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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전 허블이 발견한 ‘우주’…또 다른 변혁을 위한 지금 [이광식의 천문학+]​

    100년 전 허블이 발견한 ‘우주’…또 다른 변혁을 위한 지금 [이광식의 천문학+]​

    ​만약 10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과학자들이 여전히 은하가 우리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대를 만날 것이다. 100년 전이라면 대부분 과학자들이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어딘가에서 인간은 우주가 우리은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나선 성운은 사실 그 자체로 다른 은하라는 사실을. 우주의 규모는 하룻밤 사이에 극적으로 확장되었다. 기록으로 보면 우리는 한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 바로 에드윈 허블(1889~1953)이다. 그의 발견은 이를 위해 길을 닦아준 주변 사람들의 천재성이 있었기에 이뤄낼 수 있었다. “허블과 은하수 너머의 우주를 발견한 것을 낭만적으로 생각하기는 쉽지만, 그의 연구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어깨 위에 있었다.” 지난 12~1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제245회 미국 천문학협회(AAS) 회의 기자회견에서 카네기 과학천문대의 천문학자 제프 리치는 이렇게 말했다. 리치의 발언은 상징적이었다. 1세기 전인 1925년 1월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33회 AAS 회의에서 허블의 연구가 공식 발표됐기 때문이다. 허블이 어깨를 가장 많이 딛고 섰던 두 사람은 헨리에타 스원 리빗과 할로 셰플리였다. 우주의 무한 확장 발견한 허블과 그의 조력자들​리빗은 하버드대학 천문대에서 하버드 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판을 분석하는 임시직 ‘컴퓨터’로 일했다. 특히 소마젤란운과 대마젤란운의 이미지를 면밀히 조사했고, 그 안에서 1800개 변광성(밝기가 변하는 별)을 식별해냈다. ​리빗은 1908년과 1912년에 쓴 두 논문에서 변광성 중 다수가 독특한 주기-광도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녀는 별이 수축하고 확장하면서 규칙적으로 맥동하고 더 밝고 희미하게 보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의 광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엄청난 발견이었다. 변광 주기와 절대광도 사이에 정확한 관계성을 가진 변광성(후에 세페이드 변광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들을 연구하면서 별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리빗의 주기-광도 관계는 과학자들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다. 셰플리의 이야기로 넘어가면, ​허블의 발견에서 셰플리의 역할을 감안할 때 그가 은하수 너머에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20세기 초에 망원경은 다른 은하의 개별 별을 분해할 만큼 강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선은하는 나선 얼룩처럼 보였고 나선성운이라고 불렸다. 셰플리는 나선성운이 단순히 은하수 가장자리에서 형성되는 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셰플리의 목표는 최초의 공식적인 우주 거리 사다리를 만들어 우리은하의 크기(그가 본 우주)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그 첫 단계가 우리은하에서 발견한 세페이드 변광성이었고, 다음은 RR형 변광성이었다. RR형은 세페이드 변광성과 비슷한 주기-광도 관계를 가진 또 다른 종류의 변광성이며, 세페이드 변광성과 비교하여 거리를 교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RR형 라이레 변광성을 사용해 은하수 가장자리 근처의 일반 거대하고 밝은 별까지의 거리를 보정했다. ​셰플리는 우리은하의 크기가 30만 광년이고 우리 태양계가 은하 중심에서 5만 광년 떨어져 있다고 결정했다. 오늘날 정확한 크기와 거리가 각각 10만 광년과 2만 6000광년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셰플리의 추정치는 우주 거리 사다리를 처음 사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셰플리는 1920년 4월 워싱턴 DC 국립과학아카데미에서 동료 천문학자 히버 커티스와 함께 나선성운의 본질에 대해 논의한 토론에도 참여했다. 커티스는 나선성운이 그 자체로 은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우리은하는 단지 1만 광년 크기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셰플리는 그 반대를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윌슨에서 이룬 엄청난 발견허블은 1919년 캘리포니아의 마운트 윌슨 천문대 팀에 합류했는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었던 후커 망원경이 첫 빛을 본 지 불과 2년 후였다. “허블의 획기적인 발견은 윌슨 산의 100인치 후커 망원경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하는 리치는 “허블은 이 최첨단장비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발견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후커 망원경은 천문대 책임자인 조지 엘러리 헤일의 아이디어로, 캘리포니아의 자선가 존 후커가 4만 5000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나선성운 퍼즐을 풀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밀턴 휴메이슨이다. 휴메이슨은 천문대를 건설할 때 노새를 타고 건축 자재와 장비를 운반했다가 이후 천문대 관리인이 됐고, 이후 천문학자의 조수가 됐다. 휴메이슨은 박사 학위가 없었지만 많은 천문학적 발견을 했고 허블이 받는 공로의 상당 부분을 공유할 만하다. ​허블과 휴메이슨은 후커 망원경으로 나선성운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1923년에 안드로메다 나선성운인 메시에 31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 ​리치는 이 장면을 “허블은 이 사진에 너무 흥분해서 흑백 유리판에 ‘VAR!’라고 썼다. 세페이드 변광성의 증거를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다. “그 세페이드 변광성은 단순히 ‘V1’로 알려졌다. 그는 리빗과 셰플리가 한 작업 덕분에 그가 나선성운까지의 거리를 처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강조한다. ​허블은 93만 광년(실제로는 250만 광년)이라고 측정했지만 큰 오차에도 안드로메다 나선은 셰플리가 측정한 우리은하 크기인 30만 광년을 훨씬 초월하는 거리 너머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메시에 31은 나선성운이 아니라, 엄연한 나선은하였던 것이다. 허블은 셰플리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의 발견 사실을 알렸다. 셰플리는 편지를 읽은 후 그것을 동료들에게 흔들어 보이며 그는 “이 편지가 내 우주를 파괴했다”고 탄식했다. 허블은 1924년 11월에 뉴욕타임스에 자신의 발견 소식을 ‘유출’했다. 그래서 다음해 1월 AAS에서 허블 자신이 아니라 천문학자 헨리 노리스 러셀이 발표한 프레젠테이션이 공식적인 공개가 되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가 은하, 은하수와 안드로메다와 같은 나선은하, 거대한 타원은하, 그리고 작은 왜소은하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마지막 계산으로는 관측 가능 우주에 최대 2조개 은하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리치는 허블의 획기적인 발견이 실제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게 놀랍다 말한다. ​“100년은 그렇게 길지 않다”고 리치는 말한다. 사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오래 산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그들은 우리가 다른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기 전에 태어난 셈이다. “이것은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발견이 얼마나 빨리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이라고 리치는 덧붙였다. 허블 발표 이후 100년…인류의 발견은 어디까지​오늘날 허블이 ‘VAR!’이라고 휘갈겨 쓴 세페이드 변광성 V1을 포착한 사진건판은 귀중한 발견의 유물이며,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1000년 후에 찾아갈 만한 것이다. 다행히도 그것을 찾기 위해 그렇게 힘든 여정을 떠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이 판은 비공개로 보관되었지만, 현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의 ‘무한을 매핑한다: 문화 간 우주론 전시회’에서 몇 달 동안 전시되고 있다. ​허블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 후 은하 형태를 분류하는 모양에 대한 허블 소리굽쇠 다이어그램을 창안해냈다. 허블소리굽쇠도에서 은하들은 형태학적으로 크게 타원은하, 나선은하, 불규칙은하로 나뉜다. 이 허블소리굽쇠도는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교육도구로 남아있다. 허블 소리굽쇠가 묘사하는 은하의 진화가 앞뒤로 바뀌었지만 전문 천문학자들은 여전히 ​​소리굽쇠의 초기·후기 은하라는 명명법을 사용한다. ​1929년에 허블은 우주의 다른 거의 모든 은하가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고 밝혔는데, 20세기 천문학의 최대 발견이라 일컬어지는 속도-거리에 대한 허블-르메트르 법칙이다. 우리는 은하수가 전부라고 생각하던 것에서 무한하고 확장되는 우주를 풀어내는 것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1915년에 발표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이어, 닐스 보어가 이끄는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들이 양자 물리학의 영역을 알아내던 거의 같은 시기에, 그것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현재 이해를 형성한 과학의 변혁적 시대의 초석이었다. ​암흑물질, 암흑 에너지, 중력의 양자 이론에 대한 탐구, 허블 텐션, 빅뱅의 원인과 같은 새로운 미스터리가 물리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면서 지금은 1세기 전과 유사한 과학의 또 다른 변혁을 위한 좋은 시기가 될 것이다.
  • 우리 은하의 초미니 위성 은하 포착 [우주를 보다]

