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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조건부로 전술핵 재배치하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조건부로 전술핵 재배치하자/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의 기습적인 5차 핵실험으로 핵탄두 제조 능력과 타격 수단 보유가 임박하자 이를 억지·방어하는 게 우리 안보의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2008년 12월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한 번도 열지 못한 데다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우리의 독자적인 억지·방어력을 구비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정신을 가다듬고 최우선적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고 국가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 바람 분다고 못 뜨는 미군 폭격기에 우리의 생명을 맡길 순 없다. 이제라도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며 민주주의 체제의 통일 한국을 최소 비용으로 달성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의 핵공격을 억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핵 개발이다. 그러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한국 전력 수요의 30% 이상을 공급하는 원자력발전의 주원료인 농축우라늄 취득이 어려워지고 미국이 한·미 동맹을 파기하겠다는 정도로 반대할 가능성이 크며, 대외 의존도가 110%가 넘는 우리 경제도 국제 제재로 무너질 수 있다. 선결조건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부터 미룬 게 현실이다.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은 남한 전역을 가격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 1000기에 비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요격미사일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미사일 도착 시간도 5분 내외이므로 한계가 분명하다. 킬체인 등 선제 타격력은 2023년에야 구축되는 데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이 150대 이상이어서 이를 모두 감시하기 힘들고 단순 이동인지 우리를 공격하는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더구나 선제 공격은 우리를 침략자로 몰 수도 있고 바로 전면전으로 이어지므로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안전보장이 되며 대북 협상력도 강화하는 방안으로 미국의 확장 억제력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받는 방안이 부각된다. 먼저 북한 핵이 10개 내외지만 미국 핵은 5000개 이상이므로 미국이 한국을 미국 영토처럼 방어해 주는 것이 분명하다면 핵 공격을 확실히 억지할 수 있다. 현재는 미 국방장관이 연례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한 번 ‘구두로’ 약속한 상태다. 그런데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북한의 침략 시 미국은 ‘헌법적 절차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도와줄 가능성은 크지만 반드시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해서만큼은 ‘자동적·즉응적으로’ 북한에 핵 보복을 할 것임을 확약하는 내용의 한·미 핵안보조약을 체결하고 미 의회의 비준을 받아 우리의 불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더 가시적인 방안은 1992년 철수한 전술핵을 한시적·조건부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이 이에 소극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국내에서 제기되는 핵 개발 주장을 최대한 선용해 협상력을 강화하면서도 핵 개발 자제를 약속하고 미국의 동의를 얻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고 운용은 한·미 최고지도부가 협의하며 한국 항공기와 조종사도 작전에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사드 배치 이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므로 약 2년 정도의 북핵 협상 기간을 정해 그때까지 북핵 포기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에만 배치하며, 배치 이후에도 협상을 적극적으로 지속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재철수할 것임을 공약함으로써 양 강대국의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 물론 한국의 독자적인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능력 보유도 조속히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특수전 수송기와 특수 헬기, 무인정찰기부터 구비하고 김정은의 동선을 24시간 파악하는 능력과 대량·정밀 타격 능력도 꾸준히 갖춰야 한다. 대북 억지력 확보로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정부는 북핵 협상을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은 북한의 핵 보유로 열세에 처한 남북 비대칭 전력의 균형을 회복해 우선적으로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첫째 목표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협상력을 강화해 주도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며 호혜적인 경협을 촉진시켜 대박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 與서 커지는 ‘핵무장론’… 이정현 “공론화 할 시점”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이후 정치권에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통한 대북 비핵화 압박이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논리에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철부지 같은 도발에 우리의 역량으로 지켜낼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핵무장론이) 과감하게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과 국민들 사이에서 이 정도 대응으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핵무장론을) 꼭 한번 공론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이 주도하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포럼)은 12일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다. 대표적인 핵무장론자인 원 의원은 “북한은 핵 능력의 고도화를 이뤄가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성명, 우리는 ‘규탄 결의안’ 등과 같은 구호로만 대응하고 있다”면서 “먼저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로 ‘공포의 균형’을 이룬 뒤 나중에는 북한보다 2배 이상 규모의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 총을 겨누고 있어야 방아쇠를 함부로 당기지 못하지 방패만 들고 있으면 계속 총을 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관계없는 미국과의 한·미원자력협정 협상 등을 통해 SLBM 개발, 미국의 전략 핵무기 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부 대북·안보 전문가는 처음으로 자체적인 핵무장을 모색하는 연구모임인 ‘우리핵연구회’를 최근 출범시켰다. 북한, 안보, 핵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됐다. 간사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이기 때문에 핵 능력에서 북한에 뒤질 이유가 없다”면서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대북 제재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자체 핵을 보유해야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적인 핵보유 주장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이 핵을 가지지 못하도록 ‘핵우산론’을 펼치는 게 미국인데, 우리가 핵을 가진다고 하면 미국이 용인해 주겠느냐”면서 “전시작전통제권도 미국 손에 있는 상황에서 자주 국방을 위해 핵을 가지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 0%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김진명, ‘글자전쟁’ p31~32) 소설 ‘글자전쟁’의 한 대목입니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군대에서는 판매금지입니다. 읽어서도 안 됩니다.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내용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납득이 가시나요? 국방부는 지난 5월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판매하던 책 5종을 판매 금지시켰습니다. 국군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원론적인 해명에 그쳐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군이 신간도서 5권을 판매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책 검토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복지단이 운영하는 군 마트에 신간 서적 200권씩을 비치했습니다. 