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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들, 패배한 적 무기 훼손”…독일서 고대 무기고 발견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들, 패배한 적 무기 훼손”…독일서 고대 무기고 발견

    철기시대 켈트족 전사는 패배한 적의 무기를 의도적으로 망가뜨려놓는 풍습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스트팔렌-리페 지역협회(LWL) 고고학 연구진은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빌젠베르크 산에 있는 언덕 위 성채 잔해에서 발견한 고대 무기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자우어란트라는 구릉지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해발 658m의 빌젠베르크 산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무뎌진 창과 기병창의 촉, 의도적으로 부서진 방패 중앙 돌기 등이 있다. 연구진은 이들 유물이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1년쯤까지 이 무기고에 묻혀 있었지만, 정확한 연대는 측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무기가 한 차례 대규모 전투 뒤 보관된 것인지 아니면 몇 세기에 걸쳐 보관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LWL 소속 고고학자 미하엘 발레스 박사는 “이 무기고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자우어란트 지대와 철기시대 유럽의 복잡한 역사에 관한 관계를 보여준다”면서 “손상된 무기는 철기시대 전사들이 패자 측의 무기고를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밝혀준다”고 설명했다. 동료 고고학자인 마누엘 차일러 박사도 “현재 조사에서는 빌젠베르크 주변 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졌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이들 무기의 손상 정도를 근거로 의도적으로 파손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풍습은 사실 고고학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프랑스의 구르네와 리베몽쉬르앙크르 유적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연구진은 켈트족 문화는 정복한 적의 무기를 의식적으로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빌젠베르크 산에서 무기가 발굴된 시점은 1950년대가 처음으로 창과 기병창의 촉은 무뎌져 있고 두 검은 구부러져 있었다.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지역 역사학자 마티아스 딕하우스는 금속 탐지기를 사용한 탐사를 통해 지금까지 약 100여 점의 켈트족 유물을 발굴했다. 이중에는 일반 창 또는 기병창의 촉 40여 개, 방패 돌기 파편, 각종 도구, 허리 띠 훅, 말에게 착용하는 마구의 일부 그리고 전차를 끄는 말을 조종하는 데 사용한 매우 특이한 형태의 고삐 일부가 포함돼 있다. 유물은 모두 지표면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묻혀 있었다. 전문가들은 훼손된 무기들이 땅에 방치돼 있다가 몇 세기가 지나면서 서서히 묻혀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베스트팔렌-리페 지역협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새 빛, 예술… 비서구의 토속·무속·모계사회를 담다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새 빛, 예술… 비서구의 토속·무속·모계사회를 담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카트 위에 알록달록 화려한 상여가 놓였다. 그 앞뒤로 토속적이면서 기괴한 형상의 조형물이 길게 늘어섰다. 죽은 이를 애도하고, 남은 이를 위로하는 장례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김상돈 작가의 조각 설치작품 ‘행렬’이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빨강, 주황, 노랑 색깔의 실로 짠 대형 조형물이 걸렸다. 북유럽 소수민족 사미족 출신의 작가 오우티 피에스키가 전통의상에 달린 장식을 형상화해 만든 수공예 작품 ‘함께 떠오르기’다.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는 사미족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행사를 연기한 끝에 지난 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한 풍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 아래 전통 무속 신앙인 샤머니즘과 생태주의, 모계문화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감염병으로 인한 전 지구적 혼란과 위기는 우리 삶의 형태와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 와중에 자연환경은 급속도로 훼손됐고, 물질적 풍요로움은 공동체의 연대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는 서구 사회의 이성과 합리성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공동체적 삶과 집단 지성에서 지혜를 구하고자 했고, 이에 부합하는 40여개국 69명 작가의 작품 450여점을 모았다. 주 전시 공간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개 전시실에선 다양한 나라 토속민들의 생활 방식과 제의적 예술을 포함해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 경쟁과 배척 대신 화합과 포용의 정신을 내재한 모계사회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민정기, 문경원, 이상호, 릴리안 린, 소니아 고메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 사이에 각종 부적과 병풍, 제의 도구 등 현대미술 전시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무속 신앙 유물이 함께 진열된 모습이 이채롭다. 가회민화박물관과 샤머니즘박물관에서 특별히 대여한 소장품들이다. 첫 번째 전시실을 전체 전시의 구성과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으로 구성해 무료로 개방한 점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국립광주박물관과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 비엔날레 전시관 밖에서도 주제전은 이어진다. 과거의 유물이 잠든 박물관에서 만나는 테오 에쉐투의 영상 ‘고스트 댄스’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삶과 죽음, 치유와 애도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명징하게 다가온다. 크리산네 스타타코스가 꽃으로 장식한 만다라 ‘세 개의 다키니 거울’도 생사의 덧없음을 음미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주제전 외에 이불, 배영환, 김성환, 시오타 치하루, 마이크 넬슨 등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커미션(GB), 스위스 안무가의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 등이 장외 전시로 열린다. 이 가운데 광주 지역 작가 12명이 협업한 특별전은 5·18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고문을 당한 학생과 시민이 치료받던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려 더욱 의미가 깊다.2007년 국군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한 뒤 폐허처럼 방치됐다가 2018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일시적으로 부활했으나 국립 트라우마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 2층으로 올라가는 보행로에 데이지 꽃밭을 만들어 병원의 본질적 기능인 치유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문선희 작가의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목소리’는 전시장을 떠나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5월 9일까지. 광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샤머니즘, 모계사회…광주비엔날레가 주목한 팬데믹 시대의 예술

    샤머니즘, 모계사회…광주비엔날레가 주목한 팬데믹 시대의 예술

    마트에서 흔히 보는 카트 위에 알록달록 화려한 상여가 놓였다. 그 앞뒤로 토속적이면서 기괴한 형상의 조형물이 길게 늘어섰다. 죽은 이를 애도하고, 남은 이를 위로하는 장례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김상돈 작가의 조각 설치작품 ‘행렬’이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빨강, 주황, 노랑 색깔의 실로 짠 대형 조형물이 걸렸다. 북유럽 소수민족 사미족 출신의 작가 오우티 피에스키가 전통의상에 달린 장식을 형상화해 만든 수공예 작품 ‘함께 떠오르기’다.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는 사미족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행사를 연기한 끝에 지난 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한 풍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 아래 전통 무속 신앙인 샤머니즘과 생태주의, 모계문화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감염병으로 인한 전 지구적 혼란과 위기는 우리 삶의 형태와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 와중에 자연환경은 급속도로 훼손됐고, 물질적 풍요로움은 공동체의 연대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는 서구 사회의 이성과 합리성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공동체적 삶과 집단 지성에서 지혜를 구하고자 했고, 이에 부합하는 40여개국 69명 작가의 작품 450여점을 모았다. 주 전시 공간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개 전시실에선 다양한 나라 토속민들의 생활 방식과 제의적 예술을 포함해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 경쟁과 배척 대신 화합과 포용의 정신을 내재한 모계사회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민정기, 문경원, 이상호, 릴리안 린, 소니아 고메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 사이에 각종 부적과 병풍, 제의 도구 등 현대미술 전시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무속 신앙 유물이 함께 진열된 모습이 이채롭다. 가회민화박물관과 샤머니즘박물관에서 특별히 대여한 소장품들이다. 첫 번째 전시실을 전체 전시의 구성과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으로 구성해 무료로 개방한 점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 국립광주박물관과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 비엔날레 전시관 밖에서도 주제전은 이어진다. 과거의 유물이 잠든 박물관에서 만나는 테오 에쉐투의 영상 ‘고스트 댄스’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삶과 죽음, 치유와 애도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명징하게 다가온다. 크리산네 스타타코스가 꽃으로 장식한 만다라 ‘세 개의 다키니 거울’도 생사의 덧없음을 음미하게 하는 작품이다.이번 비엔날레에선 주제전 외에 이불, 배영환, 김성환, 시오타 치하루, 마이크 넬슨 등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커미션(GB), 스위스 안무가의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 등이 장외 전시로 열린다. 이 가운데 광주 지역 작가 12명이 협업한 특별전은 5·18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고문을 당한 학생과 시민이 치료받던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려 더욱 의미가 깊다.2007년 국군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한 뒤 폐허처럼 방치됐다가 2018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일시적으로 부활했으나 국립 트라우마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 2층으로 올라가는 보행로에 데이지 꽃밭을 만들어 병원의 본질적 기능인 치유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문선희 작가의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목소리’는 전시장을 떠나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5월 9일까지. 광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빌게이츠 피살” “날으는 펭귄” 역대 만우절 거짓말

