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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금기어 ‘주식’”…하이닉스 270만원대 올라탄 스타들 “삶 피폐해져”[이슈픽]

    “우리집 금기어 ‘주식’”…하이닉스 270만원대 올라탄 스타들 “삶 피폐해져”[이슈픽]

    코스피가 장중 900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던 지난 6월 SK하이닉스 단일종목에 과감하게 올라탔던 방송인 미자의 현재 근황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미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미자네 주막’에서 부모인 배우 장광·전성애 부부, 남편 개그맨 김태현과 식사를 하며 주식 이야기를 나눴다. 아버지 장광은 “주식 폭싹 망했다고 그러더니 요새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고 미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김태현은 “저희 집 금기어가 주식”이라며 “아직까지도 ‘하이닉스 빨리 털고 나가라’는 메시지가 오고 있다. 제가 볼 때 미자는 안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미자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 털면 죽어요”라고 답했다. 앞서 건설주 투자로 약 1억원의 손실을 본 미자는 이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지난 6월 SK하이닉스 주식에 전액을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 투자’를 감행했다. 그는 지난 6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금 SK하이닉스 들어갔다. 이번에도 잃으면 내 인생 주식은 없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SK하이닉스가 장중 최고가인 270만원선을 터치한 화면이 담겼다. 그는 “이렇게 뜬 거 보고 그냥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9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23일 사상 처음으로 300만원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7월 들어 AI(인공지능) 거품론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지속 여부 등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8일에는 장 초반 13%가량 급락했고, 7월 한 달에만 주가가 42% 가까이 빠졌다. 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9.77% 내린 150만 5000원에 거래됐다. 270만원대에 매수한 미자는 여전히 주당 100만원 이상 낮은 가격대여서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김원훈, 매수 직후 하락장에 물타기 반복투자금 3000만원→1억 8000만원…손실 2400만원‘주식 초보’ 개그맨 김원훈도 같은 처지다. 주식 투자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김원훈은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를 통해 주식에 발을 들였다. 지난 3일 공개된 영상에서 김원훈은 “주식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차 한 대 값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주식 투자를 결심한 김원훈은 3000만원을 투입했다. 동료 개그맨들의 도움을 받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용법부터 익혔다. 이후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코스피100을 매수했고, SK하이닉스를 276만원에 3주 사들였다. 단기 매매로 16만원의 수익을 내고 투자금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거액을 투자하자마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는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려 추가 매수를 반복했고, 투자금은 1억 8000만원까지 불었다. 손실도 2400만원으로 늘었다. 김원훈은 “물타기를 너무 많이 했다. 거의 워터밤 갔다 왔다”며 “삶이 피폐해지고 체중이 2㎏ 빠졌다. 식욕도 의욕도 없다. 어딜 다녀도 좀비처럼 다니게 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최근 반도체주 급락에 대해 업황 악화보다는 투자 심리 위축과 레버리지 청산이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김작가TV’에 출연한 윤 평론가는 현재 시장을 장기 하락장이 아닌 박스권 장세로 판단했다. 그는 “펀더멘털이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이면 지금 다 던져야 한다”면서도 “그런 상황은 아니므로 트레이딩 바이(단기 매매 관점의 매수)라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과도한 공포보다 냉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가 제한적일 때 투자하려면 주가가 빠져 있을 때 사야 한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반등이 나오면 비중을 줄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급락하는 변동성이 큰 만큼 고점 추격 매수나 특정 종목에 자금을 집중하는 ‘몰빵 투자’는 손실을 키울 수 있어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이틀간 16% 빠지더니 장중 16% 폭등…‘롤러코스피’ 무슨 일 [핫이슈]

    이틀간 16% 빠지더니 장중 16% 폭등…‘롤러코스피’ 무슨 일 [핫이슈]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작한 인공지능(AI) 관련주 반등이 아시아로 번지면서 한국 증시가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20% 넘게 치솟았고 코스피는 이틀 동안 기록한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 오른 5657.79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급격히 키웠다. 오전 10시 2분에는 16.23% 상승하며 6500선을 넘어섰다. 장중 고점은 6500선을 웃돌았다. AP통신은 장 초반 코스피가 15.3% 오른 6447.10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때 삼성전자는 21.5%, SK하이닉스는 25.6% 뛰었다. 이후에도 두 종목은 20%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급격한 상승세에 시장 안정 장치도 작동했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6분 2초 코스피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이 전날보다 5% 이상 오른 상태를 1분간 유지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했다. 코스닥 시장에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美 기술주 반등하자 한국·일본도 ‘환호’ 한국 증시의 반등은 전날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8%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2% 상승했다. 최근 AI 투자 수익성과 반도체주의 고평가를 둘러싼 우려로 급락했던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한국에서도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일본 증시도 같은 흐름을 탔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장 초반 약 5% 올랐다. 오픈AI 투자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은 15% 안팎,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은 9% 넘게 상승했다. 이틀 폭락 뒤 하루 폭등…커진 변동성 코스피는 지난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16% 넘게 떨어졌다. AI 산업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 가능성이 부각되자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지난 28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11% 넘게 밀리며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시장의 등락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대형주의 움직임이 관련 상품의 매매를 자극하면서 지수 전체의 변동성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중동 정세 불안은 아시아 시장의 부담으로 남았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이어지고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7달러대로 올라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월 말의 약 72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장중 등락 폭이 큰 만큼 종가까지 상승세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 “지금 주식하지 마라”는 황현희…“연말에 기사 나온다. ‘이때’ 들어가라” [내가샀다]

    “지금 주식하지 마라”는 황현희…“연말에 기사 나온다. ‘이때’ 들어가라” [내가샀다]

    코미디언에서 투자 전문가로 변신한 방송인 황현희가 최근의 코스피 급등락에 대해 “지금 주식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방송가에 따르면 황현희는 지난 17일 코미디언 이홍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1억원이 있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하루에 7% 올랐다 8% 떨어지는 장은 초보(투자자)의 시장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선수들의 시장이다. 단기 트레이딩을 잘하는 사람들의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중순 글로벌 증시에 조정장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까지 기다리면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거품 꺼진다’, ‘조정장이 온다’ 등의 기사가 쏟아질 것”이라는 그는 “한 발짝 빠진 뒤 전고점 대비 30% 이상 빠지면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억원을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2000만원씩 다섯 개로 쪼개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고점 대비 15% 하락할 때부터 2000만원씩 투입해 5%씩 추가 하락할 때마다 2000만원씩 추가 매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또 투자할 종목 또는 상품에 대해서는 나스닥 지수 또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그는 “전고점 대비 20% 하락한 시장에서는 개별 종목을 공부하지 말고 지수에 투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락장에 진입했을 때 과감하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대공황’이 올 것처럼, 세상이 망할 것처럼 걱정하는 기사가 쏟아질 때가 투자의 시기”라면서도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팔라는 말은 쉽지만, 더 떨어질 것 같아 못 산다”고 말했다. 황현희의 설명처럼 코스피는 종가 기준 9000선을 돌파한 지난달 말 이후 글로벌 반도체주가 출렁일 때마다 하루에만 5~10% 급등락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을 수렁에 빠뜨렸다. 지난 5월 이후 하루 평균 변동폭은 400포인트를 넘어서며 나스닥 시장을 추월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40차례 발동됐는데, 대부분이 최근 1개월 사이에 이어졌다.
  • 빈집 넘치는 일본서 신축만 폭등…도쿄 집값의 이상한 역설 [핫이슈]

    빈집 넘치는 일본서 신축만 폭등…도쿄 집값의 이상한 역설 [핫이슈]

