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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성 강화” 과장 드래프트제 시행에 “인사적체 심화” 불만

    “전문성 강화” 과장 드래프트제 시행에 “인사적체 심화” 불만

    외교부가 이번 하반기 인사부터 현직 과장에게 먼저 과장 보직에 지원할 기회를 주는 일명 ‘과장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했다. 본부 근무 1~2년 만에 해외 공관으로 떠나는 과장을 재임시켜 전문성을 보장하는 제도지만 서열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세간을 시끄럽게 한 ‘구겨진 태극기’ 사건도 담당 과장이 오롯이 책임을 졌다. 상명하복의 문화를 겪은 고위급과 지나친 권위·통제에 거부감을 보이는 실무직원 사이에서 고충을 겪는 중간 간부의 고달픈 신세는 공무원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의전 실수 탓 드래프트제… 과장 책임론 분분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이번 인사부터 ‘과장 드래프트제’를 도입했다”며 “능력 중심의 인사 기조를 강화하고 과장들의 재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적격자가 과장직을 맡는 경우도 줄고 공석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드래프트제는 과장 승진 예정자를 제외한 현직 과장이 먼저 자신이 원하는 과장직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해당 국장 등 상층부와 뜻이 맞으면 낙점된다. 여기서 떨어진 현직 과장은 과장 승진 예정자와 함께 본 드래프트에 참여하게 된다. 이 제도로 현직 과장은 본부에서 연이어 2번 이상 과장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졌다. 본부 과장이 통상 1년여 만에 해외 공관으로 나가던 그간의 관행으로 업무의 전문성이 함양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반면 과장 보직 경쟁은 치열해졌다. 한 외교관은 “갑자기 주요 과장이 3년씩 머물게 되면서 인사 적체가 생긴 건 사실”이라며 “물론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외려 현장 공관을 두루 거치는 게 전문성도 잘 길러지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능력보다 상층부와의 친화력이 승진의 열쇠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외교부가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은 올해 잇따라 벌어졌던 의전 실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순방에서 ‘슬라맛 소르’라는 인도네시아어 인사를 했고 외교부 영문 보도자료에는 ‘발틱’ 국가인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가 ‘발칸’ 국가로 잘못 기재됐다. 4월에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 대화에서는 구겨진 태극기를 세워 비난을 받았고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는 미국 의장대의 환영 태극기 색깔이 바랬다는 논란도 있었다. 외교부의 새 드래프트 제도 도입은 필연적인 면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문제의 원인이 과장급에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외교관은 “‘구겨진 태극기’ 사건으로 책임을 진 것은 담당 과장이었는데 해당 회의에는 고위직도 있었다”며 “위에서 막아주는 건 기대하지 않았지만 과장 혼자 책임질 일인지 싶기는 했다”고 설명했다.●외국어 능력 함양 강조에도 과장 일감 늘어 강경화 장관이 그간 강조해온 외국어 능력 함양에 대해서도 결국 과장들의 일감이 늘어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외국어 실력이 원어민 수준인 실무 직원은 크게 늘었지만 강 장관 등 상부에서 원하는 건 결국 해외의 정보를 한국말로 취합하고 분석하는 언어·사고 능력이라는 것이다. 한 외교부 직원은 “직원들이 생산한 문서를 자구까지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과장도 봤다”며 “상부는 지시하면 되지만 과장은 실무 직원의 일까지 떠안는 경우가 늘어나니 업무가 과중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명하복의 문화를 바꾸는 최전방에 있다는 점도 업무가 녹록지 않은 이유다. 이런 고충은 군과 공무원이 함께 생활하는 국방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국방부에 근무하는 한 영관급 장교는 “군은 계급장이 있으니 직급 파악이 쉬운데 공무원은 판단하기가 힘들다”며 “또 군은 하급 직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에 순응하는 문화가 있는데 공무원은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고위직 줄고 실무급 늘려 중간간부 의기 소침 또 다른 공무원은 “군대는 상명하복이지만 국방부는 민간 공무원이 많아서 분위기가 다르다”며 “지시를 하면서도 꼰대처럼 보이는 게 아닌지 스스로를 경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시점의 과장만 힘든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 차이가 있는 조직의 상하부를 연결하는 업무는 전통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이다. 워라밸(일·가정 양립) 문화가 확산되면서 과장들의 업무 환경 역시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적어도 고위직을 줄이고 실무급을 늘리는 인사 기조는 승진으로 보상받는 중앙 부처 공무원의 입장에서 고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는 1급 공관장 자리 중 일부를 2급으로 내리고 실무직원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장성 수를 줄여 가볍고 날쌘 군을 만든다는 계획이고 검사장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 관계자는 “왜 하필 지금 고위직 수가 줄어드는지에 대해 섭섭해하는 중간 간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할 볼 때 고위직보다는 실무 인재를 늘리는 조직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만에 올해 목표 80% 달성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 만에 올해 목표 80% 달성

    해외여행자보험 스마트폰 앱으로 가입 수소충전소 도심내 설치도 대표적 사례 11월부터 신용카드로 경조금 송금 가능 사업화 이어지게 특허심사 기간도 단축1년에도 몇 차례 해외 출장을 다니는 회사원 A씨는 출국 때마다 사고 등을 우려해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한다. 그렇지만 보험상품 설명을 듣고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 늘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해외여행자보험을 연간 단위로 가입한 뒤 여행 시에는 ‘ON’으로, 국내에 돌아오면 ‘OFF’로 설정하면 해외여행자보험의 가입과 해지가 손쉬워진다. 또 심장 수술을 받은 B씨는 이제 병원을 가지 않고도 손목용 심전도장치를 활용해 심장의 상태를 알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원격의료 행위 전면 제한에 따라 4년간 시장에 출시되지 못하던 손목용 심전도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가 ‘위급 시 내원 안내’ 등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된 덕분이다. 이처럼 편리한 여행자보험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되면서다. 정부가 신산업·신기술의 출시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유예해 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한 지 6개월이 됐다. 올해 목표 100건 가운데 81건의 과제를 승인했다. 80%의 목표 달성률을 보이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승인된 81건 중에는 혁신금융과 관련한 사례가 46%(37건)로 가장 많았고 산업융합(32%), 정보통신기술(ICT) 융합(22%) 등이 뒤를 이었다. 16일 정부가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주요 사례를 보면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혁신 금융으로 실생활에서 불편을 겪던 환전 절차 등이 손쉬워졌다. 환전·현금 지급 등은 은행의 고유 업무였지만 이제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공항 인근의 주차장 등에서도 환전, 현금인출(100만원 미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신용카드 모바일 앱의 경우도 물품 판매나 용역 제공 등에 한정됐지만 이제는 경조사비나 축의금 등 개인송금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오는 11월부터 개인이 청첩장이나 경조사 안내문에 QR코드를 담으면 신용카드로 경조금을 보낼 수 있다.공유주방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규제가 풀린 대표적인 사례다. 공유주방 허용으로 창업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최소화해 청년, 취약계층 등의 창업의 길이 보다 쉽게 열리게 됐다. 임상병리사로 일했던 C씨는 출산 후 카페 등의 창업을 생각했지만 억대의 비용이 부담돼 포기했다가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의 한 주방을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호두과자 등의 간식류를 팔 수 있게 됐다. 도심 내 수소충전소는 규제 샌드박스 1호다. 수소충전소는 토지용도제한 등 입지 규제로 이용자가 많은 도심에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국회 등 4곳에 예외를 인정했다. 택시의 합승운행 금지도 앱 기반의 자발적 택시 동승 중개서비스에 한해 허용된다. 이 밖에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5세대(5G)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분야의 규제도 혁신했다. 신산업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규제만 푸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규제 샌드박스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허 심사기간도 기존 평균 13개월에서 앞으로 2개월 등으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자금·판로 개척 지원, 공공조달 자격 허용 등의 사후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더 반영해 규제 샌드박스가 혁신성장의 날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컬투쇼’ 안성기 “영화 ‘사자’ 액션-복근은 박서준이 다 해”

    ‘컬투쇼’ 안성기 “영화 ‘사자’ 액션-복근은 박서준이 다 해”

