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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에 긍정 시각…북·미 회담 언론 중재 역할 뛰어나”

    “한반도 평화에 긍정 시각…북·미 회담 언론 중재 역할 뛰어나”

    정상회담 관련 정교한 상황분석 제시 부처별 남북 경협 준비과정 상세 보도 서울신문은 29일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이슈를 포함해 6·13 지방선거와 경제 현안 등 다양한 보도내용을 다룬 제106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박재영(광주대 부총장) 위원장과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나연(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홍영만(서울여대 초빙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경계나 의심을 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목소리가 지면 곳곳에 묻어났다. 언론으로서 북·미 정상회담 중재자의 역할이 뛰어났다. 중립적 위치에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바라보며 건설적인 입장을 제시하는 시각이 좋았다. 돌발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독자 입장에서 의문을 갖게 되는데 그때마다 독자의 질문에 흐름과 맥락을 잘 짚고 정교한 상황 분석으로 명쾌한 답을 제시해 주는 뉴스 분석이 돋보였다. -5월 2일자 3면에 게재된 북·미 간 3대 합의 쟁점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한 기사가 돋보였다. 특히 서울신문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지자체와 정부부처의 역할을 잘 다뤘다. 14일자 ‘남북경협 페달 밟을 준비하는 부처들’ 기사를 통해 각 부처가 경협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정리한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서울신문은 5월 한 달 동안 우리 경제에 경고음을 울렸다. 1일자 19면에 실린 ‘생산·투자 동반 하락…공장가동률 9년 만에 최저’, 2일자 19면 ‘수출마저 4월 1.5%↓…18개월 만에 뚝’, 14일자 14면 ‘경제지표 줄줄이 하락…비상등 켜졌다’ 등의 주요 경제 기사들이 돋보였다. 6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진단과 기획이 돋보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특집에서 경제라는 주제를 먼저 꺼내 들어 진단한 것과 특히 21일자 6면에 게재된 창업의 현실을 짚어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획 시리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별세 관련 서울신문의 지면 배면은 파격·인상적이었다. 5월 21일자에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1~3면에 싣고 사설까지 게재했다. 22일자 2면에는 사람의 마음까지 경영한 구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습을 담았다. 한진 기업의 갑질 사태로 재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그의 발자취 보도는 재벌 총수의 부정적 이미지 불식에 도움이 됐다. 더불어 다른 재벌 총수들에게 그의 경영철학이 크게 귀감이 됐을 것이다 -23일자 2면 ‘난, 마트 대신 집 앞 편의점 간다’ 기사는 통계를 활용해 새로운 추세에 대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해 신뢰감과 함께 재미있었던 기사였다. 정보의 기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실제로 편의점 수가 증가했는지에 대한 수치를 찾아 제시했으면 더욱 확실한 데이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의결권 자문사 관련 심층보도는 엘리엇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가 나왔을 때 2주나 3주 앞서 보도했더라면 독자들에게 훨씬 큰 도움이 됐을 수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19일자에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기피하기 위해 기업이 꼼수를 쓴다고 비판했다. 언론은 현실적으로 우리 기업 문화에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기업을 꾸짖기 전에 이 제도의 문제점과 제대로 된 정착을 위해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인지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서울신문이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일방적으로 꼼수로 치부해 버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 8일자 2면 ‘카네이션도 못 사는 구직인생…어버이날 취준생 울리다’란 기사 제목이 자극적이다. 이런 표현을 한 학생은 기사에 없었다. 어버이날의 씁쓸한 자화상을 드러내려 했지만, 자극적 제목은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정리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최준식의 거듭나기] 아름다운 임종, 구본무 회장의 경우

