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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盧·文정부가 이룬 상승 다시 추락…대화가 최고의 안보”

    문재인 “盧·文정부가 이룬 상승 다시 추락…대화가 최고의 안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대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남북 관계가 군사적 충돌의 일보직전까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심은 10·4 정상선언이라는 소중한 나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11년의 긴 단절에도 시들지 않는 평화의 나무로 자랐다”고 말했다. 또 “10·4 정상선언은 문재인 정부에서 더 발전된 합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돼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더욱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남북 대결 노선을 접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이룬 상승 다시 추락”“윤석열 정부, 평화 대신 대결 추구…국민소득 후퇴” 문 전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매우 위태롭다.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확성기와 전단지, 오물 풍선을 주고받으며 지금 남북은 군사적 충돌의 일보직전까지 왔다. 실로 위험천만한 국면”이라며 “‘적대적 두 국가론’과 ‘자유의 북진’이라는 흡수통일론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이 다시 군사적으로 충돌한다면 우리 민족 모두에게 공멸의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전쟁은 모두를 죽이고 모든 것을 파괴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평화 대신 대결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평화 대신 대결을 추구하는 정부가 또다시 국민소득을 후퇴시키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 지수와 언론자유 지수, 의료와 복지 수준, 국민안전과 국가청렴도 등의 지표에서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이뤘던 상승이 지금 다시 추락하는 현실을 우리가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죽거나 다친 국민이 한 명도 없었다”며 “대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하는 첫 번째 이유”라고 했다. “한반도 리스크가 사라지며 국가 신인도와 함께 국민소득 등 각종 경제 지표가 크게 상승했다”며 “대화가 최고의 안보라고 하는 두 번째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 국면을 타개할 묘수로 ‘대화’를 꼽았다. 문 전 대통령은 “대화에 나서는 길 밖에 다른 길이 없다”며 “역사적 경험으로 확인되듯이, 대화를 멈추고 관계가 단절될 때 북한은 더욱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매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위기일 때가 대화의 적기”라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에 매달리는 무모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당면한 위기가 충돌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남북한은 서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를 향해 “우리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신냉전에 편승하거나 대결 구도의 최선두에 서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하야 한다”며 “한미동맹을 튼튼히 하면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균형외교로 스스로 평화의 길을 찾고, 더 나아가 평화의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고 언젠가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지금처럼 우리가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집하다가는 대화 국면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소외되고 또다시 한반도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는 처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연설에서도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화 노력에 나서는 길만이 유일한 대북 해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4일 북한은 또다시 풍선 320여개를 띄웠으며, 오후 4시까지 경기도와 서울 지역에서 낙하물 120여개가 확인됐다. 그 중 하나는 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옥상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풍선에 달린 발열 타이머가 쓰레기와 함께 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주현영, 김건희 여사 풍자 찍혀 ‘SNL’ 하차?”…진짜 이유는

    “주현영, 김건희 여사 풍자 찍혀 ‘SNL’ 하차?”…진짜 이유는

    배우 주현영(28)이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하차한 이유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유튜브 ‘송작가TV’를 운영하는 송명훈씨는 최근 ‘최고 존엄 김디올 풍자는 절대 안돼! 주현영은 왜 갑자기 SNL에서 사라진 걸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송씨는 “‘SNL 코리아’에서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풍자는 나오지만, 김 여사는 나오지 않는다”며 “주현영이 검은색 정장 입고 김 여사로 나오는데 똑같았다.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NL 코리아’는 이로 인해 ‘떡상’의 기회를 잡았지만, 쿠팡이 세무조사를 몇 번 맞더니 깔끔하게 주현영을 아예 없애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현영을 쿠팡이 잘랐냐”며 “그 형식은 아니다. 주현영이 ‘SNL 코리아’를 끝내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인터뷰하면서 많이 울었는데, 그걸 보고 주현영이 내부적으로 엄청나게 압력을 받고 있고 다음 시즌에 못 나오겠다는 예감을 했는데 역시나 자진 사퇴 형식으로 나갔다”고 했다. 주현영은 ‘SNL 코리아’에서 김 여사를 패러디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1월 ‘SNL 코리아’ 시즌5부터 합류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업인 배우 활동 집중 위한 결단”소속사-쿠팡 간 갈등 영향 추측도소속사 AIMC는 “주현영의 하차는 지난해에 정해진 일”이라며 그가 제작진에게 보냈던 편지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그의 하차는 본업인 배우 활동에 더욱 집중하기 위함이었으며, 주현영은 “어떤 것도 보장된 것이 없고 아쉬움이 남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익숙지 않고 불편하고 힘든 새 길을 개척해 나가보려 한다”고 연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주현영의 하차에는 소속사인 AIMC 모회사 에이스토리와 쿠팡 측의 갈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SNL 코리아’ 연출자인 안상휘 PD와 제작진은 1월 25일 입장문을 통해 에이스토리가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에이스토리가 정상적으로 이직한 개인에게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에이스토리 측은 창사 이래 출연료를 연체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쿠팡과 안 PD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및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로 ‘맞불’을 놨다. 에이스토리는 “실패의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중소제작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본과 인프라를 투자해 2017년에 중단된 ‘SNL 코리아’ 프로그램을 다시 인기 예능으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하자 초거대 기업인 쿠팡 측과 에이스토리 소속 본부장 안 PD가 이를 제작한 예능 본부 직원들을 유인해 에이스토리의 예능본부를 송두리째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일로 에이스토리가 수십억 원을 투자해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장비까지 처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현영과 같은 AIMC 소속인 배우 김아영의 경우 ‘SNL 코리아’에 계속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본인의 선택”이라며 “에이스토리가 원하는 것은 에이스토리와 같은 중소제작사들이 인력 및 노하우를 보전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할 수 있는 제작 생태계”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현재 ‘SNL 코리아’ 제작은 쿠팡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주현영은 이후 연기활동에 집중해왔으며 지난 8월부터는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으로 라디오 DJ로도 활약 중이다. 지난 2일에는 주연을 맡은 영화 ‘괴기열차’로 데뷔 후 첫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 공항철도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깜짝 캐리커처 행사 열어

    공항철도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깜짝 캐리커처 행사 열어

    10월 3일∼10월 6일까지 4일간 K컬처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행사 마련직통열차 이용객 대상… ▲캐리커처 체험 ▲엽서‧캐릭터 스티커 제공 공항철도(주)(이하 공항철도)는 10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4일간 직통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내‧외국인 이용객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최신 유행하는 K컬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인천공항1터미널역 직통열차 라운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직통열차 탑승 고객이면 누구든지 참여 할 수 있으며, 행사장 입구에서 공항철도 공식 SNS를 팔로우하고 입장하면 된다. 행사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행사장에서는 ‘도토리 캐리커처’와 함께하는 무료 캐리커처 체험행사가 진행되며, 공항철도 캐릭터 스티커와 도장 등으로 개인 소품을 꾸미거나 여행의 추억을 엽서에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인천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고객에게는 즐거운 여행의 시작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해외여행객에게는 여행의 마지막 순간에 또 하나의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도토리 캐리커처’는 3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특색있는 캐리커처를 그려주어 데이트‧관광 코스로 국내 MZ세대뿐만 아니라 방한 관광객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또한 행사 기간 중 해시태그 #직통열차, #공항철도캐리커처를 달고 개인 SNS 계정에 올린 사진 중에 우수작을 선정하여 직통열차 무료티켓을 증정한다. 박일규 공항철도 영업본부장은 “한국의 좋은 문화콘텐츠를 해외여행객에게 소개하고, 이를 활용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분들과 행복한 경험을 나누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하는 따뜻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 우크라, 러 탄약고 공습 당시 ‘3만톤’ 화르르…영 국방부 위성사진 공개 [포착]

