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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적포기 ‘단죄’ 수포로…재외동포법안 부결

    국적포기 ‘단죄’ 수포로…재외동포법안 부결

    이중 국적인 남성이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재외동포의 자격과 혜택을 박탈하는 내용의 ‘재외 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병역의무를 이행해야만 국적을 이탈하도록 국적법이 시행되기 직전 국적 포기 사례가 증가하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는 재석 의원 232명 가운데 104명이 찬성,60명이 반대,68명이 기권했다. 법률안이 표결에서 통과하려면 재석 의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기권과 반대표를 던진 일부 의원은 “세계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인재를 두루 활용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편협한 잣대를 적용하면 위헌 소지도 있고, 부작용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적법 개정안이 발의된 뒤 이달초 시행 직전까지 1678명(해외공관 접수자 제외)이 국적을 포기했다. 국회는 또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을 태만히 하면 지자체에 교부할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개정안도 재석 227명, 찬성 112명, 반대 110명, 기권 5명으로 부결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불법정치자금을 환수하고 가압류,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정치자금몰수법과 헌법재판관 9명 전원으로 인사청문회를 확대하는 헌법재판소법 등 54개 법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복수차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작은 정부’에 역행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방위사업청 신설을 추가한 수정안을 공동 발의,30일로 처리가 미뤄졌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복수차관제·국방해임안 여야, 이달내 처리 합의

    여야는 28일 복수차관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여야는 두 안건을 29일과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각각 표결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8개 사안에 합의했다. 여야는 `러시아유전개발관련 특검법안´, 정치개혁특위와 국회개혁특위에서 합의한 사항 등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6일 본회의를 열어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결과보고 및 헌법재판관 후보 추천의 건을 처리한다. 한편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온 사립학교법개정안은 이날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의 직권 상정 요구에 대해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9월16일까지 심사기간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고 김기만 공보수석이 전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심사기간 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국회의장은 직권 상정할 수 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정치플러스] 조대현 인사청문위원장에 김영선

    국회는 27일 조대현(변호사)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열고 김영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또 열린우리당 양승조,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을 양당 간사로 각각 뽑았다.
  • 헌재 재판관 전원 與, 인사청문 추진

    열린우리당이 16일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9인 전원과 중앙선관위원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헌재의 행정수도 위헌 결정 이후 여권과 사법부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데다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에서 헌재 재판관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청문회를 추진할 경우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오영식 공보담당 부대표는 브리핑을 갖고 “인사청문회 대상을 국회 선출직 이외에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헌재 재판관과 중앙선관위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은 헌법재판관 9인 가운데 국회가 선출하는 3인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와 함께 ▲체포동의안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 의무화 ▲상임위원의 직무관련 영리행위 금지 ▲국회 윤리위원회 내 민간자문위 설치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법안 등과 이해관계에 있는 의원이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의 과반수를 넘을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해당 의안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해 심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헌재재판관 후보 3명 압축

    열린우리당은 최근 임대소득 탈루의혹으로 사임한 이상경 전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를 추천하기 위한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후보로는 박시환(52·사법연수원 12기)·김형태(49·13기)·조용환(46·14기) 변호사 등 3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번주 내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 소속 열린우리당 우윤근 의원은 7일 “도덕성과 실무 능력을 두루 갖춘 참신한 인사를 추천받아 검증절차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조만간 회동을 갖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최재천 간사의 후임 인선문제와 함께 후임 헌법재판관 후보 인선방안을 논의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상경 재판관’ 보도 형평성 논란

    최근 가장 관심을 끌었던 보도 중 두 가지가 이상경 전 헌법재판관의 탈세 의혹과 태영의 킨텍스 관련 의혹 보도였다. 이 전 재판관 사건은 때때로 ‘가혹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이뤄졌던 우리 언론의 고위공직자의 재산형성 의혹 보도 태도와의 비교관점에서, 태영 보도는 SBS의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우선 이 전 재판관 사건은 그 의미가 제법 깊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사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항상 대법원에 밀린다는 인상을 줘왔다. 무슨 국가행사든지 대법원장은 대통령·국회의장과 함께 ‘3부 수뇌부’로 일컬어졌지만 헌재소장은 낄 자리가 모호해서 의전 실무자들이 속앓이를 하곤 했다. 그러던 게 지난해 대통령 탄핵사건과 행정수도 이전 사건을 다루면서 헌재는 숨겨져 왔던 폭발적인 힘을 과시했다. 이런 조직의 고위 관계자가 탈세 연루 의혹을 받고, 그것도 헌재 출범 이래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25일 KBS가 처음 보도한 이 사건은 그 다음날부터 다른 언론에도 잇달아 보도됐다. 하지만 보도 태도는 달랐다. 조선·중앙·동아 등 일부 일간지들은 사실 전달 수준에서 간략하게 기사를 내보냈다.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26일자 보도와 이 전 재판관이 용퇴했다는 3일자 기사만 보인다. 반면 한겨레·경향신문은 1면과 사회면 머리기사로 이 문제를 크게 전달했다. 태영 관련 보도는 일산에 지어진 전시장 킨텍스와 관련이 있다. 태영은 킨텍스 관련 공사를 맡으면서 공사에 들인 흙을 가공계산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남겼다는 의혹 때문에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보도가 지난 1일 SBS에서 전파를 타면서 태영 관련 부분은 제외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SBS는 2일에는 속보 형식으로 태영 관련 소식까지 전했다. 반면 KBS와 MBC, 조선일보는 이 소식을 비중 있게 처리해 관심을 끌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방송 관련 사업에 관심 있는 대기업들이 이 사건 보도를 유심히 지켜 보고 있다는 점. 한 관계자는 “사기업이 방송을 소유하니 제대로 보도를 못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게 되면 방송 사업에 관심 있는 우리로서는 입장이 곤란해진다.”고 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상경재판관 10년간 임대소득 탈루

    이상경 헌법재판관이 10년간 수억원의 임대소득을 숨겨온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헌법재판소 등에 따르면 이 재판관은 자기 소유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건물 세입자에게서 1994년부터 380만원의 월세를 받았으나 세무서에는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신고해 그동안 3억여원의 임대소득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탈루사실이 드러나자 2000만원을 세입자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재판관은 “계약과 세금신고는 부인이 도맡았으며 소득 누락부분은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문제가 된 부분은 책임지고 추징 세금을 내겠다.”고 해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8)조선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8)조선대