    “빌게이츠 피살” “날으는 펭귄” 역대 만우절 거짓말

    매년 4월 1일은 만우절이다. 악의 없는 거짓말로 장난을 치면서 노는 날로 서양에서 유래된 풍습이다. 만우절의 유래가 탄생한 프랑스에서는 만우절에 속는 이들을 일컬어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부른다. 4월의 고등어라는 뜻인데, 당시 4월에 고등어가 유독 잘 낚이더라는 것에서 유래했다. 고등어를 뜻하는 마크로(maquereau)라는 말에는 ‘유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4월은 사람을 속이는 유괴자가 많은 달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동양 기원설도 있는데 인도에서는 춘분에 불교의 설법이 행해져 3월 31일에 끝이 났으나 신자들은 그 수행 기간이 지나면 수행의 보람도 없이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때문에 3월 31일을 야유절(揶揄節)이라 부르며 남에게 헛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장난을 치며 재미있어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역대 가장 유명했던 만우절 거짓말 ① 2003년 ‘빌게이츠 피살’ 오보 소동 한 네티즌이 CNN과 똑같은 모방 사이트를 만들어 ‘빌 게이츠가 암살’되었다고 보도한 내용을 사이트에 올렸는데 이를 보고 많은 언론사들이 빌 게이츠가 암살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MBC가 CNN닷컴이란 문구가 찍힌 팩스를 받은 뒤 기사화했는데, 이 팩스에 속은 것이었다. 2003년 4월 4일 오전 9시 37분 MBC를 통해 비롯된 오보는 전 언론사로 순식간에 퍼졌다. MBC는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 피살’ 이란 자막을 내보냈고, 2분 뒤 아나운서가 “빌 게이츠가 피살됐다고 CNN이 보도했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 회장이 한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총알 2발을 맞고 인근 병원에 실려 갔으나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보도를 많은 매체가 받아썼고, MBC는 불과 16분 뒤인 9시 53분 ‘빌 게이츠 사망설 사실 무근’이란 자막을 내보냈다. 오보를 전한 방송사는 이 일로 사과방송을 했다.②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발견 2008년 BBC는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무리가 발견되었다는 가짜 뉴스를 전했다. 유명 코미디언 테리 존스가 직접 남극을 찾아 펭귄들의 비행 장면을 목격하는 이 영상은 전 세계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몇몇 펭귄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 남미까지 여행한다는 이 영상은 테리 존스의 스튜디오 촬영과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만든 것이었다. ③ 피사의 사탑이 무너졌다 1950년대 한 네덜란드 TV에서는 피사의 사탑이 무너졌다는 보도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일부는 이를 한탄하며 방송국에 전화하기도 했다. ④ 스파게티가 나오는 나무 BBC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는 1957년에 스위스에 있는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이 BBC에 전화를 걸어 스파게티 나무의 재배법을 알고 싶어했지만 이는 만우절 거짓말이었다. BBC는 거의 해마다 기발한 만우절 장난을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⑤ JYJ 김재중 “코로나 감염” 구글은 매년 만우절마다 해오던 ‘만우절 장난(April Fools)’을 지난해에는 하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전세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그룹 JYJ의 김재중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만우절 거짓말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방역당국은 SNS 상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표현에 신중을 기해달라며 부적절한 농담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콜센터 1339 등에 장난 전화나 거짓 신고를 할 경우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도 가능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거짓말로 역학조사관이 출동하는 등의 일이 발생한다면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현행법상 가짜뉴스는 모두 처벌 대상이다. 정보통신망법 44조7항에 따르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글이나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유통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민 꼬 나잉, 감사편지 보내와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민 꼬 나잉, 감사편지 보내와

    미얀마 군부의 시민에 대한 폭력 진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이끈 민 꼬 나잉(Min Ko Naing)이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연대와 지지에 감사를 전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5·18기념재단은 이 편지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3·27 미얀마 봄 혁명 희생자 추모 전국 공동행동’ 행사에서 한국어와 미얀마어로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민 꼬 나잉은 편지에서 “현재 미얀마인들은 한국의 5·18민주화운동으로부터 용기와 교훈을 얻어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세계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1962년, 1969년, 1974년, 1975년, 1988년에 이어 꾸준이 일어났고, 그 때마다 시민들의 ‘피의 저항’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얀마의 봄 혁명을 더 이상 무고한 시민 희생 없이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온라인을 통하거나 대사관 앞 또는 광장에 직접 나와서 우리를 지지하고 군부 쿠데타 세력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모아주니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 그대로 여러분의 지지가 저희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며 “이를 추진력으로 승리의 그날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썼다.민 꼬 나잉은 전 미얀마학생연합을 조직, 미얀마 8888항쟁(1988년 8월8일)을 이끈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 지도자다. 군부 독재에 맞서다 징역 65년형을 선고 받는 등 탄압을 받았다. 2009년엔 인권·평화·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광주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7일 광주 동구 민주광장에선 미얀마 민주화운동과 시민 희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은 장대비 속에서도 붉은 장미를 손에 들고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군부의 ‘살인 진압’ 만행을 규탄했다. 이날 시민 김모(61)씨는 “TV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미얀마의 모습에 기시감이 들었다”며 “1980년 5·18민주화운동과 닮은 꼴인 미얀마 시민들의 ‘위대한 저항’을 지지하기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날 광주 각화중·신광중 학생회, 오월어머니집 주관으로 중고 물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미얀마 민주화 지지 성금으로 전달하는 ‘아나바다’ 행사도 열렸다.광주 아시아 여성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미얀마인들의 저항 행동을 상징하는 ‘딴봉띠’(냄비를 두드리며 악귀를 내쫓는 풍습)를 재현하는 지지 집회도 펼쳐졌다. 이번 추모행사는 서울·대전 등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지자체와 지방의회 등도 미얀마 시미들 돕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광주시 서구와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각기 모금한 성금 1600며만원을 미얀마 민주화운동단체에 보냈다.전북 전주시 시민·종교단체 등과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모금 운동을 추진키로 했다.전주시의회도 앞서 26일 열린 임시회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열망으로 어렵게 이뤄낸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다”면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걸 먹는다고?…중국서 인간 산모 태반 거래 여전

