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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정책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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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정책’ 집값만 올리나

    ‘신도시 정책’ 집값만 올리나

    신도시 후보로 거론되는 지역의 아파트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의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안정세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신도시 정책이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지난해 11·15 부동산대책에서 올해 상반기 중 ‘분당급 신도시’를 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의 아파트 값은 6개월 사이에 최고 54%나 폭등했다. 27일 부동산서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경기지역 아파트 값은 평균 7.8% 올랐다. 특히 신도시 후보지로 많이 거론되는 용인시 모현면의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53.9%나 올랐다. 용인시 전체 상승률은 5.6%다. 예컨대 용인 모현 신안인스빌 1단지 32평형은 부동산114 기준 지난해 11월말 2억 1000만원에서 지난 주 현재 2억 9000만원으로 뛰었다. 모현면에 있는 총 3개 아파트 단지의 평당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561만원에서 864만원으로 올랐다. 용인 모현면의 남쪽 및 동쪽 경계와 맞닿은 용인 포곡면과 광주 도척면도 신도시 예정설로 각각 29.0%와 26.8% 뛰었다. 용인 모현과 함께 후보지로 많이 거론되는 광주 오포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도 19.5%나 됐다. 같은 기간 평당 평균 가격은 739만원에서 883만원으로 올랐다. 오포읍 인근인 광주시 장지동(20.9%), 목현동(18.2%), 태전동(10.8%), 회덕동(10.5%) 등의 아파트값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광주시(15.6%), 남양주시(13.5%), 오산시(13.0%), 양주시(10.1%), 여주군(10.1%), 하남시(9.1%) 등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다른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경기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신도시 후보지가 아닌 지역 중에도 많이 오른 곳이 적지 않다. 의정부(27.6%)는 경기 기초자치단체 기준으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숨은 그림 찾기식 신도시 정책이 결국 후보지역의 집값만 올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희망의 중산층/육철수 논설위원

    보통사람의 삶이란 때로 고달프지만 위안이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자식이 얻어맞고 들어왔을 때 보복폭행했다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일이 없다. 아들 군대 보내지 않았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드물다. 부동산·주식 투자로 돈 좀 벌었다고 투기꾼으로 몰지 않는다. 시정잡배 같은 소리 몇마디 했다고 주변에서 침 튀기며 품위를 문제삼지도 않는다. 튀지 않고 모자라지 않으면 이렇게 숨을 구석이 많은 게 보통사람의 인생이다. 제 밥벌이 할 수 있고 신체 건강하며, 인간관계 좋고 상식적인 생각 갖고 있으면 그 또한 작지 않은 행복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이 어디 그런가. 욕먹는 한이 있어도 경찰과 조폭을 좌지우지하는 재벌인생을 부러워한다. 자식 군대 보내지 않을 만한 권력 한 번 쥐어보고 싶고, 남이 낸 세금으로 원 없이 해외여행 다녀보는 게 평생의 소원일지도 모른다. 정치·사회적 보통사람은 대개 경제적으로 중산층이다. 말 없는 다수로서, 나라의 균형을 잡아주는 계층이기도 하다. 이들은 가난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대신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엔 힘이 부친다. 눈에 띄지 않는 삶이지만, 그들에게서 지난 3년동안 크고 작은 의식의 변화가 감지됐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의 공동연구 주제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의 현재와 희망찾기’는 상류층과 저소득층 사이에서 외톨이가 돼버린 중산층의 딱한 처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분배정책이니 뭐니 해서 저소득층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은 부자들을 겨냥한 돈벌이에만 골몰해 중산층의 소외감이 부쩍 늘었다는 진단이다. 게다가 중산층은 시민단체에 대한 전폭적 신뢰를 거둬들이고, 정치권과 정부에 대해서는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다고 한다. 땀흘려 일하던 근면성도 점차 잃어가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중산층이 건전한 국민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점은 대단히 희망적이다. 그들은 기특하게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데 대해 상류층 못지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군대’와 ‘대기업’에 대한 믿음도 몇단계씩 올랐다고 한다. 지난 몇년, 나라가 그렇게 시끄러워도 중심을 잃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올 경제성장률 4.5%”

    “올 경제성장률 4.5%”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국내 대표적인 연구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종전의 4.2%에서 4.5%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인다고 27일 발표했다. 내수 회복세가 수출 둔화를 상쇄할 것이란 게 상향조정의 근거다. 연구원은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일본형 장기불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 하락으로 수출 경기의 소폭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내수는 당초 예상보다 회복 기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4.0%,2분기 4.3%,3분기 4.7%,4분기 4.9% 등 갈수록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자산효과가 가계의 소비 구매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4.3%로 올렸다.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회복의 변수로 ▲미국의 경기하강과 유럽연합(EU)과 일본 경제의 한계로 인한 수출경기 침체 ▲국제 유가와 원자재가의 변동성 급증 ▲과잉유동성에 의한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부동산발 가계부채 위기 가중 ▲적극적인 기업투자 인센티브 부족 ▲대통령선거로 인한 정치경제학적 리스크 확산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부동산발 가계부채 위기를 경고했다. 우리나라 가계신용 규모는 2001년 말 341조 7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582조원으로 뛰었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중도 2002년 ‘소비버블’ 당시를 넘어서 지난해 말 69%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이 주택관련 대출인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의 무리한 가계부채 축소 정책은 신용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내수부진을 동반한 일본형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미 FTA 협정문 공개] 美 ‘반덤핑조항’ 위반해도 제소 못해