    우크라, 러 탄약고 공습 당시 ‘3만톤’ 화르르…영 국방부 위성사진 공개 [포착]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러시아 본토의 군수창고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해 파괴하는 큰 전과를 올린 가운데 이에대한 서방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은 해당 지역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파괴된 탄약이 적어도 3만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과 20~21일 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사용해 미사일 등을 보관하던 러시아 트레브주 토로페츠 마을 인근 군수창고와 크라스노다르주 티호레츠크 인근 탄약고를 연이어 공격했다. 공격이 벌어진 직후 해당 지역은 화염이 솟구쳐 오르며 위성으로도 보일 만큼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으며 지진이 일어날 만큼 그 여파는 컸다.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군참모부는 “티호레츠크 인근 창고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탄약고 중 하나로 러시아군의 물류 거점”이라면서 “북한에서 제공한 탄약을 포함해 2000t의 탄약을 실은 열차가 탄약고 안에 있었다는 정보를 우리는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서 파괴된 러시아 트레브주 토로페츠 마을 인근의 군수창고에는 S-300, S-400, 이스칸데르, 토치카-U 등 각종 미사일과 포병용 탄약 등이 보관돼 있었으며 특히 북한산 탄도미사일인 KN-23 단거리 탄도 미사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영국 국방정보국은 당시 공격으로 벙커와 옥외에 보관 중이던 최소 3만톤의 탄약이 거의 확실히 파괴됐다고 밝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국방정보국은 “이는 포탄과 탄약을 러시아군에게 공급하는데 있어 단기적인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당시 파괴된 탄약의 총 톤수는 개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어 “9월 들어 계속 벌어진 탄약고 공격은 러시아군이 다층 방공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추가 공격이 두려워 탄약고를 분산시키면 이미 한계에 이른 병참수송에 부하가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 “기차 레일까지 뜯어 훔쳐간다”…경제난 아르헨 현실 [여기는 남미]

    “기차 레일까지 뜯어 훔쳐간다”…경제난 아르헨 현실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기차선 레일을 뜯어 훔쳐가는 절도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레일을 뜯어 고철로 팔아넘기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찰은 살타주(州) 이크만 지역에서 화물열차선 레일을 절단해 훔치던 일당을 발견했다. 용의자들은 경찰이 나타나자 전원 도주해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은 “8m 길이로 자른 레일 8개와 발전기 등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장비가 현장에서 발견됐다”면서 도주한 용의자들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서 레일 절도사건이 발생한 건 1주일 만에 벌써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4일 살타의 북부 코로넬 코르네호 지역에선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레일 절도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인적이 없는 구간에서 남자들이 벨그라노 화물열차의 레일을 뜯고 있다”는 익명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산소용접기까지 동원해 레일을 뜯고 있던 일당은 경찰이 출현하자 각각 사방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긴급체포에 나섰지만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도주했다. 당시 현장에서 레일을 뜯던 일당은 어림잡아 20명 규모였다고 한다. 경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당은 25개 구간에서 레일을 뜯어 훔쳤다. 무게로 따져보면 일당이 훔친 레일은 5톤에 달한다. 경찰은 “일당이 훔친 레일 대부분은 이미 어디론가 옮겨져 현장에 없었다”면서 “레일이 어딘가에서 고철로 거래될 것으로 보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경제가 어려워지자 고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레일 절도가 늘어난 것일 수 있지만 전문적으로 레일을 노린 범죄조직의 존재도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레일 절도의 전문조직이 있다”면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계 8위 광활한 국토를 가진 아르헨티나에서 화물열차는 가장 경제적으로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벨그라노 화물열차는 2018년 노후한 레일을 교체한 후 절도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레일 절도가 주로 인적이 없는 지역에서 야밤에 발생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레일 절도가 자칫 대형 탈선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레일이 뜯긴 구간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아 기관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인권위원 부결, 탄핵의 날갯짓인가

    [서울광장] 인권위원 부결, 탄핵의 날갯짓인가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선출하는 안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인권위 상임위원 선출안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찬성해 가결됐다. 여야는 지금까지 위원회 형태의 국가기관 구성 시 여야 추천이 필요한 경우 서로 상대방 추천 몫을 인정해 주는 게 관행이었다. 합의와 타협이라는 의회주의 정신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이를 깨뜨린 데 대해 국민의힘이 ‘약속위반’, ‘사기반칙’이라고 반발할 만했다. 인권위원 부결은 시작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7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 등 국회 추천 몫 3인의 후임 추천을 놓고 거대 야당의 몽니에 부딪혀 있다. 2000년 이후 9명의 헌법재판관 중 국회 추천 몫 3인은 통상 여야가 1명씩,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로 추천해 왔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제 의석수를 내세워 2석을 야당 몫으로 추천하겠다고 한다. 여야 이견으로 3명의 재판관 임명이 지체되면 헌재는 위헌 법률 심판, 탄핵 심판 심리를 위한 최소 정족수(7명) 미달 상태가 된다. 그러면 민주당이 탄핵소추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업무정지는 무한정 계속될 수밖에 없다. 상상하기 싫은 일이지만, 헌재 마비 상태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다면 대통령 직무정지의 국정 공백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게 된다. 7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비롯해 윤 대통령 탄핵 마일리지를 축적하기 위한 야당의 총력전이 전개될 것이다.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이라는 단체가 ‘탄핵의 밤’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대관을 주선해 줬다. 다음날엔 전국민중행동 등 친야 단체들이 서울 등 11개 지역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라는 걸 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8명), ‘윤석열 탄핵준비 의원연대’(12명) 등 탄핵 빌드업의 전위대 격인 모임도 속속 발족, 가동에 들어갔다. 11월에 있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 선고와 맞물려 민주당의 탄핵 공세는 도를 높여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로선 대선 전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이라는 치명타를 입기 전에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내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게 유일한 출구가 될 수 있다. 내년 4월 윤 대통령에게 지명 권한이 있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도래하면 현재 진보 5, 보수 4로 돼 있는 헌재 구성이 보수 우위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탄핵을 서두르게 되는 또 다른 요인이기도 하다. 물론 보수 우위의 헌재가 된다 해서 탄핵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퇴임한 소장을 빼고 보수 5, 진보 2, 중도 1 구도에서 이뤄졌다. 검찰 수사, 특검 등을 통해 대통령과 주변에 대한 법적·정치적 흠결이 부각되면 헌재는 법적 판단 외에 ‘탄핵으로 파면할 정도의 잘못’이냐 하는 국민 여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명품백 사건, 주가조작 의혹, 총선 개입 의혹까지 끊임없이 메뉴를 추가하며 의혹을 키우고, 윤 대통령을 겨냥한 채상병특검법도 세 번씩 강행 처리를 되풀이하는 것도 대통령 부부를 ‘악마화’하기 위한 의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범야권 192석에다 108석의 국민의힘 의원 중 8명만 특검법 찬성으로 끌어들이면 탄핵으로 가는 고속열차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권위원 1명의 부결이라는 작은 사건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정권탄핵이라는 기압골과 만나 거대한 폭풍우를 몰고 오는 나비의 날갯짓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결심공판을 앞둔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군주민수’(君舟民水)라고 썼다.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니 배를 띄우는 것도, 뒤집는 것도 백성이라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2016년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주문을 외듯 탄핵의 군불을 지피는 야당도 야당이지만, 국정 주도권을 회복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듯한 정부와 여당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 마음도 편치 못하다. 박성원 논설위원
  • 김포골드라인 현대로템 자회사가 운영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운영사가 개통 후 5년만에 교체됐다. 경기 김포시는 김포골드라인 운영사가 지난 28일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에서 현대로템의 자회사 ‘김포골드라인SRS’로 변경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김포시와 협약을 체결한 뒤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았고, 5년간 김포골드라인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계속 근무 의사를 밝힌 기존 운영사 직원들의 고용을 모두 승계했다. 새 운영사 전체 직원 266명 중 238명이 기존 운영사 직원이다. 김포시는 새 운영사의 모회사 현대로템이 김포골드라인 전동차를 제작한 업체라는 점에서 철도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포골드라인SRS 관계자는 “열차 제작사가 직접 철도를 운영하는 만큼 차량 문제가 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기술 지원·협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단독] 죄를 지은 건 그들인데…‘그날의 감옥’에 갇혔다[범죄 피해자 리포트: 그 날에 멈춘 사람들]

