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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뱀과 재생

    [마감 후] 뱀과 재생

    천경자 화백의 ‘생태’라는 그림이 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무려 서른다섯 마리의 뱀이 뒤엉켜 꿈틀거리는 그림이다. 1951년 작인 이 작품은 이듬해 화단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여성 작가가 흔치 않은 시절, 젊은 여성 작가가 그려 낸 파격적인 뱀 그림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당시 천 화백이 놓인 상황은 처참했다. 망해 버린 친정집,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남편의 죽음, 여동생의 죽음까지 겹쳤다. 또 다른 사랑을 통해 새로운 생활을 꿈꿨지만 상대는 유부남이었다.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뱀을 그리는 것으로 풀었다. 서로 견주는 듯한 녹색과 갈색의 뱀들이 켜켜이 엉켜 있는데 그 속에 뱀의 머리, 눈망울, 표피의 질감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원래 뱀은 서른세 마리였지만 사랑했던 뱀띠 연인의 나이에 맞추기 위해 아래 두 마리를 더 그려 넣어 서른다섯 마리가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천 화백은 뱀을 소재로 한 이유에 관해 “오직 인생에 대한 저항을 위해”라고 말했으며 에세이에서는 “뱀 수십 마리를 화면에 집어넣음으로써 이별을 극복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뱀은 생명이자 숨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희여와도’에도 뱀이 등장한다.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 속 복희와 여와는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림의 두 신은 서로 마주 보는 자세로 표현돼 있는데 왼쪽이 여신인 여와, 오른쪽이 남신인 복희다. 이들이 천지창조와 영생의 상징으로 읽히는 것도 탈피를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뱀의 생태가 반영된 것이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다. 뱀에 대한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길고 털이 없는 매끈한 몸, 몸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존재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반면 복과 부를 불러다 주고 다산을 상징하며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재생의 의미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다. 설화 속에서도 뱀은 양가적이다. 제비 새끼나 까치, 꿩을 잡아먹으려다 사람에게 혼쭐이 나는 동물보은담의 조연이자 악역을 도맡지만 때로는 약초가 있는 곳을 아는 지혜로운 동물이자 은혜를 잊지 않는 존재로 묘사된다. 지난 연말 비상계엄 선포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라는 연이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을사년스럽다’는 말에서 비롯됐다는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겨울잠을 자는 뱀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 탈피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기생충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억센 풀이나 바위의 마찰을 이용해 탈피하는데 이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죽게 된다.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의미로 해석되는 푸른 뱀처럼 상처는 보듬고 그릇된 것은 과감하게 벗겨 내는 새해가 되길 고대한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
  • [정은귀의 시선] 희망을 희망하는 하루

    [정은귀의 시선] 희망을 희망하는 하루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횟대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선율을 노래하며― 절대― 멈추지 않아― 돌풍 속에서― 가장 감미롭게 들려― 그 폭풍 너무 쓰라려서― 그처럼 많은 이에게 온기를 준 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하네― 가장 추운 땅에서도 나는 들었네― 가장 낯선 바다 위에서도― 허나― 절대― 아무리 절박해도, 그건 내게 빵 한 조각 달라 안 했네. ― 에밀리 디킨슨 #254 새해엔 ‘정은귀의 시와 시선’ 대신 ‘정은귀의 시선’이라는 더 간결한 대문 아래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시를 고르는 시선(詩選)이자 때를 고르는 시선(時選), 눈이 가는 방향인 시선(視線)을 다 아우르며 이 공간에서 독자들과 함께 사람을 살리는 말을 나누고자 한다. 새해의 좋은 점이 무얼까. 작심삼일이라도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새해에 나는 거창한 계획 대신 두 가지만 마음먹었다. 뚜벅이로 걷기, 재래시장 이용하기. 식자재를 새벽에 받아 보는 배달 서비스는 겹겹이 두른 포장지 때문에 늘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터여서 기후와 환경을 생각하기로 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잘 지키고 있으니 일단 성공. 지난 12월은 모두들 힘들었다. 아직까지도 불면증, 소화불량, 불안, 우울, 화를 호소하는 분이 많다. 안타깝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을 것 같지도 않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니 이런 때일수록 다부지게 마음먹어야 한다. 시절을 바꿀 수 없을 때 무얼 하면 좋을까. 나를 바꾸면 된다. 더 다잡아 공부하고, 청소하고, 부지런히 걷고, 좋은 이들을 만나 희망을 나누는 거다. 계엄령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12월 오후에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본 것은 좀 다른 숨을 쉬고 싶어서였다. 죽음과 우정의 연대를 품위 있게 그려 낸 영화가 참 좋았다. 내친김에 원작 소설인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What Are You Going Through)까지 읽었다. ‘안녕’, ‘잘 있니’ 같은 일상의 말이 사람을 어떻게 살리는지 실감하면서. 살갑고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 것은 위기를 살게 하는 든든한 힘이다. 소설에 이런 대목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만든 지옥을 첫 번째 유형이 막아서고 견디며 헤쳐 나가고 있다. 무장한 차가 국회에 진입하자 온몸으로 막았다. 민간인에게 들이대는 총구를 맨손으로 막았다. 기말고사 기간에 거리에서 책을 읽으며 노래를 불렀다.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고립된 이들에게 달려갔다.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밤을 새웠다. 과거의 상처와 희생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 고통을 나눠 갖자는 마음이 만든 이 겨울의 풍경이다. 그렇게 희망은 절망의 순간에 천사처럼 날아들었다. 훗날 이 시간은 어떤 언어로 기록될까. 희망은 진실해서 오래 버티고, 날렵해서 멀리 간다. 노랫말이 없어 누구나 부를 수 있다. 허밍도, 침묵도, 비명도, 합창도 다 가능하다. 무엇보다 희망은 손쉬운 위무나 동정을 청하지 않는다. 희망을 희망이게 하는 것은 이 올곧은 힘이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며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이들이 거짓과 아첨 속에서 승승장구할 때 희망은 구걸 않고 당당히 버틴다. 비루한 아첨꾼들이 몰락할 때 희망은 여전히 올곧은 시선으로 그 너머를 보며 자기 길을 간다. 보이지 않아도 간절히 귀 기울이면 들리는 희망. 희망이 우리에게 온다. 쉼 없이 직선으로 온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다 인연이우다게”… 11년의 제주살이와 7년의 사랑을 담다

