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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당선자들 낮은 곳을 향하라/강지원 변호사

    뜨거웠던 지방선거 열풍이 지나고 당선자들의 면모가 드러났다. 지금쯤 기쁨에 들떠 있을 당선자들에게 따끔한 몇 마디를 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난 60여년의 선거역사를 통해서 잘못된 전례를 답습하는 희한한 꼴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첫째, 우쭐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체로 당선된 자는 자신이 잘나고 특별한 인물이어서 이겼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례의 말이지만 그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많다.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 상대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과 사람에 대한 이성적 평가에서 우위였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선거란 그때마다 특유의 바람의 영향도 있고 투표 경향도 춤춘다. 대결구조에 따라 다르고 투표율 영향도 받고 심지어는 날씨의 영향까지 받는다. 그러니 차라리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교만하지 않는다. 겸손을 안다. 그래서 상대에게 미안한 생각도 하고 무엇보다 국민을 향해 낮은 자세를 가지게 된다. 공직자란 근본적으로 심부름꾼이다. 이제부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먹고 공무를 처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찌 한 자리 차지했다고 교만하고 우쭐할 수 있는가. 선거운동 때 그토록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히고 다니던 모습,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세를 견지하는지 계속 지켜보아 줄 참이다. 둘째, 낮은 곳을 향하라는 것이다. 우리네 세상에는 늘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기 마련이다. 돈을 많이 가진 쪽과 덜 가진 쪽만이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해 학식을 가진 쪽과 덜 배운 쪽도 있고, 건강을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해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쪽도 있다. 사회적 지위나 감투를 얻은 쪽, 명성이나 인기를 얻은 쪽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쪽도 있다. 숫자적으로 다수에 속해 유리한 쪽이 있는가 하면 소수에 속해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는 쪽도 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기득권논쟁으로 끌고 가고자 하나, 이는 부질없이 이념적 갈등만을 부추기는 악습일 뿐이다. 문제는 이같은 얻은 자와 덜 얻은 자의 관계는 다양성 차원에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관계라는 점이다. 얻은 쪽은 덜 얻은 쪽을 배려하고 돕는 길을 모색하고 덜 얻은 쪽은 얻은 쪽을 인정하고 참여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선자들은 일단 감투를 얻은 자들이므로 일단 이번에 자신에게 표를 던져주지 않았던 쪽을 향해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간혹 정파적 이욕의 노예가 되어 반대자들에게 각종 보복을 가하거나 못살게 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말한다. 보복은 반드시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름지기 지역사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우리 사회의 균형과 통합을 위해 ‘덜 얻은 자’에게 뜨거운 가슴을 보이라는 점이다. 돈, 학식, 건강, 지위, 명성, 인기 등 그 어떤 것이 되었든 조금 덜 가진 탓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도 최선의 배려를 다하라는 것이다. 셋째,‘뻥’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얼마나 ‘뻥’치는 공약들이 난무했는지, 그래서 선거가 끝난 후 그 선택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우리 국민들은 다 경험했다. 잘사는 고장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뻥뻥 쳤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좀 심하게 말해서 그것은 ‘사기’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으로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정책공약을 실현가능한 방식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매니페스토평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계속된다. 당선자들은 부디 ‘사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책공약의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 [열린세상] 교사·학부모 ‘불신 방정식’ 해법은?/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무릎 꿇은 교사’ 사건으로 ‘교권 침해’ 논란이 뜨겁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 됐건 폭언과 협박, 무례와 조롱이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와 교원단체의 교권 침해 주장에 대한 사회적 반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정부나 교원단체가 열악한 급식환경에서 기인된 부적절한 급식지도와 이런 사태를 야기한 교육당국과 학교 관리자의 행정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부터 했더라면 그들의 교권 침해 주장에 대한 사회적 반향은 컸을 것이고 사태 해결도 쉽고 희망적이었을 것이다. 교육의 황폐화로 이어지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간의 갈등과 반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어렵게 함은 물론이고 사회공동체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원칙과 규범이 교육을 통해 계승ㆍ발전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노조활동과 편향된 이념교육에 대한 불만, 무능 교사나 부적격 교사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없는 현실,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교원평가마저 거부하는 교사 집단행동은 교권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사사건건 정부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교원단체의 ‘머리띠’ 투쟁과 ‘막말’ 논쟁은 국민을 지치게 했고 교권의 정당성마저 의심케 했다. 이렇게 형성된 교사와 학부모간 ‘불신 방정식’의 해법은 없는 것인가?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교사와 학부모 관계부터 따져봐야 한다. 교육 주권자이자 교육정책의 수혜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정부는 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그 수단을 제공하는 주체이고 교사는 이 일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분명히 하자,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는 그런 것이다. 그런데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 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도록 수립되기보다는 정부와 교원단체 그리고 교육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돼 왔다. 교육수요자가 아닌 교육공급자 중심의 정책이 된 것이다. 교육공급자 측은 이런 관행의 정당성이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에 근거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경제적 효율성이나 정치적 편향성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전문성에 대한 해석이다. 교육의 전문성 강조는 교육전문가의 학식과 식견,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고 이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교육전문가 집단이 교육정책 결정권을 독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교육전문가와 교육주권자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 5ㆍ31 지방선거에서 교육 공약이 핵심 공약이었다. 주민의 삶에 중요하고 절실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교육정책의 최종 결정은 지역주민 대표들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장돼야 할 교육자치의 기본정신이다. 이에 맞게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현행 학교운영위원의 교육감ㆍ교육위원 간선제를 주민 직선제로 바꾸고, 교육위원회와 시도의회를 일원화하며, 교육감ㆍ교육위원의 자격을 완화ㆍ철폐하는 것이 옳다. 교육 전문성이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교육주권자인 주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보다 학원을, 국내보다 해외를, 교사보다 학원 강사를 더 선호하고 신뢰하는 현실인데도 학교와 교육은 변할 줄 모른다. 권리 공방은 있어도 자성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교사와 학부모간 갈등의 ‘불신 방정식’을 풀 해법은 이들 관계가 수평적으로 재정립되고, 상호 소통이 원활해지며, 권리보다 의무가 전제되는 인식 전환에서 찾아야 한다. 어떤 교육이 좋은지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이고, 교사는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이들의 선택을 도우며, 정부는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정부나 교원단체의 계몽대상이 아니라 교육 주권자임을 다시 상기하자. 학부모가 더 이상 ‘자식가진 죄인’으로 회자돼서는 안 된다. 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아파트값 하반기 더 하락”

    “아파트값 하반기 더 하락”

