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ž
    2025-07-17
    검색기록 지우기
  • LA
    2025-07-17
    검색기록 지우기
  • BMW
    2025-07-17
    검색기록 지우기
  • б
    2025-07-17
    검색기록 지우기
  • ������ ��
    2025-07-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
  • ‘12사도의 행진’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외쳐라, 프라하 천문시계 [한ZOOM]

    ‘12사도의 행진’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외쳐라, 프라하 천문시계 [한ZOOM]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 초저녁부터 안개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오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낮에는 한 걸음에 닿을 것 같은 ‘얀 후스’(Jan Hus, 1372~1415)의 동상조차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짙은 안개를 뚫고 구시청사 쪽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 고개를 들고 벽에 걸려 있는 거대한 시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카운트다운을 외치기 시작했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마지막 ‘제로(0)’ 외침소리와 동시에 시계가 7시를 알리는 종을 울렸고, 위쪽 두 개의 창이 열리고 예수의 12사도 행렬이 시작됐다. 프라하에서 만난 ‘전설의 고향’ 1410년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구시청사 벽에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천문시계’(Pražský orloj)가 설치됐다.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지만, 지금도 움직이고 있는 천문시계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시계라고 한다. 이 시계는 시계제작자 미쿨라스(Mikulas)와 하누쉬(Hanus) 그리고 수학자 얀 신델(Jan Sindel)의 합작품이다.  이 시계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프라하 천문시계의 정교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이 주변국으로 퍼져 나가자, 천문시계를 갖고 싶은 왕과 영주들의 제작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프라하 시청은 곤란했다. 천문시계의 인기가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도 천문시계가 많아지면 ‘프라하 천문시계’의 희소성은 사라질 것이다.어느 날 새벽, 프라하 시청에서 보낸 사람들이 시계제작자 ‘하누쉬’의 집에 도착했다. 그들은 ‘하누쉬’를 붙잡은 다음 불에 달군 인두로 ‘하누쉬’의 눈을 지졌다. 억울한 일을 당한 ‘하누쉬’는 죽고 싶었다. 하지만 죽기 전 마지막으로 천문시계를 한 번만 만져보고 싶었다. ‘하누쉬’는 시계탑으로 올라갔다. ‘하누쉬’가 천문시계를 만지자 순간 천문시계가 멈추었다. 이후 수많은 시계전문가들이 천문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천문시계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약 400년이 지난 1860년경 어느 날 갑자기 천문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천문시계에 얽힌 슬픈 이야기다. 그런데 이 전설은 그냥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꽃보다 남자, 기능보다 퍼포먼스 천문시계는 천동설의 원리에 따라 해와 달의 움직임 그리고 시간을 정교하게 나타낸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는 양자시계로 시간의 오차를 극복하고, 인공위성을 통해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천문시계가 주는 기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히려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시간 정각 보여주는 12사도 행렬과 같은 이벤트에 더 관심이 있다. 아쉬운 것은 천문시계의 이벤트가 약 20초로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이벤트가 끝나자 요즘 말로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 이 짧은 이벤트를 보려고 어렵게 군중 사이를 파고들어 자리잡았나 하는 허탈함마저 느껴졌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벤트 시간이 너무 짧다는 여론을 의식해서 나팔부는 기사를 추가하여 전체 이벤트 시간을 약 60초로 늘렸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천문시계는 위 아래 두 개의 시계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쪽 시계판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 인생을 낭비하는 ‘악기 연주자’, 허영으로 가득 찬 ‘거울을 들고 있는 청년’, 돈 주머니를 들고 있는 ‘고리대금업자’가 조각되어 있다. 이 조각들은 시계가 만들어질 당시 사람들이 ‘혐오하는’ 인간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아래쪽 시계판 주변에도 칼과 방패를 든 ‘정의의 여신’, 책과 펜을 들고 있는 ‘철학자’, 망원경을 들고 있는 ‘과학자’ 등이 조각되어 있다. 이 조각들은 위쪽 시계판 조각들과는 반대로 당시 사람들이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천문시계 제작자들은 나쁜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인간세상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매시간 등장하는 해골로 죽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12사도의 행렬을 통해 죽음을 극복하는 지혜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종합해보면, 천문시계는 계절과 시간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철학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천문시계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 속에는 유홍준 교수가 인용한, 조선시대 정조 때 문장가 유한준(兪漢雋, 1732~1811)의 글이 떠올랐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게 되며, 보게 되면 모으게 된다. 이때 모으는 것은 그냥 모으는 것이 아니다.’
