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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나눔] 소수자 추가소득공제 폐지안 논란 가열

    [생각나눔] 소수자 추가소득공제 폐지안 논란 가열

    해마다 되풀이돼 온 정치권의 ‘세제개편안 뒤집기’가 올해도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론의 향방에 따라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정치의 본질이지만 오로지 ‘표밭’에만 관심이 쏠려 ‘정치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올해 세제개편안 가운데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도 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고쳐야 하지만 ‘포퓰리즘’에 근거한 선심성 정책으로 정책이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조세전문가,‘역차별 해소하기 위한 조세 합리화’ 재경부는 1∼2인 가구의 연말정산시 1인당 100만원의 기본공제 이외에 50만∼100만원을 추가로 공제해 주던 것을 다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공제로 바꿨다. 그 이유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1∼2인 가구보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이 타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1996년 소수자 추가공제를 도입할 때에는 최저 세율 인상에 따라 세부담이 늘어난 소수 근로자 가구를 지원해야 했다. 하지만 근로자 소득공제가 확대되고 교육비 등 자녀지출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크게 늘면서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부담에 역차별이 생겼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예컨대 올해 1인가구의 최저생계비는 502만원, 면세점은 1207만원이다. 반면 4인가구의 최저생계비는 1405만원, 면세점은 1582만원이다. 최저생계비에 대비한 면세점은 1인가구가 2.4배,4인가구가 1.13배이다. 다시 말해 자녀가 적을수록 최저생계비보다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점이 더 높게 책정됐다는 뜻이다. 물론 소수자 추가공제 폐지로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세부담은 5500억원 늘어난다. 반면 다자녀 추가공제(2700억원)와 교육비 등의 특별공제(2500억원) 확대로 인한 세부담 감소는 5200억원이다. 세부담이 300억원 증가하지만 이 정도로는 중립적이라는 것. 또 홑벌이 가구의 경우 연소득 4000만원을 기준으로 볼 때 독신은 17만원,2인가구는 8만원 세금이 늘지만 4인가구는 8만원,5인가구는 25만원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주객이 전도된 세제개편안’ 우리나라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취업난에 따른 결혼기피 현상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독신자의 세부담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또한 독신가구는 자녀가 없어 상대적으로 의료비나 교육비 등에 대한 특별공제가 적은 반면 기혼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다자녀 가구의 소득공제 확대와 저소득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되는 근로장려세제(EITC)의 재원을 맞벌이 가구나 이혼여성, 불임여성 등의 특정 가구로부터 마련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맞벌이 가구는 저소득층이 상당수이고 배우자도 비정규직 근로자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따라서 추가적인 담세능력이 없는 근로자에게 세부담을 늘리면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자녀가 없거나 1명인 가구의 경우 자녀를 1∼2명 늘리려 해도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워낙 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이 정도의 세금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해 출산장려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소수자 추가공제 유지’의 입장을 밝혔다. 우리당은 즉각 소수자 추가공제를 줄여 나가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정리했으나 당정협의를 거친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딴소리’가 나오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책혼선만 부추기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소주와 위스키 등 주세율을 올리려던 정부안은 제동이 걸렸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청와대와 여당이 ‘서민의 술값’을 올려서는 안된다며 철회시켰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 관리비에 과세하려던 방침도 중산층 유권자의 반발을 의식, 취소했다. 앞서 2004년에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6억원 이상으로 정하려 했으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결국 종부세는 지난 8·31 대책에서 다시 6억원으로 낮춰졌다. 2003년에는 여야가 한몸이 돼 소득세율과 특소세율을 1%포인트씩 낮췄다.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운용의 문제점보다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中 “사유재산도 국유재산처럼 보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에서도 사유재산이 국·공유재산과 동등하게 대우받는 시대가 드디어 열릴지 주목되고 있다.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5차 심의에 들어간 중국 최초의 사유재산보호법인 물권법(物權法) 초안이 이같은 원칙을 담았다고 중국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후캉성(胡康生) 전인대 법률위 부주임은 “공유제를 기본으로 하고 다양한 소유제의 발전을 인정하는 현실 속에서 초안은 국유재산, 집체재산과 함께 사유재산을 평등하게 보호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제기된 ‘선(先)공유-후(後)사유’ 또는 ‘선사유-후공유’ 간의 지루한 논쟁을 종식시킨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또 물권법이 사회주의 근간인 국유제를 뒤흔든다며 지난 3월 법 제정을 보류시킨 보수파들의 입장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권법을 둘러싼 사회주의 이념 논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어서 내년에도 통과될지 100%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인대 상무위는 또 개인 부동산의 사용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공공부문의 필요를 제외하고는, 당연(應當)히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전문가들은 “당초 초안대로 ‘당연히’라는 표현이 그대로 남게 된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미래 예측성을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심의에서 상무위는 국유자산 매각 과정에서 직권 남용, 직무 유기 등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넘겼을 경우 강력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조항을 강화했다. 향후 해외 기업이 중국 국영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토지사용권을 매입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jj@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불빛조차 구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몸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미국 행정부에서 한국인 이민자중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든 주인공,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강영우 박사. 운명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기회와 축복으로 이끈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문화 예술 36.5(EBS 오후 10시5분) 홍대앞 거리는 지금 미술 전시와 공연으로 넘쳐난다. 누구나 참여해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펼 수 있는 대안 문화축제인 동시에, 차세대 예술인을 발굴하고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축제들이다. 독립예술인들의 축제, 새로운 예술 발견의 장이라 할 수 있는 프린지 페스티벌을 살펴본다.   ●체인지 업!가계부(SBS 오후 7시5분)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서 친구들 대리운전까지 해주는 친구를 향한 무한 애정은 보증으로까지 이어지고,6년간 사기당한 돈만 해도 1100만원. 친구로 인해 쓴 돈 총 3200만원. 월 수입 280만원, 월 지출 330만원. 매달 마이너스 52만원이 발생하는 이 가족의 가계부를 위해 KBO 사무총장 하일성이 나선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김C 교수님과 희진 교수님은 드디어 약혼을 하기로 한다. 약혼 소식에 의철은 마음이 무너져 교수님의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고 멀리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의외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한편, 기자인 붐오빠가 생기면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던 은비는 붐과 의남매를 맺는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5분) 사망 46명, 실종 16명, 재산피해 1조 8000억원. 강원도 인제와 평창을 초토화시켰던 수해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정부와 정치권은 너나할 것 없이 현장을 찾아 수재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내 집 마련과 투자, 재산상속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일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부동산. 많은 이들의 숙원인 내 집 마련을 중심으로 어떤 부동산을 사는 것이 좋은지, 부동산 투자의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꼼꼼하게 짚어본다.
  • 허용석 세제실장 “부동산 거래세 추가 인하… 양도세는 유지”