    빈집이 900만채를 넘은 일본에서 수도권 신축 아파트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집은 남아도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의 새집은 부족해지면서 일본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쿄도와 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현을 합친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 135만엔(약 9억 2000만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평균이 1억엔을 넘은 것은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도쿄도 평균은 1억 4249만엔(약 12억 90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도권 전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올랐고 도쿄도는 9.1% 상승했다. 지바현은 고가 단지 분양 등의 영향으로 56.8% 급등했다. 반면 일본 총무성의 2023년 주택·토지 통계를 보면 전국 빈집은 역대 최대인 900만 2000채에 달한다. 전체 주택의 13.8%가 비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수도권 신축 가격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빈집 상당수는 지방이나 노후 주택, 임대 수요가 약한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빈집 900만채인데 수도권 새집은 ‘공급 절벽’ 가격을 밀어 올린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공급 감소다. 일본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공급은 2000년 9만 5635가구에서 지난해 2만 1962가구로 줄었다. 25년 만에 4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건설사들은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자 사업성이 높은 도심 고급 단지에 집중했다. 그 결과 비교적 저렴한 신축 물량은 줄고 평균 가격은 더 높아졌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최근 주택 착공 감소와 건축비 상승을 주택시장의 주요 부담으로 꼽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물류시설, 재개발 사업이 늘어난 점도 건설 인력 확보 경쟁을 부추겼다. 아파트 현장은 숙련 기술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공사 기간과 비용도 함께 늘었다. 약한 엔화·외국인 자금까지 도쿄로 해외 투자 수요도 도쿄 집값을 떠받치고 있다. 약한 엔화로 일본 부동산이 외국인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자 글로벌 자금이 도쿄의 주거·상업용 부동산으로 몰렸다. 로이터통신은 건설 자재와 인건비 상승, 외국인 투자 유입이 일본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도쿄 23구의 중고 아파트 가격도 지난해보다 30% 넘게 오른 사례가 나타났다. 일본 땅값도 거품경제 붕괴 이후 보기 드문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해 전국 주거·상업용 토지 가격은 평균 2.7% 올라 3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와 관광지, 재개발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결국 일본의 빈집 문제와 도쿄 신축 가격 폭등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사람이 떠난 지역의 오래된 집은 남아돌지만, 일자리와 교통망이 집중된 수도권의 새 아파트는 공급이 줄었다. 일본 주택시장은 ‘집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라 살고 싶은 곳의 새집만 부족한 나라로 바뀌고 있다.
  • 세계 1등 한국 반도체? 살얼음판 위 성과일 뿐… 혁신을 육성·보호하라 [창간 인터뷰]

    세계 1등 한국 반도체? 살얼음판 위 성과일 뿐… 혁신을 육성·보호하라 [창간 인터뷰]

    지금, 위기임을 모르는 것도 ‘위기’한국, 경쟁력 밑천인 소부장 약해미·일·유럽 없인 반도체 제조 멈춰정부가 혁신기업 육성 적극 나서야반도체 패러다임 바꿀 새 기술 선봬건설에 비유하면 주택 아닌 ‘아파트’ 유리·플라스틱 위에도 올릴 수 있어에너지 수요 대비 태양광 연구 박차혁신, 지옥·천당행 몰라도 나아가는 것기득권·경력직만으론 이룰 수 없어신입을 기술자로 키우며 함께 나가야R&D, 비중 재지 않고 ‘매출보다 더’황철주(66) 주성엔지니어링(이하 주성) 회장은 인터뷰 내내 통념을 뒤집었다. ‘세계 최고’ 찬사 속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사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이 취약한 ‘살얼음판 위 1등’이라고 했다. 이를 타개할 길은 ‘혁신’이라고 했다. 지난달 24일 찾은 대표 혁신기업인 주성의 용인 연구·개발(R&D)센터 건물 곳곳에는 ‘혁신·1등·성공은 먼저 더 잘한 결과’, ‘먼저 하면 혁신, 늦게 하면 고생’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황 회장은 기득권의 힘과 경력직 전문가만으로 혁신은 힘들다고 강조했다. 혁신 기업은 신입사원을 기술자로 키우며 길게는 수십 년의 실적 정체를 참아내 열매를 얻는다고 했다. 정부가 미래를 위해 혁신 기업을 육성·보호하길 제언했다. “혁신이란 한 발 앞이 지옥인지 천당인지 모른 채 내딛는 것”이라고 정의한 황 회장에게 반도체 산업의 미래, 소부장 경쟁력, 세계 최초 기술, 정책의 역할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위치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 기술은 세계 1등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반도체 제조 기술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소부장은 경쟁국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어느 나라가 반도체 선진국인가. “장비 회사로만 본다면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이다. 유럽은 ASML이 있고 미국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이 있다. 일본은 도쿄일렉트론(TEL)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제조에만 집중돼 있다. 반대로 보면 이들 국가가 소부장 분야에서 수출을 1%라도 끊으면 한국 반도체 제조는 올스톱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살얼음판을 걷는 세계 1등이다. 우리에게 시장이, 원천 기술이, 힘이 있는가. 히든카드도 없다. 이 위기를 심각하게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위기다.” -정부든 기업이든 대응할 때를 놓쳤다는 의미인가.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00% 원자재를 수입하고, 그중 하나라도 수입을 못하면 반도체 제조 시설이 위태롭다. 재료가 없다면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뭘 할 수 있겠나.” -회사 벽 곳곳에 붙은 문구들이 혁신을 강조한다. “혁신이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기능과 기술과 혁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지식과 기술도, 기술과 과학도 구분이 안 된다. 어렴풋이 ‘혁신이 중요하니 혁신하자’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혁신을 정의한 사람도 없고,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과학은 돈으로 바꿀 수 없다. 과학은 새로운 기준과 법칙을 만든다. 기술은 이를 바탕으로 상품과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기술이다. 과학자가 기술자를 보며 답답해하고, 기술자는 과학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바라보곤 한다. 과학과 기술이 힘을 합쳐 새로운 상품과 제품을 만들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지 서로 대립해선 안 된다. 러시아의 경우 과학은 세계 1등이지만 기술 산업 국가는 아니다. 러시아의 수출 품목은 대부분 천연자원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자원이 하나도 없지만 수출은 상위권이다. 기술 인프라가 있어서다. 기술과 과학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돼야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이 된다.” -기술 얘기가 나왔으니 주성의 원자층박막성장(ALG)이 반도체 패러다임 전환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반도체 기술은 건설에 빗댈 수 있다. 80여 년간 반도체 기술은 같았다. 처음에는 100평 땅에 단독주택 집을 하나 지어서 1억에 파는 식이었다. 그러다 집값이 5000만원으로 떨어지니 100평 땅에 집을 2채 지어서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에 팔았다. 또 집값이 떨어지면 4채, 그다음 8채, 16채를 지었다. 이게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은 주기적으로 배가된다)이다. 나중에는 100평 땅에 단독주택을 수천 채를 지어야 하니 집이 매우 좁아졌고, 나노(10억분의 1m) 단위까지 작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해졌다. 이건 개선이지 혁신은 아니다. 사실 100평에다가 100층짜리 아파트를 지어서 (큰 집) 100채를 공급하면 훨씬 큰 이익을 얻지 않겠나. 주성의 ALG는 단독주택 100채가 아니라 아파트 한 동을 짓는 방식이다. 그동안은 단결정 실리콘 위에서만 트랜지스터 채널을 형성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5족 화합물 반도체 ALG 기술은 실리콘 위에서 채널 형성을 하여 집 지을 수 있고 유리, 플라스틱 등 위에서도 채널을 형성해 집을 지을 수 있다.” -ALG 상용화는 언제쯤인가. “아마 3~5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메모리가 서울에 있는데 로직(연산 칩)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격이다. 서로를 연결하려면 서울에서 LA까지 가야 한다. ALG 기술을 적용하면 한국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지 않고, 엘리베이터와 같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면 된다.(현재는 메모리 칩과 연산 칩이 분리돼 있어 별도의 연결 구조가 필요하나 ALG 기술을 통하면 연산 칩 위에 바로 메모리 칩을 쌓을 수 있어 지연시간과 전력소모가 크게 줄어든다는 의미)” -주성은 태양광 기술에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가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다. 그러나 에너지가 없으면 인류는 꼼짝 못한다. AI 데이터센터 등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데, 가장 빨리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는 태양광이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새로운 태양광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태양전지 부문에서 양산성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효율을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향후 융복합 기술을 바탕으로 35% 이상 효율 구현이 가능한 차세대 태양전지 탠덤 HJT와 페로브스카이트 장비와 3-5족 태양광 기술을 시장에 최초로 선보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다.” -이런 혁신이 가능하려면 R&D 투자 비중은 얼마나 되나. “우리는 R&D 비중을 정하지 않는다. 매출액보다 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할 수도 있다. 그래야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다. 계획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이 시장이 언제 열릴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하면 혁신이고, 늦게 하면 고생일 뿐이다. 고생이 아니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투자도 혁신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미국 엔비디아는 우리 회사와 같은 해(1993년)에 시작됐다. 그리고 성장 정체구간을 견뎌 혁신기업이 됐다. 그 사이 국가는 혁신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혁신기업 보호·육성책은 어떤가. “우리는 한 정권 내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또 인재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현장, 즉 어렵고 힘든 일이나 리스크가 큰 일을 피하는 듯하다. 그러니 기술자보다 기능인이 많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전문 경영인(CEO)은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하니 혁신이 쉽지 않다. 능력 문제가 아니라 거버넌스 문제다. 주성은 학력과 전공을 불문하고 신입사원만 뽑는다. 이들을 기술자로 육성해 세계 1등을 하고자 한다. 혁신을 위해 경력직원보다 (신입사원을 잘 육성한) 기술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기업을 이끄는데도 벤처기업인 같은 느낌이 든다. “혁신은 목표는 있어도 시간적 계획을 세우기는 어려운 일이다. 시장은 혁신의 크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만드는 것이고 (신기술을 사회가 원할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혁신의 성공은 시장이 만들지만 그 시장이 언제 올지 예측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혁신은 한 발짝 앞이 지옥인지 천당인지 모르면서 앞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것을 만든다. 이런 혁신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 우리는 혁신에 (목표를 꼭 이뤄내야 한다는) 신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가능한 요구다. 혁신이 성공하려면 인내가 따르고 혁신은 언제 올지 모른다.” -‘AI 거품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AI 거품론은 과장된 것 같다. AI는 배우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하지만 쓰이는 분야와 양도 엄청 많아진다. AI가 스스로 배우는 만큼 쓰임새도 많아지니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수준의 90%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쫓아올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이후 99%까지는 생각보다 추격 속도가 떨어질 것이다. 사회주의의 거버넌스와 자본주의의 거버넌스에는 차이가 있어서다.” ■ 황철주 회장은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인하대 공과대학 졸업, 인하대 명예 공학박사 ▲네덜란드 ASM 근무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설립 ▲제9·10대 벤처기업협회 회장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초대·3대 이사장 ▲제20대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일운과학기술재단 이사장 ▲대한민국기술대상 금탑산업훈장, 벤처기업대상 철탑·은탑산업훈장, 무역의날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벤처기업대상 과학기술부장관상, 특허기술상 대상 충무공상 등 수상
  • [차현진의 박람궁리] 이솝 우화와 한국 경제

