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일제강점기
    2025-12-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55
  • 日언론, ‘위안부’ 패소에…“韓사법 리스크 재현”

    日언론, ‘위안부’ 패소에…“韓사법 리스크 재현”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원고 승소로 판결하자 일본 언론이 “한국 사법 리스크가 재현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다수 일본 매체는 이번 판결이 올해 3월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발표한 뒤 빠른 속도로 개선된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정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24일(한국시간) 한국 항소심 재판부가 다른 나라의 재판권이 면제된다는 이유로 이번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1심을 뒤집고 일본에 배상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일 양국의 마찰 원인을 만들어 온 한국 사법 리스크가 다시 떠올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법원은 일본에 엄격한 한국 여론에 영합하는 듯한 판결을 자주 했다”며 이번에도 법원이 한국 정부의 징용 해법 이행에 물을 끼얹는 판단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지난달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에 대해 무죄 취지 판단을 했고, 한국인 절도범이 2012년 쓰시마섬 사찰에서 훔쳐 온 고려시대 불상 소유권이 일본 측에 있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요미우리는 “한일 역사문제가 한국 사법부 판단을 계기로 다시 복잡화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 “재판 이뤄지는 것 자체에 대해 유감” 진보 성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제강점기 배상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번 재판이 이뤄지는 것 자체에 대해 유감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배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했다.앞서 일본은 한국 1심 재판부가 2021년 1월 같은 취지의 또 다른 소송에서 일본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한 데 대해 대응하지 않았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아사히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이러한 일본 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한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모습은 피할 듯하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개선 중인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외무성 간부 전망을 소개했다. 日 “극히 유감, 양국 합의 위배” 항의 일본 정부는 이같은 판결에 외무대신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은 담화를 내고 “(소송 판결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고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응했다. 가미카와 외무대신은 “이 판결은 2021년 1월 8일 판결과 마찬가지로 국제법 및 한일 양국 간 합의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에 즉시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재차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전날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 금액을 전부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일본 정부가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 재일제주인의 이주역사를 만나다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 재일제주인의 이주역사를 만나다

    제주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가기 시작한 것은 1923년 제주~오사카 직항로가 개설되면서 이뤄졌다. 제주-오사카 직항로는 1923년 2월 최초 개설됐다. 제주 향토자본이 설립한 제우사(濟友社)가 직항선을 처음으로 띄운 이후, 그해 3월 아마시키기선 군대환이 제주-오사카 항로에 취항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긴 흉년으로 빈곤했던 제주인들은 급격한 산업화로 노동력이 필요해진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다. 해마다 일본으로 건너가는 제주인이 늘어나 1934년 동경·오사카 거주 제주인들만 당시 제주도 인구(약20만명)의 25%인 약 5만명에 달했다. 이렇게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제주인들은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고향 제주를 위해 도로포장, 전기·전화·수도가설, 학교·마을회관 건립 등 다양한 분야에 아낌없는 기부로 제주 발전의 초석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를 24일 오후 7시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제주 출신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제주인 2세 음악가 양방언씨를 초청, 음악과 함께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 고향 제주를 담아낸 곡들의 탄생 배경, 경계인으로서의 음악 이야기 등을 주제로 토크가 진행된다. 올해로 데뷔 28년차를 맞는 양씨는 대표곡인 ‘프린스 오브 제주(Prince of Jeju)’, ‘아시안 뷰티(Asian Beauty)’ 등도 들려준다.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다큐멘터리 작가 안현미 씨가 진행을 맡으며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고지우 학생이 토크 패널로 참여한다. 토크콘서트 입장료는 무료(도민 대상)이며 온라인 사전 예매 후 잔여좌석(20석)에 한해 현장에서 선착순 배부한다. 오영훈 도지사는 “재일제주인의 이주역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역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온 제주인의 자부심이자 세계로 뻗어나갈 동력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재일제주인의 헌신에 보답하면서 이주역사 재정립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달 7일 재일본 관동·관서도민회가 참석한 가운데 제주-오사카 직항로 개설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으며, 기념식 이후부터 11월 3일까지 제주대학교 박물관에서 재일제주인 이주역사 전시회를 마련하는 등 재일제주인 관련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한국,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위원국 됐다

    한국,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위원국 됐다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활동하게 됐다.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22일(현지시간) 유네스코가 프랑스 파리에서 연 제24차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규 위원국으로 선출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세계유산위 위원국으로 역할한다. 한국이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1997~2003년, 2005~2009년, 2013~2017년 등 세 차례 위원국 활동 경험이 있다. 세계유산위는 세계유산협약 제8조에 따라 설치된 정부 간 위원회로 당사국 195개국 가운데 21개국으로 구성된다. 각국이 제출한 세계유산 목록을 심사해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을 선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이번 임기에 우리나라가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세계유산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 중이고 그 결과가 내년에 가려지기 때문이다.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시마 탄광(군함도) 등 일본 근대 산업 시설에 대한 관리 현황도 심사 대상이다. 이에 우리나라가 심사 과정에서 일본을 견제하고 우리 입장을 피력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위원국 선출에 대해 “각 당사국이 제출한 유산의 잠정 목록과 등재 신청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확인하고 세계유산목록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우리나라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한국 외 카자흐스탄, 베트남,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자메이카, 케냐, 세네갈, 레바논 등 8개국이 위원국으로 선출됐다.
  • 한국, 세계유산위 위원국 됐다…日 사도광산 유산 등재 심사

