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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마스다 히로야 전 일본 총무상이 2014년 출간한 ‘지방소멸’은 당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유선종(53)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서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2017년)에서 인구 감소로 전국 읍면동 기초자치단체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소멸은 사실상 희망이 없는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성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기존 패러다임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현실을 고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지방소멸을 연구하게 된 배경은. “빈집 연구로 시작했다. 지방 빈집 문제가 심각한데 출발점은 고령화와 인구 이동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의 ‘지방소멸’에 따르면 일본에 1800개 정도 읍면동이 있는데 절반 정도인 896개가 2040년이면 소멸한다. 지방소멸 보고서 방법론과 이와 유사한 방법론,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를 갖고 분석했다.” -지방소멸이 얼마나 심각한가. “인구노후도, 가구노후도, 주택노후도 등 3가지 지표로 지방소멸 가능성과 위험도를 분석했다. 인구노후도는 65세 이상 인구수를 20~39세 여성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가구노후도는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를 가구주가 20~54세인 청·중년가구로 나눈 것이다. 주택노후도는 40년 넘는 노후주택을 5년 이하 신규주택으로 나눈 값이다. 인구노후도 2.0, 즉 65세 이상 인구가 20~39세 여성인구의 두 배 이상인 지역을 ‘소멸가능지역’으로 봤다. 시도 단위로는 17개 중 1개, 229개 시군구 중 83개, 3492개 읍면동 가운데 1379개가 해당한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서울은 소멸가능지역이 아니지만, 읍면동 단위로 보면 중구 을지로동(2.10)이 해당된다. 인구노후도가 2.0 이상이면서 가구노후도가 1.0을 넘는 곳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시군구 49개, 읍면동 1047개가 해당한다. 경북 의성군, 전남 고흥·신안군, 경북 군위·합천군 등이 상위에 있다.” -지방소멸 원인으로 지목한 고령화는 가속되고 있다. “2015년 기준 고령화율(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2%다. 2045년에 35.6%로 예상된다. 이 비율(35.6%)을 2015년에 적용하면 이미 시군구 4개, 읍면동 632개가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뒤를 살고 있는 것과 같다.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다. 지방의 고령화가 심각한데 도시에 젊은이들이 많아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 ‘평균의 오류’에 속고 있다.” -일본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다마 신도시 등 일본 유령도시를 보고 느낀 소회는.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아파트가 100가구 단지라면 2~3가구만 불이 켜져 있다. 다마 신도시 역 근처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낮에도 을씨년스럽다. 밤이 되면 불을 켠 가구가 몇 가구 안 된다. 사람이 하도 없으니 엘리베이터도 아예 세워 놓는다.” -우리나라도 일본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과 유사하게 진행될 거다. 주택공급을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 이미 공급량이 많은 지역이 생각보다 많다. 주택 재고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모든 것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계획했다. 인구, 소득이 전부 늘어난다고 가정했다. 앞으로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인구 감소를 시야에 넣고 장기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주택 재고, 인프라 정비, 고령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은. “마스다 전 총무상은 ‘생애활약마을’(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이라는 노인주택단지를 제시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가 대표적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은 일본 지역마다 CCRC를 만들자고 했다. 건강한 노인부터 몸이 불편한 노인 등이 다 들어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다.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엄청난 게 아니라 약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다. 추가 수익은 도시 최저 근로자의 3분의 2 수준 임금을 말한다. CCRC가 만들어지면 입주 노인들을 돌볼 요양보호사가 필요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인구 이탈과 맞물려 지자체도 ‘최저유도거주권역’을 설정하고 이를 벗어난 지역엔 신규 인허가를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역이 좁아지고 밀도가 높아진다. 이것이 도시재생에서 말하는 콤팩트시티(압축도시)다.”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나. “우리나라도 CCRC가 대안이다. 지방소멸을 해결하려면 젊은이들의 지방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방법은 좋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도 산업 기반이 없으면 떠난다. CCRC는 젊은이들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복지 또는 고령화 등의 새로운 어젠다를 설정할 때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도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면 노인이 보다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정비된다. 또 다른 의미의 상생의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스마트시티 등과도 접목할 수 있나. “둘 다 압축도시로 가는 방향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과 융합해 도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도시재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쫓기듯이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산 50조원을 정해놓고 집행하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이는 것과 같다.” -3기 신도시 선정에 따른 2기 신도시 타격 등 각종 논란에 대한 견해는. “2기 신도시를 서울과 너무 먼 곳으로 잡었다. 3기 신도시를 서울과 2기 신도시 사이에 정하면 연담화(중심도시가 커지면서 도시 간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끼리 맞붙는 현상)가 일어날 수 있다. 도시와 도시는 따로 존재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은 경기 하남과 연결돼 있어 연담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남이 서울로 편입된다. 도시는 각자의 특성과 기능을 가져야 한다. 연담화가 진행되면 결국 서울이 점점 넓어진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면. “부동산 정책에 있어 ‘사회 실험’을 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고, 부작용이 생기고 대안을 찾다보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확정하기 전 최고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조정 등을 놓고 오락가락했던 게 대표적이다. 다만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 신호를 보낸 것은 긍정적이다. 가격이 오른 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집값이 안정됐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오를 것이다.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로또다. 20평대라도 2억~3억원 차익이 생겨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다. 신규주택 분양시장이 뜨거워진다. 정부가 겨우 재건축시장을 눌러놨는데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 정책 변화 또는 장관 교체 등과 맞물리면서 누수가 생길 것이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안정화됐지만 지금 압구정 등 서울 강남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중심으로 임대주택, 노인주택 등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금영엔터테인먼트, SBS와 함께 VR노래방서비스 “KPOP VR ZON” 론칭쇼 개최

    금영엔터테인먼트, SBS와 함께 VR노래방서비스 “KPOP VR ZON” 론칭쇼 개최

    디지털 음악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금영엔터테인먼트가 SBS와 함께 신개념 VR노래방 서비스인 ‘KPOP VR ZON’의 론칭쇼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KPOP VR ZON’ 론칭쇼는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금영엔터테인먼트 김진갑 대표이사, SBS 정승민 실장 및 전국 노래반주기 대리점, 프랜차이즈 업계 및 투자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이번 론칭쇼는 기존의 형식적인 사업설명회 방식을 탈피하여 VR콘텐츠에 직접 참여한 라임소다, 카밀라, 해시태그의 축하 공연과 ‘KPOP VR ZON’ 체험장 운영을 통해 노래반주기 대리점, 노래방 업계 관계자 및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특히 ‘KPOP VR ZON’ 체험장에서는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한 후 “콘텐츠의 질이 높아 매우 생동감 넘친다.”, “노래방과 VR의 조화가 색다른 경험이다.”등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또한, 지난 2개월간 진행된 ‘KPOP VR ZON’시범 운영에 대한 시장평가를 공개하며 오로지 VR체험만을 하기 위해 시범운영 체험장을 방문한 고객이 43%인 점은 본 사업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감을 나타낸다는 점과 95% 이상의 사용자들이 평균 이상의 몰입도와 체험 후 재미를 느낀 점을 강조하며 시장평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설명했다.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노래방 업계 관계자는 “시범 운영 때 보다 더 많아진 콘텐츠의 양과 원클릭으로 실행할 수 있게 제작되어 소비자의 불편 해소와 편리성을 높인 시스템 운영에 놀랐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경험하게 된다면 노래방 업계뿐만 아니라 음원 콘텐츠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POP VR ZON’은 국내 노래방 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금영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음악 콘텐츠와 SBS가 가진 특화된 VR 콘텐츠 제작기술을 통해 연간 100편 이상 제작되는 VR 콘텐츠, 그리고 VR 콘텐츠 구현에 최적화된 삼성 HMD 오디세이(Odyssey)+ 가 만났다는 점에서 기존의 VR 노래방과 차별된다. 한편, 금영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성공적인 론칭쇼를 통해 사업타당성을 확인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자와 신규 창업 사업자에게 적합한 제품 구성과 금융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의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훈육 목적 부모 체벌 법으로 금지”… 국가의 아동책임 확대

