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색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한미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병역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미생물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82
  • ‘뽑기 오락기’ 들어간 못 말리는 개구쟁이

    영화 ‘개구쟁이 데니스’ 주인공을 능가하는 말썽꾸러기가 호주에서 등장했다. 호주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아 주 퍼스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에 설치된 사탕 뽑기 오락기에서 2세 소년이 사탕을 먹다가 발견됐다. 이 황당한 해프닝의 주인공은 코헨 스톤. 지난 1일(현지시간) 어머니 카이라(24)와 식당을 찾은 코헨은 놀이방에서 놀다가 어머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사탕이나 인형이 나오는 오락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기어들어갔다. 카이라는 “음식을 조금 먹고 놀이방을 보니 아들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었다. 깜짝 놀라서 식당을 샅샅이 찾다가 코헨이 오락기에 들어가 사탕들에 파묻혀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황당해 했다. 소년의 돌발행동에 식당에 있던 직원과 손님들은 사색이 된 반면 코헨은 태연하게 사탕을 까서 먹었다. 안에 있던 곰돌이 인형을 던지며 놀기도 했다. 당시 식당에 오락기의 자물쇠 열쇠가 없었기 때문에 구조대가 45분 만에 오락기 자물쇠를 열고 나서야 코헨은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카이라는 “45분이 몇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면서 “오락기에 갇힌 아들이 놀랄까봐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코헨과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놀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평소 아들이 장난이 심하긴 했지만 이런 대형 사고를 칠 줄은 몰랐다.”면서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식당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웃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카프카의 삶

    카프카의 삶

    이름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한 채 난데없는 판결 앞에 허우적대는 인물들.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작품 안에서 발산되는 엄격하고 고독한 기운 때문에 많은 독자들은 카프카가 깊은 사색 속에서 자족하는 쓸쓸한 작가 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의 노동재해보험협회 직원이라는 그의 딱딱한 명함도 이런 이미지에 한 몫을 보탰을 듯하다. 하지만 카프카는 이방인이 아니었다. 성실한 직원으로 인정받았으며 동료들에게 신뢰를 받았다. 182㎝의 큰 키와 경쾌한 몸놀림으로 친구들과 함께 승마, 테니스, 수영과 같은 스포츠를 즐겼다. 카페와 거리에서 프라하의 지식인들과 함께 철학과 예술을 논하고 무정부주의적 색채를 띤 클럽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니체, 다윈, 보들레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 모든 인물들의 삶과 작업들이 카프카와 친구들의 토론 주제였다. 서로에 대한 깊은 배려와 진리를 향한 진지한 토론은 그가 평생을 머무른 프라하 생활에서 핵심이었다. 단 한 번도 결혼에 성공한 적 없었지만, 그는 모든 우정과 사랑이 글쓰기의 장애물이자 동력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것을 완전히 인정했다. 고교 시절 절친인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을 보자. “너는 나에게 창문과도 같은 존재야. 그 창문을 통해 나는 밖을 내다볼 수 있지. 혼자서는 할 수 없어. 나는 키가 큰데도 창틀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렇다. 친구란 세상으로 난 창문이다! 사랑과 우정이 갖는 미덕을 깊이 신뢰한 카프카는 사후에도 우정의 힘을 톡톡히 맛보았다. 친구 막스 브로트는 1935년 베를린에서 나치 정권 하에서 금지되고 있던 카프카 작품의 전집 편집을 시도했다. 위험을 감수한 그의 노력으로 1937년에 프라하에서는 최초로 그의 전기가 나올 수 있었다. 독일어 사전에는 ‘카프카적이다’(kafkaesque)라는 형용사가 있다. 그는 역사와 전쟁, 운명과 선택,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출구를 찾고 헤매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선물로 보낸 셈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열린세상] 인문학의 정신/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 교수

    [열린세상] 인문학의 정신/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 교수

    20년 전 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겪은 일이다. 교환교수로 그곳에 와 있던 한 명문 의과대학의 교수가 어느 날 정색을 하고 묻는다. ‘객관적 역사가 존재합니까?’ ‘관점과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그런 학문을 뭣 때문에 합니까?’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일종의 모독으로 다가왔다. 어처구니없는 독선에 발끈했지만 정작 제대로 대꾸를 못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였다. 작년 유사한 경험을 했다. 한 인문학 연구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관계부처에 지원을 요청했다. 의사결정 라인의 중심에 서 있던 한 공학전공 교수로부터 지원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여러 사유 가운데 하나는 놀랍게도 학문 간 우열의 논리를 담고 있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인문학은 당장 눈에 보이는 구체적 성과를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치 중저가 학문에 빌어먹기라도 하는 듯 모멸감이 엄습했다. 학생들이 처한 딱한 현실을 보면 인문학의 수세적 입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대학이 결코 낭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시기가 되면 대부분의 인문학 전공 학생들은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과 불투명한 미래의 틈새에서 심한 몸살을 앓는다. 모더니즘 문학의 숨 막히는 미학도, 프랑스 대혁명의 고귀한 정신도, 사르트르의 실존적 고뇌도 곧 닥칠 냉혹한 내일을 생각하면 능사가 아님을 체감한다. 우려는 현실로 이어진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공 관련 분야 취업률이 낮은 상위 10개 학과 가운데 9개 학과가 인문학 영역에 속한다. 취업과 관련해서 인문학 ‘전공 무용론’까지 머리를 내미는 실정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구체적 성과’의 논리가 학생들의 취업 문제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교수나 학생이나 인문학에 몸담은 것이 자꾸만 버겁게 다가온다. 인문학은 과연 조명을 받지 못하는 누추한 무대의 엑스트라 배우인가. 팔불출 소리를 듣더라도 제 식구 감싸기를 해야겠다. 인문학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안목을 배양하여 삶의 의미를 진단하고 나아가 참다운 가치를 모색하는 학문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주연을 자처하는 과학도 결국 살아 꿈틀대는 인간을 그 중심에 상정하고 있다. 그 궁극적 목적은 자연과 육체의 원리규명 자체가 아니라 인간 삶의 질적 개선이다. 요컨대 인문학적 가치는 모든 학문의 근원이자 목적이다. 한편 인문학은 인간의 의지와 정서에 남다른 영향을 미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작품은 수많은 자살을 낳았고, ‘일리아드 오디세이’는 하인리히 슐리만을 일약 위대한 문명의 발견자로 탈바꿈시켰다. 빌 게이츠는 정작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은 과학적 재능이 아니라 ‘위대한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문학작품이라 회고하였다. ‘관점과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그런 학문’이 갖고 있는 탁월한 역량이다.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 보자.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은 이전의 자연과학자들과 달리 인간과 사회를 사색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인문학의 효시를 마련하였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터득한 바는 인간사회에 절대적 진리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진·선·미를 포함한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데아도 인간사회에 독점적으로 군림할 수 없다는 인문학의 대전제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미덕으로 이어진다. 다름이 결코 틀림이 아니라는 것이고, 이런 인식은 사고의 유연성을 키운다. 경직된 흑백논리와 섬뜩한 선악의 잣대로 상대방의 이념과 입장을 유린하는 극단의 문화가 도처에 득세하는 작금에 인문학의 당위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얼마 전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호암 이병철에 대한 일화가 새삼 떠오른다. 기업을 운영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던 그는 현재 한국경제의 차세대 주역으로 부상한 두 손자에게 역사학을 전공토록 하였다. 분명 범상치 않은 혜안이다. 인문학의 정신이 온당히 예우되는 내일을 기대해 본다.
  • 연극계 ‘엄마열풍’ 넘어 ‘가족바람’

