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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모여성, 만취한 척 남성들에게 길 묻자 한결같이…

    미모여성, 만취한 척 남성들에게 길 묻자 한결같이…

    만취한 미모 여성이 길을 묻는다면?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미국 할리우드 거리에서 길을 묻는 만취 여성에게 보이는 남성들의 반응이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지게 한다면서 ‘공공장소의 술 취한 여성(Drunk Girl in Pubilc)’이라는 제목의 실험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잔뜩 취한 척 미국 할리우드 거리를 돌아다니자 한 흑인 남성이 먼저 다가와 여성의 팔을 잡아끈다. 이에 여성은 클로버시티행 버스 정류장 위치를 묻는다. 그러자 흑인 남성은 “버스를 탈 필요 없다”면서 자신의 집에 좋은 침대가 있다며 동행할 것을 제안한다. 쇼핑백을 잔뜩 들고 길을 지나던 또 다른 흑인 남성도 술을 병째로 들이키며 걷는 여성을 붙잡아 버스 정류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인도하려 하고, 한 백인 남성은 자신의 집에 가자며 여성의 허리를 팔로 둘러 차에 태우려고까지 한다. 영상 말미에 한 백인 남성은 딴 짓을 하려는 남성에게서 여성을 구해내더니 그 또한 검은 속내를 드러내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이 같은 실험 결과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조작 아니야?”,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이다”, “술 적당히 먹어야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영상은 현재 52만 건에 이르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Stephen Zhan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만연한 거짓과 꼼수 타파…해답은 ‘정직의 가치’ 실현

    만연한 거짓과 꼼수 타파…해답은 ‘정직의 가치’ 실현

    왜 다시 정직인가/베른하르트 부엡 지음/유영미 옮김/뜨인돌/152쪽/1만 2000원 성경을 빌리자면, 한때 인간은 심성 자체가 진실하고 정직했던 듯하다. ‘사과 서리’조차 벌벌 떨며 죄악시했으니 말이다. 태초에 벌어진 이 사건 이후부터 인간의 소유욕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을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소유욕을 채워주는 것, 그러니까 돈이 곧 권력이자 전부인 세상이 됐다. 돈만 쥘 수 있다면 인간됨 자체를 서슴없이 부정할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인간의 탈을 벗어던질 핑계거리는 도처에 널렸다. 이런 세상에서는 인간성에 대한 호소도, 종교적 가르침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과연 이 남루한 현실에서 우리를 구원할 게 있을까. 새 책 ‘왜 다시 정직인가’는 그 해답을 ‘정직’에서 찾는다. 유럽의 명문 기숙학교인 독일 살렘학교에서 30년째 교장을 지낸 저자는 교육철학으로서 정직의 가치를 설파한다. 정직이 인간의 본성이며, 이기심에 자리를 내준 본성을 되찾을 때에만 인류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정직은 사전적 정의를 넘어선다. 정직은 인간을 목적 자체로 대하는 것이다. 인간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권력 유지의 도구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인간은 그 자체로서 절대적 가치를 지니며 그 자체가 목적인 존재’라던 칸트의 인간관과 맞물려 있다. 정직의 실천도 강조했다. 어렵더라도 정직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꼼수와 거짓, 그로 인한 사회악을 내몰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직에는 능동적 행동이 수반된다”며 “진리를 위해 거짓에 대항하는 것이 성숙한 사람의 태도”라고 주장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카톡 검열 논란 보도·분석 날카로워”

    “카톡 검열 논란 보도·분석 날카로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호 한국교통대학교 총장)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9차 회의를 열고 ‘카카오톡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 방향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사이버 검열 논란의 원인을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새롭게 생긴 현상을 과거 아날로그식 사고로 재단해서 생긴 문제”라고 진단하며 “지난 15일자 ‘여론 통제 방정식 논란’ 기사 등은 사태의 근간을 풀어헤친 날카로운 분석이었다”고 평가했다. 세대별로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범죄 수사나 사이버상에서 무분별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로 고통을 받는 사람을 위해서는 사이버상의 감시가 필요하다 본다”면서 “우리 사회의 법질서 유지를 위해 오히려 서울신문이 사회감시체계 구축을 제안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박준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사이버 망명은 2008년 ‘미네르바 사건’ 이후 인터넷 이용자들이 구글로 옮겨갔던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좀 더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기사를 통해 정밀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범수(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사이버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사유재산권을 비롯해 사이버상에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에 대한 기획기사들을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구글은 홈페이지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회사의 대응방침을 이용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고 소개한 뒤 “국내업체들에 이와 관련된 조언을 언론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위원들은 한목소리로 해외 사례를 다루는 데 미흡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 위원은 “주변국과 선진국들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심층적으로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지면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과 격려도 잇따랐다. 김 위원은 “주말판이 상당히 흥미롭고 읽을거리가 많다”면서 “국회의원 보좌관·남북한 삐라전쟁·일베 정체성 등 시의성 있는 커버스토리 아이템이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또 “경제·산업면이 정부 및 금융, 대기업 관련 기사에 치우치고 있는데 창업스토리 등 서민들을 위한 기획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모차르트의 위대한 유산…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가 온다

    모차르트의 위대한 유산…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마술피리’가 온다

    노블아트오페라단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 2014’ 개최 35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천재성으로 세계 음악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모차르트(1756~1791)의 정통 오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노블아트오페라단 (단장 신선섭)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페스티벌 2014’를 통해 내달 6일~8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13일~15일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해학과 유머를 통해 시대를 비판하고 현실의 비정함을 극복하는 유쾌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전설과 우화를 통해 쉽게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성 회복과 사랑의 중요함을 일깨워 줄 교훈적인 오페라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대표적 오페라다. 하지만 당시 통렬한 사회비판적 대본과 천재적 음악, 새로운 시도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일화와는 달리 현재 범람하고 있는 요란한 공연예술들에 밀려 외면당하고 있다. 이에 노블아트오페라단은 대중과의 단절을 극복하고 오페라를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시켰다. 우선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레치타티보를 한국어로 바꾸어 선보인다. 코믹한 대사와 장면을 즉각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또 단역과 조연들을 연극 배우와 뮤지컬 배우로 기용해 음악 뿐만 아니라 드라마적 부분을 크게 강화했다. 다소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나레이터를 삽입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같은 눈높이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오페라의 주된 무기가 음악, 성악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류현승, 강기우, 성승민, 베이스 주영규, 박준혁, 서정수, 테너 이승묵, 이장원, 송원석, 소프라노 박명숙, 윤선경, 박혜진, 류지은 등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출연한다. 연극 배우로는 변진완, 김민영, 장원경이 출연한다. 아울러 모차르트 오페라의 재탄생을 위해 새로운 시도와 치밀한 무대구성, 깊이 있는 작품해석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숙영 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작곡·합창지휘를 전공하고,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박지운이 ‘피가로의 결혼’ 지휘를 맡는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쿤스트 국립음대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악대학원 지휘과를 수료한 차세대 지휘 선두주자인 최영선이 ‘마술피리’를 담당한다. 신선섭 단장은 ”노블아트오페라단 ‘모짜르트 오페라 페스티벌’의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는 기존 오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와 정통을 추구하는 음악성으로 모차르트가 진정으로 원했던 소통하는 오페라의 진면목을 관객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공연문의 노블아트오페라단 02-518-0154)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연리뷰] 베일 벗은 새 뮤지컬 ‘보이첵’