    호남의 사학 조선대 법대가 옛 영광 재현에 발벗고 나섰다. 조선대 법대는 로스쿨 도입을 계기로 지방대로서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지난 1946년 호남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운동으로 설립된 민립대학 조선대. 이번엔 동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한때 이름을 떨쳤던 법대의 위상을 되찾아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로 20만 동문들이 뭉쳤다. 동문들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조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자못 비장하기까지 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동문들이 재정 뒷받침” 지난 14일 조선대 총동창회는 ‘법학전문대학원 유치 후원회 결성대회’를 열었다. 로스쿨 유치에 대비한 자금모으기 운동의 일환이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행사에는 전국에서 동문 600여명이 참석, 조선대 동문들의 힘을 안팎에 한껏 과시했다. 후원회장을 맡은 이원구(개업의) 총동창회장은 “로스쿨 유치는 법대의 사활만이 아닌 학교 전체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며 “20만 동창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모아져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학교측이 걸림돌 없이 로스쿨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동창회에서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동창회는 모금행사를 시발점으로 동문들을 상대로 ‘1인 1만원 기부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회장은 “최소 기부액을 1만원으로 정해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20만 동창이 만원씩만 기부해도 20억원을 모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얼마든지 힘을 보태겠다는 동창들이 많아 모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총동창회측의 설명이다. 이날 참석한 동문들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서명과 함께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총동창회측은 “이번 행사가 기부금을 모은다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한 동문들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총동창회는 지역별 조선대 동문회를 통해 모금운동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은 서울의 사학에 손색없어 이렇듯 조선대 법대의 경쟁력은 동문들의 힘과 안정적인 재정력에서 비롯된다. 많은 지방대들이 재정악화로 허덕이고 있지만 조선대는 서울의 사학들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재정상태를 자랑한다. 로스쿨 입학생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교측은 로스쿨을 유치할 경우, 입학생의 30%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법대측은 “로스쿨 정원이 200명이라면 60명 즉, 입학정원의 30%까지 전액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장학급 지급대상은 성적순이 아닌 가정형편이 어려운 순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쿨 도입에 있어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고액의 학비가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일정 부분을 학교측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조선대 법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한 인프라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갖추고 있다. 지난해 6월 1700여평의 법과대 독립건물을 완공하는 등 총 5000여평의 로스쿨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또 500평 규모의 로스쿨 전용기숙사도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최첨단 모의법정과 법학전문 전자정보도서관, 멀티미디어 강의실 등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중국 통상법에 핵심역량 집중” 박용현 법대학장 조선대 법대는 ‘중국 통상법’에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중국 통상법 전문가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학교측은 중국 통상에 있어서는 조선대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용현 법대학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누리사업(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에서 조선대의 중국비지니스 전문가 양성사업이 선정돼 향후 5년간 50억원의 정부지원을 받게 됐다.”는 말로 당위성을 설명했다. 박 학장은 이어 “조선대가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진출 우수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 만큼 중국 통상법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법조인 140여명 배출… 탄탄한 인맥형성 개교 60주년을 앞둔 조선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총 140여명에 이른다. 헌법재판관, 국회의원, 고위관료 등을 고루 배출, 인맥이 탄탄하다. 지방대학 최초로 사법시험 수석합격자를 배출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14명의 판·검사와 100여명의 변호사들이 현직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조선대의 제1호 법조인은 임기호(54년 졸) 변호사다.1947년 제1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8대 서울민사지법원장,5대 서울형사지법원장,2대 사법연수원장,16대 서울고등법원장 등을 거친 우리나라 법조계의 산증인이다. 이성열(고시사법과 5회·53년 졸) 변호사는 지방대학 출신으로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 대학의 자랑이다. 대전지법원장, 광주지법원장, 대법관 등을 지냈으며 지난 1988년부터 4년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이용식(57년 졸) 변호사와 김구일 (68년 졸) 변호사는 사시와 행시 양과에 모두 합격한 케이스다. 이 변호사는 8회 고등고시 사법과와 행정과에 동시 합격, 광주지검 검사장과 대검찰청 총무부장 등을 지냈다. 김 변호사는 행시 13회, 사시 16회에 합격하고 광주지법 판사 등을 거쳤다. 오병선(62년 졸) 변호사는 사시 13회 수석합격자다. 지방대 출신으로는 처음 수석합격을 차지해 화제를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오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지냈다. 김상남(68년 졸) 전 노동부 차관도 조선대 법대 출신이다. 김 전 차관은 행시 10회 합격, 광주지방노동청장 등을 거쳐 노동부 차관까지 올랐다.2003년에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여성 법조인의 첫 테이프는 이양희 광주지법 판사가 끊었다. 이 판사는 조선대 95학번으로 사시 42회에 합격했다. 조선대의 여성법조인 배출이 늦은 감은 있지만, 다음해인 43회 시험에서 3명의 여성합격자가 나오는 등 최근 들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조선대 출신의 정치인으로는 장태완(58년 졸)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열린우리당 양형일(79년 졸) 의원은 조선대 11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5)중앙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5)중앙대

