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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정치적 무능’ 앞세운 대리인단 변론, 헌재서 통할까

    박 대통령 ‘정치적 무능’ 앞세운 대리인단 변론, 헌재서 통할까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정치적 무능력은 파면 사유가 안 된다’는 취지의 변론을 폈다. 하지만 대리인단의 논리가 탄핵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앞서 대리인단 소속 이동흡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은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전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에 실패하고 자신의 연설문 작성에 있어서 민간인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조언을 구한 행위 등이, 비록 대통령의 무능에서 비롯됐지만 대통령 파면을 정당화할 사유는 아니라는 논리다. 최씨의 광범위한 국정농단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인사전횡이 위법한 행위로 평가받는 것과는 별개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방치한 대통령의 책임은 단지 ’무능‘일 뿐 탄핵사유는 아니라는 취지의 변론이다. 대리인단은 또 “탄핵소추 사유인 ’국정파탄‘ 부분이 사실이더라도 대통령의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 잘못은 탄핵사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 측의 변론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헌법재판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마땅히 알아야 할 정책 등을 몰랐다는 것은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어 ’과실‘로 평가될 수는 있어도 ’무능‘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경형 칼럼] ‘광화문 DMZ’ 허물 지도자는 없소

    [이경형 칼럼] ‘광화문 DMZ’ 허물 지도자는 없소

    가슴이 울컥 치밀었다. 남북 분단도 서러운데 이 무슨 참담한 광경인가. 어제 3·1절 날 경찰은 광화문에서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의 충돌을 막기 위해 전경 버스로 차벽을 세워 분리·차단 공간을 만들었다. 지난 주말엔 광화문 사거리 북쪽엔 촛불 군중이, 서울광장 남쪽엔 태극기 군중이 같은 시간에 자리 잡았다. 적개심에 몸을 떠는 수십만 군중이 세종대로 중간 350m의 ‘광화문 DMZ(비무장지대)’를 경계로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남북 분단 상황을 쏙 빼닮았나 싶다.9년 전 개성 관광을 위해 DMZ를 거쳐 개성으로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진 북한 판자촌 마을과 남루한 주민들을 보면서 가슴이 울컥했었다. 누가 저들을 갈라놓고 헐벗게 했나 싶어 분노가 치밀었다. 그 심정이 ‘광화문 DMZ’를 통과하면서 반복됐다. 청계광장 입구는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검문소 같았다. 경찰들이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일일이 불러 세웠다. “태극기를 접어 옷 속에 넣어라. 촛불 군중에게 봉변당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도대체 뭣 때문에 촛불과 태극기가 적대감으로 똘똘 뭉치고 있는가. 군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를 든 노년층은 “이 나라를 어떻게 지키고 키워 왔는데 ‘종북좌빨’이…” 하면서 씩씩댔다.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는 축제 쇼 같은 광화문의 촛불 청장년은 “박근혜를 감옥으로”, “재벌 해체”를 외치며 기존 체제를 뒤엎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어제는 3·1 만세운동 98주년이었다. 일제 식민통치의 총칼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대한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친 날이다. 그런데 지금 서울 도심 광화문에선 3·1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촛불 시민과 태극기 시민이 마치 시가전이라도 벌일 듯이 살기등등했다. 이제 탄핵시계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는 늦어도 2주 안에 선고를 내릴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 보인다. 선고 전 하야한들 크게 감동을 줄 시기는 지났다. 설사 탄핵이 기각된다 해도 ‘식물 대통령’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은 과제는 탄핵 선고 이후 국민을 둘로 갈라놓은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다. 헌법재판관들이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내부 토론을 통해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려 준다면 국민 통합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소수 의견을 적시하도록 돼 있는 현행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기대난망이다. 탄핵이 되면 태극기 군중은 허탈감과 분노로 결집하고 ‘샤이 보수’들과 연대해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대선 본선으로 간주되는 판국에 ‘태극기 민심’이 ‘차악’(次惡) 선택을 위해 대거 국민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다. 안희정의 연정론에 보수들도 솔깃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의 진운을 개척하고 국민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라면 광장민주주의에 편승하는,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달빛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 국가 어젠다를 내걸고 추진 동력을 스스로 일으키는 지도자야말로 참지도자다. 다가올 대선에서 참지도자가 되기를 꿈꾼다면 광장에 나가 손뼉을 칠 것이 아니라, 촛불과 태극기를 든 군중 앞에 나가 “헌재 결정에 승복하자. 더이상 분열은 안 된다. 다 함께 나아가자”고 호소해야 한다. 원로 사회학자 송복 교수는 “1919년 3·1 운동은 우리 사회를 조선 왕조라는 중세에서 ‘근대’ 단계 없이 단번에 현대사회로 뛰어오르게 했다”고 말했다. 지역과 종교, 출신 신분을 떠나 하나로 뭉친 3·1 운동 정신이야말로 해방 공간의 좌우 대립, 동족상잔의 6·25 극한 상황, 1960~70년대의 굶주림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지주였다고 설파했다. 이런 3·1 정신을 오늘에 되새겨 탄핵 결정이 어떻게 나든 국민 분열 후폭풍이라는 중간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바로 통합 사회로 나아가야 하고,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용기 있는 지도자가 높이 든 국민 통합 깃발을 보고 싶다.
  •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봄의 전령 하면 흔히 개나리를 꼽는다. 노랑물을 뒤집어쓴 개나리가 얼른 피고, 진달래와 벚꽃이 그 뒤를 따라오는 풍경이 3~4월이다. 복잡하고 티석티석한 심상(心狀)에 큰 숨 들어가도록 길을 터 주는 ‘봄의 3총사’. 우리는 누구한테 끌렸을까. 수년 전 에버랜드가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봄꽃으로 벚꽃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45%나 됐다. 우리의 한과 정서를 대변하는 개나리(27%)가 뒤를 이었고, 진달래(7%)는 튤립(8%)에 이어 네 번째였다. 사랑이 차고 넘치니 온통 축제다. 제주왕벚꽃축제, 진해군항제를 타고 화개장터, 팔공산, 청풍호, 김제, 에버랜드, 여의도로 올라온다.봄만 되면 왜색(倭色) 짙은 벚꽃에 그토록 꽂힐까. 각자의 삶이 다르듯 꽃말 아닌 꽃의 의미 또한 다중적이지 않나 싶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도 어떤 이에게는 솟구치는 슬픔이듯이…. ‘누가 꽃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나도 알 수 없다”고 했다는 꽃의 시인 김춘수의 세계를 시가 뭔지도, 그 시인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아주 쪼금은 알 것 같다고 한다면 안 될까. 바람이 불면 눈 날리듯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3~4월도 흰 듯, 볼그스레한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겹벚나무, 양벚나무, 수양벚나무 사이를 거닐 것이다. 언제쯤? 기상정보 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3월 21일 제주 서귀포를 시작으로 서울은 4월 6일쯤 꽃망울을 터트린다. 활짝 피는 시기는 제주도 3월 28일, 남부지방 4월 2~7일, 중부지방 4월 9~16일이다. 장미. 3년 전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을 물었다.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위는 화려한 자태와 향기를 자랑하는 장미(30%)였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11%)가 뒤를 이었고 벚꽃이 베스트 10에도 끼지 못했다니 아이러니하다. 벚꽃이 한순간에 만개했다가 비·바람 맞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쪽이라면 장미는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도도하고 요염한 자태를 버리지 않는다. 익히 아는 것처럼 노란 장미, 백장미도 있지만 장미 하면 붉은 장미가 으뜸이다. 열렬한 사랑, 욕망, 절정의 꽃말이 내포하듯 장미의 속성은 극단이다. 유혹하는 장미는 치명적인 대가를 요구한다고나 할까.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때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벚꽃대선’은 물 건너갔다. 대신 ‘장미대선’(薔薇大選) 가능성은 열려 있다.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된다면 몰라도 인용된다면 늦어도 5월 중순에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5월의 장미. 화려하지만 독한 가시가 숨어 있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현장 블로그] 헌재 판결보다 두려운 선고일의 혼란