    연극계 ‘엄마열풍’ 넘어 ‘가족바람’

    연극계에 ‘엄마 열풍’을 넘어 가족 바람이 번지고 있다. 단순한 모녀 관계에서 폭을 넓혀 가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는 것. 최근 막을 올린 작품들은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을 그린 전통적인 가족 드라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새달 6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무위 도식에 폭력까지 일삼는 ‘콩가루 집안’의 불량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 해체 시대를 냉소적이지만 유쾌하게 풍자한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오늘날 가족의 무너진 위계질서와 경제력에 따른 권력구조의 변화 속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고선웅 연출은 “가족 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파편화된 가족의 풍토를 환기하고 싶었다.”면서 “부서졌던 가족이 다시 어울려 단단해질 수 있는 것 같은 암시를 주면서 끝나는 구조를 택했다.”고 밝혔다. 주연배우 이한위는 “가장 상스러운 가족의 모습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19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레인맨’은 자폐증을 앓는 형 레이먼과 동생 찰리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우애를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동명의 영화가 원작. 뮤지컬배우 남경읍·경주 형제가 동반 출연해 소극장 연극이 갖는 따뜻함과 생동감을 통해 가족애를 전한다. 3월7일까지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는 어느날 갑자기 “너무 놀라지 마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들의 무관심한 모습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가족애를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밖에도 자식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와 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고아 뮤즈들’(게릴라극장), 서로 상처만 주던 식구들이 사랑으로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가족’(블랙박스씨어터),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세 남매를 통해 가족의 위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장례의 기술’(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도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중이다. 이처럼 연극계에 가족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과거 정치·사회적인 화두가 주제로 오르던 풍토와 달리 개인의 일상사가 연극의 주요 소재로 떠오르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관심과 더 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려는 제작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같은 소재가 반복되면서 깊이 있는 사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가족이라는 주제가 한때의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극평론가 최영주씨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은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 역사를 성찰할 수 있는 소재로 볼 수 있다.”면서 “유행이 아닌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려면 어떤 각도로 가족이라는 소재에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제 알려진 곳은 싫다” 제주 비경 인기

    “이제 알려진 곳은 싫다” 제주 비경 인기

    9일 오전 제주시 제주공항 바로 뒤편 도두항 도두봉(해발 134m). 걸어서 10여분 남짓 도두봉 정상에 오른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아’하며 탄성을 자아낸다.남쪽으로 한라산과 제주시내가 북쪽으로는 탁 트인 푸른 제주 바다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바로 앞 제주공항에서는 활주로를 박차며 비행기가 하늘로 사뿐하게 날아 오른다. 부산에서 왔다는 관광객 김모(44)씨는 “한라산과 제주시내를 한눈에서 조망할수 있는 곳이 있다기에 찾아왔는데 도두봉의 아름다운 한라산 제주시내 조망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동네 주민들의 산책공간이었던 도두봉은 요즘 숨겨진 아름다운 조망이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떠 올랐다. ●제주의 숨은 비경을 아시나요 용두암, 만장굴, 성산일출봉, 산방산 등 기존의 유명 관광지에 식상한 관광객들이 제주의 숨겨진 제주 비경을 찾아다니는 제주 속살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닷길 산책로가 있는 제주시 애월읍 한담은 요즘 개별 관광객은 물론 단체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곽지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2㎞ 남짓 바닷길 산책로는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제주 서부바다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주민 이종렬(47)씨는 “동네 주민들이 간간이 이용하는 바닷가 산책로가 아름답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갑자기 단체 관광버스가 찾아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삼나무 천국 한라산 중산간에 있는 절물자연휴양림 장생의 숲길에도 요즘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순수 흙길로 조성된 왕복 8.4㎞ 사색과 치유의 공간인 장생의 숲길은 제주의 속살을 엿보려는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해안절벽 퇴적층과 신비로운 낙조가 만나는 고산 엉알해안은 제주의 아름다운 낙조와 함께 하루 여행을 마무리하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제주 동쪽 바다를 품은 함덕 서우봉과 분화구와 삼나무 숲의 조화가 아름다운 아부오름도 제주의 숨겨진 비경이다.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 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15㎞ 사려니숲길도 숨겨진 비경을 찾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최경달 신라항공여행사 대표는 “제주를 두 번 이상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기존 유명관광지보다 호젓하고 아직 덜 알려진 곳을 선호하는 개별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제주에서 색다른 곳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숨겨진 비경 31곳을 선정,지도를 제작해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제주 오름이 불탄다 제주는 1년에 한번 뜨겁게 달아 오른다. 정월대보름날 오름(기생화산) 하나를 불태우는 풍광은 겨울 제주 관광의 백미로 손꼽힌다. 한라산 중산간에 소와 말을 방목하기위해 겨울에 불을 놓았던 ‘방애’라는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2010정월대보름들불축제가 26일부터 28일까지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해발 519m)에서 열린다. 올해도 오름이 불타는 장관을 보기위해 정월대보름날을 전후해 제주행 항공기는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오름 불놓기, 달집태우기, 횃불대행진 등이 펼쳐지면서 제주섬을 온통 벌겋게 물들이게 된다. 오름불놀기 등은 인터넷으로 전국의 안방에도 생중계될 예정이며 관광객 등 30여만명이 불타는 오름의 유혹에 빠질것으로 보인다. 김형진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불타는 오름은 전국 어디에서도 볼수 없는 겨울 제주만의 비경”이라며 “축제에 참가해 올 한해 궂은 액을 다 태워버리고 큰 복을 받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읽기] (5)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고전 톡톡 다시읽기] (5)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기차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 이전까지 원거리 여행, 특히 대륙을 이동하는 긴 여행은 바다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시대의 사람들에게 지구는 하나의 동그란 바다였고, 대륙들은 그 위에 점점이 찍혀 있는 몇 개의 크고 작은 섬이었다. 저 바다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사람들은 상상하고 그리워하고 궁금해했다. 저 바다 너머의 세상, 그리고 바다 위에서의 모험을 상상하는 것은 문학의 오래된 테마이기도 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바다를 무대로 인간과 자연의 투쟁을 장대한 스케일로 보여 주었다면,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바다 저 너머의 낯선 세계를 무대로 인간사의 진풍경들을 경쾌하게 펼쳐냈다. 바다와 여행은 그 자체로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와 꿈을 가장 투명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하나의 장소이자 상징이었던 셈이다. 바다를 경유하는 여행의 경로를 통과하는 주인공은 자연 혹은 자신의 운명과 적나라하게 대면하고, 그 과정 속에서 때로는 좌절하고 또 때로는 행복감을 맛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여행기를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여행에 동참한다는 것, 주인공과 더불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짜릿한 기쁨을 맛보며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유년시절 도서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걸리버 여행기. 이 책의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 18세기 영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탁월한 작가였고, 영향력 있는 사제였으며, 무엇보다도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저항 운동의 지도자였다. ●소설의 형식을 빈, 인문사회비판 서적 작가의 이력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걸리버 여행기는 결코 가볍고 말랑말랑한 여행담이 아니다. 또 주인공이 항해 중 조난을 당하는 바람에 우연히 소인국과 거인국을 방문하게 된다고 하는 허무맹랑한 동화도 아니다.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원문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 이외에도 하늘을 나는 섬인 ‘라퓨타’ 이야기와 말들의 나라 ‘휴이넘’ 이야기가 더 수록되어 있는데, 어떤 점에서는 그동안 숨겨져 왔던 이 두 개의 에피소드 속에 이 작품의 정수가 숨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앞의 두 에피소드가 정치로 대표되는 제도적 관계와 사회적 현실에 대한 통렬한 알레고리라면, 뒤에 나오는 두 개의 에피소드에서 스위프트는 너무나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인간의 본성과 이성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비판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걸리버 여행기는 낯선 세계를 편력하는 자의 관찰기가 아니라, 여행기 혹은 소설의 형식을 빈, 일종의 인문사회비판 서적이라고 할 만하다. 스위프트의 글을 조금만 들여다보자. 먼저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 소인과 거인은 신체적 크기만이 아니라 내적인 ‘그릇’이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다. 소인국에는 소인배들만 산다. 그들은 ‘외줄 위에서 춤을 춰 고위직을 얻거나, 막대기 아래로 기어 다니며 황제의 총애를 받는 관습’을 오랫동안 지켜온 자들이다. 한동안 소인배들과 어울리던 걸리버가 거인국의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는 자기 안에 숨어 있는 소인배 근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달걀의 둥근 쪽을 깨 먹을 것이냐 뾰족한 쪽을 깨먹을 것이냐 하는 문제로 전쟁을 불사하는 소인배들 앞에서는 큰 사람이었던 걸리버가 거인국에 가서는 어린 소녀의 애완인이 되고, 왕궁의 난장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 본인 딴에는 국왕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화약제조 기술을 알려주겠다고 했다가 “네 조국에 사는 원주민들이란 대자연이 지상에 기어 다니도록 만든, 지겹고도 작은 벌레들로 구성된 가장 해로운 인종”이라며 경멸당하는 걸리버. 그의 작은 마음으로는 손 안에 들어온 무기를 거부하는 권력자를 이해할 수 없다. 라퓨타에는 ‘집중적인 사색에 너무 몰두해 있어서, 입과 귀가 외부적인 어떤 사물과 접촉하여 자극을 받지 않는 한 말을 하지도 못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도 없는’ 사람들이 산다. 수학과 음악에 관한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라퓨타 사람들은 비합리적이며, 깊은 사색에 잠겨 있기를 좋아하지만 그들에겐 상상력이나 발명과 같은 단어조차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맹목적 관심과 외부 세계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으로 무장한 라퓨타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움은 그들의 아카데미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걸리버는 그곳에서 본 것을 이렇게 말한다. “교수들은 유럽 사람들이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었다. 뼈 속에 가득 차 있는 결체질의 물질로 만든 잉크를 사용하여 여러 명제와 증명을 얇은 과자 위에 쓰면, 학생은 그것을 먹어 배를 채웠다.” 수학적이고 실험적인 지식만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라퓨타 사람들의 모습은 18세기 계몽이성에 대한 스위프트 식 비판이지만, 도구적 이성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 시대에도 유효한 것이고 장식적 지식으로 권위의 탑을 세우는 아카데미의 풍경 역시 라퓨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성장 여행의 대미는 휴이넘이 장식한다. 말들이 지배하는 이 섬에서 걸리버는 지금껏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불쾌한 짐승들’을 만나는데, 불결한 생활 습관과 탐욕으로 가득 찬 그 짐승들의 이름은 ‘야후’ 즉 인간이다. 인간이 누군가의 지배를 받는다면 그것은 신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서구의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특히 그렇다. 데카르트 이후 인간의 삶이 그 자신의 이성에 의해 유지, 개선되어 간다고 하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인간이 동물의 노예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에게 남은 것은 자기 안에 있는 야후의 흔적을 지우는 것, 휴이넘과 같은 고귀한 덕성을 갖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다른 존재가 되는 길밖엔 없다. 여행은 끝났고, 걸리버는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에서 돌아온 자는 이미 떠나기 전의 그 사람이 아니다. 여행을 통해 그는 새로운 앎을 습득했고, 낯선 삶의 방식을 배웠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성장시켜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걸리버의 여행, 혹은 진정한 여행이란 장식적 교양과 과시를 배후에 두는 관광과는 다르다. 그런데, 두 세기도 훨씬 전에 나왔던 걸리버 여행기를 오늘 펼쳐 들어도 전혀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 아니 오히려 바로 지금 우리들의 얘기를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걸리버 여행기는 동화가 아니다. 권용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독자의 소리]남 배려 영화관람 예절 아쉬워/김형식 서울 서초구