    [최준식의 거듭나기] 아름다운 임종, 구본무 회장의 경우

    최근에 ‘존엄한 임종’과 관련해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실로 좋은 귀감이 됐다. 그동안 나는 한국인들이 행해 온 임종과 장례에 관련해 많이 비판해 왔다. 비합리적이고 허례에 치우친 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거나 허례허식에 빠진 장례식 등이 대표적인 예다.그래서 개선책을 단행본 등에서 자주 밝혔는데 나처럼 무명 인사가 외쳐 보아야 별 소용이 없었다. 그 때문에 나는 항상 사회의 저명 인사가 좋은 임종을 직접 실천해 보여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구 회장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전범(典範)을 보여 주었다. 인간의 죽음은 죽는 그 순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되는 지난(至難)한 과정이다. 구 회장은 보기 드물게 이 과정을 ‘모범생’으로 마쳤다. 나는 이제껏 극소수 사회의 지도층 인사를 제외하고는 이런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 어떤 면이 모범적이었다는 것일까. 그는 우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우리는 말기 질환 상태로 들어가면 다시는 건강을 찾을 수 없는 비가역적인 상태가 된다. 이때에는 어떤 치료도 소용없기 때문에 진통제를 제외한 모든 치료를 받지 않아야 한다. 구 회장은 평소에 연명치료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충분히 밝혔기 때문에 치료 중단에 문제가 없었다. 그다음에 내가 주목해서 보았던 것은 부고장이었다. 나는 신문에 난 지도층(?)들의 부고를 유난히 관심 있게 본다. 왜냐하면 이들의 부고 가운데에는 격식에 맞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구 회장의 부고는 예를 갖추었고 허례를 피해 보기에 좋았다. 구 회장의 부고를 보면 “화담 능성 구(具)공 본무께서 … 별세하셨기에”로 시작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 문구를 보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고인의 이름을 격식에 맞게 썼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껏 고인의 이름을 이렇게 쓴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호(화담)를 맨 먼저, 그리고 본관(능성)을, 그다음에 성을 쓰고 ‘공’ 자를 넣고 이름만 쓰는 것, 이게 정식인 것이다. 독자들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는지 모르겠는데 만일 다른 사람이 이 부고를 썼다면 아마 ‘LG그룹 구본무 회장님께서 별세하셨기에’라고 썼을 것이다. 이것은 예에 맞지 않는다. ‘회장’이라는 공식적이지 않은 직함을 썼을 뿐만 아니라 ‘님’ 자를 붙였기 때문이다. 내부 인사를 공식적으로 언급할 때 그 이름에 ‘님’ 자를 붙이는 것은 실례인데 한국인들은 이 실수를 너무나 많이 한다. 그리고 ‘회장’이라는 것은 공식적인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는 모두 일반인이기 때문에 구 회장의 경우처럼 ‘구 공’이라고 쓰는 것이 합당하다. 또 다른 부고들을 보면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자식의 순서도 아무리 어려도 아들부터 나열하는 것이 종종 있다. 그런데 구 회장의 부고에는 이런 것이 일절 없었다. 나는 자식을 나열할 때 아들부터 적는 것을 극력 싫어한다. 아들 중시의 가부장제도라 그렇다. 그래서 앞으로는 태어난 순서로 적으면 좋겠다. 우리도 조선 초까지는 족보에 아들딸 가리지 않고 태어난 순서대로 적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사람들을 부르지 않은 것도 바람직했다. 한국의 장례식장에는 쓸데없이 사람을 많이 부른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고인에 대한 추모나 유족에 대한 위로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화(弔花)를 받지 않은 것 역시 크게 칭송할 만하다. 조화는 대표적인 허례이자 낭비인데 구 회장은 이것도 털어냈다. 마지막으로 화장과 수목장으로 마무리한 것도 좋다. 우리가 죽은 지 50년 지나면 거의 아무도 우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이것을 알았는지 흔적을 남기지 않고 가셨다. 앞으로 임종이나 장례에서 구 회장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한국인의 장례에서 허례가 빠지고 아름다운 마무리가 가능해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다.
  • LG화학, 스스로 선택하는 여가·자기계발

    LG화학, 스스로 선택하는 여가·자기계발

    LG화학은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에 집중하고 있다.먼저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고서 간소화, 불필요한 회의 지양 등 회의 문화를 개선했다. 또 2006년부터 복지제도 선진화를 위해 LG그룹 최초로 ‘선택적 복리후생제도’(일명 카페테리아식 복지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선택적 복리후생제도’란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복리후생 메뉴 중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개인이 필요로 하는 항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연간 한도로 임직원들에게 일정 포인트를 제공하고, 여가·휴양, 자기계발, 건강증진, 선물 및 제품 구입 등 카테고리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건강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건강관리 시설도 운영 중이다. LG화학은 본사와 지방 사업장에 건강상담실과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문 간호사와 심리상담사가 상주해 신체 및 정신 건강 관리 활동을 펼친다. 특히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상담뿐만 아니라 성격검사, 적성검사, 정신건강검사 등 다양한 전문적인 심리검사와 해석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길섶에서] 수목장/이순녀 논설위원

    화장한 골분을 나무 주위에 뿌리는 수목장(樹木葬)은 고인의 영혼이 나무에 깃들여 상생한다는 섭리에 근거한 자연친화적 장묘법이다. 나무의 성장을 보며 고인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고, 환경 훼손이 적어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수목장을 처음 보급한 나라는 스위스다. 1993년 스위스 사업가가 영국인 친구의 부탁으로 화장한 재를 스위스의 숲에 묻으면서 시작됐고, 6년 뒤 ‘프리트발트’라는 공식 프로젝트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일부 사찰에서만 수목장이 운영되던 우리나라는 2004년 김장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장례식이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 수목장이 합법화된 건 2008년 5월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가 어제 경기도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뜻의 화담(和談)숲은 생전에 새와 숲을 사랑했던 고인이 직접 조성한 생태수목원이다. 소탈한 성품과 정도 경영으로 존경받았던 고인이 새와 나무, 별과 달을 벗삼아 자연 속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coral@seoul.co.kr
  • 마지막 인사도… 소탈했던 그의 삶 그대로였다

    마지막 인사도… 소탈했던 그의 삶 그대로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마지막 인사는 그의 소탈했던 삶처럼 차분하고 조용했다.발인이 엄수된 22일 오전 8시 30분, 서울대병원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출구에 고인의 영정을 든 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의 모습이 보였다. 생전에 고인을 그림자 처럼 보필했던 전 비서진이 운구를 했다. 상주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손을 모으고 뒤를 따랐다. 구 상무를 앞세우고,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를 뒤따랐다. 100여명의 가족, 친지 등이 고인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발인식 자리에 함께 했다. 구 회장의 관이 천천히 검은 장의차에 올라갔다. 구 상무는 맨 앞에 손을 모으고 섰다. 고인의 형제들과 유가족 등은 저마다 울음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여성 유가족들의 어깨가 들썩이고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했다. 장의차 뒷문이 닫히기 전 상주와 유가족 등은 고인을 향해 두 번 반절을 올렸다. 구 상무와 윤 대표를 태운 장의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발인식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끝났다. 이날 발인제부터 장의차가 장례식장을 떠날 때까지는 약 30분이 걸렸다. 이 중 대중에 공개된 부분은 단 3분의 운구과정이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장지로 가는 차에 오르거나, 장례식장에 남은 인사들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발인식에 참석한 인사 중에, 생전 고인의 벗이었던 허영만 화백이 눈에 띄었다. 조문을 위해 전날 급거 귀국했던 허창수 GS 회장은 이날도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LG상사 대표이사를 지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고인과 연세대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첫날부터 사흘 내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보였다.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유해는 화장됐다.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경기 광주시 곤지암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안장됐다. 수목장 역시 평소 새와 숲을 좋아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었다. 구 회장은 눈을 감기 전 “나 때문에 번거롭게 하거나 폐를 끼치기 싫다”면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사흘간 장례는 가족, 친지와 일부 정·재계 인사들만 참석하며 조용하게 치러졌다. 장례식장은 붐비지 않았고, 그룹이나 계열사 직원들이 대거 동원되는 일도 없었다. 이 전 장관은 “(재벌가에서) 이렇게 간소하게 수목장을 지내는 건 처음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 20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이 발견되고서, 수 차례 수술을 받으며 투병했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유지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구본무 회장, 마지막 길도 ‘조용히’···유해는 곤지암 인근 숲에 수목장

