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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도심공동화·외곽팽창 부추길 뿐”/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신도시, 도심공동화·외곽팽창 부추길 뿐”/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강남 집값 폭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전국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전문가조차 뭐가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정책들 때문에 정부가 부동산 가격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 속을 알기 어렵다. 강도높은 대책들이 수없이 쏟아졌는데 왜 부동산 시장은 잡히지 않는 것일까. 특히 강남은 왜 이렇게 시끄러울까.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의 발상전환, 정책목표 설정이 필요한 때이다. 우선 강남 대체 신도시 개발로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새로운 신도시 개발은 무질서한 도시의 연담화 및 확산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도심이 공동화되고, 노후·슬럼화하고 있는데 고작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는 정도다. 강남 집값 안정을 빌미로 기존 도심을 버려둔 채 새로운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것은 아직도 경제논리·개발논리로 일관하고 있는 처사다. 이제는 도시 외곽 개발보다 기존 도심을 살려야 할 때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기존 시가지를 활성화시키는 것이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이다. 둘째, 설령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해서 강남 지역에 몰려 있는 수요, 즉 강남지역만 고집하는 수요를 차단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에 집을 둔 채 신도시에 집 한채 더 구입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태반이라면 신도시개발 또한 의미를 상실해 버린다. 이는 부동산 수요가 토지의 개별성·지역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기본조차도 모르는 발상이다. 강남 대체 신도시보다는 강남을 묶고 있는 규제완화가 더 필요하다. 규제들이 강남지역 공간의 희소성을 높여줘 오히려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꼴이다. 공간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시장조절기능에 맡겨야 한다. 몇 조원의 돈을 들여 강남 대체 신도시를 건설하기보다는 강남지역에 살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경제적 수준에 맞춰서 살 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이다. 그것까지 정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대신 그들에게는 자산보유가치에 상응하는 부담을 철저하게 부과하면 된다. 빈익빈 부익부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부동산 보유에 따른 불로소득이 개인 호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익 있는 곳에 반드시 세금을 부과한다는 과세원칙에 철저해야 한다. 셋째, 부동산 가운데 특히 주택산업은 고용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생산파급효과가 크다. 투기를 부추기지 않는 범위에서 건설산업을 통한 경기부양을 유도하는 것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경제를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는 길이다. 대신 건설업계는 투자 수요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 그에 맞는 상품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의 다양성을 통해 투자 수요를 진작시켜야 하고, 시중의 부동자금을 재생산이 가능한 투자 상품으로 유인해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투자자금의 단기 사용 억제와 장기적인 자금운용이 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해외투자자금에 대해서 너무 관대한 정책을 펴는 것 같다. 지금은 외환위기 시기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살려야 한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을 무조건 투기꾼으로 모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이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길이다.
  • ‘국산차 신화’ 남긴 포니鄭

    ‘포니 정’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지난 21일 낮 12시30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77세. 남아 있는 가족으로는 부인 박영자(69) 여사와 아들 정몽규(43) 현대산업개발 회장, 큰딸 숙영씨, 작은딸 유경씨, 며느리 김나영씨가 있다. 사위는 노경수(노신영 전 총리 장남) 서울대 교수와 김종엽(김석성 전 전방 회장 외아들)씨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영안실 34호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 아산병원 잔디광장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성북동 자택을 거쳐 장지인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선영으로 떠날 예정이다. ●5년전부터 폐렴 치료 고인은 2000년 폐렴 치료를 받은 이후 1주일에 한번씩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으나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다가 지난 10일 갑작스러운 증세 악화로 입원, 치료 중에 별세했다. 고인은 32년간 현대자동차를 이끌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99년 아들 정몽규 회장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배를 갈아탄 뒤 건강이 악화하자 지난 18일 보유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모두 정 회장 등 가족들과 계열사에 물려주면서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고인은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57년 현대건설에 입사,67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초대 사장직에 오르면서 99년까지 32년 동안 자동차 인생을 걸어왔다.74년 국민차 포니 승용차를 탄생시켜 76년 본격 수출하는 등 자동차 ‘신화’를 창조한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96년 조카인 정몽구(현 현대자동차 회장)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왕 회장’을 대신해 현대호(號)를 이끌기도 했다. 현대가의 2세 경영 체제가 이뤄질 때 자동차 회장직을 아들인 정몽규 현 현대산업개발 회장에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그러나 99년 장조카인 정몽구 회장에게 99년 32년간 몸담았던 현대자동차를 내준 뒤 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정 명예회장은 배를 갈아탄 뒤 경영 바통은 정몽규 회장에게 물려줬지만 덩치가 큰 프로젝트나 신규 진출 사업은 일일이 챙길 정도로 경영에 관여했었다.77년 한·영 경제협력위원장,87년 전경련 부회장,88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93년 고려대 교우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98년 한·미협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83년 영국 왕실로부터 명예 대영제국 훈장 ‘커맨더 장’을 수상했으며,85년 금탑 산업훈장과 87년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했다. ●포드와 합작, 현대자동차 초대 회장에 고인은 1928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났다.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으로 67년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취임하면서 32년 동안 자동차 인생을 시작했다. 고인은 57년 12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왕 회장’의 권유로 현대건설에 입사했다.10년 동안 현대가 1세들과 함께 해외건설 시장 개척과 현대시멘트 공장 설립 산파역을 맡는 등 현대건설의 기반을 다지는 데 매진했다. 67년 미국 출장 중 ‘왕 회장’으로부터 미국 포드사와 접촉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둘째 형(인영·한라건설 명예회장)과 함께 포드자동차와 합작을 이끌어낸 뒤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올랐다. 자동차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포드와 조립 계약을 맺은 뒤 68년 3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자동차 공장 구경도 못해 본 경험으로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갔다. 그 해 5월 자동차 공장을 짓기 시작한지 6개월 만에 68년 11월 제1호 ‘코티나’를 출시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현대차의 질주를 시기하는 경쟁사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70년 초에는 1차 석유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도 급감했다. 할부 판매한 자동차의 돈이 들어오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기에 몰린 현대가는 왕 회장의 지시로 금강슬레이트를 경영하던 막내 동생(상영·KCC명예회장)을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불러들여 급한 불을 끄는 등 형제간 우애를 확인해 줬다. ●포드와의 합작 깨져 ‘포니’ 탄생 고인은 언제까지 단순 조립생산에만 매달릴 수 없었다. 포드와 50대 50 합작회사를 만들어 엔진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받아 자립의 길을 찾고자 했지만 포드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바람에 ‘마이웨이’를 외쳤다. 이렇게 해서 나온 자동차가 국산 1호차 조랑말 ‘포니’였고,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모터쇼에서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뒤 76년 2월 본격적인 생산과 중남미 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이 아닌 세계 자동차 회사로 커갔고 ‘포니 정’의 자동차 인생도 쾌속 질주했다.87년부터 9년 동안 현대그룹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즈음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면서 96년 자동차 회장을 아들 몽규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다른 현대가 1세들이 일찌감치 분가했지만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자신의 회사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98년 현대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그룹 경영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왕 회장의 지시로 평생 바쳐온 자동차를 MK에게 넘기면서 서운함도 많았지만 가슴에 묻은 채 현대산업개발로 독립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가톨릭·불교 신자 성당서 108배