    허용석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22일 KBS1라디오에 출연,“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지만 부동산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시장에 주는 시그널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면서 “거래세는 재정 여건이 허용하는 한 계속 낮춰가겠지만 양도소득세율은 조세형평 차원에서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소득자 실효세율이 14%인데 주택양도시의 양도세 부담을 시뮬레이션해 보면 7∼15% 수준으로 나와 근로자 세부담과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김충용 종로구청장

    “종로구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도록 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를 이루겠습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관광특구 개발과 교육 1등구 등 민선 3기에 착수한 사업을 완성시키겠다.”면서 민선 4기의 포부를 밝혔다. 종로구의 민선 3기 사업 가운데 가장 잘 된 것 가운데 하나로 올 3월 관광특구 지정이 꼽힌다. 서울의 도심인 종로에는 고궁과 한옥마을, 인사동 등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전통 문화재가 수두룩하다. 김 구청장은 “인천공항에서 종로구로 오는 편리한 교통 수단을 마련하고 관내 주요 문화재를 볼 수 있는 관광버스와 관광가이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종로귀금속축제와 운현궁 궁중음식축제 외에도 궁중옷입기 축제 등 다양한 축제를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문화관광부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관광 활성화와 세운상가 4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 등을 통해 예전에 비해 침체된 종로구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세운상가 4구역을 정비해 높이 15∼35층짜리 고층 건물 4동을 세울 복안이다. 또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철거해 높이 25∼30층 되는 건물을 양쪽에 세우고 가운데는 종묘에서 남산으로 가는 잔디밭을 꾸밀 예정이다. 김 청장은 세운상가에 새 건물이 들어서면 상권이 되살아나고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김 구청장이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4기에도 주력하는 부문은 교육이다. 그는 4년 전 “판공비를 절약해 40억 상당의 장학금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 약속은 예상보다 쉽게 해결됐다. 택시회사 동신운수를 운영하는 최형규(84)옹이 2004년 5월 종로구에 70억을 내놓아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최옹은 또 지난해 2월 40억 상당의 부동산을 종로구 장학회에 쾌척했다. 김 구청장의 민선 4기 교육 정책은 방향이 좀 바뀌었다.‘책 읽기 운동’를 열고 ‘독서 경진 대회’를 통해 독서왕을 뽑을 방침이다. 그는 “학업을 위해선 장학금만큼이나 학생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의욕과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본인의 중학생 시절과 외손자 승재(10)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어린시절 퀴리부인과 에디슨 등 어려움을 이긴 위인전을 본 뒤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손자와 손녀가 여럿 있는데 책을 많이 읽는 승재가 말하는 것을 보면 다른 면이 있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만간 100억원을 들여 건립하고 있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도 종로구의 숙원사업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노인이 공경받고 편히 쉬고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지역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열린세상] 정책에 시장접근방식 도입해야/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각종 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요란하다. 경기부양, 부동산, 자유무역협정(FTA), 지역혁신, 과학기술, 전시작전통제권 등 거의 모든 정책이 혼란을 낳으면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가적 주요정책에서 수요와 공급 간에 불일치가 발생하고, 결정된 정책마저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서 비롯된다. 부동산 정책만 해도 정부는 부동산 보유의 적절성에 대해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세금폭탄’이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종합부동산세·양도세·보유세 등 정책 가격을 높이면서 각종 정책을 쏟아내왔다. 반면 정책 수요자인 일반 국민은 이런 정책 가격이 너무 비싸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고, 실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정책시장에서 정책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가격이 설정돼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정책도 문제다. 정부의 신기술 개발 지원정책이 성과가 미흡하고, 수요자인 기업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지 않거나 오히려 연구개발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 체제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대기업들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에서 가능한 한 빠지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정책의 공급에 대해 수요자인 기업들이 정책 가격이 너무 높고 정책의 양이 과잉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수급 불일치와 효율성 저하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수립·집행 과정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즉 정부 주도의 과도한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벗어나 이해당사자들, 즉 현안에 대한 정책의 수요자·공급자 간 견해(정보)가 공개되고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도록 시장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정책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일정조건 하에서 정책 선택의 가격과 양을 결정하는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책시장에서 정부는 이해당사자로서 한 축을 담당하면서 시장 형성과 성공적 운영을 위해 촉매(facilitator) 역할을 수행하고 기회주의적 행동 등 실패 요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예를 들면 국가간 자유무역협정 정책의 수립 및 체결 과정에서 관련 정부 부처와 제조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주체들 간에 각기 수요자로서, 공급자로서 의견개진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정책의 유효가격과 범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학기술 정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결정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인 과학기술 개발의 수요·공급자, 금융기관, 기술중개 기관, 경영·법률·품질검사 등 기업지원 서비스기관 등 유관기관이 과학기술 시장에서 만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 컨소시엄간의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경쟁력이 강하고 효율적인 컨소시엄을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기관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기관을 구조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책의 기획 및 평가, 업무체제의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일시 높아질 수 있으나 갈등이 낮아짐에 따라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실현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책에 시장접근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추가적인 효과는 지난 몇년간 이해관계의 극심한 대립을 통해 심지어 사회 해체의 우려까지 낳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경쟁 극대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협력하지 않고서는 생존·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세계적 경영학회지인 ‘하버드경영연구’(Harvard Business Review)가 2000년 1·2월 첫호에서 21세기형 발전전략으로 경쟁과 협력의 동시 추진을 뜻하는 공진(Coevolution)을 들고 있는 데 주의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박중구 서울산업대 경제학 교수
  • 한나라 홈피는 ‘벌써 대선’