    구본무 회장, 마지막 길도 ‘조용히’···유해는 곤지암 인근 숲에 수목장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2일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최근 병세가 악화하자 가족에게 ‘조용한 장례’를 주문했던 구 회장의 유지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지켜졌다.이날 구 회장의 유족과 친지는 오전 8시쯤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발인제를 진행한 뒤, 운구를 위해 장례식장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이후 8시 30분쯤 유족들이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운구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구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이 보이기 시작하자, 지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족 일부가 “너무 아까워… 어떡하면 좋아…”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구 회장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건 맏사위 윤관 블루벤처스 대표였다. 윤 대표를 필두로 6명의 직원이 구 회장의 관을 들고 리무진 장의차로 향했다. 이들은 과거 구 회장을 모시던 비서를 비롯한 ㈜LG 소속 직원들이었다. 그 바로 뒤를 구 회장의 외아들이자 후계자인 구광모 LG그룹 상무가 따라갔고, 유족과 허창수 GS그룹 회장·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범LG가(家) 친지들 100여명이 그 뒤를 따랐다. 구 상무는 부친의 관이 장의차에 실리는 과정을 담담한 표정으로 지켜봤다.이윽고 관이 장의차에 실린 뒤 뒷문이 완전히 닫히자 구 상무를 비롯한 유족들이 목례로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족들의 맨 앞줄에는 구 회장의 동생들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서 있었다. 이후 구 상무와 사위 윤 대표가 장의차에 탑승하자 구 회장의 관을 실은 장의차가 느린 속도로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를 바라보던 구본능 회장이 눈물을 글썽였고 일부 유족들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발인식이 끝났다. 발인식에는 LG(하현회)·LG전자(조성진)·LG유플러스(권영수)·LG화학(박진수)·LG디스플레이(한상범)·LG생활건강(차석용) 등 그룹 계열사 부회장단도 참석했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구 회장과 1945년생 동갑내기이자 연세대 동문으로서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박 회장은 지난 20일 빈소가 차려진 날부터 이날 발인까지 사흘 내내 장례식장을 찾아 구 회장의 마지막 곁을 지켰다. 이날 발인제부터 장의차가 장례식장을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분이었고, 이 중 취재진에 공개된 부분은 3분 남짓 진행된 운구 과정이었다. 이후는 가족들만 장지로 이동해 나머지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장례는 화장한 뒤 그 유해를 경기도 광주 곤지암 화담숲 인근 지역의 나무뿌리 옆에 묻는 ‘수목장’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상주인 구 상무는 부친상을 치른 뒤 현직인 LG전자 B2B사업본부 ID사업부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다음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구본무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위해 준비한 각별한 선물

    구본무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위해 준비한 각별한 선물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해 특별하고도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했던 일화가 새롭게 공개됐다.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22일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특별한 일화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구본무 회장의 명복을 빌었다. 김경수 후보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갔을 때 대기업 회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님이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며 참 맛있다고 권했다”고 전했다. 그 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김경수 후보가 봉하마을에 있을 때였다. 구본무 회장이 사람을 보내 약밤나무 묘목을 보낸 것. 김경수 후보는 “구본무 회장님이 남북정상회담 뒤 북측으로부터 약밤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썼던 모양”이라고 밝혔다.그는 “어렵게 구한 묘목을 당신 농장에서 키우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구본무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약밤을 맛있게 먹던 것을 기억하고, 어렵게 북측에서 묘목을 구한 뒤 이를 키워서 훗날 선물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했고 뒤늦게나마 이를 봉하마을로 보낸 것. 김경수 후보는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알리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수 후보는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라면서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글을 맺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마지막 배웅’…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

    [포토] ‘마지막 배웅’…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정이 모셔진 운구차량 뒤로 유가족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빈소 찾은 반기문… “기내 독서등 고장나자 구 회장이 자리 바꿔줘”

    빈소 찾은 반기문… “기내 독서등 고장나자 구 회장이 자리 바꿔줘”

