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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매일 신춘문예 공모

    ■공모 부문 및 당선 상금 □시(3편 이상):200만원 □시조(3편 이상):200만원 □소설(80장 안팎):30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200만원 □희곡(90장 안팎):250만원 □동화(30장 안팎):150만원 ◆마감 2002년 12월6일(당일 소인까지 유효함) ◆당선작 발표 2003년 1월1일자 대한매일 지면 ◆보낼 곳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1가 25 대한매일 편집국 문화팀 신춘문예 담당자(인터넷 접수는 불가함) ◆유의 사항 ◇원고 겉장에 별도로 본명(필명일 경우),주소지,연락처(집 및 직장 전화,휴대전화 번호) 등을 명기한 개인 신상표를 첨부할 것. ◇우송할 때는 겉봉에 ‘신춘문예 응모작’을 표기할 것. ◇원고는 기존 원고지 대신 A4용지로 대체할 수 있으며,이 경우 응모작을 무삭제 수록한 컴퓨터용 디스켓을 작품과 함께 제출할 것.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응모했거나 다른 작품을 표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을 취소함. ◇응모작품은 반환하지 않음. ◆문의 (02)2000-9192~5.
  • 대한매일 신춘문예 공모

    ■공모 부문 및 당선 상금 ◇시(3편 이상):200만원 ◇시조(3편 이상):200만원 ◇소설(80장 안팎):30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200만원 ◇희곡(90장 안팎):250만원 ◇동화(30장 안팎):150만원 ◆마감 2002년 12월6일(당일 소인까지 유효함) ◆당선작 발표 2003년 1월1일자 대한매일 지면 ◆보낼 곳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25 대한매일 편집국 문 화팀 신춘문예 담당자(인터넷 접수는 불가함) ◆유의 사항 ◇원고 겉장에 별도로 본명(필명일 경우),주소지,연락처(집 및 직장 전화,휴대전화 번호) 등을 명기한 개인 신상표를 첨부할 것. ◇우송할 때는 겉봉에 ‘신춘문예 응모작’을 표기할 것. ◇원고는 기존 원고지 대신 A4용지로 대체할 수 있으며,이 경우 응모작을 무삭제 수록한 컴퓨터용 디스켓을 작품과 함께 제출할 것.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응모했거나 다른 작품을 표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을 취소함. ◇응모작품은 반환하지 않음. ◆문의 (02)2000-9192~5.
  • 뮤지컬 ‘카르멘’ 작가 고 선 웅

    이 사내 머리 속엔 뭐가 들었을까.고전,코미디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를 소화해내는 작가 고선웅(34)을 보며 내내 궁금했다. 올해만 봐도 ‘이발사 박봉구’에선 소시민의 서글픈 풍경을 감칠 맛 나는사투리로 빚어내고,‘깔리굴라 1237호’에서는 폭군으로 변한 회사원을 냉정하게 그리고,이제는 뮤지컬 ‘카르멘’으로 비극적 사랑을 조명하겠단다.“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죠.다양한 문체와 작법이 작품의 생명입니다.” 4년전 “성냥갑 안의 자신이 견딜 수가 없어”그는 멀쩡하게 다니던 광고기획사에 갑자기 사표를 던졌다.날밤을 새우며 1년간 희곡 10여편을 완성했고,그 중 ‘우울한 풍경 속의 여자’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단명하기 싫어 작품을 축적해 뒀죠.” 그는 이어 ‘藥TERROR樂’‘맨홀추락사건’‘살色안개’‘락희맨쇼’ 등을 무대에 올리며,흥행이 쉽지 않은 연극계에서 연이어‘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의 궤적을 쫓아가다 보면 드라마가 완성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찾는다.“얼마전 제 차가 견인차에 끌려가는 걸 보고 다른 견인차를 타고 쫓아갔어요.갑자기 맨날 욕먹을 그 아저씨의 인생이 궁금해지더라고요.그래서 바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언제나 주변 사람들을 자세히관찰하는 게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지난 1일 막을 내린 ‘깔리굴라…’의 모티브는 친구였다.“포클레인을 파던 친구가 갑자기 그만뒀어요.그 친구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별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저는 ‘그럼 별 보고 살어.’라고 말했죠.한 인간에게 절대자유가 주어지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습니다.” 오는 13∼26일 문화일보홀에서 초연될 뮤지컬 ‘카르멘’을 처음 쓴 것은 2년전.패러다임의 전환기에서 카르멘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21세기에는 오히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카르멘이 정상이고,돈 호세가 집착을가진 비정상적인 인간 아닌가요?” 그는 메리메의 원작소설과 비제의 오페라를 놓고,자유와 구속의 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각색했다.다양한등장인물을 부각하고 드라마적 긴장을 살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앙코르 공연 때 연출을 맡기도 했다.“저는 정말 연출을 하고 싶은 놈입니다.드라마다운 드라마를 만들 자신도 있고요.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봐요.막 떠들다가도 툭 끊고 총을 쏘잖아요.웃다가도 갑자기 낯선 상황에 던져지는 것,그게 바로 드라마죠.” 요즘은 영화계의 ‘러브 콜’도 받고 있다.“솔직히 연극으로는 생활이 힘듭니다.그냥 사람 노릇을 하고 싶을 뿐인데도요.” 그는 최근 하루에 수십번씩 같은 길을 도는 마을버스를 다룬 시나리오의 초고를 완성했다.운이 좋으면 내년 봄쯤 크랭크인에 들어간다고.오는 6일부터 코엑스에서 전시될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의 기획도 맡았다. “10년 뒤에는 영화감독도 하고 싶습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장르에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펼치고 싶다는 작가 고선웅.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02)762-0810. 김소연기자 purple@
  • 대한매일 신춘문예 공모

    ■공모 부문 및 당선 상금 ◇시(3편 이상):200만원 ◇시조(3편 이상):200만원 ◇소설(80장 안팎):30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200만원 ◇희곡(90장 안팎):250만원 ◇동화(30장 안팎):150만원 ◆마감 2002년 12월6일(당일 소인까지 유효함) ◆당선작 발표 2003년 1월1일자 대한매일 지면 ◆보낼 곳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25 대한매일 편집국 문화팀 신춘문예 담당자(인터넷 접수는 불가함) ◆유의 사항 ◇원고 겉장에 별도로 본명(필명일 경우),주소지,연락처(집 및 직장 전화,휴대전화 번호) 등을 명기한 개인 신상표를 첨부할 것. ◇우송할 때는 겉봉에 ‘신춘문예 응모작’을 표기할 것. ◇원고는 기존 원고지 대신 A4용지로 대체할 수 있으며,이 경우 응모작을 무삭제 수록한 컴퓨터용 디스켓을 작품과 함께 제출할 것.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응모했거나 다른 작품을 표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을 취소함. ◇응모작품은 반환하지 않음. ◆문의 (02)2000-9192~5.
  • 종교단신/ 100일정진 회향 기념식 外