    [차현진의 박람궁리] 이솝 우화와 한국 경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1776년 발간되었으므로 경제학은 올해로 딱 250살이 되었다. 그 책의 제5편은 재정정책을 다룬다.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누진과세와 기회의 평등을 위한 공공 교육 확대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소득 재분배에 관한 언급은 없다. 경제학은 지금도 분배 문제에 관해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분배는 경제가 아닌 정치의 영역에 머문다. 지금 여야는 ‘국민배당금’ 즉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돈을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아이디어를 두고 열을 올린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주와 노조는 성과급을 두고 충돌했다. 다른 회사와 산업, 그리고 하청업체들은 박탈감 속에서 ‘n% 성과급’을 벼르고 있다. 모두 분배 문제다. 이런 마당에 2주 전 광주와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그 뒤 ‘영남 홀대론’과 ‘전북 소외론’이 흘러나온다. 이제는 공장의 분배를 두고서도 으르렁거린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데서 오는 질시와 불평이다. 이솝 우화가 우리를 가르친다. 고기를 물고 개울을 건너는 개를 통해서다. 그 개는,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물 안의 개가 더 큰 고깃덩어리를 물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것을 빼앗으려 짖다가 입에 문 고깃덩이를 물에 빠뜨린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환율이 1500원 수준에 이르는 상황을 보며 물가를 걱정한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수출 대박에 맞추어 원화가 초강세를 보인다면,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네덜란드는 1959년 천연가스전을 발견하고 잠시 기뻤지만, 환율 하락으로 탈산업화가 가속화되어 제조업이 죽었다. 이른바 ‘네덜란드병’이다. 1970년대 영국의 북해유전 발견, 2000년대 호주의 원자재 수출 붐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니 우리가 겪는 고환율은 차라리 다행일 수 있다. 반도체 특수와 경상흑자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면, 소위 ‘삼전닉스’의 수익은 더 커지고, 중소기업의 수출과 채산성은 더 악화된다. 고환율의 주범을 찾아서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자를 탓하는 일은 부질없다. 전대미문의 수출 호조에 흥분할 때가 아니다. 지금 한국 경제에는 짙은 명암이 드리워져 있다. 830여개 회사로 구성된 코스피의 시가 총액 55%를 단 두 개의 회사가 차지한다. 그런 와중에 자영업자 대출금은 1000조원을 돌파했고,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60대 사장님이 은퇴하고 차린 가게가 1억원의 빚을 진 채 문을 닫고, 원리금 상환에 쪼들리던 청년층은 회생 신청 창구로 몰리고 있다. 훗날 ‘삼전닉스병’ 또는 ‘한국병’이라 불릴 만 한 일이 시나브로 시작된 것일 수 있다. 그런 걱정마저도 지금의 수출 호조가 계속될 때 그나마 의미가 있다. 이솝 우화는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 가르친다. 우유 통을 머리에 이고 시장에 팔러 간 소녀를 통해서다. 그 소녀의 머릿속에서는 우유를 팔아 달걀을 산 뒤 그것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키우고, 그것을 팔아 드레스를 사는, 기분 좋은 상상이 이어진다. 신이 나서 춤을 추다가 그만 우유 통을 엎는다. “알이 부화되기 전에는 병아리로 세지 말라”는 영어 속담이 거기서 나왔다. 지난 5월까지 경상흑자가 이미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이런 희소식 속에서도 정부와 기업은 리스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수출 호조는 미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것이다. 그로 인한 엄청난 자금 수요는 사모대출이라는, 위험천만한 방법으로 메워지고 있다. 그래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이 AI 거품을 경고한다. 지금의 뜨거운 AI 열기는 생각보다 빨리 식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반도체 생산에 국운을 걸고 올인하는 식의 베팅은 자제해야 한다. 18세기 초 영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은 남해회사였다. 그 회사는 아프리카 노예를 북아메리카에 독점적으로 공급했는데, 영국 정부까지 그 회사의 성공을 확신했다. 스페인과 맺은 장기 공급 계획이 근거였다. 그래서 국운을 걸고 투자를 유도했다. 덕분에 한때 그 회사 주가가 폭등했지만, 결국 온 국민이 쪽박을 찼다. 1720년 남해 버블 사건이다. 이후 영국에서는 ‘회사’라는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무려 100년 동안이나.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경영학과 교수
  • “앞으로 5년 골든타임… 시스템반도체로 다변화해야”[월요인터뷰]

    “앞으로 5년 골든타임… 시스템반도체로 다변화해야”[월요인터뷰]