    재건축 아파트 투기 근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3·30대책’ 발표 두 달만에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는 등 ‘약발’이 먹히고 있다. 때마침 불어닥친 아파트값 거품 논쟁과 비수기까지 겹쳐 주택시장은 당분간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세 없어 매물만 쌓이면서 하반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값 하락+거래 중단 이어져 이번 주 개포주공1단지 13평형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1000만원 더 내렸다. 지난 4월 말 7억원에서 빠지기 시작한 이 아파트는 지난주 6억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당분간 조정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마 34평형 아파트 매물도 늘고 있다. 이번 주에는 20개로 늘었고,31평형도 26개가 나와 있다. 호가 내림세도 뚜렷해졌다.34평형은 12억원,31평형은 9억 2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렸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거래가 끊겼다.”면서 “5월은 원래 비수기인데다 부동산시장이 학기 시작 이전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만큼 7월까지 가봐야 장세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16% 하락해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스피드뱅크 조사에서도 0.01% 떨어졌으며, 부동산써브 조사에서도 0.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사에서도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이 주간 단위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3·30대책에 이어 버블 붕괴를 경고하는 정부의 ‘말 폭탄’까지 이어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돼 있다.”면서 “하반기엔 8·31대책 때 마련됐던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당분간 안정세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8월 판교 중대형 분양도 초기 자금 부담이 워낙 커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반기로 갈수록 더 떨어질 것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일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정부 부동산 대책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큰 폭으로 늘고 매물이 증가하면서 아파트값이 내릴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표 적용률이 올해 70%에서 오는 2009년에 100%로 높아져 늘어난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에 아파트 시장은 가격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3·30대책 입법으로 재건축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IT) 적용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억제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서울 지역의 입주 물량 감소로 가격상승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버블 붕괴론과 관련 한발짝 물러섰다.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해서인지 국지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강남과 수도권 지역에서 집값이 빨리 뛰어 버블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지, 버블이 전국적 현상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확대로 시중 부동자금이 생산 부문에 유입되도록 해야겠지만 여유 자금 일부는 해외로 나가는 게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부동산 매입 등 외환자유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문일 주현진기자 mip@seoul.co.kr
  • [열린세상] 특이한 5·31 지방선거/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특이한 선거 같다. 투표일 전에 대부분 지역의 단체장 선거 결과가 이미 확정된 듯이 보인다. 선두 후보와 2위간의 차이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어떤 돌발 변수가 생겨난다고 해도 이런 추세를 뒤집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유권자의 주목을 끌 만한 쟁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매니페스토 운동을 벌이고 후보간 정책적 차이를 보여주려고 애를 쓰지만 유권자들이 거기에 크게 귀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지난 2002년 서울 시장 선거에서는 청계천 복원의 타당성 여부가 후보간 중요한 논쟁점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간 쟁점이 무엇인지, 각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설사 그런 정책적인 차이를 인지하고 있는 유권자라도 그런 쟁점이 후보 선택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표정 관리라도 해야 할 만큼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단체장과 의회 의석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민주당의 선전은 호남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아직도 정치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지역적 여론의 동향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선전, 민주당의 부활이라고 하기보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을 심판할 대표 주자를 지역별로 선택한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오세훈 후보가 만일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더라면 지금 강금실 후보가 겪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은 서울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나 비슷할 것이다. 그만큼 후보자가 누구이건 무슨 공약을 약속하건 상관없이 열린우리당 후보는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국회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7대 총선에서 화려한 선거 승리를 맛보았던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방방곡곡에서 유권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서울을 예로 들면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자 중 적지 않은 수가 2002년 노무현 후보,2004년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찍은 이들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자기편’으로부터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열린우리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야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지지층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우리가 뭐 그렇게 잘못한 게 있다고 이렇게까지 평가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 대한 여론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잘못된 것이 없다고 우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문제는 없었는지,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목표를 추구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반대의 목소리를 포함한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려고 애썼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지방선거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점검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긴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은 임기 동안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여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향후 2년 동안 두 차례나 선거를 더 치러야 하는 열린우리당으로서는 그런 자기반성, 자기혁신이 있어야 그나마 앞으로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한미 FTA 쟁점 이렇게 넘자] (6)지재권·방송 등 문화분야

    [한미 FTA 쟁점 이렇게 넘자] (6)지재권·방송 등 문화분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문화분야 논의는 한·미간 쟁점도 크지만 국내간 논쟁도 만만치 않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지난해 10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서 채택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이하 문화다양성협약)’ 등을 근거로 들며 문화적 다양성이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문화도 ‘산업’의 일부이며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협상 논의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으므로 개방 논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반대편에 있다.FTA가 타결되면 문화 부문의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점은 양쪽 모두 동의한다. ●저작권자 보호냐 사용자의 편의성이냐 미국이 문화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은 지적재산권이다. 영화·음악·서적 등 특히 온라인상의 불법 복제를 문제삼아 다양한 저작권 보호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저작권을 작가 사후 50년에서 70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컴퓨터 램(RAM)상에 저장되었다가 전원을 끄면 사라지는 일시적 저장까지도 문제삼을 태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에게 저작물을 올리거나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적 정보를 저작권자가 요구할 경우 이를 제공해야 하는 강제 의무를 부과하라는 입장이다. 복제를 못하도록 막는 장치를 해제하는 경우도 저작권 침해와 같은 경우라고 강조한다. 목수정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지적재산권 옹호보다는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의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문화부 관계자도 “창작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사회적 발전 수준에 따라가야 하며, 대다수 사용자의 편의성을 지나치게 침해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주권, 창과 방패 방송쿼터도 한·미간 쟁점 중 하나다. 방송법 시행령과 방송위원회 고시에 따라 방송사업자는 국내 제작프로그램을 일정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한다. 지상파 방송은 80%, 지역유선(SO)·위성방송은 40∼70%가 상한선이다. 지상파는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 방송비율이 1.5%다. 한 국가의 프로그램은 매체의 성격과 상관없이 60%를 넘을 수 없다. 방송업에 있어 외국자본은 33%까지만 지분을 가질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업과 유선방송사업자는 외국 정부나 단체, 외국인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법인으로부터 재산상 출자나 출연도 받을 수 없다. 미국 전미영화협회(MPAA)와 아시아태평양케이블방송협회(CASBAA) 등은 우리나라의 이같은 제한을 규제라고 주장해왔다. 최종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산업분석팀장은 “방송시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광범위한 규제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개방이 유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는 지상파 방송 시간의 60%, 호주에서는 오전 6시에서 자정까지 주 시청시간의 55% 이상을 자국 제작물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문화 예외 인정한 선례들 지난 2003년 체결된 한·칠레 FTA에서는 문화분야, 특히 언론·출판·음반·공연·방송 등을 FTA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화적 예외’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다. 두 나라가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보호할 필요를 인정했다는 근거다. 지난 1992년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제 2106·2107조와 부속서에서 문화산업에 대한 예외를 규정했다. 문화다양성협약에서도 “이 협약을 다른 어떤 조약에도 종속시키지 않으며, 다른 조약의 해석과 적용시 이 협약의 관련 규정들을 고려한다.”고 명시돼 있다. 목 연구원은 “조만간 국제법으로 효력을 지닐 문화다양성협약 가입국이 돼야 한다.”면서 “문화다양성은 생물학적 다양성만큼 인류의 장기적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도 “문화 분야에 있어 전면적 개방은 곤란하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더 감내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장수, 좋기만 할까요?

