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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지로 조기사망 한해 16만6000명

    먼지로 조기사망 한해 16만6000명

    ‘5대 대기오염 물질’이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한 정부용역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PM10)와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등 오염물질들이 해마다 각각 8000∼16만 6000여명씩의 조기 사망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까지 서울·수도권의 미세먼지 조기 사망자 규모가 간간이 추정돼 왔지만, 이처럼 5대 물질별 전국 규모의 평가가 이뤄지긴 처음이다. 이런 내용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기오염 종합평가 기법개발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담겼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소장 신동천)가 2000∼2004년 전국 7대 도시 및 9개 도의 대기측정망 5년치 자료와 미국 환경청(EPA)과 유럽위원회(EC) 등이 제시한 연구기법 및 역학자료를 토대로 조기사망자 수를 도출해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만성적 영향이 조기 사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해 요인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342명으로 급성 위해도(40.3명)의 8.5배 수준이었다. 이를 우리나라 전체 인구(4853만명 기준)에 적용하면 해마다 미세먼지의 만성적 영향에 따른 조기 사망자는 16만 5973명, 급성 사망자는 1만 9558명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오염물질(급성 사망)은 각각 8056∼1만 6306명 사이였다. 배일도 의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이 국민 수명에 끼치는 충격적인 실상이 드러났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6376명인데, 미세먼지는 이보다 26배나 된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개선 대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 관련 예산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5대 오염물질의 인체위해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한국대기건강영향지수’를 개발해 정부에 제시했다. 신동천 교수(예방의학과)는 “대기오염 농도에 따라 시민의 건강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쉽게 알리려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13일부터 대기 오염도를 지역별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통합 대기환경지수를 인터넷(www.airkorea.or.kr)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통합 대기환경지수는 이산화질소 등 5가지 대기오염물질별로 인체 영향과 체감 오염도를 반영한 것이다. 환경부는 통합 대기환경지수를 A(좋음)∼F(위험)까지 6개 등급으로 표시하고 지수별로 ‘좋음’은 파랑,‘보통’은 초록,‘매우 나쁨’은 빨강,‘위험’은 갈색 등으로 색상에 의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는 또 통합 대기환경지수의 등급별 행동요령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삶의 여건이 평생 건강 좌우

    삶의 여건이 평생 건강 좌우

    병치레 없이 오래 살고 싶다는 바람은 단지 ‘개인의 욕망’ 차원에 머무르진 않는다. 헌법에도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보장돼 있는, 국민들의 기본권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건강 양극화’ ‘건강 불평등’이란 말이 갈수록 회자되는 실정이다. 거주지의 환경오염과 사회계층·경제적 능력의 차이에 따른 건강 격차 문제가 점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산모는 미숙아를 낳을 가능성이 커지고, 납·수은·카드뮴 같은 유해 화학물질의 오염농도에 따라 도시 거주자들의 사망 위험도가 크게 다르다는 등의 연구결과들도 나온 상태다. 이런 환경적 요인과 함께 사회경제적 여건이 개인의 건강·사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이 최근 학계에서 잇따라 제시됐다. ■ 사망률 격차 울산대 의대 강영호 교수는 최근 예방의학회지에 기고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사망률 불평등’ 논문을 통해 사회계층별로 사망률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월 가구소득이 50만원씩 줄어들수록 사망위험은 20% 증가한다.’는 것이 골자다. 단순히 특정 계층에서만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계층에 걸쳐 소득수준과 사망률간 일관된 역비례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사망률이 소득수준에 따라 순서 형태로 증가하는 양상은 절대적 빈곤층에서만 사망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존 관념을 바꾸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규명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1998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나타난 30세 이상 성인 5607명의 소득·교육수준과 직업유형, 근로형태 등 데이터가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이를 통계청의 ‘사망확인 서비스’를 통해 사망여부를 확인한 뒤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사망률을 추출했다. 우선 ‘소득수준’은 모두 6개 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월 평균소득이 50만원 미만인 가구 구성원들은 250만원 이상 가구보다 2.37배 높았고,100∼149만원 소득계층은 1.97배 수준이었다. 가족 수의 차이에 따른 소득효과를 보정하기 위해 ‘가구균등화지수’를 적용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강 교수는 논문에서 “최하위 소득집단의 사망률이 최상위 집단보다 2.3배 높은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사회경제적 지표에서도 이런 현상은 확연했다.‘근로형태’에 따른 격차가 가장 컸는데, 사무직을 비롯한 비(非)육체 노동자보다 육체 노동자의 사망률은 2.7배가량, 주부·무직자·학생·군인 같은 기타집단은 무려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임시·일용직이 상용직 노동자보다 사망률이 3배 남짓 높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1996년 43%에서 2002년 53% 가까이로 증가한 상태다. 강 교수는 “고용 불안전성이 커지고 고용조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시·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건강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점차 비례적으로 높아지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 신생아 체중 한양대 인구·고령사회연구소 전혜원 연구교수는 ‘사회환경적 요인에 따른 신생아의 출생체중 격차’를 조명, 지난달 발간된 한국생활환경학회지에 실었다. 출생체중은 유아기와 청소년기, 성인기 그리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 사망의 70% 가량이 ‘저(低) 출생체중’에서 비롯되며, 성인이 되었을 때도 평균보다 키가 작거나 혈압이 상승하고 당뇨병·뇌졸중 등에 걸릴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국·내외 학계에서 보고돼 왔다. 한 개인의 평생 삶의 질을 가름하는 근본 요인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전 교수는 이런 신생아의 평균 체중이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해 주목했다. 통계청의 2000년도 인구동태통계에 나타난 신생아 출생자료를 232개 시·군·구의 사회환경적 지표 값에 대입해 비교하는 방식을 썼다. 전체 신생아 64만여명 가운데 저 출생체중(2500g 이하)은 2만 4000여명으로 4% 수준이었다. 남자 아이의 평균 몸무게는 3306g, 여아는 3203g으로 전체 평균은 3257g으로 집계됐다. 전 교수가 사용한 사회환경적 지표는 모두 네 가지. 부모가 거주하는 지역 전체의 소득·의료·환경·교육수준 등이다. 소득지표로는 거주지 지자체의 지방세 징수액, 환경지표로는 상수도 보급률, 의료지표로는 인구 1만명당 의사 수를 활용했다. 이 가운데 거주지역의 평균 교육수준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표에서 신생아의 출생체중 상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거주지역의 소득 규모가 커질수록, 환경설비가 잘 갖춰져 있을 수록 그리고 의료행위 접근도가 높을 수록 신생아의 체중은 비례적으로 올라가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모의 직업과 출생체중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발견됐다. 부모가 각각 육체 노동자일 때가 3241∼3245g으로 몸무게가 가장 낮은 반면 비육체 노동자는 3261∼3264g으로 가장 높았다. 무직인 경우는 3249∼3255g으로 중간 수준이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외국에선 출생체중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지역 특성에 따른 출생체중 차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면서 “신생아의 출생체중이 지역별로 어떻게 달라지고, 거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지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 초등학생 대사증후 위험도 이처럼 사회경제적 환경이 개인의 건강·사망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부각되기는 국내에선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건강은 자기 관리하기 나름’이라는 통념을 깨뜨리면서 이에 관해 정부·국가가 책임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요구도 점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성장기 어린이에게서도 관찰됐다. 이화여대 의대 박혜숙 교수(예방의학교실)팀은 예방의학회지 최신호에 실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대사증후 위험’ 논문에서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으면 자녀의 대사증후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대사(代謝) 증후군은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심근경색 같은 각종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확실한 요인’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3∼4명 가운데 한 명꼴로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최근 제시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대사위험이 어린이에게도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부모의 교육수준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는 점이다. 박 교수팀은 서울시내의 한 초교생(2∼3학년) 261명을 대상으로 혈액·신체검사 등을 통해 이들의 대사증후 위험요인(비만·고혈압 등)을 추출한 뒤 ‘두 가지 이상의 위험요인’을 가진 어린이를 상대로 부모의 교육수준을 조사했다. 박 교수는 “어머니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어린이의 대사위험도가 대졸 이상일 때보다 2.2배, 아버지의 경우는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부모의 교육수준이 자녀의 상태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사회경제적 지표로 부모의 교육수준만 다뤄져 소득이나 직업 같은 다른 지표의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개인적 차원의 생활습관 항목은 여러 측면에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자녀의 대사증후 위험도를 가장 높이는 요인으로는 어린이의 식생활 습관이 꼽혔다. 냉동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하루에 1회 이상 먹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험도가 무려 8배나 높았다. 과식을 1주일에 한 차례 넘게 할 때도 1회 이하일 때보다 2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생활습관으로는 아버지는 흡연, 어머니는 비만이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8∼9세의 저학년 때부터 대사 위험요인이 복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됐다.”면서 “부모의 흡연과 비만 그리고 아이의 식생활 습관에 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적게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