    이걸 먹는다고?…중국서 인간 산모 태반 거래 여전

    中매체, 소비자의 날 맞아 고발 보도 중국 암시장에서 약재로 쓴다며 산모의 태반을 거래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펑파이와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들 매체는 소비자의 날인 15일 태반 거래 및 성장촉진제를 투여한 양고기 등 여러 문제를 고발 보도했다. 병원서 버려진 산모 태반 개당 수백위안에 유통 펑파이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개상들이 병원이나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등에서 버려진 태반을 개당 80위안(약 1만 4000원) 정도에 구매해 약재 등으로 가공한 뒤 상점에 수백 위안을 받고 팔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태반의 상업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법령은 여전히 없으며, 안후이·장쑤·허난성 등에서 태반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판매상은 “전날 분만한 산모의 신선한 태반이 20개 있으며, 개당 150위안(약 2만 6000원)이다. 매달 500개를 공급할 수 있다”고 펑파이에 밝혔다. 인간의 태반에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B형간염, 매독 등 각종 균이나 바이러스가 있을 수도 있다. 한 가공업자는 “말린 태반이 진짜임을 보증할 수 있을 뿐, 구체적으로 태반에 무엇이 함유돼 있는지는 보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부 산모, 자기 태반 가져가 먹기도”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알리바바 계열의 중고거래장터 ‘셴위’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태반이 거래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판매상도 “(중개상으로부터) 1kg당 2000위안(약 34만 8000원)에 태반을 산다”면서 “개당 360위안(약 6만 2000원)인데 많이 사면 할인해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현재 중국 병원들에서는 산모가 원하면 태반을 돌려주고 아닐 경우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데, 많은 산모가 태반을 집으로 가져가 먹는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태반이 건강에 좋고 영양소도 풍부하다는 인식이 있으며, 직접 먹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 가루를 내 캡슐 형태로 만드는 사업도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설명했다. 여러 포유류가 새끼를 낳은 뒤 어미가 태반을 먹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반을 산후 영양식으로 인식한 풍습이 존재했지만, 현대에는 위생 문제로 이를 의료폐기물로 판단함과 동시에 ‘인육 섭취’라는 인식이 커진 상황이다. 한 변호사는 “중국에서는 의료폐기물 관련 규정으로 태반 거래를 처벌하고 있으며, 불법 이득의 5배 이하를 벌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처벌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장촉진제 먹인 양고기 유통도 논란 CCTV는 특집 프로그램 ‘3·15 완후이’에서 ‘살코기 성장촉진제’를 쓴 양고기 문제를 거론했다. 허베이성 양 사육 중심지 창저우의 일부 농민이 양의 살코기 비율을 늘리기 위해 사료에 몰래 ‘살코기 성장촉진제’를 섞어 먹여왔으며 이를 통해 마리당 50~60 위안(약 8700~1만원)을 더 받아왔다는 것이다. 중개상은 양 운반 차량에 성장촉진제를 먹이지 않은 양을 몇 마리 섞어 넣고 이 양들을 검사받도록 해 판매과정에서의 검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는 도살장에서 양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성장촉진제가 검출됐다고 비판했다. 창저우 당국은 방송이 나간 직후 관련 업체 책임자를 검거하고 문제가 된 양고기는 밀봉 보관했으며, 살코기 성장 촉진제 공급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CCTV는 또 모 업체가 폐기된 철근이나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철근에 대해 간단히 가열·연장 작업한 뒤 팔아왔으며, 1년 작업량이 3만여t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CCTV는 각종 매장에서 안면인식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을 촬영·분석하는 행위, 이력서가 구직정보 사이트에서 건당 7위안(약 1200원)에 거래되는 실태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경북도는 울진·울릉 앞바다에서 전통 뗏목을 타고 돌미역을 채취하는 ‘떼배 채취어업’이 해양수산부로부터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지역의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오동나무 등 통나무를 엮어 만든 떼배(뗏목)로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미역을 채취·운반하는 전통어업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돌미역은 품질이 좋아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남아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다. 이곳의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매년 음력 3~5월 사이 파도가 잔잔한 때에 주로 이뤄진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떼배를 타고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한 사람은 창경(수경)을 들여다보면서 긴 낫으로 미역을 자르고, 다른 한 사람은 노를 잡고 낫 작업이 편리하도록 떼배를 움직인다. 채취한 돌미역은 마을까지 운반해 볕이 좋은 백사장의 미역발에 널어서 건조하고, 특히 어촌계는 10~11월 사이 미역바위 닦이를 통해 품질 좋은 미역이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이영석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으로 향후 3년간 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으며, 이를 전통 어업문화의 유지 및 보전방안 마련, 홍보·브랜드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어촌 방문객 증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어업인이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어업 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양수산부장관이 지정하는 제도로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울진·울릉 떼배 채취어업’을 아시나요’…국가중요어업 유산으로 지정

    ‘울진·울릉 떼배 채취어업’을 아시나요’…국가중요어업 유산으로 지정

    경북도는 울진·울릉 앞바다에서 전통 뗏목을 타고 돌미역을 채취하는 ‘떼배 채취어업’이 해양수산부로부터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제9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울진·울릉지역의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오동나무 등 통나무를 엮어 만든 떼배(뗏목)로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미역을 채취·운반하는 전통어업이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돌미역은 품질이 좋아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남아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다. 이곳의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매년 음력 3~5월 사이 파도가 고요한 날에 이뤄진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떼배를 타고 미역바위 군락까지 이동해 한 사람은 창경(수경)을 들여다보면서 긴 낫으로 미역을 자르고, 다른 한 사람은 노를 잡고 낫 작업이 편리하도록 떼배를 움직인다. 채취한 돌미역은 마을까지 운반해 볕이 좋은 백사장의 미역발에 널어서 건조하고, 특히 어촌계는 10~11월 사이 미역바위 닦이를 통해 품질 좋은 미역이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이영석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이번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으로 향후 3년간 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으며, 이를 전통 어업문화의 유지 및 보전방안 마련, 홍보·브랜드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어촌 방문객 증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어업인이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어업 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양수산부장관이 지정하는 제도로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치·비빔밥 안 돼, 오곡밥·부럼깨기 해야”…선조들의 이유 있는 정월대보름

    “김치·비빔밥 안 돼, 오곡밥·부럼깨기 해야”…선조들의 이유 있는 정월대보름

    한해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 즉 음력 1월 15일이 정월대보름이다. 선조들은 그해 첫 번째 보름달이 떠오른 날 특별한 음식과 풍습으로 한 해의 건강을 기원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대표적 음식으로는 오곡밥이 있다. 오곡밥은 찹쌀, 조, 수수, 팥, 콩 이 다섯 가지 곡식을 한데 섞어 밥으로 지어낸 건강식이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잡곡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기 위해 오곡밥을 먹었으며, 일 년간 무사태평을 빌며 액운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뜻도 담겨 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풍습으로는 ‘부럼깨기’가 있다. 정월대보름 아침,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는 의미로 호두, 땅콩, 은행, 잣 등과 같은 견과류를 깨문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날밤, 호두, 은행, 잣, 무를 깨물면서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빌며 이를 튼튼히 하는 방법”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밖에도 먹으면 귀가 밝아진다는 ‘귀밝이술’이 있다. 보통 정월 대보름날 아침 식전에 청주 혹은 소주를 차게 해서 마시는 걸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선조들은 정월 대보름날 아침 차가운 술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그 해 귓병이 생기지 않으며 귀가 더 밝아져 한 해 동안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고 믿었다. 또 정월대보름 아침에 하는 ‘더위팔기’ 놀이가 있다. 놀이 방법은 정월대보름에 마주친 사람에게 이름을 부른 후, 그 사람이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를 외친다. 이날 더위를 잘 팔면 그해 여름 더위 먹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여겼다.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는 풍습만큼 해서는 안 될 일들도 많이 있다. 찬물을 마시지 않기, 아침에 마당을 쓸지 않기, 맨발로 다니지 않기, 머리 빗지 않기 등이 있으며, 특히 이날은 김치를 먹는 것을 피했다. 백김치는 머리가 하얘지고, 김치를 먹으면 피부병에 걸린다고 생각해 나물을 무칠 때조차 고춧가루를 쓰지 않았다. 또 나물반찬이 있어도 이날은 밥을 비벼 먹지 않았다. 밥을 비벼 먹으면 잡초가 무성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코로나19 여파…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행사 2년 연속 취소

