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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난사 주범 태랜트 얼굴 드러내, 뉴질랜드 총리 “관련 법령 손질하겠다”

    총기 난사 주범 태랜트 얼굴 드러내, 뉴질랜드 총리 “관련 법령 손질하겠다”

    뉴질랜드 모스크 두 곳에서 생중계하며 총기를 난사해 49명의 목숨을 빼앗고 48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호주 출신 브렌튼 태랜트(28)는 16일 아침 법원에 인정 신문을 받기 위해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출두했는데 흰색 죄수복에 수갑을 찬 채로 등장했다. 일단은 살인죄만으로 기소됐는데 범행 동기들을 파악해 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태랜트가 총기 다섯 정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총기 면허도 갖고 있었다며 “총기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두 명이 더 구금돼 있는데 셋 모두 전과 기록 같은 것은 없었다. 태랜트는 유무죄 청원 없이 수감 중이며 다음달 5일 재판에 다시 출두할 예정이다. 아던 총리는 취재진에게 “용의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따금 뉴질랜드에 머물러왔다”며 “뉴질랜드에서의 총기 면허는 2017년 11월 취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유럽을 돌며 겪었던 일 때문에 이번 총기 난사를 저지르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으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글들을 통해 파악됐다. 특히 장문의 글 ‘위대한 대체’가 눈에 띄는데 프랑스에서 쓰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이민 반대 극우주의자들의 시위에 참여한 일들이 담겨 있으며 특히 이번에 총기를 난사한 모스크들의 이름까지 등장한다는 것이다. 전날 총기 난사 과정에 숨진 희생자 중에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한 다우드 나비(71)가 처음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이날 법원 앞에서 아들 오마르가 아버지의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들어 보인 것이다. 하지만 다른 희생자들의 신원은 아직 당국에 의해 공표되지 않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인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민들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4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는데 두 살과 13살, 두 소년이 포함돼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13명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남미가 낳은 최고 클래식 스타…LA필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음악감독 취임 10주년 맞아…고국 베네수엘라와 거리둔 행보 비판도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어릴 적에는 ‘살사’라는 라틴음악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죠. 지금은 클래식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가 낳은 최고 스타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38)이 16~18일 로스앤젤레스(LA)필하모닉과의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악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첫 시작이다. 취임 후 ‘두다마니아’(Dudamania), ‘구스타비시모’(Gustavissimo) 등 신조어를 만들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그가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을 맡은지도 어느덧 10년이 됐다. “음악에 경계가 없다”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은 그의 성장기 배경과도 맞물려 생각할 수 있다. 아버지는 트럼본 연주자, 어머니는 성악교사였는데, 가정에서 생계를 책임졌던 아버지는 낮에는 오케스트라에서, 밤에는 살사밴드에서 연주를 병행했다. 두다멜이 어린 시절 자신이 들었다는 ‘살사’는 바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들려주던 음악이었던 것. 그는 “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서 꿈꾸던 시절, 음표와 싸우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만 28세…국경를 넘어 ‘적대국’ 미국으로 한국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들이 벤치마킹한 ‘엘 시스테마’는 마약과 폭력, 총기사고 등 위험에 둘러싸인 빈민가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성장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돕는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처음 오케스트라에 들어간 어린 아이들은 종이를 오려서 만든 악기 모형으로 먼저 음악을 배우는데, 이를 ‘종이 오케스트라’라고 부른다. ‘장난감 악기’로 음악을 시작한 후 최고 실력을 인정받은 학생들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에 모인다. 만 18세에 시몬 볼리바르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두다멜은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순회공연을 성사시켜 주목받는다.“우리 스스로에 대해 계속 도전하는 것, 그것이 이 오케스트라의 색깔입니다. 오케스트라를 단지 엔터테이너가 아닌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은 것. 지난 10년간 LA필하모닉과 이룬 이같은 업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2009년 두다멜이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에 임명되며 전세계 음악팬들의 관심은 다시한번 집중됐다. 사회주의국가이자 적대국인 베네수엘라의 서른도 안된 젊은 피를 ‘모셔오는’ LA필하모닉의 승부수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두다멜은 무엇보다 LA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를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최고의 카드였다. CBS간판 프로그램 ‘60분’에 3차례나 출연했고, ‘세서미 스트리트’에 출연하는 등 두다멜은 클래식 음악가로는 이례적으로 매스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2000년대 초반 지휘계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대표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고국과의 거리두기… 정치적 비판도 상존 물론 LA필하모닉을 10년간 이끌어온 그간 행보에 대한 엇갈린 시선도 존재한다. 제3세계 국가 출신에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그였지만 조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엘 시스테마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르만도 카니살레스가 시위 중 사망하고 두다멜은 그의 SNS에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지만, 세간의 평가는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었다. 다른 엘 시스테마 출신 연주자들이 고국에서 탄압을 받을 때 침묵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리카르도 하우스만 전 장관 등 베네수엘라 출신 유명인사들이 연이어 그를 비판했다. 하우스만 교수는 “음악계의 거인이지만 도덕적으로는 소인”이라고 그를 일갈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에서 밝힌 조국의 대한 그의 입장도 구체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추상적이었다. 그는 “음악가로서 조국처럼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결속시켜야 한다”며 “음악이 분노와 불안을 치유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내한 공연은 말러 교향곡 1번과 유자왕 협연의 존 애덤스의 새로운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하는 콘서트(16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음악 콘서트(17일·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실내악 콘서트(18일·롯데콘서트홀)로 이어진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뉴질랜드 20대 남성, 모스크서 49명 사살…‘테러 생중계’ 충격

