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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쏠림현상과 정부실패/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시론] 쏠림현상과 정부실패/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라는 소문 때문인지 2007년 정해년을 맞는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하지만, 정책담당자들은 새해 벽두부터 가계부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금융시장의 쏠림현상이 금융위기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정책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 총재, 금감위원장은 물론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철저한 관리를 언급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9월말 개인금융부채가 559조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9월말 186조원을 3배나 넘었다. 한 가구당 3500만원의 빚을 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은행권 신규가계대출 36조원의 66%인 24조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집값 급등을 봐온 국민이 너 나 할 것 없이 빚을 내 부동산을 마련하는 데 안간힘을 쓴 셈이다. 이처럼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율 인상이나 대출규제 강화 등의 정책들을 다양하게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시장의 쏠림현상을 탓하며, 시장실패를 은연중에 강조하던 정책당국이 이제는 정책의 쏠림현상을 고민해야 할 판이다. 최근 은행권 부동산담보대출의 97% 정도가 변동금리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출자들은 금리인상에 취약한 편이다. 만약 경기침체로 가계소득이 크게 줄고 이자비용 부담이 늘면 버티지 못하는 한계대출자가 속출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들사이에 향후 집값 급락 예상이 확산되면 부동산을 투매하거나 대출변제 대신 부동산담보를 포기하는 상황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일제히 하락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집값 급락에 따른 가계 부실화가 금융기관 부실화로 이어지는 가계부채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정부는 걱정하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시장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몰리는 것과 같은 쏠림현상은 단기적 시야를 가진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일종의 시장실패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쏠림현상은 정부정책에 의해 유발되는 측면도 크기 때문에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실패로 볼 수도 있다. 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화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지켜봤던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정책을 믿지 못하고 있다.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쏠려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현상은 시장실패일 뿐 아니라 정책실패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 등을 담은 부동산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정부의 기존 주장을 180도 선회한 내용이다. 부동산값 급등에 당황한 나머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들을 봇물 터지듯 쏟아내는 모습도 정책당국의 쏠림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쏠림현상은 다른 나라보다 더 뚜렷할지 모른다. 그게 우리의 국민정서이고 시장성격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걸 탓하기에 앞서 정책담당자는 그런 시장의 특성과 정책의 효과나 시차 등을 충분히 감안해 그런 시장에 걸맞은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수립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시장만을 탓하는 정책당국마저도 쏠림현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학 연구위원
  •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박명재 행자부장관 인터뷰] “공무원연금 국민이 많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연초부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행정자치부 공무원연금발전위원회가 시안을 내놓은 뒤 공직사회에서 반발기류가 확산되는 반면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는 ‘무늬만 개혁’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행자부에선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을 밝히는 등 공직사회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으로부터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을 들어본다. 박 장관 인터뷰는 1시간 남짓 이뤄졌다. 질문은 짧았다. 답변이 훨씬 길었기 때문이다. 해박함이 달변(達辯), 다변(多辯)으로 이어졌다. 그는 메모를 해가며 설명했다. 브리핑식 답변은 A4 용지 10장을 넘겼다. 공무원 연금 개혁문제에서 40분이 걸렸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개혁 시안의 한계를 인정했다. 여론의 뭇매도 예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억울함’도 토로했다. 시안의 의미, 기대효과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첫 인상에는 엘리트 관료의 이미지가 진하게 묻어났다. 야학과 고학으로 보낸 어릴 적 ‘배고픔’은 찾기 어려웠다. 그는 글 잘쓰는 공무원으로 정평나 있다.40년 지기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고교 때는 자신을 능가하는 필력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고 한다. 연세대 학생회관 휴게실의 ‘푸른샘’ 이름과 독수리상의 비문이 그의 작품이다. 박 장관은 타고난 수재다. 중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오랜 병고를 겪으면서 공부할 길이 막막했다. 서울로 상경해 약국에서 1년간 무보수 약국 점원으로 일하면서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다. 이문열씨와의 인연도 이 때 맺어졌다. 그 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고, 행정고시 도전 7개월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그것도 수석으로. 그는 지난해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했다.“다른 세계를 배웠다.”는 말로 정치 외도 소감을 대신했다. 인터뷰 도중 한 간부가 들락날락거렸다.“결재는 좀 기다리라.”며 ‘손님’을 배려했다.‘과속 위반 9차례’를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답례했다. 과천 정부청사를 다니면서 시속 40㎞ 구간에서 5번 걸렸다고 했다. 나머지는 선거 때 쌓인 것이라고 했다. ▶공개된 공무원 연금 개혁 시안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연금발전위원회의 건의안을 시민단체와 학회,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 각 당 정책위, 공무원 노조단체, 언론기관 등에 보낼 것이다. 연금급여 및 부담금 수준, 퇴직금 전환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설문을 돌려 의견을 내도록 하고, 공약수를 찾아보겠다.(문제가 제기된 재정에 대해) ‘정밀 재정진단’도 하겠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안을 만들겠다. 졸속으로 만들면 뭐 하나. ▶시안대로 해도 재정효과는 수십년 뒤에 나타난다는데. -현재의 시스템은 저부담 고급여형태다. 이를 ‘더 내고 덜 받는 체제’로 바꾼다는 것이다. 시안은 종국적으로 2018년부터 국민연금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모두 2018년에 맞추어놓았다. 연금위에서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연금은 국민연금과 같게 했다. 문제는 퇴직금이다. 민간에선 퇴직금, 공무원은 퇴직수당을 받는다. 퇴직수당은 민간인의 36% 수준이다. 연금을 국민수준으로 한다면 퇴직금도 같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향후 20년간 재정전망에서 연금은 28조 6000억원 절감된다. 반면 퇴직금은 20년간 6000억원의 결손이 생긴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결손이 왜 생기는지 보니,1955∼63년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공직에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이 무더기로 나갈 때 19조원이 더 빠져 나간다. 답답하다. 그래서 항목 항목을 관련기관에 보내 설명하라고 하는 것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이 공무원의 특혜부문은 안된다고 했는데, 앞으로 따져보겠다. 공무원과 국민에게 설명을 해보고 그래도 많이 준다고 하면 깎을 수밖에 없다. ▶현재 연간 6900억원 적자가 63년뒤엔 90조원으로 늘어난다. 시안대로 해도 계속 적자가 나는데 적정하나. -문제는 기득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개선안도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기득권을 다 인정한다. 헌법사항이다. 다만 그동안 정부가 게을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도 부담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아주 미묘한 입장이다. 제가 요즘 ‘솔로몬의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하는데, 솔로몬의 지혜가 와도 어려울 것 같다. 적자가 생긴 데는 퇴직금을 정립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 ▶국민과 공무원을 모두 만족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능하나. -연내에 잡아야 한다. 안되면 국회에 특위라도 요청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려면 여러 변수를 해결해야 할 것인데. -우선 건의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보고, 꼭 필요한 사람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거치려고 한다. 이어 국무조정실의 실무조정회의가 있어야 한다. 공청회 과정에 노조를 만나려고 한다. 그런 다음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던지려고 한다. 정치일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려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통과되면 공무원연금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의 일부분이다.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도 2004년에 국민연금을 개혁했는데, 올해 공직자 연금이 뒤따라 간다. ▶의견수렴은 언제까지 하나. -항목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항목이 몇개인지 논의해야 하고, 소요시간도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에도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국가와 지방을 연계한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을 연구 중이다. 행자부를 비롯해 지방에 기능국을 갖고 있는 곳이 많다. 이런 부처와 행자부, 지자체 부단체장 등 50여명으로 고위 공무원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 이렇게 되면 부단체장에 건교부·농림부 등 다른 부처 출신도 갈 수 있다. 광역별로도 지방고위공무원단을 묶을 계획이다. 예로 대구-경북을 국장급으로 묶어 교류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불법 시위단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금년부터 착수했다.1∼2월까지 실사한다. 고대 부설연구소에 맡겼다. 전체 지원기관에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사회단체와 민간단체에 주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든 불법시위에 쓰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드러나면 모두 환수할 계획이다. 국가규정에 감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와 관련해 30개 마을을 선정 중에 있다. 선정된 마을은 어떤 혜택을 보게 되나. -범 정부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우선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당 지자체가 살기좋은 지역을 만드는 데 장애요인이 없도록 전폭 지원하겠다.30개 마을을 ‘살기좋은 지역특구’로 지정하는 것을 재경부와 협의 중이다. 특구가 되면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지역발전에 장애가 되는 각종 중앙정부의 인·허가 등 번잡한 절차와 규제를 원스톱을 해결해 주고 행자부에선 재정투용자심사도 면제해준다. 재정적 지원도 늘린다. 선정지역의 교육과 의료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 복지부 등과 협력해 중·고교 육성, 의료시설 확충 등 중앙정부의 정책들을 묶어서 지원할 예정이다.3년간 20억원의 인센티브 자금도 준다. ▶추가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있나. -올해 처음 시행한 공모사업은 내년에도 한다. 또한 도시민이 전원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중소거점도시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해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엄정한 법정관리와 함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최선을 다 하겠다. 행자부와 국무조정실, 감사원 등으로 상시합동감사반을 9∼10월부터 운영해 공무원의 줄서기를 단속하겠다. ▶부동산 거래세 인하는 어떤 요건이 갖춰져야 하나.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서 해야 한다. 안정되면 안한다. 시장의 성과를 봐가면서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토지는 됐는데, 토지이외의 부동산에 대해 인하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거래세는 도세다. 도세의 52%를 차지 한다. 이것을 내리면 보전을 해주어야 한다. ■ 박명재 장관은 ▲경북 포항 ▲59세 ▲연세대 행정학과 ▲행시 16회(수석) ▲총무처 대변인 ▲내무부 장관 비서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비서관 ▲경상북도 부지사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부동산發 ‘일본식 불황’ 논란 재연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자 일본식 불황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무리한 정책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로 10년간 장기 불황에 빠졌던 일본을 답습할 것이라는 주장과 일본을 거울 삼은 올바른 정책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연구위원은 최근 ‘가계발 금융위기, 해법은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의 90년대 장기 불황은 정부의 무리한 긴축적 통화정책과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 강화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이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콜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 등이 90년을 전후로 한 일본의 공정 할인율(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 인상과 주택대출 총량 규제, 토지 세율 인상 등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주 연구위원은 “만약 가계 부채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근로소득 정체와 부동산 가격 급락 등이 동반될 경우 일본형 장기 불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자산 시장과 금융 시장의 혼란, 개인파산자·신용불량자 양산, 금융기관의 부실화, 기업 파산 급증 등의 과정을 통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재정경제부 이찬우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있더라도 수요가 급랭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업용 건물이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가져온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거품 붕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책 때문에 일본식 불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일본식 불황 논란이 거셌던 지난 2005년 7월에도 보고서를 내고 반박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산 버블 가능성이 크지 않아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일본과 같은 장기 복합불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주택 구입자 “죽을 맛”

