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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31대책’ 보름] 송파 거래 뚝… 일단 숨고르기

    [‘8·31대책’ 보름] 송파 거래 뚝… 일단 숨고르기

    “거래가 뚝 끊겼어요. 추석이 지나면 좀 살아나지 않겠어요.” ‘8·31대책’으로 부동산 매매가 실종된 가운데 송파 신도시 주변과 뉴타운 후보지에는 여전히 기대감이 살아있는 표정이다. 거래는 없지만 집을 갖고 있으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살 사람이 없어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뉴타운 호재 만난 송파 신도시…“잠시 숨고르기일 뿐” 지난해 뉴타운 후보 신청 때부터 값이 오르기 시작한 송파 마천·거여 지역은 8·31대책과 함께 신도시와 뉴타운이란 더블 호재를 만나면서 급등 양상을 보이다 최근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거여동 도시개발 아파트를 주로 거래하는 부동산114 문명애 사장은 ““호가가 너무 높은 데다 사려는 사람들도 없어 잠잠하다.”면서 “그러나 미니 신도시와 뉴타운의 이중 수혜지역인 만큼 주택을 갖고만 있어도 돈이 된다는 기대감으로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개발 아파트 21평형의 경우 마지막으로 거래된 게 지난 8월 초 2억원이었지만 지금은 호가가 2억 9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S부동산 관계자는 “7평짜리 빌라 호가가 평당 3000만원으로 뛰었지만 매물이 두 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국세청이 부동산 매입자들을 평생관리한다고 해 살려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곳 사람들은 더 오르면 팔겠다는 생각에 여전히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 팀장은 “거여동 집값은 8·31대책 이후 1주일간(1∼7일)은 변동이 없다가 그 다음 1주일(9∼14일) 동안은 1.26% 올랐다.”면서 “추석 이후에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8월에도 매주 1%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 뉴타운도 조정장 강북 뉴타운 후보지들도 잠잠하긴 마찬가지다. 입주권 과세, 투기지역 지정 등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이 쏟아지는 바람에 매기가 끊겼기 때문이다. 2007년 겨울 입주 예정인 종로구 숭인동 동부센트레빌의 경우 30평대 분양권이 7∼8월만 해도 3억 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요즘엔 가격은 그만두고라도 팔 사람, 살 사람이 전혀 없다. 창신공인 오미숙 실장은 “투기지역 지정 등 각종 규제 정책 탓에 눈치만 볼 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주변에 계속 개발 계획이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진행이 활발해지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북아현2동 한국부동산 오재근 사장은 “북아현 1∼3동은 뉴타운으로 지정될 것이란 소문이 나기 시작한 지난 5월 이후 값이 많이 올랐지만 재개발 지분도 주택으로 간주, 양도세를 무겁게 매긴다는 정책이 나온 뒤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5월 이전에는 대지지분 10평 정도의 땅이 평당 500만∼600만원에 거래되다가 8월에는 1000만∼1500만원으로 뛰었다.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끊겨 가격이 당연히 떨어져야겠지만 기대 심리가 아직 강해 하락 기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성북구 장위동 동아부동산가이드 박소연 실장도 “8월 발표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일대 대지지분 10평 정도는 평당 6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호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는다.”면서 “그것도 팔려는 게 아니라 얼마나 되는지 떠보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지난주 부동산114의 아파트 시세조사에 따르면 강북권 아파트가 대부분 오름세다. 가격 상승폭도 종로구(0.25%), 성북구(0.1%) 등 뉴타운 후보지에서 두드러졌다. ●강남 재건축…우울한 전망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예고된 7월 이후 떨어지기 시작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점차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한때 10억원 이상을 호가했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은 현재 8억 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가 없다. 가락동 시영1차 13평형은 4억 5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수도권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다.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의 경우 2000만∼3000만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주공2단지 16평형이 5억원 이상을 호가하지만 실제 거래는 4억원대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재경·한은 ‘금리공방’ 2라운드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간의 금리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지난 8일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박승 한은 총재의 발언에 재경부가 12일 박병원 제1차관을 내세워 재차 반격했다. 논쟁이 아니라 양측의 해묵은 ‘감정싸움’을 보는 듯하다.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시장만 애를 먹고 있다. 박 차관은 이날 기독교방송(CBS)에 출연,“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건설·설비투자 부진과 고유가, 교역조건 악화 등의 불안요인이 있다.”면서 “지금은 금리를 올릴 요인이 강화되는 게 아니라 약화되고 있다.”고 금리인상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 박 총재의 발언에 대해서도 “금리정책이 경기동향에 뒤따라 가서는 안 되고 선제적이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라고 과소평가한 뒤 “부동산 가격도 8·31대책 이후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앞서 박 총재는 지난 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이같은 추세로 경기가 나가면 10월 중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방향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통화당국인 한은 총재의 발언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한은과 재경부와의 시각차가 크게 벌어진 데 대해 우려감을 표시한다. 아직까지 재경부의 입김을 전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움직임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주 채권금리는 박 총재의 발언 이후 급등했다.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채권을 보유했던 펀드들은 단기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 보유자들도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 새로운 저축예금에 들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그러던 중 박 차관이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펀드 운영자들은 손해를 만회하려고 박 차관의 발언을 계기로 채권을 사면서 금리는 다소 하락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채권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채권을 사지 말아야 하는데도 샀다는 것은 시장의 투기적 요인으로 불안하다는 뜻이다. 한은의 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들은 이미 금리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룬 것 같다.”면서 “정치권도 금리인상을 반대하지 않는데 재경부만 혼자 나서서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양측은 금리문제와 관련해 보다 신중하면서 일관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면서 “금통위가 독립된 기관이어서 금통위원들이 외부의 영향이나 입김에 좌우되지는 않겠지만 재경부는 금리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어떠한 말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의 직설적인 표현도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저출산문제를 보는 언론의 ‘눈’/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 4학년