    ‘정중동(靜中動)’ 로스쿨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중앙대 법대의 최근 모습이다. 중앙대가 로스쿨을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보다 조용히 내실을 쌓고 있는 것이다. 학교내에 14층짜리 법대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외형적인 준비라면, 강좌 및 교재개발을 위해 프로젝트팀을 만든 것은 내부적인 준비에 해당한다. ●국내 최대 법대 건물 신축중 중앙대내 교수연구동 맞은편에는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지난해 착공한 7000평 규모의 법대건물 공사장이다. 지상 14층으로 법대 단일건물로는 전국 최대다. 2006년 완공되는 법대 신축건물에는 모의법정, 정보화시설, 국제회의실, 어학실습실 등의 교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형식당과 카페테리아, 휴게실 등 후생복지시설도 만들어진다. 지상 1∼2층에는 2000평 규모의 첨단 멀티미디어 법학도서관이 들어선다. 중앙대는 필요한 공간만큼의 법대건물을 추가로 짓지 않고 아예 초대형 규모의 법대건물을 짓기로 했다. 로스쿨에 대한 중앙대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랄 수 있다. 임중호 법대 학장은 “로스쿨은 하나의 건물에서 연구하고, 가르치고, 세미나를 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국내 최대로 짓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좌 및 교재개발 연구팀 발족 중앙대는 로스쿨의 성패가 강좌 및 교재개발에 있다고 지적한다. 로스쿨에 입학한 비법대생들을 3년 동안 이론과 실무를 모두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강좌 및 교재가 부실하면 로스쿨도 함께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4년동안 이론만 가르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강좌 및 교재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중앙대는 변호사 출신인 전병서 교수를 중심으로 4명의 전임교수가 연구팀을 꾸렸다. 이들은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하면서 지난해부터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 사례는 물론 로스쿨의 본고장인 미국 교과과정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중앙대는 우선 통합교재를 만들 계획이다. 실체법인 형법과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을 합쳐 ‘형사법 연습’ 교재를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살인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살인범이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 살인범에 대한 공소장 작성 요령 등을 형사법 연습 교재를 통해 가르친다는 구도다. 이같은 방법으로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합쳐 ‘민사법 종합연습’ 교재 등을 만들 예정이다. 헌법과 행정법을 합친 ‘공법종합’ 등의 교재개발도 연구중이다. 전 교수는 “이론은 물론 법률문서작성, 재판실무를 한꺼번에 가르쳐야만 진정한 의미의 로스쿨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교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본이 충실한 법대 요즘 웬만한 법대는 졸업하기 전까지 모의재판을 1∼2차례 한다. 모의재판을 위한 모의법정도 설치된 학교가 많다. 중앙대는 이같은 모의재판을 1954년 국내대학 가운데 처음 실시했다. 그때부터 이론과 실무를 합친 법학교육의 중요성을 파악한 것이다. 모의재판의 역사만도 50년이 넘었다. 중앙대는 1955년에는 법대 학술지인 ‘법정논총’을 창간했다. 법대 교수와 중앙대 법대생들의 논문을 실은 학술지다. 법정논총의 자리가 잡히면서 저명한 외국교수들의 논문이 소개되기도 했다. 상법학회의 태두라 할 수 있는 최태영 교수가 심혈을 기울인 ‘사권(私權)의 상대성’,‘사권(私權)의 규범적 범신론’ 등의 논문은 지금도 훌륭한 논문집으로 분류되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모의재판이나 학술지 등의 역사가 바로 기본이 충실한 중앙대 법대를 설명해주는 지표”라고 자랑했다. ■ 임중호 법대학장 “대중문화·예술 소송 특화 계획” “변호사자격시험 합격률 1위의 로스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임중호 중앙대 법대 학장은 어떤 분야를 특화시킨 로스쿨을 만들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특정 분야를 특화시키는 것보다 기본을 튼튼히 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본이 충실하면 변호사자격시험 합격률도 1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학장은 “사법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법학관내 학습센터를 만든 것도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유치에 대비한 것”이라면서 “사법시험 1·2차 합격생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무형 교수의 충원계획도 내비쳤다.“현재 21명의 전임교수 가운데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는 교수는 2명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올해에만 법원·검찰 등 재조경험이 있는 실무형 교수를 5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전임교수를 30명까지 늘리고, 이중 실무형 교수를 10명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전임교수가 아니더라도 현재 초빙교수로 있는 김진세 전 대전고검장 등 내로라하는 법조인들을 초빙교수·겸임교수·객원교수 등의 명목으로 강의에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앙대는 기본교육에 충실하면서도 중앙대만이 갖고 있는 예술적인 기질은 충분히 살린다는 복안이다. 임 학장은 “최근 급증하는 소송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중문화와 관련된 소송”이라면서 “중앙대 출신 문화·예술인이 많은 것을 감안, 앞으로 만들 문화예술법센터를 중심으로 대중문화 소송을 전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상경 헌재재판관등 200여명 배출 중앙대가 지금까지 배출한 법조인은 200여명에 달한다. 규모로는 전국 대학 가운데 10위권이다. 이 대학 법대 초대 법조인은 1954년 제6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길기수(50학번) 변호사다.2년 뒤 제8회 고시 사법과에는 4명이 합격했다. 김형준(51학번)·강달수(52학번)·송병철(52학번)·박태운(54학번) 변호사 등이다. 64학번인 이상경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은 중앙대 출신 법조인의 대표주자 격이다. 제1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재판관은 대구지법원장, 부산고법원장 등 법원내 요직을 거쳐 헌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전국민의 관심사였던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인 이기문(71학번·사시 24회)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서 무료변론 활동 등을 해오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입법활동을 하기도 했다. 재조에는 모두 34명이 포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판·검사가 각각 17명씩 근무 중이다. 법원에는 79학번인 이경철 남부지법 부장판사와 김성곤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필두로 중앙대 출신 최초의 여성 판사인 한숙희(87학번) 서울가정법원 판사가 있다. 검찰에는 79학번인 이동호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비롯해 권성동(80학번)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 이정만(81학번) 의정부지검 부부장검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90학번은 지금까지 18명이 사시에 합격, 가장 많은 동기 법조인을 배출했다. 당시 입학정원이 110명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합격률이다. 법대 출신 정·관계 인사로는 노동부장관과 제15·16대 국회의원으로서 민주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한 유용태(58학번) 법대 동창회장, 김효은(57학번) 전 경찰청장, 백인호(59학번) 광주일보 사장, 박중배(61학번) 전 충남도지사, 손정수(72학번) 농업진흥청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4)이화여대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4)이화여대

