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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영화 신드롬 정도 넘었다”

    폭력성 영화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자못 심각하다. 최근 부산의 고교생이 영화 ‘친구’를 보고 급우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조직폭력배’ 영화에 대한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가치관이 미정립된 청소년들 사이에모방범죄와 유사행위가 번지는가 하면 장래희망을 ‘조폭,건달’로 거리낌없이 얘기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당초 의도와 달리 조폭성 영화가 우리사회의 병리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태와 원인 및 대책을 진단해 본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행동은 조폭들이 활개칠수 있도록 내버려 둔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白尙昌)소장은 15일 “영화뿐아니라 TV드라마에서도 불륜 등 가정파괴를 부추기는 듯한내용과 폭력장면 등이 청소년 인식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영상매체 종사자들이 표현의 자유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작품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미칠지부터 면밀히 따져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혜성(李惠星)원장은 “폭력을 소재로한 영화를 만들 때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폭력영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은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들에게 대안이나 문제 의식없이 받아들여져 조폭들의 생활상이 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신의진(申宜眞)교수는 “요즘 청소년들은 옛날에 비해 공격적이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고 말한다.따라서 공격성을 줄이려면 전반적인 사회적 폭력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데 너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출판물은 순화시켜야 한다고말했다. 민주당 이미경(李美卿·문화관광위원회)의원도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을 고려해 음란성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는만큼 폭력성에 대한 척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등급외 전용관 설립 등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규제를 풀어주는 추세인 만큼 영화인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전교조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영화 ‘친구’는 작품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지나친 폭력성과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있는 측면이 강해 아이들이 무방비로 수용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학교 폭력이나 왕따문제의 배경에는 힘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와학교,교사,학부모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윤지희(尹智熙) 회장은“핵심은 영화나 인터넷게임,만화 등에서 음란성,폭력성이도에 지나친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영화평론가 김시무(金是戊)씨는 “영화를 보면 모방심리가 있게 마련이나 단순한 1대1 관계로 연결짓기는 억지”라고 주장했다.이런 논리라면 친구를 본 800만명이 모두 살인을 저질러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는 것. 폭력성을 유발시킨 것은 영화가 아니라 가정·학원 등 억압된 풍토가 낳은 사회적 분위기에 있다는 지적이다.영화는 오히려 이에 대한 불만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암적 존재일 수밖에 없는 조폭의 본질은 제쳐놓은 채 마치 영웅처럼,인간미 풍기는 의리의 화신인 듯 묘사해 대중들이 선망할 수 있도록 부추기게 되는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모방범죄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유진상 주현진 박록삼기자 jsr@. ■조폭영화 붐 어디까지. 충무로에서 조폭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례없는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올들어 크게 흥행했거나 조만간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주요작품 목록에도 조폭영화가 줄줄이다. 우선,‘매머드급 대박’을 터뜨린 조폭영화가 올들어 지금까지 3편이나 된다.올 봄 ‘친구’가 전국관객 813만명을동원하며 조폭영화 붐을 예고한 이후 ‘신라의 달밤’이 전국 440만명을 불러들여 여름 극장가를 후끈 달궜다. 현재 상영되고 있는 ‘조폭 마누라’는 연일 흥행성적을갈아치우고 있다.지난 9월28일 개봉이래 한국영화 사상 최단기간내(개봉 5일) 전국관객 100만명 동원기록을 세우더니 개봉 16일만인 지난 13일까지 전국 300만명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조폭영화는 이뿐만이 아니다.오는 11월9일과 12월22일에는 박철관 감독의 ‘달마야 놀자’와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가 잇따라 선보인다.‘달마야 놀자’는 암자에서 만난 건달들과 스님들의 대결을,‘두사부일체’는 뒤늦게 학구열에 불타 고등학교에 편입한 조폭단 보스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액션코미디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로 미뤄 흥행을 점치기는 어렵지 않다”는게 영화가의 전망이다.조폭·깡패 영화의 신드롬에 대한 관계자들의 풀이는 “일시적이긴 하되 파급력이 엄청난 사회·문화적 트렌드”라는 쪽이 우세하다. 황수정기자 sjh@. ■청소년보호위 대책마련 착수 “음란성 보다 엄격히 규제해야”.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金聖二)는 15일 영화 ‘친구’를 본 고교생이 수업중인 친구를 살해한 것과 관련,간부회의를 열고 폭력성 영화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위원장은 “사실 음란성 영화보다 사회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폭력성 영화”라면서 “앞으로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는 음란성보다 폭력성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에 따라 이날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에 영화 ‘친구’와 함께 ‘조폭 마누라’의 심의기준이 무엇인지를 묻는 공문 등을 보내는 등경위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안마련에 나서기로 했다.