    “다 인연이우다게”… 11년의 제주살이와 7년의 사랑을 담다

    ‘언제부터 모든 말이 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당신이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이 말조차 당신에겐/이상하게 되었지만/돌밭을 또 풍우가 헤치고 갔습니다/누가 누구에게랄 것 없이/변한 사람이 이겼습니다/메밀꽃은 피었다가 체념처럼 식었습니다/다만 당신에게 한 말이/내 자신에게도 한 말일 수 있는가 생각해 봅니다/와흘리 메밀밭이/돌밭인 까닭을/돌 틈에 맨발을 넣은 자는 말합니다/몸속이 돌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황학주 시인이 2024년 12월 크리스마스 다음날 펴낸 새책 ‘다 인연이우다게’에 나오는 시 ‘와흘리 메밀밭’이다. 온전히 제주에서 살면서 쓴 산문과 시를 한데 묶은 책이다. 그에게 제주의 삶은 이루지 못한 한편의 ‘러브 스토리’ 같다. 그림을 그리는 아내와 제주 조천에 내려가 살던 시간을 세밀한 문장으로 되새긴 산문과 집 잃은 슬픔의 시를 실었다. 그는 “급하면 하나님이 천사를 보낸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그는 “당신이 그 천사였다면, 내게 와 7년을 그냥 제주에서 단둘이 산 것인데 무슨 일을 맡아 내게 왔던 것일까” 기도를 하며 또 물어본다. 사랑하는 아내 정인희(1986~2023) 작가를 잃은 뒤 써내려간 글들은 비현실적인 이별이어서 헛헛하다. 난다 출판사 관계자는 “아내를 애도하는 시들은 절절한 그의 고통을 조금 완화해줄지 모르지만 슬픔을 씻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그러나 거기엔 천사가 다녀간 뒤 남긴 작은 불빛이 있다”고 전한다. 황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날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의식을 치르듯 술잔을 기울었다.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눈가에 낯선 물기가 묻어나는 걸 목격했지만 모른 체 해야 했다. 그는 그렇게 한동안 술로 ‘뜻하지 않은 이별’을 삼켰다. 모든 의식들을 그렇게 조용히 치러야 했다. 슬픔이 너무 느닷없이 와서. 그 슬픔의 크기가 잴 수 없을 만큼 크고 황망스러워서. 제주에서 11년 살았고 지금도 여전히 제주에 적을 두고 있는 그는 아내와는 행복한 7년을 살았다. 그 시간이 꿈결 같았을 것이다. 특히 월정리 해변은 아내와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그곳에서 갤러리카페를 열기도 했다. ‘월정리해변에서’ 산문에서 그는 “종종 저녁 무렵엔 집 근처 조천 바다에 나가 노을을 보지만, 잠이 일찍 깬 미명이면 월정리 해변 모래사장을 걷는 게 가장 그럴듯하다”며 “오늘은 점심 약속이 있어 미리 월정리에 와 넓은 먹장구름을 이고 있는 바다를 본다. 바다다. 바다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종교의 가장 너른 제단이다. 나는 그래서 바닷가에 오두막을 세우고 또 허물곤 했을까”라고 되뇌였다. 마음을 추스르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작가는 현재 IDS 국제학교에서 글쓰기 및 창작수업을 맡고 있다.
  • 성북사랑상품권 설 앞두고 400억 발행