    가톨릭·불교 신자 성당서 108배

    “108배에 한번 빠져 봅시다.” 11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시지동 고산성당 교육관. 정홍규 담임신부와 신도들이 대구 은적사 주지 허운 스님 등 불자 50여명을 반갑게 맞이했다. 종교를 초월한 이들의 만남은 ‘부처님 오신날’(15일)을 앞두고 가톨릭 신자들과 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108배’(108번 절을 하며 명상하는 불교 수행법)를 하기 위해 이뤄졌다. 국악인 김영동씨와 대구 푸른평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속속 도착했다. 누구나 108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음악앨범 ‘생명의 소리’를 최근 출시한 김영동씨가 이번 모임의 ‘산파’역할을 했다. 고요함 속에 1배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흐르자 질서정연하게 줄을선 참석자들이 조용히 108배를 시작했다. ●종교 초월해 맺은 인연 정홍규 신부와 허운 스님, 김영동씨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탄절과 부활절, 초파일 등에 서로 만나 축하인사를 나눠온 정 신부와 허운 스님은 지난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때 범종교계의 연대활동을 벌였다. 이후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불우이웃 돕기, 농촌살리기 등을 적극적으로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대구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해온 김영동씨와도 자연스럽게 만나 민요 등 우리 전통 살리기 프로그램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공동 108배를 구상한 것은 지난달 24일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지구의 날’행사에서다. 김영동씨의 108배 앨범 출시를 앞두고 이날 첫 공연을 하게 된 것. 신부와 수녀, 불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거리 한복판에서 김영동씨의 음악과 낭송에 맞춰 40분간 108배를 했다.108배의 매력에 빠진 정 신부와 신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성당에서 108배를 하며 명상을 실천했고,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허운 스님 등을 성당에 초대함으로써 종교를 초월한 108배 행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김영동씨는 “건전한 심신운동인 108배를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는데 범종교적으로 화합하는 행사가 마련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홍규 신부는 “신자들이 108배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좋다며 적극 호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불자들과 함께 수양하는 행사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요가보다 절 생활화로” 108배의 범종교적인 생활화를 추진하는 것은 고산성당측이 오히려 적극적이다. 정 신부는 “온몸을 움직여 절을 하는 108배가 인도의 요가, 중국의 타이치 등보다 심신단련에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우리 전통문화인 108배를 종교인들뿐 아니라 청소년과 군인 등이 생활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씨는 “108배를 위한 낭송에는 불경과 성경이 주는 교훈은 물론, 사회문제를 생각하고 자신을 반성하는 명상이 포함된다.”면서 “우리 고유의 생태운동법으로 서양에도 파급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 ‘어머니 지수’ 세계16위

    한국의 ‘어머니 지수’는 세계 110개국 가운데 16번째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 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어머니날(5월 둘째 일요일)을 앞두고 3일 발표한 ‘2005 어머니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여성 지수’와 ‘어린이 지수’에서 각각 18위와 16위를 기록, 이를 종합한 어머니 지수에서 지난해와 같은 16위에 올랐다. 여성 지수는 출산사망률, 현대적 피임도구 사용률, 출산할 때 숙련된 산파의 도움을 받는 비율, 여성의 정계진출 비율 등의 항목을 평가해 산정한다. 어린이 지수는 유아사망률, 초등학교 진학률,5세 이하 영양실조 비율 등의 항목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여성 2800명당 1명이 출산시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적 피임도구를 사용하는 비율은 67%, 숙련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출산하는 비율은 100%로 조사됐다. 어머니가 되기에 가장 좋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나타났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부동산파일] 충주 연수지구 871가구

    현대건설은 충북 충주시 연수택지지구에서 ‘연수 현대홈타운’ 871가구를 다음달 초 분양한다.35∼53평형 등 중대형 위주로 들어선다. 평당 분양가는 470만∼520만원. 2007년 6월 입주 예정이다. 계명산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도로망을 잘 갖추고 있다. 모든 가구를 정남향 배치.(043)852-0022.
  • [부동산파일] 대전 테크노밸리 1358가구

    ㈜한화건설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서 ‘한화 꿈에그린’아파트 1358가구를 공급한다.33평∼48평형이며 오는 2008년 1월 입주 예정. 테크노밸리를 대표하는 최대 단지이며 초·중·고교가 가깝고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행정복합도시 건설 수혜지역. 대덕연구단지와 붙었고 첨단 제조업체들이 들어서는 테크노밸리 안에 있다. 호남고속도로 북대전 IC가 3분 거리.(042)486-6123.
  • [부동산파일] 방배동 고급빌라 11가구

    상지건영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동광단지에서 고급 빌라 11가구를 분양한다.60평형이며 평당 1300만원.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으며, 우면산 조망이 가능하다. 모든 가전·주방제품을 갖추고 있다. 유럽풍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실속형 빌라. 오는 6월 입주예정.(02)583-1113.
  •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계란으로 바위치기’ 의료소송