청소년보호위는 ‘조폭 마누라’같은 폭력성 영화가 15세이상관람가인 점을 지적하며 폭력성이 심각한 영화의 청소년 나이를 상향조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음란물의 경우 사후평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형법으로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폭력성 영화의 경우는 처벌기준이 없어서 더욱 폭력적인 영화가 난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영화 뿐만 아니라 인터넷,방송 등에서도 폭력적인 내용의 프로그램 방영이 잦은 만큼 이들 내용을 심의하는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정보통신윤리위원회’‘방송위원회’ 등이 ‘사전(事前)’에 보다 엄격한 심의에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 ■조폭영화 이래서 규제 반대-조진규 영화감독. ‘친구’ 이후 최근 줄을 잇는 조폭영화들의폭력성 시비에 대해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영화속 폭력을 사회문제와 결부시켜 해석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건달이나 조폭이 영화소재로 인기를 끄는 것은 그들의 세계가 영화적 환상을 극대화시켜주는 소재이기 때문”이라면서 “흥행영화 한 편이 청소년 사회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은 문화후진국에서나 통할우스꽝스런 논리”라고 잘라말했다. 모방범죄를 유발했다는 ‘친구’도 따지고 보면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보다는 훨씬 덜 폭력적이라는 ‘원색적’ 옹호론까지 쏟아진다. 11월 개봉될 조폭코미디 ‘달마야 놀자’의 제작사 씨네월드의 이준익 대표는 “영화의 폭력성이 사회적 물의로 이어진다면,그간 수없이 수입된 할리우드 폭력영화에게로 책임이 먼저 돌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폭력무감각증은 최근사회전반에 만연한 폭력성과 비인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폭은 ‘친구’의 흥행으로 촉발된 인기 캐릭터의 하나일 뿐이며,시간이 흐르면 이 소재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주제와 장르로 발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조폭이 등장한다고 무조건 피로 얼룩진 ‘조폭영화’로 싸잡아 분류하는 것은 한국영화의 발전을 가로 막는 행위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권력·폭력집단을 풍자하는 데 조폭만큼 효력있는 장치가 어디 있느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조폭 마누라’의 조진규 감독도 “제작자가 폭력의 유해성을 인식하고는 있어야 하지만,영화속 폭력의 수위는 창작자가 결정할 권한이자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면서 “극중 표현장치의 하나인 폭력의 문제와 한계성을 따지는 건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조폭영화 이래서 규제 찬성-강신성일 국회의원·한나라당. “영화속 폭력은 학습효과를 통해 청소년의 억눌린 공격성을 분출시키는 방아쇠 기능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작자들의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영화배우 출신인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문화관광위원회)의원은 “영화 ‘친구’에 출연한 배우들은 국민적 영웅이 됐을 만큼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면서 “영화가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기뻐할 일이나 그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섬뜩해 청소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심히 우려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회칼로 사람을 수십번 찌르고,집단 살인교습을 실시하는등의 폭력장면은 엽기에 가깝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영화 제목이 ‘친구’라 마치 우정이나 의리를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설정을 보면 결국 입장차이 때문에 우정을 버리고 친구마저 죽여야 하는 갈등을 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청소년에게 살인에 대한 저항감이나 도덕감을 무디게 하고 도덕심을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아울러 “영화에서 폭력성의 한계는 작품 완성을 위해 부분적으로 용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계획된 살인·범죄 등의 폭력은 영화의 사회·교육적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극히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내에 수입된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범죄가 연루된 저질폭력 영화”라면서 “‘친구’도 미국 문화가 우리 영화에 이식된 정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이어“‘조폭’ 영화가 판을 치는 것은 우리 영화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영화인들은 좋은 작품이란 혼을 깨울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
  • 전국남녀 1,520명 조사 “영상물 심의기준 더 엄격해야”43%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보류 판정 심의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등급보류제를 아예 철폐해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움직임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 등급 심의 기준은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영화에 대해서 만큼은 관대한태도를 보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최근 전국의 15세 이상 남녀 1,520명을 대상으로영상물 등급분류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응답자의 43.0%가 엄격한 심의기준 적용을 요구했다. ‘지금보다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36.5%로 나타났고 ‘현재의 심의기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은 19.8%에 불과했다. 엄격한 기준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고연령,저학력,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등급분류시 현재보다 더 엄격해야 할 분야로는 PC게임(42. 3%)과 비디오(28.1%)를 높게 꼽았다.영화(8.2%),영상물광고(7.0%),업소용게임(3.8%)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완화해야 할 분야로는 영화(41.3%),비디오(6.8%),PC게임(5.9%),무대공연(5.6%),음반(5.1%) 등을 들었다.첫손에 꼽힌영화는 지난해 27.1%에 비해 14.2%포인트나 증가했다. 영상물 등급분류시 가장 신경써야 할 점으로는 ‘청소년등의 관객보호 및 공공윤리성 유지’(33.7%),‘음란ㆍ폭력성 예방 및 차단’(30.5%),‘표현과 창작의 자유 존중’(18.4%),‘관객의 자유로운 관람권 존중’(16.3%) 등을 들었다. ‘국내물과 국외물의 심의기준에 차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58. 3%)는 의견이 ‘아니다’(35.8%)라는 의견보다 우세했고 응답자의 81.3%가 ‘국외물에 대해 더 관대하다’고 대답했다. ‘음모’ 노출에 대해서는 ‘허용해서는 안된다’(74.6%)는 의견이 찬성(23.8%)보다 3배 이상 많았으며 국내 에로비디오 등급분류 기준에 대해서도 ‘강화해야 한다’(51. 9%)는 의견이 ‘완화해야 한다’(14.1%)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현재 ‘18세 이상’으로 규정돼 있는 영상물 관람 성인등급에 대해서도 ‘19세 이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61.1%)는 의견이 ‘현행 규정이 적정하다’는 의견(38.4%)을 앞질렀다. 이번 조사를 토대로 추산한 국민들의 한달 평균 극장관람횟수는 0.9회.비디오 관람 편수는 2.36회였다. 한달에 한번도 극장에 가지 않거나 비디오를 한 편도 보지 않는 국민도 각각 47.0%와 42.8%에 이르렀다. 영화와 비디오 모두 남자,저연령,고학력,고소득 계층에서상대적으로 관람횟수가 많았다. 황수정기자
  • 건축행정 의문점 한곳에 ‘쫙’