    영화 ‘사자’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안성기 박서준이 라디오 홍보에 나섰다. 16일 오후 방송된 SBS 라디오 파워FM(서울·경기 107.7MHz) ‘두시탈출 컬투쇼’에서는 코너 ‘특별 초대석’으로 꾸며져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에 출연하는 배우 박서준, 안성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안성기는 “박서준 씨가 ‘사자’에서 굉장히 액션을 많이 한다. 같이 출연한 악의 화신 우도환씨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둘이서 액션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 같은 경우에도 액션을 하려고 했다. ‘사자’ 시나리오 보고 혼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액션을) 짜서 촬영 첫날 갔다. 무술 감독한테 ‘이렇게 하면 어떨 것 같냐’고 했더니 제게 떨어지는 것만 생각하라고 했다. 누구하고 싸우는 건 박서준씨가 다 하니까 그냥 당하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가 떨어지는 것, 목에 졸리는 것 이런 것만 했다”고 웃음을 안겼다. ‘사자’에서 격투기 챔피언 역을 맡은 박서준은 “예전에 드라마에서 격투기 선수 캐릭터를 소화한 적이 있다. 그때 격투기를 배워서 비교적 짧은 시기 안에 준비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DJ 김태균이 “이번에도 복근을 볼 수 있는 것이냐”라며 기대하자 박서준은 “어쩌다보니 자꾸 작품마다 나오게 돼 부담된다. 예전만큼 근육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보겠다”며 웃었다. 한편 박서준, 안성기가 출연하는 영화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로 오는 31일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저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법인의 활발발] 저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 어느 봉사 모임의 표어를 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따뜻하고 신선한 긍정의 감정이 가슴에 스민다. 이와 반대로 “너하고는 참 지독한 악연이다”라는 말에는 그만 우울해진다. 불교의 전문용어라고 할 수 있는 인연이라는 말을 우리는 삶터에서 일상의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자’, ‘옷깃만 스쳐도 삼천 생을 함께 살았다’라는 말은 만남의 소중함을 뜻한다. 또 ‘우리는 인연이 아닌가 보네요’라는 선언은 관계의 어려움을 뜻한다. 관계, 즉 사이 맺음의 끈이 얽히고, 꼬이고, 떨어지는 현실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좋은 사이도 어떤 까닭으로 말미암아 틈이 벌어지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이가 된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어쩔 수 없는 까닭으로 함께 만남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단순한 질문을 한다. 고통은 피해 갈 수 있는가?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통을 불러오는 갈등과 사건들은 애초부터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리고 부처님과 역대 성인들의 일생을 살펴본다. 온갖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난 그분들에게는 과연 악연이 없었을까? 물론 진리를 탐구하고 깨침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가르침을 구했으니 좋은 인연들이 모였을 것이다. 그러나 경전의 기록을 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극단적으로 부처님과 예수님을 배신하고 반역한 제자들이 있었다. 제바닷타는 부처님의 제자로서 교단의 실권을 장악하려고 부처님을 음해하고 등을 돌렸다. 가롯 유다 또한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제자였다. 누구나 삶의 여정에서 내가 원하지 않은 악연을 피해 갈 수 없음을 역사와 현실은 말하고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석가모니는 깨달음 이후 45년을 대중과 함께 수행하고 가르침을 전해 왔다. 긴 세월 동안 적지 않은 사건 사고가 있었다. 개인적인 일탈이 있었다. 함께 살아가는 승단에서, 혹은 저잣거리에서 세속인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제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적인 일탈이 발생하면 그것을 경계하는 계율이 생겨났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서 갈등과 시비가 발생하면 조정하고 해결하는 멸쟁법(滅爭法)이라는 매뉴얼과 제도가 만들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사는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갈등과 시비를 그분들은 어떻게 대면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먼저 제자들이 저마다 온갖 사연을 가지고 서로 화내고 미워하고 공동체의 화해 분위기를 무너뜨릴 때, 부처님과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분노와 미움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마음은 이미 연민과 자애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대목이 부처와 중생을 가르는 지점이 될 것이다. 갈등과 시비를 불러오는 사건은 늘 부처와 중생에게 똑같이 다가온다. 저마다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다른 중생들이 다른 생각과 주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갈등을 대면하는 바로 그 순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지점에서 천당과 지옥, 부처와 중생의 길이 드러날 것이다. 명색이 수행자인 나도 때로는 갈등과 시비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내 처신이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나름 조심하고 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오해와 왜곡과 비난을 받기도 한다. 나는 이런 의도로 이렇게 말하고 행동했는데 다른 사람은 저런 의도라고 달리 해석하고 서운해한다. 이럴 때는 어찌해야 할까? 먼저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 이유에 내 생각을 비워 놓고 관심을 가진다. 예전에는 내 생각이 옳다고 설득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먼저 경청에 집중한다. 진지하게 그의 말에 귀를 열어 놓으면 대략 가닥을 잡을 수 있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그럴 만한 이유를 공감하면 비로소 대화가 가능해진다. 내 경험을 통한 갈등 조정법은 이렇다. 생각 내려놓기, 진지한 경청과 공감, 그리고 침착한 대화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생각에 힘을 넣는 설득은 상대방이 설득당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설득보다는 공감이 먼저다.
  • 새 코픽스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 꼼꼼히 따져 봐야

    은행 바꾸면 대출 한도 줄어들 수도 신규 대출자는 고정금리와 비교해야 16일부터 은행들이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되는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봤다. -어떤 대출 상품에 신잔액 기준 코픽스가 적용되나. “잔액 기준 코픽스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16일부터 새로 대출을 받을 때는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를 적용하지 않고 새 코픽스를 쓰게 된다. 기존 대출자도 갈아탈 수 있다.” -기존 대출자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로 갈아타는 게 유리한가. “신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되는 주담대는 기존보다 금리가 약 0.3% 포인트 낮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갈아타기를 고민해 볼 만하다. 특히 같은 은행에서 대출을 갈아탄다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화된 부동산 관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은행을 바꾸면 강화된 규제를 적용해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무조건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우선 대출을 받은 지 3년까지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출 기간 중 금리 변동 가능성,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는 어떻게 계산하나.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를 받은 지 3년 이하인 경우 신잔액 기준 코픽스로 갈아탈 때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동안 잔액 기준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때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줬다. 기업은행(0.9%)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상환 수수료는 1.2%다. 매년 0.4% 포인트씩 줄어들다가 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지나면 없어진다.” -신규 대출자에게는 어떤 대출 금리가 유리한가. “신규 대출자에게는 당장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한 편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5년 뒤 변동금리 전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2%대 중반으로, 변동금리보다 0.5% 포인트 정도 낮다. 다만 이후 금리가 더 떨어지면 변동금리형 상품이 더 유리해질 수도 있다. 보통 금리 인하기에는 신규 취급 기준 코픽스 금리가 더 낮아 변동금리로 대출받을 때 신규 코픽스를 고르는 사례가 많았다. 은행에 따라 새 잔액 기준 코픽스가 더 낮은 경우도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게임중독’ 논쟁에 부쳐/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국제기구의 결정이 한국 사회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경우가 드문 편인데,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내린 결정은 국내 언론의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당시 총회는 의약품의 투명성 확보 등 주요 안건을 긴 논의 끝에 통과시켰지만, 국내 언론은 유독 게임과 관련된 결정만 소개했다. 이 결정으로 ‘게임사용 장애’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안에 공식 등재되고 건강 조건을 진단 및 치료하는 표준이 됐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증상을 ‘게임사용장애’로 정의한 것인데, 국내에선 2011년 청소년의 게임 사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할 당시처럼 ‘게임중독’ 논쟁이 재연됐다. 관련 기업들은 이번 결정이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의료계는 이 결정을 게임의 과다한 사용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게임 관련 기업들의 가장 큰 반론은 게임중독이나 게임 과몰입 등으로 불리기도 했던 ‘게임사용 장애’라는 것이 실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술과 마약 등 이른바 물질중독처럼 게임이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허약하다는 것이다. 해외 문헌을 찾아보더라도 관련 연구들은 통계 표본이 너무 적거나 연구방법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용자들의 자기 보고에 의존하는 연구들이 많은데, 그 방법이 50가지가 넘어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게임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다고 보는 것 같다. 게임업계의 반론처럼 원인은 게임이 아니고 학업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일부의 게임 사용자들이 임상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용 습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게임 자체가 중독적이지는 않더라도 게임을 ‘중독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들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일일 퀘스트’, ‘출석체크’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매일 게임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사용자는 매일 게임에 접속해 해당 임무를 수행해야 게임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플레이 중간에 그만두면 주위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실시간 전략 게임은 게임의 진입 장벽에 해당하는 ‘최소 실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을 계속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용자의 계속적 사용이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업체들은 게임의 재미 향상을 넘어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장치들을 고안하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으로 사용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일도 한다. 큰 기업들은 자체 분석팀으로, 작은 기업들은 외부의 전문기업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이탈ㆍ유지 비율’을 예측한다. 게임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는 미리 공짜 아이템을 선물하거나 게임 난도를 낮춰 준다. 게임은 중독질병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적어도 필요하면 손에 쥐었다가 필요 없으면 간단히 놓아 버릴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게임은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놀이문화인 것도 사실이고 놀이를 위한 기술이라고 낭비적이라고 폄하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놀이일 뿐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해서도 안 될 것 같다. 충분한 증거가 없는데도 부정적 낙인을 찍으려 한다는 억울함은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증거가 충분하게 제기되기 전까지는 기술과 관련된 문제적 결과에 책임이 없다고 말해도 안 될 듯하다. 관련 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사용을 유도해 수익을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이런 문제적 행동을 함께 연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실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 등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끼치는 심각한 영향을 우리는 매일 느끼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 정보로 가득차고 미디어 기술로 온통 연결된 세계에서 우리의 집중력과 자제력 등을 어떻게 유지하고 훈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 새로운 세계와 경험들을 정의하고 대응할 지식도 부족하다. 의료계가 지나치게 병리화하는 일도 삼가야겠지만, 관련 기업과 언론들도 마약과 다르다고 항변만 할 게 아니라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좀더 책임 있게 대응했으면 한다.
  • “우국충정도시 정읍 없었다면 조선왕조실록·민주화도 없었죠”