    [공연리뷰] 베일 벗은 새 뮤지컬 ‘보이첵’

    뮤지컬 ‘보이첵’이 지난 9일 베일을 벗었다.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을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부라 불리는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가 뮤지컬로 옮긴 것이다. ‘보이첵’은 가난한 군인 보이첵이 연인인 마리와 아들의 생계를 위해 생체실험에 참여하는 중에 연인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이다. 전 세계에서 연극과 무용, 오페라 등으로 각색됐지만 뮤지컬로 시도되기는 처음이다. 돈과 권력에 의한 인간성 상실이라는 강렬한 주제, 기승전결의 구조를 버린 파격적인 전개로 현대 부조리극의 효시라 할 만한 희곡이 판타지와 쇼가 중심인 뮤지컬과는 어울려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난해해 보이는 희곡을 쉽게 풀었다. 희곡의 핵심 장면과 대사들을 조각 삼고, 보이첵의 사랑과 아픔을 표현하는 장면과 넘버들을 접착제 삼아 극적인 흐름을 뚜렷하게 재조립했다. 첫 장면에서 보이첵이 생계를 위해 생체실험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뒤이어 가난 속에서 사랑을 키우는 보이첵과 마리, 마리에게 접근하는 군악대장 등이 순차적으로 등장해 기승전결이 확실한 줄거리로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화려한 쇼 뮤지컬과는 과감히 선을 긋고 ‘연극적인 뮤지컬’로 나아갔다. 2층 구조의 단순한 무대는 전환을 최소화했고, 넘버들은 장엄한 고음 가창을 절제했다. 광대들의 서커스와 사창가 여인들의 탱고, 생체실험 강연을 듣는 학생들의 군무도 보이첵을 조롱하는 듯 흥겨움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의 인디 밴드 ‘싱잉 로인스’가 작곡한 3박자 단조곡들은 간결한 멜로디가 보이첵을 향한 냉소처럼 들린다. 앙상한 몸과 넋이 나간 얼굴로 파국의 소용돌이를 헤매는 주인공 앞에서 관객들은 쉽게 박수조차 치지 못한다. 처절한 비극이자 부조리극인 원작과 대중성이 중요한 뮤지컬 사이에서 윤호진 연출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동시에 관객들도 고민에 빠지게 된다. 뭉텅뭉텅 토막 난 채 세상에 내던져진 원작 희곡은 보이첵이 환각 상태에서 쏟아내는 앞뒤 안 맞는 대사들과 결합해 시대의 부조리성을 드러낸다. 광란으로 폭주하며 마리를 죽이는 보이첵의 모습은 권력과 부, 계급에 의한 인간 착취라는 주제를 간명하게 꿰뚫는다. 그러나 뮤지컬은 보이첵의 사랑과 좌절을 부각시켜 ‘비극적인 사랑’이 원작의 주제의식 사이에서 삐져나온다. 원작의 날카로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형 쇼 뮤지컬 위주인 한국 공연계에 그와 대척점에 선 작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반갑다. 화려한 볼거리와 웅장한 넘버, 판타지를 걷어내고 사회성 짙은 메시지로도 충분히 대형 뮤지컬이 가능함을 증명해냈다. 상업적인 뮤지컬의 틀에 어느 정도 맞추면서도 사회와 인간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다음달 8일까지 한국에서 공연된 뒤 영국과 독일에서 현지 언어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 강남구 엘지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중국 문화대혁명이 남긴 생생한 상처

    인간농장/류짜이푸 지음/송종서 옮김/글항아리/382쪽/1만 8000원 그가 기억하고 분류하는 다양한 인간의 유형이 있다. 거개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다. 돼지 같은 인간, 돼지만도 못한 인간, 영혼 없이 육체만 있는 인간, 꼭두각시 인간, 틀에 박힌 인간, 여기저기 눈치 보는 양서 인간, 잔인한 인간, 어리석은 인간, 늑대 같은 인간……. 중국 현대사가 남긴 생채기가 너무 깊은 탓이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 류짜이푸(73)는 톈안먼 사건에 연루돼 1989년 중국을 떠난 뒤 20년이 넘도록 홍콩과 미국을 오가며 지내왔다. 중국 대륙에서 들려오는 자신에 대한 비판은 ‘쥐들이 비판하고 갉아먹는 소리’ 정도로 치부하며 더 이상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며 일축한다. 냉소와 조롱 속에서도 직접 몸으로 겪었던 혼돈의 역사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못해 집요한 비판으로 남는다. 류짜이푸가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긴 시간이 흘렀건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960년대 대약진운동과 대기근,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태 등 중국이 거쳐온 일련의 현대사의 흔적은 너무도 깊고 강렬하다. 집단의 가치를 강조했던 대약진운동 시절과 공교롭게 겹쳤던 대기근 등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판치는 부조리의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불과’ 10년의 문화대혁명은 인간성이 부정되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경험, 상식과 합리가 아닌 집단의 광기가 사회의 지배가치가 됐던 시절이었다. 문화대혁명은 단순히 ‘그땐 그랬지’쯤의 기억이 아니라 지금껏 여전히 개인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개인의 행위를 규정하는 무형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현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열쇳말 중 하나다. 잡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저자 스스로 ‘서정적이지도 않고, 서사적이지도 않은, 문명 비판과 국민성 비판의 메시지가 들어 있는, 그러면서도 가볍고 짓궂은 글들을 골라낸 산문집’이라고 규정지었다. 글 곳곳에 비판과 냉소, 풍자는 물론 독기 어린 직설적 표현들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지식인의 눈에 비친 중국공산당의 좌우경 편향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따름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대한 기억들이 여전히 생생한 탓이다. 그렇다고 책이 여기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몽테뉴, 슈테판 츠바이크 등 서구 지식인들에 대한 단상도 함께 펼쳐진다. 사회와 조우하는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변형되며, 궁극적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모색이기도 하다. 중국현대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이 읽으면 약간 생뚱맞을 수도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제니퍼 로렌스, 누드사진 해킹과 관련, “역겨운 성범죄(sex crime)다” 첫 심경 밝혀

