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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유지 35%가 수도권 거주자 땅

    행정자치부의 ‘2005년 토지소유현황’ 분석 결과 토지 보유의 편중 현상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완화되지 않았다. 특히 수도권 거주자는 전체 민간 토지의 35%, 가격 기준으로는 63.4%를 갖고 있었다. ●보유 실태 편중 여전해 외형적으로는 전체 주민등록 인구 4878만명의 27%인 1334만명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토지 소유자의 평균 소유 면적은 1105평으로, 평균 가격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9500만원 정도다. 전체 토지 소유자 가운데 43.6%는 1000만∼5000만원어치 미만을 갖고 있다.1000만원 미만의 땅을 가진 사람도 17.2%에 이른다. 하지만 상위 10명이 보유한 토지는 71㎢로 공시지가 기준으로 1조 2190억원에 이른다.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의 0.15%, 금액으로는 0.10%를 10명이 갖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0명은 375㎢의 면적에 5조 3710억원어치의 땅을 갖고 있었다. 전체 면적의 0.77%, 금액의 0.43%이다. 수도권 거주 주민의 토지 편중 보유 현상도 두드러졌다. 서울 거주자는 전국 사유지의 17.6%를 갖고 있었다. 가격 기준으로는 전체의 34.1%에 이른다. 이어 경기도 거주자가 면적으로는 15.2%, 가격으로는 25.5%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 거주자는 면적 기준으로 2.4%, 가격 기준으로 3.8%를 갖고 있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 거주자가 전체 사유지 면적의 35.2%, 금액의 63.4%를 갖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땅 47% 외지인 소유 전국의 관광지, 주요 개발지 등 요지는 외지인의 ‘투자’가 많았다. 강원도는 특히 사유지의 47.6%를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민이 23.6%, 경기도민이 16.2%를 갖고 있다. 제주도 땅 역시 34%를 외지인이 갖고 있는데, 서울 거주자가 18.1%, 경기 거주자가 7.6%의 분포를 보인다. 경기도 땅도 35.3%를 외지인이 갖고 있는데 29.9%는 서울사람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서울 국세청장 재산 97억

    지난 7월31일 취임한 박찬욱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재산이 97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행정자치부의 전자관보를 통해 공개된 박 청장의 전체 신고재산은 97억 2281만 8000원으로 정부 내 재산공개 대상 중 3위를 기록했다.고위 공직자 가운데 1위는 지난 2월 말 공개된 신철식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186억 1721만 1000원),2위는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98억 6691만 8000원)이다. 박 청장이 신고한 재산은 토지 31억 1481만 8000원, 건물(주택) 28억 1414만 2000원, 예금 39억 3203만 6000원 등이다. 박 청장은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것은 선친 등으로부터 물려받은 용인의 토지가 도시계획사업 등에 수용되면서 고액의 보상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與정책토론 의원·학자 의견 갈려

    與정책토론 의원·학자 의견 갈려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되 대선 후보 경쟁에서의 기득권은 포기하는 연대가 현실적이다.(민병두 의원)” “문제는 정책실패 탓이다. 해답은 정책 선회다.(정상호 한양대 교수)” 여당의 초선의원 모임 ‘처음처럼’이 진보성향 학자들로 구성된 ‘좋은 정책포럼’과 함께 28일 국회에서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선 ‘세력연대’ 문제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친노세력 제외한 헤쳐모여 안돼” 당의 전략가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한나라당 개혁파, 장외 범개혁세력을 끌어안는 ‘중도개혁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 의원은 “지지율 높은 특정후보를 매개로 하는 헤쳐모여식 연대나, 특정 지역기반을 복원하는 민주당과의 통합 등은 퇴행적으로 보여 국민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당이 주도하되, 대선후보 경쟁에서 기득권은 포기하고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세력연대가 현실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을 제외하는 연대엔 반대했다. ●“연대가 아닌 정책 고민할 때” 반면 학자들은 대체로 세력연대 방안에 부정적이었다. 제대로 된 개혁정책을 펴라는 주문이 많았다. 발제자로 나선 정상호(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교수는 “여권의 곤란은 교육·부동산·고용·환경 등의 영역에서 참여정부의 정책실패에 기인한다.”면서 “해답은 정책선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든 새로운 바람이든, 아니면 무슨 연대이든 대중 신뢰를 얻기에는 불신이 너무 깊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다수 대중은 진보적 중도”라고 전제,“아파트 원가 전면 공개와 같은 진보적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혁재(성공회대) 교수는 토론에서 “현재 여당 내 논의를 보면 퇴행적인 정당·정파의 통합 움직임이 보인다.”면서 “민심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않으면서 상층부만의 통합으로 가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희상·천정배·신기남 의원 등 중진들도 축사를 통해 메시지를 던졌다. 문희상 의원은 “2007년 대선은 ‘민주 대 반민주’,‘보수 대 혁신’ 등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중도실용주의로 가야 하며, 그런 틀이 없으면 연대나 통합이 아닌 야합이 된다.”고 주장했다. 창당주역으로 불리는 ‘천(정배)·신(기남)·정(동영)’은 ‘창당초심’을 언급하며 연대에 있어서의 ‘여당 중심론’을 강조했다. 다음달 1일 독일에서 귀국할 예정인 정동영 전 의장은 축하메시지를 보내 “창당 초심을 잃지 않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아파트 원가공개로 선회한 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MBC ‘100분 토론’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제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며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했을 때 그를 일축했던 노 대통령이었다. 노 대통령은 입장 변경의 이유로 “많은 국민들과 시민사회가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일부 지역의 집값이 잡히지 않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 비추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라는 강한 처방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논리에 배치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도 지적코자 한다. 노 대통령은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도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특히 민간업계에서는 공급위축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우려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임대주택 건설 재원 마련이 어렵게 된다는 지적이 있다. 노 대통령 스스로도 이러한 문제점을 거론했으나 대책은 정책 실무진에게 미뤘다. 대통령이 TV대담에서 중요한 정책전환을 거론할 때는 다음 단계의 조치까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국민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요구 때문이라는 식의 언급은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분양원가 공개 범위와 시기를 이른 시일 안에 확정해야 할 것이다. 여당에서는 공공아파트만 원가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과 25.7평 이하 민간아파트까지 공개대상에 넣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공개내역도 중요하다. 은평뉴타운 아파트 분양가 공개처럼 어설픈 대응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시행되거나 검토중인 분양가상한제, 후분양제 등을 모두 고려한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
  • [시론] 분양가 관리시스템 필요하다/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시론] 분양가 관리시스템 필요하다/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문제로 국민들이 분노가 들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마저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외면하고 주택사업으로 폭리를 취하는 데 앞장서냐는 이유 있는 항변이다. 세부내역 공개가 번잡하다며 건축비와 택지비 2가지로 분양가 내역을 공개하고 5%밖에 이윤을 내지 않았다는 SH공사의 대응도 빈축을 사기에 충분하다. 다만 은평뉴타운의 분양을 내년 9∼10월로 늦추고 분양가의 검증을 받겠다는 서울시장의 결단은 이제 주택정책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명확한 답이 없어 무언가 핵심대책이 빠져 있다는 느낌이다. 먼저, 은평뉴타운과 같이 도시개발법 중 공영개발방식으로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여 택지를 조성하는 경우에도 다른 공공택지의 경우와 동일하게 분양가상한제와 분양가공개제도가 적용되도록 주택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공공택지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내걸고 주민들의 토지를 개발이익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가격으로 강제 수용하는 것이다. 주택법은 이 취지대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에 대해 서민들이 소득수준을 감안해 분양가상한제와 분양가공개제도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은평뉴타운도 이와 동일하게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택지를 조성한 경우이다. 그러나 도시개발법에 의한 공영개발의 경우 주택법처럼 분양가상한제 등을 적용하는 규정이 없는 관계로 이러한 고분양가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분양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은평뉴타운을 비롯한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를 공개 검증하겠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 조치이다. 그러나,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아파트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민간택지의 주상복합아파트나 재건축아파트 등이어서 이러한 고분양가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를 검증받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주택법을 개정해 서울특별시, 경기도 등 광역단위로 건축비, 토목공사비, 택지비, 적정이윤 등을 나누어 전문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분양가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공공택지는 물론 재건축·주상복합 아파트 등 아파트 고분양가를 주도하는 민간아파트에 대해서도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의 요청에 의해 분양가 검증을 실시하는, 분양가검증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순 검증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검증된 적정분양가로 분양가를 낮추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일반분양자 모집승인을 보류시키는 식의, 행정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분양가의 공개-검증-행정지도-행정제재(분양승인 보류)로 이어지는 분양가 관리시스템이 확립되도록 주택법을 개정해야 한다. 최근에 파주·용인 등에서 고분양가 현상이 나타난 데는 ‘천안시장이 분양가를 내리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건설회사에 분양승인 모집을 보류하도록 한 행정처분’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한 법원의 판결이 악영향을 미친 바 크다.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할 행정관청이 고분양가에 대해 행정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폭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아파트 고분양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인디아 리포트] (21) 젊은 인도의 미래