    한국, 세계유산위 위원국 됐다…日 사도광산 유산 등재 심사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활동하게 됐다.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22일(현지시간) 유네스코가 프랑스 파리에서 연 제24차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규 위원국으로 선출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세계유산위 위원국으로 역할한다. 한국이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1997년∼2003년, 2005년∼2009년, 2013년∼2017년 등 세 차례 위원국 활동 경험이 있다. 세계유산위는 세계유산협약 제8조에 따라 설치된 정부간 위원회로, 당사국 195개국 가운데 21개국으로 구성된다. 각국이 제출한 세계유산 목록을 심사해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을 선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이번 임기에 우리나라가 위원국으로 선출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세계유산위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 중이고 그 결과가 내년에 가려지기 때문이다.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시마탄광(군함도) 등 일본 근대 산업 시설에 대한 관리 현황도 심사 대상이다. 이에 우리나라가 심사 과정에서 일본을 견제하고 우리 입장을 피력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문화재청도 이날 위원국 선출에 대해 “각 당사국이 제출한 유산의 잠정 목록과 등재신청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확인하고, 세계유산목록으로의 등재 여부 결정에 우리나라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전시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포함한 전체 역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유네스코, 유관국과 계속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한국 외에 카자흐스탄, 베트남,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자메이카, 케냐, 세네갈, 레바논 등 8개국이 위원국에 선출됐다.
  • 한국,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위원국 선출…4번째 진출

    한국,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위원국 선출…4번째 진출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됐다. 22일(현지시간) 유네스코는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유산위 신규 회원국을 선출했다. 아시아 지역 그룹 내 공석 중 한자리를 한국이 채운 것이다. 이에 한국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세계유산위 위원국으로 활동한다. 한국이 세계유산위에 진입한 건 이번이 4번째다. 앞서 한국은 1997년∼2003년, 2005년∼2009년, 2013년∼2017년 3차례 위원국으로 활동했다. 세계유산위는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195개국 가운데 21개국으로 구성되며 지역별로 위원국을 분배한다. 위원국의 임기는 규정상 6년이지만 관례에 따라 4년만 활동하며 다양한 국가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통상 연임도 자제하는 관례가 있다.세계유산위는 각국이 제출한 세계유산 목록을 심사해 이 가운데 문화유산, 자연 유산, 복합유산을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역사적, 문화적, 자연적 중요성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한다. 세계유산 목록을 지속해서 관리하면서 기등재된 유산이 전쟁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 오염,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훼손될 상황에 처할 경우 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도 취한다. 한국이 이번 임기에 세계유산위 위원국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한편 세계유산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 중이다. 내년 세계유산위에서 최종 가려진다. 또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관리 현황도 심사 대상이다. 당사국인 일본은 2021년 선출돼 2025년까지 위원국으로 활동한다.
  • “日 유출된 무덤 기록 후손에 돌려주려 기증”

    “日 유출된 무덤 기록 후손에 돌려주려 기증”

    인적사항·행적 기록해 묻은 ‘지석’‘약봉’ 김극일 5점 국학진흥원에 “본관과 이름, 조상의 계보, 행적, 가족관계 등을 적어 무덤 앞이나 옆에 묻는 지석(誌石)은 조상의 얼과 정신이 깃든 유물입니다. 일본 고미술상 등에 우리 지석이 나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제자리를 찾아 주고 후손에게 돌려줘야 제 마음이 편하겠다 싶어 지석 기증을 결심했죠.” 한국국학진흥원은 일본에서 환수한 약봉(藥峰) 김극일(1522~1585)의 지석 5점을 최근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아무 대가 없이 지석을 기관에 기증한 주인공은 일본에 넘어간 우리 문화재 환수에 힘써 온 전윤수(55) 중국미술연구소 대표다.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어느 고미술상에 김극일의 지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서 직접 사비로 구입했다”며 “김극일이 안동 명문가의 자손이라는 점을 고려해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약봉의 지석은 그의 사망 143년 뒤인 1728년(영조 4) 밀암 이재(1657~1730)가 쓴 것으로, 일제강점기 때 도굴돼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 대표는 “최근 환수되거나 발견된 지석이 완전한 한 벌을 이루는 경우가 드문데 온전한 상태로 찾아오게 돼 기쁘다”며 “국보급 문화재를 고국으로 가져오는 어려운 작업도 중요하지만 지석 같은 유물 환수는 문화재에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지석 기증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금릉군부인 심씨 백자 묘지명과 전만추 백자 묘지명을 국립고궁박물관에, 전라도 관찰사 홍중하 지석을 국립광주박물관에 잇달아 전달했다.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사로 중국 고미술을 전공한 전 대표는 지난 28년간 일본에 밀반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 작업에 힘을 보태 왔다. 그는 “일본 소장가가 갖고 있는 ‘백제 미소보살’(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를 꼭 추진해 보고 싶다”고 했다.
  • “조상 얼 깃든 유물, 제자리로 돌려놔야죠” 지석 기증한 전윤수 중국미술연구소 대표