    [한·미 FTA 협정문 공개] 美 ‘반덤핑조항’ 위반해도 제소 못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문이 공개됨에 따라 핵심 쟁점들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지난달 4일 정부가 공개했던 한·미 합의내용과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무역구제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등 일부 민감 분야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이 노동·환경 등에서 추가협의를 요구해 올 것이 확실시되고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재개방을 거세게 요구하며 의회 비준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국내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구제·ISD 논란 여전 무역구제에서 반덤핑 ‘조사개시전 사전통지 합의’,‘가격·물량 합의’ 등에 합의한 것은 성과로 평가되지만 이들 조항을 미국이 위반했다고 판단돼도 분쟁해결 절차의 제소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또 미국에 다자 세이프가드 발동 대상국에서 우리나라의 제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인정한 것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ISD의 대상에 협정상 규정된 의무를 위반한 조치로 입은 투자손실 이외에 국가가 외국인 투자자와 맺은 투자계약도 포함됐다. 투자계약에는 현재 인천 제2연륙교 건설사업이 해당된다. 간접수용 관련 부속서에서 간접수용으로 보지 않기로 한 공공정책 대상에 보건·안전·환경관련 비차별적 조치가 포함됐지만 이들 조항도 ‘드문 경우(In rare circumstances)’에는 간접수용이 될 수 있도록 해 ISD가 완전 배제된 것은 아니다. 조세는 별도의 부속서에서 간접수용에 해당돼 ISD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의 경우 ‘부동산 가격안정화정책’이라는 표현으로 포함돼 부동산정책과 똑같이 해석될 수 있을지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횟수 제한 평가 엇갈려 특별세이프가드가 적용되는 농업과 섬유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농산물에 세이프가드를 10년 내에 한번밖에 발동할 수 없도록 한 내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최병일 이화여대 대학원장은 “FTA는 원칙적으로 관세를 철폐하자는 것이고, 세이프가드는 마지막 구제수단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세제와 관련, 한·미 양국이 합의한 배기량 기준 세제의 간소화 이외에 추가로 배기량을 기초로 한 새로운 세제를 도입하지로 않기로 합의 한 것은 정부가 조세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국 29일∼새달초 美서 협정문 법률검토 6월30일 양국 대통령, 외무·통상장관이 최종 서명하기 전까지 협정문의 법률 검토와 문구 수정을 계속하게 된다. 섬유의 경우 미국에서 24일 기술적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협의를 갖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다른 분과도 기술적인 협의가 가능하다. 일단 이혜민 한·미 FTA기획단장 등 우리측 대표가 오는 29일부터 6월6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미측과 협정문 법률 검토작업에 들어간다. 더욱이 이달말이나 6월초 미국이 노동·환경에 대한 추가협의를 요청, 협의가 진행되면 그 결과를 협정문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최종본과 이번에 공개된 협정문간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 집값 하락 ‘부의 감소’ 가능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부의 감소’ 효과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민간소비의 위축 가능성을 지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1월보다 0.1%포인트 떨어진 4.3%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4.4%로 예상했다. OECD는 24일 발표한 ‘200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와 관련,“최근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고 기업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4.3%, 내년에는 4.8%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11월보다 0.2%포인트 올라갔다. 정부는 올해 4.5%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잠재 성장률 수준인 5% 안팎으로의 회복을 점치고 있다.OECD는 수출은 10%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지만 경상수지는 서비스 수지의 악화로 올해 소폭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물가는 상승 압력이 있으나 물가안정 목표인 2.5∼3.5%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부의 감소’ 효과 ▲건설투자 침체 ▲가계부채의 증가와 저축 감소로 인한 민간소비 위축 가능성 등은 경제의 하방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OECD는 따라서 통화정책은 중기 물가안정 목표에 집중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주택공급 확대, 특히 민간부문의 공급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재정정책은 중기 균형재정 달성에 노력하라고 제안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평가포럼이 해야 할 일/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참여정부평가포럼이 해야 할 일/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전직 청와대 비서관과 정부 인사들이 모여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발족하였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포럼대표를 맡았고 참여정부 핵심인사 수백 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정책성과를 올바르게 평가받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에서는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세력화라고 비판하면서 포럼을 즉시 해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스스로의 업적을 평가하겠다고 나선 것은 과거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현상이다. 참여정부의 공과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어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심정은 백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참여정부는 주어진 시대적 요구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열광하였던 가장 큰 이유는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의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으나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은 적어도 지역주의의 유혹을 과감히 떨쳐버린 결단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개혁에 있어서도 돈 안 드는 선거풍토를 확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불법 선거자금이 정치부패의 근원이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한국정치의 진일보를 이뤄낸 커다란 성과라고 할 만하다. 이처럼 참여정부에 요구하였던 가장 큰 과제를 무난히 이루었음에도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국민통합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선거 때 하였던 세몰이식 정치를 집권 후에도 계속한 까닭에,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 민주세력과 냉전세력, 그리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끊임없이 분열되었다. 이 속에서는 모든 것이 선과 악으로 인식되고 합의와 타협이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됐다. 조금씩만 이해의 폭을 넓히면 사회적 합의를 구할 수 있는 사안도 극단적 갈등이 빚어지곤 했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자신들의 성과를 제대로 알리기보다는 오히려 사회통합 실패라는 이 정부의 한계를 더 노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전국적 조직을 만들고, 지역별 시민정책교실을 열어 참여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 방식은 자칫 세몰이와 편가르기라는 전혀 엉뚱한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지라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될 소지는 더욱 크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이 그 의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업적홍보보다는 ‘정책백서’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두고두고 이루어질 것이며 조급증을 가질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부동산 문제, 교육정책, 비정규직 문제, 연금개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조치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차분히 되돌아보면서 구체적 방안들을 제시해 보자. 부안 핵폐기물시설 설치와 천성산 터널공사로 인해 지불한 사회적 비용을 다시는 치르지 않을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백서’는 정치개혁에 있어 또 하나의 성과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정책백서에서 제시한 대안들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생각을 물어보자. 이렇게 한다면 이번 대선을 정책선거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백서를 차기 정권 인수위원회에 전달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그간의 경험에서 볼 때 제대로 준비된 대통령은 없었다. 모두가 당선된 후에야 부랴부랴 정책을 챙기기 시작하였다.‘참여정부평가포럼’이 만든 ‘정책백서’는 우리 국민에게 모처럼 준비된 대통령을 선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참여정부평가포럼’의 운영방식이 참여정부를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윤성이 경희대 정치학 교수
  • 이명박·박근혜 “이젠 정책경쟁”

    이명박·박근혜 “이젠 정책경쟁”

    ■ 李 “법인세인하 검토 여지”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2일 “조세정책은 경제전략으로 써야지, 정치전략으로 부자와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 식으로 하면 경제가 실패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정책은 원포인트로만 봐선 안 되고 거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의 ‘1주택 장기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 완화’공약을 겨냥, 노무현 대통령이 ‘1%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이 전 시장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세정책으로만 하는 나라는 없다.”고 전제한 뒤 “조세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경기하향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인세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의 경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서 법인세 인하를 검토해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 “세계적인 추세도 세율을 낮추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한스 하인스브룩 네덜란드 대사와 네덜란드 정부 수로국 및 운하 건설업체인 DHV 관계자 등과 만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주 경부운하 예정지역인 한강과 낙동강 지역을 탐사한 DHV의 한 관계자는 “거의 모든 지역이 배가 다닐 수 있는 곳이어서 운하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고 이 전 시장측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대운하가 개발되면 새로운 산업이 발생하고 문화와 관광, 첨단산업의 벨트가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朴 “물가연동 소득세 도입”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2일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감세,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 등 2대 감세정책 구상을 공개했다. 박 전 대표의 경제공약인 ‘줄·푸·세’(세금 줄이고·규제 풀고·법질서 세우기)의 하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세정책 2대 구상이 실행되면 6조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늘어난 공무원 축소, 기금 정비, 부실·중복사업 정리 등 정부 혁신과 재정 개혁 등으로 나라 살림을 알뜰하게 운영하면 연간 9조원의 예산 여유가 생기는 만큼 이를 통해 감세로 줄어드는 세수를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제시한 근로자 감세정책의 핵심은 ‘물가연동 소득세’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물가상승에 따라 세율구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를 통해 근로자 소득세 부담을 경감한다는 구상이다. 또 차량용 유류의 교통세와 난방용 유류의 특소세를 각각 10%씩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정책과 관련,“현행 과표기준 1억원 이하 13%,1억원 초과 25%의 법인세율을 과표기준 2억원 이하는 10%,2억원 초과 부분은 25%로 조정해 투자를 증대시키고 중소기업을 지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으로 ‘준조세 정비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연간 준조세를 10%씩 줄이고, 일자리 증대 방안으로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제도’ 수정 재도입 ▲가업형 중소기업의 상속세 과세(현행 최고 50% 세율) 유예 또는 경감 검토 방안등을 제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분당급 신도시’ 어떻게 돼 가나