  • ‘뉴질랜드 푸드커넥션 2017’서 프리미엄 식ㆍ음료 선보여

    ‘뉴질랜드 푸드커넥션 2017’서 프리미엄 식ㆍ음료 선보여

    지난 30일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3개 뉴질랜드 대표 식품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뉴질랜드 푸드 커넥션 2017(New Zealand Food Connection 2017)’ 행사가 성료했다. 올해로 7 번째 개최되는 이 행사는,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이 주최한 뉴질랜드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식ㆍ음료 제품을 한국 시장에 알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식품 전시회다. 이날 행사는 뉴질랜드 참여 기업들이 100여개 식ㆍ음료 제품들을 국내 식품업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고 시식 및 시연회 등의 식순으로 진행됐다. 뉴질랜드는 푸른 목초지, 광활한 대지, 깨끗한 물, 온화한 기후 등 낙농, 목축, 원예, 포도재배 및 수산물 양식에 최적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목초지에 방목되어 건강하게 자란 뉴질랜드의 양과 소는 프리미엄 유제품과 육류의 맛,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15년말 한국과 뉴질랜드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뉴질랜드 식ㆍ음료 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 인하됨에 따라 지난해 뉴질랜드 식음료 제품의 국내 소비가 크게 늘었다. 특히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첫 해인 2016년에 뉴질랜드 식ž음료품의 대(對)한국 수출은 총 5억9300만 뉴질랜드 달러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의 라이언 프리어(Ryan Freer) 상무참사관은 “지난 수년간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 결과 뉴질랜드 식ㆍ음료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식음료 산업은 뉴질랜드 대(對)한국 수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문이며, FTA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뉴질랜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 증가에 힘입어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프리어 상무참사관은 “뉴질랜드는 전체 국토의 54%가 목초지로 이루어져 목축업이 발달했으며 대표적인 양고기 생산국이기도 하다. 자연 방목해 키운 뉴질랜드의 양은 육질이 부드럽고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며 “2016년 기준, 뉴질랜드 양고기의 국내 수입이 전년대비 36% 증가하는 등 뉴질랜드 양고기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고급육 시장에서 뉴질랜드 양고기를 적극 판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프리미엄 뉴질랜드 와인을 비롯해 다양한 음료 제품과 꿀, 육류, 수산, 청과, 유제품 등 뉴질랜드의 청정 식ž음료 제품이 다수 소개되었다. 또한 뉴질랜드 와인 세미나 및 시음회(New Zealand Wine Seminar & Tasting Event), 뉴질랜드 음료 시연 및 시음회(New Zealand Beverage Demonstration & Tasting Event)가 함께 열려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뉴질랜드 푸드 커넥션은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이 주관하는 뉴질랜드 푸드 위크(New Zealand Food Week)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외 다양한 뉴질랜드 식ㆍ음료 관련 행사가 오는 6월3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된다. 한편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은 뉴질랜드 푸드위크 기간 동안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6월2일까지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페이스북 페이지의 이벤트 게시물에 가장 기억에 남는 뉴질랜드 식ㆍ음료 제품을 댓글로 올리면 참여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10명에게는 뉴질랜드 문화홍보대사 하지원씨와의 식사권, 뉴질랜드행 왕복 항공권 2매(싱가포르항공) 등의 상품이 제공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Mining Cities of Slovakia 유서 깊은 채광 도시들 슬로바키아에는 금의 도시, 은의 도시, 동의 도시가 있다. 