    ***100일정진 회향 기념식 정토회는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위한 1000일 정진 회향기념식을 24일 오전10시30분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개최한다. ‘통일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이어 통일기도와 발원문 낭독으로 짜여진 회향정진 및 기념식,가수 강산에와 함께 하는 축하공연으로 진행된다.(02)587-8990. ***도선 자료집 출간기념식 전남 영암 월출산 도갑사는 신라말∼고려초기의 도선국사 관련 자료집을 출간하고 기념식을 23일 오후 3시 도갑사 성보박물관에서 갖는다.(061)472-0521. ***'사랑과 평화의 음악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북한의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사랑과 평화의 음악회’를 연다.수익금은 전액 세계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다.(02)785-6730. ***평화신문 신춘문예 공모 평화신문은 시와 소설,창작극 등 3 부문에서 가톨릭 정신을 담은 신춘문예작품을 공모한다.마감은 새달 2일.(02)2270-2516.
  • ‘20세기 한국최고의 소설가’ 황석영씨

    우리나라 문학 관계자들은 20세기 한국의 최고 소설가로 황석영(58)씨를,최고의 문제작으로 조세희(60)씨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꼽았다. 이는 시공사가 발행하는 계간 ‘문학인’과 한국문예창작학회(회장 김수복)가 최근 ‘20세기 한국문학사 10대 사건 및 100대 소설’선정을 위해 공동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는 대학 국문학과 및 문예창작과 교수,문학평론가,문예지 편집위원 등문학 관계자 등 1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항목별 상위 순위는 다음과 같다.(괄호안은 득표수) ◆작가별 순위(소설) ▲황석영(88) ▲최인훈(87) ▲조세희(85) ▲김승옥(83) ▲염상섭(79) ▲김동리(73) ▲이청준(70) ▲이상(69) ▲이광수(68) ▲채만식(65). ◆작품 순위(소설)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76) ▲최인훈-광장(68) ▲김승옥-무진기행(58) ▲이상-날개(53) ▲염상섭-삼대(50) ▲김동리-무녀도(49) ▲이광수-무정(46) ▲김동인-감자(38) ▲이청준-당신들의 천국(38) ▲박완서-엄마의 말뚝(37) ◆논쟁사조 분야 ▲카프의 활약(64) ▲민족문학론의 대두(52) ▲순수-참여논쟁(52) ▲4·19세대의 문학조류 형성(49) ▲신체시,신소설의 등장(48) ▲80년대 노동문학의 확산(46)▲여성작가들의 대거 등장과 페미니즘 문학론 확산(45) ▲이광수의 등장(42) ▲영상매체 등 문학의 매체적 확산(41) ▲모더니즘 시의 한국적 수용(35) ◆제도·매체 분야 ▲계간 ‘창작과 비평’‘문학과지성’의 활동(81) ▲창조 폐허 백조 장미촌 영대 금성 등 문학동인지 창간(71) ▲월·납북 작가,작품의 해금(69) ▲신춘문예 시행과 융성(64)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학 활성화(48) ▲구어체 문장의 실천(48) ▲실천문학 등 80년대 무크·동인지의 약진(44) ▲한글날(가갸날) 제정과 한글 맞춤법 통일안 시행(42) ▲현대문학등 월간 문예지 창간(39) ▲소년 등 근대적 문학매체를 통한 문학활동(36) 심재억기자 jeshim@
  • 어린이 책 세상/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가을 外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가을(세가와 마사오 글,이선아 옮김)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로마신화를 계절별로 엮은 시리즈물 가운데 가을편.괴물 메두사를 처치한 페르세우스 왕자의 대모험,바다 괴물에게 산 채로 잡아먹힌 안드로메다 공주 등 가을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의 신화 속 이야기 6편이 별자리 화보와 함께 실렸다.초등 3∼4학년.우리교육.6500원. ◆요건 몰랐지?(함윤미 지음) 지문은 사람에게만 있을까.손바닥에는 왜 털이 없지? 어린이들이 품을 만한 우리 몸에 관한 88가지 호기심을 먼저 제시한뒤 친절하고 재밌게 답해준다.중간중간 깜짝퀴즈가 책읽는 재미를 더한다.초등 3∼4학년 이상.진선출판사.7500원. ◆하나님이 동생을 주셨단다(리사 타운 버그랜 글,로라 브라이언트 그림,김서정 옮김) 엄마가 뱃속에 동생을 갖자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진 아기곰이야기.“동생이 마음에 안들면 돌려보내도 돼요?”“동생이 태어나면 날 잊어버릴 거예요?” 엄마아빠곰과의 대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그림책.파스텔톤의 일러스트가 세련미 넘친다.3세 이상.몽당연필.8000원. ◆꿈꾸는 허수아비(브리지트 민 글,안느 홀 그림,공경희 옮김) 밀밭을 지키는 허수아비 피터가 주인공.새들과 친구가 되어 푸른 하늘을 맘껏 날고 싶던 피터의 꿈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마침내 실현되는,훈훈한 줄거리의 그림동화.한국인 출신 화가 안 홀의 섬세한 그림이 정감넘친다.4∼7세용.웅진닷컴.7000원. ◆가을을 만났어요(이미애 글,한수임 그림) 도시 어린이들에게 가을 들판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감성만점의 국산 창작동화.푸른 하늘의 흰구름,고추 잠자리,고개숙인 벼이삭,톡톡 소리내며 떨어지는 알밤….글쓴이는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줄곧 어린이를 위한 글들을 써왔다.5세 이상.보림.7500원.
  • 40년 시세계 ‘의미있는 뒤돌아보기’

    시인 이수익(59)씨가 자신의 대표시를 모은 선집 ‘불과 얼음의 콘서트’(나남출판사)를 펴냈다.지난 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고별’‘편지’등이 당선돼 등단한 이후 현대문학상과 정지용 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한 중견 시인의 의미있는 ‘뒤돌아보기’작업이다. 시선집은 등단 이후 40년 동안의 시세계를 65편으로 간추린 것으로,작품을 시대별로 나눠 모두 4부로 꾸몄다. ‘견고한 지성’과 ‘섬세한 감성’의 조화를 통해 줄기차게 주지적 서정성을 추구해 ‘소월과 지용의 날개를 가진 시인’으로 평가받는 이씨는 시선집 서문에서 “내가 삶과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존재의 속성 중에서 뜨겁고 치열하고 극단적인 면을 탐색하여 이를 형상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그의 정신이,바로 그의 탐미적 서정성이 눈을 틔우는 시발점이자 시에 대한 주지성 모색의 근원이다. 이를 테면 ‘저 땅 밑에 결사의 레지스탕스가 있다./어두운 지하 비밀루트,/암호로 음각된 통로의 벽면과/흐릿한 불빛으로 한결 멀어지는 밀실.’(‘풀뽑기’중)에서처럼 그의 집요한 주지성 모색은 그러나 결코 시학의 수사에 머물지 않는다.‘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풀잎되어 젖어 있는/비애를/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돌아올까’(‘우울한 샹송’중)처럼 견고한 서정성이 주지주의의 건조한 피막을 뚫고 우수와 비애의 꽃을 피워 올리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는 주지성과 감성의 두 날개는 선집 제목으로 함축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뜨거운 열망과 차가운 절제,이 양극의 모순을 나는 ‘불’과 ‘얼음’으로 상징하며 이 선집의 제목으로 쓰기로 했다.”고. 6500원. 심재억기자
  • 책꽂이/ 옥수수빵 이야기 外