    한나라 홈피는 ‘벌써 대선’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는 요즘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네티즌이 서로 상대 후보를 헐뜯느라 게시판이 마비될 정도다. 저속한 욕설은 없다. 그러나 낯뜨거운 상호 비방은 차고 넘친다. 특히 자유게시판은 양측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네티즌이 ‘접수’했다. 예를 들어 “박그네(박 전 대표를 비하해 쓰는 표현)는 가을이 되기 전에 망한다.”는 제목의 글이 뜨면 곧바로 상대쪽에서 “명바기(이 전 시장을 비하하는 표현)는 경선 탈락하면 탈당할 사람”이라는 화답이 나오는 식이다. 서로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한답시고 “국민은 이미 마음 속에 ‘박근혜 대통령’으로 결정해 놓았다.”거나 “대통령은 연장자 순으로 해야 합니다.50대보다 60대가 먼저! 여자보다 남자 먼저! 박씨보다 이씨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나마 점잖은 애교에 속한다. 문제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언비어가 난무한다는 것이다. 툭하면 “박근혜에게는 숨겨둔 아들과 딸이 있다.”,“이명박은 국민연금을 2만원만 냈다.”는 식의 비난이 올라온다. 여기다 “○○쪽에는 인간 말종이 많다.”,“노사모, 열우당 떨거지 빼면 △△ 지지율은 10%대”라는 식의 비하도 숱하게 오른다. 박 전 대표가 경제를 공부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는 “경제 전문가도 경제를 이끌기 어려운데 지금 과외 받아서 뭘 할 수 있나. 한심하다.”는 비난성 글이 올랐다. 그러자 “청계또랑 지지자들은 완전히 병자 수준”이라고 응수가 나왔다. 박 전 대표 지지자가 이 전 시장의 업적인 청계천 복원을 비하한 것이다. 이런 비방 글은 하루에만 400∼500건씩 올라온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해야 글을 쓸 수 있는데, 한 ID로 하루에 적게는 2∼3건, 많게는 7∼8건씩 글을 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일도 잦다. 말 그대로 ‘도배’ 수준이다. 그러나 정작 글을 열심히 읽는 사람은 없다. 조회수를 100건 넘기는 글이 드물기 때문이다.‘그들만의 전쟁’인 셈. 심지어는 조회수와 추천수가 같은 사례도 많다.‘조직적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상대를 가리켜 ‘박빠’,‘명빠’로 폄하하기도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비하해 ‘노빠’라고 부르듯 같은 당원끼리 서로 비난하는 것이다. 반(反)한나라당 ‘골수 세력’이 당원을 위장해 비방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위장 박사모(박 전 대표 팬클럽)’,‘위장 MB프렌즈(이 전 시장 팬클럽)’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게시판에는 “너 노빠지?”,“박근혜 지지를 가장한 노빠들이 설치고 있다.”거나 “열린우리당 고첩이 명빠짓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난무한다. 이 게시판이 처음부터 논리 없는 상호 비방전으로 물든 것은 아니었다.7·11 전당대회를 전후해 양 후보의 기싸움이 시작되면서 팬클럽도 덩달아 세를 과시하며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그 이전에는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부동산 정책을 욕하는 글이 압도적이었다. “서로 욕하면 상처만 남을 뿐인데 뭐하자는 거냐.”,“매너라고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상대 뒷다리 잡기에만 열심인 선수들은 퇴장하라.”며 자정을 당부하는 글도 일부 오르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강남 주택거래 47% 급감

