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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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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버블 가격에 맞춘 판교 분양가

    다음달 분양하는 판교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비슷한 평형대 시세의 90%선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특히 44평형의 분양가는 같은 평형의 기존 아파트 실거래가보다 2400만원이나 비싼 8억 4800만원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판교 중대형 분양가는 건설업체의 분양금액에다 채권매입 손실액을 합친 것이어서, 채권매입액에 따라 당첨 여부를 결정짓는 구조다. 결국 청약자들은 채권 상한액을 써서 당첨 안정권에 들거나, 그렇지 않으면 청약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 판교는 ‘버블 세븐’의 한곳으로 지목된 분당 바로 인근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이곳의 분양가는 상당한 관심사였다. 정부 역시 판교 분양가가 인근 분당·용인과 서울 강남지역 등 여타 버블지역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분양가 책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막상 분양시기가 다가와 뚜껑을 열어 보니 전혀 딴판이다. 정부가 분당지역 아파트에 20∼30%의 거품이 끼었다고 몰아 붙인 게 불과 서너달 전의 일이다. 결국 판교 분양가를 분당 집값의 90% 수준으로 잡은 것은 “버블 가격을 정부가 그대로 추인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판교 분양가를 시발로 인근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되살아나면 집값은 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가 일련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펼쳐 집값이 차츰 안정되어 가는 추세다. 판교 분양가로 인해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면 그간의 노력은 허사가 될 것이다. 정부는 채권상한액을 대폭 낮추는 것을 포함해서 판교 분양가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기 바란다.
  • [경제정책 돋보기] 금통위 금리 정책 딜레마

    “제발 금리 좀 인상해 주세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사는 맛이 없어요.”(ID 분노시민) “금리 좀 내리세요. 이자 때문에 도저히 못살겠소.”(ID 서민) 지난 7일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 금리)가 동결된 뒤 한국은행 자유게시판에 오른 글들이다. 항상 그렇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콜금리 수준을 결정하고 나면 이런 저런 뒷말이 무성하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정적인 영향은 남기 때문에 금통위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다. 요즘처럼 부동산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을 놓고도 같은 이유로 ‘금리인상’과 ‘금리동결’을 각각 요구하고 있어 금통위원들로서는 ‘딜레마’가 아닐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 폭등이라는 돌발악재까지 겹쳐 콜금리 인상을 염두에 뒀던 한국은행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콜금리, 어떻게 결정하나 콜금리 수준은 한은의 정책결정기구인 금통위에서 결정한다. 금통위는 한국은행 총재, 부총재, 국민경제를 대표하는 5명 등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총재,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위원은 한은, 재정경제부, 금감위, 상공회의소, 은행연합회에서 1명씩 추천한다. 이들은 통상 매달 둘째주 목요일 회의를 갖고 콜금리 인상, 동결, 인하 여부와 변동폭을 결정한다. 각 위원들의 주장을 들은 뒤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리는데, 팽팽하게 의견이 맞서면 드물지만 표결을 거치기도 한다. 다음달(8월)에는 10일 콜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위원들의 임기는 4년(부총재는 3년)이며, 전원 상근직이다. ●고유가로 노심초사하는 한은 금통위는 올들어 지난 2월과 6월 두차례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따라 현재 콜금리 수준은 4.25%로 미국 정책금리(5.25%)와는 여전히 1%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달에도 인상 가능성이 일부 거론되기는 했지만, 동결됐다. 최근 들어서는 콜금리 결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물가, 경기상황, 환율, 유가, 부동산 상황 등 국내·외 경제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동위기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14일 두바이유 현물가가 배럴당 71.96달러로 사상 처음 70달러대를 넘는 등 3대 국제유가가 모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유가가 대세로 굳어질 경우 한은이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63달러로 잡고 예측한 올해 5% 성장률 달성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콜금리 추가 인상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문제는 고유가로 올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성장 기조까지 흔들릴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기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인상해도, 동결해도 문제는 남아” 어떤 카드를 선택하든 어느 정도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당장 부동산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라는 요구가 많다. 부동산값이 오르는 것은 저금리에 따른 과잉유동성(자금이 남아돔)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려 돈줄을 쥐게 되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리를 올리면 은행에서 빚을 내 집을 산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00조원에 이르며, 가계부채 중 90% 정도가 변동금리의 적용을 받고 있다. 결국 콜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도 따라 올라 생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더블딥(경기가 반짝 회복후 다시 침체하는 현상)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부동산값 상승이 과잉유동성과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복합적으로 작용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부담만을 내세워 ‘금리동결’을 외치는 쪽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다른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부동산문제만 놓고도 이처럼 ‘인상’,‘동결’중 선택이 쉽지 않다. 더구나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정부·집권당의 ‘압박’이 거센 것도 금통위원들에게는 부담이다. 하지만 ‘외부압력’ 등의 변수는 콜금리수준을 결정하는 데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3명의 위원이 교체된 뒤 열린 세 번의 금통위에서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밖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독자적인 영역인만큼 (콜금리 수준은) 금통위원들의 판단으로만 결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권오규號 ‘가시밭길’

    권오규號 ‘가시밭길’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마무리할 ‘권오규 호(號)’가 18일 돛을 올린다. 16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권오규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 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앞서 오전에는 한덕수 전 부총리가 이임식을 갖는다. 이로써 권 신임 부총리를 중심으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등 새 경제팀의 진용이 꾸려지게 됐다. 새 경제팀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관료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개방과 경쟁’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넘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데다 당·정·청간의 정책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경기 활성화다. 체감 경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등 하반기 경기 둔화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등 해외 여건도 좋지 않다. 이에 새 경제팀은 경기를 회복시킬 묘안 마련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대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진행에 따른 ‘국론 분열’ 양상도 가라앉히고, 민심의 동요 없이 부동산 시장 정책도 연착륙시켜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암초가 놓여 있다. 중장기 조세개혁, 비과세·감면 축소등 골치 아픈 결정들도 많다.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 각종 연금개혁 등도 풀어야 할 난제다. 무엇보다 지난 5ㆍ31 지방선거 이후 깊어만 가는 당·정·청간의 갈등을 하루빨리 봉합해야 한다. 경기 진단과 처방을 놓고 심한 이견을 보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등 여당과의 불협화음 속에서 얼마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경제 정책 추진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여당의 정책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뼈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운용의 묘를 살리는 ‘컨트롤 타워’ 기능의 회복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 론스타 사태 등을 통해 추락한 재정경제부의 위상을 제고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발휘도 권오규 신임 부총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제로금리/ 염주영 수석논설위원