    “저 X새끼!” 어느 50대 여성이 28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악을 쓰며 육두문자를 내뱉었습니다. 이 욕설이 향한 대상은 방금 그녀 앞을 미끄러져 지나간 검은색 승용차였습니다. 차량 내부가 보이지 않아 누구인지도 정확히 모르지만 점심을 먹으러 나서는 재판관이 듣게끔 욕을 한 것입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차 안에 있던 사람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요즘 헌재 앞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점심이나 퇴근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던 보수단체 회원들은 재판관들이 탄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쥐고 있던 태극기를 더욱 거칠게 흔들며 ‘탄핵 기각’ 구호를 외치곤 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재판관들은 청사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경호인력들과 함께 몰래 쪽문으로 나갔다 온다고 합니다. 보수단체만 헌재 앞에 모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이들이 ‘헌법재판관님들을 응원한다’는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불교신자들 중 몇몇은 조기 탄핵 인용을 발원하며 헌재 앞에서 릴레이 108배를 올리고 있습니다. 양쪽 진영이 한군데에 모여 있다 보니 곳곳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곤 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탄핵 인용 지지자가 건네주는 노란 리본을 받아들었더니 몇 발자국 앞에 서 있던 보수단체 회원이 다가와 “그거 버리라”고 소리를 질러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서로 간의 말씨름은 예사고 드잡이까지 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헌재 근처에 있는 북촌을 찾았다가 이를 목격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놀란 눈을 하며 길을 돌아가곤 합니다. 가장 문제는 선고 당일입니다. 매일 수백명이 몰려들고 있는데 선고일에는 훨씬 많은 인파가 헌재로 모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한쪽에서는 격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헌재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선고일에 누군가 극단적인 행동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까지 나옵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로 80일 넘게 진행된 탄핵심판이 이제는 2주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헌재가 어떤 내용의 주문을 내놓든 우리는 이를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이 어제와 오늘을 있게 하고, 내일을 기약게 하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탄핵 선고일에 위험한 일들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은 헌재 취재기자의 아둔한 기우에 그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장난으로 올렸어도… 온라인 협박은 ‘죄’

    인터넷 전파성 커 처벌 가능성 시위땐 구체성 적어 처벌 드물어 탄핵 정국 속에서 과격한 언사가 온라인상에 나도는 가운데 협박죄로 처벌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협박이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최모(25)씨가 협박 혐의로 입건돼 수사 중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이정미만 사라지면 탄핵 기각 아니냐’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이정미가 판결 전에 사라져야 한다. 나는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이를 실행에 옮기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실제 대상이 위협을 느낄 만한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선화예고 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렸던 홍모(33)씨도 구속기소됐다. 그는 ‘일간베스트저장소’에 “39세 아재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꿈을 실천하고 간다. 선화예고 정문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 한 명 강제로 트렁크에 태워 창고로 끌고 가서 인정사정 안 봐준다”는 협박성 글을 게시했다. 위법이 되려면 협박의 구체성과 도달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법원도 협박의 의미를 “일반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든 전해 듣고 협박을 느낄 만한 내용이라면 협박죄가 인정된다”며 “인터넷은 전파성이 크기 때문에 도달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집회에서 나온 과격한 언사는 구체성이 적다고 보기 때문에 협박죄로 인정되는 경우가 드물다. 지난 25일 태극기집회에 이 권한대행과 강일원 헌법재판관에 대해 “당신들의 안위를 누구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집회·시위에서 나오는 과격한 언사나 말싸움을 일일이 수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날 지인에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테러하겠다고 예고한 정모(56)씨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헌재,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첫 평의 시작…1시간 30분간 진행