    |뉴델리 뭄바이 이석우특파원|“인도에서 부동산 사면 돈 번다. 뜨는 인도와 함께 오르게 돼 있다.”뉴델리 주재 외국 기업인들 사이에선 부동산 상승세에 대한 믿음이 굳어지고 있다. 주인도 미국상공회의소 라시미 티와리 부소장은 “뉴델리 야무나강 동쪽 지역은 2010년 영연방 대회 개최 등 개발 붐까지 겹쳐 1년 사이 두배 이상 가격이 뛰었고 시내 고급 주택 가운데 몇 년 만에 7배로 오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뭄바이 고급 주택가 캔디 브리지.35평형 빌라가 10억원대. 그래도 월세 550만원을 주고 사는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다. 네피언시 거리에도 수백만달러짜리 주택들이 즐비하다. 부동산 경기 호황은 인도 경제에 대한 믿음과 두둑해진 인도인들의 주머니를 반영한다고 델리대 K 순드람 교수는 설명했다. 저금리 시대 종식과 함께 찾아온 세계적인 부동산 조정 국면속에서도 시장의 믿음은 굳건하다. 해외 대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발표도 인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 티와리 부소장은 “GM과 BMW 등의 공장 신·증설,IBM(3년 동안 60억달러) 등 다국적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밀려들고 있다.”면서 “인텔 캐피털 등 일부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V 라마무시 과기부 차관은 “정보기술(IT) 산업뿐 아니라 ‘세계 공장’ 중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기술력으로 인도는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및 중간 소재 등의 제조업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인구 구성에서도 생산 인구가 늘어가는 젊은 국가로서 활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말 나스 통상장관이 이번 회계연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 회계연도에선 83억달러를 기록, 전년도(55억달러)보다 50%나 뛰어올랐다. 넘치는 해외 송금과 FDI,IT분야 호황으로 소비 열기를 만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해마다 빈곤 계층에서 1000만명씩 소비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젊은이들이 서 있다. 임흥수 현대차 인도 법인장은 “생산활동의 주역이 된 젊은이들이 보다 큰 차, 큰 주택을 원하며 소비추세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올초 뉴델리로 돌아온 소디 에디바(31)는 “미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인도 관련 업무가 늘면서 미국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인도 출신을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또 “인도가 고급 인력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고급인력의 ‘회귀 현상’을 전했다. 첸나이 SRM대학 T 가네산 총장은“인도가 세계 지식산업에서 한몫을 담당하게 된 데는 해마다 20만명씩 쏟아지는 공학전공 대졸자와 1억 5000만명가량의 영어 사용 인구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이들이 정보기술, 생명기술(BT) 분야에서 세계의 주도적 추세와 변화를 그때그때 ‘리얼 타임’으로 확인해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문화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하는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라비시 쿠마르 외교 차관은 “인도식 민주주의가 비효율적이란 비판도 받지만 일당체제 중국이 체제 붕괴 등 불안정 요소를 안고 있는 데 비해 서구 기업들에 더 큰 믿음을 주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는 “인도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둔 실용적 외교정책과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동방정책’을 시동했다.”면서 “경제체제 개혁과 개방체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운용 영산대 인도연구소장은 “IT,BT 등의 호황과 연간 300억달러에 육박하는 해외 송금(2005년 275억달러)에 힘입어 국내 소비계층과 중산층 형성이 가속화되고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기술력, 언어능력, 소프트웨어 방면의 고급인력을 활용한 성장 가속화도 낙관했다.“중국 등의 단순 제조업을 넘어선 부품,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 등 ‘제조업 서비스’ 분야의 고속성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효춘 코트라 뭄바이 관장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세계 4대 경제권인 인도 진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더 공감하고 있다.”고 현지 외국 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골드만 삭스는 “2015년 이후 인도의 성장률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88@seoul.co.kr ■ “창조적 능력 갖춘 글로벌인재 등용 매출액 8년새 1000배이상 늘어” |첸나이 이석우특파원|직원 평균연령 27.6세, 매출액 22억 5000만달러(2005년), 매출액 대비 교육·연구개발비 8%. 세계적인 아웃소싱 메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의 현황이다. 매출액은 지난 1998년 200만달러에서 무려 1000배 가량 늘었다.70년 미국 디트로이트 경찰서의 거주이동 관리기록 업무를 첫 해외 아웃소싱 일거리로 딴 지 35년만이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실업자 관리시스템,GE 및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회계·재무관리시스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행정처리 시스템, 대형 병원의 환자 기록관리, 보험사 고객관리, 은행간 거래시스템 구축….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남부 인도의 경제중심 첸나이 중심부에서 45분 남짓 걸리는 올드 마하발리푸람 로드. 거리 중심에 TCS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인도 최대 그룹의 거점 연구소답지 않게 내부는 대학 교정같이 자유스러운 느낌이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즐기는 직원들. 도서관과 자료실에서 독서에 몰두해 있는 연구원들.1만 6000여 해외 45개국의 기업업무처리(BPO)를 아웃소싱하는 두뇌들이 몰려 있는 TCS 첸나이 연구소다.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K 카티케얀은 “하루 24시간 세계 어떤 곳의 요구도 만족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업무의 아웃소싱에서 미국 월가의 금융 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판단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아웃소싱 내용이 진화했다는 데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회사 역할은 효율적인 환경과 수단을 제공하고 미래전략을 만드는 것”이라며 “사원 자율성과 자존심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살린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지적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젊은 두뇌들의 신선한 발상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발전의 근간이 됐다는 것이다. 신입 사원을 뽑을 때 학교성적과 기술적 능력도 고려하지만 창조적 능력과 함께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필요를 찾아내고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jun88@seoul.co.kr ■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 필요” |뭄바이 이석우특파원|“대기업들은 성공을 거두며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인도의 뉴욕’인 뭄바이에서 중소기업 지원·상담센터를 운영 중인 신승찬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GSBC) 수출팀장은 인도 진출 한국기업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대인에 버금가는 인도 상인카스트들의 장벽과 현지 기업관행을 넘지 못한 우리 중소기업들의 참패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현대, 삼성 등 대기업들의 부품 조달 등을 위해 동반 진출한 업체들 정도만 이익을 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제조업이 낙후돼 있고 항만, 전력,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로 사업기회가 널려 있다. 그러나 미수금의 회수, 예상외의 부대비용 발생, 노조와 경직된 노동법, 현지 합작사의 계약 위반, 관료들의 비효율 등으로 곤경에 빠진 기업들이 적잖다.” 컨테이너 회수가 안 되고 수출서류 미비로 돈을 떼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뭄바이 중심가 세계무역빌딩 12층.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 팀장은 “당분간 인도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거점별, 선단식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GSBC의 시장개척단운영, 시장조사 및 바이어 발굴 등도 이같은 맥락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부 첸나이지역에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집중돼 있고 삼성전자 등이 진출한 뉴델리 북쪽 노이다 지역 등에 한국전자 부품업체들이 대거 모여 있는 것도 한 예다. 신 팀장은 또 인도를 아는 실무형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GSBC는 지난 2년동안 각각 40여명의 대졸자 및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푸네와 방갈로르 지역에서 4개월가량 IT 관련 회사에서 인턴 근무를 시킨 뒤 현지 또는 국내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jun88@seoul.co.kr
  • 상임위원과 북한인권등 사사건건 마찰