    “조상 얼 깃든 유물, 제자리로 돌려놔야죠” 지석 기증한 전윤수 중국미술연구소 대표

    “본관과 이름, 조상의 계보, 행적, 가족관계 등을 적어 무덤 앞이나 옆에 묻는 지석(誌石)은 조상의 얼과 정신이 깃든 유물입니다. 일본 고미술상 등에 우리 지석이 나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제자리를 찾아주고 후손에게 돌려줘야 제 마음이 편하겠다 싶어 지석 기증을 결심했죠.” 한국국학진흥원은 일본에서 환수한 약봉(藥峰) 김극일(金克一, 1522~1585)의 지석 5점을 최근 기증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아무 대가 없이 지석을 기관에 기증한 주인공은 일본에 넘어간 우리 문화재 환수에 힘써온 전윤수(55) 중국미술연구소 대표다.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어느 고미술상에 김극일의 지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서 직접 사비로 구입했다”며 “김극일이 안동 명문가의 자손이라는 점을 고려해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약봉의 지석은 그의 사망 143년 뒤인 1728년(영조 4) 밀암 이재(李栽, 1657~1730)가 쓴 것으로, 일제강점기 때 도굴돼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 대표는 “최근 환수되거나 발견된 지석이 완전한 한 벌을 이루는 경우가 드문데 온전한 상태로 찾아오게 돼 기쁘다”며 “국보급 문화재를 고국으로 가져오는 어려운 작업도 중요하지만 지석 같은 유물 환수는 문화재에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이에 그는 최근 지석 기증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금릉군부인 심씨 백자 묘지명과 전만추 백자 묘지명을 국립고궁박물관에, 전라도 관찰사 홍중하 지석을 국립광주박물관에 잇따라 전달했다. 최은주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료팀장은 “그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환수 활동을 펼치며 그 결과물을 관련 있는 지역의 박물관에 기증해 왔는데 이번 사례도 의미있는 기증 행보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사로 중국 고미술을 전공한 전 대표는 지난 28년간 일본에 밀반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 작업에 힘을 보태왔다. 그는 “지금까지 들여온 문화재 가운데 10여점 이상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외국에 반출된 문화재를 가져오려면 돈만 가지고는 안 되고 수년간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며 공을 들여야 한다”며 “일본 소장가가 갖고 있는 ‘백제 미소보살’(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를 꼭 추진해보고 싶다”고 했다.
  • [동정]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특별기획전’ 기념식 참석

    [동정]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특별기획전’ 기념식 참석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7일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특별기획전 ‘모든 이를 위하여’ 기념식에 참석했다.특별기획전은 대한민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그간의 역사를 조망하고 모든 이를 위해 지향해야 할 공동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김 의장은 “교황청과 공식 수교를 맺은 지는 60년이 됐지만 이미 수교 이전부터 200여 년에 걸쳐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라며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과 분단, 민주화와 산업화까지 근현대 역사의 굵직한 순간마다 교황청의 굳건한 지지로 다시 설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또한 김 의장은 “특별기획전을 통해 우리가 지금 지향해야 할 공동선이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된다”며 “그것은 바로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하는 것으로 서울시의회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모든 이를 위하여’ 특별기획전은 오는 12월 24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김 의장은 2013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서울시의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토록 결의안을 발의해 지원한 바가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교황청 국무원 외교부 역사문서고와 복음화부 역사문서고 등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교황청의 문서들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장인의 힘, 연장의 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장인의 힘, 연장의 힘’

    전통 건축의 명맥을 이어오기 위해 분투한 장인과 이를 가능하게 했던 도구의 가치를 돌아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궁능유적본부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성동구 한양대 박물관에서 여는 ‘한국 전통 건축: 장인의 힘, 연장의 힘’ 전시다. 전시는 전통 건축 분야의 장인과 도구에 관한 학계의 연구 성과를 모으고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변형도 일어난 전통 건축 장인들의 도구 실물과 실제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살펴볼 수 있다. 외래 도구와 함께 전시해 우리 전통 도구와의 차이점도 드러냈다.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전통건축 기술 연구’를 위해 장인의 도구, 치목(나무를 깎고 다듬는 일) 기법 등에 대한 조사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특별전에 대목이 사용했던 대패, 톱, 자, 먹통, 자취 등 51종 92건의 도구를 소개할 예정이다. 대목은 전통 목조 건축의 기술을 가진 목수로, 건축물의 기획·설계·시공은 물론 수하 목수들에 대한 관리·감독까지 책임지는 장인을 일컫는다.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 삽화, 책자 등도 나란히 선보인다. 궁능유적본부에서는 직영보수단에서 사용해온 나무 달고(땅을 단단히 다지거나, 목재를 조립할 때 쓰는 연장), 톱, 자귀(나무를 깎아 다듬는 데 쓰는 연장), 와도(기와를 쪼개는 칼) 등 40여종의 전통 건축 도구를 함께 전시한다. 1980년 창설된 직영보수단은 목공·석공·미장공·단청공 등 총 27명의 기능인으로 구성된 문화재청 직속 전문 기능인 집단으로, 궁·능 보수 현장에서 시급한 관리가 필요한 중·소 규모의 보수·정비 업무를 매년 300여건가량 도맡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우리 전통 문화를 지키고 전승하는 데 일생을 바쳐온 장인과 잊혀져 가는 대목의 기술과 도구를 재조명하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마포구, 100세 이상 장수축하금 100만원 지급