    헌재,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첫 평의 시작…1시간 30분간 진행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절차를 끝낸 헌법재판소가 결론 도출을 위해 28일 첫 평의를 열었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변론 종결 후 첫 평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의를 열 방침이다. 8명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인 평의는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탄핵심판 사건의 쟁점에 대해 검토 내용을 요약·발표하면 나머지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다. 평의 내용은 비공개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앞서 헌재는 평의 내용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사무실과 평의실 등 헌재 곳곳에 도·감청 방지 시설을 설치했다. 헌재는 약 2주 동안 평의를 한 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선고 날짜는 평의에서 결정한 후 각 당사자에게 통지한다. 선고 결과는 평의에서 표결 절차(평결)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통상 선고일 3∼4일 전에 평결이 이뤄지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선고 당일 평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탄핵심판 결정은 이의제기 절차가 없어 선고 시점부터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범죄행위 입증 안 돼… 탄핵은 인간 박근혜 마녀사냥 하는 것”

    “범죄행위 입증 안 돼… 탄핵은 인간 박근혜 마녀사냥 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 측은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의 탄핵은 법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실제 현실에 나올 때는 엄청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언론과 검찰에 대해 “인간 박근혜를 마녀사냥 하는 식으로 폭주했다”고 비난하고 헌재 재판부에 대해서는 “(탄핵안을 인용할 경우)헌정 질서의 파괴를 막지 못했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공범들에 대한 1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추방하는 것은 위험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이다”며 탄핵 기각을 호소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최후변론 요지.●“탄핵은 대통령 단임제 무력화 시켜” 이동흡 변호사 박 대통령의 명백한 범죄행위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남용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탄핵을 하면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피청구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임기 만료 후 일상적인 수사와 재판 절차를 통해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법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법률상 다른 책임 추궁 수단이 충분히 있는데 굳이 비상적 수단인 탄핵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최순실·안종범 등에 대한 죄가 확정되지도 않았다. 이들은 피청구인의 범죄행위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검찰에서 기소한 사람들에게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언론과 검찰은 인간 박근혜를 마녀사냥 하는 식으로 폭주해 심각한 국론 분열을 초래했고, 헌재는 헌정 질서의 파괴를 막지 못했다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아직 공범들에 대한 1심 선고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공직에서 추방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다. 탄핵 인용은 대통령 단임제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5년 단임제는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정치 안정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보루였다. 대통령이 5년 동안 소신에 따라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따라서 임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되는데 벌써 2명의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섰다. 이와 같이 12년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된다. 미국에선 240년 넘게 탄핵 소추가 인용된 대통령이 없었다. 미국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두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국민의 절제와 지혜로 국가 혼란을 막아온 사실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번 탄핵심판 인용은 인간적 측면에서도 가혹하다. 박 대통령은 성장과정에서 부모를 흉탄에 잃은 뒤 충격을 극복하고 1998년 정치에 입문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부정부패를 증오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목숨을 건 인물이다. 그런 대통령이 혈육도 아닌 지인을 위해 부정부패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심은 수시로 변한다. 이제는 촛불집회 참석자보다 피청구인 지지자들이 훨씬 더 많이 모인다고도 한다. 대구·경북은 대다수 주민들이 탄핵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피청구인의 지지도가 4~5%였지만 최근 탄핵반대 여론이 29.4%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여론조사로 인한 탄핵은 이유 없다. 국민 대립이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려워질 것이다. 오히려 심기일전해서 이 상황을 수습하고 국가적 통합을 위해 희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세월호 7시간, 神이 아니면 안 돼” 김평우 변호사 우리나라 사람들이 탄핵소추의결서로 국어 공부를 하면 큰일 난다. 구체성과 명확성·논리성이 없다. 소송이라는 것은 무엇을 재판해달라는 것인지 특정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탄핵소추장을 보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특정이 안 된다. 위반사실이 한 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이며 일시와 장소에 대한 내용이 없다. 피청구인 쪽에서 답변을 할 수 없는 것이어서 방어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재판도 불가능하다. 고의가 없으면 처벌도 없다는 것은 근대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탄핵소추장을 유심히 읽어보라. 피청구인에게 고의라는 구성요건을 적시한 단 한마디의 말도 없다. 고의에 대한 입증 책임도 소추자에게 있다. 고의라는 것에 대한 증거 설명이 있어야만 한다. 세월호 7시간 관련해 대통령은 신이 아니면 안 되겠다. 대통령이 사고 날 걸 미리 알고 대비하고 있어야 한단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박 대통령은 인간이고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다른 사람이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세월호 같은 재난사고 안 생길 것 같나.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고 궤변이다.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건 표현의 자유 침해다. 표현의 자유는 침묵의 자유도 포함하는데 어떻게 ‘노 코멘트’가 헌법 위반이 되느냐. 그리고 세월호 사건이 언제 적의 일인가. 탄핵소추장 쓸 시기를 기준으로 2년 반 전이다. 원래 탄핵이라고 하면 지난 일을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 탄핵이라는 것에는 시효가 없는가. 절대로 재판관 개인의 견해나 지식으로 재판하면 안 된다. 언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럼 없는 공명정대한 담론으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 모두를 승복시키는 명판결을 내려주시길 바란다. ●“최와 내연관계 고씨, 靑 자료 불법 취득” 이중환 변호사 이번 사건은 그 동기가 매우 불순하다. 최순실에 대한 검찰 기소 후 뒤늦게 발견된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취파일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이 사건은 피청구인의 40년 지기인 최순실의 불륜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순실과 내연관계였던 고영태가 청와대 자료를 불법적으로 확보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득하다가 실패를 본 것이 이번 사건의 전부이다. 허구의 사실로 가득 찬 과장·왜곡된 언론보도가 시민들의 도덕적 감정을 자극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촛불을 들었다. 촛불민심에는 순수한 시민적 공분과 특정 정치세력의 불순한 정략이 뒤엉켜 있다. 이는 국회의 특정 정치세력이 대통령의 권한을 찬탈하려는 실로 반헌법적인 시도라 할 것이다. 4년 전 헌법에 의한 민주적 선거 절차에 따라 국민이 주권의 행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했던 ‘민주적 정당성’을 국회가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빼앗겠다는 것이다. 촛불이 민심이라는 주장은 헌법 제1조를 자신들의 편의대로 잘못 읽은 것이다. 촛불민심은 그 수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결코 ‘국민의 주권 행사’가 아니다. ‘일부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본건의 발단은 최순실의 것이라는 태블릿 PC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그 태블릿 PC는 형사법정에서도, 헌재 심판정에서도 제출되지 않았다. 가까운 훗날 조작된 사실에 근거해 방송보도가 됐고,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 이를 기초로 수사가 진행된 사실이 밝혀지면 이는 언론사와 수사기관에 의한 크나큰 범죄행위라고 할 것이다. ●“고영태, 내부고발자 보호 대신 구속을” 서석구 변호사 국회에는 고영태를 의인으로 떠받드는 야당 의원이 있는가 하면 검찰과 특검은 내부고발자로 보호하고 있다. 고영태 녹음파일에는 그가 사무총장 쫓아내고 재단의 곶감 빼먹는다고 하는 표현이 나온다. 증거인멸 위해 메일을 지우고 한강에 휴대폰 던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검팀은 바로 이런 고영태를 구속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은 국민 주권자를 배반한 적이 없다. 이석기 촛불집회가 민심이라고 한 국회가 대의민주주의를 위반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북한에 돈을 줬다가 돌아온 것은 미사일뿐이다. 돈을 퍼줘서 이적 행위를 한 것이다. 우선 이 사건부터 조사해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 ‘중대한 결심’ 카드를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래도 헌재 권위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려 국민에게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관을 주신 헌법재판관님들의 양심을 믿기로 했다. 국민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관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소중한 판결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탄핵심판 최종변론 6시간 30분 만에 종결…선고는 내달 10·13일 유력