그동안 군내 진중문고의 책들이 너무 오래된 베스트셀러들 뿐이라 신간 서적을 읽고 싶어하는 젊은 장병들의 수요를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전방 부대를 시찰하던 군 관계자가 마트에 비치된 서적들이 보안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복지단은 군 마트에 보급된 책 200종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권의 책을 복지단 심의 담당자들이 서로 겹쳐 읽는 방식으로 일일이 보안성 검토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확인해도 의문은 더해갔습니다. <군 마트 판매가 금지된 책 5종의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글자전쟁’(김진명)“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오늘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연기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조선의 임금 선조가 생각난다. (중략) 전작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했으니 사생관이 뚜렷해야 할 군인정신이 있기나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p.249)→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중공군이라는 새로운 적이 한반도에 등장하고, 미 지상군이 연전연패를 당하자 지체 없이 북한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한 ‘초토화 작전’ 개시를 명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이해가 훼손되고 전쟁 영웅인 자신이 전쟁 패배의 책임자로 몰리자 망설임 없이 ‘한국 민간인’들을 희생양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p.280)→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미군정은 민중의 통일 의지를 짓밟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p.401)→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국방부는 정훈 훈령에 따른 결과라 했지만 출판계는 반발했다 국방부는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기초한 심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이념 교육 및 군사 선전, 대외 보도 등을 군대 내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 군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 취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부대에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불온서적’은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서적의 출판, 열독, 반입 등을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금지서적(금서)이라고도 불렸는데 불온서적은 금서 중에서도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서적을 가리킵니다. 영화 ‘변호인’(2013)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주인공이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복지단이 올해 1월 1일 군 마트에 신간 서적을 비치하기 전까지 신간 서적의 군내 유입 적정성 검토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리 거쳐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게 되면서 5종의 책이 군 마트에서 퇴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따른 군내 유입 서적 심의기준>1. 북한체제를 찬양·미화 하거나 이적단체를 옹호하는 자료2.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3.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료4. 국제평화 및 국제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자료5.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에 위배되는 자료6.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7. 음란한 내용으로 사회윤리나 공중도덕을 해치는 자료8.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묘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료9. 정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10. 그 밖에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그러나 과거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갖고있는 이들은 이러한 심의규정조차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아직도 구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사고관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합니다. ■‘군 내 불온서적’ 저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는 군내 ‘불온서적’의 저자가 두 명이나 대통령을 지낸 나라입니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가 그해 3월에 치러진 제14대 총선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입증 자료라면서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제목의 선거 지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이 보도한 그 문서에는 ‘불온간행물 도서’ 574종의 목록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 있던 책 ‘나와 조국의 진실’의 저자 김영삼은 그해 12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목록에 있던 ‘조국과 함께 민족과 함께’의 저자 김대중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2008년에는 국방부가 23권의 책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그 차단대책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목록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권장도서에 뽑혔던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이미 시중에서 10만부 이상 팔리고 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을 모은 ‘대한민국사’(한홍구) 등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당 서적들은 군내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군 법무관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급기야 당시 육군과 공군 법무관 5명은 이러한 지시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불온도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 것이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다섯 명의 군 법무관들은 군의 위신을 실추하고 복종 의무를 위반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면됐던 두 법무관들은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군에 복귀했으나 한달쯤 지난 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방부는 이들에게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2011년에는 공군 소속 한 전투비행단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합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총 42권의 책 리스트가 딸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008년 당시 군내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23권에 새로 19권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군 내에 이제 불온서적 리스트라는 형태로 관리되는 서적은 없다”며 “이번에 퇴출된 5종의 책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의 ‘불온서적’에 대한 논란은 모두 끝난 것일까? 국방부는 무슨 책이든지 읽도록 한다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담긴 책을 대한민국 군인들이 병영 내에서 읽어도 되냐는 반박을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적용하는 심의기준에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만 포함된 것이 아닙니다. 자칫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반박한다는 이유만으로 군 마트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정부나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자유롭게 읽던 교양 인문 베스트셀러나 권장 도서, 대학 교재들조차 군에서는 퇴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라는 기준은 이를 심사하는 정훈장교들에게조차 모호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복지단의 심의 결과는 향후 개별부대에서 보안장교들이 행하는 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보안성 심사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5종의 책들이 군 내에서 소지하거나 읽는 것이 금지되는 군내 ‘불온서적’처럼 다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참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도 국가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게 국민의 군대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군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점에서 군대의 호감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 그 책들은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서점마다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는 코너가 생기면 날개 돋친듯이 팔릴 거 같다”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군 마트에서 판매 금지된 이 책들이 되레 일반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경기 북부 美2사단 7월부터 평택으로 이전

