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휘발유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불교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단일팀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나이차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 파괴
    2026-05-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82
  • “하루 140척→6척”…석 달치 원유 확보한 한국도 안심 못 한다 [핫이슈]

    “하루 140척→6척”…석 달치 원유 확보한 한국도 안심 못 한다 [핫이슈]

    하루 140척 안팎의 선박이 오가던 세계 에너지 대동맥이 한 자릿수 통항 상태로 쪼그라들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선박은 6척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전 하루 125∼140척이 지나던 바닷길이 정상 운항과 거리가 먼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한국도 대응에 들어갔다. 정부는 앞서 이 해협을 거치지 않는 우회 경로로 원유 2억 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t을 마련했다. 평시 기준 원유는 3개월 이상, 나프타는 한달가량 쓸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원유 수입의 61%, 나프타 수입의 54%가 이 바닷길을 거쳤던 만큼 사태가 길어지면 정유·석유화학 업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 하루 140척 바닷길, 6척만 지나갔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최소 6척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통항 선박 대부분은 벌크선이었다. 미국 제재 대상인 화학제품 운반선도 명단에 포함됐다. 감소 폭은 크다. 전쟁 전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하루 125∼140척 수준이었다. 지금처럼 한 자릿수 통항이 이어지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운 보험료, 운송 일정, 정유사 조달 계획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은 이 길을 통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아시아와 유럽으로 보낸다. 이 통로가 막히면 유가만 뛰지 않는다. 석유화학 원재료 수급과 해상 운송망도 연쇄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이후에도 재개방 조건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 방안을 꺼냈다. 미국은 기업과 선박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통항 자체가 법적·군사적 위험을 동반하는 선택지가 됐다. ◆ 석 달치 원유 마련했지만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우회 도입선을 넓혀 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항구를 통한 4, 5월 원유 5000만 배럴 공급과 연말까지 2억 배럴 추가 우선 공급을 약속했다. 카자흐스탄은 1800만 배럴을 보태기로 했다. 오만도 원유 500만 배럴과 나프타 160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 물량만 보면 당장 부족 사태가 터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부와 업계가 비축유와 장기 계약, 우회 항로를 함께 활용하면 단기 충격은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국은 지난해 원유의 61%, 나프타의 54%를 호르무즈 경유 물량으로 들여왔다. 중동산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통항 제한이 길어지면 대체 물량 확보 비용이 오르고, 정유·석화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진다. ◆ 유가보다 무서운 건 ‘운송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은 이미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하지만 업계는 가격 못지않게 운송 불확실성을 주시한다. 원유를 사더라도 제때 실어 나르지 못하면 정유사 조달 계획이 꼬인다. 항로를 바꾸면 운항 기간이 늘고 위험 해역을 지나면 보험료와 용선료도 오른다. 나프타 수급도 압박을 받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이미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왔다. 여기에 중동발 물류 차질이 겹치면 원료 가격과 조달 안정성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우회 물량은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완충 장치가 위험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하루 140척 가까이 오가던 길이 6척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는 국제 에너지 시장 전체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 한국 에너지 안보도 시험대 이번 사태는 한국 에너지 안보의 취약점도 다시 드러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아 걸프 해역의 군사적 긴장이 국내 산업 비용과 물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제 핵심은 “어디서 사느냐”만이 아니다. “어떤 길로 안전하게 가져오느냐”도 에너지 안보의 중심 과제가 됐다. 당장 국내 원유 탱크가 비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는 이미 석 달치 원유를 우회 경로로 마련했다. 그러나 장기화에 대비하려면 비축유 방출 시점과 우회 항로 확보, 대체 도입선 확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와 LNG까지 항로 리스크를 반영한 수급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사태의 교훈은 분명하다. 유가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와 호르무즈 통항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바닷길이 다시 열릴 때까지 버티는 차원을 넘어 같은 위기가 반복돼도 흔들리지 않는 도입선과 비축 체계를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 ‘2100원 코앞’ 한국 기름값 더 오른다…국제 유가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핫이슈]

    ‘2100원 코앞’ 한국 기름값 더 오른다…국제 유가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에너지 혼란이 장기화하자 국제 유가가 또다시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장중 배럴당 119.76달러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6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약 7%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소식 이후에도 상승한 바 있다. 지난 28일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26달러로 전장 대비 2.8% 올랐다. 브렌트유는 이날 상승으로 7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WTI 선물도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가 국제 유가 하락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시장은 그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UAE의 탈퇴 소식은 원유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상당한 매도세를 촉발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반영되는 시기는?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와 국제유가 최고치 경신이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유소의 소비자 판매 가격은 브렌트유 등 기준 가격에 더해 원/달러 환율과 정유사의 정제·운송비용 및 마진과 더불어 부가가치세 등 세금 등을 포함해 정해진다. 최고가를 경신한 브렌트유의 가격이 한국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는 2~3주의 시간이 걸리지만,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일부 주유소는 가격을 미리 올려 선반영하기도 한다. 우리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쟁 장기화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석유 소비를 억제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제도를 당장 종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동안 민생 안정을 위해 억눌러왔던 누적 인상 억제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국내 유가가 폭등해 서민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도 4차 석유 최고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했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 최고 가격을 동결해 그간 쌓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을 줄여 나감으로써 제도 해제 시점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휘발유 가격 전국 평균은 2009.21원으로 전날보다 0.19원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2049.10원으로 약 0.5원 상승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이어갈 것”전 세계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악시오스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계속하겠다”면서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 그들은 ‘숨이 막힌 돼지’처럼 압박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석유 저장 시설과 송유관이 폭발 직전의 상태가 됐다는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해결을 원하고 나는 봉쇄를 계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봉쇄를) 해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란 역시 미국이 호르무즈 역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주말 파키스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함께 개방하고 전쟁을 먼저 끝내고 핵 프로그램 쟁점은 이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초기부터 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가리지 말고…“李 검토 지시”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가리지 말고…“李 검토 지시”

    연 매출 30억원 초과 주유소 불가서 선회 당초 영세 상인 등 지역경제 살리기 초점 “현실 동떨어지고 혼란” 불만 수용할 듯 靑 “처음부터 민생지원금, 한시적 해제” 이틀째 106만명 신청… 6094억 지급 이재명 대통령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주유소에서의 사용 제한에 대해 구분 없이 어디서든 기름을 주유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9일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어제 (주유소 이용 제한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니 기름 정도는 넣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주문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지난 27일부터 1차 지급이 시작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처 중에서 연 매출 30억원이 넘는 주유소는 제외된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집행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영세 소상공인 등 지역 경제 살리기와 골목 상권 회복 등을 이유로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기준인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의 주유소에서의 피해 지원금 사용을 금지했다. 당초 취지는 지원금 소비의 경기 진작 효과가 영세 상인 등에 두루 퍼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평균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기름값 폭등으로 가계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주유를 못하게 막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거나 해당 주유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준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이 회의 자리에서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 이 수석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처음부터 유가 지원금이 아닌 고유가로 인한 민생 지원금이었지만, 오해가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으니 한시적으로 풀어서 유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보자는 정도”라며 확정된 게 아니라 강조했다. 한편 고유가 지원금 1차 지급 이틀째인 전날 신청 대상자의 약 3분의 1인 107만명 정도가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날 밤 12시 기준 고유가 지원금 신청자는 106만 8492명으로 파악됐다. 1차 지급 대상자 322만 7785명의 33.1%에 해당한다. 이들에게는 모두 6094억원의 고유가 지원금이 지급됐다. 지급 수단별로는 선불카드가 41만 77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용·체크카드 40만 5715명, 지역사랑상품권 모바일·카드형이 19만 7621명 순이었다. 지역별로 전남이 50.9%로 절반을 넘었다. 제주·경기는 28.5%에 그쳤다. 다음 달 8일까지 신청 받는 고유가 지원금 1차 지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 “기름값 곧 잡힌다더니”…트럼프, 이란 봉쇄 장기화 대비 [핫이슈]