    HBM 슈퍼사이클 3~4년 전망중국, 범용D램·낸드플래시 위협적시스템반도체 설계도 이미 韓 앞서온디바이스 AI 칩 국산화해야스마트폰·車·로봇·공장 경쟁력 원천엔비디아 세계 지배 이유는 CUDAAI 인프라 투자 과열 우려 있지만2000년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를 것3G 이통 선제 인프라 거대한 결실호남 ‘제2 반도체 기지’ 프로젝트정부 신속 행정·인프라로 뒷받침미래 투자는 기업들에 맡기면 돼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역대급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했다.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도 활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AI 거품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호황이 일시적 특수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국내 1세대 시스템반도체 개발자이자 산학연을 아우른 전문가인 김용석(67)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앞으로 5년이 골든타임”이라며 “메모리 호황을 기회로 삼아 HBM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나오려면 반도체 생태계를 시스템반도체로 다변화하고, 자동차·로봇·공장 등에 온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기술) 반도체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AI 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위원장을 맡아 이 과제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얼마나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3~4년을 한계로 본다. HBM 호황에 취해 있다간 지금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만만치 않다. 첨단 미세공정이 필요 없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중국은 가장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선 지 오래됐다. 캠브리콘, 무어스레드와 같이 중국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키우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성장도 놀랍다.” -이번 호황이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은 이미 10년 전 ‘제조 2025’를 제시하고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현재 중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는 한국을 양적, 질적인 면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 그동안 시스템 반도체 설계 능력을 꾸준히 키워왔고, 앞으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HBM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생태계를 메모리에서 시스템반도체로 다변화해야 한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강자인데, 시스템반도체로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의 경쟁력은 결국 시스템반도체에서 나온다. 애플과 테슬라가 왜 직접 칩을 개발하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만의 기능과 성능을 넣으려면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게 좋다. 만약 삼성 갤럭시에 들어가는 엑시노스(삼성전자가 설계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가 없다면 퀄컴(미국 팹리스 기업)이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엑시노스가 있기에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비디아 같은 기업은 나오지 못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엔비디아가 세계를 지배하는 이유는 GPU(그래픽·연산용 반도체) 칩 성능 때문만은 아니다. 2006년 개발한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CUDA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개발자들은 CUDA에 종속돼 있다.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역량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시스템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AI 인프라 투자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단기적 과열 우려가 있지만, 하이퍼스케일러(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기업들)의 기초체력 덕분에 2000년 닷컴 버블과는 다를 것이다. 지금은 IMT-2000(3G 이동통신) 초기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투자 과열과 거품론이 있었지만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덕분에 스마트폰 생태계와 모바일 혁명이라는 거대한 결실을 맺었다.” -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경기 용인에 이어 호남을 ‘제2의 반도체 기지’로 조성한다는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에 팹(공장) 10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신속한 원스톱 행정 지원과 국가 책임의 인프라 조성에 최우선으로 나서야 한다. 또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미래 투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급하게 서두를 일은 아니다. 기업에 맡기면 된다. 전력과 용수는 돈으로 해결되지만, 진짜 문제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인재들이 비수도권 지역에 계속 머물게 하려면 교육 환경은 물론 문화·예술 등 인프라까지 갖춰야 한다.” -삼성의 현 상태를 평가한다면. “강력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AI 시장의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독보적인 초격차 경쟁력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혁신 문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AI 및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판도를 바꾸는 원천 기술을 선점하려면 지금과 같은 호황기에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노조의 성과급 제도화 요구나 DS(반도체)·DX(제품) 사업 부문 간 격차,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부문의 소외감 등 조직 내 갈등 요인도 해소해야 한다.” -혁신을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실패를 용인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내가 처음 삼성에 입사했을 때 비디오카세트(VCR)가 신제품으로 나오던 아날로그 시대였다. 반도체(DS) 부문이 아닌 제품을 만드는 DX 부문으로 입사했는데, 미국 모토로라에서 스카우트돼서 온 과장급 선배가 ‘앞으로는 제품을 만드는 곳에서 칩을 직접 설계해서 쓰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를 제안했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 설계는 반도체 회사에서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통념을 깨고 국내 처음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시작한 것이다.” 김 교수는 1998년부터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분야로 옮겨 개발했던 통신 칩(모뎀) 11개를 액자에 넣어 보관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만든 이 칩들은 모두 상용화에 실패한 것들이다. 퀄컴이 독보적으로 잘하고 있었지만, 삼성에서도 직접 해보자며 자체 개발을 시작했던 것이다. 비록 당시엔 실패했지만 도전이 이어지면서 지금의 엑시노스로 결실을 맺었다. 상용화에 실패했는데도 나는 임원으로 승진했다. 당시 삼성은 ‘이 기술만큼은 반드시 확보하자’는 목표가 있으면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인정했다.”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면 수많은 한국인 연구자들을 만날 수 있다. 박사급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선 연봉 100만 달러(약 15억원) 정도를 받는다. 한국에선 1억 5000만원 정도다. 보수도 중요하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커리어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아직도 연공서열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아무리 능력 있고 뛰어나도 젊은 직원을 파격적으로 대우해주지 못한다. 오픈AI, 구글, 애플에선 가능하다. 우수한 엔지니어는 정년 없이 계속해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단 한 명이라도 사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최고 엔지니어가 나와야 한다.” -반도체교육원에선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치나.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취업준비생까지 전 세대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젠슨 황이나 엔비디아, TSMC를 이야기할 정도다. 지난해와 재작년에 초등학생들과 SK하이닉스 팹을 견학했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실감했다. 초·중학생한테 반도체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우선 반도체를 재미있는 분야로 느끼게 하고, 훗날 진로를 선택할 때 자연스럽게 이공계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는 1959년 태어나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보통신대학원과 동국대 정보통신공학과에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삼성전자 종합연구소에 입사해 31년간 근무하며 국내 처음으로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시작했으며, TV·오디오·이동통신 칩을 개발했다. 2010년 스마트폰 시스템소프트웨어 팀장을 맡아 갤럭시 S1~S4 개발에 참여했다. 10년간 삼성전자 임원(상무)을 지내고 퇴직한 뒤 2014년부터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현재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 겸 반도체교육원장이며, 산업통상부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상, 장관상 등 다수의 정부 표창을 받았다. 저서로는 ‘AI 반도체 전쟁’ 등이 있다.
  • 키 안 크는 일본 남성들, 한국과 비교해 보니…“연애보다 친구 좋아” 이유는? [핫이슈]

    키 안 크는 일본 남성들, 한국과 비교해 보니…“연애보다 친구 좋아” 이유는? [핫이슈]

    일본 사회가 체격부터 인간관계, 소비 방식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다운사이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협소한 일본’을 주제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일본 사회는 ‘더 적게, 더 좁게, 더 가깝게’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먼저 일본인들의 체격은 과거에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20~30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0㎝ 초반에서 정체돼 있으며, 18세 기준 평균 키는 이미 한국(175㎝)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앞서 일본인의 체격은 메이지 시대 이후 영양 개선과 경제 성장에 힘입어 100년 넘게 꾸준히 커졌으나 1970~80년대생부터 성장세가 멈춘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인만의 유전적 요인과 식생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체격 성장 정체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식생활과도 연관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마른 체형을 가진 국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연애보다는 친구, 고민 상담은 어머니에게인간관계도 과거에 비해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응답이 1994년 31.9%에서 지난해 10.3%로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또 가장 편안한 인간관계로 이성보다 동성을 꼽는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연애보다 동성 친구와의 관계를 우선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고민 상담 상대로 직장 상사나 선배보다는 어머니를 꼽는 젊은 층도 증가했다. 닛케이는 “정치나 사회 문제보다 자신의 일상과 가까운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안정 지향 성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소비 측면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인공지능(AI) 추천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주거 측면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여파로 초소형 아파트와 협소주택이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격과 인간관계, 소비, 주거에 이르는 의식주와 사회 전반에서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생활 방식의 변화이기보다 저성장 시대에 일본인이 선택한 새로운 표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일본 사회가 과거의 성장 모델로 되돌아가기보다 이미 달라진 사회 구조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저성장 벗어나려는 일본의 몸부림한편 일본 정부는 저성장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대규모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주식 거품이 꺼진 뒤 소비와 투자가 장기간 침체됐다. 이 기간은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불린다. 이후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변하며 국내 투자보다 현금 확보와 해외 투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인구 감소와 고령화까지 이어지며 경제 성장세가 둔화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현재 17개 분야·61개 제품과 기술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피지컬 AI(Physical AI), 핵융합, 차세대 선박, 드론, 수소, 그린 철강 등이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이번 정책으로 미중 중심의 산업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기업들이 국내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저성장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일본제철의 하시모토 에이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정부 회의에서 “경영 판단이 단기 이익 중심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인적·설비 투자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비즈니스도 “(기업이) 편중된 이익 배분 구조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기업의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평가했다.
  • [특별기고] ‘생산적 선순환’ 가속화해야

    [특별기고] ‘생산적 선순환’ 가속화해야

    미국은 대공황 극복을 위해 도로와 철도, 댐과 발전소 건설에 과감히 투자했다. 시중 자금은 생산으로 흘렀고 일자리가 늘며 경제가 살아났다. 전후 독일도 폐허 위에서 산업과 제조업에 자본을 집중해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반면 일본은 다른 길을 걸었다. 버블 붕괴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생산보다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흘러들었다. 돈은 넘쳤지만 투자는 줄었고 성장동력이 사라졌다. 결국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돈은 양이 아니라 방향이다.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늘어나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 버블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광의통화(M2)는 4153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7%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도 153.8%로 미국(71.4%)의 두 배를 웃돌아 ‘유동성 과잉론’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우리 금융 구조의 특수성을 간과한 해석이다. M2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가계와 기업의 예·적금 비중이 높은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이다. 통화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 거시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유동성의 양이 아니라 흐름이다. 돈이 부동산과 투기로 쏠리면 거품이 된다. 반대로 기업 투자와 연구개발, 설비 확충으로 가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제가 커진다. 돈의 방향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성장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생산적 선순환의 흐름이 뚜렷하다. 수도권 집값 상승은 유동성보다 양질의 주택 공급 부족과 실수요 집중의 영향이 크다. 총부채상환비율(DSR) 규제로 투기성 자금도 차단되어 묻지마식 부동산 버블 형성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 증시 역시 기업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 가고 있고 방산·자동차·전력기기 산업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물경제 신호는 더욱 긍정적이다.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올해 1월 13.6%, 3월 9.8%, 5월 9.7% 증가했고 제조업 가동률도 회복세다. 시중 자금이 소비와 투기를 넘어 생산과 미래 생산능력 확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AI와 반도체 산업은 생산적 유동성을 흡수할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800조원 반도체 투자와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한 4700조원 규모의 국가 투자가 본격화되면 시중 유동성은 첨단 제조업과 국가 균형 발전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성장의 물길이 될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자칫 생산과 소비의 물길이 막히면 투기의 물길이 열린다. 전력, 용수, 산업단지 규제가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는 순간 유동성은 자산시장을 향하고 물가 불안과 자산 거품을 키울 수 있다. 정부와 국회 역할이 중요하다. 유동성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생산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하고, 전력망과 용수 등 인프라 병목을 해소해야 한다. AI·반도체·첨단 제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도록 세제·금융·입지·인재 정책을 하나의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 돈은 죄가 없다. 방향이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생산적 선순환의 가속화다. 공장을 짓고, 연구소를 세우고, 첨단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돈이 투기로 흐르면 거품이 되고, 생산으로 흐르면 기적이 된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안도걸 국회의원
  • 스스로 찾아오는 변기? 중국 AI 이동식 배변 보조 로봇 공개 [여기는 중국]

    스스로 찾아오는 변기? 중국 AI 이동식 배변 보조 로봇 공개 [여기는 중국]