    성북사랑상품권 설 앞두고 400억 발행

    서울 성북구가 설 명절을 앞두고 400억원 규모의 성북사랑상품권을 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올해 발행 목표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이자 서울시 자치구 1월 발행액 중 최대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경기침체에 비상계엄, 탄핵 정국 등으로 골목상권이 얼어붙으면서 주민 소비 위축, 지역 소상공인의 고통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골목상권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가장 확실한 소비진작 정책인 성북사랑상품권을 조기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성북사랑상품권은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발행된다. 페이백 이벤트를 올해도 진행한다. 5% 할인 발행에 5% 페이백 이벤트를 더해 총 10%의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페이백 이벤트는 예산 소진 시까지 상시 진행한다. 성북사랑상품권 구매와 이용은 ‘서울페이+’앱을 통해 가능하다. 1인당 최대 월 5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고 보유 한도는 150만원이며 성북구 내 성북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상인, 주민께서 삶이 너무 팍팍하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주민생활안정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나도 희생자 될 수도”… 두려움·죄책감에 집단 트라우마 겪는 조종사·승무원들

    “나도 희생자 될 수도”… 두려움·죄책감에 집단 트라우마 겪는 조종사·승무원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났지만 참사가 남긴 상흔은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특히 참사 이후에도 매일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조종사와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집단 트라우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퇴사를 결심하는 일부 승무원들도 있다. 여객기 안전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은 충격을 넘어 회의감과 분노에 휩싸인 상태다. 15년째 한 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정모(46)씨는 “무안공항은 활주로가 짧고, 새가 많아 가기 꺼려지는 공항이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고기 조종사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 그런 일이 닥칠까 무섭고 두렵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번 참사 이후 조종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 퇴사할 마음을 굳혔다. 조종사를 꿈꾸고 있는 이들도 참사 이후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고등학생 나모(17)씨는 “동체착륙 이후 벽과 빠르게 가까워지는 사고기의 모습을 영상으로 봤다”며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을 기장과 부기장이 안타까웠고 내가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다시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군 정비사로 재직하다 민간 항공사로 이직을 준비 중인 최모(24)씨도 “사고가 나면 어떤 이유로든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이 직업을 택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승무원들도 고통을 호소했다. 2년째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모(26)씨는 “근무 전 동료들과 고인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갖고 일을 시작한다”며 “괜찮아졌나 싶다가도 막상 비행기에 오르면 갑자기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원모(28)씨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행 전후로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특히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두려움과 무력감에 시달릴 수 있다”며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동일·유사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분노, 두려움, 공포가 공존”…참사로 트라우마 겪는 승무원·조종사

    “분노, 두려움, 공포가 공존”…참사로 트라우마 겪는 승무원·조종사

    “비행기 타기 전 덜컥 두려워”참사 열흘째 항공업계 트라우마 여전전문가 “빠른 사고 규명 필요”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났지만 참사가 남긴 상흔은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특히 참사 이후에도 매일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조종사와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집단 트라우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퇴사를 결심하는 일부 승무원들도 있다. 여객기 안전을 책임지는 조종사들은 충격을 넘어 회의감과 분노에 휩싸인 상태다. 15년째 한 항공사에서 조종사로 일하고 있는 정모(46)씨는 “무안공항은 활주로가 짧고, 새가 많아 가기 꺼려지는 공항이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고기 조종사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 그런 일이 닥칠까 무섭고 두렵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번 참사 이후 조종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 퇴사할 마음을 굳혔다. 조종사를 꿈꾸고 있는 이들도 참사 이후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고등학생 나모(17)씨는 “동체착륙 이후 벽과 빠르게 가까워지는 사고기의 모습을 영상으로 봤다”며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을 기장과 부기장이 안타까웠고 내가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다시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군 정비사로 재직하다 민간 항공사로 이직을 준비 중인 최모(24)씨도 “사고가 나면 어떤 이유로든 책임을 져야 할 텐데 이 직업을 택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승무원들도 고통을 호소했다. 2년째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모(26)씨는 “근무 전 동료들과 고인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갖고 일을 시작한다”며 “괜찮아졌나 싶다가도 막상 비행기에 오르면 갑자기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원모(28)씨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행 전후로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전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특히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두려움과 무력감에 시달릴 수 있다”며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동일·유사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웬만하면 쓰지 마세요”…‘겨울 보온템’ 물주머니 사용 경고한 英여성, 왜

