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야생동물
    2026-04-26
    검색기록 지우기
  • 수출 호조
    2026-04-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62
  • [영상] 길 잃은 표범 남매 상자 속에 놔두니…1시간 만에 어미와 재회 성공

    [영상] 길 잃은 표범 남매 상자 속에 놔두니…1시간 만에 어미와 재회 성공

    길 잃은 새끼 표범 두 마리가 사람들의 빠른 대처 덕에 어미와 재회했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마하라슈트라주 니르구데 마을 사탕수수 밭에서 새끼 표범 두 마리가 발견됐다. 당시 주변엔 어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은 한눈에 봐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표범을 보고 즉시 산림청에 신고했다. 산림청도 새끼 표범들을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대처했다. 우선 현지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일드라이프 SOS’에 협조를 요청해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와일드라이프 SOS 소속 수의사 니킬 방가르 박사는 현장 검진을 통해 새끼 표범 두 마리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들 표범은 당시 생후 45일 된 남매 사이로 확인됐다. 방가르 박사는 어린 표범 남매가 가능한 빨리 어미에게 돌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관계자들은 표범 가족의 상봉 계획을 세웠다. 표범 남매에게 찬 밤 공기를 막아줄 나무 상자를 만들어 주고 어미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재회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원격 조종이 가능한 카메라를 설치했다.불과 한 시간 뒤 어미 표범 한 마리가 나타났다. 잃어버린 새끼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표범은 주위를 경계하며 나무 상자 속에서 새끼들을 한 마리씩 꺼내 다른 곳으로 옮겼다. 기관과 보호단체가 협력한 덕에 표범 가족 상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인도에서는 종종 사탕수수밭에서 새끼 표범이 목격된다. 길고 빽빽한 사탕수수 줄기가 적절한 은신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부 표범은 사탕수수 밭을 서식지로 삼아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사진=와일드라이프 SOS
  • 카피바라 등 야생동물 식재료로…‘마스터셰프 에콰도르판’ 방송 논란

    카피바라 등 야생동물 식재료로…‘마스터셰프 에콰도르판’ 방송 논란

    남아메리카의 한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서 야생동물이 식재료로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요리서바이벌 TV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에콰도르 시즌3’의 한 방송 회차에서는 일부 참가자가 무게 80㎏의 야생 사슴이나 상어, 악어 또는 카피바라 등의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방송 이후 에콰도르 동물보호단체 ‘MAN’(Movimiento Animalista Nacional)은 “TV에서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보호해야 할 야생동물을 먹는 것을 정상적인 문화로 여겨 야생동물 불법 거래와 생태계 파괴에 가담하는 일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프로그램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캐롤리나 산체스 셰프는 “식재료로 쓰인 고기는 모두 농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프로그램 제작진과 방송사 측은 특별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논란 이후 유튜브 등 다시 보기 콘텐츠에서는 문제의 장면이 모두 삭제 처리됐다. 에콰도르 환경부는 “야생동물 구매와 소비를 촉진하는 영상 콘텐츠의 보급과 홍보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야생 동식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은 이웃나라인 콜롬비아 현지에서 촬영 중이다. 콜롬비아 환경부에서도 야생동물을 공수한 경로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코레아 환경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콜롬비아에서는 야생동물의 밀거래와 마케팅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터셰프 에콰도르는 영국 BBC가 만든 요리 경연 프로그램, 마스터셰프로부터 파생됐다. 2019년 9월부터 민영 방송사인 텔레아마조나스에서 시즌제로 방영되고 있다. BBC의 마스터셰프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45개국에 수출됐다.
  • [안녕? 자연] 아시아의 유니콘 ‘사올라’는 어디에…신비의 동물 수색 개시

    [안녕? 자연] 아시아의 유니콘 ‘사올라’는 어디에…신비의 동물 수색 개시

    전설 속 유니콘을 연상케 하는 뿔을 가진 동물 사올라는 일명 ‘아시아의 유니콘’으로 불리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사슴 또는 오릭스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분류상 사슴과가 아닌 소과에 속한다. 오로지 베트남과 라오스에서만 서식하는 이 동물이 처음 발견된 것은 불과 30년 전인 1992년이다. 몇 번 포획된 적은 있지만 모두 얼마 못 가 목숨을 잃었다. 야생에서는 육안으로 목격된 적이 없고 오로지 관찰 카메라에만 포착돼 왔다. 최초로 인류의 눈에 띈 지 약 10년 만인 2013년, 살아있는 개체가 확인되긴 했지만, 포획에는 실패했다. 사올라에 대해 밝혀진 정보가 많지 않은 탓에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신비의 동물’로 불린다. 학계는 사올라의 발견을 “20세기의 가장 놀라운 동물학적 발견 중 하나”라고 꼽으며 관심을 보여왔다. 당시 사올라의 발견으로 지구상의 모든 대형 포유류를 확인했다고 믿어 온 학계가 발칵 뒤집혔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1994년 이후 베트남에서 급증한 야생동물 밀렵 등의 이유로 사올라의 개체 수가 급감했다고 추측한다. 여기에 베트남과 라오스를 거쳐 캄보디아 북동부까지 넓게 퍼져 있는 사냥용 올가미도 사올라의 멸종 위기를 앞당기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사올라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이후 IUCN는 사올라보존단체인 ‘사올라워킹그룹’(Saola Working Group, SWG)을 만들고 사올라를 직접 찾고 보호하려고 애써왔다. SWG 소속 생물학자들은 사올라의 개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위협이 없는 자연 서식지에 이를 돌려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올라가 여전히 실존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이 미션은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SWG에 따르면 2017~2019년 라오스 국가보호구역에 총 300대의 카메라를 설치한 뒤 촬영을 시도했지만, 당시 카메라에 찍힌 100만 장의 사진 중 사올라를 담은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다.SWG 소속 생물학자와 동물보호가들은 2022년에도 사올라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올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 샘플 냄새를 개에게 맡게 한 뒤, 개가 야생보호구역에서 사올라를 찾을 수 있게 훈련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 뉴욕에 있는 야생동물보호협회 분자연구소와 함께 개발 중인 사올라 DNA 테스트 키트를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모든 표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SWG 소속 생물학자인 리차드 로비차우드 박사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물 보존 역사의 한순간에 서 있다. 우리는 800만 년 동안 지구에 있었던 이 멋진 동물을 찾고, 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다만 전 세계가 단합하고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면서 “이 과정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며, 사올라와 자연, 우리 인류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엄청날 것”이라며 사올라 찾기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매복의 대가/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매복의 대가/탐조인·수의사

    “이리 와 봐. 어떤 큰 새가 뭘 잡았어.” 흰 눈썹선, 배의 회갈색 가로 줄무늬, 사나워 보이는 노란 눈과 노랑 발. 처음 보는 맹금이 위풍당당하게 먹잇감 위에 서 있다. 주변에는 먹이로부터 뜯긴 솜털이 흩어져 있고, 맹금 뒤쪽으로 주황색 오리발이 보인다. 저 큰 걸 잡고 날아갈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데 부리질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미련 없이 사체를 두고 날아가 버렸다. 집에 가서 도감을 찾아보니 그 맹금은 참매다. 다음날 남겨진 사체를 보러 갔는데 흰뺨검둥오리다. 자신과 거의 크기가 비슷한 흰뺨검둥오리를 잡다니, 참매는 사냥을 정말 잘하는 새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참매의 사냥 성공률은 3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니 그날 오리를 잡은 참매도, 그걸 본 나도 참 운이 좋았다. 높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돌진해 먹이를 잡는 매와 달리 참매는 높은 나무 사이에 자리잡고 매복해 적당한 먹잇감이 있는지 잘 살펴본다. 그러다 적절한 순간에 덮친다. 먹잇감은 공격을 당하면 필사적으로 도망가기 마련이므로 짧은 시간 내에 먹이를 잡아챌 수 있도록 공격의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는 이소(離巢)한 어린 참매를 일컫는 말로, 아주 용맹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보라매의 용맹한 공격성은 어쩌면 숙련되지 않은 젊은 혈기일지도 모르겠다. 공격 횟수는 많으나 사냥의 타이밍을 잘못 잡아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인지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삐쩍 마른 보라매들이 꽤 많이 구조되곤 했으니 말이다. 대부분이 겨울철새이고 일부만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멸종 위기 2급 맹금, 그 일부 어린 참매들이 모두 구조되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 내고 사냥에 능숙해지면 멋진 참매 성조가 되겠지? 동네에서 처음 참매를 발견한 이후 주말마다 참매가 보고 싶다며 참매앓이를 했다. 너무 보고 싶은데 그해 겨울 동네에서 한두 번 정도 더 마주쳤을 뿐이다. 매복을 너무 잘해서 안 보이는 건지 동네 개천 정비 공사 이후로 매력이 떨어져서 딴 데로 갔는지 잘 모르겠다. 올겨울도 나는 여전히 참매를 찾아 헤매고 있다. 많이 보고 싶다.
  • 기적의 백신이냐, 코로나보다 센 대재앙이냐

    기적의 백신이냐, 코로나보다 센 대재앙이냐

    2019년 11월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 지 3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의 노력 덕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많은 궁금증들이 풀렸지만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부분은 이 바이러스가 어디서 시작됐느냐 하는 ‘바이러스의 기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초부터 제기됐던 의혹 중 하나는 중국 우한 국가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초 중국에서 4주간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를 한 뒤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박쥐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옮겨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의혹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미국 출신의 생물학자와 의과학자, 사회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세계 곳곳에서 바이러스 학자들이 실험실 수준에서 연구하는 ‘자가 확산 바이러스’(self-spreading virus)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 결과를 냈다. 이번 공동연구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 런던 열대위생의학대학원 감염병역학과, 남아공 케이프타운대 분자·세포생물학과, 독일 연방 자연보전청(BfN), 막스플랑크 진화생물학연구소 진화유전학과,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정치·국제관계학과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1월 7일자에 실렸다. 198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폴 버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1972년 재조합 DNA를 만드는 데 성공하자 영국 분자생물학자인 노린 머리와 케네스 머리 부부는 이 방법으로 1974년에 세계 최초로 복제와 감염이 가능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개발했다. 2개월 뒤에는 미국 분자유전학자 로널드 데이비스 스탠퍼드대 교수도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탄생시켰고,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변형 바이러스를 이용해 연구를 하고 있다. 1980년대 호주에서는 실험실에서 만든 자가 확산 바이러스로 여우, 생쥐, 토끼 같은 야생동물 개체수를 줄이거나 질병을 퍼뜨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해 일부 성공했다. 2000년에는 스페인 과학자들이 스페인 연안 작은 섬에서 자가 확산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을 접종한 토끼와 접종하지 않은 토끼를 풀어놓고 30일 뒤 백신 미접종 토끼들을 잡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을 관찰했다. 그렇지만 유럽의약품안전청(EMA)에서는 이 동물백신 사용을 불허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을 갖고 있는 박쥐들에게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만든 자가 확산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과 실험이 담긴 논문이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진화’에 실렸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팀은 숙주에서 숙주로 이동하는 자가 확산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는 제대로 통제되더라도 외부 환경에 노출되면 생물학적 특성이 변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가 확산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이 기존 백신과 달리 집단 내에 항체를 빠르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가능성도 있지만 숙주 간 이동 과정에서 치명적인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필리파 렌초스 교수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자가 확산 바이러스의 사용에 대해 생물학적 안전성이나 윤리적 문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국어 구별할 줄 아는 개의 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외국어 구별할 줄 아는 개의 힘

