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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강산 서울시의원 “만 18세 학생 유권자 투표권 행사 독려해야”

    박강산 서울시의원 “만 18세 학생 유권자 투표권 행사 독려해야”

    서울시의회 박강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다가오는 6월 3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만 18세 학생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2007년 6월 5일 이전에 태어나 현재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만 18세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고 그 수는 19만 2439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이에 박 의원은 “작년 비상계엄 선포부터 올해 탄핵 선고 생중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교실은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학습장이었다”며 “18세 학생 유권자들이 역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한국 민주주의의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생생히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한 청소년용 선거교육 책자가 교실 현장에 배포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고,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교육자료와 관련하여 각급 학교에 공문을 발송하여 홍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박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은 18세 유권자들이 민주주의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미꽃 필 무렵, 대한민국 학생 유권자들이 역사 교과서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직접 완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전반기에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학생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청소년자율예산의 편성을 명시한 청소년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제정하는 등 청소년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 장미대선 앞두고 ‘출판 정치’ 가열

    장미대선 앞두고 ‘출판 정치’ 가열

    6·3 대선에 도전하는 대선 주자들의 ‘출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여의도식 출판 정치’가 반복되는 건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담을 수 있다는 책의 효용성과 함께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경제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짧은 문장과 영상을 선호하는 소셜미디어(SNS) 시대에도 책을 내는 이유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15일 ‘결국 국민이 합니다’라는 책을 정식 출간한다. 8년 만에 출간한 단독 저서다. 책에는 이 전 대표의 인생과 정치 철학, 내란을 진압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겼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의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파면 선고에 이르기까지 그간 이 전 대표의 소회가 실렸다.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동연 경기지사 등 주요 주자들도 책을 잇달아 출간했다. 정치인에게 책은 단순 기록을 넘어 정치 행보와 연결된다. 향후의 정치적 행보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다시 성장이다’ 책 출간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려서 조기 대선 행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비교적 쉽게 유권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8대 대선 직전 ‘사람이 먼저다’를 출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을 앞두고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선보였다. 미디어 노출을 극대화하며 정치적 존재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전 대표의 경우 그가 쓴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출간 즉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출판기념회는 우회적으로 후원금을 얻는 수단으로도 활용됐는데 올해는 조기 대선이 열리면서 출판 행사를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출판기념회 개최가 제한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신간을 내면 북콘서트 등으로 책과 함께 후보도 알릴 수 있는데 이번엔 기간이 짧아 출판기념회를 할 수 없게 돼 (후보들로선) 손해”라면서도 “대선 주자 간 출판 경쟁이 벌어지면서 예전에 비해서도 책을 더 많이 내는 것 같다”고 했다.
  • 장미대선 ‘플랜B’ 꺼낸 與잠룡들

    장미대선 ‘플랜B’ 꺼낸 與잠룡들

    안철수 “갈등 끝내야” 출마 선언홍준표 “탄핵 반대지만 대선 준비” 국민의힘 차기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탄핵 인용 및 조기 대선 시나리오, 이른바 ‘플랜B’에 대한 공개 언급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 변론이 25일로 확정되고 ‘5월 장미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그간 암중모색하던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차기 주자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 표결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그는 ‘오늘 회견을 대선 출마 선언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 생각하시는 대로 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라며 합리적·도덕적 정치 복원 방안으로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동시에 축소하는 개헌론을 꺼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플랜B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박근혜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을 준비 없이 두 달 만에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던진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 “상속세 개편은 ‘서울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현실과 자산 축적 구조 변화를 반영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던진 정책 이슈를 조목조목 따지며 ‘오세훈 vs 이재명’ 구도를 선점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6일 저서 출간 이후 복귀가 예상된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간을 침해하지 말라”며 비판 메시지를 냈다. 그러자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니 배가 아프든가 아니면 겁이 난다고 하시는 게 차라리 솔직하지 않을까”라고 맞받았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중도보수 정당론에 대해 “이 대표가 진짜 노리는 것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덮어 보려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신종사기’에 국민들이 속지 않도록 보수는 중원경쟁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핵심판 최후 변론 이후 헌법재판소가 다음달쯤 만약 인용 결정을 하면 여야는 바로 대선 경선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과 조기 대선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 인용 시 본선까지 최대 60일밖에 시간이 없어 대선 주자들로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인 데다 정당 지지율도 중도층 이탈 폭이 커지며 조기 대선 시 여당에는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된다. 최근 여론조사(한국갤럽, 18~20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22%)의 중도층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42%)에 20%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갤럽의 전주 조사에선 국민의힘 32%, 민주당 37%였는데 일주일 사이에 격차가 5% 포인트에서 20% 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표에 대해선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은 늘 수도권과 청년, 중도 중심의 방향으로 중도층을 향해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또는 기각과 관련해선 “아직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 吳시장, 조기대선 출마 시사…“난 선거 본격화하면 지지율 올랐다”

    吳시장, 조기대선 출마 시사…“난 선거 본격화하면 지지율 올랐다”

    방송 출연서 정치 현안 입장 밝혀“영남 전략적 선택 시작돼”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탄핵 국면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사실상 출마를 준비중임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방영된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조기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현직 시장으로서 너무 일찍 입장 밝히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탄핵 심판 결론 후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의사가 100%인 것 같다”는 등 자신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패널들의 평가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이날 일부 패널은 중도 확장성이 있는 오 시장이 본선 경쟁력은 높지만, 당내 경선은 약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오 시장은 “생각이 많이 다르다”며 “지난번 이준석 당대표 선출 당시 TK와 PK에서 전략적 선택이 있었는데, 우리 당도 영남에서 전략적 선택이 시작됐다”며 말했다. 또 과거 선거를 예로 들며 “막상 선거가 본격화하면 제 지지율은 3, 4위에서 갑자기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조기 대선 시기에 대해 현재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탄핵 심판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길어질 가능성 있다는 전제하에 준비해야 한다”며 “많은 분이 ‘벚꽃대선’을 이야기하는데 ‘장미대선’(5∼6월) 혹은 그보다 더 늦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또 개헌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대선 전에는 개헌이 힘들지만, 우리 당 후보들은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출마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서울광장]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지도자는