    “웬만하면 쓰지 마세요”…‘겨울 보온템’ 물주머니 사용 경고한 英여성, 왜

    겨울철 난방비 절약과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보온 물주머니 때문에 화상을 입은 한 영국 여성이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사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미러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소피아 폴리(29)는 4년간 사용한 보온 물주머니가 터져 2도 화상을 입었다. 폴리는 지난해 11월 평소처럼 뜨거운 물을 반만 채운 물주머니를 안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때 물주머니에서 갑자기 뜨거운 물이 새어 나와 엉덩이 아래쪽과 허벅지 안쪽, 손에 화상을 입었다. 폴리는 피부가 녹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잠옷을 벗고 욕실로 달려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후 폴리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해 응급 처치를 받았다. 그는 “(병원에서) 내 피부가 녹아내리는 걸 봤다. 다리 쪽 피부는 덜렁거렸다. 끔찍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러본 적이 없다”며 “내가 경험한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폴리는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으며 한동안 움직이지 못해서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버거웠다고 한다. 현재 폴리의 상처 부위는 대부분 아물었지만 적어도 2년간 화상 부위에 햇빛이 닿아서는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폴리에 따르면 그는 자기가 물주머니의 뚜껑을 덜 닫은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라 물주머니 자체가 녹아내리면서 물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폴리는 “4년 정도 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쓰레기통에 버렸어야 했다”고 씁쓸해했다. 폴리는 사람들에게 물주머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보온 물주머니를 사용하고, 특히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이를 구매한다”며 “보온 물주머니로 인한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다는 소식을 병원에서 들었는데 이건 꽤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아이가 보온 물주머니로 인한 화상을 입었을 때 상처 부위를 바로 찬물에 담그지 않거나 상처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했다가 감염돼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폴리는 “어렸을 때부터 보온 물주머니를 써왔고, 특히 손과 발이 항상 차가워서 따뜻하게 하려고 겨울에 자주 썼다”며 “평소 물주머니의 위험성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 터지는 건 본 적이 없다. 앞으로 다시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는 사람들에게 절대 보온 물주머니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면서도 보온 물주머니를 사용해야 한다면 너무 뜨거운 물이 아닌 적당한 온도의 물을 주머니에 넣고 꽉 채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한 매년 사용할 때마다 보온 물주머니의 덮개를 벗기고 상태를 점검하라고 했다.
  • “살 오르고 좋아 보여 다행”…한동훈, 사퇴 후 ‘첫 목격담’ 나온 곳은?

    “살 오르고 좋아 보여 다행”…한동훈, 사퇴 후 ‘첫 목격담’ 나온 곳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목격담이 전해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목격담 정치’로 간을 보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7일 한 대표의 공식 팬 카페인 ‘위드후니’에는 전날 강남 스타벅스에서 한 전 대표를 봤다는 내용과 함께 한 전 대표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한 전 대표는 단정한 검은색 코트를 입고 음료를 주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전 대표 목격담을 올린 누리꾼은 “대표님 표정이 편안하게 보이고, 살이 오른 것이 좋아 보여 다행”이라고 적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대패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시기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각종 목격담이 나오며 화제를 모았다.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목격되거나,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었다는 목격담이 이어지면서 한 전 대표의 행보에는 ‘목격담 정치’라는 평가가 따라붙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목격담 정치’로 간을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당시 한동안 ‘목격담 정치’, ‘식사 정치’ 등을 이어가다 결국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런 상황은 이번에도 반복되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의 대선 출마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그의 ’목격담‘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은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나설 수 있는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 나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는 어쨌든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그냥 은둔해서 지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에도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죄짓고 도망친 게 아니지 않는가? 아마 한동훈 대표가 1월부터는 어떤 행동을 좀 할 것”이라며 ‘1월 복귀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6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의가 붕괴해 더 이상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은 모든 국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12월 3일 밤 당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불법계엄을 막아 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차를 멈추고 “저를 지키려 하지 말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며 지지자들을 달랬다. 이들은 친한계 의원들을 향해 “다 지옥 불에 갈 것”, “배신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최근 추락한 지지율과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경쟁력 회복을 시도한 후 재등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대표가 당시 지지자들에게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향후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평가됐다.
  • ‘훈련병 사망’ 12사단 중대장·부중대장 각각 징역 5년·3년 선고

    ‘훈련병 사망’ 12사단 중대장·부중대장 각각 징역 5년·3년 선고

    지난해 5월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발생한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 각각 징역 5년과 3년이 선고됐다. 7일 춘천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김성래)는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강모(27·대위)씨에게 징역 5년, 부중대장 남모(25·중위)씨에게 징역 3년을 판결했다. 강씨와 남씨 지난해 5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고(故) 박모 훈련병 등 6명에게 완전군장 상태에서 보행, 뜀걸음, 선착순 1바퀴, 팔굽혀펴기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방식의 군기 훈련을 명령, 집행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학대·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들은 군기 훈련과 훈련병의 사망 간 인간관계가 없다는 등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병 교육 훈련을 받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신체 조건에 맞지 않는 혹독한 군기 훈련을 집행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군기 훈련 집행은 개인적인 피해뿐 아니라 군 사기와 전투력을 떨어뜨리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질타했다. 이어 “21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생명을 잃었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군 기강 확립을 위해 피해자들을 교육할 목적으로 훈련을 실시하다가 이 사건에 이른 점, 악감정 내지는 고통을 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진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강씨가 피해자들에게 형사 공탁한 사정은 피해자들 측에서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을 들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상으로 제한적으로만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훈련병이 사망에 이른 경위·경과를 집중적으로 수사한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와 경과 등을 수사한 결과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씨와 남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에서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학대치사죄가 적용될 수 없다거나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 “혀 타는 고통”…징역 30년 ‘니코틴 남편살인’ 무죄 이유는?

    “혀 타는 고통”…징역 30년 ‘니코틴 남편살인’ 무죄 이유는?

