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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정책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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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중) 공급부족 해소가 관건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중) 공급부족 해소가 관건

    부동산 시장이 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다. 수많은 규제 정책을 들이대도 강남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서 있다. 대부분 강남 아파트가 당장 필요하지 않고 구매 능력도 따르지 않는 가수요자이다. 그러나 가수요도 엄연한 수요이고 시장의 흐름이다. 공급을 늘려 가수요를 막든지, 가수요를 철저하게 차단하든지 하는 것이 강남 집값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기 위해선 ‘시장 친화적’이어야 한다. 있는 자들의 배를 불리거나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펴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시장 기능을 거스르는 정책은 안 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공급 늘려야 한다 강남 집값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투기 수요와 공급 부족이다. 매물은 적고 수요는 많으니 값이 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정은 다르다. 대규모 주택 공급원인 재건축과 뉴타운 재개발은 각종 규제에 묶여 답보 상태다. 투기의 온상으로 비치면서 정부는 재건축 사업을 누르고 무조건 거래 자체를 막는 정책에 주력했다. 정책과 시장 원리가 다르니 시장은 거꾸로 갈 수밖에 없다. 재건축을 활성화하면 주변 전셋값이 오르고 고분양가로 일반 아파트 가격을 움직인다는 비판도 있다. 넓은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대상 아파트값이 뛰는 역효과도 경험했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해 보자. 주택시장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고층 고밀도 개발을 통해 아파트 공급을 늘려 수요를 충족하면 가격 오름세(투기)는 서서히 진정될 수 있다. 어차피 재건축을 할 거라면 공급 증가 효과없이 찔끔찔끔 풀어줄 것이 아니라 서울의 재건축 단지를 과감하게 풀어줘 많은 아파트를 공급하면 사재기 심리가 줄어들 것이다. 이 과정에 끼어드는 투기꾼에 대해선 차익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무거운 세금을 물리면 된다. 평형 규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재건축 단지의 개발이익을 방치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형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만큼의 개발이익을 차라리 단지 안에 문화시설을 지어 지역 주민에게 기부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지역 주민간 커뮤니티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판교 개발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신도시 개발 입안 당시 이곳을 중대형 아파트 위주의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키로 했었다. 그러나 정치권·시민단체·부처간 협의 과정에서 기형적으로 변했다. 추가 신도시 개발을 운운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개발키로 한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판교 밀도는 분당 신도시 수준으로 해도 문제가 안 된다. 강남 개발 초기 정부가 나서서 지원했던 것처럼 강북도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 강남 못지 않은 쾌적성·편익시설·교육여건 등을 갖춘 대규모 아파트 타운을 조성하면 강남·판교발 투기 열풍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치적 논리보다 시장 기능 중시 주택정책은 경제관료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권은 이들이 세운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면 된다. 경제관료들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부처간 협의가 안 되거나 시민단체의 반발 등에 부딪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때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권이다. 국회의원 한 사람이 나서서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니 마니 하는 식의 인기성 발언이 시장을 얼마나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자금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금리를 올려야 되느니 마느니 하는 식의 아마추어 정책 역시 시장 기능을 무시한 처사다. 투기 거래에 대한 과세 부과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택업체들이 시장 흐름을 좆아 집을 많이 공급해 수급을 맞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종부세 기준 낮춰 보유세 강화”

    정부의 부동산정책 전면재검토에 따라 이뤄질 부동산세제의 개편은 어떻게 추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를 전면적으로 손질, 내년에는 보유세가 더욱 강화된다. 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현실화로 세금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취득·등록세율은 낮춰지고 다양한 비과세 요건 등으로 복잡한 양도세율은 단순화될 전망이다.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이 합산 과세되고 종부세 부과기준이 낮춰지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하라는 정책방향은 맞지만 시장의 충격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종부세는 주택은 9억원, 나대지는 6억원, 상가나 건물의 부속토지는 40억원이 각각 넘어야 과세된다. 따라서 주택 8억원, 나대지 5억원을 소유한 사람은 10억원짜리 주택만 가진 사람보다 부동산은 많지만 종부세는 내지 않는 허점이 있다. 종부세 부과기준인 주택 기준시가와 관련, 여당 일각에서는 7억∼8억원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종부세 입법 당시 정부안은 6억원이었으나 여당측 주장대로 9억원으로 결정됐다.7억원 정도로 낮춰질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가 시가의 80%를 반영하는 점을 계산하면 8억∼9억원 정도의 주택도 종부세를 물게된다. 거래세는 과표가 실거래가로 바뀜에 따라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현재는 아파트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 단독주택과 토지는 건설교통부의 공시가격이나 취득·등록세는 2006년부터, 양도소득세는 2007년부터 전면 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세된다. 거래금액 전액을 과표로 한 취득·등록세는 큰 폭의 인하가 불가피하다. 취득·등록세는 과표가 지난해 시가표준액(시가의 30∼40%)에서 올해 기준시가와 공시가격으로 바뀌었다. 취득·등록세가 올해부터 5.8%에서 4.0%로 낮춰졌음에도 세금이 크게 는 것은 과표현실화에 따른 것이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시뮬레이션을 해서 취득·등록세 세수가 약간 늘어나는 것에 그치도록 세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과표현실화율이 급격히 높아진 만큼 큰 폭의 세율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취득·등록세는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세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취득·등록세율 인하에는 근본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양도소득세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은 그대로 둔 채 다양한 비과세 요건을 손질하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양도차익과 보유기간 등에 따른 구분을 대폭 줄이고 1가구 1주택 이외의 비과세는 과감히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아파트값 급등 이번엔 잡히나