    [단독] 죄를 지은 건 그들인데…‘그날의 감옥’에 갇혔다[범죄 피해자 리포트: 그 날에 멈춘 사람들]

    사건 이후 우울증·악몽 시달려꿈도 포기, 카톡 읽기도 무서워 긴 재판·경제적 압박에 또 위축 “시골에서 열차 타고 서울 왔어요. 우리 딸이 있었으면 기차역에 마중 나와서 맛있는 것도 먹고 했을 텐데….” 한 50대 남성이 100여명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울먹였다. 그는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아버지다. 사건 발생 2년(9월 14일)을 앞둔 지난 11일.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하고자 지방에서 두 시간 넘게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까지 기차를 타고 왔다. 당시 28살이었던 딸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전주환으로부터 지속적인 스토킹을 당하다 끝내 살해됐다.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부모는 딸을 보내지 못했다. 아내는 매일 딸을 위해 기도하고 그는 매일 딸을 보러 산소에 간다. 그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고 피해자 보호 조치가 강화됐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교제폭력과 성폭력 등 강력범죄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남겨진 피해자들의 고통도 계속된다. 서울신문은 범죄가 개인의 인생과 일상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어떤 후속 지원이 필요한지 짚어 보기 위해 법무부 산하 서울서부스마일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범죄 피해자 4명을 지난 26·27일 심층 인터뷰했다. ●꿈 잃고 자책… PTSD 겪는 피해자들 “그 사건 이후 스스로를 미워하기 시작했어요.” 김소망(가명)씨는 2년 전 공론화됐던 ‘연극계 미투’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김씨는 12년 전 그 사건 이후 자신을 감옥에 가뒀다고 했다. “‘내가 술에 취해서 그 자리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그 극단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자책을 계속 했어요.” 김씨가 광주에 있는 연극단에 들어간 건 2012년 스무 살이 되던 해. 대학을 안 가고 극단을 택했지만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뻤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났다. 극단 대표 A씨는 처음 만난 날부터 ‘너를 키워 줄 수 있다’며 수개월 동안 성폭력을 자행했다. 다른 극단 대표이면서 같은 연극에 배우로 출연한 B씨도 가해자였다. 이후 2018년 ‘연극계 미투’ 운동이 일었고, 4년이 흐른 2022년 7월에서야 가해자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가해자들은 현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다음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연극계를 떠났다.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던 일을 그만뒀는데, 그들은 이후에도 연출 등의 일을 하고 있어요.” 김씨는 고개를 떨궜다. 군폭력 피해자인 박주환씨는 2021년 경북 포항 해병대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 선임병은 5발이 들어가는 리볼버 권총 안에 공포탄, 가스탄, 고무탄 등 4발을 장전하고 박씨의 관자놀이와 입안에 겨눴다. 일명 ‘러시안룰렛’이었다. 박씨는 “그 일이 있은 후 갑자기 공황장애가 오면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피가 다 타버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2년여 전 같은 업종에서 일하던 지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최미연(가명)씨는 스스로 회피형 인간이 됐다고 했다. 인간관계를 피하다 보니 하루에도 카카오톡에 읽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몇십 개씩 쌓였다. 그는 “누군가 ‘잘 지냈어’라고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당시 그 일을 구구절절 말하게 될까 봐 혹은 그 사람들이 내 일을 눈치챌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재정 압박·긴 재판·2차 가해… 두 번 위축 재정적 어려움도 범죄 피해자를 옥죈다. 기간제 상담사인 정미현(가명)씨는 지난해 6월 상담 중 중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피해자인데도 사건 발생 후 바로 해직 통보를 받았다. 학교와 직장에서 위로금 명목으로 600만원을 받았지만 병원비 700만원과 변호사 비용 1000여만원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재판이 늘어지면서 피해자가 겪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박씨가 겪은 ‘포항 해병대 가혹행위’ 사건은 2021년 1월 사건 발생 후 지난 6월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박씨는 “같은 조사를 여러 번 반복해서 받았고 직접 법정에 서서 증언도 했다”면서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다른 피해자 5명 중 4명은 가해자와 합의했다. 지인 등 주변인으로부터 받는 2차 가해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인다. 김씨는 “동료들로부터 ‘그래도 네가 좀더 적극적으로 거부했어야 하는 거 아니었냐’, ‘그래도 네가 호감이 있었으니 그 자리에 나간 거겠지’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상처받은 말들이 너무 많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며 울먹였다.
  • [단독]“죄를 지은 건 그들인데 ‘그날의 감옥’에 갇혔다” …미투·군폭력 등 피해자들의 이야기[범죄 피해자 리포트 : 그날에 멈춘 사람들]

    [단독]“죄를 지은 건 그들인데 ‘그날의 감옥’에 갇혔다” …미투·군폭력 등 피해자들의 이야기[범죄 피해자 리포트 : 그날에 멈춘 사람들]