    “우리나라 법치의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아십니까? 바로 의료사고 피해자들에게 법과 제도가 덤터기 씌우는 부당한 판정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고통입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이상하지 않습니까?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는 의료사고 말입니다.”의료사고.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더 큰 병을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경우를 이르는 이 말이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선고’나 ‘파국’의 다른 말쯤으로 각인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의료사고는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한 일방통행식 폭력의 성향을 갖는다. 이 공공연한 폭력성은 대부분 제도권 내에서 형성된 ‘침묵의 카르텔’이 주도해 왔으며 피해자는 힘없는 ‘개인’들이었다. 그 ‘개인’들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그들이 뭉쳐 제도권 내에서 공공연히 빚어지는 의료사고의 가해자 찾기에 나선 것.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는 의료소비자의 주권과 참의료 실현,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결성된 ‘의료소비자 시민연대(의시연)’ 출범식이 있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몇몇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회 인사들이 모여 만든 ‘의료사고 시민연합’이 모태가 됐다. 이 단체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강태언(42) 의시연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우리 사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이런 폭력이 없어야 하며, 있다면 그 진실이 한 점 의혹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사고가 갈수록 늘고 있으나 공정한 법적 절차에 의해 피해를 구제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사안을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가 제시하는 우리의 의료사고 현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는 설문과 의료소송 관련 감정신청 건수, 의료분쟁 관련 민원을 종합해 연간 5000건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2000년 병원 입원환자 중 최고 9만 8000명 가량이 의료 과실로 사망한 점 등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만건, 많게는 100만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물론 통계는 없다. 의료사고는 병원과 의료인의 부적절한 치료행위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병원 내 감염, 응급의료사고, 약물에 의한 약화사고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인데,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허다해 통계 산출이 어렵고, 그나마 국가기관에서 그런 실태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병원 감염사고만 해도 그렇다. 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미국에서도 연간 200만명 이상이 병원에서 감염돼 이중 10% 정도는 목숨을 잃고, 여기에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연간 50억 달러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응급실에서 숨지는 환자 2명 중 1명은 죽지 않아야 될 사람으로 보이는데, 이는 병원들이 수익을 내세워 응급실에 전문의 대신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집중 배치해서 생기는 오진과 응급처치 과실 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도 지난 95년 의료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6년간의 소송 끝에 본안소송과 의료비 소송을 모두 이겼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더는 되새기고 싶지 않다며 이해를 구했다. 강 국장은 현재의 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문제도 지적했다.“재판부가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해 외부에 감정을 의뢰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의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뻔한 사안, 즉 일주일이면 나올 감정의견이 1년 후에 나오기도 하고, 의사들도 대부분 진실 규명에 비협조적이다. 어차피 같은 부류인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는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의사조직의 폐쇄성도 의사들의 양심적인 감정을 막는 장애물이다. 게다가 판결에 절대적인 증거도 거의 병원 측이 독점하고 있어 여기에 개인이 맞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의료분쟁 조정제도가 있지만 이 제도가 병원이나 의사들에 의해 악용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재판 과정에서 병원측 과실이 드러날 상황이면 병원이나 의사들은 기를 쓰고 이 제도를 이용하려고 든다. 재밌는 현상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례를 만들기보다 차라리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한 의료분쟁조정법도 16년째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그 법안이 또 웃긴다. 이게 무과실 보상제 등 의료인들 보호에 편중돼 의사와 병원 안전에만 포커스를 맞춰 놨는데, 그러고도 이걸 통과시키지 못해 14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아마 이 법안이 채택됐다면 엄청난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대책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더 이상 의료분쟁의 감정을 같은 부류인 의사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당연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감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것 말고 공정성을 담보할 대책은 없다. 또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인 병원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에도 흔한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의료분쟁에 있어 사실은 어떤 주장이나 논리보다 중요한 것 아닌가. 이렇게 한 뒤에 의사들이 면책논리를 내세워야 설득력이 있다.” 그는 이런 견해도 내놨다.“특히 잦은 분만 사고의 경우 태아 심박동그래프기록만 보면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우리나라는 이의 법정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명백한 의료과실로, 의사가 잘못을 인정한 사안조차도 재판에서는 병원이 이긴다. 의료 사고로 미숙아가 됐는데, 재판부는 미숙아여서 생긴 문제라고 보는 식이다. 이 때문에 가슴을 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더는 우리 사회에 돈과 권력의 ‘카르텔’이 자행하는 의료사고라는 폭력은 없어야 한다는 그는 대부분의 의료사고와 분쟁이 의사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 이를 바로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조카를 의료사고로 잃은 한 젊은 의사의 편지를 소개하며 말을 맺었다. 한사코 공개를 꺼린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소송을 진행해 오면서 의사협회의 제 식구 감싸기식 객관성이 결여된 답변 내용, 피고 의사의 파렴치한 거짓말, 사고 조작 등에 대한 분노가 극에 치달아…. 젊기에 분노했고, 의사였기에 의사의 잘못과 파렴치한 변명을 쉽게 알아채고 더 철저하게 따져왔지만 넘을 수 없는 산을 만난 뒤 오히려 더 쉽게, 더 크게 좌절하고….”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들 뇌병변 장애 4년소송 패소한 송인주씨 송인주(여·40·가명)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제기한 의료분쟁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2001년 2월에 낸 아들 유섭(7·가명)의 뇌병변장애가 의료진의 과실이라며 마산 F병원(현재는 창원으로 이전)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병원측 손을 들어줬다. 송씨는 그 판결에 대해 “지금도 죽고 싶을 만큼 억울하다.”며 울먹였다.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결혼 후 슬하에 1남1녀를 둔 송씨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유섭이를 가진 지 31주 되던 지난 99년 6월 무렵이었다. 갑자기 복통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 M씨는 태반 조기박리와 복막염이라며 수술을 권했고, 그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임신 31주 5일 만에 유섭이를 미숙아로 출산했다. 그는 “내가 간호사였지만 그 때는 의사의 진단을 믿었다.”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왔다. 간호사로 차트 읽기에 능숙한 그가 우연히 자신에게 태반조기박리는 없었으며, 복통도 복막염이 아닌 단순한 대장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는 그때까지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인큐베이터에 있던 유섭이에게 산소부족으로 보이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송씨는 “뒤늦게 인큐베이터 산소공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 병원측이 무려 2시간 반 만에야 인공호흡을 시켰다.”며 “산소가 2∼3분만 공급되지 않으면 뇌사상태에 빠지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먼저 태어난 두 아이는 건강하며, 유섭이의 병증을 의심할 만한 어떤 가족력도 없었다. 유섭이는 조기출산한 미숙아였지만 의사들도 걱정하지 말라고 할 만큼 건강이 좋아 출산 직후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아프가(APGAR)지수가 정상 범주인 7이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유섭이는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퇴원했으나,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송씨에 의해 이듬해인 2000년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다. 송씨는 “지금도 그 때의 청색증과, 청색증 원인인 인큐베이터의 산소공급 중단이 문제라고 믿고 있다.”며 “이런 확신으로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그 후,4년여를 끌어온 소송에서 패한 뒤 그는 항소를 포기했다. “그 판결 이후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게 한없이 고통스럽고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법원은 마땅히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하며, 법원의 양심은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비록 나는 자식을 억울하게 잃은 셈이 됐지만 나같은 억울한 사람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새로 생기는 나라, 그래서 국민들이 의료인과 법조인의 양심을 믿지 못하고, 정부의 존재를 비웃는 나라는 아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잊고 싶으며, 유섭이 같은 아이들이 최소한의 재활훈련과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국력에 걸맞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얘기하는 동안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태안해양경찰서 ‘女風당당’

    “태안 앞바다는 우리가 지킨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가 6일 초임 여경 6명을 모두 일선 파출소에 배치했다. 태안해경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해경 사상 초임 여경을 한꺼번에 일선에 전진 배치하기는 드문 일로 그동안 경찰서 경리계나 민원실 등 내근을 하던 관례에 비춰 파격적이다. 이들은 대천에서 평택까지 관할인 태안해경 관내 안면, 서부(서산 간월도), 대천, 평택, 신진, 대산파출소에서 각각 해경으로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박승희(25) 순경은 “육상과는 달리 해경에 아직 진출자가 적어 여성으로서 개척할 분야가 많다.”며 “금녀의 벽으로 여겨지는 해경에서 여성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조직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최주연(28) 순경은 “친절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로 주민들에게 따뜻한 해경의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실력을 키워 나중에 경비함도 타고 함장도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경 파출소는 선박 출입항신고를 맡아 민원인이 주로 어민이지만 행락철에는 관광객들에게 안내도 해준다.3t짜리 소형 순찰정을 타고 해양순찰도 돈다. 이들은 해경 순경시험 합격후 3개월간 경찰법규는 물론 인명구조와 수영 등을 배우고 경찰서에 임명됐다. 이수찬 태안해양서장은 “처음에는 어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로 민원업무를 하겠지만 나중에는 해양순찰도 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동산in] 인천 대단지 눈에 확~