    [서울광장]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지도자는

    내일이면 2025년 새해 첫날이다. 돌아보니 2024년처럼 다사다난한 해가 또 있었던가. 지난 10월 작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나라 전체의 축제 분위기도 잠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와 6시간 만의 해제, 이어진 윤 대통령 탄핵소추로 나라가 순식간에 가라앉아 버렸다. 게다가 국정 공백 속 그제 무안 제주항공 참사는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45년 만의 계엄 선포로 인한 국격 추락은 수십년간 지켜온 K민주주의와 K콘텐츠의 위상을 하루아침에 뭉개 버렸다. ‘눈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걸까. 국민은 아직도 그날 밤의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뉴스를 계속 본다. 이제 와서 계엄과 탄핵 과정을 복기하는 것은 머리만 아플 뿐이다. 그러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이다. 당연히 가장 큰 책임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계엄 선포라는 월권을 휘두른 윤 대통령에게 있다. 무엇보다 복기하기 싫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취임 후 ‘언론 길들이기’에 주력한 윤 대통령은 계엄사를 통한 언론 탄압까지 도모했다. 그날 밤 많은 언론인들이 회사로 집결해 사무실을 지켰다. 최근 언론인 모임에서 한 선배는 ‘내가 붙잡혀 조사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탄핵안 통과 전후 사과 한마디 없이 ‘마이 웨이’를 외친 윤 대통령은 국민의 퇴진 요구에 ‘탄핵이 낫다’더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전형적인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그럴수록 ‘위헌 계엄’ 심판의 속도는 빨라지고 형벌은 무거워질 것이다. 다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 고위급 인사들이다.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한 김 전 장관과 그의 충암고, 육사 후배들의 ‘햄버거집 모의’까지 계엄 전후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충격은 커지고 있다. 그날 밤 용감한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결국 ‘피’를 보고야 말았을 것인가. 146일 만에 퇴장한 한동훈 전 대표가 이끈 집권 여당의 책임도 매우 무겁다. 계엄을 가까스로 해제했으나 윤 대통령 1차 탄핵 표결에 전체 108명 중 3명만 참여해 부결시켰다. 2차 표결에서도 12명만 찬성해 ‘계엄 옹호·탄핵 반대’ 정당으로 전락했다. 반성은 할 줄 모르면서 민심에 어깃장을 놓는 권성동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윤상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게 다수 여론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절반 이상(52.6%)은 국민의힘을 여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은 24%로 더불어민주당의 절반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로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이어 대행을 맡게 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내각은 계엄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도대체 무엇을 했나. 장관들 일부가 뒤늦게 “계엄 회의인지 몰랐다”, “우려를 표했다”고 변명했으나 계엄을 막아 내지 못했으니 ‘역사의 죄인’일 수밖에 없다. 2년 9개월여 전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후회만 하지는 말자. 트라우마만 커질 뿐이다. 윤 대통령부터 군, 여당, 내각까지 책임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은 시간문제다. 새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은 새 술(혁신과 변화)과 새 부대(새 제도와 시스템)를 누릴 자격이 있다. 다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 제대로 운영할 새 리더가 절실하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벛꽃대선’이니 ‘장미대선’이니 하며 수싸움을 하고 있다. 당권과 대권에 정신 팔린 정치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소통하고 협치할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이참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막을 개헌도 추진하자. 낡은 ‘87헌법체제’에 종언을 고하자. 최근 갤럽 조사에서 51%가 ‘현행 대통령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환골탈태해야 한다. 민생 회복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미경 논설위원
  • 노무현 63일·박근혜 91일…尹탄핵, 이제 헌재의 시간

    노무현 63일·박근혜 91일…尹탄핵, 이제 헌재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가 14일 오후 4시쯤부터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의 운명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탄핵소추 의결서가 헌재에 송달되는 대로 윤 대통령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되고 헌재의 심판 절차가 시작된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탄핵 인용이나 기각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앞서 두 차례 있었던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은 모두 100일 이내에 결론에 닿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안 의결 및 심판 청구부터 선고까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까지 92일이 소요됐다. 다만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3명이 공석이어서 예상보다 헌재의 심판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법을 보면 탄핵 결정을 인용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해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헌재는 지난 10월 퇴임한 국회 몫 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 절차가 지연되면서 현재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0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가 6인 체제가 되더라도 심리를 진행 중인 사건은 계속 심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결정’도 가능한지를 두고 법조계의 판단은 엇갈린다. 벚꽃대선? 장미대선? 탄핵심판 속도에 달렸다국민의힘, 헌재법 51조 근거 재판중단 관측도국회 몫 헌재판관 3인 공석…민주, 충원 속도 이에 따라 민주당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 몫 헌법재판관 충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재판관 3명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하고 국회의장에게 이를 알렸다. 민주당은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국민의힘은 조한창 변호사를 각각 추천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달 하순 여야가 추천한 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마친 뒤 연내 임명동의안을 표결할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임명 절차가 길어지면 야당 추천 재판관 후보 2명을 단독 선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재적 의원 절반인 150명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선출안은 통과돼 야당 단독 선출도 가능하다. 9명이 모두 채워지면 헌재의 구성은 ‘중도 보수 4명, 진보 2명’에서 ‘중도 보수 5명, 진보 4명’ 체제로 개편된다. 헌재가 9인 체제를 완성해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헌재법 제51조를 근거로 탄핵심판이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이 ‘탄핵과 같은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재법 51조를 근거로 재판 지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손준성 검사장의 경우 형사 재판 2심 결과까지 나왔지만 같은 이유로 현재 탄핵 심판은 멈춰 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심판은 헌재가 중단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다는 게 중론이다. 손 검사장과 달리 대통령직은 권한대행 체제가 길어질 경우 국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법률 위반을 다투는 형사소송과 달리 헌법재판은 헌법 위반을 다투는 것이라며 별개로 진행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헌재 심리가 빨리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4월 ‘벚꽃 대선’이 가능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의 명확성과 대통령 몫 헌재 재판관 퇴임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6월 안에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만약 헌재 심리가 늦어지면 내년 여름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탄핵안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에도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기관의 내란 혐의 수사 절차는 계속된다.
  • “정권 바뀌니 기업 투자? 정부에 ‘고구마 줄기’ 과제 안긴 것”

    “정권 바뀌니 기업 투자? 정부에 ‘고구마 줄기’ 과제 안긴 것”

    최근 주요 대기업 그룹들이 ‘역대급’ 투자·채용 계획을 쏟아낸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새 정부를 위한 선물’보다는 ‘고구마 줄기’ 규제개혁 촉구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민간 주도 성장’ 기조를 수차례 강조하며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 혁파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자 기업이 전례 없는 대형 투자 발표를 통해 정부와 여당에 ‘실행 독려’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다.2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기업의 투자 발표는 대부분 그 시기를 윤 정권 임기에 맞춘 5년으로 잡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기업들은 역대 정권별로 출범 초기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며 새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뒷받침해왔지만 1년 단위 계획이 대부분이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기업들이 앞다퉈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업이 보수정권에서만 돈을 푼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2003년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상근부회장단 회의를 열고 14대 대기업이 1년간 총 25조 9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내놨다. 경제단체들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정부도 최소 5조원 이상의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8년 4월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기업의 투자 보따리가 풀렸다. 당시 삼성 27조 8000억원 투자·2만 500명 채용, 현대차 11조 투자·4300명 채용 등 1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그해 30대 그룹이 밝힌 총 투자 규모는 95조 6300억원이었고, 이는 모두 1년간 투자할 액수였다. ‘창조경제’를 국가 성장 전략으로 앞세웠던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3년 9월 경제5단체가 10대 그룹의 37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업들은 재계 맏형격인 전경련을 중심으로 매 정권마다 투자·채용 계획을 정부 출범 첫해 선물처럼 안겼지만, 이런 흐름은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 따른 ‘장미대선’으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끊겼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경련이 재계 서열별로 끊어 투자 계획을 정리해 발표하는 형식이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전경련과 거리두기로 개별 기업들이 각자 상황에 맞춰 공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재계는 최근 11개 그룹이 총 1060조 6000억 투자·28만 7000명 채용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 숫자보다는 기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 450조원, SK 247조원 등 그룹별로 최대 규모 투자 계획을 잡았지만 모두 그간 1년 단위가 아닌 5개년 계획으로 잡았기 때문에 당연히 규모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천문학적 단위의 액수보다는 왜 갑자기 기업들이 정권 임기와 같은 5년 단위 계획을 잡았는지 그 배경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자리 만드는 기업인은 업고 다니겠다는 대통령에 기업들이 ‘통 큰 선물’을 내왔다는 해석도 있지만, 기업의 속사정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것”이라면서 “자기 정치기반이 없는 대통령으로서는 경기 회복과 고용창출이라는 가시적인 실적이 시급하고, 미·중·일·대만 등 경쟁 기업에 위협받는 국내 기업은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있는 국내 규제부터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화답에 정부가 마냥 반길 수만은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이 밝힌 투자와 채용을 현실화하려면 산재한 경영 규제를 풀어야 하고, 야당과의 협치라는 정치적 과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미대선 선거일 아닌 ‘선거주’…장기화된 분열 국정 발목 우려