    단기간의 단식이 장기적으로는 인체에 해를 끼치기보다 열량 섭취 제한에 따른 질병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발암(Carcinogenesis)’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단식원에서 단식을 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신체지표를 검사한 결과 체중 감량을 위한 단식에도 불구하고 신체 이상을 나타내는 지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그동안 칼로리 제한에 대한 건강상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동물실험은 있었지만 실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었다. 강 교수는 “단기간의 단식이 체내 산화 손상을 감소시키고 DNA 손상도 없었지만 이를 전적으로 단식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단식 등의 칼로리 제한이 질병예방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대사증후군’ 유병률 농촌, 도시보다 높아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농촌 주민이 성인병에 더 적게 걸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사증후군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낮으면서 혈압, 혈당, 혈중 중성지방은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이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 조남한 교수팀은 2001년부터 농촌 주민 5024명과 도시 주민 502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만성병에 대한 대규모 지역사회 연구’ 데이터를 중간 분석한 결과, 농촌 주민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9.3%로 도시 주민의 22.3%보다 7%포인트나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2010년까지 계속된다. 대사증후군 구성 요소별로 보면 복부 비만율은 농촌 주민이 46.9%로 도시 주민의 31.4%보다 15.5%포인트나 높았다. 고혈압으로 진단된 사람도 농촌이 45.2%로 도시의 35%보다 훨씬 많았다.의료진은 농촌 주민들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은 이유로 ▲염분 함량이 높은 식습관과 식단의 다양성 부족 ▲운동 부족 ▲높은 흡연율 ▲건강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을 들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에서 발간되는 국제 저널 ‘내분비학’ 최근호에 게재됐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공부도 건강도 밥심이란다

    아침밥 먹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본부장 박용순)는 10일 “광주 어등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아침밥 잘 먹는 어린이가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며 아침밥 챙겨 먹기 운동을 폈다.”고 밝혔다. 농협직원들은 전남산 10대 우수상표를 받은 친환경 쌀봉지 200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우리쌀의 우수성과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했다. 각종 연구조사결과 아침밥을 먹으면 비만예방, 위장보호, 집중력 상승 등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쌀 속의 탄수화물이 시신경과 뇌세포 활성화를 촉진하는 포도당으로 바뀌고 인체의 지방합성과 축적을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양대 예방의학과 김미경 교수는 “아침부터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침밥을 안 먹으면 에너지 공급이 안돼 뇌 활동 위축으로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농협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구례군 구례읍 서시천 둔치공원에서 전국여성농민회원들과 함께 우리 쌀 소비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벌였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전국 최초로 선보인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에서 관광객들에게 친환경 쌀봉지 500여개를 건네고 우리쌀 먹기를 부탁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80년 132.4㎏,1990년 119.6㎏,2000년 93.6㎏,2005년 80.7㎏으로 해마다 1.23㎏씩 줄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박용순 본부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물론 시·군, 농업인 단체 등과 힘을 모아 아침밥 먹기 운동을 펴겠다.”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유학가서 임도 보고 박사도 되고

