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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태, 동양화 재산누락 의혹에 “500만원 안돼 신고 안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동의안이 30일 국회에 제출됐다. 인사청문회법상 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 18일 이전에는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관계,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등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함께 자녀들의 재산 형성 과정 등 각종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이날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투기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전남 여수 및 광양 땅에 대해서 “투기 목적이 아니지만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 측은 여수 땅과 관련해 “1988년 당시 순천지청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원의 권유로 300만~400만원에 구입했다”면서 “은퇴 후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양 땅과 관련해서는 “1989년 장인 사망 이후 장모와 손위 처남이 당시 장례식 조의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땅을 구입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허백련·박생광 화백의 작품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500만원 미만의 미술품은 등록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007~2009년 해당 그림을 재산으로 신고하면서 가액을 0원으로 기재했고, 이듬해 재산공개에선 각각 작품 가액을 400만원, 300만원으로 신고했다가 올해는 신고하지 않아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20여년 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수십만원에 구입했다”며 “예술품의 가격을 모르는 경우 재산 신고에 가액을 기재하지 않아도 돼 목록만 신고한 것”이라며 “가액을 기재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0원 처리된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 측은 배우자 재산을 포함해 최근 10개월 사이 1억 8000만원 정도의 재산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검찰 퇴직상여금과 연금, 법무법인 급여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20대 자녀들이 7000만원대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2007년 아들과 딸에게 3000만원씩 증여했고, 자진신고를 했지만 3000만원 이하는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 세금을 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진태 총장후보 “아들·딸, 세뱃돈·용돈으로 수천만원 모아”

    김진태 총장후보 “아들·딸, 세뱃돈·용돈으로 수천만원 모아”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동의안이 30일 국회에 제출됐다. 인사청문회법상 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달 18일 이전에는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관계,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등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함께 자녀들의 재산 형성 과정 등 각종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이날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자녀 문제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투기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전남 여수 및 광양 땅에 대해서 “투기 목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 측은 여수 땅과 관련해 “1988년 당시 순천지청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원의 권유로 300만~400만원에 구입했다”면서 “퇴임 후 내려와 집을 짓고 살 생각이었고, 권유한 직원에게 구매를 전적으로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광양 땅과 관련해서는 “1989년 장인 사망 이후 장모와 손위 처남이 당시 장례식 조의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땅을 구입해 준 것”이라며 “구입 이후 내려가 본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허백련·박생광 화백의 작품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500만원 미만의 미술품은 등록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007~2009년 해당 그림을 재산으로 신고하면서 가액을 0원으로 기재했고, 이듬해 재산공개에선 각각 작품 가액을 400만원, 300만원으로 신고했다가 올해는 신고하지 않아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20여년 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수십만원에 구입했다”며 “예술품의 가격을 모르는 경우 재산 신고에 가액을 기재하지 않아도 돼 목록만 신고한 것”이라며 “가액을 기재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0원 처리된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 측은 20대인 자녀들이 7000만원대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2007년 아들과 딸에게 각각 3000만원씩 증여했고, 자진신고를 통해 세금은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증여한 돈 이외의 금융 재산은 자녀들이 초·중·고교 시절 세뱃돈, 용돈으로 받은 돈을 차곡차곡 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소득이 없었던 자녀들이 7년간 3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모은 경위에 대해서도 “용돈 등의 명목으로 받은 돈, 펀드에 가입한 뒤 수익률이 높아 이익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자녀들의 위장전입설과 관련해서는 “두 자녀 모두 1993년 이후 현재 주소지에서 전출한 바 없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초·중·고교를 졸업했다”며 의혹을 사전 차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 특별분양…최첨단 사옥마련 대안 주목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 특별분양…최첨단 사옥마련 대안 주목

    정부의 각종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마다 원가 및 경비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경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를 ‘사옥 마련’을 꼽았다. 실제 일부 대기업들은 자체 사옥 매입보다는 임대를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각 기업들마다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사옥 구하기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교통과 편의시설과 세제혜택이 풍부한 지식산업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 송도국제도시 내에서 한시적 특별분양을 실시한다. 사통팔달 교통망에 최첨단 편의시설 및 세제 혜택으로 ‘21세기형 사옥의 최적지’라는 평가다.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인천 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이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이며, 세계국제화물운송 2위인 인천국제공항이 20분대 거리에 위치해 있어 사통팔달 교통망을 자랑한다. 경인•제2경인•제3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수도권간 물류 이동이 자유로우며, 서울 청량리와 송도를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계획이 예정되어 있어 서울도심권 이동이 더욱 편리해지게 됐다. 거기다 업무효율을 높이는 첨단 인텔리전트 환경으로 스마트한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설명회 및 회의장소로 활용 가능한 다용도 공용회의실과 편안한 휴식을 위한 체력 단련실 및 외부 휴게공간, 건물 내외부와 상하부를 연결하는 녹지축이 형성된 쾌적한 업무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에 입주하는 업체는 조건 충족 시 법인세•취득세•재산세 감면, 연구 및 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설비투자 세액공제, 산업기술연구•개발용품에 대한 관세감면,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지원 등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심장부인 인천 테크노파크 송도 사이언스빌리지 내에 위치해 있는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3층 규모의 트윈타워로 연면적만 111,004㎡에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분양 관계자는 “타 지역 지식산업센터(서울 구로동, 성수동 일대) 대비 저렴한 3.3㎡당 480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도 매력적”이라며 “송도국제도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동북아 경제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한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 사옥을 마련하려는 기업의 입주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최근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입주를 완료하고 임직원 1천여 명 이상이 상주하게 된 매머드급 R&D센터로 도약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진명학원 넘기고 뒷돈 받은 前이사장 구속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학원 이사장 자리를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진명학원 전 이사장 변모씨를 최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변씨는 현재 서림·진명학원 이사장인 류모씨에게 2010년 진명학원 이사장 자리를 넘기는 대가로 수십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변씨는 이 돈으로 빚을 갚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곧 류씨를 불러 변씨에게 건넨 돈의 출처와 전달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류씨가 장안대 등 서림학원 공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면서 지난 10일 학교법인 이사장실과 회계 관련 사무실, 이사장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류씨가 변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증거를 확보했다. 류씨는 지난 17년간 서림학원이 운영하는 경기 화성시의 장안대 총장으로 재임하다 3년 전 퇴임한 뒤 지난 3월 초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2010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진명학원을 인수하고 진명여고 교장직에 오른 류씨는 그동안 재산 형성 및 학원 인수 과정에 대한 의혹을 받아 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글로벌 특급입지,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 특별 분양

