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1월 4~7일 중국 국빈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1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9년 만이다. 이 대통령이 새해 첫 정상외교 일정으로 중국 방문을 택하면서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벌어졌던 양국 관계가 어느 수준까지 복원될지 주목된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춘추관에서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두 달여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전면적 복원 흐름을 공고히 하는 한편 공급망, 투자, 디지털 경제, 초국가 범죄 대응, 환경 등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구체적 성과를 올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9년 12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국빈 방문은 2017년 이후 없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4~6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함께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진행하고 중국 주요 지도자들과의 면담, 동포 간담회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6~7일 상하이를 찾는다. 내년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이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업무 개시 100주년인 만큼 현장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도 동행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기업인 200여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양국 국민들의 민생에 대한 실질적 기대도 있고 한편으로는 핵심 광물 공급망이라든가 양국 기업의 상대국에 대한 투자 촉진, 그리고 디지털 경제 및 친환경 산업에서도 호혜적 경제 협력 성과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관련 부처들이 다수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지난달 1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복원에 의견을 같이했다. 당시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5년 만기 70조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 등 7건의 MOU를 체결하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거론될 핵심 의제로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꼽힌다.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계기로 국내에서 한류 콘텐츠 유통 등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베이징에서 K팝 콘서트 개최를 추진했지만 중국 측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인공구조물 설치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문제도 의제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중국 불법 어선들에 대해 “아주 못됐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중국의 협조도 다뤄질지 주목된다. 내년 상반기 북미 대화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강력하게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정확한 의제는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양국 정상 간 아직 조율 중인 부분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