    코로나19 여파…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행사 2년 연속 취소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해온 정월대보름 맞이 경북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이례적으로 2년 연속 취소됐다. 청도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25일 밝혔다.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2019년과 2017년에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취소된 적은 있으나 연이어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청도에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정월대보름 밤에 솔가지를 모아 만든 달집을 태우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청도 달집짓기전승보존회는 연인원 500명을 동원해 전국 최대 규모인 높이 20m, 폭 15m, 무게 250t에 이르는 달집을 만들어왔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달집태우기 행사 때면 대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달집기원문을 낭독하고, 기관단체장 20여 명이 달집에 불을 지피면 최고조에 달했다. 군민과 관광객들은 풍년농사와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빌고, 행사장 주변에서는 쥐불놀이, 불꽃놀이 등 한마당 잔치가 펼쳐졌다. 이를 보기 위해 청도를 찾은 군민과 관광객은 2만여명에 이른다. 청도군 관계자는 “전국 명물로 청도를 전국에 알리는 행사인 달집태우기를 코로나로 인해 2년 연속 못해 아쉽다”면서도 “코로나 종식을 위해 군민들의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민들도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한다는 반응이다. 주민 김모(66·화양읍)은 “매년 가족의 안녕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청도군의 특화된 세시풍속 행사가 코로나 여파로 계속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해 아쉽기만 하다”면서 “한편으로는 코로나 여파가 우려됨에 따라 겁이나는데 다행이다”며 씁쓸해 했다.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공무원 ‘시보 떡’보다 ‘과장 모시는 날’이 더 문제”(종합)

    “공무원 ‘시보 떡’보다 ‘과장 모시는 날’이 더 문제”(종합)

    공무원들의 ‘시보 떡’ 문화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합리한 관행은 타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국·과장 모시는 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보(試補)란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의 시험 기간 중 공무원 신분을 말하며 6개월의 시보 기간이 끝나면 감사의 의미를 담아 동료와 상사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공무원 사회에 있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시보 떡 관행에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지적하자 전 장관은 19일 “이른바 ‘시보 떡’이 조직 내 경직된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전 장관은 관행 타파를 위해 젊은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부혁신 어벤져스’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각 기관의 조직문화 개선활동과 성과를 공유하는 ‘혁신현장 이어달리기’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과장 모시는 날이란 아직 지방자치단체에 남아있는 공무원 문화로 상사인 국장과 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20대의 7급 주무관이 사비를 털어 50대의 4급 과장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하며 과장의 9급 주사 시절 무용담을 듣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우리는 주무관-팀장-과장-국장으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는데 과장 모시는 날, 국장 모시는 날이 있어 점심을 사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국장과 과장의 점심을 사주기 위해 매달 3만원의 계비를 모으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서울의 한 구청 직원이 ‘시보 떡’보다 ‘과장 모시는 날’이 더 문제라면서 “왜 돈도 없는 8, 9급 공무원들이 돌아가면서 돈모아서 5급 과장 모신다면서 일주일에 한두번씩 점심을 사줘야하는지”라며 “일주일에 한두번 사주는데 팀마다 돌아가면서 매일 사주니까 과장 입장에선 매일 점심을 얻어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은 왜 있느냐며 과장 식사 대접 문화가 이상한 풍습이라고 비판했다. 한 도청 공무원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올라 온 ‘과장 모시는 날’을 없애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이상한 조직혁신안을 제시하지 말고 이런 밑에서부터 바꿀수 없는 조직내 모순적인 문화를 바꾸는게 혁신”이란 댓글이 달렸다. 이 공무원은 “밥먹는건 알아서 하는거라지만, 사무관 이상은 점심시간 다되가면 당연히 계원들이 점심 어찌하실랍니까 물어볼거라 생각한다”면서 “각자 밥은 제발 각자 먹자”고 촉구했다. 검찰에서도 2016년 상사의 폭언 등으로 고 김홍영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문무일 전 검찰총장에게 부서의 막내가 담당하는 ‘밥 당번’ 또는 ‘밥 총무’ 문화를 개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밥 총무’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부장검사나 다른 검사들과 점심, 저녁식사를 할 때 참석 여부를 확인한 뒤 부서원의 메뉴를 정해 식당을 예약하고, 자리를 마친 뒤 식대로 모은 공금으로 계산까지 하는 것으로 보통 말석 검사가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설 연휴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가 내걸렸다. 문배도는 액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초에 대문에 붙이는 그림이다.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이 문턱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금갑장군처럼 문배도의 주인공이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액운을 막아 내기가 그만큼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정조 시대 문인·학자 홍석모(1781~1857)의 ‘동국세시기’에도 ‘도화서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상을 그려 임금에게 바치는데 길이가 한 길이 넘는다. 한 장군은 도끼를, 다른 장군은 도리깨를 들었는데 대궐문 양쪽에 붙인다’는 대목이 보인다. 광화문의 금갑장군 그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정초 광화문 사진을 발굴해 되살릴 수 있었다. 금갑장군은 집 안과 집 밖을 가르는 대문에 깃든 일종의 문신(門神)이다. 대문으로 들락거리는 잡귀를 막고 복을 들여온다. 남해대장군이라고도 부르는데 남쪽을 향한 대문에 깃든 신을 무관(武官)으로 보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라고 한다. 사찰 초입에 사천왕문을 지은 것도 사천왕에 대문신 역할을 맡긴 것이다. 광화문의 금갑장군은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내습에서 올해만큼은 한 걸음 비켜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원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대문신앙의 역사는 길다. 한국 최초의 문신은 처용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의 ‘처용랑과 망해사’ 조에는 신라인들이 처용 그림을 대문에 붙여 삿된 것을 피하고 좋은 일만 맞아들이게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처용이 누구이고 처용설화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그동안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징성보다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그대로 집집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疫神) 그 자체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용은 조선시대에도 인기 있는 문신이었다. 대학자 성현(1439~1504)의 시문집 ‘허백당집’에 실린 ‘제석’에는 ‘아이들은 저잣거리에서 시끌벅적하고/도시 사람들은 밤놀이를 하네/문배는 울루 글씨요/창첩은 처용두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새해를 맞아 대문에는 울루 글씨를, 창문에는 처용 그림을 붙여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는 뜻이다. 울루는 중국의 대표적 문신이라고 한다. 대문은 물론 창문에도 액막이 그림을 내걸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처럼 문배도를 내거는 풍습이 되살아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런 그림이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일방적 염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는 사람 스스로 마음 자세를 다잡는 역할을 한다. 문배도 같은 그림이 대량 소비되면 그림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 문배도/서동철 논설위원