    경기 북부지역에 주둔한 미 2사단 병력이 오는 7월부터 평택으로 이전한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7일 “동두천에 주둔한 미 2사단 병력 중 1개 대대 규모 병력과 주요 장비가 오는 7월 평택 캠프 험프리 기지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 이전 대상인 미 2사단은 총 1만여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미군은 7월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동두천에 주둔한 210 화력여단은 2020년 중반쯤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맞춰 평택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10 화력여단은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등으로 무장해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전력에 대응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이전 사업은 미군의 재배치 전략과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용산 미군기지와 경기북부 지역에 주둔한 미 2사단을 평택 험프리 기지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당초 2016년 말까지 이전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공사 업체 부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해 2017년까지로 시기가 늦춰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는 선 그었는데… 주한美사령관 “北과 대화·조율 계속될 필요”

    軍, 신형 K2전차 100대 배치 추진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12일 “북한과의 대화와 조율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제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남북 군사회담 개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만한 언급이어서 주목된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오후 이순진 합참의장과 함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DMZ) 최북단에 위치한 경계소초(OP)인 오울렛 초소 등을 시찰한 자리에서 “과거에 오울렛 초소를 여러 번 와 봤지만 올 때마다 한반도의 상황이 얼마나 빨리 변할 수 있는지, 왜 우리가 항상 강력한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통제구역에 서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며 “북한과 대화와 조율은 계속될 필요가 있으며 그 같은 일(대화와 조율)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어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인 강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이 의장을 비롯한 한국군과 함께 일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전 상태를 수호하고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가장 강한 준비태세와 힘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이 핵보유국을 주장하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주한미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로) 정전협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는 긴박한 상황의 장병들을 격려하는 도중에 유엔군사령관으로서 정전협정의 틀 내에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해병대는 이날 오후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1시간 동안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해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 지상군 위협에 대응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독자적 기갑 전력을 증강하기로 했다. 특히 군은 전시에 북한으로 진격할 수 있는 신형 K2 전차 100여대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은 K2 전차 200여대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2014년부터 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북한 신형 전차 위협이 극대화돼 2020년부터 추가로 100여대를 증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4차 핵실험 이후] 與, 사드 지원사격… 野, 외교 병행 압박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여권에선 핵무장론에 이어 미사일 방어체계 재검토론까지 탄력을 받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외교 병행을 통한 북한 압박을 주장하며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 통과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재점화됐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북한의 비협조로 인해 6자회담 무용론까지 이른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킬체인 시스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 대응하고 있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볼 때 감시체계나 대비 태세에 구멍이 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고도화와 관련해 우리도 대북 핵 억제 능력을 키우지 않고선 안 된다”고 전날에 이어 거듭 강조했다. 핵탄두 탑재 미사일 요격을 위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한반도에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긴급 개최한 북핵 대응 방안 간담회에서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4차 핵실험을 기회로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핵무기 연결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 나갈 것”이라며 “SLBM을 통한 핵 공격 사거리 단축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섣부른 핵무장론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됐다.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핵확산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은 ‘세계 속의 한국’을 버리고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자초할 뿐”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야당은 ‘외교 병행 압박론’을 고리로 북핵 견제에 실패한 정부를 비판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핵무장론에 대해 “위험천만한 발상이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했던 것과 모순된다”며 “한·미 공조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미 제재만으로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며 “6자회담 간사국 등 긴밀한 국제 공조의 틀 속에서 적절한 제재 수단이 강구되는 한편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에 대해 “두 법을 빨리 처리하자는 데 동의했지만 새누리당이 합의 사항을 깼으니 책임은 그쪽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재인 “대북확성기 방송, 근본 대책 될 수 없다” 비판

    문재인 “대북확성기 방송, 근본 대책 될 수 없다” 비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정오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는 것과 관련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칫 남북간 군사긴장을 높이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경제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 남북 민간교류 중단,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핵 문제 해결의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문 대표는 또 전날 여권 일각에서 ‘핵 무장론’에 제기된 데 대해 “위험천만한 발상이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했던 것과 모순된다”면서 “한·미 공조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식들이 바로 지난 8년간 남북관계를 망친 주범”이라며 “정부 여당이 북핵을 국내 정치에 악용한다면 경제불황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경제 위기에 경제불황까지 겹친다면 우리 경제는 재기불능 상태로 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 이를 위해 부족하지 않으면서 지나치지도 않은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다”면서도 “한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이번 핵실험이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의 총체적 안보무능의 결과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순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을 관리하지도 억제도 못했다”고 비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육군 기갑·화력 전력 보강… 올해 실전 배치

    육군 기갑·화력 전력 보강… 올해 실전 배치

    군 당국이 올해부터 실전 배치하는 새 장비들이 북한보다 수적으로 열세인 육군 기갑·화력 전력을 보강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미국이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합의한 가운데 올해는 전작권 전환의 기본 전제 가운데 하나인 한국군의 핵심 군사 역량을 육성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육군은 올해부터 미국의 아파치 가디언(AH64E·위) 대형 공격헬기와 국산 차기 다연장로켓 ‘천무’(아래)를 본격 실전 배치한다. 이 밖에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한 소형 전술차량과 차륜형 전투차량도 전력화할 예정이다. 미국 보잉사의 아파치 가디언 헬기는 유사시 북한 전차나 방사포(다연장로켓), 서북 도서에 침투할 공기부양정을 공대지유도탄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 군은 올해 상반기 이후부터 내년까지 총 36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특히 헬기에 탑재된 롱보레이더는 10~15㎞ 이내에서 256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는 동두천에 주둔한 주한 미군 210화력여단의 다연장로켓(MLRS)을 대체할 차세대 포병 전력으로 평가된다. 사거리는 80여㎞에 달해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권 밖에서 북한 포병 전력을 정밀 타격할 수 있고, 227㎜ 무유도탄 1기에는 900여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축구장 3배 면적을 일거에 초토화시킬 수 있다. 군은 2020년까지 200문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육군이 올해 60여대를 우선적으로 실전 배치하는 기아자동차의 소형 전술차량은 ‘21세기형 지프차’로 기동력과 방호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 속도와 힘이 각각 시속 135㎞와 225마력으로 미군이 사용하는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 ‘험비’(시속 115㎞, 190마력)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방사청은 이 밖에 올해부터 2020년까지 현대로템의 수색 정찰용 차륜형 전투차량 600여대도 배치할 예정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십수년간 군의 숙원 사업이던 주요 장비들의 인도 시기가 올해로 우연히 맞아떨어졌다”면서 “북한 화력과 기갑 전력에 대응하고 독자적 작전 능력을 구비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전작권 전환 위한 작전 능력 미흡… 국방예산 효율적 운용 못해”