    뉴질랜드 20대 남성, 모스크서 49명 사살…‘테러 생중계’ 충격

    뉴질랜드 총격사건으로 49명 사망·20명 부상범인 28세 호주시민…‘극우 테러리스트’사전에 선언물 올리고 테러 장면 생중계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모스크) 2곳에서 15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사망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 전 과정을 생중계하고 “이민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까지 올려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이날 총격이 일어나기 직전 트위터를 비롯해 사진을 자유롭게 게재하는 사이트인 ‘에잇챈’(8chan)에는 73쪽 분량의 반이민 선언문이 올라왔다. 이날 사건 직후 뉴질랜드 경찰에 의해 체포된 남성 3명, 여성 1명 등 4명의 용의자 중 한명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올린 것으로, 그는 선언문을 통해 자신이 가진 불만, (테러 장소로)해당 이슬람 사원을 선택한 이유, 브레이비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 등을 상세히 알렸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에 침입, 총기를 난사해 모두 77명을 숨지게 한 인물이다. 선언문에 따름면 태런트는 2년 동안 공격을 계획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구체적으로 후보지를 물색했다. 애초 다른 지역의 이슬람 사원을 표적으로 계획했으나 ‘훨씬 더 많은 침략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번에 범행을 감행한 사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략자들에게 “우리의 땅은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고, 우리의 고국은 우리 자신의 고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하기로 했다며 “한 명의 백인 남성이라도 살아있는 한 그들은 결코 우리의 땅을 정복할 수 없으며 우리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태런트가 올린 게시물에는 페이스북 계정 링크와 함께 이 계정을 통해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는 생방송이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도 담겼다.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브 영상 속엔 그가 차에 소총을 싣고 사원으로 이동한 뒤 총을 들고 사원에 들어가 눈에 보이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원 밖에서도 총격을 가하던 그는 몇 분 후 건물을 빠져나와 다시 운전대를 잡고는 “(총을) 겨냥할 시간도 없었다. 타깃이 너무 많았다”고 혼잣말을 했다. 차량 안엔 여러개의 소총들이 있었으며 소총마다 전직 군 장성들과 최근 총기 난사를 일으킨 인물들의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사건 당시 범행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이날 오후 1시 45분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이 사원에 들어오는 것을 봤고 이어 29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군인 복장을 하고 자동 소총을 든 남자가 사원으로 들어와 무작위로 사람을 쐈다고 말했다.총격 사건 발생 후 크라이스처치의 모든 학교와 의회 건물이 봉쇄됐다. 뉴질랜드 경찰은 태런트를 비롯해 체포된 용의자 관련 차량에서 많은 양의 폭발물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라며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했다.이어 “이번 사건으로 직접 영향을 받을 사람들 중 다수가 이민자 또는 난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동해안 캔터베리 평야 중앙에 위치한 뉴질랜드 3대 도시로 이른바 ‘정원도시’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브라질 학교서 총기 난사 30여명 사상

    브라질 학교서 총기 난사 30여명 사상

    브라질 상파울루주 수자누에 있는 하울 브라지우 공립학교에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로 부상을 당한 학생을 구조대원들이 병원 수술실로 황급히 옮기고 있다. 이날 오전 수업이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남성(17살·25살)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6명과 교직원 2명이 사망하고 최소 23명이 다쳤다. 해당 학교 출신인 범인들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자누 AP 연합뉴스
  • 브라질 8년 만에 대형 총기난사 사건…8명 사망

    브라질 8년 만에 대형 총기난사 사건…8명 사망

    브라질에서 17살, 25살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6명의 학생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들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P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수자노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하울 브라지우 공립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6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한 학생들은 대부분 15, 16살이며 23명의 부상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초·중등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 수는 1000명을 넘고 교사와 교직원은 100여 명이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남성 용의자는 해당 학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날 오전 학교로 향하기 전 자동차 렌트회사에서 사장의 목숨을 빼앗고 차를 훔친 뒤 범행 현장으로 이동했다. 용의자들은 총뿐만 아니라 칼로도 사람들을 공격했다. 경찰은 사망한 범인에게서 38구경의 권총과 칼, 석궁, 폭탄 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상파울루 주 경찰청장 마르셀루 살리스는 “30년간 재직하며 이렇게 끔찍한 범죄 현장을 마주한 적은 없었다”면서 “말로 설명할 수조차 없을 만큼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전했다. 브라질은 총기 사망률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국가지만 대부분 갱단 간의 갈등이나 교도소 폭도들에 의한 것으로 미국과 비교하면 학교에서 총기 난사가 일어나는 일은 흔치 않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은 2011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이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범인이 자신의 출신 학교에서 재학생 12명을 살해했다. 이번 사건으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총기 규제 완화 정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총기 소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를 구금하는 연령 제한을 낮추려는 시도도 해왔기 때문에 예방책 마련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헬기 사격 없었다” 전두환이 쏜 망발… 5·18 진실 규명 판 키웠다

    “헬기 사격 없었다” 전두환이 쏜 망발… 5·18 진실 규명 판 키웠다

    전씨 측, 정부서 확인한 모든 사실 부정 일부 국회의원 망언 업고 정쟁 노린 듯 시민단체 “이번에 헬기사격 못박아야” 법원서 발포 명령자 규명까지 기대 “일말의 기대마저 저버렸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9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광주의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을 지켜본 ‘광주’는 허탈했다. 형사재판에 넘겨진 뒤 1년 만에 처음 나온 전씨 측이 헬기 사격의 진위부터 따져야 한다며 그동안 이뤄졌던 진상규명 자체를 통째로 뒤집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는 “헬기 사격은 단 한 발도 없었다”며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씨 재판을 앞두고 헬기 사격에 대해선 여러 정부 기관에서 사실관계를 공식 확인한 만큼 조 신부를 비난한 표현을 회고록에 쓰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얼마나 입증되느냐가 쟁점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전씨 측이 “국가 기관들의 발표는 과학적·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법정에서 다시 헬기 사격의 진위를 다퉈야 한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이사는 12일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와 여기에 동조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망언에 자신감을 얻은 전씨 측이 재판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이사는 “이미 밝혀진 역사적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으니 오히려 형사재판에서 더 명백하게 법리대로 따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형사재판에 전씨를 세웠으니 헬기 사격을 명백하게 못박으면 전씨 등 신군부가 그동안 주장한 ‘자위권 차원에서 현장에서 이루어진 발포’라는 주장을 뒤엎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발포 명령자를 규명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재판부는 전날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목록을 제출하지 않아 다음달 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갖고 증거목록을 정리하기로 했다. 준비절차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전씨는 이날은 법정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절차에서 재판장인 장동혁 부장판사가 검찰과 전씨 측의 증거신청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도 관심이다. 장 부장판사는 “집중심리로 진행하겠다”며 재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뜻을 밝혔다. 전씨의 회고록과 관련해 5·18 단체들이 전씨와 출판인인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를 상대로 낸 두 차례의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이미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2017년 8월 4일 회고록에 대한 출판 및 가처분금지 신청을 받아들인 당시 광주지법 민사합의21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발생한 직접적인 계기 및 경위, 헬기 사격을 명령한 지휘관들과 그 명령의 내용, 사용된 총기의 상세한 종류, 사격 방법 및 피해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순 없어도 적어도 5·18 기간에 현장에서 헬기를 통한 공중사격이 있었다는 사정만큼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씨 측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부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총탄흔적에 대한 법안전감정서와 5·18 당시 군인들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이 근거 자료가 됐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 측 김정호 변호사는 “전씨가 헬기 사격을 앞세워 5·18 진상을 모두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재판을 계기로 전체적으로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힐러리 이어 블룸버그도 대선 불출마 “트럼프는 이길 텐데… 경선 더 어려워”