    고대 사회에도 금리라는 개념이 있었다고 한다. 금융분야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윌리엄 번스타인은 저서 ‘부의 탄생’에서 바빌로니아에서는 은에 20%, 밀에 30%의 금리를 주었다고 적고 있다. 로마제국의 전성기에는 금리가 연 4%까지 낮아졌다는 기록도 있다. 반면 이슬람 사회에서는 금리가 아예 없었다.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가 이자를 받는 것을 금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했던 옛 소련이나 붕괴 이전의 동구권,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과 북한 등에서도 금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과의 수교 직후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은 현지에서 상담을 할 때 금리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금리는 연 10% 수준을 넘는 것이 보통이었다. 또한 체제불안이 심한 사회일수록 금리가 높았고, 사회가 안정되면 금리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그러나 이런 역사의 경험과는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일본이 그런 예다. 지난 2000년 8월 일본은행(BOJ)은 제로금리를 선언했다. 장기호황의 뒤끝에 찾아온 ‘버블붕괴’로 주식과 부동산의 값이 폭락하면서 일본경제는 한없이 추락했다. 기업들은 더이상 투자를 기피했고 고용은 급격히 위축됐다. 제로금리 정책은 이처럼 맥없이 무너져가는 일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금리는 자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자금에 대한 사용료이다. 제로금리가 되면 이자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어느 누구도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달랐다. 그들의 저축성은 거의 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 특유의 저축성 때문에 소비는 갈수록 격감했다. 놀란 일본정부는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온갖 지혜를 동원했다. 심지어 국민들에게 10만엔짜리 상품권을 나눠주고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일본국민들의 대다수는 이를 다시 현금으로 바꾸어 은행에 저축했다고 한다. 그러던 일본이 제로금리 탈피를 선언했다.BOJ는 14일 기준금리인 금융기관간 무담보 콜금리를 0%에서 0.25%로 인상했다.15년의 장기불황을 벗어난 일본경제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커 보인다. 염주영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론스타 과세 자신있다”

    전군표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13일 국회 재경위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미국계 투기자본인 론스타에 대한 과세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에 대한 과세, 부동산세제 완화, 전임 국세청장의 사퇴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 후보자가 실무에 밝고 도덕성 측면에서도 큰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탓인지 여야 의원들은 주로 ‘정책 검증’에 치중했으며, 특히 후보자가 최근 피력한 ‘따뜻한 세정’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전 후보자는 미국계 투기자본인 론스타에 대한 과세 여부를 묻는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의 질의에 대해 “외국계 투기자본이나 기업에 대한 과세는 입증자료와 논리의 전쟁”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잘 준비하고 있으며, 과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론스타의 소재가 (원천징수 절차 특례가 지정돼 있지 않은) 벨기에로 판명이 나도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며 “지역별이 아닌 유형별로 과세하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에 대한 과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행 규정상 어렵다.”며 “법 감정상으로는 과세 필요성이 있을지 모르나 조세법률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과세불가의 근거인) 재경부 예규가 바뀌면 저희도 다시 검토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전 후보자는 또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언론사도 영리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동일하게 조사한다는 원칙”이라며 “그러나 23개 언론사를 일괄적으로 동시에 조사하거나, 오해를 일으키는 조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에 대한 올해 세무조사 가능성에 대해 “규모와 성실도에 따라 각 지방청이 선정하면 선정대상이 나올 수 있다.”면서 “지난 2001년 언론사 일괄 세무조사 이후 (언론사에 대한) 조사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세제와 관련해서는 의원들은 서민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으나 각론에서는 여당이 거래세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야당은 보유세 경감을 주장해 입장차를 보였다.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윤진호(41·85학번), 이원구(35·91학번), 이종필(29·97학번)씨. 각기 다른 시기에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현재 하는 일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났다. 이들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볼까. 정치와 사회, 학생운동에 대한 솔직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윤진호 개인적인 얘기 한마디 하자. 오늘 참여정부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텐데 그런 면에서 내가 입장이 제일 난처한 것 같다. 전대협 세대는 학생운동의 중심세력이었으면서 현 정권에도 많이 포진해 있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원구 사실 요즘 허무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진보세력의 집권 10년이 이제 황혼으로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은 무늬는 진보지만 사실 진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국민의 정부도 DJP연합으로 탄생됐고 참여정부 역시 순수하게 개혁·진보세력만으로 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명확한 집권세력이 없다 보니 정치색깔이 선명할 수 없었다. 정책도 일관성이 없었다. 또 개혁·진보 진영이 집권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노무현 정권 초기에 보수언론의 공격 대상이었다. ●이종필 여기에서 가장 막내인 나도 답답하다. 집권 이후 줄곧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 양극화 문제 해소를 사회적 어젠다로 설정한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교하고 일관된 정책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윤진호 국민적 기대에 비춰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가능성 있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40대가 넘어선 전대협 세대들이 민주노동당보다 열린우리당 지지가 많은 것은 ‘전대협 세대’의 특징이 아니라 40대 세대의 특징이라고 봐야 한다. ●이종필 20대인 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편이다. 온라인 공간을 통한 20대의 참여율은 높다. 하지만 이것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낼 만한 콘텐츠나 정치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원구 진보적 가치나 개혁적 신념을 갖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현실보다 오히려 이상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현실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게 인생이다. 이런 사람들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열린노동당’ 지지자라고 한다. ●윤진호 요즘 대학 총학생회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총학생회가 변화해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내가 바라는 내용의 학생회가 아니다.’라는 또다른 의견 표출이다. 과거 학생회의 경우 학생회 활동이 곧 정치활동이었다. 하지만 점차 그 기능이 분리되는 것 같다. ●이원구 사법연수원에서 많은 연수원생들이 민노당 정식 당원으로 활동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민노당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큰 것 같다.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선배들은 대학에서 진짜 정치활동을 해 본 적 없다. ●이종필 최근 몇년 사이 총학생회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관계설정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었다. 대학생들의 요구 중 많은 대목은 정치·사회와 연관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참여와 학내자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만은 없다. 분명한 것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학내 정치적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윤진호 민노당도 변해야 할 때다. 민노당은 노동부나 보건복지부 장관까지는 하더라도 산업자원부나 재정경제부 장관은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민노당도 집권을 상정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종필 민노당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표를 끌어 와야 하는데 어이없게도 한나라당에 모두 뺏겼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대항 테제 형식의 문제제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딴죽 거는 수준으로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다. ●이원구 지난 지방선거의 쟁점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면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였다. 그런데 정부에 대한 비판 말고 민노당의 대안이나 정책이 국민들에게 회자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 민노당의 위상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적 어젠다에 대해 민노당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면 10%의 지지율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이다. 민노당은 아직까지 실험과 연습과정이라고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더 오래 민노당의 실패를 참아줄지 회의적이다. ●윤진호 정치권에 진출한 학생운동 세력은 사실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신들에게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 내 주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나왔다. 놀랍다. 한편으로는 학생운동 출신뿐 아니라 세대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 같다. ●이원구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대책팀에 속해 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만 FTA는 어려운 주제다. 그런데 과연 이처럼 어렵고도 중대한 FTA 문제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진출한 이른바 ‘386세력’들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전문성의 부재를 지적하고 싶다. 굳이 정치조직 인사가 꼭 전문분야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문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국민들이 ‘전문성 부재’를 이해해 줄 것 같지는 않다. ●윤진호 참여정부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보라고 한다면 50점 미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도 많지만 친소 관계를 떠나 학생운동과 관계 없는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반영한 결과다. ●이원구 60정 정도 줄 수 있을 것이다.60점이면 수우미양가 가운데 양 정도 될 것이다. ●이종필 참여정부의 현 지지율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20점 정도 될 듯하다. ●윤진호 이번 선거에서 미미하게나마 한나라당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도면 기존 한나라당 정서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종필 몇년 전만 해도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지지정당을 물어 보면 한나라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히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는 이념성향이 다양화된 것이지 20대의 보수화로 볼 일은 아닌 듯하다. 다만 ‘일반화의 오류’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전대협 세대나 IMF 이후 세대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다는 것이 모든 전대협 출신 총·부총학생회장을 싸잡아 말할 것은 아니다. ●이원구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평판이 높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소신과 사명의 문제일 뿐이다. 한나라당이든 민노당이든 스스로가 가진 정치성향이 문제다. ●윤진호 진보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우선 경제 안정·회복과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아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만드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이원구 변호사 일을 하면서 동시에 민변활동을 하고 있다. 내 영역에서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학생운동을 하면서 주장했던 것 중에 “국민을 위해 훌륭한 무기를 갖고 사회에 나가자.”는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전문적 영역에서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무기를 갖기 위해서였다. 좀더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종필 한국사회가 전체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기조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것은 ‘공동체’밖에 없다고 본다. 이런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서울희망나눔센터’ 건설을 위해 일하고 있다.‘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연구원 활동도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국사회의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리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日 금리인상 임박… 우리 금융시장 파장은