    할리우드 톱배우 제니퍼 로렌스(24)가 미국 연예 월간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누드사진 해킹과 관련, ”성범죄(Sex Crime)”라며 처음으로 심겨을 털어놓았다. 베니티페어는 11월호에 로렌스와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7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로렌스는 누드 사진이 남자친구를 위해 찍은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나는 사랑에 빠져 있는 중이었고, 건강했으며 3년 동안 좋은 관계로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자친구는 멀리 있었다. 그가 당신의 남자친구라면 포르노를 보게 하는게 나을까? 아니면 당신을 보게 하는게 나을까?”라고 덧붙였다. 로렌스는 “누드 사진 유출 사건은 추문 정도로 그칠 일이 아니다”라면서 “역겨운 성범죄이고 인간성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내가 공인이고 배우라고 해서 내 몸까지 내놓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내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내가 아끼는 지인들 조차 내게 누드 사진을 봤다고 말할 때마다 침착하려고 애써야 했다”면서 “내 허락도 없이 내 나체를 본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고도 했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詩 쓰기는 무력하지만 폭력시대에 詩는 희망”

    “시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은 모국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문학 장르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내 몸과 같은 언어와 후천적으로 익힌 외국어 사이의 충돌을 시로 만들어 내시는지 궁금했어요.”(김행숙 시인) “시인으로서 제 영혼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건 모국어죠. 그런데 문학상을 타고 원고료를 받다 보니 계속 쓰게 되더군요(웃음). 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이젠 한자를 뿌리로 서로 다른 두 언어의 차이를 즐기며 시 쓰는 매력에 푹 빠졌어요.”(톈위안 시인) 중국 시인으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이색적인 이력을 밟고 있는 톈위안(49)과 2000년대 ‘미래파’의 대표 기수로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김행숙(44) 시인. 지난 23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201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만난 한·중 양국의 시인은 만나자마자 서로의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쏟아냈다. 두 시인의 만남은 2009년 톈위안이 일본에서 펴낸 시집 ‘돌의 기억’을 읽고 매료된 김 시인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김 시인은 모국어인 중국어와 외국어인 일본어를 오가며 시를 쓰는 톈위안을 “언어의 충돌을 시로 빚어내는 만큼 ‘에로스와 꿈’을 주제로 하는 이번 축제에 가장 어울리는 작가”라고 했다. 톈위안은 김 시인을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되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한·중·일이라는 동일 문화권을 공유하고 있는 두 작가의 시는 질감은 달라도 같은 주제 의식으로 교집합을 이룬다. 최근 펴낸 ‘에코의 초상’까지 지금까지 출간한 네 권의 시집을 돌이켜 보면 “이 말썽 많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줄곧 써온 것 같다”는 김 시인의 말에 톈은 “인간성과 세계의 관계, 삶의 근원, 죽음 등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찾아오는 이 주제들은 내 시의 질문이기도 하다”며 공감했다. 두 시인은 시 쓰기를 ‘삶의 운동, 사랑의 행위’(김행숙)이자 ‘정신적인 중독’(톈)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오롯이 시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요즘은 시를 외면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문에 더 열광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시와 문학의 역할에 회의가 엄습하지는 않을까. “요즘 ‘우리는 말로 너무 많이 타인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딱딱한 돌멩이로 굴러다니는 말들이 불러일으키는 행위들이 폭력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요. 이런 폭력적인 시대에 시란, 문학이란, 어쩌면 가장 무력하고 무용한 방식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유용함과 유력함만을 앞세우는 현실의 논리와 세력을 ‘느린 소통’으로 이해하고 가다듬는 희망이지 않을까요.” 귀 기울여 듣던 톈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적으로 현대시 독자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시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주거나 전쟁을 멈추지는 못하죠. 하지만 시는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시는 인스턴트 라면처럼 한 번 먹고 버리는 일회성 소비품이 아니라 이백, 도연명의 시처럼 현재의 독자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읽히고 영향을 미치는 불변성을 갖죠. 때문에 시인은 시간과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해요.” 톈은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등 4개국 시인들이 모여 상대국의 작품을 자신의 나라 언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모임인 ‘동아시아현대시의 현재’에서 중국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아시아 작가의 작품을 고루 접하며 문학 교류에 앞장서는 그답게 한국 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신과 육체,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잘 잡힌 고은 시인과 정치색이 강한 김지하 시인의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그는 “최근 중국에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한국 현대시를 높게 평가하고 출간하려는 흐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시인은 세계 문단에서는 아직도 ‘주변부’로 치부되는 아시아 문학에 대한 고민과 기대도 함께 나눴다. “이제 곧 노벨문학상 시즌이 다가오는데 유럽에서 생긴 상이라 아시아 문학이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어요. 하지만 최근 다양한 나라의 시를 읽어보면 아시아 문학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작품이 지닌 힘과 감성 등에 있어서 결코 뒤처지지 않아요. 활발한 교류, 번역 등이 전제된다면 아시아 시가 주류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겁니다.”(톈) “언어가 자신의 언어 공동체를 벗어나 다른 언어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우리 문학에도, 작가 개인에게도 도전이에요. 영미권 중심이던 세계 문단이 최근 남미권 문학에서 큰 에너지와 영감을 수혈받고 있듯 아시아 문학이 지닌 독특한 특질이 세계 문학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 저도 기대해요.”(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회 정상화 지속 강조·뉴스분석… 독자 배려 돋보여”