    설 연휴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가 내걸렸다. 문배도는 액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초에 대문에 붙이는 그림이다.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이 문턱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금갑장군처럼 문배도의 주인공이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액운을 막아 내기가 그만큼 버겁기 때문일 것이다. 정조 시대 문인·학자 홍석모(1781~1857)의 ‘동국세시기’에도 ‘도화서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두 장군상을 그려 임금에게 바치는데 길이가 한 길이 넘는다. 한 장군은 도끼를, 다른 장군은 도리깨를 들었는데 대궐문 양쪽에 붙인다’는 대목이 보인다. 광화문의 금갑장군 그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정초 광화문 사진을 발굴해 되살릴 수 있었다. 금갑장군은 집 안과 집 밖을 가르는 대문에 깃든 일종의 문신(門神)이다. 대문으로 들락거리는 잡귀를 막고 복을 들여온다. 남해대장군이라고도 부르는데 남쪽을 향한 대문에 깃든 신을 무관(武官)으로 보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라고 한다. 사찰 초입에 사천왕문을 지은 것도 사천왕에 대문신 역할을 맡긴 것이다. 광화문의 금갑장군은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내습에서 올해만큼은 한 걸음 비켜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원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대문신앙의 역사는 길다. 한국 최초의 문신은 처용이라 할 수 있다. ‘삼국유사’의 ‘처용랑과 망해사’ 조에는 신라인들이 처용 그림을 대문에 붙여 삿된 것을 피하고 좋은 일만 맞아들이게 됐다는 대목이 나온다. 처용이 누구이고 처용설화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그동안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상징성보다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그대로 집집이 전염병을 옮기는 역신(疫神) 그 자체로 해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용은 조선시대에도 인기 있는 문신이었다. 대학자 성현(1439~1504)의 시문집 ‘허백당집’에 실린 ‘제석’에는 ‘아이들은 저잣거리에서 시끌벅적하고/도시 사람들은 밤놀이를 하네/문배는 울루 글씨요/창첩은 처용두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새해를 맞아 대문에는 울루 글씨를, 창문에는 처용 그림을 붙여 나쁜 기운을 막고자 했다는 뜻이다. 울루는 중국의 대표적 문신이라고 한다. 대문은 물론 창문에도 액막이 그림을 내걸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처럼 문배도를 내거는 풍습이 되살아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이런 그림이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일방적 염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는 사람 스스로 마음 자세를 다잡는 역할을 한다. 문배도 같은 그림이 대량 소비되면 그림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 고향 대신 나들이… 코로나가 바꾼 춘제

    고향 대신 나들이… 코로나가 바꾼 춘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설) 연휴 기간 인구 이동을 통제하자 예전과 달리 도심 공원과 영화관 등에 인파가 몰리는 신풍속이 나타났다. 지난해보다는 감염병 상황이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바이러스 재확산을 우려해 올해 춘제 연휴를 비교적 차분히 보내고 있다. 14일 신경보에 따르면 이번 춘제에는 베이징 등 대도시에 머무는 인원이 늘어 도심 공원과 스키장에 사람이 붐볐다. 베이징에서는 차오양공원과 샹산공원 등에서 교통 체증이 발생해 애를 먹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주요 명승지가 일제히 휴관하자 출입 제한이 없는 도심 공원으로 수십만명이 찾아갔다. 핵산검사 증명서 없이도 출입할 수 있는 난산 스키장도 북새통을 이뤘다. 해외 여행지를 찾아가던 예년 춘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국은 나라가 크다 보니 고향을 찾아가는 데만 24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1년에 한 번 춘제 때만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공식 연휴 기간은 일주일이지만 고향에서 한 달씩 지내다가 오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에 시달린 중국 정부는 올해 춘제에는 강력한 조치에 나섰다. 각 지방정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핵산검사와 자택 건강 관찰을 요구했다. 중앙정부도 고향이 아닌 근무지에서 명절을 보낼 것을 호소했다. 이는 효과를 봤다. 교통운수부는 지난달 28일 시작된 춘제 특별운송 기간(40일) 이동 인구가 11억 5200만명으로 2019년보다 60% 넘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도 부문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억명 넘는 사람이 고향이 아닌 근무지에서 춘제를 보내기로 했다. 농민공 가운데 3분의2가 고향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대신 이들은 삼삼오오 극장을 찾았다. 글로벌타임스는 춘제 당일인 지난 12일 중국 박스오피스 총수입이 17억 위안(약 2900억원)을 기록하며 하루 기준 중국 역대 최고이자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9년 춘제 당시 14억 위안이다. 매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인구 이동이 통제되자 관객이 영화관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에서 이번 춘제 연휴 기간 중 12일 오전에 추모 국화가 동이 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에는 떠나간 망자들의 넋을 기리고자 춘제에 향을 피우고 국화를 헌화하는 풍습이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조 상님 부모님 불효자 곧 ‘옵’니다

    “아그들아! 이번 설날 오지 말고 용돈만 많이 보내라. 우리도 안 갈란다.” “성묘도 못 하고, 요양병원에 계시는 아버님 면회도 안 되고, 조상님 뵐 면목이 없습니다.” 코로나19의 3차 팬데믹이 오는 2월 12일 설 풍경을 ‘확’ 바꿀 것으로 보인다. 전남 장흥 등에서는 벌써부터 지난해 추석과 마찬가지로 설 연휴 귀성객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여 고향이나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의 손을 잡지 못한 자녀들의 가슴을 더욱 타 들어 가고 있다. 지자체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설 연휴 동안 공설묘지와 봉안시설 등의 운영을 중단하고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면회를 금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일부 봉안시설 등은 예약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감염병 고위험군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등은 영상통화로만 면회할 수 있도록 했다. 울산시는 설 연휴인 다음달 11~14일 하늘공원 추모시설과 자연장지를 폐쇄한다. 사전 예약은 다음달 1~10일, 15~24일이다. 송모(55)씨는 “온라인으로 신청해 연휴 전에 가족만 조용히 부모님 산소에 다녀올 계획”이라며 “서울에 있는 동생 가족은 지난 추석 연휴에 이어 이번 설에도 내려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도 이 기간에 영락공원과 추모공원의 공설묘지·봉안시설을 폐쇄한다. 부산시는 설 연휴를 제외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예약을 해야만 성묘할 수 있다. 440여년 전통의 설 풍습인 강원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 합동 세배 ‘도배식’도 취소됐다. 도배식은 조선 중기인 1577년 대동계를 만든 이후 설날을 전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배식이 열리는 날이면 주민들은 도포와 검은색 두루마기 등 전통 의복을 차려 입고 촌장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께 합동 세배를 올린다. 심선희 위촌리 이장은 “아름다운 전통이 코로나로 취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온라인 성묘 서비스도 등장했다. 인천가족공원은 다음달 8일부터 21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성묘할 수 있도록 했다. 차례 음식도 선택할 수 있다. 전남 여수시도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온라인 참배 서비스를 지원한다. 음성메시지와 동영상으로 추모할 수 있고 상차림과 지방 쓰기, 안치시설 영상정보 공유도 할 수 있다. 여수시는 지난 추석 때 예약제를 도입, 평소 명절보다 성묘객이 67% 줄었다. 또 장흥군은 ‘아들아, 딸아, 이번 설에도 오지 마라. 코로나 안 걸리는 게 우리도 안 갈란다’ 등 귀성 자제를 촉구하는 다양한 현수막 40여개를 내걸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전국종합
  • “아이도 인신공양”…16세기 스페인 정복자와 아즈텍인 학살 사건 전말