    이화여대 법대는 명실공히 ‘여성법조인의 산실’이다. 지난 1950년 개설된 이후 211명의 여성법조인과 23명의 법학교수를 배출해 냈다.사법시헙 합격자 규모 전국 6위, 법대 종합 순위 전국 5위라는, 겉으로 드러난 지표도 자랑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여느 남녀공학 법대 못지 않은 탄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10년 전부터 로스쿨 준비” 로스쿨을 향한 이대의 도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태윤 법대 교학부장은 “이대는 로스쿨 도입방안이 처음 논의되던 지난 1995년부터 로스쿨 도입이 대세라고 판단, 이미 10년 전부터 로스쿨로의 전환을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대는 이미 지난 1999년 연면적 2400여평의 법대 독립건물을 마련, 전용 모의법정과 법대 도서관을 설치했다. 함께 완공된 초현대식 법대 전용기숙사인 ‘솟을관’도 일반 기숙사와 차별화된 동영상강의실, 세미나실, 정보학습실 등을 갖춰 최고의 법대 기숙사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2의 법학관도 완공을 1년여 앞두고 있다.2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최첨단 대형강의실 4개와 실제 법정과 동일한 모의법정, 법학도서관 등을 갖춘 신관을 현 법학관 옆에 신축하고 있다. 또한 법대 전용 기숙사를 내년에 추가로 세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고수준의 교수진 무엇보다 이대의 자랑은 국내 최고 수준의 교수진이다. 실무형 교수진을 포함한 30여명의 교수진 모두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법학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신인령 총장은 총장이기에 앞서 노동법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다. 현재 법제처장으로 재직 중인 김선욱 교수는 내로라하는 법여성학자다. 형법의 이재상 교수도 손꼽힌다. 검사출신인 그를 빼놓고 형법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이 교수의 교과서는 사시 수험생들에게 ‘바이블’로 통하고 있다. 민법의 송덕수, 상법의 오수근 교수, 행정법의 김유환 교수 등은 이대에서 최우수 교수로 선정돼 법학자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헌법의 김문현 교수는 학계에서 존경받는 헌법학자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행정심판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국제법 교수진도 탄탄하다. 최원목 교수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무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한 실무가다. 최 교수는 특히 행정고시에도 합격한 이력을 자랑하며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갖추고 있다. 김영석 교수 역시 외시에 합격, 외교통상부 근무 경력을 갖고 있는 등 이대 국제법 교수진은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다. 최희경 헌법 교수는 “이대는 헌법·민법·형법 등 기본법은 물론, 세법·법여성학·국제통상법·도산법 등 개별법 역시 분야별 최고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는 로스쿨 도입에 대비해 실무경험을 갖춘 교수진을 10명 정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판·검사 평균임용률 25% 넘어 이대 출신들의 활동도 활발하다.44회 합격자 39명 가운데 올해 판·검사로 신규임용된 연수원 수료생은 12명으로 임용률이 30%를 넘는다. 역대 사시 합격자 210명 가운데 판·검사는 모두 53명으로 평균 임용률이 25%를 넘는다. 사시합격자비율은 전국 6위지만, 판·검사 임용률은 단연 톱이다. 특히 한때 ‘금녀구역’이었던 검찰쪽 진출이 활발해졌다. 올해 임용된 신규검사 85명 가운데 이대출신은 10명에 달한다. 서울대 33명에 이어 연세대(10명)와 함께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더욱이 여성신규검사만 따로 놓고보면 35명 가운데 이대출신이 30%를 육박하는 등 최근 법조계에 불고 있는 여풍을 이끌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양명조 법과대학장 “세법·국제법 국내 최고 수준” “전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법학교육을 추구합니다.” 양명조 이대 법과대학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대 법학교육의 좌표를 이같이 밝혔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로스쿨이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전문적인 법학교육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양 학장은 “로스쿨이 다양한 전공지식을 기반으로 한 법률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이라면서 “현재의 학부 4년 과정을 로스쿨 2년동안 집중적·집약적으로 교육시킨 뒤 3년차부터 실무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 법대가 전문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양 학장은 “현재 이대 법대는 기본법 과목에서도 법조계 내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세법·국제법·도산법·노동법 등의 전문분야에 있어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분야 빠짐없이 최고의 교수진이 포진해 있다는 설명이다.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커리큘럼도 이대 법대의 강점이다. 이대 법대의 자신감은 지금까지 이대가 배출한 법조인과 법학자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에서도 비롯된다. 양 학장은 “국내 여성법학교수는 모두 50여명인데 이 가운데 50%에 육박하는 23명이 이대 법대 출신”이라며 “이대출신들은 법조인뿐만 아니라 법학자의 층도 두텁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에 최고의 교육시설까지 마련돼 있어 이대 법대의 전망은 밝다는 것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전효숙 헌재재판관등 법조인 211명 배출 이화여대가 배출한 법조인은 여성 최초의 사법고시 합격자인 고(故) 이태영(1936년 졸업) 박사를 필두로 모두 21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6명의 판사와 27명의 검사를 배출했다. 이들 이대 출신 법조인들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최초 여성법조인인 이 박사는 1952년 제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최초의 여성변호사로 활동하며 여성 법조인의 문을 열었다. 전효숙(69학번) 헌법재판관에게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역대 네번째 여성법조인으로 합격했다. 사법고시가 사법시험으로 바뀐 1963년 이후 이대가 배출한 사시 합격자 210명 가운데 최초이기도 하다.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여성 최초로 헌재 재판관에 임명됐다. 그는 특히 탄핵심판과 수도이전 헌법소원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이선희(69학번·사시 20회) 변호사는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1년 친일파 후손의 토지반환소송에 대해 “헌법정신으로 볼 때 반민족행위자가 반민족행위로 취득한 재산의 보호를 구하는 것은 현저히 정의에 어긋난다.”며 기각판결을 내린 바 있다. 김선욱(71학번) 법제처장은 여성으로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법여성학자로 손꼽힌다.82학번인 금덕희(사시 20회) 판사와 노정희(사시 29회) 판사는 각각 대전지법과 광주지법에서 활동 중이다. 김은미(82학번) 변호사는 33회 사시 수석합격자다. 같은 학번의 이명숙 변호사는 사시 29회로 가정법률 전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이명숙 변호사의 가정법원’이란 라디오 방송 진행과 저서 ‘딸들아 일어나라 깨어라’로 대중과도 친숙하다. 이들 외에 사시 32회에 합격해 현재 대구고등법원에 재직 중인 이영숙(87학번) 판사도 이대 출신이다. 검사로는 서울북부지검 노정연(86학번·사시 35회) 검사가 대표적이다.‘이대 출신 첫번째 검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천사표 검사’로 유명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 최정숙(86학번·사시 33회) 검사는 올해 초 폭력혐의로 입건된 불우 청소년에게 처벌 대신 온정을 베풀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밖에 차정일 특검팀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한 이영희(90학번) 변호사 등 88명이 연수원 졸업 직후 개업해 변호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회·법원 재산공개] 재산증가 톱10 절반 ‘땅 테크’

    [국회·법원 재산공개] 재산증가 톱10 절반 ‘땅 테크’

    법원 및 헌법재판소 고위 공직자들은 대부분 봉급을 저축해 재산을 불렸다. 대상자 135명 중 1억원 이상 재산 증가자는 13.3%인 18명이었다. 그러나 상위 법관 10명 중 4명은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렸다. ●김영일 헌법재판관 분당땅 2억 매매차익 오는 15일 퇴임하는 김영일 재판관은 2000년 5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하산운동의 논 1389㎡(420평)를 공시시가 2억 835만원에 샀다. 지난해 1월 한국토지공사에 수용될 때 매도액은 6억 2412억원이었다. 공시지가와 실매매가의 차이를 감안해도 2억원 이상의 매매차액이 발생했을 것으로 주변 부동산 업소들은 보고 있다. 이 돈으로 그는 7억 6560만원짜리 용인시 고기동의 밭 1150㎡(350평)를 다시 매입했다. 재산증가 법관 1위인 김종백 서울고법 부장은 장인으로부터 경기 평택시 서탄면 수월암리의 임야와 전답을 상속받아 재산이 7억 4200만원 늘었다. 김용담 대법관도 경기 과천에 있는 어머니의 23평 아파트를 팔아 은행빚을 갚고 나머지를 저축, 재산이 4억 3900만원 증가했다. 그는 전체 3위, 대법관 1위에 올랐다.3억 5100만원의 최우식 대구고법 부장판사와 1억 3400만원의 목영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도 부동산 매도 차익으로 재산증가 4위와 8위를 기록했다. 양승태 신임 대법관은 고지하지 않던 어머니 재산을 공개,1억 700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영란 대법관 유일하게 줄어 대법관 대부분이 재산을 키웠지만, 김영란 대법관의 재산은 1억 2600만원 줄었다. 법관 가운데 재산 감소액이 가장 크다. 시어머니 장례비용과 자녀교육비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시어머니 장례식에서 부의금을 일체 받지 않았다. 장례비용만 8000만원에 이르렀다. 헌재 재판관 내정자인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은 아파트 분양대금을 치르는 과정에서 재산이 1억 1400만원 줄었다. 부동산 재테크는 헌재에서도 이어졌다. 아파트 평가차액 덕분에 이상경 재판관의 재산이 2억 4900만원, 이범주 사무처장이 2억 9400만원 늘었다. 이 재판관은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42평 아파트를 팔고 서초구 서초동의 67평짜리 아크로비스타를 분양받았다. 윤영철 소장은 분양받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66평짜리 아파트의 중도금을 저축예금 2억 7000만원으로 냈다. 김경일 재판관도 아파트 입주비용 등으로 2억 6800만원을 사용해 헌재에서 재산감소 1위를 기록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양승태씨 대법관 제청·헌재재판관 이공현씨 내정