    주택 구입자 “죽을 맛”

    정부의 ‘소나기식’ 부동산담보대출 규제와 은행의 ‘이자 폭탄’으로, 지난해 하반기, 특히 11·12월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금리는 현재 7%대로 급상승했다. 아파트 매수세도 뚝 끊겼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렵다. 연초 박병원 재경부 차관이 “집값이 올라갔을 때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빚을 얻어 뒤늦게 사신 분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발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큰집으로 옮기려다 더 작은 집에 전세가게 생겨 지난해 일산에 33평 아파트를 구입한 회사원 김모(40)씨는 최근 ‘3중고’를 겪고 있다. 대출 이자는 오르고, 살던 집은 안 팔리고, 전세도 안 나가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말 ‘검단 신도시발 가격 폭등’이 진행될 때 전세 1억 5000만원을 끼고 33평형 아파트를 4억 5000만원에 구입했다. 아파트를 사기 위해 김씨는 모두 3억 2000만원(연 5.7∼5.8%)의 은행 빚을 냈다. 김씨는 부채의 일부를 20평형 아파트를 처분해서 갚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반값 아파트’정책과 각종 부동산담보대출 규제책을 내놓자 매수가 딱 끊겼다.33평형 전세자도 나가겠다고 하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액이 너무 많아 불안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에서는 전세를 1억원에 내놓아도 세입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김씨는 “큰 집으로 옮겨보려다가 더 작은 집으로 전세가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계속 오르는 이자…집값은 떨어져 경기도 수원에 사는 회사원 김모(31)씨는 지난해 7월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32평형 아파트를 3억 8000만원에 샀다. 당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였지만 지금은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이자가 10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현재 시세는 4억 1000만원이지만 대출이자에 등록·취득세까지 따지면 큰 이득은 못 본 상태다. 김씨는 “맞벌이를 그만둬서 요즘 수입은 과거의 절반 수준인 3500만원”이라면서 “오는 7월부터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하는데 캄캄하다.”며 고민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회사원 강모(41)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에서 1억 6000만원을 대출 받아 수지에 46평형 아파트를 4억 8000만원에 구입했다. 딸·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방을 따로 마련해 주려고 ‘무리’를 한 것이다. 대출이자로 한달에 70만원씩(이자율 5.5%) 내고 있었는데 최근 슬그머니 5만원이 올랐다. 은행에 문의해보니 “변동식이라 어쩔 수 없고,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다.”고 답변해 불안해하고 있다. 연봉 4000만원에 이자 내고 아이들 학원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요즘 아파트 가격이 살 때보다 더 떨어졌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월급의 절반을 이자로 상환 또 다른 회사원 윤모(43)씨는 2005년 8월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면서 분당에 5억 6000만원짜리 33평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구입했다. 최근 귀국한 윤씨는 올 1월초 3억원의 대출을 일으켰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지 않으려고 연말에 약정을 해놓았었다. 윤씨는 매월 이자로 165만원을 상환해야 한다. 윤씨는 “세금떼고 집에 가져오는 월급이 320만원인데, 대출이자로 꼭 절반이 나간다.”면서 “이런 식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통장만 믿고 전세로 16년 동안 살았다가 마침내 지난해 12월 집을 산 회사원 최모씨도 요즘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11월 집값이 급등하자 초조해진 그는 ‘김포 신도시’ 후광 효과를 기대하며 강서구 발산지역의 33평형 아파트를 4억 2000만원에 구입했다.2동짜리 아파트에 3층인데도 매물이 없어서 사정해서 산 것이다. 은행 빚이 2억 8000만원으로 이자만도 15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런데 그가 집을 구입한 뒤로 집값이 오르지 않고 있다. 최씨는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서민이 ‘꼭지’를 잡게 돼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건강보험 30년, 과제는?〉(YTN 오후 1시30분) 올해는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이 도입된 지 30년이 되는 해다. 건강보험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국민을 질병으로부터 지켜주는 의료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확대해 왔다. 건강보험공단 이재용 이사장에게 건강보험의 현안과 운영방안 등을 들어본다.   ●시사다큐(EBS 오후 11시) 신년을 맞아 서구유럽 국가들의 저출산 실태,21세기 새로운 인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노인차별의 문제, 퇴직자들의 퇴직연금 문제를 다룬 특별기획.BBC가 올해 제작한 것으로 급속히 낮아지는 저출산율, 가속화되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잘살아보세(SBS 오후 6시50분) 아이들은 자랐지만, 아빠는 자라지 않았다.25세에 9년차 가장이 된 두학. 졸업후 6년 동안 겨우 1년 남짓 일한 남편. 제발 남편의 정신 좀 개조해 달라는 아내. 평소 살림, 육아를 비롯해 집안의 가장 노릇까지 하느라 쉴 틈 없던 아내를 위해, 남편에게 권하는 전원주의 살림코치가 시작된다.   ●궁S(MBC 오후 9시55분) 평생을 황태제가 되기 위해 살아온 준은 후의 경거망동을 지켜보며 착잡한 심정에 빠진다. 준은 단지 직계혈통이라는 이유로 황위 계승서열 1위로 올라선 후를 향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린다. 두 사람의 주먹다짐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세령은 아버지 신재만에게 준과의 약혼을 연기하겠다고 말한다.   ●신년특집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5분) ‘신년특집, 민심을 듣는다’ 두번째 이야기는 부동산 정책. 제작진은 부동산 정책에 관한 자문위원단을 구성,2차에 걸친 회의를 통해 부동산 정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설문과 인터뷰를 요청,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부동산 대책도 들어본다.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지금 농가에선 한창 전쟁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야생동물과의 전쟁이다. 지난 2005년에만 청설모 4만 158마리, 고라니 3200마리, 멧돼지 2295마리가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었다. 겨울철이 되면 농가와 야생동물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그 양보없는 충돌을 지켜본다.
  • [옴부즈맨 칼럼] 돋보이는 기획,아쉬운 보도/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연초에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OECD 회원국 국민들의 법 질서 준수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를 비교한 결과 2000년 이전 우리나라는 30개 회원국 가운데 28위로 멕시코·터키와 함께 최하위권으로 조사됐다.2003년 21위로 약간 상승했지만 선진국 대비 여전히 하위권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OECD회원국 평균 수준의 법 질서를 지켰다면 연평균 1%의 경제성장을 추가로 이뤘을 것으로 추정했다.2000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579조원이었으니 법질서를 지키지 않아서 생긴 손실액은 5조 8000억원인 셈이다. 작년 한해 삼성전자가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우리 사회에서 법 질서 준수의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막연히 법과 제도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국민 의식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법과 제도를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국민 의식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서울신문이 시작한 ‘법 따로 현실 따로’란 탐사시리즈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거나’,‘아예 현실과 동떨어진’ 유명무실한 법률과 제도로 생기는 문제점을 분야별로 짚어보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법 따로 현실 따로’ 기획의 8일자 주제는 대선후보의 선거운동과 관련한 정치관계법의 문제를 제기했다.10일자 보도는 택지개발지역의 ‘토지보상법’ 문제를 다뤘고,12일자 기사는 ‘초·중학생의 조기유학’을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인 선거, 부동산, 교육과 관련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탐사보도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이 기획의 진가는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보도하였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법 따로 현실 따로’의 기획시리즈는 탐사보도 이상이다. 