    장수, 좋기만 할까요?

    수명이 갑절로 늘어나면 당신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사랑하는 이와 더 오래 함께 있을 수 있고 손자들의 성장을 더 지켜볼 수 있으며, 외국어와 악기를 하나쯤 더 배워보고 다른 직업을 갖거나 세계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전체로도 더 나아질까? 과학자들이 노화를 늦추거나 정지, 심지어 되돌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 윤리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수명 연장이 정녕 현명한 일인지를 놓고 내밀하고도 진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결혼관, 가족관에 엄청난 변화 이런 의문과 관련해 최초의 진지한 모색은 몇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장수건강과학 콘퍼런스에서 있었다. 그레고리 스탁 UCLA 공중보건학교 교수는 “수명 연장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좀 더 숙고할 수 있게 하며 노화로 인한 질병의 치료 적기(適期)가 늦춰지는 만큼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우리의 ‘황금기’를 늘려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생명윤리학자인 데이비드 캘러헌은 “전쟁, 빈곤 등 온갖 문제들이 오래 살게 됨으로써 해소되리라고 믿을 근거는 없다.”며 “진짜 문제는 ‘사회가 총체적으로 얻는 게 뭐냐.’는 데 있을텐데 그 답은 결코 더 나은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심리학자인 리처드 칼리시 같은 이는 결혼관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단한다.60대에 애정이 사라진 결혼 생활을 정(情) 때문에 15∼20년이나 이어가는 것이 지금의 부부들이라면, 배우자가 80세까지 살 수 있다고 믿는 사회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생의 결합이 아니라 ‘장기 서약’으로 결혼관이 바뀌어 짤막하게 여러차례 혼인하는 일이 다반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가족 개념도 달라진다. 중혼(重婚)이 보편화되면 한쪽 피만 같은 친척들이 엄청나게 늘게 된다. 그러면 적어도 8세대, 심지어 10세대가 공존하는 일이 흔해진다. 더욱이 수명 연장은 여성의 가임기간을 늘리기 때문에 40∼50세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늘어난다. 가족 안에서 연령의 급격한 격차는 부모와 자식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크리스 해클러 아칸소대학 교수는 “부모들의 60세보다 우리의 100세가 더 젊어진다면 모든 사회적 관계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열정 잃게 돼 오래 산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일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직 연령은 한참 위로 올라가 자녀의 부양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고 사회보장 비용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 숙련 노동자가 오래 직장에 근무함에 따라 생산성도 향상된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직장 진입, 사회 진출을 가로막아 신세대의 재능과 열정을 사회가 묶어내지 못하는 부작용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도 마찬가지. 선출직 관료의 임기가 늘어나 권한 집중을 우려해 만들어진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무력화될 공산이 있다. 예를 들어 연방법원 판사가 종신직이 된다면 “정의는 백년동안 법정 의자에 앉아 있게 될 것”이라고 해클러 교수는 내다봤다. 미국 대통령 산하 생명윤리위원회 2003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화를 막으려는 노력들은 젊음과 노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태도를 좋지만은 않은 방식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우리의 조국은 젊음의 열기를 끌어내는 데 인색해질 것이고 노인들에게 지적 에너지와 사회 자원을 배정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삶의 질 또한 나빠질 것이다. 견해는 다르지만 윤리학자들 사이에 일치하는 결론은 딱 한가지.“일단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하면 이를 저지하거나 멈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 이슈를 지금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도 ‘뉴라이트’ 꿈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도 ‘뉴라이트’가 뜨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공화당 정책에 불만을 품은 친공화당 보수세력들이 현 정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딴 살림’을 준비중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발의한 이민법 개정이 공화당과 보수세력의 분열만 초래했다. 이민법 논란의 여파로 부시 대통령은 히스패닉은 물론 전통적인 보수세력들로부터도 지지세를 잃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이민법에 포함된 멕시코 국경 경비 강화와 불법이민자 처리, 초청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등을 둘러싼 논쟁이 공화당을 반으로 갈라 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민법 개정 방향을 둘러싸고 미 국민 전체가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가장 분열이 심한 곳이 바로 여당인 공화당이라는 것이다. 당내 혼란이 계속되자 미국내 보수 진영의 핵심인사로 손꼽히는 리처드 비구에리는 공화당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보수성향의 결사체를 규합하겠다고 나섰다. 10여개의 보수단체를 운영 중인 비구에리는 지난 1980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지난 2000년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던 ‘킹 메이커’로 알려졌다. 비구에리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장문의 글을 통해 “보수파들은 부시 대통령은 물론이고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수파들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여타 관련 단체들에 재정지원을 하던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보수파들은 이제 기존의 어떤 정당과도 차별화된 제3의 정치세력을 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4년 대통령 선거 때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보수적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도 눈에 띄게 떨어져 오는 11월의 의회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히스패닉 단체인 ‘라티노 연대’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민 문제와 관련,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이 50%로 공화당 지지 17%보다 세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40%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한편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이민법과 관련한 특별 연설을 한 뒤 멕시코 국경 지역을 시찰하는 동안 의회의 보수파들은 백악관 핵심 참모들에게 “20만명의 초청 노동자에게 비자를 주고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민법과 관련한 공화당 다수의 분위기는 ▲멕시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고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이민자들에게는 결코 시민권을 부여해서는 안되며 ▲초청노동자들도 비자 기간이 끝나면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하원 법사위원장인 제임스 센센브레너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dawn@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정책,나침반이 없다/이건영 중부대 총장