    알프스에 위치한 수도원의 모습을 담아내 중년 및 장년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위대한 침묵’을 보았다. 대사가 거의 없는 다큐멘터리이므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상영관을 찾았는데, 다른 관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부 관객 때문에 상영시간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밖에 없었다.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기침이나 재채기 소리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다. 동행한 분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 카메라로 태연하게 사진을 찍는 소리가 영화관에 울려 퍼지기도 해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요즘은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 전에 휴대전화 끄기 등 기본적 에티켓에 대해서 안내를 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관객들이 다른 관객을 고려해 영화관람 에티켓을 지켜 보다 기분좋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서울 서초구 김형식
  • [정가 빅7 새해 승부수] (7·끝)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정가 빅7 새해 승부수] (7·끝)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지방선거를 5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복귀 시점은 당내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에서 ‘막후 승부사’를 맡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그이기에 올해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재·보선 등에서 어떤 승부수를 내놓을지 더욱 관심이 쏠린다. 2008년 7월 당 대표직을 내놓은 손 상임고문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손학규’가 되어 돌아오겠다.”며 강원 춘천시의 산골마을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재·보선 때는 수도권 선거 지원에 차출됐지만 직책도 없이 당원 신분으로 백의종군했다. 10월 재·보선에서도 당의 출마 제안을 뿌리치고 자신을 지지했던, 당시 이찬열 후보의 선대위원장으로 뛰었다. “선거를 통해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명박 정권의 독선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민심이 민주당을 택했다.” 재·보선 뒤 이런 소회를 밝힌 그는 다시 산골로 돌아갔다. 한 측근은 10일 손 상임고문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물리적으로도 선거전이 불붙기 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의 공동 선대위원장을 언급하지만, 손 고문은 지난해 재·보선 때처럼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김진표 최고위원이 경기 수원시에서 연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등 벌써부터 알게 모르게 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당시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으로 기념회에 나타난 손 고문은 “수염을 깎고 나오면 정치에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할까봐 안 깎고 왔다. 오로지 김진표이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통합’을 제시하고, ‘이견은 인정하고 일치되는 의견을 찾아 함께 추구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직 탈당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그이지만, 스스로를 낮추고 결정적인 선거 국면에서 당에 힘을 보태는 행보를 계속해 오히려 칩거 이후 당 안팎에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적지 않은 규모가 될 7월 국회의원 재·보선의 격전지에서 그가 화려하게 복귀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이유다. 사색과 독서를 주로 하고 있다는 손 고문이 최근 감명깊게 읽었다는 책은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언 드림’이다. 개인적 부의 축적이 핵심인 아메리칸 드림을 뛰어넘어 인간 정신의 고양을 중시하는 유러피언 드림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이 책에서 “살아 있는 선진 사회의 공동체 문화를 배웠다.”는 손 고문의 올 한해 궤적과 정치적 메시지가 새해 벽두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노숙자들이 좋은 책 읽고 용기 얻길…”