    남편을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던 30대 여성이 파기환송심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김상환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2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5월 26일부터 27일 사이, 남편 B씨에게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게 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며, 피고인이 액상 니코틴 구매 당시 원액을 요구한 정황 등이 살인의도와 연결된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찬물을 이용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형량은 유지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7월 “니코틴 복용과 관련된 간접증거들이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수원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4차례 변론 끝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농도 니코틴 원액을 음용할 경우 혓바닥을 찌르거나 혓바닥이 타는 통증이 느껴져 이를 몰래 음용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체내 니코틴 농도를 토대로 “범행에 사용된 제품이 고농도 원액이어야 하지만, 수사기관은 압수된 제품의 함량을 분석하지 않았다”며 증거 불충분과 함께 남편 B씨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가 경제적 문제와 부인의 내연 관계 등을 알게 된 이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점,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다른 행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범죄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며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와 법리를 충실히 따른 것으로 오류가 없다”고 밝혔다.
  • “배 아파 낳아야만 모성애 강한 게 아냐”… 편견 지우고 ‘무통 분만’ 지원 나선 도쿄

    저출생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 도쿄도가 올해 4월 이후 도내에 거주하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무통 분만’ 비용을 지원한다. 한국에서는 산통을 줄여 주는 ‘무통 주사’에 100% 건강보험이 적용돼 임신부 부담이 없지만, 일본에서는 임신부가 주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해 높은 진통 효과에도 이용률이 저조하다. 심지어 ‘배를 아프게 해서 아기를 낳아야 애정이 생긴다’는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일부러 무통 주사를 기피하는 임신부도 적지 않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도가 분만 사고에 대비한 충분한 시설과 마취의를 갖춘 도내 의료기관에서 임신부의 무통 분만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무통 분만을 하려면 10만~15만엔(약 93만~140만원)이 필요하다. 도쿄도는 최대 10만엔(93만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자연분만을 진행할 경우 전액 본인이 출산 비용을 부담한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50만엔(약 465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다만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출산육아 일시금’(50만엔)을 산모에게 지급한다. 사실상 출산 비용은 ‘제로’인 셈이다. 다만 무통 분만에 드는 추가 비용은 전액 환자 부담이다. 일본에서 무통 분만을 선택하는 임신부 비율은 2022년 기준으로 11.6%(8만 9044만명)에 그친다. 이마저도 2018년 4만 5558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비용 부담과 함께 출산 시 고통이 아기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된다는 사회적 편견이 크게 작용했다고 요미우리는 짚었다. 도쿄도의 임신부 무통 분만 지원 정책 추진 배경에는 낮은 출산율이 있다. 도쿄도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일본 4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다. 2023년에는 0.99명으로 1명 선이 깨졌다. 무통 분만 지원 제도는 기초지자체인 군마현 시모니타마치가 시행하고 있지만 광역지자체 중에는 도입 사례가 없다.
  • [단독] ‘계엄 한파’ 반영 안 됐는데… 실업급여 받은 자영업자 8.6% 늘었다

    [단독] ‘계엄 한파’ 반영 안 됐는데… 실업급여 받은 자영업자 8.6% 늘었다

    매출 감소 등으로 폐업하고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가 지난해 11월까지 3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비자발적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319명(중복 제외)이다. 전년 같은 기간 3057명보다 8.6% 늘었으며, 2023년 전체(3248명)를 이미 뛰어넘었다. 수급액도 늘었다. 지난해 11월까지 폐업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175억 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55억 5600만원)보다 12.9% 늘었다. 수급액도 2023년 전체(167억 6800만원)를 앞질렀다. 12월 실업급여 지급 현황을 아직 집계하지 않았는데도 지급액과 수급자 모두 전년도 연간 규모보다 많아진 건 그만큼 자영업자의 고통이 커졌다는 의미다.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사업체 50인 미만’, ‘고용보험 1년 이상 가입’, ‘6개월 연속 매출 감소’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계엄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12월까지 집계되면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직전 달(100.7)에 비해 12.3포인트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폐업 비용 지원, 재취업 교육 등을 강화해 자영업자의 재기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전체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 6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도 11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면서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목숨 건 버스 타기, 밤 소음에 뜬눈… 한남동 주민들 “욕 나온다”

    목숨 건 버스 타기, 밤 소음에 뜬눈… 한남동 주민들 “욕 나온다”