    미대선 선거일 아닌 ‘선거주’…장기화된 분열 국정 발목 우려

    미국 대선이 끝나고 이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나오지 못했다. 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지지자들에게 우편투표를 분류하는 개표소 외부에서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주 단위의 대규모 우편투표를 처음 실시한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에서는 양측의 시위대가 충돌하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법정 소송은 결과가 나오는데 더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선거일이 아니라 ‘선거주(election week)’라고 불러야 한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꼬집는다.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누가 당선돼도 미국이 장기간 첨예하게 분열되는 것은 국정 수행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선시 하는 이슈와 관련해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물론 같은 지역에서 투표한 유권자마다 다르다. 인종과 교육, 사는 지역에 따라 투표 성향이 분열되고 선거의 완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그 대표적이다. 역사학자인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의 대통령학 연구소장은 “내전 기간을 제외하면 미국이 이렇게 분열된 위험한 시기에 살았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2000년 대선에서 대법원이 개입해 조지 W. 부시의 손을 들어주자 민주당 후보 앨 고어는 즉시 승복했다. 페리는 “이런 결과가 나오려면 올바른 지도자와 제대로 된 추종자들이 필요하지만 양쪽에서 그런 추종자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극심한 분열상은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위협이 된다. 매일의 코로나19 감염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경제회복은 힘들어지고, 많은 미국인은 인종적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시해야 하는 이슈와 관련해 트럼프와 바이든 투표자들은 완전히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투표자들은 경제에 타격을 주더라도 연방정부가 먼저 나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트럼프 투표자들은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법을 선호한다. 트럼프 투표자 절반은 경제와 일자리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하지만 바이든 투표자들은 겨우 10%만이 경제를 중요하게 본다. 인종과 정의 문제에서도 바이든 투표자들은 인종차별주의가 미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공통적으로 말한다. 반면 백인이 압도적인 트럼프 투표자의 극소수만이 인종차별주의를 심각하게 본다. 바이든은 이런 차이에 다리를 놓겠다고 강조햇다. 그는 국가단합과 미국인의 ‘영혼’에 호소했다. 트럼프는 유권자 수호자로 자신을 설명했다. 바이든은 대도시와 교외 유권자 특히 여성에 의존한다. 대학 교육과 유색인종이 많다. 반면 트럼프는 백인을 물론 시골에서 새로운 지지층을 발견했다. 공화당에 기운 지역은 더욱 공화당, 민주당 지역은 민주당 표가 많았다. 민주당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에 찍었던 곳에서 70%, 공화당은 트럼프가 그해 승리한 지역에서 56% 표를 더 확장했다. 트럼프는 시골지역인 미주리주 뷰캐넌 카운티에서 96%의 몰표를 받았다. 이런 양극화는 워싱턴에서 협력의 문화가 급격히 잠식될 것으로 우려한다. 주드 그레그 전 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은 “의회 지도자들이 다른 당과 협력할 인센티브가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되면 오바마케어를 되살리는 대신 공화당 이슈인 증세 반대 등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우편투표 사후 ‘수정’ 허용한 경합주…소송 대상이 된 1만 6000표

    우편투표 사후 ‘수정’ 허용한 경합주…소송 대상이 된 1만 6000표

    미대선의 초박빙 승부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 캐롤라이나 그리고 네바다 주는 우편투표를 실시한 다음 사후 ‘수정’을 허용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유권자가 우편투표를 실시한 후 사후 수정된 우편투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소송의 대상이 됐다. 우편으로 실시한 부재자 투표에서 서명 불일치나 목격자 서명 누락 등이 있으면 이들 주는 이런 표들이 무효표로 버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정한 형태의 수정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는 18개 주가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편 투표 사후 정정은 올해 대선에서 새로 마련된 제도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측은 사후에 유권자들에게 투표 정정을 허용하는 한 카운티에 대해 법원의 개입, 즉 소송을 시도하고 있다. 공화당 측은 소장에서 선거 전날 사전 개표 과정에서 정정된 1만 6000건의 부적격 우편투표를 폐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에는 1만 6000여표가 정정됐고, 몽고메리 카운티에서는 49표가 수정됐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초접전의 혼전 양상을 보이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이같은 우편투표가 개표 과정에서 수정됐고, 법원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주 전체의 향배를 결정할 수도 있다. 법원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우편투표에서 유리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 애리조나에서는 우편으로 도착한 반송 투표용지에서 서명이 누락된 것이 발견되면 카운티 선관위 직원들이 그 표의 유권자에게 우편,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정정할 것인지를 묻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수정 과정도 선거당일 오후 7시 이전까지 이뤄져야 한다. 조지아주, 네바다주, 노스캘롤라이나 주에서도 이같이 사후에 우편투표를 정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선거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에 대해서는 목격자 서명이 없으면 접수하지 않고, 새로운 투표용지도 발급되지 않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미대선 “쩐의 대결”… 모금왕은 바이든이냐 이방카냐

    미대선 “쩐의 대결”… 모금왕은 바이든이냐 이방카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자신에게 10만 달러(1억 10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8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74)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39)는 단 하나의 행사에서 450만 달러(51억원))를 모금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나라가 넓고, 거느린 스태프가 많은 미국 대선은 “쩐의 대결”로 불린다. 바이든 기부자 상당수는 그가 부통령으로 참여했던 오마마 행정부 관료들에서부터 할리우드 제작자,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개인별로 얼마를 기부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바이든이 투표를 불과 수일 앞두고 고액 기부자를 전격 공개한 것은 모금에서 트럼프를 앞선다는 것을 보유주고자 한 것이라고 CNN이 전했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이 좌파로 기울고, 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유권자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의도이다. 바이든은 선거기간 2년간 10억달러(1조 1000억 원)를 모금하는 첫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고액 기부자가 많은 것은 바이든이 자신을 “중산층 조”라며 일하는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라는 이미지와는 어긋날 수 있다고 인터넷 매체 복스가 지적했다. 바이든 측은 기부액에 따라 6단계의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5만 달러 이상 기부자에겐 ‘보호자’를, 최고액 기부 등급인 250만 달러(28억 3000만달러) 이상 기부자에 대해서는 황금색 바탕에 ‘조 2020’이라고 새겨진 ‘바이든 승리 파트너’라는 배지를 준다.대선 자금이 쪼들리는 트럼프 캠프에서는 ‘비밀 병기’ 이방카의 모금이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방카는 지난달 마지막주 캘리포니아 행사 3개, 디트로이트 행사 1개 등 4개 행사에서 1300만 달러(147억 4000만원)를 수혈해 캠프에 전달했다고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이방카는 8월 이후 32개 행사에서 3500만 달러(397억원)를 모았다. 특히 한 행사에서 450만 달러를 모금해 2014년 9월 오스틴 행사에서 380만 달러(43억 1000만원)를 모았던 오바마를 능가했다. 이방카는 모금뿐 아니라 트럼프가 취약한 교외에 사는 여성들의 지지를 타깃으로 삼는 선거운동의 공신이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우리 기부자들은 이방카로부터 트럼프의 정책과 비전에 대해 직접 듣고서는 매우 환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은 지난 9월 1억 7730만 달러(2011억원)를, 트럼프는 이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6310만 달러(716억원)를 지출했다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전투표 역대 최고인데…트럼프 선거당일 승리선언?[이슈픽]