    “노숙자들이 좋은 책 읽고 용기 얻길…”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을 읽고 나니 삶의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노숙자 학생들도 저 같은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태우(23)씨는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독서 후기를 올려 노숙자들에게 책을 기증하는 ‘책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 이렇게 모인 독서 목록을 바탕으로 성균관대는 지난 6일 성프란시스대학 노숙자 인문학 과정에 책 300권을 기증했다. 성프란시스대는 2005년부터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2010년 새해를 맞아 ‘노숙자 학생’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모두 250명이나 신청해 그중 고르는 데 애를 먹었을 정도. 백인욱 학술정보관 과장은 “경제적 요인 등으로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노숙자들의 자활과 학습의욕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면서 “인문학 과정에 참여하는 노숙자 학생들의 정신이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양철학 에세이’를 추천한 김용미(21·여)씨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힘들더라도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300권의 독서목록은 학생들 추천목록, 성프란시스대 요청목록, 출판사 문학동네의 기증목록으로 구성됐다. 학생 추천목록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에세이류가, 성프란시스대 추천목록은 ‘르 몽드 세계사’ 등 인문서가, 문학동네 기증목록은 ‘오 하느님’ 등 문학서가 주를 이뤘다. 목록에 따라 300권의 책을 구입하는 데는 성균관대 교직원 사회봉사단과 문학동네 출판사, 포털업체 인터파크 등도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탰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애’ 김혜수-유해진에 네티즌 축하 물결

    ‘열애’ 김혜수-유해진에 네티즌 축하 물결

    김혜수가 유해진과의 열애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자 네티즌들은 두 사람 모두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혜수의 소속사 애플오브디아이 측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둘의 열애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두 사람 모두 외모가 잘나지 못한 남자들에게 희망을 줬다.”며 반갑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혜수는 조건보다 마음을 본 정말 멋진 여자고 유해진은 외모를 뛰어넘는 다양한 매력을 겸비한 남자라며 호감을 보이고 있는 것. 각종 포털사이트엔 유해진에 대해 “유해진씨 다른 남자 연예인에 비해 잘 생기진 않았지만 특별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유해진을 보다보면 지적이고 사색적이며 시인적 기질이 느껴진다.”, “유해진 같은 남자가 진짜 진국이다.”며 유해진의 매력 찾기에 나섰다. 또 김혜수에 대해선 “청순한 얼굴만큼이나 마음씨가 순수하신 듯하다.”, “순수함에 깃든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까.”, “혜수 누나 안목 엣지있다.” 등 톱 여배우들이 재벌2세나 집안 좋은 곳으로 시집가는 것과 비교하며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씨를 칭찬하고 있다. 두 사람의 열애설은 두 사람 모두에게 ‘윈-윈’이 된 셈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치유와 사색의 공간 - 강원 횡성

    치유와 사색의 공간 - 강원 횡성

    겨울산, 가 봐야 뭐 있겠나 싶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어쩌다 눈 내려 핀 눈꽃이 전부려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횡성의 숲체원 산자락에서 서리꽃과 만난 뒤로는 그런 생각이 싹 지워졌습니다. 초겨울, 안개 자욱한 아침나절이면 무시로 핀다지요. 그러다 햇살이 사위를 비추면 눈물처럼 떨어지고 마는 꽃입니다. 온 산을 농담(濃淡) 없는 산수화로 만드는 눈꽃에 견줘 서리꽃은 파스텔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일상의 시름으로 남루해진 가슴을 달래주기 충분한 풍경이지요. 풍수원 성당은 또 어떻습니까. 100년 세월에도 단아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내나라 안 가톨릭 신자들이 한번쯤 피정(일상에서 벗어나 묵상과 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을 꿈꾸는 곳이랍니다.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구불구불 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이 성당을 보면 절로 차를 세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화려하고 떠들썩해진 도회지를 벗어나 조용히 사색할 공간을 찾고 있다면 방문해 보시지요. ●청태산 중턱 5개 산책코스… 숲체원 서리꽃은 겨울밤 기온이 0℃ 이하일 때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나무 등 차가워진 물체에 달라붙는 것을 말한다. 이맘때 높고 추운 지역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 나무서리·상고대라고도 하는데, 서리보다는 맺히는 양이 한층 많다. 안개나 구름 등이 있을 때도 서리꽃이 핀다. 지난 4일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 중턱에 터를 잡은 숲체원의 탐방로를 찾았다. 주변마다 서리꽃이 만발해 있다. 새벽녘 안개가 온 산을 덮은 데다 구름도 가쁜 숨을 쉬며 산자락을 오르다 다리쉼을 한 탓이다. 그 덕에 늘씬한 미인의 다리를 빼닮은 낙엽송이며, 늘 기품있는 자태로 서 있는 소나무 등의 가지마다 소담하게 서리꽃이 피었다. 2007년 9월 문을 연 숲체원은 다양한 종류의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소유는 산림청이, 운영은 한국녹색문화재단이 맡고 있다. 청소년과 장애인, 직장인 등 단체를 대상으로 숲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개인들이 주로 찾는 휴양림과 변별적인 특징을 갖는다. 숲체원의 탐방로는 대략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이는 편의상의 구분일 뿐 숲과 숲은 사실상 서로 연결돼 있다. 숲체원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편안한 등산로’다. 정상까지 목재 데크를 깔아 노약자나 장애인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총 길이는 1㎞ 남짓. 숲체원 관계자에 따르면 데크로드 조성시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건 경사도였다. 어느 구간에서도 12도가 넘지 않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데크로드는 십수 차례 산기슭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오가며 전망대까지 이어져 있다. 서리꽃 만개한 낙엽송과 관목 사이를 시나브로 지나면 전망대다. 숲에 가려 시야가 확 트이지는 않았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 그러나 서리꽃과 만난 것만으로도 일상의 생채기들은 어느새 말끔히 치유되고 만다. 숲체원 입장은 무료다. 새해 1월부터는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다. ●고요한 피정의 세계… 풍수원 성당 횡성의 끝자락, 경기 양평군에 인접한 풍수원 성당은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외벽이 인상적인 단아한 성당이다. 100년 넘은 세월에도 정갈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외려 수백년이 지나도 어느 한 곳 허물어지지 않을 것처럼 야무져 보인다. 성당이라면 신자들이 많은 번다한 도회지 주변에 들어서야 하는 것이 마땅할 터. 풍수원 성당은 예외다. 고작해야 10여가구가 전부인 산골에 터잡고 있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40여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다니다 정착한 곳이 지금의 서원면 유현리 풍수원이다. 그때부터 이 일대가 신앙공동체의 초석이 됐던 것. 1886년 병인박해, 1871년 신미양요 등으로 다른 신자들이 합류하면서부터는 본격적인 신앙촌으로 자리잡았다. 화전을 일구고 토기를 구워 연명해 온 신앙촌은 1907년 정규하 신부의 주도로 풍수원 성당을 세운다. 우리나라 4번째 서양식 성당. 한국인 신부가 건립한 것으로는 최초다. 성당 내부는 예나 지금이나 마룻바닥이다. 몸이 불편한 이들을 제외하면 신자 대부분이 아직도 방석을 깔고 앉아 미사를 올린다. 풍수원성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가 형극의 길을 걸은 뒤 십자가에 매달리는 과정을 조각, 그림 등으로 장식해 놓은 ‘십자가의 길’은 어느 성당에나 있다. 그러나 풍수원 성당은 조금 특별하다. 십자가의 길은 성당 왼편 ‘묵주동산’이라 부르는 야트막한 산을 타고 오른다. 솔숲 사이로 난 계단길에는 예수의 삶이 새겨진 14개의 비석들이 나란히 서 있다. 그 길의 끝, 소나무가 에워싼 잔디밭 가운데 성모상과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하필 소나무를 등진 채 십자가를 세운 까닭은 서방의 교회가 이 땅에 녹아들고자 한다는 뜻의 표현일 게다. 한낮에도 묵주동산에는 깊고도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하지만 요즘 성당 주변으로 유현 문화관광지 조성공사가 진행중이다. 행여 이 사색의 공간이 침묵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글 사진 횡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경기 양평에서 원주·횡성 방향 6번 국도를 따라 가다 횡성읍 못 미쳐 풍수원성당이 나온다. 숲체원은 횡성읍을 지나 둔내 방향으로 가다 11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현대성우리조트 이정표를 보고 가면 찾기 쉽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풍수원 성당은 횡성, 숲체원은 둔내 나들목을 각각 이용한다. →주변 볼거리:병지방 계곡과 섬강 유원지 등은 깨끗한 물과 수려한 풍경으로 명성을 쌓은 곳. 임금이 올랐다는 뜻의 어답산과 횡성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맛집:횡성의 자랑은 한우. 현지 주민들은 우천면 축협한우플라자와 주변 식당들을 주로 찾는다. 읍내 우가(342-7661)와 함밭식당(343-2549)도 고기맛 좋기로 입소문 난 집들. 평창 방향 안흥면에는 횡성의 명물 ‘안흥찐빵’ 마을이 조성돼 있다. 횡성군청 기업관광도시과 www.hsgtour.com, 340-2545. →잘곳:숲체원은 2~8인실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2만~10만원. 취사는 불가. 구내식당 1인 6000원. www.soop21.kr, 340-6300.
  • 콘텐츠 韓流 활짝 ‘문화 삼총사’