    올 2·4분기 동안 강남 등 서울시내 10개 투기과열지구의 주택거래 신고건수가 1분기에 비해 3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적으로는 부동산거래가 20.5% 증가한 점으로 미뤄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아파트 등 주택거래 신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실거래가의 신고 건수가 96.0%나 증가, 올해부터 시행 중 실거래가 의무신고제가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25개구의 부동산거래 건수는 1분기 8만 9243건,2분기 10만 7529건으로 상반기 동안 모두 19만 6772건으로 집계됐다.2분기 거래가 1분기에 비해 20.5% 늘었다. 2분기 부동산거래 건수 가운데 실거래가를 신고한 건수는 6만 7703건으로 62.9%를 차지했다.1분기의 실거래가 신고율이 38.7%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24.2%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부동산거래의 증가 건수를 감안하지 않고 실거래가 신고건수를 따지면 3개월 사이 96.0%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 10개 투기지역의 전용면적 18평 이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주택거래신고 건수는 2분기에 성동구만 27.6%(208건) 늘었을 뿐 강남구 47.3%(983건) 등 나머지 9곳이 모두 줄었다. 감소율은 ▲용산 14.5%(389건) ▲마포 20.3%(223건) ▲양천 41.5%(832건) ▲영등포 24.3%(118건) ▲동작 29.2%(70건) ▲서초 37.5%(1028건) ▲송파 41.4%(851건) ▲강동 11.7%(610건) 등이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으로 매매 자체가 둔화된 탓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 관할구청에 접수된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내역을 검증한 결과 대부분(88.0%)이 적정 가격을 신고했으나 5.8%는 취득세 등을 줄이기 위해 적정가보다 낮게 신고했다. 신고자는 중개업자 77.2%, 매매인 16.5%, 대리인 6.3% 등이다. 신고 방법은 인터넷 신고가 58.5%로 방문 신고(41.5%)를 앞질렀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는 거래가를 허위로 낮추는 행위를 막고 매매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 1월부터 도입했다. 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기한인 매매후 30일을 넘기면 취득세의 3배를 과태료로 물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거래가를 제때 신고하는 경우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고, 신고가를 속이는 경우도 매우 적어 신고제가 조기에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미분양아파트 7년만에 최대

    아파트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1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 4365가구로 늘어났다.7년 만에 최대 물량이며, 이 중 20% 가까운 1만 2249가구는 공사를 마친 뒤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 아파트 미분양이 심각하다.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9343가구인데 비해 지방은 5만 5022가구에 이른다. 지방 미분양 물량은 외환 위기 직후인 1999년 6월(5만 7808가구)이래 최대 규모다. 전국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 2월(6만 4644가구)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문제는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는데 있다. 한달 전과 비교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수도권이 18.2%, 지방은 8.7%, 전체 10% 늘었다.1년전과 비교해 수도권이 2.8% 감소한 반면 지방은 무려 33.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9381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은 경기(7583가구), 충남(7259가구), 부산(6523가구), 대구(6162가구), 강원(5854가구), 경북(5067가구)순이다. 팔리지 않는 아파트가 산더미처럼 쌓인 원인은 ‘경기침체+고분양가+과잉공급’ 탓으로 보인다. 경기가 장기간 불황에 빠지면서 소비자들의 아파트 구매 욕구가 떨어졌고, 주택 정책이 부동산 관련 세금 중과 등 실수요자 위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을 감안하지 않고 분양가를 높게 매긴데다, 분양성을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밀어내기식 공급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공급은 5만 8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 4000가구)보다 31.1% 줄었지만, 지방은 12만 3000가구로 15% 증가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콜금리 인상 得? 失?

    콜금리 인상 得? 失?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득(得)이 될까, 실(失)이 될까.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집행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콜금리 인상은 다분히 경기와 역행하고 있는 듯하다.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내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콜금리 인상의 효과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와 수출 등에 타격을 주고 가계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이미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권에 빚을 진 사람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비용을 견디지 못해 부동산 매물이 쏟아질 경우 부동산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을 도울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저금리 기조하에서 금리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금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 한은도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가 소비·투자 등 실물경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되자 고민을 거듭한 게 사실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해부터 3∼4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가 사실상 실효가 없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콜금리 인상으로 또한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고, 물가상승 압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도 얻었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경기가 안 좋은데 금리를 올렸다고 비난하는 것은 최근의 시장메커니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정집행외에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낮추거나 유예해서 소비쪽으로 돈이 돌도록 해야 소비위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정책이 반대로 가는 것 같지만, 금융긴축의 중단이라는 점에서는 사실상 같다고 봐야 한다.”면서 “금융긴축의 경기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김진선 강원지사 인터뷰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김진선 강원지사 인터뷰