중부의 험한 화산 암반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크렘니차Kremnica에서는 금이,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에서는 은이,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에서는 동이 채광되었던 것. 물론 수백년 전의 일이니 자원은 고갈되었지만 부의 흔적은 도시 곳곳에 형형하게 살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이 아깝지 않았던 신앙심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 전성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광산도시였다. 채광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1627년에는 세계 최초로 채광작업에 화약을 사용했으며 1763년에는 반스카 아카데미라는 유럽 최초의 광산대학이 설립된 곳. 당시 채광기술이나 규모가 상상 이상이었음을 광물학 박물관Berggerich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산주들의 집에는 안뜰을 통해 직접 광산으로 연결되는 터널이 있었을 정도. 비탈진 광산지대 위에 호화스러운 도시가 세워진 셈이었다. 광산주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을 깔고 자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도시의 부유함을 극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캘버리Calvary, 즉 골고타 언덕의 장관이다. 1744년부터 1751년 사이에 예수회 사제의 제안으로 도시 뒤쪽의 가파른 언덕Scharffenberg 위에 19개의 채플, 2개의 교회와 성모상 등을 세우는 대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광산주와 귀족들의 후원으로 자금난을 겪지 않았다. 이 밖에도 바로크양식의 삼위일체상이 서 있는 광장과 화려한 장식이 빠지지 않는 교회, 크고 작은 성 등을 돌아보고 있으면 이 도시가 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민족 봉기의 발원지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 반스카 스티아브니차에서 불과 30km 거리에 위치한 반스카 비스트리차는 구리로 번성한 도시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여행 내내 따라붙었던 먹구름이 비로소 물러나고 구리빛 햇볕이 충만했었다. 단 하나의 광장을 중심으로 모든 중요한 건물들이 둘러서 있는 도시의 구성은 시민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1944년 8월 슬로바키아 민족봉기SNP, Slovenske Narodne Povstanie가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 반스카 비스트리차였다. 처음에 성공적이었던 반란은 독일군에 의해 곧 진압되어 반란군은 산으로 피신해야 했다. 다음해인 1945년 소련군에 의해 해방되었지만 이는 공산정권으로 편입되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광산의 흔적보다는 혁명의 흔적이 더 생생하다. 16세기에 세워진 시계탑에 올라서 봐도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면 SNP 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시계탑 뒤편의 바비칸Barbican은 너무 클래식하고 견고해서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그저 레스토랑일 뿐이니 성큼 들어가 구경을 해도 좋다.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성모마리아 승천교회에는 거장 파볼Pavol의 성모자상이 보존되어 있다. ●내가 숨을 쉴 때, 눈을 감을 때 Tatransky Narodny Park 타트란스키 국립공원 뭐 그리 민감한 몸뚱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에서는 ‘공기가 맛있다’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들이마신 숨을 다시 내쉬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꼭꼭 눌러 담아 오고 싶었던 공기, 그 깨끗한 자연이 눈을 감으면 다시 떠오르곤 한다. 동유럽의 알프스에서 슬로바키아의 자연에는 두 가지가 없다. 바다와 빙하다. 바꾸어 말하면 이 두 가지를 빼고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이다. 평지가 적고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나라의 풍광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파노라마 영상이다. 총 9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타트란스키 국립공원이다. 동유럽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n Mountains은 알프스의 동쪽 줄기로 슬로바키아 국토의 3분2를 차지한다. 2,000m 고지로 이어지는 하이 타트라High Tatras(비소케타트리 Vysoke Tatry)와 그보다 낮지만 더 다채로운 자연을 품고 있는 로우 타트라Low Tartas(미츠케 타트리 Nizke Tatry)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액티비티의 무대가 되고 있는 낮은 산군들이 다이내믹하다. 