    대학 졸업반이 되면서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남자친구는 있느냐?” 등의 질문을 부쩍 많이 받는다. 반면 “결혼 안 할 건데요.”라고 말하는 내 용기는 부쩍 줄었다.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부르짖는 순간, 국가 경제성장의 둔화를 불러오는 저출산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사회적 비난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젊은 여성으로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저출산 시대를 진단하는 기사를 읽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저출산 문제를 “한국 여성의 출산기피 풍조가 심화되었다.”고 단정지어 말함으로써 문제의 원인을 ‘가족보다 일을 택하는 이기적인 젊은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실업이 50만명에 달하는 이 시대에 졸업 후 바로 취업하기도 힘들지만, 취직이 된다 해도 맞벌이를 얼마나 해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 또 설령 정부의 8·31 부동산대책이 성공해 집값이 잡혀본들 아이 사교육비를 대려면 등골 휘는 것은 예약된 일이다. 마침 아이가 예체능에 두각을 드러내기라도 하면 눈앞이 캄캄할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미흡한 데다 아이 키우는 일이 여전히 엄마의 몫으로 인식되는 우리 사회에서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이유는, 사실 신문을 조금만 살펴보면 다 나와 있다.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는 국가적인 재앙”이라고 저출산 고령사회의 심각성을 강조했던(8월26일자 사설) 서울신문은 저출산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출산·육아복지 등 ‘대책’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여러 차례 다루었다.“출산 기피풍조 심화” “출산 파업” 등의 표현으로 젊은 여성에게 이유 없는 죄책감을 안겨준 다른 신문에 비하면 분명 반가운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소개했는가 하면(8월27일자 8면 ‘전남 지자체 출산장려 팔 걷었다’) 여군·여경의 출산과 육아고민을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담아내기도 했다(8월31일자 25면 “제복입은 여성들 ‘임신이 겁나요’”).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라는, 호들갑스러울 정도의 강조에 비해 정작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거의 홀로 지다시피 하는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에서, 특수 직종에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된 이 기사는 더욱 돋보였다. 같은 지면 인터뷰에서 여성장군 1호 양승숙 예비역 준장이 “여군의 임신과 출산, 육아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임신과 육아기간 동안 업무를 대신할 충분한 인력의 확충”을 꼽은 것은 정책 당국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여성이 자기 사정에 맞게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도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정규직 파트타임제’는 아일랜드의 여성 고용률을 높인 정책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복지가 저출산 문제의 유일한 해답일까.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는 최근 한 강연에서 “현재 우리 사회는 양극화와 기업지배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것이 현상적으로 나타난 것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이라며 저출산은 “이런 사회에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여성들의 사회적 저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확한 분석이다. 사랑하는 내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평생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보다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야 하리라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이런 인생을 살도록 예정되어 있는 아이를 세상에 또 하나 내놓고 싶겠는가. 젊은 여성들이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복지 미흡도 저출산문제의 한 원인이다. 하지만 복지 대책만으로 사상최저·세계최저 수준이라는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저출산에 대한 우려나 탓을 하기에 앞서 젊은 부부, 젊은 여성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언론의 노력이 아쉽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 4학년
  • 8·31대책 ‘어설픈 부자’·‘진짜 부자’ 갈랐다?

    8·31 부동산 대책이 어설픈 부자와 진짜 부자를 갈랐다. 11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1가구 2주택자들은 매각을 고려하는 등 중과세 조치에 민감한 반면,1가구 3주택 이상의 부동산 큰 손들은 ‘보유’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권인 A은행 압구정지점 관계자는 11일 “100억원 이상 부동산 큰 손들이 많은 이 지역의 고객 특성상 세무사 한 명 쯤은 두고 있고 대응 방안도 마련한 상황이라 당황하는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도 “1가구 3주택 이상 큰 손들은 보유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택 1채를 매각해도 1가구 2주택에 걸리는 이들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보유하다가 안되면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다른 은행 관계자는 100억원대 이상 부동산 자산가 3∼4명이 최근 50억원대 상가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부동산 대책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세 저항도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1가구 2주택자는 분위기가 다소 갈린다. 강남·목동 등 소위 노른자 지역에 2채를 보유한 고객들은 보유를, 인기 지역에 1채와 비인기 지역에 1채를 보유한 사람들은 비인기 지역 1채를 매각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다른 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은행 대출을 받아 2주택을 보유한 사람들도 매각 타이밍을 저울질 하고 있다. 부동산 자산이 총 20억원 미만인 고객 중 동작이 빠른 사람들은 최근 매물을 내놓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서울 임대주택 비율 10%로

    오는 2012년까지 서울 시내의 주택 10가구 가운데 1가구는 공공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 또 노인, 장애인에게도 입주자격이 주어지고, 임대료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화 된다. 서울시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2003∼2012 서울 주택 종합계획’을 마련, 주택정책 심의위원회와 시의회에 보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주택 종합계획은 주택법에 따라 각 시·도 단체장이 수립토록 돼 있으나 10년 단위 장기계획 수립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시는 올해 말까지 전체 공공 임대주택 수가 12만 5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고,2012년까지 추가로 17만 5000가구(정부공급분 포함)를 더 지어 모두 30만 가구를 확보키로 했다. 임대주택이 30만가구로 늘어나면 지난해 말 6.8%였던 서울시 전체 주택 가운데 임대주택의 비율은 10%로 늘어나게 된다. 공급 유형별로는 그린벨트 해제 및 택지개발 8만 5000가구, 재개발 임대주택 1만 5000가구, 재건축 임대주택 3만 5000가구, 뉴타운 사업 3만 1000가구, 기타 공영 차고지나 공장 이전지 9000가구 등이다. 특히 정부가 ‘8·31 부동산대책’에 따라 ‘송파 신도시’에 임대주택 2만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임대주택 10% 확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부과키로 하고, 노인, 장애인 등 현재 임대주택 입주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에게도 임대주택을 공급키로 했다.민간 임대주택 등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이 주택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집을 개조할 경우 자금을 융자 지원 해주기로 했다. 김성곤기자sunggone@seoul.co.kr
  • “한국 저금리·부동산대책 소비 활성화효과 못 거둬”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는 9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을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 국가신용등급 평가담당 이사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피치사 기업 콘퍼런스’에서 “한국 경제가 신용등급 A 국가 중 유일하게 2000년 이후 재정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높고 다변화됐다는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매코맥 이사는 정부의 정책 비효율성이 우리 경제의 취약점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그 예로 부동산 정책을 들었다. 그는 “세계적인 금리 인상 흐름 속에서 한국은 금리를 낮은 채로 내버려두고 부동산 경기를 억제하는 모순된 정책을 내놨다.”고 말했다. 매코맥 이사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대출받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소비를 하라는 뜻인데,8·31 부동산 종합대책은 그런 의도와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버블(거품)에 대한 얘기가 많지만 한국의 주택과 전세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고 있으며 국지적으로만 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금리가 낮은데도 부동산 시장 부양, 소비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우리 도시 10년 후에도 경쟁력 있을까/서울신문 좋은도시 만들기 특별취재팀 지음