    ‘분당급 신도시’를 둘러싼 정책 혼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부동산 시장의 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투기억제책을 마련한 뒤 발표해도 투기를 막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데 불쑥 신도시가 ‘2개다.’‘1개다.’는 정책 당국자의 섣부른 발언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아무 대책 없이 인천 검단 신도시 계획을 발표해 수도권 전역에 투기 바람을 일으켰던 전례를 간과한 듯하다. 이미 일부 후보지역에선 매물이 사라지는 등 땅값이 들썩일 조짐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교부 “위치·규모 확정된 것 없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은 21일 오후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는 5∼6곳으로 압축된 상태”라면서 “6월에 이 가운데 1곳만을 선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이날 오전 “신도시 위치나 개수 등은 전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한 데서 한걸음 나아갔다. 앞서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비보도(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분당급 신도시 2곳의 발표를 검토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을 정면을 뒤집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여러 방안이 검토된 것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신도시 개수와 관계없이 발표 이후 투기억제대책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간 의견수렴을 끝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부 후보지역 벌써 ‘술렁´ 때문에 후보지로 거론된 경기 광주 오포읍과 용인 모현면, 화성 동탄 등지 이외에도 강북 지역의 고양시 송포·가좌동과 양주시 은현면, 포천시 군내면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책 당국자의 이같은 언급은 투자처를 증시에서 다시 부동산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확정적으로 보도한 언론들에 유감스럽다.”며 조 차관보의 신도시 언급에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도시 발표 시기를 놓고도 부처간 의견은 엇갈린다. 건교부는 소문이 무성할 때 시간을 끌다가는 자칫 투기만 부추길 수 있어 다음달 발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는 앞서 검단 신도시 파장이 커지자 분당급 신도시 발표 시점을 1월에서 6월로 연기했다. ●“투기대책 마련후 발표해야” 하지만 재경부는 “빨리 발표한다고 좋을 게 없다.”는 시각이다. 유동성을 포함한 시장상황을 점검해야 하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기보다 잠복된 측면이 커 투기단속대책을 완벽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기철 이영표기자 chuli@seoul.co.kr
  • 광물부존·생산량 세계1위…지난해 외국인 투자 7배↑