    “시골에서 열차타고 서울 왔어요. 우리 딸 있었으면 기차역에 마중 나와서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했을텐데….” 한 50대 남성이 100여명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울먹였다. 그는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아버지다. 사건 발생 2주기(9월 14일)를 앞둔 지난 11일.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하고자 지방에서 두시간 넘게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까지 기차를 타고 왔다. 당시 28살이었던 딸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전주환으로부터 지속적인 스토킹을 당하다 끝내 살해됐다.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부모는 딸을 보내지 못했다. 아내는 매일 딸을 위해 기도하고, 그는 매일 딸을 보러 산소에 간다. 그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처벌법이 개정되고 피해자 보호보치가 강화됐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면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교제폭력과 성폭력 등 강력 범죄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남겨진 피해자들의 고통도 계속된다. 서울신문은 법무부 산하 서울서부스마일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범죄 피해자 4명을 지난 26일부터 이틀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서울서부스마일센터는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성폭력, 방화 등) 피해자와 가족의 심리적 후유증을 치료하는 종합지원기관이다.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종합해 보면 범죄 피해 이후 ‘그날’에 머물러 있는 이들의 고통은 크게 4가지다. 우울증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경제적 어려움 장기간 재판으로 인한 스트레스  주변인으로 부터 받는 2차 가해 등이다.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어 범죄가 개인의 인생과 일상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들어봤다. ●연극계 미투 운동 피해자…결국 꿈을 포기한 건 그들이 아닌 ‘나’ “저는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건 이후 스스로를 미워하기 시작했어요.” 김소망(가명)씨는 2년 전 공론화됐던 ‘연극계 미투’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김씨는 12년 전 그 사건 이후 자신을 감옥에 가뒀다고 했다. “‘내가 술에 취해서 그 자리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그 극단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자책을 계속 했어요. 그 일을 ‘피해’라고 명명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김씨가 광주에 있는 연극단에 들어간 건 2012년 스무 살이 되던 해. 대학을 안 가고 극단을 택했지만, 꿈을 이뤘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뻤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났다. 극단 대표 A씨는 처음 만난 날부터 ‘네가 마음에 든다. 너를 키워 줄 수 있다’며 수개월 동안 성폭력을 자행했다. 다른 극단 대표이면서 같은 연극에 배우로 출연한 B씨도 가해자였다. 심지어 A씨의 부인은 김씨를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김씨는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 ‘여자애들은 강간도 당해보고 그래야 오기가 생겨 연극을 오래한다.’ 회식 자리에서 그런 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던 때였다. 이후 2018년 ‘연극계 미투’ 운동이 일었고, 4년이 흐른 2022년 7월에서야 가해자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가해자들은 현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다음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결국 소망씨는 연극계를 떠났다. “연극은 제가 제일 잘하고 오래 한 일이었는데, 연극을 한다는 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들게 됐어요. 나는 내가 제일 좋아하던 일을 그만뒀는데, 그들은 이후에도 연출 등의 일을 하고 있어요.” 김씨는 고개를 떨궜다. ●“샤워하다가 갑자기 기절”…회피형 인간으로 바뀌어 군폭력 피해자인 박주환(가명)씨도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그는 2021년 1월쯤 포항 해병대에서 선임병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 선임병은 5발이 들어가는 리볼버 권총 안에 공포탄, 가스탄, 고무탄 등 4발을 장전하고 박씨의 관자놀이와 입안에 겨눴다. 일명 ‘러시안룰렛’이었다. 박씨는 “그 일이 있은 후 갑자기 공황장애가 오면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피가 다 타버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불현듯 당시 느꼈던 공포에 휩싸여 샤워를 하다 기절한 적도 있다. 가해자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지만 주환씨는 여전히 악몽을 꾼다. 2년여전 같은 업종에서 일하던 지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최미연(가명)씨는 스스로 회피형 인간이 됐다고 했다. 인간관계를 피하다 보니 하루에도 카카오톡에 읽지 않은 문자가 몇십 개씩 쌓였다. “누군가 ‘잘 지냈어’라고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당시 그 일을 구구절절 말하게 될까 봐 혹은 그 사람들이 내 일을 눈치챌까봐 두려웠어요.” 한때 지하철을 타는 게 힘들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던 최씨는 “내 잘못이 아닌데도 사건 이후에는 모든게 다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판 장기화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 경제적 어려움도 범죄 피해자를 옥죈다. 기간제 상담사인 정미현(가명)씨는 지난해 6월 상담 중 중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피해자인데도 사건 발생 후 바로 해직 통보를 받았다. 학교와 직장에서 위로금 명목으로 600만원을 받았지만, 병원비 700만원과 변호사 비용 1000여만원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직장에서 성폭력이 일어났을 경우 김씨나 최씨의 사례처럼 오히려 피해자가 수치심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상당수다. 최씨는 “같은 업종이라 가해자와 제가 겹치는 지인들이 많다. 뒤에서 수근대는 것만 같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재판이 장기화되면 피해자가 겪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포항 해병대 가혹행위 사건은 2021년 1월 사건 발생 후 지난 6월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나기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박씨는 “같은 조사를 여러번 반복해서 받았고, 직접 법정에 서서 증언도 했다”면서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박씨 말고 같은 피해를 겪은 다른 5명 중 4명은 가해자와 합의했다. ●“너도 호감있었던 거 아니야”…주변인 2차 가해 지인 등 주변인으로부터 받는 2차 가해는 피해자를 위축시킨다. 김씨는 “동료들로부터 ‘그래도 너가 좀더 적극적으로 거부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도 너가 호감이 있었으니 그 자리에 나간 거겠지’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상처가 된 말들이 너무 많아서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말했다. “위로조차 버거울 때가 있어요. ‘언제까지 그렇게 거기에 매몰돼 있을래’, ‘인제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근데 그게 쉬운 게 아니에요. 그냥 계속 이겨내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건데,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지는 알지만 좀 더 피해자를 지켜봐 주면 안될까요.”
  • 日, 한국 영화 교육 노하우 배우러 부산 온다

    日, 한국 영화 교육 노하우 배우러 부산 온다

    일본 신진 영화 제작자들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한국을 찾아 영화 교육 방법을 배운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일본 도쿄예술대(TUA), 일본 영화진흥기구인 유니재팬이 새달 1~7일 ‘2024 한 -일 글로벌 프로젝트 기획개발 워크숍’에 참석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는 영화 ‘산하고인’(2015) 프로듀서이자 TUA 교수인 이치야마 쇼조, 오이시 미치코 TUA 교수, 윤상오 KAFA 교수, ‘설국열차 ’(2013) 투자책임을 맡은 남종우 크로스픽쳐스 부사장, ‘플랜 75’(2022) 총괄 프로듀서인 미즈노 에이코가 멘토로 참여한다. 또 제77회 칸영화제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플로우’(2024) 프로듀서 마티스 카자, KAFA 졸업생이자 최근 개봉한 ‘장손’을 연출한 오정민 감독이 특강을 할 예정이다. 워크숍 참여 학생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6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 선보인다. 이 가운데 우수 프로젝트는 새달 말 도쿄필름마켓에 참가하게 된다. KAFA는 지난 4월 프랑스 국립 영화 ·영상 센터 CNC와 공동으로 ‘한- 프 영화 아카데미’를 열어 양국 신진 창작자를 가르쳤고, 지난달에는 프랑스 국립 영화 학교 라 페미스와 협력해 부산에서 합동 수업을 진행했다. 워크숍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KAFA 홈페이지(kafa.ac) 등에서 확인하면 된다.
  • ‘지옥철’ 김포골드라인 운영사 교체…‘개통 후 5년 만’

