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인맥 열전](37)법무부·검찰②
5월말이면 박순용(朴舜用·사시 8회)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끝난다.차기 검찰총장은 사시 9∼12회가 포진한 고검장급에서 나올 전망이다.
검찰 인맥의 정점에 있는 고검장급은 모두 8명.대검차장과법무연수원장, 법무부차관,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고검장이다.출신지별로는 경북 3명,호남 2명,경남 2명,서울 1명으로 골고루 안배돼 있다.고려대 출신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고검의 역할이 강화되긴 했으나 직접 수사를 하는 일이 없어 고검장은 ‘촌수만 높은’ 한가한 직책으로 꼽힌다.검찰총장으로 발탁되거나 대법관,헌법재판관 등으로 영전되기도하고 동기나 후배가 총장이 되면 옷을 벗는 마지막 보직이되기도 한다.
신승남(愼承男·사시 9회) 대검차장은 현재 가장 유력한차기 검찰총수 후보.목포 출신으로 목포고를 졸업했다.검사장급 중 김학재(金學在) 법무부 검찰국장,김규섭(金圭燮)대전지검장,정충수(鄭忠秀) 수원지검장 등 3명이 목포고 동문이다.
신차장은 서울 법대를 수석 졸업하고 사시에 수석 합격,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특채돼 공직자 사정업무를 맡았던 특이한 경력이 있다.다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외강내유형.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다는 평을 듣는다.공안·특수수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도 거쳤다.조상호 전체육부장관의 사위.
주선회(周善會·사시 10회) 법무연수원장은 오는 22일 퇴임하는 이영모(李永模)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헌재에는 사시 동기생인 송인준(宋寅準)재판관이 있다.
이명재(李明載·사시 11회) 서울고검장과 김경한(金慶漢·사시 11회) 법무부차관은 사시 동기이면서 경북고와 서울법대 선후배 사이.박순용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찰내TK라인을 잇고 있다.
이 고검장은 특수수사 분야에서,김차관은 법무부 검찰국과공안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의의 경쟁을 해왔다.이 고검장의 형은 이경재 기업은행장,동생은 이정재 재정경제부차관.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사건,영동개발사건 등 경제사건 수사에 족적을 남겼다.부드럽고 겸손한 성품.김차관은검찰1과장을3년간 역임,검찰행정과 인사에 밝고 공안수사와 교정행정 분야 등 다방면에서 경력을 쌓았다.친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원만한 대인관계가 큰 장점.
김영철(金永喆·사시 11회) 대구고검장은 ‘TK’로 경북사대부고와 서울법대를 나왔다.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에 정이 많은 외유내강형.서울지검 특수2부장과 강력부장을 역임한 특수·강력수사통.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재직할 때 인권법과 재외동포법 입안에 큰 역할을 했다.
호남인맥의 실세인 임휘윤(任彙潤·사시 12회) 부산고검장은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92년에는 호남 출신으로는 두번째로 서울지검 공안1부장을 역임했고, 69년 고 김용제(金龍濟) 서울지검장 이후 호남 출신으로 30년 만에 서울지검장에 올랐다.공안·특수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호방한 성격에 보스 기질이 있다.
이종찬(李鍾燦·사시 12회) 광주고검장은 검찰내 손꼽히는특수수사통.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왔다.체구는 작지만 추진력이 강하다. ‘율곡비리’ 사건,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12·12 및5·18사건 재수사 등 굵직한 사건을 지휘했다.
한부환(韓富煥·사시 12회) 대전고검장은 서울 출신으로경기고 인맥의 정점에 있다.자상하면서 유머가 뛰어나 검찰내 재사(才士)로 알려져 있다.서울고검 차장 시절 ‘수사지휘론’을 썼다.대검 중수부 과장 때 ‘수서사건’ 수사를맡는 등 특수수사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손성진기자 son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