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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미국行에 후발주자도 기대감↑…국내외 상장 추진 들썩

    쿠팡 미국行에 후발주자도 기대감↑…국내외 상장 추진 들썩

    쿠팡의 미국 직상장 성공에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쿠팡 상장이 이커머스 전망에 대한 시각을 호의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투자금 확보가 절실한 관련 업체들의 국내외 상장 시도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신선식품 배송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 숙박예약 스타트업 앱 ‘야놀자’, 인테리어 앱 ‘오늘의 집’, 중고물품 거래 커퓨니티 앱 ‘당근마켓’, 이커머스 앱 ‘티몬’ 등이 국내외에서 상장을 준비하는 후보로 거론된다.새벽배송의 원조인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 등에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어느 나라 증시에 상장할지 명시하진 않았으나 최근 국내 증시에서의 IPO를 염두에 두고 삼성증권과 체결했던 주관사 계약을 해지한 데다, 마켓컬리의 대주주 지분 비율이 낮아 경영권 보호를 위해 차등의결권이 필요한 점 등을 이유로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한다는 분석이다. 티몬은 이미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고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30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기도 했다. 야놀자 역시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자 기업에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요건(테슬라 요건)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쿠팡에 자극을 받아 미국 상장으로 우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야놀자가 미국에 간다면 지금(5조원)보다 최소 2배인 10조원 이상 평가받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동종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120조원까지 기업가치가 불어났다. 다만 상장이 끝은 아니다. 쿠팡 이전에 미국 진출을 시도했던 회사 10곳 중에 남아 있는 곳은 게임업체 그라비티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쿠팡도 이번 상장으로 정보가 샅샅이 공개된다. 최근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요 주주가 드러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앞으로 쿠팡의 노하우를 경쟁사가 파악하기도 쉬워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은 상장 첫날인 지난 11일(현지시간)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 급등한 49.25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기며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최대 규모 외국 기업이 됐다. 상장 이틀째는 주당 48.4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예약 대신해드려요” 노인들 위해 ‘백신 도우미’ 자처한 美 소년

    “예약 대신해드려요” 노인들 위해 ‘백신 도우미’ 자처한 美 소년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지역 노인의 백신 도우미를 자처했다. ABC뉴스는 8일 보도에서 미국 뉴욕주의 7학년생 샘 커슈(12)가 백신 접종 예약에 애를 먹는 노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전했다. 뉴욕주 스카스데일에 사는 커슈는 요즘 특별한 성인식을 치르는 중이다. 이른바 ‘바르미츠바프로젝트’로 소년은 현재까지 지역 노인 1650명의 백신 접종 예약을 대신했다. 바르미츠바(여자는 바트미츠바)는 유대교 전통 성인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자는 13살, 여자는 12살이 되면 성년의례를 치른다. 유대인들에게는 결혼식 못지 않게 중요한 인생 통과의례로 꼽힌다. 13살을 앞둔 소년도 무언가 뜻깊은 활동으로 성인식을 기념하고 싶어 했다. 모금 활동도 고려했다. 그러다 조부모의 백신 접종 과정을 지켜보고 노인들의 백신 예약을 대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소년은 “아버지가 조부모 4명의 접종 예약을 돕는 것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가족과 떨어져 힘들어하던 수많은 노인이 이제는 백신을 찾아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다. 뉴욕은 현재 주 정부 자체적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받고 있다. 7일 출시한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예약을 잡을 수 있다. 확약 후에는 이메일로 바코드가 날아오는데, 가지고 있다가 접종소에 보여주면 된다. 이와 별도로 양식에 따라 작성한 문서도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한다. 양식을 제출하고 받은 접수번호 역시 접종소에 가져가야 한다.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노인에게는 복잡하기만 한 절차다. 여러 문항을 거쳐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예약을 잡는 일도, 온라인으로 양식을 작성하고 제출하는 일도 어렵다. 조부모 사례에서 이 같은 어려움을 알아차린 소년은 지난달 ‘백신 도우미’(vaccine helper)라는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노인에게는 주 정부 예약사이트보다 접근이 쉬웠다. 소년은 “자격 요건을 충족한 분들이 주소와 전화번호, 원하는 날짜 등 예약에 필요한 개인 정보를 사이트에 입력하면, 내가 예약을 대신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역사회 노인 1650명의 예약을 성사시켰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현재 암 투병 중인 한 노인은 “지난 달 샘 덕에 백신접종을 마치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친구 30명에게 소개했는데 역시 샘의 도움을 받았다. 노인 친구 중 백신 예약을 어떻게 하는 건지 아는 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샘은 매일 최소 서너 개의 예약을 대신하려 노력 중이다. 소년은 “비디오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백신 예약을 최우선으로 하려 노력한다. 예약 확정은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소년의 컴퓨터 화면 한쪽에는 숙제 페이지, 다른 한쪽에는 예약 페이지가 열려 있었다. 소년은 “오랜 시간 조부모를 만나지 못하면서 가족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확실히 이해했다. 제 덕에 마침내 손자들을 볼 수 있게 됐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매일 놀라는 중”이라며 뿌듯해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재계 블로그] 넥슨이 던진 ‘3대 화두’에 고심 깊어진 엔씨

    [재계 블로그] 넥슨이 던진 ‘3대 화두’에 고심 깊어진 엔씨

    성과급 불만 SKT, 전직원에 800만원요즘 판교에선 “엔씨소프트가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국내 게임사 중 ‘맏형’인 넥슨이 최근 연봉 인상,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원스토어 입점 등 남다른 행보를 보이자 업계 2~3위권인 엔씨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르면 이달 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엔씨의 임금 인상이다. 지난달 1일 넥슨이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인상하고,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발표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넥슨, 엔씨와 함께 국내 게임사 ‘빅3’로 꼽히는 넷마블은 곧바로 넥슨을 따라서 연봉을 800만원 올렸는데 엔씨는 매년 3~4월에 있는 직원 연봉협상 때 결정하겠다며 미뤘다. 그러는 사이 게임계는 물론이고 부동산 업체 ‘직방’이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으로 인상했고, 통신사 1위인 SK텔레콤은 최근 성과급 논란을 불식시키고 인재를 영입하고자 전 직원에게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래프톤도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 일괄 인상하고, 초봉도 6000만원 올려 업계 최고 대우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당초 게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불리던 엔씨의 개발자 초봉(4000만원대 중반)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게 됐다. 엔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처음 가입했고, 김택진 엔씨 대표가 2020년에 전년보다 두 배 많아진 약 180억원을 받아 이번에도 게임 업계 ‘연봉킹’ 수성이 유력하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도 엔씨를 부담스럽게 한다. 일정 확률에 따라 나오는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유도하는 일부 게임 구조를 놓고 “도박처럼 사행성이 짙다”고 비판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규제 법안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왔다. 그러자 넥슨은 지난 5일 게임 업계에서 지정한 ‘자율규제 강령’에 없는 부분까지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기로 선제 발표했다. 엔씨도 대표 게임인 ‘리니지’가 사행성 논란에 시달리는데 추가로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또한 넥슨은 지난해 ‘토종 앱장터’인 원스토어에 시작 게임인 ‘바람의나라:연’, ‘열혈강호M’을 출시했다.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가는 구글이나 애플의 앱장터와 달리 원스토어는 수수료가 20%에 불과하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아 외면받던 곳이었다. 토종 앱장터가 있어야 견제가 가능하다는 분위기 속에 위메이드의 ‘미르4’나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도 원스토어에 입점했다. 2017년 ‘프로야구 H2’가 원스토어 마지막 입점인 엔씨는 올해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프로야구H3’의 추가 입점 계획이 아직 없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쏘아올린 이슈에 엔씨도 언제까지나 침묵할 수 없어서 지금 김 대표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넥슨이 쏘아올린 이슈에 고민 깊어지는 ‘택진이 형’