    ‘지옥철’ 김포골드라인 운영사 교체…‘개통 후 5년 만’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운영사가 개통 후 5년 만에 교체됐다. 30일 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 운영사는 지난 28일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에서 현대로템의 자회사 ‘김포골드라인SRS’로 변경됐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김포시와 협약을 체결한 뒤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았고, 당일부터 5년간 김포골드라인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또 계속 근무 의사를 밝힌 기존 운영사 직원들의 고용을 모두 승계했다. 새 운영사 전체 직원 266명 중 238명이 기존 운영사에서 소속을 옮긴 인원이다. 김포시는 새 운영사의 모회사 ‘현대로템’이 김포골드라인 전동차를 제작한 업체라는 점에서 철도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현대로템은 김포골드라인 열차를 제작해 납품하고 있으며 이날도 열차 2개 편성 4량을 김포골드라인에 추가 투입해 총 28편성 56량(예비열차 포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포골드라인SRS 관계자는 “열차 제작사가 직접 철도를 운영하는 만큼 차량 문제가 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기술 지원·협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동물을 친 것 같다” 기관사 신고, 확인해 보니 30대 여성 사망

    “동물을 친 것 같다” 기관사 신고, 확인해 보니 30대 여성 사망

    경인국철 인천 도화역 선로에서 30대 여성이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6시 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도화역 선로에서 A씨(32, 여성)가 숨져 있는 것을 역무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역무원은 “동물을 친 것 같다”는 전동차 기관사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해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경찰은 A씨가 전동차가 진입할 때 선로로 떨어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철도경찰 측은 “A씨가 선로로 떨어지는 모습은 확인되지만 실족한 것인지 뛰어내린 것인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사고 여파로 열차가 크게 지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민주, ‘탄핵의 밤’ 주선 강득구 즉시 제명하라”

    국민의힘 “민주, ‘탄핵의 밤’ 주선 강득구 즉시 제명하라”

    국민의힘은 28일 “‘촛불승리전환행동’이라는 단체가 ‘탄핵의 밤’이라는 반헌법적 행사를 어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며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헌정질서 파괴 행사에 장소 대관을 주선해줬다”고 했다. 송영훈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몰상식한 집단에 단 한 뼘의 공간도 내어줘서는 안 된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사과 요구에도 강득구 의원은 뻔뻔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이렇게 뻔뻔하게 버틸 수 있는 배경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1월로 예정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 등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도저히 무죄를 받을 길이 없는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으로 헌정을 위태롭게 하려는 ‘빌드업’ 아닌지 묻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헌정질서 파괴를 의도하는 행사가 국회에서 버젓이 개최된 것이 민주당의 이른바 ‘빌드업’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강득구 의원을 즉시 제명하고, ‘탄핵연대’도 즉각 해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헌정질서 파괴’라는 주장에 대해 “탄핵은 헌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이번 행사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두고도 “윤 대통령 탄핵과 이 대표 ‘방탄’이 무슨 관계가 있나”라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반헌법적 행태를 막지 못하면 탄핵 열차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촛불행동은 지난 27일 ‘윤석열 탄핵기금 후원자들과 함께하는 탄핵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 포스터에는 “올해 안에 탄핵합시다”, “국회에서 탄핵을 외치자” 등의 문구가 담겼다. 정치권에 따르면 장소 대관은 강득구 민주당 의원 이름으로 이뤄졌다.
  • 콘서트 빈자리 ‘텅텅’ 굴욕 장윤정 “인정…인기 떨어진 탓”

    콘서트 빈자리 ‘텅텅’ 굴욕 장윤정 “인정…인기 떨어진 탓”

    28일 콘서트의 저조한 티켓 판매율로 이슈가 된 장윤정이 “내 인기가 예전만 못해진 탓”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장윤정은 전날 인스타그램에 “인정”이라는 글귀를 올렸다. 그는 “‘모든 문제의 이유는 나에게서 찾는다’ 제가 자주 생각하고 하는 말”이라며 “트로트의 열풍이 식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연 티켓 값이 문제의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장윤정은 전국 투어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이날 대구 엑스코 5층 컨벤션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오후 2시와 오후 6시, 총 2회 진행한다. 그런데 이 공연을 앞두고 티켓 판매가 장윤정답지 않게 저조하면서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한풀 꺾인 트로트 인기와 고가의 티켓값을 흥행 부진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장윤정의 공연은 VIP석 기준 14만 3000원에 달했다. 장윤정은 “오랜만에 하는 공연, 아침 일찍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을 한 번 더 하고 짐을 싸서 출발할 채비를 마쳤다”며 “인원이 적을수록 한 분 한 분 눈을 더 마주치며 노래하겠다”고 했다. 이어 “버티지 않는다. 그러니 밀지 말아 달라”고 적으며 글을 맺었다. 그의 남편 도경완은 “멋지다! 대견하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자 장윤정은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장윤정은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았다. 2004년 정규 1집 ‘어머나’를 시작으로 ‘짠짜라’, ‘이따 이따요’, ‘목포행 완행열차’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트로트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 ‘차기 日 총리’ 이시바 시게루 누구? 아베 정적·밀리터리 덕후