    인류가 나무 위에서 내려와 걷기 시작하고 사회를 이룬 뒤 가장 먼저 가축화시킨 야생동물은 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인 개가 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은 언어를 이해하기 때문인지,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것인지는 생물학 분야 연구자들이 품고 있는 오랜 궁금증 중 하나입니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 생물학연구소, 응용언어·발성학과, 헝가리과학원 신경행동학연구실, 언어발성학연구실 공동연구팀은 개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친숙한 언어와 그렇지 않은 언어도 구분해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9일 밝혔습니다. 동물이 사람의 서로 다른 언어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연구라고 합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로이미지’ 1월 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외국어를 할 줄 모르는 주인과 지내는 다양한 종의 3~11살짜리 개 18마리를 골랐습니다. 연구팀은 개들에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헝가리어와 스페인어로 들려주면서 새로운 언어를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습니다. 또 익숙한 언어와 생소한 언어를 들었을 때 뇌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개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촬영했습니다. 연구 결과 개들은 연주음, 소음 등 비언어음과 말소리를 들었을 때 측두엽에 위치한 1차 청각 피질 활동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개도 말과 단순한 소리를 구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스페인어와 헝가리어로 된 소설을 각각 들려줬을 때는 또 다른 뇌 영역인 2차 청각 피질이 반응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개들이 스페인어와 헝가리어 이외의 또 다른 언어도 구별할 수 있는지 추가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팀은 개의 뇌도 인간 뇌와 마찬가지로 언어와 비언어는 물론 언어 간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평소 접하는 언어의 규칙성을 파악하기 때문에 나이가 든 개들일수록 언어의 차이를 쉽게 구분해 내는 것이라고도 추정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아틸라 앤딕스 박사는 “사람은 말을 시작하기 전 영유아 때부터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를 이해하지만 동물들은 그러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앤딕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언어의 규칙성을 파악하는 것이 인간 고유의 특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첫 번째 연구”라면서 “개가 인간과 함께 살아온 수만년 동안 언어 부분 뇌기능이 진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랜 진화의 역사를 보면 인간도 처음부터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 역시 인간의 언어와 같은 의사소통체계를 갖도록 진화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다른 사람을 욕할 때 ‘개만도 못한’처럼 개를 들먹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는 어쩌면 개들이 ‘사람만도 못한’이라며 말을 하며 욕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이 문득 스칩니다.
  • 인간이 미안해…美 사슴 수백 마리 코로나 확진, 인간이 옮긴 듯

    인간이 미안해…美 사슴 수백 마리 코로나 확진, 인간이 옮긴 듯

    미국에서 야생 흰꼬리사슴 수백 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직접 접촉이 없는 야생동물이 인간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전염된 것으로 추측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아이오와주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사슴 283마리의 사체를 분석한 결과, 이중 94마리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진 역시 지난해 1~3월 북동부 국립공원 등지에 서식하는 야생 흰꼬리사슴 360마리를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29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사슴들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공통적으로 사슴이 오염된 물을 마신 뒤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두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이 쓰고 버리는 폐수나 대변 등 배설물에 남아있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물이 전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물이 인간으로부터 코로나19에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동물과 인간이 수시로 밀접하게 접촉하는 동물원이나 농장,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에서 나온 사례들이었다. 이번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직접 접촉 없이도 인간에게서 동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례는 없었다. 미국 NBC방송은 2일 “두 연구 모두 사람으로부터 사슴에게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대형 포유류인 사슴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왔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사슴은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를 살펴볼 수 있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숙주”라면서 “사슴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감염시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사슴을 포함한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파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흰꼬리사슴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에 60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비를 받은 공동연구진은 미국 30개 주에서 서식하는 사슴 사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찾고 있다. 또 코요테나 너구리 등 다른 동물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이중 코로나 항체를 가진 동물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한편, 인간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탓에 대량으로 살처분 된 대표적인 동물은 밍크다. 2020년 5월 당시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던 밍크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네덜란드 당국은 국내 155개 밍크 농장 중 4개 농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밍크가 발견됐다며 대규모 도태(개체 수 조절 등을 위해 인공적으로 동물을 죽이는 것)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 밍크모피 생산 국가인 덴마크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덴마크 내 밍크 농장에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례가 보고되고 이에 감염된 사람이 12명이나 발생하자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1700만 마리의 대규모 살처분을 강행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농장 내 모든 밍크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고, 무증상 감염된 밍크가 있거나, 밍크에게서 사람에게로 감염되는 사례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대규모 살처분 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쏟아져 나왔다.
  • [2022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되돌아오는 곰/함윤이