    “기름값 곧 잡힌다더니”…트럼프, 이란 봉쇄 장기화 대비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 장기화에 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끌어내고자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계속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 재개나 개입 중단보다 봉쇄 유지를 덜 위험한 선택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봉쇄가 길어질수록 에너지 시장도 흔들린다는 점이다.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줄면 유가와 보험료 부담은 한국 원유시장에도 장기 변수로 번질 수 있다. ◆ 폭격도 철수도 부담…트럼프가 택한 ‘봉쇄 장기전’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포함한 최근 논의에서 이란 경제와 석유 수출을 계속 압박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핵심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막아 정권의 자금줄을 조이는 것이다. 그는 폭격 재개와 개입 중단, 봉쇄 유지라는 세 선택지를 검토했다. 폭격을 다시 시작하면 이란이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이 물러서면 이란이 협상 조건을 주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봉쇄 유지를 상대적으로 위험이 작은 선택으로 판단했다. WSJ는 이를 이란이 거부해온 핵 포기를 강요하기 위한 고위험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심 요구인 모든 핵 활동 해체를 받아들일 때까지 압박을 이어가려 한다. ◆ 이란 제안 거부한 백악관…“핵 문제 빠졌다” 이란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핵 프로그램 논의는 뒤로 미루자는 취지의 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는 이란의 3단계 제안을 성실한 협상으로 보지 않았다. WSJ는 백악관 국가안보팀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핵 양보를 끌어낼 미국의 압박 수단이 약해진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평화 합의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반드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최소 20년 동안 핵농축을 중단하고 이후에도 제한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구를 철회할 뜻이 없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WSJ에 “이란 항구에 대한 성공적인 봉쇄로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기 위한 협상에서 강력한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통항 급감…기름값 안정 기대도 흔들 봉쇄가 길어지면 원유시장도 더 불안해진다. WSJ는 봉쇄 장기화가 이미 오른 에너지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도 전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다. 이 길목이 막히거나 제한되면 운항 지연과 우회 운송, 전쟁 위험 보험료가 함께 붙는다. 최근 일본 유조선 한 척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면서 통항 재개 기대가 나왔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선언하며 증산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읽혔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 봉쇄 장기화를 준비하면 이런 기대는 힘을 잃을 수 있다. 원유가 더 생산되더라도 안전하게 나올 길이 막히면 시장은 안심하지 않는다. 결국 기름값 안정은 생산량보다 해상 통로의 안전에 더 크게 좌우된다. ◆ 이란도 버티기 계산…충돌 위험은 그대로 미국은 봉쇄가 이란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본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봉쇄가 이란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이란 정권이 팔리지 않은 석유를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이 곧바로 굴복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봉쇄를 우회하거나 버티는 능력이 미국의 에너지 위기 회피 욕구보다 크다고 계산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해상 압박이 길어지면 군사적 충돌 위험도 남는다. 이란은 지역 에너지 시설을 다시 공격하거나 봉쇄 작전에 나선 미 해군 자산을 겨냥할 수 있다. 작은 충돌만으로도 유가와 운임은 출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은 크다. 봉쇄는 이란을 압박하는 수단이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돌아올 수 있다. WSJ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 한국 원유시장도 장기 변수…보험료·운임 부담 촉각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원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고 중동산 원유와 LNG 비중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 해역의 긴장이 길어지면 국내 정유사와 에너지 수입업계는 유가뿐 아니라 운임과 보험료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실제 공급이 끊기지 않아도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해상봉쇄가 길어지면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다. 여기에 환율과 정제 마진까지 겹치면 국내 기름값도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기름값이 곧 잡힐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시장은 장기전을 보기 시작했다. 이란 항구 봉쇄와 호르무즈 통항 급감이 이어지면 한국 원유길도 더 복잡해진다. 이제 변수는 유가의 하루 등락이 아니다. 불안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 “기름값 내릴 줄 알았는데”…UAE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 흔든 이유 [핫이슈]

