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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정책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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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원가 공개 확대”

    “분양원가 공개 확대”

    노무현 대통령은 6일 부동산 시장의 이상기류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확대해,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한명숙 총리가 대독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8·31대책의 기본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안한 부동산시장을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신도시 주택 분양가 인하, 신도시 개발기간의 최대한 단축을 통한 공급확대 효과의 조기 가시화, 매년 수도권 30만호 주택 공급, 주택금융분야의 지도·감독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 밝히고,“정부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정신과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반드시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목표시한에 쫓겨 중요한 내용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농업 등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분야는 추가적인 보완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두관씨 “대통령 긴급명령권 발동해야”

    열린우리당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6일 최근 부동산 시장의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더지 잡기’에 비유하고, 건설정책 관료들을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긴급 제안’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부동산 담보대출의 서민 우선 혜택 ▲공공택지의 공영개발과 불로소득 원천 차단 등을 위해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근태, ‘집값대책’ 5당 대표회담 제안…한나라·민주 거부

    김근태, ‘집값대책’ 5당 대표회담 제안…한나라·민주 거부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6일 최근 집값 폭등과 투기열풍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여야 5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를 못 막으면 대한민국 경제의 선진국 진입이 쉽지 않으며 국민 양극화 극복도 어렵다.”며 “투기는 초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5당 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5당 대표회담은 여당이 책임을 야당에 분산 혹은 전가하려는 의도”라며 거부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도 “회담이 필요하다면 5당 정책위의장 회동을 통해 논의하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회담을 구체적으로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며 야당 중에서 유일하게 환영의 뜻을 보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부동산 공황

    부동산 공황

    정부가 집값 안정대책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정부가 신도시 건설 분양가를 낮추기로 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고 대응책만 모색하는 분위기다. 아파트값이 며칠새 몇 천만원 뛰고, 계약해지 사태가 이어지는 등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면서 모든 사람이 조바심만 내는 실정이다. ●“정책은 정부 립서비스일 뿐” 인천 검단 신도시 조성 등 공급 확대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차갑다. 집값 폭등세는 멈추지 않았다. 신도시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국가가 분담하고,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처방 역시 효과가 없기는 다를 바 없다. 정책과 시장이 거꾸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주 아파트값은 서울 1.11%, 수도권은 1.26% 폭등했다. 주간 상승률치고는 서울은 3년 1개월 만에, 수도권은 2000년 이 업체가 시세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종합부동산세 부과,2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정부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각종 규제가 그물망처럼 처져 있는 데도 값이 내리지 않고 있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개발부담금, 기반시설부담금 등으로 재건축 아파트 수익성이 줄어들었는 데도 불구하고 집값이 뛰는 것은 정책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장 원리 무시, 조바심만 팽배 이렇다 보니 시장은 아수라장이다. 팔자 물건은 없고 구매 수요만 늘면서 수요·공급 시장이 극히 불안하다. 거래는 이뤄지지 않은 채 호가만 치솟는 현상만 번지고 있다. 집주인이 막무가내로 가격을 올려 달라며 이미 맺은 계약을 깨기도 일쑤다. 박왕진(45)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 개포 주공 아파트 11평짜리를 5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가 매도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 연락을 받은 뒤 4000만원을 더 올려주고 중도금을 치렀다. 그런데도 집주인은 “집값이 더 올라 손해가 너무 크다. 위약금을 물어줄 테니 계약을 깨자.”고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다. 둘 이상만 모이면 자연스럽게 집값 이야기로 이어진다. 구매욕구와 능력이 있든 없든 아파트 투기로 한몫 챙기면 그만이라는 도덕적 불감증도 번졌다. 한 영관급 장교는 “적금 붓고 청약통장 가입해 아파트 한 채 마련할 생각이었는데 바보처럼 살아온 것 같다.”며 “공무원이고 뭐고 돈 될 만한 아파트를 찾아나서야겠다.”고 후회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김모(50)씨는 두 달 전 강북구 번동 드림랜드 인근 다세대주택 8평을 평당 1800만원에 샀는데 최근 2500만원으로 올랐다. 횡재를 본 김씨는 이참에 노원구 창동 재개발 예정지구 땅을 평당 1100만원에 구입해 놓고 사업승인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는 “주택 구매자들은 투기꾼도 아니고, 부자들도 아닌 30대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며 “자고 나면 집값이 오르고, 집 판 돈이나 전셋값으로는 아파트 문턱을 밟아보기도 어렵게 됐으니 조급증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노대통령 DJ자택 주말 전격방문 왜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전격적으로’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했다. 현직 대통령의 ‘이례적인’ 전직 대통령 자택 방문이다. 여기에 시기적으로 정계개편과 맞물리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DJ가 최근 ‘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 발언함으로써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사이에서 정계개편론과 관련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북핵과 부동산 정책 문제, 반기문 외교부장관의 차기 유엔 사무총장 당선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5일 논평을 통해 “(만남 자체가)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정치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과 DJ 사이의 직·간접적인 접촉은 최근 들어 3차례나 된다. 만남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교류’도 감지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핵실험과 관련해 DJ 등 3명의 전직 대통령과의 오찬에 이어 다음날인 11일 유독 DJ에게 직접 ‘감사전화’를 했다. 같은 달 27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4일 권양숙 여사와 함께 직접 김대중도서관을 둘러본 뒤 DJ 자택을 방문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도서관의 전자방명록에 “치열한 삶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루셨다.”고 써 DJ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찬은 김대중도서관 전시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권 여사와 이희호 여사,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현재로선 윤 대변인의 전언처럼 정개계편에 대한 언급들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지역적인 분할 구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정개개편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평소 지론을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역설적으로 ‘대통합의 타당성’을 밝혔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DJ를 찾은 노 대통령의 행보를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숨은 속뜻 찾기’에 나선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 정보위원장은 “지역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호남이라는 확실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DJ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만남도 그런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DJ가 ‘상왕(上王)정치’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워낙 이례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형식이 내용을 압도했다.”면서 “노무현 기획의 돌출적 이벤트”라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면서 “정계개편과 연계시켜 정략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DJ가 보는 정계개편의 지향점과 노 대통령의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홍기 전광삼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집값 망쳐놓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주택시장은 지금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검단 신도시 발표에 이어 사흘 전 대규모 주택공급과 분양가 인하 방안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연이은 대책 발표에도 집값은 계속 치솟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10·29’ ‘8·31’ ‘3·30’ 등 큼직한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잠시 주춤했을 뿐 이제는 내성이 쌓일대로 쌓인 느낌이다.‘세금폭탄’에다 재개발이익환수, 세무조사 등 온갖 초강성 수단을 들이대도 이제는 꿈쩍도 안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참여정부는 예전 정권과 달리 집값 잡기에 정권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는데 결과는 너무 허망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늘이 두 쪽 나도 투기를 잡겠다.”고 했지만 서울 강남의 집값은 지난 4년 동안 두 배 이상 오른 곳이 수두룩하고 전국의 부동산 값은 급등했다.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는 8·31 대책 이후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호언했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도 “8·31 대책은 성공했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땅에 떨어진 정책 신뢰와 시장혼란, 집값 폭등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아예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하는 인상이다. 실무를 맡은 추 장관은 부처간 조율도 안 된 검단 신도시 발표로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뒤에도 “주무장관의 재량권”을 강변하고 있다. 말의 성찬만 있고 책임을 느끼는 당국자는 찾을 수가 없다. 우리는 정책을 총지휘한 노 대통령부터 시장의 혼란에 대한 성의 있는 해명과 정책오류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건교부 장관은 물론,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정책이 잘됐다며 훈·포장을 줄 때는 재빠르면서 문책은 미적거린다면 정책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 [사설] 집값대책 이젠 원칙마저 포기하나