    25일 저녁 7시쯤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근처 중식당에 인권위원 7명이 모였다. 이날 오후 2시쯤 나온 조영황 위원장의 사퇴 선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조 위원장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었던 불만을 토로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위원장의 결심을 되돌리기 위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조 위원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는 정책과 조직 운영을 둘러싸고 누적돼 온 내부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조 위원장과 상임위원들 사이에 갈등이 심해져 사사건건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인권 문제의 경우 일부 상임위원이 “어떤 형태로든 즉각 권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조 위원장은 “북한인권에 대한 권고가 당장 북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국회나 언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당장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고수해왔다고 한다. 인권위 관계자는 “심지어 해외출장을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조 위원장이 사퇴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상임·비상임 위원들은 조사·정책연구를 담당하는 실무진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런 과정에서 권고 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상임·비상임위원들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조직에 대한 불만을 조 위원장에게 줄기차게 제기해 왔다. 이는 양측간에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화됐다. 지난 22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 열린 ‘인권위 운영방안 비공개 워크숍’은 사퇴 결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인권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주 상임·비상임위원 11명이 국회의장 오찬에 초대됐을 때 조 위원장과 곽내현 사무총장이 먼저 가서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중에 이 사실이 다른 위원들에게 알려졌고, 일부 상임위원들이 워크숍 자리를 빌어 “왜 국회의장에게 밀실보고를 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 위원장은 2시간의 오전 토론내용을 정리하는 위원장 발언순서 직전 “이런 상태에서 더 이상 위원장을 못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박차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다른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진정사건에서 진정인측 주장을 수용하면 기관의 불만이 컸고,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진정인측 반발이 심해 위원장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줬다고 인권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아 석달만에 사퇴한 최영도 전 위원장에 이어 조 위원장마저 임기를 못채움에 따라 독립기구인 인권위의 권위가 흔들리게 됐다.구혜영 서재희 윤설영기자 s123@seoul.co.kr
  • [사설] 사람·돈·공장이 한국을 떠나면

    희소식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잘 띄지 않는 게 요즘 한국경제다.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나라 빚은 급증하며, 환율 여파로 수출도 여의치 않다. 점점 떨어지는 성장률에다 기업투자는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청년실업자는 넘치고 노사문제, 연금개혁, 한·미 FTA 등 삐걱거리지 않는 곳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집값마저 다시 들썩거려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난감하다. 우리 경제는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일자리 창출 능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성장과 복지의 소모적 논란은 그칠 날이 없다. 정부는 타개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고, 기업도 규제 탓만 하니 문제는 단단히 꼬였다. 이렇듯 한국경제가 희망을 잃어가는 동안 사람과 돈과 공장은 하나하나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고 한다. 경제요소의 동반 해외이탈은 성장동력의 약화를 재촉한다는 점에서 무심코 지나칠 일이 아니다. 경제 공동화(空洞化)는 아니더라도 재기불능 단계를 넘으면 큰 일 아닌가. 아직은 인력유출의 대부분이 유학·연수자이고, 자본 순유출에는 부동산·주식·교육 등 기업 외적(外的) 요소가 포함돼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역시 기업의 해외투자나 공장 이전처럼 국내의 관련환경이 외국보다 열악하다는 뜻이다. 외국자본 유치한답시고 경제특구 만들어 놓고는 정책지원은 백년하청이고, 기업투자에는 걸림돌 투성이며, 공교육이 제기능을 잃어가는 나라에서는 꿈도 돈벌이도 기대할 게 없다는 ‘항변’인 것이다. 한국경제는 지금 총체적 위기 수준이다. 넋놓고 있을 시간이 없다. 외국에서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고, 외자와 공장을 더 유치해도 모자랄 판이다. 종합적이고 치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사람이 몰리고 돈이 모이는 곳, 공장이 들어서는 나라를 잘 들여다 보라. 거기에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 1000회 맞은 ‘열린토론’