    아파트값 급등 이번엔 잡히나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시장은 일단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 없이 호가만 치솟는 이상급등현상은 주춤해졌다. 그러나 아파트 값이 확실하게 잡힐지는 미지수다.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조치와 시장 원리에 맞는 공급 확대, 양도 차익에 따른 철저한 과세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은 오히려 ‘용수철 작용’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승세 주춤,‘용수철 작용’ 차단해야 19일 수도권 아파트 값은 오름세가 일단 주춤해졌다. 단기간 이상 폭등으로 거품이 많이 끼였다고 판단,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신도시 중개업소들은 거래 없이 호가만 오르는 이상 현상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것으로 진단했다. 매도 희망가를 올려 내놓던 집주인들도 거래가 끊기면서 호가 올리기를 자제하고 있다. 정부의 새 부동산 정책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 몰라 사자 팔자 모두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수요자들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꼭지’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 매수를 피하고 있다. 그러나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주춤해진 가격 오름세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 하락을 기대했던 심리가 상승 기대로 돌아설 경우 집값 폭등세는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다. 분당 신도시 한 중개업자는 “각종 대책이 나올 때마다 주춤하던 집값이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뛴 것은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정책, 투기 수요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집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 청약 전략 수정 불가피 11월 판교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기다려 온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청약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개발계획을 다시 짜겠다고 한 만큼 ‘2·17 대책’에서 발표한 일괄 분양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전체적으로 물량을 늘리거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등으로 수정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등을 다시 받아야 하고 시민단체·환경론자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전체적인 개발 방향을 흔들 경우 분양 시기는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대형이든 소형 아파트이든 공급 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청약 경쟁률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다만 1만 가구 이상 대규모 확대가 아니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공영개발 방식에 따른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청약통장 가입자보다 청약저축·부금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와 임대주택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다시 고개드는 ‘금리 논쟁’

    다시 고개드는 ‘금리 논쟁’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경기회복 등을 감안하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금리인상, 커지는 압박 최근 아파트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는 무려 467조원에 달하는 단기부동자금이 꼽히고 있으며 이는 저금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4∼5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4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5월에는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친 가계대출 증가율이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즉 개인과 가계가 저금리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도 설비투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는 분석도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9~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3.00%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는 우리나라 콜금리(연 3.25%)에 비해 낮지만 장기물 국채금리는 이미 역전됐으며 미국이 금리를 추가인상할 경우 이같은 내외 금리차 역전이 심화돼 국내 자본의 해외유출과 국가 신인도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대출 등으로 가계가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경제의 흐름을 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아직은 시기상조” 금융정책당국은 부동산 투기에 억제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이와 관련없는 중산·서민층과 중소기업 등에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467조원의 단기부동자금과 함께 개인부채가 지난해 말 현재 555조원에 달해 금리를 1%포인트 올릴 경우 연간 5조 6000억원 정도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효과가 이자소득 증가효과를 능가하고 있어 금리인상은 곧 경기위축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를 기록해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지만,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되면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인상은 경기상황이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거품과 풍선,악마적 경제시스템/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부동산값 때문에 사람들이 부글부글 끓는다. 좋아서 끓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은 울화로 끓는다. 이 광기어린 경제 앞에서 정작 경제학자·관료·정치지도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아니라 꿀 먹은 지도층답게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다수가 끓는다는 것은 대체 무슨 소린가? 증오와 분노로 그들의 가슴이 끓는다는 말이지만, 여기에 이상한 점이 있다. 부글부글 끓는 강렬함만 보면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사실 충분히 그럴 만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아직 거기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 끓는 사람들도 무작정 혹은 무한정으로 끓다가는 건강을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니 태평으로 계속 끓을 수도 없다. 여기에 울화의 경제가 개입한다. 경제 때문에 울화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이 극단으로 들끓게 내버려두기도 힘들다. 개인들은 자신의 경제를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자신의 감정을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벽에 부딪힌다. 그렇지 않으면 돈도 잃고 건강도 잃을 판이다. 부동산 광증 속에서 경제적으로 보장되지 못한 개인들은 이차적으로 자신의 울분에 대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지경에 처하다니 얼마나 우스운가. 이런 비슷한 상황 앞에 서면 나는 카프카가 생각나곤 한다. 보험회사에 다니던 소설가는 벌써 오래 전에 보험시스템의 끔찍한 냉정함에 놀랐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는 것에도 놀랐다. 따지고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경제 시스템은 우리의 울화를 부추기지만 동시에 그 울화를 마음대로 터뜨리지 말라고 부추기니까. 경제는 울화의 축이다. 최근에 대통령은 ‘공동체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우리 사회의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 숙제’라고 천명했다. 지도자로서 마땅히 신경써야 할 과제이기는 하지만, 그 말은 현재의 부동산 대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왠지 무력하게 들린다. 분당 사람들이 정부 지지자가 되었다는 만평이 횡행할 때, 웃어야 하나? 이 상황에서 정부는 어설프게 국민통합을 외치기보다는 차라리 솔직하게 양극화된 정서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 양극화에 대해 대응하는 상이한 방식이 다시 양극화되어 있다는 데 주의하자. 서민층을 보호하자는 관점은 주로 서민층을 위한 공급을 늘리자며 혼란을 투기꾼들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껏해야 절반의 진리다. 서민을 위한 공급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이유는 서민과 중산층은 소유하는 것이 아예 없거나 혹은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가격은 바닥에서 긴다는 데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극단적인 거품 가능성만 경고하는 경고성 발언들의 뼈아픈 역설이 있다. 그것만 믿고 투기꾼들만 비난하다 보면 질주하는 부동산 시스템에서 맥없이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이 점에서 시장에 무작정 거스르지 말자는 말이 중요하지만, 이 말도 함정이 있다. 지금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투자와 투기가 구분되지 않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카지노 자본주의 상태이다. 그런 미친 시장에 우리를 무작정 내맡기는 일도 미친 짓일 터. 따라서 시장에 맡길 것은 맡기고 나머지는 공공성으로 해결하자는 말이 옳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악마와의 거래일 만큼 위험하다. 토지개발공사나 주공 같은 공공기관이 부동산가격을 올려놓은 후 그 수익으로 서민들의 주거를 지원한다는 정책은 이 악마적 악순환의 교묘한 작품이었다. 거품이 문제니 펑펑 터지는 것이 좋겠지만, 터지는 거품 속에서 정작 피해를 보는 자들은 약자들이다. 바로 그 점에서 경제시스템의 악마성이 삐쭉 드러난다. 홧김에, 거품아 터져버려라고 말하는 사람도 그 저주의 실현이 정말 달콤할 리는 없다. 울화병이 극단으로 도져서 터지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 여기서 거품을 ‘터지지 않는 풍선’으로 만드는 고난도의, 가히 악마적인 기술이 경제로 등장한다. 그러나 빈 거품이 누구나 여기저기서 눌러대는 풍선으로 계속 부푸는 한, 사람들은 우울과 울화에 처절하게 시달릴 것이다. 건전한 투자와 투기가 구분되지 않는 곳에서 경제는 도박이니까.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상) 가수요 차단·투명성