    정부가 검단신도시 건설 발표 이후 1주일만에 또다시 집값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50차례 가까이 대책을 쏟아내다 보니 내용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이번 대책은 주택금융 건전성 감독을 통해 돈줄을 죄는 한편, 앞으로 건설될 신도시 등의 기반시설 개발비 일부를 재정에서 떠맡고 용적률과 건폐율 규제를 완화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형주택과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대책은 분양가 인하에 초점을 맞춘 만큼 집값 안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 같다. 하지만 공급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 견지해온 원칙을 저버린 감이 없지 않다. 정부는 판교신도시나 서울 은평뉴타운지역의 분양가가 치솟은 것은 기반시설 비용을 시행업체에 떠넘긴 탓이라며 ‘원래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990년초 분당 등 5대 신도시 개발 이후 기반시설 비용을 분양가에 전가한 것은 ‘수익자 부담원칙’ 때문이었다. 그런데 특정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세금을 투입한다면 또 다른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용적률·건폐율 완화도 마찬가지다. 판교신도시 입안 당시 정부는 환경론자들의 저항에 밀려 ‘공급보다 쾌적한 환경’ 논리를 동원하지 않았던가. 다가구와 다세대 주택의 주차장 시설 기준 등 규제 완화 역시 주차난과 주거환경 악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게 너무도 뻔하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작 평가를 받는 것은 실수요를 투기적 가수요로 오인하는 등 시장 수급구조를 강압적으로 비틀려 했기 때문이다. 행정력으로 시장에 맞섰다가 참담한 패배를 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택은 공공재라는 식의 억지 논리부터 접어야 한다. 시장이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하는 것이다.
  • 주택정책 質→量 ‘U턴