    “2003년 7월부터 진행한 방송이 1000회를 맞았지만 토론을 앞두고 긴장하는 것은 매일 똑같습니다.” 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초의 매일 토론프로그램인 KBS1라디오 ‘KBS 열린토론’(월∼토 오후 7시20분∼9시)이 25일로 방송 1000회를 맞았다. 최장수 토론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온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토론프로그램이라는 성격상 얼마나 매일 진행할 수 있을지,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토론자·청취자 수준이 높아져 지금까지 유지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토론’은 그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4000여명이 출연,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청취자 1만여명이 직접 방송에 참여한 기록을 세웠다. 홍종학 경원대 교수와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위원이 18회로 가장 많이 출연했고, 정치인으로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과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11회로 최다 출연했다.또 ‘호주제 존폐론’ ‘행정수도 이전’ ‘대북정책’ ‘부동산정책’ 등 핫이슈부터 ‘이혼숙려제’ ‘예쁜 남자 신드롬’ ‘불륜드라마 붐’ ‘된장녀 논쟁’ 등 생활밀착형 주제까지 소화했다. KBS1TV에서 ‘생방송 심야토론’도 진행하고 있는 그는 “방송을 하면서 최대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스로 지치거나 시사에 대한 업데이트를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디오 토론프로그램의 장점에 대해서는 “진행자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중재자가 돼야 한다는 점은 두 매체가 비슷하지만 라디오는 TV보다 조금 더 자유롭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SBS라디오 ‘뉴스대행진’의 진행을 맡으면서 사회자로 첫 발을 내디딘 뒤 전문 토론진행자로 자리잡았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남상욱 지음

    5000년 세계사에서 중국의 경제규모는 항상 세계 으뜸이었다고 한다. 물론 지난 200년 동안은 제외하고다. 이같은 중국이 다시 세계 제일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경제규모는 이미 4위를 차지했고, 정치·외교적 위상은 그 이상이다. 반만년 역사에서 순망치한 관계였던 우리로선 중국의 급성장이 순기능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장애가 될지 섣불리 진단하기 어렵다. 최근 동북공정 사태에서 보듯 한반도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뜻을 헤아리는 것도 큰 과제다.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남상욱 지음, 일빛 펴냄)는 세계 최강국으로 치닫는 중국을 한민족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현대 중국의 다양한 면모를 들여다 본 책이다. 저자는 중국 광저우 총영사를 지낸 직업외교관으로서 중국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의 중국 모습과 강점, 고민거리 등을 생동감 있게 분석해 전달한다. 책에 의하면 금세기 중반 이전에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해외 투자금은 전세계 개도국의 4분의1에 해당하며, 앞으로도 2020년까지 매년 8% 이상 경제성장을 기대한다. 이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렸던 우리의 경제성장 실적을 능가한다. 저자는 고속질주하는 중국 경제성장의 비밀이 강력한 지도력, 선택과 집중, 경쟁 유발, 인재 강국 정책, 세계 3위에 달하는 연구개발 규모에 있음을 분석한다. 또 집단열, 과시열, 해외진출열, 도박열, 향학열 등 중국사회의 5대 열을 비롯한 중국 현대사회의 특징들을 하나하나 짚어낸다. 저자는 급성장에 따른 후유증, 그리고 이에 대한 중국의 고민거리 또한 적지 않음도 지적한다. 성장 일변도 정책으로 인한 극심한 지역간 불균형 심화, 인력난, 에너지난, 부동산 투기, 환경오염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 이밖에 견원지간으로 변하는 중·일 관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외교문제, 타이완과의 관계, 티베트, 홍콩, 신장 등 중국 내 특별자치지역 문제 등 중국이 당면한 현안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5000년 한·중 관계사는 중국의 흥망성쇠가 한반도에 즉각 파급되었음을 증명한다.”며 “중국의 겉과 속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처했을 때 공존과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2만 4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운정신도시 뚜껑 열어보니…경쟁률 최고 28대 1

    운정신도시 뚜껑 열어보니…경쟁률 최고 28대 1

    부동산 시장이 정부 주장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부동산정책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건교부의 신뢰성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고(高)분양가 논란에 따라 건교부는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 청약을 자제하도록 했지만 소비자들은 건교부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건교부가 판교 중대형 분양가(평당 1800만원대)를 높게 정하면서 은평뉴타운과 파주 신도시 등의 고분양가를 유도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명 변경불가 지침도 무시 한라건설은 22일 “21일 1순위에서 모든 평형 청약을 마감한 결과 한라비발디 경쟁률은 평균 4대 1, 최고경쟁률은 28대 1(95평형)이었다.”고 발표했다. 기반시설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할 때 대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건교부는 한라비발디의 분양가(평당 1297만원)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년에 파주지역에서 나오는 중대형은 원가연동제와 채권입찰제가 적용돼 저렴하게 나오니 한라비발디의 청약을 자제하라.”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건교부의 얘기를 무시한 셈이다. 건교부는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아파트 이름 변경´ 불가 지침을 내렸으나 효과가 신통찮다. 동작구 사당동 L아파트는 보완공사와 함께 외벽에 이름을 바꿨다. 구청 인가는 받지 못해 법적으로 여전히 원래 이름 상태다. 하지만 가격(40평형 기준)은 이름 변경 전인 8월보다 3000만원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다. 이름을 마음대로 바꿀 경우 아파트단지별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물리기 때문에 건교부 지침의 실효성은 없다. ●“전세난 없다”고 나홀로 주장 건교부는 최근 전세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수기에 따른 일시적 불안이란 결론을 내리고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정했다. 그러나 전세값은 연일 오르고 있다. 고분양가 문제와 겹치면서 매매가 상승으로 번지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서울 전세 상승률은 전주(0.26%)보다 오른 0.31%다. 이에 따라 작은 평형 중심으로 집값도 오르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동 대우1차 35평형은 1주일 사이 1500만원 올랐다. 같은기간 광진구 광장동 현대9단지 24평형은 2500만원, 대치동 삼성래미안 26평형은 2500만원이 올랐다. 최근 한 주간 서울 전체 매매가 상승률은 0.29%다. 정부 말과는 달리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로 가격 상승을 막겠다고 했으나 강남 재건축도 오름세로 바뀌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서울 재건축 상승률은 0.21%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판교 중대형(평당 1800만원)에 채권입찰제를 적용해 고분양가 지표를 만든 장본인”이라면서 “소비자는 시장을 따른다는 진리를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아파트 분양가 뻥튀기 막아야

    비싼 아파트 분양가 때문에 기껏 잡아놓은 집값이 또 출렁거릴 조짐이다. 파주의 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1300만원으로 결정된 데 이어 용인지역에서도 1200만원에 분양됐다는 소식이다. 더구나 ‘뻥튀기’ 분양가는 계속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전세난으로 부동산시장이 가뜩이나 불안한데, 이러다가는 기존 집값의 상승을 또 부추겨서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게 뻔하다. 아닌 게 아니라 벌써 서울과 인접 신도시에서는 집값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세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분양가로 인해 수요자가 분양을 포기하고 기존 주택 매입 쪽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수요·공급 균형이 깨지니 집값 상승 현실화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서울시가 앞장서 집값 불안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을 누차 지적한 바 있다. 평당 1800만원에 이르는 판교 분양가와 1500만원 선인 뉴타운 분양가가 민간업체의 고분양가를 견인한 측면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건설교통부가 내년에 시행될 분양가상한제를 들먹이며 청약 자제를 요청하고 있으나 이는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드는 격이다. 이미 분양승인을 받은 업체는 분양가상한제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신경쓸 게 아니라 공공부문의 분양가부터 낮추는 게 순서다. 그런 다음 고가 분양 민간업체에 대한 공공택지 분양제한을 강력하게 실시하고, 후분양제를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고분양가를 지금 차단하지 못하면 부동산정책은 또 무너진다.
  • 식품안전처 출범 확정