    ‘차기 日 총리’ 이시바 시게루 누구? 아베 정적·밀리터리 덕후

    2008년부터 다섯 차례의 도전 끝에 27일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에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은 전형적인 세습 정치인이다. 돗토리현지사, 참의원을 지낸 부친이 사망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86년 중의원 당선 당시 28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다. 이후 돗토리현에서 내리 12선을 했다. 1957년 도쿄 출신인 그는 돗토리현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게이오고등학교에 진학해 1979년 게이오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미쓰이은행(현 미쓰이스미모토 은행) 은행원으로 일했다. 그가 정계에 발을 들인 데는 부친의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권유가 있었다. 다나카 전 총리는 1981년 그의 부친이 사망하자 장례식장을 찾아온 돗토리 주민들에게 명함을 들고 인사를 하라며 그를 독려해 정계 입문을 권했다고 한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와타나베 미치오 전 부총리와 함께 그를 정치 스승으로 꼽는다. 좌우명은 ‘시쵸후군’(鷲鳥不群). 독수리나 매 같은 강한 새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최고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토론이나 연설 능력도 발군이다. 대학 시절 전국대학생법률토론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으로 임명됐고, 차기 후쿠다 내각에서 방위 대신을 지냈다. 이후 내각에서는 농림수산상, 지방창생상을, 당에서는 당 정무조사회장을 한차례, 간사장을 두차례 지냈다. 높은 국민 지지도에도 당내 동료들에겐 인기가 없는 점이 늘 한계로 꼽혀왔다. 당에서는 ‘배신자’ 이미지가 있다. 그는 1993년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탈당했다가 1997년 재입당했다. 당내 주류를 향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으며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와는 정적 관계다. 아베 1기 정권인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패하자 대놓고 ‘아베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14년 그에게 안보법제담당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며 둘 사이가 완전히 갈라졌다. 그는 집에서도 전투기 모형 등을 전시하는 ‘밀리터리 덕후’로도 알려져 있다. 자타 ‘철도’, ‘카레’ 마니아로 도쿄와 지역구를 오갈 때 비행기 대신 침대 열차를 탄다고 한다. 대학 시절에는 4년 내내 카레를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아, 불멸의 메텔…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이여, 아! 찬란한 역사… 400년 희로애락 품은 성곽이여[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비행기로 1시간, 가까운 규슈 지역17세기 성곽부터 20세기 만화까지영화·드라마의 배경 ‘시간의 정거장’국제무역 근대문화 살아 숨쉬는 곳관광객 덜 붐벼 고즈넉한 여행에 딱 일본 규슈 북쪽에 있는 기타큐슈는 추억과 감성과 재미가 더해진 ‘레트로’ 여행지다. 19세기 말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하면서 꽃피운 근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규슈 지역에 있어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일본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덜 붐벼 고즈넉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주요 관광지인 17세기 고쿠라성과 정원, 19세기 무역의 중심 항구였던 모지코 레트로 지구, 시모노세키를 잇는 간몬 해저 터널 등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기타큐슈에는 일본을 만화·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이끈 도시를 상징하는 만화박물관이 있다. 기타큐슈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만화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1938~2023)를 비롯해 100여명의 만화가를 배출했다. 매년 수십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된다. ‘시간의 정거장’이라는 관광 홍보 문구는 기타큐슈의 매력을 함축하고 있다. ●‘은하철도999’ 마중 나온 메텔과 철이 기타큐슈 여행의 중심인 고쿠라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메인 캐릭터인 메텔과 데쓰로(철이)의 그림과 동상이다. 일본 SF의 거장 마쓰모토의 고향답게 고쿠라역을 오가는 모노레일 외벽에도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고쿠라역 뒤편에 있는 아루아루시티 5·6층에는 2012년 문을 연 기타큐슈 만화박물관(오전 11시~오후 7시·화요일 휴관·입장료 480엔)이 있다. 1800㎡ 규모의 박물관에는 1977년 처음 만화로 등장한 뒤 지금까지도 인기를 이어 가고 있는 은하철도 999와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마쓰모토가 초대 박물관장을 맡았다. 박물관은 기야 하사시 등 이곳 출신의 만화가를 소개하는 코너와 1945년부터 2012년까지 발간된 7만권이 넘는 만화를 소장하고 있다. 마쓰모토 특별 인터뷰 영상과 애니메이션 작품 전시관, 만화 열람존, 만화 타임터널, 이벤트 코너 등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은 2017년 일본에서 ‘가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성지’로 선정됐다. 고쿠라역 주변에는 아뮤플라자(오전 10시~오후 8시) 등 쇼핑센터가 몰려 있고, 역 앞에 있는 우오마치 상점 거리에는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잡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거리 초입에는 1950년대 창업한 시로야 베이커리(오전 10시~오후 6시)가 있다. 연유를 사용한 써니빵 등은 일본 방송에서 여러 차례 소개됐다. 고쿠라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단가시장(오전 10시~오후 5시·일요일 휴무)은 일본 서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100년 넘은 전통시장이다. 오래된 점포 120여개가 골목을 따라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일본에서 6번째로 큰 성 ‘고쿠라성’ 고쿠라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 무라사키 강을 건너면 기타큐슈의 상징인 고쿠라성(오전 9시~오후 8시·350엔)을 만날 수 있다. 강변에 우뚝 선 고쿠라성은 후쿠오카 지역에 있는 고성 중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602년 일본 전국시대 무장 호소카와가 간몬해협 요충지에 구축한 성으로, 규모로는 일본 내에서 6번째로 크다. 5층 규모의 고쿠라성은 일본 영화와 드라마, 만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에도시대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가 도장을 세워 자신의 검술을 전수했다고 전해진다. 후쿠오카에서 유일하게 천수각이 있는 성으로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 외관은 마치 작은 오사카성을 연상시킨다. 1층에는 에도시대 생활상 등 400년 고성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고, 2층에는 호소카와 가문과 오가사와라 가문 등 역대 성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층에는 미야모토 무사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4층은 갤러리 공간이며, 5층 천수각에는 전망대가 있어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성 앞에 있는 고쿠라성 정원은 성주였던 오가사와라의 별장으로 전형적인 에도시대 정원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고쿠라성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인근에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인 마쓰모토 세이초(1909~1992)의 삶을 담은 마쓰모토 세이초 기념관(오전 9시 30분~오후 6시·600엔)이 있다. 왕성한 필력으로 40여년 동안 무려 ‘모래그릇’, ‘점과 선’ 등 1000편의 작품을 썼으며, 400여편이 일본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바로 앞 대형 쇼핑센터인 리버워크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에서는 고쿠라성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세기 그대로 ‘모지코 레트로 지구’ 기타큐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모지코역에 있는 모지코 레트로 지구다. 고쿠라역에서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3정류장(13분·280엔)을 가면 된다. 1914년 완공된 모지코역은 규슈 남단인 가고시마까지 이어지는 JR 규슈 가고시마 본선의 종착역이다.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디자인된 좌우대칭의 목조건물로 철도역사 중에는 일본 최초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모지코역을 나서면 간몬해협을 끼고 형성된 모지코 레트로 지구가 있다. 고풍스런 건물들은 마치 오래된 19세기 도시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지코는 1889년 개항 후 석탄을 수출하는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다. 메이지 시대부터 쇼와 초기에 걸쳐 만들어진 100년 이상의 역사적인 건물이 남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31층 높이의 건물인 모지코 레트로 전망대(오전 9시~오후 6시·300엔)에 올라가면 건물들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기타큐슈는 1901년 야하타제철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지쿠호 탄전의 풍부한 석탄을 이용해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일본 4대 공업도시로 번성했다. 야하타제철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을 한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지코 레트로 지구에는 1927년 여객선의 수속을 밟는 사무소로 이용된 모지우선빌딩, 팔각형의 옥탑과 오렌지색의 외벽이 아름다운 구 오사카상선, 구 모지세관 등이 있다. 오르골을 구입할 수 있는 오르골박물관도 돌아보면 좋다. 모지코항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대만 바나나가 수입된 항구다. 항구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바나나맨 동상을 볼 수 있다. 인근 상점에서는 바나나로 만든 쿠키와 빵,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배 위에서 감상하는 간몬해협·간몬대교 인근에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철도박물관인 규슈철도기념관(오전 9시~오후 5시·입장료 300엔)이 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2량짜리 소형 디젤기관차인 모지코 레트로 관광열차 시오가제호(오전 10시~오후 5시·일일권 600엔)를 타면 10분(2.1㎞)간 작은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열차는 이데미쓰미술관역, 노포크광장역을 거쳐 간몬해협 메카리역에 도착한다. 모지코항에서 페리(400엔·5분)를 타면 간몬해협을 건너 시모노세키 가라토항에 갈 수 있다. 터미널 자동매표기에서 승선권을 구입한 뒤 탑승하면 된다. 배편은 2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2층 야외에 앉으면 간몬해협과 간몬대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초밥시장 지역 특산물 ‘복어 초밥’ 가라토항은 시모노세키시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곳에는 1933년 세워진 가라토 어시장이 유명하다. 주말과 공휴일에 초밥시장이 열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금·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초밥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판매하는데 개당 100~800엔이다. 이 지역 특산물인 복어 초밥도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초밥을 담아 계산하면 된다. 다만 초밥을 먹을 수 있는 별도 장소가 없어 대부분이 바로 앞 공원에서 식사를 한다. 간몬 해저터널(오전 6시~오후 10시)을 이용하면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까지 도보로 갈 수 있다. 터널은 간몬해협 55m 깊이 바닷속에 건설됐다. 길이는 780m로 도보로 15분 걸린다. 터널 중간에는 후쿠오카현과 야마구치현의 경계선이 표시돼 있다. 모지코역에서 버스를 타면 터널 입구까지 15분(요금 270엔) 걸린다. ■ 여행수첩 사라쿠라산 전망대(오전 10시~오후 10시·케이블카·슬로프카 왕복 1230엔)에 오르면 일본 3대 야경으로 꼽히는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발 622m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기타큐슈 공항과 멀리 시모노세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는 케이블카(6분)와 중간에 슬로프카(3분)로 갈아타야 한다. 고쿠라역에서 JR을 타고 하치만역에 내리면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금·토·일요일에는 고쿠라역에서 직행버스(20분·610엔)도 운행한다. 기타큐슈 시립 자연사박물관(오전 9시~오후 5시·600엔)은 어린 자녀와 함께 가기 좋은 곳이다. 3개층 8개의 테마관에는 중생대와 백악기 공룡화석과 실제 크기의 거대한 공룡 표본, 육지·해양식물 표본 4500여점을 전시해 놓았다. 아울렛 기타큐슈(오전 10시~오후 8시)는 170여개의 실용적인 중저가 인기 브랜드가 몰려 있는 아울렛이다. 고쿠라역에서 JR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4정류장(11분)를 지나 에다미쓰역에 내리면 된다. 후쿠오카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항공 : 인천공항에서 진에어가 운항한다. 가는 편은 오전 7시 5분, 돌아오는 편은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이며, 위탁 수하물은 15㎏까지다. 요금은 20만~30만원 선이다. 교통 : 기타큐슈 공항에서 고쿠라역까지 대중교통은 공항 리무진 버스(710엔·급행 33분, 완행 49분)가 있다. 1번 승강장에서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2번 승강장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구사미역(520엔·20분)까지 간 뒤 JR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신칸센 열차를 타면 고쿠라역까지 15분 걸린다. 호텔 : 고쿠라역과 모지코역 주변에 호텔들이 많이 있다. 3~4성급 호텔이 1박에 10만원 선이다.
  • “공부만 했었는데…” 올해 ‘미스코리아 진’ 차지한 22살 연세대생