    콘텐츠 韓流 활짝 ‘문화 삼총사’

    지난 9월 미국 CBS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한 편을 틀었다. 귀여운 요정 7명이 ‘뚜바뚜바’라는 환상의 세계에서 멍텅구리 악당들을 상대하며 겪는 모험 이야기다. 취학 전 어린이들을 겨냥한 이 작품은 캐나다 BBC키즈 등을 통해 캐나다 어린이들과 만나기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얘기가 아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붙은 ‘뚜바뚜바 눈보리’다. 한국과 미국의 지상파에서 동시에 방영된 첫 국산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EBS를 통해 소개됐다. ●한국 애니메이션 대상 등 수상 유난히 눈과 볼이 도드라져 보여 눈보리라는 이름이 붙은 주인공은 여세를 몰아 대통령상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는 2009 대한민국 최고 애니메이션 대상에 뽑혀서다. 8일 발표된 부문별 대상 수상작에는 ‘냉장고나라 코코몽’과 ‘파페포포 레인보우’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각각 캐릭터, 만화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뽀로로(애니), 뿌까(캐릭터) 등에 이어 콘텐츠 수출 가능성을 보여준 삼총사로 꼽힌다. 냉장고 속 소시지가 원숭이로 변한 코코몽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뒤 50여개 라이선스를 통해 140여종의 제품이 나왔다. 캐릭터 매출액만 300억원이 넘는다.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수출된 코코몽은 세계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어린이 홍보대사로 맹활약 중이다. ●코코몽 캐릭터 매출만 300억 남자 주인공 파페와 여자주인공 포포가 등장하는 ‘파페포포 레인보우’는 2002년 출간돼 지금까지 2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파페포포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서정적인 그림과 깊은 사색이 담긴 글로 폭넓은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다. 최근 중국, 타이완에서 출판 제안이 들어와 이르면 이달 중 수출할 예정이다. 시리즈 1권 ‘메모리즈’와 2권 ‘투게더’는 국내 만화의 해외 수출이 흔치 않던 2000년대 초중반에 일본, 중국 등의 수출 관문을 뚫기도 했다. 김정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해외 수출액 규모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각각의 상품을 결합시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멀티소스 멀티유즈 개발 등을 통해 한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액은 총 18억달러(2조여원)로 전년(14억달러)보다 29% 늘었다. 손원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스토리텔링 로드 열풍] 역사 한 걸음 문화 두 걸음