    최종영 대법원장은 다음달 26일 퇴임하는 변재승 대법관 후임으로 양승태(56·사시 12회) 특허법원장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19일 임명 제청했다. 또 오는 3월13일 퇴임하는 김영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임으로 이공현(55·사시 13회) 법원행정처 차장을 내정했다. 노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동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다음달 7일까지 인사청문회를 거쳐 표결로 동의안을 처리하게 된다. 헌재재판관은 다음달 중순에 정식으로 지명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양승태 대법관 제청자 재판과 법원행정에 모두 정통한 판사로 통한다. 외환위기 때 서울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을 맡아 도산기업들을 공정하게 법정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북부지원장 때 호주제에 대한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부인 김선경(48) 여사와 2녀. ▲부산▲서울법대▲법원행정처 송무국장▲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법원행정처 차장▲특허법원장 ●이공현 헌법재판관 내정자 탁월한 법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판사란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사법개혁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부인 윤은영(49) 여사와 2남. ▲전남 구례▲서울법대▲대법원 재판연구관▲법원행정처 차장
  • [CEO 칼럼] 프로와 非전문가/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CEO 칼럼] 프로와 非전문가/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음악이나 미술 콘테스트의 심사위원 중에 해당 분야의 권위있는 예술가나 전문가가 아닌 분은 있을 수 없지만, 건축을 평가하고 자문하는 이들 중에는 행정관료나 타 분야의 예술가나 기술자들이 의외로 많다. 건축은 행정이 수반되는 기술적 산물이며 종합적 예술이기에 얼핏 당연한 듯 보이고, 건축은 누구나 한마디 할 수 있다는 통념이 깔린 탓이기도 하다. 최근에 작은 보석점포의 인테리어 설계를 한 적이 있는데, 건축주는 내게 강의에 가까운 설계 주문을 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그 말들은 혹 맞는 듯하지만 사실은 안목없이 ‘코끼리 만지는 장님’의 견해일 뿐임을 그들은 모른다. 수십만명의 아마추어가 수십년 공부를 한 뒤 한꺼번에 이창호 한 사람과 바둑을 두어도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비전문가의 10년이 프로의 한나절 생각보다 결코 나을 수 없음을 사람들이 아직 인정을 못하는 듯하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예술분야에서 권위와 명성을 쌓은 분들이 공식적 자문에서 던진 한마디가 때론 좋은 건축을 크게 방해할 수 있음이다. 두 가지 경험적 사례가 있다. 하나는 서울 월드컵경기장 설계에 당선돼 실시설계를 시작할 때였다. 상상해 보라. 그만큼 중요한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심의와 자문위원회가 있었겠는가. 건축가에게 때로는 이런 위원회가 설계보다 힘들게 넘어야 하는 거대한 산이 된다. 전직 장관을 지낸 문화계의 거물이 어디서 듣긴 들었는지 “건축에서 두 가지 재료를 쓰는 것은 나쁜 디자인이다.”라며 막구조 지붕 양측에 달린 유리 지붕을 떼라고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상 VIP석은 지붕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더 아름다운 것이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그 권위 앞에 묵살 당한다. 결국은 내 뜻대로 했지만, 나는 이것을 문화인이 가장 반문화적일 수 있는 사례로 꼽는다. 헌법재판관을 현란한 지식으로 매도한 유명한 철학강사나, 그 권위있는 문화인이 헌법이나 건축에는 보석상 주인과 다름없는 비전문가일 뿐이다. 그러나 사회에 미치는 해독은 그 분들의 명성에 비례해 커진다는 데 있다. 또 하나는 근년에 설계한 어떤 공연장 건축을 자문받을 때였다. 어느 권위있는 음악가가 내 건축을 한국적 기와지붕으로 고쳐야 한다기에 나는 감히 이렇게 답했다.“만약 제가 선생님의 연주에 이 음을 길게 혹은 강하게 고치라 하고 또는 플루트 대신 대금을 쓰라고 하면 따르시겠습니까.” 건축도 이와 다름없이 아무나 설계하고 아무나 간섭할 상식적 작업이 아니다. 어떤 예술과 다름없이 작가의 피나는 고뇌의 산물임을 이해해야 한다. 거기에다 각 분야의 기술적 융합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안팎의 공간에 사는 이들의 생활을 지배하며 동시에 인류의 유산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좀더 경건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2002년 월드컵 4강 덕분에 서울경기장을 설계한 나도 덩달아 영광스럽게 훈장을 받았다. 훈장증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귀하는 국민 체위 향상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바 크므로 대한민국 헌법의 규정에 의하여 다음 훈장을 수여함/체육훈장 백마장/2002년 11월 27일’ 꼭 2년 전의 일이다. 히딩크나 홍명보라면 몰라도 내게는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문안이다. 이것을 나는 형식적이며, 반개혁적이며 반성없는, 그러기에 반문화적인 ‘관료 한국’의 현실적 증표라고 본다. 그 반문화적 훈장은 왜 받았냐고? 한 반세기 지나면, 내가 죽은 다음에라도 나라에서 혹 문화훈장으로 바꾸어 줄지 모른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꿈은★이루어진다. 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욕, 악장거리, 악구, 험담, 험구……. 우리말에는 욕설을 가리키는 말도 많고 욕 자체도 많다. 소설가 정태륭씨가 우리 욕을 수집해봤더니 일단 추린 것만 해도 6000개였다 한다. 욕이라 해봤자 ‘바카’(말과 사슴을 구별 못하는 바보),‘칙쇼’(畜生·짐승) 정도인 이웃 일본과 큰 차이다. 