    유학가서 임도 보고 박사도 되고

    오동영(吳東英)·김찬숙(金讚淑) 두 부부박사는 정부의 해외과학자 초청「케이스」에 의해 68년 1월 귀국했다. 서독에 있을 때 보다는 수입이 적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으냐고 조용히 웃는다. 사실 부부박사는 적지 않지만 함께 외국에서 공부하고 외국에서 결혼해서 함께 돌아온 부부박사는 그리흔하지가 않을 것 같다. 이들은 그 흔하지 않은 젊은 박사들인 것이다. 남편은 농약합성의 이박(理博) 아내는 치아의 교정(橋正)박사 부인 김찬숙(金讚淑·33)씨는 치아의 교정(橋正)전문의인 치의학(齒醫學)박사다. 부군 오동영(吳東英·35)씨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농약합성 연구실장인 이학(理學)박사다. 함께 독일 「괴팅겐」대학에서 공부했다. 지금은 정부가 마련해 준 과학기술연구소 「아파트」에 몸담고 있다. 부군 오동영박사는 화학자다. 귀국과 함께 현재의 직책을 맡았다. 농업국가에 꼭 필요한 농약의 연구에 전념하는 귀중한 젊은 두뇌다. 한편 부인 김찬숙박사의 전공은 더 독특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람치아의 교정 전문의사는 金박사 단 한 사람뿐이다. 치과의사이기는 하지만 치아가 아파서 진통제 등으로도 참다 참다못해 겁반 체념 반으로 환자들이 찾아 드는 그런 무서운 칫과의사는 아닌 것이다. 성한 치아를 더 곱게 꾸며주고 병을 예방해 주는 교정전문의. 말하자면 「치아의 미용수술」 전문의사다. 여자의 직업으로서는 격에 맞는 전공이 아닐 수 없다. 부군이 농업한국과 과학한국의 큰 기둥이 되는 과정에 있다. 부인은 아름다움을 그 섬세한 손으로 「창조」해 내려는 미의 사신이다. 한국서 유일한 박사님인 아내는 곧 병원차릴예정 안과 밖에서 아내와 남편-그들의 조건에 맞는 분업을 맡은 이상적인 맞벌이 「인텔리」부부다. 맞벌이라고 말해도 상관없는 것은 부인 金박사가 기왕에 배운 학문을 썩히기 아까와 오는 10월1일 서울 충무로1가에 치아교정전문의원을 개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독에서 칫과교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긴 연구와 실습과정과 시험을 거쳐 외국 사람도 부러워하는 독일정부 발행 칫과교정전문의사의 자격증을 얻은 여의사의 출현은 이 부부의 보람을 위해서도 또 치아환자가 많은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치아교정이란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다. 흔히 칫과라고 하면 치아를 뽑는 치료, 금니 해넣는 치료, 충치를 덮는 치료등으로 알고 있다. 교정칫과는 이렇게 되기 이전의 예방의학분야에 속한다. 간단희 말하면 아래 위의 턱이 잘못 자리잡은 주걱턱, 무우턱, 옥니, 이빨이 뻗어 웃을때 잇몸이 흉하게 많이 드러나는 것, 덧니가 많이 나타나는 것, 이빨 주위에서 피가 나는 것, 잇몸이 내려않는 풍치, 이가 고르지 못해 씹는데 장해가 있는 것등을 예방 혹은 교정해서 그 기능을 살려 주는 치의학이다. 아이낳고 살림하며 공부 즐겁고 바빴던 유학시절 그 효과는 간단히 말해서 치아를 보기 좋게 배열시켜 미용에 자신을 갖게 하고 음식을 수월하게 씹게 해 준다. 예방을 시켜 주기 때문에 金박사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이가 아파 뺨이 퉁퉁 붓는 고통을 모르고 지낼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부부박사는 두 사람이 합쳐서 양수겹장이 된다. 부군이 농약합성연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식량의 증산에 기여한다. 그러면 부인이 치아교정술로 그것을 더 잘 씹게 만들어준다. 식량생산과 음식저작(咀嚼), 소화의 일관작업을 맡고 있는 격이다. 부인은 서독에서 공부할 때는 고생도 많았다고 말한다. 양쪽의 집안이 모두 그렇게 구차한 살림은 아니었다. 이따금 학비를 보내왔다. 또 장학금도 탔다. 그렇지만 어디 자기나라 자기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생활과 꼭 같을수가 있겠느냐는 이야기. 이런 두 부부가 생긴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서울에 있을 때 이미 알고 지냈다. 吳박사는 경기고교를 졸업하고 57년에 유학길을 떠났다. 부인 金박사는 경기여고와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60년 10월 처음으로 서독「뮌서터」대학에 들어 갔다가 「걸혼하려고」 吳박사가 적을 둔 「괴팅겐」 대학으로 옮겼다. 그리고 도독(渡獨)한지 꼭 6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려고 「괴팅겐」 대학으로 옮겼다는 그 말에 부인은 먼저 떠난 사람을 뒤쫓아 갔다는 뜻을 은연히 비치기도 했다. 공부와 살림살이에 아이키우기까지 도맡아야 했던 부인쪽이 더 고된 생활을 보냈다고 하지만 그들은 즐거운 부부였다고도 말한다. 부인이 회고담을 털어 놓는다. 방학때면 유럽 관광여행 유명한곳 모두 다녔지요 『「괴팅겐」지방은 나무숲이 우거진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저는 쉬는 날이면 밀린 집안 일을 처리 하는데 바빴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번 쯤은 「하이킹」을 즐길 수가 있었읍니다. 저녁이면 저희들은 곧잘 「괴팅겐」시내의 「하인홀츠」공원을 산책하기도 했읍니다. 방학때면 공산권을 빼놓고 「유럽」의 자유 제국을 관광여행하기도 했읍니다. 서부 「유럽」 대륙의 수도엔 우리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읍니다. 「로렐라이」의 전설이 깃든 「라인」강의 언덕에서 감상에 젖어보기도 했고 「다뉴브」강가에서 「슈베르트」의 영혼을 더듬어 보기도 했읍니다.』 잊기어려운 유학생활의 기억이 쌓인 청춘을 보낸 듯하다. 민들레의 씨앗이 봄바람에 날려가듯 동지나해와 인도양을 넘은 「유럽」 대륙에 뚝 떨어져 서로 도우며 의지하며 공부한 한국의 이 두 부부에게는 남달리 농도 짙은 추억이 젊은 시절을 수놓고 있을 것이다. 결혼 8년6개월 사이에 자녀 넷을 보았다. 이 중 7세가 되는 장녀 순화(舜華)양을 머리로 하는 셋은 독일에서 낳아 키웠다. 나머지 한 명은 약 2주일 전에 순산했다. 공부하면서 아이 셋을 키운 학생부부이기도한 것이다. 아마 金박사가 개업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치아가 보기 흉하게 생긴 사람은 사라질것 같다. 그 말이 걸작이다. 『김포공항에 내리자 곧 다른사람의 이빨을 보았어요. 이빨들을 보기 좋게 가지런히 교정시켜 주고 싶은 사람들이 어떻게나 많은지요. 특히 어느 모로나 빈틈없는 여대생들의 이빨이 멋대로 돼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어릴 때 미리 고쳐주지 못한 어머니들을 나무라고 싶어집니다. 이빨의 아름다움, 이빨의 건강은 얼굴미용과 섭취를 위해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아니겠어요?』 [ 선데이서울 69년 9/14 제2권 37호 통권 제51호 ]
  • “아침밥 먹으면 성인병 예방”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침식사를 거를수록, 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할수록 만성질환의 위험요인인 허리둘레와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높게 나타났다.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팀은 15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주최로 ‘한국인 식생활 유형과 건강의 관련성’을 주제로 서울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 1276명의 식생활 습관을 조사한 연구팀은 “청소년기에 이미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등에서 성인병으로 발현할 수 있는 인자들이 나타났으며, 이는 식사습관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구멍뚫린 ‘AI 청정국’