    ◆옥수수빵 이야기(마태 지음) = 지난 84년 문예중앙 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작가의 동화같은 소설.‘어려웠지만 꿈을 꾸었던 날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옥수수빵을 배급받던 시절을 특유의 부드럽고 감성적 시각으로 그려냈다.고암 정병례의 전각을 삽입해 책이 한층 운치를 더했다.어린이에게도 권할 만하다.민미디어.8000원.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김명리 지음) = 지난 8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노래의 서(序)’등 원죄의식을 삶의 충동으로 바꿔놓는 시의식이 주목된다.문학과 지성사.5000원. ◆미국,이라는 문제(박의상 지음) =‘9·11 테러’당시 미국에 체류한 시인이 반전과 빈부격차·종교문제 등을 풍자시 형식으로 쓴 시집.‘미국을 위한기도’‘미국은 멀었다’‘다시,릿슨 양키’등의 작품에 초강대국 미국의 그늘에 묻혀 살아온 한 지식인의 갈등이 묻어난다.아침나라.6000원. ◆염소(김성동 지음) =‘만다라’로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지난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쓴 첫 작품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를 고쳐 새 제목으로 출간했다.광주에서 살상극이 자행된 상황을 새끼 염소와 주변 환경에 투영해 생명의 존귀함과 존재 의미를 부각한다.청년사.7500원. ◆목마른 우물의 날들(이안 지음) = 지난 99년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등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은 시인의 첫 시집.효율과 실용성,소유와 소비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농경 정서가 싱싱한 발상으로 다가온다.실천문학사.5000원. ◆거미(박성우 지음) =‘거미’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의 첫 시집.체험을 바탕으로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시편들에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가 있다.창작과 비평사.5000원. ◆보라색 커튼(김유택 지음) = 소설집 ‘어메이징 그라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장편.자폐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과 고립된 생활을 해온 주인공이 정신병 치료과정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됐다.문학과 지성사.7500원. ◆폭우(카렌 두베 지음,박민수 옮김) = 독일 여류작가인 저자가 지난 99년 발표한 장편소설.삼류작가 레온은 암흑가 보스인 피츠너의 자서전을 써주기로 하고 거액을 받아 옛 동독 지역에 집을 마련한다.어느날 레온을 방문한 피츠너가 살해된 뒤 인근 늪에 매장된다.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서서히 몰락해 가는 레온의 열정과 희망이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책세상.8000원. ◆웨이터(윤민호 지음) =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지에서 20여년째 웨이터로 일해온 저자의 체험소설.막일꾼에서 인기 연예인·기업체 사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사람들의 술버릇 등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가 드러난다. 카드빚 때문에 술집에 나오는 젊은 여자들,외상값을 받지 못해 수억의 빚을 진 마담이나 웨이터의 애환 등을 묘사했다.창작시대.8000원.
  • 연세대 정현기교수 비판 “신춘문예는 상업적 문화권력”

    “문예지와 일간지의 신춘문예로 대표되는 문학제도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불변의 문학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문단에서 거론 자체를 금기로 여긴 ‘문학권력’과,그 권력을 가능하게 하는 ‘문학제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비평서가 출간됐다. 정현기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비평집 ‘한국 현대문학의 제도적 권력과 사회’(문이당)에서 “1960년대 후반부터 싹트기 시작한 문학작품의 상품화 과정은 물론 현대에 와서도 이 문학제도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 왔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정 교수는 “서울을 중심으로 해마다 6∼7가지 일간 신문들이 신춘문예라는 신인 발굴제도를 통해 작가를 배출·양성하고,일간지라는 문학제도가 그들의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이를 십분 활용하는 일은 나무와 아교처럼 긴밀하게 엉키는 관계로 존속한다.”며 이런 유형의 문학제도 존속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한국의 문학제도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왕성한 조직력을 과시했다.”며,일제강점기하에서 창간된 ‘창조’를 예로 들어 당시 동인지형태의 문예지들이 민족어를 지키기 위해 초절(超絶)적으로 민족어 문학작품을 생산해 냈다는 점을 평가했다.당시 김동인 염상섭 정지용 이태준 등이 이끈 동인 문예지들은 민족의 영혼을 담아 낼 발판으로서의 권력구조를 만들었으나,결과적으로 이들이 창출한 문학권력은 일정한 집단을 결속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권 회복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타민족에 의해 국권이 혼란스럽고 집단의 정신이 흩어져 갈라설 위기에 처했을 때,그리고 한 민족집단이 극도의 정신적 결핍상태로 뒤덮여 있을 때 문학제도가 만들어 졌다.”고 해석했다.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문학사상’등을 명시하고 이같은 문학제도의 탄생을 ‘집단과 민족,그리고 민중에게 길을 여는 빛이고 꽃’이라고 평가했다. 무차별적인 서양이론 차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그는 저서 머릿말에서 “서양 이론으로 무장한 논객들이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독판을 쳐왔다.”고 지적하고 “한국에 옮겨온 서양 지식 바이러스의 숙주,서양 지식의 한국인 프랑켄슈타인의 횡포가 어떻게 스스로는 물론이고 동포를 기죽여 왔는지를 밝힐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연세대 재직중인 5공화국때 해직돼 문학사상 편집주간 등으로 활동했으며,‘한국 근대소설의 인물 유형’‘한국 문학의 해석과 평가’등을 남겼다. 심재억기자
  • 베니스영화제 특집/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이창동/ “”찍고 또 찍고”” 완벽주의 정평