    사람이 화장실을 찾아가는 대신 변기가 사람을 찾아오는 시대가 현실이 됐다. 중국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인공지능(AI) 이동식 배변 보조 로봇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T즈자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 돌봄기기 업체 위에반은 최근 열린 ‘2026 상하이 국제 노인복지·보조기기·재활의료 박람회’(AID 2026)에서 AI 배변 보조 로봇 ‘샤오반’을 공개했다. 판매 가격은 2만 8999위안(약 655만원)이다. 위에반은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스마트 돌봄기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 제어 기술을 돌봄 분야에 접목해 단순히 사용자의 명령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형 돌봄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샤오반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직접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대신 로봇이 사용자를 찾아가 배변을 돕는 제품이다. 회사는 기존의 ‘사람이 변기를 찾는 방식’을 ‘변기가 사람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호출을 받으면 샤오반은 침대나 소파 옆까지 스스로 이동한다. AI 제어 칩과 라이다(LiDAR), 레이저 센서, 초음파 센서 등을 이용해 집 안 구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사람이나 가구 같은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자율주행한다. 집 안에 설치된 양변기는 물론 중국식 재래식 화장실 위치까지 기억해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기존 배수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별도의 배관 공사도 필요하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설물 처리 역시 자동으로 이뤄진다. 사용이 끝나면 배설물은 내부 밀폐 탱크에 저장되고, 로봇이 스스로 도킹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하수관으로 배출한다. 저소음 분쇄 장치가 함께 작동해 배관이 막히는 것을 줄여준다. 청소도 사용자가 직접 할 필요가 없다. 내부를 자동으로 세척한 뒤 살균까지 마치며 거품과 밀폐형 오수통, 활성탄 탈취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 냄새가 밖으로 퍼지는 것도 막는다. 사용이 끝나면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과정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 조작은 최대한 간단하게 만들었다. 큰 버튼이 달린 전용 리모컨과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는 음성 명령 기능을 지원하며 손잡이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호출 버튼도 마련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돌봄기기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샤오반은 단순한 이동식 변기를 넘어 사용자를 직접 찾아가 배변을 돕고 배설물 처리와 세척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돌봄 로봇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 몸과 물질로 구현한 ‘진화의 압축’…잘레×나와 무용작 ‘플래닛[방랑자]’

    몸과 물질로 구현한 ‘진화의 압축’…잘레×나와 무용작 ‘플래닛[방랑자]’

    짙은 암흑, 멀리서 들려온 굉음은 점차 커지며 객석을 두드린다. 일곱 번의 울림은 천지창조의 순간일 수도, 거인의 발소리이거나 폭발 직전의 진동일 수 있다. 분간되지 않는 소리가 도착하면 무대 정중앙에 반짝이가 쏟아진다. 이 가루는 운석의 먼지, 또는 화산재, 아니면 머나먼 별빛 같기도 하다. 어둠에 눈이 적응할 때쯤 반짝이 범벅이 된 검은 덩어리가 조금씩 꿈틀대며 움직임을 키우고 엉겨있던 덩어리에 뭉쳐졌다 흩어지면서 비로소 무용수들의 몸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둠과 덩어리의 장면은 재앙 이후의 땅처럼 보이지만, 무대에 발이 고정된 채 움직임을 이어가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마치 세상이 태동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울 GS아트센터에서 6월 24~26일 공연하는 ‘플래닛[방랑자]’는 한 편의 창세기처럼 펼쳐졌다. 안무가 다미앵 잘레와 시각예술가 코헤이 나와가 협업한 작품은 2021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한 데 이어 GS아트센터의 기획 공연 ‘예술가들’ 시리즈로 무대에 올랐다. ‘플래닛(planet)’은 ‘떠돌다, 방랑하다’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플라나오마이(planáomai)’에서 왔다. 잘레와 나와에게 행성이란 우주를 표류하는 천체이며, 표류야말로 이 우주의 모든 몸이 공유하는 조건이다. 인간은 중력에 매여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이주하고 여행하며, 행성의 한계 너머까지 떠돈다. 잘레는 24일 공연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인간은 누구나 방랑의 경험을 하고 있다. 우주로 가기도, 여행을 하기도 하면서 이 행성이라는 한계를 넘어 탐구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첫 협업작 ‘베셀’이 어떤 면에서는 비인간적 작업이라 ‘플래닛[방랑자]’는 그 이면에서 출발해 지극히 인간적인 경험을 향한다”고 설명했다. 원초적인 신체 언어를 무대 위에 풀어놓으며 현대무용계의 주목을 받은 잘레는 2013년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나와의 작품 ‘거품(Form)’을 보고 협업을 제안했다. 잘레의 표현대로라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강하게” 협업을 설득하면서 나온 첫 작품이 ‘베셀’(2016)이다. 베셀은 얼굴을 가린 일곱 무용수가 물이 찰랑거리는 무대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포개면서 형상을 만들어낸다. 무대 가운데에 놓인 보트인 듯한 설치물은 ‘원천의 장소’다. 잘레와 나와는 이 작품에서 인간과 비인간, 고체와 액체, 현실과 추상 등을 표현했다. ‘베셀’과 ‘플래닛[방랑자]’를 잇는 건 일본의 오랜 역사서 ‘고지키(古事記)’다. 잘레는 “저승, 구름 위 세계, 그리고 우리가 사는 ‘갈대밭의 중간 평원’으로 나눈 데서 이 작품의 자리를 찾았다”면서 “‘베셀’이 심연과 구름 위를 다뤘다면 ‘플래닛[방랑자]’는 그 사이, 우리가 거주하는 중간계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협업은 나와가 먼저 물질을 제안하면, 잘레가 그 물질과 무용수의 몸이 맺는 관계를 안무로 풀어냈다. 일본 교토에 있는 나와의 스튜디오 ‘샌드위치’에서 검은 모래, 슬라임(끈끈한 액체), 감자 전분 같은 재료를 두고 실험을 거듭한 결과가 이들의 작품이다. 나와는 “암흑에서 시작해 천장에서 떨어지는 반짝이는 ‘인터스텔라’(영화)에 나오는 우주 먼지에서 착안했다”면서 “어떤 충격으로 튀어나온 먼지들이 행성 간 이동을 하고 그것들이 생명을 얻고 동물이 되고 인간이 되는 진화, 생명의 과정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와의 설명대로 ‘플래닛[방랑자]’는 진화의 압축이다. 검은 바닥 아래엔 감자 전분이 채워져 있다. 무용수들은 여기에 무릎까지 묻고 상체를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빛을 향해 서서 제각각, 또는 둘씩 셋씩 동작을 변주하는 모습은 마치 뿌리를 박고 자란 식물 같다. 점점 더 기울어 쓰러질 듯한 각도까지 몸을 밀어붙이면서도 끝내 넘어지지 않는다. 활발한 움직임에 몸에 묻은 글리터가 튕겨 나가며 역동성을 키우고, 디딘 다리를 빼고 일어서며 더 큰 움직임을 만든다. “기후와 환경, AI와 컴퓨터의 진화 앞에서 인간은 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나와는 “이 불안한 상태를 고민하면서 변화하는 환경과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을 어떻게 그릴까 생각했다. 다미앵이 굉장히 치밀하게 안무를 짜면서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작품 과정을 부연했다. 작품의 마지막은 잊히지 않는 이미지로 남는다. 먼지에서 생물이 되고, 인간으로서 움직이던 무용수들 위로 하얀 슬라임이 쏟아진다. 슬라임 비를 맞은 몸은 저항하고 버티다 끝내 굳어버린다. 움직임이 느려지고 멈추며 이들을 조각으로 바꿔놓는다. ‘플래닛[방랑자]’는 한편으로는 인내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무대는 대체로 어둡고 무용수들은 흔들림을 반복하는 장면이 많다. 존재의 한 주기를 통째로 목격하려면 이 반복을 견뎌야 한다. 그 끝에 남는 건 몸짓과 무대로 구현해낸 상상력에 대한 감탄이다. 잘레와 나와의 ‘예술가들’ 시리즈는 오는 28일 댄스필름 ‘미스트’와 워크숍 ‘프리즘’으로 이어진다. ‘미스트’는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와 함께 만든 것으로 안개에 휩싸인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순환을 그린다. ‘프리즘’은 프리즘시트(빛 밝기를 더하는 광학필름)를 부착한 상자로 무용수들의 신체가 관람자 시선과 각도에 따라 변형되는 독특한 경험을 준다.
  • 마이크론 “AI 메모리 수요 여전”…삼성·SK하이닉스 급등