    日 금리인상 임박… 우리 금융시장 파장은

    일본은행(BOJ)이 13∼14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6년 만에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의 금리인상은 그동안 저금리로 엔화대출을 받은 국내 기업의 이자부담을 증가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가속화해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린다.‘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으로 역류해 국내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률이 좋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금리를 높게 주는 채권에 투자해 차익을 올리는 거래를 말한다. 국제 투기세력이나 헤지펀드들은 그동안 일본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주식시장이나 미국 국채에 투자해 왔다. ●“국내 유입 엔 캐리 자금 적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본의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나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유입된 엔 캐리 자금이 적고, 일본은행이 지난 3월 계량적 통화완화 정책을 종료한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경제·금융전망’ 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속도와 인플레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3·4분기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엔 캐리 자금 이동의 국내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 온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액은 8억 1800만달러로 전체 자금 순유입액의 1.24%에 불과해 증시 하락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 양국의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국내에서 엔 캐리 자금이 청산될 여지도 줄어든다. 한은 이성태 총재도 지난 7일 콜금리 동결 당시 “일본 금리 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다소 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가격으로 반영된 상태여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면 전세계적인 엔 캐리 청산의 파도가 한국 시장을 강타할 수도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엔화대출이 걱정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 여파가 국내 엔화대출 기업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저금리의 엔화를 많이 빌려 쓴 기업들은 이자 부담과 엔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떨어져 수출 기업에도 타격이 된다. 최근 시중은행의 엔화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 등 6개 시중은행의 6월말 현재 엔화대출 규모는 1조 942억엔이다. 지난해 말 8078억엔에 비해 무려 35.5%나 늘었다. 그동안 엔화대출 금리는 연 2%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5∼6%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엔화대출을 쓴 사람들 가운데는 의사·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개인사업자들이 많다. 은행들은 면허증이나 사업등록증만 있으면 용도에 제한없이 엔화대출을 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부동산 투자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물환 계약으로 환 위험을 헤지하지 못한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과 환차손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면서 “원·엔 환율을 예의주시하며 엔화대출 규모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권오규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1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권오규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참여정부 경제정책과 ‘코드인사’ 논란 등이 쟁점이었다.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은 “지방선거 여당 참패 원인은 당·정·청이 민심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책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반성하고 기조를 변경해야 한다.”며 ‘인위적 경기부양은 않는다.’는 정부와 권 후보자를 겨냥했다. 같은 당 박명광 의원도 “정부가 단기 부양책이라도 써서 실질성장률을 높이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이 (여당의) 김근태 의장을 만나 서민경제 회복을 내년 하반기에 맞추자고 했다는데, 내내 죽이다가 대선에 맞춰 살리자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병수 의원도 합세했다.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인 ‘코드인사’ 논란도 재연됐다. 유승민 의원은 “후보자가 대통령과 철학이 같다고 했는데 대통령 경제철학은 3년 동안 하다가 실패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부동산정책이나 카드사태 때 후보자가 책임있는 자리에서 정책을 추진했는데 결국 실패한 정책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승민 의원은 “권 후보자가 외환은행 프랑스 파리 지점에 개설한 계좌에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경부의 인사청문 관련 답변서를 근거로 ‘권 후보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재직하면서 파리지점에 통장을 개설한 날은 2003년 8월28일이지만,OECD 대사에 취임한 시점은 2004년 7월30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계좌 개설 당시 외환은행 매각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연관성을 추궁했다. 그러나 권 후보자는 “서류상 착오일 뿐이며 대사직 부임 이튿날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하반기 부동산시장 재편?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거래 과정이 한층 투명해지면서 시장 재편 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청약제도 개편 움직임으로 청약통장가입자들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무질서한 시장이 잡히면서 거래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투명성 확보로 투기 잡는다 실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아파트 거래 통계가 나온다. 완벽한 통계는 연말쯤 구축될 예정이지만, 정부는 담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곳에 대해선 우선 확보된 실거래가를 공개,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실거래가 통계가 구축되면 소비자들은 정확한 가격정보를 얻을 수 있고, 호가 위주의 가격 통계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던 사설 정보업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시장은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 등기부등본에 실거래가 기재가 의무화되면서 허위계약서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부동산중개시장에서는 ‘업-다운계약서’로 불리는 이중계약서가 대부분 사라졌다. 특히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자금조달·입주계획 신고를 의무화해 투기성 거래가 줄어들고 시장경쟁 원칙에 따른 집값 형성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무거운 세금, 매물 증가는 미지수 당장 이달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들면 세금 인상을 피부로 느낄 것이다.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서민주택,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비 세부담 상승률이 제한되지만 6억원 이상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재산세 인상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12월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데 6억원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이 다시 한번 세부담에 놀라게 된다. 내년부터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중과세 조치도 따른다. 하지만 중과세 조치로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주인들이 팔자 물건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양도세를 매김에 따라 실질적인 양도세 인상 요인이 생기면서 기대 수익 하락으로 집주인들이 선뜻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래 투명성 확보로 수요가 감소, 활발한 거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청약제 개편, 통장 가입자 우왕좌왕 당장 도입하지는 않지만 소형 아파트에 대해 무주택자 위주의 청약제도 개편 윤곽이 드러나면서 통장 가입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청약저축 가입자와 무주택자들에게는 유리한 정책이지만,25.7평 이하 민영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예금·부금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청약기회를 잃게 된다. 따라서 중대형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통장 갈아타기’ 증가도 예상된다. ●재건축, 일관된 규제 강화 기반시설부담금, 안전진단강화 등으로 재건축 시장은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늘어나는 면적에 대해선 기반시설부담금을, 조합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조합원에게 개발부담금을 물린다. 사업의 투명성 확보와 함께 개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8월부터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공적기관에 맡겨야 한다. 사업의 첫 단추부터 엄격히 적용, 무분별한 재건축을 막고 투기 수요를 줄이자는 취지다. 서울 강북 뉴타운 사업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강북에 2곳의 도시재정비촉진지구가 지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강북 재개발 시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를 가능성이 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현정권 반성할줄 몰라 탄핵의 확신 변함없어”