    [2022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되돌아오는 곰/함윤이

    화마는 나흘 만에 잡혔다. 두툼한 잿더미와 무너진 바위들만 남기고서. 녹원은 결심했다. 담배를 끊자. 한 번에 끊어 버리자. 대신 그는 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몇 시간 내내 산불 사진만 바라보자니 눈이 따끔거렸다. 사진 속 불길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웠다. 때로는 숨이 막힐 정도였다. 타오르는 가지들이 밤을 붉게 밝히고, 바위를 감싼 불꽃은 날개처럼 솟구쳤다. 녹원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꼼꼼히 살폈다. 어떤 사진 앞에서는 입술을 깨물었다. 목줄에 묶인 채로 화마의 먹이가 된 개들, 산 위로 녹아내린 짐승들의 잿더미. 지난 나흘간 몇 장의 사진을 보았더라? 수십 장, 어쩌면 수백 장에 달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사진도 녹원이 찾는 것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래서….” 녹원은 도시락통을 열면서 말했다. “주말에는 산에 다녀올까 해요.” 노아가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을 마주쳤다. 언제나 그랬듯, 탕비실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읍내의 백반집에 갔을 터였다.                    어쩌다가 노아와 매일 점심을 먹게 되었더라. 잘 떠오르지 않았다. 어느 날부터 노아는 점심 도시락을 싸 들고 탕비실에 찾아왔다. 언젠가, 센터의 다른 직원들이 노아에게 슬그머니 질문하는 순간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었다. 노아씨는 박 주사가 안 무서워요? 노아가 물었다. “전에 일하던 곳 가시는 거예요?” 녹원이 답했다. “네,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네요. 그냥 한 번 직접 보고 올까 싶어요.” 노아가 양손을 만지작거렸다. 녹원은 그를 빤히 지켜보았다. 그날, 노아의 대답을 떠올리면 언제든 웃음이 나왔다. 질문을 받은 뒤, 노아는 양손을 한참이나 만지작거리다가 말했었다. 글쎄요. 녹원 주사님 요리를 엄청 잘하시는데… 맨날 나눠 주세요. 노아가 불쑥 말했다. “주사님, 저도 같이 가도 돼요? 주말에 가실 때요.” “산에요? 왜요?” “그냥… 마음이 쓰여서요.” 녹원이 웃었다. “아니, 누가 주말에 직장 상사를 만나요.” “아니, 그래두 그거랑 다른 게, 저희는 친하잖아요.” 노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고개를 떨어트렸다. 젓가락을 툭 내려놓는 손짓까지, 그 모든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녹원은 빠르게 백기를 들었다. “아니, 가고 싶으면 같이 가요. 토요일 아침에 출발할 거예요.” 노아가 웃었다. 녹원 역시 웃어 버렸다. 그는 창밖을 보았다. 희뿌연 유리창 너머로 검게 번진 산맥이 펼쳐졌다. 새카맣게 그을린 산은 그림자처럼 보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붉거나 노란빛으로 번득거렸지. 지지 않는 태양처럼 사흘 내내 빛났다. 녹원은 그것을 보면서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너덜너덜해진 손끝을 보며 생각했다. 무엇을 생각했냐면, 그러니까. 그것이 거기에 있을까? 그 산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까?            그해,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지리산에서 걸려온 전화는 사무소 곳곳을 돌아 우도근 과장의 손에 도착했다. 전화를 끊은 과장은 눈썹을 긁적이다가 입을 열었다. 곰이 왔다구 그러네요. 녹원은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곰이요? 직원 중 하나가 물었다. 곰이요. 우도근이 덧붙였다. 아마 또 그 곰이겠죠.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녹원은 몇 분간 말없이 기다렸다. 곰이라는 게 무엇인지, 진짜 동물을 뜻하는지, 혹은 일종의 암호인지. 누구도 그에게 설명해 주지 않았다. 사무소 사람들 대부분이 녹원을 어려워했다. 그들은 녹원이 신입이라는 것을, 그가 대학을 갓 졸업했으며 이 사무소가 첫 직장이라는 사실을 잊은 양 굴었다. 낯선 상황은 아니었다. 녹원이 어느 집단에 녹아들기까지는 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대개 녹원을 불편해했다. 처음에는 그의 거대한 몸집에 압도당하고, 이후에는 그의 무표정이 난처하다고들 했다. 어쩔 수 없지. 녹원은 생각했다. 불편한 건 피차 마찬가지니까. 녹원이 손을 들자, 사무실의 눈길 모두가 그에게로 쏠렸다. 녹원은 모른 척 말했다. 과장님. 저는 곰이 뭔지 모르는데요. 아 맞네. 박 주임 들어오기 전에 생긴 일이구나. 잠깐 와 볼래요? 과장에게로 가려면 사무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야 했다. 통로 측 직원들이 어깨를 움츠리며 자신의 의자를 당겼다. 녹원은 그들 사이를 느리게 지나갔다. 우도근 과장이 빈 의자를 꺼내어 툭툭 두드렸다. 녹원은 의자에 앉았다. 과장은 사무소 내에서 녹원을 꺼리지 않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지위 탓인지, 경력 덕인지, 혹은 한평생 산사람으로 살아왔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모두 우도근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체로 온화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했다. 지위나 나이 상관없이 존댓말을 쓰고, 자잘한 실수는 웃으며 넘어갔다. 정말이지 괜찮은 상사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 녹원은 생각했다. 나는 왜 사람이 이토록 불편할까. 아니, 사실은, 불편하다는 말로도 부족했다. 우도근은 불편하고… 께름칙한 존재였다. 이 곰이 그 곰이에요. 과장이 컴퓨터를 가리켰다. 화면 중앙에서 어린 곰이 양팔을 벌리고 있었다. 가슴의 흰 반달을 환히 내보인 모습이었다. 과장이 말했다. 우리끼리는 도돌이라구 불러요. 녹원이 물었다. 도도리요? 우도근이 정정했다. 도돌이. 도돌이표 할 때 그 도돌이요. 그가 곰의 얼굴을 툭툭 두드렸다. 이 녀석이 말이에요. 매년 돌아오거든요. 아무리 내쫓아도 포기하질 않아요. 그래서 도돌이에요. 멈추지 않고 되돌아와서요.      노아는 반쯤 감긴 눈으로 차에 탔다. 어깨에 멘 가방 입구로 스테인리스 보온병이 비죽 나와 있었다. 그는 차가 출발했을 때부터 꾸벅거리며 졸다가, 고속도로에 진입할 무렵에는 푹 잠들었다. 녹원은 라디오 소리를 줄였다. 양쪽 창 너머로 산기슭이 형태를 드러냈다. 새카맣게 탄 자국이 군데군데 보였다. 녹원이 기사에서 찾아본 대로였다. 산은 파괴되고 소실되었다. 기사들은 특정한 단어들을 되풀이했다. 재앙, 재난, 상실. 평소에도 산불이 자주 나는 지역이었으나, 이번 피해는 유난히 참혹했다. 처음에는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로부터 불씨가 솟아올랐다. 불씨는 때마침 불어온 강풍을 타고 날아올랐다. 마치 누군가 사주한 양, 화마는 적절한 환경 속에서 긴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현장의 직원들은 검은 재로 뒤덮인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했다. 마스크를 벗으면 까만 코피가 쏟아져요. 그들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매일매일 목이 아픕니다. 그들의 말은 녹원을 슬쩍 스치고 사라졌을 뿐이다. 녹원의 머릿속을 채우는 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는 곰을 생각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곰에 대한 질문만 끊임없이 솟아올랐다. 괜찮을까? 살아 있을까? 산속에서, 이제는 폐허로 변한 그곳에서? 녹원은 흘끗 조수석을 보았다. 노아는 덜컹거리는 창에 이마를 댄 채 잠들어 있었다. 녹원은 뒷좌석의 목 베개를 찾으려다가 관두었다. 괜한 배려를 해 준답시고 잠을 깨우는 건 아닐까. 상사와 여행을 한다는 생각에 가득 긴장하여 잠들지 못한 건 또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손이 움츠러들고 말았다. 녹원은 한숨을 내쉬고서 속력을 올렸다. 여전히 이런 일들이 어려웠다. 어느 정도 친밀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조차 무엇을 해 주는 게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노아는 톨게이트를 지날 즈음에 깨어났다. 부스스한 머리로 좌우를 살피고서 웅얼거렸다. “주사님. 커피 안 드셨죠. 드셔야 해요. 제가 직접 내렸는데. 맛있을 텐데.” 그는 보온병 뚜껑에 커피를 따라 건네고서는, 다시금 까무룩 잠들었다. 녹원은 홀로 웃다가 커피를 마셨다. 노아의 말이 맞았다. 커피는 맛있었다. 알맞게 따뜻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한국의 마지막 야생 반달곰은 설악산에서 죽었다. 천구백팔십삼년, 녹원이 태어난 해였다. 곰은 살해당했다. 웅담을 노린 밀렵꾼의 총알이 곰의 척추를 뚫었다. 곰은 총알이 박힌 몸으로 마등령 계곡까지 달아났다. 바위들 사이에 웅크려서 며칠을 울어댔다. 그의 죽음을 다룬 기사는 울음소리를 이렇게 묘사했다. 으엉, 으엉. 글자로 적힌 울음은 처절하기보다 우스꽝스러웠다. 으엉, 으엉. 짐승은 보름 가까이 앓다가 죽어 버렸다. 우도근은 말했다. 그 후로 이 산에는 곰이라고는 없었거든요. 그러나 사십여 년이 지난 후, 그러니까 녹원이 입사하기 삼 년쯤 전에, 곰 한 마리가 설악산에 나타났다. 아홉 살배기 암곰이었다. 백오십오 센티미터의 신장에 백 킬로그램, 날렵하다고 할 만한 덩치였다. 몇 해 전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중 하나인 양 싶었다. 주말 등산회 사람들이 그를 처음 발견했다. 당시 암곰은 폭포를 어슬렁거리며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신고인은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곰이 도토리를 먹는다니까요. 곰이 원래 도토리를 먹어요? 사무소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지리산에 방생한 곰들이 다른 국립공원으로 넘어간 일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설악산이라니. 이 정도의 거리를 이동한 야생동물은 한 번도 없었다. 곧 남부보전센터에서 인력을 파견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쪽에서도 직원들을 내보냈다. 모두의 목적은 최대한 빠르게 곰을 생포하여 지리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당시 계장이던 우도근을 포함하여, 현장직 몇몇이 포획 조에 가담했다. 그들은 방패와 밧줄을 지고서 산을 올랐다. 암곰은 폭포에 있었다.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자마자 후다닥 참나무에 올라가서 버텼다. 우도근은 다른 직원들과 함께 녹색 그물을 설치했다. 보전센터 직원이 마취총을 쐈다. 십여 분이 지나고, 정신을 잃은 곰이 그물 위로 떨어져 내렸다. 기절한 곰은 꽁꽁 묶인 채 지리산으로 돌아갔다. 그쯤에서 마무리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한 달이 지났을 때 암곰이 새끼를 남기고 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설악산에서 낳은 새끼인지, 설악산까지 데리고 온 새끼인지는 모르겠으나 야생에서 태어난 개체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곰에게 어떤 발신기도 붙어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새끼 곰은 폭포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홀로 남은 새끼를 잡는 일은 딱히 어렵지 않았다. 당시의 도돌이는 약 육십 센티미터 정도였다. 포획되는 순간에는 나무 뒤에 숨어 부들부들 떨고 있었더랬다. 촉촉한 코나 동그란 귀가 어찌나 귀엽던지, 현장에 나온 직원들 모두가 끙 소리를 냈더랬다. 붙잡힌 도돌이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헬리콥터를 타고 지리산으로 갔다. 현장에 간 직원들은 은은한 얼굴로 말했다. 그 녀석, 돌아가서 엄마랑 다시 만났겠지? 이것 참, 이산가족 상봉이네…. 그들 중 누구도, 그 곰이 귀환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새끼 곰이 무수한 위험을 무릅쓰며 산맥을 넘어오다니. 우도근이 손가락을 튀겼다. 그런데 진짜로, 이 녀석이 돌아온 거예요. 이 년 만이었다. 이번에는 대피소의 직원이 먼저 곰의 흔적을 발견했다. 대피소 부근의 물푸레나무에 커다란 발톱 자국이 남아 있노라고 했다. 족제비나 오소리의 발톱 같지는 않다. 그보다 훨씬 거대하고 깊은 자국이다. 꼭 곰이 남긴 흔적처럼 보인다고. 무인카메라를 추적한 결과, 그의 말은 사실로 밝혀졌다. 다시금 보전센터의 직원들이 오고, 또 한 번 포획 조가 꾸려졌다. 우도근은 지난 포획에 참여한 경력을 인정받아 두 번째로 방패를 들었다. 곰은 나무 위 벌집을 습격하던 중에 붙잡혔다. 마취총에 맞아도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보전센터 직원들이 직접 나무에 올라가 몸을 밧줄로 묶어야 했다. 그들은 곰의 왼쪽 귀에서 조그만 기계를 하나 발견했다. 배터리가 닳은 발신기였다. 수의사는 말했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전에 서식지를 탈출한 모양이네요. 곧 그들은 몇 가지 사실을 더 알아냈다. 수의사는 곰이 세 살이 조금 안 된 암컷이며, 또한 두 해 전 이 산에서 퇴출당한 바로 그 새끼 곰이라는 사실까지 밝혀 주었다. 모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얘가 그 곰이라고? 우리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그 아기곰 말이야? 수의사가 말했다. 뭐, 이제 아기라고 부르긴 뭐하죠. 그의 말이 맞았다. 철창에 갇힌 짐승은 일 미터하고도 오십팔 센티미터였다. 몸무게는 백사십오 킬로그램, 울부짖는 모양새는 가히 맹수라고 부를 만했다. 곰이 또다시 지리산으로 돌아간 후에도, 다들 찜찜한 느낌을 걷어내지 못했다. 과장이 말했다. 물론, 그 느낌이 맞았죠. 일 년 만에 지리산에서 전화가 왔어요. 위치 추적을 했는데, KF-75가 그곳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요. ‘돌아갔다.’ 그쪽에서도 돌아갔다고 표현하더군요. 설악산의 직원들은 혀를 찼다. 독한 곰이다. 지독한 놈이야. 쑥덕거렸다. 곰 방사 계획 같은 거 대체 누가 짠 거냐? 낮은 목소리로 불만을 토했다. 심지어 그때는 한겨울이었다. 나뭇가지마다 흰 서리가 열매처럼 맺혀 있었다. 다른 반달곰들은 지리산 곳곳에 웅크려 동면을 취하고 있을 텐데. 단 한 마리의 곰만이 얼어붙은 산맥을 넘어 고향에 돌아왔다. 그때부터 직원들은 곰을 도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며칠간 추적이 이루어졌다. 곧 곰이 설악산에서 동면을 취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번에는 사무소에서도 차분하게 대응책을 마련했다. 어느덧 세 번째로 이곳에 방문한 보전센터의 직원들과 함께 동면포획을 준비했다. 산속의 굴 어딘가에 잠든 곰을 끌어내는 방법이었다. 녹원이 끼어들었다. 잠든 중에 끌어낸다고요? 네, 그래서 동면포획인 거죠. 무서운 방법이네요. 음, 사실은 그게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데요. 곰의 입장에서는, 잠든 사이에 세상이 뒤바뀐 거잖아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요. 우도근이 턱을 괴고서 녹원을 바라보았다. 곰의 입장이라. 과장이 중얼거렸다. 곧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녹원은 그 미소를 해석할 수가 없었다. 우도근이 말했다. 박 주임은 곰이 불쌍한가 봐요. 나는 우리 직원들이 불쌍한데. 매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짐승 하나 때문에. 안 그래요? 녹원은 허리를 꼿꼿이 폈다. 우도근의 앉은키는 그보다 훨씬 작았다. 백육십 센티미터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키에 가느다란 팔다리. 그와 비슷한 외양의 남자들은 대체로 녹원을 불편하게 여겼다. 경계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은 녹원의 몸을, 그의 크기 자체를 용납할 수 없는 듯했다. 과장은 한 번도 그런 기색을 내보인 적 없었다. 외려 그는 어린아이를 대하듯 녹원을 대하곤 했다. 이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과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박녹원 주임님. 이번 포획 작전에 같이 가 볼래요? 녹원은 숨을 들이마셨다. 곧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예, 좋아요. 그럼 좋을 것 같습니다. 우도근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 좋다. 그럼 정해진 거지요? 이제 자리로 돌아가세요.      사무소는 녹원이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늙은 소나무 두 그루가 정문 양쪽에서 가지를 맞대고 있었다. 진입로 안쪽으로 목조 건물이 엿보였다. 여기까지는 화마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녹원은 정문 건너편에 차를 세웠다. 막 깨어난 노아가 부스스한 머리를 정돈하고 있었다. 녹원은 한 차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노아씨. 제가 왜 여기 왔는지 설명을 먼저 드려야겠는데요.” “아, 네, 네.” “그러니까…. 여기에 곰이 한 마리 있었거든요.”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우스꽝스러운 시작점이었다. 녹원은 가장 건조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개체, 포획, 복원 프로젝트, 서식지, 정부 지침. 그런 단어들이 이 상황을 합리적으로 보이게 해 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도돌이에 대한 이야기가 끝난 뒤, 차 안에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노아는 찌푸린 얼굴로 양손을 만지작거렸다. 녹원은 내내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마침내 고개를 돌린 노아가 활짝 웃었다. 녹원은 물속에서 나온 사람인 양 참던 숨을 토해냈다. 노아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사님. 진짜로 엄청난 사연이네요. 저라도 여기 왔을 거예요. 잘 오셨어요.” 녹원은 자신의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양 뺨이 화끈거렸다. 곧 코끝까지 시큰거릴 듯했다. 녹원은 노아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에서 내렸다. 문을 열자마자 서늘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쳤다. 푸른 기를 머금은 하늘은 투명해 보였다. 녹원은 길을 건넜다. 사무소 정문 기둥에 기대고 서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는 동안 시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의 기억대로라면, 사무소의 점심시간이 끝나기까지 약 사십 분이 남아 있었다. 건너편에서 달칵, 소리가 트였다. 곧 우도근이 소리를 쳤다. - 아니, 뭐야. 박녹원 주임이 건 거예요? “네, 안녕하세요, 과장님. 제가 지금 사무소 앞에 와서요.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어요.” 