    넥슨이 쏘아올린 이슈에 고민 깊어지는 ‘택진이 형’

    요즘 판교에선 “엔씨소프트가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하다”는 이야기가 화제다. 국내 게임사 중 ‘맏형’인 넥슨이 최근 연봉 인상,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원스토어 입점 등 남다른 행보를 보이자 업계 2~3위권인 엔씨의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르면 이달 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엔씨의 임금 인상이다. 지난달 1일 넥슨이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인상하고,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발표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넥슨, 엔씨와 함께 국내 게임사 ‘빅3’로 꼽히는 넷마블은 곧바로 넥슨을 따라서 연봉을 800만원 올렸는데 엔씨는 매년 3~4월에 있는 직원 연봉협상 때 결정하겠다며 미뤘다. 그러는 사이 게임계는 물론이고 부동산 업체 ‘직방’이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으로 인상했고, 통신사 1위인 SK텔레콤은 최근 성과급 논란을 불식시키고 인재를 영입하고자 전 직원에게 임금협상 타결금 80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래프톤도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 일괄 인상하고, 초봉도 6000만원 올려 업계 최고 대우를 제시했다.이에 따라 당초 게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불리던 엔씨의 개발자 초봉(4000만원 중반)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게 됐다. 엔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처음 가입했고, 김택진 엔씨 대표가 2020년에 전년보다 두 배 많아진 약 180억원을 받아 이번에도 게임 업계 ‘연봉킹’ 수성이 유력하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도 엔씨를 부담스럽게 한다. 일정 확률에 따라 나오는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유도하는 일부 게임 구조를 놓고 “도박처럼 사행성이 짙다”고 비판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규제 법안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왔다. 그러자 넥슨은 지난 5일 게임 업계에서 지정한 ‘자율규제 강령’에 없는 부분까지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기로 선제 발표했다. 엔씨도 대표 게임인 ‘리니지’가 사행성 논란에 시달리는데 추가로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또한 넥슨은 지난해 ‘토종 앱장터’인 원스토어에 시작 게임인 ‘바람의나라:연’, ‘열혈강호M’을 출시했다.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가는 구글이나 애플의 앱장터와 달리 원스토어는 수수료가 20%에 불과하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아 외면받던 곳이었다. 토종 앱장터가 있어야 견제가 가능하다는 분위기 속에 위메이드의 ‘미르4’나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도 원스토어에 입점했다. 2017년 ‘프로야구 H2’가 원스토어 마지막 입점인 엔씨는 올해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프로야구H3’의 추가 입점 계획이 아직 없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쏘아올린 이슈에 엔씨도 언제까지나 침묵할 수 없어서 지금 김 대표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나도 초봉 6천 꿈꾼다”…귀해진 개발자 대우에 ‘코딩 열공’ 돌풍

    “나도 초봉 6천 꿈꾼다”…귀해진 개발자 대우에 ‘코딩 열공’ 돌풍

    #사례1.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A(29)씨는 대우가 좋은 정보기술(IT) 회사를 묶어 부르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중 한 곳의 개발자로 지난해부터 근무 중이다. 직업 재교육 학원에 4개월간 대학등록금 한 학기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면서 수업을 듣고, 이후에도 수개월간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를 한 끝에 입사했다. A씨는 “개발자 처우가 나날이 좋아지면서 이쪽을 선택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례2. 서울 소재 한 직장에 다니던 B(33)씨는 2년여 전 회사를 때려치우고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학에선 영어를 전공해 개발 분야는 문외한이었지만 2년여간 스스로 책도 찾아보고 온라인으로 공부도 한 끝에 교육 분야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B씨는 “예전에는 앱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르다”면서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서 ‘만약 이번에 출시하는 앱이 잘 안 되더라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이란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말했다.3일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몸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개발자 지망생’들이 관련 교육기관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넥슨·넷마블·크래프톤·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800만~20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 연봉 인상을 약속했으며, 크래프톤과 직방(부동산 업체) 등은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에 맞추는 등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개발자는 파이썬·자바·C언어 등의 개발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짠 뒤 IT 서비스 뒷부분(서버)에서 이뤄지는 데이터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 작업들을 다루고, 이를 웹이나 앱상에서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업계에서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기획하는 직군, 개발 언어로 코딩을 짜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군,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배경을 디자인하는 직군 등 ‘기프트’(기획·프로그램·아트)를 모두 개발자라고 부른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탄생시킨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나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대표적인 스타 개발자다. 본사 기준 임직원 4000여명인 네이버와 2600여명인 카카오 모두 인력의 60%가 개발자로 분류될 정도로 IT 업계에서 비중이 높은 주요 직군이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일어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열풍’으로 IT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연일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다. 임금 면에서 좋아진 데다 출근 시간이 자유롭고, 서로 존중하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IT 기업 특유의 사내 문화가 젊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반면 전방위 확장 중인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은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이전보다 많이 보충되고 있지만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인력은 많지 않다고 호소한다. 교육 스타트업 ‘패스트 캠퍼스’ 관계자는 “개발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몇몇 IT 기업에서는 수강생들이 우리 회사 면접을 보도록 안내해달라며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개발자 교육생 상당수는 전공자들이 아니다. 이광열 서울산업진흥원(SBA) 교육지원본부장은 “(교육생 중) 비전공자가 69%를 차지한다”면서 “20대가 수강생의 72%고, 30대도 21%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운영 중인 무료 개발자 교육 과정(‘싹 캠퍼스 2기’) 선발 경쟁률은 16.4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1기 선발 때 6.4대1에서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아카데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테크코스’ 등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과정에도 사람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또한 요즘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등의주요 학원가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은 코딩 사교육을 받는 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가 고등학생의 희망 직업 순위 7위(2.9%)에 꼽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종호 서울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계속 귀한 몸일 것”이라면서 “여태까지 대학에서는 개발을 하기 위한 기본기나 다소 옛날 정보들을 가르친 측면이 있는데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장에 맞는 심화 커리큘럼을 개설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처우는 앞으로 계속 좋아지겠지만 적성에 맞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직장을 때려친 뒤 도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자녀 위치추적·메시지 확인…인권침해일까 자녀 보호일까