    우리 은하의 초미니 위성 은하 포착 [우주를 보다]

    여러 개의 위성을 거느린 목성이나 토성처럼 우리 은하 주변에는 수십 개 이상의 위성 은하가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우리 은하에 흡수당한 고대 은하의 잔재로 우리 은하의 성장에 기여했다. 사실 우리 은하는 100억 년 이상의 역사 동안 여러 은하와 충돌하면서 지금처럼 커진 대형 은하다. 그리고 일부 위성 은하는 우리 은하의 강력한 중력에 우연히 붙잡혀 위성 은하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은하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많은 별들이 중력으로 묶여 이동하는 성단도 우리 은하 주변에 존재한다. 이런 위성 은하 중 대부분은 눈이나 작은 망원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작고 어두운 왜소은하다. 대마젤란 은하(사진)나 소마젤란 은하처럼 크고 잘 보이는 위성 은하는 예외에 속한다. 그리고 최근에 발견된 것일수록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아주 어둡고 작은 은하를 찾아낸 것이기 때문에 더 작고 희미하다.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의 사이먼 스미스는 하와이에 설치된 망원경인 캐나다-프랑스-하와이 (CFHT)와 판스타스 (Pan-STARRS)를 이용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작고 희미한 위성 은하를 발견했다. 큰곰자리(Ursa Major) III/UNIONS 1 (UMa3/U1)는 우리 은하 중심에서 52,100 광년 정도 떨어진 은하로 은하 디스크를 통과해서 공전하는 형태의 위성이다. 다른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분석한 결과 큰곰자리 III/UNIONS 1는 이런 위성 가운데서도 초미니 은하나 성단으로 밝혀졌다. 별의 숫자는 50-60개 정도에 불과하고 질량도 태양 질량의 16배에 지나지 않았다. 반지름은 10광년 정도다. 은하는 물론 성단이라고 불러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크기를 생각하면 큰곰자리 III/UNIONS 1는 우리 은하에 대부분의 별과 물질을 빼앗긴 은하나 성단의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어느 쪽인지는 추가 관측을 통해 밝혀야 한다. 대형 망원경으로도 간신히 보이는 위성 은하나 성단을 연구하는 이유는 여기에 우리 은하의 역사와 진화 과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큰곰자리 III/UNIONS 1가 이름과 달리 엄청나게 작아진 후에도 우리 은하 주변을 공전하게 된 사연 안에 우리가 몰랐던 은하 진화의 비밀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 지진파로 본 ‘붉은 행성’ 화성의 속살

    지진파로 본 ‘붉은 행성’ 화성의 속살

    19세기까지만 해도 지구는 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러다 1906년 영국 지질학자 리처드 올덤은 지진파가 지구를 통과해 반대쪽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지구 중심에 액체 상태의 핵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지진파는 직접 관측이 어려운 행성의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하다. 영국 브리스톨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제트추진연구소(JPL), 스위스 취리히연방 공과대(EHT)를 비롯해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6개국 15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화성의 핵을 통과하는 지진파를 처음으로 감지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 지질탐사선 인사이트의 데이터를 통해 화성의 내부 구조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4월 25일자에 실렸다.연구팀은 화성에서 발생한 2건의 큰 지진을 분석해 화성 내부의 밀도와 조성, 압축 정도를 밝혀냈다. 그 결과 화성은 액체 상태 외핵과 고체 상태 내핵이 결합한 지구와 달리 완전히 액체로만 이뤄진 핵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화성 내부에는 원자번호가 낮은 원소(경원소)로 된 물질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성은 황과 산소 비율이 높은 완전 액체 상태의 철합금 핵으로 돼 있어 지구의 핵보다 밀도는 훨씬 낮고 압축성은 높다. 이는 두 행성이 겉보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형성될 당시 조건은 완전히 달랐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현재 화성에는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지만 화성 지각에 남아 있는 자성의 흔적으로 볼 때 지구의 핵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한때 화성에도 자기장이 둘러싸고 있어서 우주에서 날아오는 각종 위험물을 막아 주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한편 영국 왕립천문대, NASA 에임스연구센터, 유럽우주국(ESA) 우주연구기술센터를 포함해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6개국 12개 연구기관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와 가까운 ‘소마젤란은하’(SMC)에 있는 수백개의 젊은 항성(별) 주변에서 행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들을 발견했다.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4월 25일자에 실린 이 연구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우리 은하보다 물질이 부족한 은하에서도 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소마젤란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거리가 약 20만 광년에 불과하고 은하 질량도 태양 질량의 약 70억배, 지름은 약 7000년 광년밖에 되지 않는 왜소은하이다. 행성은 미세한 먼지 알갱이들이 뭉치면서 만들어지고 작은 행성들이 부드럽게 충돌해 행성 핵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소마젤란은하에는 먼지를 형성하는 원료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마그네슘, 알루미늄, 철 같은 원소 함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JWST가 보내온 적외선 사진을 이용해 NGC346이라고 이름 붙인 성단에서 우리 태양보다 젊고 질량이 적은 항성들을 다수 발견했다. 또 이들 별 주변을 도는 우주먼지 흔적을 발견했다. 이는 약 110억~120억년 전 금속성 원소가 부족할 때 어떻게 행성이 형성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 ‘10조원 투입’ 제임스웹 망원경 사진 TOP 10 [2022 결산]