    전문가들은 군 당국이 평소에 ‘자주국방’을 공언해 왔지만 정작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작전 운용 능력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2016년 기준 38조 7995억원으로 편성된 우리 국방 예산이 부족함에도 군 당국이 이를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미국과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하면서 2020년대 중반이면 우리 군이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대표되는 대북 억지력을 구축해 전작권을 전환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31명)의 판단은 다소 엇갈렸다. 우리 군이 전작권을 반환받기까지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답변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15~20년 이내’가 2명, ‘10~15년 이내’가 9명, ‘5~10년 이내’가 5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군의 작전 운용 능력에 대해서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충분하지 않다’가 13명, ‘매우 충분하지 않다’ 9명, ‘보통이다’는 6명인 데 비해 ‘충분하다’는 의견은 3명에 그쳐 전문가의 71%인 22명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김태우(전 통일연구원장) 건양대 초빙교수는 “핵과 같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는 우리 군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군의 관료조직화가 전투력을 저해하는 측면도 크기 때문에 군을 잘 아는 군 통수권자가 등장해 작심하고 국방개혁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병관(예비역 육군 대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군사 준비 태세 결함이 크고 우리 군 간부단의 역량이 아직 미흡하다”며 “전작권의 조기 전환은 정치경제적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 위협을 해결한 뒤에 전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문제는 우리 정부가 원하지 않아도 미국이 대외 군사력 운용 능력을 고려해 스스로 10년 내 전작권을 반환하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을 포함해 다양한 미래 안보 위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육·해·공군 균형 발전을 통한 군 지휘구조 개편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 가운데 20명(64.5%)은 우리 국방 예산이 대체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부족하다’, 6명이 ‘매우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보통’이라는 의견은 6명(19.4%), 예산이 많은 편이라는 의견은 ‘많다’(3명)와 ‘매우 많다’(2명)를 합해 5명(16.1%)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이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효율적이지 않다’(12명)와 ‘매우 효율적이지 않다’(7명)를 합해 19명(61.2%)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8명, ‘효율적’이라는 응답은 4명에 그쳤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의 핵 능력 강화와 주변국의 군비 증강에 대비해 보면 우리 군의 예산은 부족하다고 평가된다”면서 “그럼에도 예산 배분에 있어서는 기관별로 나눠 먹기식 관행이나 강자가 독식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군내 조직 이기주의와 파벌 다툼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 당국이 북한의 새로운 도발이 있을 때마다 사후약방문식 예산 증액만 주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기수·서열 문화에… 전역 후 안보 조언 보다 ‘관행 같은 월권’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기수·서열 문화에… 전역 후 안보 조언 보다 ‘관행 같은 월권’