    “재건축을 하기 위해선 먼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전진단을 받아야 합니다.이어 창립총회를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지구단위 계획수립 과정을 거쳐 사업승인을 받게됩니다” 영등포구는 19일 주택건설사업과 관련된 각종 규정과 절차를 알기 쉽게 풀이한 책자 ‘주택행정 안내 2001년’를발간했다. 80여쪽 분량의 이 책자는 주택건설사업의 기본개념에서부터 재건축,지역·직장주택조합,민영주택 건설사업,주택 재개발사업 등은 물론 최근 개정이나 신설된 각종법령도 소개했다.준공업지역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준공업지역내 공장 이적지 지구단위계획 심의기준 등도부록에 넣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23일 개봉예정 오! 그레이스

    익명의 연애편지 한 통이 온마을에 행복을 ‘전염’시킨 즐거운 영화가 있었다.천커신(陳可辛 )감독의 ‘러브레터’(99년 개봉)였다. 영국의 신인감독 나이젤 콜이 연출한 ‘오! 그레이스’(Saving Grace)가 이런 식의 영화다.대마초 한포기가 작은 마을을 통째로 유쾌하게 뒤흔든다. 그레이스(브렌다 블레신)는 화초나 키우며 짬짬이 동네 여자들과 차를 마시는 게 낙인 고상한 중년부인이다.이름처럼우아하게만 살고 싶은데,운명이 얄궂은 장난을 걸어온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갑자기 죽어버리자 여기저기서 감당못할 일들이 터진다.애지중지해온 집과 정원은 빚잔치로 날리게 생겼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의 정부까지 나타나 속을 긁는다.그때부터 ‘돈이 원수’다. 덩달아 일자리를 잃은 정원사 매튜(크레이그 퍼거슨)가 대마초 한포기를 가져오고,그레이스는 빚을 갚기 위해 온실을대마초 밭으로 바꿔간다. 때로 진한 섹스장면들이 스포츠처럼 건강해 보이기만 하는영화가 있다.이 영화도 엉뚱한 데서 매력을 ‘덤’으로 챙긴다.마약이란 위험소재를 끌어들인 불온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싱싱한 웃음과 위무의 기능을 놓치지 않는다.대마를 가꾸느라 밤마다 터뜨리는 조명탄은 멀찍이서 바라보는 마을사람들에겐 흥겨운 불꽃놀이일 뿐이다. 판매망을 뚫겠다며 그레이스가 뉴욕으로 진출한 후반부에서는 반전의 재미까지 톡톡히 선사한다. 삶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비약시킨 대목이 거북할 수도 있겠다.그러나 곳곳에 상상력을 동원해 삶의 아이러니를 친근하게 은유해낸 감독의 재주는 신통하다.덕분에,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별난 소재인 만큼 결론을 점쳐보는 것도 감상포인트가 될법하다.불건전 영화로 내몰리기 십상인 이 대마초 영화는 어떻게 막을 내릴까.그레이스를 ‘마약왕’으로 만들까.힌트.영화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함께 즐거워지는 해피엔드다.그리고 까다로운 국내 등급위원회가 수입심의만큼은 별말없이 통과시켰다.브렌다 블레신은 지난 96년 ‘비밀과 거짓말’(감독마이크 리)로 골든글러브와 칸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따낸 연기파 배우다. 황수정기자 sjh@. * 대마초 흡연장면 “마약홍보”수입사 자진삭제 재심 신청. 알고보면 전혀 ‘환각 혐의’없이 밝은 영화지만 한달간 등급보류판정을 받은 아픔이 있다. 지난 5월26일 개봉예정됐다가 계속 밀린 것은 그 때문이다. 관람연령 등급을 결정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극중 남녀주인공이 해변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 등을 마약홍보라 판단하고 뒤늦게 제동을 건것.부랴부랴 수입사 제이넷 이미지는 문제의 장면을 포함한 1분 가량을 자진삭제해 재심을 신청했다.심의결과는 오는 18일 나올 예정.이쯤되자 극장가는또한번 심의잣대를 놓고 입방아다.영화평론가 김시무씨는 “끝내 마약을 불태우기까지 하는 영화가 등급보류받는 건 아이러니”라면서 “계속 반복될 민감한 문제인 만큼 체계적인 심의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30%이상이 공장인 준공업지역 아파트 건축 불가

    앞으로는 준공업지역이라도 전체의 30% 이상이 공장용도로 사용되는 경우 아파트 건축이 불가능해진다.반면 공장용도 사용면적이 10% 미만이면 사업 대상면적의 20%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아파트건립이 가능한 지구단위계획이 허가된다. 서울시는 3일 이같은 내용의 준공업지역내 공장이적지에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을 마련했다. 주거와 공업·상업기능 등이 혼재해 공장용도 사용비율이 10∼30%인 곳은 주·공·상 혼재지구로 분류되고 사업부지내 공장용지가 50% 이상이면 지구단위계획을 불허하되 50% 미만이면 대상면적의 20% 이상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지구단위계획의 허가여부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결정하게 된다. 또한 공장용도 점용비가 전체의 10% 미만으로 이미 공업용도를 상실한 비공업기능 우세지구에 대해서는 공공목적으로 20% 이상 부지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하기로 했다.서울시는 기부채납 부지의 위치와 용도,비율 등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했으며 지금까지와달리 이미 건립된 주거용 건축물을 제외한 나대지나 주차장,창고 등도 모두 공장에 포함시키기로 했다.서울시는 이와 함께 지침 시행 이전에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거나 지정 절차를 밟고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종전 심의기준을 적용하되 종전 기준이 새 지침보다 사업자측에 불리한 경우에는 새 지침을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과조치도 마련했다. 서울에는 영등포 9.55㎢,구로 7.63㎢,금천 4.60㎢,성동 3.22㎢,도봉 1.90㎢,강서 1.77㎢,양천·광진·중랑구 각 0. 02∼0.25㎢ 등 총 28.98㎢(전체 시역의 4.8%)의 준공업지역이 지정돼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일산신도시 러브호텔 난립

    최근 논란이 된 고양 일산신도시 학교주변의 러브호텔 난립은 고양교육청의 심의기구인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서 건축심의를 형식적으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8∼10월 경기도 고양시의 ‘민간 건축공사 지도·감독실태’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현장조사를 소홀히 해 부실한 의견서를 제출한 모 초등학교 C교장에게 주의를 주도록 하고 관련 교육공무원 4명을 징계하도록 통보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 결과,고양교육청은 지난 97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학생들의 주 통학로변 등 학습에 큰 피해를 주는 지역에 17건의 숙박시설을 허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교육청은또 이 기간에 신청한 647건의 건축심의 가운데 625건(96. 6%)의 숙박시설 등 유해시설 설치허가를 의결했다. 감사원은 학교주변 유해업소 난립을 막기 위해 교육부 등이 지난 99년 2월 고양교육청에 학교환경위생정화위 심의위원(9∼15명)을 법정 최대인원으로 위촉하고 미흡한 심의기준을 보완토록 지시했는데도,심의위원을 최소인 9명만으로 운영하고 심의기준도 보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
  • 러브호텔등 심의 신청 급감