    여성가족부와 국가청소년위원회의 통합이 확정됐다. 건설교통부엔 차관급으로 주택본부가 신설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폐지되고 국무총리 소속의 식품안전처가 출범한다. 정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하고 입법예고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는 ‘여성청소년가족부’로 합쳐진다. 자녀의 출산과 양육, 청소년 보호·육성이 유기적이고 불가분의 관계여서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 모두 기존의 작은 조직으로는 업무 추진에 어려움이 많아 내부적으로 통합을 추진해 왔다. 서민주거환경 등 주택정책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교통부에는 차관급의 주택본부가 신설된다.8·3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서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여러 부처와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하는데 현재의 국 단위 조직으로는 총괄·조정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식약청을 폐지하는 대신 국무총리 소속 통합식품안전기구인 ‘식품안전처’를 새로 만든다. 보건복지부와 농림부, 해양수산부, 식약청 등으로 분산돼 있는 식품안전관리 업무를 일원화한다. 농·수·축산물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에 따라 복지부 소관인 식품위생법과 건강기능식품법, 농림부 소관인 축산물가공처리법이 식품안전처로 이관된다. 조직개편에 따른 소요인력은 현재의 인력범위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대신 의약품 관련 업무는 복지부로 옮겨간다. 그러나 집행업무가 많은 식품안전처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그러나 정보통신부의 우정사업본부를 차관급인 우정청으로 개편하는 것과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을 차관급으로 하는 것은 이번 조직개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무직 증가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화관광부는 문화·체육·관광 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원한다는 의지를 담아 ‘문화체육관광부’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노동부도 인력의 54.6%가 고용업무를 담당하는 등 고용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 ‘고용노동부’로 명칭도 바꾸기로 결정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지구촌 거대 시장이자 유망 투자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9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KOTRA) 강당에서 열렸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했다. 심포지엄에는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 인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심포지엄은 홍기화 코트라 사장과 정구현 SERI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1부에선 ‘인도 경제의 미래와 핵심기업’,2부에선 ‘투자환경과 진출사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 중 ‘인도경제의 미래’,‘인도의 투자유치정책’,‘대인도 투자진출 현황 및 투자전략’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합작 투자땐 분쟁 소지… 단독 투자 유리” 인도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산업을 축으로 지식기반 산업의 중심국가로 부상했다. 인도의 경제성장이 연 8%의 궤도에 진입했으며, 소비증가세도 뚜렷하다. 인도의 물가와 외환보유고, 은행시스템 등 경제체제는 안정됐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0∼50년 동안 가장 빨리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지목했다.2050년에는 GDP가 27조달러로 세계 3위에 도달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동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은행은 지분한도가 74%까지, 보험은 26%까지, 나머지 금융업은 100%까지 자동승인된다. 통신은 49%까지 자동승인되며, 그 이상부터 74%까지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승인이 필요하다. 부동산 임대료는 다소 비싼 편이다. 델리에서 30평짜리 사무실은 월 250만원 가량 한다. 주택은 월 200만원 가량. 공장터를 보면 노이다에서 매입할 경우 평당 100만∼200만원, 임대는 월 2만원 수준이다. 뭄바이는 주택과 사무실이 델리의 1.5∼2배 정도로 인도에서 가장 비싸다. 최근 우리의 인도 투자 특성이 현지 이익의 재투자와 함께 은행·제철·통신·보험·유통 등으로 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우리의 인도 투자가 괄목할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과 LG전자가 가전시장을 휩쓸었고, 현대차가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망 진출분야로는 수요 증가부문인 가전·자동차·통신, 인도정부 지원부문인 IT·섬유·인프라, 생산기반 확충부문인 기계류·설비류·중간재·부품,·부동산·건축업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독투자가 유리하다. 합작투자시 의사결정이 느리고 분쟁에 시달릴 소지가 많다. 또 부품과 소재 구매, 관리 인력 등에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 협의는 의사 결정권자와 진행하고, 주요 협의사항은 문서로 보관하는 등 인도의 상관행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부실채권 8.8%… 中보다 금융산업 전망 밝아”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인도는 2011년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인도 경제는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경제 안정성도 중국보다 높다. 인도경제는 민주적 제도와 서방과의 우호적 관계란 요소로 볼때 서구자본이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선호하는 대상이 될 잠재력이 높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대한 수혜국이 되고 있다는 유리한 국제정치적 위치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인도의 약점으로는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심각한 관료주의와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전반의 부패는 중국보다 더 심한 상황이다. 세계은행 등의 조사에 따르면 사업착수와 사업청산 등에 걸리는 시간이 중국보다 2배에서 10배까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당장의 사업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보다 해고가 더 어렵다. 지표상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2배이상이 된다. IT산업은 인도 경제성장을 선도한다. 특히 단순 가공에서 최근 고부가가치 분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일반 금융 소프트웨어를 가공했다면 이제는 미국 월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금융분석 업무도 맡고 있다.JP모건은 뭄바이에 2000명의 인도 두뇌들을 금융 업무 및 연구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향후 4배 이상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이같은 추세를 보여준다. 또 타타와 위프로, 인포시스 등 인도의 IT기업들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중국보다 안정성도 높다. 부실채권은 중국이 22%인데 비해 인도는 8.8%에 불과하다. 중산층 증가로 소매금융시장도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뭄바이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현재 6095억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인도 기업들도 주식·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섬유·자동차·SW등 투자 100% 자동승인” 인도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는 100%까지 자동승인, 일정 지분까지 자동승인, 정부 승인이 필요한 업종, 투자가 금지된 업종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승인이 된다해도 관련 법규를 충족하고 그 법에서 요구하는 면허 등을 취득해야 한다. 자동승인 분야는 자금을 투입한 지 30일 이내,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이 배당된 뒤 30일 이내에 중앙은행(RBI)에 신고하면 된다.100%까지 허용되는 분야는 광업, 섬유업, 자동차, 보석, 식품가공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있다. 수출증진과 FDI유치를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경제자유구역(SEZ)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자동승인이 되지만 지분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세기업 지정품목으로 24%까지 투자할 수 있다. 영세기업 지정품목은 투자규모가 1000만루피(약 2억 820만원)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일반 기업도 이 분야의 영업을 허가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생산품의 50% 이상을 반드시 수출해야 한다. 항공이 49%까지 투자할 수 있고 은행업종에는 74%, 보험업은 26%까지 가능하다. 자동승인 대상이 아닌 분야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인도에 이미 합작투자나 기술이전 등의 계약을 맺은 기업이 기존 투자 분야와 동일한 분야에 신규 투자나 기술협력을 더할 경우 RBI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 담배업과 차(茶)업종, 배달업(편지배달 제외) 등은 FIPB 승인을 받으면 100% 투자할 수 있다. 방위산업과 신문 등 뉴스간행물은 26%,FM라디오는 2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일정 지분까지는 자동승인이나 이를 넘어설 경우 FIPB의 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공항의 경우 74%까지, 정보통신은 49%까지는 자동승인이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업종은 외국인 투자가 아예 금지된다. 단일브랜드 유통을 제외한 소매업이 그 예다. 나이키 등의 단일 브랜드는 유통이 되지만 월마트 등의 할인점은 외국인 투자가 아직 금지돼 있다. 이밖에 원자력에너지, 복권·도박 등도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다. 농업 중에서도 원예, 화훼, 종자개발, 채소 등에는 외국인의 투자가 100%까지 자동승인되고 나머지 업종은 투자 금지다.
  • [긴급진단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처방책