    마포구, 100세 이상 장수축하금 100만원 지급

    서울 마포구가 내년부터 100세 이상 노인 주민에게 장수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경로효친 문화를 확산하고 어르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 7월 장수축하금 지급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지급 대상은 마포구에서 3년 연속 거주한 100세 이상 노인이다. 100세 생일로부터 1년 이내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장수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100세가 넘은 주민도 올해 12월 31일까지 신청하면 장수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 본인의 직접 신청이 어려우면 가족 등에게 위임해 신청할 수 있다. 마포구 어르신동행과(02-315308857)로 문의하면 신청 방법 등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구에 따르면 현재 마포구에 거주 중인 100세 이상 노인은 모두 52명이다. 이 가운데 3년 이상 연속 거주해 장수축하금 지급대상인 주민은 48명이다. 구는 연말까지 안내문을 개별 발송하고, 내년부터 매달 100세가 도래하는 지급 대상에게 사전 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100세를 맞은 어르신들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현재의 대한민국을 일군 세대”라며 “어르신들의 삶의 질과 행복한 노년을 위해 효도 행정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정훈영 ‘폭도, 붉은 산의 맹수들’ 콘텐츠대상

    정훈영 ‘폭도, 붉은 산의 맹수들’ 콘텐츠대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2023 콘텐츠대상 스토리부문’ 시상식을 열고 대상작인 정훈영 작가의 ‘폭도, 붉은 산의 맹수들’을 비롯해 15편을 선정·발표했다. 대상작은 구한말 일본군에 맞서는 사냥꾼들의 이야기로 일본 유학생 출신 젊은 여성들이 이들과 동행하며 독립군 자금으로 쓰일 자금을 지키려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최우수상은 일제강점기 한옥 건축가를 등장시켜 주인공의 의지와 활약을 표현한 박윤선의 ‘북촌’, 동물 복지와 관련된 주제 선정 및 애니메이션으로의 사업화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나연의 ‘초이스’, 양반과 천민의 상반된 처지인 두 여인이 동지가 되어 도망치는 탈주극을 흥미롭게 다룬 조윤의 ‘윤씨남정기’, 역사적 사건을 통해 남녀 주인공 캐릭터의 의외성과 매력을 그려 낸 스튜디오 요신의 ‘전기수’에 돌아갔다. 우수상은 ‘더덕정승 한효순’(이병상), ‘9급 공무원 염라’(송지연), ‘모던탁시’(민미정) 등 10편이 수상했다. 올해 15주년을 맞아 그간 공모전에서 소개된 작품 중 드라마 ‘태양의 후예’ 원작인 김원석의 ‘국경 없는 의사회’ 등 성공적인 작품 5편은 특별상을 받았다.
  • 옛 토지·임야대장 한자→한글화… 지자체 민원인 접근성 확 늘렸다

    옛 토지·임야대장 한자→한글화… 지자체 민원인 접근성 확 늘렸다

    한자로 표기돼 읽기 어려웠던 옛 토지·임야대장을 한글화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옛 토지·임야대장 17만 900여장에 손으로 적힌 한자를 모두 한글화해 민원인의 지적 업무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13일 밝혔다. 총사업비 4억원을 투입, 1910년~1915년 일제에 의해 한자로 만들어져 1975년까지 사용된 토지표시사항(소유자, 면적 등) 전체를 한글화하고 원문을 고해상 컬러 이미지로 정밀 스캔하는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조규홍 영주시 토지정보과장은 “부책 대장 한글화 변화 사업이 완료돼 일제 잔재 청산과 함께 고품질 지적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은 이달까지 진천읍 토지·임야대장 12만 1400여장에 대한 한글 전산화 작업을 완료한 뒤 다음 달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군은 내년에 나머지 덕산, 초평, 문백, 백곡, 이월, 광혜원 등 6개 읍·면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자를 해석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공모사업 추진, 통합일자리지원단 등과 연계해 인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토지·임야대장 디지털 한글화 구축 사업’을 완료한 곳은 경북 안동시와 충남 예산·아산·부여 3개 시군, 강원 횡성군 등이다. 서울 도봉구, 경북 울진·예천·영주 등 3개 시군, 충남 서산시 등 상당수 지자체는 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토지·임야대장은 토지 소유자와 지번, 지목, 면적, 토지 표시 등이 기록된 토지 행정의 기초자료다. 소유권 분쟁 해결, 조상 땅 찾기, 토지 변동 연혁 조사 등 지적(地籍) 업무 전반에 사용된다. 하지만 전산화가 이뤄지기 전에 작성된 옛 토지대장은 흑백으로 발급돼 선명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손으로 적은 한자가 많아 민원인과 담당자들이 내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부분은 연도도 명치(明治·메이지), 대정(大正·다이쇼), 소화(昭和·쇼와) 등 일본식 연호로 적혀 있어 내용 파악을 요청하는 민원이 반복적으로 지속돼 왔다.
  • 광주시교육청 ‘2023 청소년독립페스티벌’ 개최