    “육군사관학교 럭비부 후배가 내게 이럴 수 있느냐!” 조남풍(77·육사 18기·예비역 대장) 재향군인회장은 지난 7월 말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재향군인회(향군)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 회장에게 사퇴할 것을 권고하자 호통을 쳤다. 그가 말한 육사 럭비부 후배는 박승춘(68·육사 27기·예비역 중장) 보훈처장이다. 보훈처는 금권 선거와 인사 비리 의혹 등으로 고발된 조 회장에게 공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연령제한을 위반해 채용한 25명의 임용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난 4월 조 회장의 향군 선거 캠프 출신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 가운데 21명을 해임시켰다가 공모하는 형식으로 다시 임용하며 감독 기관인 보훈처를 우롱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에서 안보전략부장을 맡기도 했던 조 회장은 현재 업무방해·배임·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의 언행은 전역한 뒤에도 군의 기수 문화와 사적 권위에 기대 정부 기관장들 위에 군림하려는 일부 예비역 장성들의 전횡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우리 정부 내에서 군 출신들처럼 퇴직한 ‘선배’에 휘둘리는 집단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군부 독재의 추억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예비역 장성들은 단순한 안보 정책의 조언자에 그치지 않고 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권력 집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생존해 군인연금을 수령하는 예비역 장성은 총 2231명이다. 이 가운데 2155명이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 ‘성우회’에 가입해 있다. 이들 예비역 장성들은 전역 당시 계급에 따라 매달 평균 359만~448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현역 시절의 인연으로 군과 관련된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자 하는 예비역들 때문에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향군도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만 130여만명에 달하는 보수 안보단체로 꼽힌다. 상조회, 고속버스, 휴게소 등의 10여개 회사를 보유해 지난해 4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조 회장을 비롯한 군 출신들이 회장직에 당선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들 예비역 장성들은 ‘군피아’에 그치지 않고 점차 이익집단, 정치 세력화되고 있다. 특히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등 군 장성 출신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정부 내에서 입김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국방부는 예비역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정책설명회를 개최해 국방현안을 보고하고 이해와 의견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나 차기 전투기(FX) 선정 사업 등 군의 핵심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직 교육부 장관 모임에 교육정책을 보고하고, 전직 기획재정부 장관 모임에 금리 정책의 이해와 의견을 구하는 경우는 없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실이 지난달 공개한 국방부에서 유출된 문건에는 김관진 실장이 지난해 초 국방 장관 시절 성우회를 방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우회는 당시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미국과의) 재협상 때는 전환 시기를 못 박지 말고 북핵과 연계한 상황 조건에 의한 전환으로 협의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10개월 뒤 한·미 양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국방부는 조건부 전환을 두고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강조했지만 성우회가 일찌감치 조언한 대로 움직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2013년 2월 26일 고명승 당시 성우회장은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범국민 국가정체성 및 안보교육의 필요성과 전교조를 합법화한 통일교육지원법을 즉각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청와대에 진언했다”고 밝혔다. 성우회 부설 기관인 성우안보전략연구원은 같은 해 4월 국방부 정신전력과의 위탁을 받아 ‘청소년 나라 사랑 정신 함양을 위한 군의 협력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교과서에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표현은 없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만 쓰고 있다” 혹은 “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천안함 46용사를 기리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등 내용이 담겼다. 성우회가 안보 자문 이외에 교육의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려 하는 셈이다. 특히 국방부는 한민구 장관이 올해 1월 26일 성우회를 방문한 이후 성우회의 건의에 따라 “공무원 연금 개혁 이후에도 군인연금 개혁이 추진될 때 연금 수급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예비역들에 대한 배려로 풀이되나, 기본적으로 국방부가 이익집단화된 성우회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시사하고 군 당국이 정부의 연금 개혁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월권으로 비쳐지는 부분이다.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윤광웅 전 국방장관의 경우 전작권 전환, 군 구조 개혁을 추진했던 전력 때문에 성우회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했다 ”면서 “장관의 입장에서 1~2년에 불과한 재임기간 동안 선배 예비역 장성들로부터 욕을 먹으면 20년 이상 골프 칠 상대가 없을 텐데 누가 이를 거스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예비역들은 어디까지나 조언자로 끝내야 하는데 성우회 일부 사람들은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정책을 입안하려고 든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전쟁을 수행한 미국은 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 해외참전용사회(VFW) 등 40여개 이상의 다양한 예비역 군인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활동의 대부분은 해외 파병 군인에 대한 물품지원, 군인 가족 지원, 전쟁 부상자 귀향 환영행사 등의 봉사에 집중돼 국민의 신망을 얻고 있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는 “해외 예비역 단체들은 국민과 군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내부적 친목단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군이 기수 중심, 서열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는 ‘4D 작전 개념’ 이행 지침을 승인했다. 또 지난해 10월 합의했던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계획’에 최종 서명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어떤 형태의 북한 침략이나 도발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6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4D 작전은 북한의 핵과 생화학 탄두를 포함한 미사일 위협을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는 포괄적 작전 개념으로 양국은 이 지침이 체계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장관은 한국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게 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 작업을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또 북한 포병전력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이 검증되면 한강 이북에 주둔한 미군의 포병 전력을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SCM의 의제가 아니고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양국은 논란이 된 한국형전투기(KFX)의 주요 기술 이전 문제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외교부와 미국 국방부·국무부가 공동 주관하는 전략적 수준의 ‘방산기술전략·협력체’(DTSCG)를 신설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미사일 감시·추적·요격… 방산협의체 신설 KFX 기술 협력

    北미사일 감시·추적·요격… 방산협의체 신설 KFX 기술 협력

    한·미 군 당국이 2일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4D 작전개념’ 이행 지침을 승인함에 따라 그동안 개념 수준에 머물러 있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선제타격 개념을 실질적 작전 계획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세 차례나 기술 이전을 거부했던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관련 논의는 협의체 신설 이외에 별 진척이 없었다. 4D 작전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고 유사시 북한 미사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란시키는 방어작전을 골자로 한다. 북한 미사일을 군사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 등 감시·정찰 전력으로 탐지하고, 지상에 배치된 조기경보레이더와 해군 이지스함이 운용하는 SPY1 레이더로 추적하며, 현무 탄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미사일 등으로 요격하는 개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의 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초기 단계에 미국 증원 전력이 전개되기 전까지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라면 4D는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 미사일에 대비하는 작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와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을 완수하기 위해 북한군 포병 대비 한국군 대화력전 능력을 2020년쯤까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양국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몇 년 내에 사드가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떠한 새로운 능력은 미국의 독자적 결정이 아니라 동맹이 결정할 것”이라며 “사드도 미국이 동맹의 입장에서 배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우주 및 사이버공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된 핵심 인프라 역량을 증진시킨다”고 합의해 추후 사드와 같은 미사일 방어(MD) 체계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양국은 KFX 사업에 미국의 핵심 기술 이전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양국 국방·외교 당국이 참가하는 방산기술전략·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협의체는 미국이 거부한 KFX 관련 4개 핵심기술 이전 이외에 21개 기술 이전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협의체에서는 차관급 이상 고위 관리가 양측 대표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자국의 전략 기술이 제3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신설되는 협의체는 되레 한국이 미국의 전략 기술을 복제하는 것을 감시하고 더 많은 미국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조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터 장관은 “미국은 KFX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이라면서도 “미국법에 의하면 우리가 한국 측에 특정 기술을 이전하는 데 제한이 될 수밖에 없어 우리는 방산협력체를 통해 한국과 기술 협력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휘소에 목함지뢰 피해 장병 사진 걸어라”

    “지휘소에 목함지뢰 피해 장병 사진 걸어라”