하이 타트라의 총면적은 342km2인데 그중 260km2가 슬로바키아에 속하고 나머지는 폴란드와 체코에 속한다. 가장 높은 봉우리인 게르라호브스키Gerlachovsky가 2,655m이니 높은 산은 아니지만 2,500m가 넘는 봉우리 25개가 이어진 풍경은 슬로바키아인들의 자랑이다. 스키, 트레킹 등 다양한 레포츠의 무대로 이용되고 있으며 타트라 주변으로는 스트릅스케 호수Štrbské Pleso,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 등 맑은 호수들도 있어서 휴양지로도 이름이 높다. 1993년부터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알고 보면 알프스의 둘레길 말라 파트라 국립공원The Mala Fatra National Park 기대치 않았던 무릉도원이었다. 슬로바키아 서부 테르초바Terchova에 위치한 말라 파트라는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립공원이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를 흐르는 계곡과 바위들, 그 사이를 힘차게 뛰어내려오는 폭포들, 숲과 능선 그리고 무엇보다 맑은 공기까지, 이 멀리까지 와서 산행인가 싶지만 원시림의 깊이가 다르고, 숲의 기운이 다르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 중에서 우리가 올랐던 것은 야노시코브 디에리Jánošíkove Diery 코스 중에서도 일부분Dolne Diery이었다. 호텔 디에리Hotel Diery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초반길은 철 난간과 사다리가 이어지는 모험 코스. 계곡을 벗어나서 길이 편안해지는가 싶었지만 750여 미터 고지에서 그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왕복 3시간 정도의 산행이었지만 아직 정상인 벨키Veľký Rozsutec, 1,610 m까지절반도 오르지 못한 셈이었다. 고백하자면 트레킹이 고되고 길어질까 두려웠던 마음으로 시간에 제한을 둔 것이었는데 후회가 몰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더 걷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Hrnčiarska 197 Varín 013 03 Slovakia +41 507 14 11 www.npmalafatra.sk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백색 연봉들의 숨바꼭질 하이 타트라 국립공원High Tatras National Park 할 수만 있다면 행운을 함께 태우고 싶었다. 며칠째 하늘은 흐렸고, 새하얀 연봉이 장관을 이룬다는 하이 타트라의 모습은 그 턱 밑에 도착한 그날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높이 올라가면 나아지려나, 타르란스카 롬니카Tatranska Lomnica, 850m에서 4인용 첫 번째 케이블카를 탔다. 1,169m에서 다시 15인용 대형 케이블카로 환승하여 한참을 올라가서야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에서 멈춰 섰다. 잔잔한 호수 하나가 거기에 있었다. 날이 맑았다면 우리가 올라갈 롬니츠키 정상Lomnický štit을투영했을 호수의 반영은 그리다 만 그림 같았다. 그러나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가능성이라는 줄을 타고 다시 2,634m 정상까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지점까지 올라갔다. 정상은 백지 같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안개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 물기 가득한 차가운 공기는 눈썹 끝에 성에를 끼게 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백색 허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의 데도카페Dedo Cafe에 앉아 와인을 한잔 마셨다. 타트라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좋으면 알프스까지 보인다는 이 정상의 파노라마 풍경을 위해 건배. 손쉽게 케이블카를 탔으니 어쩌면 아쉬움도 그 만큼이었는지 모르겠다.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감히 추천하지 못하겠고, 호수부터 아랫마을까지의 2.5km 내리막길은 멋진 풍경을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천국의 산책을 보장한다. 케이블카 8:30~17:10, Tatranska Lomnica↔Skalnate Pleso, Skalnate Pleso↔Lomnický štit www.gopass.sk (패스 구입 가능) 종유석의 숲을 가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anovska Cave of Liberty 후배 중에 대학에서 ‘동굴부’라는 동아리 활동을 한 이가 있다. ‘동굴부라니!’ 처음에 뭔가 뜨악했던 나의 반응은 여행을 통해 점점 더 크고, 더 넓은 지구상의 동굴들을 견학하면서 바뀌어 왔다. 