    고등학교 국어교사이던 사람이 20여년 뒤 베니스국제영화제 시상대에서 세계인의 갈채를 이끌어낼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48)씨는 영화감독 이전에 국어교사이고 소설가였다.대구에서 태어난 이감독은 1980년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6년동안 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83년 중편소설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서 이력을 쌓기 시작됐다. ‘운명에 관하여’(87년)‘녹천에는 똥이 많다’(92년)등으로 이름있는 문학상 수상작가로 이름이 들먹여지는가 했더니 93년 아예 영화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 조감독으로 나선 것.박광수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도 조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97년 한석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록물고기’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며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준 영화 ‘오아시스’는 그에게 불과 3번째 작품이다.그의 수상에 영화계가 놀라움과 시샘이 뒤섞인 시선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현장 밑바닥에서부터 십수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어온 도제식 감독도,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세대 감독도 그는 아니다.감독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 늘 여유 있는건,맺힌 데 없이 순탄하고 ‘자생적’인 영화이력 덕분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150여명의 기자단 속에서도 감독의 여유는 여전했다.특유의 느리고 여유 있는 어투로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의 운을 뗀 감독은 “이 많은 상(감독상,신인배우상,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등 모두 5가지를 챙겼다.)을 들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트로피 말고 돈을 갖다달라고 할 것 같다.”고 익살을 피웠다.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작가주의 영화를 고수해 온 감독은 상복도 많았다.주인공 ‘막둥이’를 통해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록물고기’로는 밴쿠버영화제 용호상을 받는 등 20여 해외영화제에 불려다녔다.설경구와 처음 인연을 맺으며,왜곡된 현대사를 치열하게 사실 묘사한 ‘박하사탕’(99년)도 카를로비바리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아냈고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해외에서 먼저 그의 진가가 소문난 덕에 그는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처음부터 ‘특별대우’를 받았다.영화제 측에서 필름접수 공식마감이 끝나고도 한달이나 기다려줬을 정도. 무뚝뚝한 표정에 하나도 재미 없을 사람같지만,함께 일해온 배우들 이야기로는 그게 아니다. 명콤비로 소문난 설경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던진 말.“이감독,그런‘변태’가 없어요.마음에 드는 컷이 나올 때까지 찍고 찍고 또 찍거든요.직접 쓴 시나리오의 지문은 또 얼마나 꼼꼼하다고요.” 촬영현장에서는 다시없는 완벽주의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선다.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 이란씨가 부인이다. 황수정기자 sjh@
  • 베니스영화제 / 감독상 이창동…3번째 작품으로 거장 ‘우뚝’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 감독상을 차지한 이창동 감독은 단 3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기린이다. 96년 '초록물고기'로 데뷔한 뒤 2000년 '박하사탕'을 거쳐 3년만에 '오아시스'를 내놓아 메이저영화제 감독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54년에 대구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영화감독 이전에 교사와 소설가를 지낸 독특한 경력을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기도 하다. 지난 80년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후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 감독은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 부문에 소설'전리'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장해 87년까지 소설가와 교사를 병행했다. 이후 '소지''끈'등으로 문단에 이름이 알려졌고 '운명에 관하여'와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각각 이상문학상 우수상과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계로 진출한 것은 93년.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감독을 맡으면서 영화쪽 일을 시작했다.95년에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쓰며 그해 백상예술대상각본상을 수상했다. 감독으로 데뷔한 것은 96년 영화배우 문성근과 명계남,감독 여균동과 함께 영화사 이스트필름을 설립한 뒤 자신의 첫 연출작 '초록물고기'를 내놓았다. 이 작품으로 그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신임감독상·각본상과 영화평론가상 작품상,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 국내 주요영화제를 휩쓸었고 20여개의 해외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 한혜영씨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이민자 고단한 삶 詩語로 엮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인 여성작가 한혜영(48)이 등단 8년만에 현 지에서 펴낸 첫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천년의 시작,6000원)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세탁소 주인이 되어버린 뒤 일년 내내 태평양 주름살과 씨름을 하고 있다 눌러도 눌러도 좀처럼 펴지지 않는/태평양 그 시퍼런 치마폭 다려야 할 물굽이는 첩첩이 밀려오고,질나쁜 가루비누처럼 시원찮은 영어는 좀처럼 거품이 잃지 않아/다 때려치우고 돌아갈까?’ ‘이국에서 모국어로 시를 쓰는 일’을 ‘사막을 헤매는 전갈 만큼이나 외로운 작업’이라고 말하는 그의 시집이 주는 처연함은 추억이 주는 짧은 감동이 아니다.낯선 이국땅에서 자신과 모국어를 지켜야 하는 한 시인의 지난한 몸부림이다.‘외로우니까 닭을 키우고 외로우니까 닭에게 말을 걸고 외로우니까 비로소 닭의 말이 解讀된다 닭장에서 닭장에서… 외로우니까 내가 보이고 외로우니까 나에게 말을 걸고 외로우니까 내가 비로소 解讀된다’는 그는 실제로 세탁소를 하는 동생을 통해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에서 문학적 리얼리티를 얻는다. 그는 한때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신예였다.지난 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시 부문에 당선됐으나 그해 미국 플로리다 이민길에 올라 97년에는 미주에거주하는 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추강 해외문학상’신인상과 계몽문학상등을 받았다. 이후 한씨는 미국 현지에서 ‘된장 끓이는 여자’‘팽이꽃’‘뉴욕으로 가는기차’등 소설과 동화를 통해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려왔으나 시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시집 출간 이후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서 책 주문이 늘고 있다.”며“지금은 장편 추리동화 등을 집필중”이라고 근황을 소개했다.
  • 문학지 추천 시인들 ‘시작시인선’ -아웃사이더들 ‘흥겨운 반란’

    반란은 흥겹다.더구나 주류가 아닌,아웃사이더의 모반은 더욱 그렇다.가령 우리 현실인 자본주의의 거대한 집체에 맞서는 개인 혹은 소수집단의 결의는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그것이 어금니 앙다문 주먹다짐이든,애무같은 음모이든,무언가 크고 강한 것에 맞서는 일은 유쾌한 일이다. 이 저항은 단선적이지 않다.1980년대의 노사 혹은 계층간 갈등을 넘어선 저항,이를 테면 구조적으로 자본과 체제에 종속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구원하는 시적(詩的)전위성이거나 현실로부터의 일탈혹은 각성의 매질같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출판사 ‘천년의 시작사’가 젊은 시인들의 ‘뼈있는 작품’들을 모아 펴낸 ‘시작시인선’이 시선을 끈다.기존의 낱권 출판 관행을 깨고 한꺼번에 7권을 펴냈다는 점도 재미있고,목적시는 아니더라도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시’라고 제시한 기준도 청량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이번 1차 출간에 단행본으로 시집을 낸 김형술 주종환 한혜영 조항록 정병근 이영수 등 6명이 모두 신춘문예 대신 문학전문지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이라는 점이다. 합동시집으로 엮은 1권에도 추천시인인 맹문재 문혜원 허혜정 등이 포함돼있다. 이들의 시를 읽자.‘어떤 예고도 없었다/내가 지나가는 밤의 전기가 나갔다/꿈의 코드가 빠졌다’(김왕노의 ‘정전되는 얼굴’중)거나 ‘뱀이,돌에 옆구리가 짓이겨진 뱀이/풀밭 위를 어지럽게 내달리고 있다/뱀의 숨가쁜 숨결에 풀들이 허겁지겁 질린다’(김충규의 ‘헉-,혀를 떨면서’중)는 확실히 현실 부정적이다.지속되어서는 안될 정전 상황과 교활한 강자의 이미지를 가진 뱀의 도주가 인과의 뿌리를 맞대고 있다. ‘세상 변두리 후미진 그늘에 숨은/두텁고 드높은 담장 속의 집/불현듯 눈앞에 들이미는 눈보라/하염없이 쏟아지는 겨울 아침/비로소’(김형술의 ‘눈오는 날,마산교도소’중)와 ‘선탠으로 그을린 여인의 초현대적인 피부빛과/뙤약볕에서의 노동으로 타버린 시골 농부와/막일꾼의 그 전근대적인 피부는/각각 성적 매력을 이용한 신분상승과/죽을 고생의 류머티스 신경통으로 이원화된다’(주종환의 ‘갱제 둘’중)에는 갇힘과 해방,상층과 하층의 대치와긴장이 팽팽하게 살아 있다. ‘십수 년 전에 죽은 김득구가 쓸쓸하게 웃음을/보입니다 으으 죽어서도 버티는 김득구/만신창으로 깨진 몸뚱이 다 보여주어도/끝내 화석처럼 붙박인발바닥만큼은/보여주지 않습니다 참으로 지독한 복서입니다’(한혜영의 ‘지독한 복서’중)에서 읽히는 절망감은 ‘지독한’희망이기도 하다.‘지금쯤은 남쪽 바다에 계실지도 모를 할아버지는 물이 땅의 탯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한 사람이 죽으면 실개울이 되고 백 사람이 죽으면 강이 되어 바다는 더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힘.그래서 큰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한동안 쑥대도 우람하게 자란다고 하셨습니다.’(조항록의 ‘유언’중)는 확실히희망이다. 정직한 힘은 현실의 전복이라는 믿음도 있다.‘황소는 자전거 속에 뿔을 숨기고 있다/바람처럼 달려 보면 한번씩 그 뿔을/언뜻 보여준다/불켠 눈으로 비탈길을 내달리는/황소’(이영수의 ‘황소는 고집이 세다’중)나 ‘내가 죽인 하찮은 목숨들이/거기 황금 궁전을 지어놓고/나를 기다리고 있다 말해 보아라 네 죄가 없느냐’(정병근의 ‘노을’중). “진지하게 시를 쓰고 있지만 학연·지연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인해 소외받는 시인들을 찾아내어 한국 시단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맹문재 시인의 ‘뿔’은 이런 점에서 하나의 선언이다.‘사람들은 식당이나 대합실에서나 열차에서나/심지어 목욕탕이나 교회에서도/뿔을 갈아대는 것이었다/그리고 그 뿔로 정치인의 배를 쿡쿡 찌르고/나무를 죽이는 결재서류를 내팽개치고/돈을 움켜쥔 판사들의 손을 멍들게 하고/포주들의 얼굴을 절구질하듯 찧는 것이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삶,사랑,그 영원한 화두/시인 김승희 ‘33세의 팡세’, 소설가 전혜성 ‘트루스의 젖가슴’