    “훈육 목적 부모 체벌 법으로 금지”… 국가의 아동책임 확대

    민법 915조 ‘친권자의 징계권’에서 제외 “가정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끌어올려” 위탁아동 집에 돌아가도록 복귀 지원부모의 체벌은 ‘사랑의 매’일까, ‘아동 학대’일까. 사회적 의견이 분분한 친권자의 체벌 문제에 대해 정부가 답을 내렸다. 훈육 목적으로도 자녀에게 매를 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며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지 않도록 민법상 ‘친권자 징계권’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아동이 태어난 즉시 자동으로 국가기관에 등록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출생 통보제’를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사례관리사가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동의 처지를 면밀히 파악해 적절하게 보호하도록 공적 체계를 강화한다. 이번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 온 아동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하고 아동을 단순한 양육 대상이 아닌 생존권·발달권·참여권·보호권을 가진 주체로 인식하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먼저 아동 체벌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자 민법이 규정한 ‘친권자의 징계권’에서 체벌을 제외하기로 했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되, 징계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다. 정부는 이 조항에 ‘체벌은 징계권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못박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민법이 이렇게 바뀌더라도 훈육 목적으로 매를 든 부모가 처벌받진 않는다. 하지만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재판부의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아동 학대가 ‘사랑의 매’로 치부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가정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20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76.8%는 여전히 부모의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모가 버려 보호가 필요한 아동(요보호 아동)은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도 갖춘다. 시군구마다 한 해 요보호 아동이 평균 192명씩 발생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아동이 처한 상황을 분석해 보호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군구 아동복지심의위원회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버려진 아동의 운명이 지자체 공무원의 도장 하나에 기계적으로 행정처리되고 있다. 복지부는 가정위탁, 그룹홈, 시설, 입양 중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 방식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도록 시군구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산하에 아동 관련 전문가와 사례관리사로 구성된 ‘사례결정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담 공무원과 전문 사례관리사도 700명씩 확충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위탁가정에 맡겨진 아이가 부모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친가정 복귀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위탁아동 친가정 복귀율은 2017년 15.3%에 그쳤다. 전문인력이 아동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정위탁제도’도 법제화한다. 다만 친가정 복귀의 핵심 포인트인 위탁가정에 아이를 맡긴 친부모가 정기적으로 아이를 만나도록 강제할 방안, 친가정 자립 지원 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가정위탁 양육보조금 지급 책임 역시 그대로 지자체에 뒀다. 정부는 출생신고도 없이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 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임산부가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위험하게 아이를 낳지 않도록 신원을 감추고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익명) 출산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포항지진은 기존 촉발, 유발지진 가설 틀렸다는 명확한 증거”

    “포항지진은 기존 촉발, 유발지진 가설 틀렸다는 명확한 증거”

    지열발전을 비롯해 지하물주입시 지진관리 패러다임 전환 강조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에 의해 촉발됐다는 조사결과가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에 의해 발표된 바 있다. 당시 조사연구단에 포함됐던 연구진들이 지하 유체 주입작업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리 방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며 도심 인근에 위험시설을 설치할 때는 반드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미국 스탠포드대 지구물리학과, 콜로라도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뉴질랜드 웰링턴 빅토리아대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유체 주입에 따른 유발지진 위해 관리’라는 제목의 정책논문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존에는 유발지진의 규모가 땅 속에 주입하는 물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물 주입과정에서 특정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물 주입을 줄이는 식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신호등체계’ 기술이 활용됐는데 이 방법은 포항지진 이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지진 위험관리는 영향을 받는 단층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계속 분석해 위험도를 평가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포항처럼 대도시가 인접해 있는 경우는 인구가 거의 없는 지역과 비교해 피해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까지 고려한 ‘위험’(risk) 개념으로 지진발생 가능성을 재평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시와 가까운 지역에 위험시설을 설치해야 할 경우는 반드시 주민들과의 협의 등이 이뤄질 수 있는 객관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열발전소 설치 과정에서도 주민들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며 포항지진 이전 미소지진들이 발생해 위험신호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계속 물 주입이 있었던 것은 주민의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객관적 의사결정체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정책논문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정부조사연구단의 결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동시에 앞으로 지진 위험관리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전 세계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열발전과 함께 포항지역 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 포항 영일만 이산화탄소저장(CCS) 실증사업은 포항지진과 관련이 없다고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조사연구단이 발표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제리 서울시의회 미세먼지 대책 소위원장, ‘미세먼지 대응 정책 토론회’ 성황리에 마쳐

    김제리 서울시의회 미세먼지 대책 소위원장, ‘미세먼지 대응 정책 토론회’ 성황리에 마쳐

    김제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미세먼지 대책 소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용산1)의 주최로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시민건강을 위한 미세먼지 대응 정책 토론회』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토론회는 김제리 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서울시 김원이 정무부시장, 김태수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의원 20여명과 관계 기관, 학계, 환경단체 등 15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제와 토론, 공개 질의와 답변의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대기정책과 과장은 ‘시민건강을 위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이라는 주제로 현재 서울시에서 강력 추진하고 있는 생활권 오염원 관리정책, 실내공기질 관리 기준 강화 및 어린이집, 지하철의 실내공기질 관리방향에 대해 발표했고, ‘미세먼지 재난’ 총력대응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서의 서울시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윤규 한국건설연구원 실내공기품질개선단장은 실내 공기질이라는 측면에 집중해 ‘실내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건물 기밀 및 환기성능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주제 발제에서는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기시스템(미세먼지 제거 + 외기 유입)의 설치 및 실효적 운영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이 단장은 현재 대부분의 공동주택에 환기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만, 미세먼지에 대응하는 운영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며, 공동주택 환기시설의 유지관리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성능모니터링을 통한 환기기준을 재정립 할 것을 제안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회에서는 정권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6명의 토론자가 심화토론을 진행했다. 심화토론에서는 에너지문제, 기후변화의 문제라는 총체적 측면의 환경문제로 미세먼지 문제를 접근해야 할 필요성,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 미세먼지 대책에는 시민들의 공감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 실내 미세먼지 관리에 있어 ‘기밀성능’을 바탕으로 한 환기설비의 기준과 관리 중요성 등이 언급됐다. 첫 번째 토론자인 배동현 행정안전부 기후재난대응과 서기관은 미세먼지 대응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인식 관리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계획 수립, 미세먼지 재난시 특별재난지역 지정, 재난관리기금, 예비비 사용 등의 정부의 미세먼지 대처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차원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종합적 그림을 그려나가는 김영우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미세먼지를 에너지문제, 기후변화의 문제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언급했다. 또한 대다수 시민들이 우려하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는 미세먼지 자료의 공유, 미세먼지 국가 목표량을 정해 온실가스와 같이 관리하는 국가 협력관계 유지, 국제사회에서의 미세먼지 문제 공론화 등 공동의 대응 방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권승미 보건환경연구원 생활환경팀장은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설비 및 시설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나 현재 허락된 예산범위에서 시설개선보다는 유지보수 측면에 집중돼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 관리에 있어 담당하고 있는 현장 인력들의 공기질 개선 인식이 부족함을 들어 현장 관리자의 인식과 관리역량의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재성 (사)한국환경정보연구센터 회장은 미세먼지 관리의 구체성을 갖기 위해 실내미세먼지의 관리 목표를 15㎍/㎥ 이하로 두고 관리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밀성을 유지하고, 환기시설을 갖추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대책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현 단계에서는 정책 추진을 위한 주체를 확실히 하고, 시민차원에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미세먼지 문제는 총량을 줄이는 것으로 접근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이 피해자만이 아닌 가해자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미세먼지를 접근하고 있으나 환경문제 차원에서의 교육과 캠페인이 지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김 위원장은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많이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을 알고 있으나 대책에 있어서는 삶의 편리성이 저하되는 문제로 실효성이 낮은 점을 언급했다. 그렇지만 미세먼지는 환경문제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폭넓게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국민의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며, 시의회는 법과 예산을 통해 집행부의 정책추진을 지원, 견인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는 다짐과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동안 뚜렷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실내공간,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미세먼지 배출원 및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진 점에 토론회의 의의를 두었다”고 말하고 “이 자리가 관계 기관과 학계, 환경단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의미 있는 기준과 대책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돼, 앞으로 시민건강과 직결된 실내외 미세먼지에 있어 실효성 있는 정책추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정책 패러다임 바꾼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빅데이터 플랫폼, 정책 패러다임 바꾼다/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2012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떠오르는 10대 새로운 기술 중 그 첫 번째를 빅데이터로 선정하면서 빅데이터는 세상에 나왔다. 20세기에 석유가 최고의 자원이었다면, 21세기엔 데이터가 최고의 자원이다. 2018년 Digital Reality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는 G7 국가에게 약 1,904조원(1조 7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G7의 데이터 가치는 캐나다, 한국, 러시아 보다 앞선 세계 10번째 큰 경제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이미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과학 기술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사회와 인류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은 자신에게 맞춰서 서비스가 제공되길 원한다. 민간 기업의 경우, SNS에 나타난 개인의 성향을 통해 원하는 상품, 문화예술 공연 등의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일례로 TV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의 반응에 맞춰서 내용을 변화시키거나 제작 방향을 수시로 수정하여 관심을 유도한다. 또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데이터가 활용될 때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과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 활용되고 있지만, 공공부문의 정책 과정에서는 아직까지 그 중요성에 비해 활용이 미흡하다. 연간 약 470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정부 정책은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분기, 반기, 년 단위로 수집되는 공공데이터에 기반 한 정책이 이루어진다. 이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행정편의적인 정책 결정에 따른 예산 집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정부의 정책은 데이터를 활용한 의제설정-정책 결정-집행-평가로 이어지는 정책과정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정부의 정책과정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의 정부보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역균형발전, 일자리 확충에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생활 SOC 정책인데, 이 정책의 결정은 정책결정자들의 경험과 기존 사례들을 바탕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예산이 집행되면서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목소리는 담겨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정책 과정은 국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없는 환경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3월부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정부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첫 걸음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5월 13일(월) 발표된 이 사업에서 문화관광이나 체육, 보건 등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이 데이터 기반의 정책과 경제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주춧돌이 되고 기관과 기업 내부에만 갇혀있는 데이터가 봇물처럼 터져 다양한 분야에서 유통·활용될 때 정부 정책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게 된다. 빅데이터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지능형 ICT이면서 동시에 국민을 위한 정부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또한 빅데이터는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반영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집단지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맞춰서 박제화된 정책 결정과 집행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시대에 맞는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국민들의 정책 선호와 만족도에 부응하는 정책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문화예술, 체육, 보건 등 생활에 밀접하고 관심이 높은 이슈와 선호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정책 결정과 집행,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플랫폼 정부를 국민들은 원한다.
  • 교수·학생 창업만 82곳… 세계 톱10 ‘연구중심대학’ 꿈꾸는 UNIST

