엔화 강세를 경계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차기 총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세 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지만, 이미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의 40%에 달하는 추가 부양책을 편성했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 유권자에게 큰 감명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아베 총리 ‘공격형’, 스가 장관 ‘수비형’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서 질주하며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킬 때 스가 장관은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했다.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왜 문제냐”고 감정적으로 답변하자 스가 장관이 주의를 당부했다는 일화도 있다. 스가 장관은 한국 정책에 대해선 원칙주의자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뒤집었다고 판단하면서 이런 성향이 더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고위 당국자는 “스가 장관이 의외로 한국에 무척 강경하다. 한국 관련 정책을 보고하면 ‘위안부 합의 때 봤잖아’라며 부정적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차기 총리 선출은 14일 자민당 총재 선출 뒤 16일 임시국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1일 출마 선언을 한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스가 장관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스가 장관이 대세론을 이어가 새 총리로 선출될 경우 아베 내각의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황성기 칼럼] 일상화하는 한일 갈등, 극복 위한 노력을

    [황성기 칼럼] 일상화하는 한일 갈등, 극복 위한 노력을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강제 집행이 시작된 8월 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일순 긴장 전선이 형성됐다. 그러나 피고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자산 매각 결정에 대한 즉시 항고를 법원에 신청함으로써 한국의 포스코와 합작해 만든 PNR의 일본제철 소유분 주식의 현금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됐다. 전쟁은 유예되고 시간을 번 한일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연 다행이고 안심만 할 일인가. 원고 중 한 명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96세다. 같이 소송했던 3명의 다른 피해자는 이미 세상을 떴다. 이 할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죽기 전 배상금을 받기를 원한다고 호소한다. 대법원 판결 이후 2년간 원고 측의 면담을 일축한 일본제철은 일본 정부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청구권은 인정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방패로 배상금 지불을 거부할 것이다. 판결의 자발적인 이행은 기대난망이다. 이 할아버지가 생전에 배상금을 수령하려면 PNR 주식을 돈으로 바꾸어 법원이 집행하는 선택지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되면 “모든 대응책을 검토한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7월 반도체 3개 핵심부품 수출 규제와 8월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배제를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선행 보복한 일도 얼토당토하지 않은데 2차 보복까지 예고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격으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 하락을 조금이라도 멈출 수 있는 호재라도 만난 듯한 일본의 태도는 가소롭다. 한국도 일본의 2차 보복에 대비한다니 양국 정부 간 때리고 막을 만반의 준비는 다 갖췄다. 한일의 차기 정권에 강제징용 문제를 넘기자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사법부 판단 존중과 피해자 중심주의, ‘1+1안’(한일 관련 기업이 기금 출연)이란 3원칙의 문재인 대통령과 65년 협정으로 모든 게 해결됐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대립으로 몇 년간 한일은 후퇴의 길을 걸었다. 이들이 정권을 쥐고 있는 한 양국 관계는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에 깐 게 ‘차기 정권 이월론’이다. 그러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포스트 문재인’, ‘포스트 아베’를 기다리는 것만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바라는 ‘역사의 화해’가 어느 날 문득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은 환상에 불과하다. 꺼림칙하게 벌게 된 짧은 시간 안에 뭔가를 하지 않으면 마주 보고 달리는 한일 기차의 충돌은 막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진보든 보수든 ‘강제동원 3원칙’ 수정은 불가능하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패에서 경험했듯 피해자 배려가 미흡한 정부 간 일방적 합의는 향후 한국의 어떤 정권이든 시도하기 쉽지 않다. 일본 또한 아베 총리를 누가 잇든지 간에 국제법을 들어 ‘정부 가이드라인’을 고수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따라서 차기 정권에 넘길 게 아니라 강제동원 문제는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는 안 될 현안이라는 각오로 지금 지혜를 짜내야 한다. 55년 전 한일협정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결과가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로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답은 나온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중 “일본과 대화 용의” 제의에 일본이 “구체적 해법을 먼저 내놔라”라고 콧방귀 뀌어선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 한국 정부의 ‘1+1안’, 일본 정부의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를 포함해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1+1+α안’, ‘2+2안’, 시민·종교단체의 중재 등 백가쟁명식의 해결책을 탁자에 올려놓고 대화해야 한다. 중국 부총리를 지낸 천이(陳毅·1901~1972)는 1960년 중국을 방문한 오에 겐자부로 등 일본 문학가 대표단에게 이렇게 말한다. “중국인은 과거는 지난 일로 하자고 하고 당신들 일본인은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 양국은 진정한 우호를 실현할 수 있다. 반대로 중국인이 일본인을 줄곧 미워하고 일본인이 중국인에게 상처 입혔던 사실을 잊으면 양국은 언제까지나 우호관계를 실현할 수 없다.” 비록 중일의 해법이지만 한일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 양국 지도자는 물론 국민까지도 상호 불신의 골이 깊어져 갈등이 일상화·고착화하는 지금 그 어떤 해법에도 귀 기울일 여유가 없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강제동원은 한일 간에 남은 마지막 역사 문제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외면하고 질질 끌어 젊은 세대에 책임을 미루는 비겁한 선배로 남을 수는 없지 않은가.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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