    두명의 여류문인이 눈길을 끈다.한 사람은 죽음에 비견되는 자전 에세이로,또 한 사람은 아주 독특한 소설을 들고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았다.시인 김승희와 소설가 전혜성이 그들이다. ●33세의 팡세=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수 있도록 삶과 시를 지순하게 믿어 보고 싶다.’는 ‘숙명의 시인’김승희(50)씨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문학사상사).책을 읽는 순간 무엇인가 아주 짧고 질긴 것,이를 테면 투명한 낚싯줄같은 것이 맘먹고 땡기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일반적으로 산문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눈끌기’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김승희,약관 20세에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6권의 시집을 잇따라 냈으며,다시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뒤 장편소설과 평론,연구서를 펴낸 대학교수다. 글을 읽다가 언뜻 스쳐가는 ‘광기’를 두고 ‘어쩌면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거나 순결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태초에 상처가 있었다’‘청춘이여,헛된 매춘이여’등의 글에는 확실히 진실에만 깃드는 광성(狂性)이 있고 ‘자살의 처절함으로 빚은 반야의 꽃같은 언어’가 파닥이며 살아 있다.8500원. ●트루스의 젖가슴= “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소설 ‘마요네즈’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전혜성(43)이 5년만에 새로 낸 장편소설(문이당).‘주제에 대한 진지함과 연극 현장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작품. 한 편의 희곡을 둘러싸고 기획·연출가와 배우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열정을 가진 3명의 여성이 엮어내는 ‘관계’를 개성있는 시각으로 그렸다. 작중 희곡 ‘트루스의 젖가슴’은 ‘소저너 트루스’라는 실존 인물의 구술 자서전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1850)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작가가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작품.연극을 위해 모인 세 여자는 ‘무대’를 정점으로 스스로의 꿈과 의지를 투영해 가면서 갈등과 결말을 이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영성,파워와 자유,존엄을 얘기한다.‘트루스의 젖가슴’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그녀가 남자일 거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자들을 향해 자신의 검은 젖가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개인사,개인사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아픔’이 선연하게 개입하면서,‘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기에 뿌리내린 ‘예기치 못한 생의 진실’이 반전으로 얽혀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8500원. 심재억기자
  • 책/ 문화예술계 리더 100인 인물탐구, 빛을 가꾸는 에피큐리언

    신문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단 칼럼을 장기 연재하려면 기자가 걸출하게 기사를 잘 쓰는 것 외에 또다른 이유가 필요하다.그 이유란 아마도 독자들의 집요한 관심과 정력적인 애정일 것 같다.사내외의 ‘특혜가 아니냐.’는 질투어린 시선을 견디려면 더욱 그렇다. ‘빛을 가꾸는 에피큐리언’은 저자가 1992년부터 1999년까지 거의 매주 한번씩 서울신문·대한매일에 전면을 털어서 썼던 인터뷰가 골간이다.‘이세기의 예술가 탐구-한국 명인 100인’이란 부제답게 그가 8년간 만난 인물 240여명 중 1차분 100명을 골라뽑았다.연극 문학 미술 무용 음악 국악 건축 대중음악까지 문화계의 장인이자 탐미주의자(에피큐리언)가 두루 들어있는 최초의 책이라고 해도 무방하다.황순원 박경리 이어령 이대원 백남준 김흥수 박고석 이만익 육완순 정경화 차범석 최태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이다.많게는 원고지 38장,적게는 20장으로 된 이 기록은 ‘요약본 문화계사전’인 셈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으로 1967년에 ‘현대문학’에서 소설이 추천됐고,그 다음해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에서 ‘두시간 십분’이 당선돼 문단 데뷔를 했다.언론계에 입문한 시기가 1967년이니 그는 늘 기자와 소설가를 넘나들며 글을 썼던 것 같다. 문단에 ‘꽤 괜찮은 소설가’로 알려진 저자는 지인들에게 ‘쓰라는 소설은 쓰지 않고 신문사에서 일하는 것만도 낭비인데 엉뚱한 글을 쓴다.’는 나무람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그러나 그는 “소설이 사람 사는 이야기인데 사람을 연구하고 조명하는 일이 소설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는다.고이고 차서 넘쳐야만 소설이 흘러나올 텐데,제대로 책 한 줄도 읽기 어려운 기자 생활을 하면서 그나마 인물탐구를 쓸 때만은 소설을 쓰지 못하는 고통을 위로받았다는 의미일 거다. ‘문화계의 아웃사이더이자 인사이더’였던 그에게 문화계 인사들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서 늘 만나던 사람들’이고,때문에 ‘기존 스크랩을 들추지않아도 뒷이야기를 싱싱하게 써내려갈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그런 그에게 ‘그중 누구와 가장 친하게 지냈느냐.’고 묻는 것은 실례다.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보면 “다 식구 같은 사람들인데…,한분도 빼놓을 수 없다.”고 잘라말한다.예술가들이 걸어온 험난한 길을 경험해볼 요량이라면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특히 예술가 연보는 지난 7월까지 새롭게 이력서를 받아 첨부한 만큼 생생한 자료다.본문이 200자 원고지 3000장 수준인데,연보도 3000장이나 되니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2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신의 이제마/이수광/일송-북/천민 출신 醫聖 파란의 삶