    주택정책 質→量 ‘U턴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또 허둥지둥 대책을 내놨다. 검단·파주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지 1주일만이다. 세금 중과(重課)에 이어 공급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급등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번에는 분양가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아파트 건설 원가를 줄여 고분양가 거품을 빼는 동시에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던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급하게 내놓는 바람에 정책이 영글지는 않았다. 쾌적성 등을 강조한 나머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신도시 정책도 어느 정도 현실에 맞춰 용적률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긴급 부동산정책 관계부처 장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세부대책을 보완해 정부안을 확정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구체적인 추진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크게 보면 ▲분양가 인하 ▲공급 확대 ▲과수요 억제를 위한 간접적인 금융권의 대출 규제 등 3가지다. 분양가 인하 수단으로는 신도시 등에서 용적률·건폐율을 높이고, 기반시설 설치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입주자가 적절히 분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용적률 완화,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은 앞으로 개발될 김포·검단·송파신도시 등에 적용된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세금 중과 등 기존 수요 억제책이 약발이 먹히지 않자 공급 확대 쪽으로 돌아서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 신도시 입주민을 위한 기간시설투자비를 세금으로 충당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우려된다. 지자체가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을 선뜻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에 반대하는 지자체가 자칫 사업승인절차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택개발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건설업체의 폭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빠진 것도 아쉽다. 주택공급 확대 조치 역시 시장에 시그널을 전달함으로써 잠재적인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열기를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기여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인하를 위해 용적률을 올려주면 택지 공급가를 낮출 수 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판교의 경우 용적률을 당초에는 분당(184%) 수준으로 적용키로 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대로 용적률을 159%로 낮췄다. 전·월세 대책으로 다세대·다가구, 오피스텔 등 서민형 주택의 규제 완화와 부담금 축소를 통해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당초 거론됐던 주택담보총량 규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더한다는 지적에 따라 주택금융 분양의 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금융기관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6일부터 2주일 동안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7개 은행과 6개 보험사,12개 저축은행 등 25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가 준수되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정부는 대신 서민주택금융이 위축되지 않도록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장기저리 융자,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확대를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류찬희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열린세상] 신도시를 위한 변명/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국토연구원장

    도시란 무엇인가?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빽빽한 아파트 숲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니면 자동차로 꽉 찬 도로와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지금 국토 방방곡곡이 아파트 숲으로 바뀌고 있다. 시간을 내어 교외로 나가보라. 논두렁이나 밭이랑 사이, 산등성이에도 아파트가 솟아오르고 있다. 집은 부족하고 땅값은 비싸니 어쩌랴. 그래서 금수강산이라 불리던 우리들의 국토가 빽빽하게 솟아오른 고층 아파트 도시들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시대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이다. 따져 보면 토지이용에 대한, 도시에 대한, 주택에 대한 정책에 잘못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만성적인 주택부족에 시달려 왔다. 그렇다면 수요에 따라 계획적으로 택지를 공급하여야 할 터인데 항상 공급은 뒤져왔다. 그 때문에 되는 대로 난개발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한번 망가진 토지이용의 질서는 바로잡기 힘들다. 최근 건교부는 인천 검단지역, 경기 파주지역에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강남을 대체할 ‘명품’ 신도시계획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같은 신도시 발표와 함께 부동산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겠다고 발표한 정책이 거꾸로 불을 지른 형상이 되었다. 참여정부 들어서부터 참으로 헤아릴 수 없는 신도시계획이 발표되었다. 행정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벤처 밸리 등등. 수도권에만도 동탄·동백·파주·판교·송파·화성(수원)·평택·옥정(양주)·김포 등등, 여기에 인천의 송도·청라·영종 지역을 포함하여 신도시라 할 만한 택지개발 사업이 줄줄이 이어져 녹음 우거진 산허리를 잘라내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시장이 춤추어 왔다. 지금까지 우리는 집을 짓는 데만 치중해 왔다. 주택공급의 양이 항상 관심사였고, 집값 안정이 최우선 과제였다. 도시는 여러가지 생활기능을 가진 삶의 그릇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신도시는 거대한 아파트단지일 뿐 자족 기능이 부족하였다. 아무리 작은 단지라도 ‘단지’를 만든다기보다 ‘도시’를 만든다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신도시는 고밀도 일변도로 달려왔다. 대개 용적률이 180∼220% 수준이다. 전원 주거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고밀도이다.1970년대의 반포·잠실 등지는 100% 내외인데 80년대의 올림픽 타운, 상계동 등지는 150∼200%,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용인 수지, 하남 신장지구 등은 200%가 훨씬 넘는다. 끔찍할 정도로 고층·고밀화된 단지도 많다. 최근에는 30층이 넘는 아파트들이 시골도시에 즐비하다. 세계에서 가장 과밀하다고 보는 도쿄권의 신도시들도 평균적으로 우리에 비해 개발밀도가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좁은 국토를 더욱 좁게 쓰고 있다. 밀도는 도시형태와도 관련이 깊다. 아파트 일변도보다는 단독주택, 빌라, 연립주택 등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조화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물론 녹지나 공공용지도 제대로 확보되어야 한다. 넉넉하게 토지를 구입하여 녹색의 띠를 두르고 신도시를 개발하는 영국, 같은 건물은 두채 이상 짓지 않도록 다양한 디자인을 도입한 프랑스의 신도시, 신도시 하나 건설에 40년의 정성을 쏟는 일본 등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 선진국에서 많이 만났던 작은 도시들은 모두 아담하고, 자전거 타기 편하고, 자연과 잘 조화된 동화같은 도시들이다. 우리의 딱딱한 산문같은 콘크리트 도시와는 다르다. 집값 잡겠다고 불쑥 내놓은 신도시계획, 과연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그보다 이제는 진정 살고 싶은 도시, 도시다운 도시를 만들자. 똑같은 모양으로, 높이로, 디자인으로 된 아파트가 일렬 종대로 횡대로 늘어선 타운에서 우리의 미래공간을 찾으려 한다면 그것은 허상이다. 이건영 중부대 총장·전 국토연구원장
  • 與 정책의총 ‘백가쟁명’