    도시문제만큼 복잡하고도 민감한 문제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갑론을박하기 일쑤이고,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청계천이 복원되고, 보도를 설치하는 육교 대신 횡단보도를 넓히는 등 보행자를 배려하는 쪽으로 우리 도시도 변하고는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낙후되어 있는 실정. ‘서울신문 좋은 도시 만들기 특별취재팀’이 현장 취재와 전문가들의 연구성과 등을 묶어 낸 ‘우리도시 10년 후에도 경쟁력 있을까’(범한서적주식회사)는 우리 도시가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데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좋은 도시 만들기’특집 기사를 뼈대로 했다. 책에선 일조량, 임대아파트와 소셜믹스, 뉴타운, 초고층 아파트 등 최근 도시문제 관련 주요 쟁점들과 함께 미국과 북유럽, 서유럽 등 선진국의 도시개발 사례들을 소개한다. 특히 정부의 8·3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선이 몰려 있는 뉴타운 개발과 관련, 투기바람과 고비용 사업에 따른 부작용 등 불거지는 문제들을 다각도로 살펴본다.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외로운 단식투쟁’

    ‘외로운 단식투쟁’

    서울시 영등포구의회 신길철(문래 2동) 의원은 최근 문래·양평동 일대가 균형발전촉진지구 후보지에서 제외되자 8월31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신 의원은 “문래·양평동은 공업 중심지역에서 주거 및 업무 중심지역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어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면서 “아파트 지역은 아파트 지역대로 개발되고 공장이 이전한 지역에도 주거시설이 들어왔는데 도시 계획 행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래·양평동 주민들은 영등포구와 접해 있는 양천구는 물론 같은 공업지역인 구로·금천구에 비해 도시발전에 있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주민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 지역은 양천구와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부동산 가격이 2.5배나 차이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래·양평동 주민들은 50∼60년된 노후주택이 밀집된 악화된 주거와 공장이 뒤섞여 있어 황폐화가 계속되는 환경에 처해 있다.”면서 “영등포구가 균형발전촉진지구에서 탈락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준공업지역정책은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영등포구는 지난해 12월 문래·양평동 일대가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선정되도록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이 지역은 8월25일 서울시가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사업 후보지 선정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균형발전촉진지구 선정은 지역 개발 잠재력, 개발의 시급성, 용도지역상 적합한 지역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특히 균형발전촉진지구의 주된 기능인 상업업무의 역할과 거리가 먼 지역은 우선순위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송파신도시 백지화하라”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 대책이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을 이뤄주기보다는 부동산 투기만 부채질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와 토지정의시민연대 등 25개 시민단체는 8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 및 개발이익 환수장치 보완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송파 신도시 건설계획 철회를 요구했다.●“막연한 공급론… 부동산값 상승 초래” 이들은 “8·31 대책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투기세력에게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신호를 준 실망스러운 조치”라면서 “투기억제를 위한 세제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투기수요를 촉발할 신도시 개발이라는 모순되는 대책을 포함시켜 서민 주거안정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을 낮추려고 공급을 늘리는 대책으로는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세력 때문에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면서 “강남을 대체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막연한 공급론에 기초한 송파 신도시 개발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개발이익환수제 보완 필요” 이들은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대책의 흔들림 없는 입법 ▲송파·거여 신도시 등 준비 안된 개발사업 철회 ▲개발부담금제 등 개발이익환수제도 보완 ▲민간택지 분양가 인하대책 마련 ▲공공택지 실수요자 위주 청약제도 실시 ▲공공택지 분양가 원가연동제 보완 ▲공공택지 공공개발 전면확대 ▲공공택지 임대아파트 건설비율 확대 ▲국민임대주택 소득별 임대료 차등부과 ▲강북 광역개발의 원주민 정착률 제고와 난개발 유발정책 재검토 등 ‘주거안정을 위한 10대 보완사항’을 제시했다.●“송파신도시는 새로운 투기 진원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서울 동숭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산 신도시 규모를 넘어서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송파에서 추진된다면 주변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제2의 판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 방안대로 송파 신도시가 개발될 경우 서울시 등이 기존에 추진해온 개발사업과 합해 이 지역 개발면적이 모두 488만평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는 일산 신도시(476만평)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투기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강남 인근에서 진행되는 무분별한 개발사업은 또 하나의 투기장을 만드는 꼴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송파 신도시 200만평 외에 거여·마천 뉴타운(27만평), 문정 법조타운(23만평), 장지 택지개발지구(18만평), 잠실 아파트 재건축(71만평) 등 송파 일대 10곳에서 개발이 예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신도시 예정지가 국공유지여서 보상비가 적게 들고 공영개발을 통해 대량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 관련,“신도시 개발과 인근지역 개발이 합쳐질 경우 매우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실련 시민감시국 박완기 국장은 “8·31 대책 이후 집값이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할 조짐이 뚜렷하다.”면서 “장기적인 안목 없이 인기에 영합하는 정부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사설] 이제야 바로잡은 재건축 ‘딱지’ 중과세