    ‘10조원 투입’ 제임스웹 망원경 사진 TOP 10 [2022 결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00억 달러(한화 10조원)를 투입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지난해 12월 15일 프랑스령 남미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주로 가시광선을 감지하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JWST는 적외선으로 열을 감지해 우주 가스나 먼지구름을 뚫고 우주를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JWST는 발사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1월 24일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점’(L2)에 안착했다.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JWST가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태양에서 바라보면 열에 민감한 JWST가 지구의 뒤편에 숨어 초저온 상태에서 최적의 관측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JWST는 역대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망원경이다. 지난 7월 12일 첫 공식 관측 이미지를 공개한 이래 계속해서 놀라운 우주 풍경을 잡아내고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영상을 계속 비춰주고 있으며, 그중 최고 품질의 이미지를 엄선해 발표한다. 아마 이같은 이미지들은 앞으로 여러 과학논문 발표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1. 우주 모래시계 지난 11월 16일 공개된 우주 모래시계는 그 중심에 갓 태어난 별, 곧 원시항성을 숨기고 있다. 불타오르는 듯한 이 장면은 L1527로 알려진 ‘아기별’로, 짙고 어두운 가스와 먼지구름에 의해 가려졌으나 적외선으로 관측할 수 있다. JWST에 탑재된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는 황소자리별 형성 영역 내에서 한창 태어나고 있는 모든 별의 형성 장면을 보여준다. 2. 볼프 레예별JWST는 먼 별을 둘러싼 신비한 동심원 고리를 포착했다. 이것은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족했다. 이미지 속 중심별은 WR140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수소를 우주로 방출한 후 먼지로 둘러싸인 볼프 레예별이다. 이런 유형의 별은 아주 무거운 질량을 가진 항성의 최종 진화 단계로, 어마어마하게 불어난 외피층을 자신의 강력한 항성풍으로 날려보내 내핵이 드러난 별이다. JWST 프로젝트 학제간 과학자이자 유럽우주국(ESA) 과학 고문인 마크 매코린은 트위터에서 이 별을 “괴짜”라고 불렀다. 그는 “이미지에 보이는 6각형 파란색 구조는 JWST의 MIRI(중적외선 카메라) 이미지에서 밝은 별 WR140의 광학 회절로 인해 생긴 무늬다. 하지만 빨간색 곡선형 이미지는 실제인데, WR140 주변의 외피층들로 실제로 별 주위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 해왕성​JWST의 첫 번째 해왕성 이미지는 고리를 두른 이 거대 얼음 행성의 참모습을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는 태양계를 벗어난 NASA의 보이저 2호 우주선이 해왕성 옆을 지나간 이후 32년 만에 천문학자들에게 최고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해왕성 남반구의 밝은 부분은 높은 고도의 얼음 구름으로, 구름 속의 메탄이 햇빛을 흡수하기 전에 햇빛을 반사하는 광경이다. ​4. 창조의 기둥 JWST가 유명한 성운 '창조의 기둥'에 초점을 맞추자 장대한 먼지구름 속의 내용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구에서 약 7000광년 떨어진 뱀자리에 위치한 창조의 기둥은 독수리 성운의 일부로, 기둥 하나의 길이가 몇 광년이나 된다. 이 거대한 가스와 먼지구름은 1995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잡아내 처음으로 놀라운 아름다움을 드러냄으로써 단박에 명성을 얻게 됐다. JWST가 잡아낸 새로운 이미지는 창조의 기둥을 더욱 상세하고 선명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수백 개의 별이 화면 전체에서 빛나고 있으며, 일부는 태어난 지 불과 수십만 년밖에 안 된 갓난 아기별들이다. ​5. DART 소행성 탐사선 충돌  지난 9월 26일 NASA의 소행성 탐사선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는 디모르포스라는 소행성 위성에 충돌해 우주 암석의 궤도를 바꾸게 했다. 디모르포스는 더 큰 우주 암석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위성이다. 이 충돌 광경을 지켜본 JWST는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에 충돌한 후 이 소행성계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보여주는 일련의 이미지를 포착했다. 6. 타란툴라 성운이 매혹적인 성운 이미지에는 공식적으로 30 Doradus라고 명명된 타란툴라 성운의 모습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린 별들이 목하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JWST의 고해상도 적외선 카메라는 멀리 떨어진 배경 은하뿐만 아니라 정교한 세부를 관통해 별들의 보육원을 보여준다. 타란툴라 성운은 약 16만 광년 떨어진 대마젤란은하에 있다. 성운은 우주의 나이가 불과 수십억 년 됐을 무렵의 별 형성 영역과 비슷한 화학적 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 형성 연구 천문학자들에게 대단한 매력을 지닌 천체로, 천문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초기 우주에서 별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제공한다. ​7. 유령 은하공식적으로 NGC 628 또는 메시에 74로 알려진 유령 은하(Phantom Galaxy)의 이미지는 은하 형태가 매우 대칭적이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완벽한 나선”이라고 부른다. 이미지는 JWST가 중적외선 카메라 MIRI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 주디 슈미트에 의해 처리됐다. 이 은하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WISE(광역 적외선 탐사기)와 같은 장비를 사용해 이전에 여러 번 이미지화됐지만, 이미지는 완전히 새로운 은하계의 모습을 보여준다. 8. 목성 고리JWST가 지구에서 가까운 목표물에 조준했을 때 천문학자들은 그 결과를 보고 대단히 만족해했다. 목성의 이미지는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캡처된 것으로, 목성계를 매우 자세하게 보여준다. 여기에서 극지방을 둘러싼 아름다운 오로라와 거대 가스 행성을 둘러싸고 있는 희미한 고리, 목성의 두 위성도 볼 수 있다. 아말테아는 가장 왼쪽에 있는 밝은 점이고, 아드라스테아는 아말테아와 목성 사이의 고리 가장자리에 있는 희미한 점이다. 9. 울프-룬드마크-멜로테 은하왜소은하인 울프-룬드마크-멜로테 은하(WLM/DDO 221)의 이미지는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가 포착한 것이다. 울프-룬드마크-멜로테 은하(WLM)은 우리은하를 포함하고 있는 국부 은하군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성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에게 흥미로운 대상이다. 고립된 특성으로 인해 WLM은 다른 시스템과 상호 작용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은하 형성 및 진화 이론을 연구하고 테스트하려는 천문학자들의 주요 목표가 돼왔다. 1909년 막스 볼프에 의해 발견됐으며, 304만 광년 거리의 고래자리에 있다.  10. 토성 위성 타이탄JWST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 초점을 맞췄을 때 과학계는 다시 한번 흥분했다. JWST는 지난 11월 4일 간신히 타이탄의 두꺼운 메탄 구름을 포착했다. 구름 중 하나(클라우드 A)는 타이탄의 탄화수소 바다 중 가장 큰 크라켄 마레 위에 떠 있는 것이다. 그런 다음 며칠 후 하와이의 케크 천문대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름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이 구역을 관찰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의 과거-미래 알려줄 ‘가이아 데이터’ 공개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의 과거-미래 알려줄 ‘가이아 데이터’ 공개

    우리은하의 별을 관측하는 우주망원경이 은하가 탄생한 지 불과 20억 년이 지났을 무렵 우리은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곧 공개될 데이터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의 훨씬 더 먼 과거를 엿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 ​​우주국(ESA)의 가이아 탐사선은 허블 우 망원경이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아니지만, 가이아 임무는 현재 가장 과학적인 논문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구원들이 말하듯이 우리은하의 역사에 대한 이해에 있어 전례 없는 도약을 가능하게 했다.  가이아는 웹이나 허블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이아는 우주에서 하나의 목표물에 초점을 맞춰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 전체를 쉼없이 스캔한다.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2포인트에 자리 잡은 한국의 갓 모양을 한 이 망원경은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20억 개를 관찰한다. 지상 베이스의 망원경과는 달리 지구 대기에 의한 왜곡현상이 없는 관측이 가능하다.  허블이나 웹과는 달리 가이아는 먼 별과 은하의 세부사항을 드러내는 경이로운 이미지를 캡처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 탐사선은 몇 가지 기본 매개변수, 즉 지구로부터 별의 거리, 별이 우주공간을 통과하는 속도, 하늘과 3차원에 나타나는 운동방향의 관측에 집중한다.  우주의 물체는 물리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은하의 진화를 형성한 사건을 선택해 과거와 미래에 걸쳐 수십억 년 동안 그 별의 궤적을 모델링할 수 있다. 은하 고고학으로 알려진 학문은 2013년 가이아가 출범한 이후 엄청나게 성장했으며, 6월 13일 새로운 데이터 공개가 연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천문학자이자 가이아 데이터 처리 및 분석 컨소시엄 의장인 앤터니 브라운은 "우리는 여전히 은하수의 기원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새로이 공개되는 데이터를 얻는다면 연구가 훨씬 빨리 진척될 것"이라고 밝혔다. 별빛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이 새로운 데이터에는 천문학자들이 천체 물리학적 매개변수라고 부르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관찰된 별의 빛 스펙트럼(기본적으로 별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지문)에서 파생된 천체 물리학적 매개변수는 관찰된 별의 나이, 질량, 밝기 수준 그리고 경우에 따라 상세한 화학적 구성을 나타낸다.  ESA의 가이아 프로젝트 과학자인 조스 드 브루너는 "별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정말 그 별의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마치 익명의 사람들 그룹에서 그들의 이름과 나이와 출신 지역을 알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6월 13일 발표된 데이터 덕분에 천문학자들이 '만나게 되는' 별들의 그룹은 5억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가이아가 관찰하는 별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이 정보는 천문학자들이 우리은하를 형성한 사건의 순서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에 대해 브라운은 "실제로 은하 형성의 역사를 푸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은하의 역사는 충돌의 역사  브라운의 설명에 따르면,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가 빅뱅 이후 약 8억 년에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10억 년에서 20억 년 사이의 집중적인 형성 기간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이 형성 기간에 다른 은하들과의 숱한 충돌이 일어났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점차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은하처럼 모양을 갖추어갔다. 즉 2,000억 개의 별을 포함하는 거대한 나선은하로 발전한 것이다. (가이아는 그 중 약 1%만 관측한다.)  이전에 발표된 가이아 데이터에서 연구원들은 초기 충돌의 흔적을 은하계를 통해 파문을 일으키며 별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파동 형태에서 발견했다. 이러한 충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이아 엔셀라두스라는 은하와의 충돌이었다. 그 은하는 약 100억 년 전 두 은하가 충돌했을 당시 우리은하보다 크기가 약 4분의 1밖에 안되었다. 가이아 데이터에 따르면, 충돌은 은하의 원반을 둘러싸고 있는 희박한 별들의 구인 은하의 헤일로를 발생시켰다고 가이아 데이터가 밝혔다.  브라운은 "현재 우리는 이 가이아 엔셀라두스와의 충돌이 우리은하가 겪은 마지막 중요한 은하 합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소 마젤란 은하가 우리은하와 충돌한다 6월 13일 데이터 발표를 기다리는 천문학자 중에는 네덜란드 흐로닝겐 대학 천체물리학 박사후 연구원인 에두아르도 발비노가 있다. 발비노는 그가 은하의 '가장 작은 빌딩 블록'이라고 부르는 작은 규모의 충돌에 관심이 있다. 그것들은 우리은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삼켜버린 구상성단 같은 별들의 고대 그룹이다.  발리노는 "구상성단은 이러한 충돌을 겪은 후 분해되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그들은 해체된 후에도 '별의 흐름'이라고 부르는 일관된 별 그룹으로 계속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별의 흐름은 탐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발비노는 새로운 가이아 데이터가 이 노력의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데이터 세트에 별이 얼마나 빨리 우리에게 접근하는거나 멀어지는지를 나타내는 방사형 속도라는 추가적인 속도 구성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발비노는 강조하면서 "가이아가 이전에 그중 일부를 측정했지만 새 샘플은 그보다 10배 더 커질 것이며, 이전의 어떤 것보다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별들의 움직임에서 천문학자들은 은하계에 병합되는 과정 속에서 움직이는 별들의 그룹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보를 별의 화학적 구성에 대한 데이터와 결합함으로써(다른 은하에서 도착한 별은 뚜렷한 화학적 지문을 가짐) 천문학자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은하의 과거를 엿볼 수 있게 된다.  발리노는 "이는 가이아 데이터로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 중 하나"라고 말하면서 "당신은 유사하게 움직이는 별들의 그룹을 찾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그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구성 요소가 그들을 은하수로 가져왔는지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우리은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수십억 년 동안 우리은하는 아주 평화로웠다. 은하는 별을 쏟아내고 있는 한편으로, 초기의 변화로 인한 여진을 흡수하는 가운데 별들이 일정한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다시 어려워질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다음 은하 충돌의 접근 방식을 관찰하고 있. 즉, 대마젤란 성운과 소마젤란 성운이라고 하는 우리은하의 궤도에 있는 두 왜소은하와의 충돌이다.  마젤란 성운은 지난 수십억 년 동안 우리은하 주위를 도는 궤도에 진입했으며, 이미 우리은하의 중력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두 은하의 과거를 정말 잘 재구성한다면 대-소 마젤란이 우리은하와 합쳐지는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우주를 보다] 암흑에너지 카메라 ‘은하들의 중력 춤’ 잡았다