    광물부존·생산량 세계1위…지난해 외국인 투자 7배↑

    |요하네스버그(남아공) 이석우특파원|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연상시키는 쭉쭉 뻗은 도로, 대로를 가득 메운 벤츠와 BMW, 도요타 등 고급 승용차, 깔끔한 유럽풍 주택들과 도심의 마천루…. 아프리카 전체 산업생산의 40%, 아프리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차지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경제수도 요하네스버그와 항구도시 더반, 관광거점 케이프타운 등 주요도시들의 모습이다. 요하네스버그의 5월은 늦가을에서 겨울로 달음박질치고 있었다. 낮에는 섭씨 20도를 웃돌지만 아침 저녁은 8∼10도 정도로 쌀쌀했다. 연중 섭씨 17도. 말라리아나 황열병 접종을 받지 않아도 홀가분하게 입국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몇 안 되는 곳이다. 가문 여름이 끝난 탓인지 체류 기간 동안 여러 날 빗방울이 거리에 우거진 사이케드 나무와 팜 트리, 보틀 브러시와 비치우드를 적셨다. 중심가를 벗어나면 포장조차 안 돼 차도 다니기 어려운 여느 아프리카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곳곳에 거대한 인공 언덕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폐광 흔적들로 ‘금광의 도시’ 요하네스버그, 그리고 아프리카에 왔음을 겨우 실감할 뿐이다. ●아프리카 국가중 사회간접시설 최고 인근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는 말할 것 없고 석유로 각광받고 있는 앙골라로 가기 위해서도 이곳을 거쳐야 한다. 인구 548만명의 요하네스버그. 이곳의 OR 탐보공항은 연 1700만명 이상을 수송하는 아프리카 제1의 국제공항이다. 시내 힐튼호텔서 만난 일본 브리지스톤의 하야시 우치무라는 “앙골라에 가려면 탐보공항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정보를 모으기 위해 하루 이틀씩 남아공에 묵었다 간다.”고 말했다. 그는 “앙골라에 원유수송 파이프를 팔아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53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최고의 사회간접시설을 보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과 정보가 몰려든다.“남아공은 남부 아프리카의 물류중심지이자 내륙 국가로 이어지는 통로”라고 이종건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장은 설명했다. ●자원시장 큰손 포진… 뉴욕증시 좌지우지 남아공의 또 다른 강점은 천혜의 자원을 보유한 자원 대국이란 점. 백금, 망간, 금, 크롬 등은 부존량과 생산량에서 모두 세계 1위다. 원자력 발전에 필수적인 우라늄 부존량 4위, 철 생산량 7위다. 수출의 30%가량이 광석이란 점도 아프리카 전체 광물생산의 45%를 차지하는 광산국가 남아공의 위상을 보여준다. 세계 자원시장의 큰손과 세계 최고의 자원 관련 기업들이 이곳을 본사나 지역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남아공의 힘이다. 아프리카 30대 기업 가운데 26곳이 남아공에 뿌리를 뒀다. 앵글로 아메리칸,Bhp빌리톤, 사솔, 하모니 골드마이닝….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세계자원시장을 좌지우지한다. 광업·금속회사인 앵글로 아메리칸의 시가총액은 67조원,Bhp빌리톤은 42조원…. 이밖에 랭킹 안에 드는 통신, 금융, 부동산 회사들도 아프리카는 물론 중동, 남미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공룡’들이다.“이들 공룡에게 남아공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포식자’로서 활개칠 기회를 제공하는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부통령실 경제고문인 논라밀라 음조이 음쿠베는 설명했다.“철의 주요 생산지로 제철업이 발달한 남아공에 벤츠와 BMW, 도요타 등이 들어와 생산공장을 설치한 것은 산업적·지리적 입지를 결합한 자연스러운 결정”이란 설명도 이어졌다. ●광물값 폭등으로 몸값 갈수록 치솟아 근년 들어 자원민족주의와 국제적인 자원확보 전쟁이 불붙으면서 석유, 구리, 우라늄 등 치솟는 광물자원 가격 덕택에 ‘아프리카의 유럽’으로 불리는 남아공의 몸값은 더 올라가고 있다. 음쿠베 고문은 “남아공에 대한 외국직접투자(FDI)가 지난해 64억달러로 전년도인 2005년 8억달러에 비해 7배나 늘었다.”면서 “광물자원 확보와 2010년 월드컵 등으로 가파른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자본 유입”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확보의 거점으로서뿐 아니라 암흑의 대륙이던 아프리카가 지구촌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떠오르면서 ‘진출 교두보’인 남아공의 진출 러시도 뜨거워지고 있다. jun88@seoul.co.kr ■ 남아공 기술력의 상징 ‘사솔’ |요하네스버그(남아공) 이석우특파원| ‘석탄에서 석유를.’‘기술로 목마른 지구촌에 석유를.’ 석탄과 천연가스에서 석유를 추출해내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액화석유기술을 보유한 사솔의 구호다. 시가총액은 23조원. 세계 최초 심장이식수술(1967년)을 한 의학수준과 함께 국민적 자부심이 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로즈뱅크 스트로드거리 2196번지 사솔 본사. 남아공에서만 볼 수 있는 사이케드 나무가 심어진 정문을 지나 흰색 건물에 들어서니 복도와 로비에 그림과 조각들이 가득해 회사라기보다 미술관 같다. 홍보실장 요한 반 리드에게 물어 보니 “흑인 문화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전문 큐레이터가 정식직원으로, 작품 구입과 설치를 전담하고 있었다. 리언 스트라우스 사장은 “콩고, 아랍에미리트 등 아프리카·중동지역 8곳, 독일, 영국 등 유럽 27개 곳에서 탐사 및 공장을 가동 중”이라며 “카타르에선 ‘가스를 액화석유로 만드는 공장’(GTL)을 지난해 완공, 가동에 들어갔고 나이지리아에서도 2009년을 목표로 GTL을 건설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세계적으로 탄광, 가스전을 개발하고 이를 석유로 만들어 다시 수출한다. 이런 사솔 역시 화두는 중국과 인도였다. 특히 중국의 구애 속에 산시(山西)성과 닝샤(寧夏)에 대단위 공장건설을 준비 중이다.“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짧은 남아공 방문 일정 속에서도 이곳에 들러 협력을 다짐받고 갔다.” 스트라우스 사장의 설명에 “석탄 매장량 세계 3위인 중국의 자원과 사솔의 기술이 결합을 모색해 온 결과”라고 배석했던 리드 실장이 거들었다.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도 2002년 사솔을 방문, 피터 콕스 사장과 협력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 최고지도층의 열성아래 사솔과 중국 신화(新華) 석탄은 하루에 8만배럴 규모의 액화석유공장을 5년내 짓는다는 합의까지 했다. “중국에 액화기술을 뺏길 염려는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 낮은 단계의 기술 이전은 관계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석탄매장량 세계 4위 인도와의 협력사업은 분권적 정치제도, 관료들의 더딘 업무 진행으로 진전이 더디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묻자 “아직 신경쓰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스트라우스 사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사솔과 남아공의 목표며 이를 위해 기술개발에 어떤 때보다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88@seoul.co.kr ■ “입찰·행정등 영국식제도 정착” 마이클 스파이서 남아공경제인협회 사무총장 |요하네스버그(남아공) 이석우특파원| “최근 들어 남아공 경제의 두드러진 추세는 인수·합병(M&A)으로 집약된다.” 마이클 스파이서 남아공경제인협회(비즈니스 리더십 사우스아프리카) 사무총장은 “폭등하는 자원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관련 회사를 M&A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백인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을 대변하는 우리의 전경련으로, 그 역시 광산재벌 앵글로 아메리칸의 부회장 출신이다. 별장지 같은 느낌의 고급주택지 파크타운의 사무실도 과거 금광지주가 사용했던 넓은 정원의 유서깊은 유럽식 주택이었다. ▶M&A 효과는. -최근 영국 바클리은행이 남아공 금융계의 핵인 압사 은행을 50억달러에 합병했고, 인도의 타타그룹은 국영기업인 이스코스틸을 먹어치웠다. 주요 M&A가 지난해 요하네스버그 증시에서만 35건이 된다. 자원 관련 기업 등에 대한 지분참여는 셀 수 없이 많다. 외국직접투자(FDI)가 지난해 7배나 증가한 것도 지분참여를 통한 자원확보를 시도한 것이다. 광산기업 등 아프리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여기를 발판으로 시장과 자원에 접근하려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백인 기술인력 유출이 심각한가. -흑인정권 등장 후 백인의 20%에 달하는 100여만명이 나라를 떴다. 전문기술인력의 유출은 타격이다. 하지만 남아공은 입찰 등 행정 제도 및 투명성에서 영국식 합리적 제도가 정착돼 있다. 이처럼 완비된 제도를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어떻게 잘 운영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정권을 쥔 흑인들이 백인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며 효율과 투명성을 높일지가 과제다. ▶흑인기업의 지분확대와 흑인 의무고용을 정부가 압박하고 있는데. -남아공의 강점은 강한 소비력이다. 흑인 중산층의 성장은 이를 더 강화시켜줄 것이다. ▶강성노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는 외국기업도 있다. -BMW 남아공 공장은 전세계 BMW 공장 가운데 효율이 가장 높다. 임금 교섭도 3년마다 한다.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올 12월 흑인여당 범아프리카회의(ANC) 총재선거에 우려가 높다. -선거 영향으로 ‘차베스 스타일’의 대중선동적인 경향이 높아진다거나 토지몰수 등 급격한 개혁프로그램의 진행에 대한 걱정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핵심 정책기조엔 변화가 없을 거다. 남아공 15대 기업 대표들과 정부간의 제도적인 대화통로도 잘 작동되고 있다. jun88@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3) 남아프리카공화국(상)