    “현정권 반성할줄 몰라 탄핵의 확신 변함없어”

    “현 정권은 반성할 줄 모른다.” 7·26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을에 나서는 조순형 민주당 전 대표가 출사표를 올리면서 전매특허인 ‘쓴소리’를 또 내놨다. 조 전 대표는 11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계속되는 독선과 오만에 대해 또 한번 심판할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5·3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거역하고 있다. 부동산정책 등 경제정책 실패 책임자를 교육부총리로 임명한 것이 독선과 오만의 단적인 사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 대해 “어느 정권이나 정책적으로 잘못할 수 있는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지적하는 야당과 언론을 적으로 몰고 간 게 참여정부 최대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2004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데 대해선 “(탄핵이 아니라) 25년에 걸친 정치행적과 19년 의정을 평가 받을 것”이라면서도 “정치행적엔 잘했든 못했든 탄핵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또 “(탄핵에 대한) 저의 확신은 변함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올 경제성장률 4.8% 전망”

    올 하반기에는 수출과 내수경기가 동시에 둔화함으로써 연간 경제성장률이 5%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10일 발간한 ‘2006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0.8%포인트 높은 4.8%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망치 4.7%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으나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지난 4,5일 발표한 5.0%와 5.1%보다는 낮은 수치다. 예산정책처는 최근 금리가 잇따라 인상되고 정부가 강력하게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을 폄에 따라 잠시 회복세를 보였던 건설경기가 부진해지는 등 내수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이 추가로 경제긴축 조치를 내렸고,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수출 증가세마저 주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 물가도 올 상반기에는 2.4%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2.9%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무엇보다 국내 경기가 올 상반기를 정점으로 경기 순환주기상 수축국면 초기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정책처는 그러나 “최근 1년 여에 걸쳐 경기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하듯 ‘이중침체’를 뜻하는 더블딥(double-dip)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탐사보도]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

    과거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섰던 대학 총학생회장 등 학생운동권 출신 중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은 4명 중 1명꼴밖에 안됐다.70% 이상이 여당 선거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에서 찾았다. 참여정부의 남은 기간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과 사회화합, 갈등해소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총학 출신의 3분의2는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서울신문이 대학 총학간부 출신 101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구조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조사는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서울시내 8개 대학의 1984∼2005년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자들의 5·31 선거 정당 지지율은 민주노동당이 51.5%로 절반을 넘었고 열린우리당 23.8%, 한나라당 10.9%였다. ●“盧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76% 열린우리당의 선거 참패 이유(복수응답)로 72.3%가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은 각각 40.6%로 두번째였다.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에 책임을 더 많이 돌렸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대통령 국정운영이 문제라고 답한 비율이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응답자의 76.2%는 대통령이 ‘못하고 있다.’(매우 22.8%, 다소 53.5%)고 했다. 청와대·정부 등에 포진한 ‘386세력’에 대해서도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오만과 독선’41.6%,‘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 26.8%였다. ●일관성 결여·양극화 가장 문제 참여정부에서 가장 잘못된 것으로 전체의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53.5%는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다.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과 ‘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도 지적됐다. 남은 기간 현 정부의 역점과제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사회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 ‘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 순이었다.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예상한 사람이 64.9%로 압도적이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응답은 23.7%에 불과했다. 유력한 당선후보로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열린우리당에서는 김근태 당의장이 각각 꼽혔다. 특별취재팀
  •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탐사보도] 10명 중 8명 “학생운동 탈이념화 우려”