    탄핵심판 최종변론 6시간 30분 만에 종결…선고는 내달 10·13일 유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최종변론까지 끝내고 선고만 남았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부터 대심판정에서 17차 변론을 열어, 6시간 30여분 가량의 최종변론을 마쳤다. 헌재는 이날 심리를 끝으로 모든 변론을 종결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지 81일 만이다. 헌재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선고 기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은 “추후 선고기일을 지정해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 선고 방침을 밝혀 왔다. 다음달 10일이나 13일에 선고할 것이 유력하다. 헌재는 28일부터 최대 2주가 채 남지 않은 선고를 위해 본격적인 평의에 돌입한다. 이날 최후변론에서 국회와 대통령측은 최후 진술로 재판관을 설득했다.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은 “(박 대통령)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했음을 선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일련의 행위”라고 규정하고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행위 위반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리를 거친 증거들에 의해 규명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회 측은 1시간 14분 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에 대한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측은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을 시작으로 15명의 변호사가 5시간여동안 ‘마라톤 변론’으로 탄핵사유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불출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리인단이 대독한 자신의 의견서에서 “저의 불찰로 국민께 큰 상처를 드리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드린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최순실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또는 특정 개인의 이익 추구를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20여년간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고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황교안 탄핵 추진은 국회의 독재”…박 대통령측 탄핵심판서 야3당 비난

    “황교안 탄핵 추진은 국회의 독재”…박 대통령측 탄핵심판서 야3당 비난

    박근혜 대통령 측이 27일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야권을 비난했다. 이날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야당이 특별검사법 연장 거부를 이유로 황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국회가 독재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현 특검법은 헌정 사상 초유의 야당만 추천하는 법”이라며 “이렇게 중대 법률 위반을 해놓고 연장을 거부한다고 또 황교안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를 빙자해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브레이크 없는 독주를 견제하는 것은 헌법재판관들에게 달려 있다”며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 역시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 의견서