    “기름값 내릴 줄 알았는데”…UAE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 흔든 이유 [핫이슈]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겉으로는 원유 소비국에 반가운 소식처럼 보인다. UAE가 생산량 제한에서 벗어나 원유를 더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원유시장에는 단순한 호재로 보기 어렵다. UAE의 증산은 유가를 누를 수 있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산유국 균열은 시장을 더 크게 흔들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원유의 양만이 아니다. 누가 얼마나 생산하느냐보다 그 원유가 어떤 길로 안전하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중동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UAE의 OPEC 탈퇴는 한국에 유가 하락 기대와 공급 불안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 “원유 더 팔겠다”…UAE, OPEC과 결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는 28일 OPEC과 OPEC+ 탈퇴를 선언했다. UAE 정부는 장기적인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UAE는 OPEC의 생산량 할당에 불만을 드러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원유 생산 능력을 키웠지만 감산 체제 안에서는 마음대로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웠다. WSJ는 UAE의 생산 능력을 하루 480만 배럴 수준으로 봤다. 반면 OPEC 체제에서 허용한 생산량은 하루 340만 배럴 안팎이었다. UAE는 더 많이 생산할 능력도 있고 팔 이유도 있다.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빨리 더 많은 원유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높은 유가를 원한다면 UAE는 판매량 확대를 원한다. 두 산유국의 이해관계가 갈라진 셈이다. NYT는 이번 결정을 UAE의 독자 노선으로 해석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전통적 산유국 질서에 더는 묶이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것이다. ◆ 한국엔 호재? 유가 하락 기대는 있다 원유 소비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UAE의 증산 가능성이 일단 반가운 재료다. 공급이 늘면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압력이 생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국제 유가와 정제 마진, 환율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UAE가 실제로 증산하고 다른 산유국까지 생산 경쟁에 뛰어들면 유가 하락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OPEC이 유지해온 감산 공조가 흔들리면 산유국의 가격 통제력도 약해진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라에는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공급선 다변화 측면에서도 UAE는 매력적인 상대다. 한국은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 등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한다. 전쟁과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특정 지역과 항로에 기대는 구조는 위험해진다. UAE가 OPEC 밖에서 더 많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팔 곳을 찾는다면 한국도 주요 구매 후보가 될 수 있다. 양국 관계가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점도 긍정적 변수다. ◆ 그런데 왜 시장은 안심하지 못하나 낙관론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에 있다. 중동산 원유와 LNG의 핵심 통로인 이 해협이 막히거나 제한되면 증산은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WSJ는 UAE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UAE는 자국 동부 푸자이라 항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를 일부 우회할 수 있다. 해협이 흔들려도 원유 일부를 육상 송유관으로 빼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우회로에도 한계가 있다. 송유관 용량과 항만 처리 능력, 선박 확보가 모두 맞아야 한다. 전쟁이 계속되면 항만 리스크와 선박 보험료도 커진다. UAE가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해도 단기간에 수출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 원유가 시장에 더 나온다는 기대보다 실제 물량이 안전하게 도착하느냐가 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 사우디와 UAE 균열…OPEC 힘도 약해졌다 이번 탈퇴는 단순한 산유국 한 곳의 이탈이 아니다. UAE는 OPEC 안에서도 핵심 생산국이다. WSJ는 UAE의 이탈이 OPEC 생산 능력의 약 13%를 빼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힘은 회원국들이 함께 감산하거나 증산을 조율할 때 나온다. 그런데 UAE처럼 생산 능력과 자본력을 갖춘 나라가 빠져나가면 시장 관리 능력은 약해진다. 다른 회원국도 사우디 주도 체제에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중동 정세도 더 복잡해질 수 있다. UAE와 사우디는 한때 가까운 군사·외교 파트너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지역 주도권과 경제 전략을 놓고 다른 길을 걸었다. 예멘과 수단 문제에서도 양국은 서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며 균열을 드러냈다. 이란전은 이런 갈등을 더 키웠다. UAE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반면 걸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불만이 UAE 내부에서 커졌다. UAE가 OPEC을 떠난 배경에는 생산량 문제뿐 아니라 중동 동맹 질서에 대한 실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에는 유가 하락보다 변동성 확대가 더 문제 결국 한국에 중요한 것은 유가가 당장 내리느냐보다 변동성이 얼마나 커지느냐다. UAE 증산은 분명 유가 하락 요인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봉쇄와 산유국 균열은 시장 불안을 키운다. 감산 공조가 흔들리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보면 유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할 수도 있다. 원유시장에서는 실제 공급량보다 공포 심리가 먼저 움직일 때가 많다. 한국은 원유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국제 유가와 운임, 보험료, 환율이 한꺼번에 흔들리면 정유사 부담이 커진다. 이 부담은 시차를 두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 항공유, 물류비로 번질 수 있다. UAE의 OPEC 탈퇴는 그래서 한국에 단순한 호재가 아니다. 더 많은 원유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는 있다. 그러나 중동 석유 질서가 깨지는 과정에서 한국 원유시장은 더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 들어섰다. 기름값이 내릴 줄 알았다는 기대와 달리 시장은 불확실성을 먼저 본다. 호르무즈가 막힌 채 산유국까지 각자도생에 나서면 한국 원유길도 더 복잡해진다. UAE의 탈퇴가 한국 원유시장을 흔드는 이유다.
  • “기름 쌓이는데 팔 길 없다”…이란, 빈 유조선까지 저장고로 [핫이슈]

    “기름 쌓이는데 팔 길 없다”…이란, 빈 유조선까지 저장고로 [핫이슈]

    미국의 해상봉쇄로 이란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석유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배에 실려 해외로 나가야 할 원유가 국내 저장시설에 쌓이자 이란은 낡은 저장탱크와 빈 유조선까지 동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의 해상봉쇄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낡은 탱크와 임시 저장시설을 다시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원유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중국행 철도 운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이란 전쟁은 이제 군사 충돌을 넘어 ‘버티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아 돈줄을 조이고 있고, 이란은 저장공간을 늘리며 시간을 벌려 하지만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봉쇄 뒤 선적량 급감…원유가 국내에 쌓였다 이란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해상 통행을 위협했다. 이후에도 자국 원유는 한동안 계속 수출했지만, 미국이 지난 13일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상대로 해상봉쇄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유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 선적량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하루 평균 210만 배럴이었다. 하지만 봉쇄 이후인 14일부터 23일까지는 하루 평균 56만7000배럴로 급감했다. 전쟁 전인 지난 2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수준이었다. 수출이 막히면 원유는 저장탱크나 빈 유조선, 임시 저장시설에 쌓일 수밖에 없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 WSJ는 이란 국영석유회사가 이미 산유량 감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케이플러는 봉쇄가 이어질 경우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5월 중순까지 하루 120만∼13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 수 있다는 의미다. ◆ 폐탱크·빈 유조선까지…“시간 벌기용 고육책” 이란은 저장공간 확보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남부 석유 중심지인 아흐바즈와 아살루예 등에서 컨테이너와 사용하지 않던 낡은 탱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부 탱크는 상태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사용을 피해온 시설로 알려졌다. 빈 유조선도 해상 저장고처럼 쓰고 있다. 케이플러는 페르시아만에 이란산 원유를 실은 전력이 있는 대형 유조선 여러 척이 남아 있으며 이들 선박의 저장 능력이 약 1500만 배럴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 유조선에 원유를 실어도 세계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면 해상에 떠 있는 저장고에 불과하다. 낡은 탱크와 임시 시설도 안전성과 운영 효율에서 한계가 있다. 이란은 자국 철도망을 통해 중국 이우·시안 방면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운송은 유조선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운송 기간도 길어 실질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럼비아대 중국 에너지정책 전문가 에리카 다운스는 WSJ에 “절박한 때에는 절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의 철도 운송 검토가 해결책이라기보다 석유 시스템이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 저장공간 꽉 차면 생산 중단…노후 유전엔 치명타 이란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강제적인 생산 중단이다. 원유를 뽑아낼 곳은 있는데 저장할 곳이 없으면 유정 밸브를 잠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래된 유전은 한 번 생산을 멈추면 다시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일부 유정은 장기 생산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이란 유전의 약 절반은 압력이 낮은 상태다. 이런 유전은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에 더 취약하다. 이란은 오랜 제재 속에서도 원유 생산을 관리해온 경험이 있지만, 노후 장비와 성숙 유전이 많은 구조적 약점은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이란이 원유 저장공간이 한계에 도달하는 이른바 ‘탱크톱’ 상황을 언제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2주 안팎이면 저장 압박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의 석유 인프라가 며칠 안에 막힐 수 있다는 취지로 압박했다. 이란 에너지 당국자는 봉쇄 과정에서 이란 유정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 봉쇄는 바다에서 시작됐지만 압박은 유전으로 미국의 해상봉쇄는 단순히 선박 통행을 막는 조치가 아니다. 이란 경제의 핵심인 원유 수출을 조여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압박전이다. 이란이 원유를 팔지 못하면 외화 수입이 줄고, 저장난이 심해지면 생산 차질까지 감수해야 한다. 미국과 세계 소비자도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과 걸프 지역 공급 불안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7일 평화 협상 진전 부재 속에 배럴당 108.23달러까지 올랐다.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밀어 올리고 항공유 등 일부 석유제품 공급에도 부담을 준다. 결국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글로벌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 증가라는 역풍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이란 전쟁은 “누가 먼저 더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란은 저장공간을 늘리며 시간을 벌려 하고, 미국은 그 압박이 협상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협상 막히자 석유가 인질 됐다 이란은 최근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공격 중단과 전쟁 종료, 미국의 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새 제안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프로그램 논의는 일단 뒤로 미루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포기라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핵 문제를 빼고 종전과 해협 문제만 먼저 처리하는 방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상이 막힌 사이 배에 실려 중국 등 해외로 나가야 할 기름은 낡은 탱크와 빈 유조선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석유로 버티는 나라지만 지금은 팔지 못한 석유에 갇히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 원유가 쌓일수록 이란의 시간은 줄어들고 유가가 오를수록 세계 경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 한국 기름값, 이 정도였어?…OECD 국가 비교해 보니 ‘의외의 결과’ 나왔다 [핫이슈]