    글로벌 특급입지,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 특별 분양

    인천공항 및 고속도로 근접 최적 교통망…각종 세제 혜택으로 입주기업 만족 국제화 시대에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가운데 송도국제도시가 다국적 기업 및 국내 대기업의 입주와 투자확정 등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국제화물 수송 세계 2대 공항 중 하나로 부상한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데다 1∙2∙3 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에 근접한 최적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가 글로벌 특급입지 송도국제도시 내에서 한시적 특별분양을 실시한다. 원스톱 쾌속교통 네트워크와 최첨단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지식산업센터로 입주기업 및 투자자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인천 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이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이며, 인천국제공항이 20분대 거리에 위치하는데다 송도-오이도간 수인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수도권간 물류 이동이 자유로우며, 서울 청량리와 송도를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계획이 예정되어 있어 서울도심권 이동이 더욱 편리해지게 됐다. 또한 업무효율을 높이는 첨단 인텔리전트 환경으로 스마트한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설명회 및 회의장소로 활용 가능한 다용도 공용회의실과 편안한 휴식을 위한 체력단련실 및 외부 휴게공간, 건물 내외부와 상하부를 연결하는 녹지축이 형성된 쾌적한 업무환경을 자랑한다. 현재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에 입주하는 업체는 조건 충족 시 법인세·취득세·재산세 감면, 연구 및 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 및 인력개발을 위한 설비투자 세액공제, 산업기술연구·개발용품에 대한 관세감면,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지원 등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심장부인 인천 테크노파크 송도사이언스빌리지 내에 위치해 있는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3층 규모의 트윈타워로 연면적만 111,004㎡에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분양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동북아 경제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한 송도테크노파크 IT센터 사옥을 마련하려는 기업의 입주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타 지역 지식산업센터(서울 구로동, 성수동 일대) 대비 저렴한 3.3㎡당 480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도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는 최근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입주를 완료하고 임직원 1천여 명 이상이 상주하게 된 매머드급 R&D센터로 도약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한강(상)

    >>한강 왜, 어떻게 달라졌나 옛 한강은 오늘의 한강과 어떻게 다르며,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강은 한성 백제가 위례(풍납·몽촌토성)에 터 잡은 이후 2000년 동안 한민족의 젖줄이었다. 조선의 500년 도읍지 한양(한성부)의 식수원이자 하수구였으며 명승지였다. 한성부를 도읍지로 정하게 한 장풍득수(藏風得水)의 큰 축이었으며 어느 한 곳 빼어나지 않은 곳이 없는 풍광을 뽐냈다. 조선시대 한강의 이름은 경강(京江)이었다. 서울의 중심부인 삼전도(송파)에서 양화진(합정) 구간을 경강이라고 했다. 그중 남산 기슭을 흐르는 강을 한수(漢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한강이 됐다. 한(큰) 가람(강)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설득력 있다. 그런 한강이 불과 100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 근대기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쓰임새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난리를 막아 보겠다는 치수(治水)에 대한 집착과 인구의 광적인 서울 집중에 따른 택지 제공, 교통로의 필요성이 개발을 불렀다. 게다가 휴전선이라는 인공 장애물이 한강의 서해 출구를 가로막으면서 안보적 측면도 겹쳤다. 아라뱃길을 새로 뚫은 까닭이다. 한강의 변화에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섬(河中島)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습지도 더불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강이 마치 활주로 같다. 유럽이나 중국, 일본의 중세도시를 흐르는 크고 작은 자연하천과 비교해 보면 대조적이다. 19세기 초만 해도 매년 1만 척을 헤아리는 황포 돛배가 사람과 물자를 싣고 광나루(광진), 삼밭나루(삼전도), 뚝섬나루, 한강나루, 동작나루, 마포나루, 노들나루(노량진), 양화나루를 오갔지만 흥청거리던 뱃노래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29개의 다리가 덩그러니 놓였고 나루는 다리 이름으로 남았다. 골재 채취용으로 폭파했으나 20년 만에 되살아난 밤섬(율도)을 제외하고 강폭이 최대 900m에 이르는 넓디넓은 강이 텅 비었다. 여울과 소(沼)마저 사라져 생명력과 자정력을 잃었다. 강변에 60㎞에 이르는 콘크리트 호안이 일사불란하게 펼쳐진 곳이 오늘의 한강이다. 한강에 대한 역사적 고찰은 한강이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는 2000년 전 백제의 하남 위례성 시대와 삼국의 한강 유역 쟁탈 시기에서 출발한다. 또 1392년 조선 건국,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과 이후도 의미 있다. 서울 숭례문 입구까지 물에 잠기게 한 을축년 대홍수는 땅밑에 숨었던 암사동 신석기 유적지를 드러나게 했지만, 제방 구축용 골재로 쓰려고 선유봉(선유도)을 폭파하는 빌미가 됐다. 결정적인 변화는 1967년 제1차 한강개발과 1982년 제2차 한강종합개발이 몰고 왔다. 1차 한강개발은 여의도를 육속화하면서 서울의 경계를 사대문 안에서 남산 성곽을 넘어 한강변까지 확장했다. 여의도개발은 한강개발의 출발점이자 강남개발의 전초기지였다. 아파트공화국을 알리는 나팔소리였다. 여의도 제방을 쌓으려고 밤섬과 선유봉을 폭파한 원죄가 있지만 한강 상류에 팔당댐을 만들어 한강 수량을 조절했고, 한강 제방을 완성해 서울 시민들을 물난리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 여의도, 동부이촌동과 반포지구에 대단위 아파트 택지를 제공했으며 서울은 이때부터 사대문 중심 일핵도시에서 다핵도시로 나아갔다. 한강 제방은 워커힐호텔~김포공항을 잇는 강변북로를 부산물로 남겼다.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압구정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온몸을 바치고 사라졌다. 제2차 한강개발 이후 오늘의 모습이 갖춰졌다. 홍수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기 맨살을 드러낸 채 가늘게 흐르던 한강이 365일 물로 가득 찬 사실상의 호수가 된 것이다. 두 개의 수중보가 한강을 수심 2.5m의 인공호수로 만들었다. 잠실대교 아래 잠실수중보와 김포대교 아래 신곡수중보가 물을 가두고 있다. 상전(桑田) 잠실섬을 강남 쪽으로 인위적으로 붙이면서 한강의 본류를 바꿔 놓았다. 이때 삼전도 나루 앞을 흐르던 한강 물길은 석촌호수가 됐다. 강남 쪽 한강 제방에는 올림픽대로가 개설됐다. 2007년 한강 복원을 외쳤지만 바뀐 물길과 사라진 섬, 습지와 백사장 그리고 파괴된 봉우리와 누정은 되찾을 수 없었다. >>한강의 옛 모습은 어땠나 옛 사람들은 한강을 강이 아니라 호수로 여겼다. 동호(東湖), 서호(西湖), 남호(南湖) 등 3개의 호수로 나눠 부르면서 풍류를 즐겼다. 강물이 하중도를 중심으로 잔잔하게 굽이치는 장면이 그들의 눈에는 호수처럼 보였으리라. 동호에는 저자도와 독서당, 입석포(선돌개), 두모포(두뭇개), 제천정과 천일정(한남동의 정자), 압구정 같은 명승지가 즐비했다. 동호대교라는 지명이 동호에서 유래했다. 서호는 용산으로부터 마포와 선유봉, 양화진 잠두봉(절두산)을 아우르는 지역을 일렀는데 서강(西江)이라는 지명도 널리 쓰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신도팔경도(新都八景圖)에 ‘서강조박’(西江漕泊)이 포함될 정도였다. 남호는 용산강의 다른 이름이다. 여의도와 밤섬을 품고 멀리 관악산과 청계산을 조망할 수 있는 동작진과 노량진 구간이다. 옛 한강은 산수화와 지도를 통해 상상할 도리밖에 없다. 그림이라고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사진 뺨치게 정밀한 진경(眞景) 산수화여서다. 실경(實景) 산수화라고도 한다. 물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곳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하중도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와 바람에 나부끼는 수양버들, 갈대가 지천인 그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또 개화기 이후 선교사들이 남긴 낡은 사진과 개발기의 각종 사진을 통해 20세기 이후 한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강수욕을 즐기던 백사장, 나룻배와 나루터, 얼음 캐는 채빙(採?)과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 같은 한강의 풍광이 지금도 남아 있다면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에 인파가 붐비겠는가. 중국이나 일본 사신들에게 한강 유람은 필수 코스였다. 대개 동호변 제천정에서 시작해 저자도 일대의 풍경을 감상하고 서호쪽 양화진으로 내려오면서 음주가무를 즐겼다. 제천정은 왕실 소유의 정자로 서울에서 경치 좋은 열 곳(京都十詠) 중 한 곳으로 꼽혔다. 달 구경의 으뜸 명소였다. 사신들은 다녀간 흔적을 글이나 그림으로 남겼다. 한강승경 그림을 요청해 선물로 받아 가기도 했다. 한강은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문화공간이자 교류의 장이었다. 18세기 진경 산수화의 대표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경교명승첩’과 ‘양천팔경첩’에 한강 풍광 수십 점을 남겼다. 저자도는 잃어버린 섬이다. 닥나무가 많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으며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삼각주를 형성하고 있었다. 