    AI바이러스의 인체감염이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AI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같은 감염이 발병으로 이어지지 않았고,1년여 전의 과거완료형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큰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보건복지부 이덕형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4명의 경우 AI바이러스에 노출되기는 했지만, 무증상 상태로 있으면서 체내에서 항체가 형성돼 자연치유된 경우”라면서 “이들이 AI환자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감염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데 대해 질병관리본부측은 “지난해 11월 혈액을 채취, 혈청을 분리한 뒤 미국의 질병통제센터에 검사를 의뢰했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에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검사 의뢰가 폭주해 ‘위험지역 우선 검사’ 원칙에 따라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주로 철새의 배설물로 전파되고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중간 매개로 하는 AI바이러스는 원칙적으로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들어 사람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2003년 겨울부터 아시아권에서 유행하는 ‘H5N1’인플루엔자의 경우 지난 97년 홍콩에서 인체 감염을 일으켜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감염자들은 모두 양계업 종사자들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거나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먹어서 감염된 사례도 없다. 최근 의사협회가 주최한 관련 심포지엄에서도 참석자들은 “AI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따라서 우리의 경우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만일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송창선 교수는 “과거 멕시코 등지에서 저병원성 AI바이러스가 확산 과정에 고병원성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며 양질의 백신 개발과 철새 감시활동 강화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는 “AI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플루엔자는 대유행 속성이 있는 만큼 상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의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증세가 보이더라도 이전 일주일 이내에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았다면 굳이 AI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닭, 오리 등 가금육류를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작업할 때 장갑과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반드시 목욕을 해야 한다. 또 사육장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주 소독하며, 닭이나 오리가 이상 증상을 보이면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무리한 운동 전립선 비대증 키운다

    지나친 운동이 전립선 비대증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팀과 비뇨기과학교실 권성원 교수팀이 50∼80대 남성 641명을 대상으로 전립선 비대증과 생활습관의 상관성을 역학조사한 결과 거의 매일 운동하는 남성이 주 3∼5회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전립선 비대증 위험도가 1.7배나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하지만 주 3∼5회 운동을 하는 사람은 주 2회 미만의 운동 횟수를 가진 사람에 비해 전립선 비대증 위험도가 훨씬 낮았다. 또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도가 높았은데, 특이한 점은 만성기관지염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무려 3배 정도나 위험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과도한 운동이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전립선 비대증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비뇨기학 국제저널 1월호에 실렸다. 전립선은 정상인의 경우 호두알 정도의 크기이나 40∼50대를 전후해 점차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을 보기가 어려운 전립선 비대증으로 발전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50대 이상의 남성에게 흔한 만성 질환으로 노화와 흡연, 비만 등이 주된 원인이지만, 조기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높은 흡연율, 서구식 식생활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이 선진국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체계적 관리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색일터 엿보기] 유전자검사 연구원

    친자확인, 미아찾기, 범죄수사에서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유전자검사다. 더 나아가 이제 유전자검사는 예방의학과 맞춤의약 분야 연구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내 몸에 새겨져 있는 유전자 정보를 알면 맞춤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유전자 정보는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은 물론 미래형 질병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유전자검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유전자검사연구원이다. 파마코디자인 부속 제노메딕 유전자검사센터 연구원들은 의뢰받은 환자의 DNA에서 주요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검사해 결과를 병원에 통보하는 일을 한다. 검사과정을 관리, 감독하고 결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연구원들의 주요 업무다. 최근 양방·한방 할 것없이 유전자검사도입이 늘면서 제노메딕 유전자검사센터 검사업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는 검사 업무의 효율은 물론 진일보한 연구환경이 뒷받침돼 보다 많은 연구성과들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검사연구원들은 무엇보다 정해진 날짜 안에 결과를 정확하게 통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실험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다반사다. 또한 완벽한 실험을 위해 인내력과 책임감도 요구된다. 내 손을 거친 수많은 유전자검사 결과 하나하나가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중요한 지침이 되며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보람으로 여기며 일하고 있다. 특히 개척한 것보다 개척할 게 더 많은 유전자 분석 영역에서 지금 하고 있는 연구들이 훗날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축적된 유전자검사 결과들이 머지않아 한국인의 유전자 특성에 맞는 맞춤의학을 실현하는 데 초석이 된다는 생각으로 현실에 충실하고 있다. 유전자검사연구원은 대부분 생물학 전공자들이다. 얼마 전까지는 병원 연구실이나 정부 연구기관으로 많이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자검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도 기회가 확대되는 추세다. 생명공학 분야의 산업화에 관심이 많은 도전적인 지망생이라면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장에서 전공지식은 기본이다. 또한 실험경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실험실 생활과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반복되는 실험에도 지치지 않고 연구에 매달릴 수 있는 의욕과 적성이 있는지 스스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권장영 파마코디자인 팀장
  • [취업·알바]

    ●도봉구 도봉구보건소에 근무할 지방계약직 공무원으로 진료담당의사 3명, 치과의사 1명, 약사 1명을 모집한다. 내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예방의학과 전공자를 우대한다. 응시원서, 자필이력서(사진부착), 의사·약사·전문의 면허증 사본, 경력 증명서, 주민등록표 등본 또는 초본 각각 1부를 챙겨 22일(일)까지 도봉구보건소 보건행정과에 접수를 마쳐야한다. 채용되면 3년 동안 근무할 수 있으며 채용기간을 5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 ●인천시 외국어 통역 안내원 3명(영어 1명, 중국어 2명)을 공개 채용한다. 모집하는 안내원은 인천시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게 되며 다음달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관광행사에서 통역 도우미로 활동하게 된다. 응시원서는 19일(목) 인천시 관광진흥과에서 접수한다.(032)440-4056 ●수원열린교실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의 초등생 자녀를 위한 교사를 모집한다. 성별·학력제한은 없다. 교사자격증 소지자와 방과후 교사경험자는 우대한다. 지원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016-756-0098
  • [시론] 국민 기만하는 미세먼지 환경기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 교수