    열린우리당이 주요 현안들에 대해 좀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의원별로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갈리는 데다 정계개편 논란 등으로 마음이 떠있는 여당의 현주소와도 무관치 않아 보였다.특히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정간 마찰음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3일 열린 당의 정책의원총회는 부동산정책,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수준 등을 놓고 의원간 또는 당정간 의견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조일현의원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당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을 강력 비판했다.조 의원은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의 과밀을 가져오는 게 아니냐.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지역에도 먹을 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정부가 물량만 확대한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느냐.”면서 “교육과 문화·환경 문제를 고려해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강북도 교육이 뒷받침되는 주택정책을 펴면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윤 의원은 “분양원가공개제도를 입법화해서 서둘러 시행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실험 사태 이후 PSI 적극 참여 문제를 놓고도 의원간 입장은 여전히 엇갈렸다. 김명자 의원 등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등을 고려해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종석 의원 등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그에 따라 한국경제의 위기가 초래되며, 남북관계의 파탄이 불가피하다.”고 반대했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문제를 둘러싸고도 당 정책위는 “출총제를 폐지하면서 기업의 투자규제를 강화해선 안 된다.”고 정리했지만, 임종인 의원 등은 “출총제를 푸는 게 경제를 위해 과연 바람직하냐.”며 반발했다. 앞서 김근태 의장은 “급작스러운 신도시 발표가 부동산 투기 재연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게 아니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일침을 놓았다.김한길 원내대표도 “부동산 정책은 당은 당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짐 로저스 “한국주식 사는데 북핵영향 안받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적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세운 짐 로저스는 2일 “한국 노동시장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올바른 정책을 통해 적절한 가격이 형성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강남지역 부동산 가격에 분명히 거품이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주최하고 우리투자증권이 후원한 ‘2006 상장기업 엑스포’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 로저스는 이날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은 더 이상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 아닌 세계 10대 부국으로, 투자결정을 위해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년전에 한국 주식을 모두 팔았다는 그는 론스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부의 주장이 합당하고 근거가 있다면 외국인 투자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론스타의 주장처럼 정치적 목적이 개입됐다면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북핵 사태에 대해서는 “내가 한국 주식을 사거나 파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또 부동산 가격 급등세에 대해 “강남 부동산 가격에 엄청난 거품이 있다.”고 강조하고 “부동산이든 뭐든 거품이 있는 자산은 팔아야 하며, 현재 한국에서 사야 할 것은 값이 오르지 않는 강북지역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인디애나존스’로 불리는 로저스는 1969년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10년간 4200%라는 수익률을 올리고 37세에 공식 은퇴했다. 이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때늦은 금융당국의 주택대출 경고

    지난달 23일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이후 서울 강남 등지의 대형 아파트 호가가 1억원가량 치솟는 등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완결판’으로 꼽혔던 ‘8·31대책’의 입안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청와대 비서관은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정부의 호언을 비웃듯 좀처럼 고삐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함에 따라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금융기관 대출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동산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의 금융부채는 올 상반기 중 금융자산 증가율 3.7%의 두배를 웃도는 8.6%를 기록했다. 개인가처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역시 지난해 1.36배에서 올 연말에는 1.41배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등 외환위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융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소득이 뒷받침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각종 연구기관들이 전망하듯 우리 경제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부동산담보대출은 경기에 민감한 변동금리다. 가계 소비와 직결되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과 통화당국이 금융기관 및 가계 건전성을 이유로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세에 경고음을 울린 것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조치인 듯하다. 물론 몇달 전부터 간혈적으로 주의신호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대출 급등세를 제어하기에는 경고의 강도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참여정부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가계발(發) 위기가 차기정부에서 재연되지 않으려면 당국은 지금이라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 부동산 안정대책 검토