    힐러리 이어 블룸버그도 대선 불출마 “트럼프는 이길 텐데… 경선 더 어려워”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꼽혀 온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힐러리 클린턴(72) 전 국무장관에 이어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5일(현지시간) 선언했다. 민주당의 거대 후원자이기도 한 블룸버그 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는 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이기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고 불출마 이유를 전했다. 민주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후보는 2016년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트럼프 저격수로 나선 앨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롯해 모두 14명이나 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대선까지 남은 2년 동안 승리가 불확실한 경선에 뛰어들기보다 확실하게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일에 투신하겠다”면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 대신 청정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방안과 총기 규제, 공교육 시스템의 개혁, 대학등록금 절감 등 미국 사회가 직면한 국가적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2012~2016년 열차 투신 매년 100여건 발생 인간답게 죽는 방법 열어주자는 사회적 공감 2015년 기준 GNI 세계 2위지만 자살률 14위 전신마비·말기암 환자에게만 조력자살 허용 2006년부터 고령 노인·우울증 등으로 확대 “마지막 선택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요”“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외국인들이 안락사하러 스위스로 오고 있어요. 자국에서 불가능하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단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분명히 자신이 판단한 것이어야 해요.” 지난 1월 5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주 파피콘에 위치한 일명 ‘블루하우스’. 거의 매일 두 건씩 조력자살(안락사)이 이뤄지는 이곳 앞에서 만난 로이텐아우어 베노이트(55)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답했다. 2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그는 아내 로이텐아우어 루스(50)와 함께 눈 내리던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지켜봤다고 했다.블루하우스는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인 디그니타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의 아내는 “제 주변에 아직 조력자살을 한 사람은 없지만, 저나 남편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다면 조력자살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법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꼭 말기암이나, 전신마비의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아니어도 된다. 최근에는 생의 욕구를 잃은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까지 조력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일주일 동안 스위스에서 검찰, 법학, 법의학, 의학, 장의업계, 조력자살 지원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이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력자살의 위법성 논란은 스위스에서 이미 끝났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6년 기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한 숫자는 92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 수준이다. 조력자살의 역사는 스위스 근대 계몽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연방 정부도 20세기 초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자살을 돕는 것 역시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법의 틀은 지금도 비슷하다. 달라진 점은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재산상속을 더 빨리 받으려고 부모의 자살을 돕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1942년 악용을 막고자 일부 처벌조항을 담은 자살방조죄(형법 115조)를 제정했다. 자살방조죄가 생겼지만, 여전히 이기적 동기만 없으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독극물을 처방하는 의사나,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에는 정확히 조력자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그 덕에 사실상 조력자살이 허용되는 법적 자유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 형법 역시 자살을 죄로 규정하진 않지만, 자살교사·방조는 죄로 규정한다. 다만 스위스와 달리 ‘동기’로 죄의 유무를 구분하지 않아 조력자살이 허용될 틈이 없다. 환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해 의사가 ‘선의’로 독극물을 처방해도 예외 없이 처벌되는 건 이 때문이다.율리안 마우스바흐 취리히대 법학 교수는 “조력자살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형법 115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조항은 만들진 않았다”며 “단 이기적 동기라고 했을 때 어디까지 이기적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조력자살을 허용한 건 자기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자살률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을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 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스위스에선 2012~2016년에는 열차 투신자살이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또 그전에는 총기 자살이 이슈였다.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친척 가운데 두 분이 조력자살로 돌아가셨고, 조력자살로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중병에 걸리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사람들이 총으로 자살하는 것보다는 조력자살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만 189달러로 세계 2위인 스위스의 경제·복지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원인은 뚜렷하진 않다. 다만 흐린 날이 많은 기후 조건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평온하지만 외로운 삶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에는 스위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8.7명)이 우리나라(15.6명)보다 더 높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 2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범위를 두고선 스위스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초기엔 말기암 환자나 전신마비 같은 육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만 조력자살이 허용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특정 질병이 없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노인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들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자 했던 한 정신질환자가 스위스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결과다. 당시 대법원은 스스로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끝내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정할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우울증 환자도 포함된다.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사망 당시 104세) 박사가 지난해 5월 특정한 질병이 없음에도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건 유명한 일화다. 조력자살 현장에서 검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스위스 법의학자는 “20년 전에는 조력자살 신청자가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우울증 환자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바뀐 건 없지만 같은 법을 바라보는 스위스 사회의 이해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혹은 자신을 병간호하기 힘든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 조력자살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는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나라와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복지체계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처럼 보편적 복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적 복지가 잘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노인들이 자식들에 등 떠밀려 조력자살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스위스 정부 차원의 생애 말 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게오르그 보스하드 취리히대학병원 노인병학 전문의는 “스위스 문화는 여러 언어권과 문화 인식도 다양한데,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다양하다”면서 “좋은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의 희망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조력자살도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모든 생의 마지막 선택권을 열어 놓고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징후… 영변 작년말 가동 중단”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은 중단했지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경우에는 복구 징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영변 5㎿ 원자로는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으며 현재 재처리 시설의 가동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영변 5㎿ 원자로는 작년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며 현재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는 없다”면서 “풍계리 핵 실험장도 지난해 5월 폐기 행사 이후 갱도가 방치된 상태로 특이동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해서는 “철거 시설 가운데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며 “지붕과 문짝을 달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 성공하고 전문가 참관하에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할 때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 또는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 시설을 다시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또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영변 핵시설 외 추가 우라늄농축시설과 관련해서는 “한미 군사정보 당국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면밀한 감시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했다.  미국이 2차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추가 핵시설이 분강에 위치한 우라늄농축시설이라는 보도에 대해서 국정원은 “분강이라고 하는 곳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분강 안에 영변 핵시설이 있다”며 “분강은 영변(핵시설)이 위치한 행정지구 이름”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이 이야기하는 핵시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내부 단속 차원에서 군(軍) 공항과 총기 사용을 금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합의 불발에 따른 내부 전략 검토 기간이 필요하므로 서둘러서 답방 문제를 논의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40년 된 예비군 소총·80년 전 탄띠 이번엔 바뀔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40년 된 예비군 소총·80년 전 탄띠 이번엔 바뀔까