    [이젠 포스트 BRICs] (13) 남아프리카공화국(상)

    |요하네스버그(남아공) 이석우특파원|요하네스버그 주식시장(JSE)에 상장된 남아공의 간판 기업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오름세다. 금요일이던 지난 18일 2만 7806으로 시작된 JSE지수는 2만 8331로 마감됐다. 광물자원가격의 오름세에 힘입어 달아오른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 ●남아공 증시 최근 3~5배 성장 니키 뉴턴-킹 JSE 부이사장은 “몇 년새 자원 관련기업들의 자산가치는 3∼5배 이상 업그레이드됐고 집값 등 부동산 가격도 2∼3배 뛰어올랐다.”고 말했다.JSE규모는 세계증시랭킹 15∼16위.“세계 자원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기업들이 몰려 있어 이들의 결정과 남아공 정부의 정책변화는 자칫 자원파동을 일으키고 세계 증시를 흔들어놓을 파괴력을 지녔다.”는 지적이다. 요하네스버그 샌턴의 대표적 복합 상가인 샌턴시티와 선타워 등에는 이른 시간부터 흑인 고객들로 북적였다. 다이아몬드, 백금 등 귀금속 가게와 루이뷔통, 구치 등 명품점이 몰려 있다. 인근 미켈란젤로 호텔과 증권거래소 주변 금융가에도 벤츠와 BMW를 탄 흑인들이 줄을 잇는다. ●흑인10% 연소득2만5000弗 ↑ 남아공 경제의 특징적인 변화이자 최대 변수는 ‘검은 중산층’의 부상.“200만명가량 형성된 흑인 중산층이 이제는 해마다 50만명가량 불어나는 추세”라고 이종건 코트라 남아공 무역관장은 말했다. 흑인성인인구의 10%가량이 연소득 2만 5000달러 이상의 중산층으로 올라선 셈이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의 공략 포인트도 ‘검은 중산층’으로 옮겨갔다. 구본중 삼성전자 남아공 법인장은 “백인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흑인 중산층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 향상에 힘입어 제품의 고급화 추세도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남아공에서 팔린 삼성 휴대전화의 56%는 200달러 이상 제품이었다. 게다가 2010년 6월부터 열리는 월드컵은 6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기대 효과 속에 중산층 확산을 앞당기고 있다. ●“마케팅 전략 白→黑으로 전환” 여기에 음베키 대통령의 ‘흑인경제육성정책’(BEE)까지 더해져 중산층의 성장세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큰 돈을 번 흑인거부들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산두카 지주회사 시릴 라마포사 회장은 차기 대통령으로 물망에 오를 정도로 신흥 흑인경제인의 입김은 세다. 사비 음투웨클 부통령실 국장은 “성장 동력을 넓히고 분배 확대를 위해 지난해 신경제정책의 돛을 올렸다.”면서 “도로·항만·전력 투자도 확대, 연 6%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 도약의 틀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jun88@seoul.co.kr
  • “中 금리인상 한국에 제한적 영향”

    중국이 지난 18일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상하고, 위완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함에 따라, 국내 증권시장과 환율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중국이 전방위 긴축정책을 폈지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20일 평가했다. 즉 ‘차이나 쇼크’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0.18%포인트와 0.27%포인트 인상했다. 또한 지급준비율도 0.50%포인트 올리고, 미 달러화에 대한 위환화 환율 변동폭도 상하 0.3%에서 0.5%로 확대했다.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막고 속도조절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금융적 카드’를 한꺼번에 모두 제시한 셈이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 기준으로 지난해 130%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도 연초대비 50%나 급등했다.4월 이후 한 달 반 동안 주가상승률이 26%에 달해 극단적인 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국내외적으로 팽배한 상태였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팀장은 “중국정부가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 인상 폭을 확대한 것은 증시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한 과잉유동성을 진정시킬 필요 때문”이라면서 “과열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했으나 그 폭과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중국경제의 고성장 기조가 훼손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때문에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중국이 무역수지 흑자 폭을 축소하기 위해 수입확대 정책을 유지하는 만큼 한국의 대중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도 위완화 절상 폭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920∼940원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봤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연구위원은 일시적인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강 연구위원은 “차이나 쇼크로 주가가 16.8% 급락했던 2004년 4월이나,11.6% 급락한 지난해 5월과 같은 충격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인 만큼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강 연구위원은 “경험적으로도 경기 회복 또는 경기 상승기의 금리인상 조치는 주가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번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상승기조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한국 증시가 조정된다면 포트폴리오를 새로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주택 장기보유 종부세 완화해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당장의 부동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부동산 정책이 일괄적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공급 위축을 가져오는 지 등을 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 주택자는 다른 문제이지만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종부세의 예외규정을 두거나 세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올 대선 최대이슈는 경제”

    “올 대선 최대이슈는 경제”

    사회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은 올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동산 등 경제문제를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국민이 염원하는 시대정신은 국민통합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는 서울신문이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구성한 대선 정책평가단 소속 전문가 12명의 진단이다. 서울신문은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올 대선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정책평가단은 정치, 경제, 외교안보, 교육, 사회, 문화, 여성분과 교수와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뤄졌다. ●경제문제와 양극화 해소가 관건 조사 결과, 올 대선의 최대 이슈로는 경제문제와 양극화 해소가 꼽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대선은 경제문제가 핵심사항으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경제문제가 거론되면 자연스럽게 사회 양극화 문제도 거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기 변호사는 조세저항의 문제점이 있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차영구 박사와 이철기 동국대 교수 등은 이와 관련, 경기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지닌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합의 시대정신 갈구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바라는 시대정신으로는 사회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많았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은 사회통합 및 국민통합이라고 지적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 개발과 환경의 갈등, 사회적 양극화 확대 등에 따라 국가적으로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통합의 리더십 확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여성정책전략센터 소장은 “후보자들간에 경쟁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공존의 이념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공약을 세운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보자 철저한 검증 필요 국정수행 능력, 재산형성 과정, 인간적 면모, 도덕성 등이 꼽혔다. 권영준 교수는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도덕성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철기 동국대 교수도 “국가최고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소양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운데서도 재산축적과정에 대한 검증 등 도덕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정호 성대 교수는 “비전제시, 지도력이 강조될 것이나 단순한 인신공격성 음해수준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747, 경부운하 검증대상 공약 주된 검증대상 공약으로는 ‘747공약, 경부운하,3불정책’ 공약이 꼽혔다. 고승덕 변호사는 “경부운하 공약은 노동집약적 사업인데 선진한국에 맞는지, 운하가 한국 지형에 적합한지 등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에 있어 정부 역할 등에 대한 검증필요성을 제기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섀도 캐비닛 공개해 국정 컬러 밝혀야