    서울신문이 국내 언론 최초로 실시한 역대 총학간부 의식구조 설문조사는 1984∼2005년 활동했던 서울시내 8개 대학(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출신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쉽지 않았다. 대학본부, 총학생회, 총학동우회 등이 보유한 연락망을 바탕으로 현재의 연락처를 추적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비밀경로를 이용해 이들의 연락처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200여명에 연락이 닿았으나 “설문내용이 너무 민감하다.”“총학 출신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등 이유로 30여명이 설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총 172명에게 이메일과 팩스로 설문지를 보냈으며 이 가운데 101명이 최종적으로 회신을 했다. (1) “여당 참패는 대통령 탓”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응답자들의 72.3%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꼽았다. 이어 ‘열린우리당의 역할 미흡 및 당론 혼선’과 ‘경기회복 실패와 집값 급등 등 경제적 요인’이라는 응답이 각각 40.6%였다. 정치권 진출이 가장 활발한 전대협 세대는 84.6%가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를 패인으로 지적,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총련 세대와 IMF 세대는 이 응답의 비중이 가장 높기는 했지만 전대협 세대보다는 낮은 65% 안팎이었다. 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 사람일수록 대통령 책임론을 더 강하게 나타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선거 참패 원인이 대통령 국정운영 실패라는 견해가 65.4%였지만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72.7%였다. (2) 절반 이상 “민노당 지지” 5·31 지방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51.5%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는 23.8%로 절반 수준이었다. 과거 학생운동권이 ‘타도대상’으로 삼았던 민자당-신한국당을 뿌리로 한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은 10.9%였다. 전대협 세대는 민주노동당(20.5%)보다 열린우리당(38.5%)을 더 많이 지지한 반면 한총련 세대는 열리우리당보다 민주노동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9%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대체로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정당들에서 비전과 긍정적 방향성을 찾을 수 없다.”“젊었을 때 가졌던 참여와 현실 개혁에 대한 의지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는 등을 이유로 들었다.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5.9%에 불과한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는 그 세 배가 넘는 20.6%에 이른 점이 특이했다. (3) “민노당은 결과물이 없다”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도가 뚝 떨어진 이유에 대해 41.6%가 ‘유권자들이 그동안 보내준 성원 만큼 결과물을 못 내놓았기 때문’을 이유로 꼽았다.24.8%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상(理想)적인 정책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10.9%는 ‘유권자들의 보수화’를 들었다. 또 9.9%는 ‘행정전문가를 뽑는 지방선거의 특징’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8.9%는 ‘성장이 더 중요한 시기임에도 지나치게 분배에 치중한 점’을 약세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아직 민주노동당의 집권을 가정하는 것이 상상이 안 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4) 현 정부 문제는 ‘오락가락’ 참여정부의 가장 부정적인 키워드로 59.4%(2개 복수응답)가 ‘국정운영과 정책추진 방향의 일관성 결여’를 들었다. 재벌정책·노동정책·외교정책·부동산정책 등에서 당·정·청의 불협화음과 오락가락하는 모습 등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번째로 많은 53.5%가 ‘양극화의 심화’를 꼽았으며 이어 ‘집권세력의 경솔한 언행’(28.7%),‘경기침체 지속’·‘부동산 가격급등’(각 13.9%) 순이었다. 한 응답자는 ‘어설픈 386’을 꼽으면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과거 자신들이 가졌던 신념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했다.”고 이유를 달았다. (5) 남은 기간,분배실현 매진을 참여정부의 과제로 ‘정교한 분배정의 실현’(35.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사회 전반의 화합을 통한 갈등해소’(22.4%)-‘남북관계 활성화 등 통일노력´(14.3%)-‘정치·사회적 민주화’(9.2%)-‘성장 중심으로 방향 전환’(6.1%) 순이었다. 11%가 넘는 기타 의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신자유주의와의 결별’을 요구했다.“참여정부 전반에 걸쳐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포기하거나 배척해야 한다.”“현 정권의 인재풀과 성격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데도 그것을 고집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의견들이었다. (6) 3대 갈등은 빈부-통일-지역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3대 갈등 요인(3개 복수응답)으로는 빈부(72.3%)-통일외교(44.6%)-지역(41.6%)이 꼽혔다. 심화된 경제적 양극화를 서둘러 극복하고 남북·대미 등 대외관계를 둘러싼 분열된 국론을 한 데 모으는 한편 해묵은 지역간 대립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뒤를 이어 노사-도농-세대간 갈등이 선결 과제 4∼6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정치·사회적으로 부각되는 모든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문도 적잖이 나왔다. (7) 5명 중 4명 “386 일 못한다”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와 정부부처 등에 대거 진출한 386 운동권 세력들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 만큼이나 낮았다. 응답자의 82.0%가 ‘매우’(24.0%) 또는 ‘다소’(58.0%)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우 잘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8.0%만이 다소 잘한다고 했다. 잘 못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행정실무 등에 대한 경험부족’이 52.5%로 가장 많았고 ‘오만과 독선’과 ‘기존 관료집단 및 정치권과의 부조화’가 각각 41.6%로 두번째에 자리했다. 이어 ‘사회를 바라보는 식견부족’(23.8%)‘오락가락하는 모습’(19.8%) 순이었다. 학생 운동권의 정계 진출에 대해서는 78.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대부분 ‘실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학생운동 경력만으로 정계에 진출했다가 실망을 안긴 인사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8) 41% “학생들과 의제 괴리” 대학 총학생회들의 탈(脫)이념화 바람에 대해 84.2%가 ‘다소’(53.7%) 또는 ‘매우’(30.5%) 잘못됐다고 했다. 잘된 방향이라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종필씨는 “총학생회가 사회의 진보·발전을 위해 모순을 깨뜨리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이 돼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이유로는 41.4%가 ‘의제 설정에서 학생들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33.3%는 새로운 학생운동에 관한 패러다임과 이론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80∼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들었다.1990년대 초반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모씨는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과거 선배들의 이념과 운동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유연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학생회 운영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9) 74% “사회 진보화 안됐다” 사회 전반의 민주화·진보화 추세에도 불고하고 응답자의 74%는 “총학에 몸담고 있을 때에 비해 진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매우 보수화’ 4%,‘다소 보수화’ 55.4%였으며 13.8%는 ‘당시와 비슷하다.’고 했다. 반면 ‘다소 진보’는 21.7%,‘매우 진보’는 1.9%에 그쳤다. 상당 부분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이른바 ‘싹쓸이’를 한 데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5·31 구원투수’ 김근태호 한달