    구형 장비 교체 여론 왜 나왔는지 살펴봤더니총탄 방어가 불가능한 구형 헬멧 40년 된 소총2차 세계대전 때 디자인된 탄띠 지금도 사용정부, 예산 확보해 예비군 정예화 추진해야열악한 예비군 훈련비가 개선될 조짐이 보입니다. 육군은 최근 동원예비군 훈련비를 2022년까지 9만 1000원, 지역예비군 훈련비는 3만 100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라는 기사로 이 문제를 집중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동원훈련비는 지난해 1만 6000원에서 올해 3만 2000원으로 올랐지만 ‘2박 3일’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지역예비군 훈련비는 더합니다. 식비 6000원, 교통비 7000원을 합쳐 하루 1만 3000원입니다. 처음 만난 4명이 어쩔 수 없이 불법 택시합승을 하도록 유도할 정도로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죠. 정부는 대대급 훈련장 187곳을 2024년까지 연대급 첨단훈련장 40곳으로 통합할 예정인데 개편이 완료되면 예비군 입·퇴소 거리가 평균 2~5배나 늘어나 비용 부담은 더 커집니다. 청년들은 이 보도를 보고 “예비군 훈련비를 현실화하라”는 원성을 쏟아냈습니다. ●2024~2033년 동원훈련비 21만원까지 인상 지난해 국방부가 한국전략문제연구소에 의뢰해 동원훈련과 지역예비군훈련 참가자, 민방위대원, 현역병 등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비군 일당 적정 금액은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과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육군은 2024~2033년 동원훈련비는 21만원으로, 지역예비군 훈련비는 6만원으로 꾸준히 올리는 방안을 협의한다고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말 그대로 ‘안’일 뿐이지만, 그래도 군이 구체적인 계획과 의지를 갖고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하루 예비군훈련비는 각각 31만원, 17만원입니다. 예비군법에는 ‘실비 변상’이라는 애매한 규정만 있을 뿐 훈련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구조차 없으니 내친 김에 이 문제도 정부와 군이 바로잡아줬으면 합니다.아울러 육군은 앞으로 예비군 훈련비 현실화와 별개로 동원예비군 장비와 물자도 상비사단 수준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30년이 지난 방탄헬멧과 군장, 배낭이 대부분인 예비군 개인 장구류를 앞으로 ‘신형’으로 교체한다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실태 취재를 해오던 중 마침 군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와 이일우 사무국장이 최근 육군본부 의뢰로 내놓은 ‘미래 예비전력 역할과 적정규모 편성’이라는 보고서를 찾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기초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예비전력 예산을 보니 2005년 764억원에서 2007년 966억원, 2008년 1355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다 2014년 1469억원으로 최대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5년 예산이 갑자기 1275억원으로 13.2%나 삭감됩니다. 2016년에는 다시 3.4% 감액된 1231억원이 됐습니다. 2017년 1371억원으로 11.3% 인상했지만 작년은 1325억원으로 3.3% 줄었습니다. 연구팀은 “북핵과 미사일 위협 증대에 따른 대응전력 구축과 장병 처우 개선 요구가 빗발쳐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예비전력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5년부터 14년 동안 예비전력 예산은 국방예산에서 해마다 0.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년 국방예산 우선 순위에서 가장 뒷자리였고, 장비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국민들도 답답했나 봅니다. 지난해 5월 국방부가 진행한 국방예산 대토론회에서 국민들이 꼽은 개선 과제 6개 과제 중 2개(예비군 훈련비 인상, 예비군 장비 지원)가 예비군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예비전력 예산, 해마다 국방비 0.5%에도 못 미쳐 그나마 신형 장비를 지급받는 동원예비군의 사정은 나은 편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일론 압착 소재를 사용한 지역예비군 ‘방탄헬멧’의 방탄성은 미군이 1980~1990년대에 사용하던 PASGT(지상군 방탄 장비) 성능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한 포탄이나 수류판의 파편을 겨우 막아내는 수준으로 소총탄에 대한 방호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실제로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수백m 거리에서 발사된 소총탄에 이 헬멧 착용자가 피격돼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총탄 방어가 불가능한 구형 방탄헬멧은 있으나 마나한 장비”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역예비군에게 지급하는 ‘탄띠’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M67 피스톨 벨트’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고 합니다. ‘탄입대’에는 M16용 30발 탄창이 3개까지 들어가지만, 실제 탄창을 채워 넣으면 포복이 어렵고 기동이 불편해 미군에서는 이미 1990년대에 퇴출된 디자인입니다. 지역예비군에게 지급하는 총기는 1974년부터 1985년까지 국내에서 면허생산된 M16A1 모델로, 무려 100만정이 보급돼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총기는 생산한 지 45년, 가장 상태가 좋은 총기도 34년이나 된 제품입니다. 성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가장 오래된 총기는 45년 “성능 제대로 발휘 되겠나” 연구팀은 “총기는 기본적으로 금속이기 때문에 장기 보관할 때는 밀봉처리하거나 주기적으로 꺼내 정비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역예비군 부대는 항상 병력이 부족하고 제한된 인원이 많은 총기를 모두 정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시 총기 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30~40년이 훌쩍 넘어가는 노후 총기와 80년 된 탄띠를 사용하면서 ‘예비군 정예화’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연구팀은 “현재 지역예비군 대원에게 지급되는 개인화기와 군장의 수준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예비군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무장 민병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예비군 중대의 비효율적 편성도 문제입니다. 인구가 많은 경기 광명시와 군포시, 구리시의 예비군 중대 담당 면적은 2.1~4.1㎢ 정도이지만 원전이 있는 경북 울진군은 98.9㎢에 이릅니다. 공군기지가 있는 충남 서산시는 49.2㎢, 한빛원전이 있는 전남 영광군은 47.2㎢입니다. 연구팀은 “현재 예비군 중대 편성은 전략적 요충지 소재 여부와 관계없이 읍·면·동 단위로 일괄 편성돼 있다”며 “주요 전략시설을 관할하는 예비군 중대 병력은 인구밀집지역 예비군 중대에 비해 적어지는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예비군 중대 편성기준을 현행 읍·면·동 단위에서 인구 30만명 기준, 시·군·구 단위로 변경해 군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문제가 있으면 개선해야 할 것이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국회에 당위성을 설득해야 합니다. 