    교수·학생 창업만 82곳… 세계 톱10 ‘연구중심대학’ 꿈꾸는 UNIST

    개교 10주년을 맞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앞으로 10년 뒤 세계 10위권 연구중심대학 진입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의 MIT를 목표로 2009년 개교한 UNIST는 지난 10년 동안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잡아 첨단 과학기술 육성과 국가·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다양한 연구성과는 창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UNIST는 2009년 3월 개교한 울산과학기술대학교가 2015년 9월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전임 교수가 47명에서 325명으로, 학생은 500명에서 500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정보 분석 기업인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 명단에 교수 8명이 포함될 정도로 영향력이 높아졌다. 여기에다 논문의 질을 중심으로 내놓은 라이덴랭킹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대학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THE의 지난해 세계대학평가에서는 국내 6위, 세계 47위를 기록했고 논문 피인용도 점수는 국내 1위였다. 학생 5000명 이하 대학을 대상으로 한 THE 평가에서는 아시아 1위, 세계 6위에 올랐다.●연구브랜드로 혁신성장 주도 UNIST는 지역 맞춤형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교수와 학생이 창업한 회사가 82개사나 된다. 교수 창업이 37곳, 학생 창업이 45곳이다. UNIST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고, 2040년까지 발전기금 100억 달러(약 12조원) 시대를 열 계획이다. 지난 10년 동안 수출형 연구브랜드 14개를 육성했다. 세계 최초의 해수전지와 유니브레인(3진법 반도체칩), 게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제거용 전지시스템과 고성능 수소생산 촉매 기술은 산업계가 주목한다. 37개 교수 창업기업은 전체 교수 325명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은 사장인 셈이다. 누적 매출이 108억원, 고용 창출은 100명에 이른다. 바닷물로 전지를 개발하는 (주)포투원과 게놈 기반 질병 조기진단 기업 (주)클리노믹스, 무약품 급속냉각 마취 의료기기 전문기업 (주)리센스메디컬 등이 대표적이다. 클리노믹스는 내년 기술특례상장과 2022년 매출액 1200억원이 목표다. 리센스메디컬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제품 출시를 앞뒀다. 학생 창업기업은 누적매출 65억원에 56명의 고용 성과를 거뒀다. 2017년에는 학생창업 전용공간 ‘유니스파크(UNISPARK)’도 개관했다. ‘클래스101’은 5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직원을 1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UNIST는 초기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UNIST지주회사, 미래과학기술지주회사와 선보엔젤파트너스가 학내에 상주하며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초기 투자를 돕는다. 한컴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금융그룹, BNK금융그룹 등의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UC 버클리, UC 샌디에이고, 스위스 바젤대학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창업 플랫폼을 마련해 지원한다.●10년 만에 규모 10배 키워 UNIST는 지난 10년 동안 규모 면에서 10배가량 커졌다. 연구과제 건수도 2009년 77건 147억원에서 지난해 741건 1058억원으로 늘었다. 라이덴랭킹에서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지난해 클래리베이트의 HCR 명단에 8명을 올리는 등 지난 10년간 괄목상대했다. 국내 대학 중 8명 이상 선정된 곳은 서울대와 UNIST뿐이다. 정무영 총장은 “글로벌 톱10 대학들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우리 대학이 분야를 잘 선택해 집중한다면 11년 뒤 목표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발전기금 100억 달러 목표에 대해 “세계 상위권 대학들은 굉장한 발전기금을 갖고 있고, 이는 연구의 자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다”며 “지금까지 많은 세금을 받아왔지만, 더 세금을 받지 않고 발전기금으로 조금이나마 국민들에게 갚아보자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10주년 행사 UNIST는 개교 10주년을 맞아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다. 주제는 ‘10번째 다리를 놓다’로 정했다. 개교 당시 지형지물을 살려 놓은 9개의 다리는 노벨상 수상자 이름을 교량명으로 정하기로 했다. 먼저 중고등학생과 시민들에게 지난 17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캠퍼스를 개방한다. 탐방로를 따라 강의실에 들어가 수업을 지켜볼 수 있다. 21일에는 시민과 학생·교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24일에는 ‘뮤지컬 갈라쇼 클라이막스’를 개최한다. 초등학생 대상의 ‘도전 과학골든벨’은 25일 체육관에서 있다. 중고생 대상의 ‘창업경진대회’도 같은 날 학생창업 전용공간인 ‘유니스파크’에서 진행된다. 생명과학 특별강연도 마련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게놈 연구자 박종화 교수와 조승우 교수가 유전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다음달 1~2일에는 울산대공원에서 연구성과물을 전시하고, 각종 이공계 체험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열린세상] 물관리 일원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운용의 묘 살려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물관리 일원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운용의 묘 살려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환경문제 중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모든 국민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우리가 마시는 공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계기였다. 대기오염만큼이나 중요한 환경문제는 수질오염 문제인데,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 특히 생명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1986년 라인강 상류에 위치한 스위스 바젤 부근 산도스사의 화학물질 유출 사고는 하루아침에 라인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다. 사고 지점으로부터 400킬로미터에 해당하는 구간의 저서생물들이 완전히 멸종돼 버렸으며, 지금까지도 하천 퇴적물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등 라인강 본래 모습의 회복은 현재까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에서의 대표적 수질 오염 사건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으로,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두통과 구토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으며, 낙동강을 터전으로 하던 어류도 집단 폐사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세계 물 시스템 프로젝트’ 회담에서 본대학의 야노스 보가르디 교수는 전 세계 인구 중 45억명은 어떤 형태로든 손상된 수자원의 영향범위 안에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유엔 산하 국제정부간협의체(IPCC)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인구성장, 도시화 등으로 인해 기존 수질 문제들은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발현될 것이라 예상하는 등 각계각층에서 수질오염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8년 6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기존 수량ㆍ수질로 이원화된 국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 국가·유역 물관리를 책임지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존에 국토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했다. 이번 5월에는 그동안 학회 용역보고서,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토대로 본격적인 환경부 물관리 조직 개편이 이루어질 전망이 높다고 한다. 물관리 일원화 이전까지는 환경부와 국토부 간의 외부적 갈등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면 물관리 일원화 이후에는 환경부 내에 있는 수많은 물 관련 조직들 간의 내부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 간, 유역환경청과 지방환경청 간, 홍수통제소(수자원정보센터)와 국립환경과학원(물환경연구소) 간의 기능 및 인력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선제적으로 있어야만 정부가 원래 의도한 물관리 일원화의 소기 목적이 충실하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래 물관리 정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존의 오염 감시, 획일적인 규제와 같은 단순한 관료제적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관점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물 가용성과 수질오염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물 거버넌스 3대 원칙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물 거버넌스 3대 원칙 중 첫 번째는 효과성이다. 수질 관리를 포함한 물정책 결정 및 이행을 위해서는 책임 있는 기관 간에 명확한 역할과 책무를 배분하고, 지역 여건을 고려해 통합된 유역 거버넌스 개념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물관리 기관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른 물관리 기관들과 차별화된 전문 역량을 갖추는 데 조직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기관 규모만 키우기 위한 백화점식 사업 나열은 지양돼야 한다. 둘째는 효율성이다. 시의적절하고 비교 가능하며 정책 관련성이 높은 물 정보는 생산·공유하며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칸막이식 기관 운영을 지양하고, 협치에 바탕을 두며, 물관리 일원화의 최종 산출물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책 평가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끝으로 신뢰와 참여다. 앞에서 언급한 효과성과 효율성의 목표가 극대화되려면 물관리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 간에 높은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 윤리 의식 함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물관리 일원화 정책이 물리적 통합인 조직 재설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제도 및 행태 혁신을 통해 물관리 기관 간에 진정한 화학적 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경기 진단, 실화인가/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최근 승차했던 택시의 80대 운전기사는 영업이 너무 안된다고 목소리부터 높였다. 택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요즘처럼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다. 낮시간에는 강남역이나 홍대앞 등 북적이는 곳에서조차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우니 사람들이 택시비라도 아끼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나름의 해석도 덧붙였다. 현재 경기가 어떤지 판단하는 일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자기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아니면 자기 소득이 얼마냐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해졌다고 하니 가난한 사람은 더 어려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고소득자는 경기가 어떤지는 신경을 안 쓰고 한결같이 돈을 펑펑 쓸 수도 있다. 또 어떤 통계를 잣대로 삼느냐에 따라 불황인지, 아니면 경기 과열 단계인지 판단이 엇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토대로 본다면 사람들의 공감도는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아 최근 내놓은 정부와 야당의 자료를 보면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게 같은 나라의 경제를 평가하는 자료인지 눈을 의심할 정도다. 한쪽은 자화자찬 일색이고, 다른 쪽은 외환위기 못지않은 경제위기가 곧 닥칠 것 같은 불안감을 부추긴다. 먼저 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낸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39쪽에 달하는 자료 대부분이 장밋빛 분석으로 망라돼 있다. 총평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 혁신 확산 분위기 조성 등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세계 7번째 가입, 경제성장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민간 소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등 희망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이것만 보면 우리 경제는 아무 문제 없이 순항하고 있다. 반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유한국당이 펴낸 200쪽 분량의 백서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을 보면 상황은 180도 다르다. 야당의 자료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문 정권의 경제정책 2년에 야멸차게 ‘F학점’을 주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의 마이너스 성장, 2018년 이후 고용 증가폭 과거에 비해 3분의1로 축소, 실업률 한국만 나 홀로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하락…’. 기재부의 현실 인식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소기업인들과 만나서 한 발언도 생뚱맞다. 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렇더라도 누가 어떤 근거로 적어 준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죽 하면 점잖은 편으로 꼽히는 야당 인사 입에서조차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비아냥이 나왔을까. 자영업자를 포함한 대다수 서민들은 불황의 고통을 힘겹게 겪고 있다. 지방 도시에 가보면 도심 한복판에도 폐업을 해서 비어 있는 상가가 넘쳐난다. 서울도 작년 말 기준 상가 점포 8000개가 1년 새 문을 닫았다. 4월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물론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 불필요하게 위기론을 확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현실이 어렵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여당의 의무다. 아무 근거 없이 막연히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낙관론만 펴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다. 더구나 이미 2년간의 실험으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 소득주도성장을 억지로 끌고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모한 선택이다. 청와대가 워낙 그립을 강하게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경제 관료나 여당 내 핵심 참모들 중 누구도 속도조절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앞으로 3년이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망가진 경제를 다시 살리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벌거벗은 임금님’을 용기 있게 외쳐야 할 때다. 11개월 뒤가 총선이다. sskim@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노벨상과 방사선/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노벨상과 방사선/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은 파리의 늦은 밤 시간여행을 한다. 고인이 돼 책에서만 볼 수 있던 예술가들을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헤밍웨이와 피카소, 드가와 고갱을 만난다. 주인공은 대가들을 만나 자신이 집필 중인 소설에 대한 지도를 받으며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방사선 과학을 연구하는 필자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시간 여행을 한다면 누구를 만날 수 있을까. 드가와 고갱의 시대인 1890년대 물리학계에는 원자는 더이상 나눠지지 않는다는 돌턴의 원자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하고 베크렐이 우라늄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발견하면서 돌턴의 원자설에 의문이 제기되고 물리학계가 요동친다. 쪼개지지 않는 가장 작은 알맹이인 줄 알았던 원자에서 뭔가가 방출된다는 것은 원자 역시 무언가의 집합체란 뜻이고 더 쪼갤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었다. 이 업적으로 뢴트겐이 1901년 첫 노벨 물리학상을, 뒤이어 1903년 베크렐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베크렐의 발견에 관심을 가졌던 마리 퀴리는 1898년 역청우라늄석에서 방사능을 가진 새로운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분리해 냈다. 이 성공으로 1903년과 1911년 2차례 노벨상을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가 된다. 마리 퀴리는 뛰어난 과학자일 뿐 아니라 당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깬 주인공이다. 당시 과학계의 편견으로 여성인 마리 대신 남편인 앙리 피에르 퀴리만 노벨상 수상자로 거론됐지만 남편의 필사적인 설득으로 공동 수상을 하게 된다. 이후 딸인 졸리오 퀴리는 알루미늄에 알파선을 쏘아 방사성동위원소를 발견한 연구로 1935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면서 2대가 노벨상을 받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원자력·방사선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는 퀴리 가족만이 아니다. 톰슨, 러더퍼드, 애스턴, 보어, 채드윅, 오토 한….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1901년 노벨상을 시작으로 1940년대까지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2~3년 주기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런 성과는 과학 교과서의 필수 부분이 됐고 산업과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며 일상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 모든 물질의 시작은 원자에 있다. 이처럼 원자력·방사선 분야 과학자들은 모든 것의 시작을 연구하고 있다.
  • “끝 모를 제주 난개발… 역사유산 깃든 올레길도 오름도 웁니다”

    “끝 모를 제주 난개발… 역사유산 깃든 올레길도 오름도 웁니다”