우도근이 정문으로 나오기까지는 채 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녹원은 금세 그를 알아보았다. 깡마른 몸집과 산양처럼 총총거리는 걸음걸이. 과장은 그대로였다. 시간이 그를 비껴간 듯 보였다. 머리가 더 벗어지지도, 주름이 늘어나지도 않았다. 우도근은 어설픈 인사치레로 시간을 잡아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질문부터 던졌다. “아니, 진짜로, 뭐 때문에 왔어요?” “도돌이 말이에요. 무사한가요?” “에? 도도리?” “도, 돌, 이. 아시잖아요. 되돌아오는 곰이요.” 우도근이 아아― 길게 소리를 냈다. 탄식 같은 소리였다. 녹원은 지금껏 내내 연습한 얼굴, 가능한 한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는 얼굴로 버티고 섰다. 과장은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물었다. “박 주임, 그거, 곰 때문에 온 거예요? 그거 물어보러?” “네. 맞습니다.” “세상에… 박 주임 대단하네요. 아니지, 지금은 주임이 아니지요? 뭐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렇게나 부르세요, 보통 주사라고들 불러요.” “그래요. 박녹원 주사님. 얼마나 걱정이 됐으면 거기서 여기까지 왔어요. 한 시간은 걸릴 텐데. 굉장하네, 정말로 굉장하네요.” 녹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과장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우도근이 한숨을 내쉬면서 웃었다. 눈에 익은 표정이었다. 그는 눈을 비비면서 말했다. “요새는 산불 뒤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재난안전과고 자원보전과고 할 거 없이 다들 난리거든요. 곰까지는 신경 쓸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나도 몰라요. 얘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발신기는요? 센터 쪽에서 확인 들어가지 않았어요?” “발신기 그거.” 과장이 수염 자국조차 없는 턱을 어루만졌다. “어디 보자…, 그 얘기는 들은 것 같은데. 잠깐 기다려 봐요. 지금 몇 시죠?” “점심시간 끝나려면 아직 삼십 분 남았어요.” 과장이 허,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녹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동안 서로를 마주 보았다. 마침내 우도근 쪽에서 손을 들었다. “좋아요. 알아봐 줄게요.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는데.” “감사합니다.” “사무소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래요?” “괜찮습니다.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차 안에 있을게요.” “친구? 박 주임 친구요?” “네. 직장 동료 겸 친구요, 같이 왔어요.” 과장이 눈을 치켜떴다. 입은 헤 벌어졌다. 몇 초 지나지 않아서, 이상하리만치 환한 웃음이 그의 얼굴 곳곳으로 번져 나갔다. 녹원은 어찌할 바 모른 채 그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이번에도 과장의 미소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우도근은 사뭇 밝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럼 금방 올 테니까 기다려요.” 녹원은 그의 뒷모습이 사무소 안쪽으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그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자신이 과장의 안부에 대해서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삼차 포획은 이른 새벽 중에 진행되었다, 직원들은 사무소 정문 앞에 모였다. 푸르스름한 새벽빛 속으로, 우도근의 이야기에 등장하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수의사는 녹원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젊었다. 그와 함께 온 보전센터 직원들은 대부분 점잖은 인상으로, 말수가 적고 걸음이 빨랐다. 설악산에서도 꽤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녹원과 우도근을 포함한 공원사무소의 직원들 외에도, 곰이 머무는 구역 근처의 분소 직원들 역시 합류했다. 보전센터 직원들은 여섯 다리가 달린 은색 안테나를 들고 왔다. 그것으로 곰을 찾아냈다고 했다. 곰은 탐방로로부터 머지않은 계곡을 배회하는 중이었다. 도돌이가 홀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바로 그 계곡이었다. 사람들은 장비지원조와 마취조, 추적조로 나뉘었다. 녹원은 장비지원조에 배치되었다. 곰을 붙잡아 데려오는 데 필요한 장비를 운반하는 역할이었다. 우도근은 추적조에서 움직이기로 했다. 우도근의 조가 선두에, 녹원의 조가 후미에 섰다. 행렬은 흔들다리를 건너고 금강문을 거쳐서 산길을 올랐다. 폭포로 가는 방향이었다. 그들은 곧 탐방로를 벗어나 숲 안쪽을 가로질렀다. 나무로 둘러싸인 공터에서 멈춰서 짐을 풀었다. 녹원은 가방을 내려놓고 장비를 하나씩 꺼냈다. 녹색 안전그물과 구조용 밧줄, 헬멧과 방패 등이 손에서 손을 타고 넘어갔다. 이제 마취조와 추적조가 공터 너머의 폭포로 가서, 곰을 데리고 올 것이라고 했다. 녹원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수풀 뒤에서 조끼를 걸치는 우도근이 보였다. 녹원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우도근이 인사를 건넬 듯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녹원은 그 몸짓을 무시하고 다짜고짜 물었다. 곰이 여기에서 살 수는 없나요? 예? 뭐라고요? 곰 말이에요. 세 번이나 돌아왔잖아요. 여기가 자기 고향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닐까요. 원하는 곳에 놓아주는 게 불가능한가 해서요. 침묵이 흘렀다. 과장이 천천히 헬멧을 썼다. 턱에 매는 끈을 고정한 뒤 녹원을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웃음기조차 없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박녹원 주임님. 네, 우도근 과장님. 저건 맹수예요. 말이 천연기념물이지, 사실은 유해조수라고요. 그리고 여기는 국립공원이에요. 매일 사람들이 오가는 산이요. 이해하겠어요? 녹원은 숨을 들이마셨다. 올라오는 말을 삼키려 했다. 그러나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녹원이 말했다. 저도 알아요. 그의 목소리가 나무들 사이로 울려 퍼졌다. 저도 안다고요. 과장님. 매일매일 사람들이 여기에 오잖아요. 자연이 좋다거나, 건강해지고 싶다거나, 취미 생활이라면서 산에 오르내리죠. 그런데 제 말씀은요, 과장님, 그건 그 사람들 선택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저 곰의 경우는 다르다고요. 쟤는 이 산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계속 되돌아오는 거겠죠. 여기에서 살아야 하니까. 여기서 살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녹원은 입을 다물었다. 턱이 떨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 느껴졌다. 과장은 자신의 이마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거의 탄식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그는 녹원이 건네준 가방 안에서 보호구를 하나씩 끄집어냈다. 그는 팔꿈치와 무릎 위로 보호구를 주섬주섬 끼우며 말했다. 우리 박녹원 주임님은 말이야. 여기에 오면 안 되는 사람이었네요. 녹원은 그를 쳐다보았다. 질문들이 입안을 맴돌았다. 여기란 어디이며, 대체 무엇이 안 되는 거냐고, 여기가 아니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론, 녹원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우도근은 낡은 지프를 타고 되돌아왔다. 도돌이가 사라진 지점까지 직접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직원들에게 미리 얘기해 놓았다고도 덧붙였다. 과장은 왜인지 들뜬 듯 보였다.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다. 그러나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과장이 따라나서 준다면, 훨씬 간편히 산을 돌아다닐 수 있을 터였다. 노아와 녹원은 우도근의 지프 뒷좌석에 올라탔다. 과장이 몸을 돌려서 노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이, 반갑습니다. 박녹원씨 직장 동료라면서요.” “네.” 노아가 그와 악수하며 답했다. “네, 동료 겸 친구예요.” 우도근이 빙긋 웃더니, 다시 앞으로 돌아앉았다. 차가 출발하고 나서, 녹원은 우도근의 말을 다시금 곱씹었다. 박녹원씨라니. 생경한 호칭이었다. 우도근 과장이 자신을 그렇게 부른 적은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전, 저 산속에서. 우도근의 지프는 금세 산중도로로 들어섰다. 오른쪽으로는 까맣게 탄 산맥이, 왼쪽으로는 잿빛 강이 이어졌다. 검은 산에서부터 흩날린 잿가루가 차창에 달라붙었다. 지프는 강의 굽이를 따라서 모퉁이를 돌았다. 국립공원의 시작점을 알리는 아치형 입구와 함께, 강변을 따라 선 갖가지 가게들이 나타났다. 잿빛 먼지에 휩싸인 편의점과 식당, 분사무소와 등산로로 향하는 흔들다리. 우도근은 다리 앞에 차를 멈춰 세웠다. 차창을 내리고 강 건너편을 가리켰다. “저쪽이에요.” 녹원과 노아는 창밖으로 목을 뺐다. 강 건너로 접근금지 테이프를 친 약수터가 보였다. 폭포 방향으로 입산하는 사람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거치는 구간이었다. 몇 해 전 녹원이 삼차 포획 행렬에 낀 채로 지나갔던 지점이기도 했다. 우도근이 약수터 위쪽을 가리켰다. “저쪽 산허리에서 발신기를 발견했어요. 아주 훼손되었다던데. 억지로 뜯어 버렸나 봐요.” “그 외 흔적은 못 찾았고요?” “네, 사체 같은 건 전혀 없었고….” 과장이 룸미러로 녹원의 얼굴을 흘긋 보았다. 그가 시동을 끄면서 말했다. “산에 다녀오고 싶으면, 지금 다녀와요. 나는 여기에서 기다릴 테니까.” 녹원은 머뭇거렸다. 적잖이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지금껏 우도근을 오해했던 것일까? 지금 그의 앞에 있는 과장은 친절하고 온화한 남자였다. 녹원의 기억 속에서 보여 주던 적대적인 태도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허탈한 웃음이나 경시하던 눈길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마치… 아군처럼 보였다. 녹원은 차에서 내렸다. 노아가 그를 뒤따라왔다. 그들은 다리를 건너고 약수터를 지났다. 숲은 고요했다. 산으로 향하는 계단의 난간은 새까맣게 그을린 상태였다. 바삭하게 타오른 나무들은 식물보다는 불꽃의 잔재처럼 보였다. 보이는 곳마다 회색 재가 휘날렸다. 새들이 지저귀지 않고 잎사귀도 흔들리지 않았다. 도돌이를 처음 만난 날과는 모든 게 달랐다.         추적조와 마취조는 숲 너머로 떠났다. 장비지원조는 공터에서 짐을 가지고 대기하기로 했다. 녹원은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채, 숲속을 바라보았다. 물푸레나무와 박달나무, 피나무, 소나무, 벚나무. 여름의 샛노란 볕뉘가 나뭇가지 사이를 환히 비췄다. 곧 낯선 소리가 그 풍경을 뒤흔들었다. 쿵. 높은 곳에서 묵직한 것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바위에 기댄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새들이 날아오르고 잎사귀들이 흔들렸다. 산 전체가 몸을 털어내는 듯했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아득하게 번져 왔다. 얼마 후, 그들이 나무 그늘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행진이라도 하듯 한 줄로 선 채 숲을 가로질렀다. 수의사와 과장이 선두에 서 있었다. 그 뒤로 들것을 붙든 남자들이 내려왔다. 녹원은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들것 안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짐승이 있었다. 포로처럼 눈과 입, 팔다리를 묶인 채. 녹원이 지고 온 밧줄이 곰의 몸을 엑스자로 붙잡고 있었다. 수의사의 목에 둘렀던 파란 천은 곰의 눈을 가리는 데 쓰였다. 벌어진 입 사이로 붉은 혀가 늘어져서 달랑거렸다. 녹원은 행진을 쫓는 아이처럼 곰을 따라서 걸었다. 필사적으로 들것을 쫓아가며 곰을 보았다. 그의 귀에 새로 부착된 발신기를, 어깨와 가슴을 가로지르는 흰 반달을, 마른 땅처럼 갈라진 발바닥을 보았다. 남자들은 공터 정중앙에 들것을 내려놓았다. 다른 사람들도 보호구를 주섬주섬 벗었다. 녹원은 장비들을 챙기는 일도 잊고, 내내 곰만 바라보았다. 바로 옆에 다가온 사람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한번 만져 봐요. 녹원은 놀라서 옆을 돌아보았다. 우도근 과장이었다. 그가 부드러운 얼굴로 곰을 가리켰다. 쓰다듬어 보라니까요.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겠어요. 머뭇거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녹원은 곰의 배 위에 손을 얹었다. 검은 털은 까슬까슬하고 서늘했다. 피부는 몹시 단단했다. 녹원과는 전연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털과 살, 그 안에서 흐르는 피가 손바닥 아래에서 두근거렸다. 녹원은 눈을 깜빡였다. 곰의 치욕과 자존심, 곰의 마음에 대하여 생각했다. 끊임없이 돌아온다는 뜻의 이름도 곱씹었다. 짐승이 꿈틀거린 순간에도, 그는 손을 떼지 않았다. 나중에 과장과 수의사를 비롯한 몇 사람이 물어보았다. 왜 손을 떼지 않았어요? 왜 달아나지 않았습니까? 녹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 순간 느꼈던 소속감을 묘사할 방법이 없었다. 그토록 아늑하고 달콤한 마음은 처음이었다. 극복해 낼 수도 없으며,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곰은 소리를 질렀다. 으엉, 소리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밧줄의 매듭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던 모양인지, 곰은 순식간에 들것에서 벗어났다. 그는 녹원이 보았던 사진처럼 양팔을 벌리고, 가슴의 흰 반달을 환히 드러낸 채로 일어나 섰다. 도돌이는 잠시 휘청거리다가 녹원을 끌어안았다. 끌어안았다―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같은 표현을 썼다. 끌어안았다. 곰이 그를 끌어안았다고. 녹원은 등 뒤의 바위로 쓰러졌다. 그 순간이 녹원의 목숨을 구했다. 곰의 무게는 녹원의 몸을 지나 바위 아래로까지 분산되었다. 만약 선 채로 힘겨루기를 했거나, 땅바닥에 곧바로 쓰러졌다면, 녹원의 뼈는 모조리 부서지고 말았을 것이다. 녹원은 그 접촉을 기억했다. 그날의 다른 어떤 때보다 더욱 선명히 기억했다. 늑골을 짓누르는 냄새와 촉감. 곰은 녹원보다 머리 하나 정도가 작았다. 그런데도 어찌나 무거운지,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녹원은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도돌이는 저를 끌어안지 않았어요. 걔는 저한테 기대어 있었죠. 수의사도 그의 말에 증언을 보태 주었다. 곰이 박녹원씨를 고목이나 바위, 혹은 어떤 기둥처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살기 위해서, 박녹원씨에게 매달린 거죠. 파란 천이 흘러내리며 초점을 잃은 눈이 드러났다. 입가에서 흰 거품이 끓었다. 남자들이 곰을 끌어냈다. 녹원은 바위벽에 기댄 채로 주저앉았다. 흐릿한 사람들이 소리쳤다. 괜찮아요? 숨 쉴 수 있어요? 녹원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괜찮지 않았다. 정말이지 그렇지가 않았다. 호흡할 때마다 갈비뼈가 조각나듯 아팠다. 결국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곰으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기사에서 읽은 기묘한 울음소리가 여전히 귓가를 채우고 있었다. 정말로 으엉, 으엉, 하고 우는구나. 녹원은 생각했다. 정말로 울어버리듯이 우는구나. 바로 앞에서는, 누군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녹원씨. 박녹원씨. 녹원은 고개를 돌렸다. 우도근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그는 몇 해는 더 늙어버린 양,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여기에서 일하면 안 돼요. 사람들과 섞여 살아야 해. 과장은 몇 번이나 말했다. 박녹원씨. 산에서 내려가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요.              “날이 늦었으니, 우리 집에서 자고들 가요.” 우도근은 주장했다. 녹원과 노아가 연거푸 손사래를 쳤는데도,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그의 집은 산기슭 끝자락에 있었다. 녹원과 노아는 빨간 지프를 따라서 시멘트 언덕 위를 올라갔다. 새하얀 돌벽에 노란 지붕을 올린 집이 나타났다. 옅은 녹색 잔디를 깐 마당에는 흔들 그네와 스프링클러, 평상이 놓여 있었다. 집의 뒤뜰은 산사면과 바로 맞닿았다. 천만다행으로 이쪽 능선까지는 불길이 오지 않아서 피해를 면했노라고 했다. 녹원은 자신의 트럭에서 내려와 주위를 살폈다. 우도근의 집은 언덕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었다. 언덕 앞뒤로 보이는 것은 산과 강뿐이었다. 주위에 놓인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녹슨 가로등 하나가 전부였다. 우도근이 노란 현관문을 두드리면서 소리쳤다. “란이. 나 왔어.” 녹원은 어깨를 움츠렸다. 우도근에게 부인이 있다는 사실은 들은 적 있었다. 직접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우도근이 부인을 부르는 광경을 보다니. 란이, 라고 부르다니. 그가 누군가를 저토록 친근하게 부르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곰을 부를 때만 제외하면. 저녁 시간은 한없이 평화롭게 흘러갔다. 그들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란은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아름 꺼내 녹원의 품에 안겨 주었다. 별구경하다가 자세요. 란은 오래전부터 녹원을 알아온 양 친근한 어투로 말했다. 마당 평상이 별구경하기 딱 좋거든요. 맥주 곁들이면 그만 한 휴가도 없어요. 막상 부부는 평상 휴가에 동참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아홉 시만 되어도 눈꺼풀이 감겨서, 먼저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도근은 평상에 담요를 깔아 주었다. 조카에게나 건넬 법한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재밌게 놀고 푹 자요. 알겠지요?” 마당에는 녹원과 노아만 남았다. 두 사람은 평상에 나란히 앉았다. 다리를 죽 편 채 맥주를 홀짝거렸다. 산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살갗을 서늘하게 적셨다. 부부의 말대로, 마당에서 보는 별은 몹시 선명했다. 허공에 멈춘 불씨처럼 반짝거렸다. 녹원은 언덕 너머에서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았다. 두 갈래로 나뉜 물길이 다시 한 길로 합쳐지는 지점까지 살폈다. 강 뒤편의 산은 부드러운 어둠에 잠겨 있었다. 녹원이 불쑥 말했다. “천 킬로미터예요.” 노아가 고개를 돌렸다. “뭐라고 하셨어요?” “곰이 이동한 거리 말이에요. 