    인권위 “일부 기능, 자기결정권 침해”학부모 “교육·안전위해 불가피” 반발 ‘자녀 보호’를 목적으로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위치추적과 문자메시지 확인 기능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자 일부 학부모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인권침해에 앞서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부모의 통제가 인권침해냐는 것이다. 인권위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민간 유해정보 차단 애플리케이션의 부가 기능 가운데 문자와 메신저, 실시간 위치 정보까지 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아동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제한한다고 판단하고 개인정보 침해행위 중지 등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을 방송통신워원장에게 2일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초등학교 6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해당 앱들을 개발한 민간 회사와 정부(방통위)를 상대로 각각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보호자가 앱을 통해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부당하게 통제하고 정부는 이를 방조했다’는 취지로 인권침해를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민간 기업은 인권침해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앱 개발사들을 상대로 한 진정을 각하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앱을 통해 부모가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방통위가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뉴스, 스포츠, 여행 관련 정보 접근까지 차단하는 기능에 대해서도 아동의 학습권과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앱 개발사와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 제한은 정당한 교육권 행사”라며 반발했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한 학부모(41)는 “아이를 옆에서 챙기지 않는 이상 게임이나 유튜브에 빠져 학습 습관 길들이기가 벅차다”며 “교육과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제한은 필요한데 인권위가 이런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서학개미’ 잠 못 든 2월… 거래 56조원 역대 최대

    ‘서학개미’ 잠 못 든 2월… 거래 56조원 역대 최대

    지난달 ‘서학개미’(해외 상장 주식에 투자한 개인)들의 해외 주식 거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매수+매도 결제액)은 전월 대비 35% 증가한 497억 2950만 달러(약 55조 9954억원)였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대는 지난 1월 기록한 368억 120만 달러(약 41조 4381억원)였다. 다만 지난달 해외 주식 순매수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31억 9880만 달러(약 3조 6019억원)로 전월 대비 38% 줄었다. 종목별로 보면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3억 443만 달러)가 여전히 순매수 금액 1위였으며,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2억 5619만 달러)와 게임업체 유니티 소프트웨어(2억 2961만 달러) 순이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혁신기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강세를 보여 왔다. 4위는 애플(1억 5513만 달러)이었다. 기존 주도주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단기 차익을 노린 움직임도 나타났다. 게임스톱에 대한 관심이 대표적이다. 이 종목은 지난달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한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나게 사들이는 과정에서 폭등했다가 다시 폭락했다. 국내 투자자의 게임스톱 거래액은 30억 2748만 달러(약 3조 489억원)로 테슬라(40억 3199만 달러)에 이어 가장 많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가성비 최강·기본 탄탄… ‘혁신’ 없지만 편하게 쓰기 좋아

    가성비 최강·기본 탄탄… ‘혁신’ 없지만 편하게 쓰기 좋아

    최근 SK텔레콤과 계열사 드림어스컴퍼니가 합심해 내놓은 ‘누구 버즈’는 다른 것은 몰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는 가히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무선 이어폰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사명을 바꿨지만 과거 전 세계 MP3 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로 유명한 곳이며, 여전히 아이리버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명성 그대로 제품의 기본기는 탄탄하면서도 가격은 7만 9000원으로 경쟁사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32만원대니까 에어팟 프로를 살 가격이면 누구 버즈 네 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지난 2주간 사용해 본 누구 버즈가 전면에 내세우는 장점은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었다. 이어폰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손의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 센서’가 있는데 이를 살짝 길게 누르면 SK텔레콤의 AI 비서인 ‘누구’를 호출할 수 있다. 사람의 몸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 반응하는 ‘정전식 센서’가 장착된 제품들은 귀에 이어폰을 잘 끼우려고 손만 갖다 대도 원치 않는 작동이 실행돼 곤란했는데 ‘감압식’은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누구’에게 “날씨·뉴스를 알려 달라”, “전화를 걸어 달라”, “노래를 틀어 달라” 등을 부탁하면 곧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도 편리했다. 하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도 대부분 가능한 기능이어서 크게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아쉬웠고, 주로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하는데 자꾸 소리내 명령어를 말하는 것이 민폐처럼 여겨졌다. 디자인은 에어팟처럼 콩나물 형태이지만 위아래 길이가 짧은 것은 차이가 있다. 평균적인 귀에 잘 맞도록 설계가 돼서인지 음악을 듣다가 심취해 고개를 마구 흔들어도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다른 고가형 무선 이어폰처럼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쏙 들어가 귀를 막는 ‘커널형 제품’이라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외부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음향은 엄청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편이었다. 앱으로 ‘누구 버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저음 강조’, ‘고음강조’, ‘선명한 음색’ 등 원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조절할 수 있다. 누구 버즈로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살짝 감이 멀게 들린다든지, 주변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큰 불편함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블루투스 5.0을 지원해서인지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엄청 빨리 되고 끊김 없이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를 할 때는 소리가 화면에 비해 아주 미세하게 지연되는 느낌이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엄청난 혁신이 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나 기능을 따져 봤을 때 편하게 쓰기에는 제격인 제품이지 않나 싶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리뷰]가볍게 쓰기 제격인 아이리버 ‘누구 버즈’…혁신 기능은 아쉬워