    차 몰고 나서도 혼잡으로 발 묶여경찰 차벽에 막혀 통행 제한까지버스·지하철도 예고 없이 무정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길어지면서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가 ‘교통지옥’, ‘집회지옥’으로 바뀌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도로 1차선까지 걸어나가 버스를 타야 하고 차를 몰고 나서도 교통혼잡으로 도로에 갇히기 일쑤다. 날마다 이어지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에 손님 발길이 끊어지자 아예 가게 문을 닫는 상인들도 적잖다. “이렇게 목숨 걸고 버스를 타는 게 말이 됩니까?” 6일 정오쯤 한 손에 짐을 가득 들고 한남동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정연숙(62)씨는 “집회가 시작된 이후로는 통제 때문에 도로 1차선까지 나가서 버스를 잡아타고 있다. 위험하지만 안내해 주는 사람조차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차로가 막혀 버스 정류장 옆 전광판에 ‘곧 도착 버스 없음’, ‘무정차’ 문구가 표시됐고, 시민들은 도로 한복판에 나와 목을 빼고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가 서지 않고 지나가려고 하자 시민들이 택시를 잡듯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도로로 달려 나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기준으로 한남대로는 모든 방향의 2~3개 차로가 통제됐고 안전을 이유로 관저 인근 도보 통행도 제한됐다. 시민들은 2분이면 갈 거리를 10분 넘게 돌아가야 하는 등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하고, 버스 수십 대를 배치해 차벽을 세우면서 교통 혼잡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남동 일대를 지나는 버스 노선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서울 중구로 출근한다는 유모(54)씨는 “욕이 나올 지경”이라며 “평소보다 1시간 30분 정도나 더 걸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주택가가 밀집한 도로 앞과 한강진역 인근에서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소음과 한밤중 강하게 비추는 불빛에 고통받고 있다. 동네 주민 김용여(68)씨는 이날 서울신문과 만나 “집회 소음 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 잔 게 벌써 3일이 넘었다”며 “귀마개를 껴도 소리가 들린다. 집이 방방 울릴 정도”라고 호소했다. 상인들은 아예 장사를 접었다. 이날 오후 찾은 집회 장소 인근의 꽃집, 자동차 매장 등은 굳게 문을 닫아 놓은 상태였다. 건물 앞에는 ‘외부인 출입 금지’, ‘화장실 없음’과 같은 안내문만 나부꼈다. 집회 장소 바로 옆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1)씨는 “매장 앞이 자기들 자리인 것처럼 앉아 있어서 손님들이 들어올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난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또 다른 가게 직원인 신모(25)씨도 “매장 화장실을 처음엔 1~2명만 이용하더니 이젠 화장실 앞에 줄을 서서 쓴다”며 “영업에 방해가 돼 문 앞에 안내문을 붙여 봐도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 日 “배 아파 낳아야 아기에 애정 생긴다” 편견 지우기 나선 도쿄도

    日 “배 아파 낳아야 아기에 애정 생긴다” 편견 지우기 나선 도쿄도

    무통 주사 기피 현상 사회적 문제로비용 지급 추진해 저출생 극복 모색 저출생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 도쿄도가 올해 4월 이후 도내에 거주하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무통 분만’ 비용을 지원한다. 한국에서는 산통을 줄여주는 ‘무통 주사’에 100% 건강보험이 적용돼 산모 부담이 없지만, 일본에서는 산모가 주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해 높은 진통 효과에도 이용률이 저조하다. 심지어 ‘배를 아프게 해서 아기를 낳아야 애정이 생긴다’는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일부러 무통 주사를 기피하는 산모도 적지 않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도가 마취의와 분만 사고에 대비한 충분한 시설을 갖춘 도내 의료기관에서 무통 분만을 할 때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무통 분만을 하려면 10만~15만엔(약 93만~140만원)이 필요하다. 도쿄도는 최대 10만엔(93만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자연분만을 진행할 경우 전액 본인이 출산 비용을 부담한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50만엔(약 465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다만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출산육아 일시금’(50만엔)을 산모에게 지급한다. 사실상 출산 비용은 ‘제로’인 셈이다. 다만 무통 분만에 드는 추가 비용은 전액 환자 부담이다. 일본에서 무통 분만을 선택하는 산모 비율은 2022년 기준으로 11.6%(8만 9044만명)에 그친다. 이마저도 2018년 4만 5558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비용 부담과 함께 출산 시 고통이 아기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된다는 사회적 편견이 크게 작용했다고 요미우리는 짚었다. 도쿄도의 산모 무통 분만 지원 정책 추진 배경에는 낮은 출산율이 있다. 도쿄도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일본 4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다. 2023년에는 0.99명으로 1명 선이 깨졌다. 무통 분만 지원 제도는 기초지자체인 군마현 시모니타마치가 시행하고 있지만, 광역지자체 중에는 도입 사례가 없다.
  • [단독]폐업하고 실업급여 받은 자영업자 급증… 계엄 탓에 더 커질듯

    [단독]폐업하고 실업급여 받은 자영업자 급증… 계엄 탓에 더 커질듯

    매출 감소 등으로 폐업하고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가 지난해 11월까지 3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를 고려하면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비자발적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319명(중복 제외)이다. 전년 같은 기간 3057명보다 8.6% 늘었으며, 2023년 전체(3248명)를 이미 뛰어넘었다. 수급액도 늘었다. 지난해 11월까지 폐업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175억 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55억 5600만원)보다 12.9% 늘었다. 수급액도 2023년 전체(167억 6800만원)를 앞질렀다. 12월 실업급여 지급 현황을 아직 집계하지 않았는데도 지급액과 수급자 모두 전년도 연간 규모보다 많아진 건 그만큼 자영업자의 고통이 커졌다는 의미다.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사업체 50인 미만’, ‘고용보험 1년 이상 가입’, ‘6개월 연속 매출 감소’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계엄 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12월까지 집계되면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직전 달(100.7)에 비해 12.3포인트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폐업 비용 지원, 재취업 교육 등을 강화해 자영업자의 재기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전체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 6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도 11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면서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비상계엄 끝나 좀 아쉬웠다”…최준용, 尹 지지 발언 논란