    [전문] 박근혜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 의견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대신 낭독하는 형태로 최후진술을 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가 대독한 박 대통령의 최후진술 전문. 대통령 의견서1. 들어가며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먼저, 국내외의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서 저의 불찰로 국민들께 큰 상처를 드리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최종변론을 준비하면서, 지난 4년의 대통령 재임기간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제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을 하였습니다. 그 날 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저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바른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04년 3월 한나라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 가장 먼저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설치하였고, 총선 이후에는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대로 당사를 매각하고, 천안 중앙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면서 약속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드렸습니다. 저는 ‘정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라는 신념아래 시장, 공장, 노숙자 쉼터, 결식아동 공부방 등 소외되고 어려운 서민들을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지하 3,300미터의 갱도까지 내려가서 광부들의 어려움을 살폈으며, 중소기업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은 더욱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런 현장방문이 ‘얼굴비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법안과 예산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민생현장에서의 약속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직접 점검했고, 2006년에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는 처음으로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들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아직 실천하지 못한 것은 어떤 것이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대국민약속실천백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제가 이러한 약속실천 백서를 발간했던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사회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만큼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데는 ‘협상’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국민들께 드렸던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통일기반조성’ 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국민들의 믿음에 배신을 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과 신념 때문에 국정과제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행해왔습니다. 어려운 국제여건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엄청난 투자를 해 왔으며, 북한의 위협과 주변국들의 갈등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들이 저나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정치인의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주변의 비리에도 엄정했습니다. 최순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잘못된 일 역시, 제가 사전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 누구보다 앞장서서 엄하게 단죄를 하였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부분은 저의 대리인단에서 충분히 말씀드렸고 또한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말씀을 드릴 것으로 알고 있기에,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이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맞아, 소추사유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림으로써 최후의 변을 하고자 합니다. 2. 공무상비밀누설, 인사권 남용에 대하여 먼저 이번 사태의 발단인 최순실과 저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공무상비밀누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듯이 어렵고 아픈 시절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아픔을 겪었었습니다. 최순실은 이런 제게 과거 오랫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 줄 옷가지, 생필품 등 소소한 것들을 도와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 등을 치루면서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각종 연설의 중요한 포인트는 보좌진과 의논하여 작성을 하였지만, 때로는 전문적인 용어나 표현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저는 국민들이 들었을 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최순실의 의견을 때로 물어본 적이 있었고, 쉬운 표현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최순실은 제 주변에 있었지만, 그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이로 인해 제가 최순실에 대하여 믿음을 가졌던 것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의 그러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하는 늦은 후회가 듭니다. 하지만, 제가 최순실에게 국가의 정책사항이나, 인사, 외교와 관련된 수많은 문건들을 전달해 주고,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의 각료나 공공기관장 등의 인선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적임자를 추천을 받아, 체계적이고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 2, 3배수의 후보자로 압축이 되면, 위 후보자들 중에서 적임자를 최종적으로 낙점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고 그 책임 역시 대통령의 몫입니다. 떠도는 의혹처럼 어느 한 개인이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공직자 중 최순실이 추천한 인물이 임명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저는 최순실로부터 공직자를 추천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으며, 그 어떤 누구로부터도 개인적인 청탁을 받아 공직에 임명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자로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거나 공직자로서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비위 등이 있는 경우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하여 당해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은 사실은 있으나, 최순실을 포함한 어느 특정인의 사익에 협조하지 않는다 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을 면직한 사실은 추호도 없습니다. 최순실은 오랫동안 유치원을 운영한 경험은 있지만, 국가 정책이나 외교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인 제가 그와 같은 최순실에게 국가의 주요 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에 대하여 무엇보다도, 저는 재임 중에 기업 활동을 옭아매는 규제를 풀어 어느 나라보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엄격하게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한정된 예산만으로는 모든 정부 시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도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해왔고, 문화융성을 통하여 한류를 확산하고 체육인재양성을 통하여 국위를 선양하여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면, 기업에도 이익이 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도 창출되어,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세계경제가 제조업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현 시점에서, 문화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탱해 줄 중요한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라 여겼으며, 한 나라의 정신이자, 소프트웨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문화와 체육 분야의 성장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 강조해 왔습니다. 기업인들도 ‘한류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며 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해 주셨고, 그래서 저는 전경련 주도로 문화재단과 체육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 기업들이 저와 뜻에 공감을 한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꼈고, 정부가 도와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뜻을 모아 설립한 위 재단들의 선의가, 제가 믿었던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왜곡되고, 이에 적극 참여한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에 소환되어 장시간 조사를 받고, 급기야는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해오던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공여죄 등으로 구속까지 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경제를 위해 세계를 상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난과 질시의 대상으로 추락하게 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국가발전에 공헌한다는 차원에서 공익적 목적의 재단법인에 기부한 것을,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오해받게 만든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간 누누이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에 있는 동안은 저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어떠한 구설도 받지 않으려 노력해 왔으며, 삼성그룹의 이재용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또한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습니다. 4. 중소기업 특혜, 사기업 인사 관여 의혹에 대하여 대통령이 특정 중소기업의 납품이나 수주를 도왔다거나,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20대 초반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도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했을 때부터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담당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으며, 영세한 기업이나 어렵고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첫 경제일정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평소에도 우수한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국내외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소중한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안타까워했었고, 그럴 때마다 합법적 범위 내에서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관련 부서에 요청하였습니다. 대통령이 귀찮아하지 않고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 올바른 국정 수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수행하면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중소기업들의 민원이나 지원 건의가 있으면 작은 부분이라도 챙겨주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고 관련 부서에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를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는, 결코 누군가의 부정한 청탁을 위해서, 또는 누군가에게 개인적인 이권이나 이익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순실이 제게 소개했던 ‘KD코프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자료도 이러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도와주려고 했던 연장선에서 판로를 알아봐 주라고 관련수석에게 전달을 하였던 것이며, 위 회사가 최순실의 지인이 경영하는 회사이고 최순실이 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알지도 못했으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추천을 했다는 사람 중 일부는 전혀 알지도 못하며, 제가 도움을 주려고 했던 일부 인사들은 능력이 뛰어난 데 이를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능력을 펼칠 기회를 알아봐주라고 이야기했던 것일 뿐, 특정 기업의 특정 부서에 취업을 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습니다. 5. 언론자유 침해 2014. 11.경 세계일보에서 ‘정윤회 국정 개입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고, 이후 그 근거로 청와대에서 작성된 감찰보고서를 공개하였습니다. 이 보도 이후에, 저는 같은 해 12. 초순경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외부로 문건을 유출하게 된 것은 국기문란’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는, 당시 청와대의 비밀문건이 외부로 유출되어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공직기강 차원에서 큰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취지였을 뿐, 세계일보에 보도 자제를 요구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후 검찰수사를 통해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문건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후 저의 비서진들에게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도록 지시를 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사실이 없습니다. 6.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하여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저는 관저의 집무실에서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았고, 국가안보실장과 해경청장에게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수 회에 걸쳐 지시를 하였습니다. 다만, 재난, 구조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현장 상황에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구조 작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체계적인 구조 계획의 실행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을 하여 구조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습니다. ‘전원구조’라는 연이은 언론의 보도 및 관련부서로부터 받은 통계에 오류가 있는 보고로 인해 당시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가,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이고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정정 보고를 받은 후에는 즉시, 중대본 방문을 지시하였고, 관계공무원들에게 “단 1명의 생존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고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세밀한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조치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적극 협조하여,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살펴 달라”고 지시하는 등, 구조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독려하였습니다. 일각에서, 당일 제가 관저에서 미용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처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7. 마치며 저는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 날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저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일해 왔습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고, 모든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우리 후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풍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사명으로 생각하였고, 이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땀 흘린 만큼 보상받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나라,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보낸 지난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저의 불찰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하여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저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습니다.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고 배려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그 과정과 절차에 대한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헌법재판관님들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혜량을 부탁드립니다. 2월 27일 대통령 박근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철성 경찰청장 “3·1절 탄핵 찬·반집회 양측 최대한 격리”