    “공부만 했었는데…” 올해 ‘미스코리아 진’ 차지한 22살 연세대생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김채원(22·서울경기인천 진)씨가 진(眞)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이 열렸다. 올해 미스코리아 진은 연세대에서 언론홍보영상학을 전공하는 김채원씨가 차지했다. 김씨는 두 번의 합숙과 사전 심사를 거치며 특유의 우아함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김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널리 알릴 수 있는 창작자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자신을 ‘공부만 하던 학생’이라고 표현하며 “영화감독이 메시지를 매체에 불어넣는 사람이라면 미스코리아는 그 메시지를 직접 소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스코리아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본선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영민한 답변으로 현장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세상에 지우개가 없다면 어떤 방법으로 실수를 덮겠나’라는 MC의 물음에 “지우지 못한다면 다음 페이지로 넘긴 후 다시 쓰고 싶다. 그렇게 기록한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영화 제작부터 모델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김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여성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의 롤모델은 영화 ‘라라랜드’ ‘위플래시’를 연출한 데미안 셰젤과 ‘기생충’ ‘괴물’ ‘설국열차’ 등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다. 김씨는 “저는 정말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사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다양한 도전들을 해보려고 한다. 제 행보 계속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미스코리아 선(善)은 박희선(21·서울경기인천 선·미국 카네기 멜런대 정보시스템학과)씨, 미(美)는 윤하영(22·대전세종충청 진·이화여대 무용과)씨가 수상했다.
  • 송도 미래도시 산책 등 ‘인천9경’ 꼭 경험하세요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인천에서 꼭 경험해야 할 9가지 특별한 관광 체험(인천9경)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인천9경’은 관광객들이 경험을 통해 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했다. 이번에 선정된 인천9경은 ▲1883년 개항장 과거로 시간여행 떠나기(사진) ▲월미바다열차 타고 낭만 가득 월미도 즐기기 ▲도심 속 소래포구에서 생태 자연 체험하기 ▲야경 명소 계양 아라온에서 빛의 거리 구경하기 ▲송도센트럴파크에서 미래도시 산책하기 ▲영종 씨사이드파크에서 바닷길 따라 레일바이크 타기 ▲강화읍 원도심에서 도보 탐방하기 ▲신·시·모도 삼형제섬 일주하기 ▲최북단 백령도에서 천연기념물 물범 만나기 등이다. 인천9경은 군·구 추천과 선정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18곳을 고른 뒤 온라인 투표(60%)와 외부 전문가 심사(40%)를 합산해 선정했다. 온라인 투표에는 1만 8650명이 참여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감, 대추, 밤… 차례상 식물의 고군분투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감, 대추, 밤… 차례상 식물의 고군분투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한가위쯤 날씨를 뜻하는 말이지만, 올 추석은 무척 더웠다. 식물은 온도 외에도 해의 길이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지금 산에는 밤나무가, 마을 어귀와 정원에는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열매를 가득 매달고 있다. 이들은 명절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이자 ‘시골’이라 불리는 농촌과 산촌 풍경을 이루는 대표 식물이다. 먼 옛날부터 서민들의 식량이 돼 준 밤, 겨우내 간식이었던 감, 아픈 이들에게 약이 돼 준 대추. 주식은 아니었으나, 우리의 삶 가장 가까이에서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형태를 달리해 온 식물들이다. 한반도에 대추가 들어온 시초는 알 수 없으나 본격적으로 대추를 재배한 건 고려시대라 추측한다. 옛날에는 부잣집 마당에 조경수로 대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대추를 가장 오랫동안 재배해 온 국가는 중국이다. 기원전 1000년 전부터 재배를 시작해 대추는 중국에서도 가장 오래된 과수로 꼽힌다. 그런 대추나무가 우리나라에 도입돼 오랫동안 재배돼 온 이유는 다른 과수보다 재배가 수월하고, 열매가 많이 맺으며, 약효가 많기 때문이었다. 흔히 결혼식 폐백을 드릴 때 부모가 자식을 많이 낳으라고 신부의 한복에 대추를 던져 주는데, 이는 열매가 많이 맺는 대추나무의 특성에서 유래한 풍습이다. 조상들은 대추를 먹으면 양기가 채워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안색이 좋아진다고도 믿었다. 그 때문에 대추는 감초와 더불어 가장 많이 쓰이는 약재이자 요리 재료였다. 물론 이들은 이제 더이상 약재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달콤하고 아삭한 데다 과실이 큰 왕대추와 사과대추의 등장으로, 대추를 생과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도 우리나라에서 오래도록 재배돼 온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감을 처음 재배한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 명종 때 감나무와 친척뻘인 고욤나무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고려 원종 때 ‘농상집요’에 감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 후 홍시 만드는 법, 감식초 만드는 법에 관한 레시피도 기록됐다. 그러나 감은 현재 달콤한 아열대 과일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량이 점점 줄고 있다. 물론 감도 아열대·온대 기후 원산이기에 사실상 지구온난화로 감을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어떻게 재도약을 할지 고민할 시점으로 보인다. 이들은 말린 과일의 원조 격이기도 하다. 요즘 건강식을 찾거나 외국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말린 과일의 소비량도 늘고 있다. 동남아에서 판매하는 열대과일 건조 칩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사과, 귤, 딸기 등을 건조해 과자로 판매한다. 생과는 기한 내에 빨리 먹어야 하지만, 건조과는 유통기한이 길어 보관이 편리하고 영양학적으로도 건강하기에 건조 과일의 소비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미 우리가 오랫동안 먹어 왔던 대표적인 건조 과일이 바로 곶감과 건대추다. 나 역시 매번 차례상에서 만나는 과일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 건 식물 세밀화를 그리면서였다. 쑥 세밀화를 그리며 알게 된 농장에서 사과대추 한 봉을 보내 주었는데, 그 맛을 본 후로 대추의 달콤함에 푹 빠지게 됐고, 일본 진보초의 중고 서점에서 1940년대 기록된 일본의 감 그림 도감을 손에 쥐게 된 후로 우리나라의 감을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물론 대추나무꽃이 다른 꽃보다 늦게 핀다는 사실, 감나무 아래 떨어진 열매를 곤충들이 유난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농촌에 살던 내 고모 덕분이었다. 내가 서울 도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식물을 낯설게 느끼지 않은 것은 명절과 방학마다 시골의 고모와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만난 감나무, 대추나무, 백일홍, 봉선화, 꽈리…. 도시에선 만나기 힘들지만, 도시만 벗어나면 아주 흔히 만날 수 있는, 논과 밭 주변의 식물들과 친숙해졌다. 고모는 어릴 적 내게 봉선화 열매가 톡톡 터진다는 사실을, 백일홍꽃 한 송이에는 여러 꽃이 들어 있다는 사실도 보여 주었다. ‘시골’이라 부르는 농촌과 산촌은 나에게 식물이 참 많은 걸 주고, 채소와 과일도 나처럼 그저 살아 있는 생물이란 걸 알려 주었다. 이제 나는 어릴 적의 내가 기억하는 고모와 이모 나이가 됐다. 그러나 나는 내 고모와 이모처럼 농촌과 산촌에 살지 않는다. 또래의 친구와 지인 모두 아파트와 빌딩이 빼곡한 도시에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 조카는, 현재의 어린이들은 어디에서, 누구를 통해 자연을 경험하지?’ 물론 자연을 공부하기보다 코딩을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예전보다 자연을 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류는 자연에 더 기댄다. 마침 얼마 전 열차역에서 ‘생태 유학 오세요’라는 문구를 내건 지역 광고를 보았다. TV에서 ‘촌캉스’란 용어를 내건 여행 프로그램도 봤다. 우리는 자연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많은 값어치를 들여 자연을 찾고 있다. 나 역시 도시에 살며, 어릴 적 주변 어른들로부터 받은 자연 경험을 현재의 어린이들에게 되돌려주지 못하는 부채감을 안고만 있을 뿐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삼척을 수소 도시, 1000만 관광 도시, 사계절 스포츠 도시로”