    한국 기름값, 이 정도였어?…OECD 국가 비교해 보니 ‘의외의 결과’ 나왔다 [핫이슈]

    미국과 이란의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름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이 집계한 4월 첫째 주 기준 OECD 23개국의 범용 휘발유 가격을 보면 한국은 ℓ당 1894.4원으로 일본(1599.9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2000원 미만인 국가는 일본과 한국, 3위 캐나다(1949.4원) 등 3개국뿐이었고, 4위 헝가리부터는 2664.6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뒤이어 네덜란드(4044.5원), 덴마크(3867.8원), 독일(3697.8원), 프랑스(3481.5원) 등 유럽 주요국들은 3000원대 중반에서 4000원대까지 높은 수준이었다. 세전 가격을 비교했을 때 한국의 기름값은 훨씬 더 저렴한 편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세전 가격은 ℓ당 1028.5원으로 OECD 23개국 중 최저가 1위를 기록했다. 고급 휘발유 적용해도 한국 기름값 저렴한 수준OECD 통계에 활용된 각국 기름값은 고급 휘발유, 보통 휘발유, 자동차용 경유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한국과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는 보통 휘발유를 범용으로 사용하는 반면 유럽에서는 통상적으로 95RON 이상의 휘발유가 사용된다. 이 때문에 OCED 내 유럽 국가 상당수의 범용 휘발윳값이 한국의 보통 휘발윳값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다 고급 휘발윳값을 기준으로 비교해도 한국이 저렴한 순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고급 휘발유 가격은 2198.2원으로 OECD 국가 중 최저인 일본(1700.5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경유 가격이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4268.3원)였으며 덴마크(4081.2원), 독일(3961.2원), 핀란드(3934.1원), 벨기에(3856.3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의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일본(1494.6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1886.4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휘발유 가격, 다른 나라보다 ‘그나마’ 저렴한 비결은?국내 휘발유 가격이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에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 효과와 함께 정유업체와 직영 주유소의 협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도 4차 석유 최고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했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 최고 가격을 동결해 그간 쌓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을 줄여 나감으로써 제도 해제 시점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더불어 한국 정유 산업의 경쟁력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지난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정제 능력은 2024년 기준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 정유 4사가 2007년 이후 약 20년 동안 34조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정제 능력을 고도화한 덕분이다. 그 결과 한국에서 정제할 수 있는 원유는 하루 평균 336만 3000배럴에 이른다. 이러한 경쟁력은 현재와 같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수급에 대한 불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고 가격 동결해도 꾸준히 오르는 주유소 가격다만 불안정한 공급망과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여전히 국내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격은 휘발유 2007.79원, 경유 2001.7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을 웃돌며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제주, 강원, 충북 등은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일부 지역만 2000원 미만을 유지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공급가 동결에 따라 현재 공급 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제한돼 있다. 업계에서는 휘발유·경유 2000원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기름값 벌려고 피 팔았다”…이란전쟁이 만든 현실, 영화보다 충격적 [핫이슈]

    “기름값 벌려고 피 팔았다”…이란전쟁이 만든 현실, 영화보다 충격적 [핫이슈]

    이란전쟁의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유가 급등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기름값을 아끼려는 차량 소유주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미국 휘발유 소매가는 28% 뛰었다. 에너지 시장분석기관 클리어뷰의 케빈 북 전무이사는 “대도시로 향하는 통근자가 밀집한 미 북동부에서 유류 소비가 대폭 줄었다”면서 “대중교통이라는 대안이 있고 유류세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캐시백 앱 제공업체 ‘업사이드’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미 북동부에서 올해 3월 주유소당 평균 휘발유 매출은 전월 대비 4.3%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6%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결과다. 이러한 상황은 자동차 소유주들이 더는 휘발유를 소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름값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란전쟁이 불러온 ‘수요 파괴’의 초기 신호라고 해석한다. “기름 사려고 혈장 판매한다”미국 소비자들은 차량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대신 소액으로 자주 주유하거나, 카풀을 선택하고 있다.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생활 패턴도 확산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연료 절약 팁을 알려주거나 카풀을 돕는 앱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3월 연료 절약 앱인 가스버디·머드플랩·업사이드의 다운로드 수는 전월 대비 각각 453%·95%·81% 폭증했고 카풀 앱 블라블라카도 15% 늘어났다. 일부 소비자는 기름값을 위해 아르바이트와 혈장 판매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텍사스주 북부에 사는 서맨사 로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돈이 들어올 때까지 기름이 바닥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 번에 10~15달러(한화 약 1만 5000원~2만 2000원)씩만 주유한다”면서 “최근에는 기름값을 대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와 혈장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55%를 차지하는 부분으로, 영양분과 호르몬을 운반하고 혈액 응고에 필요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혈장을 기부하고 보상을 받는 형태로 거래한다. 팔에서 피를 뽑으면 기계가 혈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분리하고 나머지 혈액 성분은 다시 몸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혈장 기부’ 보상은 회당 30~100달러(약 4만 4100~14만 7200원) 수준이며 주당 1~2회 가능하다. 최고 가격 동결해도 꾸준히 오르는 주유소 가격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의 부담도 미국 못지않다. 우리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지만, 전쟁 장기화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석유 소비를 억제하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제도를 당장 종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동안 민생 안정을 위해 억눌러왔던 누적 인상 억제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국내 유가가 폭등해 서민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국면에서도 4차 석유 최고 가격을 인하하기보다는 동결했다. 국제유가 하락 시에 최고 가격을 동결해 그간 쌓여온 누적 인상 억제분을 줄여 나감으로써 제도 해제 시점의 충격을 미리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전국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나란히 ℓ당 2000원을 넘어섰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격은 휘발유 2007.79원, 경유 2001.7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을 웃돌며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제주, 강원, 충북 등은 이미 2000원을 넘어섰다.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일부 지역만 2000원 미만을 유지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공급가 동결에 따라 현재 공급 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제한돼 있다. 업계에서는 휘발유·경유 2000원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 발생 직후 “이란과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이번 사건과 이란전쟁을 연결할 만한 고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역대 암살 미수 사건들을 되돌아봤을 때,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부정적인 여론을 일시적으로나마 되돌려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침공하며 시작된 전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은 꾸준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을 뒤집어 보려 애썼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자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실제로 이란전쟁 개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33%까지 떨어졌고,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에서는 벌써 패배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건은 이란전쟁에 집중됐던 여론의 관심을 돌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전쟁으로 돌아섰던 강성 지지층 ‘마가’를 포함해 보수층의 지지 결집을 촉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은 우리 편’ 이라던 이란, 입장 바뀔까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을, 지지율 발목을 잡아 온 이란전쟁을 통해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 조기 종전에 대한 압박이 덜해진 상태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나선다면 이란에 끌려가기보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덜 쫓기며 이란전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시간과의 싸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온 이란도 미국 내 이러한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한 채 대미 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대이란 압박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의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26일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갱스터 쇼”라면서 “트럼프가 벌인 쇼처럼 보이게 하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며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난감해진 민주당, 중간선거 전 총공세에 차질이란전쟁으로 악화한 여론을 중간선거까지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란전쟁 개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거친 공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민주당은 이전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붙이기 어렵게 됐다. 이미 미국의 대통령이 표적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격 강도를 조절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이던 2024년 7월 버틀러에서 연설하던 중 총상을 당했다. 용의자는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에 의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알이 귀를 스쳐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쳤고 이는 사실상 그해 대선 승리의 쐐기를 박는 결정적 상징이 됐다. 결집하기 시작한 강성 지지층트럼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이 그를 또다시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는 전망의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됐다. 그의 강성 지지층은 이번 사건을 또다시 ‘신의 개입’으로 묘사하며 결집하는 모양새다. SNS에는 집무실에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선 예수가 두 손을 어깨에 올리고 있는 합성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악한 세력이 그를 매일 공격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며 맹목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버틀러 유세 암살 미수 사건 당시 “신이 미국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 목숨을 살려줬다”면서 자신의 생존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신의 섭리로 규정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한 논리가 대규모로 확산한다면 그를 둘러싼 ‘전쟁 침략자’ 이미지도 쇠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여름철 ‘고농도 오존’ 맞춤대책