    ‘5·31 구원투수’ 김근태호 한달

    지방선거 참패 직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9일로 취임 한달을 맞았다. 취임 당시 “독배를 피하지 않겠다.”는 ‘사즉생’의 각오를 밝혔지만 지난 한달 동안 ‘김근태 리더십’은 확고히 착근하지 못한 상태다. 선거 직후 몰아친 정계개편의 ‘회오리’에서 벗어나 어렵사리 안정 궤도에 올라섰지만 대국민 회복이나 서민경제 활성화는 여전히 ‘머나먼 길’로 보인다. 김 의장이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당시 마치 늪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마른 땅으로 넘어온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김 의장이 ‘운동권 색채’를 벗어던지고 ‘서민경제’라는 화두로 당의 구심점을 찾고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시킨 점은 평가를 받을 대목이다.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대통령의 ‘탈당 뇌관’을 제거하고, 부동산 세제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내 ‘새로운 리더십’의 싹을 보여 줬다는 지적이다. 김 의장은 이날 “기간 당원제의 재정비 문제를 7∼8월 중에 결정하겠다.”고 밝혀 당 재건에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김 의장이 보여준 ‘정치력’은 여권의 위기를 구해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드인사’ 논란이 일었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기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당시 당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뤘지만 김 의장은 이를 무시하고 ‘협조’를 약속했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김 의장은 교육부총리 임명과 부동산 세제 양보와의 ‘빅딜설’을 자초한 셈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교육부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김 부총리 내정자에 대해 여당의 반발수위가 높을 경우 그는 엄청난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비대위 체제의 균열 조짐도 감지된다. 김 의장과 비대위원과의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의장이 7·26 재보선 선거에 김두관 전 최고위원의 공천 문제를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에 엄청난 폐를 끼친 김두관 전 최고위원을 공천 인사로 거론한 것은 김 의장의 정치적 판단력을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7·26 재·보선도 주요 변수다.40대 청와대 출신들을 전면 배치했지만 민심은 곱지 않다. 서민경제 회복에 대한 ‘올인 전략’ 역시 성과는 미지수다. 본격적 시험대에 오른 김 의장의 리더십의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인사]

    ■ 건설교통부 ◇부이사관 승진 △기획총괄팀장 정병윤△부동산평가〃 이충재△건설경제〃 손태락△기반시설기획〃유인상△수자원정책〃 홍형표△항공안전본부 운항정책〃 김관연△서울지방국토관리청 도로시설국장 전수현△국토지리정보원 측지과장 한상득■ 농림부 △통계기획팀장 徐壯雨△해양수산부(무역진흥팀장) 파견 申昌浩■ 한국수출보험공사 ◇감사 △任左淳■ 한국수출입은행 ◇승진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 沈亨洙△EXIM 컨설팅센터 시니어컨설턴트 黃甲鉉△특수여신관리실 선임관리역 李石珍△인사부소속 국내연수 金學洙△프로젝트금융부 PF2팀장 姜勝中△선박금융부 선박금융3〃 兪承鉉△여신총괄부 여신제도〃 林秉甲 ◇전보(부서장)△협력기획실장 方斗勳△남북협력2〃 陳炳石△홍보〃 盧亨鐘△특수여신관리〃 金海鉉△국별조사〃 鄭載根△비서〃 南基燮△관리지원〃 禹景植△EXIM 컨설팅센터장 柳在益△인재개발원장 崔洪鎭△광주지점장 朴采奎△인천〃 李昌植△강남〃 高錫基△대전〃 林明星△워싱턴사무소장 崔成煥△멕시코시티〃 邊營厚△수은베트남리스금융사장 洪榮杓 (팀장)△프로젝트금융부 PF4팀장 梁桓準△프로젝트금융부 PF5〃 金容蒙△일반수출금융부 일반수출금융〃 全元英△해외투자금융부 투자사업금융2〃 金景子△선박금융부 선박금융4〃 趙韋澤△중소기업금융부 중소금융2〃 李使益△경협1실 아시아1〃 羅基煥△법무실 국제계약〃 石起奉△자금부 자금운용〃 尹錫萬△자금부 오퍼레이션〃 宋寅大△국제금융부 외화조달〃 金聖喆△국제금융부 외화운용〃 鄭求熙△인사부 노사협력〃 閔興植△리스크관리부 리스크관리〃 李東桓△리스크관리부 여신감리〃 崔鎔權■ KBS △보도본부 국제팀 워싱턴지국장 尹堤春■ 고려대 △법무대학원장 겸 법과대학장 河京孝△정책대학원장 겸 정경대학장 趙政男△공학대학원장 겸 공과대학장 金壽遠■ 한국산업기술대 △교무처 교무1팀장 金鎭寬△〃 교무2〃 廉弘郁△행정처 학생복지〃 金錫基△〃 총무〃 崔東守△〃 시설관리〃 鄭光鎭△기획실 정책개발〃 李龍凞△〃 국제협력〃 李栽明△학술정보〃 韓 龍△산학지원〃 趙祥鉉■ 머니투데이 △경영기획실장(상무이사) 도영봉△경영지원실장(〃) 박동원△편집국장(이사대우) 박종면△광고국장(〃) 윤병훈△시스템팀장(부장) 김차식△증권부 부장대우 박영암△영업2부 부장직대(부장대우) 김재억■ 대한화재 ◇부장급 △감사실장 表潤鍾△자동차업무팀장 韓東仁△영업4부장 劉榮珉 ◇부장대우급 △대구지점장 鄭炳泰△광주지점장 金東壕 △수원보상서비스센터장 黃義一 ◇차장급 △충청지점장 金義澤△거창영업소장 洪起迦△경주영업소장 金正守△강서보상팀장 金甲洙△광주보상대인팀장 許昌寧△마산보상팀장 朴聖薰△강남보상팀장 丘哲熙△기획조정실 白寅賢 柳定坤△인사총무팀 金春杓■ 동아일보 ◇부장급 △논술사업본부 기획위원 안기석△편집국 특집팀 전문기자 조성하
  • [열린세상] 다양한 서민주거안정대책 나와야/하성규 중앙대 도시 및 지역계획학 교수