    마이크론 “AI 메모리 수요 여전”…삼성·SK하이닉스 급등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과 강한 하반기 전망을 내놓으면서 최근 글로벌 증시를 흔든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414억 6000만 달러(약 56조원),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358억 4000만 달러를 15% 이상 웃돌았고, EPS 역시 컨센서스인 20.78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4분기 전망은 더욱 강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을 500억달러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35억 8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PS 전망치도 31달러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AI 수요 확대와 구조적인 공급 제약으로 메모리 시장의 수급 긴장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시점은 2028년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론은 차세대 HBM4 제품이 고객사 플랫폼에 적용되고 있으며 2026년 공급 물량이 대부분 계약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HBM4E 역시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최근 월가와 국내 증시를 흔든 AI 투자 둔화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AI 인프라 투자와 HBM 수요 정점을 우려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마이크론 실적이 여전히 강한 AI 메모리 수요를 확인해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 증설도 2027~2028년에나 본격화되는 만큼 당분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AI 메모리 수요 피크아웃 우려보다는 공급 제약에 따른 업황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5% 이상 급등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넥스트레이드에서 한때 각각 7% 안팎, 10%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AI 투자 둔화와 HBM 수요 정점 우려로 위축됐던 메모리 업종 투자심리가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긍정적인 업황 전망을 계기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 ‘삼전닉스’ -12% 내렸는데 또?…마이크론 -13% ‘털썩’, 美 반도체지수 폭락

    ‘삼전닉스’ -12% 내렸는데 또?…마이크론 -13% ‘털썩’, 美 반도체지수 폭락

    실적 발표를 앞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3% 급락하며 미국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삼전닉스’가 12% 넘게 내리면서 타격을 입은 국내 증시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0.09% 내린 5만 1666.84, S&P500 지수는 1.44% 내린 7365.46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2% 하락한 2만 5587.04에 마감했다. 오는 24일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고점 부담’이 시장에 확산하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마이크론이 13.18% 내려앉은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4.13%), TSMC(-6.69%), 브로드컴(-3.06%) 등이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87% 급락했다. 다만 전날 16% 넘게 폭락했던 스페이스X는 이날 0.98% 상승 마감하며 급락세에 제동을 걸었다. 월가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매’에 가까운 매도세로 12% 넘게 급락한 영향이 미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레일리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전날 국내 증시에서의 ‘삼전닉스’ 하락을 언급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기술주 변동성이 증가하는 추세의 일부로, 과도한 거품의 증거”라며 “이번 AI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증시에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 반도체주의 급락에 코스피200 야간선물지수는 1.82%까지 하락했다.
  • “전남 완도 해조류·해양치유 산업… 국제 해양도시 도약할 것”

    “전남 완도 해조류·해양치유 산업… 국제 해양도시 도약할 것”

    해조류, 식량은 물론 탄소 흡수 가치국제 ‘블루카본’ 공인 땐 탄소배출권창출된 수익 어업인에게 지급 추진세계 3위 한국 생산량의 50% 차지바다의 정수기 맥반석이 전 해역에 글로벌 인정 ‘독보적 해조류 영토’해양바이오 연구·생산 인프라 강화감태 등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 개발미국 에너지부와 공동 사업도 시작해양치유 도시로 지방 소멸에 대응바다 경관 속 심신 힐링 전문시설 산림·관광과 연계 ‘클러스터’ 속도“완도는 세계 최초로 해조류 블루카본(탄소흡수원) 경제를 실현하는 해조류 산업과 글로벌 해양치유 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국제 해양도시로 도약할 것입니다.” 신우철 전남 완도군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조류 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완도형 바다 연금’ 사업의 비전을 이렇게 밝혔다. 이와 함께 신 군수는 지방 소멸 대응의 전략으로 해양 치유와 산림치유, 치유 산업 등 해양치유 도시를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완도 해조류 산업의 목표는. “완도 해조류 산업의 목표는 국제 해조류 산업 허브와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바꿀 ‘해조류 블루카본’ 사업을 통한 ‘완도형 바다 연금’ 사업의 완성이다. 해조류는 식량 자원은 물론 해양바이오산업 기반의 가치와 함께 최근에는 탄소를 흡수하는 가치까지 더해져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해 10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63차 총회에서 갯벌과 해조류 등을 신규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는 ‘이산화탄소 제거 및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 방법론 보고서’의 개요를 승인했다. 내년 말 보고서가 발간되면 해조류가 탄소흡수원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해조류가 블루카본으로 인정되면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유리한 입장이 되고 국내 최대 해조류 생산지인 완도도 탄소배출권 거래와 해조류 가치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완도군의 경우 해조류의 탄소 거래로 창출된 수익을 어업인에게 지급하는 ‘완도형 바다 연금’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연금은 어민들이 기존의 해조류 양식 생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과정에서 입증된 탄소흡수 성과를 ‘블루 크레딧(탄소배출권)’으로 전환하고 기업 등과 거래해 추가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군은 이미 한국수자원공단과 함께 어업인들이 해조류 양식을 통해 확보한 탄소 흡수량을 블루 크레딧으로 전환·거래해 소득으로 환원하는 시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조류 산업이 어민 소득 증대는 물론 완도형 바다 연금 사업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국내외 해조류 산업 전망은 어떠한가. “완도군은 전국 해조류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해조류 생산국이다. 지난 10년 동안 완도는 대한민국 전체 해조류 시장의 수급을 좌우하는 중심지이자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독보적인 해조류 영토를 개척해 왔다. 2016년 3만 5000t이던 김 양식 생산량은 2025년 말 기준 13만t을 넘어서며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완도의 주력 해조류인 미역은 2016년 22만 5000t에서 현재 35만 4000t으로 늘었고 전복의 핵심 먹이인 다시마 역시 2016년 20만 8000t에서 현재 37만 5000t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완도는 리아스식 해안과 갯벌, 바다의 정수기라 불리는 맥반석이 전 해역에 깔리는 등 지리·자연적 환경으로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수질이 깨끗해 해조류 양식의 적지로 꼽히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우리 완도의 청정 해역과 친환경 해조류 양식 여건을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조명했을 정도다.” -해조류 산업 성장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완도는 그동안 해조류 어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 해양 바이오연구센터, 해양 건강관리 유효성 실증센터, 해양 바이오 공동협력 연구소, 해조류 활성 소재 인증생산시설 등 해양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감태와 곰피 등 기후변화 대응 해조류 신품종 개발과 해조류 양식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 왔다. 또 인공지능(AI) 수산양식 플랫폼 조성과 해조류 스마트 팩토리 등 양식시설 현대화 사업에도 집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외해 해조류 대량 양식과 블루카본 인증 기반 마련, 양식 기술의 첨단화·자동화를 위한 ‘한미 공동 해조류 바이오매스 생산 시스템 기술 개발 사업’도 시작했다. 완도 해조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14년과 2017년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개최해 해조류 산업의 발판도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2028 완도 국제 해조류산업박람회’의 사전 행사로 ‘프리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개최했다. 2017년 박람회의 경우 94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김 등 완도 해조류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해양 치유 산업의 성공 전략은. “지방 중소도시 대부분이 인구 감소 위기를 겪으면서 완도군도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해양 치유도시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국내 최초로 해양 치유 산업의 기반이 되는 완도해양치유센터를 건립했다. 해양치유센터는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전문 치유시설로 구성돼 탈라소풀, 머드 테라피, 해조류 거품 테라피, 명상 풀 등 다양한 해양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테라피는 혈액순환 개선과 근육 이완, 피부 재생 효과를 유도하고 명상 풀과 해수 미스트는 심리 안정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치유 목적의 전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해양 관광시설과 차별화된다. 2023년 12월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14만명, 프로그램 이용객 65만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안착했다. 그동안 숙박·식음·관광 소비 확대를 통해 364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은 물론 해양 치유 전문 인력 양성과 해양치유관리공단 설립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다. 이밖에 해양문화치유센터와 기후치유센터, 청산치유공원, 약산 해양치유의 숲 등 다양한 해양 치유 인프라도 구축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완도 방문객은 2023년 361만명에서 2024년 432만명으로 71만명이 증가해 해양치유센터 개관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치유 시설에 대한 전망은. “해양 치유시설의 프로그램 확대와 치유산업 클러스터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양치유센터에는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바다와 수평선이 이어지는 경관 속에서 치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관형 치유 인프라’인 인피니티풀과 스포츠 재활실을 조성한다. 데이터 기반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를 위한 치유 효과 검증에도 나선다. 해양치유센터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와 심리 변화를 측정하는 생체인식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건강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된 치유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양 치유 프로그램 확대와 해양바이오산업 연계, AI 기반 맞춤형 치유 서비스 구축 등을 통해 해양 치유를 대한민국 대표 웰니스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완도를 국제 해양 치유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해양 치유 도시 완도 비전은. “해양 치유의 성공 기반은 산림치유와 체류형 치유 관광, 치유산업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먼저 국내 최대 난대림인 국립 완도난대림수목원에 숲속 야영장, 휴양림, 산림 레포츠 시설, 치유의 숲, 목재 문화체험장 등을 갖춘 산림 치유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또 체류형 치유관광을 위해 해양치유와 산림치유, 섬 투어, 해조류 체험 치유, 치유 식단 등이 담긴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완도 전역을 치유관광 공간으로 구축한다. 해양치유센터에는 관광이 아닌 신체적, 심리적 치유와 회복 흐름에 맞춰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 근골격계·대사 질환 등 치유가 필요한 체험객들이 참여하는 치유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해양치유센터 테라피 제품 중 선호도가 높은 제품은 상품화하고 제품에 사용되는 미역, 다시마, 톳, 황칠 등 지역 특산물은 관광 연계 상품으로 개발, 판매한다. 이와 함께 힐링해 풀하우스와 힐링 테마 캠핑장, 힐링 명소 거리 조성과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힐링해 완도 프로젝트’를 추진해 치유 관광 생태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 SK하이닉스 -8% ‘털썩’…“시총 역전이 고점 신호” 보고서 재소환 [내가샀다]

