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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화성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난 7월 20일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상공 100㎞까지 올라 무중력 체험을 하며 성공적인 우주여행을 했다. 그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7월 11일에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탑승한 우주선도 대형 항공기에 실려 이륙한 뒤 엔진을 점화해 상공 86㎞까지 올랐다. 민간 분야로 확대된 우주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일들이다.이제 인류의 우주 탐험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지구 밖 행성에 인류가 직접 가 볼 날도 머지않았다. 이런 가운데 7월 23일에는 미국 화성 로봇탐사선 인사이트 자료를 분석한 세 편의 논문이 ‘사이언스’에 실렸다. 2018년 11월에 화성 표면에 착륙한 인사이트가 설치한 지진계에는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화성 지진 자료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번 논문은 지난 2년 동안의 화성 지진 자료와 지구물리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화성 내부 구조를 밝힌 것이다. 분석에는 1700~4100㎞ 떨어진 거리에서 발생한 지진 43건이 활용됐다. 지하 50~70㎞ 깊이에서 발생한 이 지진들의 크기는 규모 3~4 정도로, 지구에서는 매년 수천 회 발생하는 수준이다. 화성의 깊은 곳을 통과해 기록된 지진파 분석을 통해 확인된 화성의 내부 모습은 흥미롭다. 화성 지각의 두께는 39~72㎞이고, 2~3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다. 화성의 지각 두께는 지구의 두꺼운 대륙 지각과 유사하다. 화성 지각에는 지구 맨틀에 비해 13~21배가량 많은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고 많은 열까지 내고 있다. 화성 표면에서 보이는 큰 분지들이 운석 충돌뿐 아니라 화성 내부의 열에 의해 발달한 것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하지만 현재의 화성 표면에서 측정되는 열류량은 지구의 대륙 내에서 측정되는 열류량보다도 낮아 화성이 빠르게 식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화성 핵의 반지름은 1830㎞가량으로, 지표에서 1570㎞ 깊이에 핵이 있다. 화성 반지름의 53%를 핵이 차지하는 셈이다. 화성 핵의 크기는 지구에서 핵이 차지하는 크기와 유사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화성 핵 크기보다는 크다. 흥미로운 점은 화성의 핵이 지구의 외핵처럼 액체임이 확인된 것이다. 화성 핵 경계부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지진파 분석을 통해서였다. 지구와 같은 고체 상태 내핵의 존재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화성 핵의 밀도는 지구 핵 밀도의 절반에 불과하다. 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핵 내에 상당한 양의 가벼운 원소가 포함돼 있음을 의미한다. 액체 상태의 핵이 존재함에도 현재 화성엔 행성 자기장이 없다. 화성 지각 암석 내에 많은 잔류 자기장 흔적이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행성 자기장이 소멸된 이유는 앞으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이처럼 화성은 지구와 여러모로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구에 비해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화성의 일교차도 크다. 태양풍과 우주로부터 오는 유해한 전파를 막아 줄 행성 자기장도 없다. 지표는 건조하고 낮엔 많은 바람과 먼지가 날린다. 물은 지각 내에 확인되지만 음용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오지 탐험에 필수적인 나침반도 작동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성 여행에는 준비할 것도 많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선크림과 흙먼지를 막아 주는 보호 안경, 두툼한 방한외투, 물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물통은 필수다.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을 활용할 수 있을 테니 오지에서의 위치 확인을 위해 GPS도 가져가자. 화성 여행 준비물을 마련할 날이 곧 오길 고대한다.
  • 거세지는 ‘반명 전선’… 재난지원금·경기도 홍보비 놓고 또 충돌

    거세지는 ‘반명 전선’… 재난지원금·경기도 홍보비 놓고 또 충돌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추진, 경기북도 분리 찬반 등 ‘경기도 핫이슈’를 두고 ‘반명’(반이재명) 전선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다시 형성되고 있다. 이 지사가 지사직 유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선 후보와 현역 광역단체장 역할의 충돌 지점을 파고드는 견제도 거세졌다. 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 의원이 반대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2일 “이 지사가 국정 경험이 없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맹폭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국회에 있어 본 적도 없고 또 정부에서도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당정청 합의도 존중하지 않고 그냥 일방통행하겠다고 하면 국정이 어디로 가겠나”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2차 경기도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이미 2조 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경기도의회 자료를 제시하며 “경기도민 세금으로 또 빚을 내 소득 상위 12%까지 지급하겠다는 것”이라며 “도민의 혈세는 이재명 후보의 곳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6명 후보 중 유일한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게 공정 경선에 해당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이 지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책은 다른 게 정상이고, 중앙정부와 똑같이 할 거면 지방자치를 할 이유가 없다”며 경기도 100% 지급 추진 입장을 고수했다.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의 경기도 홍보비 지출도 문제 삼았다. 박래용 대변인은 이 지사 재임 이후 전임 지사 때보다 홍보비 지출이 45% 늘었다며 “돈으로 언론을 줄 세우고 길들이는 것은 교묘하고 음습한 보도 통제”라고 주장했다. 당 선관위가 경기도 유관기관 관계자의 이 지사 선거운동에 ‘문제 없음’ 판단을 내린 것에도 반발이 나왔다. 이낙연 캠프의 최인호 종합상황본부장은 “이번 결정은 균형을 심각하게 잃어버린 졸속적인 결정”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당 선관위는 이날 이 전 대표 비방 SNS 채팅방을 운영한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이던 A씨, 경기도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B씨의 선거운동에 제한 사유가 없다고 결정했다. 한편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재명 캠프 박진영 대변인은 이날 자진 사퇴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정 전 총리가 ‘음주운전 범죄 경력자는 모든 공직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페이스북에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며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지만 대리비를 아끼려는 마음에서 음주운전을 했을 수 있다”고 써 논란이 일었다.
  • 윤석열 또 설화… 부정식품 이어 페미니즘 발언 논란

    ‘주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에는 페미니즘과 부정식품(불량식품)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여권에서는 각 현안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드러낸 ‘역대급 망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저출산 문제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면서 국내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맥락상 페미니즘 탓에 이성 교제가 이뤄지지 않아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설명인 셈이다. 당장 강연 직후 취재진에서 ‘페미니즘과 저출생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이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피해 갔다. ‘건강한 페미니즘’의 기준에 대해선 “정치적 이해관계에 사용되면 여성의 권리 신장보다는 갈등을 유발하는 측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곧장 비판이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를 자처하며 훈계하지 마시고, 여성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라”고 썼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니즘 논란으로 며칠째 충돌해 왔다. 여기에 윤 전 총장이 느닷없이 기름을 부은 꼴이다. 앞서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이 “(안 선수의) 남성혐오 단어 사용이 문제”라고 논평해 논란이 일자 정의당은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정의당이) 프레임 잡는 것 자체가 지금 젠더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정의당은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반격하며 양 대변인을 두둔했다. 최근 윤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여권에서는 건강·위생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빈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자는 주장이라고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독약은 약이 아니다. 어안이 벙벙하다. 내 눈을 의심했다”면서 “윤 전 총장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없는 사람들이 ‘주 120시간 노동’하면서 ‘부정식품이나 그 아래 것을 먹는’ 그런 나라이냐”고 맹비난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단속 기준을 과도하게 높이면 선택권이 축소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며 “어이없다”고 응수했다.
  • 도쿄올림픽 BMX 레이싱서 부상 속출