    제주는 대규모 개발 바람과 관광객 폭증, 이주민 등 인구 증가 등으로 쓰레기난과 하수처리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자본이 투자하는 송악산 개발사업과 국내자본이 들어가는 제주동물테마피크 사업 등 대규모 개발이 추진돼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을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더이상 난개발은 안 된다며 반발한다. 반면 제주도는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검토하는 등 사업 승인을 놓고 고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송악산 유원지 개발은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사업시행자로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이 공식 명칭이다. 3219억원을 투자해 호텔 2개 동(545실)과 휴양특수시설(문화센터, 캠핑시설, 조각공원), 편익시설(로컬푸드점,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이다.이 사업은 그동안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2차례 재심의됐다 사업시행자가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춰 지난 1월 심의를 통과했다. ●환경평가 2회 재심의… ‘호텔 6층’ 건설안 통과 송악산 일대는 제주 서남부 최대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환경단체 등은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이 송악산과 섯알오름의 연약한 화산지질에 터파기 공사 등으로 오름 원형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다. 조성지 인근의 일오동굴과 섯알오름 진지동굴 등은 근대사 비극의 현장이자 제주와 대정읍의 귀중한 역사유산이어서 이를 훼손할 가능성도 높다며 반대한다. 이들은 “송악산 일대는 제주에서 해안도로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경관지”라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높은 고도에다 건물들이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송악산과 섯알오름 양쪽으로 밀집하게 돼 경관 차단 등 경관자원이 사유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대정읍 지역은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가 들어서면서 하수용량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하수배출을 더 늘릴 수 없을 정도”라며 “그곳에서 발생하는 하수가 대정·안덕지역의 생활하수와 더해져 하수처리장 용량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제강점기, 4·3 역사 함께 만날 수 있는 코스 도보여행 바람을 일으키며 기존의 제주 관광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했던 ‘제주올레’도 송악산 개발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올레꾼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는 “송악산을 지나는 제주올레 10코스는 해마다 올레꾼 수만명이 걸을 정도로 사랑받는 코스”라며 “제주 서남부의 해안 절경은 물론이거니와 일제강점기와 제주 4·3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코스여서 더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악산 둘레를 걸어 내려와 동알오름과 고사포 진지로 이어지는 올레길이야말로 제주 서남부 해안 오름과 마을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송악산 뉴오션타운이 조성된다면 제주 관광객과 올레꾼들은 더이상 이런 풍광을 만날 수 없게 되고 송악산 주변 경관은 급격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은주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제주 자연환경과 올레길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대규모 개발은 제주도를 위해서라도 더이상 추진돼서는 안 된다”며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등과 함께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반대 운동을 계속 벌이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송악산이 생태적으로나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만큼 개발 사업 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주민들은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정읍 상모마을 발전위원회는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은 지역 숙원사업으로 지역민들의 갈등을 초래하는 외부 간섭이 없기를 바란다”며 “행정은 법이 허용하는 최소한의 개발을 조속히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대명그룹이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일대 58만㎡ 부지에 사자와 호랑이 등 맹수관람시설과 연면적 9413㎡ 규모의 호텔 120실, 동물병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 7월 제주 제1호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사업이지만 2011년 업체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뒤 2015년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취소됐고 2016년 대명리조트가 인수했다. 사업부지의 40%는 2006년 최초 사업자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공성 등을 이유로 옛 북제주군으로부터 사들인 공유지다. 2016년 대명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들끼리 공유지를 팔고 사면서 막대한 부동산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제주도는 환매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자체 중수시설 하수처리… 지하수 오염 우려 2017년 변경된 사업자의 개발사업시행 승인 변경신청이 이뤄지고 사업 내용이 전면 수정됐다. 동물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심의회를 끝으로 사업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심의회에서는 환경보전방안 이행과 주민들과 협의해 지역 상생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는 의견 제시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는 통과됐다. 하지만 지난달 마을 임시총회에서 새롭게 출범한 ‘선흘2리 대명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세계자연유산마을에 열대 동물들을 가둬 돈벌이에 나서는 반생태적 동물원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천읍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도 지역주민과의 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제주 동물테마파크 사업 승인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람사르습지 도시란 지역 공동체가 습지보전과 생태교육 및 생태관광 등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지속가능한 도시를 람사르협약이 인증한 도시”라며 “조천읍은 습지보호지역 동백동산과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아름다운 마을과 바다 등 자연생태적 우수성을 미래세대에 유산으로 물려줄 자랑스러운 곳”이라고 말했다.동물테마파크 사업부지 인근의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와 어린이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인분교 학부모 및 어린이 일동’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는 유네스코 자연분야 3관왕을 자랑하며 관광객을 유치하고서는 그곳에 반생태적 동물원을 허용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즉각 멈춰야 한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열대지방의 동물들이 잡혀와 고통당하는 살풍경이 아니라 제주만이 지닌 제주다운 자연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해발 300m 이상의 중산간에 위치한 선흘2리는 해마다 겨울이면 폭설로 고립되고, 우리나라 평균 2배에 이르는 600㎜의 강수량과 잦은 안개로 운전조차 힘든 곳”이라며 “반면 사자, 호랑이, 코끼리, 기린, 코뿔소 등은 1년 내내 덥고, 건기가 긴 사바나 기후에서 자라는 동물들인데 이런 동물들을 살던 곳에서 잡아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동물권을 보호하는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을 우려한다. 동물테마파크는 하수를 공공하수관로에 연결하지 않고 자체 중수시설에서 처리한 후 지하로 침투시키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제주도 “사업자·주민 의견 종합검토 후 결정” 박흥삼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은 “선흘2리는 사업부지와 직선으로 도로 하나를 건너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맹수들의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악취, 전염병, 맹수 탈출 가능성 등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학생수가 4배 늘어난 선인분교 코앞에 동물원이 들어서면 교육환경 악화로 다시 폐교 위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자와 지역 주민과의 대화, 반대 주민이 행정에 요구하는 사항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문 대통령 “정치권 과거에 머물러…막말 정치 희망 못 준다” 작심 비판

    문 대통령 “정치권 과거에 머물러…막말 정치 희망 못 준다” 작심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극한 대치 속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권을 향해 작심 비판을 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된다”는 등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야 간 극한 대치에 따라 국회의 공전이 장기화되면 집권 중반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성과를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문제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비속어) 발언을 하는 등 공방이 거칠어진 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실려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집권 2년을 돌아보며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촛불혁명에 의해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규정했다. 사회·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람 중심 경제로 바꿨다. 역동성과 포용성을 두 축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고 돌아봤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한반도 평화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자평했다. ‘촛불 정신을 새기며 혁신적 포용국가와 한반도 평화를 지향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정부의 책무가 더 막중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소용 없는 일”이라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특별히 변화를 촉구한 곳은 정치권이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 매우 안타깝다.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렸으면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김정은 대변인’, ‘좌파 독재’ 등 이념을 앞세운 발언이나 구호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자유한국당의 ‘독재자’ 표현에 대해 “패스트트랙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것으로 독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리고선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를 독재, 그냥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으니까 색깔론을 들어서 ‘좌파독재’라고 규정짓는 것에 대해서는…”이라고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하다가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등 지지자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의식, 이를 질타하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서 “험한 말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공직사회를 향해서도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중반기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정운영의 동력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의 형식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되는 ‘영상 회의’로 택한 것 역시 이런 기강확립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가장 높은 곳에 국민이 있다. 평가자도 국민”이라며 “국민이 대통령임을 명심해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자치광장] 도시에 새 숨 불어넣기/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도시에 새 숨 불어넣기/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도시도 인구나 주거 환경 등 변화에 따라 성장과 쇠퇴 과정을 겪는다. 그동안 노후 지역 정비는 대규모 철거와 재개발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도시 외형은 새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도시경관 및 공간이 획일적으로 변하고 이웃 간 소통이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관리방식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역 고유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재생’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곳이 성수동이다. 과거에는 서울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도심 준공업 지역이었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점차 활기를 잃어갔다. 그러던 중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 사업 선정으로 이곳에 재생 바람이 불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낡은 공장과 빈 물류창고엔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 자리잡으며 성수동만의 이색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커피도 한국 진출 첫 출발을 성수동에서 시작할 정도로 성수동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주목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성동구는 현재 성수동, 마장동, 송정동, 사근동, 용답동 등 총 6개 구역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돼 서울에서 가장 많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각 지역 환경에 맞게 저마다의 색깔로 갈아입으며 새로운 재생 이야기를 써 가고 있다. 당장은 이런 변화들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재개발과 달리 도시재생은 전후 변화를 눈으로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마치 심폐소생술과 같다. 생명력을 잃어 가고 있는 도심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도시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과정이다. 삶의 터전인 도시에 활기가 넘치면, 도시를 이루고 있는 주민들 심장도 함께 뛴다. 도시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 만든 공간이기에 도시재생은 사람을 남기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역량 있는 지역 주민을 남겨 자생력을 갖고 지역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물리적인 부분뿐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품은 인본적인 도시재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 [곽병찬 칼럼] 출범 3년, 저소득층에 대한 사과로 시작하자