    반 前총장, 도움받은 일화 공개 정의선·안철수 등 정·재계 발길 오늘 오전 발인… 수목장 관측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이튿날인 2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엔 오전부터 각계 인사들이 잇달아 조문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과거 고인의 배려로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유족이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고인의 빈소는 손님들로 북적이지 않고 조용했다. 하지만 고인을 추모하려는 각계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은 반 전 총장은 “2004년 권오규 청와대 전 경제수석과 경제설명회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탔는데 좌석 독서램프가 고장 난 걸 알게 됐다”면서 “마침 옆자리에 앉았던 구 회장은 ‘나는 자료를 안 봐도 되지만 두 분은 자료를 봐야 할 테니 자리를 바꿔 앉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사무총장에 선출돼 뉴욕으로 가게 됐을 때도 “고인이 ‘공관에 전기제품이 필요하면 한국 제품으로 해 주겠다’고 했다”면서 “단순한 인사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관 공사가 끝나고 가 보니 LG전자 제품이 와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귀국 뒤 통화에서 고인이 ‘내가 머리 수술을 받아 몸이 불편하다. 곧 나을 테니 그때 만나자’고 했다면서 “그게 마지막이었는데 그때 병원에 가서 문병이라도 했었으면 하는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구씨 집안과 ‘3대째 동업자’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날 해외에서 추도문을 보낸 뒤 이날 급거 귀국해 빈소를 찾았다. 그는 “어제 (추도사로) 말을 다 해서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빈소로 들어갔다. 오후 빈소를 찾은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너무 큰 상실감이 느껴진다”면서 “정치권에 있는 저도 고인 뜻을 받들어 기업인들과 제 역할을 열심히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CNS에서 부사장을 지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옛날에 LG에 있을 때 많이 사랑해 주고 예뻐해 주셨다”면서 “한국 경제의 큰 별이 너무 일찍 가셨다. 좋은 걸 남겨 줬으니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잘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이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인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도 남편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함께 조문을 했다. 또 그룹 부회장단과 임원 35명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김광림·이완영,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발인은 22일 오전 엄수된다. 그룹 측은 “유족의 뜻에 따라 유해는 화장하고 장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목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룹 측은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구광모의 LG, 전장·바이오에 승부

    LG그룹이 구광모 상무의 ‘4세 경영’ 시대를 맞아 보여 줄 차세대 청사진에 관심이 쏠린다. 전자와 화학·통신·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4위 기업이지만, 뚜렷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없고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전자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에서다.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LG㈜ 등기 이사로 선임되는 직후 조만간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LG’는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와 바이오 분야에서 승부수를 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바이오를 차세대 신수종 산업으로 꼽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일전도 불가피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선친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분야에서 결단을 내려 오늘날 LG 사업의 한 축으로 뿌리내린 것처럼, 구 상무 역시 승부처를 걸 미래 산업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는 그룹의 승계 작업과 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LG가 백색가전에서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11%대를 달성하는 등 잘나가고 있지만, 스마트폰 담당 사업본부는 12분기 연속 적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안팎으로 힘든 환경”이라면서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부처는 전장, 바이오, 배터리 분야”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승계 시점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시점과도 맞물렸다는 것이다. 전장 사업을 위해 2013년 설립된 LG전자 내 VC사업본부는 아직은 적자 단계다. 그러나 지난달 말 오스트리아의 글로벌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약 1조 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미 경쟁업체들이 전장 사업에 뛰어든 만큼 그룹 차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화학이 주축인 바이오 분야는 신약 개발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데다 노령화 등으로 인해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LG화학 내 생명과학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5515억원,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보다도 한발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내 LG사이언스파크가 연구개발(R&D)을 뒷받침할 허브가 될 전망이다. 1년여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근무했던 구 상무는 인공지능(AI), 로봇 분야에도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AI·로봇 분야에서도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실제로 LG전자는 아크릴·로보티즈 등 국내 AI·로봇업체 지분을 취득하고, 실리콘밸리 AI 프로세서 설계업체와 협업하는 등 개방형 기술협력을 늘리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너무 인간적인”… 사람 마음까지 경영한 ‘보통 사람’

    긴장한 승무원에 갑질은커녕 친근한 미소로 “개안타” 배려식당 종업원에도 지폐 쥐어줘몇 년 전 대한항공 비행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랐다. ‘오너가(家)의 단체 갑질’로 유명한 회사다 보니, 다른 그룹일지라 해도 ‘왕 회장님’ 행차에 승무원들이 일동 긴장했다. 한 승무원이 꾸벅 탑승인사를 하니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한 미소에 “개안타”며 그가 지나갔다. 잠시 후 식사 여부를 물으니 “묵었다. 안 무거도 개안타”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후 대한항공 객실 직원들에게 구 회장은 마음으로 모시는 VIP가 됐다. 작은 음식점에 가도 종업원 손에 조그맣게 접힌 지폐를 쥐여 주던 평범한 노인. 생활 속에서 구 회장을 만난 평범한 시민들은 “그냥 좋은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한 이웃집 아저씨 같아서 재벌 오너라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한다. 2018년 5월 20일. 이렇게 사람의 마음까지 ‘경영’한 그가 타계했다. 재벌 오너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고서.부하 직원은 그를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재계는 “편법 없는 정도 경영을 실천한 큰 별”이라고 칭한다. 국민들은 ‘최순실 관련 청문회’에서 “기업이 정부 요구에 돈 못 내게 국회가 입법으로 막아 달라”며 ‘사이다 발언’을 한 재벌 오너로도 기억한다. 그의 타계를 안타까워하는 것은 단지 그가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탁월한 경영인이어서가 아니다. 그의 진가는 경영 성과 못지않게 ‘인재 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에서 나타난다. “어렵다고 사람 자르지 마라”는 말은 직원을 아낀 구 회장의 철칙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적자가 났을 때도 인위적 감원을 하지 않았다. 성장의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08년 LG그룹은 인적 구조조정 대신 다양한 혁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경기회복기 인력 감축 없이도 위기를 넘겼다. 2005년 고인이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잡음이나 분란 없이 허씨 일가와의 계열분리를 단행했던 일도 사람을 우선시한 까닭이다. 계열분리 과정에서도 정유·유통·건설 등 현금수입이 많은 사업을 양보해 ‘아름다운 이별’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구 회장이 제정한 ‘LG 의인상’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다. 그는 상을 주려고 개인 재산을 내놨다. 보통의 사재 출연은 흔히 부실기업의 대주주가 책임을 지려고 본인 돈을 내 놓는 경우라 더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을 가까이서 접한 LG 인사들은 소탈함과 배려를 손에 꼽는다. 실제 행사장 앞이 복잡하면 차를 멀찌감치 대라고 한 뒤 수백미터를 걸어가거나 주말엔 장례식장 조문 때 비서 없이 홀로 빈소를 찾기도 했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구 회장은 평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봉책이나 편법을 동원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서는 안 된다”(2001년 임원세미나) 같은 당부를 자주 했다. 정상국 전 LG그룹 부사장은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칭찬받은 기억보다 야단맞은 기억이 훨씬 더 많지만 한번도 억울하다거나 이른바 ‘재벌의 갑질’이라는 식의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부하 직원에게라도 ‘혹시 내가 인간적으로 잘못하고 있지나 않은지’ 언제나 세심하게 신경 쓰고 걱정하시던, 인간적인, 그야말로 인간적인 분이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구본무 회장, 내일 발인...화장 후 ‘수목장’ 검토···