    주한미군 2사단장인 시어도어 마틴 소장은 23일 “지난 8월 4일 목함지뢰 도발 사건 발생 당시 모든 예하부대의 지휘소 입구에 부상한 한국군 장병 2명의 사진을 붙여 놓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마틴 소장은 “모든 장병이 지휘소를 출입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생각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런 사람이 다쳤구나 하고 피부로 느낌으로써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이었다”며 “사단 예하 모든 부대가 들판에 나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포격 도발이 발생했을 때 실제 전쟁터로 나갔을 때와 동일한 수준인 최고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틴 소장은 “현재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 차원에서 부대 개편을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미 2사단 전체가 평택의 캠프 험프리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계획상 의정부의 캠프 레드클라우드뿐만 아니라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캠프 허비도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2016년부터 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두천의 210화력여단은 가장 마지막에 이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0화력여단은 2020년 중반쯤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맞춰 평택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10화력여단은 다연장로켓(MLRS), 전술지대지(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등으로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MLRS 1개 대대가 순환 배치돼 3개 대대로 늘었으며 북한군 장사정포 탐지용 대포병레이더를 추가 배치했다고 마틴 소장은 전했다. 그는 “북한의 장사정포는 우리 지역 안정에 매우 큰 위협”이라며 “2사단은 정밀탄과 최고의 탄약을 많이 보유해 전쟁 시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틴 소장은 경기 북부 지역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해도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1지역(경기 북부)이든 3지역(평택)이든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주둔지만 바뀔 뿐이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전투태세 유지를 위한 훈련과 각종 실사격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틴 소장은 “아버지와 삼촌도 6·25전쟁에 참전했기 때문에 한국에 근무하는 것은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며 “한·미 동맹의 일원으로 의정부에서 근무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공동취재단·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카터 美국방 “한국형 전투기 4개 기술이전 어렵다”

    카터 美국방 “한국형 전투기 4개 기술이전 어렵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한국형 전투기(KF-X) 4개 핵심기술 이전 문제를 협의했으나 “조건부 KF-X 4개 기술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기술 이전을 공식 거부한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기술을 이전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에 카터 장관은 “기술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4개 핵심기술 이전은 어렵지만 우리 정부가 원하는 나머지 21개 기술에 대해서는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4개 핵심기술 이외 공중급유 설계 기술과 선진 비행제어법칙 개발 기술 등 21개 기술이전 승인을 미국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양 장관은 “KF-X 사업 협력을 포함해 방산기술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한미간 협의체를 구성 운영키로 합의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 협의체에는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은 이와 관련한 세부적 방안을 곧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카터 장관에게 4개 핵심기술 이전을 요청하면서 해당 기술이 제3국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 장관은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건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등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양 장관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가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방부는 “양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차질 없는 진행과 국방 우주·사이버,방산 등 실질적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이러한 한미간 동맹현안에 관한 협력을 더욱 심화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黨창건일 장거리 로켓 발사 명분 쌓는 北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은폐·기만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주변 인력과 장비가 늘지 않았고 발사장을 정돈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지 않는다”면서 “발사 임박 징후는 아직 없지만 이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미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미국 군사위성을 통해 북한이 50m 높이의 발사대를 65m까지 증축하고 공사 완료 단계에서부터 가림막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평양에서 철도로 연결된 동창리역에도 가림막을 설치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다음달 10일 이전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면 발사대에서 로켓을 조립하고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이달 말까지 열차를 이용해 로켓을 동창리 발사장으로 옮겨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이 동창리 일대에 가림막을 2군데나 설치한 것은 장거리 로켓 크기 등 규모와 발사 관련 작업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실제로 북한은 2012년 12월 10일 ‘은하3호’ 로켓 발사에 앞서 발사대를 가림막으로 은폐한 가운데 발사 예정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1일에는 로켓 운반용 트레일러를 발사대 반대편으로 향하도록 해 수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다음 12일 오전에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한·미 군 당국은 당일 오전 북한이 발사대 가림막을 걷기 전까지 발사 징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반발을 의식하며 관련 기관을 통해 로켓 발사 계획을 인공위성 발사로 홍보하고 있다. 23일에는 미국 CNN 방송을 불러 평양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 외부를 과시했다. 한·미 국방부는 이날 제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마친 뒤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재차 압박에 나섰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도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바탕으로 거의 모든 카테고리별로 제재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공동으로 발전시켜 온 ‘전략동맹 2015’를 대체하는 새로운 전략 문서를 완성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은 다음달 18일 부산 앞바다에서 개최하는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10만 4200t급)와 순양함 1척, 구축함 2척을 파견해 한·미 동맹의 강력한 억제 의지를 과시할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戰時 미군 주도였던 북핵·미사일 제거… 우리 특전사도 독자 역량 갖추게 할 것”

    육군이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비롯한 주요 전략적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특수부대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격 공개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핵과 장거리 미사일은 전시(戰時)는 말할 것도 없고 평시인 현시점에서도 한국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여기는 무기라는 점에서 육군이 추진하는 특수부대가 과연 전시용인지 평시용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육군은 파문이 확산되자 “전략적 핵심 표적은 적 후방 중요 지역과 지휘 통제 통신시설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음은 군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특전사가 편성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적 핵심 표적 타격용 특수부대는 평시용 아닌가. -평시가 아니라 전시에 특전사가 적 지역에 침투해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전시에 대비해 특전사를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전쟁 지도부와 같은 전략적 수준의 목표를 제거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부대로 격상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시용이라면 여태까지는 그런 용도의 특수부대가 없었다는 말인가. -전시 한·미 연합군이 연합 작전을 펼칠 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는 미군이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우리 군도 독자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에서 부대를 편성하겠다는 개념 계획이다. →특전사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뜻인가. -기존의 특전사가 단순한 전술을 연마했던 특수부대라면 이제 작전 능력을 향상시켜 북한의 장사정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설 등을 파괴시키는 능력도 갖추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한국군 단독의 독자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가. -한국군 작전 목표는 어디까지나 전시에 한미연합사령관의 동의하에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전사는 평시에 대테러 활동이나 지역 방어, 후방 지역 부대에 대한 활동을 주로 맡지만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전쟁을 우리 단독으로 수행하겠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미연합특전사령부가 편성되고 한국군 특수전 부대는 연합사령관(미국 측)의 승인을 받아 단독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韓·美, 北도발 방어 위한 4D 작전개념 이행지침 등 논의