    사전투표 역대 최고인데…트럼프 선거당일 승리선언?[이슈픽]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6개 경합주 모두 여전히 오차범위 싸움이 많아 승패를 예단하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민의 선택이 누가 될 것인지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기운 듯 보인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 확률을 9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을 4%로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설문 방법에서 나타나는 편향성을 조정한 여론조사 결과에 현직 대통령 지지도와 미국의 경제 상황 등의 요인을 반영해 예측 모델을 정했다고 밝힌 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350명,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188명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역시 지난달 23~31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 D-2인 1일 기준 전국 단위 51.1%로 트럼프 대통령(43.9%)을 7.2%포인트 앞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일 기준 RCP 지표로 6개 경합주에서 힐러리 후보에게 1.1%포인트 밀렸음에도 실제 개표 결과는 평균 1.7%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에 집중한 유세에 전력투구하고 있다.CNN “많은 예측보다 훨씬 팽팽할 수도” 지역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와 여론조사기관 셀저스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아이오와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48% 지지를 얻어 조 바이든(41%) 전 부통령을 7%포인트 따돌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오와는 선거인단 6명을 보유한 상대적으로 작은 주이지만 경합 주들의 동향을 읽는 지표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트럼프 캠프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 여론조사 결과가 옳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는 예상보다 훨씬 나은 입지일 수 있다”며 “대선 레이스가 많은 예측보다 훨씬 팽팽한 접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될 경우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우편투표의 경우 현장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집계 결과가 선거 당일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 사기투표의 온상이라며 대선 패배 시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대선 당일 초기 개표 상황에서 앞설 경우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할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말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이 실제로 이행되려면 핵심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리이나를 비롯해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조지아 등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면서 “펜실베이니아주는 매우 크기 때문에 (대선일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우리는 알지 못할 것이다.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누가 되든 한미 동맹도 변화 두 후보가 외교 정책에서 가장 세게 충돌하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한미 최대 안보 현안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선 미국 이익을 우선하는 입장이 강화되고 방위비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에선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현재 2만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 병력이 감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전면 철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기존 분담금(1조389억 원)에 13%를 인상하는 안을 제시해 미 협상팀과 잠정 합의에 이르렀으나, 막판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결렬된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방위비 협상은 새 국면을 맞아 정상적인 다년 계약에 합리적 수준 인상률 수준에서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조기 전환 계획은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승리하든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전작권 전환 절차나 종전선언에서 트럼프보다 더 높은 상응 조건 기준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대선 족집게’ 노샘프턴 주민 …“성격 보고 투표하지 않아”

    2020년 미대선 초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노샘프턴 카운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20년 이후 이 카운티 승자가 미국 대선을 이기는 풍향계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세 번의 예외는 있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 번 연속 지지했다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돌아선 곳이다. 미국 3141개 카운티 가운데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돌아선 곳은 206곳에 불과하다. 노샘프턴 카운티 주민들의 속내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이스턴 시 법원에 마련된 조기투표장에는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 우편투표 용지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도시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트럼프 대통령과 도전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인 보드가 비교적 골고루 세워져 있다. 선거인단이 20명인 펜실베이니아주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겨야만 하는 경합주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노샘프턴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3.5%포인트 차인 5464표차로 이기면서 주 전체로는 0.72%포인트 차(4만 4332표)의 신승을 거두었다. 노샘프턴 카운티는 제조업과 농업지역으로 인구 30만이다. 인구 76%가 백인이지만 최근 인근 뉴욕과 뉴저지에서 히스패닉과 흑인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다양해지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등록 유권자는 421만,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351만이다. 그러나 제3후보 및 무등록 유권자가 130만명에 이른다. 앞서 2016년엔 민주당 등록 유권자 422만, 공화등 등록 유권자는 330만, 무등록 유권자가 120만이었다.바이든에게 이미 투표했다는 기업 분석가 셀린 먼로(48)는 “트럼프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독재자처럼 행동하면서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등 지도력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이사 온 흑인 여성인 먼로는 “선거는 항상 두 명의 나쁜 사람 가운데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4년을 더 한다고 생각하니 역겹다. 건강보험, 경찰의 폭력성, 노동자·유색인종·소수소자의 권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대 쪽에 있는 사람이 중학교 교사 킴 부셰(58)다. 그는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에게 이미 투표했다고 밝혔다. 부셰는 “나는 성격을 보고 투표하지 않고 경제와 야당을 보고 투표한다. 바이든 쪽에는 정부가 더 많이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같은 사회주의자들이 너무 많이 얼씬 거린다”고 주장했다. 낙태와 모두를 위한 건강보험을 지지한다고 밝힌 백인 여성인 부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중동에서 성취한 것은 환상적이지만 3년 반 동안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다”고 대변했다. 정치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31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이 전국적으로 7.8%포인트 우위를 보이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직접 방문유세를 했다. 바이든은 기후변화를 호소하면서 부동표 잡기에 나섰다.공장 노동자 로버트 프라이(32)는 기독교인의 의무로서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걱정하지만 낙태와 동성 결혼에 대한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고자 공화당에 투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바이든의 말이 오락가락해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면서 “트럼프는 과장하는 고집쟁이이지만 팬데믹을 잘 못 다루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과는 달리 펜실베이니아에는 2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고, 8800여명이 사망했다. 실업률은 8.15%로 팬데믹 이전의 두 배에 이른다. 풀뿌리 시민 활동가 이반 가르시아는 “히스패닉 공동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편 투표의 순수성에 대해 공격하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투표하는 중요 그룹”이라며 “모든 투표는 집계되어야 하고, 11월 3일 이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원 민주당 후보인 타라 즈린스키(45)는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매우 독립적이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무엇을 하라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게 이 카운티가 중요하고,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바이든, 선거인단 동률이면 … “하원이 주별 투표로 선출”

    트럼프-바이든, 선거인단 동률이면 … “하원이 주별 투표로 선출”

    “바이든-트럼프 동률 가능성 64가지”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두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대선에서 이기려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두 후보가 269명씩 공유하는 시나리오가 64가지나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능성을 높인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생각보다 근접하다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등이 전했다. 미국의 대선은 주별로 승자가 선거인단을 독식하지만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25일 미국 보수적 싱크탱크인 브르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대선 후보의 선거인단이 동수인 ‘악몽’, 즉 과반 확보자가 없는 경우에 대해 제12차 수정 헌법은 상원이 부통령을,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원 의원 100명은 각자 한 표를 행사하지만 하원은 의원이 아니라 연방제 특징을 살려 주별로 한 표씩 행사한다. “하원 주별 구도는 공화당이 유리”선거인단 과반 확보자가 없는 경우 대통령이 되려면 50개 주 가운데 과반인 최소 26개 주의 표를 확보해야 한다. 수도 워싱턴DC는 선거인단 3명이 주어졌지만, 주가 아니어서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이 없다. 현재 하원의 구도를 보면 민주당이 23개 주에서 우위를 보인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9대 9로 동률이다. 즉, 현재 상황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의 26개 주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이 하원의 주별 구도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대통령을 결정하는 투표는 현재의 하원이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선출되는 ‘다음의 하원’이 행사한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는 제10 지역구 의석 하나가 주 전체의 정치구도를 바꿀 수 있다. 이 지역은 초박빙이다. “하원 주별 구도 25대 25로 교착이면 …”플로리다는 공화당이 한 석 앞서지만, 플로리다 제15 지역구도 민주당이 오차 안의 범위에서 맹추격 중이다. 민주당이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주를 잡을 경우 하원에서 25개 주를 확보하면서 공화당과 동률을 이룬다. 물론 다른 주에서 공화당의 선전으로 균형추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하원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의 지지가 25 대 25로 동수이면 어떻게 되나. 과반인 26표를 확보할 때까지 하원은 투표를 반복한다. 법정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상원이 선출한 부통령이 권한 대행이 된다. 교착 상태에 빠져도 하원은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를 반복한다. 이럴 경우 막후 흥정과 매수, 협박, 여론의 압박 등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같은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국의 풀리지 않은 ‘의문’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같은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국의 풀리지 않은 ‘의문’