    도쿄올림픽 BMX 레이싱서 부상 속출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경기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 경기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위험한 종목을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타의 대상이 된 종목은 바로 ‘BMX 레이싱’. BMX 레이싱 종목은 대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로 부상위험이 매우 높다. BMX는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로 각종 묘기를 부리는 ‘모토크로스’를 자전거로 흉내 내던 문화에서 유래했다. 문제는 젊은이들의 눈길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BMX 참가자들이 훈련이나 경기 도중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력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BMX 남자 레이싱 준결승에서 미국의 코너 필즈(29)가 오르막 구간을 지나다가 자전거가 고꾸라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 부상을 입어 도쿄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다. 뇌진탕, 뇌출혈과 갈비뼈 골절로 인한 폐손상이라는 소견을 받은 필즈는 결국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필즈는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BMX 레이싱 금메달리스트이다. 필즈가 빠진 BMX 남자 레이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네덜란드의 니에크 킴만(25)이다. 킴만 역시 지난달 26일 연습 훈련 도중 갑자기 나타난 대회 관계자와 충돌하면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가벼운 부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여자 BMX 레이싱 경기에서도 각종 사고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준결승에서 2위로 달리고 있던 호주의 사야 사카키바라(22)의 자전거 뒷바퀴가 뒤따라오던 미국의 앨리스 윌로비(30)의 앞바퀴와 부딪히면서 뒤엉켜 넘어지면서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했다.
  • 청주서 예고된 쥴리벽화 제작 중단된 듯

    청주서 예고된 쥴리벽화 제작 중단된 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 벽화’가 서울 종로에 이어 충북 청주에서도 그려지다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과 충북도에 따르면 ‘친일파청산’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조만간 청주 쥴리의 남자 벽화 그립니다.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 같다 예감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사다리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림이 그려진 곳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컨테이너 벽면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2일 오전 그림이 그려졌던 벽면의 흰색 판이 뜯겨나간 것을 충북도 와 경찰 등이 확인했다. 그림 제작이 왜 중단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림을 예고한 네티즌과 그림을 그리는 사진속 인물이 다른 사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림을 예고한 네티즌에게 직접 확인은 못했지만 현재로선 그림을 중단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람의 행동이 범죄와 무관해 더 이상의 추가 확인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림이 등장할 경우 진보와 보수간 충돌이 우려돼 계속 예의주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가족 명의로 산 땅 모르쇠?… 200만 공직자 ‘사익추구’ 꼼짝마

    가족 명의로 산 땅 모르쇠?… 200만 공직자 ‘사익추구’ 꼼짝마

    지난해 11월 물러난 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국토부가 발표한 신도시 주택공급정책에 본인 및 가족이 소유한 토지가 포함되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행동강령 위반신고가 접수됐다. 권익위는 당시 국토부 공무원 행동강령에 담긴 제5조 사적이해관계의 신고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에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투기 의혹을 받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 7명을 입건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성 구청장은 2015년 7월 한남뉴타운 4구역 지상 3층, 지하 1층 다가구주택을 두 아들과 공동으로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불거진 공직자 이해충돌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처럼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사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다. 공무원 행동강령보다 법적 제재와 규율을 엄하게 적용해 직무수행에 따른 사익 추구와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2013년 국회에 처음 제출된 지 8년 만인 올해 4월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5월 시행된다. 이해충돌방지법 적용을 받는 국회의원들이 법 통과를 차일피일 미루다 여론에 떠밀려 가까스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전이라도 사적 이해관계자를 신고하지 않는 등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공무원 행동강령상 징계를 받게 되며,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재산취득 행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처벌된다.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주택토지정책을 총괄하는 박 전 차관은 본인과 가족이 당시 신도시 지구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해당 정책으로 직접 이익을 받는 직무관련자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 같은 경우에는 소속 기관장에게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며 신고 위반 시 과태료 2000만원의 제재를 받게 된다. 성 구청장의 경우에도 같은 제재가 적용된다. 권익위는 “해당 사업구역 내에 토지와 주택을 보유한 구청장 본인과 사적 이해관계자인 아들은 해당 사업으로 직접 이익을 받는 직무관련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모두 10개의 행위기준을 담고 있다. 우선 사적이해관계자 신고·회피·기피 및 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는 사적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16개 유형의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고 그 업무를 회피해야 한다. 16개 신고대상 직무에는 인허가, 면허, 신고, 보상 등의 직무, 조세 부과·징수, 병역판정 검사 관련 직무가 포함된다. 공사와 용역, 물품조달, 공직자의 채용·승진·상벌·평가, 공공기관 행정감사,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지자체의 행정사무 조사 관련 직무도 해당된다. 사건의 수사·재판·중재·화해 직무도 이에 속한다. 공공기관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매수 신고 조항도 담겼다. 부동산을 직접 취급하는 공공기관 공직자와 그 배우자는 물론 생계를 같이하는 이들의 직계존비속은 업무와 관련된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매수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권익위는 “부동산을 직접 취급하지 않는 공공기관 소속 공직자라 하더라도 택지 개발, 지구 지정 등 부동산 개발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동일하게 신고 의무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위공직자는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임기 개시일 기준 최근 3년간이 대상으로, 소속 기관장은 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신고 의무도 행위 기준에 담겼다. 공직자,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 공직자의 직무관련자와 금전이나 부동산 등을 사적으로 거래할 때는 신고해야 한다.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도 포함된다.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규정에서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한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비롯해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외부활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가족 채용 제한 규정에서는 산하기관과 자회사를 포함한 공공기관은 공개 채용 등 경쟁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고위공직자 가족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체결 대상도 제한된다. 고위공직자 또는 그 배우자, 이들과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존비속은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다. 다만 해당 생산자가 1명뿐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또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물품, 차량, 건물, 토지, 시설 등을 사적으로 사용해 수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사용과 수익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특히 직무상 비밀 또는 소속기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공직자가 이익을 얻을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형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그 이익은 몰수 추징하도록 했다. 징역형과 벌금형을 같이 받을 수도 있다. 이는 퇴직 후 3년까지 적용되며, 직무상 비밀이나 미공개 정보로 이익을 얻은 제3자도 처벌을 받는다. 공직자로부터 제공받거나 부정하게 취득한 비밀·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었을 때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직무상 비밀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공직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퇴직자 사적 접촉 신고 조항도 담겼다. 직무관련자인 소속 기관의 퇴직자와 골프나 여행, 사행성 오락 등을 하는 경우에는 신고해야 한다. 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인 사람에 해당된다. 권익위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실추된 정부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200만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 추구를 방지하고 공직사회 행위기준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일반 국민의 관심도 높다. 권익위가 정책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국민 의견을 조사한 결과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해충돌에 관해 너무 관대했다’, ‘공직자 지위를 이용해 얻은 불법적인 소득은 소급해서 몇 배로 배상하게 해야 한다’, ‘내부 통제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외부 감사를 강화하고 감독해야 한다’, ‘내부 정보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국민들의 근로의욕이 저하되고 있다’ 등의 비판과 주문이 쏟아졌다. 현재 권익위는 법 시행을 앞두고 연내 시행령 제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중앙 부처와 광역·기초 지자체에 일제히 공문을 보내 관련 공공기관의 업무현황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1일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들면서 사적 이해관계자의 신고조항과 관련해 각 부처와 지자체의 수행 직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이해충돌방지법이 적용되는 공공기관은 지난 1월 기준 모두 1만 4935개에 이른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국공립학교가 1만 2914개로 가장 많고, 인사혁신처장이 지정·고시한 공직 유관단체 1282개, 지자체와 지방의회 각 243개, 중앙행정기관 55개, 국회·법원·헌법재판소를 비롯한 헌법기관 5개 등이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을 통해 공직자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심적인 갈등이나 불필요한 오해 소지 없이 직무를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는 공직자의 직무수행을 결과적으로 공정하게 보장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를 계기로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국가청렴도 순위도 최근 2년간 30위권에서 20위권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번쩍’ 별안간 터키 하늘 가른 초록색 거대 섬광의 정체 (영상)