    광주시교육청 ‘2023 청소년독립페스티벌’ 개최

    광주시교육청이 최근 ‘2023 청소년독립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며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됐다. ‘청소년독립페스티벌’은 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며, 청소년들의 자치와 자립, 역사의식, 민주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광주 청소년의 사회참여 축제다. 지난 2011년 시작해 올해 13회를 맞았다. 이번 행사는 고려인마을 아리랑합창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체험부스로 구성된 ‘이슈놀이터’ ▲실감 나게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알 수 있는 ‘테마전시’ ▲광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독페테리아’ ▲청소년들의 끼를 발산하는 ‘버스킹’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청소년 민주성회’ 등 청소년은 물론 광주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채워졌다. 시교육청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청소년추진단을 구성해 청소년 주도로 축제를 기획, 준비, 운영했다고 전했다. 이날 고등의회 부스를 운영한 김성민 광주광역시고등학교학생의회 부의장은 “94년 전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차별과 불의에 저항했던 학생 선배들의 정신을 앞으로도 이어 가겠다”며 “오늘을 살아가는 세상의 주인공으로 다양한 학생참여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전국 학생항일운동의 계기가 된 광주학생독립운동정신을 계승해 청소년의 사회참여 활동에 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 좋은땅출판사, ‘좁고 가파른 층층대’ 출간