    “우국충정도시 정읍 없었다면 조선왕조실록·민주화도 없었죠”

    “정읍이 없었다면 조선왕조실록도, 민주주의 뿌리가 된 동학농민혁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분연히 일어설 줄 아는 ‘정읍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역사입니다.” 유진섭 전북 정읍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읍은 국운이 위태로울 때마다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희생하고 기꺼이 목숨을 바친 역사의 고장”이라며 약무정읍 시무실록(若無井邑 是無實錄), 약무정읍 시무민주(若無井邑 是無民主)를 강조했다. 정읍 사람들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 냈고 역사의 물길을 바꾼 동학농민혁명 역시 정읍에서 봉기해 이 땅에 민주주의를 완성한 씨앗이 됐다는 의미다. “정읍은 백제가요 정읍사, 정극인의 상춘곡, 호남우도농악의 발상지입니다. 최근에는 전북 유일의 서원인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그는 “정읍만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관광자원으로 가치를 극대화시키겠다”며 ‘문화도시’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문화재지킴이의 날(6월 22일) 행사를 개최했다. 의미는. “1592년 6월 22일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왜란을 피해 정읍 내장산으로 옮긴 것을 기념해 지난해 처음 만들었다. 첫 번째 기념식이 역사 현장인 정읍 내장산에서 열리게 돼 참으로 감회가 새롭다. 이를 계기로 정읍 사람들이 목숨 걸고 실록과 어진을 지켜 낸 의의가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 문화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민족의 자존감과 자긍심을 높이는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조선왕조실록을 지켜 낸 고장으로서 의의는. “약무정읍 시무실록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정읍이 없었다면 조선왕조실록은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전기 200년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은 임진왜란 당시 정읍 선비 안의와 손홍록이 사재를 털고 목숨을 걸면서 내장산으로 옮겼기에 화를 면했다. 이들은 전주사고에 보관된 805권의 실록을 60여개 궤짝에 담아 말에 싣고 60㎞ 떨어진 내장산 은봉암까지 옮겼다. 7월 1일에는 태조 어진을 용굴암으로 이안했고 7월 14일에는 실록을 은봉암에서 비래암으로, 어진은 9월 28일 비래암으로 재이안했다. 실록 보호는 희묵대사가 이끄는 승군과 사당패, 노비 등 많은 정읍 사람들이 힘을 모았기에 가능했다. 소중한 유산을 정읍 사람들이 지켜 냈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 이 같은 자긍심이 정읍 발전, 나아가 국가 발전의 큰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외세와 부패한 권력에 맞선 동학농민혁명도 정읍에서 시작됐다. “1894년 정읍 고부에서 봉기하지 않았다면, 황토현 전투에서 농민군이 관군을 대파하지 못했다면 우리 역사는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3·1운동, 4·19혁명, 6·10 민주화운동, 2017년 시민촛불혁명으로 이어지며 민주주의를 완성했다. 약무정읍 시무민주, 정읍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에 민주주의도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동학농민혁명이 정읍에서 일어난 것은 기개 넘치는 선조들이 있었고 그 정신을 이어받은 후손들이 있어서다. 정읍인들의 도도한 기상과 역사적 사명감에 대한 자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정읍인들이 앞장서 희생한 배경은. “뿌리 깊은 ‘정읍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정읍정신은 인문학적·문화적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됐다.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을 지켜 낸 배경에는 정읍의 실천 유학자였던 일재 이항 선생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호남 성리학의 종조인 일재는 통일신라시대 사상가 고운 최치원의 ‘풍류도’ 사상을 유학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재창조했다. 그의 생애와 학문은 호남 선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나선 제자가 김천일 장군 등 54명에 이른다. 조선왕조실록을 지켜 낸 안의와 손홍록 역시 일재의 제자다. 그의 학문과 사상은 수운 최재우, 해월 최시형, 증산 강일순으로 이어져 정읍정신의 뿌리가 됐다. 대한민국 역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선조들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정읍은 역사·문화의 도시로 알려졌다. “정읍은 문화와 역사 자원의 보고다. 역사와 문화, 예술의 향기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고장이다. 공식 지정된 유무형 문화재만 116건이다. 외세와 폭정에 대항한 동학농민혁명, 을사늑약에 항거해 일어난 무성창의, 호남지역 독립만세운동의 불씨를 댕긴 태인독립만세운동은 정읍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뤄졌다. 정읍은 신종교의 성지라 불릴 만큼 다양한 종교의 발상지다. 동학에 뿌리를 둔 민족종교인 증산교, 보천교의 본향이다. 이 종교는 암울한 시기 이 땅의 백성에게 희망을 줬고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했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어렵게 제정됐다. 이를 지역발전 원동력으로 승화시킬 방안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은 정읍시가 제안한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제정됐다. 이 같은 역사적 의의를 살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계해 정읍을 세계적인 민주화 성지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동학농민혁명과 유적들을 역사 관광자원으로 콘텐츠화해서 정읍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 15년 산고 끝에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기념공원 조성, 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 역사 탐방 드라이브길 조성, 혁명 기록물 세계유산 등재 등도 추진하겠다.”-정읍 민주화 성지 육성계획의 당위성은. “동학농민혁명은 인도 ‘세포이 항쟁’, 중국 ‘태평천국운동’과 함께 아시아 3대 혁명으로 꼽힌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이자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기반이다. 125년 전 이미 반상의 차별과 서얼, 적서의 구별에 반대하고 노비제 폐지는 물론 여성과 어린이 해방까지 내세웠다. 당시 세계 어느 나라도 내세우지 못했던 인간 모두의 평등성과 존엄성을 담은 혁명적 민주주의 사상이었고 국가의 자주적 이념을 표방했다. 민주화 성지로서 손색없는 역사적 배경이다.” -문화도시로 비상을 꿈꾼다. “문화가 경제인 시대다.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발전에서 문화적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읍이 보유한 독창적이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 이를 위해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추진한다. 문화유산의 관광 자원화를 통한 수익 창출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지역 곳곳에 산재한 구슬 같은 자원을 모으고 꿰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보배로 만들겠다.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은 시민 주도로 추진하겠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골목길 조성, 용산호 복합 힐링 레저공간 조성, 문화자원의 고부가 가치화 등으로 시민에게 소득을 주고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도시를 만들겠다. 책과 역사에만 존재하는 문화가 아니라 시민들이 즐기고 삶을 여유롭게 하는 문화로서 힘을 키우겠다.”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조건이다. “정읍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역경제는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구는 계속 준다. 문화자원의 고부가 가치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사계절 관광지화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읍은 발전 잠재력이 크다. 이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문화자원의 고품질 콘텐츠화로 관광을 부흥시키고 기업 유치와 원도심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힘이 중요하다. 민관이 협력해야 상생하는 정읍을 만들 수 있다. 문화도시 조성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지위와 혜택을 누리는 시장이 아니라 정읍정신으로 희생하면서 솔선수범하는 시장이 되겠다. 정읍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관심과 사랑으로 협조하고 참여해 주길 호소한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의 명과 암