경관을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저자도 서북단의 독서당을 그린 ‘독서당계회도’와 저자도 남단의 압구정을 그린 ‘압구정도’, 저자도 북단의 살곶이다리를 그린 ‘진헌마정색도’를 통해 윤곽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1922년에 인쇄된 실측지도 ‘경성도’에 등고선과 초지 및 모래벌판이 표시돼 있다. 시인들은 저자도를 한강 유람의 백미로 여겼다. “저자도 작은 섬이 완연히 물 가운데 물굽이 언덕을 두르고 있으니 흰 모래 갈대 숲 그 경치가 매우 좋다”(15세기 정인지가 살곶이다리 인근 낙천정에서 내려다본 저자도의 풍경), “봄꽃이 만발하여 온 언덕과 산을 뒤엎었네”(15세기 강희맹의 저자도도(楮子島圖)의 발문), “봉은사는 저자도에서 서쪽으로 1리쯤에 있다”(16세기 심수경이 독서당에 머물던 중 봉은사를 다녀오면서 남긴 글)는 글들이 남아 있다. 조선 개국 초 저자도는 왕들의 휴식처였다. 태종이 상왕이자 형님인 정종과 낙천정에서 술잔을 나눴고, 세종이 대마도 정벌을 떠나는 이종무를 격려하고 환송한 장소였다. 고종 등 왕이 집전하는 기우제 장소 중 한 곳 이었다. 왕실 재산으로 조선의 마지막 부마(철종의 사위) 박영효 소유였다. 동서 2000m, 남북 885m 길이에 넓이가 118만㎡에 이르는 모래벌판이었다. ‘신선이 노닐던’ 선유도는 섬이 아니라 산이었다. 선유봉은 지금의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잠두봉)을 마주 보는 높이 40m의 작은 봉우리였다. 두 산은 나란히 서 있었다. 선유봉은 홍수가 나면 봉우리만 물 위에 떠 있었다. ‘예조낭관계획도’ 등 잠두봉을 그린 16세기 후반의 실경 산수화 10여 점이 빼어난 경관을 보여 준다. 정선은 ‘선유봉’ ‘양화환도’ ‘소악후월’ ‘금성평사’ 등 4점의 그림을 통해 선유봉을 묘사했다. T S 엘리엇은 “역사란 언제나 동떨어진 원인에서 기묘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옛 선비들은 한강을 호수로 미화해 풍류를 즐겼으나 어느덧 세월이 흘러 한강은 사실상 인공호수로 변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joo@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상징하는 웹사이트인 ‘창조경제타운’이 최근 오픈되었다. 우리 창조경제의 온라인 생태계가 새롭게 구축된 만큼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이곳을 통해 구현되고 우리나라 각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멘토로 참여하여 한국의 집단지성이 극대화되기를 모두 기대하고 있다. 창조경제 생태계의 특징은 과거와 달리 아이디어, 연구개발, 사업화 그리고 시장 등 가치사슬이 분해되고 각각의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호 결합이 이루어지는 데 있다. 전통적인 모델은 아이디어 창안자가 일관 공정으로 연구개발, 사업화와 시장 개척까지 책임을 진다면 이제는 각 단계에서 전문 업체 혹은 전문가 그룹이 존재하므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직접 담당하지 않고도 개방형 혁신에 의해 최종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생태계의 중심에는 지식재산(IP)이 존재하고 IP가 창조경제의 유통화폐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이를 잘 다룰 수 있는 전문가는 다양한 형태로 필요해진다. 인류가 농경사회를 거쳐 지식사회로 발전해 오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무형의 자산이 지배하는 지식기반 사회에는 인간의 욕구도 함께 다양해지고 있어서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직업군이 생겨난다. 채소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채소 소믈리에’가 일본에서만 3만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이다. 2001년 뉴욕 리츠칼튼호텔은 손님요리에 맞추어 물을 골라 주는 전문가인 ‘워터 소믈리에’를 선보였듯이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장에 관해 해박한 ‘장 소믈리에’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유망직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망직업은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뀐다. 크게 보면 성장성과 높은 소득, 고용창출 능력에 따라서 유망직업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작년 10월 한국고용정보원은 10년 후의 미래 유망직업을 발표하였는데 로봇감성치료전문가, 기후변화경찰, 마인드리더, 복고체험기획자, 융합컨설턴트, 기업컨시어지, 뇌기능분석가, 조부모손자관계 전문가 등을 새로운 직업군으로 들었다. 글로벌화를 이끌 유망 직업으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지식재산전문가가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창조경제 체제 진입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구불변의 유망직업은 없고, 변화무쌍한 미래는 꾸준히 새로운 유망직업을 만들어낼 것임이 분명하다. 최근 문화예술교육사라는 직업이 새롭게 생겼다.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기획·진행·분석·평가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이 자격을 부여하는데, 이들은 교육시설·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시설에도 배치되어 우리에게 많은 문화예술지식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주고 있다. 지식재산전문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변리사, 특허전문 변호사 등을 말하지만 창조경제의 생태계에서는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의 창출, 보호 그리고 활용에 관한 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전문가 그룹을 통칭한다고 보아야 한다. 지식재산의 번역·검색·거래·평가·컨설팅 등과 관련하여 많은 전문가가 시장에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이들은 새로운 유망직업군을 형성해 가고 있다. 지식재산의 검색 등 분석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전문가의 수가 우리나라에만 2만여명이 되는데 그 수요는 계속 늘어 가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내고자 정부는 국가고시제도를 추가 도입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적절하게 시장기능이 작동하도록 최소한의 개입으로 필요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즉, 수요처인 민간에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전문가그룹이 해당 분야에서 필수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채용 이전에 검증할 수 있기를 원한다. 특허번역이나 분석, 혹은 거래 능력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민간 주도 검정제도가 마련된다면 관련 고용시장은 좀 더 활성화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10월 말에 처음 민간 주도로 시행되는 ‘IP정보분석사’와 ‘IP번역사’ 자격검정제도가 기업의 IP 경영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기고] 미술시장의 미래, 소장문화에 달려있다/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

    [기고] 미술시장의 미래, 소장문화에 달려있다/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

    세계 경기 침체와 함께 어려움에 빠져 있던 미술계가 요즘 들어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평생 미술계에 몸담아 오며 미술품 시장의 등락을 경험했지만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얼어붙은 신생 컬렉터들의 구매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점은 못내 아쉽다. 미술품 수집의 매력에 빠지기도 전에 사회 전반의 부정적 견해로 건전한 컬렉터들이 움츠러들어 미술 시장이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건전한 미술시장의 형성과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미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장하는 문화가 널리 확산되는 일이다. 구매자가 없으면 작가들의 작품활동 의욕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좋은 작가와 해외의 미술품을 국내에 소개, 유통시키는 갤러리 역시 다르지 않다. 컬렉터와 일반인의 미술품 수집·소장이 보편화될 때 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궁극적으로 미술시장의 성장을 가져오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화랑의 수준과 한국 미술계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컬렉터 층을 개발해 시장 규모를 키우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예술 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 프랑스 등의 갤러리를 방문해 보면 대규모 전시부터 소규모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직접 그림을 보고 배우는 어린아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어릴 때부터 좋은 작품을 스스로 판단하는 감각을 키우니 미술에 대한 안목과 관점이 자리 잡고 이는 자연스레 집에 걸어놓을 예술품을 구매하고 소장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작품을 사면서 경제적, 정서적으로 작가를 지원하는 후원자를 의미하는 페이트런도 자연스럽다. 반면 한국의 미술 문화는 어떤가. 미술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비교적 높아져 좋은 전시들이 많이 생겨나고, 그에 걸맞게 수준 높은 예술을 향유하려는 관객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찾아다니며 구경하는 데 그칠 뿐, 직접 미술품을 구매해 본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향유하는 문화는 비교적 정착되었으나 수집하고 소장하는 문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술품 구입이 억대의 재산이나 엄청난 안목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꼭 비싼 작품이 아니더라도 본인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해 집에 걸어두는 것은 마음에 드는 가구나 장식품으로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술품 소장에 관심은 있으나 그동안 갤러리의 문턱을 쉽사리 넘지 못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일부터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의 미술시장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8만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아트페어는 국내외 갤러리들이 심혈을 기울여 엄선한 작품들이 전시되기 때문에 초보 구매자가 첫걸음을 떼기에 그만이다. 앞으로도 이런 아트페어에 국내외 많은 컬렉터들이 적극 참여한다면 작가와 화랑은 물론 한국 미술시장 전체가 활력을 얻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마음을 좀 더 열고 마음에 드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해 봄으로써 우리 모두 페이트런에 한 걸음 더 다가서 보는 것은 어떨까.