    정부가 내년부터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입주권(딱지)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물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거나, 과세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은 다르다. 지금까지 과잉보호를 받아온 부동산 투기꾼들의 사유재산권을 이번에 바로 잡은 것이라고 본다. 사유재산권 침해가 아니고 사유재산권의 적정한 보호이며,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불형평의 시정이다. 왜 진작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 오히려 그동안의 정부의 무능을 비판해야 할 것이다. 딱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된 이래 지난 수십년 동안 부동산 투기의 온상이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부는 허다한 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딱지 투기에는 제대로 손을 쓰지 않았다. 이를 통해 생기는 막대한 투기이익에 무거운 세금을 물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딱지는 투기꾼들의 매력적인 투기 대상이었으며, 거듭된 투기억제 대책의 구멍으로 남아 집값 폭등의 불씨 역할을 해온 것이 우리의 경험이다. 그 구멍을 이제야 틀어막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모든 정책에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이를 이유로 공익성이 큰 정책을 ‘나쁜 정책’으로 몰아붙여 무산시키려는 듯한 자세는 옳지 않다. 이번의 경우 ‘일시적 1가구2주택자 보호’,‘입주권 매도시 중과세 배제’ 등의 보완장치를 두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집 두 채 가진 사람은 세금을 무겁게 물리고, 입주권 10장 가진 사람은 세금을 가볍게 물리는 현행 제도를 바로 잡는 일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바란다.
  • [‘8·31 후속대책’] 신도시건설 1년 앞당긴다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는 ‘선(先) 추진-후(後) 도시계획반영’으로 사업기간이 1년 이상 앞당겨진다. 비도시지역의 토지분할도 도시지역과 마찬가지로 허가제로 바뀐다. 건설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9일 입법예고하고 11월 정기국회에 상정, 내년 상반기에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가계획과 광역도시계획 등에 이미 반영된 대규모 국가정책사업은 예외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중앙정부가 국가계획 및 광역도시계획 등에 따라 추진하는 대규모 신도시 건설도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돼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도시기본계획에 우선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사업기간이 1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외가 인정되는 국가사업은 도시기본계획의 수립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적인 사업으로서,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인정돼야 한다. 도시기본계획 승인권한이 지난 7월 건교부장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지자체가 반대하면 자칫 국책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개정안은 또 도시관리계획 수립이나 변경시 지방의회 의견청취 기간을 30일 이내로 한정했다. 지금까지는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다. 대지가 2개 이상의 용도지역에 걸쳐 있고 작은 규모 토지가 330㎡를 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는 큰 규모 토지의 용적률을 적용받았으나 앞으로는 두 지역의 가중평균개념을 도입토록 했다. 비도시지역의 토지분할도 도시지역과 마찬가지로 허가제로 전환, 기획부동산의 활동을 막기로 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비스생산 증가 31개월만에 최고

    서비스업 생산이 31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는 등 내수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표적 내수지표인 도매업과 소매업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본격적인 내수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7월 서비스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의 증가율을 기록,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보면 도매업은 기계장비 및 관련용품(13.5%), 건축자재·철물(1.6%), 금속광물·1차금속(1.2%) 등의 증가로 2.3% 늘어났다. 소매업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자동차판매 및 차량연료소매업은 자동차판매(25.5%)가 크게 늘어나면서 7.3% 증가했다. 숙박업은 0.8% 증가했으나 음식점업은 0.9% 줄었다. 부동산 및 임대업은 부동산업(8.3%)과 기계장비 임대업(10.0%)이 모두 늘어나 8.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부동산중개 및 감정업은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40.2%나 급증했다. 부동산공급업과 부동산임대업도 각각 12.1%,1.2% 늘었다. 교육서비스업 가운데 학원(-2.2%)은 17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초·중·고교(5.9%), 유치원(3.5%) 등의 영업수입이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2.7% 증가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시각] 헷갈리는 신도시와 뉴타운/류찬희 산업부 차장

    서민들은 요즘 정부가 소나기처럼 쏟아내는 각종 부동산 정책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직전이다. 정부는 분명 서민들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라고 했는데 정작 서민들은 관심 밖이다. 뭐가 뭔지 헷갈린다. 당장 피부에 와닿지도 않는다. 장밋빛 정책이 오히려 투기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으로 꽉 차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도시와 뉴타운 정책이다. 정부와 여당은 ‘8·31대책’을 마련하면서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미리 애드벌룬을 띄웠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책의 핵심은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한 과세 강화와 송파 신도시 건설 계획으로 모아졌다. 특히 송파 신도시는 서민들의 내집마련과 강남 대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최선의 대책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대책이 발표되기 며칠 전 서울시는 송파 신도시와 길 하나 건너에 있는 거여·마천동 일대를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했다. 두 정책의 공통점은 많다. 집값 안정과 도시개발이라는 점에서 일단 메뉴가 같다. 길 하나를 마주하고 같은 지역에 있으며 결과물이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라는 점도 다르지 않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주택 공급 확대로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앞당기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일치한다. 도시를 체계적으로 개발한다는 것도 매한가지다. 성공할 경우 서울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로부터 타당성 있는 정책이라며 적극 환영받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발표했다가 큰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정책이 발표되면 주변에 투기꾼이 활개치고 투기자금이 춤을 추면서 주변 부동산값을 폭등시키는 등 엄청난 부작용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송파 신도시나 뉴타운 정책 모두 발표 이후 시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정부나 서울시 모두 잘 알고 있었을 터인데 대책 마련에는 뒷전이고 정책 발표에만 성급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서울시는 정부가 8·31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달 전에 발표 시기를 못박았기 때문이다. 내용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궁극적으로 서울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차원의 공급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읽었어야 했고, 바람직한 대책을 놓고 정부와 상시 채널을 유지해야 했다. 정부도 서울시가 뉴타운 후보지를 추가 발표한다는 것을 이미 읽고 있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했고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경고 신호를 줬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와 서울시는 같은 지역에서 같은 목적의 정책을 펴면서 머리를 맞댄 흔적이라곤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다. 시민들에게 같은 국밥 메뉴를 내놓으면서 밥상을 제각각 차렸다는 것도 유감스럽게 닮은꼴이다.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와 서울시가 그 흔한 정책 회의 한번 제대로 열지 않고 서로 소가 닭 보듯 하다가 뒤늦게 이런저런 대책을 끌어들이는 등 호들갑을 떠는 것도 과거와 다름없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정책을 공조하지 못하고 제각각 놀 수밖에 없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설마 집권 여당과 정부, 서울시장이 정치적 경쟁관계에 있는 입장이라서 머리를 맞댈 수 없다고는 믿지 않는다. 강북 광역 공공개발과 강남 재건축 추진 등은 정부와 서울시가 생각하는 간격이 더 크다. 추진 방법·시기 등만 다를 뿐 최종 도착지는 같다.‘딴죽’걸기나 ‘따로국밥’으로 힘을 빼기보다는 협력과 타협의 정책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최근 정치권은 온통 ‘연정(聯政)’에 관심이 쏠려있는데 잘 안되는 모양이다. 거창한 연정을 떠들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시민들이 헷갈리지 않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이 되도록 정부와 서울시가 힘을 합치는 ‘작은 연정’이라도 해볼 것을 권한다. 류찬희 산업부 차장 chani@seoul.co.kr
  • 콜금리 ‘동상이몽’