    “아이도 인신공양”…16세기 스페인 정복자와 아즈텍인 학살 사건 전말

    16세기 후반 멕시코에서 일어난 에스파냐 정복자들과 아즈텍인 사이 끔찍한 학살 사건에 관한 퍼즐 조각을 과학자들이 맞춰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 연구진은 2019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한 마을유적지에서 아즈텍인의 에스파냐 포로 학살 증거를 발견했다. 당시 아즈텍 주민은 이들 포로를 죽여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 풍습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에스파냐의 아즈텍왕국 정복자인 에르난 코르테스(1504∼1547)가 줄테펙(Zultepec)이라는 이름의 이 마을에 대해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는 코르테스의 병사들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즈텍 주민들의 유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즈텍인이 제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테코아케(Tecoaque)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의 주민들은 1520년 쿠바에서 출발한 에스파냐 선단을 습격해 에스파냐 남성 15명과 여성 50명, 아이 10명 등을 포로로 붙잡았다. 이중에는 쿠바 출신 에스파냐 병사 몇십 명과 에스파냐와 동맹을 맺은 아즈텍 인근 부족 출신 병사 몇백 명도 있었다.연구진은 이 유적에서 발굴된 유해를 조사해 이들 포로가 문이 없는 감방에 감금된 채 살이 찌도록 사육됐고 인신공양 제물로 바쳐졌다고 추정한다. 왜냐하면 발굴된 포로 유골들은 찢겨져 있고 뼈에서는 살이 제거된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테코아케 주민들은 천천히 몇 달 동안 이들 포로를 인신공양하고 잡아먹었는데 그중에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임신부까지 있었으며 이들의 두개골은 전리품처럼 장식되기까지 했다. 이런 학살 사건으로부터 8개월쯤 뒤인 1521년 초 에르난 코르테스는 에스파냐 선단이 포로로 잡혀 학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부관 곤살로 데산도발에게 병력을 이끌고 가서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학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테코아케 주민들 역시 코르테스의 보복 공격을 미리 알아챈 것으로 나타났다. 유적에서 주민들이 인신공양한 포로의 뼈 등 모든 흔적을 우물에 던져 증거를 은폐하려고 애쓴 흔적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코아케 주민은 마을 중앙에 방어책까지 마련하며 대비했지만, 1521년 3월 에스파냐 측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이 습격에서 일부 아즈텍 남성 전사는 도주하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전사는 물론 남겨진 여성과 아이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유적에서 발굴된 흔적은 최소 12명의 성인 여성이 5, 6세 아이 10명을 보호하다가 모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방안에 남겨진 유골 흔적은 이곳에 숨었던 여성과 아이들 역시 죽임을 면치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즈텍 사원들은 불에 타 사라졌고 조각상들의 목은 모두 절단됐다. 몇 달 뒤 에스파냐군은 동맹 부족과 함께 아즈텍왕국의 수도 테노치틀란을 함락했고 이후 목테수마 2세의 죽음으로 이 왕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아즈텍 문명은 결국 전쟁과 유럽인이 들여온 천연두로 인한 인구 감소 탓에 멸망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고고학자 엔리케 마르티네스 박사는 테코아케 유적은 아즈텍 역사에서 에스파냐에 대한 저항과 왕국 붕괴의 시작을 나타나내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수구에 던진 폭죽 中 맨홀 뚜껑 ‘펑펑’…메탄가스 폭발 (영상)

    하수구에 던진 폭죽 中 맨홀 뚜껑 ‘펑펑’…메탄가스 폭발 (영상)

    중국에서 하수구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펑파이신원은 중국 쓰촨성 다저우시의 한 광장에서 하수구 폭발사고가 발생해 놀란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2일 쓰촨성 다저우시 다촨구의 아파트 인근에서 하수구가 폭발했다. 폭발 충격으로 맨홀 뚜껑 여러 개가 굉음을 내며 허공으로 솟구쳤다. 하수구에서 피어오른 하얀 연기가 도로를 뒤덮었고, 놀란 행인들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인근 상인은 “저녁 무렵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 어떤 어린이가 불붙인 폭죽을 하수구에 던졌다더라”고 설명했다.도로 CCTV에는 흰색 상의를 입은 한 어린이가 맨홀 뚜껑에 난 구멍으로 폭죽을 집어넣은 뒤 화단 쪽으로 몸을 피하는 장면이 찍혔다. 어린이가 장난삼아 던진 폭죽 불꽃은 하수구 속 메탄가스와 만나 폭발을 일으켰다. 다저우시공안국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면서 “해당 어린이와 보호자인 부모를 상대로 주의 조치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지 건설국과 협력해 망가진 맨홀을 복구 중이라고 전했다.중국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닝샤자치구 인촨시에서 맨홀 뚜껑 사이로 불붙인 폭죽을 던진 11살 소년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소년은 2m 높이로 치솟은 불길과 폭발 여파로 사고 현장에서 5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지난해 10월 간쑤성 캉러현의 주택단지에서도 한 소년이 하수구에 폭죽을 넣었다가 약 3m 공중으로 날아간 일이 있었다. 22일 중국 비상관리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폭죽사고는 총 8건, 사망자는 9명이었다. 특히 귀신을 쫓고 행운을 부른다는 의미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풍습 탓에 최대 명절 춘절 무렵이면 어김없이 폭죽사고가 발생한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는 물론 폭죽 연기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도 심각해 ‘폭죽 실명제’까지 도입됐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허난성과 허베이성, 산시성, 산둥성, 저장성, 푸젠성 등 중국 대부분의 지방 정부가 춘절 기간 불꽃놀이 및 폭죽 판매를 금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440년 전통 강릉의 설날 합동세배 ‘도배식’ 코로나19로 취소