  •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곧 풀릴 ‘전두환 컬렉션’ 낙찰가는?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집행팀(팀장 김형준)은 1일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압류한 주요 미술품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는 이대원, 겸재 정선, 김환기, 현재 심사정, 천경자 등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검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로 구성된 ‘전두환 압류 재산 환수 태스크포스’는 조만간 압류된 미술품들을 공매 처분할 예정이다. 검찰은 압류한 미술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있던 고(故)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라고 설명했다. 가로 200㎝, 세로 106㎝ 규모(120호 규격)의 나무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당초 1억원 정도로 추정됐으나 감정 결과 이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그림의 절반 크기의 1978년작 ‘농원’은 2억 9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도 전씨 일가의 컬렉션에 포함됐다. 김 화백은 국내 미술 시장에서 박수근, 이중섭 등과 함께 작품 거래 가격면에서 가장 높은 작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미술 분야에서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작품과 함께 현재 심사정의 진경 산수화와 호생관 최북의 풍류화 등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1960~80년대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던 천경자 화백의 ‘여인’,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설악산 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의 ‘꽃’ 등 근현대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또 영국 출신 인기 작가 데미언 허스트의 판화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장샤오강의 판화 작품인 ‘혈연시리즈’, 프란시스 베이컨의 ‘무제’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전씨 일가 컬렉션에 이름을 올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130억원 들여 거리 새단장하니 ‘수원의 중심’ 옛 명성 돌아왔다

    화성행궁이 있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은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의 성안 마을이다. 9월 한 달간 차 없는 불편을 체험하는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치러진 곳이기도 하다. 행궁동은 화성이 축성되고 1789년 정조가 수원 읍치를 화성으로 옮긴 뒤 팔부자거리, 팔달문지역 상가 등이 형성되며 2000년대까지 수원의 다운타운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이곳은 화성 축성 당시의 역사와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다.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팔달문(八達門), 장안문(長安門), 화서문(華西門), 창룡문(蒼龍門) 등 4대문이 남아있고 어느 곳에서나 팔달산 화성서장대(華城西將臺)가 시야에 들어온다. 또 화성 축성 당시 인부들이 돌을 나르며 형성된 길, 조선시대 주민들이 화서문을 통해 팔달문 방향으로 다니던 길, 우리나라 최초 여류화가 나혜석이 학교에 다니던 길 등 옛길이 남아 있다. 그러나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동수원, 영통 등 신시가지로 상권이 옮겨가며 한때 낙후지역으로 위상이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생태교통 페스티벌을 계기로 수원시가 행궁동 시범지역에 130억원을 투입, 도시 면모를 깔끔하게 일신했다. 주요 도로를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우선되는 생태교통 특화거리로 리모델링했고 거리 상가 간판과 벽면도 깔끔하게 단장해 행인들이 즐겁게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생태교통 페스티벌을 통해 환경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숙원인 원도심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궁동 2200가구 주민 4300명은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석유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전제로 자동차를 포기하는 헌신적 ‘불편체험’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김병일 시 생태교통추진단장은 “행궁동은 세계문화 유산인 화성의 중심에 있는 탓에 각종 규제로 낙후를 면치 못했으나 생태교통 행사를 유치한 덕분에 수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했다”며 “향후에도 주민 주축으로 차 없는 마을이 운영돼 관광명소, 수원의 명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中 석유회사간부 1000여명 出禁… 저우융캉 전방위 압박수순?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의 심복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 고위 인사 4인방이 잇따라 연행된 가운데 당국이 이 회사 간부 1000여명에 대해 출국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임박설이 나도는 저우융캉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 수순으로 풀이돼 결과가 주목된다. 당국은 CNPC 간부 1000여명의 여권을 압수했으며 이들에 대한 출근 체크도 매일 하고 있는데 이는 관련자들의 도피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사 중인 CNPC 간부 4인방 이외에 간부 5인이 추가 연행됐다는 설이 나오는 등 수사 범위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CNPC에 대한 조사는 저우융캉의 재산 형성 과정을 조사하는 게 핵심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전·현직 CNPC 간부들은 저우가 CNPC를 통해 재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 매체들이 저우 주변 인물들의 비리 소식을 보도하면서 그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설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포털 뉴스인 신랑(新浪)망은 이날 ‘왕씨 일가가 CNPC에 대한 유전 전매를 통해 8억 위안의 차익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 서버를 둔 둬웨이 뉴스에 따르면 왕씨 일가는 저우융캉의 사돈이며, 최근 낙마한 저우의 심복인 장제민(蔣潔敏) 전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장관급)이 CNPC 사장으로 있으면서 왕씨 일가의 재산축재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CNPC와 거래 중인 홍콩 상장 회사 후이성(惠生)공정이 저우융캉 아들 저우빈(周斌)의 소유임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역사학계 “발명 수준” 야권 “우편향”…교학사 교과서 오류 비판 확산

    역사학계 “발명 수준” 야권 “우편향”…교학사 교과서 오류 비판 확산

    내년부터 채택 예정인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 우편향 사관과 사료 부실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0일 하루 동안 정치권과 역사학계에서는 교학사 교과서 내용의 오류를 지적하는 내용의 토론회가 두 차례 열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역사교과서 친일독재 미화·왜곡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내용을 분석했고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등 진보단체의 학자들은 교학사 교과서에 오류가 298건 있다고 지적했다. 교학사 교과서 퇴출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검토 중인 야당 의원들은 11일 교육부를 항의방문해 교육부 장관에게 교과서 검정취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사학자들은 근현대사 부분뿐 아니라 고대사 부분에서도 교학사 교과서가 40년 전에 폐기된 사관을 따르거나 한민족의 활동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해 기술했다고 주장했다. 고대 한민족의 생활 반경에 대해 이 교과서는 ‘황허 문명권의 확장에 따른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원전 1000년 동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민족의 원형이 성립되기 시작하였다’(15쪽)라고 묘사했는데, 이는 한민족 문화의 원형을 중국 문명 확대의 파생물처럼 서술한 오류라고 역사연구회 등은 진단했다. 또 고대 부족국가인 부여와 관련해 ‘부여는 산과 언덕, 넓은 연못이 많아서 한반도 지역에서는 가장 넓고 평탄하였으며’(22쪽)라고 썼는데, 만주에 형성된 부여의 지배권을 졸지에 한반도로 축소시켜 버려 왜곡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역사학자들은 “교학사 교과서 기술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함께 통과한 다른 7종의 교과서와 다른 사관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서 “이 교과서로 공부하고 한국사 시험을 보게 된다면 좋은 점수를 못 받겠다”고 총평했다. 전해지는 역사서 덕분에 영토, 지배권 등과 관련해 큰 이론이 없는 고려·조선 시대와 관련해서는 사료를 억측으로 해석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동명왕편을 쓴 고려 문인 이규보에 대해 ‘향리 출신으로 중앙의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던 이규보는’(71쪽)이라고 교과서에서 묘사했는데, 이규보는 향리 출신이 아닐 뿐더러 아버지가 이미 호부 낭중의 중앙관직에 진출해 있었고 외조부도 울진 현위를 역임한 관료 집안이었다고 한다. ‘몽골의 영향으로 일부다처제가 나타났다’(75쪽)는 서술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발명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정치권은 근현대사 대목의 사료 왜곡해석과 함께 우편향성에 주목했다.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이준식 전 친일재산조사위 상임위원은 “일제강점기 전체 내용을 요약하며 ‘일본이 융합주의를 적용하였다’고 썼는데, 융합주의란 말을 처음 들었다”면서 “찾아보니 외국 학자들이 인종·민족·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차이를 극복하고 같이 어울려 사는 것을 융합이라고 하던데, 뉴라이트가 보기에 일제강점기는 식민지가 아니라 다민족·다문화 사회란 말인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가 “일본의 한반도 식민 지배에 대해 약간의 긍정적인 단락을 실었다”고 언급하며 부각되고 있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도 이 위원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제 자본이 침투해 설립한 미쓰코시백화점 등 근대식 건물을 무더기로 게재하거나 ‘1930년대 명동 거리는 오늘날 우리나라 도시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278쪽)는 식의 기술은 일제 덕분에 우리가 근대식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되기 때문이다. 역사적 인물의 비중 문제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현재 시점까지 이끌어내는 문제로 지적됐다. 교학사 교과서에서 안창호 선생 관련 본문 기술은 ‘안창호의 발기로 창립된 신민회’(210쪽) 말고는 전무했고, 이광수의 친일 변절 관련 별도 박스에 안창호가 죽음으로써 이광수가 친일을 선택하게 된 것처럼 게재됐다. 반면 초대 대통령 이승만 관련 기술은 임시정부와 관련해 25차례 나오는 등 자세할 뿐 아니라 이승만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미화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에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 측은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심의를 통과한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중에서 유독 교학사 교과서만 문제 삼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호텔따라 떠나는 그리스