내가 딛고 선 땅이 결코 견고하지고, 영원하지도 않으며 지상보다 더 다이내믹한 지형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배우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이제 다시는 동굴을 보고 감탄할 일은 없으리라 믿었는데, 이 생각은 슬로바키아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änovská Cave of Liberty(Demänovská jaskyňa Slobody Cave)은 메데노브스카의 돌리네 계곡에 위치해 있다. 로우 타트라저산지대에 속하는 카르스트 지형이다. 어디서 들어 본 듯한(물론 교과서에서) ‘돌리네’라는 말은 석회암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탄산칼슘이 녹은 빗물이 스며들어 땅이 움푹 꺼진 지형들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싱크홀’이다. 그 싱크홀로 스며든 수량이 많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이 다량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데메노브스카 지역은 그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추울 것임! 그리고 젖을 수 있음!’이란 두 가지 경고를 품고 들어간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종유석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수천만 년 동안 형성된 웅장한 규모의 석순과 석주, 화려한 석화들과 기이한 곡석들은 마치 빽빽하게 자란 고대로부터의 원시림 같다. 냇물이 졸졸 흐르다가 푸른 물이 고인 호수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웅장한 폭포수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명이 겨우 통과할 만한 좁은 길이있는가 하면 오페라 공연도 할 수 있는 만큼 큰 높이 41m, 폭 35m, 길이 75m의 돔Grat Dome도 있다.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하얗고, 노랗고, 붉고, 검고, 누런 침전물들이 황홀한 색의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어쩌란 것인지, 동굴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1921년 발견된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총6,450km 중 1,600m를 1924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데메노브스카강에서 물이 유입되어 동굴이 계속 확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슬로바키아 전역에는 6,200여 개의 동굴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카르스트 동굴은 44개이고 그중 일부는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 일반에게 공개되는 동굴은 12개다. 미지의 땅속 세계가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얼음이 가득하다는 도브시나Dobšiná 동굴도 궁금하니, 이참에 슬로바키아에도 ‘동굴부’가 있는지 검색해 봐야겠다. Demanovska Dolina, 032 51 Demanovska Dolina, Slovakia 9:00~16:00 60분 투어 성인 8유로, 100분 투어 성인 15유로 +421 44 559 16 73 ▶travel info Slovakia airport 슬로바키아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공항으로의 기능은 미미하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비엔나까지의 거리가 70km, 1시간 정도라서 대부분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비엔나 국제공항을 이용한다. 대한항공이 비엔나 직항편을 운행 중이다. Transportation 국영철도가 운영 중이지만 고속철이 아니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제2의 도시 코시체까지 400km를 이동하는데 5시간 정도 걸리는 완행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주유비는 리터당 1.5유로.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대중교통으로는 버스, 트램, 트롤리버스 등이 있다. Language 작은 도시로 가면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간단한 슬로바키아어를 알아두면 유용하다. ‘아호이’는 Hi, ‘도브레라노’는 Good Morning, ‘자퀴엠’은 Thank you!라는 뜻이다. spa 라이애츠케 테플리체Aphrodite Lajecke Teplice 온천욕을 즐긴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호텔과 공공스파로 이뤄진 대형 온천장. 500m 거리에 있는 원천에서는 17세기부터 알칼리성 온천수가 나오고 있는데, 온도가 미지근하지만 류마티스 등에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이름답게 욕탕들을 로마풍으로 꾸몄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터키탕 콘셉트의 열탕도 준비해 놓았다. 7:00~22:00 www.spa.sk 포푸라드 아쿠아시티Poprad Aqua City 하이타트라의 아랫마을인 포푸라드에 깜짝 놀랄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오픈한 물놀이시설. 