    440년 전통 강릉의 설날 합동세배 ‘도배식’ 코로나19로 취소

    440여년 전통의 설 풍습인 강원도 강릉 성산면 위촌리 합동세배 ‘도배식(都拜式)’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열리지 못한다. 강릉시는 25일 위촌리 주민들이 400여년 동안 맥을 이어오던 설날 마을주민 합동세배 행사인 도배식을 올 설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촌리 도배식은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설날을 전후해 지금까지 440여년을 이어오고 있는 마을 전통행사다. 도배식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들은 아침부터 도포와 검은색 두루마기 등 전통 의복을 차려 입고 촌장을 비롯한 마을 어른들께 합동 세배를 올린다. 이후 촌장 집안의 가족들과 마을 부녀회가 떡국 등 음식을 마련해 함께 나눠 먹으며 덕담을 나누는 마을의 최대 행사다. 400여년 전 강릉 위촌리 마을에서 시작된 도배행사는 예절을 중요시하는 전통도시 강릉에 널리 퍼져 이후 강릉지역 20여개 마을로 확대돼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위촌리 최종춘(94) 촌장을 모시고 도배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정부 방침에 호응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 코로나19가 상륙했지만 확산되기 전이었던 1월 26일 10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했다. 심선희 위촌리 이장은 “도배식은 다른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우리고장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코로나19가 상황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성대하게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싶었지만, 건강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지 못해 아쉽지만 건강하게 장수하시길 기원드리는 마음은 간절하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베트남의 새해맞이 그림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베트남의 새해맞이 그림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새해에 그림을 그려서 내거는 풍습이 있었다. 지금은 대개 사라져 찾아보기 어렵지만 근래 현대 작가들에 의해 부활되는 곳도 있다. 신년의 복을 빌기 위해 민간에서 애용한 방식이니 민화의 일종이다. 민화답게 화려하다 못해 현란한 색으로 신이나 동물을 그리곤 했는데, 사악한 것은 물러나고[闢邪] 복은 어서 오라는[祥瑞] 염원을 담았다. 중국에서는 해마다 정초에 연화(年畵)라 부르는 그림을 그려 길한 기운을 불러오는 풍습이 있었다. 베트남에서도 연화를 그렸다. 처음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유교나 도교의 신, 복돼지를 그리거나 잉어를 그렸고, 100명의 어린아이 ‘백동자’도 그렸다. 복돼지와 백동자는 자손의 번창과 재물이 불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잉어는 과거제도가 있었던 베트남에서 과거 급제를 기원하면서 잉어가 용이 된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에서 비롯됐다. 어떤 연화든 그 주제는 중국적인 것이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베트남 특유의 미의식과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베트남에서는 연화 대신 그림을 그린 지역의 명칭을 따라서 불렀다. 하노이 구도(舊都)의 지명을 딴 항쫑화, 홍강 유역의 동호화, 하노이 변두리 낌호앙화 등이 여기 속한다.항쫑화나 동호화는 대표적인 베트남의 연화로 정초에 그림을 사거나 주문해 벽에 붙이고 해가 바뀌면 다른 그림으로 바꿨다. 전형적인 설날 그림이니만치 행복과 자손 번창 등의 새해 소망을 그대로 담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유·불·도교의 신, 유명한 왕, 수성·복성·녹성의 삼성(三星)을 그려 이들에게 일 년 내내 기원을 했다. 항쫑화는 개중 화려하고 역사도 깊다. 도시에서 생산한 항쫑화가 노란색, 초록색, 주황색 등을 써서 다른 그림들보다 밝고 선명하게 채색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중국에서 연화는 명나라 때 목판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융성했는데, 베트남에서도 항쫑화가 약 400년 전 목판화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판화로 윤곽선을 만들고 그 안은 일일이 손으로 색칠하는 식으로 제작됐다. 항쫑화 가운데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호랑이 그림이다. 우리나라의 까치 호랑이와 비슷한데 베트남 특유의 호랑이 숭배로 인해 널리 애호된 주제다. 베트남의 ‘오호도’(五虎圖)는 중앙의 황색 호랑이를 중심으로 주위에 적색, 녹색, 흰색, 검은색 호랑이 네 마리를 배치했다. 청색 대신 녹색을 썼지만 기본적인 색깔 구성은 음양오행론을 반영한다. 명도 높은 색으로 그린 다섯 마리 호랑이의 경쾌한 모습과 색동에 가까운 바탕은 새해의 쨍한 기운을 살려 준다. 민화답게 그림은 평면적이고 장식적이지만 상서로운 오색구름까지 사악한 기운을 얼씬도 못 하게 만들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이 ‘오호도’처럼 다섯 마리의 호랑이를 한 화면에 집어넣은 그림은 없다. 하지만 이글이글 불타는 호랑이의 두 눈과 꼬리까지 이어진 줄무늬를 강조한 모습, 해학적인 표정은 상당히 닮았다. 호랑이를 통해 벽사와 길상을 기원하는 한국과 베트남의 같으면서 다른 모습이 잘 드러난다. 신축년 소의 ‘상서’와 호랑이의 ‘벽사’로 코로나를 물리쳐 보자.
  • 검은 숲의 호수 끝엔 인어 아가씨가 할로! 초록 숲의 겨울 끝엔 하얀 구름바다 할로!

    검은 숲의 호수 끝엔 인어 아가씨가 할로! 초록 숲의 겨울 끝엔 하얀 구름바다 할로!