    [부동산in] 인천 대단지 눈에 확~

    서울·인천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됐다. 서울에서는 3차 동시분양을 시작으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분양에는 강남권 아파트가 빠졌지만 다음 달부터는 강남권 아파트도 나올 예정이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공급되지만 전용 면적, 입주 시기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해야 한다. 인천에서는 굵직한 단지가 눈에 띈다. 건설업체들은 1차 동시분양 청약열기에 고무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서울 11곳 921가구 30일부터 청약 30일부터 청약을 받는 서울 3차 동시분양에는 11곳에서 921가구가 공급된다.3곳을 빼고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다. 단지 규모가 작고 주로 강서지역에 몰려있다. 강남권 아파트는 없다. 대신 용산 주상복합 아파트가 눈에 띈다. 용산동 ‘용산파크타워’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추진된다.23∼40층 6개 동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1014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주상복합은 888가구이며 조합원분을 뺀 32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가는 평형 기준으로 1300만∼1470만원 수준. 서울 부도심권 개발과 용산 민자역사, 미군기지공원화사업, 경부고속철도 개통 등 호재가 잇따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아파트다. 시티파크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용산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을 만큼 조망권이 뛰어나다. ●주상복합은 전용면적부터 살펴야 하지만 분양가 눈가림을 주의해야 한다. 일반 아파트는 전용면적 비율이 70∼80% 수준이지만 이 아파트 전용면적 비율은 52%에 불과하다. 업체가 밝힌 60평형의 분양가는 8억 3835만원. 평형당 14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전용면적 기준으로 하면 평당 2800만원에 가깝다. 강북에서는 삼호가 쌍문동 e-편한세상 아파트 141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입주 예정일은 2007년 5월. 분양가는 평당 830만∼880만원.4호선 쌍문역이 걸어서 10분 거리. 인근 편의시설로는 창동 이마트, 하나로마트, 까르푸,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한일병원, 상계백병원 등이 있다. 이문동에서는 대우건설이 이문2차 푸르지오 아파트 96가구를 일반분양한다.32평형짜리이며 2007년 6월 입주예정. 단지 옆 중랑천 조망권이 탁월하다. 분양가는 평당 860만∼940만원. 신이문역이 걸어서 3∼4분 거리. 동부간선도로 이용도 쉽다. 신부건설은 장안동에서 33평형 3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올 8월 입주예정. 분양가는 평당 910만원선. 강서권에서는 목동에서는 명지건설이 40∼44평형 33가구를 내놓는다.2005년 9월 입주 예정. 분양가는 평당 630만∼650만원. ●용산파크타워·이문2차 푸르지오 조망권 우수 벽산건설은 신월동에서 벽산블루밍 437가구를 지어 92가구를 일반분양한다.2007년 3월 입주 예정. 분양가는 평당 860만∼970만원. 인근에 신정뉴타운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신월동에서는 정은스카이빌 61가구가 나온다.20∼32평형 2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평당 740만∼750만원. 신정뉴타운구역이 걸어서 3∼4분 거리에 있어 개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작구 상도동에서는 삼환까뮤가 32∼47평형 91가구를 분양한다. 입주는 2007년 5월 예정. 분양가는 평당 1300만∼1400만원.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걸어서 5분 걸린다. 성수동에서는 태천종합건설이 28∼57평형 23가구를 내놓았다. 계약 이후 바로 입주 가능하다. 분양가는 평당 790만∼860만원.2호선 뚝섬역이 걸어서 3분 거리.6월 개장을 앞둔 서울숲이 가깝다. 성동구 홍익동에서는 대주건설이 27∼30평형 5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입주는 2005년 10월 예정. 분양가는 평당 980만∼1140만원이다. ●인천 4곳 3660가구 4월20일부터 분양 인천 2차 동시분양은 다음 달 20일부터 청약접수가 시작된다.4곳 366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1차 동시분양 물량(6곳,4703가구)보다 줄어들었으나 대규모 단지라서 눈길을 끈다.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3곳에 이른다. 송도 신도시 포스코더 퍼스트월드 아파트가 눈에 띈다. 포스코건설이 짓는 34∼124평형 1596가구다. 평형이 21개에 이른다.30평형대 302가구이고 40평형대도 690가구에 이른다. 대형 아파트로는 50평형대 466가구,60평형대 106가구,90평형대 24가구,100평형대(펜트하우스) 8가구다. 중앙공원과 가깝고, 인천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로 기록된다. 인천공항과 연계되는 연륙교(2008년)가 건설될 예정이며, 지하철도 연장 확장될 계획이다. 한신공영이 짓는 가좌동 한신휴플러스는 가좌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아파트.2276가구의 대단지로 24∼52평형 649가구를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내놓는다. 경인고속도로 가좌인터체인지를 이용, 서울을 쉽게 오갈 수 있다. 인근에 각급 학교와 삼성홈플러스 등이 있다. 검단2지구에서는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아파트 33∼54평형 1003가구를 분양한다. 공원과 가깝고 단지 앞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2007년 완공 예정인 신공항고속철도 경서역이 승용차로 3분 거리. 인천지하철 2호선 등이 가깝다. 금호건설은 서구 불로지구에서 32평형 단일 평형 412가구를 내놓는다. 불로초등학교에 붙어있고 단지 옆으로 산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혁신-공기업 탐방] 박양수 광업진흥公 사장 / 인터뷰

    [혁신-공기업 탐방] 박양수 광업진흥公 사장 / 인터뷰

    공기업에도 혁신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팀제, 연봉제, 임금피크제, 다면평가시스템 도입 등은 더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닐 만큼 공기업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정부도 공기업의 경영성과나 부패정도, 고객만족도 등을 평가해 공기업 인사 및 조직운영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메스를 들이댈 게 뻔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공기업 사장을 직접 만나 혁신의 방향과 성과를 들어보는 시리즈를 싣는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적극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을 3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박양수 광진공 사장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제도를 만들기 위해 연봉제를 전사원으로 확대하고 다면평가 비중을 높이는 한편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면서 “임금 지급률 등 세부 시행방안은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광물자원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위해 법정자본금도 종전의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증액했다.”면서 “남북경협 차원에서 북한과 자원개발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공은 최근 전 직원 투표결과를 토대로 후임 상임이사를 제청했다. 어떤 취지인가. -공기업 최초로 상임이사를 전직원 투표를 통해서 제청했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사원칙을 확립하기 위해서다. 또 사장이 인사권한을 직원들에게 넘겨줌으로써 과거 공기업이 가지고 있었던 인사폐단에서 과감하게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사장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대신 직원들이 직접 자기의 손으로 선출하면 좀 더 능력 있고 덕망 받는 인사가 뽑힐 가능성이 그만큼 크지 않겠는가. 상식적으로 한 사람의 생각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이 옳고 현명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인기영합적인 인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당연히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겸허하게 수용하고 귀 기울이겠다. 그러나 투명하고 공개적인 틀에서 전 직원이 공감하는 임원을 뽑아야 한다는 인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직원들의 지지를 받는 CEO가 되고 싶다. 직원들로부터 인기를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공사 앞에 놓인 일련의 혁신과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상임이사 인사 투표제가 다른 공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 같다. 또 상급기관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다른 공기업을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광진공의 사례를 통해서 능력있는 사람을 공정하게 뽑는 시스템을 배울 수 있지 않겠나. 물론 상임이사를 전직원이 투표를 통해 뽑으면 상급기관이 특정인사를 기용하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투표제가 진정 공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투자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는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취임 후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제도 정비다. 임금피크제는 바로 위와 같은 취지에서 다른 공기업보다 한발 앞서 도입했다. 또 우리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잘만 정착이 된다면 회사와 직원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여겨진다. ▶중앙부처도 조직을 팀제로 바꾸고 있다. 최근 개편한 팀제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지난해 말 처단위 조직을 팀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 우리 공사는 지난해 국회에서 어렵게 공사법을 통과시켜 해외자원 직접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아울러 전략광물에 대한 비축사업과 광산물 가공산업 지원업무를 할 수 있도록 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공사의 가장 핵심사업인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심으로 조직개편과 인력확충이 불가피해졌다. 또 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대폭 위임, 우리의 목표인 자원보국을 위해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업무추진이 되도록 했다. ▶공기업에도 다양한 형태의 성과 평가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데, 광진공의 성과평가 시스템은 어떤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연공 서열주의에 입각한 승진제도를 업적과 능력위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근무평점, 어학능력, 다면평가 등의 내부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대신 연공비중을 축소했다. 특히 다면평가제를 체계적으로 개선했는데, 부하평가·상사평가·동료평가 등 평가방법을 다양화했고 다면평가 결과를 중시해 승진반영 비중을 20%에서 40%로 높였다. 또한 종전 간부사원만 대상으로 했던 연봉제를 전 직원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취임할 때부터 노조에서 반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나아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재직한 6개월 동안 공사의 주요현안에 대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함으로써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사실 공모제를 통해 광진공 사장으로 왔지만 취임 초에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노조와의 관계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업무 첫날 노조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노조위원장과 공사현안에 대해 함께 협의했다. 이후 노사관계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형식적인 의전을 없애는 등 각종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혁신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취임 이후 비서를 수행하지 않고 직접 서류가방을 들고 출퇴근하고 있다. 취임 일성이 경영혁신이었던 만큼 사장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북한자원개발 추진상황을 설명해 달라. -북한자원개발과 관련된 조직을 확대했다. 올 초 북한자원개발조직을 남북자원협력팀으로 확대개편하고, 북한사무소를 직제에 신설했다. 또 민간기업의 대북투자 협상전담 창구역할을 하기 위해 뛰고 있다.2003년부터 추진중인 황해도 정촌 흑연광산 공동개발사업은 올해 제품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조직관리 달인’ 박양수사장 박양수 사장은 공기업 CEO로 변신하기 전 정치판에서 35년동안 몸담았던 정치인이다. 1970년대 초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 정당에서는 주로 조직관리를 해왔다. 민주당 총무국장, 새천년민주당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조직위원장을 거치는 등 사람관리가 주특기인 셈이다. 조직관리를 오래 해와 ‘마당발’로 통한다. 그가 지난해 9월 제13대 사장에 취임했을 당시 각계에서 배달된 축하 화분이 사장실이 있는 3층 복도를 채우고도 모자라 4층 계단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이 박 사장을 직접 찾아와 정치에 대한 자문을 구할 정도다. 박 사장은 2001년 1월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았으나 2003년 10월 통합신당을 위해 탈당, 의원직을 과감히 던졌다. 이해찬 총리 등과 열린우리당을 만드는 데 산파역을 했다는 평이다. 지금은 우리당 고문을 맡고 있다. 명지대 야간 정규 석사과정을 밟을 정도로 학구열도 대단하다. 박 사장은 제11대 광진공 사장이었던 박문수씨의 6촌형이다. 일가친척이 잇따라 같은 공기업 사장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전남 진도(67) ▲서울문리사대(현 명지대) ▲민주당 사무부총장·총재특보 ▲열린우리당 사무처장 ■ 人事등 146개권한 하부 위임 팀장·부장 업무효율성 높여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장도 상임이사도 아니다. 바로 팀장과 부장이다. 상부보다 하부의 권한이 더 세진 것이다. 팀장과 부장의 업무처리 비중을 합치면 전체 업무의 87%에 가깝다. 조직을 팀제로 바꾸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조직내 책임과 권한을 재조정한 결과다. 박양수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각 직급별 권한을 분석했다. 직급마다 해야 할 일을 분명히 구분하기 위해서다. 분석끝에 전략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사장이, 전략을 관리하는 것은 본부장이, 관리운영은 팀장이 하도록 정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전략방향과 관계없는 47개 권한을 본부장과 팀장에게 넘겼다. 대표적인 것이 팀내 조직설계 권한을 팀장에게 넘긴 것이다. 즉 팀내 부서의 신설·폐지·통합 등의 권한과 그에 따른 부원 인사권을 전적으로 팀장에게 넘긴 것이다. 또 박 사장은 1억원 이상 공사의 경우 결재권은 본부장에게 권한을 넘겼다. 권한 위임 이후 박 사장이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서 2.30%로 낮아졌다. 본부장은 53개의 권한을 하부로 이양하고, 사장으로부터 45개의 권한을 새롭게 받았다. 이처럼 광진공이 실시한 146개 권한조정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역시 인사권한 이양이다. 박 사장은 “팀제로 전환해 놓고 팀장에게 권한을 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팀장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는 대신 그 팀의 성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팀장에게 지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장에게 인사권이 넘어가더라도 혈연·학연·지연 등의 인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팀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부장과 부원을 끌어오려 하기 때문이다. 부장도 종전보다 50개의 권한이 늘었다. 부장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66%에서 27.69%로 무려 10%나 뛰었다. 간단한 업무처리는 부장이 전결처리토록 한 것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베트남 주택시장도 ‘韓流’