    “지방이 살지 않으면 국가 발전이 없습니다. 지방의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권과 중앙정부에 목소리도 내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 8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된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정부중앙청사에서 만났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은 그동안 고건·이명박 전 시장 등 서울시장이 도맡다시피한 자리이다. 김 지사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유일한 3선 도지사로서 지방정부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총사령탑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지역 단위의 소소한 문제보다는 지방분권화 시대에 있어 어떻게 지방이 발전할 수 있는지 큰 틀에서 물줄기를 잡아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참여정부가 지방분권의 강한 의지를 갖고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경찰자치, 교육자치, 지방재정의 제도 혁신 등 대폭적인 권한 이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나 정치권에서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지 않나 걱정하지만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움직여 국가 기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거래 인하조치 등은 지방재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지방정부와 제대로 논의를 하지 않은 독선 행태를 보였다.”면서 “지방정부의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수도권 집중발전론인 ‘대수도론’에 대해서는 “수도권의 집중 과밀 현상은 결국 지방 공동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지방 죽이기 차원의 정책”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국가 경영을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강원도 지역의 수해와 관련해서는 “지방 재정은 열악한데 피해 큐모가 워낙 커지는 바람에 지방정부로서 감당하기 어려워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로 했다.”면서 “이번 수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앞으로는 폭우에도 끄떡없도록 복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큰 피해를 입은 동계올림픽 유치 관련 시설도 내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현지 실사에 앞서 제대로 복구되도록 해야 한다.”며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원 관광세 신설 세수입 보완

    강원도는 정부의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세수부족 등을 관광세 등 새로운 세원을 발굴해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11일 강원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주택거래세율 인하로 타격을 입은 세수 확보를 위해 관광세 등 대체 세수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거래세 인하로 각 시·도가 재정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며 세수부족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부족분을 교부세로 보충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방책에 불과해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거론되는 방안은 국세 가운데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지방세원을 발굴하는 방법 등이다. 도는 이 가운데 새로운 세원 발굴에 관심을 두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고 도로가 혼잡해지는 것에 대한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의 관광세를 신설하는 방안이다. 주로 관광시설 이용요금 가운데 10%, 스키장과 골프장 이용료의 10% 정도 부과한다는 방안으로 현재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이다. 서울·경기도 등 일부 광역시·도는 신세원 발굴보다 국세 가운데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방세였던 종합부동산세를 일방적으로 국세로 전환한 데다 사전에 지자체와 협의없이 주택거래세율을 인하한 정부가 시·도 의견을 쉽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김 지사는 “정부가 주택거래세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세수부족을 정책적으로 메울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부동산값 상승이 수요 부추겨 금리조정때 가격변동 반영을”

    부동산 가격이 오를수록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상승이 수요 증가를 부추긴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통화신용당국은 부동산가격의 움직임을 금리조정 때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1일 ‘부동산가격 변동과 통화정책적 대응’이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가격 상승은 생산과 소비를 늘리고, 물가와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까지 부동산 구입에 나서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실증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은 강희돈 과장은 “유동성 있는 가계는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로 소비를 증가시키지만, 유동성이 없는 가계는 소비는 줄이고 차입을 늘려 부동산을 구입하려 한다.”면서 “이는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과장은 부동산가격과 금리간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할 때 통화당국은 금리조정때 부동산가격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금리인상 이후 경기 흐름 주목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콜금리를 연 4.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5차례에 걸쳐 모두 1.25%포인트 오른 것이다. 하반기 경기둔화 속도에 대해 정부와 한은, 민간연구소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보다는 물가불안 우려에 초점을 맞춘 통화당국의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면서도 지난 6월 콜금리 인상 당시 금리 수준을 ‘경기부양적’이라고 진단했던 한은이 이번에는 ‘그럴싸하다’고 평가하면서 기존 통화정책 방향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을 주목한다.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신호인 동시에 앞으로 경기둔화 속도에 따라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과거 통화정책은 경제운용의 종속변수로 취급돼 금리의 선제대응 기능이 무력화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금리를 조정해야 할 적기를 놓치면서 부동산 버블 확산에 원인을 제공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금리인상이 적절했느냐는 논란은 한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최근 각종 지표에서 확인되듯 실물과 심리부문에서 경기 하강조짐이 뚜렷하다. 부유층마저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유가와 환율도 한은 전망치를 벗어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차례나 올렸던 금리상승 기조에 급제동을 걸 만큼 미국 경제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금통위의 독립적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물가 안정과 경기 흐름이라는 두 가지의 축을 동시에 고려하는 금리정책을 펼 것을 당부한다. 금리의 파급효과는 무차별적이라고 할 정도로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변동을 선도하면서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는 유연한 대응을 기대한다.
  • 공인중개사 응시자 줄듯

    공인중개사 응시자 줄듯

    사람이 모여 사는 지역에는 어디든 부동산중개소가 있다. 공인중개사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각광을 받는 인기직종이자 응시자가 가장 많은 자격증으로 떠오른 까닭이다. 그랬던 공인중개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과 중개업소 포화에 따라 10월29일 치러질 올해 자격시험에는 한때 26만명이 넘었던 응시자가 14만명선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다 응시 시험’의 위상은 공무원 9급 공채 시험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응시자 14만명까지 하락할 듯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토지공사는 최근 제17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응시 원서는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iklctest.co.kr)로 접수한다. 시험은 1,2차 모두 같은 날 치러진다. 합격자는 11월28일에 발표된다. 공인중개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 12만명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 왔다. 취업난과 조기 퇴직에 따른 대체 직장으로 각광 받았기 때문이다. 응시자가 정점에 오른 해는 2002년으로 26만 5000여명이 시험을 치렀다.2004년까지 20만여명 선이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6회 시험에서는 15만 1000여명으로 수치가 뚝 떨어졌다. 물론 전해 시험의 난이도 조정이 실패함에 따라 5월에 추가시험을 치른 탓도 있었지만,‘8·30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시장이 갈수록 협소해질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최고 인기 국가 시험의 자리도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으로 넘어가게 됐다. 올해 9급 시험의 응시자는 18만 8000여명이다. ●응시료 2만 8000원으로 인상 최근 3년 동안 합격자 비율은 응시자의 17.3%. 그만큼 허수가 많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응시료가 2만 3000원에서 2만 8000원으로 올랐다는 점. 시험 장소 임대료 등 시험 운영비의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토공은 설명하고 있다. 시험 과목도 일부 바뀌었다. 부동산공법 과목 가운데 다른 법률에 대체되는 산림법은 제외됐다. 종전의 부동산중개업법령도 전면 개정·시행되고 있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령’으로 대체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내일 금통위 앞두고 ‘금리 버블’ 논쟁 재연