    [우주를 보다] 암흑에너지 카메라 ‘은하들의 중력 춤’ 잡았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카메라 중 하나가 ‘은하들이 추는 발레’로 묘사되는 먼 은하 2개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국립 광학·적외선 천문학연구실(NOIRLab) 산하 칠레 세로톨로로 범미주 천문대에 있는 빅터 M. 블랑코 4m 망원경의 암흑에너지 카메라가 시계자리 천체에 대한 렌즈 적응 훈련을 시행했다. 해당 천체는 지구로부터 약 60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NGC 1512와 NGC 1510 은하로, 서로의 중력에 얽매여 공전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한 것이다. NGC 1512 은하는 우리은하와 같은 유형의 막대나선은하이며, NCG 1510 은하는 상대 은하에 비해 훨씬 작은 왜소은하로, 타원은하와 나선은하의 중간형인 렌즈형 은하이다. 약 4만 5000광년 거리 떨어져 있는 두 은하는 약 4억 년 동안 서로의 주위를 스쳐 지나는 식으로 돌고 있으며, 서로의 옆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중력의 상호작용으로 모양이 뒤틀리고 있다.은하를 촬영한 암흑에너지 카메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광시야 영상 장비 중 하나로, 지름 4m 반사경과 지름 1m 보정 렌즈(장비에 탑재된 5개의 렌즈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암흑에너지 카메라는 원래 미국 에너지부의 페르미 국립가속기연구소에서 수행한 임무인 암흑에너지 조사를 완료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7개국에서 온 4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2013년에서 2019년 사이에 약 3억 개의 은하를 이미지화한 이 조사에 참여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에너지를 연구했다. 현재 그 임무는 끝났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암흑에너지 카메라를 사용해 NGC 1512와 NGC 1510 은하를 포함한 심우주 은하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우주적인 척도로 보면 빠른 시간에 속하는 약 1~2억 년 후, 두 은하가 추는 중력의 춤이 완료되는 시점에 결국 NGC 1512는 작은 동반자를 집어삼킬 것이다. 그리하여 두 은하가 합쳐진 새로운 합병 은하를 만들어내게 된다. 은하의 진화이다.
  • [아하! 우주] 모든 것을 파괴?…별 탄생에 도움주는 블랙홀 포착

    [아하! 우주] 모든 것을 파괴?…별 탄생에 도움주는 블랙홀 포착

    우주에서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괴물로만 인식되는 블랙홀이 새로운 별의 산파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 드러났다. 최근 미국 몬태나주립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헤니즈(Henize) 2-10 은하' 중심의 블랙홀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헤니즈 은하는 지구에서 약 3000만 광년 떨어진 나침반 자리에 위치한 왜소은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은하들은 그 중심에 태양 질량의 수백만 내지 수십억 배나 되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을 품고 있는데 헤니즈 은하 역시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블랙홀이 파괴가 아닌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보통 블랙홀은 주변에 있는 모든 물질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이는 파괴자로만 인식되지만 사실 별의 탄생과 은하의 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블랙홀로 흡수되는 물질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밖으로 분출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이 블랙홀이 시속 160만㎞의 속도로 물질을 분출하며 그 길이가 500광년에 달하는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분출된 물질의 확산이 약 230광년 떨어진 이웃 별의 형성으로 연결돼 '스타 탄생'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   연구에 참여한 에이미 레인스 박사는 "블랙홀의 물질 분출은 마치 '별 보육원'으로 가는 탯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블랙홀이 별 형성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별의 탄생을 촉발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설명했다. 한편 SF영화의 소재로 간혹 등장하는 블랙홀은 질량이 매우 큰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만들어지며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시공간 영역을 말한다. 특히 블랙홀은 빛 조차도 흡수하기 때문에 직접 관측할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블랙홀이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에서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서 제트(jet)라는 강력한 물질의 흐름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한다.  
  • [우주를 보다] 8000만 광년 나선은하 속 ‘폭발적 별 생성’ 포착