    인간이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새는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고, 네발 달린 동물은 열심히 뛰어다니고,두발 달린 인간은 부지런히 걸어야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요즘들어 길과 인간이 부쩍 소통·교감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로드, 그곳엔 이야기와 생태, 나름대로의 테마가 있어 생기롭다. 향토색 짙은 역사와 문화의 향기도 담뿍 깔려 있다. 하여 지자체별로 이러한 ‘길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저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퇴계의 상상길도 새삼 다가오고 백의종군길 등 이름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자, 세상 살면서 간이 안 맞거들랑 그 곳으로 한번 떠나봄이 어떨지. ‘오늘도 걷는다마는~’ 주말을 맞아 전국의 ‘스토리텔링 로드’를 잠시 감상해보자. 시청 주변 산자락 13㎞ ‘사색·만남의 숲’ ●경기 시흥 늠내 숲길 “시흥판 올레길인 ‘늠내 숲길’을 아십니까.” 시흥 늠내 숲길이 지난 10월10일 개장된 이래 시민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말이면 1000여명이 찾아 이 길의 진가를 만끽하면서 ‘제주도 올레길’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늠내 숲길은 시청 주변 산자락을 이어 만든 길로서 그리 높진 않지만 아름다움을 지닌 산봉우리들을 넘나들며 이어진다. 시흥시청을 출발해 군자봉~진덕사~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13㎞ 코스로 한바퀴 도는 데 5~6시간이 걸린다. ‘늠내’는 고구려 때 시흥의 지명으로 ‘뻗어가는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시흥이 건강한 생명도시이고, 아름다운 자연의 향내가 묻어나는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늠내 숲길은 군자봉 ‘사색의 숲’과 가래골 약수터 인근 ‘만남의 숲’, 수압봉과 가래울마을 사이 ‘잣나무 숲’ 등 숲을 테마로 한 아기자기한 코스가 이어지고 6곳의 쉼터가 마련됐다. 늠내길 제2코스인 ‘갯골길’도 지난달 30일 개장됐다. 시흥시청~해토미~갯골생태공원~섬산~갈대밭~시흥시청을 잇는 16.9㎞ 코스로 갯골 생태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산소·자전거길 3000리… 단종 유배 체험도 ●강원 산소길 “싱그러운 강원도 산소를 팝니다.” 전국 최고의 청정 삼림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산소길과 자전거길 강원 30 00리’를 조성한다. 동해안과 생태계가 잘 보존된 비무장지대(DMZ), 백두대간, 북한강, 남한강 등 5개의 주요 축을 기준으로 조성된다. 도보 전용인 산소길(총 연장 475㎞)은 도심 인근을 중심으로 70개 코스가 만들어진다. 자전거길(총 연장 1226㎞)은 DMZ와 동해안, 백두대간을 따라 조성된다. 올해부터 겨울올림픽 유치 목표를 세운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산소길은 산림이 울창해 산소가 풍부한 5개 권역을 중심으로 원시림 길을 탐사해 조성된다. 걷기에 부담 없고 접근성이 쉬운 산책로, 폐철로, 옛길, 숲길, 해안, 하천길 등 소규모 노선을 집중 발굴한다. ‘스토리텔링 로드’를 위해 역사 등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자연생태에 관한 이야기까지 발굴해 접목시킨다. 단종 유배 체험 길, 치유의 숲 길, 장뇌삼 캐기 길 등 다양한 이야기와 테마길로 조성된다. ‘신(新)관동팔경’을 테마로 한 동해안 길은 청간정과 낙산사, 경포대, 소금강, 죽서루 등을 연계하고 ‘평화생태’를 주제로 한 DMZ 길은 한탄강, 쉬리마을, 파로호, 두타연, 대암 용늪 등을 이어 만든다. 1226㎞에 이르는 자전거길에도 테마를 설정해 동~서를 잇는 DMZ 길(평화체험), 북한강 길(호수문화체험), 남한강 길(생태하천체험) 등 3개 축과 동해안 길(해안관광), 백두대간 길(생태체험) 등 남~북 2개 축으로 조성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안동 퇴계 오솔길… 김천엔 직지문화 모티길 ●경북 명품 3길 경북에는 걸으면서 아름다움과 예스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명품 길’ 3곳이 있다. 안동의 퇴계 오솔길과 봉화 청량산길,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이 바로 그 곳이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퇴계 오솔길 전망대~고산정까지 3㎞ 구간에 나 있는 퇴계 오솔길은 말 그대로 그 옛날 퇴계가 걸었던 길이다. 환경부가 2006년 생태 탐방로 20선에 선정한 길이기도 하다. 오솔길은 내내 낙동강과 절벽, 은빛 모래사장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얼굴에 덤빌 듯 와 닿는 안동·봉화의 청량산이 위풍당당함을 자랑한다. 퇴계는 이 길을 두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연간 관광객 1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봉화 청량산길은 안동 고산정~봉화 농경문화전시관까지다. 8㎞ 남짓. 낙동강을 따라 봉화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옛날 영남의 시인묵객들이 저마다 일생에 한번쯤은 다녀가는 꿈의 순례 코스였다. 구간에는 천년고찰 청량사와 학이 날아들었다는 학소대, 청량산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낙동강이 수려한 청량산 12봉우리를 휘감아 도는 등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김천 직지 문화 모티길은 천년고찰 직지사와 연결되는 코스로 대항면 향천리 직지초교~직지문화공원까지 10㎞ 구간이다. 걸어서 3시간 가량 걸린다. ‘모티’란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황악산 자락의 모티길은 호젓하면서도 꼬불꼬불해 길손들에게 걷는 재미를 더한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동서남북 종주루트·과거 보러가는 길 발굴 ●충북 휴먼녹색길 충북도가 추진중에 있거나 계획중인 휴먼녹색길 사업은 총 세 가지다. 도는 우선 올해말까지 3000만원을 들여 ‘한남금북정맥 걷는 길’ 개척사업을 벌인다. ‘한남금북정맥’이란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서북으로 뻗어 충북 북부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정맥은 산맥과 같은 의미다. 한남금북정맥길 사업은 다시 말해 한강과 금강수계를 따라 등산을 하거나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구간은 청주 상당산성~염티재(보은)~속리산 천왕봉~이티봉(청원)~칠보산·보광산(괴산)~만뢰산(진천)으로 193km에 달한다. 도는 속리산 , 대청호 등 관광명소와 이 길을 연계해 산과 호수, 댐을 연결하는 테마코스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12월에 탐사가 끝나면 안내지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도는 또 6000만원을 들여 2010년 12월까지 ‘충북도계 종주 걷는 길’ 찾아 잇기 사업을 전개한다. 총 거리는 970km. 이미 청주~청원~진천~음성~충주~제천 구간은 탐사를 마쳤고, 현재 옥천~보은~영동~단양을 잇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충북연맹 회원들이 탐사단을 구성, 도계를 따라 이동하며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신 루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간은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걸었던 길’을 찾아 테마코스로 발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북 문경~괴산·충주·음성~경기 여주·이천을 잇는 구간으로 총 길이는 120km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활엽수·침엽수 지나 정상엔 주상절리대 장관 ●전남 무등산 옛길 올들어 복원된 ‘무등산 옛길’이 생태탐방과 휴식을 아우르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 길은 광주 동구 산수동~원효사~서석대(무등산 정상부근)에 이르는 11.9㎞ 코스 이다. 지금의 신작로가 생기기 이전부터 시내에서 무등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옛길을 따라 겨울산행을 즐기는 인파가 300 0~4000여명에 이른다. 최근 개방된 무등산 옛길이 ‘명품’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도 몰려들고 있다. 도심에서부터 걸어서 해발 1000m 이상 고지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또 정상에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된 서석대와 입석대를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 서석대와 입석대는 우리나라 내륙의 최대 주상절리대로 외지 탐방객들도 자주 찾는다. 주말마다 산행을 한다는 박현석(47·회사원)씨는 “이 코스를 걷다 보면 관목 활엽수와 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대가 차례로 나타나 사계절 풍광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동구 산수동~원효사지구 사이 옛길 제1구간(7.75㎞)을 친환경적으로 복원,개방했다. 이어 지난 10월 원효사~서석대 제2구간(4.2㎞)를 복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충무공 묵었던 집·쉼터 정비해 호국의 길로 ●경남 백의종군로 경남도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직을 박탈당한 뒤 백의종군을 하며 걸었던 경남도내 백의종군로 구간을 복원 조성하는 사업을 지난 4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애국정신과 혼이 담겨 있는 역사길을 복원해 호국 정신을 기르는 교육현장 및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서다. 합천·산청·진주·하동을 잇는 이충무공 백의종군로 복원 사업은 5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12월까지 마무리 한다. 161.5㎞의 탐방로를 정비하고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 등을 적은 안내판 102개를 설치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길을 걷다 묵었던 합천의 이어해 집과 산청 이사재 집, 진주 손경례 집, 하동 이희만 집 등의 유숙지와 쉼터도 복원·수리한다. 복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역사적 고증과 전문가 자문 등을 여러차례 거쳤다. 경남도는 백의종군로를 독일의 철학자의 길, 홍콩 침사추이 산책로에 있는 영화거리, 제주도 올레길, 서울 인사동의 골동품 거리 등에 맞먹는 세계적인 유명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백의 종군로를 관광명소로 널리 알리기 위해 청소년과 일반인 등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변산 앞바다·모악산·백제 숨결 도보 ●전북 예향천리 마실길 전북도내에서는 시·군 마다 앞다투어 도보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0개 시·군이 11개 길 417㎞를 조성할 예정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역 마다 개발되고 있는 도보길의 상품성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길의 명칭을 ‘예향천리 마실길’로 통일했다. 변산 마실길은 부안군 변산면 일대 변산 앞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고사포 송림~하섬 앞~격포 해수욕장~닭이봉을 연결하는 18㎞로 경관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전주시, 김제시, 완주군에 걸쳐 있는 ‘모악산 마실길’도 접근성이 좋고 볼거리, 먹거리 등이 풍성해 걷기 동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길은 완주군 구이면 도립미술관과 금산사~금구향교 등을 돌아오는 56㎞의 트레킹 코스다. 완주 위봉산성길은 위봉폭포~위봉사~위봉마을~위봉산성~태조암-오도제~오성저수지~오성마을을 연결하는 산성길 6㎞이다. 역사유적과 오염되지 않은 산촌마을, 아름다운 경관이 유명하다. 백제의 숨결 익산 둘레길은 함라면 소재지~칠목재임도~자생녹차 군락지~입점리 고분 전시관~숭림사를 잇는 12㎞로 백제문화유적을 두로 살펴 보며 느릿 느릿 걷는 맛이 도보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고창군은 고인돌과 질마재를 따라 걷는 100리길을 내놓았고 남원시는 소리꾼이 들려주는 동편제 판소리길 59.9㎞를 개발했다. 군산시는 나포면~임피면 축산리~나포면 옥포리~동산로 지선을 연결하는 망해산 둘레길을 내놓았다. 흙길로 진화하는 국내 생태탐방로 대명사 ●제주 올레길 생태 탐방로의 대명사격인 제주 올레길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여행객들에게 도보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기존 시멘트 포장도로를 흙길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흙길 복원 시범사업의 첫 대상은 올레꾼들의 발길이 잦은 제주올레 제7코스 구간인 속골천~법환 포구 진입로 구간이다. 또 제주 올레 제3코스 신천 바다목장 진입로와 제6코스 보목 하수처리장 진입로, 제8코스 예래 갯깍 진입로 등도 흙길로 복원키로 했다. 제주도는 또 바닷가 올레길 외에 한라산 중산간에 도보 생태 탐방로 2개 구간을 내년에 시범 개통시켜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제주도는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가 환경부의 ‘국가 생태문화 탐방로’ 인증을 목표로 설계한 ‘곶자왈 숲길’과 ‘오름길’ 2개 구간에 모두 3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은 절물휴양림 후문∼큰지그리오름∼교래자연휴양림∼늡서리오름∼교래리∼대천이오름∼우진제비오름∼선흘2리∼거문오름 방문객센터∼용암길∼알밤오름∼동백동산∼선흘1리∼북촌 ‘너분숭이 기념관’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평화의 오름길’은 거문오름 방문객 센터∼송당목장∼아부오름∼동거미오름∼손지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이 연결됐으며 총연장 24.5㎞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관중석 지휘’와 감독의 지도력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는 20여년의 감옥 생활을 동양 고전을 새로 익히고 또 그것을 한자로 쓰면서 견뎌냈다. 이제는 현대의 고전이 되고 있는 그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강건하면서도 유려한 그의 서예 글씨가 감옥 안에서도 요긴하게 쓰였는데, 이를테면 ‘개과천선’이나 ‘정숙’, ‘정리정돈’ 같은 글씨를 써서 감옥 안의 벽에 붙이는 일도 더러 있었다. 그런 일을 할 때 꼭 다른 이를 시켜서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도록 당부했다. 의자에 올라가 벽에 바짝 붙어서 글씨를 걸다 보면 좌우 균형이 제대로 맞는지 알기 어렵고 그래서 다른 이가 멀찌감치 떨어져서 높이는 적당한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나 않는지 조언을 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처럼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 사건을 판단할 때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축구 역시 그러하다. 농구나 배구 감독은 한눈에 모든 동작을 파악할 수 있는 비좁은 코트에 바짝 붙어서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 하며 거의 초 단위로 작전 지시를 한다. 하지만 축구장은 터치라인 위치에서는 한눈에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도심 개발이나 항공모함 크기를 얘기할 때 흔히 축구장 면적의 2배니, 3배니 하듯이 축구장은 아스라이 펼쳐져 있는 대평원이다. 국제축구연맹은 국제경기의 최소 요건으로 길이 105m, 폭 68m를 제시하고 있다. 22명의 선수들이 지정된 포지션에 가만히 서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렇다 보니 때로 축구 감독은 터치라인에 붙어 있는 벤치보다 ‘객관적 통찰’을 할 수 있는 위치를 찾는다. 경남FC의 조광래 감독은 지난 8월, 인천과의 경기에서 스스로 관중석으로 올라가 지휘했다. 그는 관중석에서 전체를 조망하면서 지시를 내렸고 이를 윤덕여 코치가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서서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경남은 2-1로 이겼다. 심판이 퇴장 명령을 내리면 감독은 벤치를 떠나야 한다. 하지만 원격 지휘는 가능하다. 무전기나 헤드셋이 등장하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은 영상 장치를 제외한 이 같은 의사소통을 용인하고 있다. 감독 경험이 전무했던 k-리그 현역 최연소 신태용 감독이 성남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어냈다. 그는 인천과의 6강 플레이오프 때 퇴장 당했지만 이후 관중석에서 무전기로 지휘하면서 전남과 포항을 차례로 꺾었다. 그는 “관중석에 올라가니 입체적 시각으로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챔피언 결정전 때도 관중석에서 지휘하는 진풍경이 연출될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가 감독 부임 첫 해에 우승컵을 노리는 지도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노쇠한 팀을 과감히 물갈이하면서 팀 체질을 활기차게 변모시킨 ‘형님 리더십’이 있었기에 성남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른 것이다. ‘관중석 원격 지휘’는 이 과정의 흥미로운 열매이다. 신영복 교수의 글씨가 우선이고 그것을 벽에 거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무전기 원격 지시’ 역시 하나의 방법일 뿐, 중요한 것은 39살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과 야심만만한 포부다. 이 점이 올해 k-리그를 결산하는 챔피언결정전을 관전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총리실 세종시 맞춤형 인사?