    좋은 호텔은 좋은 여정을 만든다. 아테네와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이오니아해, 에게해에 자리한 좋은 호텔 세 군데를 소개한다. ●Athens 아테네 올림픽을 기억하는 신의 도시 ▶hotel 고대 도시의 품격을 품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Hotel Grande Bretagne 공항에서 아테네 시내로 접어드는 길은 혼잡하다. 얼키설키 얽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노라면 신들의 도시 아테네에 대한 막연한 로망은 흐려지고 만다. 로망 이전에 아테네는, 전 세계에서도 매연으로 이름 높은 그리스 제일의 도시인 것이다.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는 그런 아테네의 심장부에 자리하면서도 혼잡한 도심의 기운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서 있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문을 연 건 1874년. 140년이 넘는 세월은 호텔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 고대 도시 아테네로의 여정을 알린다. 로비의 와이파이 존을 찾아다니며 현실의 끈을 놓지 못하는 현대인은 그래서 그랜드 브르타뉴에서 초라해진다. 그랜드 브르타뉴가 세워진 이래 아테네에서는 두 번의 올림픽이 열렸다.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그것이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두 번의 올림픽 당시 모두 공식 호텔로 지정됐다.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기록이다. 호텔의 유명세에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소피아 로렌 등 왕족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도 한몫 했다. 그랜드 브르타뉴는 클래식과 디럭스 타입의 객실을 비롯해 7개 타입의 스위트 객실을 선보인다. 비교적 좁은 편인 낮은 등급의 객실이라도 고풍스럽기는 한결같다. 완벽한 조망을 바란다면 디럭스 스위트가 제격이다. 객실은 디럭스 타입과 동일하지만 아크로폴리스를 조망하는 넓은 발코니를 지녔다. 세세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는데, 객실에는 각각 다른 5종류의 베개가 비치돼 있다. 부대시설로는 인도어 수영장과 아웃도어 수영장, 스파 등이 자리했다. 압권은 레스토랑이다. 멀리 아크로폴리스를 품은 ‘GB 루프 가든’의 풍경은 시간과 빛의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곳에서는 한낮에는 태양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어두운 밤에는 조명으로 환하게 물든 아크로폴리스를 맞게 된다. GB 루프 가든에서의 식사는 맛을 음미하고 배를 채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여행의 참맛을 되뇌게 하는 행복한 각성이다. 그랜드 브르타뉴에는 GB 루프 가든을 포함해 7개의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찾아가기 아테네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45분 정도 걸린다. 신타그마 광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호텔까지 쉽게 닿을 수 있다. 시내에서 이동한다면 지하철 신타그마역을 이용해도 된다. 호텔의 위치는 호텔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그런 의미에서 그랜드 브르타뉴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이다. 호텔은 국회의사당과 신타그마 광장 바로 옆에 자리했다. 신타그마 광장은 아테네의 트렌드와 미식 중심지인 에르무, 미트로폴레오스 거리와 이어진다. 아크로폴리스, 제우스 신전, 판아테나이코스 근대 올림픽 경기장 등 아테네의 굵직굵직한 볼거리 또한 차로 10분여 거리로 가깝다. 홈페이지 www.grandebretagne.g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Drive 코린토스Corinth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 사이에는 코린토스 운하가 흐른다. ‘육지에 파 놓은 물길’이라는 운하의 뜻 그대로 코린토스 운하는 인공적으로 판 물길이다. 1881년에 시작된 공사는 1893년에 끝나 코린토스에서 살로니코스까지 700km 바닷길을 단 6.3km로 줄였다. 운하를 파려는 노력은 기원전부터 있어 왔지만 매번 여러 반대에 부딪쳤다. 신이 막아 놓은 것을 왜 파느냐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고, 살로니코스에 비해 코린토스의 해수면이 높아 살로니코스가 잠기고 말 거라는 비과학적인 이유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었다. 67년, 네로 황제는 포로 6,000명을 동원해 공사에 착수했지만 그들은 모두 수장되고 만다. 이리저리 한눈에 담기는 코린토스 운하는 펠로폰네소스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지나는 길이다. 코린토스 운하만 스쳐 지나기 섭섭하다면 루트라키 해변이나 아크로코린트로 향하는 것도 괜찮다. 한적한 루트라키 해변에는 그리스 대중 음식점인 ‘타베르나’가 줄지어 서 있다. 입맛 당기는 해산물 요리는 시끌벅적하게 그리스 스타일로 즐겨야 그 맛이 배가 된다. 아크로코린트는 아크로폴리스의 3배 높이인 해발 575m에 세운 도시국가다. 코린토스와 살로니코스를 모두 굽어보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해 여러 차례 땅의 주인이 바뀌는 비극을 겪었다.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쌓았던 아크로코린트의 성벽은 길이가 4.6km, 두께가 무려 두께 7m에 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min Drive 아크로폴리스Acropolis 아크로폴리스는 폴리스의 높은 곳이라는 의미다. 각 폴리스에는 아크로폴리스가 존재하지만 오늘날 아크로폴리스는 흔히 아테네를 일컫는다. 아테네는 1,000여 개에 이르는 도시국가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도시국가로는 아테네, 스파르타, 테베 등이 있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기 전 여행자들은 으레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들른다. 이전에는 파르테논 신전 옆에 자그마하게 자리했지만 지금은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웅장하게 변모했다. 아크로폴리스의 변천사와 출토 유물 등의 전시물도 볼 만하지만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가 참여한 박물관 건물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다. 아크로폴리스는 이름 그대로 높은 언덕에 자리했다. 박물관에서 나와 언덕까지는 걸어야 하고, 그 길 중간에는 음악당인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있다. 닫힌 문 사이로 일부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당은 아크로폴리스에 입장한 후에야 제대로 된 반원형의 모습을 보여 준다. 불레의 문을 통과하면 양쪽으로 선 에레크테이온 신전과 파르테논 신전을 보게 된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남쪽 벽의 여인 조각상 가리아티드로 유명하다. 파르테논은 아크로폴리스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도리아식 기둥의 황금 비율을 선사해 최고의 신전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 늘 그래 온 것처럼 파르테논 신전은 공사 중이다. 입장료┃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5유로 아크로폴리스 전망대 12유로 ●Pylos 필로스 이오니아 해의 숨결 ▶hotel 상상 그 이상의 리조트 코스타 나바리노Costa Navarino 코스타 나바리노는 단순한 리조트가 아니다. 오랜 열정과 땀의 결실이다. 코스타 나바리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는 1987년. 그리스의 해운 선주 바실리스는 펠로폰네소스 남서쪽에 자리한 메시니아 주의 땅을 일부 구입하며 코스타 나바리노의 서막을 올렸다. 코스타 나바리노가 첫 손님을 맞이한 해는 2010년.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리조트에는 1만6,000그루가 넘는 올리브 나무와 8,000그루가 넘는 과실수가 옮겨 심어졌다. 황량했던 황톳빛 땅은 나무가 우거진 푸른 땅으로 변모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는 일대를 더욱 푸르게 꾸민다. 2009년에 선보인 코스타 나바리노의 듄 코스는 푸르름의 결정판이다. 티박스에 서면 골프 코스와 조화를 이룬 바다와 강, 언덕의 푸르름이 한눈에 담긴다. 듄 코스는 US 마스터스 챔피언인 베른하르트 랑거와 골프 매니지먼트 회사인 트룬 골프가 설계했다. 듄 코스 외에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2011년에 완성된 베이 코스가 하나 더 있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골프 코스가 특별한 이유는 코스타 나바리노는 골프 리조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하며 내세우지 않은 시설조차 코스타 나바리노에서는 이리도 훌륭하다. 코스타 나바리노는 그 밖에도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수영장은 기본. 리조트 내에는 워터 슬라이드를 갖춘 아쿠아파크까지 자리했다. 정규 테니스 코트에 어린이 전용 테니스 코트까지 갖췄으니 기타 스포츠 시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오니아 해를 마주한 1km 길이의 해변이 자리했지만 리조트에 머물며 해변에 나갈 일은 흔치 않다. 코스타 나바리노의 건물은 돌로 된 성채를 연상케 하는 메시니아의 전통 양식을 따랐다. 건물들이 미로처럼 연결된 까닭에 무심코 길을 나섰다가는 헤매기 일쑤다. 리조트 지도는 필수. 리조트 내 시설은 상상을 초월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는 18곳에 달하는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그리스 정통 요리에서 아시아 요리까지, 전 세계 맛 기행이 리조트 내에서 이뤄진다. 스시 등 아시아 요리를 선보이는 라운지 바인 ‘인비’와 야외극장과 인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다 루이지’는 특히 인기다. 조식은 뷔페 레스토랑인 ‘모리아스’에서 진행된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직접 만드는 신선한 요구르트와 다양한 종류의 꿀과 잼이 특징이다. 객실은 로마노스 리조트에 320개, 웨스틴 코스타 나바리노에 444개가 마련돼 있다. 모든 객실에는 리조트 시설과 바다가 조망되는 넓은 발코니가 딸려 있다. 일부 1층 객실은 전용 인피니티 수영장을 갖췄다. 찾아가기 아테테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45분 거리다. 아테네 공항에서 출발하는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280유로. 국내선을 이용, 칼라마타 공항에서 리조트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칼라마타 공항에서 48km 거리로 리조트 전용 택시는 한 대에 70유로다. 홈페이지 www.westincostanavarino.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3h 20min Drive 모넴바시아 Monemvasia 육지에서 섬이 됐다가 다시 육지와 연결된 모넴바시아. 필로스에서는 3시간, 칼라마타에서는 2시간 30분 거리다. 아테네에서 모넴바시아로 가려면 무려 5시간이 걸리지만 당일치기로 모넴바시아를 찾는 이들도 꽤 된다. 길에 버리는 시간조차 아깝지 않을 만한 가치가 모넴바시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넴바시아는 펠로폰네소스 남동쪽 라코니아 주에 우뚝 선 섬이다. 본디 반도에 속한 땅이었지만 375년의 대지진을 겪으며 섬으로 분리됐다. 이 섬은 수백 년이 지난 6세기, 다시 육지와 400m 둑으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그리스어 ‘모네Mone’과 ‘엠바시Emvassi’가 합쳐진 말로 ‘하나의 입구’라는 뜻이다. 실제 모넴바시아로 들어가려면 단 하나의 입구를 지나야 한다. 그렇게 닿은 모넴바시아는 식물의 뿌리처럼 뻗은 고샅으로 이어진다. 입구의 고샅은 중앙 광장으로, 또다시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연결된다. 모넴바시아는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구분된다. 아랫마을을 굽어보며 선 윗마을은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은 아랫마을에는 보수를 거친 800여 채의 옛집과 4곳의 교회가 남아 있다. 중앙 광장에서 바다 쪽 절벽을 굽어보면 절벽에 매달린 집들의 모양새에 모넴바시아는 역시 그리스 섬이구나 싶다. 그러다가 눈을 돌려 고샅을 훑으면 육지의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조금이라도 얻어 먹겠다고 얌전히 테이블 옆을 지키니 여행자들에게 길들여진 ‘섬 고양이’인가 싶다가도 다가서면 흠칫 놀라 몸을 낮춰 피하니 ‘육지 고양이’인가 싶다. 육지 혹은 섬. 풀리지 않는 숙제다. 모넴바시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고샅을 훑고 바다를 감상하고,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 일이 전부라면 전부다. 하루 이틀 더 묵어 간다 해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고샅을 품은 그 집, 바다를 안은 저 집의 정취가 모두 달라 며칠 머물며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모넴바시아는 그런 곳이다. 스페체스 섬은 자동차가 없는 곳이다. 천천히 오가는 마차가 이곳의 예스러운 정취를 더해 준다. ●Spetses 스페체스 오토바이가 넘실거리는 섬 ▶hotel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 호텔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The Poseidonion Grand Hotel 정기선이든 전셋배든 수상택시든, 스페체스로 향하는 배들은 크기와 형태를 막론하고 다피아 선착장Dapia Port으로 향한다. 