    [우주를 보다] 8000만 광년 나선은하 속 ‘폭발적 별 생성’ 포착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로부터 약 8000만 광년 떨어진 한 은하의 ‘폭발적 별 생성’ 과정을 포착했다. 올해 말 임무 종료를 앞둔 이 관측기기가 다시 한번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 15일 NASA 발표에 따르면, NGC 4666으로 알려진 이 나선은하는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80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별을 빠르게 생성해 ‘폭발적 항성 생성 은하’(starburst galaxy)로 불린다. NASA는 NGC 4666의 폭발적 항성 생성이 인근 은하 NGC 4668과 몇십억 개의 별로 이뤄진 작은 은하인 왜소은하를 포함해 제멋대로 구는 이웃 은하들과의 중력 상호작용 때문으로 보고 있다. NASA는 또 NGC 4666의 폭발적 항성 생성이 초강풍(superwind)으로 불리는 극단적인 형태의 은하 날씨를 유발하는데 이는 은하의 밝은 중심부에서 우주 방향으로 거대한 가스가 이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초강풍은 죽어가는 별의 가스와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만들어내는 바람이다. 지난 10년간 NGC 4666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은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라고 NASA는 지적한다. 2019년 초신성 폭발은 태양의 19배 크기였다고 NASA는 덧붙였다. NASA는 NGC 4666에서 불어오는 초강풍의 양이 엄청나게 커 이미지에는 보이지 않지만 몇만 광년에 걸쳐 퍼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은하는 NGC 4666와 같이 나선은하로 여겨진다. 나선은하는 중심부에서 뻗어나와 바람개비와 같은 나선 구조를 형성하는 팔을 갖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나선은하는 별, 가스, 먼지로 이뤄진 평평하고 회전하는 원반으로 구성돼 있다. 중심에 있는 별들의 무리인 성단은 팽대부로 알려져 있다.한편 허블 망원경은 1990년 4월 발사된 이후 150만 회 이상의 우주 관측을 시행했으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1만8000건 이상의 과학논문이 출판됐다. 이 망원경은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약간 높은 고도 약 540㎞의 지구 저궤도에서 시속 약 2만7300㎞의 속도로 지구를 돈다. 망원경의 이름은 1889년 미주리주에서 태어나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유명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지금까지 30년 넘게 임무를 수행해온 허블 망원경은 오는 12월 18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우주로 발사될 100억달러 규모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 우주는 얼마나 어두울까?…뉴호라이즌스호가 답하다

    우주는 얼마나 어두울까?…뉴호라이즌스호가 답하다

    우주는 얼마나 어두울까? 새 연구에서 우주의 밝기가 측정되었다. 연구자들이 우주의 밝기를 측정하는 데는 명왕성과 카이퍼 벨트를 탐사하고 현재 태양계 외곽으로 날아가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뉴호라이즌스 호의 관측을 이용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제237차 미국 천문학회의 온라인 회의에 발표되었으며, ‘천체물리학 저널‘에 게재되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광-적외선천문연구실(NOIRLab) 소속 과학자 토드 라우어 박사와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의 마크 포스트맨이 이 연구를 이끈 대표 저자로, “우주는 어둡지만 생각한 만큼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고 말했다. 우주는 본질적으로 흑암의 공간이다. 별이 빛나는 공간은 우주에서도 극히 일부로, 지구처럼 밝은 곳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우리은하를 떠나 심우주로 나아간다면, 우리 눈에 우주는 어떻게 보일까? 시골의 어둠 속에서 반딧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큰 은하라 할지라도 광대한 우주 속에서는 작은 반딧불로 보일 뿐이다. 그런 희미한 반딧불이 몇 킬로미터 거리에 하나씩 띄엄띄엄 보이는 캄캄한 망망대해, 그것이 우주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가 완전히 검은 건 아니다. 우주는 셀 수 없이 많은 은하와 별들로부터 나온 희미한 빛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서 사용한 NOIRLab의 과학장비들은 지상 기반의 시설들이지만, 과학자들은 천문학에서 가장 원초적인 질문 '우주는 얼마나 어두운가'의 답을 찾아내기 위해 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함께 활용했다. NOIRLab 과학자인 토드 라우어가 이끄는 천문학자 연구팀은 뉴호라이즌스 과학연구팀과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마크 포스트맨과 공동으로 우주의 밝기를 측정하는 과제에 착수했다. 이것은 결국 우주배경복사로 알려진 우주 전체의 빛(COB·Cosmic Optical Background)이 얼마나 되는가를 측정하는 일이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이후 45만 년 지난 우주에 대해 말해주지만, 우주 전체의 빛(COB)은 그후 생성된 모든 별들이 뿜어낸 빛의 총량을 말한다“고 전제한 포스트맨은 ”그 빛의 총량은 우주에 생성된 은하의 총 갯수와 은하들이 존재한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이 팀 접근 방식의 핵심은 허블 우주망원경이나 지구 또는 내부 태양계 주변에서 작동하는 탐사선에 의존하지 않고, 태양계의 변방을 항행하는 뉴호라이즌스의 망원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2015년에 명왕성을 근접비행한 후 2019년에 카이퍼 벨트 천체인 아로코스를 스쳐간 뉴호라이즌스는 이제 지구에서 70억㎞ 이상 떨어져 있다. 이 거리의 우주공간은 태양계의 빛공해가 비교적 적어 우주 전체의 빛을 측정하기 좋은 영역이다. 우리가 별을 보기 위해 빛공해가 심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근교로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부 태양계는 분해된 소행성과 혜성에서 나온 작은 먼지 입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작은 먼지 입자들에 의해 산란된 햇빛은 먼 우주에서 오는 희미한 배경 빛을 완전히 압도한다. 햇빛은 이 입자들을 반사시켜 지상의 관찰자들도 관찰할 수 있는 황도광(zodiacal light)이라 불리는 빛을 만들어낸다. 허블 망원경이 강력하지만, 여전히 빛공해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측을 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태양계의 변두리 지역에서 뉴호라이즌스는 우주공간의 본원적인 밝기를 측정하고 우주를 채우고 있는 은하의 수를 추정할 수 있었다. 덕분에 허블 망원경이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하늘보다 약 10배 더 어두운 심우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은하수의 별빛과 성간 먼지의 반사와 같은 여러 잡광 요소들을 샅샅이 제거하고 측정 값을 수정했다. 그 같은 작업을 한 후에도 계산서에 약간의 빛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분의 빛의 근원은 불분명하다. 가능성 중 하나는 근처에 탐지되지 않은 왜소은하들이 내는 빛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우리은하를 둘러싸고 있는 별들의 헤일로가 예상보다 밝을 수 있다는 것,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떠돌이 별들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 또는 이론이 제시하는 것보다 더 희미하고 먼 은하계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연구 결과 희미해서 셀 수 없던 은하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한 상한선이 설정됐는데, 그 이전까지는 약 2조 개의 은하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 수가 수천억 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크 포스트맨은 “이것은 우리가 알아야 할 중요한 숫자”라며 “우리는 확실히 2조 개의 은하에서 나오는 빛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딥 필드 관측으로부터 도출된 은하 개수에 대한 초기 추정치는 1000억 개였다. 망원경이 더 발전한다면 이 숫자는 2000억 개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우주의 은하 90%는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허블의 능력을 벗어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뉴호라이즌스 미션의 측정치에 의존했던 이번 연구에서는 훨씬 적은 수의 추정치를 제시했다. 토드 라우어는 “허블 망원경이 볼 수 있는 모든 은하를 두 배로 늘려보라. 그것을 우리가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고 말한다. 우주의 밝기를 만들고 있는 빛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은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웹의 울트라 딥 필드 관측이 이를 탐지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두 은하의 충돌이 빚어낸 아름다운 춤사위