그만큼 욕은 우리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표현양식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욕설의 범람 배경에는 아무래도 권위주의의 종말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억눌렀던 힘이 사라지자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욕을 하나의 유행으로 치부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욕설을 “권위나 위계질서, 규범·비규범의 경계가 무너진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민주화일 수도, 아노미상태일 수도 있다. 인터넷 문화와 대중매체의 상업주의가 부추기는 측면이 있지만 자율적이고 평등한 문화가 자리잡을수록 점차 사라지리라고 전망했다. ‘개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욕이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해석도 있다. 사실 ‘개성’이라고 불리는 문화적인 코드치고 유행에 떠밀리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충남대 황인덕 교수는 이 때문에 “자기 존재에 대한 과잉의식”으로서 욕을 정의했다. 또 갱그룹(Gang Group·또래집단)을 찾게 된다. ‘범생이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평범한 학생들이 ‘문제아그룹’에 억지로라도 끼기 위해 욕을 해대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그룹 구성원들보다 더 ‘오버’할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초선의원들의 막말행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다 비합리적인 우리 사회의 병폐도 욕을 부추긴다. 꽉 막힌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욕은 단번에 뚫어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욕은 상소리가 아니라 강조어법이나 효과적인 전달 방식으로 자리잡기도 한다.‘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이란 책을 낸 계명대 김열규 석좌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의 포기 혹은 파괴로 인해 마지막으로 나오는게 욕”이라면서 “자위권의 발동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서 ‘어쨌든 욕은 욕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신대 김종엽 교수는 “기층 민중들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욕”이라면서도 “바람직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욕은 어디까지나 우회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막말 퍼레이드’ 어디까지 모 야당 의원은 일국의 대통령과 총리를 공개적으로 ‘무식한 꼴통’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야당 의원은 현 정권을 ‘캄보디아 폴포트 정권’이라고 퍼부어 댔다. 막말을 하는 데는 물론 여야가 따로 없다. 헌법재판소를 ‘헌법제작소’, 헌법재판관을 ‘법복 입은 정치인’이라고 비아냥거린 여당 의원도 있다. 욕 권하는 사회 탓인가. 개인의 인격 부재인가. 새 정치에 대한 기대 속에 출범한 17대 국회의 ‘선출된 인재’들이 펼치는 험구정치에 국민은 피곤할 따름이다. 욕! 그것은 응달의 언어였다. 그런데 지금 욕은 벌건 대낮의 말이 됐다.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중인환시리에 당당히 토설하는 뻔뻔스러운 언어가 돼 버린 것이다. 어디 정치뿐이랴. 영화고 연극이고 소설이고 욕은 이미 문화까지 접수했다. 온통 막말 퍼레이드다. 어떤 이는 이 강파른 세상에 어떻게 욕 안하고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입 사나운 걸 탓하기 전에 세상 사나운 걸 탓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욕은 필요악인가.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욕을 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언젠가 빛고을 광주에서는 전국 욕쟁이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음습한 뒷골목에서 나뒹굴던 쌍소리가 양광에 삽상한 바람까지 쐬는 호사를 누린 것이다. 대회장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도 대표들의 옹골진 욕에 사람들은 배꼽을 쥐었다. 그 때 욕은 상스럽지도 더럽지도 않았다. 거기에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민족의 얼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차라리 ‘욕의 복권’이었다. 욕을 하지 말아야 함은 당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욕은 어지럽게 춤춘다.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는 욕설의 하치장이다. 조폭코미디의 유행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영화에서의 욕설 횟수는 줄었지만, 문제는 스토리 전개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욕설이 습관적으로 끼어든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12세·15세 이상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서는 욕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문자 씹으면 죽구, 전화 안 받으면 더더욱 죽는다.” 청소년들의 삼각 사랑을 그린 영화 ‘늑대의 유혹’의 한 대목이다. 욕설문화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은 단연 인터넷 공간이다. 이른바 사이버 소설은 아예 10대들의 독천장이다. 인터넷 소설카페를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한 이들은 온갖 욕설과 은어에 희한한 이모티콘까지 섞어 비문·오문 투성이의 ‘창작글’을 올리기 일쑤다.“그 뭬췐뇬이 나한테 꼬뤼쳤”“이런 뛰발”“이 새퀴들”“졸라”“아가리 묵념” 등의 낯 뜨거운 비속어들이 후렴구처럼 쓰인다. 욕 잘하는 캐릭터가 ‘쿨’한 주인공 대접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존나 머싯는 놈’‘존나 사랑해’ 등 아예 제목에 욕이 들어가는 사례도 줄줄이다. 예술이란 마당에서 ‘활용되는’ 욕은 때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이제 욕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그 순연한 카타르시스의 미학,‘욕의 힘’을 되찾아 줘야 할 때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논술이 술술] 키워드 / 헌법재판