    국무총리실이 세종시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맞춤형’ 인사를 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홍보를 염두에 두고 충청권 인사를 ‘대변인’인 1급 공보실장으로 영입하는 안이다. 1일 총리실에 따르면 김왕기 공보실장 후임으로 대전 출신의 김창영 전 자민련 부대변인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는 이달 중순쯤 세종시 수정안 발표와 맞물려 이뤄질 예정이다. 충청권 출신 인사를 기용해 멀어져 가는 충청 민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는 듯 보인다.총리실 관계자는 김 전 부대변인 영입과 관련,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대전고 출신이다. 최근까지 도서출판 ‘따뜻한 손’ 대표를 맡았다.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권에 몸담아 마당발로도 통한다. 충청권을 텃밭으로 했던 옛 자민련의 부대변인을 지냈다. 이에 따라 세종시 문제로 고심 중인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총리실은 기대하고 있다.특히 총리실은 올해 말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홍보 총괄조정 기능을 가져와 ‘정책홍보국’을 신설하는 등 홍보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총리실 안팎에서는 조직개편 이후 정책홍보가 매끄럽지 못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었다. 때문에 공보실장 인사와 함께 정책홍보 라인이 새롭게 구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총리실 안팎의 분위기다. 정운찬 총리는 홍보와 관련해 ‘빅 2’로 꼽히는 정무실장(1급)에는 서울대 출신인 A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다른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실장은 정부의 세종시안이 최종 처리될 국회·정당에 세종시 수정안을 세일즈해야 하는 게 중요한 역할이다.한편 정 총리는 이번 총리실 인사에서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기획재정부에서 파견된 관료들은 가능하면 부처로 복귀시키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을 일신해 정 총리 자신의 장악력을 높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업무성과를 높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정 총리는 지난 9월 말 취임했다. 보통 취임 직후 인사를 하는 게 관례로 돼 왔으나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 등이 불거져 그동안 인사다운 인사를 하지 않았다. 정 총리의 인사색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홍성규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청계천하류 주민 낭만쉼터 변신