    |하노이·호찌민 류찬희특파원| 베트남 주택시장에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하노이 신도시(조감도) 개발에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6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아파트 5000여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호찌민에서는 ㈜대원이 모델하우스를 열고 아파트를 분양하기 시작했다.LG건설, 주택공사도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노이·호찌민에 한국형 아파트 수출 대우건설 등 6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베트남의 하노이 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하노이 신도시 ‘뚜 리엠’지구 63만평 가운데 우선 27만평을 개발, 외교·업무·상업·주거단지 등을 조성하고 아파트 50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201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태동의 산파역을 했던 이현구 대하호텔(하노이)사장은 “하노이 시정부가 현지 업체 및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가급적 빨리 사업승인을 내주기로 약속했다.”면서 “하노이 신도시 개발의 시범단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대원은 경제 수도인 호찌민 외국인 주거지역인 ‘안푸’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아파트 405가구를 분양중이다. 30% 정도 팔렸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대원은 연내 비슷한 규모의 2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주택공사와 LG건설도 호찌민에서 주택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업체 진출 ‘윤활유’절대적으로 필요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경제 성장률이 높다. 인구가 8000만명(정부발표·실제 인구는 1억명 이상 예상)에 이른다. 대부분 호찌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몰려 있다. 부동산 투기열풍도 거세게 불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chani@seoul.co.kr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2)특허청 유상철 사무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2)특허청 유상철 사무관