    [곽병찬 칼럼] 출범 3년, 저소득층에 대한 사과로 시작하자

    내일(10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혁명적 상황에서 정권 인수 기간도 없이 당선 다음날 출발해 벌써 2년이 흐른 것이다. 그동안 일촉즉발 위기의 한반도, 극단적인 사회경제적 양극화, 기득권의 특권화 등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적잖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반동을 부르기도 했다. 지나온 시간은 짧았지만 걸어온 길은 멀고 험했다. 그러나 결과는 뚜렷하지 않고, 평가는 차갑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출범 초 80%를 웃돌던 국정 지지도는 지금 반 토막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전임 대통령들의 출범 2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지만 낙폭은 컸다. 그만큼 국민의 상대적 실망감은 컸다. 그동안 국정을 선두에서 이끌어 온 과제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이었다. 한동안 세계인의 주목 속에 시작했고, 한반도를 세계인의 검색어 상위 순번에 올려놓기도 했다. 지금은 지체와 정체를 반복하며 피로한 주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 절반 정도가 앞으로 잘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볼 정도가 됐다. 또 다른 과제는 불평등, 양극화의 극복과 경제적 약자의 소득증대였다. 20대,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이 정책의 대상이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며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소득증대를 위해 파격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렸다. 하지만 빈곤층의 일자리나 소득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도 이들이었다. 임금소득배율이 다소 개선됐다지만 가계소득배율이 악화된 것은 그 증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노동자들의 소득은 늘었다. 반면 취업과 실업의 경계선에서 오가는 알바생이나 자영업자, 일용직의 일자리와 소득은 크게 줄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취업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일하며 공부하거나, 일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오히려 더 곤경에 처했다. 청년층의 극적인 이반은 그 결과일 것이다. 올 들어 두 달째 취업자 증가가 20만명대를 기록하고 고용률이 상승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공공·서비스 등 재정으로 뒷받침되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안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의 투자와 고용은 동면 중이다. 부실한 사회안전망 탓에 오갈 데 없는 퇴직자는 늪이나 다름없는 편의점이나 음식점 주변을 기웃거린다.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 한반도 평화 정착도 우리의 곳간이 든든해야 다질 수 있고, 곳간에서 인심이 나와야 교류협력과 남북 관계 개선도 탄력받을 수 있다. 소득이 적을수록 남북 관계 전망을 어둡게 본다. 세대 간 갈등과 격차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이 고령층과 비슷한 시각을 보이는 것도 이 부분이다. 그러나 아직은 문 대통령의 진정성만큼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부실검증이나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혹은 돌려 막기 식의 인사로 큰 실망감을 줬다. 하지만 국가 대사를 돈벌이 방편으로 삼지는 않고, 적어도 이전 정부처럼 집사 채용하듯 기용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제 다르다. 시행착오의 시간도 없다. 한 족벌신문의 대표적 논객의 엊그제 칼럼 제목은 ‘문재인 정권 심판 11개월 남았다’였다. 다시 허리띠 신발끈 졸라매야 한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반성과 보완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항산항심(恒産恒心·재산이 있으면 마음도 변치 않는다)이다. 이 정책은 불평등, 양극화, 저성장의 악순환을 초래한 기업주도성장, 시장주의 성장론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단순한 정책적 변화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따라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부 부작용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의 준비 부실은 불필요한 부작용까지 불러왔다. 그 피해는 정책 수혜 대상이던 저소득층에게 집중됐다. 문 대통령의 출범 2주년과 새로운 시작은 이들에 대한 솔직한 사과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김대중 정부의 출범은 약자들과 함께하는 눈물로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험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05년 7월 5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시책 점검회의에서 한 말이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시장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시장을 공정하게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임하고 2년 반쯤 지났을 때 한 말이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산업안전 집중 투자… 산재 사망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산업안전 집중 투자… 산재 사망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모든 노동자에게 있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이런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지난해만 971명. 이는 노동자 10만명당 5명 수준으로 일본이나 독일보다 3배, 영국보다는 10배 이상 많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두용(56)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정부든 기업이든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를 따라가지 않으면 더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환경산업보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을 지낸 국내 최고의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문 대통령이 공언한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자살, 교통 사고, 산재 사고 사망자수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한 해 자살 사망자는 대략 1만 3000명, 교통 사고 사망자는 3700명이다. 이에 비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1000명 안팎이다. 자살, 교통 사고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산재 사고 사망자 대부분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30~50대라는 점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죽음은 국가와 사회적으로 후유증이 적지 않다. 저출산이 가져올 사회문제 중 하나가 노동력 부족 현상이다. 국가를 유지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장애 요인이 된다. 노동력 확보 대책이 절실한 가운데 산재 사고는 직접적 손실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971명인데 국가·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전체 비용을 고려할 땐 이보다 100배 많은 9만 7100명이 사망한 것과 비슷하다.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국가가 산업안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산재 사망률은 소폭 줄었다. 하지만 건설업 등에선 여전히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한 것은 과도한 목표치를 설정한 게 아니다. 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정부는 그 수준을 반영한 것이다. 국민 요구 수준을 따라가지 않고는 정부와 기업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 지난해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485명으로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내 건설업 수준을 고려했을 때 절반 수준인 250명대로 충분히 줄일 수 있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설업 자체적으로 안전에 소홀했던 부분들은 이제 개선할 때가 됐다. 공사 현장에서 건축물 외벽에 설치하는 비계(임시가설물) 중 가장 안전한 것이 ‘시스템 비계’다. 설치하면 웬만한 추락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건설 현장에서 시스템 비계 보급률은 20%를 밑도는 실정이다. 한국 건설업 규모면 시스템 비계 보급률이 60%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가야 한다.”-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 시행에 앞서 정부가 하위법령을 정비했다. 경영계는 특히 작업중지 규정이 모호하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안전 조치가 불완전한 곳에서 매우 급하거나 중대한 위험이 있을 때 정부가 내리는 작업중지 조치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안전 사고의 결과는 아무리 돈을 줘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은 불확실한 것을 가장 싫어한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작업중지를 해제할 수 있는지 예측하고 싶어 한다. 이런 괴리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맞출 것인지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가 구체적인 시행령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이 완성되면 모호하다는 문제는 일정 부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법을 바꾸는 것만으로 산재 사망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순 없을 것 같다. “산업 사회에서 사고가 없는 곳은 없다.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사망자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갈지가 중요하다.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전 30년을 간단하게 얘기하면 ‘안전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시대’였다. 지금은 과도기를 지나가는 중이다. 앞으로는 ‘안전을 제대로 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안전을 챙기지 않으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지금껏 하지 않았던 것을 하려니 기업은 이를 ‘준조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민과 사회가 기업에 안전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결과를 물을 것이다. 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기업은 고유한 목적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 아직 이들에게 안전은 부가적인 문제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기업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산업안전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는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안전에 활용하는 한편 AI가 일으키는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건설 현장과 공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수집해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할 수도 있다. 언제, 어떤 건설현장에서, 무슨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시점에 맞는 감독이나 서비스도 구축할 수 있다. 스마트 공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로봇이 오작동하는 순간 재난이 발생한다. 로봇에 대한 정비 작업이나 유지·보수할 때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 것인지도 앞으로 안보공단이 풀어야 할 과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유은혜 부총리 “학령인구 감소 대비한 교육 대책 내달 발표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구 급감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의 방향을 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빠른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할 때”라면서 “내달 중 기본적인 과제와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부처 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부총리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학제개편과 교사양성 및 수급체계, 폐교되는 학교들에 대한 대책과 학교 시설 활용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면서 “큰 틀에서의 방향은 6월에 내놓겠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교육정책이나 학제개편, 교사수급 등의 사안은 교육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교육부의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혼란 없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한 2022 대입개편안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각 대학도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고 협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0%로 합의한 정시 비율을 더 늘리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등 교육정책의 변화와 맞물린 대입제도 개편도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등 교육제도의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대입제도 개편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출범할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제 그만! 과학팔이 연예인급 석학들의 ‘과학 할리우드 액션’

    이제 그만! 과학팔이 연예인급 석학들의 ‘과학 할리우드 액션’