    ‘번쩍’ 별안간 터키 하늘 가른 초록색 거대 섬광의 정체 (영상)

    터키 하늘에 별안간 초록색 거대 섬광이 번쩍였다. RT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새벽 초록색 불덩어리가 터키 서부 이즈미르 하늘을 가로질렀다. SNS에는 빛이 번쩍하면서 폭발음과 같은 굉음이 뒤따랐다는 목격담과 기록 영상이 줄을 잇고 있다. 관련 영상에는 31일 새벽 1시 45분쯤 커다란 불덩어리가 컴컴한 밤하늘을 밝히며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불덩어리의 초록색 섬광이 구름 사이로 넓게 퍼지면서 초자연적 분위기도 연출됐다. 불덩어리는 약 4초 만에 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췄다. 불덩어리가 실제 지면에 닿았는지 아니면 추락 직전 완전히 분해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이후 현지에서는 ‘로켓 잔해 아니냐’, ‘우주를 떠도는 위성 쓰레기가 떨어진 거다’라는 온갖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리스에게안대학 천문대 부소장인 하산 알리 달 박사는 유성우(별똥별)라는 설명을 내놨다. 달 박사는 “지난주부터 지구로 떨어지기 시작한 유성우의 일부”라면서 “유성우는 8월 말까지 계속 비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사는 “7월 24일부터 관측되기 시작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8월 24일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유성우는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마찰해 불타는 현상을 일컫는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월 사분의자리 유성우, 12월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꼽힌다. 모(母)혜성인 스위프트-터틀(Swift-Tuttle)의 잔해가 지구로 낙하, 대기권과 충돌해 불타면서 관측되는 현상으로 매년 8월 볼 수 있다. 올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극대기는 8월 13일 새벽이다. 극대기는 맨눈으로 가장 많은 유성우를 볼 수 있는 시간대다. 아주 어둡고 맑은 밤 유성우의 중심점인 복사점이 천정에 있을 경우, 1시간 동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유성우 수는 대략 100여 개다. 그러나 극대기가 아니어도 13일 전후로 약 일주일간은 새벽 무렵에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한편 터키 이즈미르에 떨어진 유성우가 초록색을 띠는 이유는 유성우에 다량으로 함유된 니켈 때문이다. 지구 대기권에서 마찰 에너지를 받아 이온화된 니켈이 빛나는 초록색을 내는 것이다. 참고로 칼슘을 포함한 유성우는 보라색,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진 유성우는 청록색을 낸다.
  • “메달 훔쳤다”…중일 네티즌, 온라인서 한판 붙었다[이슈픽]

    “메달 훔쳤다”…중일 네티즌, 온라인서 한판 붙었다[이슈픽]

    일본 대표, 착지 실수에도 금메달中네티즌, 편파 판정 의혹 제기“의혹 낳는 수준 연기해 죄송”금메달 딴 일본 체조선수의 해명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경기 결과를 두고 중국과 일본 네티즌이 충돌하고 있다. 국제체조연맹이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1일 요미우리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제체조연맹(FIG)은 해당 경기에 대한 상세 감점 항목을 공개하면서 “채점 규칙에 비춰보면 올바르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심사는 공정하고 정확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경기에서 하시모토는 실수를 하고도 샤오뤄텅 선수를 0.4점 차이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문제가 된 부분은 4번째 종목이었던 도마에서 나온 착지 동작이었다. 당시 하시모토는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그의 발은 매트를 크게 벗어났지만 14.7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이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을 때 주어지는 15~17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개인 종합은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을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하시모토의 종합 점수는 88.465점, 샤오뤄텅이 88.065점을 받으면서 0.4점 차이가 난 것이다. 금메달을 딴 하시모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마의 점수가 이상할지 모르지만, FIG로부터 정식 채점 결과가 나왔다. 감점 항목이 제대로 명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결과적으로 판정에 대한 의혹을 낳는 수준의 연기를 한 것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경기 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두 선수의 착지 장면을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하시모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 네티즌은 “금메달을 빼앗겼다”, “심판도 일본 선수였다”, “뇌물로 메달을 손에 넣어 행복하냐”는 등 비난 댓글을 남겼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도 “샤오가 0.4점이 부족해 금메달을 놓쳤다”며 판정 논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자 샤오뤄텅은 29일 자신의 웨이보에 하시모토와 함께 손에 메달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선수 본인에 대한 과도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 오전 11시, 사랑제일교회 대면 예배 ‘또’ 시작했다

    오전 11시, 사랑제일교회 대면 예배 ‘또’ 시작했다

    사랑제일교회, 대면 예배 강행“시설 폐쇄하는 행위 멈추라”“국가 상대 배상 소송 제기할 것” 사랑제일교회가 또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방역당국으로부터 대면예배 금지 명령을 받고도 이를 여러 차례 위반했다. 1일 오전 11시쯤부터 사랑제일교회는 본 예배를 대면으로 진행했다. 교회 측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체온 검사와 명부 작성 등을 하고 교인들을 내부로 입장시켰다. 성북구와 경찰 관계자 10여명은 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자 오전 10시 35분과 11시 등 두 차례에 걸쳐 사랑제일교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교회 측 이명규 변호사는 “우리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르고 있고, 오히려 추가적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현장 점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현장 점검을 하지는 못했지만 본 예배가 끝나면 교회 정문과 후문 진입로에서 예배 참석자 수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사랑제일교회, 지난 달 과태료 150만원 처분 받아 지난달 18일에도 사랑제일교회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 대면 예배가 금지된 상황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이에 성북구로부터 운영 중단(7월 22∼31일) 명령과 함께 과태료 150만원 처분을 받았다. 교회는 지난달 25일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했고, 성북구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사랑제일교회 시설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시설 폐쇄 착수 오세훈 손해배상 소송 예고 이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측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등에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실시를 이유로 운영중단과 폐쇄명령을 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서울시와 성북구가 감염병예방법을 잘못 해석해 운영중단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학승 전 한국헌법학회장은 “감염병예방법에 의하면 출입자 명단을 작성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조치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설 운영을 제재할 수 있다”며 “사랑제일교회는 강도 높게 방역조치를 이행하고 있는데 법을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면예배를 금지했는데 강행했다면 구청은 경찰에 신고하면 될뿐”이라며 “어떤 벌을 받을지는 법원이 판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인 이명규 변호사는 “사랑제일교회는 전국의 모든 교회들과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피고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경찰 등 모든 개별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8·15 대집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서울시든 개별 구든 이제부터는 법률 검토부터 다시 하라”며 “이제는 운영중단이나 시설폐쇄를 한다면 누가 됐든 그 사람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4월에도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현장 예배를 열었다가 고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교회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시설이 2주간 폐쇄되기도 했다.
  • [취중생]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길…” 끝내 광화문에서 사라진 세월호