언론이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공론화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공공저널리즘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다만 대안의 구체성이 분야별로 달랐다는 데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8일자에서 선거운동에 대한 과도한 제약으로 민주정치의 핵심인 정치활동이 사실상 막히는 결과를 해소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과 전문가의 대안을 종합한 의견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반면 ‘토지보상법’과 관련된 10일자 보도는 정치관계법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시장원리에 맞는 새로운 법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근본적으로 개발사업의 총량을 재고해야 한다거나, 법 개정에 앞서 정확한 재정의 지출과 사회적인 편익을 따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렀다. 초·중학생의 유학에 관한 12일자 기획보도의 경우에도 유학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아니면 조기유학과 관련해 ‘법적인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유학원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하는지 명확한 논리와 입장이 부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실명으로 인용된 전문가는 한국교육개발원(KEDI) 김홍원 실장 한 명뿐이어서 다양한 입장의 대안 검토가 미흡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유학제한을 폐지하는 대안이 어려운 이유로 제시한 ‘국민정서’의 구체적인 근거도 미흡했고, 조기유학 관련 단속의 법적인 근거도 불분명해 보였다. 그렇다면 ‘유학 규제는 우리나라밖에 없는데다 법적 효력도 없다.’는 김홍원 실장의 의견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사례를 좀더 깊이있게 파고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1·11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1·11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정부가 투기지역 기존 대출을 1인당 1건으로 줄이는 ‘1·11대책’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금방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하락 조짐이고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잔액은 감소세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1월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4조 377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631억원이 줄었다. 그러나 올 들어 시행된 두 가지 중요한 규제, 즉 동일차주 대출 1건 제한은 15일, 전 금융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는 일러야 2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파급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내놓은 ‘소나기식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경제 전체에 충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런 대책들이 지금까지 시행된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반짝 정책’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다. ●‘소나기 규제´에 신규대출 감소 ‘1·11’ 대책으로 부동산 매매시장이 꺾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도 2001년 1월 이후 매월 증가해 오다 7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대출규제가 효과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출금을 회수했을 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잇단 대책들이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키는 데서 나아가 자금시장에 경색을 불러오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해 한국은행은 16년 만에 예금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올렸다. 이에 시중금리가 상당폭 올랐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콜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연구위원이 15일 “빈대(투기 및 거품)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실수요 및 경기)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번에도 일시적 ‘약발’? 참여정부가 투기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2003년 10·29 대책을 내놓은 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정책은 1년5개월간 지속됐다. 다시 정부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5·4대책’, 기존 대출자가 투기지역에서 신규 담보대출을 못하는 ‘6·30대책’,‘부동산대책 종합선물세트’라는 ‘8·31대책’을 내놓았다.6억원 이상 주택 종부세 부과와 1가구 2주택 양도세 50% 부과였다. 약발은 7개월 정도 갔다. 지난해 3월 투기지역에서 DTI를 40%로 규제하는 ‘3·30대책’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결국 금융감독 당국이 지난해 6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액한도를 제한했다.‘1·11’ 대책에 대해 국민은행 임병수 개인소호여신부장은 “금융 쪽에서 본다면 당국이 소프트랜딩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주택담보대출 과열도 일단 잡힌 것 같다.”고 말한다. 신한은행 이규주 가계여신팀 부부장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한 건만 낮은 가격으로 매매가 돼도 바로 반영되는 만큼 현재 규제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1·11’ 대책이 마지막 부동산대책이 된다면 그동안의 일련의 정책들과 상호 작용을 해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최대 150억달러 자본순유출 효과”

    정부가 15일 발표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국내에 넘쳐나는 달러가 해외로 빠져 나가도록 길을 터 원·달러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최대 150억 달러의 자본 순유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율 안정에만 ‘올인’하다 보면 탈세·도피성 외환 유출 등 부작용이 뒤따를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기업들의 해외투자 지원과 해외 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투자한도도 300만 달러로 늘어난다. 외화 유출 확대를 통해 환율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자본수지 적자’라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토대를 구축하자는 복안이다. 정부는 최근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달러가 초과 공급돼 환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 정도는 주변국가에 비해 더욱 심하다. 지난해 원화는 달러화 대비 8.8%나 절상됐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0.7% 절하됐다. 타이완은 절상률이 0.7%에 그쳤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신탁과 투자회사의 해외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매매차익 분배금에 대해 3년 동안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재는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지만 해외주식 거래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14%의 소득세가 원천징수돼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또 국내에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의 규모 요건도 5조원에서 1조원으로 인하된다. 부동산 펀드와 실물 펀드 판매 등도 허용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자본유출과 자본 억제 효과 등을 모두 따져 100억∼150억 달러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환율 안정과 관련) 상당한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의 안정적 수급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 효과를 논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방화 흐름에 맞춰 자본시장 자유화라는 제도적인 길을 터주는 정책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장에는 환율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이번 방안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940원선 위로 올라갈 때 선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이번 대책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금융인력과 시스템 등 취약한 국내 여건을 고려해 정책 추진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배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는 우리의 경제 수준보다 빠르게 외환시장을 열어 발생한 것”이라면서 “해외 투자 규제 완화로 경제의 펀더멘털이 악화되면 급격한 자본 유출 현상도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도피 목적의 불법적 외환 유출이나 ‘묻지마 투자’ 등 부작용 발생을 막기 위한 정부 모니터링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올부터 거품영향탓 소비둔화 될것”