    내일 금통위 앞두고 ‘금리 버블’ 논쟁 재연

    “금리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금리 효과는 부분적일 뿐 버블(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을 앞두고 해묵은 금리 효과를 둘러싼 말들이 많다. 이른바 ‘금리 버블’ 논쟁이다. 일각에서는 콜금리를 현재(4.25%)보다 0.5%포인트는 더 올려야 금리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고무줄 금리’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 3.25%였던 콜금리를 4.25%로 1%포인트 올린 이후 금리 인상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투자·소비 등 실물 부문과 금융부문 간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금리가 한동안 저금리 기조로 ‘늘어진 고무줄’처럼 효과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금리 영향이 시장에 곧바로 흡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자금을 흡수한 점을 예로 든다.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수신 금융상품의 비중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주요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은 지난해 8월 52.6%였던 것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지난 6월 말 현재 51.5%로 낮아졌다. 한은 장병화 금융시장국장은 “시중부동자금의 규모 자체는 줄어들지 않지만, 단기부동자금 비중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 쪽으로 몰리던 단기부동자금을 빨아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위원은 “콜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및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가 ‘체감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느 정도 올려야 정상 수준인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박사는 “금리 효과는 경기와 물가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은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적잖이 기여했다.”고 말했다. ●‘금리버블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금리는 인상·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소비 등 실물 부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자금 왜곡 현상을 바로잡는 데는 다소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지만, 실물 경기에 대해서는 무반응”이라고 말했다. 투자 및 소비의 금리 탄력성이 아주 낮다는 얘기다. 특히 경기 사이클의 진폭이 작은 ‘미니 사이클’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조정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은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영철 서울대 국제통상금융센터 소장은 “개방경제 아래에서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 등 변수가 적지 않아 통화신용정책은 물가를 잡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상당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면 물가도 못 잡고, 부동산 시장에 주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소장은 “다만 물가상승 압력이 없다면 통화신용정책은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 있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경상수지 악화를 동반하는 경우 재정축소 정책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고, 경상수지가 악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과 경제 악화, 경상수지 불균형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재정정책을 써야 할지 딜레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권 “만기5년이면 고정금리 담보대출 可”