    과학계와 관련된 뉴스는 언제부터인가 슬프고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후반의 혁신적 기술개발로 관심을 모았으나 사기로 밝혀진 나노이미지센서 사건과 ‘황우석 복제기술 사기 논란 사건´ 등 특정 연구 및 연구 중심 기관들의 사기 기술 이전 등 100억원대 이상 빅 사이즈 연구의 부실과 부정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으로 알려진 박영수 검사가 2005년경에 올린 빛나는 실적이 연구 비리 척결이었다. 이때 참여했던 실무 검사가 언론에 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말이 “연구비 횡령에 연루된 서울대 교수 전원을 사법처리할 경우 학교가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비리가 관행이 돼 있다”는 한탄이었다. 우리나라 정부 예산 가운데 연구개발(R&D)에 지출되는 비중은 5%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간 지출 규모는 20조원에 육박하지만 양적 성장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과학기술, R&D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과학기술 정책의 발전과 분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산업화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공적인 산업화 이면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공공 분야 연구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해외에서 유치한 기술자, 과학자, 공학자들과 함께 한 실용화 및 지원 연구와 더불어 국가 주도로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같은 국책 연구소들이 산업화 지원과 산업 역군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때 이후 우리는 과학 및 산업 분야의 태두급 인사들을 갖게 되었다. 1967년 설립된 과학기술처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어가던 때의 모습이었다. 197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 이후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GDP(혹은 GDI) 혹은 정부 지출의 5%까지 끌어올리며 국가의 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선언이 주로 언급됐던 때가 이태섭 과학기술처 장관 시절이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이때부터 산업화 지원에 큰 역할을 한 공공 분야 연구개발의 역할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계에도 ‘선진화’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후의 ‘공공 분야 연구개발’은 1990년대 들어 기초기술, 공공기술, 그리고 산업기술로 세분화되었으며 적절한 지원과 집중을 통해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생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은 기초기술, 산업기술, 공공기술로 구분되어 진행되었으며, 각각을 담당하는 연구회가 존재하였다. 이것이 점차 통합되면서(그림1 참조) 현 정부에서는 과학기술정통부의 직할기관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하고 있다. 정부에 따라 명칭은 변화되어 왔지만 과학기술혁신 5개년 계획과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을 통해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산업기술 연구개발’ 기본 정책이 관계 부처 주도로 수립되어 왔는데 용어의 틀은 동일하나 함의는 달랐다. ●실용화에 흔들리는 기초과학연구 최근의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산업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관 평가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산업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란 주제가 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핵심과제가 되면서 과거의 기초기술 연구개발, 공공기술 연구개발, 산업기술 연구개발 등이 어수선하게 혼재된 상황이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5개년 계획을 이야기할 때의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 분야 기술 연구개발’이 ‘선진화’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국가 R&D로 이뤄진 ‘과학기술 연구개발’ 결과가 종국에 산업화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정부 연구개발 모토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하는 ‘국민 체감형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나 ‘난제해결형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그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모호하기 짝이 없었다. 다행히 반복된 기관 평가를 통해 점차 체계적인 구조가 갖춰져 가고 있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 현재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공공기술 연구개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아직도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다. 공공기술 연구개발은 이전 정부에서 기초기술과 산업기술 연구개발에 각기 흡수되어 사라졌던 연구 개념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창조적 지식 확보와 우수 연구인력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대규모 연구비를 집행하는 21세기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을 상징하는 연구기관이다. 하지만 결과에 비해 논문당 연구비 단가는 너무 높으며, ‘조기 산업화’할 수 있는 ‘기초연구’라는 모순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정체성이 모호하다. 심지어 몇몇 전·현직 단장은 연구비 횡령과 연구결과 빼돌리기 의혹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민간에 넘겨야 할 산업기술연구 199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었던 ‘산업화’ 시절의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공기업 혹은 민간기업의 절실한 필요에 따라 학교와 연구기관이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의 역할을 담당한 체제였다. 이후 정부주도형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책은 전략적으로 확장되면서 참여정부 때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통한 차세대 기간산업화로 변화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차세대’를 ‘신(新)’으로 대체한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전환되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성장동력사업 부분도 떨어져나가면서 신산업(특히 에너지 신산업)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이렇게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 자체가 변해오면서 이번에 제기된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에서는 그 패러다임 변화가 지나치다 못해 산업기술, 과학, 공학을 난제 해결을 위한 ‘21세기 연금술로 육성하자’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기초기술과 산업기술 간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이제 정부의 손에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궁극적인 산업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결국 가야 할 길이다. 산업부는 이제 정부주도형 산업기술 연구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고, 민간이 하려는 사업들에 방해에 되지 않도록 앞길을 터줘야 한다. 이런 맥락으로 선진화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책과 전략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비전문가에게 휘둘리는 과학기술 정책 누적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현 정부의 정책과 대응은 실망스럽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기초과학 육성’이 잠시 화제가 됐지만, ‘기초기술 연구개발’이란 방점은 용두사미가 된 지 오래다. 앞으로 기초과학의 뿌리를 책임져야 할 대덕연구단지의 박사후과정 인력 운용이 아무런 비전도 없이 무정책, 무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문 후속세대 붕괴가 임박했다는 현직 연구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과학기술 정책의 뚜렷한 목표와 변화의 방향성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과학을 모르는 이들이 과학기술 정책을 주무르고 있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는 경제실장 아래 과학기술 보좌관은 있지만, 과학기술 수석은 없다.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은 정보통신쪽에 치우쳐 있고 과기부 혁신본부장은 존재감 자체가 빈약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도 과학을 언급하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 ●과학 대중화라는 환상과 얼치기들 과학의 대중화를 강조하지만, 그 대중화를 이야기하고, 대표하는 사람 가운데 해당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진정한 과학과 공상 과학이 혼동된 지 오래다.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급조되어 쏟아지는 전문가, 무작정 연구 유행을 좇는 쭉정이 가짜 석학과 석학 행세하는 과학팔이 B급 연예인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연구자와 연구기관이 논문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쓰는 상황이 오늘의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현실인 것이다. 유행을 좇는 ‘빅 사이즈 연구’와 과학 홍보자 수준의 코디네이터가 노벨상에 근접한 ‘빅 가이’가 될 거란 안일한 기대도 버려야 한다.●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장 필요한 것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다. 부정부패로 낭비되는 연구개발예산을 정리하고 꾸준하고 지속가능한 연구를 지원하도록 국가 R&D 생태계를 개선해야 한다. 연구비리가 만연해 있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연구비리 척결을 위한 특별 외부감사 기관을 감사원이나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연구비를 횡령하고 타인의 연구결과를 표절하고도 버젓이 다시 연구자로 행세하는 좌절스러운 상황을 타파해야만 한다. 연구인력 확충과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젊은 과학기술 인력 자체가 소멸할 위기에 놓여 있다. 소수의 스타 연구자에게 대규모 예산을 집중시킬 것이 아니라 중복을 감수하고라도 직접적인 연구활동이 가능한 30대의 핵심 연령대 과학자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실패에도 부담없이 지속될 수 있는 스몰 사이즈(small size) 연구 지원이 그것이다. 연구비 정산을 중심으로 100% 목표 달성을 강요하는 허황된 평가관리에서 벗어난 충실한 결과 보고 중심으로 꾸준하고도 장기적인 연구 지원 형태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유와 조건 없이 지원하되 연구 결과는 공개와 공유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연구실보다는 기자회견장에서, 국회나 정부의 위원회에서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을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전문가들로 과학기술 정책의 기본 자체가 흔들렸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원칙만이 기초과학을 살리는 길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산학협력 부단장 ●박철완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로 산학협력단 부단장을 하고 있다. 참여정부 때 차세대전지 성장동력사업단을 책임졌고, 국가나노기술 정책 입안, 차세대전지 국가과학기술지도 등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정부의 국정운영을 4회에 걸쳐 분야별로 평가했다.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했거나 이행 중인 사안이 54%로 이행률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교육 등 일부 영역은 낙제점에 가까웠고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 재벌 개혁은 이행된 것이 없거나 대폭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각 분야 전문가 4명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2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 봤다. 토론에는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가 4명의 평가에 대해 정해구 위원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이창구 사회부장이 맡았다.-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정책 이행 중 가장 아쉬웠던 분야를 꼽아 달라. 신광영 교수(신 교수) 집권하고 맨 먼저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초반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내세웠으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노노(勞勞)갈등’ 등 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선언적인 목표 제시보다 정책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영철 교수(조 교수) 재벌개혁 정책과 공정경제 실현이 매우 미진했다.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했었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 재벌 개혁에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도 전략적 판단과 치밀한 준비 없이 진행돼 보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 사용자들의 반발을 완충할 전략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발생한 초과세수 25조 4000억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게 결정적 실수다. 이 정도 규모는 0.3~0.4%의 추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초과로 걷힌 세금을 재정 확장에 적극 투입했어야 했는데, 국고에 쌓아 놓아 결과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꼴이 됐다. 추경을 통해 제대로 재정운영을 하고 내수를 활성화했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복경 교수(서 교수) ‘정책의 정치 과정’이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든 공정경제든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성패가 갈린다. 