    선거바람과 함께 온 나라가 춤추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정책들도 춤추고 있다. 돌아가는 판세가 여당에 불리하니까 표를 잡으려는 달콤한 공약과 정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수도권의 그린벨트가 풀리고, 토지규제가 완화되었다. 국제유가가 턱없이 치솟고 환율이 추락하는 등 국제 경제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에서 우리나라 경쟁력을 61개 조사대상국 중 작년 29위에서 38위로 9단계나 떨어뜨렸다. 특히 ‘정부행정효율’이 47위로 바닥권으로 평가됐다. 물론 이같은 지표 하나하나에 목을 맬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더욱 불안한 것은 이런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이다. 일자리를 찾아 서성거리는 젊은이들에게는 눈길도 안주고, 강남의 집값에 대해서는 원한이 서려 있는 것 같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른다지만 환율에 의한 착시현상만 부각되고 있다. 고단했지만 한푼 두푼 저축하며 살던 예전의 생활이 그립다. 부동산시장이 열기를 뿜고 증권시장이 춤추는 동안 소위 자산가치만 부풀려져 양극화현상은 더욱 심화되지 않았는가? ‘평등하게 잘살게 되리라’던 달콤한 환상은 거꾸로였다. 뿐인가. 그동안 금융개혁, 재벌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정치개혁 등등 개혁의 이름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조차 분명치 않은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 경제가 작년 하반기부터 기지개를 켰던 것도 특단의 처방 탓이라기보다 중국경제의 호황 바람을 탔던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에서 쏟아놓은 정책은 현기증이 난다. 그린벨트를 풀고, 강남집값에는 시장원리와는 거리가 먼 세금대책을 퍼붓고, 천문학적 규모의 부동자금이 나도는데도 금리는 미국보다 낮게 묶어놓고, 젊은이들은 거리에서 방황하는데 일자리 마련에는 묘수가 없다.‘작은’ 정부가 아니라 할 일을 하는 ‘큰’ 정부도 괜찮다고 한다. 국영기업체들은 민영화의 바람을 피해서 이제는 낙하산인사들이 앉아 다시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 과밀을 해소한다고 행정기능을 빼어낸 수도권에 왜 다시 규제완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나?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제 길로 가려는 것인가? 지금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논쟁이 뜨겁다.‘세금폭탄’을 주도해 온 건설교통부장관은 부동산거품이 곧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때의 고통,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거품이 일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런 정책의 흐름이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불안하다. 과거에는 장래 지표적인 중장기의 경제계획이란 그림이 있고, 여러 가지 정책대안들이 계획 입안과정에서 제시되고 조율되었다. 요즘은 이런 경제계획이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위원회에서 만드는 구호와 부서별로 나오는 즉흥적인 대증요법들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정책에는 장기적인 비전이 있고 맥이 있고, 여기서 단기적인 처방이 나오는 것이다. 작은 정책이라도 큰 그림의 틀 속에 있어야 한다. 요즘은 정부의 정책방향을 점검하고 연구하는 국책연구소들이 조용하다. 오히려 민간연구소의 역할이 돋보인다. 물론 경제를 정확히 예측하고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 가능하도록 이끄는 것이 경제의 리더십이다. 최소한 여러 상황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한 정교한 시나리오가 있고, 국민들이 스스로 어디에 서 있는지 알고 공감해야 미래를 위한 현재의 고통을 함께 참을 수 있는 것이다. 일하고 뛰는 것은 국민들이지 정부가 아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나침반이 필요하다. 선거를 맞아 급조된 화려한 비현실적인 공약은 없어도 좋다. 지금은 개혁이니 혁신이니 하는 구호보다 프로그램이 필요한 때이다. 경제정책이 아마추어리즘에 흘러 방황하면 큰일이다. 이건영 중부대 총장
  • 부동산 버블논쟁 쟁점 진단

    부동산 버블논쟁 쟁점 진단

    집값 ‘버블(거품) 논쟁’이 온 나라를 들쑤셔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물론 정·관계, 금융권, 일반 기업까지 버블 논쟁이 뜨겁다. 정부는 이 기회에 집값을 잠재우기 위해 버블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근거를 들이대고 있다. 특히 ‘버블 세븐’지역 아파트값은 30% 이상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도 아파트값 버블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경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정부가 내놓은 30% 버블이 과연 객관적인 수치인지, 거품을 제거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버블 경고…왜 지금인가 정부는 일시에 거품이 빠지면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보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조치임을 강조한다. 정부가 심리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정책이 아니라 이미 부동산 시장에서 감지된 객관적인 버블 사인을 보고 경고를 내렸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 소득 수준 등과 비교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강남 집주인들도 버블이 끼었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 최근 1년간 서울 강남구 집값 상승률은 30.19%로 지난해 물가상승률(3.3%)의 10배에 이른다.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집값이 조정을 받을 시기이고, 투자 세력이 줄어들어 거품이 빠질 때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버블 세븐’ 지역 거품에는 공감하지만 정부의 융단폭격식 경고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담보대출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통과, 보유세 중과 등으로 시장이 조정기를 거칠 것인데 굳이 정부가 나설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식 붕괴 가능성은 없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본식 버블 붕괴 사태는 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담보비율 과다에 따른 과잉 대출이 없어 어느 정도 거품이 빠진다고 해도 금융권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일본에서 부동산 버블이 일어날 때는 담보인정비율이 120%였던 데 비해 우리나라는 80%에서 계속 낮아져 투기지역에선 40%로 제한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도 “일본의 버블은 토지시장에서 일어났으며 은행 돈을 많이 빌려 투자했던 점에서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면서 “강남권의 경우 금융권을 이탈한 개인 자본이 부동산을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도 19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주택 담보 대출 비율(LTV)등을 규제해 왔고, 부동산 거품이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국지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주택 가격 하락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생산이나 주택보급률 측면에서도 과잉 징후가 없는 만큼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일본식 버블 붕괴로 이어져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주현진 이영표기자 jhj@seoul.co.kr
  • “존치 국민이 선택” “절대적 종신형을”