    [긴급점검 부동산정책 전면 손질] (상) 가수요 차단·투명성

    부동산 정책이 전반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거래·공급·세금 등 모든 부분이 수술 대상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제도 개편만으로는 투기꾼의 내성만 키우는 역효과만 가져온다. 부동산 제도를 전반적으로 뜯어 고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눈에 드러나는 가지를 자르기보다는 투기의 뿌리를 뽑을 수 있는 완벽한 제도가 절실하다. 급변한 시장 변동으로 기득권 세력이 반발하고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충격도 각오해야 한다. 원칙이 맞는다면 밀고나가는 정책의지 또한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을 ‘혁명’한다는 각오로 접근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금융실명제 도입할 때를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이 경기침체를 우려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원칙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대안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선 새 대책에는 가수요를 막고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포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거래 정보가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생기는 양도차익을 철저히 거둬들이는 세제개편도 병행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세금을 더 거둬들이자는 정책이 아니라 ‘과실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 세금 중과 조치의 초점을 투기성 거래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거래가 확보, 투명거래 첫걸음 거래 당사자가 실제 주고받는 부동산값이 100%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래야 투기성 거래 여부가 가려지고 정당한 세금도 물릴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신고제가 적용되고, 투기지역에서는 실거래를 기반으로 양도세를 물리고 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땅값은 시가와 공시지가 차이가 커 거래가를 낮춰 신고해도 파악이 안된다. 예컨대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삼호아파트 102동 1105호의 경우 기준시가는 1억 9800만원. 시세는 2억 8000만∼2억 9000만원으로 1억원 차이가 난다. 가격이 급등한 강남지역은 기준시가와 실거래가격 차이가 수 억원 이상 벌어졌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축산리 405번지 대지는 평당 15만원이다. 하지만 실거래가는 50만원 이상으로 3배 이상 호가한다. 이런 집값·땅값 체계로는 날고 기는 투기꾼을 잡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행정관청에서 부동산 거래의 실거래가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제도적으로 가격을 낮춰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거래 당사자에게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가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추가 예산 확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각 부처가 나누어갖고 있는 집값조사 예산만 한 곳으로 모아도 실거래파악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 건교부 공시지가, 국세청 기준시가, 지방자치단체 과표 등 ‘따로국밥’지가체계를 바로잡는 길이기도 하다. 실거래가 시스템이 구축되면 호가 상승에 따른 시장 혼란과 가격 조작을 막을 수 있다. 시중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사설 인터넷 부동산 정보 폐해도 줄어든다. 부녀회의 고의적인 호가 올리기도 발붙이지 못한다. 부처별로 제각각인 부동산 가격 조사 체계를 일원화하고 감정원이나 토지공사 같은 기관에 상시 실거래가 확보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양도세 비과세 폐지, 투기 거래 중과세해야 부동산 투기의 원천은 시세차익이다. 투기 거래에 따른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서라도 양도세의 전면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차익이 생겼다면 1가구1주택자라도 당연히 세금을 내도록 하고, 특히 투기성 거래에 대해서는 별도의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방향으로 양도세 부과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 예컨대 서울 강남에서 1가구1주택자에게 양도세를 물릴 수 있는 최고 세율은 36%이다. 최근 강남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대부분 한달 사이에 1억원 이상 올랐다. 이 틈을 타 ‘단타 거래’로 1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더라도 양도세 3600만원만 내면 현행 조세 제도로는 모든 것이 정상 거래로 인정된다. 때문에 단타 거래와 1가구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선 투기 거래로 인정, 양도세를 무겁게 물려 가수요를 차단할 때 비로소 투기가 진정된다. 단타 투기성 거래에 대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80∼90% 물린다고 하면 가수요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세금을 더 거둬들이자는 정책이 아닌 만큼 실수요자에게는 보유기간 정도에 따라 양도세 공제폭을 확대, 사실상 비과세 혜택을 주면 된다. ●등기제도 개편도 고려해야 실거래가 확보와 양도세제 개편 효과를 확실하게 보장토록 하기 위해 등기제도 개편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는 대안이다. 소유권이전을 위한 등기 관련 서류에 아예 실거래가를 표기토록 하는 방안이다. 부동산을 팔 때 양도차익이 100% 드러나도록 해 거래가를 속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반발도 예상된다. 과거 고의적으로 거래가를 낮추지 않고 관행에 따라 이중가격으로 신고한 경우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실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큰 틀에서 보면 합당하다. 과거 관행에 따른 거래는 덮어두더라도 앞으로 이뤄질 부동산 거래부터라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보유세 과표 대폭 올린다