    인간다운 삶이란 최소한의 기본욕구인 의식주가 해결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주변에는 먹고 입는 문제보다는 집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내 집이 없어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뿐 아니라 아예 무허가 불량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보면 무허가 불량촌의 시작은 일제식민지 하의 토막민촌 혹은 토굴이다. 이들은 산비탈이나 개천가에 굴을 파거나 거적 등을 이용하여 지붕을 만든 집이었고,1941년 토막거주자는 서울지역에 3만 7020명으로 알려져 있다. 대도시 무허가 불량촌은 지속되었다. 해방 후 만주·일본·북한지역으로부터의 귀환동포는 총 253만여명, 절반 정도가 도시주변부에 정착하게 되고 불량무허가 주택에 거주하였다. 그리고 6·25전쟁으로 인하여 서울의 경우 전체 주택 재고의 3할에 가까운 집이 전소되거나 거주하기 힘든 상태였다. 귀환동포와 6·25전쟁 피란민들의 상당수는 폐기처분된 목재조각, 깡통 그리고 흙으로 임시거처를 만든 것이 판잣집이다. 이후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격히 이뤄진 1960년대부터 무허가 불량촌은 달동네·산동네로 불렸다. 달동네는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불량주택 밀집지역으로, 달이 잘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1980년대에 와서는 새로운 불량주택이 생겨났다. 흔히 닭장, 벌집, 비닐하우스 등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닭장, 벌집은 저임금 공원들의 불량 자취방이나 셋방을 지칭하고 주로 공단 주변에 산재해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본래 고등소채나 화초 등을 재배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도시빈민들의 대안적 거처로 활용된 것이다.1990년대 초 서울시내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사람은 2만여명으로 추산되었다. ‘10·29’‘8·31’ ‘3·30’조치 등 갖가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 지난 3년간 서울 집값은 24%, 강남 집값은 53%가 뛰었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후 집값이 폭락했다가 되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1990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국토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은 올 전국주택가격은 1.0∼4.7%, 서울 아파트 값은 1.0∼3.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의 하락 전망 근거는 정부 규제 강화, 금리인상, 입주물량 증가 등이다. 그러나 전문기관들의 올해 부동산 시장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파트 값(6월 23일 현재)은 전국 9.89%, 서울 13.77%나 급등했다. 서울 양천·강남·서초구와 경기도 산본·평촌 신도시 등은 20% 이상 급등했다. 전세가도 이들 연구기관의 예측보다 더 많이 올랐다. 내 집이 없는 것은 물론 남의 집에 세들어 살기조차 힘든 최빈층의 경우 불량무허가 주택 이외에는 방안이 없다. 최근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집단적 불량촌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도시 전역에 분산되어 존재하는 비닐하우스, 불법 지하 혹은 옥탑방은 여전하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무허가불량주택의 형성은 막을 길이 없다. 내 집 마련은 보통사람들의 평생소원이다. 당장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임대주택이 차선의 대안이다. 그러나 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민의 주거 빈곤을 해결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자유경제체제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정책 어젠다라고 강조한 저명한 주택정책 연구자 메리트(S.Merrett) 교수의 말이 우리나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급한 것은 급등하는 주택가격의 안정이며 빈곤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는 작업이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적실성과 지속성을 가진 정부의 주택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주민과 시민사회의 협동적 노력도 중요하다. 전 미국대통령 지미 카터가 참여하는 ‘집짓기 운동(해비탯 운동)’과 같은 비영리주거운동 등이 정부정책 프로그램과 함께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하성규 중앙대 도시 및 지역계획학 교수
  • 운동권 벤처신화의 몰락

    운동권 벤처신화의 몰락

    핵심 운동권 출신으로 ‘휴대전화 성공 신화’로 주목받던 이철상(39) VK 사장의 꿈이 끝내 좌초됐다. VK는 7일 되돌아온 17억 8100만원의 약속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VK는 이날 이 사실을 증권선물거래소에 공시했고,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300억원대로 예상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농협, 기업은행 등 10개 채권단의 VK 여신 규모는 865억원이다. ●386 운동권의 경영인 변신 VK는 매출 3000억원대의 중견 업체로, 휴대전화 업계에서 한때 ‘벤처 신화’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 사장도 “(학생, 사회)운동의 이상을 경영에 접목시켜 성공을 이루겠다.”며 노키아, 모토롤라 등 글로벌 기업과 해외에서 당당하게 맞섰다. 그런 만큼 이 사장의 행보는 386 운동권의 희망으로 여겨졌고, 신화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매출 5조원대인 ‘제2의 팬택’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7학번인 이 사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의장 권한대행, 민족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정책부장 및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주류 운동권 출신 경영인이다. 1997년 전국연합을 그만둔 뒤 그해 9월 ‘바이어블 코리아’란 전지업체를 설립, 경영 전선에 뛰어든 그는 2001년 GSM(유럽통신방식) 휴대전화 제조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2002년 3월에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차브리지’를 인수하면서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에서 GSM폰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섣부른 글로벌화가 화근 VK는 한때 중국법인 종업원만도 2000명이 넘었다. 절정기인 2004년에는 3800억원 매출에 1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위기가 들이닥쳤다.2005년 GSM 칩을 교체하면서 제품 출시가 늦어져 노키아, 모토롤라 등의 60달러 선인 저가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1차적 패인이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에 베이스밴드 칩 회사를 만들면서 현금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쏟아붓는 바람에 자금 압박에 직면했다. 더구나 환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위기가 닥치자 이 사장은 구조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국내 인력은 100명을 줄였고, 중국법인 직원은 절반 정도인 1000명을 감원했다. 남다른 수완도 발휘했다. 지난 3월 거래 회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부동산임차보증금을 담보로 잡힌 뒤 100억원을 끌어들였고,SKT의 미국 이통서비스인 ‘힐리오’ 사업에도 동참했다.6월에는 유상증자로 118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추락을 멈추게 하기에는 역부족. 힘이 소진된 386 운동권 신화의 주인공은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 앞으로 이 사장은 경영권과 주식을 채권단에 일임하고 회사 정상화에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데스크시각] 경제팀은 현장의 소리 들어라/오승호 경제부장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의 김모씨 부부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갈수록 손님이 줄어 돈을 벌기는커녕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4년전 가게를 차렸을 때만 해도 한달에 700만∼800만원가량 벌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임대료와 종업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장사가 더 안되기 전에 가게를 그만두려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놨지만, 보러 오는 이들이 없다고 했다.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월 5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어떻게 수지를 맞출 수 있느냐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음식점에 들렀을 때 김씨는 1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강남지역에서마저 연일 가게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권리금을 받지 않겠다고 해도 뛰어드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말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경기회복의 큰 변수 중 하나인 민간소비가 살아나기란 쉽지 않다. 여건이 이런데도 올해 5% 성장이 가능하고, 내년엔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론을 편들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무슨 호소력이 있겠는가.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부작용만 생기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택시기사들이 전해주는 민생경제도 바닥 그 자체다. 간혹 택시를 타고 가다 영업이 잘 되느냐고 물어보면 이들은 “요즘 취직하기 가장 쉬운 직종이 택시 기사”라는 말로 대신한다. 돈벌이가 워낙 안돼 기사들이 수시로 그만두는 바람에 늘 자리가 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탈락하기 이전 붉은 악마의 응원 열풍이 불 때 퇴근길에 이용한 한 택시 기사는 “경제가 워낙 안좋고 되는 게 없으니까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월드컵으로 쏠리게 하는 것 아니냐.”고 혹평했다.“그렇게까지야 하겠습니까.”라고 받아 넘기고 말았지만 이 정도까지 민심이 추락해 있는지 놀랐다. 정부 부처간 불신 풍조도 가히 볼 만하다. 경제 회복과 양극화 해소, 시장개방 피해 최소화, 부동산 가격 안정 등 현안 해결을 할 때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함에도 부처간 이기주의를 보일 때가 많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민영보험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서울신문이 지난해 하반기에 기사화했을 때의 일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한 사무관은 “그건 경제부총리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까지 서슴없이 표현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제부총리가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 의지를 밝힌데다 민간연구기관의 용역보고서까지 나온 상황이었는데, 아연실색했다. 민간 의료보험제도 활성화 방안은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확정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도 포함됐다. 그런데도 또다시 흐지부지돼 표류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비슷한 예다. 재경부가 몇달전부터 값이 폭등하는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중복과세 등의 문제로 백지화하기로 하자, 재산세와 지방세법을 다루는 행정자치부는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복지부든 행자부든, 주무부서가 있는데 왜 재경부가 왈가왈부하느냐는 격이니, 어느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춰야 하나. 이래선 안 된다. 경제팀은 리더십을 발휘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피부에 와닿는 ‘자상한’ 정책을 펴야 한다. 발로 뛰면서 서민들이나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냉소적 시각이 없어진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반기업정서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국민이 하나가 됐듯이, 경제살리기에 온국민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현장 밀착형 경제진단 등을 통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이경형칼럼] 레임덕 콤플렉스