총 13개의 다양한 실내 풀장과 50m 규격 수영장, 야외 온천욕장, 사우나와 워터 슬라이드까지 갖추고 있어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는 컨퍼런스센터와 2개의 호텔까지 갖춘 복합리조트 단지다. Sportova 1397/1 058 01 Poprad, Slovakia 종일권 성인 22유로, 청소년 19유로, 3시간 이용권 성인 19유로, 청소년 16유로, 가족 종일권(15세 이하 자녀 포함) 3인 가족 47유로, 4인 가족 52유로. 10:00~21:00 +421 52 7851 111 www.aquacityresort.com wine 샤또 토폴치안키Château Topoľčianky 역사는 172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 설비를 갖춘 것은 1993년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초대 대통령이 토폴치안키 성을 여름 별장으로 삼고 방문하면서 지역의 인기가 치솟게 되었다고. 현재 시간당 400병의 와인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슬로바키아 최대 규모의 와인 공장이다. 600만 헥타르의 농장에서 30여 종의 포도 품종을 재배 중인데 아이스와인용 품종은 이동 중에 녹지 않도록 와이너리 건물과 가장 가까운 땅에 심어서 재배한다. 이곳 외에도 헝가리와의 국경 지대인 토카이Tokai가 가장 유명하다. Cintorínska 886/31, 951 93 Topoľčianky, Slovakia 7:30~15:30 +421 37 630 11 31 www.chateautopolcianky.sk Hotel 흐비에즈도슬라브 호텔Hotel Hviezdoslav 흐비에즈도슬라브는 슬로바키아 시인의 이름이다. 그리고 호텔은 그의 집을 포함해 이웃한 4채의 집을 연결해서 부티크 호텔로 개조한 것이다. 별채들을 연결하다 보니 미로 같은 구조가 되었지만 레스토랑부터 스파까지 4성급 ‘부티크’라는 이름값을 해낸다. 이 호텔의 압권은 지하의 볼링장. 밤 문화가 없는 슬로바키아 작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Hlavné námestie 95/49 060 01 Kežmarok, Slovakia +421 52 788 7575 www.hotelhviezdoslav.sk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슬로비카아관광청 www.sacr.sk 슬로바키아관광청 한국사무소 02 2265 2247 슬로바키아대사관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vak.Embassy.Seoul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②낡은 성들의 유혹 캐슬과 샤또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②낡은 성들의 유혹 캐슬과 샤또

    ●낡은 성들의 유혹 Castles & Chateaux 캐슬과 샤또 슬로바키아는 숱한 전쟁의 무대였다. 헝가리와 합스부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는 동안 몽골 타타르족과 투르크족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음을, 슬로바키아의 남은 성들이 증명하고 있다. 성의 파괴가 적에 의해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세금이나 관리비를 부담할 수 없어서 성주가 일부러 불을 놓 는 경우도 있었고, 세월이라는 파괴자의 위력도 대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100 여 개의 성과 2,100여 개의 대저택들이 남아 있다. 차에서 졸다가 깰 때마다 새로운 성과 성터들이 보이는 이 유다. 용도 폐기된 성들의 운명은 제각각이다. 세계적인 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폐허 로 방치되는 곳도 있다. 운이 좋으면 새로운 주인을 만나 호화스러운 호텔로 변신하기도 하고 정부에 귀속되어 박물관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역사의 부침이 컸던 만큼 중세에 우후죽순처럼 불어났던 슬로바키아의 성들은 아 직 각자의 운명을 시험 중이다. 로맨틱한 중세의 유혹 보이니체 성Bojnice Castle 로맨틱한 외관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성이다. 1113년 문헌에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낸 보이니체 성은 목재 요새에서 시작하여 차례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더해진 우아한 레지던스로 변신했다. 현재 모 습대로 네오고딕 양식의 로맨틱한 성이 완성된 것은 성의 소유가 장 팔피Jan Frantisek Palfi, 1829~1908년 백 작에게 넘어가면서다. 최고를 추구했던 탓에 공사가 무려 22년이나 걸렸고, 팔피 백작은 완성된 성을 보 지 못하고 후손 없이 죽고 말았다. 이후 유산을 둘러싸고 일어났을 친척들의 분쟁이야 뻔한 이야기. 황금의 방 Golden Hall, 주방, 사무실 등 호사스러운 내부를 깨알같이 설명해 주는 가이드 투어가 매일 진행된다. 