    ‘흰 티에 청바지 입고 방금 학생회관 앞 지나가신 분, 남친(남자친구)이 있나요?’ 대학생 김모(23·여)씨는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인상착의를 묘사하며 호감을 표시한 게시물을 봤다. 처음에는 ‘나와 친해지고 싶은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점점 정도가 심해졌다. 익명의 상대방은 김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까지 몰래 엿본 뒤 공개 게시판에 올렸다.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 같은 학교 학생일 거라는 추측 외에 단서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김씨는 “사진까지 올라왔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 엉엉 울었다”고 했다. 익명 커뮤니티 관리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게시물 작성자의 신상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익명 사이트라 개인정보를 보관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려대 ‘고파스’ 등 별도 커뮤니티 갖춘 곳도 요즘 대학생들에게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거리낌 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적인 곳인 에브리타임(에타)은 시간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게시판 기능이 더 활성화됐다. 학생증·수료증 등으로 자신이 속한 대학을 인증해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을 비롯해 학생들이 직접 관심사에 따라 만든 다양한 게시판들이 있다. 서울대의 ‘스누라이프’나 고려대의 ‘고파스’처럼 별도의 커뮤니티를 갖춘 경우도 있다. 대학생들은 이곳에서 익명성에 기대 현실 친구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는다. 일반 커뮤니티와 달리 같은 학교 학생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끼리 심리적 밀착감도 크다. 하지만 동시에 익명성에 기대 위험한 발언이 오가는 곳이기도 했다. 불필요한 욕설이나 혐오 표현이 오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대면식서 女신입생 외모 품평’ 사건 등 고발 많은 대학생들은 익명 커뮤니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실용성을 꼽았다. 학내 ‘꿀강의’(학점을 잘 주거나 재미있는 강의) 추천은 물론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까지 서로 얼굴은 몰라도 같은 학교라는 동질감 아래 의외로 좋은 정보들이 오간다는 것이다. 정다은(21·여)씨는 “대학생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면서 “분실물을 찾거나 알바나 방을 구하는 등 순기능도 꽤 많다”고 말했다. 실명으로는 말 못할 내부 고발도 오간다. 지난 3월 서울교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한 학과 남학생 대면식에서의 여자 신입생 외모 품평회 자료가 있고 이 자료가 졸업생에게까지 넘어갔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은 이름을 밝힐 필요 없는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고 결국 이 일은 공론화됐다. 이후 서울교대는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21명에게 최대 3주의 유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다만 당사자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징계 절차는 정지됐다. 같은 학교라는 연대 의식 속에 익명으로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점도 대학별 익명 커뮤니티의 매력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대학교별 ‘대나무 숲’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 페이스북 페이지보다 철저히 같은 학교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들이 요즘 더 인기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양 강의에서 우연히 본 이름 모를 학우들을 향한 고백글도 올라온다. “어제 학생 식당에서 흰색 모자를 쓰고 저녁을 먹던 분 성함이 궁금하다”는 식이다. 이모(21)씨는 “번호를 물어 볼 용기는 없지만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올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많아져” 하지만 대학생들은 최근 익명성을 악용해 서로를 저격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 교대에 다니는 윤모(21·여)씨 역시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시물을 본 뒤 커뮤니티에 발길을 끊었다. 어느 날부턴가 ‘달창’, ‘문슬람’(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은어)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쓰일 줄 알았던 단어들이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 윤씨는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그런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쓴다는 게 충격적이었다”면서 “이뿐 아니라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흔히 눈에 띄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민모(23·여)씨도 최근 학교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워버렸다. 결정적 계기는 총여학생회 폐지를 둔 찬반 논쟁이었다. 극단적이고 거친 혐오 표현이 오갔다. 민씨는 “얼굴 내놓고는 그런 얘기 못 할 거면서 온라인에서만 큰소리를 친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했다”면서 “게시글과 댓글을 익명으로 쓰다 보니 논의가 유난히 극단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도 넘은 게시물들을 신고하면 해당 계정 사용이 일정 기간 중지되는 등 제재가 있기는 해도 큰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 민씨는 “계정 정지를 당하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제재의 기준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 경각심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규율이 없으니 ‘여기선 어떤 말이든 해도 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의도와 다르게 낙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방의 한 대학에 다니는 이모(21)씨는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공간에서 무슨 말을 못 하겠느냐”면서 “학교나 총학생회 등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타기’를 하거나 거친 표현으로 비판 아닌 비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끼리’ 뭉치는 건 좋지만 ‘자정’ 필요 전문가들은 특정 집단의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학내 익명 커뮤니티로 모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다만 익명성과 ‘우리끼리’라는 폐쇄성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유대감을 형성해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눌 창구로서 학내 익명 커뮤니티는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익명이라는 특성이 도덕적 측면에서 자기 통제나 억제 수준을 낮추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익명성에 기대어 ‘특정 대학교에 다니는 우리끼리만 이야기하자’는 식의 특권 의식이 결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익명 커뮤니티에 모여 말하는 것은 학생들의 직접적인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용자들이 스스로 어떤 표현은 문제적이고, 허용해선 안 된다는 나름의 규율을 만들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건강한 공론 위해 ‘배심원 제도’ 커뮤니티 운영진도 대책을 고심 중이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학내의 건전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지난 6월부터 배심원제도를 운영한다. 매일 이용자 중 4000~5000명이 랜덤으로 배심원 자격을 얻어 10건 이상 신고된 게시물에 대해 판정을 내린다. 신고글 작성자는 소명할 기회도 얻는다. “표현이 격해졌다”며 사과하기도 하지만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해명하기도 한다. 고파스 운영진은 “성별 갈등 게시물에 운영진이 징계를 내릴 때마다 반발이 심했다”면서 “배심원제로 이용자들이 직접 제재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 “나이도 막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인

    “나이도 막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인

    지난 3월 폴란드 토룬 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대회 70대 이상 남자 200미터 결승 무대에 선 찰스 알리(71)가 세운 기록은 세계 신기록인 26초 11이었다. 28초 34를 기록한 2위 등 28~29초대로 들어온 다른 선수들과 2초 이상 차이가 나는 독보적인 기록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인’인 알리의 인생사를 소개했다. “나는 단지 스피드에 매료됐을 뿐이었죠.” 피츠버그 자택에서 만난 알리는 아침 식사로 오트밀과 과일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육상 코치이자 마스터스 대회 등에 선수로 활동하는 그는 200미터 경기와 400미터 경기에서 70대 이상 그룹에서는 세계 신기록 보유자다. 400미터 기록은 그의 기존 기록을 깬 것이기도 했다. 그가 세운 기록 가운데는 그보다 나이가 어린 65세 대회 참가자들보다 빠른 경우도 있다. NYT는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보다 그가 훨씬 더 빨리 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알리는 2013년 국제육상경기연맹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한 우사인 볼트와 함께 연맹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고교 시절 시 대회에 나가 우승하기도 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마스터스 대회에 나건 것은 40대였다. 당시만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그는 성실한 연습 끝에 고령의 나이임에도 독보적인 스피드를 보유하게 됐다. 규칙적인 이틀 훈련과 하루 휴식, 오후 웨이트트레이닝 등 지난 25년간 2㎏ 이상 몸무게가 늘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엄격한 자기관리 속에 살아왔다. 1970년대 유명 육상선수였던 알리의 친구 빌 콜린스는 “알리는 우사인 볼트에 비견될 수 있는 한 세대에 한명 나올까말까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콜린스는 그보다 3살이 어리다. 알리의 다음 목표는 100미터 경기 우승이다. 물론 70세 이상 남자 100미터 대회를 말한다. 그는 곧 아이오와주 에임스에서 열리는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어떤 연령대의 어떤 유명 선수도 100미터와 200미터, 400미터를 동시에 석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알리의 지난해 100미터 기록은 12초 81이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영돈 PD, 식품 사업 앞두고 故 김영애에 뒤늦은 사과

    이영돈 PD, 식품 사업 앞두고 故 김영애에 뒤늦은 사과

    ‘소비자고발’과 ‘먹거리X파일’ 등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이영돈 PD가 과거 황토팩 안전성 문제를 놓고 대립한 배우 고(故) 김영애에 뒤늦게 사과했다. 이영돈 PD는 11일 중구 태평로 인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방송을 하다 실수해서 일생일대의 큰일을 맞았다”며 “2007년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김영애 씨가 사업한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 이후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2012년 대법원은 이영돈 PD가 진실로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보도 목적도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영돈 PD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영돈 PD가 이겼다. 그러나 김영애가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과거 황토팩 소송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재조명되면서 이영돈 PD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영돈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너 문상 안 가냐’라는 댓글들도 봤다. 저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젠가는 사과해야 하는데 생각했는데 이렇게 늦어졌다”라며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과하면 편해질까 했지만, 역시 아니다”라며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김영애 씨는 꿈에도 한 번씩 나온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영돈 PD는 다시 태어나면 탐사보도 또는 고발 프로그램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가 연출하지 않은 대만카스테라 콘텐츠나, 방송 중 실수가 있었던 그릭요거트 등 사례를 들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소비자고발’, ‘먹거리X파일’ 등을 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건 일반화의 오류였다. 한 곳을 고발하면 동종업계 식당들이 전체적으로 피해를 볼 때 그랬다. 잘못한 사람과 잘못을 분리하는 게 어려웠던 문제로도 매번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이영돈 PD의 이번 공개 사과는 4년 공백 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 관련 콘텐츠 제작과, 식품 생산 사업을 시작하기 전 과거 일들을 짚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3년 전 만든 더콘텐츠메이커를 폴 뉴먼이 세운 ‘뉴먼스 오운’ 같은 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양심적인 먹거리로 공익적 사업을 하고 싶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노하우도 체계화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사회가 울타리 돼야/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사회가 울타리 돼야/이순녀 논설위원