    [취중생]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길…” 끝내 광화문에서 사라진 세월호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30일 오후 2시쯤 방문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1층. 로비 한 구석에 있는 노란색의 플라스틱 상자 5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이 상자들 안에는 203명의 얼굴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입니다(참사 전체 희생자는 304명). 이곳으로 옮겨진 지 3일이 지났지만 로비 벽면에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희생자들의 사진은 아직 상자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유족들이 결성한 사단법인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인 4·16연대,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은 서울시의회 본관 1층 내 일부 공간과 서울시의회가 소유한 공터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전시환경을 어떻게 설계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첫 실무 회의를 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을 지키던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이하 ‘세월호 기억공간’ 또는 ‘기억공간’)의 철거작업이 지난 27일 시작됐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이 지난 2019년 4월 12일 문을 연 이래로 약 2년 만의 일입니다. 기억공간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해인 지난 2014년 7월부터 광화문광장에 설치·운영돼 왔던 세월호 천막 14개동을 철거한 자리에 조성된 약 24평(79.98㎡) 크기의 목조 건물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로 광화문광장에 남아있던 세월호 참사의 흔적은 7년 만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30일 광화문광장에 갔더니 세월호 기억공간은 목조 골격을 제외한 나머지 구조물의 철거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광화문광장 서쪽 도로를 없애 광장 면적을 기존 1만 8840㎡에서 6만 9300㎡로 3.7배 확장하는 사업) 일정을 고려해 2019년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재구조화 사업기간이 연장되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의 운영기간도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됐고, 그 뒤에 올해 4월 18일까지로 운영기간이 재연장됐습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인 기자회견에서 “공사기간 중 기억공간 철거는 (서울시와) 굳이 합의·약속을 할 사안이 아니었다. 공사기간 중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박 전 시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광화문광장 공사를 마친 후 세월호 참사로 모두의 염원이 된 ‘안전한 나라’는 물론 시민들이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지킨 민주주의의 역사와 그 의미를 광화문광장에 담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공사기간 중 기억공간을 철거하더라도 세월호 참사 지우기가 아니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유족들 “일방적 철거 통보” 서울시 “예정된 절차” 유족들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난해 7월 이후 서울시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와 관련한 논의를 7차례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기억공간 문제는 우리 같은 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새 시장과 직접 만나 의논하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직후 오 시장에게 면담을 계속 요청했으나 지난 17일 비공개 면담 전까지 오 시장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유족들과 오 시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 동안 서울시는 지난 5일 유족들에게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일정을 통보했습니다. 이달 26일에 철거를 할테니 그 전에 세월호 기억공간 안에 있는 기록물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는 안내였습니다. 유족들은 대안 없는 철거에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재구조화 공사 종료 후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협의하자’는 유족들의 요구는 오 시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어떤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된다”면서 “전임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시 관계자들이 상자와 포장지를 들고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유족들은 바로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유족들과 4·16연대는 “서울시가 애초에 약속했던 기간을 어기고 불시에 철거를 집행하려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철거 예정일인 26일 전에 기억공간 안에 있는 물품을 정리해달라고 분명히 유족 측에 안내했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족들은 “서울시가 언제 다시 기습적으로 철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난 23일부터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그리고 최근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출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이 지금도 거리에서 농성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그 후로 서울시와 유족들 간의 대화는 이어졌지만 ‘기억공간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서울시의 입장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가 임박하자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하나둘씩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기억공간 주변에서 서로 2m 간격을 유지하며 1인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25일 ‘세월호 기억관 철거를 중단하라’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하모(51)씨는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모두 규명되지 않았는데 철거를 강행하려는 서울시 행태에 화가 나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철거 임박하자 유튜버들 몰려 행패 유족들을 괴롭힌 것은 기억공간 철거만이 아니었습니다. 유튜버들이 기억공간 주변에 몰려들어 행패를 부렸습니다. 유튜버들은 지난 유족들이 노숙농성을 시작한 이튿날인 지난 24일 오후부터 모여들어 휴대전화를 유족들에게 들이밀며 “빨리 철거해라”, “세월호가 국민 세금을 뜯어먹고 있다”와 같은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광화문광장 공사 때문에 전기가 끊겨 노숙농성을 하는 동안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던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억공간을 지키고 있던 유족들은 유튜버들의 모욕적인 말들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족들은 “저녁에 유튜브 생중계를 하면 슈퍼챗을 통해 후원을 더 많이 받으니까 오후에 많이들 찾아온다”면서 유튜버들의 난동에 익숙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경찰은 결국 유튜버들이 기억공간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질서유지선을 설치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시 관계자들이 기억공간 내부 기록물 정리를 포기하고 돌아갔을 때 시민들과 취재진이 기억공간 현장으로 밀려들자 한 유족이 “거리두기 간격 유지 등 방역지침을 잘 지켜달라. 또 그걸 이유로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말을 여러 번 외쳤습니다. ‘또’라는 말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을 위로하고 이들이 참사 피해로 인한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용기를 주지는 못할 망정 ‘세금 도둑’이라고 매도하며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유족들이 평소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서울시가 예고한 철거일인 지난 26일. 구체적으로 몇시부터 철거가 진행될지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기억공간 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서울시가 철거를 강행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 협조 공문을 들고 이날 오전 두 차례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철거할 예정”이라면서 “철거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들께 이해를 구하고 유족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강제철거가 진행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이후 여야 국회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유족들은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세월호 기억공간에 있는 물품들을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임시 이전해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하였습니다. 서울시가 이날 오후 5시 넘어 “유족들의 요청으로 철거를 27일 오전까지 일시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유족들 “왜 참사 기억 지우려 하는지…” 유족들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세월호 기억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공간 내 추모 물품과 전시물을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에 임시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말입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 철거 통보를 받기 전까지 1년 동안 서울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광화문광장 공사를 위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당연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후에 세월호 참사가 일깨운 생명과 안전의 소중함의 의미와 가치를 새로 조성된 광화문광장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를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약속이 전제돼야 철거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일관되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기 않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통보했습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취지가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라면, 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민들의 기억까지 지우려고 하는 것입니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뒤에 민주주의의 역사, 촛불의 역사를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오세훈 시장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날 오전 10시 37분쯤부터 유족들이 기억공간 안에 있는 물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벽에 걸려있던 희생자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에어캡 포장지로 감싼 뒤 노란색 플라스틱 상자에 담았습니다. 세월호 선체 모양을 한 모형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그림들이 하나둘씩 기억공간 밖으로 나와 유족들이 주변에 미리 주차한 봉고차 4대에 실렸습니다. 물품을 정리하던 한 유가족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어젯밤에 (기억공간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는데, 깜깜한 밤하늘에 별이 하나 반짝이고 있었어요. 그 별 하나였어요. 아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마치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이 날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시민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아이들이 더 좋은 공간에서 다시 시민들 품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오 시장은 서울시장 당선 직후인 지난 4월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새로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과거 조선시대의 ‘월대’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는 월대 복원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과정을 취재하면서 광화문광장에서 목격한 것은 화합과 소통보다는 불통의 그늘이었습니다.
  • 원주 집회 강행한 민주노총, 직접 고용 촉구...“처벌 감수”