    “요구하는 사람도 없는데 우리가 굳이 앞서나갈 필요가 있는가.” 특허청 고시팀이 국가주관 임용·자격시험 최초로 지난 2003년 변리사시험에 ‘가(假)채점제도’를 도입하려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가채점제도는 본채점에 앞서 예상점수와 합격선을 미리 통보해주는 것으로 수험생은 합격자 발표에 앞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채점제 시행의 산파역을 맡았던 산업재산보호과 유상철(39) 사무관은 13일 “실무팀의 확고한 의지와 상부의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시험행정 경험이 없어 오히려 소신껏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 사무관은 “가채점제는 과정이 힘들거나 추가 재원 및 인력이 소요되는 작업은 아니었다.”며 “다만 본채점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경우 시험의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위험부담이 컸다.”고 회고했다. 행정고시나 사법시험 등 타 시험에 가채점제도를 섣불리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변리사 시험 가채점제는 상부의 지시가 아닌, 실무 부서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서비스 프로그램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유 사무관은 2002년 12월 기획예산처에서 특허청으로 전입, 처음으로 맡은 업무가 변리사시험이었다. 전문직종 수입 1위의 명성을 타고 변리사는 최고 인기였고 이를 반영하듯 2000년에는 9000여명이 응시했다. 여기에 2001년부터 200명을 선발하면서 응시생의 수준도 해마다 높아졌다. 시험에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태스크포스 조직을 만들었고 우선 변리사시험 홈페이지(pt.uway.com)를 개설했다. 이어 수험생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는 정책공개제도도 도입했다. 유 사무관은 당시 수험생들의 요구 및 질문사안을 분석한 결과 “합격여부라도 빨리 알려 달라.”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고 소개했다. 정밀 조사에 나섰다.15개 항목 중 가채점제 도입에 대해서는 99%가 요구했다. 고시팀에서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채점관련 분쟁도 예방할 수 있고 시험실시기관과 수험생간의 신뢰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들어 간부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내부 반대가 잇따랐다.“시험이라는 것은 혁신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 “당락이 뒤바뀌면 청와대나 감사원에 노상 불려 다닐 것인데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는 등의 현실문제까지 거론됐다. 유 사무관은 “반대가 우세했지만 수험생은 우리의 고객이며 고객을 위해 우리가 좀 더 고생하자는 ‘대의’로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문제가 또 있었다.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없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기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중압감에 확인에 확인을 반복했다. 이의신청 작업까지 병행하다보니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같은 노력으로 4개월을 기다려야 시험결과를 알 수 있었던 수험생들은 10일만에 가채점표를 받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시행 2년 동안 가채점 결과가 바뀌는 불상사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유 사무관은 “한해에 합격할 수 있는 동차합격의 기회가 늘어났고 수험생들에게 진로를 빨리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1,2차로 나눠진 시험에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이제는 문제 출제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1985년 9급으로 철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유 사무관은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위해 특허청을 선택했다.1년간 변리사시험을 맡다 지금은 변리사제도 및 등록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40)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40)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역사를 다시 쓴다는 자세로 도전하는 것 뿐입니다.” 말단 연구원으로 출발, 이공계 출신 전문경영인(CEO)으로 우뚝 선 LG생명과학 양흥준(楊興準·58) 사장은 우리나라 생명과학산업을 일궈낸 ‘산파’이자 ‘대부’로 꼽힌다. 양 사장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80∼9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던 생명과학분야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투자에 주력했다.20여년이 지난 지난해 4월 호흡기 질환 항생제 ‘팩티브’를 ‘국산신약 1호’로 내놓는 등 성장산업으로의 가능성을 이끌어냈다. ●수학교과서,1주일 만에 ‘뚝딱’ “교과서에 적혀 있는 그대로 암기해야 하는 과목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적어도 내가 해야 할 몫이 남겨져 있던 과목은 수학과 과학뿐이었습니다.” 양 사장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 모든 지식이 나열돼 있는 인문·사회과학 과목보다 계산이나 실험을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자연과학 과목에 훨씬 흥미를 느꼈다. 이 때문에 그는 새학기가 시작된 지 1∼2주일 만에 수학교과서에 실린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풀어냈다. 물론 선생님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나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시간은 ‘탈출구’나 다름 없었다. 그는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은 꿈도 꿀 수 없었고, 경상도 ‘깡촌’이라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았던 시절이었다.”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내고 실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던 순간들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죠.”라고 회상했다. 결국 양 사장은 망설임없이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선택했다.1969년 대학을 졸업한 이후 충북 충주의 한 비료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1978년 LG생명과학의 전신인 ㈜럭키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 LG와 첫 인연을 맺었다. ●성공은 새로운 도전 위한 디딤돌 양 사장은 연구소에서 전자제품을 세밀하게 가공하는 데 쓰이는 PBT라는 고분자 수지를 만드는 공정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 한국 화학산업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PBT는 전자, 전기, 자동차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제품으로 당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3개국뿐이었다. 또 국화꽃 향기가 파리와 모기 등 벌레들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인체에 해가 없는 피레스로이드 살충제 제작공정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양 사장이 개발한 공정들은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화학분야 연구원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과감히 유학의 길을 선택한 것은 80년대 중반.“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생명과학분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면서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가꾸기보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지난 89년 미국 워싱턴대에서 단백질 분리에 관한 연구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다시 ㈜럭키에 재입사했다. 연구에만 주력하는 외곬로 비쳐졌던 그가 96년에는 LG화학의 기술 및 사업전략을 담당하면서 연구원으로서의 둥지를 박차고 나왔다. 이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을 거쳐 2002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첫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탄생한 LG생명과학의 CEO를 역임하면서 경영인으로서의 삶을 활짝 열었다. ●위기는 끝이 아닌 과정 양 사장이 ‘성공의 문’만 두드린 것은 아니다. 10여년간 500억원을 쏟아부은 퀴놀론계 항균제 신약 팩티브가 2001년 12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 의해 신약 승인 유보 판정을 받았다. 미국이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60∼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형선고’에 가까운 충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신청을 준비하던 2002년 4월 개발 제휴사인 미국 GSK사로부터 공동개발 포기라는 ‘비보’도 접해야 했다. “신약 개발 경험이 없는 데다 승인 여부도 불투명해져 눈앞이 캄캄했죠.GSK는 자사 전략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신약 승인이 물건너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그는 당시 심정을 이같이 털어놓았다. 그러나 양 사장은 특유의 ‘뚝심’을 발휘해 신약 승인을 다시 추진했다.A4용지 10만쪽 분량의 방대한 자료도 빠짐없이 준비했다. 결국 2003년 4월 국내 제약사상 최초로 미국 FDA 신약 승인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공식 판매에 들어간 팩티브는 연간 40억달러(약 4조 2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퀴놀론계 항균제 시장의 10%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국내 제약회사가 700여개에 이르지만, 우리 스스로 개발한 약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이 어려운 분야라는 방증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가장 가능성 있는 분야인 만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얘기도 된다고 했다. ●지나친 이공계 부각은 차별 이공계 연구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한 양 사장은 과학적 마인드가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훨씬 쉽게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연구든 경영이든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는 연구 경험은 시련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고 여긴다. 이 같은 철학 때문에 이공계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이공계 교육 프로그램이 잘못됐거나 이공계 전공자들의 실력이 낮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이 아닌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시쳇말로 ‘꼬여내는’ 방식으로 이공계를 부각시키는 것은 우대가 아닌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요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은 구식이고, 생명과학 등 응용과학은 최첨단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실 응용과학을 깊이 연구하다 보면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한데 이를 멀리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 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생명과학분야조차도 갈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연구 인력의 능력은 선진국과 차이가 없지만, 조급증에 휘둘려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내는 능력이나 이 같은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선택과 집중이 승부수 양 사장은 1897년 국내에 근대적 의미의 제약사가 설립된 지 106년 만에 신약 개발의 염원을 풀었다. 동시에 한국을 세계 10대 신약 개발국의 반열에도 올려놓았다. 특허기간이 끝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을 복제하거나 염기만을 일부 바꾼 제너릭제품(개량신약)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연구비가 턱없이 부족한 환경에서 모든 분야를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항암제나 항생제 등 우리가 특화할 수 있는 분야에 전략을 집중해야죠.” 이 같은 신념에 걸맞게 LG생명과학은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2100억원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700억∼8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사용했다. 연구개발인력도 전체 직원 1000여명 중 400명에 육박하며, 이들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LG생명과학은 현재 서방형 인간성장호르몬과 B형간염 치료제 등 제2, 제3의 신약 개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약을 만든다는 신념이 없다면 연구에서 상품화까지 10∼20년이 걸리는 신약 분야에 발을 담글 수 없죠. 풍성한 가을걷이를 위해 봄에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양 사장의 도전정신은 끝이 없어 보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양흥준 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양흥준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통한다. 깔끔한 인상에 온화한 표정, 여기에 경남 창녕 출신으로 사투리 억양이 묻어나오는 말투에서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마저 느껴진다. 양 사장은 특히 분기별로 맥주집에서 직원들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추진에 있어서만큼은 결단력과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갖췄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 20여년간 ‘한 우물을 판’ 양 사장은 신약 팩티브 개발과 국내 생명과학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발명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책상머리에 앉는다는 양 사장은 과학뿐만 아니라, 경영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서적을 탐독하는 ‘책벌레’이기도 하다.
  •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전력논란… 장남·재산파문… 낙마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전력논란… 장남·재산파문… 낙마