    한국인 남편의 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 사건을 계기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결혼이주여성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두 살배기 아들이 울면서 도망치는데도 남편이 아내를 계속해서 폭행하는 동영상은 경악스러웠다. 이번 사건은 시각적 충격이 워낙 강해 공분이 빠르게 확산됐지만, 사실 결혼이주여성이 당하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7년 조사 결과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언어적 폭력은 80%, 신체적 폭력 위협은 38%였다.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응답도 28%였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경남 양산에서 50대 남성이 부부싸움을 하던 중 필리핀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남편의 폭력 때문에 숨진 이주여성은 21명에 이른다. 이번 사건은 말로는 다문화사회, 포용사회를 내세우면서 여전히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후진적인 법·제도와 차별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의 이중성을 표출시켰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항서 열풍으로 어느 때보다 한국에 우호적이던 베트남 국민의 실망과 분노도 안타깝다. 정부가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민갑룡 경찰청장이 방한 중인 베트남 공안부 장관에게 깊은 유감을 전달했고,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위로했다. 여가부는 그제 외교부, 법무부, 행안부, 경찰청 등과 범정부 차원의 이주여성 인권보호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다. 가정폭력은 속성상 타인이 알기 어렵다. 언어가 다르고,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한 이주여성의 가정폭력은 외부에서 파악하기가 더욱 어렵다. 이주여성이 처한 이중삼중의 약자적 지위는 공권력의 도움을 받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주여성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체류 자격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주여성에게 불리한 법과 제도가 꾸준히 개선돼 왔다지만 아직도 이주여성이 체류 자격을 인정받는 데 배우자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혼 시 이주여성에 귀책사유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연장 허가를 못 받으니 체념하고 견디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그제 나온 대법원 판결은 의미가 크다.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베트남 여성 A씨가 서울남부출입국관리소장을 상대로 낸 체류 기간 연장 소송에서 A씨가 패소한 원심을 파기한 것이다. 원심은 이혼 귀책사유가 100%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는 경우에만 체류 자격이 인정된다며 A씨의 체류 자격을 불허했다. 또 A씨에게 이혼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한국인 배우자의 이혼 책임이 크면 체류 연장이 가능하고, 이혼 귀책사유가 A씨에게 있다는 점을 출입국 당국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체류 자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감내해 온 이주여성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뜻깊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과 다양한 지원책들이 활발히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결혼이주여성이 13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인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을 편견과 차별 없이 대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온라인에서 퍼지는 베트남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는 우려스럽다.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 양육권을 갖고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살고 싶다. 베트남에 있는 엄마를 한국에 초청하고 싶다”는 베트남 현지 언론 인터뷰가 공개되자 “한국 국적을 얻으려 일부러 가정폭력을 유발하고, 증거를 남긴 것 아니냐”는 추측성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국 국적 취득을 반대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국인 남편의 전 부인이 제기한 불륜설까지 사실인 양 확산하면서 인신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샌드백처럼’ 아내를 때리는 반문명적 폭행은 용납될 수 없다. 결혼이주여성의 고통에 공감하기는커녕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비본질적 내용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무책임한 행위는 사회적 폭력이나 다름없다. 법과 제도가 개선돼도 구성원의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성숙하고 포용적인 사회는 요원하다. coral@seoul.co.kr
  • [금요칼럼] 이런 전시 어때요/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이런 전시 어때요/황두진 건축가

    전시란 작가 입장에서는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다. 반대로 관객에게는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호소하는 작가를 발굴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기회일 것이다. 한때는 전시를 하지 않는 것을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작가 정신의 발로라고 칭송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작업은 밀실에서 하더라도 가끔 광장에 나와 자기를 남들 앞에 드러내고 평가받아야 한다. 요즘 한국 사회는 가히 전시의 천국이다. 민간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개인전, 단체전부터 시작해서 공공기관이 개입된 수많은 정기적 전시에 각종 부대 행사까지 포함하면 갈 데도 많고 볼 것도 정말 많아졌다.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전시 큐레이터 혹은 전시 디자이너 전담 조직이 생긴 지도 한참 되었다. 그 결과 전시물은 물론이고 전시 자체의 수준도 이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즐겁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풍요로움 속에서 배부른 투정을 하나 하자면, 좀더 호흡이 긴 전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매년 열리는 전시는 물론이고 격년으로 열리는 비엔날레, 3년마다 열리는 트리엔날레 등도 숨가쁘다. 새로운 경향이나 세상을 선도하는 작가를 즉시 보여 주는 일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그 호흡이 너무 가쁘면 과연 그 새로움과 예리함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궁금해진다. 사람은 정말 몇 년마다 새로워질 수 있는가. 그래서 한 가지 제안을 해보고 싶다. 과감하게 100년에 한 번 열리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센테니얼(centennial) 정도의 이름이 붙을 것이다. 전시의 주기가 이 정도가 되면 전시에 관한 기존의 개념은 거의 다 무너질 것이다. 우선 누구라도 이 전시에 두 번 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 작가는 물론 기획자, 관객들에게도 이 전시는 인생에 단 한 번 경험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전시를 계기로 사람들은 평소에 못 해 보던 정말 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0년 후를 내다보는 전시를 한다는데 짧은 주기로 벌어지는 각종 유행이나 트렌드, 고만고만하게 튀는 생각들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물론 100년도 찰나라며 시간이 주는 중압감을 호기 있게 회피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헤아리기 어려운 큰 틀 속에서 애써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보려 할 것이다. 즉 이것은 문명적 사고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앞을 보고 사는 것일까.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할 문제를 짧은 시간 속에서 파악하고 분석하고 결론지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 분야인 건축만 해도 세상이 인정하는 건물의 수명은 이제 몇 십 년이 고작인 듯하다. 건물이 물리적으로 그 이상을 갈 수 있다는 것은 건축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정말 오래 가는 건물을 원하고 그것에 마땅히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물리적 수명보다 사회적 수명이 훨씬 짧은 건물은 결국 노력과 자원의 헛된 낭비에 불과하다.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이젠 좀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영생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자기의 다음, 혹은 다음다음 세대 정도만이라도 염두에 둔 생각이 세상에 좀더 많아졌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 인위적인 장치를 생각해 본 것이 바로 100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전시인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그런 전시가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1919년, 어떤 세상이었는지 우리는 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살육전인 제1차 세계대전이 막 끝나고 한반도에서는 3·1운동이 일어났다. 이후 제국주의는 더욱 기승을 부렸고 불과 수십 년 만에 더 큰 전쟁이 온 세상을 휩쓸었다. 그때 사람들이 100년 후의 세상에 대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이라도 그런 판을 여기 한반도에서 깔아 보는 것은 어떤가.
  • 24시 손맛 짜릿한 수상리조트… 스피드·스릴 만점 어벤저스 보트