    [리뷰]가볍게 쓰기 제격인 아이리버 ‘누구 버즈’…혁신 기능은 아쉬워

    최근 SK텔레콤과 계열사 드림어스컴퍼니가 합심해 내놓은 ‘누구 버즈’는 다른 것은 몰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는 가히 최강이라고 불릴 만한 무선 이어폰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사명을 바꿨지만 과거 전 세계 MP3 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로 유명한 곳이며, 여전히 아이리버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명성 그대로 제품의 기본기는 탄탄하면서도 가격은 7만 9000원으로 경쟁사 대비 상당히 저렴하다.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32만원대니까 에어팟 프로를 살 가격이면 누구 버즈 네 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지난 2주간 사용해 본 누구 버즈가 전면에 내세우는 장점은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이었다. 이어폰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손의 압력을 감지하는 ‘감압 센서’가 있는데 이를 살짝 길게 누르면 SK텔레콤의 AI 비서인 ‘누구’를 호출할 수 있다. 사람의 몸에 흐르는 전류를 감지해 반응하는 ‘정전식 센서’가 장착된 제품들은 귀에 이어폰을 잘 끼우려고 손만 갖다 대도 원치 않는 작동이 실행돼 곤란했는데 ‘감압식’은 이런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누구’에게 “날씨·뉴스를 알려 달라”, “전화를 걸어 달라”, “노래를 틀어 달라” 등을 부탁하면 곧바로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것도 편리했다. 하지만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도 대부분 가능한 기능이어서 크게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운 점은 아쉬웠고, 주로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하는데 자꾸 소리내 명령어를 말하는 것이 민폐처럼 여겨졌다.디자인은 에어팟처럼 콩나물 형태이지만 위아래 길이가 짧은 것은 차이가 있다. 평균적인 귀에 잘 맞도록 설계가 돼서인지 음악을 듣다가 심취해 고개를 마구 흔들어도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다른 고가형 무선 이어폰처럼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다는 것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쏙 들어가 귀를 막는 ‘커널형 제품’이라서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외부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음향은 엄청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평범한 편이었다. 앱으로 ‘누구 버즈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저음 강조’, ‘고음강조’, ‘선명한 음색’ 등 원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조절할 수 있다. 누구 버즈로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살짝 감이 멀게 들린다든지, 주변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큰 불편함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블루투스 5.0을 지원해서인지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엄청 빨리 되고 끊김 없이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를 할 때는 소리가 화면에 비해 아주 미세하게 지연되는 느낌이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엄청난 혁신이 담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나 기능을 따져 봤을 때 편하게 쓰기에는 제격인 제품이지 않나 싶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중국이 ‘국가안보·사회안정’이라는 미명 아래 ‘소셜미디어(SNS) 재갈 물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에서 내부 검열을 피해 민감한 정치사안을 토론할 수 있는 까닭에 온라인 해방구 역할을 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SNS ‘클럽하우스’(Clubhouse)에 이어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이다. 중국 당중앙 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위원회 판공실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전국 ‘사오황다페이’(掃黃打非·음란 서적과 불법 출판물 소탕) 공작소조판공실·공업정보화부·공안부·문화관광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방송TV총국 등 7개 규제 당국은 지난 9일 밤 인터넷 실시간 방송 진행자가 체제 위협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하게 하는 등 온라인 방송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은 합동으로 ▲실시간 방송상의 내용 불량 ▲후원금 및 마케팅 문제 ▲청소년 권익 침해 등에 대응한 규범관리 강화 지도 의견을 내놨다. 방송 진행자가 국가 안보나 사회 안정·질서를 해치는 내용, 음란정보 등 불법적인 내용을 내보내지 못한다는 게 규제 당국의 설명이다.●민족분열·음란 방송 등 엄격한 처벌 나서 특히 국가 전복과 종교적 극단주의, 민족 분열사상, 테러 관련 내용을 비롯해 음란 외설, 도박, 유언비어, 저작권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의 내용을 방송할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저속한 내용 및 봉건·미신, 법의 허점을 이용한 위법 행위 등을 전면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규제 당국은 강조했다. 이번 방침에는 시청자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지나치게 많은 후원금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실시간 방송의 등급을 나눠 일별 방송 횟수와 간격, 후원금 상한 등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과도한 후원금을 낼 경우 주의를 환기하거나 후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도입했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방송 시청을 위한 계정을 만들거나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규제 당국은 이번 방침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시행하고 온라인 생방송 산업을 건강하고 질서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일부터 ‘대만 독립’ 등 금기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한 미국의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의 접속을 돌연 차단했다. 일부 이용자가 클럽하우스 앱을 열려고 하자 ‘SSL 오류가 발생해 서버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면서 화면 스크린샷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CNN은 이날 클럽하우스 차단 소식을 전하며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가 클럽하우스의 차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민간단체다. 클럽하우스가 대만 독립에서부터 홍콩국가보안법,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강제수용소 등 정치적으로 인화성이 강한 주제를 토론하는 ‘해방구’로 떠오르자 당황한 중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사이버정책센터의 그레이엄 웹스터는 “몇 년 전에는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검열 당국이 나섰다면 이번에는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지기 전에 국경을 넘는 이 공간을 닫아 버렸다”고 지적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접속이 끊기기 직전 클럽하우스가 “정치적 토론이 너무 일방적이고 친(親)베이징의 목소리를 억압한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클럽하우스 차단과 관련해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만과 신장자치구 인권문제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가 다뤄진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법규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한다”면서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겠다는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클럽하우스는 홍콩 민주화 시위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인권 문제 등 매우 민감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음성 채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급격히 부상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신규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기존 가입자의 초청 코드를 얻는 법 등 클럽하우스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 강좌를 8888위안(약 15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클럽하우스에서는 그동안 중국 SNS에서 금지된 주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묵념의 방’이라는 대화방에는 “오늘은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1986~2020)의 1주기다. 리원량을 추모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어서이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리원량은 의대 동급생 웨이보(微博)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중국 금융 당국에 대들었다가 한동안 사라졌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전 회장을 기다리는 ‘마윈을 기다리며’(Waiting for Jack Ma)라는 대화 그룹도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 밖에도 중국 본토·홍콩·대만 사이의 교류를 다룬 ‘양안(兩岸)청년대토론’이라는 대화방에서는 중국 정부의 신장자치구 정책,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클럽하우스에서는 중국 정부의 서비스 차단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는 다수의 채팅방이 개설된 상태다. 영어권 사용자들이 개설한 한 채팅방에서는 1500여명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하우스, 일론 머스크 참여로 화제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미국의 SNS로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SNS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클럽하우스의 토론에 참여한 일이 화제가 되자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까지 사용자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많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까닭에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대화도 스스럼없이 오갔다. 일부 대화방은 최대 제한 인원인 5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중국 당국에 의해 조만간 클럽하우스 접속이 차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고 그 예측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가상사설망(VPN) 없이도 접속이 가능한 클럽하우스 앱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애플 기기 이용자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국 본토 이용자는 해외의 애플 계정이 필요하다. 클럽하우스가 전격 차단되면서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던 클럽하우스 대화방 ‘초대장 코드’ 판매글도 삭제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VPN으로 이른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을 피해 클럽하우스 대화창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 사람들의 VPN 사용은 불법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들은 지난달 출범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첫 통화에서 신장과 티베트, 홍콩, 대만 문제를 놓고 날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미국의 주요 SNS는 금지돼 있으며 한국의 카카오톡도 접속이 막힐 때가 더러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공매도 논란 사태 이후 3주 만에 게임스톱 CFO 사임

    공매도 논란 사태 이후 3주 만에 게임스톱 CFO 사임

    ‘공매도 논란’을 불렀던 세계 최대 게임관련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결국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의회 청문회를 촉발시킨 게임스톱 광란 사태 이후 3주 만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9년 6월 게임스톱의 부사장 겸 CFO로 영입됐던 짐 벨은 오는 3월 26일자로 사임하기로 했다. 벨은 게임스톱 CFO를 맡기 전 외식 기업 모회사인 웍홀딩스의 CFO 겸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게임스톱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5500여 곳의 소매점을 두고 있으며 게임용품 뿐 아니라 가전제품도 판매한다. 게임스톱 측은 벨 CFO의 사임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벨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헌신과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임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당분간 다이애나 제이지를 임시 CFO로 임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게임스톱은 지난해 10월31일 종료한 분기에 1880만 달러(약 209억원) 순손실을 냈다. 게임스톱은 지난달 레딧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수직 상승한 회사다. 이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집중 매수했다. 주당 20달러 밑돌았던 이 회사 주가는 최고 483달러로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상승률은 무려 1915%에 이른다. 가격이 하락할 것을 예상해 주식을 팔아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과정에서 차익을 챙기는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본다. 하지만 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을 때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는 개미들의 게임스톱 매수를 금지했다. 정치권은 지난 19일 청문회를 개최해 로빈후드의 개인 투자자 매수 제한 조치를 질타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게임스톱 주가 급등을 부추긴 시장 조작이 있었는지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는 급락하며 이날 게입스톱의 주가는 44.97달러로 마감했다. WSJ는 “광란의 주가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검토…국회 압박에 한발 물러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검토…국회 압박에 한발 물러서