    보유세 과표 대폭 올린다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의 부동산 세제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막기 위해 대출총량제의 도입과 부분적인 분양원가 공개, 양도세율 차별화, 판교신도시 10% 공급확대 등 ‘공급 확대, 투기수요 억제’를 뼈대로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9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주부터 당정공동기획단을 구성,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늘리기 위해 실효세율(보유세/부동산가격)을 올해 0.15%에서 2013년 0.5%로 높이기로 한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금액) 적용비율인 50%를 점차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과표는 아파트의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건설교통부 공시가격이 기준이다. 종부세 부과기준을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종부세는 주택 9억원, 나대지 6억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지만 지난해 입법 당시 재정경제부의 안은 주택 과세 기준이 6억원이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종부세는 지난 6월1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이를 고칠 경우 실제로는 내년에나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세를 전년대비 150%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한 상한제도 역시 검토대상이다. 양도소득세는 세율을 단순화하되 양도차익이 많을 때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제공했던 중대형 평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여당은 판교 신도시에 중대형 공급물량을 10% 정도 늘리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신도시 아파트 건설 가구수가 2만 6804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2600여 가구가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또 411조원으로 추산되는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막기 위해 22일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하향 조정,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실적을 한국은행의 정책자금(연 금리 2%) 대출과 연계하는 대출총량제 도입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시행중인 기준시가 상향 조정을 통한 양도세 강화, 부동산특별점검팀을 통한 세무조사 등은 계속 진행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관련기사 17면
  •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중대형 늘리고 고밀도규제 완화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중대형 늘리고 고밀도규제 완화

    정부가 17일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한 것은 시장에서의 실수요와 투기수요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섣부른 대책으로 혼란만 초래했음을 공식 시인한 셈이다. 특히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세제와 규제 중심의 ‘10·29 대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즉 재건축 규제와 주택거래신고제,1가구 3주택자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이 전부였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부족은 외면했고 부동산 투기로 번 불로소득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세제정책도 정치논리에 밀려 조금씩 후퇴했다. 게다가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혀온 판교 신도시 건설은 추진 과정에서부터 일관성을 상실해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이에 따라 강남이나 분당 등의 집값은 한달새 1억원씩 올랐다. 여기에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나 후분양제 등은 강남권의 공급축소로 이어져 중대형 아파트 값 상승을 부추겼고 세제강화는 거래만 위축시켜 집값의 고공행진에 불을 질렀다. 이 때문에 정부는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을 늘리고 고밀도 규제를 완화하면서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보유세 부과기준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도시 건설은 배제했다. 후보지가 마땅치 않은 데다 당장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 주변 땅값이나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반발도 고려됐다. 대신 개발이익환수장치를 전제로 재건축이나 단독주택의 고밀도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판교 신도시의 중대형 주택도 늘릴 것으로 예상되나 규모와 방법은 검토할 사안이다.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 민간의 토지개발방식을 공공 위주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보유세 수준이 낮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지 못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면서도 지난해 11월 국회 통과시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 6억원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정치논리에 밀려 9억원으로 완화했다. 또한 ‘5·4대책’에서는 세부담 상한제도를 도입, 당해연도 총 보유세액이 전년도 보유세액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정말 투기를 잡겠다면 강남이나 분당의 33평형 보유자들이 큰 부담을 느낄 종부세 부과기준을 낮추는 것”이라며 “보유세부담 상한제 폐지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부과기준이 6억∼7억원은 돼야 한다는 것. 보유세 과세표준 계산시 적용하는 과세표준액 적용비율 50%를 조기에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이 부동산 규제완화로만 받아들여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김성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집값 안정대책에 정권 명운 걸어라