    19세기말 격동기에 천민이라는 신분의 제약을 뛰어넘어 사상의학을 완성한 동무(東武)이제마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문학적으로 복원한 이수광의 소설 ‘신의 이제마’(일송-북)가 출간됐다. 이제마는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의 그늘에 가려져 왔으나 한의학을 주체적으로 완성하고 종합했다는 점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업적을 쌓은 인물로 평가된다.해서 한의학계에서는 허준과 이제마,침술의 대가인 사암도인을 묶어 3대 의성(醫聖)으로 자리를 정해 놓았을 정도. 소설은 청일전쟁과 동학농민운동의 현장을 지키며 인술을 펴는 그의 행적을 통해 ‘치병제중(治病濟衆:병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에 신명을 바치는 그의 투철하고도 따뜻한 생애가 그럴 듯하게 그려져 있다. ‘격치고’‘동무유고’‘동의수세보원’등 사상의학의 이론과 실제를 낱낱이 기록한 명저를 남긴 그의 의학세계가 현장감 있는 필치로 묘사돼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때마침 KBS2TV가 ‘명성황후’후속으로 그의 일생을 극화한‘태양인 이제마’를 방영하기로 했다.이수광은 1983년 중앙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나는 조선의 국모다’등을 펴낸 중견작가.전2권 각 7800원. 심재억기자
  • 대한매일 창간98/문학이 추구하는 광장 작가 김주영씨 대담

    2002 한·일 월드컵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도 믿지 못하던 ‘경이로운 힘’을 확인시켜준 계기였다.‘월드컵 4강’이라는 성적도 그렇거니와 대회 전기간을 통해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붉은악마의 응원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 사회를 온통 붉게 물들인 국민의 자발적인 집체성은 우리에게는 ‘정체성의 확인’이었고,세계인에게는 부러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끼게 한 ‘경이’였다.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놀라운 응원열기가 우리사회의 열린 공간인 광장을 우리 자신,특히 신세대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이에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김주영씨의 눈을 통해 이 놀라운 현상의 본질이랄 수 있는 광장(廣場)혹은광장지향성(廣場指向性)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월드컵 때의 응원열기는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전했다.문학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문학의 민중성 혹은 대중성이란 것도 근본적으로 광장이나광장성의 지향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설사 작품에서 밀실을 다루거나 폐쇄를 거론하더라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광장’이라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문학은 독자를 전제로 한 창작이며,여기에 비평과 작품의 평가를 둘러싼논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이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현상 자체가 문학의 광장이다.그렇다면 문학의 최종 목표인 대중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이 바로 광장지향성 아니겠는가.물론 대중성의 조건은 ‘독자의 구미에 맞는 작품을 창조하는 것’으로 통속성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문학에서의 대중성은 문학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지키면서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인간생활의 저변에 깔린 퇴폐성을 조장하거나 그것에 동조하는 문학이어서는 곤란하다.이런 의지가 광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문학을 통해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광장의 원형은 무엇이며,자신의 문학작품에 투영된 ‘광장’이나 ‘광장지향성’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광장의 원형은 대화와 의사소통이며 대화가 가능한 곳이 바로 광장이다.우리보다 시민민주주의가 훨씬 오래전에 발아해서 완성된 유럽의 경우 도시,즉 생활의 중심지에 항상 포룸이 자리했다.이게 바로 대화가 있는 마당,즉광장이다. 내 작품중 ‘객주’를 들어 말하자면 외상인 보부상과 시전 상인,객주들간의 갈등구조가 큰 줄기를 이룬다.이들은 작품 전반을 통해 갈등하고 반목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권력이나 폭력 대신 대화를 통해 이해를 조정하고 문제를해결한다. 이것이 작중 인물들의 광장지향적인 노력이고 내가 그린 광장성의 원형이다. ◆최근 월드컵에서 나타난 광장성 혹은 광장지향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우리 사회가 그동안 갖지 못한 ‘광장’혹은 ‘광장성’에의 희구가 반영된결과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이 해석에 동의하나. = 수백만의 응원인파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막히고 통제된 곳이었나를 확인시켜 주었다.사실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인 축제문화나 서로를 끌어안는 화합·신명의 장이 거의 없었다.사회적 분출구로서의 광장이 없었다는 말이다.그런데 이번에 어땠나.모두가 함께 열광했으며 모르는 사람끼리도 얼싸안고 기뻐하지 않았는가.강제해서 될 일이 아니다. 또 제도적인 것에 업혀 살아온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신의 강도를확인시켜준 계기이기도 했다.달리 말하면 그만큼 기성세대가 막힌 시대,통제의 시대를 살아왔다는 뜻이다.사실 우리에게는 자연발생적으로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분출기능이 취약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가 아닌 ‘우리’,즉 공동체문화를 완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체적으로 보여줬다.여기에 기성세대도 호응함이 마땅하다.이런 점에서 서울시가 시청 앞 일대에 광장을 만들겠다고 한 것은 좋은 발상이라고여겨진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응원열기를 두고 일부에서는 ‘의식없는 집단성’이라든가 ‘국수적 집단행동’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데…. = 편협한 시각이다.이데올로기를 잣대로 지금의 젊은이를 보는 것은 잘못이다.응원열기에 대한 이런 유의 비판은 스스로의 편견이 무너진 데 따른 허탈감의 발로 아니겠는가.응원에 참여한 젊은이들을 의식없는 집단이라고 하는데 의식없이 어떻게 그런 엄청나고 완벽한 집단성과일관된 지향성을 나타낼 수 있는가. 사실 우리 젊은이들이 예전 중동전 때의 이스라엘 젊은이들처럼 ‘나도 싸우겠다.’며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모습을 보일지 회의가 들곤 했는데지금은 아니다.엄청난 응원열기를 보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됐다.