    콜금리 ‘동상이몽’

    금리인상을 놓고는 ‘동상이몽(同床異夢)’. 정치권과 정부·한국은행이 8일 결정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쪽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암묵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다른 편에서는 동결론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은 ‘8·31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칼(금리인상)을 써야 한다는 쪽이다. 반면 경기회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재정경제부는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한은도 ‘동결’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됐고, 외부적으로는 고유가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경제의 성장률을 깎아 내리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등 국내외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단 이번에도 10개월 연속 콜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치권 vs 정부·한은 여당쪽에서는 계속 ‘금리인상’쪽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소비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만큼 금리조정을 검토할 여유가 생겼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기왕에 발표된 8·31대책의 실효성을 더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거꾸로 부동산대책에 따른 경기위축을 걱정해야 하는 재경부의 입장은 다르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은 최근 한 방송인터뷰에서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금리)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리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은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나오자마자 ‘금리카드’를 꺼내려는 데에는 내심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김태동 위원이 지난 7월부터 소수의견으로 부동산거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을 뿐, 아직까지는 ‘동결’쪽이 대세로 알려지고 있다. ●10개월째 ‘동결’로 가나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경기회복 국면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지체없이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최근 경기지표를 보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물론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2·4분기 실질소득이 지난해와 변화가 없는 점 등 실제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더구나 살인적인 고유가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륙을 강타한 카트리나도 금리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트리나가 미국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 분명한 만큼, 그간 지속적으로 인상행진을 벌여왔던 미국도 오는 20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은 일단 사라지면서 국내 콜금리 동결론은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히든카드는 남겨둬야’ 전문가들은 대부분은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8·31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정책효과를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더구나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다음번에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들 변변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은 ‘히든카드’로 남겨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강경훈 연구위원은 “부동산대책이 나온 뒤 부동산값이 떨어질지, 투기가 계속될지에 대해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송파 등 투기예상지역에 대한 추가조치도 나올 수 있는 만큼 적어도 이번에는 (콜금리를) 안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원은 “일부 긍정적인 경기지표가 나오기는 했지만 경기회복을 확인할 만한 수준에는 못 미친다.”면서 “8·31대책의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가야 하는 만큼 이번에는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노무현·박근혜 회동’ 걱정된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특정한 현안을 사회적 의제로 설정할 수 있는 힘도 권력이다. 언론 스스로가 하나의 권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강력한 의제 설정 기능 때문이기도 하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항상 수많은 의제와 담론들이 공존하며 우선 순위의 상위에 올라서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투쟁한다.‘삼성이 문제냐, 도청이 문제냐’를 두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투쟁은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투쟁의 결과는 사회세력들 사이의 현실적 힘 관계의 반영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힘은 우리 사회에서 ‘연정론’을, 수많은 반대에도 모든 사회적 의제를 잡아먹고 독주하는 현안으로 올려놓았다. 따라서 대통령을 삼성의 구원투수로 비유하는 발언이 이런 결과에 분노한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최장집 교수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론에 대해 노 대통령이 설정한 의제가 실제로 중요한 우리 사회의 현안을 실종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다수가 이를 무시해도 노 대통령은 “수비만 하는 팀에 관중은 절대로 표를 안 준다.” 훈수인지 위협인지 알쏭달쏭한 발언으로 압박했다. 자신이 던진 의제는 ‘게임’이 아니라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던 ‘엄숙한’ 대통령과 득표라는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거론하면서 밀어붙이는 ‘전투적’ 대통령 사이의 불일치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아무튼 훈수가 먹혔는지, 위협이 통했는지, 다른 계산이 있었는지, 박근혜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 노대통령과 박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연정론을 거대 보수 양당의 합의된 의제로 격상시킬지, 의제 설정 전단계의 투쟁으로 남겨놓을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합의된 의제가 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박대표 입장에서는 의제의 수용 여부 이전에 의제에 대한 개입력의 극대화를 겨냥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박근혜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민생’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이때의 민생이란 말은 사실상 대연정이라는 ‘정치’와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매우 정치적인 용어로 그 속은 텅 비어있거나, 더 나아가 반민생적일 수도 있다. 민생 의제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오남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서민을 위하는 정당을 민주노동당-한나라당-열린우리당 순으로 꼽은 것을 보면 약효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여당에 대한 ‘미움’의 반사 효과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필자는 이번 두 사람의 청와대 단독 회담을 기대보다는 우려 속에서 바라본다. 의제 설정의 보수 정당 중심성, 설정된 의제의 내용적 보수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 사이의 상생은 민중의 보다 나은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국익을 위한 파병이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미명 아래 다수 국민이 살기 어려운 나라를 만들고 있는 각종 정책은 양당의 합의 속에서 진행돼오지 않았던가. 두 당이 합의하는 부동산 정책을 상상해보자. 한나라당은 지금 ‘세금폭탄’론 쪽에 있는 정당이다. 두 당이 연정이 가능하다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2∼3년 연기할 수 있다는 유시민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 이번 회동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겠지만, 선거법 같은 이른바 정치게임의 룰을 만드는 과정을 그들의 합의와 상생의 공간으로 남겨 둔다면 끔찍한 결론을 가져올 것이다. 진보정당을 배제하고 보수독점 정당 체제의 안정적 재생산은 두 당의 공동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민생문제는 물론 지역문제도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옴부즈맨칼럼] ‘삶의 해결책’까지 주는 보도를/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8·31 부동산 대책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규제이다. 서울신문은 경쟁지들과 비교했을 때 기사의 양이나 품질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분야별 정책해설과 영향에 대한 예측 등 입체적인 기획이 돋보였다. 특히,‘분야별 문답풀이’는 독자들이 복잡한 정책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 좋은 기사다.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서울신문이 할애한 많은 기사들은 ‘시장’과 ‘세제개편’과 같은 거시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향후 부동산 가격변동 추이, 공급확대에 따른 투기억제, 그리고 보유세나 양도소득세와 같은 새로운 세제 등을 상세히 다루었다. 기사의 프레임도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해 온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번 조치로 승리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즉, 정부와 투기세력간의 전쟁으로 틀 짓고 있다. 서울신문이 보도한 관련 기사들의 대부분은 공식적 소스(관급이나 기관)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데, 이도 거시적 측면에 주목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들의 보도가 천편일률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부동산 대책이 기형적인 부동산 가격을 낮추고 투기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여기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대책이 시행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면밀하게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정 소득이 줄어든 퇴직자 가구가 오래 전부터 살아온 8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이들은 연금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보유세를 물어야 할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노년인구의 증가율이 세계 최고인 반면,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나 고용률은 매우 낮다. 핵가족화와 가족 개인주의의 확산은 점점 노인가구의 경제적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노후재산관리방법도 바꾸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부의 세습방식도 바뀔 것이다. 또한 이번 세제개편은 1가구2주택 가구에 대한 규제로 인해 독립가구의 증대를 낳아서 사회통계지표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인구학적으로 의미 있는 외부효과이다. 독립가구의 증가는 개인주의 가족문화와 서구와 같은 계약적 가족관계가 증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이번 대책이 가져올 예기치 못한 여러 변화들이 있을 수 있다. 다매체 환경에 노출된 독자들은 모두가 다루는 아이템보다는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을 앞서 전해주는 것에 목말라 있다. 덧붙여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세제개편 내용을 상세하게 기사로 다루고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 볼 때 이 내용들은 상당히 어렵고 전문적이다. 고려해야 할 변수도 너무 많다. 그렇다고 무한정 사례나 설명을 반복할 수 없는 것이 신문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 경우 인터넷을 통해 조건계산을 하도록 제공해 주면 된다. 캐나다의 벨 글로브미디어(Bell Globemedia)그룹 소속의 일간지인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은 캐나다 연방예산 개편안을 독자들이 상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산기와 전문가 정보, 그리고 지역간 세제 비교가 가능한 지도 등을 제공한 바 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경우, 서울신문에서 개인이 조건식에 맞는 값을 선택할 경우 대략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인가를 보여주는 상호작용적 뉴스서비스를 인터넷에서 제공했다면 앞서가는 신문으로 주목받았을 것이다. 이제 뉴스는 단순히 정보를 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개인의 삶에 유용하게 적용되고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신문사는 ‘정보(information)´만 주는 곳이 아니라 ‘삶의 해결책(solution)´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 황용석 건국대 힌문방송학 교수
  • [지방선거 누가뛰나(하)] 영남권 기초단체장