    정부는 어제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간담회에서 기존의 부동산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쏟아낸 수많은 투기억제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책의 신뢰마저도 상실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참석자들은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이 비생산 부문에 흘러들어 감으로써 경제에 거품을 야기하고 종국에는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서울 강남과 분당, 용인 등지를 중심으로 집값 폭등세가 확산되면서 당·정·청 간에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으나 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하겠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회가 닿을 때마다 부동산 투기로 얻는 불로소득 근절과 서민 주거안정을 강조했다. 특히 투기로 얻는 소득은 국민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며 대통령직을 걸고라도 집값, 땅값을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기대와는 반대로 강남 등지의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만 더해 갔다. 집값, 땅값 급등이 가진 자들의 배만 불린 것이다. 서민정권임을 표방한 노 대통령으로서도 곤혹스럽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제한돼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요에 공급을 맞추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한다면 집값을 못 잡을 이유가 없다. 잘못된 정책 방향을 고수하는 것이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아니다. 특히 판교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택지 공급 중단이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조속히 관련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 “보유세 관련일정 당길수도”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7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간담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부동산 제도를 ‘백지상태에서 재검토’라고 밝혔다가 ‘전반적 재검토’로 수정했다.10·29 부동산대책과 5·4 부동산 대책이 모두 백지화된다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교 신도시 25.7평 초과 택지공급 보류’는 대형 아파트를 더 늘린다는 뜻인가. -자세한 것은 앞으로 당정 실무 대책단을 통해 대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오늘은 구체적 대안까지 (논의가) 가지 않고, 현 상황에서 보류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다 검토키로 결정했다. ▶‘부동산 정책 백지상태 재검토’는 10·29, 5·4 대책을 포함하는 것인가. -그렇다. ▶대통령이 언급한 게 있나. -오늘 발표한 내용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공유한 인식이다. ▶부동산 대책 재검토는 결국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것인가. -정책의 실패라고는 보지 않지만 현재 시장이 불안한 것은 지금까지 정부 정책이 기대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실패라기보다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미흡하고 제대로 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투기심리 억제를 위한 세제보완을 거론했는데 5·4 대책에 포함된 보유세 관련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나. -앞당기는 것도 가능한 대안이다. 더 빨리 하거나, 더 늦게 하거나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전반적으로 재검토한 논의결과는 언제쯤 윤곽이 나오나. -8월말까지는 모든 정책대안들에 대한 협의와 합의를 통해 확정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가졌다. 그때까지는 정책을 확정하는 것이고 국회의 입법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동산 수요와 공급의 방향은. -수요억제와 공급확대는 같이 가야 한다. 현재는 실수요보다 기대수요, 투자수요가 많다.467조원의 단기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못 찾아 그렇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투자수요에 대한 공급만으로 (부동자금의 수요를) 메울 수 없다. 다른 데로 돌리는 게 좋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與 “부동산대출 규제 검토” 野 “필요땐 원가공개 가능”

    “뛰는 부동산을 잡아라.” 요즘 정치권에 ‘부동산 대책’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거품’을 더욱 증폭시키자 여야가 경쟁적으로 해법찾기에 나섰다. 폭등하는 집값을 잡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는 게 핵심이다. 열린우리당은 부동산대책기획단을 17일 본격 가동했고, 한나라당도 특위를 만들어 적극적인 대안 모색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노동당은 국회 특위를 설치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기획단은 이날 건설교통부 관계자와 부동산 관련 민간·국정연구원, 대학교수 등과 함께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당에서는 안병엽 단장을 비롯해 채수찬·장경수·윤호중 의원 등이 참여했다. 채 의원은 “판교개발 등 기존 정책의 큰 틀은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 왜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지, 혹시 다른 지역으로 더 파급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했다.”고 전했다. 채 의원은 “지금까지는 주로 공급의 문제를 먼저 다뤘는데, 다음주부터는 시중에 유동자금이 너무 많이 풀렸다거나, 담보대출이 너무 쉽다거나 하는 수요측면에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김학송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부동산대책특위를 긴급 구성했다. 또 김양수 의원이 주장한 판교신도시 공영개발방식 전환과 분양원가공개제 입법화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정책의총을 열어 입장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6월 국회 당 점검회의’에서 분양원가공개와 관련,“분양원가 공개가 시장경제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동산이라는 서민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필요하면 원가공개를 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토론회를 열어 부동산 대책을 논의했다 민노당은 국회에 ‘부동산 안정화 대책마련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각당에 공식 제안했다.전광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강남 불패’ 못 깨트려 특단대책 필요 인정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전국에 ‘투기 광풍’이 불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집값 폭등 현상을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출범 초부터 “집값만은 꼭 잡겠다.”면서 집값 안정과 투기 근절을 최대의 핵심 과제로 내놓은 참여정부로서는 엄청난 정책적 위기를 맞이했다는 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7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간담회가 끝난 뒤 “현재의 부동산 정책수단은 투기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기에 미흡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신뢰성마저 상실할 위기에 있어 정책 목표와 함께 효과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범여권 차원에서 민심 수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 셈이다. 지난해의 10·29 대책은 1가구 1주택 양도세 부과, 종합부동산세 조기시행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5·4대책은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투기를 막겠다는 대책이다.노 대통령은 2003년 말 강남 집값을 잡겠다면서 “강남 불패(不敗)라는 말까지 있으나 (강남 집값을 잡는 것에 관한 한)대통령도 불패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현 상황은 ‘강남 불패’를 깨뜨리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정문수 보좌관은 “정책의 실패라고 보지는 않지만 현재의 시장이 불안한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충분히 원래 기대효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청와대와 건설교통부가 신도시 건설을 놓고 불협화음을 보이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노 대통령 주재 회의 분위기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동산 가격 동요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을 정책 내용이 주목되는 가운데 회의에서는 주거 안정을 위해 ‘토지의 공공성’을 강화하기로 해 주목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김광웅 정개협위원장 정부정책 비판