    “국회 정상화 지속 강조·뉴스분석… 독자 배려 돋보여”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호 한국교통대학교 총장)는 24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8차 회의를 열고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사태와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보도 내용을 심층 진단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칭찬과 격려는 물론 따끔한 지적과 새로운 의견을 제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제1야당의 지위를 가진 새정치연합을 향해서 ‘국회로 눈을 돌려 달라’며 국회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서울신문에서) 잘 강조해 줬다”면서 “전문가 진단, 뉴스 분석, 긴급 진단 등이 정치권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힌 측면도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준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설과 함께 수면위로 떠오른 계파 분석기사에서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줘 독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면서 “사설에서는 새정치연합이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했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지난 한 달간 새정치연합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장난 같은 난장 정치’, ‘정치 자영업자들의 민낯’과 같은,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촌철살인의 제목이 정말 인상 깊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앞으로 보도 방향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이 위원은 “세월호 참사, 야당 내홍 등으로 국민들이 언론을 지금만큼 주목하고 의지한 적이 없다”면서 “독자들에게 왜 지도자를 키우지 못하는지,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위원장은 “정치, 공공 부문 등 현재 대한민국은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 다 무너졌다”면서 “서울신문이 여러 사안에 대해 중립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 좀 더 신뢰받는 신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도 “각 언론들이 내놓는 논조의 보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울신문만의 객관성, 다양성을 잘 활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보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고 위원은 “세월호 유가족과 대리운전 기사 간에 폭행 시비가 불거진 과정에 야당이 연루돼 ‘갑질 중의 갑질’이란 비난을 받았는데 다른 신문에 비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사설이든 전문가 의견이든 결론이 ‘국민을 위해야 한다’는 당위론으로 흘러 좀 아쉬웠다”는 평을 내놨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문화단신]

    홍대앞 책여행…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제10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다음달 1~5일 서울 홍익대 앞 주차장 거리 일대와 대안공간, 카페 등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독서의 초심을 돌이켜 보는 다양한 문화 행사로 진행된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김영아(영문학) 한성대 교수, 임정임(영문학) 서울대 교수 등이 그의 생애와 작품을 우리 시대에 접목해 풀어낸 강연을 준비했다. ‘술꾼의 품격’의 저자 임범과 소설가 백가흠은 프랑스의 랭보, 중국의 두보, 우리나라의 김수영, 조지훈 등 술을 사랑한 작가의 이야기(술이란 무엇인가)를 풀어놓는다.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겐 평론가 황현산과 심보선, 김소연, 황인찬 시인 등이 나누는 ‘시심토크’가 마련된다. 홈페이지 www.wowcenter.or.kr (02)336-1585. 김수영·신동엽 문학으로 본 위기 시대 오는 27일 김수영문학관 대강당에서 ‘김수영과 신동엽, 그리고 한국시문학’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국제어문학회·김수영연구회·신동엽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두 시인의 문학 세계를 통해 위기의 시대, 한국 시문학의 역할을 모색한다. 주최 측은 “두 시인은 당시 문단에서 근대 자본주의의 전개와 함께 상실된 인간성, 삶과 세계의 조화를 회복하려는 강렬한 열망을 표출했다”며 행사를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문의 010-6312-8061. rapin63@naver.com
  • 모셔올 것인가 키워볼 것인가

    모셔올 것인가 키워볼 것인가

    국내 양대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이달 잇따라 개막하면서 외국인 총감독을 바라보는 국내 미술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아직은 외국인 전시 기획자가 필요하다”는 옹호론과 “(외국인 기획자로는) 한국적 정서와 문화 현상을 효과적으로 읽어 내는 데 한계를 갖고 있다”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선 상태다. 일각에선 예술적 편향성을 거론하며 “대체 어느 나라 비엔날레냐”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국내 전시 기획자를 키우기 위한 정부와 문화예술계의 체계적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시를 둘러싼 잡음은 오는 20일 개막하는 ‘2014 부산비엔날레’의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케플렝(65) 전시감독에게 쏠려 있다. 8회째를 맞는 부산비엔날레의 세 번째 외국인 감독인 케플렝은 본전시 참여작가 77명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26명을 자신과 같은 프랑스나 프랑스령 출신 작가로 채우며 논란을 키웠다. 한국 출신 작가는 10명에 그치지만 이들마저 다수가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를 했거나 거주하고 있어 원성을 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의 주요 작가들은 본전시가 아닌 특별전에 초대돼 마치 전시의 주객이 전도된 듯한 양상을 띠고 있다. 케플렝은 이와 관련, 최근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프랑스라는 나라가 원래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 만큼 코스모폴리탄적인 색채가 강하다. 참여 작가들의 국적을 고려하기보다 주제에 맞는 작가군의 작품에 초첨을 맞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 예술계는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 출신인 김성연 미술가가 ‘부산과 공존하는 비엔날레’라는 내용을 담은 기획안으로 전시감독 심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감독직을 거부하고 사퇴했던 터였다. 지역 문화계에선 사상 초유의 비엔날레 보이콧 분위기가 팽배하다. 광주비엔날레의 영국 출신 제시카 모건(46) 예술총감독에 대한 평가는 미묘하게 갈린다. 국내 대다수 미술계 인사와 외신들은 호의적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모건은) 도발을 회피하지 않았다. 예리한 관심을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광주라는 지역의 역사성과 한국 현대사의 맥락도 어느 정도 짚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정준모 평론가는 “무언가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VIP투어에서 일부 미술 관계자들이 “미술관 큐레이터답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나 특징이 없고 전시 주제를 다소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이야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광주비엔날레가 외국인 총감독을 영입해 전시 기획을 위임한 건 이번이 네 번째로, 개막 때부터 전시의 색깔을 놓고 이렇게까지 이론이 일었던 적은 드물었다.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모건은 제러미 델러, 로만 온닥, 우르스 피셔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부조리, 개발 위주 현대사회, 인간성 말살 등을 다양하게 펼쳐 놨다. 전시 주제인 ‘버닝 다운 더 하우스’(Burning down the house)는 1980년대 대중을 열광케 한 ‘토킹헤즈’의 노래에서 차용했다. 모건이 주로 관심을 기울였던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밴드다. 한 미술 관계자는 “모건이 2007년 12명 작가의 공동 기획전을 준비했던 당시의 작가들이 이번에도 대부분 참여했고,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아시아, 유럽, 북·남미 등 다양한 작가를 불러들여 전통 예술, 설치, 퍼포먼스, 회화, 건축, 뉴미디어를 아우르지만 축제가 여전히 미완성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모건은 최근 광주비엔날레를 발판 삼아 미국 뉴욕의 디아 아트재단(Dia Art Foundation)으로부터 감독직(이사회 임원)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경한 평론가는 “제대로 된 전시 기획자 육성 시스템이 없는 국내에서 외국인 감독들의 이 같은 전시는 어찌 보면 당연할 결과”라며 “가장 큰 문제는 사실상 전시 기획자가 스스로 성장할 수 없는 척박한 국내 미술계 현실과 이를 방관하고 정책적 뒷받침을 하지 못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위원회 등에 있다”고 일갈했다. 정준모 평론가 역시 “사실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보면서도 국내의 몇몇 큐레이터도 능히 해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했다. 후배들을 키워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현대사의 ‘진행형 아픔’ 알려… 관심 낮아 걱정”