    구본무 회장, 내일 발인...화장 후 ‘수목장’ 검토···

    지난 20일 숙환으로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대해 수목장(樹木葬)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LG그룹에 따르면,고인의 생전 유지에 따라 유족들은 22일 발인 후 화장을 하고 고인의 유해를 나무뿌리에 뿌리는 ‘수목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스1이 21일 보도했다. 고인은 생전에 ‘새 박사’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조류에 조예가 깊었고, 자연 환경 보호를 위해 숲과 나무를 가꾸는 것을 즐겼다. 생태수목원인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화담(和談)숲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1995년 회장 취임 이후인 1997년 LG상록재단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고인은 지난해 4월 뇌 수술을 받은 뒤 요양을 위해 화담숲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의 화담은 고인의 아호다. 고인이 평소 숲을 가꾸는데 많은 정성을 쏟았기에 수목장을 원했던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수목장은 비석 등 인공구조물 없이 유해를 묻는 나무에 식별만 남기는 방식이어서 자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수목장을 검토하고 있는 건 맞지만 고인의 유지에 따라 비공개 3일 가족장이란 점 외에 장례 절차나 방식, 장지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유족들이 합의했다”며 “장례를 간소화하고 조용히 치러달라는 것이 고인의 유지”라고 말한 것으로 뉴스1이 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LG그룹 4세대 후계자 구광모, 부인 정효정씨와의 결혼 스토리

    LG그룹 4세대 후계자 구광모, 부인 정효정씨와의 결혼 스토리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그룹을 이끌게 된 ‘LG그룹 4세’ 구광모 LG전자 상무와 더불어 부인 정효정(36)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구광모 상무와 정효정씨가 결혼한 것은 지난 2009년 9월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재벌가에서 흔한 정-재계, 또는 국내 굴지의 재벌가끼리의 혼사가 아니라서 당시 관심을 모았다. 정효정씨는 향료나 화공약품 등 식품첨가물 및 원료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중소식품업체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다. 1959년 설립한 보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335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 규모의 중소업체다. 구광모 상무는 뉴욕주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에 유학했다. 정효정씨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두 사람은 뉴욕 유학 시절 만나 사랑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정효정씨는 성격이 원만하고 매사에 성실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국내 재계 순위 4위인 LG그룹의 4세대 후계 1순위인 구광모 상무의 ‘연애 결혼’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당장 신랑-신부 양가 집안의 재력 차이가 너무 컸다. 신부 측 집안도 제법 건실한 중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재계 4위 LG그룹에 비할 순 없었다. 당시 LG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교적 가풍이 강한 LG가에서는 대대로 집안 어른이 정해준 상대와 결혼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신부 측 집안 역시 집안 간 격차와 유교적 가풍이 강한 종갓집에 딸을 시집 보낸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반대에 부닥쳤지만 구광모 상무와 정효정씨는 오랫동안 양가 어른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특히 시어머니가 될 김영식 여사가 정효정씨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한 관계자는 “인품이 좋은 김영식 여사가 고른 며느리감이라면 누가 봐도 반듯하게 자란 여성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식 여사는 대기업 총수의 부인이면서도 특별히 티를 내지 않는 겸손한 언행으로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을 전공했으면서도 다른 재벌 회장 부인들처럼 미술관을 운영하지도 않는다. LG 직원들은 “여의도 LG트윈타워에 나타난 적도 없다”고 전했다. 구광모 상무와 정효정씨는 현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구 회장 떠난 LG, ‘정도(正道) 승계’ 모범 보이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어제 별세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을 치른다는 소식에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행적을 추모하는 목소리는 더 높다. 구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흔치 않은 인간적 면모의 기업가로 기억된다. LG그룹이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는 재벌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도 고인의 인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고인이 이사장을 맡았던 LG복지재단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의인상을 수여하는 등 사회 공헌에 앞장섰다. 지난해 철원 총기 사고로 순직한 병사의 부모에게 구 회장은 사재로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궁지에 몰렸을 때 우리 재벌들은 시선 돌리기 카드로 선행 이벤트를 자주 구사했다. 구 회장의 사회 배려는 그런 깊이가 아니었음을 세상은 구별하고 있다. 개혁 대상으로서 재벌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오너의 철학과 리더십은 기업 내부의 생태문화와 외부 이미지를 좌지우지한다. 그런 엄연한 현실이 어제오늘 재확인되고 있다. 온갖 갑질 행태에다 구차한 탈법 의혹으로 망가진 대한항공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부 직원들의 옹호는커녕 퇴진 압박을 받는 총수 일가를 보면 경영인의 품위와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대물림 경영이 토착화된 우리 현실에서 구차한 상속 분쟁이나 경영권 분쟁이 없었던 것도 고인의 역할을 되짚어 보게 한다. 형제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인 재벌기업 때문에 우리 사회가 겪었던 재벌 환멸은 참담했다. 구 회장이 떠난 LG그룹은 이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고인의 유업을 이어 기업의 도덕성과 재벌의 역할에 두루 모범을 보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한국 4대 재벌 가운데 처음으로 4세 경영에 들어가는 LG그룹으로 시선이 쏠린 이유다. 4세 경영자가 될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경영 승계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세상의 눈이 매섭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구 상무에게 승계되면 상속세만도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추산한다. 상속 과정의 꼼수와 탈법으로 국민 신뢰를 저버린 재벌 그룹이 어디였는지는 일일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어느 재벌도 보여 주지 못한 투명성과 도덕성을 이번 승계 과정에서 LG그룹이 확인시켜 주길 기대한다.
  • 5대 그룹 사실상 ‘젊은 총수’시대로