    [긴급진단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처방책

    엔진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에 ‘기(氣)’를 모아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이나 수출 일변도의 성장이 이제 불가능하다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통한 내수 확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감한 규제완화나 시장개방도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통한 경제활력화 힘들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은 세계 경기의 부침에 따라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인도 등의 추격이 거세고 고유가 등 대외여건도 좋지가 않다 수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성장 잠재력의 증대가 필요하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가치가 상승(환율하락)한 지금은 수출을 통해 경제활력을 살리기가 힘들다.”면서 “기업 중심의 내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 가운데 정부측 요인인 재정은 복지지출이 높아지면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비중이 줄 것으로 보여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민간수요는 2002년 신용대란 사태에서 보듯 인위적인 소비 부양책은 부작용만 낳아 소득증대가 없다면 당장 개선될 여지가 적다. 따라서 배 연구위원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상충될지도 모르지만 기업이 설비투자를 최대한 늘리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가 늘면 일자리가 창출돼 소비가 활성화되고,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 성장 동력의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여파로 크게 가라앉은 건설경기부터 부양시켜야 한다.”면서 “세금 정책에만 집착하지 말고 건설부문에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의 ‘기(氣)’를 살려줘야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책을 마련하고 시장개방과 노사관계 선진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출자총액한도제나 수도권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법인세 등 세제 개편을 통해 외국 투자자를 유인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교수는 “반기업 정서, 정치적 불안정, 노사 문제 등 기업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면서 “분배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파이’를 먼저 키운 뒤에 파이를 나눠주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FTA등 시장개방 확대전략 주력을 한진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 확대 전략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면서 “외부로부터 투자를 늘리고 기술을 습득해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중국 등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 경제를 뒤쫓을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9월 말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안을 지금 마련중”이라며 “성장의 힘을 얻기 위해 한·미 FTA 등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담합아파트 지정 효과 ‘찜찜’

    정부가 지정했던 담합아파트 중 지정 이후 가격이 떨어진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담합아파트 지정 정책은 실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담합아파트 지정을 모두 해제했다. 17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정부가 담합아파트로 지정했던 85개 단지 248개 평형중 85%인 212개 평형은 담합아파트로 지정되기 전과 해제 이후 가격이 같다. 담합아파트로 지정된 곳중 15%는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담합아파트로 지정되면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 실거래가격이 공개되고 국민은행을 비롯한 사설 부동산 정보업체에서도 4주간 시세 제공이 중단되는 ‘제재’가 있다. 가격 담합이 많이 적발됐던 중동 신도시의 경우 미리내롯데 27평형과 32평형은 각각 2000만원씩 올랐다.27평형은 담합아파트로 지정될 때 평균 시세가 2억 3000만원이었지만 담합아파트 지정에서 해제(4주 이후)된 뒤 인터넷에 시세가 다시 게재됐을 때에는 2억 5000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파주시 조리읍 동문그린시티 73평형도 담합 아파트로 지정될 때 시세는 3억 2000만원이었지만 해제된 이후 현재 호가는 5000만원 오른 3억 7000만원이다. 정부는 담합지정 아파트의 대부분이 추가 상승하지 않아 제재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담합이 있다고 판단해 제재를 가했다면 제재가 이뤄진 뒤 가격이 떨어져야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담합지정 아파트 대부분이 오르지 않아 제재의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평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데스크시각] ‘바다’에 빠진 문화산업 만능주의/임창용 문화부 차장

    ‘바다이야기’ 파문이 정책오류 때문이냐, 게임산업을 둘러싼 비리 구조에 의한 것이냐란 논란은 쉽사리 결론날 것 같지 않다. 서슬 퍼런 수사당국에 의해 금방이라도 꼬리가 잡힐 것 같았던 비리의 실체는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정책 오류를 질타하는 이들도 그에 대한 명확한 원인진단은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정작 그 근본적인 발화점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문화계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문화는 없고 문화산업만 있다.’란 자조 섞인 푸념이 흘러나왔다. 문화예술을 산업적, 혹은 상업적 잣대로만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속된 말로 ‘돈 안 되는’ 문화예술은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문화강국을 내세운 정부에도 단박에 성과를 내놓을 수 있는 문화산업만큼 유혹적인 것이 없다.‘게임산업을 키운다는데, 세계적인 게임강국이 된다는데 약간의 사행성 오락이 뭐 그리 문제가 될 것인가.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하면 매년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떼어 게임산업 진흥에 쓸 수 있다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단 말인가.’ 똑 부러지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문화관광부가 보여온 자세에선 이런 분위기가 분명하게 감지되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아케이드 게임시장만 30조원 규모로 키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야 정부는 그것이 ‘게임산업’이 아닌 ‘도박산업’임을 깨달은 듯싶다. 그 누구도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공은 내세우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해하고 있지 않은가. 게임뿐만이 아니다. 정도의 문제일 뿐 우리 문화계의 산업적, 상업적 매몰에 따른 부작용은 문화 전반에 도사리고 있다. 미술시장은 요즘 돈 이야기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 누가 어떤 그림을 사서 대박을 터뜨렸다느니, 미술품 투자 수익률이 부동산 투자 수익률보다 낫다느니, 어떤 작품이 유명 해외 경매에서 초고가에 팔렸다느니 등등. 정부도 최근엔 작가 양성이나 미술의 대중화 등 미술 자체의 발전보다는 미술산업 키우기에 더 치중하는 듯한 인상이 짙다. 유망 작가나 비영리 미술관 등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하면서도 화랑들의 그림 판매시장인 해외 아트페어엔 거액을 지원한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그림 투기 열풍에 휩쓸렸던 이들이 된서리를 맞았던 데서 보듯 미술산업은 어느날 문득 성장하는 게 아니다.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은 영화산업은 어떤가.1000만 관객은 한국 영화산업의 이상이요, 대박의 상징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인구 4800만명의 한국 영화계에서 꼭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한번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고도의 상업성을 겨냥한 영화만 양산되고, 문화예술의 생명인 다양성을 저해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출판계에서도 상업화가 심화되면서 독자들의 얕은 호기심만 자극하는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밀리언셀러로 대박을 터뜨린 책들이 대개 말랑말랑한 감성에 호소하는 책들이다 보니 출판사들이라고 이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터이다. 여기에 일부 출판사들의 덩치 키우기 경쟁에서 비롯된 출판계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출판물의 다양성도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문화산업이 등장하면서 공론영역이 몰락하고 소통구조가 왜곡되었다는 비판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에 따른 문화의 속물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현대산업사회에서 그의 지적이 완전한 정당성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문화산업 만능주의에 매몰된 우리에게 하나의 경고등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우리의 문화적 기초체력이 부족하니, 그것부터 키우자는 문화예술인들을 ‘비개혁주의자’로 몰아붙여서는 안되겠다. 문화산업 만능주의는 바다이야기와 같은 제2, 제3의 ‘기형아’를 낳을 뿐이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 [서울광장] 임대주택 ‘빈집 정책’ 안되려면/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임대주택 ‘빈집 정책’ 안되려면/육철수 논설위원