    법무부가 올해 초 밝힌 변화전략계획에서 사형제 존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각계 논의가 활발해졌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19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형;쟁점과 대안’을 주제로 춘계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 연구원 강석구 박사와 조준현 성신여대 법대교수, 동아대 허일태 법대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조준현 교수는 발제문에서 사형제도를 둘러싼 법률적·이론적 검토에 대해 비판했다. 조 교수는 “사형존치론과 폐지론은 인간성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논쟁”이라면서 “폐지론이 인간성에 대한 이념적 완성을 지향하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사형의 존치를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흉악범죄 억제효과나 인과응보적 보복으로서의 기능을 고평가할 필요도 없고, 거의 발생하지 않는 오판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그는 오히려 “사형은 결국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다른 발제자인 허일태 교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뜻하는 ‘절대적 종신형’ 도입을 추천했다. 절대적 종신형은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제 폐지 특별법의 핵심 내용이며, 법무부도 지난 2월 사형제 폐지의 대안으로 절대적 종신형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사형제 존폐 설문조사를 해도 절대적 종신형을 전제조건으로 하면 사형제 폐지 찬성 비율이 높아진다.”면서 호의적인 여론을 소개했다.그는 이어 “현행 형법상 무기형을 유지하면서 절대적 종신형을 병행해 적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강석구 박사는 사형대상 범죄가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위조통화를 유통시키거나 마약을 불법거래해도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사형대상 범죄를 국민의 생명과 밀접하게 관련된 범죄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사상범인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조항도 삭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광범위한 사형대상 범죄 규정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법정형으로 사형만을 규정한 절대적 법정형 폐지 의견 ▲사형대상 범죄를 모두 형법전에 편입해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 ▲군형법을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소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6) 서울시장] 민노 김종철 “서민 흉내만 내지않아”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6) 서울시장] 민노 김종철 “서민 흉내만 내지않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인 김종철(36)전 대변인에게는 논리정연하고 똑똑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지난 15일 토론회 준비를 하면서 김 후보는 토론문을 직접 작성했다. 이현 수행팀장은 “워낙 토론과 대화를 좋아한다. 상대방 정책을 거의 외울 정도”라며 혀를 내두른다. 때문에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겹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성과 현실성 없다, 비판만 한다.’는 당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 때문에 김 후보는 “변해야 한다.”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한다. 당선 여부는 물론,‘차세대 주자’ 바람을 일으키는 데 주력하는 것도 ‘장도’(長途)를 향한 포석이다. 당 1세대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칼날같다. 김 후보는 “이제 민노당을 거부하는 시민은 없다. 하지만 당은 원내에 진출하기 이전 구사했던 ‘타격’ 중심에만 여전히 머물러 있다.”며 대안제시 능력을 강조했다.‘젊음’과 ‘생활’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로 들린다.30∼40대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일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시장이 목표다. 알고 보면 그는 따뜻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미니 홈피에 한 탤런트가 심판 복장을 하고 아이스크림 광고하는 사진을 패러디해 올려놓았다. 아들 석영이(8)에게는 친구같은 아빠로,‘못난 짓해도 다 받아준다.’는 2살 연상의 아내 정혜정씨에게는 틈만 나면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주는 자상한 남편이다. 김 후보가 사회운동에 발을 들여놓기 전 근무했던 회사를 그만둘 때 보유했던 7600주(시세 2억원 정도)를 동료들에게 나누어준 이야기는 그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게 하는 일화다. 김 후보는 스승의 날,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를 찾았다. 절친한 대학 선배가 근무하는 학교다. 일각에서는 스승이자 선배인 서울대 정운찬 총장을 만나라는 주문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서열화를 반대하는 데 주목을 받기 위해 정 총장을 만나러 모교를 찾는 것은 거부한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일일교사로 교단에 선 김 후보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근대화되지 않은 부분이 여성에 대한 대우다. 당당해지는 훈련을 하라.”고 주문했다. 김 후보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시장 후보로 나선 행보만 봐도 호텔 룸메이드,KTX 여승무원, 지하철 여성 미화원 아주머니를 만나는 게 최우선이다. 그는 “시장 후보 모두 서민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잘 모른다고 하면 될 일을 흉내를 내려고 하니 언짢다.”며 ‘서민 논쟁’에 쐐기를 박았다. 유력 후보와 표 차가 벌어질수록 적어도 개혁을 원하는 유권자들은 확실히 민노당의 ‘진보적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당 지지율은 10%를 넘는데 후보 지지율은 3%대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을 푸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는 벌써 구두 굽을 두번이나 바꿨다. 세번째 교체도 머지않아 보인다.16일 서울 수유리 4·19탑을 참배하는 것으로 출정식을 치른 그는 닳고 닳은 구두 뒷굽으로, 한 발씩 내딛고 그만큼만 얻는데 행복해하는 ‘서민’을 향해 또 다시 먼 길을 나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거슬리는 일부 선거보도 기사/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나의 첫 투표는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였다. 처음 갖게 된 권리가 신기하고도 뿌듯해서 투표소에 들어서며 혼자 슬그머니 웃던 기억이 난다. 기표소에선 도장이 마르기 전에 투표용지를 접으면 반대편에 잉크가 번져서 무효표로 처리될까 봐 ‘후~후~’하며 입으로 바람 불고, 다 마른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기표소를 나왔다. 그 한 표를 투표함에 떨어뜨릴 때 손끝의 떨림, 야릇한 흥분이 아직 생생하다. 5·31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나의 첫 지방선거다. 대선과 총선에 비하면 뽑는 ‘분야’도 다양하고 출마자 수도 많다. 한편으로는 어지럽기도 하지만, 나의 요구에 더 ‘맞춤’한 후보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더 크다. 물론 후보자들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내가 원하는 후보를 잘 골라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선거보도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선거보도를 보면 이른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 즉 ‘참공약 선택하기 운동’의 영향으로 정책을 검증·비교하는 보도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경마중계식’보도나 색깔논쟁을 부추기던 고질적 선거 보도의 문제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변화다. 서울신문도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비교하는 기획을 여러 차례 마련했다. 그 중에서도 8일자 3면의 ‘서울시장 후보 4인 부동산·주택 정책비교’ 기사는 각 후보의 공약 가운데 부동산·주택정책이 복지와 개발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지, 방법론의 차이는 어떠한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여타 신문의 정책검증 보도가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모두 다루느라 결과적으로 백화점식 나열이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돋보였다. 기사는 서울시장 후보 4명의 부동산·주택정책이 복지와 개발 중 어떤 개념에 가까운지를 분석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유독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에 대해서만은 “김 후보는 양극화를 없애는 주택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정책의 평가를 유보하면서 유독 김 후보의 정책에 대해서 이런 평가를 덧붙이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인지 밝혀야 하지 않을까? 지역주의적 보도와 보도언어의 문제도 눈에 띄었다. 특정 지역을 ‘텃밭’,‘맹주’(1일자 5면)‘우리땅’(8일자 4면)등으로 표현하는 보도는 이번 선거보도에서도 여전했다. 이러한 용어 사용은 지역주의가 조금씩 해체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아닌 정치인과 정당을 중심에 놓고 선거를 바라보는 것으로 민주주의 정신에도 어긋난다. 지역주의적 용어는 아니지만 관행처럼 쓰이는 ‘부동층(浮動層)’(9일자 1면,4면)이란 표현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부동(浮動)’은, 거의 반대되는 뜻을 가진 ‘부동(不動)’과 발음이 같아 잘 모르는 사람들을 헛갈리게 만들 소지도 있거니와 유권자를 소신 없는 사람으로 보는 느낌이 드는 말이다. 그러나 여러 후보와 정당을 탐색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유권자를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표’로 표현하는 것은 정치권의 시각일 뿐이다. 이런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쓸 것이 아니라 떠다닌다기보다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는 의미를 가진 다른 표현을 찾아 쓰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선거보도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온 지 2주가 흘렀다. 정책을 검증하는 매니페스토식 보도는 분명 진일보한 선거보도의 모습이지만, 보완할 부분도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계획성, 실현가능성과 같이 개별 공약의 형식적인 완성도를 주로 검증하는 보도는 이미 충분히 나왔다. 이제는 그 정책이 어디를, 누구를 향한 정책인지 검증할 차례다. 실현가능성 점수가 높게 나오는 정책 중에서도 환경을 파괴하는 정책,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도 있을 수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정책에 담긴 가치관이나 방향을 검증하는 ‘속이 꽉 찬’ 선거보도로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방선거 이후/한종태 논설위원