    정부는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과 관련,3일 오전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정책 관계 부처 장관 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2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권 부총리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전군표 국세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과 정부의 정책 집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분양가 인하, 주택 구입 대출규제 강화, 주택공급 확대 계획, 부동산 투기 감시대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분양가와 관련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부문 주택의 분양원가 실태 조사 및 기반시설 설치비의 합리적 분담 등을 통해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검단 후폭풍’ 해약사태 서울·수도권 확산

    ‘검단 후폭풍’ 해약사태 서울·수도권 확산

    검단발 아파트 매매계약 해약사태가 서울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단기간 집값이 폭등하면서 집주인이 아파트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가 하면, 가격을 올려달라고 고집하는 사례가 늘면서 당사자간 실랑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장 불안과 예측 가능성 없는 주택정책이 낳은 이상현상이다.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계약 파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왕씨는 지난 9월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4단지 11평을 5억 1000만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5000만원을 건네주고 한달 뒤 중도금을 치른 뒤, 이달 15일 잔금과 함께 아파트를 넘겨받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중도금을 치르기 이틀 전 매도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 연락이 왔다. 매도인은 “최근 집값이 1억 6000만원이나 뛰어 당초 계약대로는 도저히 팔 수 없다.”며 위약금을 포함,1억원을 내놓았다. 박씨는 집주인을 달래다 결국 집값으로 4000만원을 더 올려주고 중도금을 치렀다. 신도시 발표 이후 개발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른 검단 지역에서 시작된 아파트 계약 파기 현상이 수도권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박상후씨는 보름 전 남양주 부영 아파트 45평형을 3억 5000만원에 계약하고 계약금 3500만원을 치렀다. 그런데 검단 신도시 발표 이후 수도권 전역에 불어닥친 아파트값 강세로 최근 집주인의 마음이 달라져 중도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은 “최근 1주일 사이 1억원 이상 올랐다.”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집을 팔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인천 논현지구 한 중개업소는 “인천 부동산 시장이 뜨면서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계약을 깨는 바람에 당사자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 파기 증가 원인은 ‘단기간 급등+수요 대기 풍부+집값 상승 기대감’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집 주인들이 위약금을 물더라도 하루가 다르게 값이 뛰는 만큼 해약하는 게 오히려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거래 당사자간 오해나 법률적 잘못 때문에 계약이 깨지는 것이 아니라 가격 문제로 파기되는 것이다. 완만한 상승기에는 일어나지 않고 단기간 급등할 때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수요 공급의 균형이 깨진 것도 원인이다. 아파트로 돈을 벌어보자는 가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상적인 시장 기능이 마비되는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방적인 계약 파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당사자간 문제로 끝나지 않고 거래 부진과 호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단기간 집값 급등은 결국 전세보증금 인상을 불러와 특히 서민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외팔이 경제학자와 샤워장의 바보/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학자들에게 정책조언을 구하면 늘 ‘한편으로는’ 이렇다고 하다가 곧 ‘다른 한편으로는’ 저렇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외팔이 경제학자를 찾았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트루먼 대통령이 찾던 외팔이 경제학자가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다. 이른바 관변 경제학자와 경제관료가 바로 그들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외팔이 경제학자들의 조언을 듣고 내놓은 대표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투기를 잡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면서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올리고 재건축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손잡이 경제학자들이 외치는 ‘다른 한편’의 주장은 아예 무시돼 버렸다.‘다른 한편’의 주장은 보유세를 높이면 전세가격으로 전가되어 결국 세입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고, 양도소득세를 너무 올리면 부동산 소유자가 파는 시기를 늦추게 되어 결과적으로 매물이 줄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었다. 재건축억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도 ‘명품’으로 인정한 강남의 집값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겠다고 했을 때 ‘다른 한편’에서의 목소리는 ‘시장에 맞서지 말고 시장원리에 따르라.’는 것이었다. 강남 재건축을 전면 허용해 100층까지 짓도록 하면 강남 집값은 뚝 떨어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까지 들면서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외팔이 논리가 득세한 결과 부동산시장과 맞선 정부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게 됐고, 그동안 무시했던 ‘다른 한편’의 모든 것들이 엄청난 집값·전셋값 상승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요즘 나오고 있는 ‘경기부양론’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경기침체와 북핵사태로 경기부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내년도 예산의 조기집행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도에도 적자국채가 9조원가량 발행해야 할 정도로 우리의 재정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국가채무 역시 급격히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한편’의 의견을 꼭 들어보아야만 한다. 재정을 더 투입해도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재정적자가 늘어나 국가채무만 더 쌓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악순환은 지금까지 매년 반복되다시피 했다. 경기를 살리겠다면서 항상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하반기에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관행처럼 반복됐다. 그 결과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만 엄청나게 늘어났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냉탕온탕’식 정책을 빗대어 표현했던 ‘샤워장의 바보(fool in the shower)’를 보는 듯하다. 샤워장에서 물이 뜨겁다고 찬물을 틀고 또 차갑다고 뜨거운 물을 트는 걸 반복하는 바보같은 모습이 나라살림을 꾸려가는 데서도 나타난다는 뜻이다. 바람직한 재정운영이란 경기가 침체되면 재정을 팽창하고, 경기가 과열되면 긴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을 팽창하고 긴축하는 데는 반드시 시차가 따르기 마련인 만큼 시기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재정운영을 보면, 경기가 위축될 때 재정을 긴축하고 과열되었을 때 팽창시키는 ‘샤워장의 바보’짓을 되풀이했다. 진정 경기를 살리겠다면 재정을 더 투입하는 것보다 재정구조를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바꾸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금처럼 경직성 경비, 소비성 지출의 비중이 큰 구조로는 아무리 재정규모를 늘려봐야 효과가 신통할 리가 없다. 보다 근본적인 경기대책은 기업투자의 걸림돌을 치워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걸림돌을 치우기보다 규제라는 걸림돌을 하나씩 더 깔았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 의욕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외팔이 경제학자와 경제 관료들도 이젠 숨겨진 나머지 한팔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샤워장의 바보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한편’의 가능성과 정책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소비도, 투자도,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 서울 아파트값 이달 수직상승