    7·3개각이 단행된 이튿날 열린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속앓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차관들이 대리 참석을 많이 하면 ‘대통령이 힘 빠졌다.’는 식으로 신문들이 쓸까봐 우려했다며 심기의 일단을 보였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 등 청와대 참모 출신의 내각 전진 배치를 두고, 언론에선 지방선거의 민심에 역주행하는 코드 인사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대통령도 이래저래 ‘속앓이’를 하겠지만, 무엇보다 듣기 싫은 소리는 ‘힘 빠진 대통령’이라는 말일 것이다. 임기가 있는 자리엔 필연적으로 레임덕이 있게 마련이다.5년 단임제 현행 헌법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년에 비슷한 탄식을 했다.6공의 노태우 대통령은 3당 합당 이후 YS(김영삼)쪽으로 ‘힘’이 이동하면서 일찌감치 레임덕을 맛보았고, 기(氣)가 엄청 셌던 그 YS도 임기 말에 가서는 이회창 지지세력에 의해 ‘03 마스코트’가 패대기쳐지는 수모를 당했다.DJ(김대중)도 임기말 1년전부터 측근들의 비리로 힘이 빠지다가 끝내 아들들을 감옥에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자신감 상실과 축소지향적 사고의 팽배다. 여러 곳에서 감지되는 민심 이반과 야권에 대항할 만한 차기 대권 주자의 부재 등이 자신감 상실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또 지금부터는 일을 새로 벌이기보다 서서히 마무리하는 시기이므로 국정 운영에 있어 축소지향적 사고가 작동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축소지향적 사고의 밑바닥에 레임덕 콤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레임덕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 과잉 방호 장치를 만든다는 뜻이다. 이른바 ‘대통령의 남자들’을 내각에 추가 포진시킨 이번 개각 중 특히 김 전 실장을 부총리로 기용한 것을 보면 그런 감이 든다. 본인의 탁월한 능력 여부를 떠나 현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면서 ‘세금 폭탄’발언으로 서민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 인사를 하필이면 교육부처의 수장으로 내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바깥 세상의 돌아가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확실한 ‘내 사람’‘내 철학’으로 무장을 하겠다는 비장함이 너무 과도하다. 이번 개각이 국정 운영의 일관성 유지 원칙에서 이뤄졌다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싶지만,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왠지 고슴도치가 주변에 미동만 있어도 온 몸의 가시를 곧추세우듯이 임기 말의 벙커 보강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떤 대통령인들 임기 마지막 날까지 ‘힘 빠진 대통령’으로 남아있기를 원하겠는가. 올 정기 국회만 지나면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판인데, 지금부터 단속을 잘 하지 않으면 정말 국정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분권형 총리’를 더 고집할 필요도 없고, 내각의 친정(親政)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그리고 386비서관들 스스로 레임덕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성찰하기 바란다. 아직도 1년 반이 남아 있다. 국정 운영의 시야를 넓게 보고, 사고에 여유를 가지면서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쫓기듯 정책을 밀어붙이면 ‘폭탄’ 같은 거친 말이 나오고, 그 파장은 폭풍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khlee@seoul.co.kr
  • 당정, 하반기 경기부양 선회

    인위적 경기부양을 자제하는 경제 정책 기조가 사실상 ‘제한적 경기부양’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를 막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올인 전략’과 맥이 닿는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5일 국회에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이 하반기 정책기조에 의견을 같이했다. 당정은 이날 ‘금리 인상 신중’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하반기 경기가 불확실하고 물가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경제활성화와 성장에 걸림돌이 안 되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수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덩달아’ 장단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통상 중앙은행의 독립성 차원에서 정부나 당의 정책통들이 통화정책에 관한 공개적 발언을 자제해 온 관례에 비춰 이례적이다. 경기 활성화에 대한 당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열린우리당은 88조원에 달하는 올해 하반기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하라고 촉구했다.‘임대형 민자사업’(BTL)이나 ‘수익형 민자사업’(BTO) 등 민자 사업에서 가시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집행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올해 주택공급목표인 50만호 주택건설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600만평의 택지를 추가로 공급하고, 에너지 절감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학교급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당은 재벌정책에 관해서도 기업들이 요구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빨리 폐지하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유도하라고 ‘훈수’했다. 건설교통부가 맡고 있는 부동산 정책은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를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집값은 시장원리만으로 풀 수 없다.”며 공급확대에는 가급적 신중론을 펴온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와는 체감 온도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당정은 서민 경제 올인전략에 착수했다. 우선 영세 자영업자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수입금액 증가세액 공제제도’의 일몰시한을 2008년 말까지 2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입금액 증가세액 공제제도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에 의한 수입금액 증가분의 50%나 수입금액의 5%에 해당하는 세액을 소득세액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아울러 현재 읍·면·동 지역 제조업 사업용 토지에만 적용하고 있는 재산세 분리과세를 서비스업까지 확대해 서비스업 사업용 토지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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