    “독일에선 새해에 뭐해? 한국에선 부모님께 세배하고 아이들은 돈 받고, 큰 자식들이면 부모님께 돈 드리고. 그리고 가족들이 다 모여서 떡국 먹어.” 새해마다 가족과 보내던 아침이 이젠 사무치게 그리운 시간이 됐다. ‘떡국’이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 떡국은 또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 소고기 반, 물 반일 정도로 푹 넣고 끓인 고기 국물에 혀가 착착 감기던 엄마 표 떡국도 베를린에선 먹을 수 없다. 그래도 육개장 국물로 만든 이상한 떡국 안 사 먹고(작년에), 올해는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은 것만으로도 새해를 두 배는 잘 시작한 기분이다. 할 줄 아는 음식이 늘어갈수록 퍽퍽한 외국살이도 조금씩 야들야들해지는 기분이다.●행운을 가져다주는 새해 도넛, 판쿠흔 “독일에선 특별하게 뭐 하는 게 없는데…. 그냥 산책해.” 그래서 우리는 지난 1년 내내 했던 것처럼, 또 1월 1일부터 공원에 가서 산책을 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도시는 캄캄해지고 한밤중 같은 어둠에 휩싸이므로, 마음은 2시부터 급해진다. 가는 길에 베이커리에 들러 시나몬롤도 하나 샀다. “그러고 보니 베를린에서도 새해에 먹는 게 있긴 해.” 남자친구가 말했다. 도넛같이 생긴 ‘베를리너 판쿠흔’ 이야기가 시작됐다. “베를린에선 이 도넛을 판쿠흔이라고 부르지만, 내가 자란 독일 남부에선 판쿠흔은 그냥 팬케이크를 말하거든? 그래서 이 도넛을 말할 땐 판쿠흔이라 하지 않고 그냥 ‘베를리너’라고 불렀어. 베를린 사람들이야 굳이 ‘베를리너’를 붙일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판쿠흔이라고 부르는 거지.” 독일 지방에 따라 베를리너 혹은 판쿠흔이라 부르는 이 도넛은 우리에겐 던킨 도넛과 비슷한 모양새다. 가운데 구멍은 없고, 안에는 과일 잼이 들어 있다. 도넛 위에는 두꺼운 설탕 아이싱이나 파우더가 뿌려져 있다. 판쿠흔은 전통적으로 질베스터(새해 전야)나 로젠몬탁(사순절 전 월요일) 등 카니발 데이에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로 먹었다.(하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먹는다.) 원래는 자두 잼을 넣는 것이 정석인데 요즘은 살구나 딸기, 오렌지 마멀레이드 잼을 넣기도 한다. 여러 개를 사는 경우 겨자가 들어간 판쿠흔도 슬쩍 한 개 끼워 둔다. 이 겨자 잼(?)을 먹는 사람이 최고의 행운을 갖는다는 농담 때문이다. 행운이 찾아온다니, 베를리너들도 아무리 코가 알싸해져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먹지 않을까? 재미 삼아 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생각보다 날씨가 따뜻해서 오래 걸었다. 공원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정초에 산책하는 게 정말 풍습이기라도 한 것처럼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 두 발 자전거를 타는 꼬마, 함께 걷는 커플 등 모두 각자의 산책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특별한 날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이렇게 많이 걷는다는 걸, 한겨울에도 공원 가는 게 당연한 일상이라는 걸.●검은 숲에서 가장 크고 깊은 호수, 뭄멜제 베를린에 오고 나서 보낸 첫 겨울은 생각보다 견딜 만했다. 해가 많이 안 나서 그렇지 영하로 내려가는 날도 별로 없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도 많았다. 겨울 내내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드물게 한 번인가 왔던 것 같다. 눈은 남자친구 부모님이 사는 카를스루에(Karlsruhe)에 가서 제대로 보았다. 해를 넘겼으니 벌써 2년 전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그의 가족들과 보내고, 그중 하루는 둘이 여행을 했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검은 숲’에 가고 싶었다. ‘블랙 포레스트’(Black Forest)라는 이름에 매혹돼 언제고 꼭 한번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독일어로는 슈바르츠발트, 하지만 독일어 발음이 낯선 내게는 ‘블랙 포레스트’라는 이름이 훨씬 신비롭게 다가왔다. 검은 숲은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다. 크게 북부의 검은 숲과 남부의 검은 숲으로 나뉘는데, 카를스루에에서는 북부의 검은 숲이 가깝다. 막연하게 동경하던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가게 되다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쉽게 믿기지 않았다. 검은 숲의 북쪽을 향해 달리는 차 안은 따스하고 아늑했다. 이렇게 달린다면 몇백 시간을 달려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위스를 여행하며 흔하게 보았던 샬레(오두막집)들이 독일의 검은 숲에도 똑같이 펼쳐졌다. 12월에도 파릇파릇한 풀들의 초원이 그대로 있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계절을 알 수 없는 초록색 초원을 지나 귀가 점점 먹먹해지는 산길을 달리니 이번엔 50m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가 우리를 반겼다. 미스터리한 안개들이 몰려왔고, 점점 키가 큰 전나무들이 덩치를 드러냈다. 바덴바덴의 산 중턱에 걸려 있는 안개들을 뚫고 더 높은 데로 오르자 이번엔 새하얀 구름이 산 위에서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말 그대로 구름바다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운해를 본 것이 얼마만인지, 태어나 처음 본 것처럼 감탄했다.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산꼭대기에 오르자 이번엔 사방이 한겨울로 바뀌었다. 캐나다 로키산맥을 달리며 보았던 몇십m 되는 전나무들이 이곳에서도 눈을 얹고 있었다. 로키산맥의 마을 재스퍼에서 머물렀던 별장도 떠올랐다. 그런 고요한 별장이 많은 이곳 바덴바덴에서도 하룻밤을 머물며 스파를 해도 좋겠다 생각했다. 바덴바덴은 독일에서 온천 휴양지로 유명하다. 산을 넘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뭄멜제(Mummelsee). 검은 숲의 남북을 잇는 분데스스트라세 500번 도로 옆에 바로 위치한 호수다. 북부에 있는 여러 분지 호수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뭄멜제’라는 이름은 흰 수련을 뜻하는 이 지역 언어 ‘뭄메른’(Mummeln)에서 유래했다. 오래전에는 이 부근에 흰 수련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지금은 물고기도 살지 않는다. 인기 관광지답게 주차장이 다 차서 좀 멀리 차를 세우고 푹푹 꺼지는 눈길을 걸어 호숫가로 향했다. 호수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기념품숍을 영혼 없이 둘러보고 곧장 호숫가로 갔다. 계단을 오르니 느닷없이 호숫가가 펼쳐졌다. 호수를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는 눈 덮인 전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었다. 그리고 흰 숲의 풍경이 고스란히 호수에 투영됐다. 완벽한 데칼코마니. 신비로운 풍경이다. 하얀 눈의 정령들 때문에 해가 없어도 눈이 부셨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는 크게 호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인간을 도와준 인어들이 살고 있는 뭄멜제 뭄멜제는 여러 가지 전설을 갖고 있다. 그중 인어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옛적에 이 호수에는 인어들과 인어를 지키는 인어 왕이 살았다. 인간들이 이 지역으로 들어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자, 왕은 특별히 한 인어를 선택해 인간과 같이 살게 했다. 인어는 호숫가에 살면서 밤에 사람들을 돕고,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지냈다. 인어는 양털을 물레에 돌려 좋은 털실을 만들어 인간에게 주었고, 인간들은 이 아름다운 털실로 짠 옷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리고 인어 왕은 매일 새벽 1시가 되면 인어들을 불러 물속으로 데려갔다. 뭄멜제에서 새벽 1시는 인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불행은 언제나 그렇듯 인간들이 불러왔다. 돈맛을 안 인간들이 점점 돈을 버는 데에 혈안이 됐다. 화가 난 인어 왕은 더이상 인간을 도와주지 않고 인어들을 데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많은 작가들이 이 인어 이야기를 비롯해 호수에 전해내려오는 여러 전설과 관련된 내용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작품과 조각상들이 호수 곳곳에 설치돼 있다. 물레를 돌리는 인어의 모습이 새겨진 나무 조각상도 있고 호수 한가운데에서 피는 꽃을 손에 넣으면 투명인간이 된다는 마법의 ‘푸른꽃’도 세워져 있다. 호수 중간쯤 가면 베르그 호텔을 바라보고 있는 인어상을 볼 수 있다. 바위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이 인어가 사람들과 함께 살던 인어다. 이 인어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고 서로에 대한 연민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호수와 숲에 살던 인어들과 동물도 보살폈다. 안내판에는 가지고 있는 근심을 호수에 던지고 인어가 속삭이는 말을 들으라고 써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소원을 인어에게 빌라고. 그러면 인어가 웃으며 들어줄 거라고.●눈오는 날 다시 걷고 싶은 둘레 800m 호수 이곳 마을 사람들은 뭄멜 호수를 신성시했다. 호수에 돌을 함부로 던지면 폭풍우가 몰려오고, 반드시 해코지를 당한다고 믿었다. 호수의 깊이는 무려 18m. 저 캄캄한 물속에 지금도 인어가 살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깊이였다. 호수의 둘레는 800m다. 인어상을 지나고 나면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하얀 전나무 숲길과 더 깊은 산책 길로 이어진다. 남자친구의 낮고 얇은 초록색 스니커스는 눈길에 금세 젖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고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젖은 발이 엄청 시렸을 텐데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아서 몰랐다. “발이 점점 얼고 있어.” 짜증이라곤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의 말이 호숫가의 얼음처럼 고요했다. 그제서야 눈치를 챈 나는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서둘러 걸어 나왔다.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와 베르그호텔의 따스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처럼 몸을 녹이고 따뜻한 수프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이 뿜어내는 온기가 가득했던 실내에서 이 지방의 전통 음식을 나눠 먹었다. 사람들로 북적댔던 그 레스토랑도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다. 그 여행이 마지막이었다. 카를스루에도, 검은 숲도, 부모님도 다시 보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021년을 맞았다.남자친구의 가족들은 메신저로 매일 안부를 주고받는다. 얼마 전 부모님과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눈이 펑펑 내린 검은 숲의 사진을 보내왔다. 그곳에서 썰매를 타는 조카들의 모습도 함께. 다시 눈 덮인 검은 숲으로 가고 싶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마침 베를린에도 눈이 내린다. 지난해에는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한 눈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주 내내 눈 소식이 있다. 다시 뭄멜제에 간다면, 지난번에 미처 하지 못한 소원을 인어에게 빌고 싶다. 올해는 사람들이 꼭 가족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앞으로 일 년에 한 번은 한국의 부모님도, 독일의 부모님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이것 하나만 지켜 달라고.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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