    지난해 러브호텔 문제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이후 올해경기도내 지역교육청에 러브호텔 등 청소년유해시설의 건립심의를 요구하는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도내 24개 지역교육청의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 청소년유해시설 건립 심의를 신청한 건수는 모두 186건으로 월평균 93건을 기록,지난해(전체 2,197건) 월평균 183건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심의를 통과한 비율은 57%(106건)로 지난해 평균 56%(1,241건)보다 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심의건수(324건)를 기록한 성남의 경우 2개월간 심의건수가 14건으로 월평균 7건을 기록,지난해 월평균 27건의 26%에 불과했다. 또 전년도에 전체 239건(월평균 19.9건)을 심의한 부천도 2개월간 8건(월평균 4건)에 불과해 러브호텔 문제가 불거졌던지역의 신청건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러브호텔 문제의 시발점이 됐던 고양은 2개월간 심의건수가29건으로 월평균 14.5건을 기록,지난해 16.6건에 비해 소폭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러브호텔 파문 이후 학교정화위에 학부모와 시민단체위원의 비율을 늘리고 심의기준을 강화하면서 유해시설의 심의신청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정문에서 50m까지를절대구역으로 정해 청소년 유해시설의 건립을 전면 금지하고있으며 학교 울타리에서 50∼200m를 상대구역으로 정해 유해시설 건립시 지역교육청 학교정화위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우리 서로 겨뤄보자”” 비교광고 쏟아진다

    인기가수 유승준이 스피드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쏜살같이달려 경쟁자를 따돌린 다음 한마디를 던진다.“집 앞까지 따라와봐!” 10일부터 방영되는 하나로통신 초고속인터넷의 새 TV광고이다.경쟁사의 구리전화선에 비해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시킨 전형적인 비교광고다.비교광고란 경쟁상품의 성능 등을 통계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대비시켜,소비자 스스로 상품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광고기법이다. 이런 비교광고는 앞으로 TV나 신문을 ‘도배’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을 인정하고 곧‘비교광고지침’을 제정,비교광고의 물꼬를 트기로 한 데따른 것이다.공정위 표시광고과의 정진우 사무관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구매정보기준을 전달할 수 있는 비교광고를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비교광고는 사실상 금지된 것이나 다름없었다.정부가 비교광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은 채 때로는허용하고, 때로는 불허하는 등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 탓이다. 실제로 지난 97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비교광고로 다투다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조치를 받았다.현대자동차와대우자동차는 99년 아반떼 린번과 누비라Ⅱ 광고에서 차성능을 비교하다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이후 비교광고는 가끔 등장했다 시비가 일면 곧 사라지곤 했다. 광고대행사 웰콤의 신경윤 대리는 “우리나라의 비교광고는수준이 졸렬해 비방광고에 가까웠으나 심의기준이 마련되면재미있는 비교광고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따라서비교광고는 올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트렌드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광고는 구체적 정보비교가 어려운 TV보다 인쇄매체에서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윤창수기자 geo@
  • 분당 러브호텔 첫 허가취소

    경기도 성남시의 러브호텔 심의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이미 허가를받은 건축주가 공사를 미루다 결국 허가가 취소됐다. 시는 건축허가를 받고도 1년 이상 공사를 하지않고 있는 숙박업소 1곳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고 16일 밝혔다.이 숙박업소는 99년 12월분당구 정자동 백궁·정자지구에 지상 5층,객실 30실 규모로 건축될예정이었다. 시의 이같은 조치는 건축주가 건축허가를 받은 뒤 1년이 넘도록 공사를 하지 않을 때는 건축허가 취소가 가능하다는 건축법 제8조에 따른 것으로 건축주는 강화된 건축심의기준을 맞추기가 난감해 공사를차일피일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에서 건축허가를 받은 숙박업소가 허가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백궁·정자지구에 건축허가를 받은 숙박업소는 9곳에서 8곳으로 줄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숙박업소 신규 건축허가는 시와 구청이 건축심의위원회를 통해 심의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허가를 받았더라도 강화된 심의기준에미달할 경우 허가를 취소하거나 용도변경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는 지난해 객실수 30실 이상,객실면적 25㎡ 이상인 숙박시설에 대해 층별 용도기준을 정해 1층은 전시공간이나 놀이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고 객실은 3층 이상에서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숙박업소건축허가기준을 대폭 강화했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인천시, 건축심의기준 새달 시행

    다음달부터 인천지역에서 16층 이상 높이의 아파트를 300가구 이상지을 경우 아파트 부지의 20% 이상을 옥외 생활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또 각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고,가능한 한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지상 주차장 면적이 아파트 부지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인천시는 공동주택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경관 향상 등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공동주택 건축심의 운영기준’을 마련,오는 10월 열릴 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기준안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16층 이상높이의 300가구 이상 아파트를 건립할 때는 시 건축위의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이밖에 해발 30∼60m의 구릉지에는 20층이하,해발 60∼90m 10층이하,해발 90m이상에는 5층 이하로 각각 아파트를 건립해 줄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또 ‘ㅁ’ ‘H’ ‘T’ ‘ㄱ’자형 아파트를 가급적 지양하고 각 건물을 6m 이상 띄우도록 하는 권장사항을 마련,일조권과 사생활 등을보호해 나가기로 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광고심의기준위원장 오성환씨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는 광고심의기준위원회 위원 9명을 위촉하고,오성환(吳成煥·66)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광고심의 관련 최고 의결기구로서 광고자율심의 규정을제정하고 방송·인쇄매체 광고심의에 대한 재심의 안건 등을 처리한다.
  • 탄현지구 여관신축 규제