    구글코리아, ‘수수료 인하 계획안’ 국회 전달 구글이 국내에서 인앱결제 수수료(현행 30%)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구글코리아 측은 일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에게 “수수료 인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사를 설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과방위 관계자는 전했다. 구체적인 인하 일시, 기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구글은 현재 게임 앱에만 적용되던 인앱 결제 의무화를 올해 9월 말부터 음원·웹툰을 포함한 모든 앱으로 확대해 ‘3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앱결제란 구글·애플 등이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켓(구글 플레이스터, 애플 앱스토어)을 통해 출시한 앱 내에서 유료 서비스·콘텐츠를 구매할 경우 구글·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만을 이용해 결제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구글의 경우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 가기로 하면서 앱 개발사가 가져갈 몫이 기존보다 줄어들게 된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는 지난달 인터넷기업협회 토론회에서 인앱결제 수수료로 인한 매출 감소 규모를 2조 1127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30%의 수수료가 새로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9조 272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음원 서비스의 경우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크리에이터가 가져가는 구조인데 수수료가 올라갈 경우 창작자 몫까지 줄어드는 상황도 불가피하다. 구글의 발표 이후 국내 IT업계와 소비자 단체에서 거센 반발이 나왔고 국회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앱 마켓 사업자의 결제 방식 강제화를 금지하는 취지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들 법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본격화하자, 구글이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이들 개정안을 심사했다. 구글은 법 개정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촉 가능성, 통상 분쟁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인앱결제를 놓고 앱 제작사들이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엔 인기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개발자가 애플이나 구글에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추진됐지만 주 의회에서 부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스닥 상장기업 이항 사태는 ‘美中 합작품’

    나스닥 상장기업 이항 사태는 ‘美中 합작품’

    드론 제조업체 이항이 단 하루 만에 미국증시에서 60% 넘게 폭락했다가 다음날 70% 가까이 올라 중국 기업들의 ‘회계 부정’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부실 기업 상장에 미 월가의 책임도 크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돈에 눈이 먼 미국의 증권사와 투자사들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중국 업체들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주가 띄우기’에만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美 로펌들, 이항에 집단소송…“투자 가치 부풀리고자 정교하게 주가 조작”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증권 관련 전문 로펌 ‘블록 앤 레비턴’ 등은 이항 본사와 경영진을 상대로 증권 사기 혐의 소송을 냈다. 다른 로펌들도 피해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상황만 보자면 이항은 집단소송 등을 겪으며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발간된 공매도 투자업체 ‘울프팩 리서치‘ 보고서였다. 울프팩은 “이항의 계약부터 매출까지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폭로했다. 얼마 전 중국 광저우의 이항 본사는 상하이 소재 ‘쿤샹’이라는 업체와 우리 돈 수천억원의 초대형 납품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울프팩이 직접 쿤샹의 사무실을 찾아가 보니 홈페이지에 나온 3곳 가운데 2곳은 실체가 없었다. 나머지 1곳도 직원이 한 명 뿐인 ‘무늬만’ 사무실이었다. 이런 회사가 드론 택시를 사고자 거액을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쿤샹은 이항이 회계상 매출을 발생시키고자 가짜로 만든 서류 뿐인 회사라는 것이 울프팩의 주장이다. 과거 우리나라 기업 모뉴엘이 홍콩에 페이퍼 컴퍼니를 차리고 이곳과 수출 계약을 맺은 것처럼 꾸며 3조원이 넘는 은행 대출을 받아 빼돌린 수법과 비슷하다. 울프팩은 “이항은 투자 가치를 부풀리고자 고객과 허위 계약을 체결한 뒤 정교하게 주가 조작에 나섰다”면서 “상품 제조부터 매출, 파트너 협업, 규제 허가 등 모든 것이 허위였다”고 밝혔다. 울프팩 리서치의 발표 직후 이항의 주가는 폭락했다. 올해 들어 500% 가까이 폭등한 주가는 16일 하루 만에 63% 떨어졌다. 그러자 이항은 보도자료를 통해 “울프팩 리서치의 보고서는 수많은 오류, 근거없는 주장, 오역을 담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17일에는 전일 대비 68% 급등하며 손실을 절반 가량 회복했다. 최근 게임스톱 사태로 공매도 업체에 대한 혐오가 커진 탓에 개미투자자들이 “울프팩의 말은 믿지 못하겠다”며 저가 매수에 뛰어 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배터리 전문가들 “UAM은 시기 상조…이항 사업속도 너무 빨랐다” 아직까지 이항은 울프팩 리서치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간 회계부정이 들통난 모든 기업들이 처음에는 공매도 리포트의 폭로에 “말도 안 된다”고 반박부터 해 온 터라 이항의 발표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미지수다. 울프팩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도 일부 2차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항의 기술이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금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로는 드론 택시 등 전기 비행기를 상용화하기 어려워서다. 도심항공이동수단(UAM)을 개발 중인 현대자동차 등이 양산 가능 시기를 8~10년 뒤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 비행기 출시를 원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배터리 비에너지(단위무게 당 에너지)가 ㎏당 최소 400Wh는 돼야 한다”며 당장 상용화는 힘들다고 밝혔다. 현 리튬이온 배터리 밀도는 ㎏당 200Wh대다. 그런데 이항은 벌써부터 대규모 드론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하는 등 사업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좀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이항 사태가 과연 중국만의 잘못일까…“탐욕에 눈 먼 월가도 책임” ‘중국의 스타벅스’라고 불리던 루이싱커피에 이어 ‘하늘의 테슬라’라는 이항까지 회계 부정 논란에 휩싸이자 월가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두 업체를 미 증시에 상장시키고 ‘최고의 회사’인 것처럼 기업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주가를 끌어올린 이들은 모두 미국 투자자들이다. 나스닥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중시해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상장 요건이 덜 까다롭다. 당장 손익보다는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창출할 수익에 주목한다. 애플이나 아마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도 여기에 상장돼 있다. 월가의 기관들이 이를 악용해 평범한 중국 기업들을 ‘세상을 바꿀 대박회사’로 둔갑시킨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자국 증시 규모와 위상을 키우고자 외국기업의 상장을 독려한다. 국내로 해외 자금이 들어오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 선택지를 넓혀주기 때문이다. 상장을 대행하는 증권사도 큰 돈을 벌 수 있다. 당연히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국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진국 우량기업을 끌어 모으려고 애쓴다. 문제는 선진국 우량기업들을 본국 정부가 떠나도록 순순히 놔둘 리 없다는 데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남의 나라에서 알을 낳는 것을 좋아할 국가 지도자는 없다.이런 상황에서 중국 신생기업은 선진국 증시의 외국기업 목마름’을 가장 쉽게 해결해 준다. 하루도 쉬지 않고 새로운 회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 루이싱커피 같은 ’양심불량‘ 회사도 섞여 있다. 이를 정밀하게 걸러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미국 주식시장이 제공하는 차등의결권 허용 등 혜택도 중국 기업들의 ’골드러시‘를 부추긴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에게 다른 주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 세력을 견제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하려는 장치다. 뉴욕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우리나라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도 김범석 의장에게 한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차등의결권같은 특혜를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의 엄격한 기준을 맞추지 못해 차선책으로 미국이나 한국 등을 선택하는 업체도 많다.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이 반드시 ‘뛰어난 기업’을 인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 증시 상장폐지 외국기업 80% 이상이 중국 기업 지난해 10월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는 2007년부터 코스피 9개, 코스닥 30개 등 모두 39곳의 외국 기업을 상장시켰다. 그런데 40% 가까운 14개(코스피 5개, 코스닥 9개)가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 기업 중 80%가 넘는 12개가 중국 회사다. 대부분 회계 부정이 문제였다. 우리나라도 경제 규모에 걸맞게 자본시장을 키우고자 이렇다 할 검증 없이 중국 업체들을 상장시켰다가 수업료를 톡톡히 치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노스다코타주 ‘앱스토어 독점금지법’ 무산… 한숨 돌린 애플·구글