한 번에 삼백사십사 킬로미터, 세 번 돌아오면 천백삼십이 킬로미터 정도 돼요. 서울에서 도쿄까지가 그 정도 거리래요.” 노아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서 말했다. “지독한 곰이네요.” 녹원은 동의했다. 정말이지 지독한 곰이었다. 세 번째 귀환 이후, 이 독한 곰은 제법 유명해졌다. ‘되돌아오는 곰.’ 그런 유의 머리기사와 함께. 도돌이라는 이름 역시 앙증맞게 실렸다. 설악산 측은 이 사건을 일종의 기회로 삼았다. 설악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시작점을 ‘되돌아오는 곰’으로 삼자. 마침내 도돌이는 설악산으로 방사되었다. 몇 가지 복잡한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서, 사무소 내부에도 곰의 위치를 주기적으로 추적하는 절차가 투입되었다. 반응은 썩 괜찮았다. 이토록 강력한 의지를 가진 곰이 번번이 돌아오던 고향. 한 기자는 도돌이를 천구백팔십삼년에 죽은 곰의 환생인 양 묘사하기도 했다. 수십 년의 한이 이제야 풀렸노라고. 녹원이 말했다. “어릴 때 제 별명이 웅녀였거든요.” 노아가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잠시 후에 그가 말했다. “웃어도 돼요?” 녹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아가 웃는 사이에,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열세 살쯤 때 이미 키가 백칠십을 넘었어요. 그때 짝꿍이 되게 웃기던 애였거든요. 저를 맨날 웅녀라고 불렀는데, 그게 못내 좋았어요. 그전에는 한 번도 별명을 가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녹원은 설악산에서 마지막으로 살던 곰의 최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의 마지막 야생 곰, 그가 태어나던 바로 그해 엉엉 울어버리다가 죽은 짐승. 녹원은 곰이 죽은 날짜도 찾아보았다. 곰은 칠월 말일, 녹원이 태어나기 바로 전날에 죽었다. 그 숫자 간의 관계를 깨달은 순간, 녹원의 머릿속으로 괴상한 생각 하나가 스치고 지나갔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누구에게도 이것에 대해 말한 적 없었다. 가뜩이나 자신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들었다가는 어떻게 반응할지 뻔했다. 녹원은 천천히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나야말로, 그 곰에게서 돌아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번에 노아는 웃지 않았다. 녹원은 말을 이었다. 그 생각은 오래도록 그를 옭아맸다고. 누구나 이상한 믿음 하나 정도는 있잖아요, 그런 말로 뭉뚱그리기에는 지나치게 묵직한 믿음이었다. 자신이 그 죽음으로부터 돌아온 존재라면, 왜 이토록 사람들이 어려운지 설명할 수 있을 듯했다. 사람에게 죽은 짐승은, 사람으로 태어난다 해도 역시나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바로 그런 경우는 아닐까.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에서 마음을 떼어낼 수 없었다. 꼭 사랑에 빠진 것처럼. “그래서요. 도돌이와 나 사이에도 무언가 이어져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녹원은 고개를 들었다. 노아는 끌어안은 무릎에 턱을 괸 채로 잠들어 있었다. 녹원은 평상에 깐 담요를 펼쳐 노아의 어깨에 덮어 주었다. 고개를 드니 보름달이 떠 있었다. 희고 선명한 달이었다. 두 갈래의 강 위로 두 개의 달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밤 동물의 눈동자처럼 보였다. 녹원은 일어서서 기지개를 켰다. 양팔을 죽 펼친 순간, 그대로 멈춰 섰다. 그는 빳빳이 굳은 채로 귀를 기울였다. 눈앞으로는 밤의 어둠을 타고 흐르는 산의 능선만 보였다.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등 뒤 어딘가에서, 아마도 뒤뜰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고 있었다. 곧이어 낮게 숨 쉬는 소리가 울렸다. 녹원은 그 숨소리를 알고 있었다. 분명히 귀에 익었다. 다시 한번 비닐이 흔들렸다. 얇은 막이 찢어졌다. 그것이 그르렁거렸다. 나는 알아. 녹원은 생각했다. 나는 이 소리를 알고 있어. 녹원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발뒤꿈치를 들고 돌아섰다. 주택은 엷은 가로등 불빛에 잠겨 있었다. 소리는 조금 더 뒤에서, 가로등 너머에서 들려왔다. 녹원은 천천히 걸었다. 가로등을 지나서 집의 뒤쪽으로 갔다. 뒤뜰에는 지붕을 씌운 분리수거함과 차고가 있었다. 차고의 비상등은 활짝 켜져 있었다. 안쪽의 빨간 지프가 선명히 보였다. 그 옆의 분리수거함을 뒤적거리는 물체 역시도 뚜렷하게 보였다. 녹원은 멈춰 서서 그 물체를 보았다. 검고 큼직한 뒷모습. 몇 해 전보다는 살이 좀 빠진 것 같았다. 곰은 비닐봉지를 뒤지고 있었다. 검은 발이 노란색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움켜쥐었다. 비닐들이 흔들리고 찢어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녹원은 입술을 깨물었다. 목이 메었다.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마음은 한 차례 솟구치더니, 도무지 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녹원은 집의 그늘에 몸을 숨긴 채 곰의 움직임을 훑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니 부석거리는 털이라거나 바싹 야윈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얘.” 녹원이 말했다. “도돌아.” 곰은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응답하듯이. 자신이 어떻게 불리는지를 알고 있다는 듯이. 녹원은 한 발짝 다가섰다. 다음 걸음은 좀더 가볍게 옮겼다. 누군가 그의 어깨를 붙잡지 않았더라면 계속 걸어갔을 터였다. 손은 녹원을 꽉 쥐고 뒤로 당겼다. 녹원은 뒤돌아보았다. 노아가 거기 있었다. 비상등의 빛에 새하얗게 질린 채, 녹원을 붙들고 속삭였다. “움직이면 안 돼요. 주사님, 움직이지 마세요.” 녹원도 무엇인가 말하려 했다. 괜찮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는 이미 한 번 이 곰을 만난 적 있다. 그때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곰은 놀랍도록 명민한 동물이라 몇 해 동안 사람을 기억한다. 그러나 어떤 말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곰은 구부정하게 서서 멀뚱히 그들을 보고 있었다. 흰자가 슬며시 드러난 눈은 사람의 것보다 둥글고 검었다. 그 눈동자에서는 어떤 생각도 읽어 낼 수 없었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결, 그것들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감정 또한 없었다. 곰은 그와 전혀 다른 구역에, 다른 세계에 있었다. 그가 자신의 이름에 반응했다니. 우스운 생각이었다. 그들 간에는 무엇도 교차하는 것이 없었다. 녹원은 그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녹원이 속삭였다. “노아씨. 뒤로 가요. 등 돌리지 말고, 뒷걸음질로요.” 노아는 그의 말을 따랐다. 그들은 기묘한 춤을 추듯, 일정한 리듬에 따라 뒷걸음질을 쳤다. 곰은 그들을 빤히 지켜볼 뿐이었다. 자신의 트럭 옆으로 다가갔을 무렵, 녹원은 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꺼냈다. 그것을 차의 앞문에 대고 몇 차례 내리쳤다. 열쇠와 문이 맞부딪치며, 금속이 깨지는 소리가 공기를 울렸다. 곰이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팍에 모으고 있던 앞발을 바닥에 내딛더니 그대로 등을 돌려 달아났다. 산속으로, 그리하여 어둠 너머로 녹아내렸다.        그들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곰이 뜯어둔 비닐들을 바라보면서. 창문 안쪽에서는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도근 아니면 란이 깨어난 모양이었다. 녹원은 잽싸게 몸을 돌렸다. 노아는 여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 녹원은 그의 팔을 붙들었다. “노아 씨. 여기에서 다른 거 본 거로 해요. 아무거나 좋아요. 고양이나 멧돼지, 살쾡이. 뭐 그런 게 내려왔다고 그래요. 곰을 봤다고는 하지 마요.” “왜요? 주사님. 방금 보셨잖아요. 곰이에요. 맹수라고요. 제대로 말씀드려야 해요.” 녹원은 숨을 들이마셨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던 눈 한 쌍, 그 눈길이 불에 덴 자국처럼 머릿속에 새겨졌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몇 해 동안 그를 옭아매던 감정들이 이제야 제대로 된 언어로 자리를 잡았다. 곰은 사람과 다르다. 곰은 사람이 아니다. 곰은 사람보다 나은 존재다. 앞뜰에서는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녹원이 낮게 속삭였다. “노아씨. 나는요. 늘 곰에게 산을 주고 싶었어요. 아주 통째로 줘 버리고 싶어요. 원래대로 돌려놓고 싶다고요. 그게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해하겠어요?” 노아가 자신의 팔을 붙든 손을 붙잡아 내렸다. 그는 오래전에 과장이 짓던 표정을 하고 있었다. 곧 울음을 터뜨릴 듯 일그러진 얼굴, 여전히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없었다. “주사님.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우리가 산을 줄 수 있나요? 우린 애초에 산을 가진 적도 없잖아요. 다들 그걸 알아요.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이 저 곰을 찾으려고 하는 거잖아요. 찾아서 보호하고, 같이 살려고요. 다들 그걸 위해서 애쓰는 거잖아요.” 노아의 등 뒤로 우도근이 보였다. 그가 집의 벽을 따라 돌아와 가로등 아래 섰다. 그가 부스스한 머리를 정돈하며 물었다. “뭐 깨지는 소리가 나던데, 무슨 일 있어요?” 노아가 녹원을 올려다보았다. 녹원도 노아를 내려다보았다. 노아씨. 박녹원 주사가 안 무서워? 직원들의 질문이 녹원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쩔 수 없었다. 녹원이 말했다. “노아씨, 먼저 들어가세요. 저도 곧 갈게요.” 노아가 눈을 깜빡거렸다. 무엇인가 말하려는 듯 입을 벌리더니, 이내 포기한 듯 몸을 돌렸다. 우도근은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노아를 흘끗 보고서, 녹원에게 다가왔다. 녹원은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 차 안에서 무엇인가 찾다가 열쇠를 떨어트렸고, 차 문에 부딪힌 열쇠가 요란한 소리를 냈다고. “죄송해요, 주무시는 걸 깨웠네요.” 우도근은 괜찮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녹원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우도근도 집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과장의 눈길이 뜯어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가 닿는 순간, 녹원이 입을 열었다. “과장님. 여기 족제비 같은 게 있던데요.” 우도근이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족제비요?” 녹원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열쇠를 찾다가 뒤뜰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다가가니 족제비인지 오소리인지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중이었다고. 꽤 굶주려 보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과장은 분리수거함으로 다가가 핸드폰 플래시를 켰다. 봉투를 이리저리 비쳐 보더니 혀를 찼다. “아이고, 이걸 하루 늦게 내놨더니…험하게도 물어뜯어 놨네.” “안에 들여놓으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녹원은 너덜너덜한 봉지를 들어 우도근에게 건넸다. 옛 과장이 그것을 받으며 빙그레 웃었다. “시골은 시골이지요?” 박녹원도 마주 웃었다. 지금은 이 정도의 대응이야, 충분히 해낼 수 있었다.        녹원은 방으로 돌아왔다. 벽을 향해 누웠다. 그의 옆에 누운 노아가 뒤척거렸다. 그는 녹원 쪽으로 몸을 돌렸다가, 반대로 돌아눕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의 망설임이 애틋한 동시에 힘겹게 다가왔다. 녹원은 반대쪽으로 돌아누워 눈을 감았다. 노아가 움직임을 멈췄다. 녹원은 벽에 드리워진 그늘을 물끄러미 지긋이 보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등 뒤로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울렸다. 노아가 결국 피로에 항복한 모양이었다. 녹원은 몸을 돌려 정면으로 누웠다. 유리창으로 스민 달빛이 천장을 부드럽게 밝혔다. 녹원은 눈을 깜빡거렸다. 그는 불타는 산을 생각했다. 잿빛 산, 폐허처럼 모두 불타버린 산, 잿더미로 뒤덮여 일견 늪처럼 보이기도 하는 산이다. 곰이 그 위를 달리고 있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처럼, 두 발이 아니라 네 발로. 그는 산맥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빠르다. 성체로 자라난 곰들은 사십에서 육십 킬로미터의 속력을 낸다. 그는 타고난 사냥꾼이며 끈기의 화신이다. 바삐 위치를 바꾸는 앞발과 뒷발 너머로 회색 구름이 퍼져 나갈 것이다. 곰은 바위를 뛰어넘고, 나무를 오르고, 강을 건넌다. 어떤 방해도 없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누구도 그를 쏘지 않는다. 잠든 채로 끌려 나오지도 않는다. 그는 어디든지, 원하는 만큼 간다. 산은 모두 곰의 것이다. 그는 자유롭다. 녹원은 가슴에 양손을 올렸다. 마치 포로처럼.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윽고, 만족스러운 미소가 그의 얼굴로 번져 나갔다.
  • [세종로의 아침] 상처 입은 긴팔원숭이를 보며/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상처 입은 긴팔원숭이를 보며/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우리보다 경제력이 뒤지는 나라들을 여행하다 보면 반면교사 같은 장면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다소 우쭐대는 기분으로 찾았다가 뒤통수를 얻어맞는 상황과 맞닥뜨린 격이어서 더 깊게 각인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얼마 전 태국 푸껫의 긴팔원숭이재활센터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이 재활센터는 이름 그대로 인간과의 서식지 전쟁에 패해 살 곳을 잃었거나, 밀렵꾼에게 잡혀 인간의 노리개 노릇을 하던 긴팔원숭이들을 구해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전 적응 훈련 등을 하는 곳이다. 규모나 시설 등은 보잘것없었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긴팔원숭이들을 구해 보려는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만큼은 뚜렷해 보였다. 이 재활센터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태국인들의 동물권에 대한 높은 이해였다. 현실적으로 긴팔원숭이는 ‘긴요한 관광 자원’이다. 음식점 등에서 호객 행위를 할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한데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이 같은 행태를 과감히 버리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관광지에서 말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코끼리에서 관찰됐다. 태국의 대표적인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인 코끼리 트레킹을 거부했다는 관광객 이야기, 코끼리에게 물리적 위해를 주는 트레킹 대신 관광객이 직접 코끼리를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보호소 이야기 등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자각, 동물들의 생존 권리에 대한 이해가 태국 사회 전반에서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라 여겨진다. 동물권이 단지 윤리의 문제이거나 감성의 영역에 머물 화두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왜 그런지는 지긋지긋하게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 경위를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인구 통제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딥스테이트(숨은 권력집단)가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식의 음모론만 낭자할 뿐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야생의 복수’ 쪽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늘며 바이러스 노출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관점이다. 박쥐가 갖고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밝혀지지 않은 경위를 통해 천산갑에게 옮겨 갔고, 천산갑이 중간 숙주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변이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매우 불편하겠지만, 최초 발병지로 알려진 우한시장이 야생동물 불법 밀도살 행위가 잦은 곳이었다는 점이 이 같은 견해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견해가 맞다면 코로나19를 불러온 원인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인간의 욕망이다. 설령 빌 게이츠나 미국 제약회사들이 얽힌 음모론이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인간의 욕망이 개입돼 빚어진 참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올해는 범의 해다. 나라 안 여기저기에서 호랑이 예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범은 공식적으로 한반도에서 사라진 동물이다. 기본적으로는 서식지 파괴가 주요 원인이겠지만, 가죽은 방한용품이나 장식용으로, 뼈와 살은 약으로, 이빨과 발톱, 수염 등은 벽사를 위한 부작(符作)으로 썼던 우리의 과거 행태도 한 원인이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동물들의 권리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야생동물 수렵 금지 등의 조치를 넘어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된다. 동물들이 갖고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면, 바이러스 창궐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더 잘 먹고 더 잘 살기 위해, 더 진기한 맛을 탐닉하기 위해 동물을 핍박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 호랑이 ‘으르렁’에 아이 울음 뚝…일시 마비 부른 초저주파 때문