    경기도 고양시는 9월말 입주가 시작되는 탄현2지구 상업지역에 대해 숙박업소 신축을 규제하기로 했다. 시는 택지지구의 양호한 주거 및 교육환경을 조성하고,숙박업소 신축 관련민원 해소를 위해 지난달 강화된 숙박업소 심의기준을 적용,상업지구에 최대한 숙박업소 신축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강화된 숙박업소 심의기준은 ▲객실 30실 이상▲1실 면적 7.6평 이상▲지상층에 단란주점 등 위락시설 설치 금지▲1∼2층에 휴식·근린생활시설 설치,3층 이상만 객실 허용▲대지면적의 10% 이상 공개용지 확보▲외부연결 창문없는 폐쇄객실 금지 등이다. 시는 강화된 숙박업소 심의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5월부터 중지해온 탄현2지구 상업지역 22필지 3,500여평의 매각을 이날부터 재개했다. 시는 특히 숙박업소 신축용 상업지역 토지매입자에게 계약에 앞서 이같은규제사항을 설명한 뒤 계약서에 첨부하도록 해 숙박업소용 토지 매각을 줄이고,규제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계획이다. 탄현2지구는 시 예산 1,167억원이 투입돼 97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8만9,000평의 부지에 2,730가구의 아파트가 건립됐다. 시 관계자는 “상업지역내 숙박업소 신축이 법으로 허용돼 있어 원천봉쇄는 사실상 어렵지만 토지매각부터 건축허가까지 단계별로 조건을 까다롭게 해 숙박업소 신축을 가능한 억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학교옆 술집 무더기 허가 ‘말썽’

    경기도 의정부교육청이 학교 상대정화구역내에 유흥·숙박업소 등 학교보건법이 규정한 ‘학생 유해시설물’을 무더기로 승인,학교주변 환경을 해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학교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정화구역(학교담장에서 50m이상 200m이내)내에서 숙박·유흥 업소 등에 대한 허가를 사실상 규제하고 있으며,기존 업소의 경우 타업종으로의 전환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정부교육청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학교 상대정화구역내에 여관 4곳,무도장 2곳,유흥업소 15곳 등 모두 21곳의 ‘학생 유해업소’들의 입주여부를 심의,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교육청은 지난 2일 중앙초등학교로 부터 14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J모텔을,지난해 10월엔 경의초등학교로부터 134m 거리에 들어설 S무도장에 대해각각 심의해 이를 모두 통과시켰다. 특히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위원인 K모씨의 남편이 이 기간에 심의를 거쳐 학교상대정화구역내에 노래방을 설치,운영하고 있어 위원회 운영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의심받게 하고있다. 이에 반해 이 기간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인터넷 PC방 40곳에 대해서는 심의신청서를 반려,허가받지 못하도록 했다. 의정부교육청 관계자는 “여관과 무도장·유흥업소 등은 학생들이 출입을할 수 없지만,PC방은 학생들이 자주 출입하는 곳으로 학업에 지장을 초래할수 있어 심의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기고] 방송 폭력·선정성 심의기준 강화 시급

    문화부장관이 TV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면서이것이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송의 독립성을 운운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도 있지만이것은 문제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7월 각 방송사마다 프로그램 개편이 단행된 후 한 달 동안 각 신문의방송비평기사들은 각종 연예정보프로그램과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적 내용을줄곧 신랄하게 지적해 왔다.물론 문제된 방송 내용이 개선된 경우는 전혀 없이 마이동풍에 그치고 말았다.그래서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지금 주무부처장관의 강력한 비판이 있기 전에 각 방송사나 방송위원회 차원에서 일부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적절한 자율적 조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을 포함하여 공중파 방송들의 선정성 문제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시청자의 재미와 호기심을 앞세워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춰내고 여성 연예인과 미스코리아,10대 소녀의 몸매를 엿보는 ‘벗기기 경쟁’은 한마디로낯뜨거울 정도이다. 그리고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을 보자면 스포츠신문의 연예면이나 여성지를 본뜬 TV판에 지나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최근 각 방송사마다 연예정보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최소한 2개 이상 편성하고 있으며 그것도 주말 가족시간대로 옮겼다.내용도 ‘연예인의 사생활 캐기'가 기본이다.뉴스 캐스터의점잔을 흉내내면서 시청자들에게는 아무 필요도 없는 스캔들을 좇아 확인하거나 시시콜콜한 개인사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연예인의 경우 아무리대중의 인기를 먹고산다고 하지만 저렇게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당하는데 헤헤거리고 있으니 정말 배알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한결같이 연예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수준은 한마디로 연예인의 뒤꽁무니를 좇아다니는 파파라치에 다를 바 없으며 ‘타블로이드 TV'라고 불려도 할 말 없을 정도이다. 그뿐 아니라 방송사가 뉴스 시간을 자사 드라마 홍보에 이용하는 일까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공익성을 생명으로 해야할 방송뉴스마저 자사 이기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정말 문제다.왜냐하면 그 연장선에서 볼때 결국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훼손되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문제의 본질은 방송계의 고질적인 병폐이자 골치덩어리인 시청률 경쟁이다.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날 시청률 표를 받아드는 PD들의 절박한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제작진의 불감증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그리고 무엇보다 새방송법이 제정된 뒤 까마귀 고기를 먹은 것처럼 자세를 돌변한 방송사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8년 12월에 발족한 방송개혁위원회가 3개월 동안 방송프로그램의 공익성 제고 방안 등 각종 방송개혁 현안을 다룰 때 각 방송사들은 앞다퉈 공영성 및 공익성을 강조한 편성 방안들을 시청자 앞에 연이어 제시한 적이 있다.방송협회 차원에서도 자정을 결의하기도 했다.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런 모습들은 한낱 ‘방개위 눈치보기’에 급급한 처사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은 결코 케이블방송이나 인터넷 방송과 같을 수는 없다.방송채널의 본분에서 벗어나는 프로그램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오락프로그램들을 없애자는 얘기는 아니다.공익성을 담보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시청률 경쟁을 낳는 구조적 측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특히 새로 제정을 앞두고 있는 심의규정에는 선정성과 폭력성의 기준이강화되고 특히 여성 비하나 성차별적인 내용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또 방송심의 결과는 새로 마련된 방송평가제도에 철저하게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동황 광운대 신방과교수
  • 영상물 등급심의 ‘고무줄 잣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심의가 경직된 자세를 벗지 못하고 있다.최근 한국영화 '아나키스트'가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아나키스트'는 지난달 24일 발효된 '15세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는 첫 한국영화가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아나키스트'는 욕설이 빈번하고 잔혹한 폭력장면이 많다는 '상투적인' 이유로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아나키스트'에는 '썩을 놈' '시벌 놈' 등의 욕설이 백정의 아들 돌석이란 인물의 입을 통해 나온다.그러나 이것은 과격한 행동주의자인 돌석의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폭력장면도 마찬가지다. 액션 느와르 장르의 특성상 또 항일테러라는 소재로 보아 총격장면에서 피가보이지 않을 수는 없다.객관적으로 볼 때 18세 이상에게만 관람을 허용해야할 정도는 아니다.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이번 판정은 결과적으로 다양한 관람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영화상영 등급심의의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15세이상 관람가' 등급 부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셈이다.영상물등급위원회의 고무줄 잣대에 의한 자의적 판정 사례는 한 둘이 아니다. 선혈 낭자한 시체가 등장하는 '여고괴담'과 '동성애' 코드의 '여고괴담2'는 모두 '12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섹스와 살인이 있는 '송어'도 12세이상 관람가’를 받았다.그런가하면 '행복한 장의사'에는 욕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 이상 관람가'가 내려졌다. 한편 성기절단의 파격적 성애를 다룬 '감각의 제국'이나 트리플 섹스로 얼룩진 '룰루',집단혼음이 나오는 '백치들' 등 성적 위험수위를 넘는 영화들이 줄줄이 통과된 반면 '둘 하나 섹스''돈오'등 한국영화는 계속 심의의 진통을 겪고 있어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심의기준을 뒷받침할 만한 명백한 근거도 없이 자신들의 권위와 이해만을 생각하는 심의를 계속한다면 그것은 '필요악'일 뿐이다. 김종면기자
  • 선거기사 심의委 본격 활동