국방부 조사결과처럼 예비군 지원을 늘리라는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지난해 비무장 상태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오인 사격해 숨지게 했던 두 명의 미국 경찰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를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지방검찰청 마리 슈버트 검사가 22살의 스테폰 클락이 무장 상태로 자동차 절도범으로 오인해 20발의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관 테런스 메르카달과 자레드 로비넷에 대해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두 경찰은 차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자신의 할머니 집 뒤뜰에 있는 클락을 발견한 뒤 ‘손을 보여줘’라고 외치다 클락의 손에서 하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총으로 오인해 격발했다. 경찰이 쏜 20발 중 7발을 맞은 클락은 결국 사망했다. 클락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플래시를 켠 아이폰으로 드러났다. 클락의 가족들이 따로 진행한 부검 결과 클락은 등에 6발의 총을 맞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슈버트 검사는 “지난해 3월 이후 클락의 가족과 지역사회가 엄청난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날 아침에 만난 클락의 어머니는 명백하게 슬퍼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클락의 죽음이 비극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역 검사로서 나의 일은 이번 총격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완전한 조사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슈버트 검사는 “수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두 경찰관이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한 건 정당방위였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들(경찰)이 종종 분초를 다두는 결정을 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으며, 불확실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핵심은 ‘두 사람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직하고 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는가‘이다, 이번 사건에서 두 경찰은 그런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슈버트 검사가 이러한 발표는 내놓자 클락의 어머니는 “이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우리는 몹시 화가 났다. 그들은 내 아들을 처형했다. 그것도 내 어머니의 뒷뜰에서 그랬다. 이건 정당하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지난 1년간 인내심을 갖고 슈버트 검사가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지만 그는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클락의 가족은 새크라멘토시를 상대로 2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클락의 사망은 캘리포니아를 넘어 미 전역에 경찰의 무력 진압을 반대하는 시위를 촉발시켰다. 시위 현장에서는 민권단체들이 퍼거슨 사태 당시 구호인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을 본떠 ‘휴대전화를 들었으니, 쏘지 마”(Cells Up, Don‘t Shoot!)를 외쳤다. 이는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일어난 흑인 소요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상원 반대·트럼프 거부에 통과 불투명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미국 하원이 모든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 지난해 2월 17명이 희생된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년여 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한 조치로, 미 의회가 주요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1994년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 제정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미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총기 전시장이나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거래 등 모든 총기 구매 및 양도 과정에서 반드시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거치도록 한 법안을 240대190으로 통과시켰다. 총기 소지가 금지된 중범죄 전과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느슨한 신원 조회를 틈타 총기를 손에 넣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청년 딜런 루프는 심각한 정신 병력이 있었는데도 신원 조회의 허점을 이용해 총기를 손에 넣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민주당이 주도해 왔다. 법안에는 공화당의 요구로 불법 이민자가 총기구매 시 연방수사국(FBI)에서 이를 이민·세관 당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원은 28일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0일로 늘리는 법안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표결을 위해 모인 민주당 남성 의원들은 오렌지색 넥타이를,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스카프를 매고 나왔다. 오렌지색은 2013년 시카고 남부에서 고교생들이 총에 맞아 숨진 친구를 추모하기 위해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것을 시작으로 총기규제의 상징이 됐다. 의회의 총기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이끌어 온 마이크 톰슨 민주당 의원은 “마침내 우리는 생각하고 기도해 온 것 이상을 해냈다.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 주요한 총기규제법안이 통과된 것은 25년 만이다. 1994년부터 10년 동안 시행됐던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은 반자동식 총기 등의 유통을 전면금지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전 정부 때 법이 연장되지 않아 한시법에 머물렀다. AP통신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총기·화기류로 인한 사망자수는 3만 977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3·1운동 100년] 평화행진 첫날부터 발포한 日, 만행·사망자 조직적 은폐·축소