    [논술이 술술] 키워드 / 헌법재판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헌법재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이전 위헌 결정에서는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1988년 9월1일 출범한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수많은 위헌 결정과 국민 권리구제 결정을 내렸지만 탄핵과 수도이전 문제는 국민들에게 헌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모든 법률·명령·규칙의 상위에 있는 으뜸 법률로 대통령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등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재판이란 무엇이 헌법에 합치되고 위반되는지를 가려주는 재판이다. 법령이나 국가 기관의 행위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지 다툼이 발생할 경우 바로 잡아주는 재판인 것이다. ●용어 따라잡기 헌법재판소의 기능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위헌법률심판이란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심사해서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법률의 효력을 잃게 하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다. 형벌 또는 보통의 징계절차로는 처벌하기 곤란한 고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재판으로 파면하는 것은 탄핵심판 제도다. 또 국가권력에 의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한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부당한 공권력의 효력을 없애줄 것을 요청하는 헌법소원이 있다. 이밖에도 정당의 해산 여부를 결정하는 정당해산 심판, 국가기관간의 권한 다툼을 해결해주는 권한쟁의 심판도 헌법재판소의 권한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심판을 할 때 이유 있다고 수용하는 것을 인용이라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기각이라고 한다.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은 각하한다. ●관습헌법 논란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관습헌법의 개념을 제시해 법조계는 물론 전 국민에게 화두를 던졌다. 논란은 정기국회로 이어져 여당 의원들은 관습헌법을 근거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을 3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는 민주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헌법재판관 전원의 인사청문회 실시 또는 재판관 추천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의 이런 태도는 헌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헌법은 명문화된 법조항을 갖춘 성문헌법과 헌법적 관습률로 헌법의 기능을 하는 불문헌법으로 구분된다. 불문헌법이 곧 관습헌법이다. 영국 등 일부 영미법계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가가 성문헌법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번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된 헌법소원에 관습헌법 개념을 적용한 데 대해서는 찬반 논리가 맞서 있다. 관습헌법이 성문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는 찬성 논리가 있는가 하면 관습헌법은 다만 보충적 효력을 가질 뿐이며 관습헌법을 폐기하기 위해 성문헌법의 절차를 준용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습헌법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수도를 관습헌법이라 한다면 호주제나 성매매도 관습에 속하는 게 아니냐고 비꼬는 투로 비판하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 보는 헌법 헌법은 국민 생활에서 어떤 존재일까. 헌법재판과 관습헌법 논란을 계기로 헌법과 법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고 국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되새겨 볼 만하다. 헌법은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헌법이 국민 위에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역으로 헌법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독재자들은 헌법에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둠으로써 정권을 유지하려 했다. 유신헌법이 그 예다. 이 때문에 헌법을 마음대로 개정하지 못하도록 개정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정해 놓았다.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역할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한 기관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권위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과연 헌법재판소는 아무도 간섭하거나 건드리지 못하는 기관일까. 재판관들의 구성과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재판관들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어서 편파적인 결정을 내릴 때 국민들이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결국은 헌법재판소도 국민 다수의 뜻, 즉 여론의 지배를 받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대비 포인트와 예상논제 헌법과 헌법재판이 갖는 의미를 연구해 본다. 관습헌법을 둘러싼 논란과 헌법재판관들의 구성, 헌법재판소의 권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세워보는 것이 좋겠다. 헌법재판은 논·구술에 출제될 수 있는 시사성이 높은 소재다. 예상되는 논제로는 ▲관습헌법 논란에 대한 찬반 논리를 실제적인 예를 인용해 전개하라 ▲헌법이 민주사회에서 하는 역할과 기능을 설명하라 ▲헌법재판의 의미와 국민 주권과의 상관 관계를 논술하라 ▲헌법이 권력에 의해 침해되거나 손상을 받았을 때 어떻게 복구할 수 있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말하라 등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대정부 질문] 눈길 끈 의원2명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인 16일 두 여야 의원의 ‘튀는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상대 당이나 소속당에 ‘긴장’과 ‘허탈’을 각각 안긴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 ●김종률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과 관련,“히틀러의 나치즘 헌법, 무솔리니의 파시즘 헌법은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도구로 관습헌법 이론을 동원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질문자료를 미리 배포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헌재를 ‘헌법제작소’라고 표현하고 한나라당측에 “수구도 모자라 꼴통 소리를 들어야겠느냐.”는 등의 거친 문구도 담겨 있었다. 이에 한나라당이 즉각 발끈하면서 본회의장은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막상 질문 때는 “역사적으로 관습헌법 이론이 성문헌법을 유린했던 때가 있었다. 바이마르 헌법이 그렇게 부정당했다.”고 수위를 낮췄다. “법복 귀족 수구보수 헌법재판관 7인이 주도한 ‘갑신헌변’은 그냥 세간의 속평만은 아닙니다.”라는 언급에서는 약간 술렁거렸지만 예상보다는 순조롭게 넘어갔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들이 ‘이 총리 왕따’로 일관한 것과는 달리 맞대결에 나서 당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경제성장 7%를 ‘장난’처럼 약속했고 실제 성장은 밑돌아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현실을 아느냐.”고 이 총리에게 따졌다. 이에 이 총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성장률 자체도 중요하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에둘러 갔다. 그 동안 이 총리에 대한 전반적 기류가 격앙된 상태여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시 작전’으로 일관했었다. 한선교 의원은 이 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렀다가 바로 들어가라고 하면서 ‘면전 박대’하기도 했고, 김영선 의원은 이 총리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총리 권한대행’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종수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행정수도 위헌결정 논란