멀리, 배에서 바라보는 스페체스는 늘 바라 온 그리스 섬이다. 에게해를 비추는 햇빛은 청록빛에 물들고, 바다로 쏟아질 듯 섬의 언덕에 다닥다닥 붙어 자리한 집들은 파스텔톤 황톳빛을 머금었다. 선착장에서 내려다본 스페체스의 풍경은 또 다르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1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포세이도니온 호텔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어 스페체스의 전형과는 조금은 다른 스카이라인을 그려 낸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인 코트다쥐르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아테네의 호텔 그랜드 브르타뉴와도 동일한 양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을 빌리자면 ‘그리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급히 지은, 외견만 고급스런 호텔이 아니라 제대로 정성을 들여 세운 품격 있는 본격적인 호텔이다.’ 비즈니스 개념의 호텔만이 존재했던 19세기. 포세이도니온은 그리스 최초의 리조트호텔로 1914년에 문을 열었다. 유럽 각국의 왕족들이 호텔을 다녀갔고 그들의 흔적은 호텔의 옛 장부에 생생하게 남았다. 숙박객들의 이름과 숙박료를 꼼꼼하게 적은 옛 장부는 로비 한 편을 장식하며 호텔의 역사를 말해 준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방과 거실을 분리한 듯한 형태의 로비는 고급스러운 소파와 테이블로 꾸몄다. 로비 천장은 화려한 샹들리에로 장식하고 층과 층은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했다. 포세이도니온은 6층은 됨직한 3층 건물이다. 현대의 실용성만 놓고 본다면 형편없는 건물이겠지만 사치스럽기에 웅장하고 화려할 수 있었다. 다만 1914년에 머물렀다면 호텔은 낡아 버렸을 것이다. 호텔은 2004년부터 5년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시행해 2009년 6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타일, 벽돌 등의 자재는 기존의 것을 유지했기에 웅장하고 화려한 옛것과 깨끗하고 편리한 새것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은 히스토릭 윙Historic Wing과 포세이도니온 뉴 윙Poseidonion New Wing으로 구분된다. 각 건물에는 슈피리어, 디럭스, 스위트 등급의 객실이 자리한다. 정원, 바다의 조망에 따라 객실 등급은 또다시 세분화된다. 낮은 등급의 객실은 아담한 침실과 욕실이 있는 단출한 시설이지만 편안한 침대와 침구를 갖췄다. 반면 스위트 등급의 객실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그중 전용 엘리베이터로 닿을 수 있는 로열스위트는 호텔에서도 단 하나뿐인 객실이다. 3개의 침실에는 각각 욕실이 딸려 있으며, 넓은 거실은 값비싼 가구로 채웠다. 압권은 에게 해를 끌어안은 발코니. ‘발코니의 넓이가 부의 기준’이라는 그리스의 문화를 몸소 깨닫게 하는 장소다. 포세이도니온 그랜드 호텔은 ‘베스트 클래식 부티크 호텔Best Classic Boutique Hotel In The World’ 등 2012년에만 호텔 어워드 3관왕을 차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찾아가기 펠로폰네소스 아르골리스 주 남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코스타 항에서 스페체스까지 가는 페리를 매일 4회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15분. 운항 시간은 수시로 바뀌므로 호텔에 문의하는 게 좋다. 수상 택시는 코스타 항을 비롯해 포르토 헬리 등지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24시간 운항하지만 늦은 밤이나 새벽에 타려면 따로 문의해야 한다. 아테네에서 스페체스 섬으로 바로 간다면 피레에프스(피레우스) 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된다. 배의 종류에 따라 2시간 30분~3시간가량 소요된다. 홈페이지 www.poseidonion.com 유의사항 그리스의 2,000여 개의 섬 중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은 200여 개다. 그리스 섬 사람들은 연중 섬에 살지만 11~4월에 여행자들이 섬을 찾기는 힘들다. 이 시기에는 호텔은 물론 카페나 레스토랑 등 여행자 편의시설이 모두 문을 닫는다. 이유는 다름아닌 날씨 때문.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라 그리스의 찬란한 햇빛은 고사하고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진다. 포세이도니온 호텔 또한 같은 이유로 이 시기에 문을 닫는다. 1~10min Walk 스페체스Spetses 스페체스 섬에는 차가 없다. 호텔에서 짐을 나르는 데 사용하는 개조 트럭이 존재하지만 일상적으로 운행되는 차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섬이라는 단어는 고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법. 자동차마저 사라져 버린 섬의 정적은 가보지 않고는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스페체스 섬의 실상은 정적과는 거리가 멀다. 섬은 차가 없는 대신 오토바이로 넘쳐난다. 10초에 한두 대의 오토바이는 반드시 보게 되니 하릴없이 섬을 왔다갔다 하는 이들이 있음이 분명하다. 여행자에게 오토바이를 빌려 주는 가게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오토바이를 타면 섬 구석구석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겠지만 작은 섬에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천천히 섬을 걷다 보면 섬의 풍경과 일상이 느리지만 여유롭게 눈에 담긴다. 조금 멀리 이동할 일이 있다면 마차를 타면 된다. 섬의 정취에 예스러운 정취를 더하는 아주 멋진 교통수단이다. 포세이도니온 호텔에서 걸어서 1분이면 다피아 선착장이고, 다피아 선착장 인근에는 스페체스 섬의 다운타운이 형성돼 있다. 말이 다운타운이지 걸어서 10분이면 훑을 만한 기념품 가게,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다. 기념품 가게의 단골 메뉴는 마차, 집, 고양이 등 스페체스의 풍경이 새겨져 있는 마그네틱이다. 여기에 영어로 휘갈겨 적은 ‘스페체스’라는 글씨는 기념만 되지 않는다면 지워 버리고 싶을 정도로 조악하다. 신발, 의류, 모자,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많다. 무언가를 사고 말고를 떠나서 모든 가게들은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스페체스의 풍경에 녹아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은 점심이나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한산하다. 스페체스의 ‘그리스’ 할아버지들은 한산한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나른한 그들의 일상은 여행자들에게 그리스를 말하는 풍경이 된다. 지금은 아니지만 17~18세기의 스페체스는 ‘부富’로 대변되는 섬이었다. 스페체스의 작은 섬에는 범선을 만드는 큰 조선소가 있었고 이곳에서는 화물과 대포를 모두 실을 수 있는 범선을 생산했다. 17세기 이전, 그리스는 해적으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이러한 범선이 생산되며 순조로운 무역이 가능해졌다. 스페체스 섬에 부를 가져다준 본거지는 올드하버다. 오늘날 제일 항구의 명예는 다피아 선착장에 내줬지만 당시 올드하버의 영화로운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드하버에는 요트 등 개인 소유의 배들이 즐비하고, 인근에 자리한 부유한 선박 소유주들이 지은 호화로운 집들이 스페체스 특유의 풍경을 만든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 가옥은 그리스에서 가장 비싼 집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드하버는 다피아 선착장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다피아 선착장과 가까운 락사리나 부부리나Laksarina Bouboulina의 집도 스페체스 섬이 풍요로웠던 시절에 지어졌다. 부부리나는 1821년 투르크와 맞선 독립전쟁에 전 재산을 내어 놓고 독립군을 이끈 여걸이다. 그리스에서 그녀의 이름을 듣는 건 어렵지 않은 일. 유로를 쓰기 이전 그리스의 화폐인 드라크마에도, 거리 이름에도 부부리나는 살아 있다.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이 부부리나를 존경하는 그리스인들 덕분에 스페체스는 풍요로움과와 더불어 영광의 섬으로 불리게 됐다. 부부리나의 집은 1991년에 부부리나 박물관으로 선보였다. 집 안에 오래된 무기와 책, 도자기, 편지와 문서, 그림, 개인 소장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부부리나의 후손이 40분간 영어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며 6유로의 입장료는 옛 집을 유지, 보수하는 데에만 쓰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h 15min 에피다브로스Epidaurus 에피다브로스는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병의 치유를 기원하던 장소다. 에피다브로스에 모인 환자들은 일상의 즐거움을 찾았고, 대규모 반원형 극장은 그렇게 탄생했다. 에피다브로스는 그리스, 로마의 오케스트라 극장 가운데 유일하게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원전 4세기경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음향 시스템 또한 완벽하다. 에피다브로스의 무대에는 당시의 음향 시스템을 시험하고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줄을 선다. 소리를 치는 이들도,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다. 객석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도 소리는 잘 들린다. 소리가 벽을 치고 증폭돼 울리는 것마냥 아주 잘 들린다. 에피다브로스의 반원형 극장은 1만4,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입장료 6유로 1h 30min 나프플리온Nafplion 펠로폰네소스 반도 아르골리우스 주에 자리한 나프플리온. 투르크와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리스 임시정부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나프플리온은 아테네와도 2시간 30분가량 거리로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나프플리온을 기점으로 삼고, 에피다브로스를 함께 돌아보면 된다. 타운 홀이 자리한 신타그마 광장은 나프플리온 여정의 출발점이다. 여유가 된다면 나프플리온이 한눈에 조망되는 아크로 나프플리온과 팔라미디 성채에 올라 본다. 아크로 나프플리온의 언덕 아래로는 바다 혹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이 여러 갈래로 펼쳐진다.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 나프플리온의 골목은, 일상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그런 일이 늘 그렇게 일어나는 것처럼 골목 사람들은 여유롭다. 나프플리온의 개들도 골목 개 행세를 한다. 원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프플리온의 골목에서는 여행자가 아닌 척, 그들의 생활에 녹아 들어 골목 사람처럼 굴고 싶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꽃보다 화려하게 치장한 기념품 가게에서 꺾이고 만다. 어느 관광지에나 있는 그저 그런 기념품이 아니라 꽤 괜찮은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몇 있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골목을 벗어나 바다로 난 길로 향하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성채가 보인다. 부르지 섬이다. 베네치아인들의 요새였던 곳으로 19세기에는 사형 집행인들이 은퇴 후 이곳에서 생활했다 한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02-3789-7054 www.turkishairlines.com ▶travie info 항공 한국에서 그리스로 가는 직항은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인천, 이스탄불, 아테네를 연결하면 빠르고 편리하다. 인천과 이스탄불 구간은 매일 1회, 이스탄불과 그리스 구간은 매일 4회 운항된다. 시차 그리스가 한국보다 6시간 느리다. 화폐 유로를 사용한다. 2013년 7월 기준, 1유로는 1,477원. 전압 220V, 50HZ. 한국의 전기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 朴대통령 “경제활성화 맞게 경제민주화도 가야”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과 보육을 비롯한 여성 근로여건 개선, 맞벌이 지원과 고령자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중산층 확대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2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득 기준으로는 중산층에 속하는 데도 스스로를 서민층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은데 국민 눈높이에서 짐을 덜어 드리는 노력을 펼쳐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중산층 확대를 위해 생계비, 주거비, 사교육비 등 지나치게 높은 가계지출 부담을 완화하도록 각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우리 경제 정책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이상 가는 목표가 없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맞게 맞춤형 고용복지도 가야 되고 경제민주화도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중산층 복원을 위한 정책과제’를 보고했다. 보고서는 중산층 복원을 위해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빈곤탈출, 빈곤층 전락 방지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인적자본 투자 확대 및 재산형성 지원을 통한 사회이동성 제고 등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후 중견기업 대표들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중견기업이 되더라도 연구·개발(R&D), 세제 등 꼭 필요한 지원은 계속해 기업의 부담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 체계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보름 동안 잠복 취재… 전두환 일가의 일상 추적