    서울, 여름철 ‘고농도 오존’ 맞춤대책

    뜨거운 여름 햇빛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고농도 오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맞춤형 대책을 내놨다. 시는 다음달부터 8월까지 ▲노출저감 ▲배출저감 ▲역량강화 등 3대 분야, 14개 세부사업을 담은 ‘고농도 오존 계절관리 집중대책’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오존은 강한 햇빛이 질소산화물(N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대기오염물질과 반응할 때 생성된다. 농도가 높아지면 호흡기와 눈을 자극할 수 있다.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 걸러지지 않는다. 어린이나 어르신 등 건강 취약계층의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상에선 유해물질로 여겨진다. 시는 시민의 오존 노출을 줄이기 위해 고농도 주의보 발령 시 행동 요령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여름철 오후 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페인트나 스프레이 사용을 줄이는 등이다. 오존주의보는 시간당 농도가 0.12 ppm 이상에서 내려진다. 어린이집, 복지시설 등 다중이용 보호시설에 야외행사 조정 기준을 담은 안내자료도 배포한다. 또 오존 생성을 줄이기 위해 주유소, 세탁시설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사업장 1030곳도 집중 점검한다. 차고지, 물류센터 등 공회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단속도 진행한다. 주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유 증발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후 주유소를 대상으로 유증기 회수설비 유지관리 점검도 한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고농도 오존 생성 여건에 대해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대기질 알림 서비스는 오존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예보·경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서울시의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된다. 신규 신청자에게는 에코마일리지 500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에코마일리지는 지방세 납부나 아파트 관리비에 쓸 수 있다. 서울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2015년 0.022ppm에서 지난해 0.034ppm으로 약 54.5% 늘었다. 기후 변화로 높아진 여름철 기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고농도 오존 계절관리 집중대책을 운영했다. 그 결과 오존주의보 발령일수는 2024년 35일에서 지난해 16일로 줄었다. 권민 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오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민 건강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오존으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러시아는 공짜, 한국은?…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첫 징수 [핫이슈]

    러시아는 공짜, 한국은?…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첫 징수 [핫이슈]

    이란이 러시아 등 일부 우호국에 대해 이른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면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를 사실상 선별 통과시키면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큰 한국 해운·정유업계도 비용 부담 가능성을 주시하게 됐다. 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부 국가에 통행료 예외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란 정부는 우호국에 대한 예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이후 일부 선박의 통항을 선별적으로 허용하면서 ‘안보 서비스’ 명목의 통행료를 부과해왔다. ◆ 러시아는 면제, 나머지는 돈 내나 이번 발언의 핵심은 ‘우호국 예외’다. 이란이 러시아 등 가까운 국가에는 통행료를 면제하면서 나머지 국가 선박에는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외교·경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행료는 화물 종류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고 알려졌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한 차례 통항 비용이 최대 200만 달러, 우리 돈 3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조선 한 척이 해협을 지날 때마다 수십억원대 비용이 붙는 구조다. 최근 이란 의회에 상정된 통행료 징수 법안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법안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 통행료를 이란 리알화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 통행료 첫 입금…협박 넘어 실제 징수 이란 측은 통행료 징수가 이미 시작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미드 레자 하지 바바이 이란 의회 부의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처음으로 이란중앙은행의 정부 계좌에 이체됐다고 밝혔다. 이는 통행료 카드가 단순한 위협이나 정치적 구호를 넘어 실제 돈의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란은 해협 봉쇄에 그치지 않고 통과 허가와 비용 부과를 결합해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선박도 비용 낼까 한국 입장에서는 면제 대상이 어디까지인지가 핵심이다. 이란이 러시아 등 우호국에는 예외를 적용하면서 한국 선박에는 통행료를 부과할 경우 국내 정유사와 해운사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한국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중동산 원유 비중도 크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 원유와 LNG가 지나는 핵심 항로다. 초대형 유조선 한 척에 최대 200만 달러가 붙는다면 단순 통행료를 넘어 보험료와 운임 상승까지 함께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란이 통행료를 이란 리알화로 요구할 경우 결제 방식도 변수가 된다. 제재와 금융망 문제 때문에 실제 결제가 복잡해질 수 있고, 선박 통항 허가 과정이 지연될 경우 물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 기름값·운임으로 번질 수 있다 호르무즈 통행료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오는 비용이 올라가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압력이 생긴다. 해상운임과 보험료가 함께 오르면 항공·해운·화학업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장 한국 선박이 통행료 부과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이 어떤 국가를 ‘우호국’으로 분류하는지, 예외 적용 기준도 불분명하다. 다만 러시아 등 일부 국가만 면제한다는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단순 군사 문제가 아니라 국제 편 가르기와 비용 전가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이란의 해상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은 기뢰와 고속정뿐 아니라 통행료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배가 멈추고, 해협이 열려도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국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제 하나다. 러시아는 공짜라는데 한국 선박은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 사실상 인상 효과로 소비 누른다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 사실상 인상 효과로 소비 누른다