    호랑이 ‘으르렁’에 아이 울음 뚝…일시 마비 부른 초저주파 때문

    ‘흰 소’가 퇴장하고 ‘검은 호랑이’가 등장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2022년은 60갑자의 서른아홉 번째, 십이지 동물 중 세 번째인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다. 일부에선 임인년을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부르는데 이는 십간(十干)의 아홉 번째 ‘임’(壬)이 열 번째 ‘계’(癸)와 함께 물의 기운을 상징하고 방향으로는 북쪽, 오방색 중 검은색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호랑이가 창경궁 뒤편 숲에서 새끼를 낳았다는 기록이 등장할 정도다.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한국 공동연구팀은 “1870~1900년 조선을 여행했거나 거주했던 서구인의 책과 현장노트, 편지, 일기 등을 분석한 결과 한양 도성 안에서 표범을 직간접으로 목격했다는 기록 12건을 찾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생명과학 국제학술지 ‘최신 보전과학’ 11월호에 발표한 바 있다. 조선시대엔 ‘착호군’이라는 이름으로 호랑이 사냥을 전담하는 일종의 특수부대까지 운영했을 정도로 호랑이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해수(害獸·해로운 짐승)구제사업은 이 땅에서 호랑이 씨를 말리는 데 결정타가 됐다. 2015년 독일, 영국, 덴마크 과학자들은 호랑이 2000마리 두개골과 100마리의 호랑이 가죽 색상, 줄무늬, 생태학적 특성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구상에 있는 호랑이는 순다 호랑이, 대륙 호랑이 2종으로만 구분된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했다. 그렇지만 2018년 미국 야생동물보전협회, 중국 베이징대 중심의 국제공동연구팀은 호랑이 32마리 유전체 전체를 비교분석해 호랑이 아종은 2종이 아닌 6종이라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은 호랑이 아종을 6종으로 보고 있다. 호랑이가 몇 종인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종을 정확히 알아야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맞춤 전략을 세울 수 있다.호랑이는 사자, 표범과 함께 대표적인 고양이과 맹수이지만 옛날 이야기나 민화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해 어려서부터 친숙한 동물이기도 하다. ‘달님과 햇님’에서 호랑이는 떡을 이고 가는 엄마 앞에 나타나 으르렁대며 떡을 빼앗아 먹다가 결국 엄마까지 잡아먹고 ‘곶감과 호랑이’에서는 할머니가 계속 울어대는 아이에게 “자꾸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라며 달랜다. 엄마가 호랑이와 맞닥뜨렸을 때 꼼짝없이 떡을 내놓을 수밖에 없고 호랑이의 으르렁거림에 울음을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은 호랑이 울음 소리에 섞인 초저주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리에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를 가진 것이 있는가 하면 파장이 너무 길거나 짧아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다. 가청 주파수는 20~2만㎐(헤르츠)이고 2만㎐가 넘는 소리는 초음파, 20㎐ 미만은 초저주파이다. 초저주파를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동물들도 있지만, 호랑이는 초저주파로 먹잇감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동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호랑이는 가청주파수의 포효를 내기도 하지만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 소리를 내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호랑이가 내는 17~18㎐의 초저주파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으스스한 느낌’을 받고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초저주파가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두루미 5200마리, 닭 50만 마리 떼죽음”…이스라엘 최악의 조류독감