    “현대사의 ‘진행형 아픔’ 알려… 관심 낮아 걱정”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인 현대사의 아픔을 알리려 했는데, 의외로 관심이 낮아 걱정이에요.” 개인과 공동체에 얽힌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뤄온 설치미술 작가 임민욱(46)씨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소재로 대형 퍼포먼스를 벌여 주목받고 있다. 작품 제목은 ‘내비게이션 아이디’. 지난 4일 66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광주비엔날레의 오프닝 행사에서 경북 경산과 경남 진주에서 60여년 전 목숨을 잃은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골을 담은 컨테이너를 동원해 화제가 됐던 퍼포먼스다. 당시 놓인 컨테이너 2개는 광주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장 앞 광장에서 계속 전시되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지금도 억압받는 공동체로 남아 있어요. 진실과화해위원회가 발굴하다가 활동 종료로 방치되거나 유족이 발굴한 유해들을 모았습니다.” 보도연맹 관련자와 인민군 부역자로 지목받아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유골이다. 작가는 “세월호 사건 못지 않게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임을 강조하기 위해 앰뷸런스, 소방헬기를 등장시켰다”면서 “권력에 희생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치유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작가는 제6회 광주비엔날레상(2006년), 제7회 에르메스미술상(2007년), 제1회 미디어아트 코리아상(2010년) 등을 수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나치의 광적인 반(反)유대주의는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20세기 역사에서 인류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참혹한 범죄에 대해 가해자인 독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참회를 계속해 오고 있다. 베를린 유대인박물관은 과거에 대한 독일인들의 속죄의 뜻을 담은 대표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건축적 의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장소다. 2001년 9월 정식 개관에 앞서 비어 있는 상태에서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찾았고, 지금은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로 꼽힐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명소다. 린덴스트라세 14번지에 있는 이 박물관은 독일의 유대인들이 떠안아야 했던 참담한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이 왜 중요한 가치인지, 올바른 역사의식이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 말없이 서 있을 뿐인 건물이 이런 철학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비극적 역사의 무게감과 엄숙함을 시각적, 공간적 언어로 완벽하게 표현한 건축가는 다니엘 리베스킨트다. 폴란드 유대계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은 그가 설계한 포스트모던 양식의 건축물은 외형과 외부 장식, 내부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심오하고 무거운 철학적 개념들을 담고 있다. 리베스킨트는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추모공원 ‘그라운드 제로’의 마스터플랜 설계자로 세계적 명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유대인박물관 설계공모전이 열린 1989년까지만 해도 그는 실현 불가능한 건축 설계와 드로잉을 하는 ‘언빌트’ 건축가로 알려졌었다. 이스라엘에서 음악을 공부한 뒤 미국과 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음악을 드로잉의 모티브로 삼기도 하고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비정형의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건축 철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상상력 가득한 그가 첫 번째로 도전한 설계 공모전이 베를린의 유대인박물관이다.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유대인박물관은 전형적인 박물관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티타늄과 아연 합금으로 뒤덮인 이 건축물에는 입구가 없다. ‘리베스킨트 빌딩’이라고 불리는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바로 옆에 있는 올드 빌딩, 즉 베를린박물관 건물을 통해야 한다. 바로크양식의 베를린박물관은 과거에 프로이센의 법원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정원 쪽으로 탁 트인 휴식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지그재그로 된 강철재와 유리로 된 천장을 얹은 ‘유리정원’은 2007년 리베스킨트의 설계로 완성됐다. 기념품 판매소 앞쪽으로 계단실이 있다. 60도로 급격하게 경사진 이 계단을 내려가면 긴 복도가 나오고 어느덧 유대인박물관의 전시 공간에 도착하게 된다. 박물관 안내를 해 준 독일인 가이드 카르스텐 크리거는 “유리정원은 18세기에 지어진 베를린박물관 건물과 21세기에 지어진 포스트모던 양식의 유대인박물관 건물을 공간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급격한 경사에 이어지는 긴 복도는 방문객들이 시간여행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건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물은 나치의 대학살로 희생된 수백만 유대인의 비극적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들로 가득하다. 건물의 지그재그형 구조는 유대인의 표식인 ‘다윗의 별’이 부러진 모양이다. 그 모양은 조감도로 봤을 때 확연히 나타나지만 건물 내부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미로처럼 끝없이 흩어지는 좁다란 복도와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야릇한 공간감으로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리베스킨트는 건물 청사진을 발표할 때 박물관을 ‘선(線) 사이’라고 명명했었다. “사고와 조직, 관계에서 어긋나는 두개의 선을 표현하고자 했다. 똑바로 뻗어 있는 하나의 선은 수많은 조각으로 날카롭게 부서지고, 다른 하나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정체성을 이어 가는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선이다.”(리베스킨트, 1998) 박물관의 외벽과 창문, 그리고 내부에는 무수히 그어진 날카로운 선들이 교차한다. 금속 외벽의 차가움과 난도질당한 듯 잘라진 선들은 보기에도 섬뜩하고 긴장감을 높인다. 무의미해 보이는 선들은 마구잡이로 그어진 게 아니다. 2차 대전 전에 베를린에서 살았던 독일인과 유대인 유명 인사들의 거주지를 연결해 얻어낸 매트릭스다. 리베스킨트가 이 건축물의 구조적 요소로 택한 기본 개념은 ‘공백’(void)이다. 단절된 역사, 사람들이 떠난 자리, 재가 돼 버린 인간성 등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종류의 공백이 건물 곳곳에서 실물로, 느낌으로 다가온다. 2층 구석에 있는 ‘공백의 기억’은 공백을 극단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노출 콘크리트 벽이 높이 서 있는 기다란 공간은 원래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설계된 것인데 지금은 바닥에 이스라엘의 조각가 메나슈 카디슈만(1932~)의 작품 ‘샬레헤트’(낙엽이라는 뜻의 히브리어)가 설치돼 있다. 쇠로 만든 얼굴 조각 1만개가 바닥에 깔려 있다. 각기 다른 크기에 다른 표정인데 그 표정은 한결같이 불행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가면 쇠로 만든 얼굴들이 서로 부딪치며 삐거덕삐거덕 괴상한 소리를 낸다. 감옥에서 인간성을 말살당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하게 된다. 박물관의 미로들은 세 개의 축을 따라 유대인이 처했던 비극적인 상황을 체험하도록 관람객을 이끈다. 30도의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는 긴 복도는 ‘연속성의 축’이다. 기나긴 베를린의 역사는 미로처럼 계속되다가 무질서하게 갈라진 좁고 긴 공간들과 함께 사라진다. 마치 유대인들이 어느 순간 도시에서 사라졌던 것처럼. 또 다른 축은 ‘방랑의 축’이다. 그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가면 ‘추방의 정원’이 있다. 12도의 경사로 비스듬히 세워진 49개의 콘크리트 기둥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사람들은 방향감각을 잃고 만다. 독일에서 추방당해 불안한 마음으로 낯선 땅에 도착한 유대인들이 느꼈던 심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리베스킨트는 이곳이 ‘역사에서의 조난’을 상징한다고 표현했다.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알지 못하는 천진한 아이들은 기둥 사이를 숨바꼭질하듯 돌아다닌다. 콘크리트 기둥 위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러시안졸참나무가 심어져 있다. 마지막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축’을 남기고 독일인 가이드는 “백 마디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느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총총 사라졌다. 그 이유를 곧 알게 됐다. 복도에 설치된 장에는 비참하게 학살당한 사람들이 지녔던 물건들이 추억과 함께 전시돼 있고 좁은 복도 끝에는 무거운 철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홀로코스트 타워’다. 묵직한 철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히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20m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 탑은 출구도 없고 창문도 없다. 절대 어둠에 놓인 공간을 밝히는 것이라곤 천장 쪽으로 살짝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느다란 광선이 전부다. 평상시에는 이 창문을 통해 박물관 뒤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자유와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절망과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게 된다.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복도, 벽에 가로막힌 계단들을 지나면서 유대인들의 상처와 분노, 고통, 그리고 비틀린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병영폭력 원인 분석·처방 제시 보도 돋보여”