    [시론] 국민 기만하는 미세먼지 환경기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 교수

    12월26일자 서울신문은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현재보다 입방미터당 3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 줄여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면 서울시민들의 평균 수명이 3.3년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보도하였다. 대기오염과 사람들의 수명간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논문은 국제적으로 다수 보고되고 있다. 또한 런던스모그 사건 등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대기오염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수명단축의 원인이 된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런 수도권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재작년에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환경부는 법 제정 당시 “수도권 대기질 개선은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이 법은 경제부처의 강력한 반대로 제정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컸지만, 마침 벌어졌던 경유승용차 허용문제와 연계되어 힘겹게 통과되었다. 정부가 이 특별법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현재 입방미터당 70마이크로그램 수준인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를 10년 안에 도쿄와 같은 40마이크로그램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앞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개선목표가 달성되면 수도권 시민들의 수명이 3년 연장되니 국민건강보호 측면에서 효과가 매우 큰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환경부가 오래 전에 설정한 미세먼지 환경기준(입방미터당 70마이크로그램)을 여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정책기본법에는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환경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의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수도권 대기오염 농도와 거의 같은 수치라는데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이미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인 현재의 미세먼지 농도를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기준으로 삼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아도 너무 심하지 않는가. 특별법이 목표로 하는 40마이크로그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50마이크로그램으로 미세먼지의 환경기준을 새롭게 설정해야 마땅하다. 현재 우리의 미세먼지 기준은 OECD국가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나라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이 느슨한 수치이기도 하다. 특별법을 제정했으면서도 환경기준을 바꾸지 않는 환경부의 태도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데, 환경부가 발간한 환경백서를 보면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1993년에는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 일부 오염물질이 환경기준을 달성함에 따라 이들 항목에 따른 환경기준을 강화했다.’고 적혀 있다. 아황산가스처럼 오염수준이 낮아지면 그때 가서 기준을 덩달아 낮추고, 미세먼지처럼 오염도를 낮추지 못하는 경우에는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오염 수준이더라도 환경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항상 환경기준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즉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환경기준이지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기준은 아닌 것이다. 어느 나라나 환경기준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렇더라도 환경기준은 제대로 설정하여야 한다. 그래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평균수명을 3년 단축시키는 미세먼지 농도를 환경기준으로 고집하는 것은 결국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다. 마침 환경부도 내년부터 ‘환경보건 원년’을 열겠다는 변화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이참에 환경정책 목표의 근간이 되는 환경기준부터 국민건강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기준으로 재정립해야만 한다.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법의 근거이며 사회적 약속이었던 미세먼지기준의 강화는 환경부의 진정성을 검증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 교수
  • “노원구엔 보건소가 두개”

    “동네에 보건소가 하나 더 생겼어요.”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기존 보건소 외에 관내에 ‘노원구 보건지소’를 개원했다. 22일 개소식을 가진 데 이어 28일 지역의료서비스를 시작한 노원구 보건지소는 노원구에서도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의료수요가 많은 월계동 942에 설치됐다. 이같은 보건지소설치는 노원구가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도시 보건지소 시범사업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다른 자치구에는 아직 보건지소가 없다. 지상5층, 연면적 956㎡ 규모의 보건지소에는 의사, 한의사,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등 모두 15명의 인력을 갖추고 ▲방문보건(방문간호와 방문진료)▲만성질환관리(고혈압, 당뇨)▲재활보건(재활치료)▲지역연계(지역주민 연계)▲한방건강증진(한방진료)▲예방접종(독감, 유아 예방접종)▲구강보건(치과진료)▲주간보호(가족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 진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월계동은 영구 임대아파트가 산재해 있고 보건의료 취약인구도 1만 5000여명에 달한다. 그동안 이 지역 주민들은 상계동에 있는 구청 보건소를 이용하기 위해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등 많은 불편을 겪어 왔다. 월계동 보건지소는 인근 하계동, 공릉동 주민들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는 인구가 63만여명으로 매머드 기초 지자체여서 보건소 하나만으로는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기재 노원구청장은 “앞으로 지역주민의 건강증진과 예방의학 활동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료수준 향상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지자체 최초로 방사선 진단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담아 종합병원 방사선과 전문의의 판독결과를 받아 볼 수 있는 원격의료영상저장정보시스템(tele-PACS)을 구축, 이 달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주말탐방] 개인정보 조심 전자파는 안심

    [주말탐방] 개인정보 조심 전자파는 안심

    PC방에 관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뭘까. 대표적인 것을 알아본다. ●민망한 사진을 들킨다? 대부분의 PC방 주인들은 원격제어 기능이 있는 PC방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손님들의 컴퓨터 화면을 엿볼 수 있다. 손님들이 불법 음란물을 이용하는지, 유료 게임을 하는지 등을 통제하고, 컴퓨터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이같은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손님들의 컴퓨터 화면을 순간적으로 캡처(복사)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계속 지켜볼 수 있다. 따라서 전자우편이나 메신저로 통장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전자파는 유해한가? 정보통신부 산하 전파연구소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PC방 10곳을 대상으로 전기장·자기장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자파는 정보통신부의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장 측정값 최대치는 1㎙당 112.9V로 기준치(1㎙당 4116.6V)의 2.71%에 불과했다. 자기장 측정값의 최대치도 0.9㎙G로 기준치(833.3㎙G)의 0.11%에 그쳤다. 단 PC모니터의 경우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액정화면(LCD) 모니터보다 3배정도 전기장이 많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기장 방출값은 모니터 종류별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나도 인터넷 중독?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가 PC방 이용자 888명을 면접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가운데 4명이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었다. 증상은 남성, 저학력자, 무직자, 주 이용장소가 PC방인 사람, 인터넷 사용빈도가 잦고 새벽까지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인터넷 중독자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20.4%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도 경기도 중·고등학생 7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4%가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였다. ●PC방 돌연사 원인은 원인은 심부정맥혈전증으로 ‘e혈전증’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랫동안 좁은 의자에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혈액순환 장애로 혈전(핏덩어리)이 생겨서 폐혈관을 막게 된다. 처음에는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곤란하다가 심해지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에 앉아 장시간 여행하다 사망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과 같은 이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생활습관 비슷한 부부 “병도 닮는다”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배우자도 이 증후군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과 김현창 교수는 1998∼2001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를 이용, 전국 3141쌍의 부부를 조사한 결과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배우자도 이 질환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한 사람에게서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허리둘레가 남자 90㎝, 여자 80㎝를 초과한 경우▲공복 혈당 110㎎/㎗ 이상▲혈압 130/85㎜Hg 이상▲중성지방 150㎎/㎗ 이상▲고지단백(HDL)콜레스테롤이 남자 40㎎/㎗ 미만, 여자 50㎎/㎗ 미만 등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을 적용한 결과 남자 25.7%, 여자 25.9%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했으며, 부부가 모두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는 8.2%로 나타났다. 또 남편이 대사증후군일 경우 그 아내는 같은 나이의 다른 여성에 비해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이 32%, 아내가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에 남편이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성은 29%나 높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부부가 같은 환경에서 생활해 생활습관은 물론 식습관과 운동행태는 물론 과음 등 좋지 않은 습관까지도 닮아 질병의 위험이 비슷해지는 것”이라며 “가족 구성원이 대사증후군을 가졌다면 다른 가족들도 생활습관과 건강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학부 학과 올 가이드(5)] 의·치대