    원주 집회 강행한 민주노총, 직접 고용 촉구...“처벌 감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23일에 이어 30일에도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공단 앞 농성장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을 근거로 해산을 요구했으나 민주노총은 “처벌을 감수하겠다”며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이날 민주노총은 오후 1시 50분쯤부터 건보공단 앞 잔디광장 노숙농성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 촉구 집회’를 했다. 집회는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민주노총은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에 대한 직접 고용을 촉구했다. 앞서 원주시는 지난 22일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하면서 집회 기준에만 4단계로 격상하면서 1인 시위만 허용했다. 경찰은 해당 행정명령을 토대로 민주노총의 집회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해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점과 집회의 자유를 들면서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집회를 이어갔다.민주노총은 집회 현장에서의 유튜브 생중계와 온라인 시위 플랫폼을 활용해 농성장과 전국 곳곳의 1인 시위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집회했다. 건보공단 밖에서는 조합원들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대규모 집회에 대비해 19개 중대 1300여 명을 투입하고, 차벽을 설치하는 등 건보공단 주변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은 집회를 강행한 주최자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짐 싸는 美 vs 발 들인 中… 아프간 힘의 공백, 새 갈등의 서막인가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지도는 조금이라도 이 지역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존재가 됐다. 프라이팬 손잡이처럼 동쪽으로 길고 가늘게 뻗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은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으로 불린다. 회랑의 북쪽으로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이, 남쪽에는 힌두쿠시 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황량해 보이는 이곳은 오랫동안 중국과 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중 하나였고, 고선지 장군과 마르코폴로 등 역사적 인물들이 이용한 통로였다. 묘한 모습의 와칸 회랑은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100년 동안 러시아와 영국이 중앙아시아를 놓고 대결을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결과물이다. 양국은 1873년 아프가니스탄을 중립지대로 하고 그 남쪽을 영국이, 북쪽을 러시아가 다스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국의 세력이 국경을 접하는 와칸 계곡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고 서로 물러서고 이곳을 중립지대인 아프가니스탄에 속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와칸 회랑은 지도상에 등장하게 됐다. 해발 5000m에 위치한 와칸 회랑은 이곳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을 이동하면 순식간에 3.5시간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시차가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완충지대가 되면서 잊혀진 존재가 됐던 와칸 회랑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과정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1년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두 번째 그레이트 게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英·소련 이어 美… ‘제국의 무덤’ 된 아프간 2001년 9·11 테러사건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철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2021년 8월 31일까지 철수하는 것을 목표로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고 있는 미국은 19세기 영국, 20세기 소련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후퇴하는 또 하나의 세력이 됐다. 20년의 전쟁을 마무리하는 철수는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95% 이상의 인력과 장비가 이미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다. 알카에다의 위협을 근절하고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 그룹에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고자 했던 미국의 목표는 수많은 인명 피해와 엄청난 전비 지출에도 결국 달성될 수 없었다.미군 철수가 본격화되던 지난 5월부터 탈레반 반군은 정부군을 상대로 전면적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행정구역이 탈레반 관할로 넘어갔으며, 이에 따라 카불 등 대도시에서는 20년 만의 탈레반 복귀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군의 이탈과 도주 등으로, 과거 미군 철수 이후 남베트남이 붕괴했던 것과 같은 일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언론을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의 진격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방어선 축소의 결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수도인 카불과 몇 개의 대도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중심으로 전선을 축소시켜 방어선을 강화하고, 이를 공격하는 탈레반의 인명손실을 증가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정부군의 의외로 강한 반격, 그리고 탈레반에 반대하는 민병대의 등장으로 탈레반의 공세는 곳곳에서 둔화됐으며, 두 달 사이 6000명 이상의 탈레반이 사망해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일방적 붕괴와 탈레반의 조기 권력 장악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군의 철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거대한 힘의 공백지대를 만든다. 이 공간을 누가, 어떻게 차지하느냐에 따라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의 질서는 1990년대 초반 구소련의 붕괴 이후 다시 큰 변화를 맞이할 상황이다.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철수 이후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유력하게 대두된다.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해 70㎞ 정도를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선택적으로 개입하기 유리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 중국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최대 3조 달러로 추산되는 리튬, 철, 구리, 코발트와 같은 아프가니스탄의 천연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이 중국에서 주요한 전략적 요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을 전후한 시기였다. 내륙국인 아프가니스탄의 특성상 전쟁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던 미국과 영국은 파키스탄을 경유하는 기존 경로를 대체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급로로 활용하기 위해 와칸 회랑과 연결되는 지역을 개방해 줄 것을 중국 측에 다양한 경로로 요청했다. 최종적으로는 거부했지만, 당시 중국 내부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고 엉뚱해 보이는 이러한 요구는 아프가니스탄의 안정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2009년부터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국경 10㎞ 근처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새롭게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해 원활한 국경 경비와 통신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2013년부터 시작된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아프가니스탄과 와칸 회랑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필요성을 절감한 중국은 와칸 회랑을 통과해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도로망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의 결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도로망을 기존의 카라코람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인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전략적 위치를 감안할 때 이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늘리는 동시에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의 과다르 항구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혹독한 지형과 기후조건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 도로는 중국 측에서 보면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사업인 것이다. 와칸 회랑과 아프칸에서의 도로 건설은 중앙아시아와 중국 사이의 더 짧은 파이프라인 경로를 위한 길을 열어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 경제를 중국에 더 긴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중재자’ 자처한 中, 아프간 정정 안정 우선시 하지만 이러한 구상의 실현 조건은 아프가니스탄 정정의 안정이다. 중국은 탈레반을 적으로 하지 않는 외교적 접근을 꾸준히 시행해 왔으며, 탈레반 역시 중국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우호적 관계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21년 7월 탈레반이 현재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와칸 회랑 동쪽의 바다흐샨 지역을 장악하면서 중국과 탈레반 사이의 갈등은 최소한 단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탈레반의 아프간 지배 이후 중국은 이슬람 무장 세력의 침투 등을 우려해 왔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무장집단인 투르키스탄 이슬람당(TIP)이 아프가니스탄 내부에 존재하며, 최근 이들이 중국 신장 자치구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슬람 전사들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안보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와칸 회랑과 인접한 국가인 타지키스탄에 군 기지를 설치하고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지대 경비를 강화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외에 파키스탄까지 포함하는 4각 테러대응 조정기구를 만들면서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이 지역의 안보적 위협에 대한 대응태세를 높이고 있다.중국이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의 안보적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 역시 강화되고 있다. 2019년 6월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새로운 시대 조정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협력의 수준을 격상시키고 지구적 안보 이슈에 대한 상호 지원과 긴밀한 조율을 다짐한 것의 배경에는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군사·경제적 입지 강화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가장 긴장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로서는 도로를 비롯한 중국의 인프라 확충이 경제적 이유를 넘어선 병력의 빠른 이동과 배치를 위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도로망의 확충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의 상호의존성을 강화시키면서 인도를 북쪽에서 포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철수로 발생하는 힘의 공백과 이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능력을 가진 국가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를 조용히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의 힘을 공백을 중국이 효과적으로 메운다면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러시아 극동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수 있으며, 미국의 압박에 장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충돌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으며,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직접적인 단독 개입보다는 주변국과의 협력과 지원을 통한 간접적인 영향력 확대와 안정화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의도가 계획대로 관철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 재배치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제하고자 인도, 일본 등과 함께 중국에 대항하는 체계를 전략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미국은 전술적으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병력을 보다 기동성 있는 체계로 변화시킴으로써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병력 재배치와 더불어 해병대의 역할 재정립,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도 진행하고 있다. 남중국해 및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립은 본격화될 것이 확실하다. 머나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중앙아시아에서의 사건의 마무리가 아닌 아시아 전역에서의 변화와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는 시작점인 셈이다. ●미중의 또 다른 대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무대로 하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역사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100년 가까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던 영국과 러시아는 불과 몇십 년 후에 벌어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힘을 합치면서 독일에 대항했던 것이다. 국제질서를 양자택일의 선택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지속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층위와 단계들이 존재하고 있다. 국력에 걸맞은 넓은 시야와 장기적인 관점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립 속에서 우리의 역할과 전략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냉정하고 과감한 실행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韓백신, 111시간 기다려 보라…K방역 도취된 결과 비참”

    “韓백신, 111시간 기다려 보라…K방역 도취된 결과 비참”