촛불 이후에 한국 사회가 원한 것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큰 틀에서의 기획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현안이 터지면 대응하기 급급하다 보니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려면 청와대의 메시지 전달, 국회에서의 정치, 관료들의 이행 등 세 가지 축이 함께 맞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최정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에 지명했던 게 한 예다. 양홍석 변호사(양 변호사) 집권하고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촛불 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했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적폐청산은 피의자 몇 명을 구속하는 게 다가 아니다. 수사 이후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전혀 되지 않았다. 남은 임기에도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 정해구 위원장(정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 요구안이 총망라돼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았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정책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미래로 나가려는 세력과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사이의 충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과감히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를 다소 이상적으로 본 것 같다. 집권 당시에는 2018년 하반기에 있을 경제 하방 압력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 재정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한 것은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강한 보수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적폐청산이나 각종 개혁입법이 미흡한 것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일자리 문제는 아쉬웠다. 1호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경기 부진 등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켰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남은 임기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나. 조 교수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수언론으로부터 고용 참사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는 다르다. 언론이 주로 취업자수 감소만 놓고 비판했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 지표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2018년 수치가 가장 좋다. 고용 대란이 절대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근로자 가계 소득 개선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 2018년 소비증가율이 2.8%인데,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임금 상승의 효과다.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평가 역시 섣부르다. 오히려 거시경제의 지표들을 보면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정 위원장님 해명처럼 기재부 관료와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사이에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있다면 청와대의 판단이 우선 돼야 한다. 관료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한 것 아닌가. 신 교수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처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수진영의 공격이 더 세졌다. 하지만 이 정책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 금융기구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은 결국 불평등을 줄여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정책에 대해 이미 많은 국제경제기구에서 내세운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 불필요한 비판을 막아야 한다. 정책만 제시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게 아니다.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궁지에 몰린 것은 정치영역, 즉 국회에서의 담론 투쟁에서 실패한 측면도 크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반기업 규제법안’이라고 규정한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 법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기획이 없었던 것이다. 정 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 자체는 잘 짜였다고 본다. 초반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은 중장기 과제인데 국민들은 당장의 효과를 요구한다. 이 부분을 헤쳐 나가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우호적 정책을 많이 펼쳤다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고 인식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신 교수 우리나라 노동자 퇴직 연령이 평균 49.1세다. 50세도 안 돼 퇴출당하고 나머지 30년을 빈곤층으로 산다. 근속연수도 5.8년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가 제도적, 조직적 보호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 불안과 삶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지금 당장 안 된다면 앞으로 10년, 15년 후 개선 방향을 보여 줘야 한다. 체계적 일정표가 있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서 교수 경사노위 진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처럼 기업에서 제기한 이슈를 경사노위 의제에 맨 먼저 올리면 노동계는 달리 할 게 없다. 노동계 안건을 동시에 다루거나 의제 선별권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조 교수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 중에는 1~2년 내에 성과를 낸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사측(경총)이나 노측(한국노총) 모두 대표성까지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탄력근로제처럼 급박하고 첨예한 현안을 덜컥 올려놓으니 합의가 되질 않는다. 처음부터 경사노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의제를 정해 하나라도 합의를 내는 게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일단 3~4년간의 구체적 계획을 보여 준 뒤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왜 경사노위에 들어가야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 후퇴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노동계에 앞으로의 계획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남은 3년의 계획을 보여 줄 시점이 됐다. 정 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으로 실제로 임금이 오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사람은 대체로 입을 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협상이나 합의보다는 투쟁으로 얻는 게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는 서로를 배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젠 배제를 넘어 협상을 통해 상생하는 사례를 쌓아야 한다. 경사노위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모델이고 성공을 위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4050세대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나면 이후 사회적 보호의 틀, 복지가 필요하다. 서로 양보를 통해 일자리, 자영업 문제, 복지 문제를 합의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적폐청산은 잘 이행됐다고 보나. 전문가 평가에서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혹평이 나왔다. 양 변호사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개혁을 할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개혁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다음 총선 이후에 새 국회에서 검찰, 경찰, 기무사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권력기관 내에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적폐가 더 많다. 법적 처벌이나 법 개정보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조직과 예산을 바꿈으로써 개혁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검찰권 남용이 문제가 됐던 검찰의 특수부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민생과 관련된 형사부를 늘리고 검찰 내 특수부를 줄이거나 예산을 줄이면 개혁이 가능하다. 경찰도 정보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정원 개혁도 국내 정보 부분을 줄이고 대북, 해외 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배치하면 된다. 어찌 보면 남북 관계나 경제처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보다 권력기관 개혁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거의 바꾸지 않았다. 조 교수 양 변호사의 말에 동의한다.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했어야 했다. 현재 의회 구도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것을 적극 제시할 필요도 있다. 촛불의 힘과 좋은 경제지표를 등에 업고 있던 집권 초기에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을 확실히 개혁해야 했다. 서 교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런 의회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능한 것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2년간 정부는 수많은 국정 과제들을 국회에 던지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회나 야당 탓을 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반에 높은 대통령 지지율 탓에 연합보다 독자 노선을 택한 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개혁 연합’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개혁이 멈춘다고만 얘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법, 김용균법 등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 법안들은 정부 여당이 나선 것이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 정 위원장 현재 적폐 청산의 단계는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까지 왔다. 2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혁하라는 비판을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결국 개혁의 완성은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적 전략으로 돌파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말이 쉽지, 삼권분립하에서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다. 인사나 예산, 조직개편 등의 수단으로 개혁 압박을 가하라는 것은 잘못하면 비민주적인 행정을 하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법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 달라. 신 교수 출산율은 세계 최저, 고령화는 세계 최고 속도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일본 사회 자체를 침체시키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로 만들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출산 예산으로 100조원을 썼다는데 어디다 썼는지 와닿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결혼, 출산, 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획기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이런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학문 정책도 필요하다. 양 변호사 법 개정이 안 돼 개혁을 못 한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라면 내년 총선 이후에는 동력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 입법적 조치마저도 정부 안으로 나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의원 발의 형식이다. 실제로 개혁의 방향이 섰다면 법안을 내고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하면 된다. 조 교수 2기 청와대의 모습을 보면 장기 계획보다 그때그때 현안을 긴급하게 처리하는 데 바빠 보인다. 촛불의 사명을 받은 정부가 사회, 경제, 권력기관 개혁과 같은 중요 정책 의제에 아직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법률개정이 어렵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지, 산적한 개혁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해결책을 찾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할 때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단독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에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제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 전에 장기 계획을 발표해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촛불 정부의 모습이다. 서 교수 내년까지 이행 가능한 정책과 불가능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일단 선별을 한 뒤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행할 이슈별 목표도 설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총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인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앞으로 1년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 정 위원장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좁히고 낙후된 복지를 개선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3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보수적 기재부 탓 확장 재정 못해… 소주성 계속 가야”