    [학부 학과 올 가이드(5)] 의·치대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인기있는 학부를 고르라면 의학계열을 빠뜨릴 수 없다. 의사에 대한 사회·경제적 인식과 대우가 좋아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들이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적성에 맞아야 한다. 의학공부를 마치고도 진로를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의학계열에 관심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의·치의학 교육내용과 최근 교육과정 개편이 한창 진행 중인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운영현황, 입시전략 등을 소개한다. 의학부 ●전국 41개대 설치, 일부는 전문대학원으로 전환 인간의 신체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고 질병을 진단, 치료함으로써 인류 복지향상에 기여하는 학문이다. 의학계열 전공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교육 과정이 2년의 예과 과정과 4년의 본과과정 등 6년으로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 41개 의과대학 가운데 17개교는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다. 의학을 전공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물리, 화학, 생물 등 자연과학적 지식이 뛰어나야 한다. 많은 전공서적이 영어로 되어 있는 만큼 뛰어난 영어실력도 요구된다. 최소 6년이라는 긴 교육과정을 뒷받침할 체력과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사명감, 책임의식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체를 외과적으로 다루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해부나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예과 후 기초·임상의학 과목 이수 6년의 교육과정은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배우기 전 2년 동안의 예비교과 과정(의예과 과정)과 4년 동안의 본과 교육과정(의학과 과정)으로 나뉜다. 예과 과정에서는 장차 의학교육을 받는데 기반이 될 물리, 화학, 생물 등 자연과학 계통과 그 외의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교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본과 과정은 기초의학 과정과 임상의학 과정으로 나뉜다. 기초의학은 인체의 구조, 기능, 생리, 질병의 원인 등을 알기 위한 전공 분야다.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미생물학, 약리학, 예방의학, 기생충학 등 생물의학적 지식에 해당되는 학문이다. 반면 임상의학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 환자 재활 등을 연구하는 분야다. 내과학, 외과학, 산부인과학, 정형외과학, 소아과학, 정신과학, 신경외과학, 비뇨기과학, 피부과학, 재활의학, 임상병리과학, 방사선과학 등이 있다. 임상의학 분야에 대한 이론적 탐구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실습함으로써 질병 치료 및 예방을 연구한다. ●국가시험, 전문의 시험 거쳐야 의사가 되려면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1년 과정의 수련의(인턴)과정과 4년 과정의 전공의(레지던트)를 이수한 뒤, 피부과·외과 등 각 전공에 대한 전문의 자격시험을 통과해 전공 영역을 진료할 수 있다. 물론 개업의사로 활동할 수도 있다. 군대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복무한다. 치의학부 ●시력, 손재주 좋아야 치아와 턱을 비롯한 얼굴(구강 악안면)부위의 질환, 기형, 발육장애 등을 치료하고 그 예방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의학부와 마찬가지로 6년 과정을 거친다.2년의 치의예과 과정과 치의학과(본과) 4년이다.2년 과정의 치의예과에서는 본격적인 치의학 전공에 앞서 화학, 생물학, 발생학, 유전학 등을 공부하게 된다. 치의학과에서는 기초 치의학 및 임상치의학 교과목을 통해 전문적인 치의학 이론을 공부하게 되고 병원에서 임상실습도 한다. 필요한 적성은 의학부의 경우와 같다. 한가지 추가한다면 아무래도 좁은 구강내 질병을 다루는 만큼 시력에 장애가 있어서는 곤란할 수 있다. 손놀림과 손재주도 좋아야 한다. 치의학부를 마치고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치과의사 면허를 받아 치과의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의료보건 행정가로 구강보건 정책을 기획할 수도 있다. 의학부와 마찬가지로 군에서는 치과 군의관이나 공중 보건의로도 일할 수 있다. ●학부없이 의·치의학 전문대학원만 둬 교육인적자원부는 의대 입시 과열현상에 따른 재수생 양산을 막기 위해 의·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개편하고 있다. 학사 학위를 받은 사람에게 전문대학원 입학 자격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별로 일정한 선수과목 이수를 요구하고 있어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많이 배우는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전문대학원은 4년 석사과정이며 졸업 때 의무석사 학위를 받는다. 의사 교육과정이 6년에서 8년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전체 의과대학 41개 중 17개교(42%), 치과대학 11개 중 7개교(64%)가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전문대학원으로 전환중인 의대의 경우 가천의대, 건국대, 포천중문의대, 경상대,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이화여대는 현재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 의예과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고 있다. 강원대, 제주대, 경희대는 200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게 된다. 충남대, 조선대는 2007학년도부터 뽑지 않는다. 이밖에 영남대는 2007학년도부터 현재 의대 정원의 절반만 선발할 예정이다. 치과대학의 경우, 전국 11개 대학 중 서울대, 경희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등 7개 대학이 이미 학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고 있다. 조선대는 2007학년도부터 학생모집을 하지 않는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지방대학도 ‘수능 1등급’이 기본요건의학과 치의학 계열은 한의예과와 함께 자연·이공계열 전공 가운데 최상위권 학과에 속한다. 그만큼 수험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과다. 이는 서울 및 수도권이나 지방 소재 대학을 가리지 않는다. 정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능 성적이다.1등급(상위 4% 이내)은 기본이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의 경우 수능 총점으로 상위 1% 안에 들어야 합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청권 대학은 상위 2∼3%, 지방대도 3% 안팎에서 당락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정시모집에서 논술과 면접을 치르는 곳도 있지만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면접을 치르는 곳은 서울대가 대표적이다. 연세대나 고려대, 가톨릭대, 한양대 등 대부분의 의·치대는 논술이나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내신은 변별력이 거의 없다. 때문에 수능 성적에서 1∼2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는 실정이다. 수능 반영 과목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울산의대 등이 언어·수리·외국어·과학탐구 전 영역을 반영한다. 반면 한양대와 중앙대, 아주대 등은 언어를 반영하지 않는다. 주목할 부분은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영역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은 인문계 수험생들과 함께 치르기 때문에 백분위 점수를 받기가 쉬운 편이다. 반면 수리 ‘가’형과 과탐은 자연계열 수험생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방대로 갈수록 언어 영역 자체를 반영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아 수리와 과탐 영역의 성적이 뛰어날수록 유리하다. 인기가 많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재수생의 지원이 많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의대나 치대를 꼭 가겠다고 목표를 정한 수험생이 아닌 경우 전문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일단 화학이나 생물학 등의 전공을 택해 지원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반면 의대나 치대를 확고한 목표로 삼고 있는 수험생들은 재수나 삼수를 해서라도 진학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지방대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 공부 기간과 또다른 경쟁 부담을 의식해 전문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이다. 의·치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이 남은 기간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일이다. 대부분 최상위권 성적이기 때문에 수능 당일 몸 상태나 실수 여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때문에 남은 기간에는 오답노트 등을 활용해 실수를 줄이는 공부에 초점을 맞추고 감기 등에 걸리지 않도록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대성학원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졸업후의 진로는? 의대와 치의대 졸업 후 진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분야나 대학에서 계속 연구하는 연구 분야다. 임상 분야에서는 대학 병원이나 중소 병원에 월급제 의사로 근무하거나 개업을 할 수 있다. 연구 분야는 의학에 필요한 기초학문을 전공,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구한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큰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기초학문을 연구한 의학박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구 인력은 6년 과정을 마치면 곧바로 석·박사 과정을 밟게 된다. 군 복무는 6년 과정을 마치고 시작해 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거나 군의관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의대의 경우 최근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행정 분야 공무원이나 보건소장 등 공공 분야나 언론, 법조계, 제약회사 등 기업체로 진출하기도 한다. 특히 임상의 경우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분야를 벗어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임상이 각광을 받고 있다. 바이오나 유전공학 등을 기초로 임상에 적용시키는 분야가 대표적이다. 의사 출신 벤처기업 CEO가 등장하고 미국에서 경영대학원(MBA) 학위를 받아 투자회사나 컨설팅회사에 진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건강에 관심이 늘면서 건강을 일일이 체크해주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아파트’를 짓는 데도 의사들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치대는 지난해부터 치과의 전문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련의(인턴)와 전공의(레지던트) 과정 각 1년,2∼3년을 거쳐 환자 진료경험을 넓히는 것이다. 전문의 과목은 수술을 하는 구강외과와 잇몸을 다루는 치주과, 이를 해 넣는 보철과, 교정과, 소아치과, 치아보존과 등 다양하다. 치대에서 공부하려면 눈썰미나 손재주가 있으면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한 기술을 갈고 닦는 노력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요즘 새로운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적용시키려는 노력 없이는 도태되기 쉽다. 스포츠 치의학이나 스트레스에 따른 턱관절 손상을 치료하는 분야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유망 분야다. ■ 도움말 대한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원균 공보이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건강강좌·체험 이벤트 ‘풍성’