    보름 동안 잠복 취재… 전두환 일가의 일상 추적

    지난 7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됐다. 보름 뒤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1672억원을 환수하기 위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전 전 대통령의 자녀는 물론 친인척과 측근들의 자택과 사무실까지 5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한달 만에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의 핵심 관리인이었던 처남 이창석씨가 구속됐다. 검찰의 칼끝은 점점 전 전 대통령의 자녀들에게 향하고 있다. 27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되는 ‘시사기획 창’은 보름동안의 잠복 취재를 통해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씨, 자녀들의 일상을 추적했다. 전 전 대통령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다. 출판 재벌로 불리는 장남 전재국, 대학교수인 장녀 전효선, 부동산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차남 전재용, 그리고 미국에서 와이너리 경영에 관여하는 삼남 전재만이다. 또 전 전 대통령과 자녀들을 이어주는 핵심인물인 처남 이창석이 있다. 이들의 재산은 언론에서 확인한 것만 수천 억원에 이른다. 취재진은 그들이 무엇을 소유하고 어떤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지, 또 이들의 재산이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 추적이 가능한 모든 재산 변동 상황을 분석했다. 검찰은 처남 이씨가 보유했던 재산을 중심으로 비자금이 흘러간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오산의 100만㎡의 땅이 치밀한 분배 계획에 따라 자녀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고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또 50억원대에 이르는 서울 한남동 땅의 거래 과정도 추적하고 있다. 취재진은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재산들을 확인하는 과정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재산을 확인했다. 취재진은 전씨 일가가 보유한 해외 재산과 납득할 수 없는 과정으로 형성된 재산들, 그 형성 과정에 개입된 조력자들은 누구이고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도 파고들었다. 전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추징금은 모두 2205억원, 이 중 환수한 액수는 533억원에 그친다. 지금까지 이 정도밖에 환수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전 전 대통령은 그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었는지, 남은 1672억원을 다 환수할 수 있는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검찰의 환수절차에 전 전 대통령 측은 순순히 응할지, 아니면 끝까지 검찰에 맞설지 취재진은 남은 궁금증을 풀어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대부분의 국가에는 대표 기업이 있다. 어떤 국가에서는 소수의 일부 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가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석탄액화 기업 ‘사솔’이 있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고, 남아공의 사솔은 전체 경제의 10%를 먹여 살린다. 핀란드에도 전 세계에 군림했던 휴대전화·통신기업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는 전성기 때 혼자 핀란드 법인세의 23%를 담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노키아가 급격히 쇠락하자 전 세계인들은 핀란드 경제의 ‘몰락’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핀란드에서만 3700여명의 노키아 직원이 해고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핀란드는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핀란드는 유로존 금융위기 속에서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이 2.0%로 유로존 평균(1.0%)을 크게 웃돈다. 한국에서는 노키아에서 빠져나온 인력이 새롭게 만들어낸 스타트업들이 핀란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핀란드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핀란드 스타트업 붐을 일으킨 네 가지 프로그램이 노키아의 몰락과 상관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 강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4~5년에 불과하다. 스타트업에 대한 핀란드의 고민은 2000년대 후반 학계·경제계에서 제기된 ‘핀란드 패러독스’에서 시작됐다. 핀란드 패러독스는 에르코 아우티오가 주창한 개념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 교육 경쟁력 등이 전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기업이 없다는 위기감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다. 파트리크 슈아니 헬싱키대 교수는 “정체된 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창업을 장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창조경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비슷한 위기감과 정책비전이다. 2009년 3월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은 노키아, 테크노파크 육성 및 운영회사인 ‘테크노폴리스’와 함께 ‘노키아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 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노베이션 밀’의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노키아에서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은 R&D 성과를 중소기업이 상용화하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었다. 민간과 공공의 영역은 각자가 장점을 가진 분야로 명확하게 나눴다. 노키아는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제공하고, TEKES는 펀드 조성을 맡았다. 테크노폴리스는 사업 공간 및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1년 3월까지 1단계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가능성이 보이자 이후 ‘루키’, ‘바르칠라’, ‘케미라’ 등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베사 니니칸가스 핀란드 과학기자협회장은 “노키아는 창업회사의 수익 공유, 특허권 보유, 퇴사 인력의 활용, 노키아 내부 인력 순환을 통한 인력 재구성이라는 측면에서 손해 볼 게 없었다”면서 “불과 2년 만에 18개 기업이 창업했고 2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자 프로그램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6월 현재 기준으로 ‘이노베이션 밀’ 프로그램을 통해 10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창업 기업은 60곳을 넘어섰다. 프로그램의 성공에는 투자대상 선정 과정에서 시장성이나 창업제품 이외에 창업자들의 경력을 중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35~40세의 창업 경력자가 우선시됐다. 자신의 운동량을 체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스포츠 트래커’, 기업용 모바일오피스 솔루션 ‘네웨로’, 무선충전기 ‘파워키스’ 등 색다른 벤처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다. 핀란드 스타트업 성공의 나머지 세 가지 요소는 헬싱키 인근 에스푸에 위치한 알토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알토대는 헬싱키공대, 헬싱키경제대, 헬싱키예술디자인대를 하나로 합병해 출범한 일종의 ‘스타트업 특화대학’이다. 파우 니카난 알토대 교수는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공통점을 가진 학과들을 집중적으로 모아 대학을 만든 것”이라며 “학과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디자인, 경영 등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한 결과물은 예상보다 빨리 거둬졌다. 2009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다녀온 알토대 학생 4명은 “왜 핀란드에는 미국과 같은 스타트업 문화가 없는가”라는 고민 끝에 알토 개척가 사회(알토ES)를 조직했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알토ES는 네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우선 대표적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사우나’는 매년 30개 팀을 선정, 1개월간 집중적인 창업과정을 멘토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핀란드 최고의 기업가들이 무료로 참여한다. 알토대의 에스투 오타니에미 캠퍼스 ‘스타트업 사우나’ 건물 내에서 자유롭게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2010년 이후 90개 신생회사가 스타트업 사우나를 거쳤고, 이들에게 투자된 금액은 2500만 달러(약 278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말 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도 6월 7일부터 9주간의 창업 지원 코칭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참가자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눈다. 9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결과물 발표 행사가 열린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김병수 연구위원은 “스타트업 사우나에서는 창업 및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50여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서 “스타트업 사우나 이외에 인턴 파견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라이트, 유럽 최대 창업 관련 교류의 장인 ‘슬러시 콘퍼런스’,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자산화하기 위한 ‘국제 실패의 날’(10월 13일) 등이 순수하게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구축돼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알토대의 ‘팩토리 문화’를 들 수 있다. 알토대는 ‘디자인 팩토리’, ‘미디어 팩토리’, ‘서비스 팩토리’, ‘헬스 팩토리’ 등 네 곳의 협업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와 연구진,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각각의 분야 및 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연구 및 교육 방법을 개발해낸다. 팩토리 문화의 발전된 형태로 ‘팹랩’과 ‘앱캠퍼스’를 들 수 있다. 팹랩은 제작 실험실의 약자로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 3차원(D)프린터 등의 실험 생산장비를 구비해 학생과 예비 창업자, 중소기업가가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제로 구현해 보는 공간이다. 앱캠퍼스는 알토대,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가 공동으로 마련한 1800만 유로(약 270억원) 규모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펀딩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5월 시작됐으며 지난 1년간 전 세계 95개국에서 2500개의 지원 신청서가 쇄도했다. 