    “비상계엄 끝나 좀 아쉬웠다”…최준용, 尹 지지 발언 논란

    배우 최준용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을 두고 “끝나서 좀 아쉬웠다”고 발언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최준용은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해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설을 펼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즉각적인 비판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최준용은 연단에 올라 “지난해 12월 3일 느닷없이 계엄령이 선포돼 깜짝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몇 시간 만에 계엄이 끝났다는 것”이라며 “내심 좀 아쉬웠다. 계엄을 하신 거면 좀 제대로 하시지 이렇게 끝낼 거면 뭐 하러 하셨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윤 대통령의 큰 뜻을 몰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계엄 이후 반국가 세력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끝까지 힘을 실어 줄 것을 독려했다. 최준용은 민주노총과 탄핵 찬성 세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는 말은 말이 안 된다”며 “민주노총에서 간첩이 얼마나 많이 나왔느냐.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피켓을 그대로 사용하는 그들이 간첩이 아니면 누가 간첩이냐”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이 싫으면 북한으로 가라”며 거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최준용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2년에도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유세를 지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해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최준용 외에도 가수 김흥국과 JK 김동욱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흥국은 지난 2일 대통령 관저 앞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만큼 잘한 대통령은 없다”며 지지 발언을 했다. JK 김동욱은 자신의 SNS에 집회 참석 인증샷을 올리며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 “한국에서 계엄령…충격, 기괴”대부분의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충격”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국제적 파장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초기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거쳐 민주주의 국가로 자리 잡았지만, 이번 사태는 국가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전하며 윤 대통령의 조치가 과거 군부 독재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령과 이번 사태를 비교하며 윤 대통령의 결정이 한국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전했다. CNN은 캠브리지 대학 존 닐슨-라이트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번 계엄령 선포는 명백히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글로벌 파트너로서 한국의 위상이 높은 현 시점에 윤 대통령의 계엄령 결정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전하며 계엄령 발동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교도뉴스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언급하며 이번 조치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의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튼은 한국 내 불안정성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정부가 이번 결정을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 음악으로 한층 짙어지는 여운…쇼팽의 찬란한 ‘블루노트’

    음악으로 한층 짙어지는 여운…쇼팽의 찬란한 ‘블루노트’

    한때의 감정이 치열하게 교차하고 나면 오선지 위에 그려지는 음표들. 그렇게 써 내려간 낭만적인 선율이 작은 공연장을 채우고 있노라면 설명할 수 없는 진동이 몸과 영혼을 감싼다. 저마다 흔적은 달랐으되 누구나 느껴봤을 법한 감정을 깊이 마주하고 나면 여운이 더욱 짙게 남는다. 5일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쇼팽, 블루노트’는 음악이 연극의 감동을, 연극이 음악의 감정을 완성하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이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 쇼팽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쇼팽, 블루노트’는 클래식 음악가를 주제로 한 공연 ‘산울림 편지콘서트’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으로 2023년 초연했고 이번에 재연을 마쳤다. 작품은 1830년 오스트리아 빈, 1836년 프랑스 파리, 1838년 스페인 마요르카, 1839~1843년 프랑스 노앙을 오가며 쇼팽의 삶을 조명한다. 쇼팽의 연인이자 소설가였던 조르주 상드가 등장해 그의 생애를 설명하고 함께했던 시간을 보여준다. 러닝타임이 95분으로 길지 않은 작품인 데다 중간중간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곁들여져 연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다. 대신 쇼팽이 음악을 완성했던 시간을 집약해 보여줌으로써 그가 쓴 곡과 곡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차게 전한다. 쇼팽의 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에게는 쇼팽의 입문서로, 잘 아는 관객에게는 보다 풍성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작품이다. 제목인 ‘블루노트’는 쇼팽의 음악을 감상한 상드가 남겼던 말에서 따왔다. 극 중 상드는 쇼팽의 음악을 들으면 푸른색이 떠오른다는 말과 함께 ‘블루노트’라는 이름을 붙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상드는 단순히 주인공의 연인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쇼팽의 삶에 영향을 끼친 예술가로서 그려진다. 사랑했던 격렬한 시간을 거쳐 결국 갈등을 겪게 되지만 그럼에도 남았던 위대한 예술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특별했는지 보여준다. 지금은 음악으로만 감상하기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쇼팽의 당시 감정선을 선명히 드러내면서 작품은 몰입감을 이끌어낸다. 이 감정선은 소박한 공연장을 꽉 채우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더욱 극적으로 완성된다. 쿠프카 피오트르와 히로타 슌지가 들려주는 쇼팽의 9곡은 마음의 여운을 더 황홀하게 물들이는 장치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물론 고통 속에 소멸해가던 쇼팽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전해옴으로써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피아노 한 대 달랑 있을 뿐이지만 쇼팽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쇼팽이라 감히 가능한 이야기가 완성됐다. 작은 극장이라 배우들의 숨소리, 미세한 떨림, 작은 표정 변화까지 가까이서 포착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 하늘나라로 떠난 영화 ‘슈렉’ 속 당나귀 ‘동키’ 실제 모델