    24시 손맛 짜릿한 수상리조트… 스피드·스릴 만점 어벤저스 보트

    날씨가 한여름을 향해 가면서 한정된 공간을 뛰어넘는 물놀이 시설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워터파크 하면 떠오르는 실내, 혹은 일정 규모의 야외 공간을 넘어 아예 바다와 강을 테마파크의 무대로 삼고 있다. 제주 바다에는 ‘1천만 도시 어부’들의 낚시 욕구를 한껏 해소할 수 있는 ‘아일랜드 에프(F)’가 떠 있고, 북한강 청평호에는 세상 모든 물놀이 시설들을 모아 놓은 듯한 ‘캠프 통 포레스트’가 들어섰다. 둘 다 바지선을 활용했고, 숙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제주 ‘아일랜드 에프’… 도시어부의 낙원 서귀포 성산항에서 배로 5분 남짓한 거리. 성산일출봉과 우도 사이의 바다 위에 2층짜리 해상 건물이 떠 있다. 숙박 스타트업 에프가 운영하는 해상리조트 ‘아일랜드 에프’다. 원래 제주 성산 주민들이 운영하던 ‘제주 마린리조트’를 인수한 뒤 시설 개보수를 거쳐 지난 1일 공식 오픈했다. 아일랜드 에프는 가로 15m, 세로 50m 바지선 위에 세워진 2층짜리 리조트다. 1층은 낚시 체험 공간과 레스토랑, 2층은 객실(15실)로 운영된다. 바지선 외에 승객을 실어나르고 바지선을 끄는 선박 각 1척 등 모두 3척의 배로 이뤄졌다. 아일랜드 에프는 1000만명에 달한다는 ‘도시어부들’의 욕구를 한껏 풀 수 있는 리조트다. 바다에서 잠을 자며 줄곧 낚시만 할 수 있다. 추레한 몰골의 아저씨들만 득실댈 것 같지만, 외려 젊은 가족과 여성층의 방문율이 더 높다. 꼭 하루를 머물지 않더라도 3시간짜리 낚시 체험만 이용할 수도 있다. 잡은 물고기는 ‘에프 코인’으로 바꾼 뒤 선내 레스토랑에서 쓸 수 있다. 일반적인 체험낚시와 달리 잡은 물고기로 회를 떠주지는 않는다. 바지선은 무동력선이다. 주의보가 내리지 않더라도 파도가 세면 곧바로 성산항으로 들어온다. 바지선 1층은 전체가 체험낚시 공간이다. 성산일출봉을 보며 낚시를 할지, 우도를 보며 할지는 ‘옵션’이다. 배엔 낚시 장비가 갖춰져 있다. 낚시 체험료에 장비 대여료가 포함돼 있어 말만 하면 낚싯대를 내준다. 물론 개인 장비를 갖고 있는 이들은 이를 활용해도 된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것은 짧은 선상용 낚싯대다. 미끼를 달고 봉돌을 바닥까지 내려준 뒤 살살 고패질을 하면 물고기들이 덜컥 문다. 바닥층 어종을 공략하는 낚시이다 보니 잡히는 것도 대체로 놀래미 종류다. 간혹 아지라 불리는 전갱이 새끼가 잡히기도 하는데 이는 흔치 않은 경우다. 서울에서 온 한 체험객은 잡힌 아지를 그대로 미끼로 활용해 달고기를 낚아 올리기도 했다. 입질은 잦은 편이다. 포식성이 강한 놀래미들이 많은 만큼 입질이 오면 바로 챔질을 해 바늘이 입술 부위에 걸리도록 하는 게 좋다. 해가 지면 입질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때는 저녁을 먹고 쉬며 밤낚시에 대비하는 게 효율적이다. 메뉴는 제주 출신 셰프가 요리한 ‘제주 흑돼지 몬스터 스테이크’, ‘제주 바당 플레이트’ 등 퓨전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전 손님들이 잡은 한치 등의 재료를 활용한 요리도 나온다. 밤에는 한치 낚시를 즐긴다. 이 시기에 가장 잘 잡히는 어종이다. 지렁이 등 생미끼가 아닌, ‘에기’라고 불리는 루어(인조미끼)를 쓰기 때문에 한결 깔끔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부디 승선객 모두 ‘어복’이 충만하시길. 주간 체험낚시는 어른 2만 5000원, 야간 한치낚시 3만 5000원이다. 객실은 10만원(2인 기준, 조식 포함)이다. 본선을 오가는 배는 오전 8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총 12회 운항한다. 체험낚시는 오전 10시~오후 1시에, 3시간 동안 하루 4회 이뤄진다.●경기 가평 ‘캠프통’… 수상 레포츠 천국 경기 가평의 청평호에는 캠프통이 있다. 워터파크와 숙소, 카페 등이 합쳐진 수상 레포츠의 천국 같은 곳이다. 캠프통은 가평군 고성리 쪽의 아일랜드, 청평호 맞은편 사룡리의 포레스트로 이뤄졌다. 캠프통아일랜드는 진작부터 운영을 하던 곳이고, 포레스트는 지난 3일 오픈했다. 두 곳 모두 바지선을 이용한 수상 레포츠 시설이란 점은 똑같다. 하지만 규모는 다르다. 시설과 다양성 등 모든 면에서 포레스트가 아일랜드에 비해 3배 정도 크다. 업체 측은 수상 어트랙션 수가 세계 1위라고 밝혔다. 총 3만 3000㎡(1만평) 규모의 포레스트에는 수상 워터파크, 바지선을 활용한 고급 숙소인 롯지, 카페 등이 빼곡히 들어찼다. 아일랜드에 견줘 규모나 놀이기구 숫자 등이 딱 3배다. 수십종의 견인식 놀이기구도 갖췄다. 견인식 놀이기구는 고속 보트가 이끄는 수상 어트랙션을 말한다. 와일드 펀, 5인 와플, 4인 땅콩, 디스코 보트, 팡팡, 밴드 왜건, 자이언트 마블, 헥사곤 등이 있다. 바나나보트 정도만 알던 사람들로서는 이름 외기조차 버겁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건 최근 레저 보트 강국 스페인에서 들여온 어벤져스 보트 4종이다. 물 위를 날듯 달리는 스피드 보트 ‘워터 페라리’, 빠른 속도로 달리다 물속으로 순간 잠수를 하며 “이거 실화냐”를 연발하게 하는 ‘워터 범블비’, 540도 급회전을 통해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워터 포르쉐’, 지그재그 갈지자 커브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워터 마징가’ 등이 있다. 20m 높이의 3층 바지선에서 미끄러진 뒤 공중으로 솟구쳐 무중력 체험을 하는 몬스터 슬라이드, 60여종의 에어 바운스로 구성된 호수 위 초대형 워터파크도 재밌다. ‘케이블 보드’도 새로 들여왔다. 리모컨으로 조종되는 와이어를 잡고 헬멧에 부착된 무선 송수신기를 통해 체험객끼리 대화를 주고받으며 웨이크보드를 탈 수 있다.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다. 아울러 풀사이드 파티와 야외 온수 스위밍 풀, 대형 트러스와 조명을 갖춘 야외무대에 1500개의 로커를 갖춘 샤워실, 300여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바비큐 시설, 애견인들을 위한 애견카페 도토리와두부 등의 부대시설도 갖췄다. 이용료는 주말 기준 포레스트가 7만 3900원으로 아일랜드(6만 8900원·이상 종일권)보다 비싸다. 포레스트 오픈을 기념해 이달 13일까지 캠프통포레스트 홈페이지에서 이용권을 사면 최대 30% 할인된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위대한 책의 도시를 가다 - 파주 지혜의 숲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위대한 책의 도시를 가다 - 파주 지혜의 숲

    #파주출판도시 #15만권_8m높이 책장 #활판인쇄박물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빌게이츠(Bill Gates)> 최근 많은 사람들이 책이나 신문같은 전통적인 문자 텍스트 정보 매체보다 개인 모바일로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Youtube), 네이버tv, 카카오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컨텐츠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매그나 글로벌(Magnaglobal)사는 2018년 기준 인터넷 동영상 광고 시장은 연 290억 달러(32조 4500억)에 이르며 또한 매달 19억 명이 넘는 인구가 유튜브에 정기적으로 접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닐슨코리안 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으로 유튜브 MAU(월간 실이용자 수)는 2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밴쯔, 윰댕, 대도서관, 씬님 등 이름도 생소한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인기를 끌 뿐만 아니라 1년에 수십억이 넘는 수입도 거두고 있다. 이제 많은 초등학생들의 꿈은 대통령, 과학자, 의사가 아니라 인기 유튜버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활자나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텍스트 세상은 어떻게 될까? 파주출판단지 내의 지혜의 숲에서 해답을 찾아보자.경기도 파주시의 위치 하나는 절묘하다. 그냥 남한과 북한의 경계다. 위로는 개성, 아래로는 서울과 맞닿아 있으며 판문점, 개성공단은 파주 탄현에서 임진강 너머 슬슬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바로 이 곳에 파주출판단지가 위치해 있다. 파주출판단지의 정확한 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로 흔히들 파주출판도시라고도 부른다.# 민간 주도 출판산업단지 #주변 볼거리 풍부 #임진각_헤이리마을 주변 파주출판도시는 특이하게도 국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여 설립한 산업 단지로 영국 웨일즈의 헤이온와이와 벨기에의 레뒤, 네델란드의 브레드봍 등과 같은 자생적인 책마을 형태와 더불어 독일의 라이프치히나 프랑스의 리옹과 같이 출판활동이 집적된 도시의 모습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총 면적 150만m²의 부지에 2007년 봄에 1단계 파주출판지구가 형성되었으며 현재는 출판사 및 출판 관련 업체, 영상 및 디자인 관련 업체, 북카페, 갤러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협동조합에 가입된 조합원은 총 106개사이며 이중 영상 29, 출판은 51, 디자인 4, 인쇄 17, 소프트웨어 2개의 업체가 있다.우선 파주출판도시에 들어서면 주변이 온통 건축박물관과 같은 느낌이 든다. 2004년 김수근 건축문화상을 비롯하여 2006년 세계적 권위의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건축상, 200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각종 세계적인 건축상을 받은 건물들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중에서 방문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공간은 바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한 ‘지혜의 숲’이다.지혜의 숲은 2014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조성한 이래 재단의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약 15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8m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서재는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도 충분히 설명될 만큼 압도적이다.지혜의 숲은 총 1, 2, 3관으로 나눌 수 있는 데 1관은 학자, 지식인과 연구소에서 기증한 책들을, 2관에서는 유명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을, 3관에서는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의 로비층으로 박물관, 미술관에서 기증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지혜의 숲 지하 1층에서는 총 무게 20톤, 2만 2천 종, 자판 3천3백만 자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활자를 보유한 ‘활판인쇄박물관’도 있어 책을 좋아하는 방문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기도 하다. 세계 IT산업의 선구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개인 유튜브가 아니라 ‘게이츠노트(www.gatesnotes.com)라는 도서 추천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그는 여기에서 자신이 읽은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개인 서평을 올리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도 여전히 책은 인류가 끊임없이 지혜를 나눌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할 듯하다. <파주 지혜의 숲에 대한 여행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필수 방문 코스. 임진각과 헤이리마을을 함께 방문 2. 누구와 함께? - 초, 중, 고를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홀로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3. 가는 방법은?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 2200번 합정역 > 파주출판도시(은석교 사거리) - 200번 합정역 > 일산신도시 > 교하신도시 > 파주출판도시(은석교 사거리 정류장 하차) 4. 특징은? -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이 어울릴만한 책들의 천국.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잘 알려져 있지만 평일 방문객들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주말의 경우는 복잡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활판인쇄박물관, 지혜의 숲 내의 높은 서고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천천히 둘러보며 독서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 여유롭게 가자.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forestofwisdom.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굉장히 많다. 북카페 파랑, 아르디움, 목카페, 북소리 책방, 이가고서점, 출판도시 정보도서관, 서축공업작은도서관, 돌베개BOOKSPACE 행관과 여백,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열화당 책박물관, 피노키오 뮤지엄, 행복한 마음, 파주나비나라박물관, 헌책방보물섬, 보림책방/인형극장, 보리책놀이터, 문발리헌책방골목, 인더페이퍼갤러리, 갤리리 박영, 명필름아트센터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파주출판단지 내에 있는 시설을 제대로 다 방문하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면서 주변을 방문하기를 추천. 지혜의 숲에서 삶의 여백을, 여유를, 여가를 찾아보기를.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LG화학 “2024년 ‘글로벌 톱5’ 도약”