    애플과 구글을 겨냥해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발의된 ‘앱마켓 독점 금지 법안’이 주상원에서 부결됐다고 CNBC 등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주 차원에서 이뤄진 첫 입법견제 시도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일단 우위를 점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비슷한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노스다코타주에서 부결된 ‘법안 2333’은 애플과 구글이 개발자 또는 앱·콘텐츠 회사들에 자사 앱마켓에만 입점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요할 수 없고, 앱스토어를 개방하도록 했다. 앱스토어가 개방되면 애플과 구글이 통행세처럼 걷던 30%의 수수료를 받기 어렵게 된다. ‘법안 2333’은 앱마켓을 통한 미국 내 매출이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애플과 구글뿐이다. 구글은 자사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 외 앱스토어를 설치할 수 있게 했지만, 애플은 다른 앱스토어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애플이 법안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가 악성코드, 사기 등에서 안전하도록 보호해 준다고 홍보전을 펼쳐 왔다. “개인정보 유출, 보안, 안전성을 과소평가한 법안 2333은 당신이 알고 있는 아이폰을 파괴할 정도로 위협적인 법안”이라면서 인앱결제 강제·30% 통행세 등이 사용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 2333 부결에 애플과 구글을 한숨을 돌렸지만, 비슷한 입법안이 조지아·애리조나·매사추세츠·미네소타·위스콘신 등에서 추진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주의회들이 빅테크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고 인터넷에서 그들의 힘을 제한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앱·콘텐츠 회사들의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국에서는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별도 결제시스템을 구축한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뒤 ‘앱 통행세’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에픽게임즈는 앱 퇴출 직후 애플과 구글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플랫폼 업체에 맞대응할 ‘앱 공정성 연합’(CAF)도 결성했다.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데이팅 앱 ‘틴더’의 운영사 매치그룹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공개된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보고서는 애플과 구글의 앱마켓 독점력이 막대한 이익을 준다고 밝혔다. 지난해 애플과 구글은 앱마켓 수수료로만 330억 달러(약 36조 3000억원)를 번 것으로 추산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소셜미디어 재갈 물리기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소셜미디어 재갈 물리기에 나선 중국

    중국이 ‘국가안보·사회안정’이라는 미명 아래 ‘소셜미디어(SNS) 재갈 물리기’에 돌입했다. 중국에서 내부 검열을 피해 온라인 ‘해방구’ 역할을 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금기이슈 토론장’인 미국의 SNS 클럽하우스에 이어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이다. 10일 중국 당중앙 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위원회 판공실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전국 ‘사오황다페이’(掃黃打非·음란 서적과 불법 출판물 소탕)공작소조판공실·공업정보화부·공안부·문화관광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방송TV총국 등 7개 규제 당국은 전날 밤 인터넷 실시간 방송진행자가 체제 위협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 하게 하는 등 온라인 방송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은 합동으로 ▲실시간 방송상의 내용 불량, ▲후원금 및 마케팅 문제, ▲청소년 권익 침해 등에 대응한 규범관리 강화 지도 의견을 내놨다. 방송 진행자가 국가 안보나 사회 안정·질서를 해치는 내용, 음란정보 등 불법적인 내용을 내보내지 못한다는 게 규제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국가 전복과 종교적 극단주의, 민족 분열사상, 테러 관련 내용을 비롯해 음란 외설, 도박, 유언비어, 저작권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의 내용을 방송할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저속한 내용 및 봉건·미신, 법의 허점을 이용한 위법 행위 등을 전면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규제 당국은 강조했다. 이번 방침에는 시청자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지나치게 많은 후원금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실시간 방송의 등급을 나눠 일별 방송 횟수와 간격, 후원금 상한 등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과도한 후원금을 낼 경우 주의를 환기하거나 후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도입했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방송 시청을 위한 계정을 만들거나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규제 당국은 이번 방침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시행하고 온라인 생방송 산업을 건강하고 질서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일 밤부터 ‘대만 독립’ 등 금기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한 미국의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Clubhouse)의 접속을 돌연 차단했다. 일부 이용자가 클럽하우스 앱을 열려고 하자 ‘SSL 오류가 발생해 서버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면서 화면 스크린샷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CNN는 이날 클럽하우스 차단 소식을 전하며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가 클럽하우스의 차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민간단체다.클럽하우스가 대만 독립에서부터 홍콩국가보안법,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강제수용소 등 정치적으로 인화성이 강한 주제를 토론하는 ‘해방구’로 떠오르자 당황한 중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사이버정책센터의 그래엄 웹스터는 “몇 년 전에는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검열 당국이 나섰다면 이번에는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지기 전에 국경을 넘는 이 공간을 닫아버렸다”고 지적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접속이 끊기기 직전 클럽하우스가 “정치적 토론이 너무 일방적이고 친(親)베이징의 목소리를 억압한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클럽하우스 차단과 관련해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 한다”면서도 대만과 신장자치구 인권문제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가 다뤄진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법규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한다”면서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겠다는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클럽하우스는 홍콩 민주화 시위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인권 문제 등 매우 민감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음성 채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급격히 부상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신규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기존 가입자의 초청 코드를 얻는 법 등 클럽하우스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 강좌가 8888 위안(약 15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클럽하우스에서는 그동안 중국 SNS에서 금지된 주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묵념의 방’이라는 대화방에는 “오늘은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1986~2020)의 사망 1주기다. 리원량을 추모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어서입니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리원량은 의대 동급생 웨이보(微博)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중국 금융 당국에 대들었다가 한동안 사라졌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겸 전 회장을 기다리는 ‘마윈을 기다리며’(Waiting for Jack Ma)라는 대화 그룹도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 밖에도 중국 본토-홍콩- 대만 사이의 교류를 다룬 ‘양안(兩岸)청년대토론’이라는 대화방에서는 중국 정부의 신장자치구 정책,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클럽하우스에서는 중국 정부의 서비스 차단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는 다수의 채팅방이 개설된 상태다. 영어권 사용자들이 개설한 한 채팅방에는 1500여명이 참여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열띤 논의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미국 SNS로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이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SNS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머스크 CEO의 클럽하우스의 토론에 참여한 일이 화제가 되자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까지 사용자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많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까닭에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대화도 스스럼없이 오갔다. 일부 대화방에서는 최대 제한 인원인 5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자 클럽하우스가 중국 당국에 의해 접속이 조만간 차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가 무섭게 당국이 막아버린 것이다. 가상사설망(VPN) 없이도 접속이 가능한 클럽하우스 앱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애플 기기 이용자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국 본토 이용자는 해외의 애플 계정이 필요하다. 클럽하우스가 전격 차단되면서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던 클럽하우스 대화방 ‘초대장 코드’ 판매글도 삭제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VPN으로 이른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을 피해 클럽하우스 대화창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 사람들의 VPN 사용은 불법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들은 지난달 출범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첫 통화에서 신장과 티베트, 홍콩, 대만 문제를 놓고 날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미국의 주요 SNS는 금지돼 있으며 한국의 카카오톡도 접속이 막힐 때가 더러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호황 타고 온 IT업계 성과급 분쟁… SK하이닉스 인력 유출 부르나