    ‘돈 흐름’에 가장 민감한 분야는 어디일까. 은행과 기업일 것이다. 이들도 대부분 부동산 거품이 상당히 끼어 있다고 보고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일본의 경착륙 대신 부동산 가격의 완만한 안정화를 유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총괄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발표했다. 올해 1·4분기의 가계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2점. 지난해 4분기보다 16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전망지수가 1 이상이면 신용 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적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은행 담당자들이 가계 신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직접적인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대출 폭증 때문이다. 그만큼 부동산 거품이 심각하게 껴 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품이 상당하다는 게 각종 연구소가 내놓고 있는 부동산 관련 보고서의 결론인 만큼, 이에 따른 꾸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인당 대출금이 1억원을 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2억∼3억원씩 올라가는 분위기”라면서 “주택 가격은 떨어지는데 집은 내놓아도 안 팔려 결국 대규모 가계 부실이 양산되는 최악의 경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 역시 최근의 부동산 거품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이 경제 선순환 구조의 ‘윤활유’가 아닌 ‘블랙홀’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종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 거품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올해부터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현상으로 거품의 악영향이 가시화될 것 같다.”면서 “다음달 설 대목 판매전략도 예년에 비해 신중하게 짜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의 주택담보대출의 10%만 생산적인 분야에 투자되면 경기 부양 등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교훈 삼아 정부에서는 최근의 부동산 가격 연착륙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CEO칼럼] 인재의 힘/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CEO칼럼] 인재의 힘/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지난해 말 교수신문이 한국의 사회상을 포괄적으로 함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를 선정했다. 구름만 잔뜩 끼고 비가 오지 않는 상황을 이르며, 뭔가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만 쌓이는 것을 비유한 단어다. 북한 핵문제, 부동산 정책 실패,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사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 위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 추진 등 갑갑한 사건과 문제가 많았다는 뜻이다. 기업하는 사람은 새해가 되면 한해의 경제 전망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그러나 연초부터 들려오는 얘기는 한결같이 어두운 것뿐이다. 올해의 경제 전망을 한자성어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정의할 수 있을 듯싶다. 무엇 하나 확실하거나 기댈 것이 없어 앞이 보이지 않으니 ‘오리무중(五里霧中)’, 환율·유가·금리·북핵·부동산 등 주요 변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또 기업지배구조 문제나 집단소송제 같은 법적·제도적 장치가 기업을 옥죄고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니 ‘사면초가(四面楚歌)’, 대선 정국에다 최근 개헌 논의까지 겹쳐 말 그대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지경에 와 있다고 할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인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그러면 희망은 없는 것인가. 기업 경영인은 늘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외환 위기때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은 위기를 겪으며 이때만 지나면 모든 것이 좋아지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지금까지도 기업 환경은 날로 어려워지는 것 같다. 이 와중에 느끼는 것이 있다. 기업 환경이 어려워 망하는 기업도 있지만, 제법 알찬 실적을 거두는 기업도 있다. 또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크게 도약한 기업도 있다. 기업 환경은 중요하다. 하지만 환경 탓만 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이다. 문제는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이고 그 돌파력을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쇠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 6일 임직원들과 함께 북한산으로 정기 산행을 다녀 왔다. 눈이 많이 와서 산을 오르내리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특히 하산길이 어려웠다. 하산때 살펴보니 엉덩이를 아예 바닥에 대고 살금살금 내려오는 직원이 있고, 발을 정확히 짚어가며 잽싸게 내려오는 직원도 있었다. 순발력, 민첩성, 판단력이 좋은 직원들은 더욱 빠르게 산을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를 보면서 어려운 환경은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업들은 인재를 구한다. 난관을 돌파하고 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인재밖에 없기 때문이다. 긍정적 사고와 창의력, 열정이 넘치는 인재들은 기업을 위기에서 구하고 혁신해 기업을 영속시킨다. 기업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들 인재는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심정으로 일에 임한다. 올 연초에는 비관적인 말만 난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도 있다. 올해는 600년만에 맞는 ‘황금돼지의 해’라 한다. 이 ‘황금돼지’가 기업인이 찾는 인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활발한 생산 활동을 하고 만족스러운 경영 성과를 이뤄내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 [사설] 개헌 올인, 경제 악영향 우려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정국이 임기말 경제에 미칠 악영향 가능성에 대해 ‘멀티 태스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 근거로 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외에도 많은 참모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모들이 경제현안 등 민생을 챙기기 때문에 임기말 국정 마무리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그날부터 각종 방송매체에 출연해 개헌 당위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헌 홍보 총동원령이 내려졌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대통령이 개헌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참모들이 어찌 민생현안에 매달리고 있겠는가. 대기업 CEO 등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환율과 부동산발(發) 금융위기 가능성, 대통령선거 등 정치변수를 주요 항목으로 꼽았다. 그런데 정치변수에 개헌 논란이 추가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서 보듯 벌써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는 마당에, 대통령발(發) 개헌 변수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어떤 후폭풍을 남길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삐걱거리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타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집값 안정대책으로 잇달아 쏟아낸 정책들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올해 재정을 쏟아부어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갈수록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 ‘그냥 노는’ 사람이 127만명, 취업준비생이 52만명이나 된다. 노 대통령은 개헌의 절박성을 호소하지만 국민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국민은 지금 일자리와 경기 회복을 바라고 있다.
  • 일본 ‘잃어버린 10년’서 배우자

    일본은 1990년대초 경제를 떠받치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10년’에 접어들었다. 이를 근거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우리 경제도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하루빨리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면에서 옳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적지않다. 일본 부동산 열풍은 80년대 초 시작됐고 85년을 기점으로 광풍으로 번졌다. 당시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의 가치가 치솟자 일본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투자를 권장했다. 막대한 자본은 부동산으로 몰렸다. 도쿄, 오사카 등의 땅값이 급등해 “일본을 팔면 미국대륙을 산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일본 대도시와 상업지역의 땅값은 90년 9월에는 5년 전보다 무려 400%나 올랐다. 일본 정부는 금리정책을 통해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려 했다.90년초 재할인금리를 2.5%에서 6%로 급격하게 올렸다. 그 결과 대출은 말랐고 부동산 거품은 꺼졌다. 하지만 부동산을 담보로 시중에 나돌던 9000조엔이 사라졌다. 일본의 사례는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우선 금융권의 무원칙적인 대출이 부동산 열풍을 불러온 점이다. 또 그 열풍을 잡기 위해 정부가 금리규제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규제정책으로 선회한 뒤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됐다는 사실을 들어 부동산 대출을 옥죄려는 우리정부의 정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경제 전문가인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을 통한 부동산 견제는 경제적 피해가 크다.”면서 “금리 수준도 파격적이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를 소폭으로 올리면 효과는 별로 없고 기업의 설비투자를 악화시키는 등의 부작용만 낳을 수 있어 금리정책에 대한 ‘내성’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은 “한국의 거품은 일본처럼 거시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고 서울,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일본의 부동산 붕괴 직전보다는 거품 형성 초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덕배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침체기에 거품이 시작된 한국의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규제 정책은 때를 놓쳤다.”면서 “주택공급을 늘리고 장기적인 금융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거품이 빠진 뒤 부동산 거래세를 인하하고 공장부지를 상업시설로 전환하는 데 따른 규제도 완화했다. 부동산 정보공개 시스템을 정비해 거래의 투명성도 높였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부동산 거품붕괴론 점검](중)집값 ‘불감증’ 왜?

    [부동산 거품붕괴론 점검](중)집값 ‘불감증’ 왜?