    [3·1운동 100년] 평화행진 첫날부터 발포한 日, 만행·사망자 조직적 은폐·축소

    “서울에서 발생한 일이다. 어린 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자 일본 헌병이 칼로 그의 오른손을 잘랐다. 오른손이 잘린 학생은 다시 왼손에 국기를 들고 더욱 높은 소리로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헌병은 그의 왼손마저 잘랐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한 서양인이 사진을 찍어 남기려다가 헌병에게 끌려갔다.”(1919년 4월 12일자 중국 국민공보) “체포된 한인들은 밤낮으로 잔인한 고문을 당한다고 한다. 한인 가운데 죽은 자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알려진 것이 없다. 서울에서 50마일(약 80㎞) 이내 무수한 촌락이 불탔다. 시체 썩은 냄새가 코를 찌른다.(1919년 5월 19일자 국민공보)●시위 확산 3월 말부터 조준 발포… 희생 급증 일제는 3·1운동에 나선 조선인들을 총칼로 탄압했다. 그들의 눈에 태극기를 든 시위대는 식민지 체제를 전복하고자 선량한 조선인들을 선동하는 폭도에 불과했다. 만행과 학살이 일상이 됐다. 총을 든 일본군과 경찰, 시위 주동자에게 다가가 몸에 색분필을 발라두는 조선인 밀정까지 뒤섞이면서 만세운동은 시작과 동시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곤 했다. “파리채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단호한 처치만 필요할 뿐”이라던 한 일본 경찰의 외침 속에 3·1운동을 대하는 일제의 태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26일 국사편찬위원회의 ‘3·1운동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3·1운동 참가 인원 가운데 사망자는 최대 934명으로 집계된다. 일제가 파악한 사망자 553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내놓은 7483명, 박은식(1859~1925)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서 분석한 7509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와 관련해 국편 측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망자수가 최소 934명이라는 것”이라며 “자료의 오류 수정과 추가 발굴 등의 연구가 진행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수에서도 알 수 있듯 일제의 만행은 도를 넘었다. 3·1운동 첫날인 1919년 3월 1일부터 발포가 이뤄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이 최근 연구에서 드러났다. 만세운동이 격화된 3월 말~4월 초 사이에 사망자가 집중됐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실제로 3월 1일 평양에서 주민 5000여명이 참가한 시위를 기록한 외국인 자료에는 “총상 환자 5명이 병원에서 숨졌다”는 기록이 나온다. 같은 날 평북 선천에서도 시위 중 체포된 11명의 학생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들은 가혹한 태형으로 중상을 입고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 첫날부터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이계형 국민대 특임교수는 “아무래도 서울 시내는 외국인이나 선교사 등 보는 눈이 많아서 조선총독부 입장에서도 발포가 조심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더는 서양인의 눈치를 보지 않기로 결심한) 3월 말부터 사람을 직접 조준 발포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국편이 파악한 3·1운동 관련 사망자 934명 가운데 47.6%(445명)가 3월 28일~4월 6일 사이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는 사망 추정자가 3명에 불과하지만 외국인이 거의 없던 평안도에서는 423명이나 됐다.●日軍 4만여명 준계엄체제… 2만 6713명 검거 3·1운동이 대부분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진행됐음에도 시간이 갈수록 사상자수가 늘어난 것은 시위가 사그러들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총독부가 강경 대응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총독부는 수시로 총독 명의의 유고(諭告·담화문)를 발표했다. 3월 7일에는 “허튼소리로 인심을 흔드는 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4월 10일에는 “지방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군대를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으니 화를 입지 말도록 하라”고 최후통첩성 발언을 내놨다. 일본 군경의 총기 사용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일본측 발포가 없는 날은 7~8일에 그쳤다. 이양희 충남대 충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1919년 3월 11일쯤 일본 육군성 차관이 만세운동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을 두고 조선총독을 질책했다”면서 “무력 탄압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일본 내각의 명령에 의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3·1운동 기간 중 최악의 사태로 꼽히는 ‘제암리 학살 사건’도 일본의 강경 진압이 최고조에 달한 1919년 4월 15일 발생했다. 보병 79연대 중위 아리타 도시오는 “화성 발안장 만세운동의 주동자를 검거한다”며 제암리 마을에 들이닥쳤다. 15세 이상 남자들을 교회당 안으로 몰아넣은 뒤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때 한 부인이 어린 아기를 창 밖으로 내놓으며 “아기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일본 군경은 아이마저 찔러죽였다. 일제는 만행의 증거를 없애고자 교회당에 불을 질렀다. 이 사건으로 제암리에서만 23명이 목숨을 잃었고 인근 지역 참살까지 포함하면 사망자가 30명을 넘는다. 고주리에서는 일가족 6명의 목을 쳐서 죽인 뒤 시신을 토막 내 짚가리 위에 올려놓았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조선군사령관으로 재직 중이던 우쓰노미야 다로가 쓴 일기에는 “일본군이 약 30명을 가두고 학살과 방화를 했다.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처분하면 간단하지만 이렇게 되면 학살을 자인하는 꼴이 돼 제국의 입장에서 불이익이 크다. 이 때문에 간부회의에서 조선인들이 저항해 살육한 것으로 하고 학살은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혀 있다. 일본 스스로도 정당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 여론이 나빠지자 사건을 일으킨 아리타 중위는 재판에 회부됐지만 4개월 뒤 무죄로 풀려났다. 4월 초 일본에서 조선으로 추가 파견된 ‘임시조선파견보병대대’도 조선 민중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3·1운동 확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병력 부족으로 본 일본 내각과 조선총독부의 이해가 맞물린 것으로, 6개 대대 4200명 규모였다. 3·1운동 발발 당시 일본군 2개 사단이 상주해 3만~4만명가량 군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보면 1919년 4월 일본군은 최대 4만 5000명까지 늘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임시파견대대는 1905년에 개발된 근접 전투용 무기인 ‘38년식보병총’과 기관총, 수류탄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양희 연구원은 “임시파견대대는 시장에서 무장을 한 채 훈련을 하는 등 만세운동을 준비하려는 조선인들에게 겁을 주는 행동이 잦았다”며 “일제가 3·1운동에 대해 준계엄 체제로 대응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선총독부 내부 자료를 보면 3·1운동 시작부터 4월 30일까지 약 두 달간 검거된 조선인은 2만 6713명이었다. ●3·1운동 약화 유화책 펼쳐… 단속·감시 체계화 일제는 3·1운동을 약화시키고자 무력 진압 외에도 의료선전 활동, 시장 개시(開市) 독려 등 유화책을 썼다. 당시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는 “일본적십자사 조선본부가 3·1운동에 참가했다가 부상당한 이들을 무료로 진료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온다. 서울시내 유력 상인 40여명을 설득해 상점을 다시 열게 하는 등 조선인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뒤로는 경비인력을 늘리면서 3·1운동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이어갔다. 3·1운동 이전 1만 3230명 수준이었던 경찰 수는 1921년 2만명을 넘어섰다. 일제의 단속과 감시가 더욱 체계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여기는 남미] “가진 거 다 내놔”…8살 어린이 권총 강도 충격