    대만에 연일 무력시위하는 중국 … “미국 접근에 신경 날카로워”중국이 대만에 노골적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며 차이잉원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대만을 관장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 로켓군이 둥펑11 단거리 탄도 미사일 10발을 동시에 발사해 대만 공군기지 활주로와 격납고 등을 파괴하는 훈련 연상을 올렸다고 중국 중앙통신이 25일 전했다. 앞서 PLA 군항기가 지난 9일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은 46차례 침범해 들어왔다고 대만 국방부가 24일 발표했다. 중국의 무력시위에 맞서 대만은 이날 대공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 대만의 분리를 주장하는 차이 총통이 2016년 취임 이후 긴장이 높아졌지만 홍콩 사태 이후 대만이 미국과 부쩍 가까워지면서 양안의 긴장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만은 세계를 향해 “홍콩의 자유를 탄압하고, 신장에서 위구르인에 무차별 억압하고, 남중국해로 팽창하고, 히말라야에서 인도와 충돌한 중국 야망의 다음 희생자는 대만인가”라며 세계에 묻고 있다고 독일 공영방송(DW)가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 가능성이 없을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연설에서 “우리는 무력 사용 포기를 야속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대만에겐 큰 위협이었지만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DW가 전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듯 중국이 대만에 대해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미대선으로 인해 지도력 공백과 같은 미국의 정치적 불안 장기화도 그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국내 정치가 흔들리고 경제가 더 어려우면 지도부는 대만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문답으로 알아봤다. 대만-중국 긴장 왜 높아지나.중국은 대만을 1949년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한 이후 ‘해방’시켜야 할 마지막 영토로 간주한다. 필요하다면 힘으로라도 취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기하고, 중국의 레드라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1979년 공식적으로 대만과 단교했지만, 최근에 관계 회복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미국 보건부 장관과 국무부 부장관이 대만을 방문하는 등을 중국은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미국이 대만에 최신 첨단 무기 판매계획도 갖고 있다. 중국은 이런 모든 조치가 중국이 설정한 금지선인 대만 독립, 즉 ‘대만 공화국’ 설립을 위해 미국이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본다. 반면에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이라는 독립국이라면서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한 번도 대만을 지배하지 못했고, 그럴 권리도 없다고 강조한다. 즉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고 다른 나라처럼 독립된 국가라는 것이다. 무엇이 위험한가.대만과 중국은 공식적인 대화 창구가 없다는 것은 우발적인 충돌은 곧바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만 공군은 중국 군용기가 접근하는 것이 보일 때마다 출격하면서 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맞선다. 대만에서의 충돌은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이 끌려들어 갈 수 있지만, 미국이 대만을 도울 의사가 있고, 도울 능력이 있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가 로이터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하원 데드 요호 외교위원회 의원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받으면 대만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게 무력사용권을 주자”는 법을 제안했다. 이는 1970년대부터 지속된 정치적·전략적·외교적 모호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대만 총통이 더 위험하고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대만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도우러 올 것이라고 호주 매체 파이낸셜 리뷰가 보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돕지 않으면 아시아에서 미국은 신뢰를 잃고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든다. 중국은 미국이 대응하기 전에 미사일과 사이버 공격으로 대만을 즉시 압도할 것이다. 어떤 전쟁이라도 중국이 먼저 공격하면 국제적 명성과 서방의 대대적인 제재가 따르면서 경제에서 피해가 돌아간다.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은. 대만이 첨예한 영토 분쟁지인 남중국해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서태평양 가장자리라는 전략적 위치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 TSMC가 있는 등 첨단 기술의 강국이다. 차이 총통은 기술 공급망을 중국에서 빼서 대만이나 다른 동남아 국가로 돌리라고 강조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120억 달러들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의 기술 기업들이 안보 위험으로 보면서 고도의 반도체 기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대만-중국 무력 비교하면.대만의 군사력은 훈련도, 무장도 잘 되어 있지만,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 고도의 미사일을 가진 PLA에 비교하면 약소하다. 차이 총통은 중국도 고통스럽고 가능하면 어렵게 만드는 “비대칭 전력”을 강조하면서 군사력 업그레이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는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중국에 있는 표적을 향해 핀셋 타격을 포함할 수도 있다. 최악의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이 초반에 미사일과 공습으로 대만을 압도하면서 사이버 공격과 항구 봉쇄와 같은 공격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미국의 대응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선 나선 블룸버그, 선거돕는 비밀 ‘데이터 기업’ 설립… 논란 예상

    대선 나선 블룸버그, 선거돕는 비밀 ‘데이터 기업’ 설립… 논란 예상

    대선 후보, 정당 아닌 기업 설립 “이례적”경선합류 이전 올봄 설립… 주소지 불명확미국 민주당 대선에 뛰어든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대선을 돕고자 디지털 기술 기업을 비밀리에 설립했다는 보도가 23일(현지시간) 나왔다. 대선 후보가 정당이 아니라 기업을 만들어 선거를 돕게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인 CNBC는 블룸버그가 올봄에 사재 수천만 달러를 들여 ‘호크 피시’라는 디지털 기업을 세웠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기업은 이전에 보고된 바가 없으며, 웹사이트도 없고, 소재지도 불투명하다. 2020년 대선에 나선 어떤 후보도 선거를 돕도록 회사를 세우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선거캠프 대변인 줄리 우드는 CNBC에 “(이 회사는) 선거운동을 위한 기술 서비스 제공자이자 주요 디지털 기구”라고 말했다. 우드는 또 이 기업은 현재 “선거운동을 위해 콘텐츠 제작, 광고 위치 및 분석을 포함한 디지털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거 땐 전국에 걸쳐 민주당 대선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크피시엔 쟁쟁한 IT 기업인 다수 참여“전쟁은 온라인서 수행… 민주당 취약해”순자산이 580억달러(67조 5000억원 상당·포브스 추산)로 뉴욕시장을 세 번 지낸 블룸버그는 대선 경선에 뛰어들기 이전인 올 초에 이 회사를 세웠다고 그의 선거 참모가 말했다. 이 참모는 그가 이 회사에 얼마를 투자했는지를 밝히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반(反) 트럼프 디지털 광고에 1억달러(1164억원 상당)를 쏟아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선거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블룸버그는 한 달 만에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에 최소 1300만달러(151억원 상당)를 퍼부었다. 블룸버그는 경선 합류 이전에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트럼프의 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가공할 데이터 작전을 제압할 의도로 호크피시를 세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블룸버그가 경선 합류 이전에 회사를 세웠다면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 법규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논리도 나온다. 비영리 단체 ‘커먼코즈’의 정책 및 소송 담당 부대표 폴 라이언은 “(선거법) 위반과 같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가 호크피시로부터 받는 서비스 상품에 대해서 선거 캠프가 정당한 시장 가치로 호크피시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대선에 뛰어든 블룸버그, 어떻게 ‘슈퍼리치’ 됐나... 어려운 단말기 덕분 하지만 호크피시 소재지가 명확하지 않는 등 의혹은 여전하다. CNBC 기자들이 뉴욕에 있는 호크피시와 연관된 주소로 찾아갔을 때 이 빌딩의 프런트데스크는 “호크피시라는 이름의 기업이 여기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는 “그 주소는 서류를 받는 용도로만 사용된다”고 우드 대변인이 말했다. 그 주소는 블룸버그의 회계사인 켈러앤컴퍼니와 같았다. CNBC는 호크피시를 찾았다거나 정확한 주소를 파악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블룸버그가 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여론 방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기업 운영이나 사생활에서 데이터 분석을 우선시해 왔다고 CNBC가 전했다. 그가 설립한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 허브’라고 볼 수 있는 단말기의 강점을 이용해 성공했다. “서비스에 시장 가치 지불하면 법위반 아냐”여론조작 우려… “독자 맞춤형 콘텐츠 공유”블룸버그와 측근들은 기술기업의 선두주자들과 접근해 논의한 결과 그가 민주당을 도와 트럼프에 이기도록 할 기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게 됐다. 민주당과 후보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에 디지털 전략에서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직접 실리콘밸리의 투자자 론 콘웨이와 뉴욕에 있는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프레드 윌슨을 만났다. 콘웨이는 블룸버그에게 설명했다. “만약 2020대선과 그 이후에도 이기고자 한다면 효과적인 방법으로 디지털 매체를 다루어야 한다. 여기에는 효율적인 유권자 등록과 알맞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일으키는 맞춤형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 전쟁은 온라인에서 수행되지만, 지금까지 민주당은 너무 약해 게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들어오면 크게 달라진다.”호크피시의 지도부에는 페이스북의 최고마케팅 책임자(CMO) 출신 게리 브리그스, 위치추적 회사인 포스퀘어 전 최고경영자(CEO) 제프 글루크도 들어와 있다. 글루크는 실리콘밸리의 전직 기업인들도 호크피시에 있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호크피시 자문단에는 블룸버그 통신사 공동 설립자이자 단말기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톰 세쿤다도 포함돼 있다. 블룸버그 캠프는 호크피시가 그래픽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동영상 편집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을 모집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미대선에 뛰어든 블룸버그, 어떻게 ‘슈퍼리치’ 됐나... 어려운 단말기 덕분