    여야는 12일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의 정당성 여부와 대안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집중 성토하면서 정부측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헌재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정치헌재’‘수구헌재’‘사법쿠데타’라고 격한 표현을 써가며 헌법재판소를 비난하고는 “위헌결정이 내려진 지난달 21일은 사법상국(司法傷國)의 날”이라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위헌이라는 정치적 결론부터 내려놓고 법의 문외한이 듣더라도 궤변투성이의 관습헌법 논리를 동원했다.”며 “대전시민과 충청도민들의 좌절과 절망, 분노와 허탈을 상상이라도 해봤느냐.”고 추궁했다. 그가 준비한 원고에는 “헌재 재판관 7명은 사퇴하라.”며 위헌 결정에 찬성한 7명의 이름까지 명시했으나 막상 대정부 질문에서는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이 부분만은 거둬들였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도 과거 정권에서 판사를 지낸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구식 의원은 “정부·여당이 위헌 결정을 이유로 헌법재판관 전원의 인사청문회를 추진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내는 보복입법을 하는 것이 법치국가에 맞는 행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선교 의원은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여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의 논리로 서울공화국을 벗어날 길이 막혀버렸다.”고 개탄했고, 충북 제천·단양 출신인 서재관 의원은 “충청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공황과 경제적 혼란을 치유하는 특단의 대책이 뭐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이해찬 총리는 “정부 내에 후속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헌재의 결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에 마련하겠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기본적인 방향을 잡으려고 하며, 국회와 협의해 최종적인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건전한 말, 무너지지 않는 탑/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1970년 황석영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소설인 ‘탑’(塔)에서 조그만 불탑(佛塔)을 중심으로 전쟁의 허무와 교조주의의 무모함을 생생하게 그렸다.“탑은 어느 편의 것도 아니었지만, 그것을 지키는 자들의 철저한 승리를 의미하는 상징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었다.”이런 탑을 위해 적군인 놈들과 아군인 우리는 전투를 벌인다.“가슴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문 상병은…가슴속에 손가락을 잘라 넣고, 바람이 좁은 구멍을 빠져나가는 듯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그는 두어번 연약하게 기침을 했는데 그때마다 피가 입으로 솟아올랐다.”문 상병은 죽고, 하사와 소총수도 죽으며, 우리는 ‘작전명령에 따라’ 그 탑을 지켜낸다. 물론 “우리가 싸워서 지켜낸 것은 돌덩이 이상의 무엇이라는 것”을 믿는다. 다른 임무를 위해 시체와 장비를 싣고 그곳을 떠날 때 캠프와 토치카를 짓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지킨 탑이 불도저에 의해 맥없이 무너져 버리는 것을 본다. 지난해 12월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통과시킨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자기들이 쌓아올린 탑이 온 나라를 말의 싸움질로 뒤흔들며 무너져 내렸는데도 아무런 반성이 없다. 그들은 그 탑으로 서울 중심의 편향발전이 해소되고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조적이었던 그 믿음이 위헌 결정으로 무산되었다면 우선 그 야단법석의 레토릭에 대해 고해성사나 석고대죄라도 해야 했다. 문 상병처럼 고통스러운 국민에게 고작 하는 짓이라곤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는 고질병의 되풀이다. 그 탑의 조성과 진행에서 정책보다 정략이 우선했음을 고백하는 진솔한 사과가 없다. 부서진 탑의 잔해를 정녕 보기 부끄럽다면 실사구시적인 건전한 대안을 모색해야지 원상복구나 원천무효의 당리당략, 궤변으로 상대방 죽이기에 나서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다수 국민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국민으로부터 어떤 권한도 직접 위임받지 않은 기관이 헌법을 파괴했다.’ ‘기득권과 보수의 핵심이며, 갑신칠적(甲申七賊)인 헌법재판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쪽의 궤변은 우리가 권위를 부여한 국가기관을 부정하는 저주의 레토릭이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아전인수 레토릭의 극치다.‘헌재의 판결은 서울 시민만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다.’ ‘국가의 명운이 결딴날 뻔한 수도이전이 백지화되어 천만다행’이라는 또 다른 쪽의 궤변은 왜곡과 허위의 레토릭이며, 기회주의적 눈치보기 레토릭의 극치다. 이런 소피스트적인 레토릭에서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발전을 위한 토론과 합의는 불가능하다. 소피스트들은 말로써 사익을 얻으려고 아테네를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선생이라는 좋은 뜻을 가졌지만 진실한 내용보다는 번지르르한 말의 기교를 가르치고, 자기이익을 위한 레토릭을 전파했다. 당연히 폐해가 컸다. 이에 플라톤은 ‘레토릭은 말이나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을 설득하여 건전한 사회생활을 이끌어나가게 하는 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설득의 수단과 과정을 발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들은 교육을 통해 소피스트의 폐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그 시대는 물론이고 그 이후의 역사에 크나큰 공헌을 한 것이다. 건전한 사회적 합의과정을 위해 정치인들은 교조적인 집단 레토릭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조적인 레토릭은 신이 인간을 지배한 중세 암흑시대의 특징이었다. 인간에 봉사하는 레토릭이 아니라 종교와 교직자를 미화하기 위한 레토릭이었던 것이다. 자신들의 믿음과 다르면 이단으로 모는 레토릭은 더 이상 설득과 토론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마녀사냥식 전투에 몰입할 뿐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갈등이 아니라 통합을 지향하는 레토릭을 형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자면 소피스트적 레토릭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 정객(politician)의 레토릭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설득과 토론에 전력투구하는 정치가(statesman)의 레토릭으로 돌아와야 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헌재 재판관 구성 다양화해야” 민변·참여연대 토론회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에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와 재야 법조계를 중심으로 헌재의 위상과 헌법재판관의 구성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헌법교수·여성참여 확대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28일 ‘헌법재판소,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마련한 공동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헌재의 최근 결정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헌재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경주 인하대 법대 교수는 ‘바람직한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역할’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헌재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위해서는 헌법 전문가인 헌법학 교수들도 재판관으로 선임돼야 하며 여성들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사청문회 대상을 재판관 전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재판관 국민심사제·소환제 등을 제안했다. ●헌재재판관 전원 인사청문회를 헌재가 관습헌법을 인용해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위헌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이 교수는 “헌재가 관습의 배제라는 근대 헌법의 흐름을 거슬렀다.”고 지적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는 “성문헌법을 갖고 있는 국가에서 관습헌법을 인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어디까지나 성문헌법의 보충적 효력밖에 없다.”면서 “헌재의 이번 해석은 헌법 통일성 원칙을 벗어난다.”라고 가세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갑배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는 “관습헌법을 근거로 한 헌재의 결정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끝내야 한다.”면서 “되풀이되면 헌법 체계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열린세상] 법 해석의 논리/박상기 연세대 법대 학장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위헌으로 결정함으로써 거의 1년여 지속되던 수도이전 논란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결정문에 따르면 서울이 수도라는 것은 ‘경국대전’이 제정된 이래 형성된 관습헌법 사항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수도는 헌법 개정을 통하지 않으면 이전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니 이번 결정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법률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는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국가 중요 정책이 실질적 내용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쟁으로 인하여 판단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론적으로는 입법·행정·사법기관과 병행하는 제4의 국가기관이라고 하지만 분열된 한국정치의 현실 속에서 실질적으로 국가 최고기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관습헌법이란 불문헌법 국가에서 오랜 시일에 걸쳐 확립된 헌법적 사항에 대한 관행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에 관한 사항이 헌법적 사항인지도 의문이지만 ‘대한민국 헌법’이 성문법으로 엄연히 존재하는데 관습헌법을 내세워 성문헌법의 개정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헌법적 질서에 맞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도에 관한 사항이 설사 관습헌법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보통의 법률에 비해 우선적이지 않고, 동등한 효력을 갖는 연성 헌법적 지위를 갖는 관습헌법 사항을 개정 절차가 보통의 법률에 비해 엄격하게 규율되는 경성헌법인 대한민국 헌법의 개정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번 위헌 결정을 통하여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절차에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9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헌법은 법관의 자격을 가진 자만이 헌법재판관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철저한 법률가 중심주의적 사법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해석에 법률적 해석지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법관 자격이라는 형식 요건을 규정한 것은 헌법 해석의 보수성과 폐쇄성, 독점성을 보장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헌법재판소를 비롯하여 대법원 역시 최고법원으로서 그 기능은 일반 법원과는 다르다. 사회적 현실을 편견 없이 정확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법률가의 시각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의 시각도 고려하는 법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평생을 사법구조의 틀 안에서 생활한 법조인 중심의 사법체계가 초래한 문제점은 그동안 많이 지적되어 왔다. 그렇지만 법조계 내부의 반발과 정치권의 무신경으로 인한 문제점이 이제 충격적으로 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당의 충청권 출신 의원 일부가 헌법재판관에 대한 탄핵 발의를 논의한다지만, 헌법재판관에 대한 탄핵심판 역시 헌법재판관들이 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탄핵 발의를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는 국회가 하여야 할 사항을 탄핵 대상자 스스로가 하도록 한 것도 난센스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쟁점은 옳은가, 그른가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보다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단된다. 구체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가, 아닌가라는 기준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여기에 동원되는 많은 이론과 이유는 이러한 목적성을 위하여 설계된 것이어서 논리적이지도 않고 설득력도 별로 없다. 정부와 여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한 대응방안에 고심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번복할 방법은 없다. 승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법적 현실이다. 정치적 이유로 불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법치주의가 비로소 꽃을 피웠다고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다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몫이라고 본다. 박상기 연세대 법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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