    ‘57시간 부총리’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취임부터 사퇴에 이르기까지는 만 이틀 반이 걸렸다. 그러나 이 부총리에게는 고통스럽고 긴 시간이었다. 이 부총리의 임명이 알려진 것은 지난 4일 오후. 청와대가 개각을 발표했다.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경험과 개혁 추진력이 임명 이유였다. 그러나 즉시 도덕성 시비가 불거졌다. 사외이사 겸직 문제와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 판공비 과다 지출 문제 등 서울대 총장 재직 중 일었던 논란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참여연대와 전교조 등 시민단체는 ‘유감과 반대’ 성명을 잇따라 냈다. 이 부총리는 취임 전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했다. 취임식 다음날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알려지면서 ‘정실인사’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교육·사회·시민단체들이 잇따라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에는 장남 동주씨가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 부총리는 “나중에 호적등본을 떼어본 뒤에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취임 이틀째인 6일 청와대가 팔을 걷어붙이고 해명에 나섰다. 서울대 총장 시절 도덕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총장 사퇴로 이미 대가를 치렀다는 이른바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내세웠고, 검증 과정에서 밝혀진 ‘청빈함’을 소개하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는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었다. 교육계 수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여론은 ‘네티즌 90% 이상 임명 반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침묵하던 한나라당도 ‘자진사퇴 촉구’로 돌아섰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부총리를 계속 신뢰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7일 경기도 수원 인계동 땅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국적을 포기한 장남이 국내에 건물을 지은 사실이 알려지고 장남과 이 부총리의 말이 달라지면서 재산에 대한 의혹은 증폭됐다. 외국에 있다던 장남은 이 부총리가 사외이사로 근무했던 그룹 계열사 과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 재산등록 당시 부인인 장성자씨가 신고한 재산과 차이가 나 재산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대 총장 재직 중 다른 교수들에게 사외이사 겸직을 금지하면서 자신은 사외이사를 겸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이 부총리에 대한 청와대의 믿음은 도덕성과 절차를 강조해온 참여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새해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의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 들어 갑작스러운 지도부의 총사퇴로 계파간 대립양상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들 친노(親盧)인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생 안정과 통합을 키워드로 삼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오는 4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집행위원회(10명)에 친노 인사들이 4명이나 포함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집행위원인 이강철 전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이해성 부산시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직계다. 특히 ‘왕 특보’로 불리는 이 위원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과 독대, 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정 의원이 집행위의 수장을 맡은 경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친한 인사로 분류되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인수위원장을 맡길 정도로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던 열린우리당이 ‘구원투수’를 자임한 ‘임채정 과도체제’ 출범과 함께 실용 노선으로 선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전망도 제기된다. 집행위원인 김한길 의원 역시 친 정동영 통일부장관 성향이면서도 당선자 기획특보로서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관계다. 여기에 대통령 정무수석을 역임한 유인태 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유 의원은 지도부가 공백사태에 빠진 지난 4일간 매일 당내 각 계파가 고루 섞인 회의를 만들어내 무난하게 집행위 체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유 의원은 5일 저녁에도 이부영 전 의장 등 전직 상임중앙위원들에게 연락해 김덕규 국회부의장 주최의 위로만찬을 주선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차기 당의장 또는 원내대표 후보로 대표적인 친노 직계인 문희상·한명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한명숙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당과 청와대 사이에 직통 채널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여권의 정치지형이 올해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친노 인사들의 지도부 장악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쟁보다는 야당과의 상생을 통해 ‘업적 만들기’에 치중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날개를 단 격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노심(盧心)’ 논란을 일으킬 경우 역으로 곤경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단점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름계 “그는 갔지만 다시 시작해야”

    최홍만이 K-1 진출을 공식 선언하자, 그동안 격앙됐던 민속씨름계는 체념 상태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만기 민속씨름창단추진위 위원장은 “섭섭한 점도 많고 실망도 많이 했지만 일단 떠났으니 잘 되기를 바란다.”면서 “선수 한 명이 없다고 해서 씨름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팀 인수 작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미련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홍만을 지도해온 차경만 전 LG 감독과 이기수 전 코치는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시 상의하기로 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 “팀의 앞날에 대해 차근차근 다시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말을 아꼈다. 민속씨름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던 김태성 한국씨름인동우회 회장은 “이번 사태를 씨름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연결시켜야 한다.”면서 “모든 씨름인들이 뜻을 모아 단순히 즐기기 위한 스포츠가 아닌 전통 문화를 이어간다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네티즌 의견은 엇갈렸다. 최홍만의 인터넷 팬 카페 등에서는 찬성 여론이 봇물을 이뤘다. 한국씨름연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는 “개인의 결정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는 찬성파와 “위기의 씨름을 버리고 떠나서는 안된다.”는 반대파가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5집 ‘비 내추럴’로 돌아온 박기영

    5집 ‘비 내추럴’로 돌아온 박기영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5집 앨범 ‘비 내추럴(be natural)’은 가수 박기영에게 특히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무려 3년의 공백을 깨뜨려준 고마운 앨범인데다 유독 힘들었던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숨을 끊고 싶을 만큼 아팠던” 사랑, 이별, 절망의 순간들을 되새기는 건 아물어가던 상처를 다시 덧나게 만드는 일일 테지만 “직접 겪은 일만을 노래에 담는다.”는 그녀는 덤덤하게 그 일을 해냈다.“때론 그런 감정들이 그립기도 해요. 그 때 제가 참 예뻤던 것 같거든요.(웃음)”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그녀는 이번 앨범 수록곡중 7곡을 작곡하고 9곡의 노랫말을 썼다. ‘체념’‘날개’‘불면증’‘귀향’ 등 곡목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어떡해 어떡해 어떡해야 내 마음을…”이란 후렴구가 귀를 감미롭게 파고드는 타이틀곡 ‘나비’에서 “숨이 가빠와도 훨훨 날아 내 아픈 기억이 다신 널 찾지 않도록”이라는 노랫말은 아픈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롭게 비상하려는 다짐같이 들린다.“(고통으로)한동안 제가 뮤지션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음악을 멀리했던 적이 있었죠. 이제 뮤지션으로 다시 돌아와 지나간 시간을 정리하고 보니 자식하나 낳은 느낌이에요.” 호된 ‘성장통’을 앓은 그녀는 많이 변했다.“중간에 앨범이 하나 정도 있어야 되는데 갑자기 너무 달라져서 나오니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죠?(웃음)음악적으로 좀더 여성스러워지고 섬세해졌어요. 유리상자의 이세준씨가 제 앨범을 듣더니 ‘옛날엔 안기고 싶은 여자였는데 지금은 안아주고 싶은 여자’라고 하던데요.” 울림이 큰 목소리는 이전에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무기였다. 이번에도 록과 팝 사이를 자유롭게 활보한다. 러브홀릭의 베이시스트 이재학이 프로듀서를 맡아 그녀의 변신에 날개를 달아줬다. 소속사와의 마찰은 그녀의 공백을 키운 요인. 앨범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러다 잊혀지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에 시달렸고 동료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온 날은 무대에 대한 ‘향수병’이 더욱 깊어져 밤 늦도록 잠 못들고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힘든 시절, 버팀목이 돼 준 이가 바로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자비를 들여 박기영의 작업을 도울 정도로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산파’ 역할을 했다. 뛰어난 프로듀서를 만난 덕에 박기영은 음악적으로 기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piano 앞에서’‘my favorite song’에서 피아노, 기타, 첼로 반주에 기댄 그녀의 보컬은 여린 듯하면서도 힘을 잃지 않는다. 이승렬과의 함께한 첫 듀엣곡 ‘머시(mercy)’는 슬픈 노랫말과 비장한 멜로디가 강한 여운을 남기는 곡으로 필청 트랙. 불황의 골이 깊은 가요계로 돌아온 그녀는 당당했다.“댄스 음반쪽 거품이 빠져서 그렇지 (시장 상황이)좋을 때나 지금이나 저희 같은 가수들한테는 똑같아요.” 오히려 다양성이 추구되는 경향이 강해져 음악하는 사람들 설 자리가 생긴 것 같아 반갑단다. 그래서 그녀도 한몫 보태기로 했다.“2∼3년 안에 밴드를 만드는 것”이 그녀의 목표.“완전히 다른, 상상을 초월하는 음악을 선보일 거예요.”변신하지 않는 뮤지션은 유죄일 수밖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시인 신달자 6년만에 새 시집