    미대선에 뛰어든 블룸버그, 어떻게 ‘슈퍼리치’ 됐나... 어려운 단말기 덕분

    순자산 68조원… 세계 17번째 ‘슈퍼 리치’미국 대선 경선에 뛰어든 ‘슈퍼 리치(super-rich)’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1942년 2월에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단순한 억만장자가 아니라 세계 14번째 부호다. 올해 77세인 그의 순자산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580억달러(68조원 상당)로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추산했다. 블룸버그가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 듣도 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한 것이 그의 ‘화수분’이라고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가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전국 지지도 평균 5.5%…민주당 5위 ‘미미’12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블룸버그의 전국 지지도는 평균 5.5%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시장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선에 합류한 지 보름 남짓으로 짧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지율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그가 경선이 진행될수록 가공할 위력을 더하며 대권행 티켓을 거머쥘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1981년 민간 통신사인 블룸버그를 설립하면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 회사가 데이터와 기술, 미디어 등 많은 업무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블룸버그 단말기’ 때문에 우뚝 서게 됐다. 단말기는 기본적으로 금융 산업에서 필요한 적절한 정보 제공, 계산 능력, 단말기에 연결된 사람들을 이어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다. 구닥다리 같은 단말기… 황금알 낳는 거위 단말기는 1980년대의 구닥다리 컴퓨터처럼 보인다. 단말기 자판은 더욱 우기게 생겼다. 배워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단숨에 월가를 장악했다. 단말기 구독료는 연간 2만달러에서 2만 4000달러다. 이런 구독자가 32만 5000명을 넘어서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트레이더, 애널리스트, 기업 임원들이 특히 좋아한다. 이 단말기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 때문에 금융에서 ‘대박’을 치고 싶다면 여기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블룸버그가 회사를 세워 생산한 제품을 소개할 때, 어떤 면에서는 대담하고 요란스럽거나 거만한 것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런 머스크와 같았지요. ‘이게 최고야’라고 말했지만 그는 제품을 30년 동안 계속 개선해왔던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의 경쟁사인 로이터통신에서 수년간 일했던 더글러스 테일러의 회고담이다. “블룸버그 단말기가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데로 시장과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작년 수익 11조… 단말기 年 2만4천만달러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100억달러(11조 72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단말기는 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을 조사하고 전세계 환율을 처리한다. 금융 계산이나 무역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고, 투자의 예상 수익 비교와 분석도 할 수 있다. 단말기 이용자들은 전세계를 다니는 유조선을 추적할 수 있고, 산불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공급망이 어디에서 파괴됐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기능은 몇 가지 코드로 움직이는데 주식은 EQUITY, 뉴스는 N으로 찾아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메시지, 채팅룸이 있다. 가입자들은 금융 이슈에 관해서 익명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소셜미디어처럼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할 수 있다. 금요 퀴즈나 음식점 추천, 월드컵과 같은 중요 스포츠 소개 등도 제공한다. 금융에서 유명인을 소개하는 페이지도 있고, 가장 많이 본 사람을 뽑는 MVP 선정도 있다. 사회적 요소도 있다. 단말기는 블룸버그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면서 자금을 모집하는 데도 사용된다. 설립자인 블룸버그는 2001년 뉴욕시장에 뛰어들면서 통신사에서 물러났지만 2014년 돌아왔다. 이번에 경선에 나서면서 다시 통신사에서 비켜나 있다. 종잣돈 1000만달러… “머스크처럼 거만” 블룸버그는 통신사를 시작하기 전에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의 파트너로 활동했다. 하지만 회사가 팔리면서 그는 입사 8년 만인 1981년 해고됐다. 퇴직금을 받지 못했지만 파트너로서 1000만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이노베이티브 마켓 시스템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나중에 회사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꿨다.2015년 해리 맥크래컨이 ‘패스트 컴퍼니’라는 책에서 블룸버그 단말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놨다. ‘마켓 마스터’로 불리는 최초의 단말기 20개를 1982년 후반 메릴린치에 팔았다. 그는 경기 침체기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시는 주식 거래가 기술화되는 순간이었다고 맥크래컨이 말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데이터 사업의 개척자이자 금융 산업의 전설적 기업인 로이터와 비교하면 ‘풋내기’였다. 후발주자인 블룸버그는 고정수입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 니즈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세분화 업무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테일러는 “그는 가입자를 조금이라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툴을 추가해 나갔지요. 판매에도 능숙해 새로운 고객을 아주 잘 찾아냈습니다”고 말한다. 2007년 전설적 로이터 추월 시장 1위블룸버그 통신은 로이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 2007년 추월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데이터 기업이 되었다. 로이터가 톰슨과 합병한 직후 역전됐지만 2012년 블룸버그 통신이 선두를 탈환해 지켜오고 있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버튼 테일러 인터내셔널 컨설팅’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금융 정보제공으로 100억달러의 순익을 냈다. 반면 지금은 리피니티브인 톰슨로이터는 670억달러를 기록했다. 단말기는 공식적으로 ‘블룸버그 프로페셔널’로 불린다. 전체 수익의 75% 정도를 창출한다. 과거 생산했던 작은 상자 크기의 단말기는 다시는 생산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블룸버그는 데이터에 뉴스 그리고 다른 서비스들 제공으로 다양화해 왔다. 예컨대 블룸버그가 1990년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수년 동안 기자들과 간부들에게 그들이 만난 사람들의 정보를 프로파일에 채워넣으라고 요구했다. 프로파일에는 정보, 회사 이름뿐만 아니라 생일, 교육, 결혼 여부까지도 요구했다. 이런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복스가 전했다. 단말기 조작 어려워… 日100억건 데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약 2만명의 직원이 있으며 전세계 수십 곳에 지사가 있다. 단말기는 하루에 100억건의 시장 테이터, 8억건의 이메일, 200만건의 인스턴트 메시지를 처리하고, 330만건의 프로필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특히 단말기가 시장을 지배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금융시장에선 이 단말기가 매우 유용하며, 경쟁 제품들보다는 훨씬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널리 보급된 것’이 결정적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이 단말기로 모여 있고, 여기서 가격을 정하고, 주문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고,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단말기 조작법은 다소 어렵다. 척 보면 사용법을 알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블룸버그 단말기를 선택하면 대다수 이용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새로운 것을 사서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판 타자 에러나 기능 실수로 천금 같은 수초가 증발하거나, 수백만 달러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단말기에 달라붙어 다른 것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다. 사용법이 어려운 것이 역설적이게도 시장 지배력을 굳건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수는 수백만달러 허공… 단말기 안 바꿔 블룸버그 단말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특히 가격 면에서 대체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입자 한 명에 연간 2만 4000달러이지만 두 개 이상을 갖는다면 2만 달러로 가격이 내려간다. 2016년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회사의 법인 가입을 톰슨로이터로 바꿀 것이고, 그러면 연간 1800만달러에서 36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만약에 블룸버그 통신이 먹통일 경우 대안이 없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은 설립자가 대선 경선에 합류함에 따라 그를 포함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추적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슈퍼리치인 그가 국민의 표를 돈으로 모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마존의 베저스가 블룸버그에게 ‘대선 출마하느냐’ 전화로 물었다