    “보수적 기재부 탓 확장 재정 못해… 소주성 계속 가야”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위원장 주장 “집권 당시 경제 낙관해 사전 대처 미흡”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해구 위원장이 2일 정부의 재정 정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보수적 흐름 때문에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기획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집권 당시 경제를 다소 낙관적으로 봐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면서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때문에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의 이런 설명은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등 토론자들이 “세수가 25조 4000억원이나 더 걷힌 2018년에 적극적인 재정 확장 정책으로 자영업자 대책을 미리 세워 놓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했어야 했다”는 비판 속에서 나왔다. 정 위원장은 또 “초반에 성과가 미진하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국가정보원 개혁과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적폐청산이 2단계를 통해 완성된다면, 현재는 적폐를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에 와 있다”면서 “2단계는 재발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인데,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수위원회 성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에서 정치행정분과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을 맡았다. 정책기획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점검하고 중장기 발전전략과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로 만난다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로 만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민간 축제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소셜밸류커넥트(SOVAC) 사무국은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제1회 행사를 연다고 1일 밝혔다. SOVAC는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고 창출하는 데 앞장서 온 기업과 단체, 학계가 공동 기획한 행사다. ‘사회적 가치’는 일자리 부족,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과정과 성과 등의 총합을 뜻한다. 그동안 정부, 비영리 단체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섰지만 최근 SK 등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 개인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주최 측은 이번 첫 행사의 주제를 ‘패러다임 전환,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로 정했다. SOVAC은 지난해 말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협력과 교류, 알림의 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다. 현재 베어베터, 수퍼빈 등 사회적기업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코트라(KOTRA), 코이카(KOICA) 등 공공기관, 한양대, 명지대 등 31개 단체와 기관이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는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와 자녀 입양과 기부 등을 통해 개인 차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탤런트 차인표씨 등이 기조 연사로 나선다. 사회적기업 종사자와 예비 창업·취업자 등을 대상으로 투자와 판로, 구매, 세무, 커리어 상담 등을 하는 소규모 세션도 함께 진행되며, 사회적기업들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 30여개도 설치된다. 일반 시민과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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