    오일머니를 주체 못하는 중동 산유국에선 우리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가끔 일어난다. 몇해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집 없이 떠도는 집시들을 위해 현대식 아파트 한 채씩을 공짜로 지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입주 다음 날부터 집시들이 짐을 싸들고 나와 예전처럼 길거리에서 생활하더라는 것이다. 까닭을 물었더니 글쎄,“불편해서 못살겠다.”고 했다던가. 전기 잘 들어오고, 수돗물 좔좔 나오지, 화장실 깨끗한데, 세상에! 그게 풍찬노숙만 못하더란 얘기였다. 하기야 자연에 익숙한 집시들이 ‘으리으리한’ 새 집에서 기가 질려 용변도 제대로 못 봤다니 꽤나 불편했을 것이다. 부동산 투기로 말썽을 부리기는커녕 나라에 돈이 많아 집을 거저 나눠줘도 마다하니 어찌 보면 기특한 국민이다. 인식의 깊이와 삶의 질을 놓고 우리를 감히 산유국 집시에게 견준다는 게 상당한 무리가 있음을 잘 안다. 그러나 집 걱정으로 적어도 반평생은 고생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를 떠올리면 무욕의 집시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집이나 땅에 대한 소유욕이 한국처럼 별난 나라도 드물다. 아직도 월급쟁이가 집 한 채 장만하는데 10년이 걸리네,20년이 걸리네 하고 있으니 그로 인한 기회비용도 엄청나다. 그 돈으로 삶의 질을 높이거나, 생산적인 곳에 썼다면 벌써 선진국이 됐겠다. 마침 정부가 주택을 ‘소유’에서 ‘거주’로 개념을 바꿔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2012년까지 임대주택 116만가구를 지으면서 중산층을 위한 중대형 전·월세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늦었지만 시도해 볼 만하고 방향도 좋다. 잘만 시행된다면 우리 아들 딸들은 집 장만하느라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어질 테고. ‘거주’ 개념이 뿌리내리려면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식과 집값 안정이 따라주느냐다. 지금처럼 특정지역의 집값이 폭등하고 주택이 부(富)의 핵심 증식수단이라면 소유욕은 더할 것이며, 공공재(公共財) 인식의 확산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좋은 터에 내집을 갖고 있으면 앉아서 떼돈을 버는데, 한가하게 임대주택에 들어가 ‘거주’에 만족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주택·고가주택 소유자에게 중과세한다 해도 세금이 집값 오름세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현실에서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소유하는 게 당연히 ‘정답’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도 씻어내야 한다. 아파트 단지의 임대주택 유무에 따라 동일평형의 일반 아파트 값이 크게는 1억원 이상 오락가락하고, 임대주택 비율이 분양률에 큰 영향을 주는 분위기에서 정책의 성공은 쉽지 않다. 따라서 중산층용 임대주택을 통해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만 사는 집이 아니란 걸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임대주택의 질적 주거 향상과 주택평면의 다양화,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에 신경쓰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서 부정적 이미지부터 털어내야 할 것이다. 중산층을 임대주택으로 유도하려면 재정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6년동안 임대주택 건설에 88조원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재원 확보도 쉽지 않겠지만 이 돈으로 116만가구를 짓겠다면 가구당 8000만원꼴인데, 싸구려 집을 남발해서 수요자의 주거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도 의문이다. 이래가지고는 아파트만 잔뜩 지어놓고 빈 집을 양산할 공산이 크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어 임대주택도 살 만하고, 경제적으로 손해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급선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기업실적 쑥쑥 늘린 공직출신 CEO들