    연말과 연초 건설·부동산 관련 연구원들은 대체로 2007년 집값이 5∼10%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절반 이상의 국민들도 올해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부동산발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나갔지만, 지난해까지도 은행들은 대출규모를 대폭 늘렸다. 특히 11월과 12월 각각 5조 6404억원,4조 9896억원 폭증했다. 지난해 연중 최고 수준의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액일 뿐 아니라, 지난 3년래 최대 규모였다. 국민들도 위기론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에만 2월,6월,8월에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3차례나 올렸다. 대출금리가 부담스런 수준으로 뛰었고, 더 오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수억원의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하는 행렬은 멈추지 않았다. 최근 대출금리가 7%까지 오르자, 이제서야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위기 불감증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유1. 이윤의 함정 한국금융연구원의 김병연 선임연구원은 은행들의 경쟁적인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해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대출시장이 경색되면서 은행의 수익원이 고갈됐었다.”면서 “5년 전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자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매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드와 소호대출 부실로 호된 시련을 당했던 은행으로서는 ‘거품’이라는 경고등이 들어와도 무시하고 유리한 정보수집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2001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에 담보가치의 하락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출자의 현금흐름이나 소득흐름 등을 철저히 분석해 상환 절차·방법을 결정하는 미국 은행들과 달리 우리 은행들은 대출자가 요구하는 대로 거치기간이나 상환 방법을 정해 대출해주면 끝이다. 때문에 은행들 스스로는 도래할 ‘위기’를 발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은행의 경쟁적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거품을 조성한 측면도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2002년 12월말 이래 78조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이뤄졌고, 그 증가가 강남지역 주택가격 상승에 미친 영향은 20%정도, 그 기간 상승한 가격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유2. 가격의 함정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가격 측면에서 부동산과 주식은 비슷한 패턴을 형성한다.”면서 “가격 상승기에는 사람들이 가격에 도취되고, 기대감이 덧붙여져 떨어질 수 있다는 상상을 못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붕괴론이 대두돼도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서울 강남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강남 아파트가 평당 1억 간다.”고 전망한다. 현재 강남의 아파트는 평당 3000만원이지만, 이같은 가격 전망 때문에 강남의 다주택자나 거주자들은 팔 수가 없다. 이른바 ‘세금폭탄’이나 대출금 상환의 부담을 조금만 견디면 1년에 몇 억원의 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이사는 “일반적으로 증시에서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이 제시될 때는 끝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라면서 “경험적으로 삼성전자가 100만원 간다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가 나올 때마다 주식시장은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유3. 정책의 함정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장은 아파트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왜 매도자들이 없느냐는 지적에 “차기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관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학원장은 “대다수 국민들이 현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는 어렵지만, 장기 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일부 감면이나 양도세율 경감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현재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야당인 한나라당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연속성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파트 매물만 ‘차곡차곡’

    정부의 ‘1·11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깊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14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의 매물 건수가 통상 5∼6건이었으나 지난 11일 이후에는 매물이 20여건 쌓였다.11·15대책 발표 직전 13억 5000만원이던 34평형 매물은 이달들어 12억 7000만원선으로 떨어졌으나 ‘1·11 대책’ 이후에는 1000만∼2000만원이 더 떨어졌다.●매물 평소 4배… 호가도 하락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 등 정부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호가도 약세를 보이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재건축 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 둔촌 주공 아파트도 집을 팔아달라는 매물은 쌓이지만 거래는 사실상 끊겼다.●전문가 “가격하락 압박 세질듯” 박노장 둔촌동 SK선경공인 사장은 “집주인들 중에는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이 하락할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고덕동 S공인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팔 사람은 조바심을 내지만 살 사람은 더 느긋해지고 있다.”며 “거래 침체가 계속되면 가격도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잠원동 일대 일반 아파트도 매물은 늘고 있다. 이덕원 양지공인 사장은 “10억원에 팔리던 매물이 9억 5000만원에,20억원짜리가 18억원에 나와도 거래가 안 된다.”며 “이번 대책 발표 후 그동안 싼 매물을 알아보던 매수자들의 문의가 싹 사라진 반면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때문에 팔려는 매물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시찬 서초동 씨티공인 사장은 “대출만기가 돌아오는 사람은 대출금 상환 압력 때문에 매도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가 없는 가운데 호가 하락세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매물이 쌓이다 보면 가격 하락 압박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용섭장관 “대책 계속 낼것” 한편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는 유지하면서 집값이 불안하면 언제든지 대책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혔다.그는 “양도소득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면서 “분당급 신도시는 6월까지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대선주자 베이스켐프 대해부](3)고건 前 국무총리