    건강강좌·체험 이벤트 ‘풍성’

    ‘한의학의 모든 것을 보여드립니다.’ 한의학 국제박람회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됐다.28일까지 계속되는 박람회는 한의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 모았다.‘한의학과의 만남, 미래의 희망’을 주제로 한 박람회는 난치·불치병을 정복할 수 있는 미래의학으로서의 한의학 위상과 비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경희대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식약청,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후원하는 박람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제학술세미나와 질환별 건강강좌. 이날 경희의료원이 양한방 협진 임상의학세미나를 가진 데 이어 26일에는 ‘근거중심의학으로서의 한의학’ 세미나,27일에는 난치병 한방치료법,28일에는 노화예방의학회가 각각 열려 그동안의 연구 및 임상 성과를 발표하게 된다. 또 행사 기간 중 매일 실시되는 질환별 한방건강강좌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한의사들이 나서 아토피 월경통 당뇨 심장병 비염 불임 중풍 비만 등의 질환에 대한 임상치료 소견과 관리 및 치료법을 소개한다. 행사 기간에는 각종 의료기기와 장비, 한방화장품, 보건·바이오제품, 약재·약초들이 전시되며, 한방식 진맥과 다양한 현장체험 이벤트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이 직접 떠서 만든 전통한지에 차로 마실 수 있는 약재를 포장해 갈 수 있는 ‘한 첩의 사랑’ 행사도 흥미롭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김병묵(경희대 총장) 위원장은 “이 박람회가 한의학의 전문성과 과학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대체의학을 넘어 미래의학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이사람] 해마다 해외의료봉사 실천 홍경섭 원장