    섀도 캐비닛 공개해 국정 컬러 밝혀야

    “유권자들이 ‘눈먼 투표’가 아닌 두 눈 부릅뜬 투표를 하도록 해야 한다.”,“후보들은 집권시 1기 장관진용(섀도 캐비닛)을 발표해야 한다. 그래야 국정을 운영할 실질적인 팀워크와 컬러를 파악할 수 있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서울신문 대선 정책평가단의 첫 간담회에서 쏟아진 다양한 제안들이다.“대부분의 후보들이 중도를 표방하는 것 같다. 보수·진보 양쪽 표를 모두 모으려는 것인데 정책의 양립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허황된 것일 수 있다.”,“당의 정책과 후보 공약이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정책평가단의 전문가들은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제대로 평가·검증하기 위한 선거보도의 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유권자들이 건전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다. ●지나친 선거전은 되레 정치무관심 불러 뒤집어보면 현재 대선 예비주자들이 다양한 공약들을 ‘선전’하고 있으나 표만을 의식한 ‘실현불가능한 공약’이거나, 유권자들이 차별성을 느낄 수 없는 ‘백화점식 공약’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대선 정책평가단은 각 분야 전문가이자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선거전이 일반 유권자와 괴리되면서 자칫 정치적 무관심을 오히려 더 조장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고승덕 변호사와 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박사는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이 장관 자리 보장 약속을 남발하면서 지지를 유도한다는데 이번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진용을 밝히고 선거에 임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권 인수위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황 박사는 “향후 5년의 밑그림을 그리기보다 사람 구하기가 더 힘들더라.”면서 “어떤 인물이 어느 장관 후보에 올라 있는 지 알 수 있다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섀도 캐비닛 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요정책 분명히 밝혀 ‘눈 먼 투표´ 없게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대선 후보들의 정책 제안을 보면 나쁜 얘기는 하나도 없다.”면서 “대부분 성장과 복지를 같이 추구하겠다고 하는데, 이를 정확히 적시해주면 이게 허황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정치권의 행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차영구 박사도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국민이 눈감고 찍지 말고 눈뜨고 찍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론의 철저한 검증을 당부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는 대선후보들의 어젠다를 성격별로 구분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정치 외교 국방 등 국민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야는 전문가 좌담으로, 교육이나 물가 부동산 등 일반 유권자가 경험할 수 있는 이슈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정책 평가단의 이같은 제안을 토대로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전문가 좌담, 표적집단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박현갑 나길회기자 eagleduo@seoul.co.kr
  • 盧,단임제 한계 토로…“김 빠지고 동력 저하”

    “단임제 임기말에 김이 빠지고, 동력이 떨어진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임제 임기말의 한계를 지적하며, 임기내 개헌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요즘 일할 때마다 ‘지금 시작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생긴다.”면서 “그럴 때마다 개헌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초래한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율과 부동산 등 주요 사안을 ‘일일 점검’하고, 하루 두세 차례씩 정책 점검회의를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노 대통령으로서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청와대는 16일 “당시 국무회의 발언 중 ‘레임덕이 없다.’는 내용이 주목을 끌었지만,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단임제의 한계와 그 보완책’을 강조한 것이었다.”며 발언 내용 전체를 청와대브리핑에 올렸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반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정부 사이트에 접속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공개를 만들고 싶다.”고 예시한 뒤 “정말 해보고 싶고, 하면 좋겠는데 아무리 계산해도 임기중에 끝날 일이 아니니까 김이 빠지고 저 스스로 동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차기 국회의 약속으로 넘겼지만, 다음 대통령도 단임제의 어려움을 또다시 겪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규제개혁 얘기를 하다가도 임기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세울 수 있을까, 그런 연구결과와 성과가 다음 정부에서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레임덕보다는 정치권과 여당의 비협조 때문에 국정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걸려 버린 법이 자치경찰법을 비롯해 몇 가지 된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단임제 임기말’의 보완책을 임기 없는 공무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담당부처와 책임자를 정해 부처의 과제로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 직후에는 노 대통령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정부 내부에 레임덕 현상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한 대목만 보도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산업銀, 대우증권 소유 허용할 듯

    정부가 산업은행에 대우증권을 계속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늦어도 6월 초에는 발표할 국책은행의 구조개편안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지난 7일 제40차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에 참석한 국내 금융기관장 20여명이 모인 만찬에서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이 계속 대주주로 참가해 서로 투자은행(IB)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권 부총리의 발언은 앞으로 산업은행이 일정한 시기에 대우증권을 매각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두 금융기관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방침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상업적 기능을 가진 대우증권을 소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최근 증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산업은행의 국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또 다른 특혜로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다. 금융전문가는 “산업은행에 대우증권을 계속 소유하게 하느냐 여부는 정책결정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 국내·외 금융 상황을 볼 때 정부가 ‘현상유지’가 유리하다고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국제금융시장 일부에서 동남아발 외환위기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고, 부동산담보대출 과다로 국내 금융시장도 안전하지만은 않기 때문에 국책은행의 기능을 가진 산업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는 것이다.다른 금융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의 기능을 제거한다면 모를까, 국책은행의 지위를 유지한 채 대우증권도 소유해 IB로 발전해나간다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게 되는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한다. 정부를 등에 업고서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업무에서 우월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금융시장에서 국책은행의 역할도 줄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수업무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의 능력을 강화시키려면 대우증권을 소유하도록 해 두 금융기관의 IB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산업은행은 최근 국책은행 구조개혁팀의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해 “산업은행을 민영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권부총리 “헤지펀드 허용 검토”