    정부가 24일 0시부터 적용되는 석유 최고가격 상한을 다시 동결했다. 2주 전인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적용된 2차 최고가격이 3·4차까지 총 6주간 그대로 유지된다. 3차 때는 가격을 더 올려야 할 상황에서 동결했고, 이번에는 가격을 내려야 했지만 다시 동결을 결정했다.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국민이 기름을 아끼지 않아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는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23일 밝혔다. 휘발유는 ℓ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다.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한선이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된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5.91원, 경유 가격은 1999.87원으로 집계됐다. 3차 때 동결과 이번 동결의 배경은 서로 달랐다. 3차 때는 최고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상승했는데도 최고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MOPS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씩 하락했지만, 최고가격을 내리지 않고 동결하며 사실상 ‘인상 효과’를 내는 결정을 했다. 가격을 내렸다가 석유 소비량이 확 늘어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는 반론이 있는데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률만 고려해 최고가격을 정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주간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만을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휘발유는 ℓ당 100원, 경유는 200원, 등유는 30원의 인하 요인이 있었고, 2차와 3차 때 인상 미반영분까지 고려하면 휘발유는 ℓ당 125원, 경유는 628원, 등유는 573원의 인상 요인이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민생 안정에 방점을 두고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고유가 상황 속에서 민생 물가의 폭등을 막는 안전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정유사를 상대로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현재 가격을 결정하면 얼마 정도 될지 물어보니 휘발유는 ℓ당 2200원, 경유는 2800원, 등유는 2500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는 ℓ당 260원, 경유는 870원, 등유는 970원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향후 석유가격 추이에 대해 남 보좌관은 “최고가격 동결로 특별한 인상 요인이 없어 크게 오르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 폐지 검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진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고 판단되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최고가격제의 6개월간(12차) 시행에 필요한 재원 4조 2000억원을 마련해뒀다. 한편 정부는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7차 회의를 열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10%(20원)에서 25%(51원)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면 LPG 부탄의 ℓ당 유류세는 현재 183원에서 152원으로 31원 더 내려간다.
  • [사설] 석유최고가격제, 생계형 소비자 집중 지원으로 방향 틀 때

    [사설] 석유최고가격제, 생계형 소비자 집중 지원으로 방향 틀 때

    4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이 임박했다. 3차가 오늘 종료되고 내일 0시 4차 고시가 예정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어제 최고가격제의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차 최고가격제 2주 시행이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 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미국 휘발유값이 35.6% 오르는 동안 한국은 18.4%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유가 방파제를 유지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쌓이고 있다. 정부가 격주마다 새로 고시하는 최고가격은 고시가 바뀔 때마다 정유사 손실 보전액도 덩달아 불어나는 구조다. 1차 때 리터당 159원이던 손실 격차가 2차에서 190원으로 벌어지면서 보전액도 1차 3369억원에서 2차 685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시행 첫 4주 누적액만 1조원 이상인데, 국제 경유값이 23.7% 급등했음에도 최고가격 기준을 동결한 3차의 청구서는 그보다 더 클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6개월 치로 잡은 손실 보전 예산 4조 2000억원이 그 전에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격 신호가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 억제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고가격제 도입을 독려한 이재명 대통령조차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하는 일이냐는 반론도 일리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가격을 누르고 있는 만큼 유류 사용 절감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청문회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가격 왜곡에 따른 부작용과 재정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수혜자를 따져 들어가면 고심은 더욱 깊어진다. 유가 충격에 가장 크게 노출된 쪽은 농업 종사자나 배달·화물기사 등 생계형 연료비 지출이 많은 계층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기름값과 생계가 직결되지 않는 일반 운전자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기름 소비는 줄이고 취약계층의 생계를 보듬어 준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꼽기는 어렵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급한 불을 껐다면 이제는 다음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중동전쟁의 조기 종전, 장기 교착, 확전이라는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유가 흐름을 추계하고 그에 맞는 출구를 준비할 때다. 생계형 종사자를 위한 에너지 바우처 등 직접 지원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위기 관리에 성공하려면 정부는 긴급 처방 효과를 자평하는 데 머물지 말고 다음 국면을 내다보면서 고민해야 한다.
  • “비닐봉지 20억장 분량 온다”…나프타 6만t 실은 배, 호르무즈 뚫고 한국행 [핫이슈]

    “비닐봉지 20억장 분량 온다”…나프타 6만t 실은 배, 호르무즈 뚫고 한국행 [핫이슈]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가 미국과 이란이 ‘겹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비닐봉지 수십억 장을 만들 수 있는 나프타를 대량 실은 배도 한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국적의 석유제품 운반선 ‘내비게이트 맥앨리스터호’는 오데사호보다 앞선 지난 18일 오후 3시쯤 호르무즈 해협의 라라크섬 앞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빠져나왔다. 라라크섬은 이란의 대체 항로이며, 맥앨리스터호에는 나프타 약 6만t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닐봉지 20억 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소재 기초물질인 에틸렌의 핵심 원료다.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병원의 수액백 및 주사기, 약 포장재 등 의료소모품 부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나프타 6만t을 실은 맥앨리스터호는 다음 달 9일 오후 4시쯤 울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맥앨리스터호가 탈출한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봉쇄됐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프랑스 선박에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제발 쏘지 마!” 호소하는 무전 공개프랑스 르몽드,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 화물선인 에버글레이드호는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사격을 받은 뒤 급히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무전을 보냈다. 에버글레이드호는 무선을 통해 “이란 해군, 이란 해군, 여기는 에버글레이드호다. 고속정이 우리에게 사격하는 것을 멈추게 해달라”고 다급하게 호소했다. 해당 화물선은 ‘사격을 제발 멈춰달라’고 3차례나 반복 호소했지만 결국 총격을 피하지 못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날 에버글레이드 등 화물선이 사격을 받아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선원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는 데에는 실패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인도 국적의 유조선 산마르 헤럴드호를 향해서도 사격을 가했다. 선박과 선원 모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 정보업체 뱅거드 테크에 따르면 몰타 국적 크루즈선 마인 쉬프 4호는 오만 해안 인근을 항해하던 중 발사체가 인근에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휴전 하루 연장한 트럼프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시한을 사실상 하루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블룸버그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2주 휴전 종료 시점에 대해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을 위한 추가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기점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사실상 휴전 기간을 하루 늘려 잡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게 제시한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라는 시한 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간절히 원하지만,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개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투가 즉각 재개되느냐는 질문에 “합의가 없다면 충분히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재봉쇄에 반등한 국제유가, 국내 기름값은?미국의 해상 봉쇄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자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급등했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5.76달러(6.87%) 오른 배럴당 89.61달러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5.10달러(5.64%) 상승한 배럴당 95.4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공시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03.17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0.33원 올랐다. 지난 17일 오후 7시에 2000원을 넘어선 이후 오름세를 계속 이어간 것이다. 다만 지난달 국내 기름값이 연일 폭등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996.76원으로 역시 전날보다 0.21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 흐름은 통상 2, 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된다.
  • 트럼프, 한국전쟁 때 만든 법 꺼냈다…치솟는 유가에 ‘에너지 전시동원’ [핫이슈]

    트럼프, 한국전쟁 때 만든 법 꺼냈다…치솟는 유가에 ‘에너지 전시동원’ [핫이슈]