    “병영폭력 원인 분석·처방 제시 보도 돋보여”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7차 회의를 열어 선임병과 동료들의 폭행으로 사망한 ‘윤모 일병 사건’ 보도를 주로 점검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대체로 서울신문이 이번 사건의 원인과 처방, 군의 폐쇄성에 대해 돋보이는 보도를 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대안 모색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신문은 ‘윤 일병 사건’을 이달에 많이 보도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대부분의 언론과 달리 단편적인 사실의 나열이나 선정적인 보도가 아니라 원인을 지적하고 처방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군의 폐쇄성을 깨야 폭력 대물림을 막는다는 내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면서 “전문가를 통한 해결책 제시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시기상조라면서 군옴부즈맨 도입을 사실상 반대한 군을 질타한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박준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서울신문 보도는 윤 일병 사건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의정부 306보충대 입소 현장을 찾아 취재한 기사, 그리고 제목인 ‘아들이 두렵답니다. 엄마는 불안합니다’는 특히 독자들의 마음에 와 닿았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군의 대책이라는 게 땜질식이고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위원들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등 보다 정교한 보도, 독자들을 위한 친절한 보도, 당사자들을 배려한 세심한 보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학교폭력이 군대폭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맞는 면도 있다”면서 “통계적으로 뒷받침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이번에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군인권센터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설명이 보도 초기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군 옴부즈맨 제도가 어떤 것인지, 친절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보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관심병사라는 개념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면서 “관심병사라는 용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일부에서는 병영문화가 다소 자유로워지면 강군(强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은 자유로운 분위기지만 잘 싸우고 후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의 잘못된 병영문화를 고쳐 나가려는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광장]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진경호 논설위원