    [이사람] 해마다 해외의료봉사 실천 홍경섭 원장

    자고로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있는 사람들이 베풀 줄도 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부자들이 베푸는 삶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도 있다. 서울 신촌의 의춘당한의원 홍경섭(70) 원장. 그는 돈을 벌 만큼 벌었다고 밝혔다. 신촌에서 30년 동안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부인은 바로 옆에서 약국을 했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한 끝에 서울 신촌에 5층짜리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한의원도 그 건물 3층에 있다. 걱정거리라고는 없어 보이는 홍 원장은 매년 국내외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가진 자들의 베푸는 삶 정도로 치부될 수 있다. 그가 인터뷰 도중 부인과 자식에게 평생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기 전까지는 흔한 미담의 주인공 가운데 한사람 정도로 생각되어졌다. ●”식후 3번 복용이라는 말을 이해못해” 홍 원장은 해외봉사활동으로 말문을 열었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부터 중국·베트남·캄보디아·방글라데시의 오지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의술을 접할 기회라도 있지만 이들 나라의 오지에 있는, 평생 약이나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해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홍 원장은 지난해 네팔에서 만난 한 환자의 기억을 떠올렸다. “진료를 마친 뒤 하루 식후 3번 약을 먹으라고 처방을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식후 3번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하루에 한끼조차도 먹기 어려운데 식후 3번 복용이란 개념이 와닿을리 없죠.” 홍 원장은 이같은 환자들이 눈에 밟혀 의료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그 역시도 뇌경색증이 있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가족들은 의료봉사활동을 그만두라고 성화다. 하지만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년 보름 가까이 해외 의료봉사활동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선친 때문이다. ●작고하신 부친 때문에 의학공부 시작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무슨 이유로 돌아가셨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사인이 궁금해서 의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병명도 모른 채 돌아가셔 가족들의 슬픔도 배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학을 공부하겠다는 목표는 쉽게 세웠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어머니로서는 누나와 10살 아래 동생 등 3남매의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역부족이었다. 홍 원장은 1956년 경북 상주농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의학을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4∼5년 동안 가정교사 등 온갖 일을 한 뒤 동양의학대학(경희대 의대 전신)에 입학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20대 중반에서야 의대에 진학한 것. 늦은 만큼 세월을 따라잡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만 했다. 그러나 홍 원장의 기쁨도 잠시. 입학 1년여 만에 동양의학대학이 재정적인 이유 등으로 폐교됐다. 그로서는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인생의 계획을 조금 수정하면 된다. 늦더라도 조금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자위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그는 야간대학 상업과에 다시 진학했다. 상업과에 다니면서 중등교사 자격증을 따냈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돈을 번 뒤 의학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에서 교사 자격증을 딴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홍 원장에게 의학을 전공할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30살이 되던 해 경희대 한의대 편입학에 성공한 것이다. 한의대에 편입학했을 때는 이미 지금의 부인 전정숙씨를 만나 결혼까지 한 상태였다. 그는 학부 졸업 후 석사, 박사과정도 마쳤다. 다만 석사와 박사과정은 한의학이 아닌 양의학을 택했다. 석사학위는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는 일본 도호대학에서 예방의학을 전공했다. 한의원을 개업한 것은 40살이 돼서다. ●“평생 숨겨왔던 비밀, 이제는 공개하고 싶어” 홍 원장은 인터뷰 도중에 불쑥 부인과 자식에게 숨겨왔던 비밀 한 가지를 털어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갑속에 감춰놨던 시각장애 6급이라고 적힌 복지카드를 빼냈다. “중학교 때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했습니다. 부인과 자식들에게 괜한 짐을 안기기 싫어서 이제껏 말을 안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는 가족들에게 떳떳하게 밝혀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한쪽 눈이 실명된 이후 여러 차례 좌절도 겪었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의대에 진학하겠다고 했더니 담임선생님이 문학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하더군요. 담임선생님은 내가 사고로 한쪽 눈이 실명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고집을 부려 결국 경북대 의대에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신체검사에서 탈락이었습니다.” 홍 원장은 그때도 의학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언젠가는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한쪽 눈이 안 보이니까 책을 오랫동안 볼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한의대에 입학한 뒤에도 남들보다 2배 이상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한쪽 눈으로는 현미경을 통해 세포를 관찰하면서 다른 한쪽 눈으로는 세포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면 정말이지 공부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한의원을 물려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홍 원장은 중매로 부인을 만나 29살 때 결혼했다. 부인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재원이었지만 결혼 당시만 해도 홍 원장은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었다. 주변에서 홍 원장의 성실함을 알아줘 부인과 결혼까지 하게됐다고 자랑했다. 3남매 중 큰아들 영준(40)씨는 원자력병원 의사다. 둘째딸 영선(39)씨는 이화여대 의대 교수다. 사위 역시 정형외과 개업의사로 가족 모두 의료인이다. 막내 영모(36)씨는 신학을 전공했다. 홍 원장은 “내심 자식 중 한 명은 한의학을 전공해 내가 갖고 있는 서적이나 의술을 물려주고 싶지만 뜻대로 안 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간수치’ 높으면 뇌출혈 위험 크다

    간 효소(AST·ALT) 수치가 높은 사람은 뇌출혈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서일 교수팀은 지난 90년 35∼59세의 의료보험 피보험자 10만8464명을 선정,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내 간 효소 농도를 측정한 뒤 2002년까지 뇌졸중 발병 여부를 추적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흔히 ‘간수치’라고 불리는 AST·ALT는 간세포 내에 있는 효소로 간세포가 망가지면 혈액 속으로 흘러 나온다. 따라서 혈액 속에 이 두 효소의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가 많이 손상됐음을 뜻한다. 연구 결과 AST 수치가 35∼69인 남성은 정상 남성에 비해 뇌출혈 위험이 1.49배,70 이상인 남성은 4.21배로 높아졌다. 또 ALT 수치가 35∼69인 남성은 정상 남성에 비해 뇌출혈 위험이 1.34배,70 이상은 2.89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연구에서 뇌졸중 발생과 관련이 큰 나이,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음주 및 흡연 등의 요인은 배제했다고 설명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기고] 담뱃값 인상 멈춰선 안된다/박윤형 순천향의대 예방의학 교수

    최근 보건복지부가 담배부담금을 다시 5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담뱃값 인상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흡연자들은 징수한 부담금의 대부분을 전 국민이 혜택 받는 건강보험 등에 사용하면서 흡연자에게만 부담을 지운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제부처 일각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나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 등을 들어 탐탁지 않은 기색을 보이고 있다. 올 1·4분기의 성장률 0.4%포인트를 담뱃값 인상이 잠식했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세계 각국의 연구 조사 등을 통해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이다. 통계학적으로 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0배 이상, 후두암사망률이 6.5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는 작고한 재벌 총수나 저명인사처럼 평생 담배를 손에 대지 않은 비흡연자도 폐암으로 사망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흡연의 위험성을 부풀리는 주장은 통계학적인 장난일 뿐이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흡연자의 위험은 흔히 운전자의 신호 준수여부와 비교된다. 비흡연자는 신호, 속도 등을 규정대로 준수하면서 운전하는 사람인 반면 흡연자는 신호, 중앙선, 속도 등 각종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서 운전하는 사람이다. 물론 교통 규정을 준수한다고 해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각종 규정을 위반하는 사람이 규정을 준수하는 사람보다 교통사고 위험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각종 교통 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에게는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위험을 감안하여 범칙금이 부과된다. 앞으로 규정을 제대로 지키라는 경고의 의미다. 담배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도 교통범칙금 부과와 흡사하다. 오늘날 가장 효과적인 금연 방법은 세금을 높여 담뱃값을 올리는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다. 선진국의 담뱃값이 우리보다 월등히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담배 한 갑이 5파운드(약 1만원)를 넘기 때문에 대학생과 청소년은 담배를 사서 피울 형편이 못 된다. 그리고 청소년 시절의 비흡연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금연은 세계적으로 건강증진을 위해 과학적인 근거가 입증된 가장 확실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는 마지막까지 반대하던 미국을 설득하여 각국에서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담배규제 기본협약안이 의결되었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연을 통한 건강증진사업 효과에 더 이상 미국이 고개를 돌릴 수 없었던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피구(Arther Pigou)는 “건강 위해재(危害財)에 대한 목적세 또는 부담금은 개인의 사적 이익 동기와 사회적 효율을 일치시킬 수 있어 시장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가장 적은 비용으로 사회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담배부담금의 금연 효율성을 역설한 셈이다. 건강위해재에 대한 부담금이 피구세(Pigovian Tax)라고 불리는 이유다. 따라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건강을 위한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을 올리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흡연자가 금연을 유도하기 위한 담뱃값 인상에 극력 반대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 지키기에 저항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옛말에 좋은 약은 몸에는 좋으나 입에는 쓰다고 했다. 병이 깊어 가는 것을 보고도 환자가 약이 쓰다며 싫어한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선 안된다.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는 담뱃값 인상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복지 비용도 줄이는 길이다. 박윤형 순천향의대 예방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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