    정부가 국내에 ‘헤지펀드’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국내 자본 시장 수준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취지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간접규제 등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자산운용업 시장의 기반이 공고해질 경우 헤지펀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유로머니 주최로 열린 ’한국자본시장 대회 2007’에 참석해 ‘한국 자본시장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헤지펀드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시장 불안과 도덕적 해이 등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권 부총리도 “헤지펀드 허용으로 투기적 성향과 유사한 투자전략을 가진 펀드들이 동시적으로 시장에 진입·이탈하는 집단거래(Crowded trades)의 특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촉발될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헤지펀드를 허용하면서 얻을 이점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외국계 헤지펀드를 활용하는 현실에서 헤지펀드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권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어 고부가가치 혁신형 산업 중심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에도 근본 변화가 요구된다.”면서 “헤지펀드를 허용하면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금융기법 발전을 촉진하는 등 우리 금융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새로운 자금 흐름의 물꼬를 틀 수 있어 국내 투자 촉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전세계 헤지펀드 자금 규모는 1조 2000억달러, 펀드의 수는 8800여개에 이르고 있다. 헤지펀드 허용은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후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헤지펀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부총리는 “신종파생상품 등장 등 빠르게 변하는 금융시장에 금융감독당국이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장 분석 능력과 검사기법을 개발, 발전시키고 전문성을 갖춘 고급 감독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펀드 슈퍼마켓이나 독립적인 파이낸셜 플래너(Financial Planner) 제도를 통해 투자자가 보다 편리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용어클릭 ●헤지펀드란 헤지펀드(hedge fund)는 이름 그대로 정부의 규제와 세금 등을 ‘회피’하기 위해 100명 미만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버뮤다제도와 같은 조세회피지역에 유령 회사를 차리고 자금을 운영하는 투기자금의 일종이다. 원하는 수익률을 얻기 위해 전 세계 주식·채권, 선물·옵션, 금, 원유, 곡물, 부동산 등 투자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그룹’이 유명하다.
  • ‘종부세 분배 새 기준’ 지자체 반발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중앙정부 예산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자 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종부세의 45%를 사회복지와 교육 등 특정분야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자치단체들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균형재원이 줄어 지역개발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종부세는 지자체의 재정상황, 보유세 규모 등을 고려해 전액을 지자체에 배분하고 용도지정 없이 재량사업비로 사용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으로 자치단체의 부동산 관련 세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부세마저 정부예산으로 전환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정부가 사회복지, 교육분야 재정을 확대하면 자치단체는 대응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전북도와 14개 시·군의 경우 올해 배정된 부동산 교부세는 512억원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고유재원적 성격이 강한 부동산 교부세를 정부가 통제하려는 것은 자치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종부세가 정부예산으로 전환될 경우 신규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일선 시·군은 올해 601억원의 종부세를 지원받았다. 정부에 남아 있는 3000억원 가운데 앞으로 수십억원은 더 배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종부세를 받아 열악한 SOC확충과 주민복지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종부세를 복지와 교육에 집중투입한다는 정부의 정책에 따른다면 강원도처럼 인구가 적고 낙후지역에 대한 개발욕구가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부동산교부세로 664억원을 받아 도에서 10억원을 쓰고 나머지를 22개 시·군에 내려 보냈다. 도 관계자는 “2009년까지 재산세 과표 규모가 3배 이상 커지면서 부동산교부세도 이 비율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도와 시·군에서는 부동산교부세의 쓰임새가 정해져 있지 않아 긴급한 곳에 매우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재원”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에는 지난해 부동산교부세로 2억 6200만원,16개 시·군에 모두 358억 9600만원이 내려왔다. 대전시는 같은 해 229억원을 받았고 5개 자치구들이 184억원을 받아 모두 413억원을 받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만약 종부세의 일정 부분을 정부예산으로 전환하면 자율적으로 예산 쓰기가 어렵고 복지분야 사업 추진시 자치단체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그렇지만 중앙 정부에 휘말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올해 종부세는 지난해 34만 4000명 1조 5000억원보다 20만 1000명,1조 3000억원이 늘어난 50만 5000명,2조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전국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방재정 틀 새로 짠다

    지방재정 틀 새로 짠다

    정부가 지방재정 운용의 틀을 새로 짜고 있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심각한 재정 불균형과 가중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14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자치단체간 심각한 세수 격차, 자치구의 재정력 취약, 늘어나는 사회복지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재정운용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추진 중이다. 우선 자치단체의 재원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현재의 세목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현행 ‘특별시·광역시세와 자치구세’,‘도세와 시·군세’의 이원적 체계는 ‘특별시세와 자치구세’,‘광역시세와 자치구세’,‘도세와 시세’,‘도세와 군세’ 등 4단계의 세목 체계로 확대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재정력이 취약한 자치구에 재정 보전을 해주기 위해 국고보조 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자치구는 특별·광역시 등에서 조정교부금을 지원받고 있으나 중앙정부의 직접 지원이 없다보니 대부분 지역에서 재정 자립도가 50%에도 못 미치는 등 재정력이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기초생활 수급자가 많은 서울 노원구와 부산 북구 등은 총 예산에서 복지비가 차지하는 예산이 각각 42.2%와 53.8%에 이를 정도다. 예컨대 서울 노원구의 경우, 영구 임대아파트 및 사회복지 시설이 집중돼 올해 2948억원의 예산 가운데 복지비 지출이 42.2%인 12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용 재원이 없어 자체 사업비는 2005년 373억원이 감소된 이후 매년 줄고 있으며, 반면 복지비는 2005년 854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은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와 자치단체의 여건을 무시한 획일적 복지 분담비로 인해 재정악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재정 파탄 지자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합부동산세를 자치단체에 배분할 때 사회복지와 교육부문을 집중 반영하기로 한데 이어 보통교부세도 사회복지와 문화부문 비중을 늘려 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와 문화 부문 비중은 2006년 31%에서 올해는 36%로 더 늘렸다. 또 현행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원 분담율이 획일적으로 적용돼 복지 수요가 많고 재정력이 취약한 자치단체는 오히려 재정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차등 보조가 가능하도록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경비의 경우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등이 공식 협의하는 ‘지방비부담심의회’를 행자부에 신설해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1) 태국(상)