    호황 타고 온 IT업계 성과급 분쟁… SK하이닉스 인력 유출 부르나

    ‘비대면 열풍’으로 지난해 호황을 맛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그 과실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인력 유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회사에 꽤 많은 수익이 났음에도 예년만 못한 성과급을 받아든 SK하이닉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직하고 싶다’는 볼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업체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넥슨은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올려주며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4일 만나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해 논의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자신의 2020년도 연봉인 30억원(나눠준다면 직원당 10만원꼴)을 안 받겠다고 했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2일 사내망을 통해 “송구하다”고 밝혔음에도 직원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노조의 제안으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직원들은 ‘2020년 회사 실적이 좋았음에도 예년에 비해 성과급이 낮다’며 추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직원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있었던 2017년과 2018년 각각 연봉의 70%와 75%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2019년에는 실적이 곤두박질쳤음에도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수령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84%) 많은 5조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성과급이 연봉의 20% 수준으로 책정되자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것이다. 사측에 성과급 산정 방식 공개를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영업비밀”이라며 버티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들이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동요가 더 심해졌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는 지난 1일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걸어 상황이 더욱 미묘해졌다. 정확한 채용 규모를 알 수 없지만 D램 슈퍼사이클이 거론될 정도로 올해와 내년 업황 전망이 밝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을 뽑을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혹시라도 인력 유출이 일어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판교에서도 넥슨의 임금 인상으로 인력 관리 문제가 대두됐다. 지난 2일 넥슨은 본래 4200만원이던 개발직군 신입사원 연봉을 5000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비롯해 재직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했다. 같은날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은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1000여명에 달하는 전직원에게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2 프로 맥스’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본래 게임·핀테크·포털 등 기업들은 입사축하금으로 5000만원을 건네거나 회사 내에 병원을 만들고, 장기 휴가를 주는 등 복지 경쟁을 펼치는 중인데 게임 업계 1위인 넥슨이 큰돈을 풀자 개발자 인력들이 동요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귀한몸’으로 대접받는 개발자들은 이직이 잦은 편”이라면서 “비대면 수혜로 주가가 치솟고 실적도 좋은 IT 기업들은 충분한 ‘실탄’을 바탕으로 인재를 붙잡기 위한 ‘쩐의 전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MTS”…토스증권, 한국판 로빈후드될까?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MTS”…토스증권, 한국판 로빈후드될까?

    토스증권, 공식 출범 선언“밀레니얼·투자초보 타깃”수수료 0.015% 업계 최저사전 신청, 최대 6개월 무료토스증권이 2030대 밀레니얼 세대와 주식 초보자들을 위한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처음 공개하면서 출범을 알렸다. 국내에서는 12년 만에 등장한 신규 증권사다. 기존 증권사와 다르게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MTS 서비스 제공, 사전 신청 고객 대상으로 최대 6개월간 거래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며 ‘한국판 로빈후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3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2010년에 처음 MTS가 등장하고 10년이 지났지만, PC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기능을 그대로 모바일로 가져오다 보니 초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토스증권을 통해 모든 신규 투자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핀테크 회사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100% 지분을 가지고 설립한 회사다. 토스증권은 최대 6개월 동안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무료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도 거래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고 MTS를 게임을 하듯 재미있고 쉽게 구성해 개인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다만, 토스증권은 2월 말 서비스가 전체 공개되면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5%로 유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거래 수수료를 유지해 고객들을 유인하고 더 좋은 서비스와 가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공개한 토스증권 MTS는 처음 주식을 시작하는 투자자들이 투자할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만두 브랜드 ‘비비고’를 검색하면 관련 기업으로 CJ제일제당과 CJ씨푸드 종목이 조회된다. 기존 주식거래 창에서 볼 수 있는 용어도 ‘매수→ 구매하기’, ‘매도→판매하기’로 쉽게 표시됐다. 어떤 주식에 투자할지 잘 모르는 고객들은 ‘영업이익률 TOP 100’, ‘관심 TOP 100’ 등 순위를 바탕으로 구성된 차트도 홈화면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매 종목이나 관심 종목으로 등록한 주식에 급등락 등 변동 상황이 발생하면 ‘앱 푸시’를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토스 앱 이용자라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토스 앱 안에 ‘주식’ 탭에서 주식거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토스는 거래하는 종목 지수뿐만 아니라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뉴스 등 관련 정보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한다. 토스증권산업분류기준(TICS) 체계를 통해 실제 재무제표상 매출을 기준으로 기업을 소개하고, 기존 산업 분류로 검색하기 어려웠던 종목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토스증권은 설 연휴 전후로 사전 신청자한테 MTS를 먼저 선보이고, 이달 말 전체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상반기 안에 해외주식 중개 서비스를 소개해 소수점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에 기반을 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토스는 2030대 밀레니얼 세대 1000만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며 “이들의 투자 시장 진입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대거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실적 날았는데, 보너스는 애걔걔”…성과급 갈등에 IT업계 ‘인력 유출’ 긴장