    영남지역 주민들의 전반적인 정당 선호도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강세다. 이에 따라 기초단체장 선거도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만큼 한나라당 예비후보들 간에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되는 한편 탈락한 후보들은 대부분 출마의사를 접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은 상대적으로 마땅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영남지역 기초단체장은 부산 16명, 경남 20명, 대구 8명, 경북 23명, 울산 5명 등이다. 부산은 현역 구청장·군수 16명 가운데 시의원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다.3선인 사하·영도·연제구 3곳을 제외하고는 현역(한나라 11, 무소속 2명)이 모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 구청장 5명도 가세할 태세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전·현직 시의원(26명) 및 구의원(6명)도 30명이 넘는다. 경남은 3선으로 물러나는 진해·김해·밀양시에 광역·기초의원과 고위공무원 출신 등의 예비후보들이 갈수록 늘고있다. 대통령 고향인 김해에는 현재 10여명이 거론된다. 열린우리당 후보로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이 올라있고 류효이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이 6일 명예퇴직을 하고 한나라당 공천을 준비한다. 통영시·창녕군·함양군 등 3곳의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 단체장의 수성여부도 관심거리다. 대구는 3선인 수성·달서구와 단체장이 부동산 투기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달성군에 현직 부단체장을 비롯한 출마예상자가 몰리고 있다. 나머지 5개 지역은 모두 현역 출마가 확실시된다. 경북은 문경시·청도군 2곳을 뺀 21곳이 한나라당 단체장이다. 시장이 경북도지사 도전을 선언한 포항시와 3선인 김천·구미·상주·의성 등 5곳의 경쟁이 치열하다. 단체장이 비교적 고령에 속하는 문경·경주·울진에는 고위공무원 등이 현역단체장 행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울산은 지난 1997년 광역시로 승격돼 3선 단체장이 없다. 현역 단체장이 모두 한번 더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서 유일한 2선 구청장으로 울산시장에 관심이 있는 이채익 남구청장의 행보가 변수다. 민노당 전략지역인 동·북구에서 이갑용·이상범 현 구청장이 민주노동당 재공천을 받을지 주목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영남권 출마 예상자범례 우:열린우리당, 한:한나라당, 노:민주노동당, 민:민주당, 자:자민련, 무:무소속 ●부산 ▲중구=이인준(55·현 구청장·무) 구동회(56·시의원·한) 변종길(64·전 구청장·무)▲서구=김영오(65·현 구청장·무) 박극제(54·시의원·한) 조양환(43·시의원·한) 박춘한(52·부산시공무원교육원장·무)▲동구=정현옥(64·현 구청장·한) 박한재(44·시의원·한) 박삼석(55·시의원·한)▲영도구=안성민(43·시의원·한) 김성길(49·시의원·한) 김유덕(61·호천종합건설 회장·우)▲부산진구=안영일(64·현 구청장·한) 박홍재(58·시의원·한) 이종수(58·부산시 감사관·무) 하계열(60·전 구청장·무) 김윤환(56·영광도서 대표·무) 김영재(50·전 시의원·무)▲동래구=이진복(47·현 구청장·한) 노재철(44·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우)▲남구=전상수(67·여·현 구청장·한) 이종철(61·시의원·한) 김신락(50·시의원·한) 박기욱(56·시의원·우) 이영근(66·전 구청장·무)▲북구=배상도(65·현 구청장·한) 천판상(60·시의원·한) 배학철(66·시의원·한) 권익(65·전 구청장·무)▲해운대구=배덕광(57·현 구청장·한) 김영수(48·전 구의회 의장·한) 신중복(59·전 구청장·무) 허훈(50·전 구의회 부의장·한) 홍순헌(41·밀양대 교수·우) 허옥경(47·여·전 구청장·우) 최중식(53·변호사·우)▲기장군=최현돌(55·현 구청장·한) 서석순(57·전 시의원·한) 김홍석(44·전 부산발전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무)▲사하구=이해수(49·시의원·무) 김청일(60·시의원·한) 이상은(45·시의원·무) 이석래(58·구의회 의장·한) 조양득(57·전 시의원·한) 김사권(60·전 부산경찰청 보안과장·무) 조정화(42·국회의원 보좌관·한)▲금정구=김문곤(65·현 구청장·한) 김종암(64·전 시의원·무) 김영관(40·부산시장 정책특보·한) 고봉복(59·시의원·한) 최길락(65·부산도시개발공사 상임감사·무) 강준원(43·동방기업 대표·우)▲강서구=강인길(46·현 구청장·한) 김진옥(39·구의원·우) 박광명(62·전 시의원·무)▲연제구=임주섭(62·부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한)▲수영구=유재중(49·현 구청장·한) 박현욱(50·시의원·한) 이남중(50·시민운동가·우)▲사상구=윤덕진(68·현 구청장·한) 송숙희(46·여·시의원·한) 오보근(51·구의원·한) 최봉근(52·구의원·한) 강주만(54·시의원·우) ●대구 ▲중구=정재원(63·현 구청장·한) 류규하(50·시의원·한)▲동구=이훈(64·현 구청장·한) 최규태(64·경동정보대 외래교수·무)▲서구=윤진(59·현 구청장·한) 강황(60·석산섬유 대표이사·한) 서중현(54·대구경제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무)▲남구=이신학(61·현 구청장·한) 하종호(47·대구달구벌복지회관 관장·무) 김선명(49·시의원·한)▲북구=이종화(56·현 구청장·한) 김충환(44·시의원·한)▲수성구=이진훈(49·현 부구청장·한) 김형렬(47·한나라당 중앙당대변인실 행정실장·한) 이원형(54·전 국회의원·한)▲달서구=곽대훈(50·현 부구청장·한) 정판규(46·우 경북도당 사무처장·우)▲달성군=이종진(55·현 부군수·한) 박성태(42·시의회 부의장·한) ●울산 ▲중구=조용수(52·현 구청장·한) 천병태(45·전 시의원·노) 성보경(63·전 울산시교육위원·노) 이철수(59·외국어학원장·무) 이정환(57·전 청와대비서관·우) 김영길(43·구의원·우)▲남구=이채익(50·현 구청장·한) 김헌득(46·시의원·한) 김두겸(47·구의회 의장·한) 김진석(41·전 시의원·노) 임동호(37·우리당 울산시당위원장·우) 임종락(36·노동자·노) 이동해(53·전 대한유화노조 수석부위원장·우) 윤인섭(48·변호사·노) 윤원도(44·전 구의원·우) 도광록(46·전 시의원·우)▲동구=이갑용(47·현 구청장·노) 송시상(59·시의회 부의장·한) 김종훈(41·시의원·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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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우)▲밀양시=김종상(63·한 중앙위원·한) 박한용(54·밀양경제연구원장·한) 이기영(58·밀양농협장·한) 박태희(48·도의원·한) 박종흠(54·전 경남도 건설국장·한) 김상재(57·창녕부군수·한) 권영환(56·경남도 환경녹지국장·한) 이상천(51·변호사·한) 엄용수(39·공인회계사·우)▲거제시=김한겸(57·현 시장·한) 윤종만(61·시의회 의장·한) 문경춘(42·전 언론인·한) 정상욱(55·수산업·한) 김광용(40·동국대 겸임교수·한) 김찬경(57·전 도의회 총무담당관·우) 권순옥(51·시의원·우) 변성준(41·회사원·민주노동당) 윤영(50·거제대 교수·무)▲양산시=오근섭(57·현 시장·한) 송홍룡(52·전 도의원·한) 조문관(50·도의원·한) 이철민(44·당원협의회장·우) 정병문(41·시의원·우) 송인배(36·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우) 주철주(56·삼린농장 대표·우)▲의령군=한우상(57·현 군수·한) 권태우(56·전 도의원·한) 김채용(57·경남도 행정부지사·한)▲함안군=진석규(57·현 군수·한) 진종삼(66·도의회 의장·한) 조영규(58·법무사·한)▲창녕군=김종규(57·현 군수·우) 이수영(58·도의원·한) 홍삼식(59·밀양부시장·한) 한홍윤(48·법무사·한) 강모택(46·한 도당 부위원장·한) 하진(61·전 경남도교육위 의장·한)▲고성군=이학렬(53·현 군수·한) 제정훈(60·정당인·한) 최평호(57·전 부군수·한) 안수일(59·여행사 대표·한)▲남해군=하영제(52·현 군수·한) 정현태(42·전 남해인터넷뉴스 대표·우)▲하동군=조유행(58·현 군수·한) 노영태(61·하동축협장·한) 남명우(52·지역발전연구소장·무)▲산청군=권철현(57·현 군수·한) 조용규(61·전 함양부군수·한) 이서우(55·군의회 의장·한) 이승화(49·도의원·한)▲함양군=천사령(62·현 군수·우) 이창구(53·전 도의원·한) 임창호(53·도의원·한) 고영희(60·함양농협장·한) 이철우(56·울산시교육청 부교육감·한)▲거창군=강석진(46·현 군수·한) 최용환(42·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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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열(63·전 군위군 부군수·무)
  • ‘8·31대책’ 홍보연합전선