    [우주를 보다] 두 은하의 충돌이 빚어낸 아름다운 춤사위

    허블우주망원경이 은하들이 충돌하는 현장을 잡았다. 이 '우주의 블랙박스'에 잡힌 충돌하는 은하들은 격렬하게 파편들이 튀는 장면이 아니라, 마치 우아한 춤을 추는 듯한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두 은하가 마치 발레리나처럼 서로를 끌어 당기면서 우주 춤을 추고 있는 풍경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허블우주망원경의 은하 충돌 이미지는 두 은하가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물론 이들을 서로 끌어당기는 힘은 상호 중력이다. 과학자들이 'UGC 2369'라고 부르는 이 ‘슬로우 모션 은하 충돌’은 지구로부터 약 4억 24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우주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다. 광년은 초속 30만㎞인 빛이 1년 동안 달리는 거리로, 약 10조㎞에 해당한다. 참고로, 지구-태양 간 거리는 약 1.5억㎞다. 별과 가스, 우주 먼지로 이루어진 두 은하계는 이미 상당히 접근한 상태로, 강한 중력 작용으로 인해 두 은하의 길게 늘어난 물질들이 다리처럼 두 은하를 연결하고 있다. 유럽 우주국(ESA)은 성명에서 이 물질은 두 은하 사이의 ‘축소 분할'(diminishing divide)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ESA는 “다른 은하와의 상호작용은 은하의 역사에서 흔한 사건”이라고 말하면서 “우리은하와 같은 큰 은하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왜소은하들을 합병하기도 하지만, 수십억 년 단위로 볼 때 더 큰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우리은하 미리내는 주변의 거대 은하인 안드로메다와 약 50억 년 후 충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은하의 가장 가까운 이웃 은하로서 약 250만 광년 거리 밖에 있다. 두 은하는 현재 시간당 40만㎞로 접근하는데,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충돌 양상은 정면 충돌이 아니라 스치는 듯한 측면 충돌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두 은하의 별들끼리 충돌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별들 사이의 거리가 너무나 멀기 때문에 두 은하는 별들의 충돌 없이 서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은하 합병으로 인해 우리 태양계가 혼란에 빠질 확률은 아주 낮다. 그러나 그때쯤이면 지구는 달아오르는 태양에 의해 숯덩이가 되어, 두 은하가 지구 하늘에서 몸을 섞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부지런한 천문학자들은 두 은하가 충돌하여 만들어진 새 은하를 위해 '밀코메다'(Malkomeda) 라는 이름을 벌써 지어놓았다. 허블은 거의 30년 동안 우주에서 은하들을 살펴보고 있다. 가장 유명한 은하 이미지 중 일부는 약 138억 년 전 우주를 형성한 빅뱅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유형의 최근 이미지인 '울트라 딥 필드'(Ultra Deep Field)는 2016년에 제작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100억 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한 작은 은하의 흔적 발견

    [아하! 우주] 100억 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한 작은 은하의 흔적 발견

    우리 은하는 여러 위성은하를 거느린 대형 은하로 100억 년이 넘는 긴 역사 동안 여러 은하를 합병하면서 지금처럼 커졌다. 이 사실은 여러 은하를 관측해 얻은 결론이지만, 사실 우리 은하에도 과거 역사를 짐작할 수 있는 증거들이 남아 있다. 스페인 카나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IAC)의 과학자들은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우주망원경 자료를 분석해 100억 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한 왜소은하의 흔적을 발견했다. 가이아 우주망원경은 우리 은하에 있는 수많은 별의 3차원적인 위치, 이동 속도, 이동 방향, 온도, 스펙트럼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최근 공개된 가이아 자료는 무려 10억 개가 넘는 별의 관측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지구에서 6500광년 이내에 있는 오래된 별 100만 개의 구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별들을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가 풍부한 붉은 별과 무거운 원소가 적은 푸른 별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별의 화학적 구성은 어떤 은하에서 형성되었는지에 따라 크게 다르다. 연구팀은 무거운 원소가 적은 푸른 별이 과거 우리 은하에 흡수된 은하의 흔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은하는 가이아-엔켈라두스(Gaia-Enceladus) 혹은 가이아 소시지라고 불리는 은하로 가이아 자료를 통해 최근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주가 지금보다 젊었던 100억 년 전에는 작은 은하가 훨씬 많았다. 우리 은하 같은 대형 은하는 중력에 의해 작은 은하를 하나씩 흡수하면서 성장했다. 태양처럼 상대적으로 젊은 별은 합병 이후에 태어났지만, 100억 살이 넘는 오래된 별 가운데 일부는 이렇게 외부 은하에서 들어온 이민자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은하 합체가 과거뿐 아니라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수십 억 년 후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충돌해 하나의 거대 은하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태양이 100억 살을 맞이할 때가 되면 이 새로운 은하의 일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은하의 별이 같은 은하에서 공존하는 역사는 먼 미래에 다시 되풀이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달콤한 사이언스]태양 100만배 크기의 거대블랙홀 가진 왜소은하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태양 100만배 크기의 거대블랙홀 가진 왜소은하 발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커다란 심장을 가진 작은 은하를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나사는 허블 우주망원경에 장착된 탐사용 고성능카메라(ACS)와 광대역 행성카메라2(WFPC 2)를 이용해 ‘ESO 495-21’라고 명명된 은하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지구에서 1200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나침반(Pyxis)자리에 위치한 ESO 495-21는 3000광년에 불과한 작은 크기의 은하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수의 항성(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대형 블랙홀도 여러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작은 은하에서는 이례적이라고 나사는 밝히고 있다. 나침반자리는 남반구에 위치한 별자리로 한국을 비롯한 북반구에서는 거의 볼 수 없으며 밝기 등급도 3등급 이하여서 육안으로는 거의 볼 수 없다. 보통 별은 은하의 차가운 가스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분자구름에서 형성되는데 이번 관측을 통해 ESO 495-21는 크기는 작지만 일반 은하보다 1000배 가랑 빠르게 별을 만들어 내는 ‘폭발적 별생성 은하’(starburst galaxy)로 밝혀졌다. 특히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ESO 495-21이 빠른 속도로 별을 만들어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초대형 블랙홀을 은하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은하가 클수록 블랙홀의 크기도 커진다. 실제로 우리은하인 은하수의 중심부에 ‘궁수자리*’라는 거대 블랙홀이 있는데 태양 크기의 400만배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그런데 은하수 크기의 3%에 불과한 왜소은하인 ESO 495-21의 중심에 태양보다 100만배 정도 큰 블랙홀이 위치해 있다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하의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기원에 대한 논란을 풀어낼 수 있는 단서가 제공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계에서는 은하계가 먼저 형성되고 중심에 있는 물질들이 블랙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거대 블랙홀이 주변에 별들을 모아 작은 은하를 형성해 발전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사 연구진은 “이번 관측을 통해 은하와 거대 항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되는지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왜소은하의 한 가운데서도 거대 블랙홀이 발견된 것은 은하 생성 과정에서 블랙홀이 먼저 생성됐다는 강력한 징후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우주서 벌어진 은하 뺑소니 사고…스타 탄생의 서막

    [우주를 보다] 우주서 벌어진 은하 뺑소니 사고…스타 탄생의 서막

    우주에서 벌어진 '뺑소니 사고'의 현장이 허블우주망원경에 포착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불규칙 은하인 NGC 4485의 모습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구에서 약 2500만 광년 떨어진 사냥개자리에 위치한 NGC 4485는 사진에서 보듯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푸른 색의 젊은 별과 태어날 별을 품고있는 핑크색의 성운이 돋보이지만 우리은하와 비교하면 다소 볼품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은하라고 하면 우리은하나 안드로메다 은하처럼 크고 멋진 나선 팔을 가진 대형 나선은하를 생각하지만 사실 우주에는 NGC 4485처럼 불규칙한 모습을 가진 왜소은하가 더 많다. 흥미로운 점은 NGC 4485의 아픈 과거다. 오래 전 NGC 4485 인근에는 거대한 막대나선은하인 NGC 4490이 존재했다. 두 은하는 상호중력작용에 의해 계속 가까워졌고 결국 두 은하는 충돌했다. 이 사진에서 NGC 4485의 왼편에 비해 오른편이 불규칙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NGC 4490이 뺑소니를 친 흔적이다. 다만 뺑소니 사고가 사람에게는 파괴와 고통만 남기지만 우주에서는 다르다. 두 은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별이 폭발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곧 우주에서의 은하 충돌은 파괴이자 탄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격렬한 충돌을 마친 두 은하는 서로를 통과하며 빠른 속도로 멀어졌고 현재 둘 간의 거리는 2만 4000광년이다. 사진 속에 NGC 4490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다른 은하서 온 그대…북두칠성 안에 외계은하서 온 별 있다