    SK하이닉스 -8% ‘털썩’…“시총 역전이 고점 신호” 보고서 재소환 [내가샀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통주 기준)를 제치고 코스피 대장주 자리에 오른지 하루만에 양사의 주가가 5% 넘게 급락하고 있다. ‘1만스피’ 달성을 앞두고 증시가 출렁거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달 전 ‘강세장 종료 시그널’을 경고한 하나증권의 보고서가 재차 주목받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오후 12시 35분 전 거래일 대비 8.12% 하락한 268만 2000원에, 삼성전자는 6.93% 내린 32만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양사 모두 이날 1% 안팎 하락 출발해 오후 들어 7~8%대까지 낙폭을 키운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한때 ‘빨간불’을 켰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삼전닉스’가 급락하자 SK스퀘어(-2.74%), 삼성전자우(-6.25%), 삼성전기(-8.89%), 현대차(-9.29%)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에서 투매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6%대 하락한 8500선까지 내려앉았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4% 올랐지만, 스페이스X가 16% 넘게 폭락하고 아마존닷컴, 알파벳, 브로드컴 등에서 투매가 쏟아져나오며 나스닥 지수가 1.33% 하락하자 국내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국채 금리가 오르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 16% 급락에 코스피 ‘와르르’‘공포지수’ 역대 최고…“변동성 불가피” 공교롭게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시총 역전 현상이 벌어진 다음날 이처럼 ‘패닉셀’에 가까운 급락이 나오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달 전 나온 하나증권의 보고서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보고서에서 “기업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시그널은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순간”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역전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기업의 실적을 과도하게 앞지르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이는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2000년 ‘닷컴버블’을 제시했다. 당시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 시스템즈가 과도한 실적 기대감에 시총 1위에 오른 뒤 급락하며 증시의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이클을 타고 함께 움직이는 두 회사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역전되더라도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과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고, 다른 글로벌 기업 대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에서 여전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가가 마치 ‘밈(meme) 주식’과 같은 위태로운 거품 상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증시의 극단적인 반도체 쏠림 현상과 더불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글로벌 증시의 ‘반도체 거품’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인한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 지표(VKOSPI)가 역대 최고 수준인 90을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 이를 시사하는데, 이론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 ±5.5% 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도 VKOSPI는 장중 한때 89.69까지 치솟으며 90선에 육박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경험해보지 못했던 현재의 극단적으로 높은 이익 증가율은 기대감도 만들 수 있지만, 실제 발표 이익의 예상치 하회와 이익 증가율 정점 통과 우려도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150년 만의 거품 경고에 매파 본색 연준까지”…美 증시 ‘공포의 장’ 올까 [재테크+]

    “150년 만의 거품 경고에 매파 본색 연준까지”…美 증시 ‘공포의 장’ 올까 [재테크+]

    ‘증시가 크게 흔들릴 것인가, 아니면 기업들의 실적을 발판 삼아 계속 거침없이 치고 나갈 것인가.’ 미국 주식시장이 150년 만에 처음 보는 위험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주가 지표는 역사적 고점을 가리키며 경고음을 울리고 있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돈에 주목하며 낙관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 실적이라는 ‘희망’과 금리 인상이라는 ‘불안’이 정면으로 맞서는 지금,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선택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150년 만의 경고, ‘CAPE 40’의 의미미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시장의 거품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이 지난달 40을 넘어섰습니다. 이 지표가 40을 돌파한 것은 지난 1999년 닷컴 버블 정점 당시(44) 이후 처음입니다. 닷컴 버블 당시 S&P500은 약 50%, 나스닥은 78%가량 폭락하는 등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CAPE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가를 최근 10년간 물가 조정 평균 이익으로 나눠 산출합니다. 단기적인 시장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고평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참고 지표가 됩니다. 이 지표의 장기 평균은 16 수준입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이미 장기 평균을 50% 이상 웃돌았고, 2020년 이후에는 평균의 2배를 넘어섰습니다. 모틀리풀은 “CAPE 40 돌파가 당장 폭락을 예고하는 신호는 아닐지라도, 현재 시장이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음을 시사한다”며 “지표가 오를수록 시장 변동성 위험도 함께 커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적 없는 고성장주를 쫓기보다 기술·AI 업종 외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월가의 낙관론: “이번엔 실적이 다르다”하지만 월가의 시각은 사뭇 다릅니다.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여전히 S&P500 지수가 연말 8000선에 도달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연말 S&P500 목표치를 기존 7800에서 8000으로 올렸으며, 2027년 중반에는 83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 역시 2026년 말 목표치를 7600에서 800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들은 과거 닷컴 버블 때와 달리 오늘날의 기업들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으며, 재무 상태 또한 매우 견고하다고 평가합니다. 즉 현재의 상승세는 ‘거품’이 아니라 기업들의 놀라운 실적 성장이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에 시장은 출렁이런 가운데 케빈 워시 신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첫 행보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17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3.50∼3.75%로 동결됐지만 시장은 매파적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이날 함께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기존 3.4%에서 3.8%로 상향됐습니다. 이는 연내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기대감으로 증시가 잠시 활기를 띠기도 했지만, 금리 인상 공포가 시장을 덮치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8%, S&P 500은 1.21%,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 각각 하락 마감했습니다. 기업의 강력한 펀더멘털과 금리 인상이라는 거시적 압박 사이에서 미국 증시가 어떤 방향을 향할지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전쟁 끝나도 ‘한국 기름값’ 안 떨어진다…국제유가만 하락, 이유는? [핫이슈]

    전쟁 끝나도 ‘한국 기름값’ 안 떨어진다…국제유가만 하락, 이유는?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합의를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한국 기름값 변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3.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9%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7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8%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 모두 지난 이란전쟁 개전 초기였던 3월 10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주유소 가격은 좀처럼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는 분위기다. 1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9.58원, 경유는 2004.31원이다. 주간 평균 가격 기준으로 4주 연속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기름값 떨어지지 않는 이유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서명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전쟁 이전과 같은 수준의 통항이 곧바로 재개되기는 어렵다는 점이 빠른 정상화 기대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미 국방부는 해협에 매설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수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수로와 주변에 매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최소 2개월에서 최장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김태봉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16일 YTN 뉴스START에 출연해 “전쟁 이전 원유 가격은 60달러였다. 전쟁 당시 110달러까지 올라갔다가 현재는 80달러 초반대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제원유 가격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의 여파로 인해서 다행히 안정세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원유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해서 생산시설들이 많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복구해서 이전만큼의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예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 “수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AI 산업에 의한 원자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데이터센터 등을 건립해야 하는 등 수요가 많은데, 이런 수요에 의해 상방 압력이 가해지며 60달러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름값, 원상복구 되는 시점은?국내 정유업계에서도 당분간 기름값이 빠르게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는다. 한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원유 생산시설이 상당 부분 피해를 입었고 해운업계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분간 기름값이 빠르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는 완전한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 역시 “정부가 그동안 최고가격제로 가격을 굉장히 억눌러왔는데 이걸 당장 종료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억눌러왔던 시장 가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주유소 소비자 가격의 특징을 언급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는 정유회사로부터 처음에 기준 가격으로 들여오고, 시장 상황에 따라서 실제로 팔려나간 석유들에 대해서 사후 정산을 해 주는 시스템이 있다. 쉽게 말해 기준 가격은 높게 지불하고 사후 정산은 할인을 해 주는 방식이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향후 정유회사로부터 얼마나 할인을 받을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소비자 가격을 거품이 끼인 높은 가격에 책정한다. 주유소 가격이 국제유가 하락에도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2일 ‘국제 유가 및 천연가스 도입 가격 전망’ 발표에서 “6월 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종료된다면 유가는 6월 최고점을 기록한 후 점진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설비 재가동과 기뢰 제거가 진행된 뒤 8월부터 유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했다.
  • “젠슨황 올때 팔걸…어디까지 내려가는 거예요?” LG·두산그룹주 ‘주르륵’ [내가샀다]

    “젠슨황 올때 팔걸…어디까지 내려가는 거예요?” LG·두산그룹주 ‘주르륵’ [내가샀다]