    [대선주자 베이스켐프 대해부](3)고건 前 국무총리

    고건 전 국무총리는 오랜 공직생활과 끈끈한 인맥관리 덕분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선거 캠프는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라는 시민단체와 싱크탱크인 ‘미래와 경제’가 지난해 11월 서울 인의동 인의빌딩에 둥지를 틀고 사실상 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 ‘희망연대´가 실무 핵심 희망연대는 ‘희망을 찾아 국민 속으로’를 외치며 지난해 8월 발족했다. 외형적으로는 고 전 총리, 이종훈 덕성여대 이사장(전 중앙대 총장) 등 5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시민단체다. 운영도 1600여명 회원의 회비로 이뤄지지만 사실상 고 전 총리의 선거캠프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순수 연구모임을 표방하는 ‘미래와 경제’도 실상 고 전 총리 공약의 뼈대를 세우는 캠프의 핵심 조직이다. 안보, 외교, 경제, 복지, 교육,IT 등 각 분야에 행정 전문가와 학자들이 자문을 맡고 있다. 대부분 자원봉사자임에도 홍보기획단은 비교적 탄탄하다. 김용정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김국후 전 중앙일보 편집부국장 등 언론인 출신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김덕봉 전 국무총리 공보수석이 대변인을, 민영삼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공보를 맡고 있다. ●다양한 지지모임·친목모임 박종강 변호사와 김철근, 김현배 전 국회정책연구위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중도국민대통합 전국청장년연대’는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모임이다. 그밖에 ‘우민회’,‘GK피플’ 등의 팬클럽이 있다. 고 전 총리 뒤에는 여러 친목모임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유학시절 만난 사람들과의 모임인 ‘상록회’, 전남지사 시절 인연을 맺은 이들과 만든 ‘초당회’, 문민정부 마지막 국무위원들과의 모임인 ‘문경회’가 있다.13회 고등고시 출신인 그는 고시동기모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각계 원로들로 구성된 동숭포럼은 ‘미래와경제’와 더불어 고 전 총리의 브레인풀이다. ●정치인 없어 추진력 부족 ‘희망연대´와 ‘미래와 경제´라는 두개의 조직이 중심이 돼 고 전 총리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다른 대선주자 캠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특정 정당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어 전면에 나서서 지지하는 정치인이 아직은 없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지지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히고 있지만 총대를 메는 것은 꺼리고 있다.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통합신당의 주자로 고 전 총리를 지지하지만 당에 묶여 있는 만큼 ‘캠프’에 몸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른 캠프에 비해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참모 대부분이 관료시절 측근이나 당시 인연을 맺은 교수들로 고령인 것도 약점이다. 젊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선거운동을 기획하는 데 있어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측근은 “정식 캠프가 발족되지 않아 후원금을 받을 수 없어 젊은 피를 수혈할 여건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정도(正道) 걷겠다” 캠프의 동선은 고 전 총리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신속보다는 신중에 무게를 두고 움직인다. 사안이 발생하면 고 전 총리는 참모로부터 20,30년 전 발언까지 보고 받아 입장을 정리한 뒤 발표한다. 기민하고 순발력있게 움직여야 하는 ‘선거판’에서 유리한 조건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고 전 총리의 선거 참모들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고 전 총리와 비슷한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캠프가 운영된다는 것이다. 신당 논의가 마무리되면 지지자들이 본격적으로 캠프로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 참모는 “정치인을 욕하면서 정치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면서 “고 전 총리는 정도를 걷기로 했고 우리도 그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수현 전 총리실 정무비서관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헌정사상 최초로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 출신의 대통령이 될 때라는 소명감을 갖고 하루하루 일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싱크탱크 ‘미래와 경제’ 어떤조직 고 전 총리 측은 아직 공식 캠프를 출범시키지 않았지만 싱크탱크인 ‘미래와 경제’ 덕택에 정책면에서는 타후보의 캠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평한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미래와 경제는 각 분야 전문가 200여명으로 이뤄진 연구모임.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대표, 정책위원장은 김중수(전 한국개발연구원장) 경희대 교수, 사무국장은 고재방(전 교육부차관보) 광주대 교수가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순수 연구모임을 표방하고 있고 고 전 총리도 이곳을 ‘공부방’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고 전 총리의 대표적 공약으로 알려진 일자리 200만개 창출과 같은 정책은 ‘미래와 경제’ 세미나서 제안된 것이다. 고 전총리는 정책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세미나를 거친다.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놓고 얘기를 들은 뒤 최종 판단은 고 전 총리 스스로가 한다. 대북 정책인 ‘가을볕정책’도 미래와 경제 자문단과 토론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담화 발표 이후 개헌 문제에 관한 입장도 지난해 이미 이슈가 되면서 주변 법률 전문가들과 상의한 끝에 내린 결론을 바탕으로 개진하고 있다.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 찬성하지만 시기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 이를 말해준다. 고 전 총리의 화려한 경력을 보여주듯 자문그룹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안보분야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신일순 전 한미연합부사령관이 맡고 있으며 외교분야는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 박수길 전 유엔대사가 담당한다. 경제분야는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중수 교수를 비롯해 이두원 연세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교수, 이진순 숭실대 교수, 홍기택 중앙대 교수, 김경환 서강대 교수의 몫이다. 보건복지분야는 정경배 전 보건사회연구원장, 교육분야는 이종재 서울대 교수, 곽병선 경인여대 학장,IT분야는 정선종 전 전자통신연구원장이 각각 자문을 담당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나는 이래서 고건 민다-김용정 前동아일보 편집국장 21세기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다중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고 무한경쟁의 시대다. 그래서 차기 국가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고건 전 총리는 국가 운영에 있어 검증받은 프로다. 여러 정권에 걸쳐 꼭 필요한 인재로 꼽혔던 사람이다. 행정의 달인이 아니라 처세의 달인이라고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편 가르기 좋아하는 나라에서 특정 정권에 봉사했다면 역대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울시장 시절에도 많은 일을 했다. 도심 순환고속도로, 상암구장, 한옥마을, 남산 제모습 찾기 등 일일이 다 꼽기 어려울 정도다. 고 전 총리 스스로 치적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미스터 클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만큼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 어떤 스캔들에도 한번 휘말리지 않았다. 부동산은 대학로에 집 한채가 전부다. 운동을 좋아하는 고 전 총리는 1978년 이후 골프를 치지 않는다. 전남 도지사 시절 골프 모임을 가던 중 논길에서 양수기를 실은 경운기와 택시가 실랑이 벌이는 것을 봤다. 그때 ‘한해(旱害)로 농민들은 애가 타는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라고 깨달은 뒤로 골프를 치지 않았다. 고 전 총리는 그런 사람이다. 안정적인 개혁을 위해서 아마추어는 안 된다. 앞으로 5년은 진정한 ‘상생의 리더십’을 가진 고 전 총리가 필요한 시기다. 김용정 前동아일보 편집국장
  • 한·미 FTA 6차협상 어떻게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이 핵심 분과 회의를 빼고 열린다. 두나라 협상단의 실무차원 협의에서는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없어 고위급 협의로 공을 넘긴 분과들이다. 따라서 6차 협상에서는 실무선에서 합의가 가능한 현안들만 우선적으로 타결짓고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쇠고기, 농산물 등 핵심 현안들은 7차 협상까지 연계해 일괄적으로 타결지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는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한·미 FTA 6차 협상에서는 무역구제와 위생검역(SPS), 원산지·통관 분과 및 자동차·의약품 작업반 등 5개 분과의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산지·통관분과 회의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에서 별도로 열린다. 외교부는 “무역구제 분과 및 자동차·의약품 작업반회의는 5차 협상 때도 중단된 바 있고 5차 협상 이후에도 미측이 무역구제와 관련해 진전된 입장을 보여주지 않아 이번 협상에서도 회의를 갖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기간중 수석대표 차원에서는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SPS분과회의도 쇠고기 관련 기술협의가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SPS분과회의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미측 입장에 따라 이번에도 열리지 않는다. 결국 6차 협상에서는 농산물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이 역시 무역구제·자동차·의약품 등 다른 핵심 쟁점들과 맞물려 진행되기 때문에 큰 진전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7차협상 연계전략 불가피 최대 쟁점들은 따라서 6차 협상을 마치고 2월중 열릴 예정인 7차 협상전까지 수시로 고위급 회담을 갖고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는 7차 협상에서도 타결이 안될 경우 2월말 또는 3월초까지는 고위급 회의를 통해 막판까지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갈림길에 선 한·미 FTA 양측 협상단이 묵시적으로 합의한 협상 시한은 3월말. 협정문 작성 등을 고려할 때 아무리 늦춰잡아도 3월 중순까지는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 지난 9∼11일 워싱턴을 방문,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면담한 국회 한·미 FTA특위 의원단은 “전체적인 인상은 FTA협상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미측은 쇠고기 등 농산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FTA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계속 ‘압박’하면서 무역구제는 다자간 협상에서 다룰 사안이라는 입장을 반복, 협상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기댈 건 양국 정부가 시한내 타결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 미국보다는 우리측의 의지가 더 강한 것 같다. 개헌 논란과 부동산 대책 등에 가려진 한·미 FTA에 대한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조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조언

    ‘무주택자는 9월 이후 신규 분양, 유주택자는 기존 주택 매도나 급매물을 노려라.’ 참여정부 들어 발표된 부동산정책은 무려 아홉 번. 이에 따라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처지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의문투성이다. 부동산 정책과 시중 대출상품 등을 잘 이용하면 올해 역시 내집 마련과 재산 불리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시중은행과 부동산 전문가들이 전하는 맞춤형 부동산 재테크 전략을 소개한다. ●신혼부부 e모기지론 최대한 활용 이르면 다음달부터 적용될 총부채상환비율(DTI) 40% 규제는 무주택자들에게는 분명 ‘악재’다. 과거처럼 소득과 관계없이 시중은행에서 주택 가격의 70∼80%를 대출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에서 주관하는 e-모기지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정 소득수준만 된다면 집값의 65∼70%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부부들은 e-모기지론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소득이 3000만원 정도라면 만기 15년 조건으로 시가 4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2억 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5000만원의 소득이 있으면 2억 8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반면 은행을 통해서는 1억 2000만∼2억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급매물 물량도 주목할 만하다.1인 1건의 주택담보대출만 허용되는 15일부터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 소유자들이 상당량의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무주택 기간이 길고 자녀가 많은 수요자에게 당첨 우선권을 주는 청약가점제가 실시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만큼,9월 전에 분양을 노려야 한다. 장기간 무주택 상태인 중년층은 1·11 대책의 가장 큰 수혜자다.4인 가구의 40대 직장인은 청약통장이 있다면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오는 9월 이후 신규분양을 노리는 게 좋다. 다만 소득이나 여윳돈이 충분하면 담보대출을 통해 급매물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50대 자영업자 역시 청약을 통해 9월 이후 신규분양이나 올 초 급매물이 매력적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주택 마련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소득 증빙을 철저하게 하지 않은 만큼,DTI 40% 규제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피해가 불가피하다. ●주택 담보대출 가구는 일단 시장 관망 1가구 1주택 소유 가구는 정부 규제에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이 남아있어도 DTI 40% 규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2000년대 초반에 대출을 받았으면 설사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재약정이 아닌 연장을 하게 되면 기존 조건대로 대출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큰 평형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연초의 급매물이나 9월 이전의 신규 분양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9월 이전에 신규 물량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국민주택 규모 이하(25.7평) 청약통장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9월 이후 분양을 받는 것도 권할 만하다. 2주택 소유자들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 잇따른 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들은 1년 유예기간이 주어진 만큼, 일단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입지가 좋지 않은 아파트는 시장에 내놓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여유 자금이 넉넉한 2주택 이상 소유자들은 급매물이나 9월 이전 분양이 부동산 재테크의 대안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은 미국의 몇번째 중요한 나라?/이도운 워싱턴특파원