지하의 거대한 동굴과 성 뒤쪽의 공원을 둘러보는 시간도 꼭 확보할 것. Zamok a okolie 1, 972 01 Bojnice, Slovakia 8유로(가이드 투어 포함) 5~9월 9:00~17:00, 10~4 월 10:00~15:00 +421 46 543 06 24 www.bojnicecastle.sk 중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요새 스피슈 성The Spiš Castle(Spišský Hrad)​ 해발 634m 높이의 고지에 4만1,426km²가 넘는 요새가 우뚝 솟아 있다. 1780년 세금을 피하기 위한 성주의 고의 화재로 소실된 성은 그 뼈대와 터만 남아 있지만 중부 유럽 최대 규모의 중세 요새라는 위용은 여전하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일품.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촬영지인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 잔해일 뿐이 지만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바로크, 고딕양식의 흔적이 모두 찾아질 뿐 아니라 신석기 시대의 유골이 발견되 기도 했다. 주방, 화장실 터 등도 흥미롭지만 지하의 감옥이나 무기저장고, 중세의 식사예절을 설명해 놓은 전 시 등 보기보다 볼거리가 풍부하다. Žehra, Slovakia 성인 6유로 9:00~16:00(5~9월 9:00~18:00, 4월, 10월 9:00~16:00, 11월 10:00~15:00, 12~3월 폐쇄) +421 53 454 13 36 www.spisskyhrad.com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 트렌친 성Trenčín Hrad 트렌친은 서로마 제국의 국경에 위치했던 도시이자 발칸반도에서 북유럽으로 이어지던 무역로 상에 자리잡은 도시다. 그 위치의 중요성 때문에 많은 침략을 받았지만 같은 이유로 항상 재건되곤 했던 곳이다. 일찌감치 9 세기 모라비아 왕국 때 타워가 세워졌고, 11세기에 성을 쌓기 시작하여 13세기 마테 카사크Mate Csak 성주의 통치 아래에서 가장 번성했다. 지금도 슬로바키아의 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인근에 50개의 성을 소유했던 마테는 바강Vah River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비탈을 거슬러 성 입구로 올라가면 바강을 끼고 형 성된 트렌친과 이웃 도시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터키의 귀족 오마르와 파티마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사랑의 우물을 포함해 여러 개의 궁전으로 구성된 성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가이드 투어가 필수다. Mierove namestie 46 912 50 Trenčín, Slovakia 그랜드 투어 | 성인 5.1유로, 미니 투어 | 성인 3.6유로 +421 32 743 56 57 www.muzeumtn.sk 로마 가톨릭의 화려한 유산 니트라 성Nitra Hrad 니트라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5세기경 카르파티안 산맥을 넘어온 슬라브족이 처음 자리를 잡 은 곳이 바로 니트라였기 때문. 상인 출신의 사모Samo가 7세기에 첫 번째 통합국가를 건국하였고 830년경 프리 비나Pribina 왕자가 슬로바키아 최초의 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833년에 이르러 모라비아의 왕자 모이미 르 3세가 프리비나 왕자를 몰아내고 대 모라비아 제국을 세웠다. 첫 번째 교회의 유적은 니트라 성 아래 묻혀 있다. 성 에머람 성당Cathedral-Basilica of St. Emeram, 주교궁전, 교구 박물관 등으로 운영 중인 니트라 성 은 니트라 교구의 관리를 받고 있는 중요한 가톨릭 박물관이다. 내부에 전시된 성물들의 화려함은 입이 쩍 벌 어질 정도.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끌어안을 듯 팔을 벌리고 있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동상도 인상적이다. Nám. Jána Pavla II. č. 7, P. O. Box 46/A, 950 50 Nitra, Slovakia 10:00~14:00(11~3월은 17:00까지 오픈) +421 37 772 1747 www.nitrianskyhrad.sk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Articular Churches 슬로바키아 목조 교회 목조 건축의 단점은 명확하다. 쉽고 저렴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로 교회 를 세울 때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18세기 초 세워졌던 목조 교회에는 놀라운 탄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슬로바키아는 가톨릭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의 70% 가까이가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 863년 데살로니카에서 온 키릴로스St.Cyril와 메토디우스St. Methodius의 포교 이후 그 주류가 바뀐 적은 없었다. 그 한결같음에는 어쩔 수 없이 타 종교에 대한 배타가 포함되어 있을 수밖에. 16세기 유럽에는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바람이 불었다. 이 영향으로 유럽 전역에 프로테스탄트로의 개종이 급 증하기 시작했다.