    韓·美, 北도발 방어 위한 4D 작전개념 이행지침 등 논의

    한국과 미국이 오는 10월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도발 시 대응 방안을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차원에서 23일 동시다발적으로 논의했다. 국방부에서는 류제승 국방정책실장 등이 에이브러햄 덴마크 미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 등과 함께 제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개최했다.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및 도발 억제와 공동 대응을 위한 정책 공조,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 출범에 따른 운영 계획 및 ‘4D 작전 개념’ 이행 지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조치 등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은 또 제7차 KIDD 회의에서 합의한 4D 작전 개념을 구체화해 작전 계획 수준까지 발전시키기 위한 이행 지침도 논의했다. 4D는 탐지(Detect), 방어(Defense), 교란(Disrupt), 파괴(Destroy)의 영문 앞글자를 딴 것으로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계획을 수립하고 유사시 탐지, 추적, 파괴하는 일련의 작전 개념을 의미한다. 이와는 별도로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북핵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의 전략적 도발 억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도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안보정책 총괄하는 국방부

    [2015 공직박람회-우리 부처, 이런 일 합니다] 안보정책 총괄하는 국방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 삼각지역 인근은 지도상에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 지역으로 나온다. 어느 정부 기관보다 보안을 중시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37조 4560억원(올해 기준)의 예산을 사용하는 국방부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하고 군정과 군령을 총괄하는 안보의 핵심 부처로 자부한다. 국방부는 외청인 방위사업청과 병무청,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 본부를 지휘·감독한다. 국방부가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군사 컨트롤 타워라면 방사청은 우리 군 무기를 적절히 조달하는 역할을, 병무청은 국민의 병역 의무 이행과 장병 신체검사 등을 관리·감독한다. 국방부 직할부대와 기관도 고등군사법원, 국군기무사령부, 국방대학교, 국방부 검찰단, 유해발굴감식단, 국군체육부대, 국군인쇄창, 군사편찬연구소 등 26개에 달한다. 이를 모두 더하면 군 당국에는 군인 63만여명과 공무원 3600여명, 군무원 2만 6370여명을 합해 66만여명이 소속돼 있다. 이 가운데 국방부 본부는 장관과 차관 이외에 5개의 실(기획조정실, 국방정책실, 인사복지실, 전력자원관리실, 군구조·국방운영개혁추진실)과 19개 관, 70개 과·팀으로 구성돼 있다. 공무원은 장차관을 포함해 64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소속기관인 국방홍보원, 국립서울현충원, 국방전산정보원까지 합하면 910여명이다. 국방부 본부에는 330여명의 현역 군인도 같이 근무하고 있다. 국방부가 매년 채용하는 공무원은 5급 사무관 10여명을 포함해 25명가량이다. 올해부터 경력직 공무원 5명을 신규 채용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공무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국방부의 주요 임무는 전방위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 억지,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 국제평화유지활동과 군사외교, 장병 복지 증진 등으로 요약된다. 이 밖에 창조 국방이라는 기조에 걸맞게 민·군 기술협력과 방위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미국과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합의하고 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이 행사하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역대 정부에서는 시기를 못박아 환수하려 했지만 앞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국군 역량을 정밀하게 평가해 조건이 충족될 때 환수한다는 뜻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일본과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을 맺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 밖에 현재 13개국에 장병 1095명을 파병해 다양한 평화유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가 예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6명의 철수 작업을 지원했다. 장병 복지와 인권 향상도 국방부의 주요 업무다. 상병 기준 15만 4800원인 병사 월급이 내년에는 17만 8000원으로 인상된다. 최전방 일반전초(GOP)나 해안 소초 등 격오지 부대에 독서 카페를 설치하고 풋살경기장, 간이농구장, 실내체력단련장을 확충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 밖에 예비군 조직, 편성, 자원을 관리하고 예비군 훈련장 시설 개선 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전사한 호국 영령들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과 후손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유해발굴작업도 2000년부터 국방부가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국방부는 한·중 우호 관계를 지속시키는 일환으로 중국군 유해도 발굴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505구를 송환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교 이슈 Q&A] ‘전쟁 가능한 일본’ 안보법제 통과 논란 점검

    [외교 이슈 Q&A] ‘전쟁 가능한 일본’ 안보법제 통과 논란 점검

    집단자위권 행사를 포함한 안보법제가 일본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 언제라도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1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요청해도 이를 거절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Q. 안보법제 변화는 한반도 진출을 겨냥한 것인가 아니면 중국을 겨냥한 것인가. A. 특정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반도보다는 중국을 염두에 둔 조치가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외딴섬에 무장 세력이 점거했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한 것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고려한 것이지만 독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Q.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 지역에 투입될 수 있나. A. 그렇다. 다만 우리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한 장관은 이날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전시작전권은 한·미 양국 대통령의 통수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우리 대통령이 허락하지 않으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은 안 된다”고 답했다. 일본 역시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한 자위대 파견이나 일본인 구출을 위해 타국 영역에 진입할 때 해당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Q. 한국의 동의가 있어야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A. 그렇긴 한데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한반도 인근 공해 등 한국의 영역 외부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것에 대해 정부의 의사가 어느 정도까지 반영될지에 대해서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특히 북한 지역에 대한 자위대의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자위대가 북한 지역에 우리 동의 없이 작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 장관은 “일본은 명시적으로 반대하거나 동의한다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헌법에 기초해 동의를 받으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일본과 한국 정부 요청 및 동의 절차에 관한 몇 가지 표준사항을 갖고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은 다음달 3국 안보토의(DTT)를 열어 집단자위권의 범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Q. 자위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빌미로 진출하려 한다면 막을 수 있나. A.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북한 문제의 경우 한국 영토 범위를 놓고 이견이 있다. 정부는 헌법에 따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한국 영토로 주장하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정부의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법적으로도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인정받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이슈분석] 군국주의 본색 드러낸 일본의 안보법안