    [아하! 우주] 다른 은하서 온 그대…북두칠성 안에 외계은하서 온 별 있다

    북두칠성 안에 있는 별 중 하나는 외계 은하에서 온 별인 것으로 밝혀졌다. 별빛을 분광기로 분석하여 스펙트럼을 조사하면 각 별의 화학적 성분을 알려주는 특징적인 암선들이 나타나는 데, 이를 해당 별의 화학적 지문이라 한다. 새 연구는 이를 단서로 북두칠성 안의 한 별이 우리은하가 아닌 외부 은하에 속했던 별임을 밝혀냈다. ​ 이 별의 독특한 화학적 성분은 우리 은하계에 있는 여느 별들과는 다르며, 오히려 가까운 왜소은하에 있는 별들과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새 연구들이 밝히고 있다. 중국과학원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J1124 + 4535라는 이름의 이 괴짜 별은 오래 전 우리은하와 충돌한 왜소은하에서 온 것으로 새 연구에서 제안했다. 그 이론에 따르면, 충돌한 왜소은하가 떨어져 나갔을 때, 이 별이 홀로 좌초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은하의 역사에서 그렇게 흔하진 않지만, 그래도 종종 다른 은하에서 이주한 별들이 유입되는 경우가 끊임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 별은 2015년 세계 최대 규모의 천체 스펙트럼 분광망원경인 중국의 라모스트(LAMOST, Large Sky Area Multi-Object Fiber Spectroscopic Telescope)에 의해 큰곰자리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후 2017년 일본의 스바루 망원경에 의해 고해상도 이미지가 포착됐다고 4월 29일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지에 보고되었다. J1124의 스펙트럼을 판독해본 결과, 마그네슘 같은 금속 원소의 함량은 우리은하의 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희토류 원소인 유로퓸(europium)의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이 별이 우리은하에 비해 별의 생성 속도가 현저히 느린 왜소 은하 출신이라는 점을 뜻한다. 같은 은하에서 생성된 별은 대부분 비슷한 화학적 조성을 지니고 있다. 별의 화학적 조성은 별이 형성된 곳의 우주 먼지와 가스 구름의 성분을 반영한다. 가까운 이웃 별들은 일반적으로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진 만큼 유사한 화학적 성분을 가지게 마련이다. 어떤 별이 한 그룹에서 전혀 다른 조성을 보이면 과학자들은 그 별이 어디서 태어난 것인지 찾게 된다. 이전의 연구들은 오래 전 우리은하가 왜소은하와 충돌하고 흡수함으로써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J1124 + 4535와 같은 금속 원소 비율이 낮은 별은 현재 우리은하를 돌고 있는 왜소은하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보고했다.이 연구에 따르면, J1124 + 4535에 대한 화학적 분석은 수십억 년 전 우리은하를 형성한 은하 합병에 대한 ‘가장 명확한 화학적 증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은하의 격동의 역사를 암시하는 유일한 우주적 증거는 아니다.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는 약 100억년 전 소시지 모양의 왜소 은하와 충돌한 결과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수십억 개의 별이 유입되어 우리은하의 중심을 부풀게 만들었다. 그 중 어떤 별들은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에 속한다. 우리은하의 미래에는 훨씬 격동적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은하는 현재 대마젤란 은하와 충돌하는 코스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20억 년 안에는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충돌 다음에는 20~30억년 후 안드로메다 은하와의 충돌이 또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때까지 지구 행성에 인류가 생존해 있지는 않겠지만, 만약 인간이 있다면 지구 하늘전체를 가리며 두 은하가 충돌하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를 보다] 보석같은 별 속에 숨은 은하…130억년 된 왜소은하 발견

    우주 생성의 비밀을 간직한 마치 보물처럼 숨어있던 작은 은하가 새롭게 발견됐다. 최근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연구소(INAF) 등 국제천문학 연구팀은 약 3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왜소구형은하 '베딘 1'(Bedin 1)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 베딘 1은 폭이 3000광년 정도로 추정될 만큼 매우 작고 희미한 은하다. 우리은하의 지름이 10만 광년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러나 베딘 1은 놀랍게도 대략 130억 년의 나이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돼 140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와 견줄만 하다.흥미로운 사실은 베딘 1의 발견 과정이다. 당초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구상성단 NGC 6752 속에 존재하는 백색왜성(white dwarf)들을 연구 중이었다. 그러나 관측 과정에서 한쪽 귀퉁이에 빽빽하게 모여있는 작은 별들의 모습이 파악됐다. 이 별들의 밝기와 온도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은하가 NGC 6752에 속한 것이 아닌 3000만 광년이라는 훨씬 더 먼 곳에 위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구 밤하늘에서 세번째로 밝게 빛나는 구상성단(球狀星團·별들이 마치 공처럼 둥글게 모여있는 성단)인 NGC 6752는 1만3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연구팀은 "베딘 1은 우주의 나이에 근접해 살아있는 화석이라해도 무리는 아니다"면서 "다른 은하들과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왜소구형은하는 우주에 드물지 않지만 극도로 고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에 우주 폭풍 직격…“암흑물질 검출할 좋은 기회”

    지구에 우주 폭풍 직격…“암흑물질 검출할 좋은 기회”

    우주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볼 수 없는 암흑물질을 검출할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가 현재 암흑물질로 구성된 우주 폭풍에 직격탄을 맞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페인 사라고사대 시아란 오헤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태양계 근처로 일부 별들이 막대한 양의 암흑물질을 몰고 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럽우주국(ESA)의 위성 가이아가 지난 4월 발표한 태양계를 둘러싼 우리 은하 속 항성 20억 개의 위치와 궤도 정보 자료에서 나온 것. 연구팀은 이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일부 항성의 특이한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연대나 성분이 비슷해 이른바 ‘S1 스트림’으로 명명된 약 3만 개의 항성들 중 약 100개가 다른 일반적인 항성들과 달리 역방향으로 태양계 근처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속도로에서 일부 차량이 역주행을 하는 상황과 비슷하지만, 이들 항성은 다행히 태양계와 거리가 있어 충돌할 걱정은 없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역주행 중인 이들 항성은 수천 광년 거리로 펄쳐져 있고 수백만 년 동안에 걸쳐 태양계 근처를 통과할 것이다. S1 스트림은 10억 년 전 은하계와 충돌한 왜소은하의 일부 잔해로 생각된다. 왜소은하는 우리 은하 질량의 1% 미만으로 그 수가 작지만, 많은 암흑물질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졌다. 연구에 따르면, S1 스트림이 수반하는 암흑물질은 일반적인 암흑물질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지구를 관통한다. S1 스트림의 암흑물질은 초속 약 550㎞의 속도로 태양계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암흑물질이 태양계를 관통하고 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암흑물질은 확산성이 매우 높아 태양계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흑물질이 고속으로 지구를 통과하면 이를 관찰할 좋은 기회가 될 뿐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회(APS)가 발간하는 학술지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 최신호(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해가 진 뒤 밤이 조용히 찾아온다. 인적은 없고 매미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고개 들어 까맣디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빛나는 큰 별, 그리고 그 옆에 반짝반짝 작은 별. 우리가 보는 별은 ‘물체’가 아닌, ‘빛’이다. 빛이 빠르다는 사실은 학교에서 배웠다. 우주는 아주 넓다. 빛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밤하늘 건너 우리에게 온 저 별의 빛은 결국 아주 오래전 것이란 이야기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이 우주는 얼마나 크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따라 우주를 다룬 신간 3권을 펼쳐본다. ◆빛 분석해 우주 지도 그린다-매일 밤 우리가 보는 수천 개의 별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우주 안에는 모양·크기·나이가 제각각인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다. 은하마다 또 수천억 개의 별을 저마다 거느린다. 우리 지구는 이런 은하들이 각기 방출하고 흡수한 뒤 결합한 빛을 온몸으로 받는다. 이 빛을 연구한다면 우리는 우리 은하와 외부 은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또 우주의 구성 성분도 밝혀낼 수 있다. ‘우주의 지도를 그리다’(글항아리 사이언스) 저자 제임스 기치는 관측 천문학자로, 우주를 더 깊이, 더 멀리,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매일 빛을 모은다. 광자 가운데 일부를 포착하고 분석해 그것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방출되었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의 존재를 최초로 입증했던 100년 전 ‘나선성운들’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은하가 어떻게 형성·진화했는지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은하에서 극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성질과 진화 방식에 관한 최신 관측 자료는 물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관측 천문학 연구 분야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한다. 나아가 우주에 대한 ‘세계 모형(world model)’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108장에 이르는 컬러 도판이 우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몰랐던 우주물리학 쉽고 재밌게-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그런데 왜 우주는 텅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일까. 그리고 우주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우주에 관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뿐이다. 우주는 인류의 직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우주를 ‘코스모스 오디세이’(사회평론) 저자 호르헤 챔과 대니얼 화이트슨이 우주물리학으로 풀어낸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강입자 충돌기(LHC)처럼 많이 들어봤지만 알지 못하는 개념에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쿼크와 반물질 등 우리가 밝혀내야 할 미지의 존재까지 드넓은 우주의 세계로 안내한다. 호르헤 챔은 앞서 스탠퍼드 대학원 재학 시절, 대학원생의 고달픈 삶과 이공계의 현실을 그린 ‘PHD COMICS’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저자는 우주물리학의 개념과 원리를 일러스트와 적절한 설명으로 알려준다. 예컨대 ‘질량’이 무엇인지에 관해 ‘질량이란 그 안에 있는 물질의 양이 아니라 입자에 붙여진 신비한 양자 이름표’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삽화는 이해를 돕고 책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반물질,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 중력과 공간, 그리고 시간과 차원 등을 비롯해 빅뱅과 우주 너머까지, 우주물리학을 재밌게 즐겨보자. ◆우주 바라보고 인간을 돌아보다-천체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다. 버지니아대 천체물리학 교수 트린 주안 투안이 북반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았다. 청색 밀집 왜소은하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밤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저자는 땅거미에서 새벽녘까지 은하를 분석하고, 우주의 기원을 발견하려고 수십억 년을 거슬러 올라가고, 흑색물질의 수수께끼를 조사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덧없음, 인간 존재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을 겪었다. 그에게 밤이란 포탄소리가 울리는, 언제 어디서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험한 시간이었다. 이후 스위스의 로잔으로 유학을 떠난 저자는 밤중에 유탄이 날아들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안심하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은 밤에 관한 이런 생각을 저자는 다양한 문학·예술작품과 함께 녹였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밤에 드리는 시’를 비롯해 고흐, 샤갈, 피카소, 뭉크, 르네 마그리트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밤을 돌아본다. 사랑과 두려움, 신비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해발 4207m의 천문대 연구 과정과 결과, 그곳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명화와 글이 잘 어울린다. ‘과학과 아름다운 예술의 조화’라는 찬사 속에 프랑스 천문학회가 뽑은 ‘2018년 올해의 천문학 도서’로 선정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팽대부는 ‘은하충돌’로 생겨났다