    5대 그룹 사실상 ‘젊은 총수’시대로

    ‘젊은 총수’ 시대가 열리고 있다. LG그룹이 4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모두 사실상 3~4세 체제로 재편됐다. 회사를 직접 세우고 다진 창업 세대와 외연 확대를 이끈 2~3세 시대가 저물고 세대 교체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에서는 23년 만에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상무)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1995년 회장에 취임한 지 23년 만이다.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상무가 ㈜LG의 등기이사로 내정되면 갓 40대에 접어든 총수가 탄생하게 된다.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은 3세대 경영인으로의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이래 그룹을 이끌어 온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공식적으로 삼성그룹 총수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해체 등 삼성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을 주도한 실질적 총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삼성그룹 총수(동일인)를 이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30여년 만에 삼성그룹 총수가 바뀌며 ‘이재용 시대’가 열렸음을 정부가 공인해 준 셈이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정몽구 회장이 공식적으로는 아직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외아들인 정의선(48) 부회장이 대외 활동을 전담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근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엘리엇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거침없이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말을 아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뉴욕모터쇼 등 외부 행사에 활발히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SK는 최태원(58) 그룹 회장이 주요 그룹 중에서 가장 먼저 ‘젊은 총수’로 자리를 잡았다. 최 회장은 부친인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타계하자 38세의 나이에 SK㈜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년간 그룹을 지휘해 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법정 구속으로 수감 중인 신동빈(63) 회장이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상 롯데 총수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젊은 리더’ 바람은 5대 그룹 외에도 재계 전반에 불고 있다.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양대 축인 정용진(50)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46) 신세계 총괄사장 역시 각각 1968년생, 1972년생이다. 이명희 회장이 건재하지만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경영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효성의 경우도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50) 회장이 지난해 초 회장직을 물려받으며 3세 경영으로 전환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5) 한화큐셀 전무는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며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현대가의 정지선(46)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30대에 총수에 올라 벌써 회장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큰아들 정기선(36) 부사장도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까지 맡아 경영 전면에 서서히 나서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적자 쌓여도 10년 연구 독려… 23년간 ‘글로벌 LG’ 키워냈다