    청계천하류 주민 낭만쉼터 변신

    아름드리 들꽃과 바람에 춤추는 갈대숲, 풀향기와 시냇물소리, 걷거나 자전거를 탈 때 쉬어갈 수 있는 넉넉한 휴식공간…. 서울 마장동 고산자교부터 시작되는 청계천 하류 풍경이다. 청계천은 21세기형 도심하천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하류는 상류에 비해 낡고 지저분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성동구가 2007년 1월부터 청계천 하류지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상류 못지않게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계천 하류를 끼고 있는 이호조 성동구청장은 23일 “어제 응봉둔치 종합체육공원 개장으로 마장동 고산자교에서 서울숲 한강변에 이르기까지 5.5㎞의 청계천 하류지역 특성화사업을 마무리했다.”면서 “앞으로 청계천 하류도 서울 명소로 손색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마장교~서울숲 한강변 5.5㎞ 정비 마장교에서 용비교까지의 청계천과 중랑천변 좌·우 제방에는 꽃과 나무가 들어섰다. 호안 상단에는 무궁화·왕벚나무·살구나무 등을, 하단에는 잔디·영산홍·야생화 및 수생식물 등을 심어 어린이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없도록 꾸몄다. 고산자교에서 성동교 구간은 분수대, 물놀이터, 조각공원, 체육시설, 인공습지가 새롭게 조성됐다. 고산자교 하부 수중에는 화려한 프로그램 분수대와 어린이 및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물놀이터가 들어섰다. 특히 살곶이 물놀이장은 올여름 내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인기를 누렸다. 구는 살곶이공원내 7500㎡에 조각공원, 바닥분수대, 생태연못을 만들어 문화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또 살곶이 조각공원의 남매상은 지난 12월부터 많은 주민과 한양여대 디자인과 동아리(페크레)가 옷을 릴레이로 갈아입히는 등 지역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인공습지 어린이 자연체험학습장 활용 성동교에서 서울숲 구간은 야간에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성동교 좌우측면에 발광다이오드(LED)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또 메타세쿼이아 등 나무숲길로 만든 사색의 길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이들에게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청계천과 중랑천 각 1곳씩 갈대, 부들, 물억새 등을 심은 인공습지와 길이 100m의 관찰데크는 어린이들의 살아있는 생태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콘크리트로 되어 있던 청계천 진출입로는 자연석, 나무 등의 자연친화형 소재로 전면 재시공했다.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밖에 중랑천 좌우 자전거도로도 정비해 누구나 자전거로 서울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중랑천 유류저장 창고 이적지 둔치는 국궁, 축구, 게이트볼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7개 운동장을 갖춘 친환경 종합체육공원과 자연수변공간으로 주민들을 맞는다. 정기철 치수방재과장은 “청계천 하류는 자전거나 도보로 한강과 도심을 잇는 중요한 곳”이라면서 “앞으로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곳으로 가꿔 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CEO칼럼] 물 산업은 차세대 성장 동력/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CEO칼럼] 물 산업은 차세대 성장 동력/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은 인간의 본질이다. 사람은 자연을 사랑하고 갈구하며, 동경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자연의 넉넉한 가슴에서 사랑과 관용의 덕목을 터득하고 생산적인 사색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 소중한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무한대로 펼쳐진 대양과 거대한 산, 호수 그리고 영원한 문명의 모태인 강물이 인간들이 만들어대는 각종 공해물질의 영원한 수용처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인류 문명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낸 화석연료는 과학과 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가져온 이면에 자원의 고갈과 자연환경의 오염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촉발시켰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생태적인 변화는 지구온난화라는 결정적 위협요인을 만들어 냈고, 그 파괴적 영향력은 갖가지 형태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의 가뭄이나 홍수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물론 더 나은 삶과 성장을 꿈꾸는 세계는 이러한 변화를 막연히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인류 생존의 가장 큰 변수가 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교토의정서’를 체결해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이제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은 전 지구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필자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은 바로 물 산업이다. 물은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이끌 성장동력이 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2003년 유엔은 세계수자원개발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 세계인구의 20%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상의 14억㎦의 물 가운데 바닷물이나 빙하 등을 빼면 실제 이용 가능한 양이 0.8%에 불과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이상한 일도 아니다. 가뭄, 사막화, 오염 등으로 물의 공급은 줄어드는 데 반해 물 소비는 계속 늘어나니 물의 산업화는 자연스럽게 추진될 수밖에 없다. 실제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물의 산업화를 추진해 왔다. 프랑스의 베올리아와 수에즈, 영국의 템스 워터, 독일의 RWE 등이 대표적인 다국적 거대 물 기업들이다. 일본도 경제산업성 아래 물 비즈니스 국제 인프라시스템 추진실을 설치하고 자국기업의 해외수주 지원에 나서고 있다. 내년까지 청정수 생산을 위한 핵심부품의 연구개발에서부터 상하수도 관리,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하는 ‘수자원 메이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K-water가 파키스탄 등 9개국에서 11개 프로젝트(약 170억원 규모)를 수행하고 있으나 선진국 기업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민관 합동으로 해외 물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특별한 대책과 노력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물 산업은 21세기 최고의 블루오션으로, 지난해 기준 세계 물 시장 규모는 약 5945억달러로 추정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석유의 시대는 저물고 물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물은 미래를 여는 열쇠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동력이다. 안으로는 맑은 물이 넘쳐흐르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우리의 강을 되살려 새롭게 가꾸고, 밖으로는 세계 물 시장을 이끌 물 기업을 육성하는 데 국가적인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 대구 달서구에 15㎞ ‘앞산 자락길’

    대구 앞산 자락에 ‘올레길’이 만들어졌다.19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에서 수성구 파동 용두골까지 총연장 15㎞의 ‘앞산 자락길’을 조성했다.이는 제주도 올레를 시작으로 국내에 걷는 길 만들기 사업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사색하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조성된 것이다.앞산 달비골 평안동산에서 시작해 임휴사~골패골 승마장 남쪽~매자골~무당골~안지랑골~남부도서관~충혼탑~강당골~고산골~장암사~용두골로 이어지는 코스다.자락길은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기존의 등산로와는 다르게 등고선을 따라 산 2∼3부 능선에 조성돼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산책로와 등산로, 오솔길을 이어주는 형태로 산림훼손을 최소화했다고 시는 밝혔다.내년에 예산이 추가 확보되는 대로 자락길 노선 안내표지를 곳곳에 세우고 산 가꾸기 작업을 해 주변 구간에 환경을 대폭 고급화할 방침이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연인과… 혼자… 깊어가는 가을 3色 산책길 손짓

    연인과… 혼자… 깊어가는 가을 3色 산책길 손짓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혼자, 또는 연인과 조용히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서울시설공단이 18일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은행나무길’과 청계천 ‘수크령길’, 망우리 공원 ‘사색의 길’을 가을 산책길 ‘베스트 3’로 꼽았다. 어린이대공원의 ‘은행나무길’은 대공원 후문에서 팔각당에 이르는 2㎞ 구간으로, 200여그루의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는 산책로다. 교양관 뒷길에서 팔각당에 이르는 길이나 모형 땅굴에서 ‘모험의 나라’로 이어지는 코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부근 오간수교부터 시작되는 청계천 ‘수크령길’은 고산자교까지는 1시간, 서울숲까지는 2시간(7.42㎞)이 걸린다. 해가 저물 무렵 가을빛으로 붉게 물드는 수크령과 물억새의 모습이 멋지다. 망우리 공원 ‘사색의 길’은 공동묘지가 주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산책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나무가 우거지고 공기가 맑아 지역 주민의 운동장소로도 인기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4.7㎞ 구간은 어른 걸음으로 1시간20분 정도 걸리며, 한용운·이중섭 등 유명인사의 묘도 만날 수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