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해 교회의 분열을 가다듬은 가톨릭의 반격은 특히 합스부르크 영토에서 활발했는데, 신교도에 대한 박해와 순교까지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케즈마록 출신의 백작이 오 스트리아 황제 레오폴드 1세로부터 부분적인 종교의 자유를 얻어냈고, 당연한 수순으로 프로테스탄트들은 교회 를 세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반드시 마을 외곽에 자리잡아야 하고 도로쪽으로는 문도 낼 수 없었다. 건축 재료로는 나무만을, 심지어 못 조차도 나무못을 사용해야 했으며 그것도 1년 안에 완공하는 조건이었다. 눈에 띄는 첨탑 등을 세울 수 없는 것은 물론이었다. 이런 조건 아래 완공된 목조 교회들을 ‘아티큘라 교회Articular Church’라고 한다. 계약Article이라는 이름의 ‘미션 임파서블’에도 불구하고 1718년에서 1730년 사이 38개의 교회들이 건립되었다. 현존하는 5 개 중 3개Kežmarok, Hronsek, Leštiny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놀랍지 않을 정도. 현재 슬로바키 아에는 로마 가톨릭과 신교도 교회를 포함하여 총 60여 개의 목조 교회가 남이 있고 그중 유네스코세계문화유 산으로 지정된 것은 총 8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케즈마로크의 목조 교회와 흐론섹의 목조 교회를 차례로 방문했었다. 목재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리석 교회 부럽지 않은 성상과 장식은 정성이라는 말로밖에 표현되지 않았다. 교회들은 낡았지만 규모가 컸고, 여전히 예 배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흐론섹 교회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었던 팔순의 노파도 교회처럼 정정했다. 교회 마당으로 나온 가이드 마틴이 옆집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여기 사세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웅. 운이 나쁘지!”였다. 모두 한바탕 웃었다. 시도 때도 없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상대하는 일이 노파에게는 얼마나 성가신 일이겠는가. 하지만 막상 설명에 나서면 작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알려 주는 그녀의 열정은 직업이 아니라 신앙에 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불가능할 것 같은 조건에서 탄생한 목조 교회들이 수백년 뒤에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이 되어 슬로바키아의 자랑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흐론섹 목조 교회Dreveny Artikularny Kostol Hronsek 땅부터가 척박했다. 흐론섹 목조 교회는 강가의 습지에 세워졌다. 1725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했다는 것뿐, 건 축가의 이름도 완공 날짜도 알지 못한다. 건축양식에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엿보이기에 당시 스칸디나비아 에 있는 루터 교인들의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기둥의 배열이나 지붕을 지탱하는 빔 등의 기술 은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야 했던 제약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고. 이례적으로 2층의 네 면에 모두 좌석을 두어서 중앙의 제단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총1,100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Augusta Horislava Krčméryho 8 976 31 Hronsek, Slovakia 9:00~17:00 +421 48 418 81 65 스웨덴 선박을 닮은 창 케즈마로크 목조 교회Dreveny Artikularny Evanjelicky Kostol 건물 외벽에 회반죽을 발라 놓은 케즈마로크Kežmarku목조 교회는 1688년 세워졌고 1717년에 재건축된 것이다. 4면으로 뻗은 팔의 길이가 똑같은 그리스 십자가의 형태로 설계하는 과정에 스웨덴 선원이 참여했다는 이야기 가 전해지는데, 교회 창의 모양이 선박의 둥근 창과 매우 흡사하여 이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리석처럼 보이기 위해 세심하게 조각하고 색칠한 제단에서 교회를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던 간절함 마음이 엿보인다. Hviezdoslavova, 060 01 Kežmarok, Slovakia 9:00~12:00, 14:00~16:00 +421 52 452 22 42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슬로비카아관광청 www.sacr.sk 슬로바키아관광청 한국사무소 02 2265 2247 슬로바키아대사관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vak.Embassy.Seoul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