    역사는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임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는지 모른다. 모든 전쟁이 그렇고, 피를 보든 안 보든 대개의 범죄 또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라고 말한다. 28사단 포병연대의 어느 꿈 많은 청년과 마음 둘 곳 잃은 김해의 한 소녀에게 가해진 잔혹극은 그래서, 아우슈비츠 형무소와 일본 관동군 731부대에서 벌어진 참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충격과 별개로 인간에게 늑대인 인간들의 세상에 어제도 살았고 내일도 살도록 주어진 현실을 새삼 일깨워 주기에 더 끔찍하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나치 학살범 아돌프 아이히만에게서 발견한 건 악의 평범함이었다. 유대인 학살의 중심에 섰던 그는 악마가 아니었다. 저주스러울 만큼 평범했다. 체제에 순응했을 뿐이고, 그걸 충성이라 여겼을 뿐이다. 링거주사를 맞혀 가며 윤 일병을 때리고 또 때린 이 병장과 그 무리들도 빈도와 강도만 더 했을 뿐 여느 내무반의 고참들과 다를 바 없음을 지금 봇물 터진 듯 구타와 학대의 온갖 양태를 쏟아내는 곳곳의 증언들이 말해준다. 선임들에게 이유 없이 당했기에 후임들에게 이유 없이 갚았을 뿐이다. 그 가학의 대물림에 일말의 망설임은 설 땅이 없다. 조금만 허점이 보여도 떼로 달려들어 굴종을 강요하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들과, 그와 잠시 맞서다가도 시나브로 곁에 서고 마는 ‘한병태’들이 있을 뿐이다. 군 입대 전 이미 수년 동안 학교 교실에서 ‘빵셔틀’과 같은 지배와 굴종의 권력게임을 몸에 익히고 인터넷 게임을 통해 폭력에 무뎌진 그들, 우리의 아이들이다. 고립된 병영 막사, 그 밀폐된 공간에서 선임과 후임은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치환되고, 가학과 피학의 살 떨리는 장면들을 연출해 냈다. 불과 엿새 만에 성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극도의 학대극으로 끝난 1971년 미국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물로 희석해 전국으로 흩어놓은 것이 지금 우리의 병영이라 한다면 지나친 과장임은 분명할지언정 그 속에 담긴 일방적 위계질서가 만들어내는 평범한 악의 본질만큼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돌아보면 윤 일병의 맞아죽음은 세월호 참사와도 뿌리가 닿아 있다. 이유 없는 죽음들 뒤에 악다구니 세상이 펼쳐져 있다. 아렌트는 악의 뿌리로 ‘사유의 결핍’을 꼽았다. 인간이 악해서 악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생각하고 반성하길 거부하기에 악한 행동을 한다고 봤다. 분명 반성하지 않는 우리, 싸울 만큼 싸워 그 어떤 고통과 비극에도 무뎌진 무감각한 이 시대 우리가 이 잔혹사 뒤에 서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치를 떠는 과장과, 윤 일병이 맞아 죽은 부대를 찾아 미소 띤 얼굴로 찍은 단체사진에 담긴 위선과,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이며 희생자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시체장사라는 몰인간성이 뒤섞인 공감 불능의 정치가 그 바탕일 수도 있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힌 채 정치 갈등의 선봉에 서서 적의(敵意)와 증오의 기운을 퍼뜨리기 바쁜 언론도 빠뜨릴 수 없다. 오직 부의 축적만이 유일 가치인 탐욕의 자본시장과, 그에 빌붙어 알량한 권력을 편법과 비리로 바꿔치기하는 썩은 관료집단과, 깊이 있는 성찰과 학자적 양심은 제쳐둔 채 대중 입맛에 맞는 몇 마디 교언만 늘어놓고 뒤로 빠지는 비겁한 지식인 집단도 사회적 각성을 마비시킨 기제로 손색이 없다. 윤 일병의 주검 앞에서 펼쳐지는 새삼스러운 호들갑으로 이제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손에 쥘 수도 있겠다. 군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병영 감시의 눈도 늘어날 모양이다. 눈치 없는 야당 의원 말처럼 한동안 군부모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잠시뿐이란 걸 우린 지난 시절로 안다. 답을 구한다면 더 멀리 가야 한다. 증오와 저주, 그리고 그 위로 자란 폭력에 대한 집단적 불감을 털어내지 않는 한 제아무리 아이들 인성교육을 강화한들 데자뷔는 내일도 모레도 계속될 것이다. 어느 해보다 많은 눈물이 뿌려진 이 낮은 땅에 교황이 온다. 더 많이, 더 뜨겁게 울어야 할 시간이 온다. jade@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을 복원하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을 복원하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요즈음 너무나 굵직굵직한 대형사건이 터져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오랫동안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세월호 사건이 수습국면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자대 배치된 뒤 하루도 빠짐없이 폭행을 당했던 참혹한 윤 일병 사건이 터졌다. 국가시스템에 무슨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물론 과거에도 대형사건들이 연이어 터진 적이 있다. 김영삼 대통령 때 육해공에서 모두 대형사고가 터졌었다. 구포 열차사고, 목포 여객기 추락사고,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열거하기조차 숨이 찰 지경이다. 그래도 당시에는 문민시대가 열리던 참이라 모두들 희망을 잃지 않았다.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국가시스템이 전환되던 때였으므로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시름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민주정치시스템을 운영한 지 벌써 20년을 훌쩍 넘겼는데도 대형참사들이 연속 터져 나오니까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과거에는 생활현장의 물리적 사고가 주류였다. 당시에는 열차전복이나 선박침몰, 비행기 추락이나 건물붕괴와 같은 유형 건조물의 현장사고였다. 현장사고는 우리가 좀 더 경각심을 가지면 어렵잖게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 때 금모으기 운동과 태극기 달기 운동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IMF 위기도 잘 극복했고 월드컵 행사도 잘 치렀다. 박근혜 정부의 대형사고는 질적으로 다른 것 같다. 세월호 참사에서는 한국선급에서 지정된 평형수를 4분의3까지 빼고도 그 이상 과적하고 출항할 수 있었고, 배가 침몰할 때에도 선박지휘부는 승객의 안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구명도생했다. 세월호 사건은 과거의 사고와 같은 유형 건조물의 물리적 붕괴사고가 아니라, 국가조직이나 국민정신과 같은 무형건조물의 정신적 붕괴사고인 것이다. 윤 일병 사건도 광주민주화운동 때보다도 더 엽기적인 정신적 붕괴사고다. 내무반에서 남이 뱉어 놓은 가래침을 윤 일병이 핥게 만든 것은 광주형무소에서 일반인들이 전통화장실 바닥을 핥게 만들었던 것보다 더 경악스럽다. 소수에게 다수가 당하는 것보다 다수에게 홀로 당하는 것이 훨씬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윤 일병의 내무반은 인간성이 말살된 최후의 생활공간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대통령은 국가개조 작업을 하자고 하는데, 국민은 망연자실할 뿐이다. 한심한 세월호 참사와 엽기적인 윤 일병 사건을 겪으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개조 작업으로 국가조직은 복원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배후였던 유병언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국가기관의 무능이었다. 우리는 사정당국의 지휘계통부터 손보았다. 담당 형사과장, 순천경찰서장, 전남경찰청장 및 인천지검장과 경찰의 최고수뇌인 경찰청장까지 직위해제를 시켰다. 환부를 도려내는 방법으로 수사조직의 수사능력을 복원시키고자 했다. 윤 일병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도 군대의 무능이 국민의 분노를 샀다. 우리는 군당국의 지휘계통부터 손보았다. 담당 본부포대장, 대대장, 연대장 및 사단장과 육군참모총장까지 보직해임을 시켰다. 군대조직에 사정충격을 줘서 지휘능력을 복원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국가개조 작업도 건전한 국민정신이 복원되지 않으면 헛일이 될 뿐이다. 국민정신은 사정기관의 처벌로 복원될 수 없다. 국민 모두를 처벌할 수도 없고 처벌하려 해서도 안 된다. 결국 이 문제는 국민교육 문제로 귀결된다. 대통령은 학교의 인성교육으로 풀자고 한다. 그럴 수 있을까. ‘버릇없는 아이가 크게 된다’는 경구, ‘튼튼하게 자란다면 개구장이라도 좋다’는 다짐, ‘공부만 열심히 하면 아이들의 신경질도 다 받아주는’ 부모들의 마음이 언젠가부터 우리의 에토스가 됐다. 이런 현실에서 어느 누가 인성교육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다면 다른 길이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아이들의 신경질을 받아주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성적보다는 좋은 버릇을 키워주는 데 올인해야 한다. 우리도 아이들에게 신경질을 내지 말고,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말로 풀어야 한다. 가능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길뿐인 것 같다.
  • 한국 중편소설 르네상스 다시 한번