    최근 통과된 개정 선거법에 따라 설치된 선거기사심의위원회(위원장 이창구현 언론중재위원)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10여일만에 첫 심의결과를 내놓았다.선거기사심의위는 지난 7일 열린 4차 회의에서 ‘일부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보도한’ 충청일보(2월24,28일자)에 ‘주의 1건’,‘경고 1건’을 내리는 등 모두 3개의 지방지에 대해 ‘경고 2건’, ‘주의 2건’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선거기사심의위는 총 5장 19조로 이루어진 ‘선거기사심의기준’을 확정,발표했다. 기준에 따르면 언론사는 ▲사실보도와 의견을 명백히 구별하고 ▲유권자의견해·반응을 묻는 기사는 상반된 견해를 균형있게 보도해야 하며 ▲인터뷰시 상대방의 의사를 왜곡하지 않도록 편집·게재하도록 규정됐다.또 ▲기사제목을 내용과 다르게 왜곡하면 안되고 ▲정당·후보자의 사진 게재시 재구성없이 동등하고,참가인원을 왜곡하지 않는 등 세부적인 규정까지 명시되어있다. ‘권리구제 및 시정’에 있어서는 반론 및 정정보도문으로 유도하고,언론계에서 논란이됐던 사과문 게재 및 불응시 ‘2년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법테두리 안에서 신중하게 적용하기로 했다.선거기사심의위의 한 관계자는 “사과문 게재는 지난 91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았고,형사처벌 조항은 정정보도문으로 계속 유도하되미뤄질 경우 후보자 등을 고소인으로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심의·의결절차표 참조). 개정 선거법에 규정된 선거기사심의위의 구성·운영방식이 기존 선거법에의해 운영되어온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이상희 서울대 명예교수)의 규칙에 바탕을 두었듯이,심의기준도 선거방송심의위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않는다. 선거기사심의위의 한 관계자는 “선거기사심의위의 대부분의 규정은이미 설치된 선거방송심의위의 기준을 그대로 따른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사과방송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시켜온 선거방송심의위보다는 인쇄매체의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의결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기사심의위가 지난 10일 5차 회의에서 국민일보(7일자),경향신문(9일자),제주일보(5,7일자)등의 여론조사 보도가 조사 의뢰자,표준크기,조사방법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8건의 ‘주의’ 조치를 내린 것은 ‘선거방송심의위의 엄격한 여론조사 보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선거기사심의위의 한 위원은“선거방송심의위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엄격한 기준을 따르게 된 것”이라면서 “위조된 여론조사는 자칫 유권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어 모두 ‘주의’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언론단체 한 관계자는 “선거기사심의위가 이번 선거기간동안 신속한 과정을 통해 보도피해를 최소화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송매체와는 다른 인쇄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신중한 심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5만㎡이상 체육문화시설 설계·시공 일괄발주 공사로

    건설교통부는 2일 연면적 5만㎡이상의 체육문화시설 등 3개분야 14개 주요공종을 턴키(설계·시공 일괄)대상공사로 선정,각 발주청에 시달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는 발주청의 임의적 기준에 따라 턴키대상공사를 선정해왔으나 앞으로는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마련한 대형공사 입찰방법의 심의기준에 따라 턴키대상공사와 일반공사를 분리,발주해야 한다. 류찬희기자 chani@
  • 영상물 등급심의 ‘객관성 확보’ 한목소리