    “삼척을 수소 도시, 1000만 관광 도시, 사계절 스포츠 도시로”

    순조로운 수소산업 육성수소 연계형 타운하우스 11동 조성내년 액화수소 신뢰 평가센터 완공수소 생산~활용 전 주기 플랫폼 추진관광객 천만명 유치 시동죽서루 국보 승격·해랑 영화제 호평루지공원·정라유원지 리조트 개발역사·문화 연계 체류형 관광 활성화강원 남부권 교통망 개선동해선 철도 삼척~포항 12월 말 완공동해시 연결 땐 부산까지 전철 개통삼척~영월 고속도 예타는 연내 결론“지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달리겠습니다.” 박상수 강원 삼척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민선 8기 후반기 시정 운영 방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밝히며 “대한민국 수소에너지 거점 도시, 1000만 관광 도시, 동해안 대표 스포츠 도시로의 도약을 통한 지역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수소에너지 거점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2019년 수소 연구개발(R&D) 특화 도시 지정, 2020년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 지난해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구축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조사) 통과를 통해 명실상부한 수소 도시임을 증명했다. 강원 1호로 수소충전소, 분산형 수소생산시설, 버스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수소에너지 연계형 타운하우스 11개 동을 조성했다. 내년에는 액화수소 신뢰성 평가센터를 완공한다. 수소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클러스터를 형성해 지역경제를 이끌겠다. 특히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밸류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수소 거점 도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 -1000만 관광시대도 약속했는데. “삼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죽서루가 국보로 승격됐고, 사계절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한 해랑 영화제, 해변 골든나이트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5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루지공원 조성과 8100억원 규모의 정라유원지 리조트 개발이라는 대규모 민자사업도 유치했다. 2026년 3월 루지공원이 개장하면 연 70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정라유원지 리조트는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현재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관광과 문화 발전을 동시에 이끌 관광문화재단이 출범했다. 현시점에서 평가하면 1000만 관광시대를 열기 위해 세운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삼척이 가진 천혜의 자연과 오랜 역사, 풍부한 문화자원을 활용할 것이다. 이게 1000만 관광시대를 열 수 있는 열쇠다.” -스포츠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국 단위 체육대회 개최와 전지훈련단 유치 등 스포츠 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크다.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척어울림플라자, 전천후 실내연습장, 미로파크골프장, 도계 전천후 테니스장을 건립했고 생활문화체육공원과 국민체육문화센터, 제2복합스포츠타운, 반다비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체육 인프라가 구축되면 삼척은 전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사계절 스포츠 도시가 될 것이다.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겨울 79개 팀이 전지훈련을 하러 와 22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동해안 대표 스포츠 도시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의 건강도 증진시키겠다.” -교통망 확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동해선 철도 포항~삼척 건설 사업이 오는 12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166.3㎞에 이르는 철도 노선이 신설된다. 이와 함께 포항에서 삼척을 거쳐 동해까지 172.8㎞를 전철화하는 사업도 동시에 이뤄진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부산 부전역에서 삼척역까지 열차로 연결돼 삼척을 비롯해 ‘내륙의 섬’으로 불리는 강원 남부권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동서6축고속도로 영월~삼척 구간 건설 사업은 예타조사를 남겨 놓고 있다. 지난해 5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고 하반기에 예타 통과 여부가 결정난다. 관계부처,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반드시 영월~삼척 구간 건설을 이루겠다.” -문화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 죽서루가 국보로 지정됐고, 2022년 11월에는 흥전리 사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됐다.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줄 것이다. 특히 소극적 보존 정책에서 탈피,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열어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며 지역 문화·관광·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국가유산 보수·정비도 한창이다. 삼척도호부 동헌 복원을 내년 6월 완료하고, 관아지의 항구적인 보존 대책도 마련해 추진한다.” -도계광업소가 내년이면 문을 닫는데. “폐광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과 지역경제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지정되면 연간 최대 300억원의 국비를 받아 구직 급여와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맞춤형 일자리 사업도 벌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치료, 인력 양성,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한 직간접적인 고용효과는 3500명에 달하며, 보건의료 기능도 강화돼 지역 소멸에 대응할 수 있다. 도계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료 도시로 전환할 것이다.”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5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고, 현재 노인 인구는 29.8%이다.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 복지 사업을 신설, 확대하고 있다. 어르신과 소외계층 모두를 돕는 공공빨래방은 호평 속에서 올해 4호점을 개장했고, 지난해 문을 연 원덕읍 마을통합돌봄센터도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도 소외계층 복지까지 챙길 수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벌일 것이다. 이 외에 어르신에게 지급하는 목욕권을 월 1장에서 2장으로 늘렸고, 어르신 병원 동행 서비스도 도입했다. 복합노인복지관과 도계요양원은 올해 안에 준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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