    한국인 35%만 접종55~70% 도달 선진국과 큰 차이“초기 K방역 도취된 결과 비참” 한때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였던 한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9일 NYT는 ‘한국에서 백신 예약을 원하십니까? 111시간을 기다려보세요’ 제하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백신 예약을 ‘시지프스의 투쟁’이나 ‘BTS 콘서트 티켓 구하기’에 비유하기도 한다”면서 국내 백신 접종 지연 상황을 비판했다. NYT는 정부가 조기에 백신 확보를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아 접종이 늦어졌고, 공급 지연이 발생하면서 재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전일 기준 한국의 5200만 인구 중 백신을 1번이라도 맞은 비중은 전체의 34.9%에 불과하며, 이는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다른 선진국(55~70%)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NYT는 최근 50대 접종이 시작됐지만 최대 1000만명이 동시 접속해 시스템 충돌이 일어난 사례를 들었다. 또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내용도 소개했다. 이런 백신 접종 지연의 배경으로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정부가 팬데믹 초기의 방역 성공에 안주해 백신 접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잘못 계산했으며, 현재 한국이 최악의 감염 유행을 겪으면서 그 실수의 여파가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NYT는 “지난해 한국은 강력한 검진·추적 모델로 찬사를 받았고, 한국 경제는 팬데믹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국가 중 하나였으며, 정부는 ‘케이(K)방역’이란 이름을 만들었다”면서 “이에 한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백신 주문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그 결과는 비참할 정도로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어 “결국 국민의 백신 접종 열망은 문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압력이 됐고,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우선순위 중 하나는 백신 확보였다”며 “미국은 존슨앤드존슨 100만 회분을 제공했고, 이스라엘에서도 78만 회분을 받았지만, 한국 백신 재고는 6월 말부터 바닥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NYT는 “당국자들은 9월 말까지 인구 70%인 3600만명에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목표 실현을 확신하고 있다”면서도, 모더나의 공급 지연 사례 등을 들어 “정부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단기적 성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9월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대량 출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노바백스는 아직 어떤 국가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아하! 우주] 태양이 종말한다면 지구와 태양계는 어떻게 될까?

    [아하! 우주] 태양이 종말한다면 지구와 태양계는 어떻게 될까?

    지구가 태양 둘레를 초속 30㎞로 공전하지만 바람은 결코 우리 뒤쪽으로 불지 않는다. 지구의 대기 역시 우리와 함께 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뜨겁고 하전된 입자의 급류, 곧 태양풍은 매순간마다 지구에 초속 450㎞의 속도로 충돌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구의 자기 방패는 이러한 태양풍 중 가장 거센 바람을 편향시키고 분해하여 미풍 수준으로 만들면서 우리 행성의 대기를 관통하게 한다. 그 결과 우리는 폭주하는 태양의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의 자극을 향해 떨어지면서 춤을 추는 극광, 곧 오로라를 보게 된다. 그런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우리 행성을 보호하는 지자기 방패가 그렇게 강한 것이 아닐뿐더러, 태양이 종말에 가까워감에 따라 태양풍은 점점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 21일자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에 발표된 새 연구는 태양풍의 세기가 앞으로 50억 년 동안 어떻게 변화할지를 계산했다. 한 천문학자 팀이 수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태양의 수소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면 태양의 몸피는 엄청나게 부풀어올라 적색거성으로 진화한다. 그 단계에 접어들기까지 태양풍은 계속 강해져서 지구의 자기 보호막을 완전히 걷어낼 것으로 연구자들은 결론내렸다. 또한 자기 방패가 사라지면 우리 행성의 대기 중 많은 부분이 우주로 뜯겨나갈 것이다. 그러면 지구는 강력한 태양풍의 무자비한 공격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구상에서 살았던 생명체는 예외없이 신속하게 근절될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의 천체물리학자 얼라인 비도토는 “과거의 태양풍이 화성의 대기를 침식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미래의 태양풍이 자기장으로 보호받고 있는 지구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부터 수십억 년 후 우리의 태양은 우주의 모든 별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핵반응을 일으키는 수소가 고갈될 것이다. 이 연료가 바닥나면 내부 압력이 낮아짐에 따라 태양의 중심은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기 시작하고 별의 외층은 팽창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태양은 적색거성의 단계로 접어든다. 그 시기의 태양계는 그럼 어떻게 될까?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수성과 금성은 거의 확실히 소멸될 것이며, 어쩌면 지구도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만약 지구가 태양의 격렬한 변형에서도 살아남는다면 우리 행성은 오늘날과는 매우 다른 환경의 태양계에 남게 될 것이다. NASA에 따르면, 태양의 핵이 수축함에 따라 행성에 대한 인력이 약해져서, 살아남은 행성들은 모두 지금보다 태양에서 두 배 정도 멀어지게 된다. 적색거성 태양에서 나오는 복사열도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렬할 것이다. 새로운 연구의 저자들은 그 무렵 방사선은 얼마나 강하며, 지구의 자기권이 과연 그 방사선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했다. 연구원들은 태양 질량의 1~7배에 이르는 질량을 가진 11개 유형의 별에서 오는 항성풍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태양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그 지름이 확장됨에 따라 태양풍의 속도와 밀도가 크게 변하여 인근 행성의 자기장을 번갈아 확장하거나 수축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 모델에서 궁극적으로 각 행성의 자기권은 태양풍의 강도에 의해 항상 ‘침식’되었다고 쓰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한 행성이 항성 진화의 전 과정에서 자기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성이 현재의 목성보다 100배 이상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지구 자기장보다 1000배 이상 더 강한 경우이다. 수석 저자인 영국 워릭 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디미트리 베라스는 성명에서 “이 연구는 항성 진화의 전 단계에 걸쳐 행성이 자기권 방패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태양 종말 후의 태양계와 지구 이 연구는 지구상의 생명체가 멸종할 것이라는 냉엄한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 외에도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백색왜성이 그들의 궤도에 거주 가능한 행성을 거느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죽은’ 별은 대체로 항성풍을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색왜성 주위에 지구와 같은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 생명체는 별의 격렬한 적색거성 단계가 끝난 후에 진화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론한다.행성의 생명체가 태양이 죽은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태양이 시들고 거센 태양풍이 사라지고 나면 오래된 잿더미에서 새 생명이 움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태양이 적색거성 단계를 거친 후에는 어떤 경로를 걸을까? 태양은 마침내 자신의 외층을 모두 우주로 방출해버린다. 그후 남는 태양의 속고갱이는 지구만한 크기로 축소되는데, 이를 백색왜성이라 한다. 이 뜨거운 별은 수십억 년 동안 희미하게 빛을 발할 것이다. 우주로 방출된 태양의 외층은 거대한 고리를 이루면서 해왕성 궤도에까지 확대되는데, 이를 행성상 성운이라 한다. 하지만 행성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망원경이 없던 옛날 천문학자들의 눈에 마치 행성처럼 보여서 그런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만약 지구의 종말이 오기 전에 인류가 외계행성으로의 이주에 성공한다면, 그 후손들은 태양의 거대한 고리가 예전의 해왕성 궤도까지 넓게 두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조상이 한때 문명을 일구며 살았던 옛 지구의 모습을 그려볼지도 모른다.
  • 한국전 장진호 전투 중 실종된 미군, 70여년 만에 고향으로