    등급외전용관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심의가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영상물등급위는 그동안 ▲모호한 기준의 심의▲등급보류 결정 번복▲자진삭제 권고 등‘난맥상’을 보여왔다.정신박약아들의 집단정사 장면이 담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백치들’이 ‘18세관람가’ 등급을 받았는가하면 섹스와 폭력으로 얼룩진 ‘송어’(감독 박종원)는 ‘12세관람가’ 등급을 받아 논란을 빚었다.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아이즈 와이드 셧’에 대해서는 두차례나 등급판정을 유보하면서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또 현재 개봉중인 ‘텔미썸딩’(감독 장윤현)의 경우 등급분류 결정에 앞서 제작사 관계자를 불러 일부장면의 삭제를 요구해 파문을 낳고 있다.되도록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할 수있도록 도와준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등급분류만 해주게 돼있는 영상물등급위에서 자진삭제를 권고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등급보류 판정으로 묶여 있는 작품은 ‘거짓말’과 ‘둘 하나 섹스’. 특히 지난 9일 재심에서 또 다시 2개월간의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거짓말’은 표현의 자유와 관객의 볼 권리,성표현의 수위와 관련해 끝없는 논쟁을낳고 있다.‘거짓말’은 연내 상영이 불가능해졌으며 내년초 등급을 받아 상영되더라도 영화 내용에 대한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과도한 성묘사와 본드 흡입 등으로 2개월 등급보류를 받은 ‘둘 하나 섹스’ 제작사측은오는 27일 재심의를 요청하는 한편 헌법소원도 준비중이다. 등급심의와 관련해 또 한차례 논란이 예상되는 작품은 일본 뉴 웨이브의 기수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거짓말’의 예에 비춰볼 때 ‘감각의 제국’ 또한 일반 영화관에서는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유부남과기생의 자기파괴적 성애를 그린 이 영화는 제작 당시 일본에서도 상영이 금지됐다.그러나 ‘감각의 제국’은 ‘정치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등 만만찮은 작품성을 지니고 있어 엄정한 심의기준이 요구된다. 영상물등급위가 ‘영화계의 안기부’란 지난 시절의 오명을 벗고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시대흐름에 맞게 등급기준을 현실화하고,등급위의 취지에 부합하는 인사들로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거짓말’ 등급보류 판정등과 관련,박종원 감독(영화등급분류소위 위원)이 사임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종면기자]
  • 케이블TV 뮤직비디오 너무 자극적

    케이블TV 음악전문채널에서 방송되는 뮤직비디오의 내용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한정일)는 지난 1월28일부터 일주일간 m·net와KMTV 등 음악채널 두 곳이 방영한 국내 뮤직비디오 119편을 분석한 결과,전체 방영곡의 19.3%가 폭력 장면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유승준의 ‘나나나’뮤직비디오의 경우 오토바이 질주 장면과 집단 패싸움장면 등이 빈번히 등장해 폭력성이 가장 높았다.선정성을 강조한 곡은 전체의 17.7%로 이가운데 침실을 소재로 한 엄정화의 ‘초대’와 업타운의 ‘돌아와’등이 가장 노골적이었다.아울러 가사에도 문제가 많았다.‘사랑’을주제로 한 노래의 30%이상이 다른 사람의 애인을 빼앗거나 사랑에 집착해 죽음에까지 이르는 등 잘못된 사랑관을 심어주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줄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가사해독이 어려운,랩으로 구성된 노래가 무려 51%에 이르러 올바른 국어사용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종합유선방송위는이와 관련,음악채널들이 프로그램의 80∼90%를 뮤직비디오로 편성하면서 주시청층인 청소년의 눈을 붙들기 위해 음악성보다는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경향을 더욱 뚜렷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합유선방송위는 이에 따라 성인취향의 뮤직비디오의 경우 청소년시간 대를 피해 방송토록 하는 등 심의기준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순녀 기자
  • 개혁 어떻게(방송 이대로는 안된다:5·끝)