    좋은땅출판사, ‘좁고 가파른 층층대’ 출간

    좋은땅출판사가 ‘좁고 가파른 층층대’를 펴냈다. 2020년 『마음속 섬 하나』, 2022년 『바래지 않는 그림』에 이은 백만섭 시인의 세 번째 시선(詩選). 저자 백만섭은 1934년 만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독립, 한국 전쟁을 겪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남으로 내려와 학업을 놓지 않았고 갖은 노력 끝에 약사가 되었다. 쉼없이 바쁘게 삶을 채웠던 그는 노년의 나이에 시인이 되었다. 내면에 떠오르는 ‘무엇’을 예민하게 인식하면서 그것을 표현하려는 시인으로 신간 『좁고 가파른 층층대』는 깊어진 사유와 넓어진 표현력으로 시 예술의 한 정점을 차고 오르는 진경이 펼쳐지며 백만섭 시의 새로운 차원에 도달한 도정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에서는 백만섭의 시 세계인 ‘생명’, ‘인간’, ‘자연’의 혼연일체로 눈물처럼 번져 있는 그리움의 승화와 읽는 이의 가슴을 후벼파는 울림이 있으며 정점에 이르는 표현 욕망과 떠돌이 기질이 보여진다. 타향에서의 설움을 뒤로하고 가족을 꾸린 그의 삶은 땅에 뿌리를 깊게 내린 나무와도 같다. 나무는 수령이 많을수록 나이테가 굵고 열매를 많이 맺듯이 시로 풀어낸 생생한 그리움과 아픔, 행복 등의 감정은 아흔이라는 저자의 나이를 잊게 한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아내와 시장에 가고 물건 값을 흥정하고 도토리묵과 달래를 사서 집에 오는 일이다. 낮선 땅에서의 설움 대신 가족을 꾸린 일상에서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시에 살아 숨 쉬는 일상이 평화롭고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일으킨 실향민이었던 그는 이제 정착민이 되었다. ‘좁고 가파른 층층대’를 오르는 투명한 언어로 삶을 회복하고 희망을 전하는 그의 시는 독자가 잊고 있었던 고향을 떠올리며 아픔이 치유될 수 있게 할 것이다.
  •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조선 왕족들의 유배지이자피란민들의 터전이 된 섬마을시간마저 더디게 흐르는 곳낡디낡은 대룡시장 골목약방·다방 주인장의 정다운 옛이야기도심의 시간은 잊은 지 오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천 강화도 북서쪽 나지막한 섬, 교동도.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눈에 들어올 만큼 북한과 가까이 자리한 이 섬은 시간마저 느긋하게 흐르는 까닭에 분주한 도시의 삶으로 잊고 지내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미소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전통시장을 꼭 들르는데 특히 교동도 대룡시장은 아담한 크기에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 쌓여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찾아야 했던 곳이지만,섬사람들의 오랜 염원이던 교동대교가 놓인 이후엔 아이와 함께 하루쯤 부담 없이 떠나볼 만하다. 교동도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달을참’(達乙斬), ‘고목근’(高木根), ‘교동’(喬桐)이란 지명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달을참은 크고 높은 산이 있는 고을이란 의미다. 여기서 크고 높은 산은 지금의 화개산(260m)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내리던 화개산은 최근 대규모 정원이 조성되고 전망대도 들어섰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고구저수지와 교동 벌판, 북한의 연백평야가 한눈에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석모도와 볼음도 같은 강화도의 수려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모노레일이 운영을 시작해 교동도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섬인 강화도가 그러하듯 교동도 또한 고려 중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연산군과 광해군, 안평대군 등이 이곳 교동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특히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복수를 명목으로 수십명의 목숨을 빼앗으며 피바람을 일으켰는데 결국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멀리 교동도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는 교동도에 유배된 지 6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겨우 31세였다. 한동안 고구리마을로 기록된 연산군 유배지를 찾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최근 화개정원 인근에 유배지를 조성해 위리안치(圍籬安置)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위리안치란 죄인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두는 형벌이다.●시간을 거스른 듯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 아이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교동도에서 가장 번화한 대룡시장이다. 교동도 여행의 중심지라고 하지만 웬만한 시골 장터보다 작은 규모다. 500m 남짓한 골목길 두 개가 ‘열 십’(十)자로 이어진 것이 전부라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사거리 길목에서 나도 모르게 “어머, 이게 다인가 봐!”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조금만 걸음을 늦추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낡은 간판과 허물어진 슬레이트 지붕, 먼지 쌓인 벽시계, 백발 성성한 약방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과 귀를 열면 교동도가 지나온 오랜 시간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교동이발관은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은지원의 삭발 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대룡시장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반듯하게 손으로 적은 철제 간판과 마치 영화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이발관 내부가 1960~1970년대 시골 풍경 그대로다. 반들반들하게 잘 닦인 면도칼은 지나온 세월의 내공을 드러내는 듯하다. 이곳에서 직접 이발하는 경험을 꼭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하필 아이와 찾았을 땐 주인 어르신 집안에 상이 있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그렇게 몇 년이 훌쩍 지나 지금은 자녀들이 이발관 내부를 그대로 활용해 식당으로 운영 중이라니, 아쉽게도 아이와 낡은 이발관에서 특별한 경험을 나눌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약방 어르신과 다방 이모가 건넨 情에 사르르 이발관 건너편에는 동산약방이 자리하고 있다. 약국이 아닌 약방이란 간판이 어쩐지 더 정겹다. 비타민드링크라도 사 먹을 생각에 안으로 들어섰더니 손때 묻은 나무 진열장에 봉숭아꽃으로 물들이기를 할 때마다 심부름으로 사 왔던 추억의 백반이 두둑하게 채워져 있다.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풍기는 커다란 주전자와 무심한 듯 입에 툭 씌워진 컵이 정겹다. 낯선 아이의 방문에 주인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다정하게 묻는다. 아이가 또박또박 대답하자 환한 미소와 함께 딸기맛 비타민을 한 줌 서비스로 내어 준다. “할아버지, 내가 좋아하는 딸기맛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발랄한 인사에 약방에 앉아 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까지 웃음이 번진다.느릿한 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교동다방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소소한 먹을거리 삼아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는 마담 아주머니는 달짝지근한 다방커피를 타는 솜씨도 일품이다. 아이는 갓 구워 낸 고구마의 노란 속살에 반해 야무지게 입을 채웠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잘 익은 귤을 가져다 난로 위에 올렸다. “우와, 귤을 구워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이가 신기한 듯 난롯가에 서서 귤이 익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문득 약방에서 받은 비타민 하나를 꺼내어 아주머니께 건넸다. 약방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거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나도 감기에 걸리거나 하면 꼭 동산약방 약만 먹어요. 그래야 금방 기운이 나더라고. 교동도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에요.” ●황해도 실향민의 삶 고스란히 손님이 우리뿐이었던 터라 자연스레 교동도에 쌓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여기 교동도 어르신 대부분은 피란민이에요. 이 대룡시장도 황해도 연백장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도 많아요. 교동도 쌀이 유명해진 것도 그분들 덕분이죠. 세월이 흘러 여기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낳고 살았으니 정을 붙일 법하건만 그래도 늘 다방에 오시면 고향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교동도는 고려 때부터 간척이 이뤄져 육지보다 많은 논과 밭을 가졌는데, 광복 직후엔 8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할 만큼 풍요롭고 북적이는 섬이었다. 행정구역상 강화도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권은 불과 12㎞ 떨어져 있는 황해도 연백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연백에 살던 사람들 다수가 교동도로 피란했다. 교동도 북쪽 말탄포구에서 바라보면 연백 땅이 불과 2㎞ 바다 너머다. 눈앞에 선명한 고향 땅을 반세기 넘게 바라보기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터. 그 한 맺힌 그리움이 다방 한쪽 구석에 쌓이고 또 쌓였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단다. “어느 날인가 동네 언니가 텅 빈 옥상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올라갔더니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 하나가 숨어 지내고 있었다지 뭐예요?”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아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한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어도 두려워하기보다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먼저인가 봐요. 저기 골목길 끝에 해성식당이라고 있는데 안주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음식 솜씨가 좋아요. 여기 사람들 사이에선 맛집이죠. 그런데 그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이 발각됐을 때 경찰이 일부러 그 집 육개장을 주문해서 먹였대요. 식당 주인도 음식 배달하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얼른 소파 2개를 붙여 아이가 잠시라도 단잠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봐주는 아주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노 키즈 존’을 내세운 도시의 화려한 레스토랑에선 느낄 수 없는 코끝 찡한 감동이었다.●117년 한 자리 지킨 교동초 마담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찾은 곳은 대룡시장과 어깨를 맞대고 자리한 교동초등학교다. 1906년에 개교했다고 하니 그 역사만 무려 117년에 이른다. 멀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운동장 한편에는 기억조차 희미했던 이승복 동상과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자리하고 있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겨우 10살의 나이에 눈길에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매서운 추위에 결국 함께 동사한 정재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는 감동한 눈치다. 그래도 슬픈 결말은 피하고 싶었는지 “나는 슈퍼히어로가 돼서 엄마도 구하고 나도 씩씩하게 살아올 거야.” 큰소리다. 교동다방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긴 덕분인지 아이는 널찍한 운동장을 마음껏 뛰며 신나게 놀았다.교동읍성도 교동도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인조 7년인 1629년에 쌓은 고을성으로 둘레는 약 430m, 높이는 약 6m에 이른다. 예부터 교동도는 외세 침략이 잦았던 터라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선 후기에는 읍성 내에 삼도수군통어영 본진이 주둔했다고 한다. 원래 동문과 북문, 남문 등 3개의 문루를 갖춘 성문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온전한 형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대부분 세월이 흘러 무너졌고 겨우 남아 있던 남문의 유량루도 1921년 폭풍을 맞아 허물어졌다. 다행히 홍예 부분만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이는 돌이나 벽돌을 무지개처럼 휘어진 형태로 쌓은 구조물로 광화문 같은 성문에 주로 사용됐다. 일부 복원된 성곽과 얼기설기 쌓은 옛 성곽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오롯이 드러낸다.교동향교도 아이와 들러 보기 좋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유생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교동향교의 역사는 그보다 앞서 고려 충렬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289년 고려 유학자 안향이 원에 사신으로 갔다가 직접 손으로 옮겨 적은 ‘주자전서’와 공자 초상화를 가지고 돌아와 이곳에 모신 것. 한국 성리학의 시조로 불리는 안향이 처음 배를 댔던 곳이니 교동향교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인 셈이다. 원래는 화개산 북쪽 기슭에 있던 것을 조선 영조 때 지금의 위치로 옮겼는데, 다른 지역 향교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건축물 하나하나 소박하고 단정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홍살문을 지나 향교 안으로 들어서면 공자의 신주와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들이 배움을 익히고 닦았던 명륜당, 일종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제기고, 내삼문이 알뜰하게 들어서 있다. 향교 우측에는 요즘 보기 드문 재래식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얼마 전 뒷간을 소재로 한 전래동화를 읽었던 아이는 직접 오줌도 눠 보며 재밌어했다. ●그림 같은 보호수 자랑하는 화개사 화개산 중턱에는 화개사도 자리한다. 정확히 언제 창건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의 문신 이색이 머물며 독서를 즐겼다고 하니 고려 때 사찰로 추정된다. 17~18세기 문헌에도 그 이름이 기록돼 있으니 조선 후기까지 강화도의 주요 사찰 중 하나로 규모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는 전등사의 말사였고 현재 남은 건물은 1967년 화재로 탔던 것을 이듬해 중건한 것이다. 사찰 입구에는 수령 200년을 넘긴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 아이도 “꼭 옛날 그림 속 나무 같다”며 감탄했다. 기름진 논을 자랑하는 교동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난정저수지와 고구저수지다. 여름이면 난정저수지에는 노란 해바라기가, 고구저수지에는 분홍 연꽃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지역주민들이 마을정원으로 꾸민 것인데 널찍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맑은 풍경을 자아낸다. 겨울에는 이들 저수지 모두 얼음놀이터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어른들은 얼음낚시의 손맛을 즐긴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더라도 교동도의 밥맛을 책임지는 물줄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 110년 만에 귀향한 조선왕조실록