    한국전 장진호 전투 중 실종된 미군, 70여년 만에 고향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한 미군이 70여 년 만에 가족들이 사는 고향 땅에 묻히게 됐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장진호 전투 중 실종된 토마스 J. 레드게이트 중위의 유해가 확인돼 고향 땅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군 제7보병사단 소속의 레드게이트 중위는 보스턴 출신으로 1950년 12월 11일 함경남도 장진군 일대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 중 실종됐다. 당시 나이 불과 24세. 1950년 11월 27일부터 17일간 벌어진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은 물론 미군 역사상 최악의 전투로 꼽힌다. 당시 유엔군 참전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코앞에 두게 된 미군은 크리스마스를 고향에서 보낼 수 있을 거란 희망에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러나 12만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는 역전됐고, 당시 미 제1해병사단과 제7보병사단 등의 병력은 중공군과 충돌해 17일 간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으나 12만명의 중공군 남하를 지연시키는데 성공해 역사적인 ‘흥남철수’로 이어졌다. 곧 레드게이트 중위는 이역만리 처절했던 전투에서 희생됐으나 70년 넘게 유해 조차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레드게이트 중위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덕이었다. 북미정상 간에 이루어진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된 55개 상자에 그의 유해가 담겨있었던 것. 송환 직후 신원확인작업에 돌입한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유전자(DNA) 분석 등의 확인 작업을 거쳐 지난해 4월 레드게이트 중위의 유해 임을 확인했으며 최근 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이를 알렸다. AP통신은 "레드게이트의 유해는 다음달 17일 그의 고향에서 60마일 떨어진 매사추세츠 본의 참전용사 묘지에 묻힐 예정"이라면서 "최근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미국과 한국은 공동 희생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동맹”이라는 내용의 정전기념일 포고문을 발표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180만 미국인이 북한과 중국의 공산주의 정권으로부터 동맹 한국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면서 그 사례로 장진호 전투를 거론하기도 했다.
  • 투기꾼 국회의원·자치단체장… 직무관련 내부정보 이용 ‘범죄’

    권익위 투기 의심 공직자 신고 65건 접수국회의원 4명 포함… 21건은 수사 의뢰13건은 조사 중… 투기 의심 사례 늘 듯 지방의회 의장·가족은 차명 투기 의혹국장급은 비연고지에 12억 토지 매입합동특수본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장 등 고위 공직자들이 직무 관련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하다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동안 공직자 직무 관련 투기행위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모두 65건에 이르는 신고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투기가 의심스러운 21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접수와 심사 단계에서 종결된 사건들을 제외한 나머지 13건에 대해서도 현재 권익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어 투기 의심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부동산 정보에 접근 쉬운 공직자 많아 수사 의뢰한 사건 가운데 현재까지 2건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서 구체적인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방의회 의장과 그 가족들이 토지이용계획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차명으로 투기한 의혹이 있는 사례와 중앙부처 소속청 국장급 공무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비연고지에 12억원 상당의 농지와 토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조사 결과 투기행위 의심을 받고 있는 피신고자들은 국회의원 4명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공무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 직원 등으로 업무상 부동산 관련 정보에 접근이 용이한 이들이었다. 해당 국회의원 가운데 일부는 수사 의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익위는 해당 공직자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토부 단속 정보 미리 알아 차익 남겨 팔기도 안성욱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에 신고된 유형을 보면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 사례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3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의혹이 있는 사례가 6건, 농지법 위반 의혹이 3건, 기타 8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 공사 부장급 공직자는 공공사업 예정부지가 지정고시되기 전에 은행 대출을 받아 사들인 의혹을 받고 있고, 한 지자체 건축담당 공무원은 수년 전 생활숙박시설을 구입해 임대차 수익을 얻다가 국토교통부의 단속 정보를 미리 알아내 차익을 남기고 매도하기도 했다. 권익위는 이번에 적발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수사기관에 이첩, 송부했다고 밝혔다. 현행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재물과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과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해당 재산상 이익은 몰수나 추징도 가능하다. 안 부위원장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투기행위는 부패·공익 신고 대상”이라면서 “공직자의 직무 관련 이해 충돌 행위를 적극 차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5개당 의원 부동산 거래 조사 연장 한편 권익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개 당 소속 국회의원 및 그 가족에 대한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기간을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발표 시점도 당초 이달 말에서 8월 말~9월 초로 늦췄다. 권익위는 “현재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거의 모두 제출받았다”면서 “일부 의원이 동의서 미제출에 대한 소명서를 내 이를 인정할지 여부를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백제 발언 편집” “지역주의 부활 문책”… 이낙연·이재명 또 충돌

    “백제 발언 편집” “지역주의 부활 문책”… 이낙연·이재명 또 충돌

    “서운하게 한 후보 있냐” 李·李 둘 다 ‘○’여당 지도부 중재에도 후보 간 앙금 여전공공주택 등 정책토론 네거티브에 묻혀宋 “과거지향·소모적 논쟁은 불신 키워”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본경선 후 첫 TV토론회에서도 설전을 이어 갔다. 당 지도부와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예비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본선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토론회에 앞서 ‘원팀’ 협약식도 열었지만, 양 후보 간 앙금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생중계된 TV토론회에서 ‘백제 발언’을 두고 두 후보는 설전을 이어 갔다. 이 전 대표는 ‘최후의 한마디’ 코너에서 “발언 녹음을 보내셨는데 그 녹음이 전체가 아니었다”고 이 지사를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저를 공격하기 위해 지역주의 망령을 끌어낸 데 대해서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며 “사실을 왜곡해 공격하는 것, 이것을 흑색선전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인터뷰 원문을 여러 번 읽었다. 은연중 호남불가론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읽혔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탄핵 입장’을 꺼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벌였던 공방을 이어 갔다. 정 전 총리는 “국민들은 이 전 대표의 (탄핵에 반대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지, (탄핵 찬성파와 함께했던) 그때 행동을 믿어야 할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선 ‘날치기’라 말씀하셨는데 국회에 대한 온당한 주문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 지사는 국회에 대한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듯하다”며 “야당이 여야 합의를 번복할 때는 야당을 비판하더니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한 여야 합의는 (여당에)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고 모순을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제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법사위원장 양보한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지만, 전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원으로서 의견은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공격을 받은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사면 발언을 거론하며 “오히려 이 전 대표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게 문제다.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자고 주장했다가 이후에는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자고 했다가 상황 바뀌면 사면하지 말자고 했다. 언론개혁도 반대하다가 또 태도를 바꿨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나를 서운하게 한 후보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둘 다 ‘○’ 푯말을 들기도 했다. 이 지사는 그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굳이 집어서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다”고 웃었고, 이 전 대표도 “말 안 하겠다. 나중에 또 야단맞을 거 같다”고 했다. 토론회에선 이 지사의 기본소득, 김두관 의원의 균형발전, 정 전 총리의 경제회복, 이 전 대표의 공공주택, 박용진 의원의 국부펀드, 추미애 전 대표의 지대개혁 공약 등 정책 토론도 이뤄졌지만 네거티브 공방에 묻혔다. 예비후보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원팀 협약식을 갖고 상호 비방이 아닌 정책 경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송영길 대표는 협약식에서 “과거지향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키우는 것은 당 단합을 해치고 지지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퇴행적 행태”라고 호소했다.
  • ‘독일 하르퉁 비매너’ 넘은 남자 사브르, 이탈리아 누르고 9년 만에 2연패