    “실적 날았는데, 보너스는 애걔걔”…성과급 갈등에 IT업계 ‘인력 유출’ 긴장

    ‘비대면 열풍’으로 지난해 호황을 맛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그 과실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인력 유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회사에 꽤 많은 수익이 났음에도 예년만 못한 성과급을 받아든 SK하이닉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직하고 싶다’는 볼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업체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넥슨은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올려주며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4일 만나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해 논의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자신의 2020년도 연봉인 30억원(나눠준다면 직원당 10만원꼴)을 안 받겠다고 했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2일 사내망을 통해 “송구하다”고 밝혔음에도 직원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노조의 제안으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직원들은 ‘2020년 회사 실적이 좋았음에도 예년에 비해 성과급이 낮다’며 추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직원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있었던 2017년과 2018년 각각 연봉의 70%와 75%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2019년에는 실적이 곤두박질쳤음에도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수령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84%) 많은 5조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성과급이 연봉의 20% 수준으로 책정되자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것이다. 사측에 성과급 산정 방식 공개를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영업비밀”이라며 버티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들이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동요가 더 심해졌다.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는 지난 1일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걸어 상황이 더욱 미묘해졌다. 정확한 채용 규모를 알 수 없지만 D램 슈퍼사이클이 거론될 정도로 올해와 내년 업황 전망이 밝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을 뽑을 가능성이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혹시라도 인력 유출이 일어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심지어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노조는 기본급 대비 300%를, 회사측은 245%를 제시해 성과급 논쟁이 배터리 업계로도 옮겨 붙었다.판교에서도 넥슨의 임금 인상으로 인력 관리 문제가 대두됐다. 지난 2일 넥슨은 본래 4200만원이던 개발직군 신입사원 연봉을 5000만원으로 올리는 것을 비롯해 재직 직원들의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했다. 같은날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은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1000여명에 달하는 전직원에게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2 프로 맥스’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본래 게임·핀테크·포털 등 기업들은 입사축하금으로 5000만원을 건네거나 회사 내에 병원을 만들고, 장기 휴가를 주는 등 복지 경쟁을 펼치는 중인데 게임 업계 1위인 넥슨이 큰돈을 풀자 개발자 인력들이 동요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귀한몸’으로 대접받는 개발자들은 이직이 잦은 편”이라면서 “비대면 수혜로 주가가 치솟고 실적도 좋은 IT 기업들은 충분한 ‘실탄’을 바탕으로 인재를 붙잡기 위한 ‘쩐의 전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유럽에서 만나는 풍성한 한류 콘텐츠 ‘소셜 커뮤니케이션부터 웹툰, 스포츠까지’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 기업들이 진출해왔던 유럽 시장에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진출 성과를 얻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K팝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유럽 최대 음악 시상식인 ‘2020 MTV 뮤직 어워드’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네이버웹툰이 유럽 곳곳에서 기록적인 성적을 세우며 ‘웹툰계의 넷플릭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소셜 커뮤니케이션,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책임지는 K-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이며, 이러한 시장 개척이 기업의 역대 최고 실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방법은 무엇일까.■ 유럽에서 성과 거둔 유일한 K-소셜 플랫폼, 하이퍼커넥트 아자르 글로벌 영상기술 기업 하이퍼커넥트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메신저 ‘아자르’는 2020년 12월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크 기준, 전 세계 60개국에서 매출 Top 10(앱애니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가 괄목할 만한데, 2020년 유럽 전체 구글 플레이 비게임앱 기준 4위(센서타워 조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누적 5.4억 다운로드, 해외 이용자 비중만 99%에 달하는 아자르의 이와 같은 성공 비결로는 ‘손바닥 위의 지구촌’이라는 콘셉트가 꼽힌다. 스와이프 한 번으로 230개 국의 사용자와 매칭, 국가, 문화, 언어, 성별의 장벽을 넘어 유사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앱 내에서 매일 평균 7000만 건의 영상 통화가 이루어지는 등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소셜 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퍼커넥트의 독보적인 기술력 및 현지화 전략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업계 최초로 웹RTC 기술의 모바일 상용화에 성공한 하이퍼커넥트는 국가, 통신망, 단말기 사양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최적화된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한 커뮤니티 환경 조성을 위한 실시간 영상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기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최근 0.006초 이내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사전 차단 및 필터링할 수 있는 단계까지 실시간 영상 AI 모니터링 기술을 발전시켰다. 또한, 독일· 터키 등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8개 국가에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프랑스·체코 등 20개국 출신의 외국인을 채용하는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외에도 지난 11월 글로벌 100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 시장을 겨냥해 신규 서비스 ‘슬라이드’를 북미, 독일 지역에 출시했고,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12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작가 지망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유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12월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한 네이버웹툰은 2020년 3분기 유럽에서 약 550만 명에 육박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 구글플레이 코믹스 부문 다운로드 수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 2월에는 비게임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은 유럽 이용자 확대를 위해 긴밀한 현지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프랑스와 스페인에 국내 베스트도전 서비스를 모델로 현지 작품 발굴 및 작가를 양성하는 플랫폼 ‘캔버스(CANVAS)’를 오픈해 현지 작가의 양성부터 데뷔까지 지원하고 있다. 각 국가별 현황에 맞는 공모전 또한 진행,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공모전에 각각 1200여 개, 4000여 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응모되었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성적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내 독일어 서비스 정식 출시를 알리기도 했다. 유럽 이용자 및 창작자에 힘입어 네이버 웹툰은 지난해 거래액 8200억원을 기록했다. ■ 컴투스, 서머너즈 워로 유럽 시장을 호령하다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는 RPG 게임 ‘서머너즈 워’로 북미는 물론 유럽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컴투스는 6년 동안 유럽 30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8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특히 프랑스에서는 전체 서비스 기간 중 약 90% 이상인 1982일간 Top 10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컴투스 성과는 적극적인 현지 니즈 반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컴투스는 2018년부터 매년 유럽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유럽컵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프랑스에서 월드 결선을 개최했다. 유럽에서의 성과는 컴투스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도 이어졌는데, 2020년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2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그중 북미·유럽에서 거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해 전체 매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컴투스는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중견 게임사인 OOTP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M&A와 협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 스포츠계 구글을 향해, 비프로컴퍼니 축구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비프로컴퍼니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비프로일레븐’ 서비스의 성공으로 유럽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비프로일레븐은 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3대의 카메라로 슈팅 수, 패스, 드리블 거리 등의 데이터를 추출하고 선수 및 감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로, 프로축구팀의 성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등 전 세계 12개국 710개 구단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비프로컴퍼니는 창업 초기부터 축구 산업이 가장 발달한 유럽 시장에 집중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창업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사무실을 독일 함부르크로 옮겨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수 유럽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스포츠산업이 침체되었던 작년 6월에도 1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이를 토대로 스카우팅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게임스톱 주가 30% 곤두박질…로빈후드, 수십억 달러 자금조달

    게임스톱 주가 30% 곤두박질…로빈후드, 수십억 달러 자금조달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과 개인 투자자들 간의 ‘쩐의 전쟁’으로 미국 증시를 뒤흔든 게임스톱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간의 승부가 아직도 일전일퇴 양상의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전날보다 주당 100달러(30.77%) 급락한 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게임스톱 주가는 올해 한달 간 1600% 이상 폭등했다.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게입스톱 주식을 대거 공매도했다는 소식이 레딧의 주식채팅 사이트에서 알려지면서 공매도 압박을 노리고 개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까닭이다. 개미들이 주가를 끌어올리자 대규모 손실에 직면한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을 사들여 공매도 계약을 해지했고, 이에 따라 주가는 더 오르는 공매도 압박 현상을 보였다. 이 때문에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347.51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튿날인 28일 하루에만 153.91달러(44.29%) 급락했다가 29일 131.40달러(67.87%) 급등하는 등 크게 요동쳤다. 게임스톱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멜빈캐피탈 등 헤지펀드들이 포지션을 청산하는 등 ‘백기 투항’에 나서는 등 관심이 줄어들면서다. 공매도에 나선 기관투자가들은 엄청난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폭등하는 바람에 135억 달러(약 15조1000억원)의 천문학적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멜빈캐피털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초 125억 달러 규모였지만 최근 80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멜빈캐피털은 게임스톱 공매도에 적지 않은 베팅을 했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로 주가가 급등했고 결국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했다. 메이플레인캐피털도 지난 달 45%의 손실을 기록했고 헤지펀드 D1캐피털도 약 20%에 이르는 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매도 전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세가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결국 주가는 기업 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는 리빗캐피털과 아이코닉, 세쿼이아,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지난주 후반 10억 달러, 이날 추가로 24억 달러 등 모두 34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벤처캐피털 회사다. 34억 달러는 로빈후드가 2013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조달한 총 투자금을 넘어서는 액수라고 CNBC방송이 전했다. 제이슨 워닉 로빈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로그를 통해 “이번 자금 조달은 우리 플랫폼에 대한 수요 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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