    110년 만에 귀향한 조선왕조실록

    강원 평창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긴 타향살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무단 반출된 지 110년 만이다. 9일 평창군청에서 오대산 사고본 실록·의궤 평창군 보관식 재연행사가 열렸다. 재연행사는 실록·의궤를 옮기는 봉안사(奉安使) 행렬을 평창군수 행렬이 예의를 갖춰 맞은 뒤 보관하는 의식으로 진행됐다. 10일에는 오대산문에서 전나무 숲길을 지나 월정사까지 이어지는 이운 행렬 재연행사, 11일에는 오대산 사고에서 귀향을 알리는 환지본처(還至本處) 고유제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개관식이 열린다. 심재국 평창군수는“암흑기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아픈 역사를 간직한 조선왕조실록·의궤가 110년만 환지본처한다”며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도시로서 자긍심을 높이며 지역문화창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산 사고본 실록은 1913년 조선총독 데라우치와 도쿄대 교수 시로토리의 결탁으로 강릉 주문진항을 통해 일본 도쿄대로 갔고, 의궤는 1922년 조선총독부가 일본 왕실 사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에 기증해 반출됐다. 1980년대 학계와 불교계가 오대산 사고본 실록·의궤의 존재를 확인한 뒤 민간을 중심으로 환수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2006년과 2011년 실록·의궤가 환국됐다. 그러나 오대산이 아닌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됐고, 이후 범강원도민환수위원회가 제자리찾기 운동을 전개해 원소장처로 돌아왔다. 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12일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픈 역사의 상처를 씻어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김원중 서울시의원 “세종문화회관 졸속 공연, 되풀이되지 말아야”

    김원중 서울시의원 “세종문화회관 졸속 공연, 되풀이되지 말아야”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원중 부위원장(성북2, 국민의힘)은 8일 제321회 정례회 세종문화회관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세종문화회관의 공연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각종 계약 부실 및 졸속 공연으로 진행해 공연계 갑질 사건이 된 점을 지적했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공연인 이 작품은 이금이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일제강점기에 하와이로 간 여성들과 한인 미주 이민 100년사를 다룬 내용이며 2022년 11월 세종M씨어터 초연 당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올해 세종문화회관은 중극장 규모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 작품을 대극장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용으로 수정하며 7월 15일부터 8월 19일까지 총 36회 장기공연을 진행, 작품을 수정하는 가운데 극작가와의 갈등이 일어났고 극작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갑질문제가 발생했다. 김원중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질의를 하며 세종문화회관이 초기 기획했던 창작신작 ‘세히스문도’ 공연이 무산되었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 공연으로 변경하면서 졸속으로 공연을 준비하여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의원은 문제가 되었던 각색가의 계약일이 5월 30일 이지만, 계약서상 용역기간이 3월 29일부터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 공연의 의상디자이너, 의상 세탁 등의 계약일도 계약용역 시작일의 15일, 30일 이상 후에 체결되었다는 점을 말하며 “졸속 기획, 졸속 공연의 문제” 임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졸속 진행으로 야기된 문제가 이런 저작인격권 침해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하며, “향후 이런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공연을 기획해주시기 바라며 편법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도록 주의 할 것”을 강조했다.
  • 한글학회, 국립중앙도서관에 420종 2630책 기증