    부동산이 요즘 최고의 화두다. 지난 ‘8·31 대책’ 발표 이후 신문과 방송은 매일 관련 후속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가 기관들의 공공 캠페인 역시 부동산에 올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국정홍보처 등이 공동 제작한 `이제 부동산 투기는 끝났습니다.´와 대한주택공사의 ‘부동산 대책홍보’, 한국토지공사의 ‘국토사랑 나라사랑’ 등의 캠페인을 신문과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인쇄 광고의 카피를 이해찬 국무총리가 직접 썼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노무현 정권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신문을 비롯한 신문 매체의 9월2일자 지면을 보면 정부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난다.“이제 부동산 투기는 끝났습니다.”“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란 생각, 부동산 정책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바뀌고 말 것이라는 생각,2005년 8월31일이 마지막입니다.” 톤이 아주 높다. 그러나 의지 천명은 계속 된다.“국민참여 부동산 정책, 과거와는 다릅니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부 사항 4가지를 표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도 정책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택자금 지원과 임대주택 공급확대로 서민 주거안정을 이루겠습니다.” “실거래가 신고와 과세로 투명한 부동산 거래를 만들겠습니다.” “다주택보유자, 투기자에 대한 세금강화로 투기를 근절하겠습니다.” “실수요를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두고 있다. 대한주택공사의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도 여러 가지를 곱씹게 한다.“사람들은 이곳에 아파트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도시의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이니까요. 바람도 집의 일부입니다.” 진솔한 메시지에 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감성에 호소하는 CF에도 눈길이 간다. 대한주택공사의 ‘환자’편에서 탤런트 김주혁이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특징”이라며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국정홍보처의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편에는 2명이 나온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를 지으셨지만 아직 당신을 위한 아파트를 짓지 못하셨습니다.”(54세의 건설근로자 조일곤씨) “대한민국에서 가장 늦게 퇴근을 하지만 내집 마련을 위해선 이렇게 얼마나 더 일해야 할지 모릅니다.”(41세의 회사원 김상엽씨) CF는 이렇게 마무리된다.“대한민국은 이들에게 집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참여 부동산정책,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짓겠습니다.” 국민 모두의 바람이 집약된 카피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언론이 부동산 컨설턴트?/ 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언론이 부동산 컨설턴트?/ 이상일 논설위원