    “두루미 5200마리, 닭 50만 마리 떼죽음”…이스라엘 최악의 조류독감

    이스라엘 북부에서 시작된 조류독감으로 최소 5200마리의 두루미와 닭 수십만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타마르 잔드버그 환경부 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조류독감 피해가 발생했다. 두루미 5000여 마리가 조류독감으로 죽었으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두루미 수천 마리가 집단 폐사한 이스라엘 북부의 훌라호(湖)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철새들의 최대 도래지다. 훌라호에는 매년 약 10만 마리의 두루미가 찾는데, 현재 집단 폐사한 5000여 마리 외에도 1만여 마리가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폐사한 두루미 수천 마리의 사체는 현재 홀라호 인근에 방치돼 있다. 이스라엘 공원 및 자연청은 “너무 많은 개체가 한꺼번에 죽은 탓에 처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른 야생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사체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홀라호 인근의 농장이 조류 독감으로 인한 두루미 집단 폐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환경부는 폐사하는 개체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가운데, 조류 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닭 50만 마리의 도살도 결정됐다. 당국이 가금류 예방 차원에서 닭 수십만 마리를 도살 처분한 뒤 현지에서는 계란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당국은 해외에서 계란을 수입해 품귀 현상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조류 독감은 드물게 사람에게서도 감염증을 일으키며, 기침과 호흡 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 사람에서 사람에게로 감염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전북 대형 숙원사업 3건 예타 통과

    새만금항 인입철도 등 전북도의 대형 숙원사업 3건이 기재부의 재정사업평가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이들 사업 추진에 2027년까지 총사업비 1조 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지역개발이 촉진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기재부 8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사업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사업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 등 3건이 예타를 통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사업’ 예타 통과는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 철도·공항·항만) 구축의 방점을 찍은 것으로, 새만금 내부 개발 촉진과 기업 유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만금항 인입철도는 군산(대야)~새만금 신항만 구간 단선 전철을 신설하여 새만금 지역의 여객·화물 철도 수송체계를 구축하는 교통망이다. 새만금 공항(2028년)·새만금신항(2025년)과 함께 주요 물류교통망으로 새만금 개발의 핵심 인프라다. 2027년까지 총사업비 1조 3282억원을 투입해 기존 군장산단 인입철도(옥구~대야 18.1km)를 전철화 하고 새만금항~옥구간 29.5km를 새로 건설한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로 새만금항에서 장항선, 호남선, 전라선과 연계가 가능하여 주민들의 교통편익 향상은 물론, 새만금을 전국으로 연결하는 철도 교통물류 수송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사업’은 새만금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보존과 이용이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는 생태문명을 선도하는 랜드마크다. 환경생태용지는 2012년 수립한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개발기본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다. 새만금 개발사업과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자연환경을 형성하여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고 생태복원을 통한 수질정화 등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야생 동·식물 서식공간 및 생태체험, 환경교육 공간 제공을 위해 2050년까지 4단계로 나누어 총사업비 1조 1511억원을 투입하여 새만금 내부에 49.8㎢를 조성할 계획이다.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조성은 새만금 간척지역 내 염생식물 군락지, 야생동물 서식지 등을 통해 생태적 수질정화, 철새·멸종위기종 등 야생동물 복원·번식처를 마련하고 아울러, 전시·체험형 생태관광 및 환경 교육·연구를 위한 국제생태환경체험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환경생태용지 조성을 통해 새만금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보존과 이용이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는 생태문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 사업’ 예타 통과로 수도시설의 안정성 확보 기반이 마련되어 5개 시·군 약 130만 도민에 대한 대규모 단수로 인한 피해 예방이 가능해진다.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는 2025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전국 광역상수도를 대상으로 수도사고 시 단수 파급영향이 큰 주요 관로를 단계적으로 복선화하는 사업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올해 국가예산 최대 확보에 이어 예타 사업 3건을 모두 통과시키는 트리플 크라운 성과를 이루었다”며 “이번에 예타 통과된 사업들은 전북도 생태문명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조화로운 새만금 개발을 견인할 사업들로 향후 본 사업들이 궤도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힘을 하나로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 ‘축사‧사람 습격’ 들개로 돌아온 제주 유기견…“반려견 버리지 않는 것이 우선”[이슈픽]

    ‘축사‧사람 습격’ 들개로 돌아온 제주 유기견…“반려견 버리지 않는 것이 우선”[이슈픽]

    # 지난해 6월 제주시 한립읍의 한 한우 농가에 들개 6마리가 침입해 생후 3개월 된 송아지 4마리를 물어 죽였다. 들개떼는 자기 몸보다 2∼3배나 큰 송아지를 거침없이 공격했다. 주민들은 들개 포획 틀을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 지난 5월에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주민 A씨(52)가 반려견과 산책 도중 들개에게 공격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52)는 갑자기 나타난 들개가 반려견의 목덜미와 귀를 물어뜯자, 이를 보호하려다 왼쪽 발목을 들개에게 물렸다. A씨는 발목을 다쳐 인대를 상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최근 제주에서 유기견들이 야생에서 들개처럼 변해, 축사를 습격하거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가 잇따르자 제주에선 올해 전국 처음으로 ‘야생화된 들개 실태 조사’를 실시했는데, 제주도 한라산 해발 300~600m 고지대에 야생화된 들개 2000여마리가 살고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 첫 ‘야생화된 들개 실태 조사’…제주 산간에 2000여마리 서식 지난 28일 제주대 산학협력단(야생동물구조센터)은 지난 4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중산간 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을 실시한 결과 1626~2168마리의 들개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산림지와 초지가 접한 해발 300~600m 중산간 지역에서 포획된 유기견 개체 수와 지역 환경변수를 고려해 들개 개체 수를 추정했다. 특히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들개가 보통 3∼4마리 군립생활을 한다는 점에 비추어 앞으로 개체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들개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소, 닭 등 가축과 노루 등 야생동물은 물론 사람에게도 위협이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제주 대표 관광지 ‘성산일출봉’에도 등장한 들개제주의 대표 관광지인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한라산, 올레길 등에도 들개들이 출몰해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제주도청 게시판에 들개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민원글 작성자는 “새벽 일출을 보러 이모 두 분이 성산일출봉에 방문했다가 짖어대는 개 3마리에 둘러싸여 움직이지도 못하고 벌벌 떨다 오셨다”며 “겁에 질려 숙소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를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사례가 더 있나 찾아보니 작년에도 그 개들 때문에 피해볼 뻔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고, 관리실에서도 통제가 안 되는 개들이라고 한다”며 “관광객이 그렇게 많은 성산일출봉에서 누구 하나 개한테 물어뜯겨 다치고 나서야 조치가 취해질 거냐”고 우려를 표했다. 당시 성산일출봉 관리사무소와 서귀포시 등은 성산일출봉에 출몰하는 들개를 약 4마리로 추정한 바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야생 들개…“사전 대책은 유기견 없도록 하는 것”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들개를 ‘유기 또는 유실에 의해 사람의 손길에서 벗어나, 산과 들에서 생활하고 번식하는 야생화된 개’로 정의하고 있다. 제주에선 유기견 포획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한라산 고도 300m~600m를 중산간 지대에서 포획된 유기견 수는 2017년 243마리, 2018년 416마리, 2019년 453마리, 2020년 542마리이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들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방지대책과 함께 현재 서식하는 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을 병행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먼저 사전 방지대책으로 △동물등록제와 △유기 동물 입양 활성화, △중성화 수술 지속 확대 등을 제안했다. 또 현재 서식하는 들개에 대해 지역 실정에 맞는 관리방안을 접목하고, 법적으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의뢰한 제주도는 용역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영상] 보기 드문 흰코뿔소, 英 동물원서 탄생

    [영상] 보기 드문 흰코뿔소, 英 동물원서 탄생

    최근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난 흰 코뿔소가 세상에 공개됐다.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새끼 흰 코뿔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서퍽주 로스토프트 인근 동물원에서 어미 니자리(9)와 아비 짐바(13)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육사들은 새끼 흰 코뿔소가 아직 수컷인지 암컷인지 알 수 없어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흰 코뿔소가 태어난 동물원은 ‘아프리카 얼라이브’(옛 서퍽 야생동물 공원)라는 곳이다. 이 동물원에는 수컷 한 마리를 포함한 모두 네 마리의 흰 코뿔소가 살고 있으며 새끼가 태어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사육사들은 새끼를 두고 ‘작은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해당 동물원의 한 책임자는 “니자리는 새끼와 잘 지내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처음 어미가 됐기에 우리는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임자에 따르면, 임신한 흰 코뿔소는 출산 직전부터 며칠간 무리와 떨어져 지낸다.책임자는 “이런 자연적인 행동을 모방하고자 우리는 다른 코뿔소들로부터 떨어진 곳에 니자리를 위한 분만실을 설치하고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통해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흰 코뿔소는 보통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40~60㎏ 사이로, 완전히 자라면 최소 1.8t에서 3.6t까지 나간다. 이 동물원에서 지내는 흰 코뿔소는 남부 흰 코뿔소라는 종으로, 과거 멸종 직전까지 사냥 됐지만, 보존 프로젝트 덕분에 1만8000여 마리까지 늘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이 2~5년마다 발표하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인 ‘적색 목록(Red list)’상 취약 근접종으로 분류된다. 사진=이스트 앵글리아 동물학회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DMZ에서 온 연하장/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DMZ에서 온 연하장/탐조인·수의사

    연하장 철이다. 연하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두루미. 신성과 행운과 장수의 상징으로,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가졌다. 그 두루미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지? 실제로 본 두루미는 연하장에서 연상되는 모습보다 훨씬 크고 우아하고 압도적이고 아름답다. 뚜루뚜루 하는 소리는 마음의 곳간을 채우는 것 같고 보고 또 봐도 더 보고 싶어 매년 두루미를 보러 철원과 연천과 파주를 찾게 된다. 멸종위기 종이지만 약간은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늘씬한 회색의 재두루미도 아주 멋지지만 역시 으뜸은 두루미다. 그래서 연하장에 재두루미가 아니라 두루미가 등장하는 것이겠지. 그러나 몹시 슬프게도 두루미는 지금 세계적으로 아주 심각한 멸종위기 상태다. 몸집이 큰 대신 빨리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인기척에 아주 예민해서 사람이 많은 도시 지역에서는 살기 어렵다. 그래서 밀리고 밀려 연천과 철원 DMZ 인근에 가장 많은 수가 머문다. DMZ는 우리에게는 분단으로 인한 아픔의 땅이지만 두루미들에게는 거의 마지막 남은 ‘쉴 만한 안식처’인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안식처도 위협받고 있다. 우선 두루미가 삵과 같은 포식자를 피해 밤에 쉴 수 있고 얼지 않는 여울이 사라졌다. 연천의 대표적인 두루미 쉼터인 장군여울은 군남댐 때문에 잠겼고, 망재여울도 군남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긴다. 떠밀려 연천으로 온 두루미들은 내 몸 편히 쉴 곳도 줄어든 것이다. 둘째, 개발과 인삼 재배 등으로 먹이활동을 할 논습지 자체가 줄고, 기계를 써서 수확 수율이 좋아지고 볏짚도 모두 거둬 버려 두루미가 먹을 낙곡이 많이 사라졌다. 뜻있는 사람들이 먹이주기를 하고, 일부 농민들은 자발적으로 볏짚 더미를 말지 않고 남겨 두지만 서식지가 줄어 역부족인 것 같다. 그리고 도라산고속도로. 분단과 지뢰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던 두루미와 다른 야생동물을 위한 공간 DMZ의 습지로 고속도로를 낸다는 것이다, 굳이. 고속도로 옆은 시끄러워서 살 수 없다. 그러니까 새들의 무덤인 유리방음벽을 그렇게 계속 만들지. 행운을 상징하는 신선의 새 두루미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근하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두루미 연하장에 쓰일 말들. 정작 연하장 속 두루미는 곧 지구에서 사라질 위험에 빠졌는데. 어쩜 연하장에 숨은 말은 ‘살려 주세요. 우리도 새해를 맞고 싶어요’일지도.
  • 먹이 구하지 못해 아사(餓死)… ‘루돌프’ 순록이 사라진다