    미 뉴욕증시가 반등하며 9일 코스피가 급등 출발했지만 ‘젠슨 황 효과’를 누리며 급등했던 LG그룹과 두산그룹주는 이날도 하락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6% 내린 23만 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으며 지난 2일 신고가(39만 2500원)를 기록했던 LG전자는 4일부터 3거래일에 걸쳐 총 31.7% 하락했다. 이어 코스피가 3%대 급등하는 이날도 10% 넘게 하락하며 황 CEO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LG(-6.50%), LG우(-1.71%), LG이노텍(-5.21%), LG씨엔에스(-12.68%) 등 ‘젠슨 황 수혜’를 함께 누렸던 LG그룹주도 일제히 하락세다. 이들 종목 모두 황 CEO의 방한 소식에 급등한 뒤 4~5거래일에 걸쳐 하락하며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황 CEO의 두산베어스 홈구장 시구가 호재로 작용하며 급등했던 두산그룹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구 소식에 2거래일 동안 56.5% 급등했던 두산로보틱스는 이후 3거래일동안 23.6%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0% 넘게 하락하며 황 CEO의 방한으로 오른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두산(-3.04%), 두산우(-2.95%) 등도 하락하며 지난달 중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두산그룹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3.73%)과 두산밥캣(+2.13%) 정도가 상승세다. 방한 소식에 급등…방한 직전부터 ‘내리막’증권가에서는 ‘젠슨 황 수혜’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으며, 월가를 뒤덮은 ‘AI 거품론’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시장의 투심 악화를 이겨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황 CEO는 국내 AI 관련주가 현재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평가하며 투자심리를 지지했지만, 엔비디아와의 협력 호재가 잇따라 전해졌음에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LG와 두산은 황 CEO의 방한 기간 동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LG는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플랫폼인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와 레퍼런스(개발표준) 로봇 개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차세대 로봇 개발 과정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LG이노텍은 ‘로봇의 눈’이 될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개발한다. LG CNS는 산업용 로봇 플랫폼인 피지컬웍스를 엔비디아 기술에 접목해 물류 및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두산그룹은 두산의 제조, 기술 역량을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및 피지컬 AI 플랫폼과 연계해 신사업을 가속화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을 활용한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며, 이를 기반으로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레퍼런스 로봇 솔루션을 개발한다. 두산밥캣은 건설·조경·농업·물류 장비에 엔비디아 피지컬 AI 기술을 적용해 자율 작업이 가능한 컴팩트 장비 개발에 나서며,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소형모듈원전(SMR), 듀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은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플랫폼에 활용된다.
  • SK는 메모리, 현대차는 모빌리티, LG는 로보틱스, 네이버는 클라우드… 엔비디아 -한국 대표 기업들 수천억 달러 ‘AI 팩토리’ 맞손

    SK는 메모리, 현대차는 모빌리티, LG는 로보틱스, 네이버는 클라우드… 엔비디아 -한국 대표 기업들 수천억 달러 ‘AI 팩토리’ 맞손

    황 “정부, 기업 자본 접근 지원해야”네이버 ‘각 세종’을 전초기지로 활용하이닉스, 전용 차세대 메모리 공급SKT, 설계·구축·최적화 플랫폼 제공LG, 휴머노이드·물류 로봇 효율 제고 현대차 ‘AI 밸리’ 새만금, 황 투자 의향삼성, 6세대 HBM4·파운드리 협력 SK·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함께 인공지능(AI) 특화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에 본격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 두산그룹 역시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산업 전반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 반도체와 첨단 통신 인프라, 제조 기술이 총망라된 거대한 AI 인프라가 구축되는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한국에 잠재적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를 가져왔다. 한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비즈니스”라고 밝혔다. 이어 “SK하이닉스에 가져온 사업은 일반적인 규모가 아니다. 세상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황 CEO는 “한국은 제조업과 중공업, 소프트웨어 등 모든 것을 잘 한다. 이는 매우 독특한 상황”이라며 한국의 강점으로 에너지 인프라, K뷰티와 같은 글로벌 소프트파워 등을 추가로 꼽았다. 그는 “지금이 바로 한국의 시간이며 한국의 기회”라고 거듭 강조한 뒤 “이 새로운 기회는 한국의 문화를 발판 삼아야 하며, 한국 문화는 AI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기업들이 자본에 쉽게 접근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AI 거품론 및 국내 증시 하락 현상에 대해서는 “소음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은 AI의 미래에 투자하기에 너무나 환상적인 곳이며 오히려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황 CEO는 이날 낮에는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종합하면 엔비디아는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GW(기가와트)급 초대형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범용 컴퓨팅과 데이터 저장 기능에 머물렀다면, AI 팩토리는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AI의 핵심 단위인 ‘토큰’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일종의 ‘지능 공장’으로, 엔비디아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네이버는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AI 팩토리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네이버는 2027년 55MW(메가와트) 규모 AI 인프라 가동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1GW 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세계 12개 기업이 참여하는 엔비디아의 개방형 AI 모델 ‘네모트론’ 연합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합류했다. 황 CEO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해 이해진 의장 등과 만난 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특별 라이브에 출연했다. SK텔레콤도 엔비디아 AI 팩토리의 설계·구축·최적화를 아우르는 플랫폼 ‘DSX’를 기반으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관련 계열사를 두루 갖춘 LG그룹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핵심 협력 파트너로 부상했다. 황 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고경영진회의(TMM)에서는 양사가 차세대 AI 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엔비디아의 인간형 로봇 추론 모델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에서 진행된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회동에서도 미래 모빌리티와 피지컬 AI 분야 협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황 CEO는 AI 산업단지로 개발될 새만금을 한국의 ‘AI 밸리’로 칭하며 정 회장의 새만금 투자 제안에 화답했다. 정 회장은 기자들에게 “(황 CEO와) 조인해서 완벽한 AI와 로보틱스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같이 만들어내도록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황 CEO는 “정 회장이 한국 ‘AI 밸리’인 새만금에 투자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훌륭한 돼지고기 바베큐(삼겹살)가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두산그룹도 에너지와 전자소재, 로보틱스 등 핵심 사업 전반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황 CEO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비공개로 만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및 파운드리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 부회장은 “올해부터 시작해서 HBM4와 저전력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내년부터는 HBM4E(7세대), 파운드리, HBM5(8세대) 등 장기적인 협력도 많은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4나노(㎚·10억 분의 1m)와 8나노 공정으로 엔비디아 자율주행 칩 생산 (AI 추론 전용) 그록 칩 등을 협력하고 있고, 그 다음 세대의 협력도 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방한 일정 마무리’ 젠슨 황 “지금은 한국의 시간…5년간 수천억 달러 유입될 것”

    ‘방한 일정 마무리’ 젠슨 황 “지금은 한국의 시간…5년간 수천억 달러 유입될 것”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금이 바로 한국의 시간”이라며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황 CEO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중공업과 제조업, 전자 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AI 분야에서도 세계적 리더”라며 “한국은 이 모든 것을 잘하는 매우 독특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보틱스 세계에서는 제조업, 중공업, 전자공학, 소프트웨어, 그리고 AI가 모두 하나로 융합돼야 한다”며 이번 방한에서 국내 기업들과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강화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이 바로 한국의 타이밍”이라며 “제가 한국에 온 이유도 LG, SK하이닉스, 현대, 삼성, 네이버 등 기업들과 한국의 차세대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언급한 황 CEO는 특히 차세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황 CEO는 “AI 인프라는 전력, 인터넷, 컴퓨팅의 뒤를 잇는 차세대 인프라지만 엄청난 자본을 필요로 한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자본에 쉽게 접근하고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AI 팩토리 규모에 대해선 “네이버와 1GW(기가와트), SK텔레콤과 최대 5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 5년 간 수천 억 달러의 수익이 한국으로 유입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 CEO의 설명에 따르면 1GW 크기의 AI 팩토리는 6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일반적인 거래 규모가 아니라 세계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거래”라며 “그게 우리의 선물이고 파트너십”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수급 부족을 겪고 있는 메모리의 생산량을 2030년까지 2배 확대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그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엔비디아는 매년 거의 100%씩 성장하고 있고, 심지어 성장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황 CEO는 그 배경을 설명하며 일각에서 불거진 ‘AI 거품론’을 불식했다. 그는 “AI가 마침내 유용해졌고, 수익성이 생겼기 때문에 AI 시장의 붐은 거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AI를 사용하기 위해 기꺼이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며 “AI는 미래에 어디에나 있을 것이고 이것은 그 거대한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리셉션에는 국내 AI 및 로보틱스 분야 스타트업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와 투자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반도체와 게임, 로봇 등 기업 규모에 상관 없이 국내 AI 연관 기업들을 한꺼번에 초청해 우리나라의 폭넓은 AI 생태계 협력을 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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