    한국은 미국에게 몇번째로 중요한 나라일까? 전직 주미대사에게 그런 질문을 던져봤다. 이 대사는 “유럽연합(EU)을 하나로 본다면 한국은 동맹국 가운데 다섯번째 안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EU와 함께 한국, 일본 등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는 것이다. 주미대사관에서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담당했던 외교관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봤다. 이 외교관은 “미국측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체감으로 느끼기에는 열다섯번째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하면서 만난 미국 외교관들에게도 한국이 몇번째로 중요하냐는 질문을 해보곤 했다. 그러나 미 외교관들은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하면서도 순위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들은 그대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요한 연설을 할 때마다 한국을 중요한 우방으로 거론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미관계의 중요도 순위를 매겨보려는 다소 순진한 시도에 구체적인 답변을 해준 것은 워싱턴의 어떤 한반도 전문가였다. 이 전문가는 “한국은 미국에 15∼20번째쯤 중요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의 설명은 이렇다. 우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가 미국에는 가장 중요한 국가들이다. 또 현재 상임이사국은 아니지만 비슷한 국력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상임이사국이 될 가능성이 큰 일본과 독일도 미국으로서는 중요한 국가들이라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이 전문가는 그 다음으로 미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꼽았으며, 각 지역의 정치·경제·자원 대국으로 미국의 잠재적 동반자 혹은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나라들도 중요한 국가군에 포함시켰다. 인도와 브라질, 호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이 전문가는 세계적인 전략적 요충지들을 중요한 나라로 꼽았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파키스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은 그 다음 순번 정도에 속할 것이라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한국에 미국은 가장 중요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세번째 정도로는 중요한 나라일 것이기 때문에 양국간 중요도의 비대칭이 일부에게는 섭섭하거나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에 5번째로 중요한 것과 15번째로 중요한 것이 우리나라의 국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는 계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가 미 정부 대외 정책의 우선 순위에 올라가는 것은 좀더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현재 미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는 이라크가 장악하고 있다.1위도 이라크,2위도 이라크,3위도 이라크라고 말하는 안보 전문가들도 있다. 또 이란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시리아-레바논 등 중동문제가 압도적으로 미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같은 상황에서 중동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북한 문제가 미국 정책 결정자들의 책상 위에 최우선 순위로 올라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도 북핵 문제는 새로 지명된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에게 맡기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다. 북핵 문제 때문에 우리가 안고 있는 안보적 위협, 정치적 갈등, 경제적 리스크, 사회적 분열 등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하다. 한국인과 한국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 개정 문제일 것이다. 그 다음은 올해 대통령 선거 결과, 부동산 가격 등의 순서가 아닐까? 이처럼 한·미 양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도 북핵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도운 워싱턴특파원 dawn@seoul.co.kr
  • [1·11 부동산 대책] ‘청약가점제’ 1년 앞당겨 9월 시행