    먹이 구하지 못해 아사(餓死)… ‘루돌프’ 순록이 사라진다

    산타와 함께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루돌프’ 순록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 서식하는 순록 개체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 대부분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었고, 여름철 무더위는 새끼 순록들을 죽게 만들었다. 노르웨이에서는 순록 200마리가 한꺼번에 굶어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땅이 얼어붙어 순록들이 식물을 먹지 못하게 된 탓이다. 미국 알래스카에서도 순록 개체 수가 90% 이상 감소한 사례가 보고됐다. 33년 전만 해도 약 500만마리에 달했던 순록의 수가 급감한 것은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사냥 등의 영향 때문이다. 라플란드 순록은 영하 30도 이하 추운 겨울에 눈 속을 파고 이끼 등을 뜯어 먹으며 살지만 기후위기로 먹이가 부족해 굶주리고 있다. 통상 영하 50도까지 내려갔던 라플란드는 이제 영하 20도에서 0도 사이를 웃돌며, 지구 평균보다 4배 빠른 속도로 가열되고 있다. 25년째 순록에게 사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목동인 안나 크리스티나 올릴라는 더미러와의 인터뷰에서 “겨울이 늦게 시작되고 봄과 여름이 오래 지속되면서 새끼 순록들이 죽어가고 있다. 순록 무리는 먹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순록처럼 북극 지방에 사는 동물은 땀샘이 거의 없고 일 년 내내 두꺼운 단열층을 유지하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기 힘들다. 담요 역할을 하던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먹이에 접근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졌다. 북극곰과 순록을 비롯해 지역 야생동물들이 모두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 면적·편의시설 조건 갖춰야… 1호는 순천만, 2호는 태화강

    국가가 지정하는 국가정원은 국비가 지원되고, 자치단체가 운영권을 갖는다. 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려면 면적과 구성, 편의시설, 운영실적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현재 국가정원은 제1호 순천만국가정원과 제2호 태화강국가정원이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전남 순천시 풍덕동, 오천동 일원 92만 6992㎡에 세계정원 13개, 참여정원 30개, 테마정원 14개 등 총 57개 주제정원으로 구성됐다.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식물 848종 435만주가 있다. 생태체험관에 어류 등 41종 981마리, 야생동물원에 포유류 등 18종 96마리, 물새놀이터에 홍학 4종 44마리, WWT습지에는 조류 3종 63마리 등이 있다. 2023년 4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울산시 중구, 남구 일원 태화지구 48만 4998㎡와 삼호지구 35만 454㎡ 등 총 83만 5452㎡ 규모를 자랑한다. 생태·대나무·계절·수생·참여·무궁화 등 6개 주제, 29개 세부정원으로 구성돼 있고 방문자센터와 정원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 어미도 외면, 기댈 곳 없던 4살 고아 침팬지…동족 손에 살해 비극

    어미도 외면, 기댈 곳 없던 4살 고아 침팬지…동족 손에 살해 비극

    어미도 외면한 고아 침팬지가 사람 품을 떠나자마자 비극적 죽음을 맞이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동물원을 떠나 보호구역으로 간 4살 암컷 침팬지 ‘바란’이 동족에게 맞아 죽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18일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케냐 ‘올 페제타 보호소’(Ol Pejeta Conservancy) 측은 바란이 다른 침팬지와의 본격적인 공동생활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바란이 이란 동물원에서 케냐 보호구역으로 옮겨진 지 약 6개월 만에 발생한 비극이다. 바란은 이란 수도 테헤란 에람공원에서 나고 자랐다. 미숙아로 태어나 사육사 보호를 받다가 어미 품으로 돌아갔으나 어미의 양육 거부로 고아가 됐다. 동물원 측은 바란의 발육 부진을 우려했다. 계속 사람 손에 크다간 사회화에 실패할 거란 분석이었다. 같은 동물원의 다른 침팬지도 바란을 외면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다.고심 끝에 동물원 측은 바란을 케냐 침팬지 보호소로 보내기로 했다. 바란이 동족 집단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이에 따라 바란은 7월 5일 이란을 떠나 아프리카 케냐로 갔다. 격리구역에서 90일을 보내고 10월 초 본격적인 통합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하지만 겨우 두 달 만에 동족 손에 맞아 죽고 말았다. 케냐 보호소 측은 “격리를 끝내고 보호구역으로 간 바란이 다른 침팬지에게 맞아 크게 다쳤다. 갖은 의료적 대응에도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란은 격리를 마치고 보호구역으로 가 다른 침팬지와 교류했다. 간격을 두고 떨어진 우리에서 신체적 접촉 없이 다른 침팬지들을 관찰하는 통합 초기 단계에 투입됐다. 다음 통합 단계로 나아가기 전까지 기존 침팬지 무리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었다. 별 탈 없이 보호구역에 적응하는가 싶었던 바란은 그러나 안전장치를 부수고 다른 침팬지 우리로 넘어갔다가 변을 당했다.보호소 측은 “구역 침범에 화가 난 침팬지들이 바란을 공격했다. 사육사들이 재빨리 개입해 물리적 충돌을 막았으나, 그 짧은 순간에 바란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22마리 침팬지를 보호구역에 성공적으로 통합시켰다. 바란이 다른 침팬지 34마리와 가족이 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며 바란의 죽음을 애도했다. 또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통합 절차를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어미도 외면한 불쌍한 고아 침팬지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 떠난 보호소에서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자, 일각에선 동물원이나 보호소 같은 제한된 서식지가 침팬지의 폭력성을 자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동족을 살해하는 침팬지의 폭력성은 타고난 습성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 무어라 단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미국 미네소타대학 인류학자 마이클 L 윌슨 박사는 2014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침팬지 폭력성이 진화 전략이라고 밝혔다. 야생 침팬지 집단 18개에 대한 과거 50년의 연구 내용을 검토한 결과, 침팬지들은 번식을 위한 생존 방법으로 ‘동족 살해’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침팬지들이 자신들의 영역과 짝짓기 상대, 먹이와 물 등을 확보하고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경쟁 관계의 다른 침팬지 집단을 살해하는 거란 설명이다. 연구팀은 그 근거로 152개 침팬지 살해 사건 대부분이 인간 개입이나 서식지 파괴와 무관한 아프리카 동부 침팬지 집단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 인간이 미안해…불도저로 ‘코알라 학살’한 호주 농장주

    인간이 미안해…불도저로 ‘코알라 학살’한 호주 농장주

    호주 빅토리아주의 한 토지 소유주와 목재 농장주 등이 100여 건의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CNN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목재 농장 측은 지난해 초, 빅토리아주 케이프 브리지워터 인근의 유칼립투스 숲 벌목 과정에서 수많은 코알라를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당시 목격자들은 농장 관계자들이 숲에 서식하는 코알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벌목을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마을 주민은 불도저에 밀려 죽은 코알라를 목격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호주 당국이 제보를 접한 뒤 조사에 나섰고, 현장에서는 실제로 코알라 2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부상을 당한 코알라 중 49마리가 안락사당했으며, 200마리 이상의 코알라가 서식지를 빼앗기고 다치는 등의 피해를 받았다. 현재 농장 소유주는 불법 토목사업과 더불어 총 126건의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또 해당 농장이 있는 토지의 토지주 및 농장과 계약하고 벌목에 참여한 업체도 코알라의 생태계를 교란한 혐의로 기소됐다. 빅토리아주 자연보전 규제 당국은 “농장 측은 코알라 수십 마리에게 무리한 고통을 가하고, 보호종인 코알라의 서식지를 파괴했다”면서 “코알라 약 50마리가 안락사당했고, 이밖에도 많은 코알라가 (불법 벌목으로) 기아, 탈수, 골절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농장과 벌목 업체 등의 만행을 제보한 국제 환경보호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이번 사태를 “코알라 학살”이라고 칭하며 맹비난했다. 단체 측은 성명을 통해 “빅토리아주의 농장 산업이 무자비한 생태계 파괴와 광범위한 코알라 부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에 경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주에서는 야생동물을 죽이거나 괴롭히면 한화로 최대 약 96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해를 끼친 동물의 숫자에 따라 한 마리당 약 96만원에 달하는 추가 벌금이 부과되기도 한다.한편,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인 코알라가 산불과 성병 등으로 오는 2050년 멸종위기에 처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호주 코알라 사이에서는 치명적인 성병인 클라미디아(Chlamydia)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인수 공통 감염병인 클라미디아는 주로 코알라가 짝짓기하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한번 감염된 암컷은 죽거나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의 보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산불이나 산림 파괴, 가뭄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성병으로 인한 건강 위협이 계속되면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코알라 개체 수를 10만~50만 마리로 보고 있지만, 호주코알라재단은 실제 개체 수가 5만 8000마리 정도라며 코알라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애니멀 픽!] 포식자 맞아? 코끼리 위협에 나무 위로 도망친 표범

    [애니멀 픽!] 포식자 맞아? 코끼리 위협에 나무 위로 도망친 표범

    포식자인 표범 한 마리가 코끼리에게 쫓겨 나무 위로 피신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북부 마디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최근 표범 한 마리가 코끼리를 피하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간 뒤 웅크리고 있었다.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여행 목적으로 이곳을 방문한 사진작가 케빈 둘리(60)는 이 같은 모습을 발견하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사진 속 표범은 집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린 채 밑에서 자신을 끌어내리려고 애쓰는 코끼리를 지켜봐야만 했다. 코끼리는 그 밑에서 한참 동안 머물며 표범을 위협하고 심지어 모래를 공중에 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수컷 코끼리는 1마일(약 1.6㎞) 떨어진 곳에서부터 표범 냄새를 맡고 쫓아왔다. 나무에 다가가 표범을 끌어 내리려 했지만, 표범은 나무를 꽉 붙잡고 있었다”면서 “난 이 같은 모습을 한 시간 반 정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또 “야생에서 표범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울 수 있지만, 코끼리와 표범의 조우한 모습을 보는 것은 분명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경험”이라면서 “내가 본 장면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야생에서 코끼리는 사자나 표범과 같은 대형 포식자를 인식하면 표적으로 삼고 기회가 있으면 위협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포식자를 항상 쫓아내는 것은 아니지만, 겁을 주기 위해 종종 커다란 울음소리를 낸다. 코끼리 무리는 먹이를 찾아 초원을 돌아다니며 서로 의사소통하기 위한 낮은 울음소리를 내곤 하는데 여기에는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게다가 코끼리는 새끼를 제외하고 가장 작은 성체라도 힘이 매우 세 포식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협동심이 강해 표범뿐만 아니라 사자와 같이 무리 생활을 하는 포식자도 코끼리 무리를 보면 입맛만 다실 뿐이다. 사진=케빈 둘리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