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우리 사회에도 역사적으로 볼 때 마당놀이나 세시기의 집단적 여흥 등 의미있는 광장성이 존재했다.그런 역사적 광장성과 최근에 나타난 광장성에는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 지금 드러난 광장은 전제주의 시대의 제한된 광장과는 다른 것이다.하회 등지의 탈춤이나 광대놀이 마당이 지배층의 용인아래 이뤄진 타율적 광장이었다면 이번에 선보인 광장은 자발적이고 자연발생적이라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구시대적 통제를 거부하고 또 개의치 않는다. 또 우리 젊은이들이 권력·금력으로 국민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특권의식이나 엘리트의식을 모두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타의’가 작용한 옛날의그것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정말 오묘한 것은,우리 젊은이들이 개인주의적이라서 똑같은 것을 거부하는성향이 강한데 수백만이 주저없이 붉은 옷을 입는 집합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이를 사회심리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김선생님도 문학활동을 하면서 광장의 부재에서 오는 한계를 느낀 경우가있었을 텐데.예를 들면 과거 ‘화척' 집필 초기에 절필을 선언한 것도 뒤집자면 냉전적 시대논리가 ‘광장’을 허용하지 않은 데서 오는 일종의 ‘밀실강제에 대한 반발’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인지. = 과거 우리 사회는 익명성에익숙해 있었다.사회는 구성원들에게 ‘흑백’과 ‘피아’의 선택을 강요했고 이런 사회에서 자신을 숨기고 지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어느 쪽에든 편입하는 것이었다.마치 단체관광처럼 앞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따라가면 탈없이 여행은 할 수 있되,돌이켜 보면 뒤통수 말고는 본 게 없는 식이었다.기성세대는 이런 이데올로기 틀에 갇혀 살아왔다.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젊은이들이 이처럼 일률적인 줄서기문화,밀실문화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전혀새로운 광장문화를 이끌고있다는 점이다. 광장이란 게 뭐냐.개방이다.개방이란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이것은 자신감이고 역동성이다.지금 젊은이들은 이제 누가 시켜도 우리가 산,불행한 전철을 되밟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문학에서도 광장이나 광장성에 대해 거론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물론직접적이냐,우회적이냐의 차이는 있었겠지만,지금까지 우리 문학에서 다뤄온 광장성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 = 분명한 것은 기성 문인들에게는 논쟁이 결여됐었다는 점이다.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는 논쟁을 거쳐야 진보와발전이 있는 것인데,우리는 친소관계에 발목이 잡혀 바람직한 논쟁문화를이끌지 못했다.이것이 광장성의 부실로 이어졌다.배타적인 그룹의 집단성도광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반해 요즘 신세대 문인들은 불륜이나 섹스,여행 등 주제에 제약을 받지 않고 글을 쓴다.신춘문예나 문예지 추천없이도 책 한권만 내면 문인 대접을 받는 세상이다.이런 추세가 광장성 측면에서는 광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실제로 우리가 처한 반(反)광장적 상황,이를테면 자주적이거나 주체적이지못한 정권,역사적 정당성을 결여한 정권은 필연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이런 정치·사회적 요인이 문학을 압박한 사례도 많았을 터인데. = 어디문학뿐이겠는가.군사정권을 거쳐 오면서 문인·언론인 등 수많은 지식인이핍박받은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닌가.꼭 물리적인 방법이 아니고라도 얼마든지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경험해 왔다.미묘한 것은 권력이 존재하는 한 이런 제약이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아무리 광장성이 확장된다 해도 그것이 바로 진정한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볼 때 그 이후는 문인들의 과제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문인들은 많은 고뇌와 모색도 했을 것이고 더러는 행동에도나섰는데…. = 문인들의 저항도 치열했으며 이들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고통은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정말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은 그런 문인중 누구도정권 교체후 정부 요직에 몸담지 않았다는 점이다.모두가 자기 자리로 돌아와 스스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고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됐으며 내가 문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갖는 계기도 됐다. ◆광장성과 관련해 우리 문학의 지향할 바를 진단해 달라. = 우선 문학작품에대한 예리하고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문학을 위해 더많은 공부가 필요하며 돈에 한눈 팔지 않는 만큼 문학이 존엄해진다는 점도얘기하고 싶다.덧붙이자면 문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갑자기 유명해 지고싶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자승자박이 돼 나중에 문학을 지키지 못하는사례를 많이 봤다. 심재억기자 jeshim@ ■김주영씨의 근황 김주영(63)씨는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중에도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최근에는 주로 전라도 지방을 기행하며 그곳의 오지와 많은 섬들에 묻혀 있는 ‘우리 것’찾기에 천착한다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열에 외경심마저 느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세상을 쉽게 살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는지…. 장편 ‘객주’이후 쏟아낸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문명을드높여주었으나,정작 그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까닭은 언제나 세상을 사람의 눈으로 보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통찰력있는 시각의 소유자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홍어’와 ‘멸치’이후에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냐는 물음에 그는 “요즘 관심사는 내 인생의 이면에 이삭처럼 흘려놓은 것들,지금의 시선으로는 대수롭지 않거나 괄시해도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수습해서 문학작품으로 승화하는 준비를 한다.”며 담담하게 웃어보였다. 심재억기자
  • 신동엽 창작기금 받은 노동자 시인 최종천씨 “”시는 인간을 응시하고 보듬어야””