    LG화학 “2024년 ‘글로벌 톱5’ 도약”

    전지사업 비중 50%로…매출 59조 목표 시장·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올 R&D 1조 3000억 투자·700명 증원LG화학이 5년 뒤인 2024년 매출 59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에서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말이 되면 약 70%의 매출이 한국 바깥에서 일어나고, 50%의 직원이 한국 바깥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을 2024년 매출 비중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50% 수준인 3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한국과 중국 시장의 비중을 70%에서 50% 이하로 내리고, 미국과 유럽 지역은 20%에서 40%로 높일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이를 위해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 문화 구축 등 4대 중점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R&D 혁신을 위해서는 올해 사상 최대인 1조 3000억원을 투자하고 관련 인원을 5500명에서 62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 ‘린 식스 시그마’를 도입해 생산성을 매년 5% 이상 개선하고, 매출액 대비 ‘실패비용’(공정손실·재작업·반품처리 등 비용)을 5년 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한다. 린 식스 시그마는 낭비적 요소를 최소화한 도요타의 대표적 생산 방식을 뜻하는 ‘린’(Lean·군더더기 없는)을 결합한 품질 개선 활동을 말한다. 3M 수석부회장 출신의 신 부회장은 지난 1월 구광모 회장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물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사례다. 한편 신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될지 단정할 수 없어 규제 확대를 가정해 시나리오 플래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 규제) 세 가지 품목은 현재로선 영향이 전혀 없다. LG화학의 배터리 소재를 보면 내재화하는 경우도 있고 통상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의 업체 2∼3곳의 소재를 동시에 사용한다”면서 “수출 규제 확대가 현실화한다면 원료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국사가 잊어버린 독소전쟁의 한인 영웅들

    한국사가 잊어버린 독소전쟁의 한인 영웅들

    한국에서 6월말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6·25남침이라는 대답이 들릴 것이다. 그것은 물론 사실이다. 한국전쟁은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큰 비극이며 그 상처들은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9년 3일 전인 1941년 6월 22일에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꿀 또 한 가지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것은 바로 나치 독일이 선전포고도 없이 소련을 침략한 것이다.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새로운 ‘생활권’(Lebenstraum)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동맹국 독일이 유발한 이 전쟁은 소련의 자원을 빼앗고 ‘불필요한 인구’를 말살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만약 독일이 성공했다면 전 세계가 몇 개의 민족들이 강제 지배하는 암흑시대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한국의 해방도 없었을 것이고 한국 문화가 일제에 의해 완전히 말살되었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1941년 6월 22일 독일 침략에 맞서 싸운 소련의 붉은 군대는 4년동안 피를 흘려 가면서 나치독일 침략자들을 패배시켰으며, 1945년 8월에 미국의 요청으로 대일전쟁에 참여하였고 중국 동북지역과 한반도 북부를 해방하였다. 물론 이 전쟁은 단순히 러시아인들과 독일인들 간의 전쟁이 아니라 러시아족을 비롯한 소련의 모든 민족들이 참여한 전쟁이었으며, 그 중 침략 당시에 소련에 거주한 한인, 소위 ‘고려인’들도 있었다. 이 기사에서 유럽, 나아가 전 세계를 나치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전쟁에서 불멸의 공로를 세운 한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문서보관소의 폐쇄 등으로 제2차 세계대전 한인 참가의 연구는 오랫동안 큰 제약을 받고 있었으나 1990년대 이후 러시아의 문서보관소가 개방되면서 일반 연구자들도 자료를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2011년에 신 드미트리, 박 보리스, 최 발렌틴 등 연구자들이 방대한 분량의 사료를 분석한 ‘1941년~1945년 위대한 소련 조국전쟁 고려인들의 참전록’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독소전쟁 한인 참전자 372명과 관련된 사료, 회고록, 신문기사 등이 수록되었다.1941년 당시 소련에 거주하는 한인에게 붉은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1937년 국가안보의 이유로 극동지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소련의 한인들은 신뢰할 수 없는 민족으로 간주되어 붉은 군대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전문군인들도 강제 전역되었다. 1937~1938년 대숙청이 끝난 후 그 일부는 군대에 복귀되었지만, 많은 한인에게 붉은 군대 입대권은 여전히 거부되고 있었다. 하지만 1941년 6월 22일, 독일 침략의 소식이 알려지자 각각 도시와 농촌의 군사동원부 앞에서 사회주의 조국을 지키고 나치즘이라는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 붉은 군대에 지원하려는, 애국열과 투쟁열에 불타오르는 소련 모든 민족 젊은이들의 기나긴 줄이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한인들도 그 예외가 아니었다.당시 군대에 입대하면 전선에서 나치침략자들과 싸우는 전선군대와 후방에서 전선부대들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된 노동군대 등 2가지의 길이 있었다. 물론, 입대에 성공한 많은 한인은 전선에 가지 못해 노동군대에 파견되어 무기생산이나 방어시설 건설 등에 전선부대들을 지원하였다. 하지만 역사 앞에서의 책임을 자각하는 많은 한인 젊은이들은 전선에 가는 것을 꿈꾸고 이를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였다. 입대지원서에 출신지, 민족에 대하여 위조한 사실을 신고하고 입대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고 이름을 바꾸고 입대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보다 극단적인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1941년 노동군대에 동원된 차가이 씨가 전선에 가기 위해 3번이나 탈영 시도했고 결국 성공하여 고리키 시에 도착하고 노동자로 일하다가 다시 동원되어 전선에 파견되었다. 1941년 8월 노동군대에 동원된 황동국은 스탈린에게 “소비에트 조국의 원수들과 직접 싸우게 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 1942년 9월에 입대했으며 중사라는 계급을 수여받고 대전차포의 지휘성원으로 베를린 공세작전에서 참여하였다.우리에게 나치독일과 싸워 유럽과 아시아 해방에 크게 기여한 한인들의 참여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지는 자료는 그 공로의 기록이 나오는 붉은 군대 훈장수여증명서이다. 러시아국방부중앙문서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는 훈장수여 관련 자료는 너무 방대해서 연구가 완료되어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자료 중 대표적인 예들을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제116사단 제246 반전차대대 부대장 지(池 혹은 智) 대위가 1942년 4월 22일 오전 5시에 예정된 아군 보병부대의 공격을 지원하지 위해 용감성을 발휘하여 최전방 정찰부대가 위치한 곳에 44㎜ 대포를 설치하였다. 새벽이 되자 측면사격으로 적군 중기관총 5대와 토목화점 2개 파괴한 것으로 ‘용맹’ 훈장을 수여받았다. 제4돌격군 소속 함 니콜라이는 1943년 8월 6일 독일군 방어선을 공격할 때 돌파구에서 분산된 부대들을 통합시킨 후 그 지휘관으로서 전투를 계속하였다. 198,5 고지 전투에서 함 대위는 전차들을 위해 교량과 도로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면서 누구보다 먼저 고지에 돌격하여 독일군 장병 3명을 직접 제거하였다. 함 대위는 1944년 1월 6일 벨라루스를 해방하면서 영웅적으로 전사하였다.유럽 해방에 공로를 세운 한인도 있다. 예컨대, 제233 붉은깃발사단에 속한 김 니콜라이 중좌는 전쟁 첫날부터 참전하였으며 제3우크라이나전선의 일원으로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 공세작전에 참여하여 1급 조국전쟁 훈장을 수여받았다. 살벌한 방어전 후 김 중좌가 지휘한 연대는 1945년 3월 20일 공격을 개시하여 적군 부대들을 격파시키면서 시몬토르냐라는 마을을 점령하였으며 카포시 수로를 건너 적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3월 23일, 김 중좌의 정확하고 능숙한 지도 하의 그 연대는 치열한 전투 끝에 적을 패주시켜 약 500명의 독일군 장병을 제거하였다. 소련의 영웅이라는 최상위의 칭호이자 가장 높은 훈격을 수여받은 한인 민 알렉산드르도 있다. 만 26세의 청년인 그는 1941년에 입대해 가장 어려운 전투를 감당한 전선군 중에 하나인 브랸스크 전선군에 파견되었으며 대위 계급을 수여받고 용감하게 싸우다가 1944녀 7월 9일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러시아문서보관소에서 보관되어 있는 그의 훈장수여증명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볼린 주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민 동무는 그 부대의 전장으로 가서 직접 대대를 지휘하면서 적군 5개 반공격을 퇴치하고 전진할 수 있었다. 스타리예 코샤르 마을 전투에서 민 동무와 그 대대는 용감하게 우회작전을 실시하여 마을을 해방하였다. 육박전이 된 이 전투에서 민 동무는 직접 그 대대를 지휘하였다. 그 후 파로두브 마을 전투 때에도 민 동무는 전장에 직접 섰으며 부대를 지휘하다가 영웅적으로 전사하였다. 용감성과 영웅의 기질을 발휘한 민 동무는 ‘소비에트 연방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합당하다고 판단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독소전쟁의 거의 모든 큰 전투에 한인들이 참여했다. 모스크바 전투에 적어도 2명, 레닌그라드 방어전에는 21명, 스탈린그라드 전투에는 16명, 쿠르스크 전투에는 8명, 베를린 공세작전에는 11명, 그리고 1945년 6월 24일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첫 승리 퍼레이드에는 한인 2명이 참가했다. 전선에 나가 파시즘과 싸운 한인 중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들은 소련의 다른 민족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나치 독일을 막음으로써 그 희생과 공훈이 한국 해방으로의 길을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 사람들을 기념하는 한국 영화는 아직 한 편도 없다. 최근에 나온 영화 중에 독소전쟁과 관련이 있는 유일한 것은 ‘마이웨이’이라는 영화이지만, 그는 냉전 시대에 할리우드로부터 들어온 선입견에 사로잡혀 독소전쟁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 풍자화를 그리고 있다. 1941년에 발발하고 1945년 5월 9일에 독일의 무조건 항복으로 종식된 이 전쟁은 한민족을 비롯한 그 전쟁에 참여한 모든 민족들의 공동 공로이며, 한인들의 독소전쟁 참전 역사를 연구하고 그들에 대한 역사적 기억이 영원토록 남게 하는 것은 우리 역사가들의 중요한 과제이며 거룩한 임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바실리 V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광주시교육청, 수학시험문제 유출 논란 학교 엄정조사