    [오일만 기자의 이슈분석] 군국주의 본색 드러낸 일본의 안보법안

    일본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9월 19일 새벽 이른바 ´안보법안´을 국회 참의원 본회의에서 전격 통과시켰다. 안보 법안이 일본 국회를 최종 통과해 법제화가 완성됨에 따라 2차대전 패전 이후 평화헌법 체제 하에서 자위 차원의 무력만 행사할 수 있게 했던 일본이 해외 무력행사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일본이 집단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한 안보 법안을 다수의 일본 시민들의 반대와 야당의 저지 속에서 통과시킨 것은 미일 군사 동맹 강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의 군사적 동맹이 왜 강화되고 있고 앞으로 동북아 외교안보 정세에 어떤 파고로 다가올 것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 미군과 함께 지구방위대 길 터... 센카쿠 분쟁 적극개입 가능 이번에 통과된 11개 안보법안은 지난 4월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 라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일 동맹은 지난 4월 자위대가 일본과 주변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미군과 함께 진출하여 지구방위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새롭게 열어 놓았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과 역할분담을 규정한 정부간 문서이다. 1978년에 만들어졌고 1997년 한 차례 개정 됐다. 지난 4월 18년 만에 재개정된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정부간 문서이므로 그 차제로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일본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자위대의 역할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 이번에 법제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 시’로 확대한 것이다. 위기의 범위도 일본 유사시, 제3국 피습시, 일본 재난 발생시라는 3개 상황으로 세부화했다. 그리고 각 시기별로 정보, 감시정찰, MD, 해상안보, 군사훈련, 재난구호 등 미일 공동 대비책을 마련했다.   주변사태를 삭제하고 이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위기시로 대체한 것은 센카쿠열도(댜오위다이 섬)에서의 중국과의 분쟁을 상정함과 동시에서 궁극적으로 자위대의 역할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미군 가는 곳에 자위대가 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처럼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사태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미일 방위협력 지침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이번에 일본이 안보관련 11개 법안의 제.개정을 밀어부친 것이다. 이미 이 법은 지난 5월 14일 일본 각의에서 통과됐다. 자위대법, 무력 공격사태 법, 주변사태 법,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 등 10개 법안의 개정을 일괄한 ‘평화안전법 제정비 법안’과 국제 분쟁에 대처하는 타국군의 후방 지원을 수시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법안인 ‘국제평화지원법안’ 등 2개다. ●한국 전시작전권 미국에... 자위대, 미군과 한반도 개입 길 열려 한반도 유사시에 자위대가 한국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영역국가 동의’ 규정을 포함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유사시에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군이 가지고 있고, 미군은 일본과 공동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일 개연성이 크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번 지침은 무엇보다 북핵 위협을 넘어 중국의 부상 등 근본적인 안보환경 변화에 맞춰 미일간 중장기적 협력 방향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태 재균형 정책의 틀 속에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역할 증대 요청에 일본이 적극 부응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은 주변사태를 일본에 영향을 주는 위기로 확장해서 한반도에 일본이 미군 지원 명목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강화해서 글로벌 동맹으로 확대하여 한국이 제3국의 분쟁에 의지와 상관없이 비자발적으로 연루될 소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갈등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과 한국이 동맹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일본의 대외팽창주의 노선과 뗄 수 없는 관계다. 1978년 소련의 팽창 저지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처음으로 체결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1997년 개정되면서 대외팽창 노선을 노골화했다는 평가다. 일본에게는 미일협력의 구도를 활용하면 일본이 독자적인 대외팽창이라는 주변국가들의 의혹과 불만을 해소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에 미국은 일본과 책임분담을 통해서 안보비용을 절감하고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 미일 신안보공동선언 법률적 토대 마련... 미국 세계전략 조연으로  근본적은 미일 군사 동맹 강화는 조셉 나이가 1995년에 작성한 ‘나이 이니셔티브’ (Nye Initiave)에 기초하고 있다. 조셉 나이는 미일동맹의 역할을 ‘대소봉쇄’에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 유지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고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탈냉전 이후 세계전략을 추구하는데 든든한 조연이 필요했던 것이다.  조셉 나이의 구상은 일본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서 미일 신안보공동선언과 1997년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이어졌고 2015년에는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꿈꾸는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와 접목된 것이다. 신안보공동선언에서는 미일 안전보장의 범위를 아시아 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한 두 나라의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탈냉전기에 미국의 세계전략 수립에 있어서 일본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결국 2015년 4월 오바마-아베의 미일정상회담은 ‘나이 구상’의 부활이자 강화인 것이다. 나이 구상으로 미일 가이드라인이 개정(97년 가이드라인)되었다면, 나이 구상의 부활은 가이드라인 2차 개정(2015년 가이드라인)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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