    은행들이 현행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의 기준이 되고 있는 만기 10년을 5년으로 낮추면 변동금리부 대출 이자와 비슷한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금융감독원에 밝힌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현재 금감원과 시중은행들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현행 LTV 규제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내 대출의 경우 주택투기 지역에서는 집값의 40%, 비투기지역은 60%까지 받을 수 있다. 만기 10년 이상이면 지역에 관계없이 60%까지 가능하다. 투기지역은 전국 77개 지역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도시는 물론, 웬만한 대도시가 해당된다.LTV 규제 기준을 10년으로 정한 것은 은행 빚으로 집을 산 뒤 짧은 기간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은행들은 “10년을 5년으로 낮추더라도 LTV 자체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며, 투기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소득에 따라 대출액이 제한되는 총부채비율(DTI)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98.9%가 변동금리부 대출이다. 이들 대부분은 만기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계돼 있어 3개월 단위로 이자가 변한다. 최근 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이자 폭탄’에 무방비 상태인 셈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변동금리부 대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LTV 규제 기준 10년에서 5년으로 낮춰 달라.” 금감원과의 협의에서 시중은행들은 투기지역 만기 5년 이상의 대출에도 LTV를 60%까지 허용해 주면 경쟁력있는 고정금리부 대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감원과 소비자들은 만기가 길고 금리가 변동금리와 비슷하게 낮은 고정금리 상품이 나오길 바라지만 정기예금 등 은행의 수신 만기가 대부분 1년 미만이어서 현재로서는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 상품의 금리를 낮게 고정시키기에는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LTV 40% 한도 내에서는 원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어 대부분의 고객이 10년 이상의 장기 변동금리부 대출로 LTV를 60%까지 끌어 올린다.”면서 “대출금을 갚는 방식도 대부분 만기 후 일시 상환이어서 3년의 거치 기간(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집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밝혔다. 그는 “LTV 60% 허용 범위가 5년 이상으로 늘어나면 은행들이 5년 만기 국고채를 기준으로 현재보다는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대안 중 하나” B은행 고위 관계자도 “은행들은 향후 5년 정도의 금리를 전망해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고, 그 정도 기간의 금리 변동은 헤지(위험 회피)할 능력이 있다.”면서 “LTV 규제 기준을 5년으로 낮추면 현재의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와 엇비슷한 만기 5∼8년짜리 고정금리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실현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LTV 규제 기준이 5년으로 줄면 자칫 가계대출이 단기화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LTV 규제 자체가 완화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인 ‘부동산 투기 억제’에 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금리부 대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기 후 일시상환을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거치 기간을 짧게 하고,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유도하며, 장기 대출 위주로 주택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3대 원칙의 틀 속에서 LTV 기준 시한 변경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國務院 發展硏究中心)’은 명칭으로 봐서는 언뜻 기관의 성격이 잘 잡히지 않는다.DRC로 요약되는 영어 이름도 마찬가지다. 중앙 행정기관 국무원의 직속 연구소란 소개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중심은 센터란 뜻)은 ‘보고서를 쓰는 집단’이다. 물론 평범한 보고서를 써내는 일반적인 연구소는 아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보고서는 중국의 몇 안 되는 국가 최고 링다오(領導·지도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 정치국 위원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및 부총리급 이상 국무위원들이 보고의 1차 대상이다. 핵심 싱크탱크로 이곳이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이곳이 ‘연구소 이상의 기구’일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때문이다. 국책 연구소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곳은 아니다. 대개 연구 결과는 최고위층 지도자들을 통해 부처간 상충되는 정책을 조정·정리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갖는다. 굳이 한국과 비교해 보자면 총리실의 ‘국무조정실’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구 수행, 정책에 대한 개입 정도, 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두 기관을 같이 비교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전연구중심의 연구원들은 방대한 연구를 직접 수행한다. 관련 부처들이 내놓는 자료를 검토·종합하는 수준이 아니다. 연구 목표와 결과가 통합·조정이라 하더라도, 연구는 철저히 개별적이다. 연구소의 ‘독립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관계자들은 “해당 연구 소조(小組) 연구원들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 나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한다.”고 전했다.“대충 현지 관료가 소개하는 사람을 만나고, 안내받은 대로 둘러보고 올라와 보고서를 쓰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관련 대책에 참여했다는 한 인사는 “매혈(賣血) 현장과 당사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고 소개했다. 해당 부처의 보고 내용보다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내놓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링다오가 직접 보고 대상인데 어느 누가 감히 쉽게쉽게 할 수 있겠냐.”고 한 연구원은 전한다. 연구 결과의 영향력 역시 보고 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영도자의 입장에서 국가의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 연구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다른 연구기관과의 차별성이자 우월성”이라면서 “이는 핵심 권력과의 근거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복잡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정책의 상당부분은 발전연구중심의 몫이다. 예컨대 교육·의료·복지를 비롯, 토지·개발·재정 등까지 아우르는 ‘3농(農) 문제’처럼 복합한 사회 이슈가 대표적인 예이다. 부동산 대책, 에너지 문제, 금융개혁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중국 내부의 문제’는 거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이 다룬다.20여년 동안의 경제 기조를 바꾼 ‘11·5규획’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발전연구중심이 담당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결국 이곳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 각 분야의 걸림돌을 찾아내 제거하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발전연구중심의 연구는 문제에 대한 대책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정책을 시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는 책임도 뒤따른다. 그런 점에서 중국 사회의 ‘경고등’(警告燈)이라 할 만하다. jj@seoul.co.kr ■ DRC는 어떤 곳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 관계자가 하는 얘기는 몇년 뒤에는 반드시 정책으로 현실화된다.” 한국 경제계의 한 주요인사는 DRC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올 초에 나온 11·5규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년 전 DRC 연구원들이 얘기했던 것들이 다 들어가 있더라.”는 얘기다.DRC가 갖는 ‘정책 선도’ 기능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DRC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선도해온 기관이다.1981년 경제연구중심, 기술경제연구중심, 가격연구중심 등 3곳이 통합돼 설립됐다. 이후 1990년 농촌발전연구중심의 기능과 연구인력을 부분적으로 흡수했다. 지난 20여년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수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고, 특히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과 장기발전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담당했다. 특히 DRC는 ‘정보의 사막’ 중국에서 정보공급 기능이 가장 탁월한 기관으로 꼽힌다.DRC의 홈페이지(www.drcnet.com.cn)는 중국 경제에 관한 한 가장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기관이나 기업들은 연간 수천만원을 내고 기꺼이 유료회원에 가입하고 있다. 또한 DRC는 지방에 강하다. 당 중앙위와 각 성의 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발전에 대한 종합적·전략적·장기적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최근 톈진의 빈하이 신구 조성을 비롯한 균형적 지역발전 등 문제에 깊게 관여돼 있다. DRC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3∼4월 정기국회격인 양회(兩會) 직후 개최하는 ‘중국발전포럼’은 각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하는 행사로 환영받고 있다. jj@seoul.co.kr ■ “국민 의식·관념 변혁 앞장 ‘3000字 보고서’ 작성 철칙”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의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의 핵심은 창조적 혁신에 있다.”면서 “기술과 제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국민들의 의식과 관념, 정신을 바꿔나가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결국 이는 사상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DRC 규모는. -연구원 167명을 합해 500여명이다. ▶역할에 비해 적은 규모 아닌가. -그래서 아주 피곤하다(웃음). 연구원들은 휴가 기간에도 쉬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연구를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소조(小組)를 구성한다. 칭화대나 베이징대 등 민간의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연구의 우선순위는. -매년 국가 우선 사업을 정하고, 국가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먼저 한다. ▶DRC의 연구는 ‘국내용’ 성격이 짙지 않나. -세계화시대에 한 국가 안에만 머무르는 문제가 있나. 한 나라의 경제는 세계 각국과 맞물려 돌아간다. 그래서 세계와 부단히 교류하고 있다. 의료개혁을 예로 들자면 한국을 포함해 해외 다른 나라의 거의 모든 사례를 파악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개발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싱크탱크들과 교류를 맺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중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쑨 국장은 베이징에서보다 공항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는 인사로 꼽힐 정도로 해외 출장이 잦다.) ▶보고는 어떻게 하나. -문제점을 짚고 이에 대한 분명한 관점과 의견을 낸다. 보고는 3000자를 넘어서는 안된다. ▶3000자를 넘으면 링다오(領導·지도자)가 화를 내나. -(웃음)링다오들은 바쁘지 않나.(힐끗 보게 된 보고서 전면에는 보고 제목과 ‘기밀’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뒷면에는 일일이 보고 대상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어린이 새끼 손톱만 한 크기의 제법 큰 활자에 넉넉한 편집으로 4장,8쪽 이내의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보고 대상자 숫자만큼만 인쇄하고 숫자를 매긴다고 한다.)연구 보고 자체는 양이 많다.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이다. 잡지·신문에도 낸다. ▶DRC에서는 얼마만큼 생산하나. -구체적인 수치는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르다.1개월에 십수개 이상은 나온다.(연 200개 가까운 핵심 보고서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j@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美 대북접근법 옳은가