    서울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달 한달 동안 집값 상승률이 최근 다섯 달 상승치와 비슷할 정도로 폭등했다. 30일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26%로 버블경고가 나온 5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의 상승률(2.36%)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시장이 정부의 의도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4.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5월부터 9월까지 상승률(1.71%)의 2.5배다. 송파구(3.83%)가 두번 째로 많이 올랐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버블경고 이후 9월까지 1.24% 내렸었다. 강남구 아파트값도 한 달 동안 직전 5개월간 상승률(1.00%)의 3배가 넘는 3.21% 올랐다. 금천(2.96%), 성북(2.89%), 중랑구(2.49%)도 직전 5개월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신도시 가운데는 평촌이 10월 한 달 3.61% 올라 5개월간 상승률(2.39%)을 웃돌았다. 분당도 1.11% 상승해 5개월 간 제자리걸음(0.06%)에서 벗어났다. 안정세를 유지해 왔던 인천은 검단신도시가 속한 서구가 10월에만 1.31% 올랐다. 그러나 서구는 검단지구가 어떤 식으로든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꾸준히 이어진데다 신도시 효과가 반영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아 과거 5개월간의 상승률(6.04%)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매수세도 꺾이지 않아 “집값이 떨어질 것이니 집을 사지 말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색게 하고 있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서울 강남, 수도권 신도시에는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줄서 있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참여정부 백서’ 연말 발간…차기정부에 정책 일관성 주기?

    청와대가 참여정부의 ‘백서’를 만든다.‘혁신정책보고서’의 성격을 띨 백서는 이미 연말 발간을 목표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또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한 종합 평가보고서인 만큼 청와대를 주축으로 모든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백서에는 인사정책, 부동산정책, 양극화 해소 및 복지, 노사정 문제, 과거사 정리, 정부혁신, 원전센터부지 확정,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검·경 수사권 독립,2008학년도 대입, 교육정보화시스템 구축(NEIS) 등 핵심분야에서 마무리된 정책이나 추진중인 정책을 총망라한다. 당연히 국가균형발전·국방개혁·사법개혁 등과 같은 국정과제도 들어간다.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 등의 정무 관련 정책은 청와대가 맡지만 대부분의 정책은 부처별로 도맡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백서와 관련,“시스템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온 참여정부의 한 과제로서 정책의 성과 오류를 담아 다음 정부에서 정책을 추진할 때 일관성과 연속성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정책의 지향점과 함께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마찰과 갈등·해결 등도 구체적으로 기술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올 상반기부터 백서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노 대통령이 지난 8월 논설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다.”라고 밝힌 대목도 백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백서의 탈고 시점은 역대 정부가 집권 마지막 해로 잡았던 것과는 달리 집권 만4년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부의 잘잘못을 백서를 통해 분명히 밝히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물론 집권 후반기에 새로운 국정과제의 추진은 없을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구상도 반영된 듯 싶다. 이에 따라 대통령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김병준)가 백서 편찬을 총괄하는 가운데 청와대 수석비서실이 주관해 해당 업무를 담당 부처와 연계, 핵심 정책을 선정했다. 나아가 정책기획위는 외부 전문가들을 동원, 백서를 단계별로 검토, 객관성을 갖추도록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성공한 정책만을 위주로 백서를 쓰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의 현 상황을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면서 “목표치에 60%만 달성했으면, 현 상황의 평가와 미달치에 대한 정책적 오류, 향후 추진 과제 등을 적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백서 발간에 대한 취지를 이해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는 시기에 참여정부의 정책 홍보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seoul.co.kr
  • “금리 내려도 경기부양 어렵다”