    이란발 전쟁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흔들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시절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꺼내 들었다. 석유 생산은 물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공급망, 전력망 설비까지 지원해 에너지 불안을 누르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DPA 303조를 근거로 에너지 분야 대통령 결정문 5건을 내렸다. 대상은 ▲국내 석유 생산·정제·물류 ▲천연가스 송전·처리·저장 및 LNG 수출 역량 ▲석탄 공급망과 기저부하 발전 ▲전력망 인프라·장비·공급망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개발이다. 이번 조치로 미 에너지부는 해당 분야에 연방 자금을 투입하고 구매, 금융 지원, 구매 약정 등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백악관은 업계의 지연과 자금 부족, 시장 장벽을 줄여 에너지 프로젝트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 유가 흔들리자 꺼낸 ‘한국전쟁법’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규정했다. 그는 탄력적인 국내 석유 생산·정제·물류 역량이 미국 방어 준비태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연가스와 LNG 수출 역량이 부족하면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석탄과 전력망도 같은 논리로 묶었다.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력이 없으면 국방시설과 산업 확장,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변압기와 송전 부품, 전력전자 장비 같은 핵심 설비 공급망 취약성도 지원 배경으로 꼽았다. ◆ 당장 유가 잡힐까…시장은 반신반의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키운 유가 충격 대응 카드로 해석했다.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값뿐 아니라 항공권, 주거비, 비료, 식료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DPA 발동이 국제 유가를 곧바로 끌어내릴지는 미지수다. 유전 개발, 정제 설비 확장, LNG 인프라 증설에는 시간과 투자, 인허가가 필요해서다. 단기 처방보다는 공급 확대 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보여주는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DPA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법이다. 전쟁이나 국가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이 민간 생산과 공급망을 국가안보 목적에 맞게 우선 동원할 수 있도록 폭넓은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인공호흡기 생산에 이 법을 썼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태양광 패널과 변압기 공급망 강화를 위해 활용한 바 있다.
  • [기고] 석유 최고가격제, 그 오해와 진실

    [기고] 석유 최고가격제, 그 오해와 진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이 조치를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그런데 이 논쟁 속에는 오해와 사실이 뒤섞여 있다. 가장 널리 퍼진 오해는 “세금으로 정유사 손실을 메운다”는 주장이다. 현실은 다르다. 정부는 사후정산 세부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으며, 지원 여부와 규모는 시장 상황과 정책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무조건적 세금 투입’이라는 프레임은 제도의 실제 설계와 거리가 있다. 두 번째 오해는 “가격을 누르면 소비가 폭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석유관리원 집계에 따르면 전쟁 직후인 3월 첫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수치로 보면 ‘소비 폭증’이라는 표현은 틀렸다. 셋째는 “정부가 임의로 가격을 정한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최고가격은 싱가포르 정제유 가격 지표(MOPS)의 2주간 평균 변동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제 시세와 단절된 가격이 아니라 변동성을 완충해 반영하는 연동형 구조다. 3차 조정에서 연동 원칙이 흔들렸다는 지적은 운용상 문제이지 제도 설계 자체의 결함이 아니다. 그렇다면 최고가격제의 옹호 근거는 무엇인가. 가격 안정 효과다. 시행 일주일 만에 휘발유 평균 가격은 고점 대비 최대 120원 하락해 리터당 1821원까지 내려왔다. 단기 안정 효과는 분명했다. 최고가격제 시행이 없었다면 소비자물가는 3%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물류비용과 일반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번지면서 사회 전반의 인플레 기대 심리를 부추긴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한 시장 개입이 인플레 기대 심리를 진정시킨 것이다. 설령 최고가격제를 택하지 않았더라도 유류세 인하라는 대안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재정 집행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가격 안정화 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최고가격제는 강둑의 모래주머니 쌓기와 같다. 순간의 폭등이 물가 전반을 휩쓸기 전에 충격을 늦추고 시장 참여자들이 숨 고를 시간을 벌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론 이 제도가 완벽한 해법은 아니다. 가격 억제는 절약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흐리게 하고 에너지 위기의식을 둔화시킬 수 있다. 이 제도는 단기 처방전이다. 결국 최고가격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위기 속에 선택된 하나의 도구다. 급격한 충격을 완화하고 인플레 기대 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특히 비상 국면에 편승한 담합·폭리 등 시장 질서 교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효성은 충분하다. 정책 결정은 다양한 대안 중 선택의 문제다. 최고가격제 외에도 취약계층 선별 지원, 유류세 인하, 차량 부제·유연 근무제 병행 등 여러 대안이 있다. 정부가 복수의 정책을 조합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찬반 논쟁이 아니라 그 역할과 한계를 함께 보는 냉정한 평가 의식이다. 한재준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 트럼프 봉쇄 유지에 끝 아니었다…2000원 기름값, 또 오르나 [핫이슈]

    트럼프 봉쇄 유지에 끝 아니었다…2000원 기름값, 또 오르나 [핫이슈]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리면서 국내 기름값 불안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한때 재개방을 시사했던 호르무즈 해협을 하루 만에 다시 통제하겠다고 돌아선 데다 인도 국적 선박 공격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 하락 기대도 다시 꺾이는 분위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00.93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17일 2000원선을 돌파한 뒤 이날도 소폭 상승했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도 1995.62원까지 올라 2000원선을 바짝 뒤쫓았다. 지역별로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35.88원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 2028.98원, 충북 2007.33원, 경기 2005.99원, 강원 2005.34원, 충남 2004.74원 등도 2000원대를 기록했다. 대구는 1987.14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전국적으로는 이미 2000원 안팎의 고유가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 트럼프 봉쇄 유지에 하루 만에 뒤집힌 호르무즈 시장 불안을 키운 직접적 계기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고조였다. 이란은 전날까지만 해도 레바논 휴전에 맞춰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항해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이란은 불과 하루 만에 해협 재통제로 돌아섰다. 이란은 미국이 선박 통과 허용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표면적으로는 봉쇄 유지에 대한 맞대응이지만, 휴전 종료와 후속 협상을 앞두고 해협 통제 카드를 다시 협상 지렛대로 꺼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적 긴장도 빠르게 높아졌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유조선 1척이 이란 측 고속정의 사격을 받았고 또 다른 컨테이너선 1척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인도 국적 선박 2척이 공격받은 사건을 “심각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주인도 이란 대사를 초치했다. 인도 정부와 주요 외신은 선박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선박이 ‘산마르 헤럴드’와 ‘자그 아르나브’라는 보도도 나왔다. 사태는 외교 신경전을 넘어 실제 항행 불안으로 번졌다. 일부 선박은 해협 인근에서 회항했고 글로벌 해운사들도 통과 여부를 다시 따지기 시작했다. 해협 재개방 발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시장은 이를 온전히 믿지 않았지만, 상선 공격까지 벌어지면서 불신은 더 커졌다. ◆ 2000원 기름값, 이제는 얼마나 가느냐가 문제 국내 기름값은 이미 상승 흐름에 올라탄 상태다.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지난 10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57원 올랐고, 이후에도 11일 1.75원, 12일 0.73원, 13일 1.10원, 14일 1.27원, 15일 1.27원, 17일 0.94원 오르는 등 오름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중동발 불안을 완전히 누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번 호르무즈 변수의 충격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협이 다시 완전히 열리더라도 원유와 가스 흐름이 정상화하고 가격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시설 피해와 항로 위험이 겹친 상황에서 선사와 보험사가 안전을 확신하기 전까지 정상 운항 복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도 이런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해상 수송 불안과 원유 조달 리스크가 이어지면 정유사 공급가와 소비자 판매가 모두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악재의 핵심은 “오늘 당장 얼마나 더 오르느냐”보다 “2000원대 기름값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가깝다. 정부는 원유 수입 경로 다변화와 비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여전히 중동산 원유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불안은 당분간 국내 기름값의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잠잠해지는 듯했던 국제유가 불안은 다시 국내 주유소 가격을 흔드는 변수로 되살아났다. 전국 평균 휘발유가 이미 20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긴장까지 재점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 부담도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한국 정유산업, 이 정도였어?…산유국 호주가 韓서 디젤유 구매한 이유 [핫이슈]