    적자 쌓여도 10년 연구 독려… 23년간 ‘글로벌 LG’ 키워냈다

    ‘창업주는 구인회 회장이지만 글로벌 창업주는 구본무 회장이다.’고(故) 구본무 회장은 LG를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1995년 2월 22일 LG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1] 글로벌 창업주… 매출 5배 껑충 또 자동차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이른바 성장사업에 LG가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실제 구 회장 임기 중 LG그룹의 매출은 30조원대(1994년 말 기준)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해외 매출은 약 10조원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신장했다. 임기 중 GS그룹과 LS그룹, LIG, LF 등 굵직한 기업군을 연이어 계열분리한 뒤 거둔 성적임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다. [2] 선구자… 2003년 지주사 전환 일찌감치 지주사 체계를 완성시켜 LG그룹의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도 구 회장이었다. LG는 2003년 3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했다.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하는 식이다.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선진적 지배구조를 도입한 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이었다. [3] 정도…“편법 1등은 싫다” 구 회장은 재벌 총수 중 보기 드문 ‘현역병’ 출신이다.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육군 보병으로 입대해 만기 제대했다. 미국 애슐랜드대와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구 회장은 30세 때 1975년 럭키(현 LG화학)의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했다. 한국전쟁 이후 회사를 일군 아버지처럼 ‘험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1981년에야 금성사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받았다. 입사 10년 만인 1985년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고 다시 10년 뒤에야 회장직에 오르며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구 회장은 이후 “1등을 해야한다”고 줄곧 강조하면서도 “편법은 싫다”고 단호히 주문했다. [4] 끈기…LCD·2차전지 1위 우뚝 재계에선 구 회장을 ‘뚝심과 끈기를 겸비한 리더’로 평한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과정이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거나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통신사업 등이다. 1998년 말 구 회장은 당시 LG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운영하던 액정화면(LCD) 사업을 하나로 모아 LCD 전문기업인 ‘LG LCD’를 설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나라 전체가 어려웠던 시기에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사업에 전격 투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투자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 기업인 LG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시작점이 됐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LG화학의 2차전지 역시 뚝심과 끈기의 산물이다. 1991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고민하던 중 영국 출장길에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를 접했다. 이후 당시 럭키금속에 2차전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고, 1996년에는 전지 연구 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10년 넘게 연구에 공을 들였다.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쌓이는 등 성과가 나오지 않자 그룹 안팎에서는 ‘사업을 접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구 회장은 단호했다. 현재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5] 눈물…외환위기 때 반도체 내줘 시련과 굴곡도 있었다. 1999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이른바 ‘빅딜’을 겪으며 반도체 사업을 현대그룹에 넘겨줘야 했다. 1979년 금성반도체를 시작으로 20년간 애지중지 키워 온 반도체 사업이기에 구 회장은 통한의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1999년 1월 6일 청와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난 구 회장은 긴 고민 끝에 “국가경제를 위해 LG반도체를 포기하겠습니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로 반도체 빅딜을 사실상 막후에서 조정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쪽은 눈길도, 발길도 주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더 큰 위기는 2003년 말 LG카드 사태였다. 당시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LG카드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은 물론 나라 경제가 휘청거렸다. 구 회장은 사태 수습 과정에서 사재를 털어 급한 자금을 일부 막은 뒤 급기야 LG투자증권을 매각하는 등 금융사업을 모두 접었다. [6] 몰입…조류도감 펴낸 새 전문가 구 회장은 한번 빠지거나 좋아한 분야에는 무섭게 집중하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2000년에는 ‘조류도감’을 냈을 정도로 새 전문가이기도 하다. 하늘을 나는 모습만 보고도 150여종의 새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중학교 때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다친 새 한 마리를 발견해 치료해 준 것이 새와의 인연이었다. 새만큼 소문난 야구광이기도 해 LG 야구단의 초대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늘 사람 좋아 보이는 구 회장이지만 ‘경멸할’ 정도로 싫어하는 부류도 있었다. 준비하지 않는 불성실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공장 순시 등을 도는 날엔 모든 사업장에 비상이 떨어졌다고 한다. [7] 마곡…4조 투자 융복합단지 꿈 노년의 그가 마지막으로 깊은 애정을 기울인 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프로젝트였다. 2만 2000명의 연구인력이 집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다. 투자비만 4조원이다. “마곡에서 수만명의 젊은 인재를 육성해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을 이루겠다”던 꿈은 2020년 완성된다. 마지막 꿈을 불과 2년 앞두고 그는 눈을 감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격식 차리지 마라, 연명치료 안 받겠다”… 마지막 길도 소탈했다

    “격식 차리지 마라, 연명치료 안 받겠다”… 마지막 길도 소탈했다

    고인 유지 따라 조문·조화 사양 계열사 별도의 분향소도 없어 이재용·양승태·홍석현 등 조문 文 “재계 훌륭한 별… 안타깝다”떠나는 길도 생전 모습 그대로였다. 재벌 총수이면서도 소탈한 면모로 유명했던 고(故) 구본무 회장은 눈을 감기 전 “격식을 차리지 말라”고 했다. “연명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게 가족은 20일 조용히 ‘작은 거인’의 산소호흡기를 뗐다.●구 회장, 조부처럼 뇌종양 투병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은 조용했다. 고인의 유지를 받아들여 LG그룹과 유족이 “가족 외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일찌감치 밝혔기 때문이었다. 몇몇 그룹에서 보낸 조화가 도착하기도 했으나 LG 측은 모두 돌려보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는 받았다. 문 대통령은 조화에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을 보내 조문을 대신하게 했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이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 갑자기 이렇게 돼 더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LG그룹은 “장례는 비공개 3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면서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했으며,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 했던 고인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빈소 유리문에도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장남 먼저 보낸 93세 구자경 회장 칩거 앞서 구 회장은 최근 병세 악화 이후 가족에게 미리 조용한 장례를 주문했다고 한다. 부친인 구자경(93) 명예회장이 생존해 있는 점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구 명예회장은 빈소에는 나오지 않고 자택이 있는 천안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생전 해외 법인 순시나 출장 때에도 비서 한 명만 수행하고 현지에 의전 인력이 마중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이런 뜻에 따라 LG는 그룹이나 계열사 차원의 분향소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 발인도 비공개로 가족들끼리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도 외부에 알리지 않을 방침이다.LG그룹 관계자는 “고인이 지난해 4월 뇌종양 수술을 받았지만 예후가 좋아 여의도 LG트윈타워 집무실에도 자주 출근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12월 두 번째 수술 이후 올 들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고인의 할아버지인 구인회 LG 창업주도 62세에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재계 “큰 별 잃었다” 애도 구 회장 임종 직후 상주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친적과 장례 절차를 논의했다. 구 상무의 친아버지이자 고인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오후 3시 넘어 빈소를 찾았다. 부인 김영식씨와 딸 연경·연수씨도 빈소를 지켰다. 조화는 GS그룹 허창수 회장, LS그룹 구자열 회장, LIG그룹 구자원 회장 등 LG 관련 기업과 LG그룹 임직원 일동 명의의 것만 눈에 띄었다.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음에도 오후 들어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모(이숙희)로 인해 LG와 사돈 관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후 4시 10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수행원 없이 혼자 빈소 안으로 들어간 뒤 짧게 조문을 마치고 떠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범LG가인 구자원 LIG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구본걸 LF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의 발길도 이어졌다. 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는 “큰 별을 잃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구광모 체제’ 떠받치는 6인회… 구본준은 계열 분리 가능성