    하늘나라로 떠난 영화 ‘슈렉’ 속 당나귀 ‘동키’ 실제 모델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에 당나귀 ‘동키’의 실제 모델인 ‘페리’가 30세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페리가 살았던 배런 파크의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성명을 통해 “페리의 죽음을 알리게 되어 매우 슬프다”며 페리가 2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가 불가능한 제엽염을 앓고 있어 고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던 상태”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제엽염은 발굽 내부 조직인 제엽에 생기는 염증 질병으로, 다리를 절거나 운동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는 병이다. 주로 양쪽 앞다리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런 파크 측은 “페리는 마지막 몇 주 동안, 말 조련 전문가들과 함께 목초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페리가 자연에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당나귀’로 잘 알려진 페리는 1997년부터 배런 파크에 살았다. 페리가 동키의 모델이 된 이유는 슈렉의 애니메이터 중 한 명이 이 인근에 살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나귀 농장에 방문한 애니매이터가 페리의 생김새, 움직임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연구했고, 이를 활용해 동키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전해졌다. 영화 ‘슈렉’ 시리즈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4억 9200만 달러(약 7243억)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또한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해 신설된 ‘장편 애니매이션’ 부문의 첫 번째 수상작이다. 페리는 팔로알토 시 마스코트로 활약했고, 시의회에서 1만 달러(약 1560만원) 의료비를 지원하기도 하는 등 지역 사회와도 끈끈한 연을 맺었다. 배런 파크 측은 “우리는 절대로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페리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드럼웍스는 첫 편 공개 이후 16년 만인 2026년 7월에 ‘슈렉5’를 개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영화 ‘슈렉’ 속 당나귀 ‘동키’ 실제 모델, 세상 떠났다

    영화 ‘슈렉’ 속 당나귀 ‘동키’ 실제 모델, 세상 떠났다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에 당나귀 ‘동키’의 실제 모델인 ‘페리’가 30세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페리가 살았던 배런 파크의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성명을 통해 “페리의 죽음을 알리게 되어 매우 슬프다”며 페리가 2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가 불가능한 제엽염을 앓고 있어 고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던 상태”라고 원인을 설명했다.제엽염은 발굽 내부 조직인 제엽에 생기는 염증 질병으로, 다리를 절거나 운동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는 병이다. 주로 양쪽 앞다리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런 파크 측은 “페리는 마지막 몇 주 동안, 말 조련 전문가들과 함께 목초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페리가 자연에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당나귀’로 잘 알려진 페리는 1997년부터 배런 파크에 살았다. 페리가 동키의 모델이 된 이유는 슈렉의 애니메이터 중 한 명이 이 인근에 살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나귀 농장에 방문한 애니매이터가 페리의 생김새, 움직임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연구했고, 이를 활용해 동키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전해졌다. 영화 ‘슈렉’ 시리즈는 개봉 후 전 세계적으로 4억 9200만 달러(약 7243억)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또한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해 신설된 ‘장편 애니매이션’ 부문의 첫 번째 수상작이다. 페리는 팔로알토 시 마스코트로 활약했고, 시의회에서 1만 달러(약 1560만원) 의료비를 지원하기도 하는 등 지역 사회와도 끈끈한 연을 맺었다. 배런 파크 측은 “우리는 절대로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페리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드럼웍스는 첫 편 공개 이후 16년 만인 2026년 7월에 ‘슈렉5’를 개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정부 “제주항공 참사 명예훼손 99건 조사 중…1명 검거”

    정부 “제주항공 참사 명예훼손 99건 조사 중…1명 검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악성 게시글 99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 및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희생자 전원의 신원이 확인되고 시신이 인도됨에 따라 2차 합동 위령제를 하기로 했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5일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0차 회의’에서 “총 99건의 악성 게시글에 대해 내사 및 수사에 착수했고, 어제(4일) 오후 유가족 등을 모욕하는 악성 게시글을 올린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인 온라인 게시글과 영상 등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경찰청 전담수사단에서는 17개 전 시도청의 사이버수사대 등 수사력을 집중해 엄정 대응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2층에 악성 게시글 ‘현장 신고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모욕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제주항공 유가족에 대해 비방성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뉴스를 보고 생각 없이 작성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2차 합동 위령제 준비 한편 정부는 합동분향소를 연장 운영하고, 2차 합동 위령제를 열기로 했다. 이 본부장은 “사고 발생 8일째인 오늘은 희생자 146분이 유가족의 품으로 인도됐고, 유가족의 뜻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장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애도와 추모를 이어갈 수 있도록 광주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합동분향소를 연장 운영하고, 2차 합동 위령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례 후에도 유가족을 세심히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심리 지원, 상속과 보상 등 법률상담, 유가족 긴급 돌봄 등 세심하고 충분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가족의 서류 제출 편의를 위해 각종 증명서류를 간소화했고, 장례 시부터는 전담 공무원이 증명 서류 발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유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위로해 주고 계신 모든 분과 추운 날씨 속에도 사고 수습에 애쓰는 공무원, 국과수, 경찰, 소방, 군인 등 관계자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사고 수습, 유가족 지원, 원인 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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