    [여기는 남미] “가진 거 다 내놔”…8살 어린이 권총 강도 충격

    아르헨티나에 코흘리개 권총강도가 출현했다. 범죄의 표적이 됐던 보석상은 봉변을 면했지만 공포를 견디기 힘들다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모레노라는 지역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강도는 올해 고작 8살. 어린이 권총강도는 저녁시간 영업을 마치고 셔터를 내린 보석상 문을 두드렸다. "장사가 끝났는데 누굴까?"라며 밖을 살펴본 보석상 주인은 조그만 어린이가 서 있는 걸 봤다. 잠시 "그냥 가라고 할까" 고민하던 주인은 문을 열고 소년에게 들어오라고 했다. 주인은 "배가 고파 구걸을 하려는 줄 알고 뭐라도 좀 주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석상에 들어서자마자 강도로 돌변했다. 바지춤에 숨겼던 권총을 꺼내 겨누더니 "갖고 있는 걸 다 내놓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라. 처단해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주인은 깜짝 놀랐지만 금세 미소를 지었다. 어린이 권총강도가 손에 들고 있는 게 장난감이라고 확신한 때문이다. 용기를 낸 주인은 어린이 권총강도가 한눈을 파는 틈을 타 잽싸게 권총을 빼앗았다. 그리곤 목덜미를 잡고 어린이를 밖으로 데려가 쫓아버렸다. "다시는 이런 장난 하지 말거라"라는 충고도 던졌다. 주인이 놀란 건 어린이 강도에게 빼앗은 권총을 살펴보면서다. 8살 강도가 들고 있던 총은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총기였다. 사건이 있은 후 지역엔 이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어린이 강도가 주변에 사는 8살짜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소문 덕분에 확인된 사실이다. 주인은 "어린이 권총강도의 '선배'들이 보복을 벼르고 있다고 한다"면서 "너무 무서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원이 확인됐지만 경찰은 "용의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미성년자"라며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하원 부인 피격지역서 美상원 도전장…‘총기규제 요구 활동가’ 외침 통할까

    미국 하원의원이었던 부인이 8년 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를 다친 지역구에서 남편이 상원의원으로 출사표를 던져 주목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출신인 마크 켈리는 23일(현지시간) 부인 가브리엘 기퍼즈 전 민주당 하원의원의 지역구였던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내년 상원의원 선거 유세 활동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아내가 피격당한 곳에서 14㎞쯤 떨어진 시내 한 호텔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지난 12일 출마 선언 이후 24시간 동안 100만 달러(약 11억 3000만원)를 모금했다. 켈리는 걸프전 당시 전투 임무를 수행했고 해군 시험비행 조종사로 활동한 뒤 쌍둥이 동생 스콧과 함께 우주비행사가 됐다. 10년간 4번의 우주 임무를 맡았고 2011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지휘했다. 부인 기퍼즈가 2011년 1월 투산에서 열린 유권자 행사 중 괴한의 총에 맞아 머리를 다치자 켈리는 이듬해 NASA를 떠나 투산으로 이주했다. 연방판사 등 6명이 숨지고 기퍼즈 등 13명이 중상을 입은 당시 사건으로 켈리는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활동가로 변신했다. 기퍼즈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총기규제 강화 조치를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최근 주 의회를 상대로 신원조회 및 가정폭력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켈리가 출마를 선언한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지난해 8월 뇌종양으로 숨진 보수 진영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 전 의원이 오랜 기간 맡았던 자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민주당 유권자 좌측으로 이동 샌더스에 기회”

    “민주당 유권자 좌측으로 이동 샌더스에 기회”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사회주의의 불모지인 미국에서 첫 좌파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가의 시장 개입과 부의 재분배 등 진보 좌파적 가치를 선호하는 민주당원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샌더스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좌파’ 샌더스, 대권 도전 공식 선언 미 온라인매체 복스는 이날 갤럽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민주당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전반적으로 좌측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2001~2006년 당시 스스로 ‘진보적’(리버럴)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비율은 32%에서 2013~2018년 46%로 14% 포인트 증가한 반면,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17%로 6% 포인트 하락했다. ‘온건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42%에서 35%로 7% 포인트 떨어지며 진보 세력의 확대에 기여했다. ●46%가 “진보적”… 10여년 새 14%P↑ 스스로 온건하거나 보수적이라고 규정하는 민주당 유권자라 할지라도 총기 규제와 기후 변화처럼 굵직한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 양극단으로 점점 치우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 국민 건강보험과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 6850원), 무료 대학등록금 등을 제시하며 당내 좌파 정책의 기둥을 세운 샌더스 상원의원에겐 긍정적인 신호다. 엘리자베스 워런,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등 여러 경쟁 민주당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져 유권자의 표심이 흩어지고 있다는 점도 굳건하고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이 있는 샌더스 의원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이 2016년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배한 주요 원인이었던 비(非)백인과 45세 이상 유권자가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샌더스 의원은 당시 18~29세 유권자로부터 몰표를 획득했지만 투표율이 훨씬 높은 중장년층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유색인종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민주당 유권자가 좌편향됐다 하더라도 세대·인종을 뛰어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복스는 평가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美 2살 아기, 총 가지고 놀다 스스로 방아쇠 당겨 사망

    美 2살 아기, 총 가지고 놀다 스스로 방아쇠 당겨 사망

    미국 플로리다에서 2살짜리 아기가 총기 사고로 사망했다. CBS 등 현지 언론은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총을 가지고 놀던 아기가 스스로 방아쇠를 당겨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제이든 피드라(2)는 지난 9일(현지시간) 가족과 함께 찾은 친구 집에서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플로리다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16분쯤 제이든과 제이든의 모친, 그리고 7살난 형이 함께 친구집을 방문했고 보호자들이 다른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제이든의 어머니 도나 크럼프 피에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살 난 큰 아들이 동생이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말해 달려가 보니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나는 “나는 아기가 넘어진 줄 알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고 피가 흥건했지만 총을 가지고 논 줄은 몰랐다”며 오열했다. 경찰은 사용된 총기가 누구 것인지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제이든의 형과 어머니, 친구 가족은 물론 사고 당시 아파트에 있던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도나는 “나는 생각지도 못한 총기 사고로 아들을 잃었다. 제발 총기 보관에 주의했으면 좋겠다. 다음은 누구의 아이가 죽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어린이 총기 오발 사고는 매우 빈번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8000여 명이 총기 사고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400여 명은 11세 이하 어린이다. 지난해 7월에도 캘리포니아주에서 4살짜리 남자아이가 2살짜리 사촌 여동생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잭슨빌 지역경찰은 제이든의 사고 소식을 전하며 총기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암 말기 6세 소녀의 특별한 ‘경찰 임명식’…美전역 감동