    경기부양 해법과 관련한 금리 효과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Liquidity)의 적정 여부가 또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침체는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정부의 주장에 맞서 한국은행은 ‘경기침체를 금리로 대응하는 논리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맞서 있다. 여기에는 유동성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유동성은 화폐나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등을 말한다.●과잉 유동성의 기준은 통상 적정 유동성은 시중 자금이 돌아가는 정도를 보고 판단한다. 필요한 곳에 돈이 적절히 잘 흘러 들어가고, 금융권이 공급할 돈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라면 ‘유동성이 좋다.’,‘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과잉 유동성’이라 부른다. 시중의 돈이 넘치지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상황을 점검하는 여러 지표가 있긴 하지만,1999년 5월 통화정책의 기준이 통화량이 아닌 콜금리로 바뀐 이후에는 적정 규모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정치권과 정부측은 통화량 증가율이 뚜렷하지 않고, 물가가 안정돼 있는 상황에서,‘유동성이 좋다.’는 얘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한은, 과잉 유동성에 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이성태 총재가 최근 “경제성장률이 4∼5% 정도되고, 물가상승률이 2∼3%라면 소박한 경제상식으로 볼때 균형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연 6∼8% 수준은 돼야 하며, 그런 관점에서는 콜금리가 4.50%에 불과하다는 것은 문제”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각종 관련지표로 볼 때 현 상황이 ‘과잉 유동성’임을 반증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2003년 60.3%(332조 9900억원)였으나 2004년 61.5%,2005년 61.9%,2006년 6월 말 62.5%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가계대출의 용도별 구성비 중 주택 용도 비율도 2005년 4분기 50.2%였으나,2006년 1분기 52.1%,2분기 53.8%로 늘었다. 가계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이 돈이 결국 소비·투자보다는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8월 콜금리를 연 4.25%에서 4.50%로 올렸지만, 대출평균 금리는 8월 6.16%에서 9월 6.13%로 오히려 0.03%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8월 4.52%에서 9월 4.57%로 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일부 서민과 중소기업 등을 제외하고는 돈줄에 목이 말라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반대로 콜금리의 금리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시중은행들의 대출행태지수도 지난해까지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올들어 1분기 18,2분기 16,3분기 8,4분기(예상치) 13으로 나타나 시중은행들의 대출태도가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현 콜금리 적정한가 금융연구원 신용상 박사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로 볼 때 지금의 금리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면서 “특히 부동산 시장을 염두에 두면 지금의 금리 수준은 오히려 낮다.”고 말했다. 또 KDI 김현욱 박사는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지표로 볼 때 다소 낮은 감은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린다고 해서 효과가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콜금리 변경은 시장의 파급 효과가 예전만큼 크지 않다.”면서 “다만 금리는 심리적인 면이 강하기 때문에 경기침체때는 이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안정돼 있는데, 통화량이 늘어 유동성이 과잉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지금의 콜금리가 적정한지 여부는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자치행정’ 감시견 역할 강화하길/민영 경희대 언론학부 교수

    지난주에도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각국의 대응책과 향후 전망을 다룬 기사들이 많았다. 그 외 최규하 전 대통령 별세,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기 타결, 외교안보라인 교체, 한·미 FTA 4차 협상, 신도시건설 계획 발표와 파장,10·25 재보선, 민주노동당 간부가 연루된 보안법 위반 사건 등이 다채롭게 지면을 장식했다. 10월24일과 25일에 걸쳐 4면 전체를 할애한 북한 핵실험 보도는 관련 당국들이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정국을 분석하고 미국의 양보와 대화를 골자로 한 북핵 해법을 차분하게 제시했다.23일 시작된 한·미 FTA 4차협상 관련 보도는 이슈의 중요도에 비해 전체 기사의 양은 충분치 않았으나,23일 14면 기사 ‘한·미 FTA 오늘부터 제주서 4차 협상’의 경우 주요 쟁점에 대한 한·미간 입장 차이를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복잡한 협상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유용했다. 26일자 4면 기사 ‘한덕수 위원장이 밝힌 FTA 오해와 진실’ 역시 Q&A식 설명으로 쟁점별 정부측 입장을 간명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격렬한 반대시위를 벌인 시민단체 등 FTA 반대측 입장에 대해선 거의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23일 1면에 게재된 국내 농산물 중금속오염 기사와 이어진 21면 해설 기사,24일 사설 ‘농산물 중금속 오염 방치할 것인가’는 언론의 환경감시기능과 상관조정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한 좋은 사례로 보여진다. 반면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부동산정책 관련 보도는 여러 점에서 미흡했다. 신도시건설 계획의 조기 발표로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고 건설 대상지역에서 강한 투기조짐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보도기사에 그치거나 모호한 양비론적 시각을 제시했다.28일 2면 기사 ‘검단∼서울도심 3시간 교통대란 예약’에서 경기도지역 신도시건설의 문제점을 짚기는 했으나, 신도시 건설위주 부동산정책의 득과 실을 면밀하고 근본적으로 따져보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10·25 재보선 결과를 두고 민심을 차분히 분석하기보다 각 당의 반응이나 정계개편 논의중심으로 보도한 것도 아쉽다. 미국 관련 기사들이 국제면 보도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에 관한 기획보도가 25·26·27일 연이어 실린 것은 필요 이상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최근 서울신문 지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치행정’면이다. 자치가 중요한 통치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자치행정을 책임지는 인력의 면면과 그들의 비전을 소개하고 각 지역의 구체적인 정책이나 지역주민들의 활동 등을 중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바람직한 역할이다. 그러나 ‘자치행정’면의 주 목적이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행정활동을 소개하는 데 있다 하더라도,2∼3면 모두 그 지역 기사로 채우는 것은 지나치다. 예컨대 24일 노원구청장,25일 용산구의회 의장,26일 광진구청장,27일 중랑구의회 의장을 연이어 소개했는데, 서울·수도권지역이 중심이 되더라도 자치행정의 모범이 되는 전국 사례들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치행정 담당자들의 계획과 비전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것들이 얼마나 그 지역의 발전에 적합하며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지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언론의 감시견(watchdog) 역할이 중앙정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자치정부 구석구석까지 미칠 때 자치행정의 질적인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 지면의 상당한 공간이 각 지역 행정조직의 정책의제나 행사 소개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앞으로는 지역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아래로부터의 자치활동을 소개하고 시민의제를 적극 발굴하는 기획ㆍ탐사보도가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민영 경희대 언론학부 교수
  • ‘송민순 원톱’ 체제 유력