    광주시교육청이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출제 예상 문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고교에 대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은 8일 감사관실 2개팀, 교과 전문가인 교육 전문직 등 20명으로 감사팀을 꾸리고, 이번 기말고사를 포함해 최근 3년간 시험지와 답안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와 관련 “모 고교가 시험 예상문제를 공부 잘하는 일부 학생에게만 줬다는 논란이 있고, 이는 입시의 근간을 뒤흔들 수 도 있다”며 “엄정하게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육감은 특히 “해당 학교가 사립학교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는 거처럼 해서는 안 된다”며 엄정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5일 치른 3학년 수학 시험 일부 문제가 수학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는 의혹이 일어 5문제(26점)에 한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해당 문제가 고난도였던데다가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성적이 좋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른 학생들의 반발이 나왔다. 학교 측은 특정 학생 배려는 명백히 아니지만, 의혹을 말끔히 정리하려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기 초부터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한 1000개 가까운 문제 중 여기저기 혼재된 일부였고 그나마도 변형됐다”며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예상 문제를) 돌려보고, 동아리 학생 중에도 문제가 너무 많아 풀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기숙사생 등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다른 교과 시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 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정글의 법칙’ 이열음, 대왕조개 연출 논란 “이미 사냥한 것”

    ‘정글의 법칙’ 이열음, 대왕조개 연출 논란 “이미 사냥한 것”

    ‘정글의 법칙’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하는 장면으로 태국 당국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가운데, 해당 장면이 연출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29일 SBS ‘정글의 법칙 인 로스트 아일랜드’에서는 배우 이열음(23)이 태국 남부 꼬묵섬에서 대왕조개를 발견하고 채취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러나 자신을 다이버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이열음이 다이빙으로 대왕조개를 들고 온 장면은 김병만 혹은 스태프가 직접적인 행위자라는 결정적 증거”라며 “프리다이빙으로 대왕조개를 들고나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네티즌은 “대왕조개 입에 발이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프리다이버들 뿐만 아니라 가끔 스쿠버다이버조차 그런다. 그렇게 지반에 단단하게 고정돼있는 걸 잠수해서 간단하게 들고 나온다?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리 대왕조개를 딸 작정으로 제작진에서 나이프 및 도구들을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이빙 자격증을 가진 스태프 혹은 김병만이 시간을 들여서 사냥해 놓은 걸 그냥 배우가 들고 온 것”이라며 해당 장면이 연출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하는 문제의 장면에서 이열음이 바닷속 바닥에 박혀있는 대왕조개를 발견하고 뽑으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물 위로 올라오자, 수중팀이 “(대왕조개가) 박혀 있는 게 있고 그냥 있는 게 있다”고 알려준다. 이에 이열음은 다시 바다로 들어가 대왕조개를 채취했다. 한편 태국 경찰은 ‘정글의 법칙’ 대왕조개 채취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은 지난 3일 관할 깐땅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7일 “깐땅 경찰서가 해당 사건조사에 착수했다”며 “애초 지난 6일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은 태국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으나 일정 조율에 문제가 있어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깐땅 경찰서 측은 현지 업체를 조사해 범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한 뒤 제작진과 배우도 부를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왕조개를 채취하고 요리하는 동영상도 삭제했다. 또한 “아직 태국 쪽에서 법적인 절차가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나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며 “출연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적판·짝퉁 서적 판치는 美 아마존… 구매자 피해는 나 몰라라

    해적판·짝퉁 서적 판치는 美 아마존… 구매자 피해는 나 몰라라

    느긋한 아마존 “소수 불만 반영한 것” 출판업계 반발… 해외 직구족 주의보1개의 알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가 ‘7’이라고 잘못 쓰인 책을 보고 약을 과다 복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이 같은 잘못된 정보를 담은 해적판 책이 넘쳐나지만, 정작 아마존은 ‘나 몰라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직접구매(직구)에 나서는 구매자들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 아마존에 의류와 가방, 가전제품뿐 아니라 책까지 해적판이나 짝퉁이 유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내 책 유통의 절반 이상이 아마존을 통해 이뤄지지만, 아마존은 해적판 책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아마존을 통해 수천 권의 해적판 유사 도서가 판매됐다. 이들 책은 인쇄가 조악할 뿐 아니라 부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약의 복용량 등 잘못된 의료정보가 담긴 책은 사람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어 서적 구매자에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아마존에서는 ‘스탠퍼드 항균제 요법 가이드’란 책의 해적판이 유통됐다. 그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의 해적판도 판치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세계적 추리소설인 ‘오리엔탈 특급열차 살인사건’의 해적판이 무려 18개월 동안 팔리기도 했다. 아마존에서 ‘짝퉁’ 오리엔탈 특급열차 살인사건을 산 구매자들이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아마존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의료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를 쓴 ‘배드 블러드’(Bad Blood)는 여덟 종류가 팔리고 있으며, 습지에서 인생을 배우는 한 소녀의 사랑과 법정 살인 등을 다룬 인기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where the crawdads sing)도 최소 일곱 종류가 유통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8년 퓰리처상을 받은 소설 레스(Less)의 위조본이 팔리고 있는 사실을 접한 저자 앤드루 숀 그리어는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분노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의 해적판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소설 등을 넘어서 첨단 기술서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는 소설보다 기술서적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아마존에 해적판 ‘책’이 판치는 것은 아마존이 자신들의 서점 사이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판과 인쇄, 교과서 공급 및 배부 등 서적과 관련된 모든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이 팔리고 있는 책이 진짜인지, 질이 얼마나 떨어지는 등을 전혀 점검하지 않고 있다. 또 아마존 사이트에 몰려드는 판매업자들을 감독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지적에 아마존은 지난 2월 ‘프로젝트 제로’라는 프로그램 운영에 나섰다. 원본 출판사에 전례 없는 권한을 부여해 해적판이나 짝퉁 책을 직접 통제하고 리스팅에서 제거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출판업계의 불만은 오히려 커졌다. 출판업계는 “왜 우리가 해적판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건 아마존이 해야 할 일”이라며 “모욕적인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아마존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마존 대변인 존 태글은 “이런 보고는 아주 소수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소수의 불만이라도 제로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아마존에 100만종의 위조도서가 나돌았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태국 경찰, ‘대왕조개’ 조사 착수…네티즌 “배우 책임 없다”

    태국 경찰, ‘대왕조개’ 조사 착수…네티즌 “배우 책임 없다”

    한국 네티즌 “제작진 책임…출연배우 책임 없어” SBS TV 예능 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 출연진이 태국에서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채취해 먹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지 촬영 협력업체를 먼저 조사한 뒤 출연배우와 제작진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특파원과의 통화에서 “깐땅 경찰서가 해당 사건조사에 착수했다”며 “당초 지난 6일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은 태국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으나 일정 조율에 문제가 있어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정글의 법칙’ 출연진이 대왕조개를 채취해 먹는 모습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자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이 지난 3일 관할 깐땅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또 “깐땅 경찰서 측은 현지 업체를 조사해 범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한 뒤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배우도 부를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대사관은 필요할 경우 영사 조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왕조개 채취는 국립공원 일부인 안다만해 인근에서 이뤄졌으며 현지 코디네이터 업체가 국립공원 야생동식물 보호국에 촬영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왕조개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를 채취하면 최대 2만 바트(한화 76만원)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 등을 받을 수 있다고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지난 5일 사과문을 내고 “태국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는 출연배우인 이열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준비된 상황에 따라 움직인 이열음이 무슨 잘못인가. 제작진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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