    이철성 경찰청장 “3·1절 탄핵 찬·반집회 양측 최대한 격리”

    오는 3·1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놓고 서울 도심에서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쪽과 기각을 외치는 쪽의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27일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최종변론기일이 열린 이후의 시점이라 경찰에서는 양측 간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이철성 경찰청장은 “차벽이나 경력으로 최대한 양측을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일 보수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양 옆길로 행진하고, 진보 단체는 광장에서 집회를 해 다른 때보다 지리적으로 (양측이) 근접할 소지가 있다”면서 “(집회·시위 관리 과정에서) 최대한 양측을 격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3·1절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이에 같은 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충돌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대한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시민 한 명을 폭행하는가 하면, 응급환자를 실은 119 구급차의 진로를 방해하는 등의 도를 넘은 행동을 보인 적이 있다(관련기사 [영상] 집단 폭력에 구급차 진로 방해까지···막무가내 보수 집회). 또 방망이, 낫 등 위험한 물건을 들고 다니는가 하면 ‘특검의 목을 쳐야 한다’, ‘탄핵이 인용되면 이정미·강일원 헌법재판관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 등 박영수 특별검사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향한 보수 세력의 비난과 위협 발언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이 청장은 “지난 토요일 집회에서 일부 횃불이 등장하고, 휘발유 통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나오는 등 우려할 만한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 잘 살펴보고 조그만 변수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해물품이 확인되면 수거하고 있다”면서도 “(위해 행위를) 구체적으로 실행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 단순한 말싸움이라면 경찰에서 일일이 수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원유철 “헌재 8인 체제 공정성 문제… 후임 인선해야”

    원유철 “헌재 8인 체제 공정성 문제… 후임 인선해야”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원유철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관 8인 체제로 탄핵 심판을 내리면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후임 인선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나중에 8인 체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이 권한대행도 2014년에 재판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 의원은 “유력 대선 주자들이 대충돌의 참화가 예고된 두 기차를 세울 생각은커녕 그 기차에 올라타서 기름을 더 부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면서 “여야 정치권이 ‘빅 테이블’에 앉아 정치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송곳 질문·불명예 부담에… 朴대통령, 최후 방어권 포기했다

    송곳 질문·불명예 부담에… 朴대통령, 최후 방어권 포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하루 앞두고 전격 불출석을 통보한 것은 재판의 유불리뿐만 아니라 정치적 득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검찰 수사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에 이어 헌재 출석까지 거부하면서 법 절차를 외면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날 불출석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청와대 관저에서 칩거하며 재판 대응 방안을 고심해 왔다. 한때 대리인단과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는 헌재에 출석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사유 및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할 수 있고,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지지층의 결집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늦게까지 박 대통령 측이 출석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자 최종변론일 당일 오전에 전격적으로 출석을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은 재판 방어권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부담을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우선 헌법재판관 및 국회 측의 공격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최후진술만 하고 퇴장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헌재는 “출석 시 질문을 피해 갈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통령 측에서는 “망신 주기성 질문에 시달릴 게 뻔하다”며 방어권을 포기하더라도 불출석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진술하는 모습이 공개된다는 사실도 부담이 된 듯하다. 또 박 대통령이 출석할 경우 자신의 혐의에 대한 반박 논리가 특검 등에 미리 노출된다는 점도 불출석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에게 “헌재에서 진술하면 특검에 패를 보여 주는 것이 된다”며 출석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은 최근 대리인단의 ‘헌재 불복’ 취지 발언과도 맥이 닿는다. 최근 일부 대리인은 “8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선고해선 안 된다”며 재판 절차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런 상황에 박 대통령이 출석한다면 재판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쳐 모순이 생긴다. 이에 따라 27일 최종변론은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위원단만 출석한 가운데 열리게 됐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의 서면 진술을 낭독하는 한편 재판 과정의 불공정에 대한 불만을 반복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리인단은 재판부가 ‘23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던 최종의견서도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는 “현재 10여개 쟁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제출했지만 최종의견서는 정리가 되는 대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추위원단은 이날 최종변론에 대비한 마지막 회의를 열고 입장을 확정했다. 권성동 소추위원단장은 ‘8인 재판관이 결정하는 탄핵심판은 위헌’이라는 대리인단의 주장에 대해 “헌재의 공정성을 흔들려는 의도”라며 “지금까지 8인 재판관으로 이뤄진 결정이 무수히 많고, 또 위헌이 아니라는 헌재 결정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 결정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지 않은 반면, 야당은 일제히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 측이 소명 노력은 하지 않고 시간 끌기만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특검 대면조사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헌법과 국민을 철저하게 무시했다”고,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각각 비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朴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불출석 결정…왜?

    朴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불출석 결정…왜?