    한글학회, 국립중앙도서관에 420종 2630책 기증

    한글학회가 ‘조선말 큰사전’을 비롯해 여러 사전을 편찬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시기부터 모은 자료들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글학회에서 모두 420종·2630책을 기증받아 학회 이름을 딴 ‘한글학회문고’를 설치한다고 8일 밝혔다. 한글학회문고 자료는 다음 달부터 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신청하면 열람할 수 있다. 자료에는 국어학자이자 조선어연구회 창립 회원이었던 권덕규(1890∼1950)가 소장했던 ‘역과방목’, ‘완당척독’ 등을 비롯해 여러 학자가 기증한 책이 포함됐다. 고구려 광개토왕(재위 391∼412)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을 탁본한 ‘구탁호대왕비’ 등 희귀 자료도 있다고 도서관 측은 전했다. 조혜린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기증된 자료를 디지털화해 연구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주원 한글학회장은 “한글학회 이름으로 문고가 설치돼 기쁘다. 많은 국민이 공유하며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답했다. 한글학회는 1908년 8월 31일 주시경(1876〜1914) 선생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국어연구학회’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딘 우리나라 최초 민간 학술단체다.
  • 신안 암태도 소작쟁의 승리 100주년 기념식 열려

    신안 암태도 소작쟁의 승리 100주년 기념식 열려

    전남 신안군 암태도소작인항쟁기념탑에서 소작쟁의 승리 100주년을 추모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신안군과 신안군농민운동기념사업회는 2일 신안군 항일농민운동 독립유공자 후손과 암태도 소작쟁의 참여자 후손, 암태도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작쟁의 승리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은 암태도 소작쟁의 영령을 추모하는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약사보고와 헌정시 낭독 등이 진행됐다. 신안군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시대까지 350여 년 동안 이어진 하의3도 농지탈환운동과 일제강점기 전국적인 대규모 소작 항쟁의 도화선이 된 암태도 소작쟁의 운동 등 농민운동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1923년 시작된 암태도 소작쟁의는 일제강점기 식민 수탈로 소작료가 4할에서 8할로 올라가자 암태도 소작인들은 소작인회를 조직하고 저항해 승리를 거둔 농민운동의 역사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암태면민을 비롯해 당시 노동단체와 언론단체 등 수많은 단체와 연대해 일제로부터 소작료 인하를 이끌어냈다. 1920년대 농민운동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농민운동이며, 이를 계기로 신안군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소작쟁의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기념사를 통해 “100년 전 이 땅에서 외친 섬사람들의 의기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대 식민 수탈에 맞서 어둠을 밝히는 등대가 됐다.”며 “신안군농민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섬사람들의 항일농민운동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해 갈 것이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서울 독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울 독도/서동철 논설위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가와지마을 자리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줄곧 사람이 살았다. 5000년 전 볍씨가 출토된 유적지다. 토층 조사에서 벼의 생육에 알맞은 저습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 오래전에는 바닷물이 드나들었음을 보여 주는 지질학적 증거도 확인됐다. 일산신도시는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이다. 그런데 가와지를 찾아가면 신도시 중앙로에서 한강쪽이 아니라 반대편 고봉산 방향으로 치우친 곳에 자리잡고 있어 놀라게 된다. 가와지는 조선시대 전기만 해도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았으니 지금의 일산신도시 대부분이 저습지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고양시와 건너편 경기 김포시를 지나는 한강 하류의 과거 모습은 지금과 달랐다. 초대형 호수를 연상케 했을 주변 한강은 조선시대 이후의 간척사업으로 오늘날의 모습처럼 바뀌게 된다. 간척사업은 조선 숙종 시대 고양에서 먼저 시작됐다. 행주산성 하류쪽 한강에 둑을 쌓아 만들어진 거대한 농경지가 일산신도시와 자유로 사이 신평(新坪)이다. 한강 건너 김포의 간척사업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본격화됐다. 고양과 김포 사이 한강엔 퇴적으로 이루어진 갈대섬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홍도(紅島·鴻島)도 그중 하나였는데, 일제강점기 섬을 그대로 둑으로 활용하면서 김포평야로 불리기도 했던 홍도평(坪)이 탄생했다. 양안(兩岸)의 제방 축조로 한강은 폭이 좁아졌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갈대섬은 대부분 물살에 깎여 나갔다. 고지도에 보이는 독도(獨島)도 홍도평을 간척하며 흙을 퍼날라 사라질 운명이었지만, 바위로 이루어진 일부만 형제섬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일산대교 부근이다. 김포시는 지난여름 형제섬의 행정 명칭을 되돌리는 ‘독도 부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형제섬에 남은 건축물에 걸포동 주소를 부여해 김포시 관할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작업도 마쳤다. 조선시대 ‘전국 8도 군현지’가 김포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정치권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추진하고 있으니 성사된다면 ‘김포 독도’는 자연스럽게 ‘서울 독도’가 된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작은 바위섬이 하루아침에 한강 수상 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