    ◎전파는 국민재산… 民營도 공익우선을/독과점­방만한 경영구조 대수술/소유구조따른 정체성 확보 관건/‘개혁위’ 활동·수용자운동에 기대 방송개혁위원회(위원장 姜元龍)가 지난 17일부터 공식일정에 돌입했다. 아직은 실행·전문위원을 선정하고 있는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개혁위원회의 발길에 쏠리는 기대는 자못 크다. 방송이 문화매체라는 제 얼굴을 찾으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전파는 공유재산으로 그 주인은 당연히 국민이다. 이를 사용하는 방송국은 본질적으로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이는 방송학계의 일반적 견해다. 姜元龍 위원장이 “방송은 어느 누구도 아닌 ‘국민의 소리’를 전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파의 주인이 ‘광고 수주’로 둔갑하면서 시청률 경쟁이 과열되었고 나아가 시청률이 프로그램 제작의 절대적 잣대가 되었다. 선정성과 폭력에 찌든 방송의 현실에 ‘개혁의 메스’는 필연적이다. 광고라는 짭짤한 수익에 길들여지면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한 ‘공영성’의 슬픈 운명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의지의 집합체가 방송개혁위원회다. 어느 방송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참된 의미의 ‘안방극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저 다른 방송사의 시청률을 누르면 그만이다. 좋은 프로로 건전 문화를 만든다는 사명의식은 필요없다. 더 비틀고 보다 자극적으로 만들어 그저 시청률만 올리면 그만이다”. 원인은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독과점체제로 인한 방만한 경영구조와 그로 인한 경쟁력 상실을 들 수 있다. IMF사태 이전엔 앉아서 돈을 기다리면 되었다. 국민의 자산인 전파로 방송사 배만 채운 것이다. 이전만큼 배를 채울 수 없어지면서 ‘광고의 유혹’은 더 강해졌다. 대안은 없는가. 먼저 제도적인 문제로 공영방송의 제모습찾기를 지적할 수 있다. 우리 방송사는 공·민영이 섞여 있다. KBS­2TV는 웬만한 민영방송 뺨칠만큼 저질 프로가 많다. 이럴 바에야 수신료를 올리고 광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완전 공영화’로 근본적인 틀을 잡자는 것이다. MBC의 경우도 소유구조는 공영인데 경영형태는 민영이다. 모호한위상을 벗어나 어떤 형태든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지난 9월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연 세미나에서 “지역 MBC를 민간방송형태로 환원해 민간기업이 가맹사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다음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문제다. 사후 심의로는 숱한 징계와 주의만 남발할 뿐 시청률 중심의 제작관행을 막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에 시청자단체의 몫을 늘려 ‘수용자 주권’시대를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조정하 사무국장은 “방송위원회가 수직관계로 하는 사후 심의는 이제 한계에 달했다”면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시청자단체 등에 심의를 위탁하는 시스템이 확장돼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런 강화된 사후 모니터가 장기적으로는 사후 심의를 대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협의회(KNCC) 언론위원회 林順惠 모니터팀장은 “모니터 위주의 시청자운동은 금년을 고비로 벗어나고 이제는 편성이나 방송정책 개선까지 요구하는 적극적인 운동으로 한 단계 비약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시청자 단체의 주권찾기는 ‘자신의 자산’인 방송을 찾겠다는 싹을 움틔우고 있다. ◎개선 왜 안되나/저질 프로 규제장치 ‘허점투성이’/방송위 심의기준 미비/제재 잣대도 들쭉날쭉/벌금부과 등 조치 필요 방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송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방송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방송위원회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한다고 하지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방송위원회에서는 객관적 심의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심사위원의 자의적인 판단이 주가 된다. 공중파방송과 케이블TV,위성방송 등 매체별로 차별화된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송위의 심의기준과 형법 등 실정법의 기준도 맞지 않는다. 선정성에 대한 경우 형법은 노출정도와 특정행위 묘사 등으로 판단하는데 방송위의 심의 규정은 모호하다. 심의에 대한 잣대가 오락가락 하다보니 20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미리 잘릴 것에 대비해 25분 분량으로 만드는 제작양상까지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방송 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제재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그래서 제기되고 있다. 방송위가 아무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방송위원회는 심의 결과 방송법 21조에 의거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내용의 정정·해명 또는 취소,책임자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또는 1년 이내의 출연·연출 정지 조치를 내린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제재조치를 받아도 실질적으로 벌금 납부나 광고를 못하거나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등의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저질 프로그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행정적 제재권을 통해 제재효과를 높이고 있다. 방송국 허가와 재허가라는 막강한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FCC는 방송국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권한으로 프로그램의 편성과 내용에 강력한 감독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나친 폭력성과 선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등급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캐나다,프랑스,호주에서도 프로그램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각 주마다 민간상업방송을 감독하는 주미디어청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폭력과 포르노 방송은 금지시키고 있다. 이밖에 양질의 프로그램을 위한 수단으로 방송사에 대한 경제적 제재인 벌금제도도 선진국에서는 이용되고 있다. 이화여대 유의선 교수는 “강제적인 규제도 필요하지만 방송외 타 매체가 냉정하게 비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견제 메커니즘을 만들고 방송사 내부의 자율심의 풍토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고/방송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시청자 주권’ 보장에 초점을/崔昌燮 서강대 언론대학원장·언론학 그동안 많은 논란과 진통과정을 거쳐 드디어 방송개혁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통합방송법 및 구조개혁과 관련시켜 지난 5년간 이미 여러 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관련부처와 업계 등의 입장과 이해관계는 물론 문제점도 대부분 드러난 상태에서,완벽이 아닌 최선의 법을 만들어 시행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미비점을 보완해가려는 기본 방향 설정이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런 개혁과정의 그릇에 무엇을 담아야 할 것인가. 첫째,철학과 이념을 담아야 한다. 그 뿌리는 ‘수용자를 위한,수용자와 함께 더불어 가는’ 정신에 기조를 두어야 한다. 이는 곧 수용자의 ‘지속적인 인간적 성장’을 돕는 편성철학과 시청자 불만 처리를 적극 수용하는 수용자 주권확립제도를 가능케 한다. 궁극적으로 방송개혁의 주축은 방송인의 전문성과 자율적 창의성 보장을 전제로 한 책임성 구현과 수용자의 다양한 선택성 확대,접근권 및 불만처리 보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야 한다. 이는 한마디로 방송인의 전문성 보호방안과 수용자의 올바른 수용자세 확립을 위한 ‘미디어교육’의 제도적 도입을 포함한다. 둘째,방송 전반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기본부터 재검토하고 미래 방송환경에 대처할 거시적 방송법 제정의 취지를 살려,독과점 구조로 인한 국제경쟁력의 취약성을 보완하며 기존 방송들의 위상정립도 다뤄야 한다. 개혁의 논리는 이해당사자의 이해상충을 초월한 불편부당의 원칙하에 마치 건축현장에서 목수가 요철을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먹줄을 내려가듯이,또 스님이 제 머리 못깎고 의사가 자기 자녀의 수술만은 눈 딱감고 남에게 맡기듯이 초연한 자세로 임해주기 바란다. 셋째,방송과 통신이 융합하고 고화질 디지털TV시대가 개막되는 등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제대로 대처한다는 차원에서 방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침몰위기에 놓인 케이블TV산업을 효과적으로 재조정해 국가전략적 영상산업으로 회생시켜야 한다. 동시에 방송이 ‘언론매체로서의 비판기능’과 ‘문화매체로서의 품위’도 회복하도록 개혁의 가닥을 잡아줘야 한다. 바야흐로 일본문화의 개방과 디지털 위성방송의 무분별한 침입이 예상되고,위성방송은 풍부한 소프트웨어 공급을 필요로 하여 선진 다국적 방송기업과의 합작 및 제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향후 방송은 치열한 문화전쟁에서 민족의 고유한 문화자존과 방송주권을 지키는 첨병의 역할과 올바른 비판을 통한 시대 선도의 사명을 다하도록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넷째,새로운 통합방송위원회는 방송 제반 사항에 관한 실질적독립성과 자율성을 갖는 합의제 행정기구로서 방송정책 결정,방송사업 인허가추천,방송프로그램 심의,방송발전자금 조성 및 운영,독자적인 예산편성,규제관련 제도도입 및 개정방향을 설정하는 방송총괄기구가 돼야 한다. 또 합의제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에 의한 전횡이나 통제를 방지하고 민간전문역량의 참여를 보장하며 절차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통합방송법의 핵심은 물론 제반 통제요인으로부터의 방송독립이다. 그러나 동시에 정부의 관련 행정부서와의 행정적 연계성의 묘를 살리는 방안이 바람직하겠다. 끝으로 위원회의 구성은 전문성 논리가 아마추어리즘 논리에 구축당하지 않는 순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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