    아마존의 베저스가 블룸버그에게 ‘대선 출마하느냐’ 전화로 물었다

    블룸버그 “아니다”… 통화 시기 알려지지 않아워런·샌더스, “억만장자 계층 간의 연대” 조롱블룸버그, 앨러배마주 경선 참여 서류 신청해민주당 핵심층, 블룸버그 경선 참여 확신 못해 블룸버그 경선 합류시, 바이든 지지층 잠식 예상이럴 경우 워런, 민주당 대권 후보 티켓 거머쥐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올 2월 미국 뉴욕에 제2본사 설립 계획을 취소한 뒤 마이크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아마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55)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들의 통화 사실이 보도된 9일(현지시간) 민주당 경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71) 메사추세츠주 상원 의원과 버니 샌더스(78)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억만장자 계층 간의 연대라거나 선거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라며 조롱했다. 베저스는 통화에서 같은 억만장자이자 미디어 황제인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질문을 하나 툭 던졌다. “2020년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것인가?”. 일간 USA투데이와 뉴스위크에 따르면 베저스는 1500억달러(174조 2000억원 상당)의 재산에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있고, 블룸버그는 520억달러(60조 4000억원 상당)에 경제전문 뉴스매체 블룸버그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저스에게 그때 “아니다”고 답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가 이 통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이번에는 블룸버그가 아마존 CEO에게 질문을 던졌다. “뉴욕 제2본사 설립 취소 계획을 재고하지 않겠느냐?” 베저스의 대답은 블룸버그와 마찬가지로 “노(No)”였다. 블룸버그 대변인은 이 대화를 확인해줬다. 그러나 아마존 대변인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의 통화는 블룸버그가 2020년 미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지난 3월 5일 전에 이뤄졌는지, 이후에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서 블룸버그는 선두인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이 고전하자 민주당 대선 경선에 곧 뛰어들 것만 같다. 지난 8일 블룸버그는 앨러배마 주 대통령 경선인 예비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서류 신청을 했다. 앨러배마 주는 ‘슈퍼 화요일’인 내년 3월3일 경선을 치르는 곳으로, 서류 마감이 가장 이른 주이지만 블룸버그는 후보로 나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민주당 핵심층은 그가 출마할지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자유주의자로 생각하는 억만장자 베저스는 정치에 ‘통큰 기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전처 매켄지(49)는 제대 군인들을 하원에 진출시킬 목적으로 슈퍼 팩에 1000만달러를 기부하기는 했다. 베저스는 워런과 샌더스와 같은 상원이 대통령이 되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경선 후보는 경제적 불평등을 선거 캠페인의 중심에 두고 있다. 워런이 제안한 부유세에 대해 빌 게이츠(65) MS 설립자와 투자문사인 오메가 어드바이저스의 CEO인 레온 쿠퍼먼(76)이 최근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샌더스는 억만장자의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의 부유세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마존에 대한 비판자이다. 워런은 아마존을 비롯한 기술 대기업에 대해 분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베저스와 블룸버그의 통화 사실이 알려지자 워런은 트위터에 “한 억만장자가 다른 억만장자에게 대선에 뛰어들어라고 요청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게재했다. 이어 “아마존과 같은 기업은 너무 많은 권력을 가졌고, 베저스와 블룸버그와 같은 억만장자들은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다행히도 그 두사람은 나의 계산기를 이용해서 나의 ‘2센트부유세(5000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2%에 세금 부과 공약)’에서 얼마의 세금을 낼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워런이 선출된 다음 해에 대략 30억 8000만달러(3조 5000억원 상당)를 내야 한다.샌더스는 이날 아이오와주 코럴빌 유세 도중 “1500억달러의 베저스가 50억달러의 블룸버그를 지지하는 것은 진짜 계층 연대”라며 비웃었다. 또 “당신들은 선거를 돈으로 살 수는 없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는 6일 뉴욕타임스의 ‘딜북’ 컨퍼런스에서 “나는 지금까지 세금으로 100억달러(11조 6000억원)를 납부했다. 만약 200억달러를 내야 한다면 그래도 좋다”면서도 “나에게 1000억달러를 내라고 한다면 나에게 뭐가 남는지 계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블룸버그가 후보로 나서면 중도층으로 지지층이 비슷한 바이든의 표심을 잠식하면서 워런이 민주당 대권 후보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면 다른 이들은 흥행이 되지 않는 민주당 경선에서 블룸버그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지지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궁지 몰린 바이든…‘흑백 통합 스쿨버스’ 반대 이어 성소수자 비하까지

    궁지 몰린 바이든…‘흑백 통합 스쿨버스’ 반대 이어 성소수자 비하까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계속해서 자신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폭스뉴스는 30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시애틀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5년 전만 해도 기업가들이 게이 웨이터를 조롱하는 일이 받아들여졌다”고 말해 관객들의 야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시애틀은 아니다”라고 외치며 바이든의 주장에 반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했던 홍보 활동가이자 동성애자인 로저 나이후스는 “2014년에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이 이곳 시애틀에서 묵인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가상의 ‘기업가’는 미국 사회에 다시는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자신이 부통령 시절 동성결혼을 얼마나 지지했었는지를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내뱉는 말들이 하나같이 논란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은 2012년 후드티를 입고 있다 총에 맞은 10대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르틴에 대해 “후드를 입고 있던 그 소년은 폭력배가 아니라 차기 계관시인일 수 있었다”는 발언으로 여론을 뭇매를 맞았었다.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은 바이든의 이 발언에 대해 트위터에 “이건 후드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건 후드를 입은 소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문화에 관한 문제”라면서 “우리의 후보자(바이든)는 인종에 대해 보다 건설적인 방향의 발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는 검사 출신이자 흑인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바이든의 과거 전적을 끄집어내며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냈다. 해리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70년대 미 교육부의 흑백 학생 통합정책의 일환인 스쿨버스 통학에 반대한 전력을 들며 “개인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대선 여론 전문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26~27일 이틀간의 경선 토론 전후 벌인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토론 전 41.5%에서 토론 후 31.5%로 10%포인트 하락했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7.9%에서 16.6%로 껑충 뛰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2017 가슴에 묻다

    2017 가슴에 묻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된 2017년 대한민국은 ‘장미대선’과 ‘적폐청산 수사’ 등으로 어느 때보다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1700만 촛불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정권을 교체했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고 얼마 되지 않아 깊은 바닷속에 침몰한 세월호가 1073일 만에 그 모습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세월호는 진실을 은폐하고 외면하려 했던 정권이 몰락한 뒤에야 떠오를 수 있었다. 7개월간 수색 작업이 진행됐던 세월호는 내년 3월 선체 직립 전까지 수색이 잠정 중단되면서 다시 오랜 기다림을 이어 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뒤로 해가 저물고 있는 모습이다. 목포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사진으로 돌아본 2017 대한민국] 헌정사를 새로 쓰다