    5·31지방선거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곧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전국이 또다시 선거열풍에 휩싸일 것이다. 지방정권 심판론이니, 중앙정부 심판론이니 여야 지도부가 지방선거에 올인한 탓에 정치권의 과열 양상은 이미 빚어지고 있다. 인지도 높은 후보들간에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몇군데는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권자인 국민들은 의외로 차분하다. 이런 상태로는 투표율도 많이 낮아질 것 같다. 선거 결과가 뻔해서라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재미 없는’ 선거가 될 모양이다. 시중에는 “이번엔 지방선거는 없고 공천비리만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 선거란 원래 결과로 말하는 법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선거에 지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은 그래서 간단치가 않은 것이다. 지금의 지지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열린우리당이 정치권 요동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계개편의 회오리를 몰고 올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수도권 벨트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할 경우 당내에선 지도부 인책론을 거세게 제기할 것이다. 물론 타깃은 정동영 의장이다. 정 의장 역시 자강론(自强論)을 내세우며 후보 영입에 직접 나서는 등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인 만큼 당내의 퇴진 압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 의장이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특검 추진 방침을 밝힌 것도 인책론의 템포 조절을 염두에 둔 측면이 강하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간의 치열한 쟁투가 벌어질 공산이 적지 않다. 그과정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고, 양 계파의 찬반 논쟁 역시 가열될 것이다. 여기에 친노(親盧)계까지 어우러지면서 여당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국면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학법 재개정 협상 거부 등에서 나타난 현재 진행형의 당·청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여당의 분열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물론 열린우리당이 수도권에서 한군데라도 승리하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정 의장의 당내 입지는 강화되고 그의 대권 행보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가 대권후보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7월에 있을 당대표 경선에 임하는 각 후보진영의 기싸움이 더 관심이다. 그런 후에는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빅3’ 후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방선거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은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수가 아닐까 싶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그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레임덕 방지를 위해서도 그렇다. 노 대통령이 몽골 동포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핵심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 독자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이 북핵 저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핵확산 방지쪽으로 대북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 주변에 ‘미묘한 변화’가 흐르는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을 게 뻔하다. 특히 정치권은 정상회담 정국으로 급변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화두는 개헌 문제다. 정·부통령제,4년 중임제 등 이슈를 선점하려는 대권후보들의 활동 역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독일 교복부활 논쟁 뜨겁다

    독일 교복부활 논쟁 뜨겁다

    “종교·사회적 위화감을 없애는 데는 교복만 한 게 없다.” “히틀러 소년단이 판치던 나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냐.” 제3제국의 전체주의 유산과 단절하자는 취지로 전후(戰後) 모든 학교에서 제복(制服) 착용이 엄격히 금지돼 온 독일에서 교복 부활 논쟁이 한창이다. 최근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인 ‘부르카’를 입고 등교했던 무슬림 여학생 2명이 학교 당국으로부터 정학 처분을 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브리기테 치프리스 법무장관이 “학생들에게 제복을 입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불씨를 일으켰다. 아네테 샤반 교육장관도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빈부차에 따른 위화감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은 교복을 입히는 것뿐”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역풍이 거셌다. 독일 교원조합은 “교복이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전체주의의 어두운 과거를 지닌 독일에서 교복의 부활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근 무슬림의 사회통합 문제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공립학교의 이슬람 복장 금지 조치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로 홍역을 치른 영국의 관심이 남다르다.BBC방송은 아예 ‘교복이 대체 뭐길래’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미국의 교복 문화를 조명하고 나섰다. BBC가 주목한 나라는 일본과 미국. 일본은 세계에서 교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가장 강한 나라다. 봄이면 각급 학교들이 새 교복 디자인을 자랑하기 위해 퍼레이드까지 펼친다. 만화 주인공들도 종종 ‘가쿠란’이라 불리는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청소년 갱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교복 도입을 승인하면서 보편화됐다.10년새 초등학생의 25%, 중학생의 12%가 교복을 입게 됐다. 교복이 위화감을 완화하고 조직에의 소속감을 높임으로써 일탈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믿음 덕이었다. 하지만 방송은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브룬스마 교수의 말을 인용,“지난 10년의 연구는 교복이 의무화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며 독일 등의 정책 집행자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정부 “기업인 위주 조사” 의미축소

    재정경제부 등 정부기관들은 IMD의 국가경쟁력 대폭 하락 조사결과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설문조사 시점인 지난 2∼3월 악재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재계는 조사를 했을 때 경제회복의 기대감이 컸다며 정부 견해를 반박했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10일 “IMD의 순위는 해마다 등락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골드만삭스나 신용평가회사인 피치, 무디스 등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는 다르게 나왔다는 점에서 의외”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시점에 고유가·환율 문제, 국가채무 논쟁, 외국인의 적대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논란, 김재록씨 사건 등이 잇따라 터져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론스타 사건은 ‘보호주의가 기업경영을 저해하고 있는가.’라는 항목(지난해 35위→올해 55위)에, 고유가와 환율 하락은 ‘경제변화에 대한 정부 정책의 수용성이 높은가.’라는 항목(31위→48위)에 각각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조 국장은 또 “국가경쟁력의 보다 근본적인 부분인 펀더멘털(기초경제체력)이 양호하다고 평가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 “경제성과 분야가 지난해보다 2단계 상승했고, 인프라 분야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IMD 국가경쟁력조사 국내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산업연구원의 김원규 산업경쟁력실장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사 당시 론스타 문제, 황우석 교수 문제, 유가상승과 환율절상 문제 등으로 기업인의 상황인식이 설문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환율 안정성(55위), 노사관계(61위), 금융전문가 활용의 용이성(61위)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기업인들이 해당 시기에 느끼는 ‘만족도’ 조사에 가깝다며 경쟁력 순위 하락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실제 한국은 1995년 26위에서 1999년 41위로 떨어졌었고 일본은 1993년 2위에서 2002년 30위로 28단계나 급락했다는 것이다. 반면 재계는 “기업인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 오히려 더 문제”라고 반박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은 ‘기업가정신’인데 기업인들 설문조사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는 것은 자원이나 자본, 하드웨어가 악화된 것보다 더 나쁜 결과”라면서 “설문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지만 IMD가 10년 넘게 공신력을 유지해 온 것을 보면 다양한 항목을 통해 이를 보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측 주장에 대해 재계는 “2∼3월만 해도 올해 우리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만해 있었고 환율이나 유가도 지금처럼 악화된 상태는 아니었다.”면서 “환율, 유가, 기업수사라는 3대 악재가 극에 달한 지금 시점에 조사를 했으면 더 나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택동 류길상기자 taecks@seoul.co.kr ■ IMD평가 어떻게 IMD의 세계경쟁력센터는 매년 60여개 국가 및 지역의 경쟁력을 평가한다. 경제운영성과, 정부행정효율, 기업경영효율, 발전인프라 등 4개 분야로 구분하고 총 평가 항목은 312개다. 이 중 국가 통계자료가 3분의2, 기업인 설문조사가 3분의1을 차지한다.
  • “北, 올여름 여행의 축”