    [이젠 포스트 BRICs] (11) 태국(상)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태국 방콕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수완나품 국제 신공항은 지난해 9월28일, 아시아 허브 공항을 꿈꾸며 문을 열었다. 터미널 내부 면적은 56만㎡로 세계에서 가장 넓고, 관제탑은 132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도착한 공항은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고압선이 뒤엉킨 천장은 머리에 닿을 듯 낮고, 회색 콘크리트 벽에는 크고 작은 금이 가득했다. 면세점이 빼곡하게 들어선 터미널 복도는 너무 좁아서 오가는 사람과 부딪치기 일쑤였다. 연간 처리 승객 수가 4500만명이라는데 화장실에 대변기칸은 3∼4개뿐이다. 어린이 화장실이나 수유실은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몇 개월 만에 활주로와 유도로에 균열(100여곳)이 생겨 국내선 항공편은 40㎞ 떨어진 돈무앙 공항으로 옮겼다. 태국 국민들은 수완나품 공항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권력남용·부패의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수출·관광 등 대외부문이 성장 이끌어 인구 6423만명(세계경제 2005년)이 한반도 면적의 2.3배(51만 4000㎢)에 모여 사는 태국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19일 18번째 군사 쿠데타가 발생, 손티 분야랏끌린 육군 총사령관이 부정부패와 국왕 모독 혐의로 탁신을 국외로 추방했다. 경제에도 짙은 안개가 드리워졌다. 지난해 태국의 경제성장률은 5%.1분기는 6.1%로 출발이 좋았지만 5%(2분기),4.7%(3분기),4.2%(4분기)로 계속 떨어졌다. 게다가 연간 성장률도 2003년(6.7%),2004년(6.3%)에 비해 크게 둔화된 상태다. 올해는 3.8∼4.8%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경제사회개발원(NESDB)은 지난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2061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DP 기준)을 3179달러로 추정했다.“국내소비·투자 등 내수가 계속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관광 등 대외부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규모 38.3% 감소 시장경제에 반하는 과도정부의 외환규제조치,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도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말 수라윳 쭐라논 과도정부가 밧화의 평가절상을 막겠다며 외국자본 규제책을 발표하자 외국자본 230억달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 증시가 15% 폭락했다. 놀란 정부는 규제책을 두 달 만에 폐지했다. 올 초에는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가 태국 주요 기업의 소유 지분이나 주주총회 의결권을 5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제한 업종은 신문 TV 쌀농사 천연자원 부동산 법률 등이다. 개정안은 태국 의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코트라(KOTRA) 주덕기 태국 무역관장은 “탁신 전 총리가 통신회사인 친코퍼레이션 지분 49.6%를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하자 국민들이 자국내 기반시설을 외국에 팔아넘겼다며 분노했다.”며 개정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외국인 투자 규모는 81억 1100만달러로 전년보다 38.3% 감소했다. ●국왕 중심의 삶… 월요일마다 노란 물결 월요일이면 방콕 거리는 노란 물결로 넘실거린다. 아이들도, 직장인들도 노란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악마와 닮았다. 우리가 축구를 위해 붉은 옷을 입었다면, 그들은 푸미폰 아둔야뎃(80) 국왕을 위해 노란 옷을 선택했다. 지난해 즉위 60주년을 맞은 국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국왕을 존경하는 마음을 노란색에 담았다.16년간 태국에서 산 이민 1.5세대 박창수씨는 “국왕이 그려진 지폐를 꾸기지 않도록 교육받을 만큼 태국 국민은 국왕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왕은 태국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이에 국왕이 살아 있는 한 정치 불안이나 경제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히려 숨고르기가 끝나면 태국이 더 높게, 더 멀리 비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태국투자청(BOI)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은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는 태국의 ‘열린 경제’ 정책은 흔들림이 없다.”면서 “호주·일본에 이어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해 동남아시아 수출·생산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달 일본과 FTA를 공식 체결해 앞으로 10년 동안 태국은 철강, 자동차부품, 전기·전자제품 등의 관세를, 일본은 농수산품 등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특히 태국은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5년 이내에 없애 ‘아시아 디트로이트’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방침이다. 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매년 20∼25% 늘어나 180만대(세계 10위)에 육박한다. 수출이 40%를 차지, 수출액이 100억달러에 달한다.10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전혀 수출하지 못했던 이 나라가 호주, 아세안(ASEAN) 회원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자동차 수출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미국의 관세 25% 벽도 FTA 체결로 무너뜨릴 계획이다. 국가경제사회개발원 타닌 파엠 고문은 “올해는 정치 불안으로 경제가 다소 침체되겠지만, 내년부터는 자동차·정보통신·연구개발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jung@seoul.co.kr ■태국사람들 외국기업에 거부감 없어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태국 시장의 매력은 무엇인가. 국가경제사회개발원(NESDB) 타닌 파엠 고문과 태국투자청(BOI)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 코트라(KOTRA) 주덕기 태국 무역관장의 입을 통해 태국 시장의 특징을 살펴본다. 태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과 국제교역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다. 면적 450만㎢, 인구 5억 3000만명의 거대한 아세안 시장이 태국을 통해 무역개방의 길로 나가는 셈이다. 게다가 이 나라는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미개척 시장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주덕기 무역관장은 “외국 자본 유치에 막 눈을 뜬 주변 국가들이 태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태국어를 비즈니스 언어로 사용하고, 태국통화인 밧화로 결제한다. 주변 6개국이 참여하는 ‘메콩강 유역 개발계획(GMS)’ 프로젝트에서 태국이 중심축을 맡고 있다. 국가경제사회개발원 타닌 파엠 고문은 “베트남·인도네시아에 비해 태국은 산업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1860년대부터 발을 내디딘 덕택에 선진적인 공항·도로·항만·철도·통신망이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도로 25만㎞ 가운데 국제적인 고속도로가 40%를 웃돌고 방콕과 주변 도시를 잇는 내부순환도로도 225㎞에 달한다. 항구 122곳의 연간 처리실적은 450만TEU(1TEU는 20pt짜리 컨테이너 1개)이다. 방콕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20㎞)과 지상철(55㎞)도 놓았다. 지반이 약해 지하철 건설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해냈다. 국제학교와 의료시설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태국은 식사할 때 포크와 숟가락을 사용한다. 손으로 음식을 먹던 태국인들이 동·서양에서 필요한 식기류를 하나씩 받아들인 것이다. 태국투자청 사팃 찬자바나쿤 청장은 “포크와 숟가락은 다른 문화를 포용하지만, 독자성을 잃지 않는 우리 문화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1,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독립을 유지한 비결이기도 하다. 다른 것에 관대한 태국인들은 외국인, 외국 기업에 거부감이 없다. 일본이 태국을 동남아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한 이유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독특한 문화 덕분이다. 빈부 격차가 극심한데도 상류층은 맘껏 소비하고 서민층은 이를 지탄하지 않는다. ejung@seoul.co.kr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 “편법경영 제동일 뿐 투자 배척 아니다”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은 태국의 뿌리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외국인 투자를 배척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 지난달 24일 태국 수완나품 국제 신공항에서 만난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은 전쟁을 앞둔 장군처럼 결연했다. 과도정부에서 장관으로 승진한 그는 국내외 신망이 두터운 경제통이다.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무역기구(WTO)와 관광부 차관, 상업부 차관을 지내며 명성을 얻었다. 그런 크리륵크라이 장관이 올해 초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제안해 외국 투자가의 눈총을 받고 있다. 그는 “핵심은 만연한 불법행위를 바로잡는 것인데 언론이 ‘국수주의’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태국 외국인 기업법은 외국인 참여 영역을 3개 그룹으로 분류한다.1그룹은 치안·환경·무기매매·광고·출판·신문·부동산 거래 등이며 외국인의 지분이 50%를 넘지 못한다.2그룹은 회계사·건축사·법률업 등 16개 전문직종으로 관련 부처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3그룹은 100% 외국인 지분 참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행, 편법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모든 업종에서 이루어졌다. 외국인이 현지인을 고용해 기업을 설립하고 소유지분을 50% 미만으로 보유하는 대신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해 기업을 실질적으로 경영했다. 크리륵크라이 장관이 이 편법에 칼을 들이댄 것이다. 그는 “더 이상의 불법은 허용하지 않는다.(개정안이 시행되면)소유 지분이 50%가 넘는 외국인 투자가는 1년 안에 주식을 매각해야 하고, 의결권이 50%를 넘는 외국인 투자가는 2년 안에 의결권을 그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50% 제한은 국가 안보나 천연자원, 태국 문화와 관련한 기업에만 국한된다.”면서 “이는 국제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태국 의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쯤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0년간 태국은 다국적 기업과 공존해 왔다. 풍부한 노동력과 관대한 문화, 맛있는 음식이 태국 시장의 장점이다. 이 매력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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