    시인 신달자 6년만에 새 시집

    “시대는 폭주의 속도로 내달리고, 개인이 없는 다수의 급물살에 거칠게 떠내려가는 도시적 삶의 상처 속에서 나는 볼륨 높은 소리의 악을 떠나 가능한 소리 없는 소리의 세계에 귀 기울이는, 그래서 할 수 있다면 선한 침묵의 말에 귀 기울여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 했다.” 중진시인 신달자(61·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열한번째 시집 ‘오래 말하는 사이’(민음사)를 펴냈다. 시인은 침묵 깊숙이로 퍽 오랫동안 잠수해 있었다. 시집으로는 ‘아버지의 빛’ 이후 6년만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언어를 베고 다듬어 책 들머리에서도 밝혔듯 작가는 “삶이라는 이름의 지배자 앞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는” 겸허한 마음자락으로 언어를 베고 다듬고 문질렀다. 말과 침묵 사이의 진실과 의미를 따져보느라 6년을 다 보낸 게 틀림없다. 진정한 소통은 침묵에서 비로소 발아할 수 있음에 시인은 번번이 무릎을 친다. “너와 나의 깊은 왕래를 말로 해왔다/오래 말 주고받았지만/아직 목 마르고/오늘도 우리의 말은 지붕을 지나 바다를 지나/바람 속을 오가며 진행 중이다/…/말로 살림을 차린 우리/말로 고층 집을 지은 우리/말로 예닐곱 아이를 낳은 우리/…/진정이라는 말을 두려워하는/은폐의 그 늪 위에/침묵의 연꽃 개화를 볼 수 있을까/단 한마디만 피게 할 수 있을까/그 한마디의 독을 마시고/나란히 누울 수 있을까”(‘오래 말하는 사이’) 말과 침묵의 의미 캐기는, 남편과 사별하고 얼마 뒤인 3년 전쯤 참여한 침묵피정(가톨릭 정신수련법의 하나)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시인의 깨달음은 현실 한복판, 그러니까 무릎의 마른 흙을 털며 강원도 산골짜기 감자밭에서 한움큼 움켜쥐기도 했다.“(…)//열 손가락 손톱에 흙이 자욱히 끼어/검은 매니큐어를 칠한 것 같은/포스트모던한 내 두 손 위에/감자를 품었던 흙이/흙에게 태어나 탯줄을 끊는 감자가/햇살의 알갱이를 품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나도 생명을 받은 산파 한번 되어/흙 속에 두 발을 묻고/싱싱한 안식의 소나기를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감자 밭에서’) ●환갑의 시인이 풀어놓은 깨달음 “내남없이 사는 건 다 똑같다.”며 등을 쓸어주는 시인의 손길이 시나브로 더워진다. 존재방식을 더없이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에누리 없이 고백하는 환갑의 시인 앞에서, 읽는 이는 아득바득 가리고 있는 위선이 민망해지고 만다. “앞으로 살 날이 멀었다면서 나보고 팔자를 고쳐보라고 하네/(…)/그러나 나는 행복의 얼굴을 몰라서/아무 거나 행복인 줄 안아버리면 어쩌나/안겨버리고 나서/운명이라고 다시 참고 주저앉아 버리면 어쩌나/(…)”(‘개가론’) 그런가 싶으면 또 “시름시름 앓는 나를 보고/문정희 시인이/신 선생 약은 딱 하나/산 도적 같은 놈이/확 덮쳐 안아주는 일이라고 한다/(…)”(‘산 도적을 찾아서’) 구어체의 일상이 어디 낯색 붉힐 일이냐고 되묻는 듯하다. “가능한 한 정직하게 현재 심정의 옷고름을 풀기로 했다.”는 시인이다.“다 지나간다.”는 느린 위안의 말을 듣고 있을 때처럼 맺힌 데 없이 편해진다. 문득, 밀린 낮잠을 청해보고 싶을 만큼.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Seoulites] 향토사학자 손주영씨

    [Seoulites] 향토사학자 손주영씨

    “지방자치에 걸맞게 지역 특성과 향토사를 바탕으로 문화예술행정을 펴야 합니다.” 동의보감을 쓴 구암 허준의 고향이 강서구 가양동이라는 학설을 처음 제기한 향토사학자 손주영(56)씨가 올해 25년의 공직생활을 마친다.현재 강서구 민원행정지원팀장인 그는 지난 1월 한의학전문지 ‘민족의학신문’에 허준의 출생·성장·사망지를 밝힌 ‘구암 허준의 고향은 어디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1992년에는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향토사 책자인 ‘강서구지’를 펴낸 강서구 향토사의 산증인이다. ●상부 지시에 역행하는 ‘허준 구하기’ 손씨가 허준의 가양동 출생설에 처음 뛰어든 때는 문화공보실로 발령받은 1991년 5월.전직 국사교사였던 그는 지역사정에 밝아 향토사를 저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여기에다 가양2동 아파트단지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라는 업무까지 떨어졌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허준의 출생지와 동의보감을 저술한 곳인 허가바위 일대를 아파트단지로 조성하려는 시의 계획이 있었습니다.제 임무는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여론을 돌려 놓는 것이었죠.그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허준이 현재 구암공원 자리에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민원해결사의 특무를 받았지만 오히려 방향을 틀어 상부에 ‘허가바위 일대는 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높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올렸다.그러면서 허준의 출생지에 관해 강서구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토박이 노인들의 증언을 채록했다.당시에는 허준의 묘가 위치한 파주 일대가 그의 고향으로 알려졌다. 규장각과 국립도서관 등에서 관련 고서적을 닥치는 대로 뒤졌다.이 가운데 등촌2동에 사는 한 허씨 후손집에서 고서 100여권을 발견할 수 있었다.여기서 허준 친척의 무덤들이 강서구에 위치한다는 육필로 쓴 서적이 나왔다.허준 일가의 묘는 훗날 파주로 이장된 것이다. “서적을 뒤진 끝에 허준의 호인 구암이 거북바위라는 뜻이고 허가바위 인근에 위치한 탑산의 원래 지명이 거북바위라는 것을 밝혀냈죠.허준은 양평군에 봉해졌는데 양평은 이 고장의 옛 지명입니다.허준의 아들인 파릉군의 파릉도 이 고장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강서구 등촌2동의 조선시대 주소는 양천현 파릉리 능곡동.이 고장 토박이들의 족보에는 허준의 이름이 종종 등장한다. ●허준축제 기획한 지역문화 ‘마당발’ 허준을 빼놓더라도 강서구에서 손씨의 지역문화 발자취는 다양하다.강서구지 외에도 ‘우리고장의 역사와 민담’ ,‘강서의 역사·문화·문화재’,‘내고장 알기’ 등의 책에 관여했으며 지역신문을 통해 향토사와 역사인물에 관해 10여년간 연재했다. 이밖에도 여러 문화유적과 역사인물을 발굴해 문화재로 지정되게 만들거나 새로 조명했다.한성백제의 양천고성지를 비롯, 풍산심씨묘역,허가바위,진산세고,소악루,구암공원,6·25격전기념지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지역정체성을 바탕으로 강서구 특유의 문화행사도 발굴했다.매년 130여종의 문화행사가 열리는 허준축제의 산파역을 그가 맡았다.또 우리나라 고대가요의 하나인 ‘공무도하가’의 진원지가 ‘선유도’라는 사실도 밝혀냈다.송씨는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과 한국고서연구회 회원,서울역사문화포럼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는 허준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을 추적해 허준에 관한 사료를 더 찾으려고 합니다.또 퇴직후에는 우리 민족과 ‘서울’이라는 지명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논문을 쓸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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