    보수주의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한·미관계가 단적인 예다. 아무리 ‘자주’와 ‘민족’이 좋아도 ‘현실을 보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게 보수주의다.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당위’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라는 ‘현실’을 보라는 것. 그런데 이게 대북관계로 옮아가면 싹 바뀐다.‘어쨌거나 저쨌거나 한반도의 절반을 지배하고 있는 실체’로서의 북한은 증발해버리고 ‘비도덕적이고 타락하고 부패했기에 무너져야만 할, 응징해야만 할’ 정권만 남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이 문제에서만큼은 ‘현실’보다 ‘당위’를 택한다. 그렇다면 정말 현실적인 분석은 뭘까.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명예교수의 ‘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이카루스 미디어 펴냄)이 번역돼 나왔다. 매코맥 교수는 ‘토건국가’ 개념으로 유명한 일본 연구자다. 토건국가란 건설경기를 부풀린 뒤 거기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나눠먹는 일본의 정·관·재계 커넥션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일본 버블’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비슷한 상황인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정책이나 경기부양론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저자의 출발점은 간단하다. 북핵문제건 인권문제건 대북문제에서 원리주의나 도덕적 관점을 빼라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비정상적인 국가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부터 핵공격 위협에 시달려온 북한이 일종의 치킨게임처럼 핵을 선택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본다. 더구나 북한은 ‘서울 불바다’ 발언이나 급작스러운 미사일 발사처럼 거칠고 무례하기 짝이 없지만,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선제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해주면 평화롭게 살겠다는 신호를 ‘일관’되게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외려 일관성 없게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쪽은 미국이다. 인권문제 역시 진정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이런 일관된 북한의 목소리를 호도하고 무시하기 위한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이런 미국에 업혀 야심 키우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일본의 태도야말로 아시아인이면서 아시아인임을 부정하는 정신분열증으로,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라 비판한다. 일본 연구자답게 저자는 주된 독자를 미국·일본 사람들로 상정했는데, 책을 읽다 보면 어째 꼭 누구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 듯싶다.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병준 부총리 사의] ‘힘 빠진 盧’… 다른 카드는

    김병준 교육부총리는 참여정부에서 ‘개혁정책의 설계사’로 불렸다. 각종 지역 균형개발과 부동산 정책 등 굵직한 정책에 그의 자취가 묻어있다. 이러한 김 부총리가 참여정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경우 향후 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내각운용 등 국정운영 방식에서 다소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돈다. 노 대통령은 여당의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 여당의 협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 해결과 주요 국정과제 마무리에 전념할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정치적 고비에서 ‘정면돌파’를 선호했던 노 대통령으로서 일종의 ‘승부수’의 유혹도 없지 않겠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지역균형 개발정책이나 부동산 정책 등 각종 개혁정책은 큰 기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이 ‘민심 잡기’ 차원에서 일부 개혁 정책의 완화를 촉구하고 있어 ‘일부 수정’의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김 부총리의 ‘컴백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가 1일 청문회 직후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대목이 의미 심장하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측이 김 부총리의 낙마를 ‘정치적 희생’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적절한 시점을 택해 김 부총리를 ‘국무위원’이 아닌, 다른 직함으로 후반기 국정운영에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교육개혁과 지금까지 추구해온 각종 개혁정책의 마무리 작업과 대통령의 레임덕 방지에 힘을 보탤 것이란 의미다. 청와대가 이번 파문에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의 조기 가시화였다. 따라서 향후 교육부총리 후임과 법무장관 인사에서 ‘김병준 파문’이 재현될 경우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후임 교육 부총리로 거론되는 당내 인물 가운데 이미경 의원이 ‘1순위’에 오른다. 매번 교육 부총리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됐다는 차원에서다. 이외에 부산시교육감 출신인 설동근 교육혁신위원장과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차관을 지낸 김신복 서울대 부총장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당인 열린우리당까지 ‘코드 인사’ 탈피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으면 당·청 갈등은 ‘임계점’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오일만 황장석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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