    북한이 올 여름 수주일간 ‘악의 축’이 아닌 ’여행의 축‘이 된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 북한의 지도자를 괴벽스러운 독재자로 여길 수 있지만 올 여름에는 북한이 인기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은 2006년 아리랑 축전과 수천명이 참여하는 매스게임을 볼 수 있도록 오는 8월10일부터 10월10일까지 미국 여권 소지자들의 입국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과 대학들은 이번 기회를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인들의 접근이 제한됐던 지역을 방문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으며, 일부 8월 북한 방문 상품은 이미 매진됐다.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에 대해 물론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버드대 동창회에서 온 한 e메일 메시지는 12일 일정에 6360달러가 드는 이 여행에 대해 “그런 공연에 논란이 없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올 여름 7차례에 걸쳐 하버드대를 포함, 여러 대학들의 북한방문을 주선할 HCP 여행사의 제이슨 그레이엄도 “북한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방문지”라고 시인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독재국가이고 인권침해가 심하다는 사실을 결코 경시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어떤 접근법이 결국 그곳에서의 개혁을 고무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포용정책이 더 좋은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여행사 ‘지오그래픽 엑스퍼디션’은 북한 가정에서의 민박과 개성, 판문점, 비무장지대 방문 등을 포함한 11일간의 일정으로 5190달러를 받는다.뉴욕 타임스는 북한을 여행할 경우 현지에서 이동의 자유가 거의 없을 것이며, 평양시내 만수대를 방문할 경우 김일성 동상에 절을 하는 등 현지 관습을 따를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뉴욕 연합뉴스
  • 잇단 康攻에 吳 “내 갈길만”

    네거티브성 공세형, 현상 유지형, 양비론… 서울시장 선거전이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상의 유·불리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은 ‘공세형’이다. 강금실 후보의 오영식 대변인은 7일 “오 후보가 5일 TV토론회에서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생활 속에서 고달프면 서민’이라고 답했는데 이런 식이면 빌 게이츠나 이건희·정몽구 회장도 대표적 서민”이라며 “오 후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꼬집었다. 앞서 열린우리당은 ‘오 후보 검증 13제’로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오 대변인은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선거 캠프와 조율 과정이 없었다.”면서 “후보 검증과 미확인 사실 유포·비방 등의 네거티브 전략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상대 후보측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본격 전쟁이 시작됐다.”며 “네거티브 전략을 지양하면서 깨끗하고 희망을 주는 선거운동을 치러내겠다.”고 밝혔다.‘정책·클린·투명·열린·시민참여 선거’ 등 5대 원칙을 발표하는 등 선거전을 ‘안전 모드’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 차원에선 `때아닌 서민논쟁´에 맞대응했다.이정현 부대변인은 “여당의 서민논쟁은 구차한 말꼬리잡기”라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원·변호사·요트협회 회장에다 샘물공장을 운영하고 부부가 골프를 치는 노무현 후보가 서민이니 서민 정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것은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당 박주선 후보의 장전형 대변인은 “강·오 후보는 귀족후보”라고 주장했고,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정호진 대변인은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강·오 후보는 양극화 심화 방안만 내놓고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대법관 5명-헌법재판관 5명 7월부터 교체

    대법관 5명-헌법재판관 5명 7월부터 교체

    ■ 대법원-정통법관 출신 몇명일까 촉각 올해 대법관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사법부의 ‘정체성’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특히 대법관은 법리적 갈등과 쟁점을 매듭짓는 자리이기 때문에 전체 대법관의 구성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어떤 성향의 후임 대법관을 선임할지 법조계는 물론 사회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22일부터 사회 각계에서 대법관 후보들을 추천받고 다음달 5일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열어 대법관 후보 5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법원의 청사진에 맞는 인선해야 대법원이 5월 들어 대법관 후보 제청 작업에 들어가면서 몇몇 후보군들이 형성된 가운데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대법원이 추구하려는 정책과 위상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신지역·경력 등을 짜깁기하는 인선이 아니라 대법원이 가고자 하는 길에 적합한 인물들이 추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어느 변호사는 “현재 하마평이 있는 인물들 개개인이 훌륭하지만 그분들만으로는 대법원이 추구하는 방향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학계·여성 등을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할당제로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양화 논리 각양각색 법원에서는 구성의 다양화란 화두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은 말 그대로 최고의 법관이어야 한다. 법률적 지식과 전문성이 최우선 잣대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20∼30년씩 다양한 사건·법률들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법원의 고위직에 올랐다는 것은 능력과 자질 등에서 검증을 거쳤다는 뜻이다. 다양화를 이유로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판사는 “다양화를 너무 강조하다보면 법리적 쟁점에 대해 일관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법원이 각종 이해집단의 소모적인 논쟁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양한 이해를 절충하는 것은 입법,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이다. 일선 법원에서는 이번 대법관 자리가 검찰, 학계, 여성, 재야 출신 등에게 할당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른바 ‘정통법관’ 몫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지난해 김황식·박시환·김지형 등 대법관 3명 인선 때 서열·기수 파괴가 어느 정도 있었던 만큼 이번 인선에서는 조직안정을 앞세워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안정 속 점진적인 다양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번에는 정통법관 2∼3명이 대법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퇴임하는 강신욱 대법관 후임으로 검찰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관심도 예년과 다르다. ●대법원, 민주적 정당성 뒷받침돼야 대법관 인선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장주영 변호사는 “대법원의 과거를 반성하는 차원뿐 아니라 앞으로 정책법원으로서 법률 판단의 권위를 얻으려면 대법원도 민주적인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가 후보들을 검증할 수 있도록 추천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추천을 받은 후보들은 비공개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후보들에 한해 외부에 공개된다. 시민단체가 후보들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판례, 전력 등 관련 자료들을 대법원 측에서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헌법재판소-이강국·이홍훈 등 헌재소장 물망에 헌법재판소는 윤영철 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5명이 오는 8∼9월 교체된다. 전체 재판관 9명 중 절반이 넘는 재판관이 바뀌는 것이다. 권성 재판관이 8월13일 물러나고 9월14일 윤 소장 등 4명이 퇴임한다. 대통령 탄핵사건과 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등을 통해 헌재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재판관 임명에 보수·진보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대통령이 2명의 재판관을 지명하고, 대법원장, 한나라당, 여·야 공동으로 각각 1명씩 추천한다. 윤 소장의 후임으로는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이강국(사시 8회) 대법관과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법관은 헌법학 박사로 헌법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원장은 정치력과 행정력을 모두 겸비해 진보·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거부감이 없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재판관으로는 서상홍(17회)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정종섭(24회) 서울대교수, 헌재 연구부장 출신인 김승대(23회) 부산대교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송인준 재판관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종백(17회)부산고검장, 안대희(17회)서울고검장 등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재야에서는 문흥수(21회), 김형태(23회), 조용환(24회), 김선수(27회)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모호한 정치 기사 제목들/김동률 KDI 초빙연구위원 저널리즘