    김광웅 정개협위원장 정부정책 비판

    지난해 총선 때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냈고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17일 현 정부의 혁신사업이 “옳지도 않고 먹히지도 않는다.”며 강력 성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오는 20일 이 대학원 지식·정책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인 ‘노무현 행정부의 정부혁신과 외부평가’라는 제목으로 참여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한 고언을 담은 원고를 자신의 홈페이지(www.finegovt.com)에 미리 공개했다. 그는 원고에서 “본고사 금지 등 교육 3불(不)과 신문사 시장 점유율에 따른 규제 도입 등 언론 정책은 ‘옳지도’ 않고, 부동산 대책과 증시 정책은 ‘먹히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면 규제는 좀처럼 풀지 않으니 누가 비대국가·거대정부라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교수는 “지난 정부에 비해 이 정부는 조직과 인력, 예산을 많이 늘려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년 사이 부채가 58조원으로 지난 정부 5년치에 맞먹고, 청와대의 12개 각종 자문위원회와 안전보장회의 등 기구, 수석실, 각 부처내 기구 등이 늘어났다.”면서 “2년 동안 늘어난 정무직 장·차관만 16자리나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현 정부는 머리가 가분수인 정부”라고 전제한 뒤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5년 3월 현재까지 국무총리실의 정원이 158명에서 227명으로 늘었다.”고 예시했다. 같은 기간 감사원은 892명에서 935명, 부패방지위원회는 139명에서 171명으로 증가했다. 대통령비서실에서도 일반직만 88명이나 늘었다. 김 교수는 “권력기관 상위부처의 인력이 보강됐다.”며 ‘분권형’이 아닌 ‘집중형’ 국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아마추어들이 정부를 키우고 있다.”면서 “대통령 주변의 자문위원회는 대통령의 무한 권위를 앞세워 자문의 영역을 넘고 있으며, 부처를 명령하고 있고, 부처의 집행권역을 넘나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우리나라의 국정관리 수준이 전 세계 209개 국가 가운데 중위권으로,2002년보다 나빠졌다.”며 정부부문 혁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개혁은 때로 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개혁”이라면서 “제발 소란 떨지 말고 자세를 낮추고 최종 결정은 국회가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홈페이지에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권력구조와 정부형태에 관한 헌법연구회’창립총회 기념특강 원고도 공개하고,“사회가 다양화할수록 권력은 분산되어야 하기 때문에,5년 단임 대통령제는 아무래도 마땅치 않다.”며 4년 중임제와 부통령제 신설을 제안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동산정책 전면 재검토] 판교 중대형공급 2600가구 늘듯

    판교신도시 정책이 또 바뀌었다.2002년 9월4일 이후 벌써 세번째다. 열린우리당과 정부, 청와대가 17일 부동산정책토론회를 통해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 용지의 공급을 중단키로 하면서 앞으로 판교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날 당·정·청 결정의 의미는 판교 중대형 공급의 확대로 요약된다. 대략 2600가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판교신도시는 서울 턱밑의 금싸라기 땅임에도 중소형 위주의 저밀도(㏊당 86인)로 개발돼 강남 대체신도시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이에 따라 개발밀도를 높여 중대형을 더 넣으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공급확대로 서울 강남과 수도권의 집값상승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뛰는 집값잡기 역부족´ 평가 정부가 20일부터 택지분양 접수를 받을 예정이던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 용지 공급절차를 중단한 것은 중대형 공급을 늘리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만약 주택업체에 땅을 분양해 버리면 개발계획 등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발밀도를 높여 중대형 가구수를 늘릴 방침이다. 대략 전체 가구수(2만 6804가구)의 10%선인 2600여가구가 늘어나게 된다. 현행 제도는 개발밀도를 10% 이상 늘리면 사전환경성 검토를,30% 이상 늘리면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돼 있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 최소 1년 가까이 추진 일정이 지연된다.●11월 일괄분양 어려워질듯 판교의 중대형 물량이 늘어나면 서울과 수도권 지역 일부 중대형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강남권의 중대형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공급 확대책을 펼치거나 분양시기가 지연되더라도 판교의 개발밀도를 좀더 높여 공급 물량을 1만가구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택지공급 절차가 중단되면서 11월 분양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존 방식대로 추진하더라도 제때 분양이 빠듯했는데 실시계획 변경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최소한 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이와 달리 25.7평 이하의 분양가상한제 주택은 제때 분양될 가능성이 있다. 이 택지는 17일 주택업체에 분양까지 마쳤다. 분양시기가 늦어지면 판교청약을 기다려온 대기자들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11월 이전에 1순위가 되는 대기자의 경우 분양지연으로 경쟁자가 늘어나는 반면 시기 연장으로 1순위가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25.7평 이하의 분양가상한제 주택은 11월에 분양할 수도 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부동산정책 백지상태 재검토…당정 “대책 마련”