    암 말기 6세 소녀의 특별한 ‘경찰 임명식’…美전역 감동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프리포트 경찰서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AP와 CNN 등 외신은 이날 소아암을 앓고 있는 소녀의 오랜 꿈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아비가일 아리아스(6)는 소아암의 일종인 윌름즈종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윌름즈종양은 신장에 생기는 종양으로, 어린이에게서 가장 흔한 복부 종양이다. 80~90%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재발 시에는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아비가일 역시 암이 재발한 경우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가일은 “제 몸에는 나쁜 놈들이 있어요”라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현재 아비가일의 복부 종양은 폐로 번진 상태이며, 의료진은 더이상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아비가일의 어머니 일렌 아리아스는 “방사선 치료 등 모든 항암치료를 동원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이제 딸의 생사는 신의 손에 달렸고 우리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진은 아비가일이 남은 삶을 즐기는 것을 권했다. 우리는 몇 주 동안 그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울먹였다. 프리포트 경찰서장 레이 개리베이는 지난 12월 프리포트 경찰서에서 열린 ‘산타와의 팬케이크’ 행사에서 아비가일을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경찰이 되는 게 꿈이라는 아비가일의 이야기를 들은 레이는 소녀를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지난 7일 그는 아비가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성대한 명예경찰 임명식을 거행했다. 프리포트 명예경찰에 임명된 아비가일은 꼭 맞는 전용 경찰 유니폼과 의무장비, 총기벨트를 전달받았다. 또 프리포트 주 전역에서 온 경찰관들 사이에서 당당히 경찰 선서도 했다. 경찰서장 레이는 “아비가일은 병마와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이 훌륭한 소녀는 명예경찰 행사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마법같은 순간을 선물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비가일은 이 자리에서 “저는 이 ‘나쁜 놈들’과 꼭 싸워 이길 것”이라며 "꼭 경찰의 꿈을 이루겠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북극곰 50여 마리 떼로 마을 점령…기후변화의 재앙

    북극곰 50여 마리 떼로 마을 점령…기후변화의 재앙

    러시아 북극해의 한 섬에 북극곰 50여 마리가 떼로 출몰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기후변화로 먹이를 잃은 북극곰들의 ‘반란’이다. 러시아 매체 RT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 군도 노바야제믈랴 제도 주민 3000여 명은 최근 시도때도 없이 출몰하는 북극곰 탓에 외출을 두려워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굶주림에 시달리던 북극곰 50여 마리가 수시로 마을에 내려와 공공기관에 들어가거나, 공터 등지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야 할 아이들을 집에서 머무르게 하는가 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10여 마리의 북극곰이 눈으로 뒤덮인 주택가에 떼로 내려와 먹이를 찾는 모습을 담고 있다. 뿐만아니라 아이들이 노는 유치원의 놀이터에서도 먹이를 찾는 북극곰 몇 마리를 확인할 수 있다.하얀 털 및 귀여운 외모와 달리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맹수로 꼽히는 북극곰은 마을에 내려온 뒤 더욱 공격적인 성격을 드러내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이러한 북극곰이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해도, 주민들은 북극곰 사냥이 불법인 현지 법에 따라 이를 피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모스크바 당국에 북극곰에 대한 총기 사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환경보호단체 등의 반대로 거절당했다. 다만 비상사태라는 사실을 인지한 당국은 전문가를 동원해 개체 수를 일정부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얼음이 녹아 먹이 사냥을 위해 이동하는 것이 어렵게 된 북극곰들이 더 자주 주민들과 충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선임병 질책에 극단적 선택” 손해배상 소송…법원 “책임 없다”

    “선임병 질책에 극단적 선택” 손해배상 소송…법원 “책임 없다”

    입대 3개월 된 육군 이병이 선임병들의 폭언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유족이 선임병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동욱)는 A씨의 유족이 지휘관·선임병 5명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말 군에 입대해 그 해 10월 박격포반에 배치됐다. 호국훈련을 준비하던 A씨는 선임병으로부터 텐트 설치가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똑바로 안 하냐”, “군대 놀러 왔냐” 등의 질책을 받았다. 훈련 숙영지로 이동한 뒤에도 질책이 이어지자 A씨는 “전날 밤 자살 시도를 했다”고 말했고, 지휘관과 몇 차례 면담이 이뤄졌다. A씨는 이후에도 총기 수령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다시 질책을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숙영지를 이탈했다. 그리고 그 해 11월 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은 2017년 12월 선임병 등을 상대로 2억 58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선임병들에게 고의나 중과실에 해당하는 귀책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격포반에서 다루는 화기의 특성상 훈련 규율이 엄격할 수밖에 없고, 언제든지 전투에 임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조직으로 신입 병사가 다소 압박감을 느낄 법한 선임병들의 통솔 행위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전입 초기 선임병 이름을 암기시키고, 호국훈련의 사전 준비와 참가 과정에서 다소 억압적 말투와 고성으로 질책하는 등 A씨로선 군 복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을 법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군대의 일반적인 분위기 등을 두루 고려하면 선임병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유서에서 ‘군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좀 안 맞을 뿐이다’라고 쓴 점 또한 선임병들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근거로 들었다. 지휘관들 또한 상급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넘어 민사상 과실에 해당할 정도의 귀책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휘 계통을 통해 A씨의 자살 충동 경험 사실이 전달됐을 때 중대장이 즉각 면담하고 그 결과를 대대장에게 보고해 대책을 마련했고, 당시 호국훈련을 진행하고 있었고, 주둔지가 아닌 숙영지에서 발생한 일이었음을 고려하면 적어도 A씨가 호소하는 고통의 수준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청구도 “망인의 사망이 순직으로 인정돼 유족이 국가로부터 이미 보상을 받았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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