프로젝트당 2만(약 3000만원)~7만 유로(약 1억 4000만원)를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알토대 기업가정신센터(ACE)는 이 모든 창업지원 프로그램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ACE는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사업화되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센터다. 기업가정신 교육, 연구결과 사업화, 기술이전, 창업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지식재산권 관리 등을 맡는다. 전 세계적인 게임 히트작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김 위원은 “각 프로그램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타트업의 부흥에는 사회 전반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형태보다는 대기업이 지원해 만든 새로운 경제형태가 다시 사회로 공헌하는 창업생태계 구조를 한국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헬싱키·에스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檢 “전두환 추징금 전액 환수가 목표… 협상은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 전액을 환수 목표로 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측이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더라도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전 전 대통령 측에서 추징금 일부의 자진 납부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미납 추징금 전액을 환수하는 게 수사의 목표”라며 “자진 납부 규모를 두고 협상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면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수사해서 나온 것을 묻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재국(54)·재용(49)씨, 처남과 조카 등 일가의 조세포탈, 횡령·배임, 범죄수익 은닉 등에 대한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경기 오산시 양산동 일대 토지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양도세 및 증여세 등 130억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조세포탈)로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씨가 부친인 이규동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활용 등을 작성한 문건을 확보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내역, 형성 과정 등도 살펴보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재홍(57)씨는 조경업체인 청우개발을 운영하면서 6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을 관리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이씨를 석방한 검찰은 청우개발의 설립 자금에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는지 등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국·재용씨 소유의 시공사, 비엘에셋 등 사업체를 통한 배임·횡령 혐의와 해외 컴퍼니, 삼남 재만씨 소유의 와이너리 등을 통한 국외 재산 도피,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페이퍼컴퍼니의 계좌를 개설한 아랍은행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고, 최근 미 사법 당국에 부동산 매입자금 출처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재국·재용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고령인 데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 등을 고려해 소환 조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을 불러 확인할 사안이 생길 경우 수사 마지막 단계에서 방문 조사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씨 비자금 세탁·증여 핵심 인물… 檢, 재용·재국 범죄 혐의 포착

    전씨 비자금 세탁·증여 핵심 인물… 檢, 재용·재국 범죄 혐의 포착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12일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한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비자금 관리인으로 꼽히는 이창석(62)씨를 소환했다. 최근 압수수색 및 관계자 소환 조사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검찰이 이날 이씨를 첫 소환 대상자로 부른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재산을 형성하고 증식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만큼 일가 재산의 불법성을 입증할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이씨는 장남 재국(54), 차남 재용(49)씨의 어린 시절부터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은닉, 관리하다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매매 등의 방법으로 돈을 넘겨 재산 증식·세탁에 개입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특히 재용씨에게 161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회사 운영 자금을 빌려 주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했다. 이씨는 2006년 12월 경기 오산시 양산동 46만㎡의 땅을 공시지가의 10분의1도 안 되는 28억원에 재용씨에게 넘겼고, 이후 재용씨는 이 땅을 되팔아 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또 재용씨가 운영 중인 비엘에셋이 2008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일대 개발 사업을 위해 B저축은행 등 9곳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오산에 있는 390억원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씨가 소유한 양산동 땅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구입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소유하다 1984년 이씨에게 넘긴 경기 안양시 관양동 임야 2만 6000㎡를 전 전 대통령의 외동딸 효선씨에게 증여하고, ‘에스더블유디씨’라는 유한회사를 만들어 50억원대로 추락한 골프장 회원권을 191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1996년과 2004년 두 차례에 걸친 ‘전두환 비자금’ 수사에서도 이씨를 핵심 인물로 보고 추궁했으나 결정적인 연결고리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씨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장인인 이규동씨에게서 상당수의 부동산을 증여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이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재국, 재용씨 등 자녀들에 대해서도 일부 범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의 시공사, 비엘에셋 등 사업체를 통한 배임·횡령 혐의와 재국씨가 세운 해외 컴퍼니, 삼남 재만씨 소유의 와이너리 등을 통한 국외 재산 도피, 조세 포탈 혐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재국씨가 조세 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통해 은닉 자금을 국외로 빼돌렸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계좌를 개설했던 아랍은행 싱가포르지점 관계자를 소환 조사했다. 또 검찰은 재용, 재만씨가 미국에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부동산 등의 매입 자금 출처 조사와 관련해 미 사법 당국과 세무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국외 재산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검찰은 시공사 등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의 사업체 설립 과정에서의 괴자금 유입 여부, 미술품 등의 구입 자금 등을 분석해 탈세, 횡령 등의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거래에 관여한 4명의 주거지를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두환측 “부부 원래 재산 많았다…비자금 없어 추징금 낼 돈도 없다”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이 “취임 전부터 재산이 많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은 섞이지 않아 추징당할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과 비자금을 분리해 별도의 재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 전 대통령을 17년간 보좌한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1983년 공직자 재산등록 때 전 전 대통령 내외가 각각 20억원, 40억원 정도의 재산을 신고했다”며 “재산 대부분은 대통령 취임 전에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과 연희동 자택 땅 등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장교로 근무하던 1960~1970년대 장인인 이규동씨가 취득했다”며 “증여 및 상속 절차는 1980~1990년대 이뤄졌지만 취득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이라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었을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검찰이 압류한 이순자 여사 명의의 연금보험의 출처 역시 이규동씨의 재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공중변소 낙서 인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문구를 인용해 “비겁하고 천박한 하이에나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며 전 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창석씨와 자녀들의 재산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금은닉 여부가 조만간 판명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검찰은 장남 재국씨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 계좌를 관리한 아랍은행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하는 등 해외 은닉자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두환 일가 ‘뇌물수수 사건 기록’ 열람 요청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을 추적 중인 검찰이 부부장급 검사와 회계분석 요원 2명을 새로 투입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 전환을 앞두고 수사팀을 보강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김형준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9명, 회계분석 요원 4명, 자금 추적 요원 6명, 국세청 등 외부 파견을 포함해 수사팀 인력을 모두 45명으로 확대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재산 형성 자금과 비자금 개입 여부를 분석해 이르면 다음 주쯤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을 고의적으로 숨긴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법)와 비자금 은닉 과정에서의 탈세, 국외 재산 도피 등을 중점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가 검찰 조사 전후로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삼남인 재만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운영하는 와이너리 회사 ‘다나 에스테이트’ 측이 최근 현지의 고급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장남 재국씨도 시공아트스페이스 등이 위치한 서울 평창동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 전 대통령 측은 1995~1996년 뇌물수수 사건의 수사 기록 일체를 열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검찰에 신청했다. ‘2205억원대 비자금은 이미 다 쓰고 없다’는 기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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