    한국 중편소설 르네상스 다시 한번

    염상섭의 ‘만세전’(1922),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 윤흥길의 ‘장마’(1973), 이청준의 ‘이어도’(1974)…. 모두 우리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중편소설들이다. 사회와 역사를 고민하는 장편과 찰나의 미학을 추구하는 단편의 특징을 절충한 중편소설(원고지 300장 안팎)은 문학사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줬다. 특히 국내에서는 근대문학 초기뿐 아니라 한국전쟁이 끝나고 산업화가 싹튼 1970년대 주요 작가들이 쏟아 낸 중편이 문단을 살찌웠다. 김동식(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중편소설은 1930년대 신문 연재가 유일한 게재 방법이었던 장편의 대중성과 통속성을 배제하면서 단일한 사건과 인물, 이미지에 집중하는 단편소설의 예술성을 아우른 형식”이라며 “작가들이 사회 변화 속에서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과 실험을 모색할 때 분출됐다”고 짚었다. 이처럼 ‘중편소설의 르네상스’를 부활시키는 동시에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젊은 독자들의 짧은 호흡에 발맞추는 시리즈가 이달 새로 선보인다. 출판사 은행나무가 30~40대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내년 8월까지 매월 한 편씩 원고지 300~400장 분량의 중편소설을 펴내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다. 젊은 독자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듯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소설 시리즈라는 점을 부각한 기획이다. 배명훈, 김혜나, 김이설, 이기호, 안보윤, 정세랑, 윤이형, 서유미, 강태식, 최민경, 황현진, 이영훈, 최진영 등 13명의 문인들로 진용이 짜였다. 첫 작품은 SF소설에서 특유의 장기를 부려 온 소설가 배명훈의 ‘가마틀 스타일’. 인간성을 갖게 된 전투 로봇 가마틀이 진정한 자아와 운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노을을 좋아하고 행성이 되는 꿈을 꾸는 가마틀. 그는 미친 과학자 미야지마 상이 인류를 공격하기 위해 설계한 540대의 로봇 가운데 하나다. 가마틀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자 불안해진 인류가 로봇을 추적하며 벌이는 갈등과 반전의 서사가 작가의 순정하고 섬세한 문학적 묘사를 타고 흐른다. 출판사 측은 “등단과 비등단, 순문학과 장르문학 등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작가를 발굴할 예정”이라며 “작품이 나올 때마다 웹툰, 포토 에세이, 북사운드 트랙, 북트레일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웹카페를 통해 20~30대 독자들과의 공감대를 넓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기고] 대한민국 검·경의 개과천선을 바란다/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기고] 대한민국 검·경의 개과천선을 바란다/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얼마 전 종영된 유능하지만 악질적인 변호사가 사고 후 기억상실증을 겪으며 본연의 인간성을 회복하는 내용을 다룬 TV 드라마를 흥미롭게 지켜본 적이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극적인 상황들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한 내용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드라마가 더 현실적이고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허황된 드라마보다 더 황당하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내 자식, 혹은 내 자신이 수장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던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지난 100일을 견뎌 왔다. 희생자 수색이 난항인데 세월호 특별법도 오리무중이다. 정치권도 실망스럽지만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일가에 대한 검거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물론, 검찰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다. 유씨와 자녀, 관계자 모두를 찾아내겠다며 공권력을 총동원했다.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그들의 재산, 온갖 비리 백화점이라는 그들의 악덕행위 등을 언론에 흘려가며 기필코 잡아내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반복했다. 심지어 유씨 시체 발견 발표 하루 전까지도. 그동안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한을 놓고 마찰이 끊이지 않았으며 매끄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유씨 사건은 해도 너무하다.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많이 동원됐는지, 검찰의 검거의지가 얼마나 큰지도 언론을 통해 충분히 피력됐다. 그만큼 국민들은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체 발견 40일이 지나서야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발표를 하고 난 바로 그날 밤, 유씨 시체 발견이 언론에 알려졌다. 수백명의 검찰과 수천명의 경찰이 두 달간 찾아다닌 바로 그 70대 노인은 이미 수십일 전에 주검이 되었는데도, 발견한 지 40일이 지나서야 확인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민생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검찰과 경찰의 불통이 이 정도일 줄이야. 국가개조를 선언한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으로 해경에 대한 해체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제 국가개조는 검찰과 경찰의 개조부터 시작해야 할 판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검찰과 경찰의 무능하고 불통의 모습은 기억상실로 묻어버리고 이제라도 검찰과 경찰이 본연의 임무와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공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힘들 것이다.
  • 위안부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준비 박차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여성가족부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재청 공동 주최로 열린다. 여가부는 이 정책토론회를 기점으로 위안부 기록물의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목표로 관련 문헌·자료 등에 대한 목록화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 위안부 피해실상에 관한 문헌·자료를 집대성해 여성이나 어린이 등 약자를 대상으로 더 이상 이런 참혹한 성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전 세계와 후세대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서울대 서경호 교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목적과 의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위안부 관련 기록물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고립적인 사안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오점인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성이 침해된 경험의 증언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중요성을 충족하고 있지만 산재한 기록물의 체계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동북아역사재단 남상구 연구위원은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사적 의미와 가치’란 주제발표에서 증언, 피해자 작품을 비롯한 피해자 기록과 일상·유품, 가해자 기록, 수요집회를 위시한 해결 노력 등이 모두 세계사적 의미와 가치를 갖는 기록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원본 등 11건의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 “공효진 다쳤는데도 힘 있게..” 무릎 상처 ‘화들짝’

    괜찮아 사랑이야 조인성 “공효진 다쳤는데도 힘 있게..” 무릎 상처 ‘화들짝’

    ‘괜찮아 사랑이야 공효진’ 배우 공효진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15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펠리스호텔에서 진행된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에 주연배우 조인성 공효진이 참석했다. 이날 공효진은 조인성의 도움을 받으며 무대에 등장했다. 특히 공효진의 팔과 다리에는 수술 후 부상의 흔적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공효진은 앞서 지난달 19일 ‘괜찮아 사랑이야’ 세트장에서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당했다. 당시 왼쪽 팔이 골절돼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 추가로 무릎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조인성은 ‘괜찮아 사랑이야’ 제작발표회에서 “공효진이 굉장히 쿨하고 당당해 보이지만 실제 A형 같은 소심한 부분도 있다. 귀엽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굉장히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배우다. 그래서 나 역시 리액션이 좋아질 수밖에 없고 편안하게 연기하는 것 같다”며 “다리를 다쳤는데도 촬영에 힘 있게 임해줘서 분위기가 좋다”고 칭찬했다. 공효진은 “오래전부터 조인성과 작품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첫인상이 왠지 개인적이고 도도하고 친구도 별로 없을 것 같더라”고 말한 뒤 “나와 친한 사람들 중 조인성 측근들이 많은데 인간성 좋고 의리파에 상남자라고 하더라. 실제 만나보니 배려심도 많고 따뜻한 것 같다. 그동안 조인성의 멋있고 진중한 면 외에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면이 작품에서 나올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화답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완벽한 외모와 청산유수의 언변을 가진 로맨틱한 추리소설작가 장재열(조인성 분)과 겉으로는 도도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 분)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펼치는 로맨틱 드라마다. 오는 23일 첫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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