    ‘독일 하르퉁 비매너’ 넘은 남자 사브르, 이탈리아 누르고 9년 만에 2연패

    뭐 이런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선수가 다 있나 싶었다. 더욱이 ‘젠틀 스포츠’ 펜싱에서 말이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이어진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독일과의 준결승 세 번째 대결에 나선 김정환(38·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0-11로 뒤진 막스 하르퉁(32)과 겨루다 중심을 잃고 나동그라졌는데 하르퉁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과정에 김정환의 넘어지는 동작을 흉내내 바닥에 넘어지는,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 독일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위원장인 그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심판도 황급히 다가가 주의를 주는 것 같긴 한데, 따로 경고를 하거나 하지 않았다. 앞선 상황을 살펴보면 두 번째 대결 결과 6-10으로 뒤진 상태에서 피스트에 올라온 김정환에게 4점을 내리 빼앗겨 10-10으로 추격당한 하르퉁이 심리적으로 매우 쫓기는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한 점을 달아난 뒤 한 점을 더 달아날 수 있는 상황에 김정환이 시간을 끌려고 일부러 넘어졌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나친 반응이었고, 무례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정환은 동요하는 구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점수를 계속 잃어 결국 11-15로 뒤진 채 네 번째 대결로 넘겼다. 다른 선수까지 계속 흔들리면 어떡하나 걱정됐지만 구본길(32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최근 맞대결에서 2연승을 거둔 상대인 베네딕트 바그너를 정신없이 몰아붙여 17-16으로 뒤집은 뒤 20-18로 마무리해 흐름을 바꿨으나 김정환이 이날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마튀아스 스차보의 기세에 눌려 29-30 재역전을 허용했다. 일곱 번째 대결에서 구본길이 하르퉁에게 31-33으로 뒤지다 4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흐름을 되돌려 놓았지만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거듭됐다. 스차보와 마지막 아홉 번째 대결에 나선 오상욱(25·성남시청)이 잇달아 타이밍을 빼앗겨 40-40 동점을 허용했으나 다시 3점을 내리 뽑아 승기를 잡고 스차보가 부상으로 후보 리하르트 바그너로 교체되는 어수선한 상황 끝에 45-4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원우영 SBS 해설위원이 눈물을 왈칵 쏟을 만큼 멋진 승부였고, 옥에티였던 하르퉁의 비매너를 넘어선 매너의 승리이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은 독일 선수가 넘어지면 다가가 일으키는 동작을 취하거나 어깨를 두드려줬다. 물론 하르퉁을 비롯한 독일 선수들도 비슷한 매너를 보였지만 하르퉁의 철없는 행동은 국내 팬들의 뇌리에서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대표팀은 오후 7시 30분 시작한 결승에서 후보 선수 없이 셋만 출전한 이탈리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여 45-26으로 누르고 9년에 걸친 2연패 위업을 달성한다. 두 번째 대결을 마쳤을 때 10-4까지 달아난 뒤 시종 고비 한 번 없었던 완벽한 승리였다. 후보 선수 김준호(27·화성시청)까지 금메달을 목에 건다. 한국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제패하고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종목 로테이션에 따라 사브르 종목이 열리지 않아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한편 독일은 헝가리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배해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르퉁은 나중에 김정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급하며 “기분 나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충돌 후 (김정환이 넘어진 걸 심판에게 보여주려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멋진 경기와 올림픽 챔피언이 된 걸 축하한다”며 “축하해 내 친구”라고 인사했다. 김정환도 답글로 “다 이해하니 마음에 두지 않아도 된다”며 “너 오늘 정말 멋졌다. 오늘 우리 경기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 성난 코끼리 발에 짓밟힌 청년 사망…멀기만 한 공생의 길 (영상)

    성난 코끼리 발에 짓밟힌 청년 사망…멀기만 한 공생의 길 (영상)

    인도의 한 청년이 코끼리에 짓밟혀 목숨을 잃었다. 28일 현지 유력 매체 아마르줄라는 군중 도발에 화가 난 코끼리가 무리를 이탈, 공격을 가하면서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5일 인도 동북부 아삼주 골라가트의 한 도로에 30여 마리 코끼리가 나타났다. 암컷 우두머리를 뒤따르는 코끼리떼 사이로는 새끼들도 몇 마리 눈에 띄었다. 먹이를 찾아 대이동에 나선 코끼리 무리는 차례로 도로를 지나 건너편 숲으로 향했다.마침 도로에 나와 있던 주민 여럿은 코끼리떼를 요란스럽게 맞이했다. 마을 청년들이 합세하면서 코끼리떼를 에워싼 군중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혹여나 코끼리떼가 민가로 향할까 우려한 주민들은 옷가지를 휘두르며 코끼리떼를 몰아붙였다. 청년들은 신발까지 벗어들고 코끼리떼를 주시했다. 다행히 코끼리떼의 대이동은 별 탈 없이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런데 무리 중 마지막으로 길을 건너던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무리를 이탈, 군중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현지언론은 군중 도발에 화가 난 코끼리가 무리를 이탈한 후 주민들에게 달려들어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무리 중 마지막 한 마리가 갑자기 왼편으로 방향을 틀어 군중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놀란 주민들은 황급히 달아났고, 이 과정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진 청년 1명이 코끼리에게 짓밟혀 사망했다. 넘어진 청년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코끼리를 피해 도랑으로 몸을 피했지만 불행히도 사고를 피하지는 못했다. 잔뜩 약이 오른 코끼리 발에 최소 4차례 짓밟혀 결국 숨을 거뒀다. 무자비하게 청년을 짓밟은 코끼리는 곧장 발길을 돌려 무리에 합류했다. 인도코끼리를 포함한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EN)종으로 올라 있다. 특히 아시아코끼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도코끼리는 1930년대~1940년대 개체 수가 절반으로 급감해 1986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생존해 있는 인도코끼리는 3만8000마리에 불과하다. 그중 2만7000마리~3만1000마리는 서식지 감소와 환경 파괴로 아사 직전이다. 인도에 서식하는 아시아코끼리 역시 기후변화와 서식지 감소로 설 자리를 잃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온 코끼리와 사람 간 충돌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에서는 매년 500명이 코끼리에게 깔려 죽는다. 지난달 자르칸드주에서는 수컷 코끼리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며 주민을 공격해 무려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난 골라가트에서도 지난달 10살 소년이 야생 코끼리에게 짓밟혀 사망했다. 하지만 인간과 코끼리의 갈등 속에서 희생되는 건 코끼리도 마찬가지다. 인도에서는 매년 80~100마리의 코끼리가 인간과의 갈등 끝에 목숨을 잃고 있다. 물론 고추나 레몬, 생강 등 코끼리가 싫어하는 작물을 심고 경작지 주변에 도랑을 파는 등 인간의 영역을 지키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코끼리 서식지와 이동 통로인 숲을 보존하고 복원하지 않는 이상,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 갈등 불씨 남기고… ‘기억공간’ 광화문 떠나 서울시의회로

    갈등 불씨 남기고… ‘기억공간’ 광화문 떠나 서울시의회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세월호 기억공간’을 7년 만에 자진철거했다. 유족들은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날 때까지 서울시의회가 제공한 공간에 새로운 기억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이후 기억공간의 재설치 문제를 두고 여전히 유족과 서울시의 이견이 남아 있어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27일 기억공간 해체 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공간 내 물품 등을 현재의 위치에서 800여m 떨어진 서소문동의 서울시의회로 옮겨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기억공간 내 추모 물품과 전시물을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에 임시로 옮기기로 했다”며 “서울시장에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뒤 어떻게 다시 민주주의와 촛불의 역사를 이 광장에 담아낼지 고민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 이후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공사를 위해 기억공간 철거를 하겠다며 수차례 기억공간을 방문했지만 유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유족 측은 현 위치가 아니더라도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공간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서울시는 재설치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가 지속됐다. 서울시가 철거를 예정했던 지난 26일 유족 측이 광화문광장 공사 기간에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하는 중재안에 따르기로 하면서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았다. 기억공간의 외부 구조물은 폐기하는 대신 경기 안산시 가족협의회로 옮기기로 했다. 이날 유족들은 물품을 옮기기 전 묵념을 하고 희생자 학생들의 사진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기억공간에서의 ‘마지막 추모’를 이어 갔다. 고 안주현군의 어머니 김정해(51)씨는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의 공간으로 꾸려지는 것이니 우리의 의견만 주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나중에라도 아이들이 더 좋은 공간에서 시민들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이후 기억공간 재설치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유 위원장은 “서울시는 여전히 재설치는 물론이고 협의 자체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에는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며 “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유가족의 아픔을 기리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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