    불명예 ‘망신’ 피하고 특검·검찰에 패 숨기기박근혜 대통령이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탄핵심판 최종 변론 기일 출석을 포기한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26일 “저희도 불출석 사유를 추측할 뿐”이라며 “대리인단도 의견이 갈린 상태로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출석에 찬성한 대리인들은 박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편이 탄핵심판에 유리하다고 봤다. 반면 ‘반대파’ 대리인들은 국격 문제와 함께 헌재의 ‘8인 재판부’를 인정해선 안 되고, 변론 종결 시점을 미리 정한 방식과 절차 진행에도 불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불출석·서면 의견 제출 방침에는 헌법재판관과 국회 측의 ‘송곳 질문’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최후진술만 하고 질문 없이 퇴장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그러나 헌재는 ‘출석 시 질문을 피해갈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대통령 대리인은 “‘망신주기’성 질문에 시달릴 게 뻔하다”며 ‘최후진술’이란 방어권을 포기하더라도 불출석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에 출석할 경우 박 대통령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한 구체적 입장이 노출되는 점 역시 불출석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특검·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대통령 변호인단의 유영하 변호사 등은 박 대통령에게 “헌재에 나가 진술하면 특검·검찰에 패를 보여주는 것이 된다”며 출석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법정 진술을 위해 헌재에 출석하는 것 자체가 불명예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우려 역시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중환 변호사는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서 신문을 받는 것이 국가 품격을 위해서 좋겠냐”며 출석에 반대하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 대리인단 “박 대통령 27일 헌재 최후변론 불출석 결정”

    [속보] 대리인단 “박 대통령 27일 헌재 최후변론 불출석 결정”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사건 최종변론기일에 결국 나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26일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최후변론에 불출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27일을 최종변론기일로 지정하면서 대리인단에게 이날까지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 이유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헌재 안팎에선 박 대통령의 불출석·서면 의견 제출 방침엔 헌법재판관과 국회 측의 ‘송곳 질문’에 대한 큰 부담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측은 지난 재판에서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 최후진술만 하고 질문 없이 퇴장할 수 있는지 질의했지만, 헌재는 “출석 시 질문을 피해갈 순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날 최종변론일에는 대리인단만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27일 낮 2시에 최종변론을 진행한다. 앞서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노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피청구인 당사자가 변론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게 판사냐” “유혈 폭동”…막말 난무한 친박 집회

    “이게 판사냐” “유혈 폭동”…막말 난무한 친박 집회

    2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는 27일 최종변론을 앞 둔 헌법재판소를 향한 막말이 쏟아져 나왔다. 친반집회 주최측은 “유혈 폭동”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4차 탄핵반대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매번 주장하던 “탄핵기각”, “탄핵무효” 등 구호에 더해 이날 집회에서는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비난하는 피켓이나 발언이 많도 이어졌다. 발언자로 나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박효종(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이정미, 강일원이 빨리 탄핵해서 대통령 끌어내리고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면 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정미, 강일원은 헌정 전체를 탄핵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변씨는 이어 “정당한 절차가 없으면 대한민국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당신들 안위도 보장 못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어떤 재판관 임기(3월 13일)가 끝나기 전에 이와 같은(탄핵 인용) 것을 결정짓겠다는 흉계가 보이는 듯해 걱정이다”라면서 “우리는 유혈 폭동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일부 참가자는 이 재판관을 중국음식점 배달부로 묘사한 그림과 함께 ‘이게 판사냐?’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또 “헌법재판관들아 어차피 죽을 목숨 공정한 판결로 명예라도 지키자”라는 피켓을 든 참가자도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촛불’도 ‘태극기’도 탄핵 결정 승복 선언하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임박하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불복 움직임을 넘어 내란·혁명과 같은 험악한 발언이 아무 거리낌 없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대통령 측 한 대리인은 공정한 재판을 해 주지 않으면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정면충돌해 서울 아스팔트길이 전부 피·눈물로 덮여 버릴 것이라는 듣기조차 끔찍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법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유린하는 이 같은 극단적인 언행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면 탄핵 심판 이후 우리 사회는 최악의 혼돈 상황으로 빠져들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벌써 파국의 징조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예비후보 측은 테러 제보로 문 후보의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문 후보를 목표로 삼은 ‘청년 암살 살수단’ 지원자 모집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위협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어제부터 8명의 재판관 전원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헌재는 엊그제 재판관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에 근접 경호를 요청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반 집회가 치유하기 어려운 심각한 국론 분열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인 동시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야만적 폭력의 단면이라는 점에서 보통 우려스러운 게 아니다. 이처럼 나라가 풍비박산 날 지경일 때에는 정치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해 줘야 한다. 특히 지금은 대선 국면이고, 양측의 갈등이 대선과 맞닿아 있는 만큼 목전의 이해를 떠나 국가의 미래를 염려하는 지각 있는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 주고 있는 행태는 딱하기 그지없다. 파국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대선 주자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되레 자극적인 언사로 헌재를 압박, 극단적 여론이나 행동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난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헌재 결정을 존중하기 어렵다’는 말들은 법치를 부정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다. 지금은 승복의 문화가 절실한 만큼 비극을 불러들일 수 있는 이런 언사는 삼가야 한다. 광장을 메운 태극기와 촛불을 보면 헌재 심판 결정 이후를 예측할 수 없다. 내버려 두면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원하든 원치 않든 파국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국가 장래를 염려한다면 정치권과 정치 지도자들은 헌재 심판 이후 국론 통합과 갈등 치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헌재에 입김을 불어넣으려는 유혹이 아니라 냉정함을 되찾아 탄핵 결과를 수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에도 찬반 갈등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예측불허의 위기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하는 이유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 물 흐리는 ‘법꾸라지’ 향한 일갈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 물 흐리는 ‘법꾸라지’ 향한 일갈