    ‘송민순 원톱’ 체제 유력

    참여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인 외교안보라인 개편 작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 2일쯤 사의를 표명한 외교·통일·국방부장관, 국정원장의 후임을 내정하는 등 정부 외교안보팀의 전면 개편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현재 해당 장관별로 후보를 2∼3배수까지 압축, 검증작업이 한창이다. 외교안보팀의 ‘최종 조합’이 어떤 식으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북핵실험 이후 진행 중인 대북정책의 ‘부분 조정’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참여정부 ‘대북 정책 아이콘’이었던 이종석 통일장관이 후보군에서 빠진 점이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단 후보군에는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큰 틀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전문성을 갖춘 관료 출신들을 대거 포진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후임 외교부장관에는 송민순(외시 9회) 청와대 안보실장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아래 북핵실험 이후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다시피하는 송 실장이 외교장관으로 옮겨갈 경우,‘송민순 원톱’의 외교안보체제가 구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교부장관 송 실장 이외에 국민의 정부 때 청와대 의전 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김하중 주중대사(외시 7회)와 유명환 외교부 1차관(〃 7회)이 꾸준히 후보군에 올라 있다. 김 대사는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 비서관 때 당시 해양수산부장관이었던 노 대통령과 상당한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차관은 북미국장·주미공사를 지낸 ‘미국통’이며, 유엔 사무총장 선거로 인한 반기문 장관의 부재 때 ‘장관 대행’으로 안정적으로 조직을 관리했다. ●통일부장관 외교관과 정치인 출신이 경합 중이다. 외교장관으로도 거론되는 김하중 대사는 대북 정책 조율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북한 관련 정보를 외교부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에 직접 보고할 정도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때 유세본부장을 맡았던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002년 대선자금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던 전력이 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 수석부의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셈이다. ●국방부장관 현·전직 군 출신에다 정치인까지 후보군에 들어 있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육사 27기)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치면서 미군 수뇌부와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군내 신망을 바탕으로 육군 개혁을 무리없이 진두지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이 장관에 기용될 경우, 처음으로 현역에서 장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는 데다 군 수뇌부의 연쇄 인사가 예상된다. 배양일 전 공군참모차장은 현재 열린우리당 안보특별위원장을 지냈다. 현 윤광웅 장관이 해군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공군에 대한 배려로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문민 국방부장관’ 기용을 염두에 두고 검토된 카드가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다. 장 의원은 전 국회 국방위원장이다.‘문민 장관’ 발탁 여부는 미지수다. ●국정원장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은 32년간 국가정보를 다룬 정통 국정원 출신이다. 지금껏 국정원 출신의 원장은 기용된 적이 없었다. 사의를 밝힌 윤광웅 국방장관이 다시 국정원장에 기용될 경우,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기한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장관은 북핵실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이종백 서울고검장은 사시 17회로 노 대통령의 사시모임인 ‘8인회’의 멤버로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청와대 안보실장 송 실장이 자리를 옮기면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55·제주도) 연세대 교수와 이수혁(57·외시 9회·전북) 주 독일대사 등이 후임 물망에 오른다. 서주석(48·경남) 청와대 안보수석의 승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노 대통령은 추가 신도시 건설 계획을 ‘불쑥’ 발표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가져와 인책론이 제기되는 추병직 건교부장관에 대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계기로 한 부분개각 때 포함시키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기 김수정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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