    -100억년 전 '소시지 은하'와 충돌 약 100억 년 전 소시지 모양의 은하가 우리은하와 충돌하는 바람에 우리은하의 모양을 크게 바꾸어놓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국제 천문학 연구팀이 유럽 ​​우주국(ESA)의 가이아(Gaia) 위성 자료를 연구 분석한 결과, 약 80억~100억 년 전 우리은하의위성은하인 한 왜소은하가 우리은하로 쏟아져들어왔으며, '가이아 소시지'로 불리는 이 은하와의 장엄한 충돌로 인해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와 외곽을 둘러싼 별들의 헤일로(halo)가 형성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인 바실리 벨로쿠로프는 "이 충돌은 왜소은하를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충돌 후 소시지 은하의 별들은 소시지처럼 생긴 길고 좁은 방사형 궤도를 따라 움직였으며, 여기서 '소시지 은하'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별들이 궤도를 도는 소시지 모양의 경로는 우리은하의 중심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 충돌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실마리를 연구자들에게 주었다고 밝히는 벨로쿠로프 박사는 "왜소은하가 심한 편심 궤도를 타고들어와서 우리은하 안에 영원히 갇혀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은하의 형태를 완전히 '개혁'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한국의 명규철 박사도 포함되어 있는 벨로쿠로프 연구진은 이 충돌로 인해 빚어진 세 가지 주요 효과를 예측하고 있는데, 첫째 충돌이 우리은하의 디스크를 부풀어오르게 했으며, 심지어 잠재적으로 완전히 파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디스크는 어느 정도 원상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충돌로 인한 파편이 은하 중심을 '팽창'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현재의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를 만들었을 것이다. 셋째, 이 충돌에 따른 별과 파편의 산란은 우리은하 주위를 둘러싼 '별의 헤일로'를 만든 것으로 본다. 소시지 은하와의 충돌이 은하충돌의 유일한 사례는 아니지만, 그것은 우리은하과 충돌한 가장 큰 왜소은하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약 40억 년 뒤에 있을 것으로 보는 안드로메다 은하와의 충돌에 비금가는 은하충돌을 이미 우리은하는 경험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발견은 이달 초 영국 왕립 천문학회의 '월간 정보지',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 등에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고해상도 이웃 은하

    [우주를 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고해상도 이웃 은하

    우리 은하에서 가까운 이웃 은하들의 모습을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미지가 공개됐다.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7일(현지시간) 천문학자들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이웃 은하들을 관측해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자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새로운 적외선 관측 자료를 기존 자료와 결합해 무수히 많은 별이 만들어지고 있는 나선은하와 왜소은하 등 이웃 은하 50개의 이미지를 제작했다. ‘레거스’(LEGUS·Legacy ExtraGalactic UV Survey)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각 은하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성단과 항성 목록까지 포함돼 있다. 이번 조사연구를 이끈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의 다니엘라 칼제티 교수는 “지금까지 자외선 관측 자료를 포함한 성단과 항성 목록이 작성된 적은 없다”면서 “자외선은 천문학자들이 항성의 나이는 물론 형성 방법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뜨겁고 어린 별 집단을 추적하는 주요 인자”라고 설명했다. 성단 목록에는 100만 년부터 5억 년까지 약 8000개의 젊은 성단이 포함됐다. 이런 ‘항성 군집’(별들이 모여있는 것)은 우리 은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성단보다 10배 더 크다. 또 항성 목록에는 우리 태양보다 최소 5배 더 큰 항성이 3900만 개가 있다. 가시광선 자료에는 100만 년에서 몇십억 년 사이에 있는 별들이 있고, 자외선 자료에는 100만 년에서 1억 년 사이에 있는 가장 어린 별들이 있다. 이같은 허블의 관측 자료는 이웃 은하들을 분석하기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준다.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엘레나 새비 박사는 “우리는 다른 천문학자들에게도 항성과 성단 목록 자료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컴퓨터 모델을 제공한다”면서 “예들 들면 연구자들은 하나의 특정 은하나 일련의 은하에서 별들이 형성되는 방법을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생명체의 징후 찾아냈다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생명체의 징후 찾아냈다

    지구를 품고 있는 우리은하 바깥쪽에서 처음으로 생명탄생의 필수요소인 유기분자가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버지니아대, 국립전파천문관측소, 일본 오사카부립대, 일본 국립천문대, 영국 킬대, 독일 하이델베르그대,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쾰른대 공동연구팀은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 바깥쪽에 있는 왜소 은하(dwarf galaxy)에서 거대 유기분자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1월 30일자에 실렸다. 왜소 은하는 수십억 개의 별로 구성된 작은 은하로 2000억~4000억개의 별로 이뤄진 우리은하나 안드로메다은하 같은 거대은하보다 질량과 크기가 훨씬 작은 은하를 말한다. 이들 왜소은하에서는 별들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화학적 구성이 원시적일 뿐만 아니라 유기물질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탄소나 산소 분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우리은하 바깥에서 생명 탄생의 기본 요소인 유기분자는 발견된 적이 없다. 연구팀은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파망원경 ‘알마’(ALMA)를 이용해 지구에서 16만 광년 떨어져 있는 거대 마젤란 성운에서 유기분자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성운 내 왜소 은하에서 다이메틸 에테르(CH3OCH3)과 포름산 메틸(CH3OCHO)라는 유기물질의 흔적을 발견했다. 마르타 세위로 NASA 박사는 “이번 발견의 의미는 생명의 기본적인 화학 구성요소인 유기물질이 지구가 있는 우리은하가 생성되기 훨씬 전에 만들어진 우주에서 이미 먼저 형성됐다는 것”이라며 “우주의 탄생과 성장을 화학적 차원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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