    특검이 청구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구속된 마당에,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보면 그가 대단한 ‘법꾸라지’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세 사람은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검사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고, 하여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를 퇴행시킨 법률가들은 이들 외에도 여럿이다. 탄핵심판법정에 태극기를 두르고 나타난 서석구 변호사와 헌법재판관에게 막말 퍼레이드를 펼친 김평우 변호사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판사 출신이다. 선량한 판사·검사·변호사가 대다수지만 사회의 물을 흐리는 일에 항상 법률가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세상의 물을 흐리는 법률가들이 깜짝 놀랄 만한 책이 한 권 있으니, 제목부터 무시무시하다.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프레드 로델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첫 문장부터 압권이다. “부족 시대에는 주술사가 있었다.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법률가가 있다.” 세 부류가 한 통속인 이유는 “어느 시대에나, 자신들이 갈고 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주술사와 성직자처럼 이제는 법률가들이 언어를 독점했다.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해 보통 사람들이 법이나 법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들의 언어는 예외 없이 길고 어색하다. “예외 없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추상적이고 애매하고 졸렬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보통 사람은 이들의 말과 글을 이해할 수 없다. 딱 한 번 재판을 참관한 적이 있는 데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던가. 언어를 독점한 법률가들은 ‘이너서클’로 체제를 공고히 한다. 얼굴과 이름은 몰라도 상관없다. “법의 게임을 함께 즐기는 것,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그들만의 규칙을 숭배하고 그들만의 아름다운 법의 원칙을 휘젓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너서클 멤버가 될 수 있다. 이너서클은 다시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가 되는 발판이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예외지만, 미국의 정권은 대개 대통령부터 장관·참모까지, 국회의원과 주지사도 대개 법률가 출신이었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를 지낸 저자 프레드 로델은 “모든 통치 권력은 오직 법률가에게 집중”되고 결국 “법률가가 관여하는 곳에 권력분립의 원리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일갈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939년이다. 그 후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미국은, 아니 한국 상황은 어떤가. 법률가들의 입지는 더 강화되었고, 아예 제어되지 않을 때도 많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기댈 언덕이라고 생각했던 법은 없고, 그것을 도와주려는 진솔한 법률가들은 많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뾰족한 대안마저 없다. 저자도 “법률가를 제거하고 대문자의 L로부터 시작하는 법을 우리의 법체계로부터 내던져 버리는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 명제를 제시한다. 정리하면 법의 정신을 새롭게 벼려야 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결코 쉽거나 빠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인정하지만 “시간과 전망과 계획이 요구”되는 일이기에 오히려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하지만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법에 의한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으니,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세상은 미망(迷妄)이라 해야 할까. 장동석 출판평론가
  • 첫 시각장애인 헌법연구관 김병욱씨

    첫 시각장애인 헌법연구관 김병욱씨

    대학 졸업 후 찾아온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법조인 꿈을 이룬 청년이 ‘헌법연구관보’에 임용됐다. 25일자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보가 된 김병욱(36)씨는 1988년 헌재가 본격 가동된 이후 첫 시각장애인 연구관이다. 김씨는 2004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시야가 점차 좁아지면서 장애가 생기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장애에도 굴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해 2015년 2월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올해 2월까지 서울고법 재판연구원으로 일했다. 헌법연구관은 법원의 판사에 대응하는 직위로, 헌법재판관을 도와 사건 검토·분석을 한다. 연구관‘보’는 3년 후 정식 연구관이 되는데, 김씨는 법원 재판연구원 경력을 인정받아 이 기간을 1년으로 줄였다. 김씨는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이 되며 겪은 경험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와 다양한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영할 수 있는 헌법연구관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탄핵·특검 정국] 朴 측 “최종변론 연기” vs 국회 “朴 측 꼼수”… 탄핵심판 영향 주나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후임 지명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24일 밝히자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탄핵소추단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 측은 “양 대법원장이 이 권한대행 후임을 지명하면 전체 9명 중 2명이 공석인 ‘7인 체제’가 해소되는 것인 만큼 오는 27일로 예정된 헌재의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이 늦춰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회 측은 “후임 인선 작업은 일정 변경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러나 이날 헌재가 “27일이 최종변론기일”이라고 일축하고, 대법원 역시 “최종변론기일이 늦춰지면 후임 지명도 미룰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27일 최종변론, 이 권한대행 퇴임 전인 3월 초 선고’ 일정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대리인단 관계자는 이날 “대법원의 이 권한대행 후임 인선은 탄핵심판에서 큰 상황 변화”라며 “변론 종결 반대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권한대행 후임뿐 아니라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까지 다 갖춰진 9인 재판부로 탄핵심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과 관련해서도 “헌재 재판부가 26일까지 출석 여부를 밝히라고 했지만 그 역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권한대행의 임기는 3월 13일까지다. 이 권한대행은 대법원 몫인 만큼 양 대법원장이 후임을 지정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지난 1월 말 퇴임한 박한철 전 소장은 대통령 몫이지만 박 대통령이 현재 궐위 상태라 공석이 유지되고 있다. 헌법재판관 등 주요 인사의 인사권은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없다는 게 통설이다. 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다음달 13일 이후가 되면 ‘7인 체제’라는 헌법적 비상 상황이 도래하는 만큼 그전에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소추단 측은 이 권한대행 후임 인선이 탄핵심판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박 대통령 측 주장을 반박했다. 국회 소추위원 측 관계자는 “탄핵심판 종결과 후임 인선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석 달 가까이 진행한 재판의 최종변론을 거부하겠다는 건 심판 일정을 지연시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법원을 정쟁에 끌어들이는 동시에 박 대통령이 헌재 심판에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실을 찾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헌재 역시 이 권한대행 후임 인선 작업과 별개로, 최종변론일 변경은 없다고 천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날 최종변론일 연기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 27일이 최종 변론기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8명의 재판관이 합의해 고지를 했다”며 “(최종변론일이) 변경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전원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27일 최종변론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 역시 “이 권한대행 후임 지명의 전제는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7인 체제’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최종변론이 종결되지 않는다면 지명 절차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편 헌재 재판부가 지난 23일까지 내라고 했던 종합준비서면의 경우 국회 측은 제출했지만 박 대통령 측은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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