    “오늘날 선거는 돈에 의해, 즉 부자들에 의해, 언론 장악을 통한 통제에 의해서만 승리한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시들어 가지만 선거운동원들은 그들만의 승리를 자축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 2000년 11월7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민주주의의 본산국가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날린 직격탄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돈이라는 실탄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선거철만 오면 현금이 가득 찬 사과상자가 지면에 등장한다. 5·31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문 정치면은 현금 사과박스에다 강풍, 오풍 등 선거 관련 기사가 넘친다. 본디 언론은 인간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과거에는 정치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세장에 가야 했지만 이제는 신문을 뒤적이거나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족적을 캐봐야 한다. 언론은 이제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구성원들에게 판단의 근거가 되는 밑그림을 제공해 준다. 한국의 경우 과거 부모가 담당했던 정치사회화 과정을 이제는 언론이 맡고 있다. 예전에는 박정희가 어떻고, 이승만이가 어떻고를 부모로부터 들었지만, 이제는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강금실과 오세훈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언론을 ‘제2의 부모’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언론은 후보자들의 정치적 능력이나 정책보다는 신변잡기적인 보도에 열심이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시장직 수행과는 전혀 무관한 후보의 용모, 말솜씨, 심지어는 후보들이 선호하는 색깔 등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커다란 지면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한주 동안 상당량의 선거관련 기사를 정치면에 내보냈다. 많은 경쟁지들에 비해 서울신문의 선거관련 기사는 크게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차분하고 비교적 냉정하다. 물리적으로도 나름대로 균형을 맞췄으며 무엇보다 자극적 제목이나 선동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 들지 않아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라고 해서 모호한 제목은 곤란하다. 서울신문의 지난 21일자 정치면 톱 기사의 제목은 “‘康,陳 쌍끌이카드 찾기’ 부심”,25일자 정치면 톱기사의 제목은 “與 ‘수도권 3중 정책공조’ 승부수”였다. 비록 부제가 달리긴 했지만 독자들의 눈을 끌기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사건기사와는 달리 딱 부러지게 달 수 없는 정치기사의 특별한 점을 이해한다 치더라도 제목을 보고 기사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에 등장한 단지 몇 개의 단어들은 독자로 하여금 전체 기사를 읽을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다. 적절한 제목은 검색을 자주하는 인터넷 사용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서울신문에 관심을 가질 개연성으로 연결된다. 편집부는 지면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맡고 있다. 그래서 편집국이라고 부르고 편집기자를 최초의 독자라며 의미를 부여한다.“보기좋은 떡, 먹기도 좋다.”는 말은 편집의 중요성을 비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신문의 정치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크고도 무섭다. 보통사람이 정치 현안을 평가하는 방향은 불행하게도 신문이 평가하는 방향과 대체로 일치한다. 신문 제목에 좋게 뽑히면 좋은 것으로 보이고, 나쁘게 뽑히면 나쁜 줄 안다. 물론 지식이나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신문에서 특정기사를 톱기사로 제목을 계속 뽑아대면 정말 중요한 줄로 알게 된다. 게다가 신문은 선거운동 등 실제적인 정치 행위에 대해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신문지면을 꼼꼼히 챙겨 읽어서 얻은 정보를 두고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방송보다는 신문을 많이 접하는 사람일수록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과 정치토론 등 정치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최초의 독자, 편집기자의 손을 거쳐 등장하는 제목이 더욱 중요하다. 김동률 KDI 초빙연구위원 저널리즘
  • “한·미 FTA 결렬되면 10년간 협력관계 차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결렬되면 앞으로 10년간 한·미 동맹의 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과의 어떠한 협력관계도 진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FTA 그 자체로는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보장하지 않으며, 서비스 분야에서의 시장개방을 진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정부측 지적도 잇따랐다.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한·미 FTA 모험인가, 기회인가’라는 월례토론회에서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미 FTA는 경제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논의돼야지, 반미나 대미종속 등 이념논쟁이나 정치적 이슈로 흘러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협상 시한과 관련,“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연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은 연장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권한의 종료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태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한·미 FTA 추진은 (참여정부가)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것과 같아 혼란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의 시장개방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농업의 구조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잘못된 피해보상 대책은 농업의 진로를 그릇되게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투기자본의 폐해를 방지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감시·감독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적절한 ‘방화벽’을 구축한다는 전제 아래 국내 산업자본과 금융을 분리하는 정책기조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고용의 70%를 넘지만 국민소득의 55%밖에 안되는 한국 서비스산업의 비생산성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개방과 경쟁만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미국이 교육·의료 등 사회서비스업 분야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의 개방을 요구해 올지는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많이 요구하지 않아 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진전시키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FTA는 개방과 경쟁을 하기 위한 필요한 수단일 뿐,FTA를 체결한다고 취업시장이 좋아지거나 성장과 발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의료서비스와 관련,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20%에 대한 개방은 감당할 수 있지만 미국이 의료시장 개방을 적극 요구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피해를 보는 집단이 있게 마련이므로 정부는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지원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면서 “부처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부처간 정책조정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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