    그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사람이 젤 좋다고 했다.그래서 앞으로는 나무나 하늘같은 것 대신 사람 가운데서 사람을 그려내는 시를 쓰고 싶다고했다.그런 그에게서 사람 냄새가 물씬 묻어났다. 창작과 비평사가 주관하는 제20회 신동엽 창작기금 수혜자로 최근 선정된 시인 최종천(48)씨.그에게 사람들은 ‘노동자 시인’이라는 명찰을 붙여주었다. 그 자신 용접일로 하루하루 일터를 바꿔서 먹고 살아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이기도 하거니와 “예술보다 노동이 좋다.”는 그이고 보면 그에게 이만한 명찰도 없을 듯 싶다. 중졸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70년대초에 무작정 가출해 구두닦이로,중국집 배달원으로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그런 그가 지난 8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지 14년만인 지난 3월 처녀시집 ‘눈물은 푸르다’(시와 시학사)를 펴냈다.시집을 펼치면 먼저 ‘사람'이 눈에 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은 그의 시집 속에서 끼리끼리 체온을 나누며 숨쉬고 있다. ‘그러면 나 멀리 안 나감세/쉬엄쉬엄 가세나/징검다리 건너 가다 보면/고개 중턱에 주막이 있네/그 집 주모 육자배기가 일품이라네/(중략)죽어도 못잊는다는 말은 빈말이고/영 섭섭하지 않게/조금은 잊어버리세/세상은 좁다네/누가 아나/술 취한 사람 벽에 기대듯/우리 서로 만날지’(친구를 묻으며)지난 82년 제정한 이래 이 기금을 받은 이문구 김성동 도종환 김남주 곽재구씨 등의 면면을 봐도 그의 시(詩)세계가 결코 녹녹찮음을 짐작할 수 있다.그를 만나 보았다. ◇ 먼저 신동엽 창작기금 받은 것을 축하한다.어렵게 시작활동을 하는 데 큰 격려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기금으로 1000만원을 받게 되는데 그 정도면 나같은 노동자가 1년 벌어야 하는 돈이다.억지 부리자면 일 안하고 6개월 정도는 시만 써도 되는 거액이다.(웃음)시를 쓰는 일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 ◇ 무척 어려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아는데 언제,어떤 계기로 시를 쓰게 됐나. =계기라면 우습고….원래 낙서를 좋아해 낙서장에 이런 저런 글을 적으며 지냈는데 75년쯤 서울 봉천동 살 때 자취방을 찾은 친구가 우연히 그걸 보고는 시를 써보라고 해 그때 시작한 것같다. ◇ 습작기에 시를 따로 봐 준 사람이 있는가.시단에서 특별히 애정을 갖고 이끌어 준 사람은. =그런 사람 없다.당시 정음사에서 시리즈로 펴낸 시집을 읽으며 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시작은 지금도 혼자서 한다.어줍잖게 지식욕은 있어 시집을 손에서 놓지 않은 게 그나마 큰 도움이 됐다.김우창 선생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신다. ◇ 시인 가운데서 최시인에게 특별히 영향을 끼친 이는 누구인가.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누구나 그랬을 터인데,나 역시 김소월 김수영 박목월 서정주 민재식씨 등의 시적(詩的)영향력 아래 있었다.특히 김수영의 도발적인시와 민재식의 ‘속죄양’은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그 분들의 작품이 단순한 서정에 머물지 않고 이 사회를 향해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 까닭이다.그 시절엔 T.S.엘리어트도 좋아했다. ◇ 시가 본인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시작 자체가 개인적인 성찰의 계기일수도 있고 또 개인 혹은 사회사적 기록일 수도 있을 텐데…= 나에게는 주로 성찰의 기회였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평소 무관심하던 일도 일단 내 시작(詩作)의 영역에 들어오면 깊이 천착하게 되고,거기에서 미처 몰랐던 깨달음을 얻는 일이 많았다.개인적으로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겪은 불화나 우리 역사의 아픔을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우리 사회에서 시가 ‘빵’이나 ‘칼’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칼’도 아니고 ‘빵’도 아니어서 시 아니겠는가.시의 매력은 바로 ‘빵’도 아니고‘칼’도 아닌 점에 있지 않을까. 돈 잘 버는 소설가들 봐라.사람은 길드는 것이다.시가 ‘칼’이나 ‘빵’이 아닌 게 다행스럽고 그래서 할 만한 작업이라고 믿고 있다.내 경우 비록 현장 노동자지만 내가 시인이란 걸 아는 사람들은 나를 달리 본다.(웃음) 그것이 어쩌면 ‘칼’의 기능일지도 모르지. 내 경우 가능한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숨긴다.사용자들이 대부분 시인이라는‘인간’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첫 시집을 낸 뒤 신문·방송을 타는 걸 보고 나더러 이제 노동 그만하고 들어앉아 시나 쓰라고 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시가 결코 ‘빵’이 아닌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서글퍼진다.◇ 개인의 시세계,이를 테면 기본적으로 시를 대하는 본인의 경향이나 추구하는 점,또 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언제부턴가 자연을 읊는 서정시가 싫어졌다.문제의식이 없다고 여겨져서다.시는 모름지기 인간을 응시하고 보듬는 것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 최 시인의 시가 지금까지의 노동시와는 달리 우리가 직면한 노동문제를 그다지 힘있게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 듯한데 =직접적인 투쟁도 필요하지만 나는 시를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 보고 싶을 뿐이다.노동자 권익도 그렇다.서로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내 시는 지금까지의 노동시와는 확실히 다르다.나더러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겠다.권력은 지식에서 온다.노동자들이 지식기반을 마련해야 권익을 완전하게 획득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나. ◇ 시단이 공통으로 인식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요즘 세대를 가리지 않고 시를 읽지 않는다고들 한다.이런 현상은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어려워도 시는 읽어야한다.더러 시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원래 인간이 만든 문명자체가 어렵고 복잡한 것이다.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서 해독률이 가장 낮다고 들었다.시류가 어렵고 힘든 것을 회피하는 성향이어서 시를 읽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우리 문단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문단도 기성 사회조직처럼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나 엘리트주의 등에 빠져 있지는 않나= 내가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으나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문단이 섹트화(파벌)해 연고없는 신인은 벽을 뚫기가 쉽지 않다.학연·지연도 엄존한다.신춘문예에서도 일부 그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나.오죽했으면 ‘문학권력’이라는 용어가 생겼겠는가.그동안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다들 모른 척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월드컵에서 거둔 축구대표팀의 선전과 상상을 초월한 응원열기에 잔뜩 고무돼 있다.이런 현상을 지켜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최대의 성과는 이른바 ‘빨갱이문화’의 청산이 아닐까 생각한다.지금도 노동현장에서 일부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향해 서슴없이 ‘빨갱이’운운한다. ‘빨갱이’는 우리 역사의 상흔이다.이런 민감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걸러낸 점이나 태극기에 대해 맹목적으로 외경심을 강요한 군사문화를 청산한 점도 기분좋았다. ◇ 첫 시집 ‘눈물은 푸르다’를 지난 3월에 낸 것으로 아는데 시집 내고 나서 금전적으로 손해는 보지 않았는가.얼마나 팔렸나=손해는 보지 않았으나 많이 팔지는 못했다.지금까지 처음 찍은 2000권도 다 팔지 못해 쌓여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두번째 시집도 준비 중일 텐데=두번째 시집은 아마 내후년 정도 나올 것 같다.나는 다작은 못한다.시집 너무 자주 내는 것은 좀 그렇더라.지금은 산문집을 준비 중이다.주제를 ‘노동’과 ‘예술’로 잡아놓았다. 심재억기자 jeshim@ ◇최종천 시인은 우리 나이로 마흔아홉인 그는 평생을 거친 밑바닥과 노동 현장에서 보낸 ‘시인답지 않은 시인’이다.놀라운 것은 그의 시가 이런 그의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무척 섬세하고 인간지향적이라는 점이다. ‘거적때기에 싸인 영철이가/살냄새 땀냄새를 풀어 놓으며/썩어가던장마철내내/추석 상여금 얘기와/여자 얘기만 했을 뿐/아무도 영철이의 죽음을 그리워하지 않았다’(그 해 여름)에서 보듯 그는 삭막한 노동현장에서도 사람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묻자 “자랑할 것은 없으나 감출 것도 없다.”며 살아온 내력을 풀어 놓는다.그는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친 뒤 상경했다.그때가 1970년. 그 때 신설동과 왕십리 뚝방을 오가며 한 1년 구두닦이를 했다.당시에는 무척 거친 곳이어서 싸움도 많이 했다.그때 마침 청계천변 ‘나래비촌’에 큰불이 났다.이래저래 안되겠다 싶어 그 일 그만두고 중국집 배달일을 한 5∼6년 했다.마침 산업화 바람이 불어 용접기사 자격증 취득이 유행이었다.그때2급 용접기사 자격증을 따 지금까지 그 일을 해오고 있다. 심재억기자 날개 참을 먹고 올라가다가 그는 추락했다 의정부에서 인천까지 출근하는 그는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집에서 아내와 다투고 뻐스에서 전철로 다시 뻐스로 갈아타고 늦는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의 날개는 먼 계절을 날아온다. 그는 무게를 날개에 걸고 있었다. 몇 개의 적금통장과 아파트가 그것이다. 그가 일하는 십층쯤의 높이에서 모르게 날개를 펴 보았을까 적금통장을 펴 보듯이 가뿐하게. 그의 날개가 깃털이 다 빠져 버린 것인지 나는 그의 날개를 본 일은 없다. 그러나 그가 십층까지 오르는데는 날개가 있었으리라. 그는 여러 개의 에치빔에 부딪치면서 떨어졌다. 그야말로 피 떡이 되었다. 이런 일은 자주 있는 일이다. 고사도 지내지 않던가 돼지머리로 말이다. 나는 태연하게 그의 살을 쓸어 모았다. 합판으로 덮어 놓았다.대부분은 모른다. 아무래도 이 지폐 몇 장이 그의 깃털일 것 같지는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날개와는 달리 욕망은 착륙하지 않는다는 것에 우리는 이미 합의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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