    공무원 출신으로 사업에 성공한 사람은 많지 않다. 대체로 현실위주의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뒤늦게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성공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무원 출신으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는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이들에게서 공무원 ‘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행정 경험과 경영 마인드를 잘 섞어서 기업 시너지 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전문 경영인일 뿐이다. ●마케팅·위기극복 전문가로 변신 정만원(54) SK네트웍스 사장은 내로라하는 마케팅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행시 21회 출신으로 동력자원부를 거쳤다. 공무원 출신이라면 언뜻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기업 마인드가 깊다. 정 사장의 CEO기질은 SK㈜ 전신인 유공에 입사하면서부터 드러났다. 정유업계에 마케팅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지갑에 넣고 다니는 ‘OK캐쉬백’사업을 성공시켰다.SK텔레콤으로 옮긴 뒤에도 마케팅 능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한발 앞서 캐낸 무선인터넷 사업은 SK텔레콤의 효자 수익원이 됐다. 능력은 2003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SK㈜ 석유마케팅 본부장을 맡아 더욱 빛났다.SK글로벌사태가 터지면서 그는 SK글로벌 정상화 추진본부장을 맡는다. 채권단과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내 SK글로벌사태를 마무리지으면서 재계는 정 사장에게 “마케팅 귀재뿐 아니라 위기극복·업무조정 전문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SK네트웍스 사장을 맡고는 ‘서번트 리더십’을 유행시키면서 직원을 하나로 묶고 회사를 조기 회생시켰다. 현재 채권단과 약속한 부분의 90%를 이뤄냈을 정도로 ‘끼’를 발휘하고 있다. ●최연소 시장에서 부동산 개발 사장으로 8년간 ‘남원주식회사 CEO’를 맡았던 최진영(44) 전 남원시장은 지난 7월 말 새로운 도전장을 냈다.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시장이 우림건설 자회사인 우림홀딩스 사장으로 변신, 새바람을 일으켰다. 최 사장은 1998년 최연소 자치단체장 당선, 민간 경영기법을 전도하는 공무원,3선 불출마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CEO으로서의 변신 이유를 묻자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우림건설을 택한 이유는 “심영섭 회장을 존경하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으로 나가기 전 기업 CEO를 경험했더라면 훨씬 뛰어난 행정을 펼쳤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민간 CEO에 후한 점수를 줬다. 우림건설이나 심 회장하고 특별한 인연은 없다. 우림은 남원시가 지역 특산물 판로를 넓히려고 접촉한 여러 기업중 하나다. 그 뒤 춘향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국악 발전에 투자하는 우림의 기업문화에 반하면서 우림과 가까워졌다. 결국에는 우림홀딩스 사장을 맡게됐다. 심 회장과는 일종의 동지(同志) 입장에서 같은 배를 탔다는 것이다. ●계열사 거치면서 그룹 핵심사업 진두지휘 정지택(56)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성격이 좋아 적이 없다. 재경원과 기획예산처에서 잘 나갔으나 지난 2000년 공직생활 25년을 스스로의 뜻으로 접었다. 당시 진념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은 민간행을 만류했으나 정 사장의 뜻을 막지는 못했다. 금융회사에서 경영을 배운 뒤 두산그룹으로 옮겼다.‘두산 사태’를 맞으면서 지난 3월 두산그룹의 지주회사나 마찬가지인 두산산업개발 사장을 맡았다. 재계는 정 사장의 경영능력이라면 오너로부터 신임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은 “깐깐한 성격에 빈틈을 보이지 않아 결재 들어갈 때 잔뜩 긴장한다.”고 말한다. 박인구(61) 동원F&B·동원 엔터프라이즈 대표도 성공한 공무원 출신 CEO다. 산업자원부 전신인 상공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매형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권유로 민간 기업에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첫 무대가 만성적자이던 동원정밀이었다.3년 6개월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CEO능력을 인정받아 동원산업에서 떨어져나간 F&B 대표를 맡았다. 이곳에서도 보성 녹차, 양반죽 등 히트상품을 내놓으면서 우량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3년부터는 동원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도 맡고 있다. ●정통부 관료에서 미디어 사장으로 정보통신부 출신인 서영길(61) TU미디어 사장은 통신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CEO로 꼽힌다. 서 사장은 말단 공무원으로 출발, 정통부 공보관, 정보통신지원국장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관료 출신이다. 1998년 비록 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정통부를 떠났지만 정통부나 통신업계에서 늘 안타까워했던 인물이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업무 처리가 빈틈없던 그는 사면복권되면서 2000년 민간기업으로 옮긴 뒤에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SK캐피탈 감사와 SK C&C 부사장,SK텔레콤 부사장을 거쳐 2004년부터 TU미디어 대표를 맡고 있다. 통신업계는 아직 대중화된 서비스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대박을 터뜨릴 잠재력을 지닌 인물로 보고 있다. GS그룹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서경석(59) GS홀딩스 사장도 재경부 출신이다. 행시 9회로 조세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코스콤 이 사장과는 절친한 사이다.1991년 LG그룹 회장실에서 ‘재무’ 조언을 해준 게 인연이 돼 기업인으로 변신했다.LG투자증권 사장, 극동도시가스 대표이사를 거쳐 2004년부터 GS홀딩스 사장을 맡고 있다. 허창수 그룹 회장이 “이 사람 말이 곧 내 말”이라고 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유동 골뱅이’로 유명한 유성물산교역의 강승모(44) 사장은 이력이 좀 더 독특하다. 행시 28회로 재경부 최연소 과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그가 2000년 돌연 사표를 냈다.“가업(家業)을 잇겠다.”는 게 이유였다. 강 사장은 수출 비중을 늘리고 신제품 개발 등에 공을 쏟아 매출액 360억원, 순익 20억원의 알짜 회사로 키워냈다. 최근 시장에서 히트한 ‘고등어조림’도 그의 작품이다. 류찬희 안미현기자 chani@seoul.co.kr
  • [데스크시각] 집값 안정 ‘립서비스’는 이제 그만/류찬희 산업부 차장

    정부는 연일 집값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부처 장차관·차관보·실무 본부장(국장)은 하루가 멀게 방송을 탄다. 그런데 그 얘기가 그 얘기다. 한결같이 집값을 안정시킬 테니 걱정 말라고 한다. 올해 안으로 집값을 2003년 ‘10·29대책’ 이전 수준으로 안정시키겠다며 집값 안정의 구체적인 시기와 목표를 자신 있게 제시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내비친다. 집값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서라면 조금은 과장되고 되풀이되는 말이라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의 발표를 보노라면 왠지 기분이 씁쓸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정부는 집값이 잡혔다고 주장하는데 시장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입안자들이라면 10·29대책 발표 당시 어떤 발언이 나왔는지 한번 검색해볼 필요가 있다. 당국자들은 대책을 발표하면서 곧바로 집값이 잡힌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래서 당장 집값이 잡히는 줄 알았다. 내집 마련을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집값은 그뒤 30∼40% 올랐다. 어떤 지역은 50% 가까이 상승했다. 순진하게 정부 말만 믿고 따른 서민들은 바보가 된 셈이다. 지난해 ‘8·31대책’이 나왔을 때도 국민들은 정부를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시장은 정부 발표와 달리 한참 빗나갔다.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꿈은 일장춘몽이 돼버렸고,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아무리 솔깃한 정책을 내놓아도 이제 국민들은 양치기 소년을 떠올릴 뿐이다. 둘째는 행정가들이 마치 정치인을 따라 하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실적이나 결과로 나타나는 시장 흐름을 무시한 채 무조건 집값이 내렸다고 자위하는 것이 꼭 입에 발린 말만 하는 정치인을 보는 것 같다. 이 정부 임기만 넘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실책을 모면하려는 립서비스인 것 같아 더욱 안쓰럽다. 기자는 10·29대책,8·31대책에 앞서 정부 당국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수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짧은 소견으로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부동산 거래 투명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검인계약서 폐지와 실거래가 확보 시스템 구축을 들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히 두 가지 모두 받아들여졌고 입법 과정을 통해 자리를 잡아가는 듯해서 여간 뿌듯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실거래가 통계 발표를 보고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반적인 집값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통계라기보다는 단순 샘플 조사에 불과했고, 시장 집값과는 괴리가 너무 컸다. 통계를 왜곡하지 않았다는 강변에도 불구하고 이런 통계가 뭐 필요하겠냐는 생각마저 들었다. 개인 실거래 가격이 등기부등본에 올라가고 누구나 이를 확인할 수 있게 공개된 마당에 굳이 두루뭉수리한 방법의 실거래가 통계는 무의미하다. 모든 아파트 시세를 공개하되 동(棟)·층을 모두 밝혀 살아 있는 통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분양가에 따른 주변 아파트값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발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대형 임대 아파트를 늘린다고 하는데 중산층 이상의 주택문제는 정부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민들이 목돈 들이지 않고 안정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때다. 주택정책은 무엇보다 수혜 타깃이 정확해야 한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식의 립서비스는 이제 끝내야 할 때다. 류찬희 산업부 차장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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