    [1·11 부동산 대책] ‘청약가점제’ 1년 앞당겨 9월 시행

    11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는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 1인당 1건 제한 등 외에도 집값·투기를 잡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여러 대책들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재개발, 재건축, 주상복합 등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채권입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에 따른 과도한 시세차익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주변시세의 90% 수준인 채권매입액 상한액을 80%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른 청약 과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민간 분양 주택에 대한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25.7평 이하는 현행과 같이 10년,25.7평 초과는 현행보다 2년 늘어난 7년으로 확대했다. 수도권의 민간택지는 25.7평 이하와 초과의 전매제한 기간을 각각 7년과 5년으로 하기로 했다. 올 9월부터는 청약가점제도가 도입된다. 당초 시행시기를 1년가량 앞당겼다. 청약가점제는 분양가 인하혜택이 무주택자 등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이다. 무주택기간·자녀수 등을 감안해 청약시 인센티브를 준다. 또 무주택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청약제도가 개편된다. 청약제도를 개편할 때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감점제를 도입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시행 중인 2주택 이상자의 1순위 청약자격 배제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마이너스옵션제’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입주자들이 내부 마감재 등을 기호에 따라 따로 구입,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비용은 분양가에서 제외돼 명목상 분양가 인하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5∼10%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간택지내 ‘공공·민간 공공사업제도’도 도입된다. 이른바 ‘알박기’등 주택사업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도 주택공사 등 공공부문의 참여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민간이 사업대상 토지의 50% 등 일정규모 이상을 매입한 상태에서 알박기, 매도 거부로 사업이 곤란한 경우 대상지 전체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 뒤 수용권을 행사해 남은 토지를 매수할 수 있게 된다. 토지보상제도도 개편된다. 토지보상금이 과도하게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우선 택지개발사업의 토지보상금 산정 기준시점을 ‘개발계획 승인시점’에서 ‘예정지구 지정’ 단계로 앞당겨서 보상하기로 했다. 개발 대상 토지의 소유자가 희망할 경우 현금·채권이 아닌 사업으로 조성된 토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보상금을 받은 현지 주인이 5000만원 이상을 금융기관에 3년 이상 예치하면 상업용지 우선입찰자격을 주기로 했다. 당초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던 후분양제는 시장수급 여건 개선을 위해 도입 시기를 내년으로 1년간 미루기로 했다. 이밖에 정부는 주상복합이 허용되는 상업용지 가운데 주거용은 감정가로 낮게 공급하되 상업용 부분은 현행과 같이 최고가 경쟁입찰을 유지하기로 했다. 봄 이사철에 대비한 전·월세 수급 안정을 위해 4월 이후 입주 예정인 수도권 국민임대주택 가운데 1500가구는 2∼3월로 앞당겨 입주가 시작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9월전 분양 ‘러시’… 단기 시장안정 예상”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11일 민간아파트에도 분양원가를 부분적이지만 공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분양가 상한제에다 분양원가 공개까지 이뤄지면 분양가격은 평균 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부동산시장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위축돼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분양가 15∼25% 인하 건설교통부가 수도권 4개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분양가는 현재보다 약 15∼25%가량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 등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 인하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분석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서울 서초구 D단지 재건축 33평형 분양가는 평당 1390만원으로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24.9%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구 A단지 32평형은 평당 15.3% 인하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선호 건교부 주택정책팀장은 “민간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때 택지비는 감정가 기준으로 정해진다.”면서 “강남 등 땅값이 비싼 곳의 경우 감정가보다 실거래가가 더 높기 때문에 분양가 인하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반면 강태경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코스트연구센터장은 “고분양가 문제를 불러올 뚝섬 주상복합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해도 땅값이 워낙 비싸 평당 4000만원 밑으로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 등 특정 지역은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수준의 인하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분양가는 20%정도 낮아질 수 있지만 주거품질 수준은 그 이상 부실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주자가 새 아파트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부담하는 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값 오를까 내릴까? 송파 등 2기 신도시 공급물량도 늘어나는데다 주택담보 대출 규제, 민간아파트 분양가 규제 등까지 이뤄지면 아파트 추가 가격 상승은 차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오는 9월 새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민간 건설업체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공급물량이 늘어날 수 있고 무주택자들을 위한 청약가점제가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규제는 장기적으로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것인 만큼 공공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3∼4년뒤부터는 민간부문 물량 급감으로 집값이 오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가격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재건축 아파트를 선호했던 것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에 비용 부담을 대폭 전가(轉嫁)할 수 있기 때문”이면서 “그러나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와 채권입찰제 등이 확대 시행됨에 따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체들의 불만이 크다.H건설 관계자는 “가격을 규제받으면 연구·개발 노력이 떨어지는 등 경영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의욕이 떨어지고 주거 품질도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간의 주택공급을 위축시켜 결국 아파트 가격상승을 초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분양 전략 어떻게 오는 9월부터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규제를 받는다. 또 당초 예정보다는 빨리 오는 9월부터 무주택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청약가점제가 실시된다. 새롭게 바뀌는 제도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는 게 내집마련에 유리할까. 무주택기간이 길고, 고령자이면서 자녀가 많은 가구주들은 청약시기를 9월 이후로 늦추는 게 유리하다. 어찌보면 이들은 이번 부동산대책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도 있다. 무주택자 등 가점제에서 유리한 사람은 청약을 오는 9월 이후로 늦추고 원하는 지역이 나올 때마다 도전하는 게 좋다. 민간아파트는 가격 규제로 물량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내년 이후 공급될 알짜 택지인 송파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 무주택자 중심으로 가점제가 실시되면서 1주택자들의 경우 청약 당첨 기회는 거의 사라진다.1주택자들은 이번 대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는 셈이다. 이들은 오는 9월이 되기 전에 인기 단지 중심으로 적극 청약을 서두르는 게 가장 유리하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가점제는 중대형보다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 청약자에게 영향이 더 크다.”면서 “1주택자들은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으로 통장을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를 눈여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수 있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이미 투기과열지구에서 1순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가점제 조기시행에 따라 당첨 확률은 더 줄어든다.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9월 이전에 유망지역에 적극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내집마련의 기본 조건은 자금계획”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있지만 9월부터 민간 아파트도 전매제한 규제(5∼7년)가 생겨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분양대금 마련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약 가점제는 나이, 가구주 연령, 부양가족 수, 무주택 기간, 통장가입 기간 등에 따라 당첨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다. 당초 2008년 이후 도입키로 했다가 오는 9월로 앞당겨졌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주택대출 1인1건’ 문답 이번 1·11대책의 특징은 모든 금융권에서 투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담보대출을 1인당 1건만 받을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투기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문답풀이 ▶투기지역 아파트에 살면서 투기지역 아파트를 분양받아 중도금 대출을 받는 경우도 해당되나. -아파트가 담보이기 때문에 해당된다. 현재 6·30대책(2005년 발표)으로 투기지역 아파트에 살면서 투기지역 아파트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존 대출자에게 해당된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담보대출 만기나 중도금대출만기 중 만기가 먼저 돌아오는 대출을 갚아야 한다. 중도금대출만기는 보통 입주일을 기준으로 한다. ▶담보대출을 갚지 않으면. -유예기간 1년이 지난 담보대출에 대해 연체금리를 물어야 한다. 일정기간 연체금리를 내다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기간이 지나면 경매나 압류 등 강제상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감독당국은 강제상환절차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15일부터 만기도래하는 대출부터 적용되니까 지금 연장하면 되지 않나. -11일과 12일 만기가 도래하지 않는 대출을 편법으로 기한 연장하는 행위를 금지시켰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담보대출 2건을 계산하는 기준은. -한 사람이 몇 건의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았느냐 기준이다. 아파트가 한 채인데 은행권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제2금융권에서 후순위담보대출을 받았을 경우에는 한 사람이 하나의 아파트라 해당이 안된다. 부부가 각자 명의로 아파트를 갖고 있고 각자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담보대출 받은 아파트가 두채지만 가족이 흩어져 살고 있다면. -예외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은 사람과 부모나 배우자, 학교에 다니는 자녀 등이 무주택자로서 다른 주소지에 살고 있을 경우이다. 유예기간을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해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모든 금융권에 해당되나. -이번 조치뿐만 아니라 기존의 6·30대책,8·30대책도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 등 상호금융, 캐피털 등 여신전문회사, 새마을금고에 22일부터 적용된다. ●시중은행 “부동산 가격 연착륙에 도움”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투기지역에서 2건 이상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대출자는 20만 9000명. 투기지역 전체 대출자 489만명 중 4.3% 수준이다. 대출 금액은 2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말 총 담보대출 잔액인 217조원의 8.5%를 차지한다. 이번 조치로 당장 영향을 받는 이들은 1년 이내로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자이다. 모두 5만 5000명으로 대출 금액은 6조 2000억원에 이른다. 2∼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주는 4만 1000명, 금액은 4조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최장 30년까지의 장기 대출자들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 만기 때 대출금을 갚지 못한 소유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상당히 나올 것”이라면서 “한 채의 아파트만 낮은 가격에 팔려도 단지 전체의 시세에 곧바로 반영되는 만큼, 가격 하락요인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하 이두걸기자 lark3@seoul.co.kr ■ 분양원가 공개 선회 배경은 정부 고위관계자는 11일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절묘한 타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백기’를 든 것 같지만 여당의 요구를 100% 수용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주택가격의 투명성을 높이되 주택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양자간 조화롭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고민 끝에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정확한 택지비 산정이 어렵고 ▲선분양제에서 추정원가에 기초한 원가공개는 실제 투입원가와 차이가 나 분쟁소지가 크며 ▲‘원가+적정이윤’ 방식의 가격통제는 기업의 기술개발이나 원가절감 노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장의 경쟁원리에 어긋나며 주택공급이 위축된다고 재경부 장·차관이 나서 수차례 원가공개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시민단체들은 원가공개를 요구했고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있느냐며 강력히 성토했다. 여론조사도 원가공개 찬성 쪽에 기울어 정부의 명분은 약해졌다. 결국 정부는 여당에 생색을 내면서도 기업논리를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일단 ▲원가공개 대상에서 미분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을 제외했고 ▲공개될 원가내역도 감리자 모집 단계에서 시·군·구에 제출하던 자료들로 국한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별기업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개토록 해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는 7개 항목만 공개하는 제한적 공개다. 전면공개하겠다던 정치권의 공언과 다르다. 게다가 ‘사업승인 신청시 공개되는 추정원가는 법적효력을 갖지 않는다.’는 주의문구를 분양공고문에 삽입시키도록 했다. 이는 나중이라도 물가상승이나 금융비용 증대 등으로 실제 투입원가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기업들에 각인시켜 준 것이다. 김남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택지비를 감정가로 제한 공개하는 방안은 분양가 거품을 뺄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면서 “후분양제에 기초한 실질원가의 공개와 실질원가에 연동된 표준건축비 제도의 전면 복구를 통해서만 분양가 거품제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 방안은 거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생색내기 방안”이라면서 “당정은 분양원가 공개를 투기과열지구에 한정시키고, 그나마 마지못해 제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무늬만 원가공개이지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사설] 분양원가 공개 부작용 없어야

    정부와 여당이 오는 9월부터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원가를 공개하기로 했다. 분양가상한제도 실시해 질 좋은 주택을 싼 값으로 공급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그동안 민간부문의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기업의 이윤동기가 줄어들어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고, 시장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요구와 열린우리당 부동산특위의 주장에 밀려 결국 수도권 및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일부 항목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선에서 합의한 것이다. 정부가 민간부문 분양원가 공개를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로 제한했다고 하나, 이는 실상 전국적인 가격 규제나 다름없다. 높은 분양가는 땅값이 비싼 수도권이 늘 문제였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사실 고분양가가 기존 집값을 끌어올리고, 이것이 또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해서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비록 지자체를 통한 간접·부분공개 방식이긴 하나 민간부문의 분양원가까지 공개키로 결정한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로 판단된다. 당장 건설회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래 가지고 정부의 목표 주택공급량이 차질없이 이루어질지 걱정이다. 우리는 그동안 공공부문의 원가공개 확대를 통해 민간부문 분양가의 투명성을 유도하되, 민간의 원가공개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는 이윤이 최대 목표인 기업들이 자율적이고 시장원리에 부합하도록 결정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되고 시장이 흔들리면 안 하느니만 못한 정책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정치논리에 떠밀려 민간부문 원가공개를 생색내기용으로 어정쩡하게 절충해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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