    ‘구광모 체제’ 떠받치는 6인회… 구본준은 계열 분리 가능성

    ‘40세 총수’ 승계 과도기에 계열사 CEO 6인 조력자로 LG ‘징검다리 승계론’ 일축 구 부회장 조만간 분가 관측LG가 새로운 ‘구광모 체제’를 안착시키기까지 주요 계열사의 전문 최고경영인(CEO)인 부회장 6인회가 떠받치며 조력하는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구광모 상무가 40대로 젊어 부회장이나 회장 직함을 바로 달기 부담스러워서다.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주요 계열사를 이끌며 구광모 체제를 떠받칠 것으로 보인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구 상무의 작은아버지인 구본준 부회장은 2~3년 안에 일부 사업을 떼어내 계열 분리를 하거나 독립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LIG, LS그룹 등 형제 및 형제 자손들이 계열분리를 해 왔다.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 온 구 부회장이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해 왔다. 그러나 LG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장자가 가업을 승계하고 일단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 형제는 모두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구인회 창업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그룹서 독립시켜 LIG그룹을 만들었다. 또 구 회장의 6형제 증 넷째부터 막내인 태회·평회·두회 형제는 LS그룹으로 분가해 나갔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 역시 조만간 분가해 별도 경영체제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LG그룹이 장자 승계 때 묵시적으로 적용해 온 ‘70세 룰’도 구 상무의 향후 승진 시점과 맞물려 관심거리다. 앞서 구자경 명예회장은 만 70세 때 당시 50세인 장남 구 회장에게 총수 자리를 물려줬다. 올해 40세인 구 상무가 회장 승계를 하려면 아직 10년은 남았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 구본무 LG회장 별세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 구본무 LG회장 별세

    뚝심과 끈기의 기업인으로 불리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3세. 고인은 LG그룹을 23년간 이끌며 ‘럭키금성’을 ‘글로벌 LG’ 반열에 올려놓았다. 인화와 정도 경영으로 상징되는 ‘LG웨이’를 만든 이도 그다.LG그룹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구 회장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1년간 투병생활을 하는 가운데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평소 밝혔다”면서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고 공개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는 가족 외 조문과 조화는 가급적 받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명의로 조화를 보내고 장하성 정책실장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대 총수’인 고인은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첫 입사는 1975년 ㈜럭키(현 LG화학)였다. 정도 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인재 중심 등을 경영 이념으로 삼으며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냈다. 구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경영권은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넘겨받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2003년 일찌감치 지주회사로 전환해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가 안착된 만큼 경영권이나 리더십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식씨와 아들 구 상무, 딸 연경·연수씨가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LG 새 사령탑은 불혹의 구광모… 재무·기획 강도 높은 경영수업 받아

    LG 새 사령탑은 불혹의 구광모… 재무·기획 강도 높은 경영수업 받아

    아들 잃은 큰집에 2004년 입양 소탈하지만 준비 철저한 스타일 정효정씨와 결혼해 1남 1녀 둬 증여·상속세 1조원 육박할 듯LG그룹의 철저한 장자(長子) 승계 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졌다. 2대인 구자경 그룹 명예회장이 1995년 경영권을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 넘길 당시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 유통을 맡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물러난 것은 그래서다. 이에 따라 고(故)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40) 상무가 ‘포스트 구본무’ 체제를 이끌게 됐다. 미국 로체스터 공대 졸업 후 2006년 LG전자 재경 부문 대리로 입사한 구 상무는 이듬해 과장 승진 후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지만 중도에 그만두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약 1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2009년 12월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에 복귀해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2014년부터 LG㈜ 시너지팀, 경영전략팀에서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 하현회 부회장 아래서 경영 수업을 강도 높게 받았다. 재무, 글로벌사업, 기획은 물론 현장 실무까지 두루 경험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 상무의 행보는 크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말 상무 승진 이후 올해 초 LG전자에서 디스플레이 핵심인 사이니지 담당 사업부를 이끌며 경영 전면에 본격 등장했다. 구 상무는 평소 직원식당에서 식사하고 야구 관람을 즐기는 등 소탈한 편이다. 그러나 일에서는 사전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실행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의 본질과 방향성을 깊게 고민하는 등 실무진이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를 짚어 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고인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2004년 들어가며 공식 후계자가 됐다. 미국 유학 중 만난 아내 정효정씨와 2009년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정씨는 식품원료기업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다. 고인의 큰딸인 연경씨는 2006년 스탠퍼드대 출신 윤관씨와 결혼했다. 둘째딸인 연수씨는 학생으로 아직 미혼이다. LG는 지주사인 LG㈜의 최대주주가 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구 상무가 소유한 LG㈜ 지분은 6.24%로 고 구 회장(11.28%), 구 부회장(7.72%)에 이어 3대 주주다. 우호 지분으로 구 상무 어머니 김영식씨가 4.20%,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이 3.45%를 갖고 있어 이 지분을 상속받으면 LG㈜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증여세와 상속세가 걸림돌이다. 이들 지분을 모두 넘겨받는다면 상속세만 1조원 가까이 내야 할 수도 있다. 몇 년에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해법을 찾아야 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해 자동차 전자장비, 인공지능(AI), 바이오 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도 구 상무의 어깨에 얹어진 과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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