    집값·땅값 급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정부가 급기야 8·31부동산종합대책까지 내놓았다. 요즘은 세간의 비판 화살이 언론사로 향하는 모양이다.“집값 급등에 대해 대책 세우라고 난리칠 때는 언제고 대책을 마련하니까 세금이 많다고 비판을 하니 말이 됩니까.”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언론사의 ‘오락가락하는’ 논조에 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말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부동산관련 언론 보도태도에 관한 세미나에서 전강수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언론사들이 ‘세금폭격’‘세금 테러’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쓰며 8·31종합대책을 미리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남 때리기’라고 매도하면서 부동산부자들의 이해를 대변해 온 일부 언론이 이번에는 동일한 정책을 두고 서민들의 세부담 증가와 임대료 상승 가능성 등을 이유로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도 일부 신문이 부동산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잘못 계산함으로써 세금부담을 과장하는 왜곡기사를 썼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부동산보유세의 실효세율이 2009년까지 10배나 뛴다는 식으로 내용을 튀겼다고 소개했다. 사실 오보와 과장기사 등은 우리 언론의 해묵은 문제요, 숙제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급박성과 전문성 부족이 빚은 한국 언론의 취약점으로 부동산 보도에서도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언론사마다 타깃 독자층이 부자인가, 서민인가에 따라 세금 등 정부 대책에 대한 접근은 달라질 수 있다. 대책을 촉구하다가 대책의 내용을 비판할 때면 독자들에게는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런 지적사항보다 언론계안에서 스스로 제기하는 부동산기사에 대한 큰 우려는 신문기사가 언제부턴가 부동산컨설팅을 닮아가는 점일 것이다.‘청약 프리미엄 줄어…재개발 노려라’‘주택·재테크 5계명’‘강남 인접… 투자메리트 충분’‘위축된 상가시장 투자 요령’‘테마를 알면 돈이 보인다’ 등 제목만 보면 컨설팅 회사의 투자 권유 팸플릿을 방불케 한다. 6년여전 부동산규제가 풀릴 때 신문 제목도 마찬가지였다.‘어느 지역 아파트로 갈아탈까’‘값 하락-규제 해제… 땅투자 지금이 적기’라거나 ‘부동산투자(금리하락기의 재테크)’등 노골적으로 투기를 부추긴 기사도 있었다. 외국의 유수 신문들에서 찾기 힘든, 정론지나 종합경제신문을 표방하는 한국 신문들의 제목들이다. 8·31대책을 발표한 다음날 한 일간지의 40여쪽 신문중 절반은 부동산기사로 채워졌다. 부동산전문지로 혼동할 정도였다. 매일 2개면 이상의 부동산면을 싣는 신문도 있다. 건설사와 수십만명의 중개업자를 의식한 마케팅전략일 수 있지만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한 모습이다. 수년전 정보기술(IT)붐 때 설익은 정보를 마구 실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었다. 대량의 부동산 기사가 질적으로 충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사는 사실을 통한 선동’이라고 월터 리프먼은 지적했다. 일부의 호가 높은 거래를 보고 ‘가격이 뛴다’고 보도하면 기사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 매물이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부동산값이 오를 수 있다. 선동적인 부동산 기사가 없다고 언론계는 자신할 수 있을까 자성할 대목이다. 부동산 기사의 내용 대부분이 아파트와 토지인 것도 문제다. 저질의 아파트를 고발하고 부동산투기를 일상화하는 기업들, 엉망인 도시계획을 다룬 부동산 기사를 보고 싶다. 부동산기사는 좀 줄이는 대신 더 정밀해야 한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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