    한국 정유산업, 이 정도였어?…산유국 호주가 韓서 디젤유 구매한 이유 [핫이슈]

    산유국인 호주가 최근 한국과 브루나이로부터 디젤유 1억ℓ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국 정유산업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해 방문한 말레이시아에서 “호주는 두 차례의 선적을 통해 디젤유 1억ℓ를 추가로 확보했다”며 “하나는 어제 내가 방문했던 브루나이에서,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오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적은 정부의 새로운 전략적 비축 권한에 따라 확보된 첫 번째 물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 1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난을 겪자 수출금융공사(EFA)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에너지·핵심 광물 등 국가 전략물자를 직접 구매하고 비축할 수 있는 ‘전략적 비축’ 제도를 신설했다. 호주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민간 업체가 조달하기 어려운 연료 등 고비용 전략물자를 구매하는 데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 돈 패럴 호주 통상장관은 “국가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행동을 하고 있다”며 “전략적 비축 권한은 연료를 넘어 비료와 중동 분쟁의 영향을 받는 기타 물품 등 우리 경제에 필수적인 전략적 물자의 공급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기름 안 나는 한국의 정유산업, 전쟁으로 재조명이란발 에너지 리스크로 국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유 산업의 경쟁력이 재조명받고 있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원유 정제 능력은 2024년 기준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 정유 4사가 2007년 이후 약 20년 동안 34조 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정제 능력을 고도화한 덕분이다. 그 결과 한국에서 정제할 수 있는 원유는 하루 평균 336만 3000배럴에 이른다. 이러한 경쟁력은 현재와 같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수급에 대한 불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원유 대란이 벌어지지 않는 동시에 산유국인 호주 등에 정제유를 판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리 원유를 확보한 데다 자국 내 정제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비교적 안정적인 석유 수급과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국내 정유 업계가 오랜 기간 축적한 정제 경쟁력과 공급망 운영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원유를 가지고 있어도 정제 능력이 없어 휘발유와 항공유 대란이 벌어지는 일부 산유국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에너지 위기 갈수록 심화하는 유럽과 호주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속속 무너지는 상황에서 유럽은 항공유 부족으로 곧 항공편이 취소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AEA) 사무총장은 16일 AP통신에 “유럽에 약 6주 정도의 제트 연료가 남아 있다. 이란 전쟁으로 석유 공급이 차단되면 ‘곧’ 항공편이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가스 및 기타 중요한 공급의 중단으로 우리는 가장 큰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 세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 일본, 인도,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중동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최전선이다. 그 다음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도 상황이 심각하다. 산유국임에도 에너지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호주는 전국 각지의 주유소 연료가 소진되고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호주의 휘발유 비축량은 약 38일분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규정한 최소 기준인 90일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호주 정부는 현재까지 연료 배급제 시행은 자제하고 있으나, 운전자들에게 연료를 절약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촉구했다.
  • 전기차주 울리는 요금 미로

    전기차주 울리는 요금 미로

    ●운영회사·멤버십·로밍 따라 천차만별 최근 지방 출장을 갔던 김성수(39)씨는 숙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바가지’를 썼다. 평소 사용하던 카드로 충전하려니 로밍(타사 충전기 사용) 요금이 1kWh당 400원이었다. 평소 집이나 회사에서 충전할 때 가격인 260~280원의 1.5배가 넘었다. 업체 앱을 다운받아 신규 회원 가입을 하려고 했지만 시스템 오류인지 가입조차 원활하지 않았다. 앱과 옥신각신하다 결국 비싼 값을 고스란히 치렀다. 3년째 전기차를 타는 남인석(69)씨는 매일 충전하는 거주지 외에는 아예 충전 플러그를 꽂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 전기차를 몰고 여행을 갔다가 복잡한 요금 체계를 모른 채 ‘충전 요금 폭탄’을 맞은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금전적 손해도 컸지만 복잡한 시스템에 ‘당했다’는 불쾌감이 트라우마로 남았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를 늘려왔지만, 소비자들은 들쑥날쑥한 충전 요금과 복잡한 충전 시스템에 혼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단순히 충전을 얼마나 했는지로 결정되지 않는다. 충전 속도와 이용 방식은 물론 해당 충전기 운영 회사, 이용자의 회원 가입 여부, 멤버십 결제, 로밍 여부에 따라 요금은 제각각이다. 16일 국내 대표적인 민간 충전기 플랫폼 ‘채비’의 완속 충전기 요금은 회원가는 1kWh당 275원, 비회원가는 590원이다. 회원이 월정액 4900원을 내는 멤버십에 가입하면 258.5원까지 떨어진다. 일반 휘발유 승용차로 따지면 주유 방식에 따라 ℓ리터당 요금이 2000원일 수도 5000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즉 전기차 충전기를 무턱대고 사용하면 ‘호구’가 되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아파트 충전기는 설치 및 운영 방식에 따라 요금 편차가 크다. 아파트 건설사가 충전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소가 관리하면 1kWh당 100~200원대 저렴한 요금이 가능하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가 들어와 운영하면 300원 이상이 일반적이다. 천차만별 가격에 주민 간 갈등도 빈번하다. ●기후부, 사업자 간 편차 크지 않게 유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기후부는 ‘완속’과 ‘급속’ 두 가지로 나뉜 기준 요금을 세분화해 민간 사업자 간 요금 편차가 크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신축 아파트 건설 시 적용되는 충전기 설치 기준도 현실에 맞게 손볼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기차 100만 시대를 맞아 공동주택 완속 충전기의 문제점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겠다”며 “충전 요금 체계와 운영 구조, 보급 방식 전반을 현장 실정에 맞게 전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돈줄’ 옥죄는 美… 유가 급등·인플레 ‘자충수’ 되나

    이란 ‘돈줄’ 옥죄는 美… 유가 급등·인플레 ‘자충수’ 되나

    베네수엘라·쿠바에 썼던 봉쇄 전략세계 경제 충격 우려 ‘무시’ 지적도이란, 이미 해협 통행료 등 수익 확대“美, 4~5달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단행한 것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아 자금줄을 끊겠다는 의도지만 국제 유가 급등을 부추겨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과의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 글로벌 경제가 받을 충격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받았으며 원유 수출도 하루 평균 10만 배럴가량 늘렸다. 특히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자국산 원유를 판매하는 등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이를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인 유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해상 봉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효과를 본 전술이다. 미군은 지난해 말부터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유조선을 잇따라 나포해 돈줄을 조였다. 최근에도 쿠바를 대상으로 봉쇄 작전을 전개해 경제난과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세계 원유 운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는 이란과 세계 경제 중 누가 더 큰 고통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위험한 소모전을 촉발시켰다”며 “이미 어려운 국제 석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켜 가격 급등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봉쇄 조치가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유가 상승이 올해 11월 중간선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현재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3달러로 중동전쟁 발발 전보다 30%가량 상승한 상태이고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란이 최근 원유 수출 확대를 통해 외화를 비축한 터라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에 쉽게 굴복할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많다. 폭이 좁은 해협의 지리적 특성상 봉쇄 활동을 전개하는 미 해군 함정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키스탄에서 이란 측의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에 “미국은 갤런당 4~5달러짜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란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