    부동산정책 백지상태 재검토…당정 “대책 마련”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5·4 부동산 대책과 10·29 부동산 대책이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된다.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판교의 25.7평 초과 규모의 택지공급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부동산 대책 기획단을 구성해 오는 8월말까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정책 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 불안이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치고 과도한 자원이 비생산적 부문에 흘러가면서 경제에 거품을 야기하고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특히 주택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서민의 주거안정을 기하기 위해 토지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주도의 서민주택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해 주목된다. 정문수 보좌관은 “현재의 부동산 정책위기를 보다 근본적인 개혁과 변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부동산 관련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면서 “기존 도시에 주거와 교통·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르면 18일 부동산대책 공동기획단을 구성해 8월말까지 대책을 마련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토론을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정문수 보좌관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단기적 수단은 차질 없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25.7평 초과규모의 택지공급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전경련 “김우중 재판 지켜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문제에 대해 지금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수사 결과와 재판 과정을 좀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월례 회장단회의를 열고 “김 전 회장에 대한 문제는 회장단에서 사적인 의견만 오갔을 뿐 특별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이건희 삼성 회장은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김 전 회장은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참작해 선처해 주길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면 등을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내가 할 주제가 아니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도 “(김 전 회장은)전경련 전 회장 아니냐, 대외적으로 얘기하면 어떻겠느냐고 얘기를 꺼냈지만 최태원 SK㈜ 회장 등이 지금은 조사중이어서 시기상조라고 해 그렇게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가 끝나고 재판후 판결이 나면 우리도 얘기해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 얘기를 잘못하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건호 전경련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회의에서 가볍게 김 전 회장에 대한 말이 오갔지만 수사에 이어 재판이 진행될 상황에서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회의가 끝난 뒤, 이해찬 국무총리와 첫 공식 만남을 갖고 경제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총리실은 전경련 회장단과의 첫 회동을 취소했다가 2시간 만에 다시 번복하는 등 혼선을 벌이기도 했다. 이 총리 초청 만찬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주재한 것으로, 정 회장의 회장단회의 참석은 2002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이 총리는 만찬 간담회에서 “올해 5%의 경제 성장률은 다소 높게 잡은 측면이 있다.”면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 가수요를 잡도록 하겠지만 부동산 관련 정책을 급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전경련 국제산업협력재단을 ‘대·중소기업 협력센터’로 개편, 현재 65억원인 기금을 확충하는 등 협력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경련의 위원회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3개 시범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하고, 기업정책위원회에는 조건호 부회장, 자원대책위원회는 신헌철 SK㈜ 사장, 부품소재특별위원회는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을 각각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전경련 회장단회의에는 전경련 강 회장과 삼성 이 회장, 현대차 정 회장,SK㈜ 최 회장, 효성 조석래 회장 등 15명이 참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단기부동자금 늘때 집값 떴다

    2000년 이후 서울과 강남의 집값은 단기부동자금에 의해 춤을 춘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떠도는 411조원의 단기부동자금이 있는 한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16일 건설교통부, 한국은행, 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시중의 단기유동자금과 집값(국민은행 지수)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집값과의 상관계수는 95%, 강남 집값과는 96%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부동자금 증가율과 집값상승률이 거의 똑같은 궤적을 그린 것을 의미한다. 집값과 단기부동자금과의 상관관계가 지수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유동성 자금 흡수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자금은 5월 말 현재 411조 8768억원으로 전체 예금 813조 5784억원의 50.5%를 넘어섰다. ●300조 돌파한 2001년 집값 상승 랠리 시작 단기부동자금은 지난 지난 2001년 5월까지는 200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해오다가 서울의 집값 폭등세가 시작된 2001년 6월부터 그 규모가 300조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2003년 9월의 가격을 100으로 한 국민은행의 서울의 집값지수는 58.7이었으나 2003년말에는 100.9로 42.2%포인트가 상승했다. 특리 유동자금이 400조원을 돌파한 뒤 집값이 다시 뛰었다. 2001년 6월 이후 300조원대를 유지하던 시중의 단기부동자금은 올 2월 400조 4927억원으로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서울 강남과 수도권의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고,5월부터는 지역별로 폭등장세도 나타났다. ●머니게임 양상, 대책 달라져야 최근의 집값상승이 일부 지역과 평형별로 수급불안에 기인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유동성에서 비롯된 ‘머니게임’으로 변질됐다는데 부동산 전문가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다. 예금금리도 낮은데다가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금융권에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초단기 자금을 넣어놓고 여차하면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태에서는 정부의 투기단속이나 공급대책만으로 집값 급등세를 잡기는 쉽지 않다. 대책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과거에는 자금을 대출받아 투자를 했다면 이제는 부유층의 여유자금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공급 확대외에도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이나 채권 시장 활성화 등 유동자금의 투자처를 다양화하는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단기부동자금의 증가율이 높아진 후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면서 “한국도 이제는 이들 부동자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데스크시각] 강남아줌마와 양치기 소년/주병철 경제부 차장