    [사진으로 돌아본 2017 대한민국] 헌정사를 새로 쓰다

    현직 대통령 탄핵에 이은 조기 대선. 지진으로 전국이 뒤틀렸고, 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연기된 한 해. 2017년 대한민국의 시계는 유난히 빨리 달렸다. 올 한 해의 시작과 끝을 사진으로 돌아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월 – 대통령 박근혜 탄핵심판이 시작되다 “지금부터 2016헌나1호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겠습니다.”2017년 1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 1층 대심판정. 박한철 헌재 소장의 이 말과 함께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역사적인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 첫 날 대심판정은 방청객들로 꽉 찼지만, 정작 사건 당사자인 박근혜 당시 대통령(직무정지 상태)은 참석하지 않았다.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탄핵심판 진행 중 대심판정에서 태극기를 펼쳐 보이는 돌발행동을 했다가 헌재 관계자에게 제지 당하기도 했다. ● 2월 – 반기문 대선 불출마 선언과 삼성 이재용 구속 “제가 주도해 정치 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습니다.”1일 오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는 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반기문 대망론’ 역시 빠르게 소멸했다.“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17일 새벽 5시 35분 삼성 가문 황태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게 박근혜 당시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공여죄와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1심 법원은 5개 혐의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현재는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 3월 – 대통령 박근혜 탄핵과 구속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이 한마디에 대한민국은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92일 동안 휴일과 밤낮 없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한 헌법재판관들의 결론은 8인 전원 일치된 의견의 ‘파면’이었다.헌법재판관들은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면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일 새벽 3시 구속됐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강요 등 13개에 달한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거나 공모한 관계의 피의자들이 잇따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현재 ‘궐석재판’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1월쯤 1심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 3월 – 전국 충격에 빠트린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29일 오후 10시 30분.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A(8)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목에는 끈으로 졸린 흔적이 있었고, 시신 일부는 예리한 흉기로 훼손된 상태였다.경찰 수사 결과 이 사건의 범인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김모(17)양이었다. 김양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가까워진 박모(19)양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양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박양은 범행 공모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1심 법원은 미성년자인 김양에게 징역 20년, 박양에게는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 4월 – 세월호, 참사 3년 만에 뭍에 오르다 세월호 참사 발생 3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세월호 선체가 뭍으로 올라왔다. 2014년 4월 16일 304명(사망 299명, 미수습 5명)과 함께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의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은 지 1090일째 되는 날이었다.이후 육상 선체조사 과정에서 미수습자로 남아있던 4명의 유해가 확인됐지만, 5명(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의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 5월 – 장미대선의 주인공은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당초 올해 12월 20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가 5월 9일로 앞당겨 치러졌다. 언론에서는 조기 대선일이 장미꽃 개화 시기인 5월 9일로 확정되자 이를 ‘장미대선’으로 표현했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이 대선 일정을 완주한 가운데 국민의 선택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던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는 41.08%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 홍준표 후보(24.03%)를 가볍게 따돌렸다.● 6월 – 국민의당, ‘대선 제보’ 조작 파문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혼란을 드려서 공당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준용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19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 측의 조작된 제보에 따른 공세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문제가 된 허위 제보 내용은 ‘문 대통령(당시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과정에 특혜가 있었고, 문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이는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와 이씨의 동생이 제보의 증거로 사용한 자료들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이 검증 없이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민의당 지도부가 조작에 개입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유미씨와 이 전 최고위원 등을 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 7월 – 국정원·검찰, ‘적폐청산’ 수사 본격화 “꼭 봐야 하는 사안이 있다면 정권을 가리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 (조사 대상은) 최소한의 것이 될 것이고 (국정원의) 내부 분열과 관련된 적폐도 중요한 게 상당하다.”11일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말로 알려진 내용이다. 서 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정치 개입을 했던 의혹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정원 적폐청산TF가 선정한 사건은 ▲국정원 댓글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사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사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개입 사건 ▲박근혜 정부 비선 보고 사건 등 모두 13건이다. 현재 관련 사건은 국정원TF 조사와 서울중앙지검 수사가 동시에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 8월 – 영화 ‘택시운전사’ 1000만 관객 흥행 돌풍2일 소재와 주연 배우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했다.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고(故)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달린 택시운전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곧 정치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취임 후 첫 단체 관람 작품으로 ‘택시운전사’를 선택했다. 이 자리에는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도 함께했다.영화는 20일 오전 관객 동원 1000만명을 넘었고, 최종 누적 관객 1218만 6101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작 가운데 9번째로 관객 수가 많은 기록이다. ● 9월 – 전국 흔든 여중고생 잔혹 폭행 사건 부산과 강릉 등 10대 여중고생들의 또래를 향한 잔혹한 폭행 사건이 연이어 알려지면서 소년법 개정 및 폐지 요구가 들끓었다. 국민적 분노의 시작은 매우 끔찍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3일 페이스북에 속옷만 입고 온 몸에 피를 잔뜩 흘리고 있는 여학생의 사진이 오르면서, 이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 학생은 1일 오후 9시 10분 쯤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에서 또래 여중생 4명으로부터 1시간 30분 가량 폭행당했다. 가해자들은 주변에 있던 철골 자재와 소주병, 의자 등으로 마구 때렸다.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이어 강원 강릉에서도 여고생들이 집단으로 또래를 무차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강릉경찰서는 지난 7월 17일 새벽 여고생 A양 등 6명이 경포 해변과 자신들의 자취방에서 또래 B양을 장시간 집단 폭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10대들의 잔혹한 집단 폭행 사건이 연이어 알려지면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미성년자는 성인보다 낮은 수위의 처벌을 명하도록 한 ‘소년법’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미성년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소년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 10월 - ‘어금니 아빠’의 소름끼치는 반전, 이영학 사건10월 국민들은 천사의 가면을 쓴 악마의 실체를 마주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알려졌던 이영학(구속기소·35)이 여중생 살해범으로 다시 언론에 등장하면서다. 검찰은 이영학을 재판에 넘기면서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이씨가 왜곡된 성적 욕구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유인해 데려온 뒤 살해했다’고 밝혔다.이영학은 지난 9월 30일 딸(14)을 통해 친구 A(14)양을 서울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낮에 깨어난 A양이 저항하자 살해해 시신을 강원 영월 야산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영학은 2006년 한 지상파 방송에서 ‘거대 백악종’으로 어금니만 남은 상태에서도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딸을 극진히 보살피는 아빠로 소개됐다. 이 병은 치아와 뼈 사이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희소병으로,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의 후원이 이어졌고 007년에는 부녀의 사연을 담은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도 출간됐다. ● 11월 – 사상 초유 수능까지 연기시킨 포항 지진 15일 오후 2시 30분 너무도 조용했던 서울 광화문의 한 사무실. 일순간 요란한 경보음이 터져 나왔다. 기상청에서 보낸 긴급재난 문자였다. 그리고 이내 건물 전체 진동이 느껴졌다. 이날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의 강진은 남한 전 지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전국을 뒤흔든 강진 탓에 사상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연기됐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8시 2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공정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판단해 시험을 23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능은 이튿날인 16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14곳을 점검한 결과 10곳에서 시험장 벽 등에 균열이 발생하는 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결국 수능은 11월 23일로 연기됐고, 애초 수능일 이었던 16일 오전 9시 2분 포항시 북구 북쪽 지역에서 규모 3.6의 비교적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수능이 예정대로 진행됐더라면 수험생들이 수능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을 시간이었다. ● 12월 - 전 국민 비탄에 빠트린 이대병원 신생아 사망과 제천 화재 참사 평온한 일요일이었던 지난 17일 아침. 전국을 충격과 비탄에 빠트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양천구 이화여대 부속 목동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갑작스레 숨졌다. 이대목동병원과 서울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2분부터 10시 53분 사이에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에게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CPR) 등을 했으나 모두 숨을 거뒀다.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의료과실 또는 병원감염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숨진 4명의 신생아 가운데 3명의 혈액에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이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하나의 감염원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신생아 집단 사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참사가 국민을 울렸다. 21일 오후 3시 53분. 충북 제천 하소동 대형 스포츠센터 1층에서 불이 났다. 시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목욕을 즐기던 평화로운 목요일 오후가 일순간 화염과 유독가스에 스러졌다.소방당국은 긴급 진화와 구조에 나섰지만 소방차량 진입로는 불법주차 차량에 막혀 있었고, 화염이 심한 곳에는 대형 LPG 가스탱크까지 있어 추가 폭발 위험까지 컸다. 현장의 소방관들은 진화와 구조에 총력을 다했지만,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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