    부동산문제로 온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요즘, 불현듯 지난해 이맘때의 일이 머리를 스친다. 당시 이헌재 부총리에게 사석에서 “부동산 등 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훤히 꿰뚫고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영업비밀인데…”라며 농을 건넨 뒤 던진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지인들이 이메일·팩스·전화 등으로 시도 때도 없이 알려줘 시장을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입각하기 전에는 종종 골프연습장에 갔는데, 주위(큰손, 강남아줌마)에서 하는 얘기들을 주워듣다 보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볼 것인지,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는 재임동안 아파트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을 주장하며 참여정부의 실세들과 마찰을 빚었지만 적어도 ‘시장을 모른다.’는 얘기는 듣지 않았다. 일부 사람들의 얘기지만, 강남의 집값은 ‘강남아줌마’에게 물어보라는 항간의 얘기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강남에 아파트를 사려면 정부 정책을 쳐다보지 말고 부동산 전문가 못지않은 정책적 식견을 갖고 있는 ‘강남아줌마’를 수소문하는 게 낫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돈다. 생뚱맞은 이런 얘기는 이 전 부총리나 ‘강남아줌마’를 미화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 전 부총리는 시장의 생리와 행태를 체험적으로 파악하고 있었고,‘강남아줌마’들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들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정부의 정책 만드는 사람보다 강남 아줌마들이 머리가 더 좋다.”고 했을까. 반대로 정부의 부동산정책 추진 상황을 보자. 참여정부 출범 이후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고강도 대책을 쏟아내며 강남집값 때려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재건축 조사 강화,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소형평형 의무비율 강화 등 칼날의 끝을 세울수록 강남은 상대하기가 더 버거워졌다.2001년부터 지난 5월말까지 전국의 주택가격은 35%, 서울은 48%, 강북은 28%가 올랐지만, 강남은 68%나 상승했다. 올 들어서만도 강남 집값이 강북 5배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이미 2년전인 2003년 101.2%로 100%를 넘었다.2012년쯤에는 116.7%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국적인 주택문제는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강남지역에 대한 고강도 대책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 정책 추진 주체의 모호함 외에 지금의 부동산문제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제2, 제3의 ‘강남아줌마’같은 실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정부 정책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억울함도 있다. 이곳저곳에서 정부의 의욕적인 부동산대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강북의 뉴타운 건설은 서울시교육청이 특목고 및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반대하고, 신설된 종합부동산세 부과는 강남·서초구가 되레 재산세의 50%를 깎아주겠다며 김을 쑥 빼고 있다.1가구1주택 비과세요건을 갖추었을 때 6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에 매기는 양도세도 이런저런 이유로 6억원을 넘는 부분만 과세하도록 해 실질적인 정책의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안정과 투기근절이라는 두 축의 수요관리억제대책으로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 최근 부동산중개업소가 집단으로 반발하고, 한쪽에서는 판교 신도시 개발 등의 영향으로 경기도 분당·용인·과천 등의 집값이 치솟고 있는 것도 시장이 이미 정책입안자들을 ‘양치기 소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정책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시장수요에 맞는 눈높이로 시각교정을 해야 한다. 동시에 장기 주택건설 플랜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고, 수요와 공급간에 생기는 ‘정책적 시차’를 줄일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보유세 강화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李시장·孫지사 현정부 맹비난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가 15일 정부의 경제·부동산 정책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전국의 투기장화를 초래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행정도시 건설이 전국토 투기장화” 이 시장은 이날 한나라당 중앙위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포럼에서 특강을 통해 “정부가 전 국토를 투기화시켰다.”며 “시골에 혁신도시를 만들고,177개 공공기업을 이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며 정부의 행정중심도시 건설과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이 정권의 부동산정책은 강남을 어떻게든 죽이는 정책”이라며 “재산세 500만원 내는 사람이 1000만원을 내게 됐을 때보다는 재산세 10만원 내는 사람이 20만∼30만원을 내게 될 때가 치명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최근 아파트값 폭등에 대한 정부 대책과 관련,“포수가 길목에서 멧돼지를 잡아야 하는데 엉뚱한 산토끼와 나물 캐는 아줌마만 잡고 있다.”면서 “그래서 프로가 필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盧대통령 시장경제 이해부족” 손 지사도 자유주의연대·뉴라이트싱크넷·바른사회시민회의 등이 주최한 ‘경제 올인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긴급 토론에 참석,“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글로벌경제·디지털경제·시장경제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손 지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기업과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해 정책의 청개구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지난 4월 ‘한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했지만 한달도 안돼 1분기 경제 성장률이 고작 2.7%로 추락했고, 기업이 잘 되게 하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해놓고는 국내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건교부 눈에는 투기광풍 안보이나

    최근 분양을 마감한 경남 창원의 한 오피스텔 분양사무소에는 이틀 동안 5만명이 넘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당첨만 되면 몇천만원의 웃돈이 붙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원정 투기꾼까지 대거 가세했다고 한다.‘판교발 로또 광풍’이 창원에까지 밀어닥친 것이다. 그밖에 개발계획이 발표된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한탕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연일 땅값이 치솟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표 현실화 탓도 있지만 지난 2년 사이에 전국의 땅값이 53%나 폭등하고 서울 강남과 주변 지역의 집값이 30% 이상 오른 것도 이러한 기류와 무관치 않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건설교통부는 집값 급등현상이 전국적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강남 등 일부 지역의 투기세력 색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 인식이 이처럼 잘못돼 있으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 부족이 집값 폭등세를 주도하고 있음에도 중대형 아파트는 기준시가를 상향조정하고 국민주택 규모 이하는 제외하는 등 시장의 요구와 상반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김태동 금융통화위원도 최근 전국적으로 수십 군데나 땅값, 집값이 폭등하고 있음에도 공무원들이 국무총리와 대통령에게 전국적인 통계만 보고해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비판하지 않았던가. 정부는 내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부동산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쏟아낸 정책의 실패를 반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덧씌우기식 땜질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면 차라리 그냥 손 놓고 있는 게 낫다.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방향이 잘못됐다면 과감히 선회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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